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소송법 개정 TF’ 가동 예고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 보완수사권 폐지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대표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원내 지도부와 정책위, 법제사법위원회를 중심으로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실무 논의를 시작하겠다”라고 2일 밝혔다. 검찰의 보완수사권 존폐를 결정할 형사소송법 개정과 관련해 정부가 정부안을 내지 않고 국회에 공을 넘기면서 당내에서는 논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던 상황이었다.

 

한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를 열고 “민주당은 검찰 개혁 완성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티에프에서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 보완수사권 폐지라는 시대적 과제를 빈틈없이 완수할 방안을 신속히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개혁의 목표는 국민 권익과 인권 보호”라며 “국민의 신뢰를 받는 형사사법 시스템 구축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한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를 소집하겠다”며 “위원장이 선출된 11개 상임위(10개 상임위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만이라도 먼저 회의를 열어 시급한 민생 현안을 살피겠다”고 밝혔다. 그는 “원내지도부가 전날 대통령과 만찬을 갖고 향후 입법 과제를 논의했다”며 “3대 메가프로젝트 지원 티에프를 중심으로 메가특구 특별법 제정과 인프라 투자 예산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또 “폐업, 소상공인 정책자금 상환 부담 완화 조치, 도산 사업장 근로자 보호를 위한 체불임금 국가 지급 등 생계와 직결된 대책들이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국회가 (민생 입법을) 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국민의힘을 향해서는 “국민의힘에 엄중히 묻는다. 국회의장 권한에 따른 상임위 (의원 명단) 배정마저 거부하고 전원 사임계를 제출해 국회를 마비시키려는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며 “민생마저 보이콧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무의미한 고집을 멈추고 오늘이라도 전향적인 입장을 내어놓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정혜민  김채운 기자 >

 
 

‘AI 대전환’ 시대 반도체 주도 취지
‘5극3특’ 국가 균형발전과도 맞닿아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최태원 에스케이(SK)그룹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함께 손을 맞잡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국가 균형발전은 대한민국의 핵심 생존전략”이라며 “우리가 쌓아 올리게 될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피지컬 에이아이)의 성과가 앞으로 대한민국의 20년, 30년을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해당 사업을 이재명 정부의 ‘시그니처 사업’으로 규정하고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이 ‘3대 메가프로젝트’에 공을 들이는 것은 반도체 등 미래 먹거리를 선점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초격차 산업강국으로의 대도약이 핵심적인 과제라고 강조하며 “이 자리가 막중한 과업을 수행하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초격차 산업강국’을 강조한 것은 글로벌 기술 경쟁 구도 속에서 맞이한 ‘인공지능 대전환’ 시대에 반도체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보인다.

 

이는 이 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해온 ‘5극3특’(5개 초광역권, 3개 특별자치도) 국가 균형발전과도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산업화 시기엔 자원이 부족해 불가피하게 수도권 집중 정책을 취했다. 요즘 말로 하면 소위 ‘올인’하는 전략을 취했다”며 “그러나 요즘은 집중에 따른 비효율이 심화되면서 수도권은 폭발 직전, 지방은 소멸 직전의 위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호남 지역은 장기간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오히려 기회의 요인이 된 측면이 있다. 용수도 풍부하고 특히 신재생에너지가 풍부한 곳이 바로 서남해안 일대”라며 호남권에 ‘제2의 반도체 생산 거점’을 두는 방안에 힘을 실었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그룹은 이날 호남에 800조원을 투자해 메모리 팹 4기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번 프로젝트 성패가 이재명 정부 국정 운영의 분수령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대규모 민간 투자와 결합된 만큼, 실행 속도와 성과 창출 여부가 향후 국정 동력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이 대통령이 국정 2년차를 맞아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3대 메가프로젝트는 정부를 대표하는 시그니처 사업이자 역사적인 과업인 만큼 반드시 성공시킨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안에 사업에 대한 직할 담당관을 두고, 제가 직접 챙기고 신속하게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직접 키를 쥐고 프로젝트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 실장 역시 “이 대통령이 프로젝트 추진 상황을 직접, 그리고 수시로 챙기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것”이라며 “오는 8월 반도체특별법이 시행되면 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위원회’가 출범할 예정”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에스케이그룹 회장은 30일 광주에서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이 회장은 다음달 2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투자 보고회를 열 예정이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기업이 원하는 것은 정부의 말뿐인 약속이 아니라 이 정책이 정권을 넘어서 앞으로 지속가능하도록 하는 특별법 혹은 특구 지정 같은 반영구적으로 제도화된 지원책”이라며 “전기나 산업용수, 인력 양성, 정주여건 형성, 주택지구 조성 등 다양한 인프라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부처 간에 얽혀 있는 제도적인 난맥상도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서영지  정혜민 기자 >

 

이 대통령 “충청, AI 혁신 중심으로…이재용 투자 압박설은 구태”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참석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 아산 캠퍼스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제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한테 압박해서 삼성전자가 (지역에 대규모 투자) 결정한 거 아닐까 구태적인 생각을 하는 분이 계신데, 그렇게 하면 기업경영을 할 수 있겠냐”고 말했다. 야권을 중심으로 이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을 압박해 대규모 지방 투자를 끌어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를 반박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아산시에서 열린 ‘충청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 축사에서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있고, 우리가 가장 선두에 달려나가려면 남들이 하지 않는 가장 선진적인 생각을 해야 한다”며 “과거 관치 행정하던 시절 생각으로 (기업에) 압력을 넣어서 강제로 (투자하게)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구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정부는 지속적으로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기업을 설득하고, 기업이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내고, 또 이를 위해 정부의 재정이나 역량이 투입돼야 한다”며 “무조건 오라고 압력 넣는다고, 요즘 세상에 기업들이 옮겨오는 데가 어딨냐”고 말했다.

