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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우인성 판사 … 특검 한학자 13년 구형에 달랑 2년 선고

시사한매니져 2026. 9. 1. 12:07

 

통일교 총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 1심 논란

 

김건희와 권성동에 금품 제공, 교회 돈 횡령
국힘 쪼개기 후원 등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도
"윤 전 본부장의 범행을 따른 것" 관대한 양형

 

같은 피고인들 정당법 위반·이만희 1심 진행
주가조작 수사 무마 검사들 재판도 맡아 걱정
BBC 신도들 불편해하는 Moonies 실형 보도

 

해산명령 떨어진 일본은 NHK와 아사히 속보
검경합수본 천정궁 압색 현금 260억원 나와
별도 기소, 재판 결과에 따라 추가 처벌 가능

 

윤석열 정부와의 '정교유착' 혐의로 기소된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 법원은 이날 한 총재의 선고공판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2026.8.31 [공동취재] 연합

 

윤석열 정부와 정교유착을 꾀해 금품을 건네는 등 헌법 정신을 정면으로 짓밟은 한학자(83) 통일교 총재에게 고작 징역 2년이 선고됐다. 1심에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1년, 청탁금지법 위반 및 업무상 횡령 혐의에 징역 1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가 또다시 한없이 너그러운 양형을 선물했다. 우인성 재판부는 이날 1심 선고를 받은 피고인들이 거의 그대로 기소된 정당법 위반 혐의 1심도 심리 중이고,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정당법 위반 혐의 사건 재판도 맡아 너그러운 판결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날 재판부의 선고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구형한 것에 한없이 모자란다. 특검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5년, 나머지 범행에 징역 8년을 각 구형했다. 한 총재에겐 실형이 선고됐으나 건강 악화에 따른 구속집행정지의 효력이 2일까지 이어져 이날 곧바로 구속되진 않았다. 조만간 다시 수감될 것으로 보이는데 한 총재 측은 연장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함께 기소된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에겐 징역 6개월이 선고됐다. 전 총재 비서실장 정모씨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청탁금지법 위반 등 나머지 혐의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윤 전 본부장의 배우자인 통일교 전 재정국장 이모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한 총재 등의 핵심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우선 한 총재와 정씨가 윤 전 본부장과 공모해 2022년 1월 당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윤석열 정부의 통일교 지원을 요청하며 정치자금 1억원을 전달한 혐의를 인정했다. 같은 해 7월쯤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통해 김씨에게 고가 목걸이와 샤넬백을 건네며 교단 현안을 청탁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도 유죄로 판단했다.

 

이때 김씨에게 전달한 목걸이와 샤넬백, 또 그해 4월 김씨에게 선물한 또다른 샤넬백의 구매대금을 교단 자금으로 보전받은 업무상 횡령 혐의도 입증됐다고 봤다. 같은 해 3월 한 총재, 윤 전 본부장, 정씨가 통일교 단체 자금 1억여원을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에게 쪼개기 후원했다는 공소사실 역시 유죄로 인정했다.

 

상당히 다양한 혐의에 대한 유죄가 인정됐지만 양형은 한없이 가벼웠다.

다만 쪼개기 후원을 위해 교단 자금 2억 1000만원을 선교지원비로 허위 회계 처리해 교회 5개 지구에 송금한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선 "불법으로 이득을 취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무죄로 판단했다.

 

이밖에 한 총재와 정씨가 2022년 10월쯤 한 총재 등의 카지노 원정도박과 관련한 수사 정보를 얻고 윤 전 본부장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 교단 자금으로 2022년 5∼7월 네팔과 세네갈 정치인에게 선거자금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7억 8700만원을 횡령한 혐의 등 나머지 혐의는 공소를 기각했다. 김건희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밝히며 "이 사건은 피고인들이 통일교의 자금력을 앞세워 대선을 교세 확장 기회로 보고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목적으로 저지른 범행"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통일교 측 청탁의 성립 여부와 무관하게 국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기대가 침해됐다"고 지적했다.

 

한 총재에 대해선 "통일교 정점에 있는 사람으로 그 지위와 역할, 윤영호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 등을 고려할 때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면서 "다만 윤영호가 주도적으로 계획한 범행을 개략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개인적 이익이 아닌 교세 확장을 위해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판결문 전체를 읽어봐야 하겠지만, '개인적 이익이 아닌 교세 확장'이라고 재판부가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컬트'라고 불릴 정도로 이단적인 성격이 강한 종교집단의 교주, 더욱이 참어머니 '홀리 마더'로 불릴 정도로 교주 개인에게 모든 것이 집중된 그에게 개인적 이익과 교세 확장을 떼놓고 볼 수 있다는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윤 전 본부장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범행을 주도·계획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면서도 "통일교의 유·무형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아는 범위에서 사실에 부합하게 증언했고 수사에 성실하게 협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김 건희씨와 권 의원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별도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형을 확정받은 상태다. 한 총재와 함께 기소된 이 사건에선 국민의힘 쪼개기 후원과 관련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일부 횡령 혐의만 다뤄졌다.

 

통일교는 입장문을 내고 "국민들께 큰 심려와 실망을 안겨드린 데 깊이 사과드린다"면서도 "한학자 총재가 해당 행위를 지시하거나, 불법적 목적을 인식하고 승인했다는 판단은 결코 수긍하기 어렵다"며 항소할 것임을 예고했다.

