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분할할 경우 양국으로부터 자동차 산업 잠재적 투자 포함 산업적 이익

독 건조 6척 대서양 연안, 한 건조 6척은 태평양 연안 인도·태평양 지역 투입"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방문한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 =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이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2.2 [한화오션 제공.연합]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가 한국과 독일에 분할 발주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3일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앤드메일은 캐나다 정부가 한국의 한화와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에 6척씩 발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독일 TKMS가 건조하는 '타입 212CD' 잠수함 6척을 대서양 연안에 배치하고 한화오션의 'KSS-Ⅲ 배치-Ⅱ' 잠수함 6척을 태평양 연안이나 인도·태평양 지역에 투입하는 방안이다.

 

글로브앤드메일은 "정부 소식통은 국가의 경제·군사적 필요를 기준으로 계약 분할 여부를 평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면서 "계약을 분할할 경우 캐나다는 (한국과 독일) 양국으로부터 자동차 산업에 대한 잠재적 투자를 포함한 산업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CPSP는 2030년 중반 퇴역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4척)의 대체 전력으로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건조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TKMS가 최종 결선에서 수주 경쟁 중인 가운데 이르면 올해 6월 중 수주 업체가 결정될 전망이다.

 

캐나다는 자국 제조업 기반 강화를 위한 자동차 분야 투자를 요구한 가운데 한국에는 현대차의 현지 공장 설립을, 독일에는 폭스바겐 추가 시설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장관은 지난달 한-캐나다 군사·국방 비밀정보보호협정 체결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번 입찰이 독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진행될 것임을 확인해두고 싶다"며 입찰 과정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조달 정책과 방법은 캐나다 정부의 판단이자 권한"이라고 말했다.

                                                                                                             < 홍규빈 기자 >

 

'시사인' 조사 신뢰도 1위는 대통령, 검찰은 꼴찌

검찰은 수사로 정치하고 언론은 여론 왜곡
'파기환송심' 조희대 대법원도 불신 자초
여론 조사서 국민 4명 중 3명이 '교회 불신'

지금은 개혁 반발 아니라 부끄러워해야 할 시간

 

우리는 불신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예수를 믿지 않아서 불신 사회가 아니라 사람을 믿지 못하는 불신 사회입니다.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니면 대체로 사람을 믿지 않습니다. 사람만이 아니라 언론도 믿지 못하고 종교도 믿지 못하고 갈등을 조정하는 국가기관도 믿지 못합니다.

 

천문학적 갈등관리 비용 쓰는 불신 사회

 

그래서 민원과 탄원과 투서와 고소·고발과 소송이 난무하고, 판결을 믿지 못하니 재판 불복이 다반사이고, 언론을 믿지 못하니 가짜뉴스가 언론처럼 횡행하고, 의사를 믿지 못하니 인터넷에서 직접 치료법을 찾고, 스마트 시대인데도 미신을 숭배하고 점집은 성황을 이루고,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이성적인 선거운동보다 손바닥에 ‘임금 왕(王)’자를 쓰고 TV토론에 나가는 것입니다. .

 

흔히 신뢰를 사회적 자본이라 합니다. 쉽게 비유하자면, 신뢰도가 높은 사회는 담장이 없어도 안전하다고 느껴 불안하지 않지만, 신뢰도가 낮은 사회는 담장을 높게 세우고도 불안하여 담장 위에 철조망이나 유리 조각을 꽂아두어야 안심하게 됩니다. 그게 불신의 비용입니다. 신뢰도가 높은 사회에선 사소한 약속은 말로 해도 되지만 신뢰도가 낮은 사회에선 계약서를 쓰고 공증을 받아두어야 안심하게 됩니다. 그게 모여 불신의 사회적 비용이 되는 겁니다.