 

또 대규모 지방 투자를 ‘지방 나눠주기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자치를 담당하는 단체장들은 가끔 주민들에게 ‘왜 우리 동네는 안 되는 거야’라는 지적을 받다보니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며 “그렇다고 하더라도 분열적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생존이 위협받는 상태가 됐기 때문에 지금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지방균형 발전, 수도권 분산, 또 지방 중심 성장 전략”이라며 “가능하면 가장 좋은 입지에 기업들이 입지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건 선물 나눠주기가 아니다. 광주에 반도체 팹 한 개, 어디에 한 개 이런 식으로 하면 기업 운영을 할 수가 없다”며 “그런데 이걸 왜 나눠주지 않냐, 이렇게 접근하면 안 된다. 기업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여기서 하는 게 훨씬 낫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상황을 만들어주는 게 정부가 하는 일, 정치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노력을 특별히 기울이지 않은 상태에서 왜 우리 동네 안 나눠준다고 화내고, 주민들은 섭섭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하는 사람들은 부화뇌동해서 같이 화내고 그러면 그 동네가 발전이 되겠냐”고 했다.

 

이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원고에 없던 것이다. 국민의힘이 정부의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을 ‘정치적 결정'이라고 비난하는 데 대해, 기업 투자는 정부의 투자 환경 조성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앞서 충청권을 반도체 핵심 소재·부품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향해 “이 회장의 말씀을 들으며, 고 이병철 회장께서 1983년 도쿄에서 반도체 산업 진출을 선언하셨던 역사적 순간이 떠올랐다”며 “그날의 선견지명이 대한민국을 반도체 강국으로 만들었듯이, 오늘 이 회장의 결단이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선도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렇기에 오늘 발표한 투자계획들은 단지 기업들의 생산시설이 충청권으로 확장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신뢰의 약속이자, 대한민국의 가능성을 향한 담대한 선언”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와 에스케이(SK)하이닉스 등은 반도체 156조원, 에이아이(AI) 데이터센터 150조원, 기타 디스플레이·배터리·바이오에 86조원을 포함해 충청권에 총 392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상태다.                                                   < 서영지  고경주 기자 >

 
 

6년 만기 도래하자 개정 요구하며 종료 카운트다운 시작

 

북미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회원국 국기.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연장을 거부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는 1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현재 형태 그대로 미국·멕시코·캐니다협정을 갱신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협정은 갱신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이 협정의 결함과 이들 국가와의 무역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멕시코, 캐나다와 계속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제조업 일자리를 미국으로 다시 불러들이고, 멕시코 및 캐나다와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협정 개정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USMCA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집권 시절인 2018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서명한 새 무역협정으로, 나프타의 무관세 혜택의 기본 뼈대는 유지하면서도 원산지 규정을 강화했다. 2020년 7월 발효한 이 협정은 유효기간은 16년(2036년)이며, 6년마다 공동 검토를 통해 협정 유지 여부를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날이 협정 발효부터 첫 6년이 도래해 각국이 연장 여부를 정해야 하는 기한이었는데 미국이 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앞으로 남은 10년 동안만 효력이 유지된다. 따라서 이 기간 안에 3국이 갱신에 합의하지 않으면 협정은 2036년 자동 종료된다.

 

그리어 대표는 오는 20일 멕시코시티에서 멕시코와 양자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회담이 자동차 등의 북미 지역 원산지 규정을 강화하고, 중국 등 제3국이 이 협정의 무관세 혜택을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경제 안보’ 확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협정은 연간 약 1조6천억달러에 달하는 세 나라 사이의 무역을 지탱하는 거대 통합 경제권의 기반이다. 미국의 이번 조처는 예견됐다. 그리어 대표는 2025년 기준 각각 1970억달러와 483억달러에 달하는 대멕시코, 대캐나다 상품 무역 적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공언해 왔다. 캐나다와의 무역 적자는 대부분 원유 수입에서 발생하며, 멕시코와의 적자는 미국의 대중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공급망을 중국에서 멕시코로 이전하면서 급격히 늘어났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멕시코 및 캐나다와 각각 별도의 무역 의정서에 “가능한 한 신속히” 합의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기자들에게 전하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멕시코 및 캐나다산 자동차에 25%, 금속에 50%, 목재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며 이 협정을 뒤흔든 트럼프 대통령이 그 어떤 타협안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이 협정 출범 당시 “역대 최고의 협정”이라고 자찬한 바 있는, 최근에는 "미국은 이 협정 없이 각자도생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말을 거듭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와의 두 차례 협상에서 북미에서 조립되는 차량에 미국산 부품 비율을 최소 50% 이상 의무화하고, 전체 북미산 부품 비율을 82%까지 끌어올리라는 요구를 지속해 왔다.

 

완성차 업계를 대변하는 산업 단체들은 아시아 및 유럽의 경쟁국에 맞서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무관세 혜택이 유지되는 3국 간의 이 협정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미국 농산물 수출의 3분의 1 이상을 멕시코와 캐나다가 소화하고 있는 만큼, 미국 농업계 역시 이 협정의 유지를 원하고 있다.                       < 정의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