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REA

'한국형 FBI' vs '제2 공수처'…기대 · 우려 엇갈리는 중수청

시사한매니져 2026. 9. 27. 11:31

 

특례임용 신청자 정원의 68% 수준…초대 청장 인선도 여권 반발 속 지연

공소청 조직 축소 · 개편 이끌 구심점 약화…시범운영부터 사건 처리 지연

 
 
구매하기
출범 앞둔 중대범죄수사청= 22일 중대범죄수사청이 입주할 예정인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 입구에 중수청 간판이 설치돼 있다. 2026.9.22 yatoya@yna.co.kr

 

검찰의 직접 수사 기능을 넘겨받아 '한국형 연방수사국'(FBI)을 지향하는 중대범죄수사청의 출범이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개청준비단을 중심으로 채용과 청사 구축 등 출범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인력 확보의 불확실성과 초대 청장 인선 논란이 겹치면서 초기 안착에 어려움을 겪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수청과 함께 출범하는 공소청 역시 조직·인력 개편 논란과 수장 부재로 출범 준비가 순탄치 않다.

시범운영에서부터 사건 처리 지연이 나타나면서 새 제도 시행에 따른 혼선도 우려된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수청은 다음 달 2일 출범을 앞두고 수사 인력 확보를 위한 특례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최근 실시한 1차 특례임용에서는 검사 80명과 검찰 일반직 공무원 132명 등 총 212명이 5급 이상 임용 예정자로 선정됐다. 청장을 제외한 5급 이상 정원 636명의 33.3%다.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문지석 수원고검 검사, 강력·마약 수사를 담당해온 신준호 마약범죄 정부합동수사본부 1부본부장 등이 명단에 포함됐다.

검사와 수사관들의 합류로 기존 검찰의 수사 역량을 이어갈 기반은 마련됐지만, 필요한 인력을 채우는 작업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

 

1차 특례임용에는 당초 2천376명이 신청했으나 615명이 지원을 철회했다.

지난 15∼20일 진행한 2차 신청에는 201명이 추가로 지원했다.

 

두 차례 신청자를 합쳐도 1천962명으로 전체 정원 2천874명의 68.3%에 그치면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채 문을 열 가능성이 커졌다.

 

실제 선발 과정에서 탈락하거나 임용을 포기하는 인원까지 고려하면 인력 공백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된 새 체계에 맞춰 업무수행·처리 방식을 처음부터 정립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사건 접수부터 수사, 공소청과의 협의, 사건 송치에 이르기까지 업무 전반의 기준과 절차를 마련하고 실제 사건 처리 과정에서 이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

 

인력 충원과 조직 정비에 더해 새로운 업무 체계를 정착시키는 작업까지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셈이다.

이 과정이 순조롭지 않으면 공수처처럼 출범 초기의 어려움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공수처는 검찰을 견제할 독립 수사기관으로 출범했지만, 인력난과 업무 경험 부족 등으로 초기 안착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후에도 수사 역량과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을 벗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초기에 수사 성과를 내지 못해 조직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면 추가 인력 확보도 어려워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매하기
취재진 질문 받는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가 17일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취재진 질문을 받고 있다. 2026.9.17 cityboy@yna.co.kr

 

조직을 이끌 초대 청장 인선이 정치권 논쟁으로 번지면서 지연되는 것도 변수다.

 

여권 검찰개혁파들은 김지용 후보자의 과거 검찰개혁 반대 이력과 주요 사건 처리 과정 등을 문제 삼으며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기소 독점을 해소하기 위해 만든 기관을 기존 검찰 조직의 논리를 대변해온 인사에게 맡기는 것은 개혁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과거 '채널A 사건' 수사 당시 한동훈 무소속 의원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무산시켰다는 의혹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씨의 모해위증 혐의 사건을 불기소로 마무리하는 데 관여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 후보자 측은 채널A 사건의 경우 당시 서울중앙지검이 독립적으로 수사했고, 포렌식 역시 중앙지검 수사팀과 대검 과학수사부 소관이어서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최씨 사건에 대해서는 재기수사 명령을 내린 뒤 수사팀의 첫 불기소 의견도 받아들이지 않고 추가 수사를 요구했으나, 이후 공소시효가 임박해 더는 수사를 진행하기 어려운 사정 등을 고려해 불기소 의견을 수용했다고 설명했다.

 

과거 수사권 조정 당시 제시한 의견도 제도 전환에 따른 수사 공백과 절차상 문제를 우려한 취지였다고 강조했다.

 

인선 논란에는 검찰의 인력과 경험을 얼마나 이어받을 것인지를 둘러싼 시각차도 깔려 있다.