 

불신에 따른 사회비용은 엄청납니다. 2013년에 나온 삼성경제연구소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사회적 신뢰의 결여로 한 해에 최대 246조 원을 갈등관리 비용으로 쓰고 있다고 했으니 10년도 더 지난 지금은 불신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그보다 훨씬 많을 겁니다. 한국행정연구원의 사회통합실태조사를 보면, ‘귀하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을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믿을 수 있다는 답변이 2014년에는 74%였으나 2024년에는 56%로 뚝 떨어졌습니다.

 

 

왜 많이 배우고 출세한 먹물들일수록 염치가 없어질까

 

그런데 참 희한합니다. 사람에 대한 신뢰가 낮은데 택배기사가 길가에 물건을 부려놓은 채 다른 곳으로 배달을 가도 훔쳐 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카페에서 테이블에 핸드폰을 두고 화장실에 다녀와도 가져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외국인들은 그걸 보고 놀란다고 하지요. 어떤 전문가는 우리 사회가 사람에 대한 신뢰는 낮지만 사회공동체에 대한 신뢰는 높아서 그렇다는데, 저는 생각이 좀 다릅니다.

 

우리에겐 체면 의식이 있어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 어릴 적에 이랬던 기억이 있습니다. 귀한 손님이 오셔서 전이라도 부치면 할머니는 꼭 이웃들과 조금씩이라도 나눴습니다. 손님이 사탕 봉지라도 들고 왔으면 다만 몇 알씩이라도 동네 사람과 나눴습니다. 손님이 오는 걸 봤고 전 부치는 냄새가 나는데, 혼자만 먹는다고 손가락질하고 흉이라도 볼까 할머니는 무척 신경을 쓰셨는데, 그게 체면 의식이 아닐까 합니다.

 

‘혼자만 잘살믄 무슨 재민겨’ 하던 고 전우익 선생의 말씀이 공동체 의식이고 체면 의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참 희한합니다. 신분이 높아지고 출세할수록 그런 의식이 사라지나 봅니다. 사회 신뢰도 조사를 보면, 많이 배운 전문직 종사자들에 대한 신뢰도는 항상 낮게 나옵니다. 국회의원이 그렇고, 판검사가 그렇고, 의사가 그렇고, 기자들이 그렇습니다. 출세할수록 염치는 사라지고 얼굴을 두꺼워지는 게 한국의 먹물들인가 봅니다.

 

스스로 신뢰 갉아먹는 가짜뉴스 발원지 재래식 언론

 

영국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는 매년 전 세계 40여 국가를 대상으로 각 나라의 국민이 자기 나라의 언론매체를 얼마나 신뢰하는지 조사하여 보고서를 냅니다. 그걸 보면, 한국인들의 언론 신뢰도는 조사대상 국가 중에 항상 꼴찌 수준입니다. 한국인들은 한국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1등 신문’을 자처하는 조선일보가 가장 불신받는 매체로 언론 불신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늘 당당합니다.

 

 

언론에 대한 불신이 깊은 게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반성과 성찰은 없고 불신을 강화하는 일만 반복됩니다. 한국경제신문의 기자들은 특정 주식을 산 뒤 호재성 기사로 주가를 띄우는 주가조작으로 돈벌이를 하다 들통났습니다. 대한상의는 상속세 때문에 부자들이 한국을 떠난다는 허위 정보를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했는데, 담합이라도 했는지 기자들은 그걸 그대로 베껴 가짜뉴스를 살포했다가 언론 불신을 자초했습니다. 워싱턴 특파원들은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에 고자질하듯이 한국의 사정을 알리고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내정간섭’ 보도를 했다가 ‘그게 언론이 할 짓이냐’는 질타를 받았습니다.

 

그 모두가 여론을 의도한 방향으로 몰고 가기 위해 사실을 조작하거나 왜곡하거나 과장한 ‘가짜뉴스’입니다. 그런데도 가짜뉴스를 방지하는 목적의 징벌적 배상이나 허위조작 정보 처벌에 반대하는 기자들도 많습니다. 이른바 재래식 언론이 가짜뉴스의 발원지가 되고 온상이 되고 있는데도 문제를 제기하는 기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언론의 생명은 신뢰이고, 신뢰할 수 없는 언론은 존재할 이유가 없는데도, 부끄럽다며 성찰과 자정을 말하는 기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대통령 국회 신뢰도 오르고 법원 검찰 떨어진 이유는?

