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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한 트럼프 이란 침략전쟁이 남긴 5가지 교훈

시사한매니져 2026. 6. 18. 04:11
 

이란 침략전쟁 실패와 미국 패권 몰락의 전환점
통제 불능 사냥개 이스라엘 폭주와 굴욕적 종전
미국 무적 신화의 붕괴와 전략적 자율성의 필요

집단학살 공범들과 단절과 재생 에너지로 전환
압박과 제재 실패가 증명한 평화적 대화 필요성
살상 알고리즘 야만성과 전쟁범죄 중단의 과제

 

트럼프의 미국과 네타냐후의 이스라엘이 함께 손잡고 일으킨 이란 침략 전쟁이 드디어 마무리되고 있다. 이번 전쟁은 아무런 소득도 없었고, 오히려 두 나라뿐 아니라 나머지 전 세계에도 심각한 피해와 손실만 남긴 채 끝나고 있다. 남은 것은 파괴된 이란과 파탄 난 글로벌 경제, 그리고 수많은 무고한 생명의 희생뿐이다.

 

사실 승패는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한 두 달 전에 이미 결정돼 있었다. 필자는 이미 두 달 전에 '트럼프는 준비, 목표, 계획, 전략이 모두 불분명한 상황에서 이란을 침략했다가 전략적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것은 베트남전이나 이라크전에서의 미국의 패배보다도 더 큰 전략적 패배이다. 미국이 이란을 침략한 2026년 2월 28일은 미국 패권 몰락의 세계사적인 전환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결코 이것을 인정할 수 없기에 한사코 '정신 승리'를 고집했다. 그러면서 휴전 기간 동안에 이것을 뒤집기 위한 온갖 꼼수를 시도했다. 호르무즈를 열겠다면서 시작된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은 하루 만에 중단됐고 다시는 시작되지 않았다. 그 다음부터는 '1주일만 봉쇄하면 이란이 항복할 것'이라며 '역봉쇄'에 들어갔지만, 이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트럼프는 '협상 중에 뒤통수치며 폭격' 카드를 제한적으로 다시 꺼내며 '자위적 공격'이라고 포장했다. 그러자, 이제 이란은 가차 없이 중동 미군기지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날려보냈다. 이란의 반격 속에 '이란의 군대는 모두 무너지고 사라졌다'고 했던 트럼프의 허풍은 산산조각 나서 무너졌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손에 남은 카드는 전무했다.

 

1일 레바논 남부 티레 외곽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레바논에서의 휴전이 중동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국과의 어떠한 합의에서도 핵심 조건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2026. 06. 01 [AFP=연합]
 

트럼프는 끝없이 오락가락하고 횡설수설하면서 남 탓만 할 수밖에 없었다. 기자들과의 설전, SNS를 통한 막말과 욕설의 배설, 군 장성들의 비겁한 변명은 미국의 무능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는 꼴이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트럼프는 두 달간의 방황을 좌절로 끝내면서 그토록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던 현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제는 이스라엘이 트럼프에게 반발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트럼프가 말리는데도 레바논에서 휴전을 깨고 폭격을 확대했다. 그것은 마치 사냥개가 주인의 손을 물면서 뛰쳐나가 난장판을 만들려는 상황처럼 보였다. 이란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폭격에 나섰다. 이란은 그동안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때만 반격했었지만, 이제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트럼프의 이란 침략 전쟁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다시 이란 본토까지 폭격하기 시작했고, 트럼프는 이제 사냥개와 난장판을 통제하는 주인이 아니라 그것에 끌려가는 포로가 됐다. 이스라엘의 광기라는 꼬리가 미국의 중동 정책이라는 몸통을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가 네타냐후에게 '쌍욕'을 했다는 소식과 이스라엘 첩보기관들이 미국 정부를 도청하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미국 외교의 위신은 바닥으로 추락했고, 행정부 내부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트럼프는 이란과 종전에 합의하게 됐다. 14개 항으로 구성된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지금 미국과 이란이 서로 다른 내용과 해석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좀 더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미국의 이란 침략 전쟁이 패배로 끝났다는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미국과 함께 이스라엘도 패배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패배는 '연쇄 학살 전쟁 범죄자 2인조' 사이에 심각한 균열과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인지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이미 반복되는 측면이 있으니, 이번에는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어떤 교훈과 과제를 던지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필리핀 활동가들이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 중인 9일, 마닐라 소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이란 전쟁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초상화가 그려진 포스터를 불태우고 있다. 2026. 04. 09 [로이터=연합]
 

