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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지는 '빛의 혁명' 민주진보 연합전선…6.3 선거의 경고

시사한매니져 2026. 6. 11. 01:26
 

극우는 흩어지지 않았고 내란세력도 살아남아
'주적은 누구냐', '커피의 자유' 함께 외친 우파


청산 의지 부족함과 어정쩡한 정책이 부른 역풍
권력 다툼과 상호 증오 속에 사라진 감동과 연대
내부에서 무너져 내리는 '빛의 혁명' 연합 전선


되살아나는 우파의 성공 방정식과 사냥 프레임
미완의 촛불혁명이 재방송되며 다가오는 재앙?

 

전체적인 수치나 결과를 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나 극우 세력이 승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서 많은 사람이 찜찜한 기분과 불길한 감정에 빠져들고 있다. 출마가 아니라 당장 처벌받아야 할 내란 공범 피의자들과 '윤 어게인' 극우 후보들이 꽤나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윤 어게인' 극우와는 좀 다르지만, 그 못지않게 위험하고 기회주의적인 오세훈 후보와 한동훈 후보까지 당선되었다. '이명박근혜'까지 돌아다니던 선거운동부터 충분히 기분이 불쾌하고 이상했는데, 조희대 대법원이 방치하고 조장한 '선거관리 개판 사태'로 이제는 전한길, 황교안 같은 극우 음모론자들까지 설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극우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 보수 카르텔은 별로 분열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박근혜 탄핵 직후의 지방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명확하게 갈라섰지만, 이번에는 한동훈의 독자 출마 말고는 큰 분열이 나타나지 않았다. 전광훈당, 황교안당은 국민의힘과 직접 경쟁하는 것을 대부분 피했고 존재감도 약해서 별다른 압박 요소가 아니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지도부와 반대파의 갈등이 있었지만, 그들 모두는 '이재명 심판 선거'라는 지점에서는 알게 모르게 힘을 모았다. 장동혁, 오세훈, 한동훈, 황교안까지 모두 한목소리로 민주 진보 후보들에게 '주적이 누구냐'라고 물었고 '커피 한잔의 자유'를 외치며 우파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노력해서 어느 정도 성공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5일 잠실7동 투표함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확성기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2026.6.5. 연합
 

방송에 나오는 이들의 선거운동 장면을 보면 소위 '젊고 예쁜' 여성들을 병풍처럼 데리고 다니며 청년 남성들을 겨냥하는 점에서도 비슷했다. 정상적이라면 이번 선거는 내란을 저지르고 전쟁과 학살의 위험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영구집권을 꿈꾸었던 국민의힘과 극우 세력을 완전히 청산하는 시간이어야 했다.

 

단지 주요 정당과 후보들만이 아니라 모든 언론과 방송과 지식인들, 시민사회가 한목소리로 그것을 강조하고 호소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것은 정파, 이념, 정책의 차이를 넘어선 민주주의의 기본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대부분의 언론과 방송, 지식인들은 '내란 척결과 정권 견제' 사이에서 기계적 중립과 양비론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물론 보수적 주류 언론들은 그조차도 아니었고, 이번에도 그들은 노골적인 국민의힘, 오세훈, 한동훈의 선거운동원들이었다. 그래서 선거 기간과 지금까지도 끝없이 문제되는 최고의 정치인 말실수는 '정청래 오빠 발언'이 됐다. 즉각 사과하고 되풀이되지 않았지만, 문제 삼는 이들에게 그것은 어차피 중요하지 않았다.

 

국민의힘과 오세훈, 한동훈 등은 말실수를 넘어서 치명적 문제들이 거듭 드러나도 놀라울 정도로 거의 이슈가 되지 않았다. 검찰과 사법부는 수사와 재판을 중단하고, 언론과 지식인 전문가들은 모르쇠하면서 이들에게 걸려있는 사법적 문제들도 중요한 '리스크'로 발전하지 않았다. 오세훈에게 '명태균과 여론 조작'이라는 리스크가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6.6.4. 연합
 

가장 큰 문제는 민주당과 진보 정당들조차 이번 선거가 '윤 어게인' 극우와 내란 세력을 완전히 청산할 기회라는 것을 크게 강조하지 않은 데 있다. 설마 싶으면 선거 기간에 붙어있던 벽보와 받아본 공보물을 다시 찾아 확인해보라. 그런 내용은 의례적으로 제시되긴 했지만 별로 눈에 띄지 않거나 공보물 안쪽에서 작게 발견된다.

