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용산 효창공원에서 기자회견


"역사의 법정에는 공소시효가 없다"
12권으로 엮어 …4월 1~4권 출간

1권 다섯 대통령 반헌법 행위 수두룩
2권 법원, 3·4권 법무부와 검찰 간부

10년간 540회 회의, 시민 모금 충당
청산되지 않은 역사 어떻게 반복되나


 

3월31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꽤나 묵직한 기자회견이 열린다. 주인공은 『반헌법행위자열전』(모두 12권), 10여 년간 수백 명의 연구자와 시민들이 피와 땀으로 빚은 역사의 공소장이다.

 

상임공동대표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과 책임편집인 한홍구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이끄는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이하 편찬위)가 2015년 출범한 이래 햇수로 꼬박 12년 만에 첫 결실을 내놓는 것이다.

 

출간 장소를 백범기념관으로 잡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 헌법 전문은 대한민국의 법통이 임시정부를 잇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일생을 조국 독립에 바친 백범 김구 선생(1876~1949)이 해방 후 암살당한 사건 자체가, 친일 청산의 좌절과 민간인 학살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편찬위는 바로 그 상징적인 공간에서, 그 비극을 초래한 책임이 있는 312명의 이름을 역사 앞에 불러낸다.

 

반헌법행위자열전 편찬위원회 기자회견 포스터

 

"정부수립 후 45년, 대통령 5명이 모두 1권에 들어갔습니다"

 

1차 출간분인 1~4권에는 전직 대통령, 정치판사, 정치검사 등 81명이 수록된다. 이 중 36명이 2026년 3월 현재 생존해 있다.

 

1권 〈대통령 편〉에 이름을 올린 다섯 명을 보자.

 

이승만(1875~1965). 초대~3대 대통령. 민간인 학살, 내란, 고문조작, 부정선거, 언론탄압, 다섯 분야 전부 해당. 말하자면 반헌법행위의 '완전체'다.

 

박정희(1917~1979). 5대~9대 대통령. 민간인 학살만 빼고 네 개 분야. 그래도 충분히 넘치고도 남는다.

 

최규하(1919~2006). 10대 대통령. 신군부 쿠데타를 방조·방기함으로써 5·18 광주 학살에 책임을 지는 네 분야. '최 주사'라는 별명처럼 실권도, 의지도, 역사적 결단도 없었다는 평가는 이제 역사가 공식 기록한 셈이다.

 

전두환(1931~2021). 11·12대 대통령. 내란, 민간인 학살, 고문조작, 언론탄압 네 분야. 부정선거만 없는데, 애초에 직접선거를 안 했으니 부정선거를 저지를 기회조차 없었던 덕분이다. 

 

노태우(1932~2021). 13대 대통령. 전두환과 똑같이 네 분야.

 

헌법을 수호하겠다고 선서하고 대통령이 된 다섯 명이 모조리 1권에 실렸다. 대한민국 헌정사의 비극을 이보다 더 압축해 보여주는 통계가 있을까. 마치 어느 부도덕 기업의 임원 명단처럼, 정부 수립 후 45년치 대통령 명단이 통째로 '반헌법행위자' 항목에 올라간 것이다.

 

『반헌법행위자열전』에 실린 반헌법행위자들

 

사법의 보루는 어디 있었나, 판검사들의 이름을 부른다

 

2권 〈법원 편〉에는 대법원장 세 명이 포함된 정치판사 27명이, 3·4권 〈법무·검찰 편〉에는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을 지낸 인물들을 포함한 정치검사 49명이 수록된다.

2권의 대표 선수들을 보자.

 

민복기(1913~2007). 5·6대 대법원장으로 역대 최장수 10년 2개월 재임. 1975년 인혁당재건위 사건에서 상고를 기각, 8명의 사형을 확정했다. 판결 이튿날 새벽, 형이 집행됐다. '인권의 최후 보루'라는 사법부의 역할은 그날 아침 사라졌다.

 

유태흥(1919~2005). 8대 대법원장. 1985년 소신 있는 판사를 좌천시켜 2차 사법파동을 일으킨 장본인. 2005년 마포대교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 마지막 걸음이 어떤 마음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양승태(1948~ ). 15대 대법원장. '사법농단'으로 재판 거래, 판사 블랙리스트를 주도한 혐의로 2019년 구속기소됐다. 아직 살아 있으니, 스스로 해명할 기회는 남아 있다.

