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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20년 구형 '박성재 눈물' 가린 6년차 검사의 준엄한 논고

시사한매니져 2026. 4. 30. 01:50

 

35년 후배 정재인 검사 직접 쓴 논고로 20년 구형

"검사들이 다시 검사 선서 읽어 볼 필요"
박 전 장관의 취임사 대목 소환해 돌려줘

영부인의 부정한 청탁 거리낌 없이 실행
반성은커녕 갖은 거짓말로 국민을 속여

"법의 이름으로 법을 파괴하는 법 기술자
경종 울리기 위해 엄중한 법의 심판" 주문

박성재 "후배들 얘기 들으니 매우 참담"

 

내란특검의 정재인 검사가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 열린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 종사 혐의 결심 공판 도중 구형 논고문을 낭독하고 있다. JTBC 법정 생중계 화면 갈무리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결심공판에서 울먹인 것이 화제가 됐다. 그런데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의 최종의견 진술 가운데 박 전 장관의 무려 35년 후배인 정재인 검사의 '징역 20년' 구형 논고문이 더욱 큰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2020년 9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6년차 검사인 정 검사는 논고문을 직접 쓰고 법정에서 낭독했다. 1993년에 태어나 광주지방검찰청에서 근무하다 특검팀에 합류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1985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거쳐 법무부장관까지 지낸 '35년 검찰 선배' 박 전 장관의 입장에서는 '새파랗게 젊은' 후배에게 준엄한 질타를 받은 셈이었다. 

 

정 검사의 논고문 가운데 백미는 박 전 장관의 취임사 가운데 "검사들이 '검사 선서'를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라고 한 대목을 소환한 것이었다. "피고인이 새삼 강조한 검사 선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이다.(중략) 그러나 정작 자신은 윤석열의 내란 범죄를 목도하고도 눈을 질끈 감은 채 '한 배'를 탔다. '정의와 인권',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 같은 것은 피고인의 안중에 없었던 것이다."

 

정 검사는 재판부를 향해서는 "검찰 사무를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의 소임을 망각한 피고인의 공소제기 범죄사실과 같은 행태는, 작금의 검찰청 폐지에 이른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될 것"이라면서 "피고인과 같이 법의 이름으로 법을 파괴하는 법 기술자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내려주시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완규 전 법제처장에 대해서도 "엄중하고 추상같은 판단으로 법 지식과 전문성을 내세운 피고인의 이중성을 단죄하고, 무너뜨린 정의를 바로 세워주실 것을 요청한다"면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박성재 전 장관은 최후진술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서 서게 된 사실과 저의 인생을 깡그리 부정하는 특검 측 후배 검사들의 의견을 듣고 있으니, 개인적으로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또 앞서 피고인 신문 때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 상황을 막지 못하고 대통령 설득에 실패한 데 대해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께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사과하며 눈물을 쏟았다.

 

정재인 검사가 이렇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된 이유로는 젊고 소신있으며 무엇보다 35년 차 '검찰 선배'의 면전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시선과 당당한 태도, 논고문을 미리 충분히 읽고 다듬어 호흡과 속도 조절에 흠이 없었다. .

 

더욱이 박상용 검사나 엄희준 검사 등 최근 뉴스에 부정적인 이미지로 도배된 선배들과 다른 젊은 검사의 이미지를 보여줬다는 점도 화제를 키우는 요인이다. 그런 점에서 검찰 불신이 만연한 요즈음에 대중에게 색다른 검사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는 해석도 나온다.   

                                                                                             < 임병선 기자 >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서울중앙지법 법정 생중계 화면 갈무리

 

다음은 정재인 검사의 구형 논고문 전문이다. 

 

본격적인 논고에 앞서, 이 사건과 관련하여 장기간에 걸친 심리와 다수의 공판기일을 통하여 실체적 진실의 규명에 최선을 다하여 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이 사건의 수사와 재판 과정을 엄중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먼저 피고인 박성재에 대한 구형 의견을 진술하겠습니다.

