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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미 독립 250주년 축포 쏠 때 이란 장례 조포 쏜다

시사한매니져 2026. 7. 3. 13:16

 

이란, 폭사 하메네이 장례일 맞췄을 가능성
'미국의 침략 부각' 정치적 메시지 일 수도
미, 에어쇼·불꽃놀이…100만명 운집 예상


"트럼프, 독립기념일 사유화…MAGA 무대"
'은둔' 모즈타바, 장례식 공식 등장할지 주목
장례식때 이스라엘 공격설 나돌아 긴장감

 

2026년 7월 4일. 지구 반대편의 두 수도에서 극적으로 대비되는 장면이 펼쳐진다.

 

워싱턴 D.C.에선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가, 테헤란에선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격에 폭사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뒤늦은 장례 행사가 시작된다. 선제공격을 감행한 미국은 축포, 공격당한 이란은 조포를 쏘며 각각 '결의'를 다지는 날이다.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스다코타주 비스마르크 시립공항에 도착해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다코타 방문 기간 중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프리덤 250’ 테마의 차세대 고속열차 ‘넥스트젠 아셀라(NextGen Acela)’에 탑승한 뒤, 테오도르 루스벨트 대통령 기념 도서관 헌정식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2026. 07. 01 [AFP=연합]
 

워싱턴에선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 축제
대규모 에어쇼, 불꽃놀이, 국제 해군 사열식

 

이날은 현 미합중국의 출발점이 된 미 동부 13개 식민지가 1776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을 선언한 지 정확히 250년이 되는 날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독립 250주년의 표어로는 '프리덤 250'을 내걸고 이번 독립기념일을 '미국에 경의를 표하는 날'(Salute to America day)로 정했다.

 

토요일인 4일 당일에는 오후부터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서 수백 대 전투기의 에어쇼가 진행되며, 카타르가 선물해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로 개조된 보잉 747 점보 항공기가 공군기들과 편대 비행을 통해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또한 각 군 사열과 군악대 연주, 공연, 그리고 트럼프의 연설, 불꽃축제 등이 진행된다. 폭염의 날씨 속에 100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밤 포토맥강 일대에서 40분간 약 85만 발의 폭죽을 쏘아 올린다.

 

뉴욕에서는 전 세계 범선들이 모인 '세일 포스'(Sail 4th) 행사가 열리고, 여기에 동맹국 등 32개국의 현대식 군함, 의장 함대, 그리고 각국의 해양 전통을 결합한 국제 해군 사열식이 열린다. 앞서 지난달 14일엔 처음으로 '백악관 잔디밭 UFC 경기'가 열렸고, 24일 '위대한 미국 박람회'가 막을 올렸으며, 워싱턴 도심을 질주하는 경주용 자동차 대회도 예정돼 있다.

 

1일 시민들이 노스다코타주 메도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프리덤 250’ 열차가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테오도르 루스벨트 대통령 기념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2026. 07. 01 [AP=연합]
 

"트럼프, 독립기념일 사유화…MAGA 무대"
AP "자랑스런 순간이 분열‧의심으로 얼룩"

 

그러나 지난해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강압적인 관세 정책과 폭력적인 반이민 정책을 강행했다. 올해 들어선 베네수엘라 침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납치와 기소, 그리고 비핵화 협상 도중 이스라엘과 합동으로 이란을 '선제공격'하면서 국제적 비판이 거세졌다. 이런 상황에서 맞는 독립 250주년 기념일을 바라보는 상당수 미국 국민의 시선도 곱지 않다.

 

특히 민주당 진영과 역사학계, 시민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의 기념일을 사유화하고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정치 무대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 의회는 초당적 준비 기구인 '아메리카 250'을 만들었지만, 트럼프가 백악관 주도로 별도 민관 협력 기구인 '프리덤 250'을 만들어 행사 준비를 주도했다.