 

검찰 출신 중심의 조직이 기존 수사 관행과 문화를 답습할 수 있다는 비판과, 검찰의 수사·조직 운영 경험을 활용해야 초기 혼선을 줄일 수 있다는 현실론이 맞서는 것이다.

 

인선 논쟁이 길어지면서 초대 청장이 인력 배치와 수사체계를 직접 점검할 시간도 줄어들고 있다.

청장의 조직 운영 방향과 인사 방침이 정해지지 않으면 조직 내 적재적소에 인력을 배치하고 검찰에서 추가 인력을 확보하는 작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구매하기
대검 상황은?  [연합 자료사진]

 

중수청과 함께 출범하는 공소청도 조직·인력 개편을 둘러싼 정치권 논쟁과 지휘부 공백 속에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2일 '사법통제부'를 '불송치심사부'로, '중대범죄전담부'를 '중대범죄기소부'로 바꾸고 간부 보직과 부서를 추가로 줄이는 직제 수정안을 의결했다.

 

수사권을 내려놓는 검찰이 조직과 영향력은 유지하려 한다는 여당 내 비판을 반영한 조치다.

검사 정원도 출범 후 조직진단을 거쳐 감축하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규모와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이처럼 조직·인력 개편의 후속 논의가 남아 있지만, 법무부 장관은 공석이고 초대 공소청장도 정해지지 않아 개편을 이끌 구심점이 약한 상황이다.

최근 이정현 대검찰청 차장검사가 임명돼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았으나, 정식 수장이 아닌 대행 체제로 중장기 개편 방향을 조율하고 조직을 안정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남아 있는 사건을 마무리하거나 다른 수사기관으로 넘기는 작업도 과제다.

검찰은 공소청 출범 전까지 처리할 수 있는 사건은 신속히 마무리하고, 불가피한 경우 최대 90일의 유예기간 안에 계속 수사하거나 소관 수사기관으로 넘길 예정이다.

 

검찰이 직접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한 기소중지 사건 2천여건도 경찰과 특별사법경찰관으로 넘겨 영장을 다시 발부받도록 하는 등 수배 공백을 줄이기 위한 정비가 진행 중이다.

구매하기
경찰의 미래는  [연합 자료사진]

 

조직 정비와 별개로 다른 수사기관에 대한 견제와 신속한 사건 처리가 제대로 이뤄질지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경찰과 중수청의 권한은 상대적으로 커지지만, 공소청 검사는 송치 사건에서 체포·구속이나 압수수색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더라도 사법경찰관의 신청 없이 영장을 청구할 수 없다.

증거가 부족하거나 부실 수사가 의심돼도 직접 수사할 수 없어 보완수사·재수사 요구에 의존해야 한다.

 

요구 불이행에 대한 직무배제·징계 요구 등의 장치는 마련됐지만, 기관 간 이견으로 보완 요구와 협의가 반복되면 증거 확보와 사건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는 문제는 남아 있다.

실제 검찰이 서울북부지검 등 4개 검찰청에서 공소청 운영 모델을 시범 실시한 결과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사건 중 1개월 내 처리된 사례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완수사 요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사건관계인 면담과 사실관계 확인도 업무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검찰 내부에서는 새 체계에서 사건 처리 지연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검은 시범운영 결과를 분석해 필요한 법령 개정 등 후속 대책을 검토할 방침이지만, 출범을 앞두고 당장 지연을 해소할 뚜렷한 방안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 박재현 기자 >

 

 수사는 중수청, 기소는 공소청…검찰청 78년만에 폐지

'무소불위' 거대권력 비판 받던 검찰…수사-기소 분리로 개혁 종지부

보완수사권도 박탈 · 경찰 사법통제 숙제…사건 암장·처리 지연 우려

 
매하기
검찰청 폐지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수사도, 기소도 모두 할 수 있던 기존 검찰청의 권한을 분리해 중대범죄 수사권은 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이, 기소권은 공소청이 나눠 갖는 형사사법체계의 변혁이 불과 5일(D-5) 앞으로 다가왔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내달 2일 시행되는 개정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형사소송법, 정부조직법은 검찰청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948년 문을 연 검찰청은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래 범죄 수사와 경찰 수사 지휘, 영장 청구, 기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해왔으나 출범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다.

 

새로 문을 여는 공소청은 영장 청구, 기소와 공소 유지, 보완수사 요구만 맡고,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 범죄와 법왜곡죄 등 중대범죄 수사만 담당하게 된다.

 

신설되는 두 기관 모두 기존 검찰청의 업무는 물론 인력도 일부 넘겨받아 모두 후신(後身)으로 볼 수 있으나 인력이나 업무 규모, 성격이 더 많이 겹치는 기관은 공소청이다.

