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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윤석열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너무 당연"

시사한매니져 2026. 10. 3. 10:13

 

역사적 판단 끝난 전두환 내란 부정은 헌정 도전
실체 규명 미흡한 육영수 저격 사건과 비교 불능
동일 잣대로 보고 표현의 자유 운운하는 건 망발

 

국회 운영위 민주당 단독으로 결의안 통과시켜
최수진 "다수 의석으로 표현의 자유 강제 못해"
이상휘·김미애 "잘못된 발언 인정, 제명은 별개"

 

 

김태규 "오해를 초래할 빌미 제공한 것에 유감"
5·18 3단체 "국민의힘 공식 사과하고 제명하라"
민주, 국회 윤리위 운영 개선 '"동수 규정' 고민"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이 1일 국회에서 열린 정기국회 제10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제출한 본인에 대한 징계안에 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10.1 연합

 

영화 '암살자(들)'이 다룬 1974년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일어난 문세광의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은 성급한 수사와 사라진 증거들, 신속한 사형 집행으로 인해 실체 규명이 아주 미흡했다. 해서 얼마든지 창작자가 영화 소재로 다룰 수 있는 사안이다. 더욱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이 중앙정보부 등이 벌인 자작극이란 음모론을 어떻게 영화에서 다룰 수 있느냐고 발끈하는 것과 달리 '암살자(들)'은 박정희 정권이 검열에 맞서 진실을 지키기 위해 싸운 언론인들을 다룬 영화다. 국민의힘 등은 있지도 않은 영화의 허상을 상대로 공연한 역사 논란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그에 견줘 전두환의 12·12 군사반란과 5·17 계엄 전국 확대는 내란이란 법률적, 역사적 단죄가 일단 완성됐다. 이를 뒤집는 주장을 하고 싶으면 충분한 반증 자료와 증언을 제시해야 한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확정된 역사적 진실을 허무는 발언들을 하고는 이를 표현의 자유로 고집하고 국민들이 지켜달라고 호소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는 1심 내란 우두머리 사건 재판에서 유죄가 인정돼 항소심이 진행 중이어서 아직 대법원 확정된 것이 아니어서 법률적 판단이 완성되지 않은 차이점이 있긴 하다. 

 

전두환의 내란이 내란이 아니라고 발언한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 30일 jtbc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한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다. 진행자 정영진은 이틀 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 도중 김 의원이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했던 어처구니없는 질문 공세에 착안해 김 의원에게 '전두환이 내란이냐'고 질문을 돌려줬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법적 판결이 났는데도 아니라고 하느냐"는 후속 질문에는 "단정적으로 내란이라고 하는 부분은 선뜻 동의하기 어렵고 역사적 평가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걸음 나아가 판사 출신인 김 의원은 전두환의 내란을 법적으로 단죄한 사법부의 판단을 싸잡아 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기도 했다. 

 

정영진 진행자는 또 '윤석열(의 계엄 선포가) 내란이냐 아니냐'고 질문을 재차 던졌고, 김 의원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김태규 국회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에 투표하고 있다. 운영위는 무기명 표결을 통해 총 16표 중 찬성 16표로 김 의원에 대한 제명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2026.10.2 연합

 

국회 운영위원회는 2일 김 의원 제명촉구 결의안을 여당 주도로 의결했다. 운영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무기명 표결을 통해 총 16표 중 찬성 16표로 김 의원에 대한 제명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의원의 발언을 두고 "헌법을 정면 부정하는 발언"이라며 지난 1일 국회 의안과에 김 의원에 대한 제명 촉구 결의안과 징계안을 제출했다. 운영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국회법에 20일의 숙려기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위원회 의결을 거쳐 결의안의 숙려기간을 생략해 상정했다.

