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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여자 축구선수들 대탈출’ .. 두 선배의 '걸 파워' 맹활약
시사한매니져
2021. 12. 2. 13:03
‘아프간 탈출’ 여자축구 선수들이 유독 많을 수 있었던 건…
레전드 포팔·나딤, 후배들의 ‘탈 아프간’ 용기 북돋다
포팔, 선수 엑소더스 지원…‘걸 파워’ 조직해 난민 여성 도와
스타 나담은 ’롤 모델’ 구실, 미국 리그 활약하며 의사 꿈도
지난달 18일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여자 청소년 축구 선수와 가족들이 영국 런던 공항에 도착해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칼리다 포팔 트위터 갈무리.
지난 8월15일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뒤, 아프간 여자 축구 선수들의 집단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선수 수십명 혹은 가족을 포함한 100명 넘는 인원이 카타르, 포르투갈, 영국 등으로 탈출하는 사례가 이어지며 세계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왜, 유독 여자 축구 선수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을까?
첫 시작은 탈레반 함락 직후인 지난 8월 말에 있었다. 아프간 여자 축구 대표 선수와 가족 등 70여명이 오스트레일리아 정부의 도움으로 아프간을 탈출했다. 9월에는 여자 청소년 축구팀 선수들이 포르투갈로, 10월에는 여자 대표팀 선수 20여명과 그 가족 등 100여명이 카타르로 탈출했다. 지난달에도 청소년 축구 선수와 그 가족 등 100여명이 파키스탄을 거쳐 영국으로 이동했다.
여자 축구 선수들이 아프간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여러 국가와 단체는 물론 유명 인사들의 협력과 지원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프간 출신 두 여성 축구인이 직간접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칼리다 포팔. 본인 트위터 갈무리
‘걸 파워’ 이끄는 칼리다 포팔, 탈출 주도
칼리다 포팔(34)은 자신이 이끄는 비영리 단체와 관계망을 활용해 아프간 여자축구 선수들의 탈출을 여러 차례 주도했다. 본인 역시 아프간 난민 출신인 포발은 현재 덴마크에 정착해 활동하고 있다. 어린 시절 체육 교사였던 엄마에게 몰래 축구를 배운 뒤 탈레반이 1차 집권(1996~2001)을 끝내고 물러가면서 2007년 아프간 축구협회의 도움으로 여자축구 리그를 만들었다. 그는 아프간 여자축구 국가대표팀 주장을 맡기도 했다.
뛰어난 실력은 곧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반여성주의자 등의 살해 표적이 됐고 위협에 시달리다가 결국 2011년 아프간을 떠났다. 그는 2017년 영국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떠나지 않으면 총에 맞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만 말씀 드리고 아프간을 떠났다”고 했다.
인도와 노르웨이를 거쳐 덴마크에 정착한 포팔은 무기력했던 난민 센터에서의 경험을 살려 ‘걸 파워’라는 조직을 만들었다. 스포츠를 통해 무기력과 불안 상태에 놓인 난민 여성들의 체력과 자존감을 되살리는 활동을 했다. 이 단체를 통해 국제 인권단체 등과 협력하는 경험을 쌓았다. 이는 최근 아프간 여자축구 선수들의 탈출에 큰 도움이 됐다.
포팔은 카불 함락 직후인 8월 중순 <비비시>(BBC)와 <에이피>(AP) 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아프간 여자운동 선수들에 대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호소했고, 지난달 18일 청소년 여자축구 선수 등 130여명이 영국 런던 공항에 오자 “큰 기쁨의 날”이라며 이들의 도착을 축하했다.
나디아 나딤. 파리 생제르맹 누리집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