 

주로 많이 강조한 것은 각 당의 특성과 강점을 내세운 슬로건과 지역 공약들이었다. 또 서로 '일 잘하는 후보'라는 것도 강조했다. 그런데 과연 필요하고 좋은 일이냐의 문제가 있지만 국민의힘과 오세훈, 한동훈도 '일'은 잘한다고 할 수 있다. 내란 세력 청산의 강력한  의지는 '최악의 저질을 막아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트윗에서나 볼 수 있었다. 따라서 '대통령이 SNS를 못하게 막았어야 한다'는 평가는 틀렸다.

 

'공소취소 추진이 역풍을 낳았다'는 평가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검찰의 조작 기소를 바로잡는 것은 내란 잔재 청산의 과제와도 연결돼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조작된 기소는 취소가 정의'라는 것을 분명히 말하지 않았다. 얼버무리는 태도를 취하면서, 뭔가 나쁜 일을 몰래 하려는 사람 같은 인상만 줬다. 그러니 더욱 궁색해 보였고 공격을 당하기 좋은 타깃이 됐다.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민주당과 후보들은 '부동산 거품은 꺼져야 하고 세금은 정상화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다. 어정쩡하게 재개발과 재건축을 약속했고 심지어 재산세를 인하하겠다는 후보까지 있었다. 그러니 국민의힘과 오세훈의 목소리는 더 커졌고 그들의 지지층은 결집했다. 반면에 부동산이 안정되고 주거 정의가 실현되길 바라는 이들은 단단하게 뭉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4일 경기도 평택시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2026.6.4. 연합
 

민주당과 후보들의 눈과 마음이 쏠린 곳은 다른 지점이었다. 윤석열 탄핵과 정권 교체 이후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권과 차기 대권을 누가 차지할 것인지 싸움이 벌어졌고 갈수록 지저분하게 발전했다. 탄핵 광장 속에 함께한 진보 정당과 사회운동들에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은 뒤로 밀리고 사라졌다. 권력 다툼은 날 선 언어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으로 발전했다.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족벌 언론과 보수 유튜브들은 그 틈을 파고들며 부채질했다. 민주당은 '빛의 혁명'에 함께한 진보 개혁 정당들에게 조금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민주당 내부에서 줄 세우기가 시작됐고 서로 다른 편에 서 있는 사람들을 매도하며 불신하고 증오하기 시작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도 서로 불신하고 증오하기 시작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도 서로 불신하고 증오하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서로를 불신하고 증오하던 진보당과 나머지 진보 정당들의 관계도 더욱 악화하기만 했다. 이런 불신과 증오가 가장 불타오른 곳은 평택을이었다. 어디도 양보하지 않는 민주당 때문에 조국혁신당은 갈 곳을 찾다가 평택을로 내몰렸고, 거기서 이미 밭을 갈고 있던 진보당과 아무 소통도 없이 후보를 냈다. 그러자, 민주당은 국민의힘에서 조국 마녀사냥에 앞장서던 사람을 평택을에 후보로 내려보냈다.

 

결국 그 지역에서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후보들 간의 적대적 경쟁과 감정적 대립은 극에 달했다. 윤석열 검찰과 족벌 언론이 만들어낸 마녀사냥의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와 상대를 공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것은 윤석열의 쿠데타를 막으며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빛의 혁명' 연합 전선의 와해를 뜻했다. 그러면서 그때 느꼈던 투지, 열정, 감동도 사라졌다.  

 

 

이런 상황과 조건이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금의 상황은 여러모로 2016년 '촛불혁명' 이후에 촛불 연합이 와해되는 반면, 보수 우파가 다시 힘을 회복하고 결집하던 상황과 비슷하다. 무슨 재방송 같은 느낌까지 든다. 당시에도 박근혜 탄핵 이후에 새로 집권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매우 높았다.

