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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재임 첫 해만 3조 4200억원 벌어…대통령직은 비즈니스?
시사한매니져
2026. 7. 2. 12:45
미 정부윤리국 재정공개보고서 분량만 927쪽
암호화폐로만 14억 달러, 전년의 4배 껑충
두 아들 설립한 회사도, 정책 뒷받침 의혹
서명 들어간 성경, 운동화, 향수까지 팔아
미디어 업체 소송 관련 8650만 달러 챙겨
주식 거래 2만 1285회 "펀드가 투자한 것"
본인이 자국 칩 제조 발표하고 엔비디아 거래
정책 결정과 사적 수익의 연관성 흐릿해져

해리 트루먼은 월 113 달러의 육군 연금 말고는 아무런 수입도 없이 백악관을 떠났다. 제33대 미국 대통령인 그는 "대통령직의 명성과 존엄성을 상업화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회고록에 적었다.
조지 W. 부시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기 전에 자신의 투자를 백지위임(blind trust)했으며, 임기 마지막 주에 2008년 경제위기가 자신의 순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정부윤리국의 재정 공개 보고서(mandatory financial repor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는 두 번째 임기 첫 해에 최소 22억 달러(약 3조 4216억 원)를 벌었는데, 전례없는 엄청난 수입이라고 영국 BBC가 1일 전했다. 그의 2025년 소득은 그 전 해에 보고한 6억 2200만 달러의 거의 네 배에 달한다.
재임 첫 해에 암호화폐 산업에서만 14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는 임기를 시작하기 직전에 출시한 $TRUMP 밈 코인의 배후로 여겨지는 셀러브레이션 코인으로부터 6억 3500만 달러의 로열티를 받았다고 신고했다. 또 다른 암호화폐 사업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로부터 5억 달러 이상을 받았다고 신고했다. 이 회사는 그의 아들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 그리고 트럼프의 중동 및 우크라이나 특사였던 스티브 위트코프의 아들들이 설립했다.
다양한 미디어 기업들과의 소송 합의금으로 8650만 달러란 막대한 돈을 챙겼다. 그 밖에 '대통령이 설마?' 싶을 정도로 알뜰살뜰하게 재테크를 총동원했다. 독특한 서명을 다양한 굿즈 판매에 활용해 수백만 달러를 모았는데, 그 중에는 지난해 18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린 커피 테이블 북 '세이브 아메리카'도 포함돼 있다. 트럼프 활자가 금빛으로 새겨진 성경은 20만 8000 달러를 벌어들였고, 그의 브랜드 운동화와 여성용 향수 '빅토리 47'(그는 제47대 미국 대통령이다)를 개당 249달러에 판매해 6만 7000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뮤지션들은 지난해 한정판 기타 '아메리칸 이글'을 사들여 트럼프의 재정에 약 3만 6000달러를 보탰다.
트럼프의 의무 재정 보고서는 927쪽이나 돼 그 자체로 놀라움을 안긴다. 레흐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보다는 조금 얇다고 했다. J. D. 밴스 현 부통령은 17쪽,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11쪽 밖에 되지 않았다.