첫째, 이번 전쟁과 결과는 우리가 '한미 동맹'이라는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의 주류 세력과 보수 언론은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으로서 국제사회를 지도하고 있고 무적에 가까운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기에, 한미 동맹은 우리의 안보와 안전을 지켜줄 뿐 아니라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절대 불변의 진리처럼 지켜왔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은 군사적으로도 '종이호랑이'에 가깝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냈다. 고비용 저효율의 미군과 장비들은 강대국도 아닌 이란을 상대로도 맥을 못 추었다. 미군기지들은 중동의 친미 동맹국들의 안전을 지켜주기는커녕 거꾸로 그것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가 됐다. 미군 기지가 이란의 최우선 타격 목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토(NATO) 회원국들은 미국의 독단적인 침략 행위에 동참하기를 거부하며 거리 두기에 나섰고, 중동의 친미 국가들조차 미국과 동맹 관계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시대에 들어서 미국의 동맹국들은 관세 폭탄을 받거나, 트럼프가 일으킨 불장난 같은 전쟁에 파병을 강요받거나, 그 뒷바라지로 돈을 갖다 바칠 것을 강요받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는 동맹을 대등한 파트너가 아닌 자국의 이익을 위한 방패막이나 총알받이로 취급하는 조폭적 외교와 다름없었다. 따라서 미국과의 동맹 관계는 이익보다는 손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다극화된 국제 질서 속에서 낡은 동맹 관계를 벗어나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둘째, 이번 전쟁은 우리가 이스라엘과 모든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에 전쟁의 나팔 소리를 울리며 침략의 앞잡이 노릇을 했고, 심지어 트럼프보다도 더 막가파 같은 행태로 전쟁 범죄를 저지르며 전선을 확대했으며, 지금도 어떻게든 휴전을 깨뜨리고 종전을 가로막기 위해 온갖 시도를 하고 있다.

 

가자지구행 구호선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던 활동가 김아현씨와 김동현씨가 28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나포 당시 가혹행위 증언 및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5.28. 연합
 

이스라엘의 이런 행태는 이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반복돼 온 일이다. 민간인 거주 구역에 대한 무차별 폭격, 병원과 학교를 겨냥한 군사 작전, 구호물품 차단을 통한 인위적 기아 유도는 우발적인 실책이 아닌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집단 학살이었다. 즉, 이스라엘은 오늘날 국제 질서와 평화를 위협하는 핵심 국가이다.

 

이런 행태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되고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 속에서 국제적으로 이스라엘과 관계를 단절하는 국가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남미와 아프리카의 수많은 국가가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중단하거나 대사를 소환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스라엘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국제적 고립은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와 일부 방산 기업들이 왜 이스라엘에 무기 수출을 하고 자원 수탈에 동참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스라엘과 교류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의 피 묻은 돈을 벌어들이는 행위는 전 세계적인 지탄의 대상이 될 뿐이며, 즉각적으로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셋째, 이번 전쟁은 우리가 더 이상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에 의존해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 구조가 가진 취약성이 지정학적 위기와 결합했을 때 얼마나 치명적인 경제적 재앙으로 다가오는지가 이번 사태를 통해 똑똑히 드러났다. 석유는 원래도 환경 파괴와 지구온난화를 통해서 우리의 삶과 미래를 망쳐왔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의 침략에 대응해 이란이 호르무즈를 봉쇄하면서 석유의 공급과 수송 자체가 차단되면서 심각한 위기가 나타났다. 한국은 석유와 천연가스의 거의 전부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특히 중동발 석유에 대한 의존도는 70%에 달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가 막히자 에너지 수급에 직접적 차질이 발생했고, 곧바로 우리의 장바구니 물가를 위협했다.