 

법무부 장관은 국가의 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최고 책임자입니다. 이와 같은 권한은 오직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만 행사되어야 하며, 그래야만 정당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윤석열이 비상계엄의 허울을 쓰고 내란을 일으킨 2024년 12월 3일 밤, 자신에게 부여된 그 막중한 권한을 헌법 수호에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범죄가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부화뇌동하면서, 내란을 정당화하고 절차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첫째, 윤석열의 내란 범죄에 적극 동조하여 '합법'의 외피를 씌우고 정당화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윤석열이 이른바 '2분 국무회의'를 마치고 비상계엄 선포를 위해 나간 뒤 참석자 명단을 적고 서명을 받아야 한다고 가장 먼저 말한 사람이 바로 피고인입니다. 이날 국무회의는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은 물론,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적, 법률적 요건을 철저히 결여한 불법적 행위임을 인지하고 있던 피고인은 그럼에도 사후적으로 합법의 외양을 갖추어 국민을 기망할 수 있도록 '법 기술적 아이디어'를 제공하였습니다.

 

나아가 피고인은 법무부 실무진에 지시하여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가 불가피할 뿐 아니라 정당한 것이라고 강변하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하도록 하였고, 이를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12월 4일 이른바 '안가 모임'에 앞서 보고받았습니다. 내란의 사후 정당화를 위해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세탁하는 데 주도적으로 나선 것입니다.

 

둘째, '성공한 내란'을 위하여 반대·저항 세력을 탄압할 인적, 물적 기반을 준비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이른바 '2분 국무회의'가 끝나자 신속히 과천 법무부 청사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출국금지팀을 비상대기하도록 지시하는 등 윤석열의 지시사항을 조치하면서 간부회의를 소집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피고인은 전국 교정시설의 수용 여력을 파악하고, 곧 꾸려질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도록 하였습니다.

 

내란은 비상계엄 선포만으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저항하는 반대 세력의 물리적 격리와 사법시스템을 통한 처리가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격리를 위해서는 도피를 차단하고 체포하여 수용하고, 수사와 공소제기를 위해서는 전문인력 지원이 필요합니다.

 

즉 피고인의 행위는 윤석열의 불법 비상계엄에 저항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정치인과 시민·학생 등의 출국을 통제하면서 체포·구금하여 조기에 제압하고, 나아가 탄압과 공포에 기반한 법적 실행력으로 지속되고 증대할 저항세력을 억제함으로써 내란의 성공을 공고히 하려는 사전 조치였음이 명백합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은 일련의 행동을 통해 법 집행의 최후 보루여야 할 법무부를 하루아침에 내란 집행 기구로 불법 전환하여 윤석열의 내란 행위를 인적, 물적으로 뒷받침할 만반의 채비를 갖춘 것입니다.

 

또한 법무부 수장의 권한을 남용하여 국민에게 봉사하고 인권 보호에 충실해야 할 법무부 소속 공무원들을 불법적인 내란 행위에 강제로 동원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 행위를 저지른 것입니다.

 

셋째, 공사 분별력을 잃고 대통령 부인의 부정한 청탁을 거리낌 없이 수용하고 실행하였습니다.

 

법무부 장관을 흔히 법 집행의 최후 보루라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은 일반 국민은 물론 여타 어느 공직자보다 더 엄격하게 법을 준수해야 할 법적, 도의적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검찰총장이 대통령 부인 김건희에 대한 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2024. 5. 3. 직후 5. 5. 김건희로부터 텔레그램으로 '지시성' 청탁 메시지를 받고, 그에 따라 수사 상황을 점검하였습니다.

 

피고인은 2024. 5. 1.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검찰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기관이 아니고 특정 인물이나 단체를 위해 일하는 기관도 아닙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피고인은 특정 인물의 사적 이해관계를 위해 법 집행 권한을 자의적으로 행사하였습니다.

 

김건희로부터 지시성 청탁 메시지를 수신한 7일 후 5. 13. 인사 시기가 아님에도 검찰청법에 따른 검찰총장과의 협의도 없이, 김건희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를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하고, 교체된 지휘부는 검찰총장에 사전 보고도 없이 검찰총장의 명령에 반하는 방식으로 김건희를 조사한 후 무혐의 처리함으로써, 결국 김건희가 의도한 수사결과가 도출되도록 한 것입니다.