1. 전례없는 재정적 이해충돌
역사가들은 미국 대통령들이 백악관에서 일하는 동안 재정적 이해 충돌을 피하는 관행을 깨뜨렸다고 평가했다. 버지니아 대학교 밀러 센터의 대통령 역사학자 바바라 페리는 "이런 일의 전례는 전혀 없다"며 "대통령직에서 본 것 중 그 어떤 것보다 더 심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의 2025년 막대한 수익은 그가 복귀하면서 얼마나 많은 이익을 얻었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이 사업들은 대통령, 가족, 측근들의 공식 정책 결정과 민간 사업 간의 경계를 종종 흐리게 했다.
물론 백악관은 트럼프와 그의 가족이 대통령 직에서 이익을 얻었다는 의심을 부인했다. 안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대통령과 그의 가족은 한 번도 이해 충돌에 관여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의 모든 조치는 미국 국민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이루어졌으며, 이른바 '기자들'은 민주당과 기존 언론이 10년간 밀어붙여온 가짜 얘기들을 반복해 공격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과거 미국 대통령들은 간간이 부패 의혹을 제기한 금융 스캔들에 연루된 적이 있다.역사가들은 남북전쟁 이후 율리시스 그랜트 대통령 시절 재무부 관리들이 금 판매와 관세 징수 등 여러 논란에 연루됐음을 지적한다. 1920년대 워렌 하딩 대통령 재임 기간 내무부 장관은 석유 임대권을 수여하는 대가로 뇌물을 챙겼는데 이른바 '티팟 돔' 스캔들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대통령이 직접 관여하거나 재임 중 개인적으로 돈을 챙겼다는 의심을 받지는 않았다.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에 취임한 이후부터 여러 대통령들은 백악관과의 연계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친척 문제로 어려움을 겪긴 했다. 지미 카터의 형은 맥주 브랜드 홍보 모델로 나섰다. 조 바이든이 부통령으로 재임하는 동안, 그의 아들 헌터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로부터 돈을 받았다.
하지만 역사가들은 과거 사례들이 트럼프가 재임한 뒤 그와 그의 가족 사업이 벌어들인 이익에 비하면 미미하다고 말했다. 대통령 역사학자 페리는 "이것이 트럼프와 그의 가족, 그리고 다른 대통령들 사이의 가장 큰 차이"라며 "공직에서 돈을 엄청 버는 건 불법은 아니지만 비윤리적이다. 대부분의 (과거) 대통령들은 그렇게 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7년 첫 임기를 시작하기 전, 트럼프는 가족 사업인 트럼프 조직의 경영권을 아들들에게 넘겼다. 하지만 트럼프는 과거 대통령들이 세운 선례를 깨뜨렸는데, 자신의 사업 이익을 백지위임하지 않았고, 부동산 및 기타 투자 자산에 투자하지 않았다.
트럼프도 두 번째 임기를 앞두고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그의 조직은 두 번째 취임식 전에 그가 대통령 재임 기간 회사의 일상 업무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릭 트럼프도 당시 트럼프 조직이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동안 "강력한 윤리 기준"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2. 암호화폐 재벌을 사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럼프는 백악관에서 자신의 사업뿐만 아니라 다른 고위 행정부 관리들과 연계된 기업들에게도 이익이 되는 여러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7월, 트럼프는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자체 디지털 화폐 사업을 시작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암호화폐를 지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 회사는 2025년에 트럼프에게 최소 5억 달러를 벌게 해줬다고 그의 재무 공개 보고서가 밝혔다.
지난해 10월, 트럼프는 암호화폐 기업 바이낸스의 억만장자 창펑 자오를 사면했다. 트럼프의 가족 사업과 일부 가까운 동료들은 백악관에 복귀한 이후 암호화폐 말고 다른 산업에서도 이익을 챙겼다.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트럼프는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미국 기업에 국내 주요 광물 프로젝트에 접근할 수 있는 거래를 체결했다. 에릭 트럼프와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이후 광산 프로젝트에 참여한 회사의 소수 지분을 인수했다.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의 아들들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캔터 피츠제럴드도 이 거래에 참여했다.
트럼프는 1일 재임 기간 자신의 수익이 늘어난 것은 주식시장 상승 덕분이라고 밝히며 가족의 사업 거래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나는 내 개인 재정에 관여하지 않는다. 내 돈을 관리하는 펀드가 있다. 대통령이 되기 전에 돈을 많이 벌었고, 그들이 내 돈을 투자해도 나는 그들과 대화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윤리 감시 단체들은 특히 트럼프가 암호화폐에서 얻은 이익이 문제라고 주장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윤리를 담당했던 법무장 수석 변호사 리처드 페인터는 BBC에 "미국 국민들이 대통령이 그렇게 많은 돈을 버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BBC는 앞서 '성경, '나홀로 집에'와 향수: 트럼프의 2025년 재정에서 얻은 여섯 가지 핵심 사항'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1. 엄청난 의무 재정 보고서 분량, 2. 굿즈 수입은 앞에서 다뤘다. 나머지 넷을 살펴본다.

3. 멜라니아의 수천만 달러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는 아마존이 제작한 동명의 다큐멘터리로 1070만 달러를 벌었다. 그녀 이름은 영화의 프로듀서로 크레딧에 올랐으며, 동시에 영화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아마존은 4000만 달러를 들여 영화를 제작했는데 영화는 트럼프의 두 번째 취임을 앞두고 그녀를 따라다녔다. 2025년 박스오피스 수익은 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멜라니아는 또 대체 불가능 토큰(암호화폐의 일종)을 판매해 600만 달러를 벌었고, 그녀의 책 『멜라니아』로 52만 달러를 모았다.
4. 주식 거래 2만 1285회
트럼프의 재무 공개 보고서는 지난 한 해 수많은 기업이 연루된 무려 2만 1285건의 주식 거래가 이루어졌음을 보여줬다. 그 중 하나가 인공지능(AI) 기술 대기업 엔비디아였다. 지난해 10월 5조 달러 가치의 첫 상장 기업이 된 엔비디아는 오랫동안 무역과 국가안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의 중심에 있었다.
지난 여름, 엔비디아는 백악관과 협의하여 미국에서 칩을 생산하는 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고, 이로 인해 주가가 급등했다.

그리고 8월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가 중국 AI 칩 판매로 발생하는 수익의 15%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달 말, 트럼프를 대신해 투자자들이 500만 달러에서 2500만 달러 규모의 엔비디아 주식을 매입했다.
트럼프의 뻔뻔스러운 해명은 앞에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