 

헌법이 정한 영장 청구, 공소의 제기(기소)와 유지 등 검사의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은 공소청이며 헌법에 명시된 직책인 '검찰총장'이 수장을 맡는 기관 역시 공소청이기 때문이다.

공소청법은 공소청의 장을 검찰총장으로 하고,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이며 중임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광역공소청에는 광역공소청장, 지방공소청에는 지방공소청장, 지청에는 지청장을 두고 조직 규모에 따라 차장검사, 부장검사, 검사를 두도록 했다.

반면 중수청으로 자리를 옮기는 검사들은 '중수청 수사관'이 되어 더 이상 검사가 아니게 된다.

이 때문에 헌법이 정한 검사의 역할인 영장 청구, 기소는 중수청이 할 수 없다.

 
 
구매하기
검찰청 폐지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설치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두 기관은 각각 법령과 직제안을 정비하고 인력을 확충하는 등 문을 열 준비를 해왔다.

대검찰청은 지난 5월 공소청 개청 준비단을 꾸려 기획조정부가 운영을 총괄하고 과학수사부, 형사부, 반부패부, 공공수사부 등 관련 부서의 인력을 투입했다.

 

준비단은 공소청 직제와 인력 배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점검하고 공소청 체제에 맞게 대검 훈령과 예규를 정비했다.

아울러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서울북부지검과 대구지검 서부지청·마산지청·논산지청 네 곳에서 공소청 운영 모델을 시험했다.

 

법무부는 이달 4∼9일 공소청 직제안을 입법예고한 뒤 여론을 고려해 보완한 안을 마련했고, 이는 국무회의를 통과해 확정됐다.

 

당초의 입법예고안은 대검찰청 8개 부를 공소청 6개 부로 줄이고 인지·합동수사를 담당하는 지방청 43개 부를 폐지하는 등 조직 규모를 축소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전체 인력을 종전의 1만700여명에서 8천400여명으로 21%가량 줄이면서도 검사의 정원은 현행 2천292명으로 유지한다는 내용이 검찰 개혁 취지와 축소된 권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보완을 지시했고, 법무부는 일단 검사정원법의 80∼85% 수준인 약 1천900명 안팎으로 공소청 문을 연 뒤 추후 검사정원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매하기
출범 앞둔 중대범죄수사청  = 이달 22일 중대범죄수사청이 입주할 예정인 서울 중구 르네스퀘어 건물 외벽에 중수청 간판이 설치돼 있다. 2026.9.22 yatoya@yna.co.kr

 

중수청을 관할하는 행정안전부 역시 준비단을 꾸려 직제안을 마련하고 인력 충원, 청사와 전산망 구축 등을 준비했다.

 

확정된 직제에 따르면 중수청은 본청과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6개 지방청을 두고 총 2천874명 규모로 출범하며, 이 가운데 1천89명이 서울청, 396명이 본청에 근무한다.

공소청이 기존 검찰청 건물을 활용하는 것과 달리 중수청은 새로운 공간에서 업무를 시작한다.

 

중수청 본청과 서울청은 중구 르네스퀘어빌딩에 입주하고, 부산·대구·광주청도 민간 건물을 청사로 사용하며 대전·수원청은 임시 청사에서 문을 연다.

 

전산망은 독자적인 체계를 구축하기 전까지는 경찰의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을 중수청 업무에 맞게 개편해 사용한다.

일단 필수 기능을 먼저 가동하고, 나머지 기능은 순차적으로 구축해갈 방침이다.

 
매하기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연합 자료사진]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중수청 신설은 더불어민주당의 숙원이었던 검찰 개혁의 결과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한 수사 당시 수사권과 기소권을 모두 가진 검찰이 지나치게 비대한 권력을 쥐고 '먼지떨이 수사'를 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문재인 정권 시절에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신설해 검찰을 견제하도록 하고 검찰의 수사권을 대폭 축소하는 개혁을 추진했다.

이재명 정권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없애는 지금의 공소청·중수청 신설을 추진해 시행을 앞뒀다.

 

하지만 검찰 개혁을 향한 염원만큼 다른 한편으로는 사건 처리 지연, 사건 암장(은폐) 등의 우려와 비판도 만만치 않아 이번 형사사법체계의 변화를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문재인 정권의 당시의 검찰 개혁은 '공정성'을 침해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섰던 조국 전 장관을 옹호하려 한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했고, 개혁에 반발했던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 정계에 진출해 대통령으로 당선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현 정권의 검찰청 폐지를 두고도 장윤기 사건, 제주 실종 부 경장 사건 등 경찰 비위가 연달아 불거져 검찰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었으나 묵살됐다. < 황재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