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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체포 방해’ 기소에 소환되는 '빠루 재판'
시사한매니져
2026. 8. 16. 10:03
'체포 방해' 줄줄이 실형 선고…나경원 등도 기소, 실형 받나
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국민의힘 나경원, 김기현, 윤상현, 권영진 의원이 재판에 넘겨졌다. 2차 종합특검은 이들이 단순히 체포에 반대하는 정치적 의사를 표시한 것이 아니라, 관저 앞에서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인간벽'을 만들어 공수처와 경찰의 진입을 실제로 저지했다고 판단했다. 특검은 당시 현장에 있던 공무원들의 진술과 채증 영상, 녹취 등을 종합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제 주목할 핵심은 사법부가 얼마나 신속한 재판으로 정의를 실현할 의지가 있는지다. 이번 사건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인 만큼 특검법의 이른바 '633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한가지 씁쓸한 기억이 뇌리에 스친다. 바로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당시, 정치인들의 특수공무집행방해 1심 선고에 무려 6년 7개월이나 걸렸던 뼈아픈 전례 말이다.
법적 절차에서 피고인의 방어권과 충분한 심리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가치이지만, 그것이 지나친 재판 지연을 정당화하는 방패가 될 수는 없다.
특히 국가기관의 집행 현장을 조직적으로 저지했다는 이번 사건은 헌정 질서의 근간과 직결되어 있다. 법 위반 여부를 가리는 판단이 수년씩 지체될 경우, 판결이 내려질 무렵에는 당사자들이 이미 정치적 지위를 유지하거나 새로운 선거를 치르는 등 법의 심판이 정치적 책임보다 한참 뒤처지게 된다. 이는 결국 법치주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흔들고, 사법 정의의 실효성을 반감시키는 주원인이 된다.
사법부에게 바라는 국민의 요구는 명확하다. 무죄추정의 원칙과 철저한 방어권을 보장하되, 불필요하게 시간을 끌지 않고 신속하고 엄정하게 심리하는 것. 이번 재판마저 과거의 틀을 답습한다면, 사법부의 기소 의미와 심판 의지를 향한 국민의 불신은 더욱 팽배해질 것이다.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법의 무게와 신속성이 조화를 이룰 때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음을 부디 상기하여, 사법부의 빠르고 올바른 응답을 기대해 본다. < 홍순구 시민기자 >
한남동 관저 앞에서 영장집행 저지 '육탄방어'
내란특검은 각하했으나 2차 종합특검 재수사
국힘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재판 넘겨
"채증 영상 통해 폭언, 인간 벽 등 혐의 확인"
'체포 방해' 정점 윤석열은 이미 징역 7년 확정
경호처장 박종준, 차장 김성훈 1심 징역 4·5년
김기현 "좀비 특검의 난동, 권창영 감옥 갈 것"
나경원 "특검의 추악한 만행, 법왜곡죄로 처벌"

12·3 비상계엄 사태를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을 '육탄 방어'식으로 가로막았던 국민의힘 의원들이 마침내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내란성 불면증'에 시달리던 대다수 국민의 시선이 집중된 상황에서도 이들 의원이 버젓이 체포 방해 행위를 한 지 1년 7개월 만이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해당 의원들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사실관계를 살핀 뒤 폭언이나 폭력 행사 등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고 보고 각하 처분으로 사건을 종결한 바 있다. 그러나 권창영 2차 종합 특별검사팀은 "채증 영상 등을 확보해 분석한 결과 내란 특검팀의 수사에서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사실관계에 대해 수사할 필요성이 확인됐다"며 재수사를 결정하고 결국 기소함으로써 종합특검팀이 이룬 또 하나의 성과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종합특검팀은 14일 국민의힘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의원을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의원은 지난 2025년 1월 15일 새벽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공수처와 경찰로 구성된 공조수사본부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에 돌입했을 때 다른 국민의힘 의원 30여 명과 보좌진 및 당직자, 그리고 일반 지지자들과 함께 스크럼을 짜고 인간 띠를 만들어 맞선 혐의를 받는다. ☞ 관련 기사 <공조본, 윤석열 관저 진입 시도…국힘 의원들과 몸싸움>
공조본의 검사와 수사관들이 이들을 뚫고 관저 입구 쪽으로 다가가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영장 집행을 방해하면 공무집행방해 현행범으로 체포될 수 있다"는 경고 방송을 여러 차례 되풀이했다. 공조본 관계자들이 돌파에 성공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관저 앞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불법 영장 집행을 중단하라"며 "공수처, 국수본이 권력욕에 눈이 멀어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눈치를 살필 것이 아니라 법과 원칙에 입각해 공권력을 적법하게 적용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당일 관저 인근 곳곳에서는 극우 단체 회원과 유튜버를 비롯한 윤석열 지지자 약 6500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밤새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경찰은 기동대를 동원해 관저 정문 앞에 앉거나 누워 농성을 벌이던 이들을 강제 해산하고 진입로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지지자들 사이에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고 고성과 욕설이 난무했다. 법원이 발부한 영장의 정당한 집행을 저지하려는 일부 과격 시위대의 난동을 만류해야 할 당시 여당 의원들이 오히려 한술 더 떠 국회의원 신분을 이용해 윤석열의 인간 방패 노릇을 한 것이다.
