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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자유'에 기생하는 거짓·혐오 걸러내야

시사한매니져 2026. 7. 7. 11:16

 

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표현의 자유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라도 사회를 파괴하는 거짓과 범죄, 폭력 선동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권력을 비판하고 다양한 의견을 표출하며,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말할 자유가 없다면 민주주의는 허울 좋은 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온라인 공간에서 펼쳐지는 현실은 우리가 알던 '표현의 자유'가 허용하는 차원을 넘어선 지 오래이며, 그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

 

이제 거짓 정보는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 특정한 목적을 위해 정교하게 제작되고 있다. 조회수를 노려 사실을 왜곡하고,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며 혐오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하나의 수익 모델로 자리 잡았다. 알고리즘은 자극적인 콘텐츠를 빠르게 확산시키고, 운영자들은 그 대가로 광고와 후원 수익을 챙긴다.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는 온라인을 통로 삼아 급속히 퍼져나가며, 특정 지역·세대·성별이나 사회적 약자를 향한 혐오 표현은 일상의 언어처럼 소비된다. 일부 극단주의 커뮤니티에서는 역사 왜곡과 갈등을 조장하는 게시물이 레거시 미디어에 버금갈 정도로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개인의 일탈을 넘어 플랫폼 생태계와 맞물려 파생된 구조적인 사회 문제다.

 

이른바 ‘사이버렉카 근절법’으로 불리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7일 시행된다. 과거의 정보통신망법이 게시물을 사후에 삭제하는 수준의 대응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플랫폼 사업자에게도 예방과 관리 책임을 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어났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등장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지는 않을지, 허위 정보와 혐오 표현의 기준이 모호하지는 않은지에 대한 문제 제기는 충분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 권한이 커질수록 남용의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의 판단 기준과 플랫폼의 과도한 검열 가능성에 대한 감시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렇다고 이러한 우려가 법 자체를 부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새로운 사회적 문제에는 새로운 법 제도가 필요하다.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 디지털 성범죄 대응 제도 등도 시행 초기에는 적지 않은 논란을 겪었으나, 이후 개정과 판례를 통해 점진적으로 보완되어 왔다. 법은 완성된 상태로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집행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축적하며 다듬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개정 정보통신망법 역시 같은 시각으로 접근해야 한다. 온라인 공간에서 허위 정보와 혐오, 불법 정보가 초래하는 사회적 피해를 외면할 수 없는 현 시점에 일정 수준의 공적 규율은 시대적 요구다. 동시에 적용 범위와 판단 기준은 향후 충분한 사회적 논의와 사법적 검증을 거쳐 지속적으로 조정해 나가야 한다.

 

중요한 것은 법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법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진정한 자유는 책임이 따를 때 더욱 오래 지속된다. 이번 정보통신망법 개정이 자칫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역설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온전히 지키기 위해서라도 사회를 파괴하는 거짓과 범죄, 폭력 선동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는 반드시 필요하다.

                                                                             < 홍순구 시민기자 > 

 

"배재고 학생들과 함께" 응원 화환 보낸 이진숙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정치적 불쏘시개로 삼아 극우들이 준동할 빌미를 주는 그릇된 메시지를 더 이상 보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의 구호를 둘러싼 징계 논란은 본래 청소년들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한 교육적 조치라는 범주 안에서 다뤄질 수 있는 사안이었다. 그러나 정치권의 개입이 이어지며 이 사건은 점차 다른 층위로 확전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지 판단하던 영역이, 이제는 그것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를 둘러싼 충돌의 장으로 변질된 것이다.

 

이 과정에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은 서울시교육청 자료를 통해 징계 절차와 학교의 대응 과정을 공개하며 사안을 외부로 드러냈다. 이는 특정 정치적 평가라기보다 교육 행정에 대한 점검과 정보 공개의 성격이 강했으나, 결과적으로 사건이 사회적 논쟁으로 확장되는 계기가 되었다.

 

반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이번 징계를 ‘과도한 처분’이라며 문제의 방향을 돌렸다. 정점식 원내대표와 나경원 의원은 해당 구호가 부적절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6개월 출전 정지라는 조치가 학생 선수들의 진로를 고려할 때 지나치게 무겁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이 사건을 5·18이라는 역사적 의미나 정치적 프레임으로 연결하는 구조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즉, 학생들의 일상적·우발적인 구호를 역사적 맥락과 직접 연결하는 것은 무리한 해석이며, 교육적 문제를 민주당이 정치화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러한 주장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으로 비친다. 일례로 지난 5월 스타벅스에서 불거진 이른바 ‘탱크데이’ 논란을 보면, 특정 브랜드 이미지와 군사적 상징, 그리고 시기적 맥락이 결합했을 때 그것을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기 어렵다. 상징과 맥락이 반복적으로 결합할 경우 일정한 의미 구조가 형성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특정 표현이 등장한 배경을 분리해서 읽을 수 없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는다.

 

가장 실소를 자아내는 것은 이번에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이진숙 의원의 궤변이다. 이 의원은 ‘배재고 학생들과 함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화환을 보냈음을 밝히며, 화환 리본에 ‘스타벅스가 5·18과 무슨 관계가 있나’라는 글귀를 넣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방송통신위원장 시절 겪었던 해직 사태를 언급하며, 공포를 느꼈을 학생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화환을 보냈고, 이들이야말로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낼 주역이라 치켜세웠다. 형식적으로는 학생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는 교육 사안을 역사·정치 프레임으로 끌어올리는 것도 모자라 본인의 서사까지 덧씌운 파렴치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이 의원의 국회 입성 시 우려했던 일들이 이번 배재고 사태를 시작으로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강경숙 의원이 교육적 지도와 징계의 비례성 문제를 지적하는 사이, 이진숙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은 상징과 맥락의 결합을 통해 사건을 정치적 프레임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 체계의 충돌 속에 사건의 중심에 있어야 할 학생들의 문제는 점점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 교육적 지도와 학생 인권 보호를 목적으로 시작된 논의가 결국 정치적 진영 갈등으로 퇴색되어 버린 것이다.

 

현재 배재고 사태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명확하다. ‘교육 현장에서조차 혐오가 응원이라는 이름으로 소비된다면, 과연 우리 사회는 다음 세대에게 어떤 미래를 물려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대책이다. 국민의힘은 이번 사태를 정치적 불쏘시개로 삼아 극우들이 준동할 빌미를 주는 그릇된 메시지를 더 이상 보내지 말아야 할 것이다.         < 홍순구 시민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