 

일반 국민은 물론 하위 공직자라 해도 이런 행동은 엄두조차 낼 수 없습니다. 그런데 법 집행의 최고 감독자라는 피고인이 앞장서 관련 법률을 위반하고, 외풍을 막아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검찰과 후배 검사들에게 태풍이 되어 검찰 기능을 파괴한 것입니다.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이 아닙니다. 사인에 불과합니다. 당연히 법무부 장관에게 사사로이 연락해 지시하거나 부탁할 법적 권한이 있을 리 없고, 법무부 장관 또한 응할 의무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저지른 일련의 행위는 소통이 아니라 적극적인 '권력형 유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는 피고인이 후배 검사들에게 하던 언행과 달리, 공적인 법 집행의 기준을 사적인 인연이나 권력의 향배에 따라 자의적으로 운용해 왔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징표입니다. 윤석열의 내란에 대한 피고인의 적극적인 가담 행위 또한 그 연장선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넷째, 피고인은 위헌, 위법한 행동에 대한 반성은커녕 갖은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

 

피고인은 2024년 1월 윤석열(당시 대통령)에 의해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뒤 다음과 같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임명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공정한 법 집행과 국민의 생활 안전, 인권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피고인은 법무부 장관 취임사에서 법무부 본연의 임무가 "법과 원칙에 따른 법치주의의 실현"이라고 역설하였습니다.

 

'법치주의'는 국가의 모든 권력 작용이 국민의 뜻을 반영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권력자의 자의적이고 독단적인 권한 행사는 허용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헌법 아래에 있다"라는 찰스 휴즈 전 미국 연방대법원장의 말처럼,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라고 해도 헌법과 법률 위에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됩니다. 이것이 법치주의의 본질입니다. 그 법치주의 실현의 최전선에서 가장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은 사람이 바로 법무부 장관입니다.

 

피고인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윤석열이 정치적 반대 세력을 척결하고 국회 무력화를 위해 계엄을 선포하겠다고 말하는 현장에 임해 있었습니다. 검사 경력 26년을 자랑하는 노련한 법조인으로서 윤석열로부터 설명받은 계엄의 사유가 어떤 헌법적, 법률적 근거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습니다.

 

피고인은 "대통령을 만류했다"라고 주장합니다. 그것이 진심이었다면 피고인은 윤석열의 면전에서 장관직을 사퇴하거나, 국무회의가 산회한 뒤 비상계엄의 불법·부당성을 공표했어야 합니다. 법무부 장관은 헌정질서 문란 행위가 발생했을 때 이를 저지해야 할 법적 책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피고인에겐 그럴 시간과 기회가 충분히 있었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에서 조태열이 강하게 반대할 때 피고인을 비롯한 누구도 이에 동조하거나 부응하지 않았습니다. 반대할 의사가 있었다면 조태열에 의탁하여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을 것입니다.

 

반대하거나 조태열에 동조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윤석열과 한덕수가 정족수를 채워 국무회의를 하더라도 찬성이 과반이 된다는 것을 확인하였기에, 정당성 구비를 위해 국무회의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할 것입니다.

 

피고인은 대접견실에 대기하면서 최상목과 조태열이 강하게 반대하는 의견을 윤석열에게 개진할 때 어떠한 동조나 부응하는 태도를 보인 사실이 없고 오히려 최상목과 조태열의 반대 발언에 비아냥대며 '경제와 외교가 걱정이 되는 모양이죠'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도착하여 자신의 옆에 앉은 송미령에게 반대하는 발언을 하도록 제안하는 등 반대를 위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윤석열의 지시를 충실히 메모까지 합니다.

 

피고인은 법무부 장관 취임사에서 "검사들이 '검사 선서'를 다시 읽고, 검사의 직에 나서며 약속했던 마음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라면서 "저는 오래전부터 공직자는 투철한 사명감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과 옳은 내용을 설득하고 추진할 줄 아는 용기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피고인이 새삼 강조한 검사 선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법무부의 영문 표기가 '정의부'(Department of Justice)라는 사실을 피고인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후배 검사들에게 검사 선서를 다시 읽어 보라고 각별히 당부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윤석열의 내란 범죄를 목도하고도 눈을 질끈 감은 채 '한 배'를 탔습니다. '정의와 인권',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 같은 것은 피고인의 안중에 없었던 것입니다.