 

흔히 "사법부는 인권의 최후 보루"라고 한다. 그런데 이 열전에 이름이 오른 판·검사들은 그 보루를 제 손으로 허물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이들이 저지른 고문조작·간첩조작 사건 대부분이 이후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실규명과 재심을 거쳐 무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그 누구도 단 한 마디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역사의 법정이 뒤늦게라도 이름을 불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반헌법행위자열전』에 실린 반헌법행위자들

 

10년, 회의 540차례,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편찬위가 2015년 출범하여 2017년 2월 집중검토 대상 405명을 처음 발표하고, 그 중 312명을 최종 선별하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박사급 연구자들이 주도한 조사위원회 회의만 2026년 3월까지 540여 차례에 달한다. 매주 한 번씩 10년이다.

 

더욱 주목할 것은 이 방대한 작업이 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원 없이 오직 시민들의 후원금으로만 이뤄졌다는 점이다. 한 달에 5000원, 만 원씩 묵묵히 보내온 수많은 시민편찬위원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어떤 면에서 이 책은 이미 그 제작 방식 자체가 '시민이 판단의 주체'라는 편찬위의 철학을 몸으로 증명하고 있다.

 

『반헌법행위자열전』에 실린 반헌법행위자들

 

역사의 공소시효는 없다, 오늘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편찬위 기자회견문은 이렇게 묻는다.

"군대가 동원된 내란을 어떻게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진압할 수 있었을까요?"

 

2024년 12월 3일 새벽, 현직 대통령 윤석열(1960~)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의원들이 계엄군의 봉쇄를 몸으로 막으며 의사당 담을 넘었고, 시민들이 장갑차 앞에 섰다. 그리고 계엄은 몇 시간 만에 해제됐다. 윤석열은 현재 내란 혐의로 수감 중이다.

 

편찬위는 이 장면을 이렇게 해석한다.

"지난겨울 우리는 과거로부터, 죽은 이들로부터 엄청난 도움을 받았습니다."

 

1948년, 1950년, 1960년, 1980년에 그 숱한 골짜기와 광장에서 쓰러진 이들의 희생이 2024년 겨울의 시민들을 지탱한 힘이 됐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 『반헌법행위자열전』이 갖는 의미는 분명하다. 이 책은 단순히 나쁜 사람들의 명단을 모아놓은 고발장이 아니다. 그것은 다음 세대를 위한 예방서다. 권력은 늘 법복을 입고, 헌법을 입에 올리며, 국가안보를 외치면서 인권을 짓밟아왔다. 그 패턴을 낱낱이 기록해 두지 않으면, 역사는 반드시 반복된다, 그것도 더 교묘하게.

 

열전 수록 312명 중 44명은 친일 경력이 확인된다. 일제 강점기에 권력에 복무하다가 해방 후에도 그대로 대한민국 권력기관에 흘러들어와 다시 국민을 짓밟았다. 청산되지 않은 역사가 어떻게 반복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예시다.

 

『반헌법행위자열전』에 실린 반헌법행위자들

 

봉헌과 애도의 공동체

 

기자회견 말미에 편찬위 대표들은 백범 김구 선생 좌상 앞으로 이동해 책을 봉헌한다. 고유문을 낭독하는 이는 시인 이산하(본명 이상백), 1987년 제주 4·3 연작시 「한라산」을 발표했다가 국가폭력의 피해를 당한 바로 그 시인이다.

 

어떤 나라가 건강한 나라인가. 가해자의 이름을 기록하고, 피해자의 고통을 애도하며, 그 위에서 미래를 쌓아 올리는 나라다. 편찬위의 말처럼, "가해자의 진심 어린 사과는 너무 늦었지만, 결코 늦은 것이 아니다."

 

81명 중 36명은 지금도 살아 있다. 그들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역사의 법정은 그 시간보다 오래 간다.

 

문의: 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위원회 02-735-5812

블로그: https://blog.naver.com/unconstitutionaldeed

 

편찬위는 1-4권 수록자의 개인별 반헌법행위 내용을 웹사이트(반헌법행위자열전편찬위원회 블로그 https://blog.naver.com/unconstitutionaldeed와 평화박물관 홈페이지  https://peacemuseum.or.kr)에 게시하여 당사자나 가족·유가족들의 사실확인을 거쳐 소명 또는 반론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4월 10일까지 의견서를 작성해 소명자료와 함께 이메일 unconstitutionaldeeds@gmail.com로 보내면 원고에 반영할 것입니다. 지난 2017년 집중검토 대상 발표 당시에도 4개월여에 걸쳐 이의신청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 김성수 기자 >

 