 

탐사 보도에 권위가 있는 시사주간지 <시사IN>은 매년 국가기관에 대한 신뢰도를 조사하고 심층적으로 분석한 기사를 게재합니다. 2025년 10월의 기사를 보니, 대통령(청와대)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높았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최저치(10점 만점에 2.75점)를 기록했는데 이재명 정부에선 5.24점으로 껑충 뛰어 조사대상 기관 중에 가장 높았고, 만년 꼴찌를 기록하던 국회에 대한 신뢰도 높아져 여전히 불신 구간이긴 하지만 4.19점으로 대법원(4.11점)보다 높았고, 검찰 신뢰도는 3.06점으로 조사대상 기관 중에서 꼴찌였습니다.

 

2025 국가기관 신뢰도 조사. 출처: 시사IN

 

간략하게 말하자면, 대통령과 국회에 대한 신뢰는 높아졌고, 검찰과 법원에 대한 신뢰는 추락했습니다. 국회가 아니라 여야를 나눠 정당별로 신뢰도 조사를 했다면, 국회 불신의 귀책 사유가 어느 쪽에 있는지 시시비비가 분명하게 드러났을 겁니다. 다음 조사에서는 국회 신뢰도와 별도로 여야 정당별로 신뢰를 묻는 조사를 하면, 양비론의 정치 혐오에서 탈피하여 정치가 한 단계 발전하고 성숙해지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검찰 신뢰도가 꼴찌로 추락한 이유는 수사로 정치를 했기 때문입니다. 피의자를 협박하여 허위 진술을 강요하고, 증거를 조작하고, 객관의 의무를 저버리고, 정적을 제거하려는 마녀사냥 수사를 하고 정치적 기소를 한 사실이 드러나도 사과도 반성도 없습니다. 검찰을 개혁하라는 민심이 분노로 표출하는 와중에도 수사권을 놓지 않으려고 잔꾀를 부리고, 법 왜곡죄 도입에는 막무가내로 반대합니다. 검사 선서문에 있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는 그저 선서문에만 존재하나 봅니다.

 

법원 불신 자초해 놓고 사과 한 마디 없는 조희대 대법원장

 

법원 신뢰도가 뚝 떨어진 데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공(?)이 가장 큽니다. 2심에서 무죄로 판결한 이재명 선거법 사건은 어느 쪽에서도 불복의 빌미를 주지 않으려고 고심한 흔적이 역력한 판결이고 흠잡을 데가 없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법과 절차를 무시하며 초고속으로 유죄 취지의 파기환송 결정을 내렸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윤석열의 정적’ 이재명의 대선 출마를 봉쇄하려고 주도한 결정이었습니다. 판결이 아니라 정치였고, 광장의 시민들은 분노했습니다. 파기환송을 배당받은 고법 재판부는 공판 기일을 지정했다가 광장의 분노에 놀라 대선 이후로 재판을 연기했지요. 애초에 대법원이 그래야 했습니다. 법원 불신은 사법부 수장인 조희대 대법원장이 자초한 겁니다. 그런데도 사과 한마디 없습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12일 서울 대법원을 나서고 있다. 2026.2.12. 연합
 

같은 사건이라도 판사에 따라 유무죄의 판단이 다르고 형량이 다를 수 있지만, 그 편차는 상식의 범위 안에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판결이 예측 가능하고 판결을 신뢰할 수 있습니다. 판결문에 솔로몬의 지혜나 시대를 관통하는 역사 인식이 담기면 법원에 대한 신뢰와 권위는 저절로 높아집니다. 반대로 친위 쿠데타 내란을 성경 읽겠다고 촛불을 훔친 행위에 비유하는 판결이나 ‘공천 주라는데 말이 많네’라는 대통령 당선자의 육성 증거가 있는데도 정상적인 공천이었다는 판결은 일반의 상식에서 벗어나도 한참을 벗어난 판결입니다. 마녀사냥이 명백한 검찰의 정치적 기소에 유죄로 화답하는 판결을 존중하라는 건 어불성설입니다.

