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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퇴행적 경선’... ‘박심’ 경쟁에 성별 갈라치기까지
시사한매니져
2021. 11. 3. 02:48
홍준표, 박근혜 사촌 지지에 고무
윤석열과 ‘박심은 우리 쪽’ 공방전
유승민 “남성 잠재적 가해자 취급”
윤석열도 성범죄 무고죄 신설 주장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각 후보 캠프의 ‘퇴행적’ 행태가 비판을 받고 있다. 경쟁적으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경선판에 끌어들여 이른바 ‘박심 논란’을 일으키고, ‘20·30대 남성’을 겨냥한 성별 갈라치기를 통해 성평등 기조를 훼손하는 주장도 난무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 캠프는 2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촌형제인 박준홍 전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지지를 선언했다고 밝혔다. 박 전 협회장은 “홍 의원이 새마을운동을 되살리고 박정희 대통령의 민족중흥 정신을 계승해 발전시키고 박근혜 전 대통령 명예를 회복시키며 김종필 총리님의 동서화합과 산업화의 열정을 계승하겠다고 다짐했다”며 “홍 의원의 약속을 완수하는 과업에 박정희 대통령 집안과 김종필 총리님의 집안도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협회의장은 고 김종필 전 총리의 처남으로, 지난 2010년 ‘친박연합’을 창당하고 공천 헌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이날 지지선언에는 ‘박근혜 가족’까지 총동원해서라도 영남권 지지층을 끌어와야 한다는 홍 의원 쪽의 절박한 속내가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지난달 31일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즉시 사면을 약속했고, 지난 1일 대구 지역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거듭 “박 전 대통령 출당 조치로 대구·경북 시도민 마음을 아프게 한 데 대해 거듭 용서를 구한다”고 고개를 숙인 바 있다.
홍 의원 쪽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쪽의 ‘박심 구애’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달 15일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단체 총연합회’가 홍 의원 지지 선언을 했다고 입장을 밝히자, 윤 전 총장 캠프는 지난달 31일 ‘박사모(박근혜 대통령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들 모임) 회장단’이 윤 전 총장을 지지했다는 입장문을 내며 맞불을 놨다. 홍 의원 캠프 소속인 이언주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들을 향해 “짝퉁 박사모”라고 폄하하기도 했다. “진짜 ‘박심’은 우리 쪽”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낮 충남 천안시 동남구 사직동 천안중앙시장을 찾아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2일 부산역에서 열린 부울경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