안중근 순국 116주기…이번엔 찾을 수 있을까

1910년 일본 오사카 마이니치 신문 상세 묘사
"뤼순 감옥서 1㎞밖에 마잉푸 산 중턱에 묻어"
"발굴하지 못하도록 지하 2.1m 깊이에 매장해"

전문가들 "유해 발굴 하려면 남북이 대화해야"

 

안중근 의사 서거 116주기인 26일 이규수 전 히토츠바시대 교수는 서거 약 5개월 뒤인 1910년 9월 10일 보도된 일본 오사카 마이니치 신문 기사를 공개했다. 2026.3.26. 이규수 전 교수 제공
 

안중근 의사 유해가 중국 다롄(大连)의 뤼순(旅順) 감옥에서 약 1킬로미터(㎞) 떨어진 지역에 약 2.1미터(m) 깊이로 매장됐다는 내용을 담은 과거 일본 신문 기사가 발굴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안 의사 유해 발굴에 대한 관심과 협조를 부탁한 가운데, 이번에 나온 사료가 유해 발굴 추진에 활력을 불어넣는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안 의사는 사형집행 전 동생에게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했던) 하얼빈 공원 곁에 묻어 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返葬)해다오"라고 유언을 남겼지만, 116년 동안 지켜지지 않고 있다.

 

"뤼순 감옥서 1㎞ 떨어진 마잉푸…지하 2.1m 깊이" 

 

안중근 의사 순국 116주기인 26일 이규수 전 히토츠바시대 교수는 안 의사 순국 5개월여 뒤인 1910년 9월 10일 일본 오사카 마이니치 신문(현 마이니치 신문)에서 보도된 '안중근의 묘'라는 제목의 기사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이 전 교수는 시민언론 민들레와 통화에서 "2020년쯤 일본에 머물면서 이 자료를 찾았다"고 전했다. 

 

신문에는 당시 현장의 상세한 묘사와 함께, 구리하라 사다키치 전옥(典獄, 뤼순감옥 형무소장)의 설명 등이 담겨 있다. 구리하라는 안 의사를 지지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뤼순감옥 보고서에 따르면 구리하라는 안 의사가 형무소에서 '동양평화론'을 완성하도록 사형 집행일을 늦춰달라고 한 바 있다. 또 안 의사가 순국 직전 "어머니가 보내주신 흰 한복을 입고 죽고 싶다"고 한 요청을 흔쾌히 허락하기도 했다.

 

당시 현장을 취재한 기자는 구리하라가 특별히 붙여준 '안내자'를 따라 "감옥에서 약 10정(약 1㎞) 떨어진 묘지로 향했다"면서, 안 의사의 묘가 있는 터에 대해 "울타리도 담도없는 산 중턱, 무성한 잡초 사이에 규칙적으로 두 줄을 이루어 50~60기의 무덤이 서 있었다"고 적었다. 이어 "고개를 들어 보면 정면 마주 보이는 산등성이 정상에 청나라 통치 시기의 기병영(騎兵營) 터가 거의 완전한 형태의 흙담으로 남아 있고, 고개를 숙이면 오른편으로 마잉푸(馬營浦)라 불리는 작은 부락 거리의 한쪽 끝으로 약 1정(약 109m) 떨어진 남쪽 산기슭과 가깝다"고 설명했다. 마잉푸(옛 둥산포·東山坡) 일대는 안 의사 유해가 매장된 지역으로 유력하게 꼽히는 곳 중 하나다. 현재는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알려졌다.

 

안중근 의사 서거 116주기인 26일 이규수 전 히토츠바시대 교수는 서거 약 5개월 뒤인 1910년 9월 10일 보도된 일본 오사카 마이니치 신문 기사를 공개했다. 2026.3.26. 이규수 전 교수 제공

 

신문에서는 안 의사의 묘 위치도 특정했다. 기자는 "2~3년 전 다롄에서 중국인 환전상을 꾀어내어 2천 엔을 강탈하고 그를 교살한 모토야마 겐이치(本山謙市), 야마무라 세이이치(山村精一) 등을 비롯해 불과 얼마 전 처형된 중국인 살해범 혼다 오토마쓰(本田音松), 일본인 살해범 위안광가오(袁廣高) 등 두 강도의 흙이 마르지 않은 새 무덤과 인접한 지점"이라며 "한 조각의 나무 표식도 세우지 않고, 한 덩어리 돌멩이도 놓지 않은 곳"이라고 했다.