 

재판소원이든 법관 증원이든, 사법부 개혁이 당위가 된 건 윤석열 늪에 빠진 ‘조희대 코트’가 자초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개혁에는 반대합니다. 국민을 위해서라는데, 그 주장에 동의할 국민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기자들이 언론 윤리를 신의성실하게 준수하면 징벌적 배상을 두려워할 일이 없듯이 법관이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공정하게 재판을 하면 걱정할 이유가 없습니다. 신호를 지키고 교통법규를 지키면 과속 난폭 운전을 할 수가 없고, 단속 카메라가 곳곳에 있거나 말거나 신경 쓸 이유가 없습니다.

 

국민 4명 중 3명이 불신하는 ‘믿음의 교회’

 

교회 권력을 감시하는 독립 매체인 ‘뉴스앤조이’가 보도한 ‘한국 교회 사회적 신뢰도’ 조사를 보면, 교회를 불신한다는 응답이 75.4%였고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공동대표 정병오·신동식·이상민)이 올해 1월 초에 전국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중에 절반은 한국 교회를 극우로 인식했고, 그 이유로 △12·3 계엄 옹호(64.5%) △다른 집단에 대한 혐오와 배타성(58%) △권위주의 옹호(43.7%) △폭력적인 언어와 폭력 선동(43.3%)을 이유로 꼽았습니다.

 

한국 교회에 대한 높은 불신에는 누구보다도 전광훈, 손현보 같은 극우 성향 목사와 하나님의 말씀을 곡해하여 부와 명성을 얻은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의 책임이 클 겁니다.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개신교 내부에서도 언론에서도 지식인 사회에서도 그들을 비판하는 목소리는 나오지 않습니다. 검찰 개혁은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잃어 자초한 것이고, 사법 개혁은 법원이 국민의 신뢰를 잃어 자초한 것이고, 언론 개혁은 언론이 국민의 신뢰를 잃어 자초한 것인데, 내부에서는 개혁에 반대하는 목소리만 나올 뿐 성찰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신뢰가 생명인 집단은 국민의 신뢰를 잃으면 존재할 이유도 잃게 됩니다. 신뢰가 생명인데 그들 스스로 신뢰를 저버리고 있습니다. 나라를 위태롭게 하고 있습니다. 언론, 검찰, 법원, 교회를 불신의 늪으로 밀어 넣는 범인은 그 집단의 내부에 있습니다. 지금은 반발이 아니라 부끄러워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 송요훈 기자 >

 

"이렇게 신뢰 없고 국민 외면 받은 적 있었나"

악의적으로 국민의 선택권 빼앗으려 해
희귀한 법해석으로 내란 수괴 풀어주고
생중계 중 사실과 다른 양형사유 읊조려

조희대 "개별 재판 악마화" 엉뚱한 얘기
후임 대법관 공백 현실화 속 노태악 퇴임
"정치의 사법화, 사법부 불신으로 이어져"

 

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그는 이날 출근길에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한다"고 밝히면서도 "갑작스러운 대변혁으로 국민에 해가 없는지 심심사숙고해달라고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2016. 3. 3 연합
 
 

법원 공무원 노동조합이 얼마 전 '사법개혁 3법(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이 국회 문턱을 넘은 것과 관련, "대법원의 무능을 개탄한다"면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거듭 촉구해 눈길을 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는 3일 성명을 내 "3개 법안을 구체적으로 적용함에 있어 일정 정도의 부작용 또는 악용이 현실화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전제한 뒤 "그 보다 우선 대법의 안일한 현실 인식과 극도의 무능력에 개탄과 실소를 보낸다"고 밝혔다. 법원본부는 "8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우리 사법제도 하에서 법원이 국민들로부터 이토록 신뢰받지 못하고, 철저히 외면 받은 적이 있었던가"라고 되물었다.