 

피고인은 국무회의가 끝나기 무섭게 과천 법무부 청사로 곧장 달려가 심야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내란의 구체적 실행을 뒷받침할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라고 조목조목 지시하였습니다. 12월 3일 밤 피고인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비상계엄 후속 조치에 발 벗고 나선 것입니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범죄 행위를 직접 목도한 후 지휘·감독 대상인 검찰총장과 3회에 걸쳐 통화하면서도, 범죄 대응을 지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부인할 뿐 윤석열로부터 받은 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통화였음이 자명합니다.

 

검찰총장은 12. 5. 비상계엄에 대한 수사 개시를 공표합니다. 12. 3. 과 12. 5.의 차이는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내란이 실패했느냐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계엄선포를 적극 만류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표리부동이나 언행 불일치, 이중성이나 책임 회피를 넘어,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정면으로 배신한 범죄 행위일 따름입니다.

우리 국민은 암울한 현대사를 통해 국가권력을 무력으로 찬탈한 권위주의 정부가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파괴하면서도 법의 외피만 빌려 독재를 민주정인 양 정당화한 사례를 익히 보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이를 정당화하고 국민을 속인 노련한 '법 기술자'들이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피고인도 윤석열의 내란 과정에서 충실한 '집행관'이 되기를 자청하였습니다.

 

피고인이 실행에 옮긴 일련의 행위는 윤석열의 내란 범죄에 '합법의 가면'을 씌워주기 위한 대국민 기망 행위입니다. 법을 내란의 도구로 전락시킨 전형적인 권력 남용이며, 우리 국민이 수십 년간 피땀 흘려 쌓아 올린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입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일말의 반성조차 내보인 바 없습니다. 그 대신 "법령에 따른 정상적인 장관의 업무"라는 부끄럼과 염치도 없는 파렴치한 변명으로 일관하였습니다.

 

검찰사무를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의 소임을 망각한 피고인의 공소제기 범죄사실과 같은 행태는, 작금의 검찰청 폐지에 이른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될 것입니다.

 

피고인과 같이 법의 이름으로 법을 파괴하는 법 기술자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내려주시길 요청합니다.

이에 피고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검, 박성재 전 법무장관 징역 20년 구형…‘내란 가담’ 혐의

 
 

이완규 전 법제처장엔 징역 3년 구형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왼쪽)과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 지난 1월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공동취재사진
 

12·3 비상계엄 때 수용시설을 점검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내란사건을 수사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조은석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의 심리로 27일 열린 박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박 전 장관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2·3 비상계엄 다음날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들이 모인 이른바 ‘안가회동’에 대해 국회에서 위증을 한 혐의를 받는 이완규 전 법제처장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뒤 참석자 서명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라며 “계엄이 사후적으로 합법의 외양을 갖추어 국민을 기망할 수 있도록 ‘법 기술적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내란의 사후 정당화를 위해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세탁하는 데 주도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실행에 옮긴 일련의 행위는 윤석열의 내란 범죄에 ‘합법의 가면’을 씌워주기 위한 대국민 기망 행위다. 법을 내란의 도구로 전락시킨 전형적인 권력 남용이며, 우리 국민이 수십 년간 피땀 흘려 쌓아 올린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이 받고 있는 ‘김건희 디올백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선 “법 집행의 최고 감독자라는 피고인이 앞장서 관련 법률을 위반하고, 외풍을 막아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검찰과 후배 검사들에게 태풍이 되어 검찰 기능을 파괴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안가회동’에서 계엄 관련 논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를 받는 이 전 처장에 대해선 “자신을 임명한 윤석열의 권력 유지를 통한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계엄을 정당화하는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하고, 모임의 진상에 대해 거짓을 일관했다”며 “이는 그 자체로 국민을 기망한 행위일 뿐 아니라 법치주의의 근간을 명백히 훼손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특검의 구형 전 이뤄진 피고인 신문을 마치며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계엄) 상황을 막지 못하고 대통령 설득을 실패한 데 대해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재판이 끝난 뒤 특검팀을 향해 “당신들은 검사 선서를 다시 해야 한다”라며 “나는 당신들처럼 안 살았다”라고 말했다.           < 오연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