 

이처럼 표식도 없이 안 의사의 묘를 만든 것은 일제의 의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구리하라는 기자와 인터뷰에서 "실은 당시 안중근의 형제가 너무나 유해를 원했던 점과 우리 일본인들의 격앙이 심했던 탓에 신중하게 고려했다"며 "겉에는 성명을, 뒤에는 사망 연월일을 기록한 것을 묘표로 세우지 않고, (관과 함께) 묻어서 흙을 덮고, 잡초가 무성하게 자라도록 방치해 일부러 매장 지점의 형태와 흔적을 완전히 감췄다"고 말했다. 

 

안 의사의 묘는 발굴되지 못하도록 다른 죄수와 달리 더 깊이 팠다고 한다. 구리하라는 "특별히 들여온 백목(白木, 표면을 가공하지 않은 목재)으로 일본식 침관(寝棺, 시신을 눕히는 관)을 만들었다"면서 "일반 죄수와 같이 지하 4척(약 1.2m) 이내에 묻지 않고 특별히 7척(약 2.1m) 아래로 깊이 묻었다. 매장한 장소는 감옥 부속 수인 묘지 안이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기사는 '방외생'(方外生)이라는 인물이 작성했다. 이 교수는 방외생이 고마츠 모토고(小松元吾) 기자의 필명이라고 설명했다. 고마츠 기자는 오사카 마이니치신문 기자, 도요신문사 통신원 등으로 활동한 언론인이자, 미술가이다. 고마츠는 안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기 나흘 전 공판을 그림 스케치로 남기기도 했다. 그가 남긴 공판 스케치는 재판 관계인들의 표정이나 분위기 등을 유추해볼 수 있는 중요한 사료다. 이 교수는 고마츠에 대해 "당시 양심적인 일본 기자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안중근 의사 서거 116주기인 26일 이규수 전 히토츠바시대 교수는 서거 약 5개월 뒤인 1910년 9월 10일 보도된 일본 오사카 마이니치 신문 기사를 공개했다. 사진은 기사를 작성한 고마츠 모토고 기자. 2026.3.26. 이규수 전 교수 제공

 

"안 의사 유해발굴, 남북 대화 없이는 어려워"

 

안 의사의 유해 매장 위치는 아직까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우리보다 앞서 1970년대 김일성 주석 지시로 조사단을 파견했지만, 유해 수습에 실패했다. 남북은 지난 2008년 중국에서 유해 발굴을 공동으로 추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진 못했다. 이후 안 의사 유해발굴 사업은 중국 정부가 남북이 합의로 정확한 매장 지점을 특정하면 협조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하면서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안 의사 유해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중국 국빈 방문 중 시진핑 주석에게 안 의사 유해 발굴에 대한 관심과 협조를 요청했다. 지난달엔 안 의사 유묵이 116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소식을 엑스(X)에서 전하며 “정부도 안 의사 유해 발굴과 송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국가보훈부는 지난 18일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 민관 협력단'을 발족하고, 유해발굴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이번에 확인된 마잉푸 일대는 중국 측 협조로 현지 답사는 한 적 있지만, 본격적인 발굴 작업으로는 나아가지 못한 곳이다. 정부와 학계 등에선 이곳이 문화재 지역인 점 등을 고려해 지표투과레이더(GPR, Ground Penetrating Radar)를 활용한 비파괴 방식으로 조사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이를 설득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안중근 의사.

 

다만 중국의 협조를 구하기엔 상황은 녹록지 않다. 중국이 남북 합의로 정확한 매장 위치를 특정하면 협조하겠다고 한 만큼 북한과의 대화가 필요하지만, 최근 한반도 상황을 고려했을 때 협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중국과 남북의 외교적인 문제도 얽혀 있다. 또한 매장 위치를 특정하기 위해 일본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기록들도 필요하지만, 여기에 아직 접근도 하지 못하고 있다.

 

안중근 의사 기념사업회 이사장인 함세웅 신부는 지난 21일 열린 안중근 의사 순국 116주기 추모식에서 "남북이 합의하지 않고서는 유해발굴이 절대로 이뤄질 수 없다"면서 "북의 경직된 마음을 바꿔서 우리가 같은 민족이고 같은 선조를 모시고 있다는 부분을 (설득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교수도 "안 의사 유해 발굴을 위한 기본적인 대전제인 남북의 대화가 막혀 있다"고 지적하며 "남북이 공동으로 추진해 신뢰를 구축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성진 기자 >

 

'전국지표조사’ …국정 방향성 평가도 ‘신뢰’ 67%

민주당 지지도 동반 상승 46%…국민의힘 18%
여당 역할 ’잘한다’ 53%…제1야당 '잘한다'16%

 

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6.3.26

 