 

 

지난해 5월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법원 출석하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모습 연합 자료사진

 

한편 우 부장판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수사 무마 의혹 사건의 1심 재판부를 맡았다. 김씨의 주가조작 혐의를 무죄라고 판결한 판사가 같은 혐의를 깔아 뭉갠 검사들의 유무죄 판단까지 맡게 된 것이다. 같은 사안으로 주요 피의자에게 무죄를 선고한 법관이 항소심에서 그 판결이 뒤집혀 논란이 되는 와중에 해당 피의자의 혐의를 불기소 처분한 검사들의 유무죄를 가리는 것이 온당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특검 측이 재판부 재배당을 요구하거나 기피 신청을 할 여지가 충분해 보인다.

 

종합특검이 도이치모터스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긴 검사들은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최재훈 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장, 김민구 전 대전지검 공주지청장, 서민석 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 최모 부산지검 검사 등 모두 다섯 사람이다.

 

영국 BBC와 NHK를 비롯한 일본 언론들은 비상한 관심을 갖고 1심 결과를 중점 보도했다. BBC는 많은 논란을 일으킨 통일교 지도자 '무니스'(Moonies)가 대통령 영부인에게 뇌물과 정치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방송은 앞서 통일교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김건희씨가 징역 1년 8개월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전했다.

 

방송은 '무니스'가 교회 신도들이 아주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표현이라고 적시하면서도 통일교가 한 총재의 지휘를 받고 서울, 도쿄, 심지어 워싱턴의 정치인들과도 광범위한 연계를 자랑해왔다고 소개했다. 여러 정치인들이 2021년 행사에서 교회의 새로운 싱크탱크를 축하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냈는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고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 그리고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이 포함됐다. 통일교는 싱가포르를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 금지돼 있다는 사실도 알렸다.

 

NHK방송과 아사히신문 등과 야후 재팬 등 포털의 뉴스 페이지에도 한 총재 1심 결과가 주요 기사로 올랐다. 해당 기사에는 약 3시간 만에 1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일본 매체들은 이날 재판에 앞서 ‘예고 기사’를 통해 관련 일정을 미리 알리는가 하면, 직접 법원을 찾아 재판정에 선 한 총재의 모습을 사진과 영상에 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 민영 방송사인 테레비아사히는 선고를 앞두고 “이번 판결에서는 한 피고 본인의 형사 책임에 더해 교단과 한국 정치의 관계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초점”이라면서 “교단이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전날 경기 가평군의 ‘통일교 성지’로 알려진 청심평화월드센터를 찾은 르포 기사를 내보냈다. 신문은 “총재가 부재한 상황에서도 한국에는 신자가 집결했다”며 세계 각지에서 모인 신자 중에서도 일본인이 특히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한 총재의 뒤를 이을 후계 구도를 상세히 소개하기도 했다.

 

일본에서는 2022년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암살한 야마가미 데쓰야가 “어머니가 통일교에 거액을 헌금해 가정이 망가졌다”고 주장하면서 통일교 헌금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아베 전 총리가 통일교 고위 관계자를 여러 차례 만났으며, 통일교가 일본의 정·관계에 인맥을 만들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6월에는 일본의 대법원인 최고재판소가 통일교에 대한 해산 명령을 최종 확정했다.

 

통일교 수사와 재판에 대한 해외의 관심이 뜨거운 것은 통일교가 워낙 국내보다 일본이나 미국, 유럽, 아시아 등에서 교세가 만만찮았고, 한 총재 수사 과정에 뜨거운 구명 로비가 펼쳐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특검 수사가 한창일 때 트럼프 대통령 측근인 뉴트 깅그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 마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 등이 한 총재를 비호하는 글을 잇달아 올렸고, 통일교가 소유한 언론사 워싱턴 타임스는 비판 사설을 싣기도 했다. 정교유착 수사를 회피하고자 비슷한 정교유착 시도로 미국 정계를 끌어들여 한미외교를 위태롭게 했다는 비판을 자초했다.

 

더욱이 이재명 정부 첫 민정수석, 이재명 대통령과 가까운 연수원 동기, 문재인 정부 마지막 검찰총장 등 초호화 전관 변호사를 통해 정치권 등에 줄을 대 수사에 대응하려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죄질이 매우 좋지 않은 한 총재 등에 대해서 우인성 판사는 조금 더 엄정한 잣대를 들이댔어야 마땅했다.  

 

검경합수본 제공 

 

그런데 한 총재에게는 이날 새로운 기소가 이뤄졌다. 정교유착 검경 합동수사본부가 105억원에 이르는 교단 자금을 8년에 걸쳐 횡령한 혐의로 따로 기소해 새로운 횡령 재판 결과에 따라 형량이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당시 한 총재의 침실에서 막대한 원화와 엔화 달러 등 현금다발이 쏟아졌다. 검경합수본은 신도들이 낸 헌금 중 105억원 가량을 회계처리 없이 한 총재 침실 금고 등에 숨겼다고 결론내고 사진까지 공개했다. 침실에서 나온 260억원을 추징보전하기 위해 압수했다.

 

막대한 헌금으로 수많은 신도들을 파탄에 이르게 한 사실이 문제가 돼 해산 명령이 내려져 청산 절차를 밟고 있는데 일본 내 막대한 재산을 국내로 들여온다는 의심을 받았다. 현금 뭉치가 그 중 일부가 아닌가 의심도 든다.                           < 임병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