 

이에 매사추세츠, 펜실베이니아, 워싱턴, 오레곤, 코네티컷 등 최소 11개 민주당 성향 주정부들이 "정파적 행사"로 변질됐다면서 '위대한 미국 박람회'를 보이콧했다. AP 통신은 2일 자 기사에서 "미국인들이 국가의 250주년을 맞이하고자 나서고 있지만, 이 자랑스러운 순간은 분열과 의심으로 얼룩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트럼프는 민주당 주정부를 겨냥한 수사와 지원 예산 삭감, 정적 보복, 의회‧사법부 무시, 언론 재갈 물리기 등 독립선언 이후 250년간 쌓아 올린 민주 공화정과 연방제라는 미국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일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한 여성이 이란의 초대 최고지도자 고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최근 사망한 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그리고 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초상화가 담긴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6. 07. 02 [로이터=연합]

 

테헤란에선 폭사한 알리 하메네이 장례
7월 4일 택일, 미국 대외 군사 개입 부각?

 

같은 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선 2월 28일 미‧이스라엘의 공습 과정에서 폭사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 행사가 시작된다. 사망한 지 126일 만이다. 최근 며칠간 다시 무력 공방을 주고받고는 있지만, 일단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 서명과 1차 미-이란 스위스 고위급회담이 이뤄졌고, 간접 실무협상도 진행 중인 완화된 정세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미국의 250주년 독립기념일에 맞춰 의도적으로 택일했을 공산이 크다. '자유와 민주주의의 역사'란 미국의 서사에 맞서, 미국의 대외 군사 개입 역사를 부각하려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겼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1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2월 28일 토요일, 적대 세력인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이 감행한 계획적인 테러 공격으로 인해 순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순교자' 하메네이의 영결식은 4일부터 이틀간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모살라(예배당)에서 열린다. 장례 본식과 행진은 6일 테헤란의 이맘 호세인 광장에서 아제디('자유') 광장까지 약 10㎞ 구간에서 진행된다. 이를 위해 테헤란 주는 4~6일 3일을 공휴일로 선포했다. 7일엔 이슬람 시아파 성지인 콤, 8일에는 이라크의 카르발라와 나자프, 9일 하메네이 고향인 마슈하드에서 각 장례 행진이 이어지고, 이맘 레자의 성지에 안치된다.

 

1989년 6월 11일, 이란 테헤란에서 약 70km 떨어진 베헤시테 자하라 공동묘지에서 수천 명의 조문객들이 고(故)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무덤 주위로 추모객들이 몰려 있다. [AP=연합]
 

'은둔' 모즈타바 장례식에 공식 등장하나
장례식 기간 이스라엘 공격설에 긴장 고조

 

이란 보훈재단의 야쿠브 솔레이마니 부대표는 IRNA에 "이번 행사는 이슬람 공화국 이란의 기억 속에 역사적 순간이자 국가적 서사시로 기록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테헤란 시장은 이번 장례 행사에 최대 2000만 명의 조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 조문 사절로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을 포함해 40개국 대표단이 장례 및 추모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럽 국가들이 이번 전쟁에서 미국‧이스라엘 편에 섰다는 이유로 유럽 국가들을 공식 초청하지 않았다고 에스마일 바가이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주목할 대목은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지난 3월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번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낼지다. 그 이후 모즈타바는 육성이나 영상을 통해 전혀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있고 틈틈이 메시지를 발신했을 뿐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28일 X를 통해 "강제 전쟁으로 이란 국민에게 가해진 신체적·정신적 피해, 미나브와 라메르드에서의 아동 살해 및 전쟁 범죄부터 의료 시설 공격에 이르기까지 모든 행위는 국내외 법원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할 법적 문제"라면서 "확실한 점은 이런 범죄자들을 반드시 체포해 그들의 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부 외신에서는 하메네이 장례식 기간 중 최고지도자 모즈타바를 포함한 이란 지도부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이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