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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EU 합류 가능할까…규정 없고 유럽내 '무모하다' 회의론

시사한매니져 2026. 9. 20. 09:11
 
 

EU 조약에 '준회원국' 신설해야…기존 회원 만장일치 필수

외교가 '공허한 구호' 관측…캐나다, 환영 속 '준회원국' 표현엔 신중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수장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로이터=연합]

 

유럽연합(EU) 수장이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자는 제안을 내놓았으나 실현 가능성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EU에는 준회원국 제도가 존재하지 않는 데다, 법적 틀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회원국 전체의 동의가 필요한 일이라 절차에만 수년이 걸릴 거란 전망이 나온다.

 

EU 조약에는 정회원 자격만 규정돼 있다. 조약 49조는 EU의 가치를 존중하고 이를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유럽 국가'는 연합의 회원국이 되기 위해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캐나다는 유럽 국가가 아닌 만큼 일단 회원 자격엔 부합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려면 EU 조약에 새로운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

조약 개정 절차는 복잡하다.

 

우선 개정안이 제출되면 EU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유럽이사회(EU 정상회의)가 안건 논의 여부를 결정한다. 유럽이사회가 단순 과반수로 찬성하면 협의회가 소집되고, 이 단계에서 권고안을 채택한다. 이후 회원국 정부 대표들이 참여하는 정부 간 회의(IGC)에서 회원국 만장일치로 개정안 확정본을 작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개정안 확정본은 모든 EU 회원국에서 각국의 헌법 절차에 따라 비준받아야 효력이 발생한다.

 

조약에 준회원국 지위를 신설한 뒤엔 캐나다를 받아들일지 논의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통상 EU가 회원국 자격을 심사할 때는 코펜하겐 기준(민주주의, 법치주의, 시장경제 구축 등) 충족 여부, EU 기준에 맞춘 각종 법·규정 적용 등을 고려하나 준회원국에도 같은 잣대를 들이댈지는 알 수 없다.

 

각국의 비준 절차까지 고려하면 캐나다가 EU의 준회원국이 되기까진 짧게는 최소 3∼6년, 길게는 10년도 걸릴 수 있다.

 

그러나 EU 내에선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안에 상당한 회의론이 있다.

한 EU 외교관은 1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이 제안을 내놓은 것이 다소 무모해 보였다"고 평가했고, 다른 외교관 역시 "공허한 구호"라고 일축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EU는 미국에 이어 캐나다의 두 번째로 큰 무역 상대국이며, 양측은 모두 인공지능(AI), 에너지 안보, 핵심 광물 등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고 북극에서 협력하기를 원한다.

그러나 이런 협력 강화 의지에도 불구하고 2016년 체결된 EU-캐나다 간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조차 프랑스, 이탈리아, 폴란드 등 10개국에서 아직 비준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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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2월 트뤼도 당시 캐나다 총리의 유럽의회 연설 당시 등장한 CETA 반대 팻말 [EPA=연합]

 

가디언은 양측이 앞에선 무역 확대를 외치지만 그와 모순되는 듯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지난해 캐나다는 공공 계약에서 캐나다 공급업체가 우선권을 갖도록 보장하기 위해 '캐나다산 구매' 정책을 도입했다. EU 역시 '유럽산 구매' 우선 법안을 논의하고 있다.

 

준회원국 지위는 EU가 엄격히 보호하는 단일 시장으로의 통합에 대한 의문도 제기한다.

만약 캐나다가 단일 시장에 가입하게 된다면 유럽경제지역(EEA) 회원국인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리히텐슈타인이나 별도 협정을 맺고 있는 스위스처럼, 정책 결정권은 없으면서도 EU의 규정과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영국 BBC는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안이 EU 가입을 희망하는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에서도 문제 될 수 있다고 짚었다.

 

현재 유럽의 알바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북마케도니아, 세르비아는 EU 회원 '후보국' 지위를 얻어 가입 절차를 진행중이다. 동유럽에서는 조지아와 몰도바도 가입을 추진중이며 우크라이나 역시 계속해서 EU 문을 두드리고 있다.

 

캐나다와의 새로운 관계가 이들 국가의 정식 가입 추진에 방해가 되진 않겠으나 오타와가 특혜를 받고 있다는 인상이 형성될 경우 긴장이 고조될 수 있다고 BBC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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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서 연설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EPA=연합]

 

이런 여러 이유로 일부 EU 국가는 캐나다에 준회원국 지위를 부여하는 것보다 기존의 국방 및 무역 협정을 발전시키는 걸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슈테판 코르넬리우스 독일 정부 대변인은 16일 베를린이 캐나다와 "새로운 파트너십 모델에 관해 논의"하는 데는 열려 있지만, '준회원국'이라는 용어는 "재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캐나다는 유럽 내의 다양한 반응을 고려해 용어 선택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17일 유럽의회가 있는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캐나다와 유럽은 각자 강하다. 함께할 때 더 강하다"며 관계 밀착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EU와의 관계를 준회원국 대신 '미래를 위한 동맹'이라고 칭했다.

 

그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두 가지 용어를 모두 사용했다. 어떻게 부를지는 유럽의 문제"라며 내달 말 EU와 정상회담에서 양측 관계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송진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