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의 지혜로운 과정 관리 필요... 난상토론이라도 해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내 분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4일 민주당 재선 의원들이 모여 “갈등 국면이 지속되어선 안 된다”며 “의원들의 과한 표현도 자제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민주당 재선의원 모임인 ‘더민재’ 대표인 강준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더민재 모임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나 “의견이 분분했다. 여러 의견이 있었다”며 “하지만 중요한 것은 더민재 역할은 갈등 국면을 빨리 수습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재선 의원 모임은) 수습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더민재 모임에는 재선 의원 46명 가운데 20여명이 참석했다.
강 의원은 이날 모임에서 모인 의견이 크게 세 가지라고 밝혔다. 강 의원은 첫 번째로 “지금 이 갈등 국면이 너무 지속되어선 안 되겠다, 갈등이 증폭되어서도 안 되겠다. 각각 의원의 과한 표현은 자제하는 것이 맞고 특히 지도부 안에서도 과한 표현들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는 것에 의견이 모였다”고 말했다.
이어 강 의원은 두 번째로 “지도부의 지혜로운 과정 관리가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이 모였다”며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고 그런 상황에서 너무 오래 끌게 되면 국민과 당원들도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밤을 새워서라도 일단 지도부가 지혜롭게 과정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세 번째로 “현재 갈등으로 비칠 수 있겠지만, 사실 이것도 토론 숙의 과정”이라며 “빨리 (논의를) 끝내려면 당내 논의 기구를 하나 만들어서 심도 있게 논의한다든가, 더해서 의원총회도 했으면 좋겠다. 난상토론이 있더라도 밤을 새워서라도 집단지성을 모아보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강 의원은 “(합당에 대한) 찬반이 빨리 결론을 낼 사안은 아닌듯 하다”며 “추후 한 번 더 만나기로 했다”고 말했다. < 최하얀 김채운 기자 >
박지원 “합당 논의 권력투쟁으로 가선 안 돼”...중진 회의 제안

더불어민주당 5선 의원인 박지원 의원은 3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찬반 논쟁이 격화하자 정청래 대표에게 중진들과 숙의하는 회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당내 논쟁이 위험수위를 넘나들자 중진 의원으로서 수습과 중재에 나서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박 의원은 3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전격시사’와 한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께서 (당)대표를 할 때도 5선 이상이 모인 중진회의에서 (주요 현안을) 논의를 했다”며 “(이번에도) 중진 의원들을 모아서 한번 논의해 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처음부터 합당을 찬성한 사람”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절차와 과정상 문제가 있다고 하면 조금 숙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토지공개념의 도입을 조국혁신당에서 요구한다고 하면 중도 확장에 문제가 있고 급진적인 좌파 정책이라 우리도 좀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은, 저는 건설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합당 반대파가 혁신당 주장에 대해) ‘너무 급진 좌파적인 요소가 있어 우리 민주당의 외연 확장, 선거 승리와 집권을 위해서는 좀 논의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하니 조금 더 숙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다만 “이게 어떤 권력 투쟁으로 이어가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박 의원은 전날 김민석 국무총리가 기자간담회에서 ‘1인1표제나 통합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그건 숙의를 하자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전날 민주당과 혁신당의 합당 논의와 관련해 “과정과 절차는 결과 이상으로 중요하다”며 “민주적 과정과 절차를 거치지 않으면 통합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저도 동감”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는 “예로부터 불은 끄고 싸움은 말리라 했다”며 “저쪽 집(국민의힘)이 콩가루 집안이면 우리 집이라도 찰떡 집안이어야 국민이 불안해하시지 않는다. 지도부에서 충돌하고 다수 의원과 당원들이 반대한다면 절충점을 찾는 것이 정치”라고 썼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중진들이 나서 불도 끄고 싸움도 충돌도 막아야 한다”며 “당 대표가 중진 간담회를 가지시도록 건의한다”고 했다. < 최하얀 기자 >
