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근처에 조그만 호수가 있습니다. 차로 10분 거리에 있기에 부담없이 다녀올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호수 주변을 거닐면서 마음을 정리할 수 있고 각종 새들을 바라보면서 잡념이 사라집니다. 기러기와 오리가 주류를 이루고있는 그 곳에 백조 한 쌍이 둥지를 틀고 있습니다. 알을 다섯 개나 낳아서 품고있는 모습을 보면서 빨리 새끼 백조들을 보고싶은 마음에 시간이 있을 때마다 가보곤 했습니다. 며칠 전에도 그 마음으로 호수를 찾았습니다. 이때 쯤이면 부화했을 것으로 기대하고 갔는데 아직까지 알을 품고 있는 어미를 보고 약간 실망도 했습니다.

새끼 백조들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호수 주변을 걷고 있다가 비교적 사람들이 가지않는 한적한 곳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 때 어디서 나타났는지 어미오리와 다섯 마리의 새끼 오리들이 먹이를 찾아 돌아다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른 주먹보다 작은 다섯마리의 새끼 오리들은 호숫가 얕은 물에서 부리로 뻘을 뒤지며 열심히 먹이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 광경을 유심히 살펴보면서, 귀엽기도 하지만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화한지 얼마 되지도 않는 새끼오리들이 스스로 먹이를 찾아서 먹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어미의 도움을 전혀 받지않고서 말입니다. 무엇을 먹어야 하는지 어디에 먹이가 있는지 어떻게 알아서 찾아서 먹고 살아갈까 생각하니 신비로울 뿐입니다.

이 신비로운 현상에 대하여 성경에서 예수님은 너무나 쉬운 답을 우리에게 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아버지가 되시는 하나님께서 이들을 기르신다고 합니다. 한 주먹도 되지않는 새끼 오리의 생명을 하나님께서 붙들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비록 어린 새끼오리라 할지라도 먹이를 찾을 수 있는 능력을 하나님께서 이미 주신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에게 한마디 덧붙여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이것들보다 귀하다는 것입니다. 너희가 진정 하나님의 자녀라면 무엇을 먹고 살아야 할까 염려하지 말 것을 주님이 우리에게 말씀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하나님을 아버지로 믿는 많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물질주의의 유혹은 너무 강합니다. 돈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버렸습니다. ‘맘몬’이라는 우상을 섬기고 있는 것입니다. 주일날 예배 참석하는 것만으로 스스로의 신앙에 만족하며 살아가기 쉽습니다. 나머지 6일은 전적으로 세상의 가치와 기준에 놓여 살아갑니다.

우상숭배와 이교풍습에 푹 빠져있었던 구약의 사사시대 때도 그러했습니다. 그때의 이스라엘 사람들의 삶이 오늘날 우리의 모습입니다. 더 심각한 사실은 맘몬을 우상으로 섬기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2천년 전에 하신 ‘너희는 공중의 새보다 귀하다’는 말씀은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은 아들의 생명을 주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고 자녀삼아 주셨습니다. 그 아버지가 되시는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책임져 주신다는 믿음을 가지고 말씀을 따라 걸어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이제 얼마 있지 않아서 새끼 백조들이 알을 깨고 나올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들을 또한 먹이시고 기르실 것입니다. 시간을 내어서 Mill Pond로의 산책을 즐겨보십시오.

<이양무 목사 - 리치몬드 힐 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