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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상 가장 긴 무덤에…한국전쟁 희생자 962구 새로 안치
시사한매니져
2021. 11. 3. 02:42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 안치식
2일 대전 동구 낭월동 산내 골령골에서 열린 학살 희생자 유해 안치식에서 스님들이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는 춤을 추고 있다.
“쪼개지고 부서지고 총알 구멍이 뚫린 유해가 나올 때마다 유족들의 가슴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2일 대전 동구 낭월동 산내 골령골에서 열린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 희생자 발굴 유해 안치식’에서 추도사를 읽어내려가는 전미경 대전산내사건희생자 유족회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의 말에는 ‘대전 산내학살 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에서 “쪼그려 앉은 채 묻힌 수십구의 유해를 바라보며” 느낀 비통함이 담겼다. 이어 진혼(죽은 사람의 넋을 달래 고이 잠들게 함) 의식이 시작됐다. 제사상 뒤로 수습된 학살 희생자 유해가 담긴 상자들이 놓였다. 그 너머로 산내 학살 희생자의 넋을 달래는 스님의 독경과 북소리가 울렸다.
이날 안치식에는 전 회장을 비롯해 박선주 골령골 유해발굴단 책임연구원(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명예교수), 황인호 대전동구청장, 박민자 동구의회 의장, 정근식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박규용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 상임대표 등이 참석했다. 산내 골령골은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6월28일∼7월17일 대전형무소에 수감돼 있던 재소자와 대전·충남 지역에서 좌익으로 몰린 민간인들이 집단 학살돼 묻힌 곳이다. 이들이 묻힌 30∼80m 구덩이 8곳을 연결하면 길이가 1㎞에 달해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으로 불리기도 한다.
2일 대전 동구 낭월동 산내 골령골에서 열린 학살 희생자 유해 안치식에서 전미경 대전산내사건희생자 유족회장이 추도사를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