권력투쟁으로 번진 합당 내홍…당권 경쟁 얽히며 전선 확대
당내 세력 균형 변화 의식... 차기 당권과 광역단체장 선거 출마, 지역구 민감한 현역들 가세

조국혁신당과 합당 여부를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갈등이 권력투쟁 양상으로 번지며 여권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합당이 불러올 당내 세력 균형의 변화를 의식해 차기 당권 주자와 광역단체장 선거 출마를 노리는 중진, 지역구 상황에 민감한 현역 국회의원들까지 가세하며 사생결단식 대결을 펼치는 탓이다. 당의 원로와 중진, 정치 전문가들은 개인적 진로나 권력 확장을 염두에 둔 ‘공학적 접근’ 대신 ‘국민 지지를 얻기 위한 세력 통합’에 초점을 맞춰 생산적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3일 합당 논의에 반대하는 강득구 최고위원과 일대일로 만나 의견을 들었다. 전날 이언주·황명선 최고위원을 만난 데 이어 이날까지 ‘반정청래 3인방’과 모두 개별 접촉을 한 셈이다. 합당에 가장 격렬하게 반발하는 이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정 대표에게 전날 ‘이재명 대통령 임기 초 합당 추진은 에너지 소모이며, 논의를 중단하고 선거와 민생에 주력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황 최고위원은 ‘합당 수임 기구를 만들어 합당 논의와 실무 준비를 맡기되, 본격 논의는 지방선거 뒤로 미뤄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정 대표 쪽에 거듭 전달했다고 한다.
‘합당 제안을 했을 뿐, 최종 결정은 당원들이 하는 것’이라던 정 대표가 ‘반합당파’를 직접 만난 것은 합당 반대론이 당내에서 점차 조직화·세력화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당원 여론에선 찬성 의견이 60~70%로 앞선다며 자신감을 가졌지만, 갈등이 장기화되고 목소리 큰 의원들이 당내 논쟁을 주도하면서 결과를 마냥 낙관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고 본 것이다.
이날도 경기도지사 출마를 준비 중인 한준호 전 최고위원이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결정을 내려야 한다면 지방선거 이후에 해야 한다”고 했고, 당내 친이재명계 모임인 더민주혁신회의는 합당 논의 중단을 촉구하는 ‘전 당원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발표했다. 상황이 합당 찬성파와 반대파의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자 당 중진 그룹을 중심으로 갈등 중재에 나서려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그동안 의견 개진을 자제해온 진성준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당 지도부에 공개 토론을 제안했고, 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준비하는 박지원 의원도 중진 간담회를 열자고 판을 깔았다. 박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중진들이 나서 불도 끄고 싸움도, 충돌도 막아야 한다”고 썼다.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보완수사권 등 검찰개혁 논의나 장기적인 증시 활성화 대책 논의 등이 뒷전으로 밀렸고, 대통령이 연일 부동산 관련 고강도 메시지를 내보내는데 여당은 그저 구경만 하는 듯한 상태”라며 “넉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까지 무엇으로 득점 포인트를 쌓을지, 합당 찬반 어느 쪽이건 차분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논의를 생산적으로 이끌어갈 책임은 정 대표에게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복경 더가능연구소 대표는 “정 대표가 합당을 기습 제안하는 순간 논의가 꼬여버렸다. 이 상태면 합당에 이르는 단계마다 갈등이 표출되게 돼 있다”며 “예측 가능한 조직 내 논의 절차를 거쳐 상황을 풀어가지 않으면 찬반 진영의 ‘동원 경쟁’이 과열되고 이렇게 되면 지방선거에도 도움이 될 리 없다”고 말했다. 임채정 민주당 상임고문은 “정치공학적 접근을 내려놓고 국민적 지지를 받아가며 합당 논의를 하길 바란다”며 “특히나 후유증이 남지 않는 논의 방식을 만들어가는 게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 최하얀 김채운 기자 >
‘원조친명’ 김영진 “합당, 지방선거 전에 해야…정청래 ‘대승적 결단’”
한준호 등 친명계 ‘지방선거 전 합당 반대’에
“본인 정치적 선택…‘대통령 뜻’ 해석 타당치 않아”