종합특검팀은 이번 재수사를 통해 공수처 검사 등 체포영장 집행에 참여한 여러 공무원의 진술, 94GB(기가바이트) 상당의 채증 영상에서 확인된 폭언 등 녹취록, 동종 사안에 관한 법리 및 유죄 판결문 분석 등 객관적인 증거를 종합해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의원의 혐의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들이 단순히 체포에 반대하는 의사를 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에 있던 다수의 사람과 함께 인간 벽을 형성해 관저 내 진입을 저지하는 등 영장 집행을 현실적으로 방해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체포 방해'의 정점인 윤석열은 이미 대법원 3부(재판장 이흥구, 주심 이숙연 대법관)에 의해 지난달 9일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징역 7년의 확정판결을 받은 상태다. 여기에는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외관을 갖추기 위해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함으로써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관한 양형도 포함돼 있다.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백대현 부장판사)는 올해 1월 징역 5년을 선고했지만 2심을 맡은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지난 4월 징역 7년을 선고했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대통령 경호처의 체포 방해를 지휘한 박종준 전 경호처장과 김성훈 전 차장의 경우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지난달 9일 역시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처장에게 징역 4년, 김 전 차장에겐 징역 5년, 그리고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에겐 징역 2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때 관저 진입을 방해한 이들의 혐의를 모두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아울러 김 전 차장이 윤석열 지시로 군사령관 3명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하는 데 관여한 혐의(대통령경호법 위반)도 유죄로 인정했다.

이처럼 윤석열 체포 방해 사건에 대한 법원의 엄중한 유죄 판단이 계속되는 가운데 종합특검이 의원들까지 기소하자 국민의힘과 해당 의원들은 강력 반발했다. 당 법률자문위원장인 김태규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기소는 법리가 아닌 정치적 계산 위에 서 있다"며 "그날 김기현 의원은 동료 의원들에게 '몸싸움이 생기면 공무집행방해가 되니 뒷짐을 지라' '욕도 하면 안 된다'고 거듭 당부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더구나 그날 집행된 영장은 관할 없는 법원에서 발부된 것이었고, 관할부터 잘못된 영장이었다"며 또 다시 영장 발부 및 집행의 적법성을 문제 삼았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억지 혐의를 조작해 없는 죄도 만들어내려는 사이비 법 기술자 '좀비 특검'의 정치 난동에 불과하다. 국민이 아닌 권력을 위해 법을 사유화하고 왜곡한 권창영과 그 하수인들이 감옥에 갈 날이 곧 올 것"이라고 날을 세웠고, 나경원 의원도 "야당 의원들의 입을 틀어막기 위해 사법권을 남용하고 법리를 멋대로 짜깁기한 정치 특검, 법왜곡죄로 처벌받을 것이다. 특검의 추악한 만행을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 건은 야당 탄압의 흉기를 자처했던 조은석 특검조차 기소를 포기한 건이다. 2차 종합특검이 장장 180일 수사에 빈손 특검이라는 비난이 두려워 '일단 기소하고 보자' 식으로 무책임하게 기소를 진행했다"면서 "결국 기소권을 동원해 야당 의원들에게 정치적 망신을 주기 위한 억지 기소이며, 수사 기간을 기본 90일에 90일 더 연장시켜 준 정부‧여당에 보여주기 위한 아부성 기소"라고 특검 측을 맹비난했다. < 김호경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