 

당시 자유한국당의 당대표는 극우적인 홍준표나 황교안이었고 보수 우파의 분열과 위기는 계속됐다. 그래도 황교안은 당 밖에서 매주 광화문 태극기 집회를 하는 전광훈 세력과 협력해서 문재인 정부를 공격했다. 광화문 극우 집회는 4년 내내 거의 매주 계속되며 몸집을 키웠고, 보수 우파 결집과 반격의 기초적 디딤돌이 되었다.

 

반면에 문재인 정부 내부에서는 당권과 대권을 둘러싼 다툼이 갈수록 커졌고, 이낙연 지지 세력과 이재명 지지 세력 간의 불신과 증오는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윤석열 검찰이나 족벌 언론과 손잡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혁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정의당과도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됐고, 비슷한 시기에 '조국 사태'도 일어났다.

 

검찰과 언론이 주도한 이 거대한 마녀사냥 속에서 기득권 우파와 권력의 카르텔은 결정적으로 다시 결집하고 부활할 수 있었다. 바로 이 시기에 '민주당과 586은 내로남불의 파렴치한 위선자들'이라는 우파의 프레임과 세계관은 확고히 자리 잡게 됐다. 보수 우파가 전통적인 지지층을 넘어서 청년 남성들로 지지기반을 확대한 것도 이 시기였다.

 

반면에 이 마녀사냥에 대한 대응 방식과 태도, 피해자를 '방어'할 것이냐 '손절'할 것이냐를 두고서 촛불 연합은 심각한 갈등 속에서 와해되기 시작했다. 조국몰이는 윤미향 마녀사냥과 이재명포비아로도 이어졌다. 이런 마녀사냥들에 동조하고 프레임을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공정과 상식' 같은 새로운 구호를 내걸고 이준석 같은 새 얼굴로 간판을 교체한 보수 우파는 그 틈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결국 그들은 윤석열 정권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분명 '성공의 방정식과 경험'이었다. 따라서 이 모든 프레임과 전략, 방식과 요소들은 '빛의 혁명'과 윤석열 탄핵이 낳은 위기와 분열을 극복하려는 국민의힘과 '윤 어게인' 극우의 몸부림 속에서 모두 다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물론 그때와 달라진 점들이 있다. 먼저 검찰과 언론의 힘이 더 약해졌고 비판적 뉴미디어들은 저들의 프레임에 나름 효과적으로 대응해 왔다. 마녀사냥의 피해자였던 조국은 이제 정치인으로 돌아왔다. 동시에 인스타, 게임, 숏폼 등을 통해 극우적 프레임들이 청년들 속에서 더 쉽고 빠르게 전달되는 점도 있다. 트럼프를 중심으로 한 극우의 국제적 네트워크가 강화된 점도 우파의 강점이 됐다.

 

반면 군소 진보 정당들은 그때보다 더욱 분열하고 약화해 있다. 그래서 기본적인 프레임과 메커니즘들은 달라지지 않았다. 청년 남성 보수화(일부 극우화)의 위험도 이미 '이준석 현상'에서 나타났던 문제다. 그것을 설명, 반박하는 논리들도 대부분 다시 반복되고 있다. 이것을 단지 특정 젠더와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우파 결집과 부활의 두드러진 현상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 광화문 극우 집회와 행진은 계속 힘을 키워 나갈 것인가? 민주당의 내부 권력 다툼은 계속 파괴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인가? 그 속에서 각종 마녀사냥의 프레임이 다시 등장하고 민주 진보 진영에서도 경쟁자들이 서로를 겨냥하는 무기가 될 것인가? 기득권 우파는 다시 결집하고 부활하면서 오세훈, 한동훈 같은 새로운 얼굴로 간판 교체에 성공할 것인가?

 

무엇보다 12.3 쿠데타를 막아내고 윤석열 탄핵에 성공하면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장의 힘과 '빛의 혁명' 연합 전선은 끝내 갈라지고 무너져 내릴 것인가? 지금의 갈등과 분열 요소가 계속 발전해 나간다면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된다면 윤석열 검찰 정권의 집권과 12.3 내란보다 더 크고 가공할 재앙이 우리에게 다가오게 될지도 모른다. 

                                                                     < 민들레 -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