 

한 위원장은 결의안을 상정하면서 "헌정질서를 유지한 내란범들을 두둔하는 행태는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을 스스로 포기한 셈"이라며 "이를 문책하지 않고 유야무야 넘어간다면 권력에 눈멀어 민주주의를 짓밟으려고 위험천만한 시도를 했던 사람들을 단죄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결의안이 상정되자 일제히 반발했다. 최수진 의원은 "역사는 어떤 특정 정당이나 진영의 입맛에 다시 쓰는 각본이 아니다"라며 "어떤 사법적 판단이나 다수 의석의 힘으로 국민 개개인과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들의 표현의 자유를 강제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 발언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제명은 별개라는 입장을 취한 국민의힘 의원이 있었다. 이상휘 의원은 "먼저 저는 김태규 의원이 유튜브에서 방송한 그 발언, 그 자체에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발언을 비판하는 것과 국회의원을 제명하자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미애 의원도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사려 깊게 생각하고 발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처받은 5월의 시민들께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헌법을 준수한다는 내용이 국회의원 선서에서 가장 먼저 나온다"며 "헌법을 부정하고 역사를 부정하고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부정하는데 그걸 가지고 어떻게 표현의 자유 운운할 수가 있느냐"고 반박했다. 같은 당 이정헌 의원이 "국민의힘이 특별한 기획을 통해 역사를 부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고, 곧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이후 한 위원장은 토론을 종결하고 결의안에 대한 무기명 투표를 진행한 뒤 여당 주도로 의결했다. 이날 통과된 제명 촉구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은 없는 정치적 성격의 안건으로, 이후 본회의에서 가결돼도 김 의원이 제명되지는 않는다.김 의원이 실제로 제명되기 위해서는 징계안이 국회 윤리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에서 재적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가결돼야 한다.

 

다만 현재 윤리특위는 정수 배분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으로 아직 구성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지난해 7월 윤리특위를 여야 위원 각각 6명씩 동수로 구성하는 내용의 윤리특위 구성 결의안을 의결했다. 하지만 민주당 정청래 전 대표 체제에서 민주당이 이 같은 합의를 뒤집은 이후로 특위 구성에 진전이 없는 상태다.

 

2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김태규 국회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 회의가 열리고 있다. 운영위는 무기명 표결을 통해 총 16표 중 찬성 16표로 김 의원에 대한 제명촉구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불참했다. 2026.10.2 연합

 

더불어민주당은 당 차원의 고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김태규의 발언은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민주공화국을 부정하는 발언"이라며 "반드시 제명될 의원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당 차원에서도 김태규에 대한 고발을 검토하고 있다"며 "특히 전두환 내란은 이미 결론이 났는데 내란이 아니라고 하는 것부터 내란을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헌정 질서에 대한 심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당 정체성을 다 부정하는 게 김 의원의 발언 아닌가"라며 "장동혁 대표가 대한민국과 5·18을 어떻게 바라보고, 내란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에 대한 분명한 바로미터가 김 의원 (징계) 처리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도부도 일제히 김 의원을 비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를 앞두고오전 최고위에서 "독재를 옹호하고 헌법을 부정하는 사람을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에 둘 수 없다"며 "오늘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김 의원의 제명 촉구안을 반드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국민에게 총부리를 겨눈 정권 강탈, 국민 학살을 저지른 자를 비호하고 광주 5·18 영령을 모욕한 사람은 국회에 있을 자격이 없다"며 "당장 국회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은 김 의원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징계 절차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 윤리위원회 운영 방식 개선도 검토 중이다. 김민석 대표는 이날 민주당 유튜브 방송에서 국회 윤리위가 여야 동수로 구성돼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원내에서) 동수 규정에 대해 굉장히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김 의원은 자신에 대한 징계 촉구 결의안이 논의될 예정인 국회 운영위원회 개의에 앞서 입장문을 내고 "비록 진의는 그렇지 않더라도 오해를 초래할 빌미를 제공한 부분에 대해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앞으로 표현에 더욱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육영수 여사 저격 사건 등은 창작의 자유라며 난도질하면서, 5·18은 성역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였다. 역사적 사실을 국민들의 논의의 장에 맡겨 두는 것이 좋고 특정한 사건을 달리 취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가 주된 논지"라며 "이러한 전체적인 취지를 보지 않고 토론 초기의 특정 발언만 문제 삼아 정치적 공세를 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기념재단은 지난 1일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은 전두환의 내란 범죄를 부정한 발언에 대해 사과하고 의원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대법원이 전두환의 12·12 군사반란과 5·18 관련 행위를 내란·반란죄로 판단했는데도 김 의원은 부정했다"며 "확정된 사법 판단과 민주화운동의 역사를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의 발언은 5·18 피해자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줬다"며 "국민의힘도 공식으로 사과하고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절차에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  임병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