원조 친이재명계로 꼽히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4일 당내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조국혁신당과 합당에 대해 “지방선거 전에 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정청래 대표라고 경쟁자인 조국 혁신당 대표와 같은 민주당 운동장에서 뛰는 것을 좋아했겠느냐”며 합당 제안은 “대승적 결단”이라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나와 “계기적으로 지방선거 (전에) 한 당으로 움직이는 것이 효과적이고 미래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본다”며 “(20)28년 총선, (20)30년 대선까지 긴 정치 프로그램이 있는데 지금 (혁신당과) 합당하는 게 분열과 갈등을 최소화하고 통합과 단결로 승리, 이재명 정부 성공으로 나가는 길에 적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혁신당이 대승적으로 대의를 위해서 민주당과 함께해왔던 일련의 과정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두 당이) 합당해서 더 힘 있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2대 대선 때를 비롯해 여러 정치·정책 등을 두고 혁신당과 공조해온 사례 등을 들며, 힘을 합치자고 한 것이다. 그는 “대선 시기에 혁신당이 후보도 내지 않고 민주당보다 더 열심히 이재명 후보의 당선을 위해서 뛰었다”며 “(두 당의) 정치적인 노선이나 정책적인 컬러가 제가 보기엔 크지 않다”고 했다.
김 의원은 ‘물을 마실 때 그 물의 근원을 생각하고 우물을 판 사람을 생각하며 마셔야 한다’는 뜻의 ‘음수사원’을 언급하며, “(혁신당은) 대선 시기에 같이 우물을 파고 이재명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서 뛰었던 사람들인데 물을 마실 때도 같이 마셔야지 나만 마시겠다 하는 건 제가 보기에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도 했다.
김 의원은 당내 일각에서 정 대표의 전격적인 합당 제안이 이 대통령의 뜻과도 다른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합당과 통합은 이 대통령의 평소 지론’이라고 이야기했다”며 “저는 그렇게 동일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도 합당과 통합에 대해서는 총론적으로 동의한다고 저는 그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당 안에서도) 절차와 과정 문제, 시기를 조정하자 이런 얘기는 있지만, 어느 의원도 합당과 통합에 대해 반대하는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본 적이 없다”며 “큰 틀에서는 (의원들도) 통합에 동의한다고 바라볼 수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전날 친명계 한준호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합당 결정을 6·3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고 당원 참여형 공식 논의 기구를 먼저 설치해 충분한 숙의를 거치자’고 주장한 바 있다. 사회자가 이를 거론하며 ‘청와대 입장은 합당·통합이 지론인데 친명계 쪽에선 반대가 나오는 구도가 이해가 잘 안 된다’고 하자, 김 의원은 “본인의 정치적인 선택과 판단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통령의 생각이 이거다’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 자체는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을 한다”며 “현재 상황에서 왜 그런 판단들을 해 나가고 있는지를 서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라도 말했다.
김 의원은 “저도 정 대표가 최고위원들과 충분한 숙의를 좀 길게 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있다”며 “그 문제에 관해서는 정 대표도 유감을 표명했기 때문에, 또 다른 유감(표명)이 필요하다면 사과와 유감의 표시를 하면서 절차와 과정을 정상적으로 가져가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 의원은 “정 대표는 평소에 통합론자는 아니었다”며 “이해관계를 놓고 보면 정 대표는 조국 대표와 같은 운동장 내에서 경쟁하는 것을 썩 내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방선거 승리,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큰길 초기에 주춧돌을 놓는 것이 필요한 상황 속에서 정 대표가 본인의 이해관계를 초월하여 정치적 결단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정 대표가 차기 당권을 위한 과정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 통합을 (제안)했다는 그 논리와 해석은 완전히 틀렸다”고도 했다. < 최하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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