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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시점에…‘엡스틴 급발진’ 멜라니아, 백악관도 언론도 어리둥절

시사한매니져 2026. 4. 11. 11:04

 

멜라니아 발언으로 논란 다시 정치 쟁점 떠오를 가능성이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가 9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중앙현관(그랜드 포이어)에서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과의 자신을 연결 짓는 여러 의혹을 부인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갑작스러운 성명 발표를 통해 죽은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과 공범 길레인 맥스웰과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뜬금없는 발표에 워싱턴 정가와 언론은 그 배경과 의도에 의문을 제기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9일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약 5분간 생방송으로 진행된 성명 발표를 통해 “나를 그 불명예스러운 제프리 엡스틴과 연관 짓는 거짓말은 오늘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는 “멕스웰에게 보낸 내 이메일 답장은 그저 캐주얼한(격식 없는) 서신 교환에 불과했다. 그녀의 이메일에 대한 내 정중한 답장은 사소한 메모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멜라니아 여사가 맥스웰에게 2002년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드러났고,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은 멜라니아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소개한 사람이 엡스틴이라고 주장했다. 엡스틴은 수십 명의 미성년자를 착취하고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미국의 금융가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유력 정치인 및 유명인들과의 넓은 인맥으로 논란이 됐고, 2019년 수감 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쟁으로 엡스틴파일 관심 사그라들었는데…

 

멜라니아 여사는 “나는 엡스틴의 피해자가 아니다. 엡스틴은 나를 트럼프에게 소개해 주지 않았다”며 “나는 내 남편을 1998년 뉴욕시의 한 파티에서 우연히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뉴욕시와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는 사교계가 겹치는 게 흔하다. 도널드와 나는 가끔 엡스틴과 같은 파티에 초대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분명히 말하자면, 나는 엡스틴이나 그의 공범인 맥스웰과 어떠한 관계를 가진 적이 없다”며 “내가 엡스틴을 처음 마주친 건 2000년 도널드와 함께 참석한 한 행사에서였다. 그전에 엡스틴을 만난 적이 없고, 그의 범죄 행위도 전혀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의회를 향해 “앱스틴에게 피해를 입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공개 청문회를 개최할 것”을 촉구하며 이들이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고 의회 기록에 남길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했다.

 

9일(현지시각) 멜라니아 트럼프 미국 영부인이 미국 워싱턴 백악관 그랜드 포이어에서 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도착하고 있다. AP 연합
 

“사건 덮으려 해도 정반대 효과 가져올 것”

 

멜라니아 여사가 갑작스러운 발표를 한 배경을 두고 현지 매체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에이피(AP)통신은 멜라니아 여사의 이날 발표가 “갑작스러운 메시지”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해당 사건에서 관심을 떼려 했지만, 이번 영부인의 발언으로 논란이 다시 정치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시엔엔(CNN)도 멜라니아 여사의 돌발행동에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그가 이 사건을 덮으려고 했던 것”이라면서 “그러나 (의도와는) 확실히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의 발표를 몰랐다고 했다. 그는 미 엠에스(MS)나우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멜라니아 여사의 발언에 대해 “전혀 몰랐다”며 “그녀는 (엡스틴을) 몰랐다”고 말했다. 엠에스나우는 또 멜라니아 여사가 이날 성명 발표를 하게 된 추동력이 불분명하다며 백악관 직원들도 영부인의 발표에 당황해했다고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수석 고문이자 영화 제작자인 마크 베크만은 뉴욕포스트에 “멜라니아가 이제야 목소리를 낸 것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거짓말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 국민과 여론은 그가 이룬 놀라운 업적과 국가에 대한 헌신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윤연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