 

미국과 이스라엘군의 폭격 피해가 발생한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 주 미나브 마을의 초등학교 인근 공동묘지에서 인부들이 수십개의 무덤 구덩이를 파고 있다. 2026.3.4. 로이터 연합
 

앞으로도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그것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중동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석유를 수입하는 것으로 바꾼다고 될 문제도 아니다. 호르무즈만이 아니라 글로벌 해상 수송로는 언제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결국 지구 환경에 해가 되는 에너지를 먼 곳에서 수입해 써야 하는 구조 자체가 문제다.

 

에너지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혁신하지 않는 한, 한국 경제는 영원히 외부 충격의 인질로 남을 수밖에 없다. 태양과 바람의 힘으로 우리 땅에서 스스로 생산할 수 있는 깨끗한 에너지로 한시바삐 전환해야 한다는 과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이제 환경 운동의 차원을 넘어서는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됐다.

 

넷째, 이번 전쟁은 북한의 핵과 인권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반면교사처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역대 정권을 이어서 트럼프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고 민주주의를 짓밟는 독재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에 오랫동안 경제 제재를 가하고, 군사적 압박을 하다가, 결국 침략 전쟁을 일으켜 초토화 폭격까지 가했다.

 

우리는 지금 그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 이란의 독재정권은 교체되기는커녕 더욱 폭압적이고 강력해졌다. 외부의 침략 앞에서 내부의 비판은 철저히 억눌렸고, 전시 체제를 빌미로 권력 기반은 더욱 단단해졌다. 반면에 이란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외치던 사람들은 더욱 힘든 조건으로 내몰리고 있다. 자생적인 시민사회와 민주화 운동의 싹은 더욱 더 짓밟혔다.

 

더구나 이번에 이란 정권은 '우리도 북한처럼 핵무기가 있었다면 침략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뭐라고 합의하든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은 더 줄어들었다. 사실 핵무기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들인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있지도 않은 핵무기를 문제 삼는 것부터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KBS '세계는 지금' 방송 화면 갈무리 

 

이 모든 것은 북한 핵과 인권 문제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이미 경제 제재와 군사적 압박의 결과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낳았을 뿐이다. 압박과 고립은 북한 정권에게 핵 집착의 명분과 동기를 제공했을 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로지 평화와 화해를 위한 대화를 통해서만 북한 핵과 인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섯째, 이번 전쟁은 인공지능(AI) 개발과 발전의 가장 어두운 측면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인공지능의 전면적인 군사적 활용은 인류를 통제 불가능한 파멸적 위험으로 몰고 갈 수 있음이 드러났다. 이미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 학살에서 보여준 것이지만, 인공지능은 이란에서도 민간인 시설을 표적으로 지목하는 치명적 문제점을 반복했다.

 

존재하지 않는 위협을 계산해서 선제 타격을 유도했고, 지휘관들은 인공지능이 선별한 타격 목록을 기계적으로 승인했다. 그 결과는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라는 전쟁범죄였고, 미국 정부와 군 지휘부는 '알고리즘의 문제'로 책임을 돌리며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바로 이것이 이번 침략 전쟁 초기에 이란 미나브 지역의 '좋은나무'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다.

 

우리는 폭격으로 사라진 170여 명의 어린 학생들이 남긴 피에 젖은 가방, 공책, 필통을 보면서 피눈물을 흘렸다. 이제 설사 전쟁이 끝나더라도, 우리는 이런 희생자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하고, 그 가해자들을 결코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단죄하고, 가자와 레바논에서 계속되는 전쟁, 폭격, 학살을 멈추는 것이 우리 모두의 다음 과제다. 

                                                                 < 민들레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