이재명 대통령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멈출 줄 모른다.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도 덩달아 상승곡선이고 집권 여당의 역할을 ’잘한다’는 평가도 높다. 반면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도·평가는 최악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사가 2026년 3월 23일 ~ 25일(3일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응답자 이념성향: 진보 286명, 중도 354명, 보수 241명)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면접 방식의 전국지표조사(NBS·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 3.1%p)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하고 있다’(매우+잘함)는 긍정적 평가는 69%, ‘잘못하고 있다’(매우+못함)는 부정적 평가는 22%로 나타났다(모름/무응답 10%).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대통령 취임 이래 가장 높은 것이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 성향층과 중도 성향층에서는 긍정 평가가 각각 92%, 71%로 높은 반면, 보수 성향층에서는 부정 평가가 50%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에서도 긍정 평가 49%, 부정 평가 30%이다. 모름이 22%로 유난히 높은 것이 눈길을 끈다.

 

주요 정책 평가: 국민생활 안전정책(72%) 긍정 가장 높아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성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매우+대체로)는 응답이 67%,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매우+대체로)는 응답이 25%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모든 연령층에서는 ‘올바른 방향’이라는 긍정적 응답 비율이 높은 가운데, 40대와 50대에서 긍정적 응답이 각각 81%, 76%로 크게 높았다. 이념성향별로는 진보 성향층과 중도 성향층에서는 ‘올바른 방향’이라는 응답이 각 91%, 70%로 높은 반면, 보수 성향층은 ‘잘못된 방향’이라는 응답이 53%로 조사됐다.

 

이재명 정부의 주요 정책 분야에 대한 긍정 평가는 ‘국민생활 안전정책‘ 72%, ‘지역균형발전정책’ 63%, ‘교육정책’ 61%, ‘노동정책’ 58%, ‘대북 정책’ 56% 순으로 나타났다. 모든 정책 분야에 대해 진보 성향층과 중도 성향층에서는 긍정 평가 비율이 과반을 차지한 반면, 보수 성향층의 경우 ‘국민생활 안전정책’을 제외한 나머지 정책 분야에서 부정 평가 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정당지지도: 더불어민주당 46%, 국민의힘 18%, 태도유보 30%

 

‘집권 여당 역할 잘한다’ 53%, ‘제1야당 역할 잘한다’ 16%

지방선거 ‘여당 힘 실어줘야’ 53% > ‘야당 힘 실어줘야’ 34%

 

정당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46%, ‘국민의힘’ 18%, ‘조국혁신당’ 2%, ‘개혁신당’ 2%, ‘진보당’ 1%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없다+모름/무응답 30%).

 

 

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집권 여당의 역할을 ’잘한다’는 평가는 53%로 조사됐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긍정 평가는 85%였으며, 진보 성향층의 긍정 평가는 80%, 중도 성향층의 긍정 평가는 50%(부정평가 43%)로 조사됐다.

 

국민의힘이 제1야당의 역할을 ‘잘한다’는 평가는 16%로 나타났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긍정 평가는 35%였으며, 보수 성향층의 긍정 평가는 28%(부정 평가 69%).

 

 

제9회 지방선거에서 ‘현 정부의 국정안정을 위해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53%,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34%로 나타났다(모름/무응답 13%).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여당 지지’가 높게 나타났고, 이념성향별로는 진보 성향층에서는 ‘여당 지지’가 84%, 보수 성향층에서는 ‘야당 지지’가 64%로 높은 가운데, 중도 성향층에서는 ‘여당 지지’와 ‘야당 지지’가 각각 52%, 34%로 조사됐다.

 

 

추경 편성: 찬성한다 53% > 반대한다 34%

차량 5부제 민간 확대: 찬성한다 59% > 반대한다 36%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고려에 대해서는 ‘중동 사태로 인한 민생경제 어려움을 고려해 추경에 찬성한다’가 53%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으로 활용될 수 있어 추경에 반대한다’ 34% 보다 높게 나타났다.

 

진보 성향층과 중도 성향층에서는 ‘찬성한다’는 응답이 각각 79%, 53%로 높은 가운데, 보수 성향층에서는 ‘반대한다’는 응답이 57%로 높게 나타났다. 경제적 계층 인식과 무관하게 전반적으로 추경에 찬성하는 양상이다.

 

중동 상황 악화로 인한 경제 부담 증대에 대한 대응책으로 차량 5부제 등 에너지 사용 제한 조치를 민간까지 확대하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한다’가 59%로 ‘반대한다’ 36% 보다 높게 나타났다. 40대 이상의 경우, ‘찬성’ 비율이 과반을 차지한 반면, 30대 미만은 ‘반대’가 타 연령대 대비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 강기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