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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치솟는 유가, 악순환의 출발점…WTI 배럴당 85달러 돌파
시사한매니져
2022. 1. 23. 04:01
오미크론 우려 약화 이후 유가 급등
“배럴 당 100달러 넘길 것” 전망도
미, 유가상승→조기긴축→금리인상
타국 주가 하락 이어지는 현상 우려
오미크론 확산 우려로 한때 뒷걸음질을 하던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고 있다. 18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2월 결제 선물값이 장중 배럴당 86달러대에 거래됐다. 예멘 후티 반군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수도 아부다비를 드론으로 폭격했다는 소식에 공급 차질 우려가 고조됐다. 유가는 19일에도 1.79% 올라, 2014년 10월8일 이후 7년 만의 최고치인 배럴당 86.9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부터 한단계 뛰어오른 서부텍사스산 원유값은 10월16일 84.57달러까지 오르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간 바 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된 11월 하순 들어 급락해 12월1일 65.57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그 뒤 천천히 올라 새해 들어 전고점을 돌파했다. 미국 소비자물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가격의 상승은 물가상승률을 더욱 끌어올리고, 연방준비제도의 통화 긴축, 금리 인상을 더욱 재촉할 것이라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배럴당 100달러 넘을 것”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23일 시장에 석유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전략비축유(SPR) 방출을 명령했다. 미국 에너지부는 5천만배럴을 방출할 예정이다. 전략비축유 방출에는 한국과 중국, 인도, 일본, 영국도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효과는 그다지 뚜렷해 보이지 않는다. 오미크론 확산의 부정적인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퍼지자 유가는 다시 오르고 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에밀리 혼 대변인은 유가가 급등한 18일 “산유국, 소비국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 가격 상승에 대응할 수 있는 선택지는 아직 남아 있다”고 말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19일 발표한 1월 석유시장 보고서에서 지난해 세계 석유 수요가 전년 대비 548만배럴 늘어난 하루 9638만배럴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또 올해 수요는 작년보다 333만배럴 늘어난 하루 9971만배럴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전망했던 것보다 하루 20만배럴가량 늘려 잡은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의 예측대로 하면 올해 석유 수요는 2019년의 하루 9955만배럴을 넘기게 된다. 물론 국제에너지기구는 올해 원유 공급량도 작년보다 하루 620만배럴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미국의 증산, 주요 산유국의 감산 축소로 1분기에는 공급이 수요를 웃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그리되면 다행이지만, 최근 시장 분위기는 이와 다르다.
지난해 11월 여러 전문기관이 내놓은 올해 유가 전망은 대부분 배럴당 80달러대였다. 그런데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급등할 것이라고 본다. 3분기에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상승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18일 내놨다. 수요는 탄탄한 데 비해 공급이 놀라울 정도로 부족하고, 에너지 투자가 재생 가능 에너지로 향하면서 석유에 대한 투자 욕구가 감소하고 있어 선진국의 원유 재고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유가 상승 전망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