 

법원본부는 이어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악의적으로 국민의 정치적 선택권을 빼앗으려 했다"며 "희귀한 법해석으로 내란 우두머리를 풀어주며, 생중계된 선고재판에서 '내란 우두머리가 물리력 행사를 자제 시켰다'는 사실과 다른 양형사유를 읊조렸다"고 비판했다. 법원본부는 또 "법무부 장관 등 내란 주요 인사들에 대한 영장을 무더기로 기각하는 등 국민정서와 시대정신에 어긋난 재판으로 인하여 국민들의 인내심이 바닥나게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5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과 지귀연 부장판사 재판부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판결 및 구속 취소,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의 구속영장을 기각한 사유 등을 들어 비판 수위를 한층 높인 것이다.

 

법원본부는 또 "법원은 향후 '사법개혁 3법'의 시행과 관련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법원행정처 폐지 등 이후 추진될 국회의 사법제도 관련 입법에 대해 특위 등 협의체를 만들어 건설적인 논의를 진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노태악 대법관 퇴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노 대법관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26.3.3 연합
 

조 대법원장 엉뚱한 변명으로 책임 회피

 

법원본부는 이날 오전 조 대법원장의 출근길 발언에 대해서도 "사법신뢰 추락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아직 깨닫지 못했거나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사법개혁 3법 관련 질문을 받자, 사법부에 대한 불신이 사법개혁의 추진 동력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대한민국 사법부를 배우려 하고 우리 사법부와 협력할 것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며 반박한 바 있다.

 

법원본부는 "우리는 이재명 대통령 후보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 직후부터 조 대법원장의 결자해지를 요구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조 대법원장은 정치의 격랑 속으로 뛰어 들어가 대통령 후보를 날리려 하다 실패했으면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깨끗하게 사퇴하는 것이 맞는다"고 질타했다. 이어 "사법부는 거기서부터 사법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여정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법원장은 "국회 입법 활동을 전적으로 존중한다"면서도 "국민들에게 해가 되는 내용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심사숙고해달라"고 말했다. 이날 퇴임하는 노태악 대법관의 후임 제청이 지연되는 상황과 관련해선 청와대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내심을 갖고 조 대법원장의 이날 발언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면 다음과 같다.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고, 개선해 나가야 하는 점은 동의를 얻어 할 것이다. 사법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헌법이 부과한 사명을 다하겠다. 다만 갑작스러운 대변혁이 과연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혹시 해가 되는 내용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한 번 더 심사숙고해주시기를 국민들께 간곡히 부탁드린다. 지금까지 해왔듯 대법원이 할 수 있는 내용을 전달해서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일부에서 사법개혁을 하는 이유가 국민의 신뢰도가 낮다고 하고 있다. 근래 세계 여러 나라, 심지어 국제기구에서도 대한민국 사법부를 배우려 하고 우리와 교류 협력할 것을 적극 요청하고 있다. 그 이유가 어디 있겠나. (최근 갤럽 등 여론조사기관의 신뢰도 조사 결과 미국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는 35%에 그친 반면 우리나라는 47%를 기록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물론 우리가 높다는 게 아니고, 더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다만 사법제도에 대한 국민 신뢰는 국민의 기대 수준이 반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적 지표를 잘 들여다봐야 한다."

"(이런 수치에) 만족하자는 게 아니라 어떤 제도를 평가할 때는 객관적으로 좋은 점을 인정하고 거기서 부족한 점이 뭔지 (찾아) 개선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너무 우리 제도를 근거 없이 폄훼하거나 법관들에 대해 개별 재판을 두고 악마화하는 방식으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심사숙고해달라."

 

국민들이 조희대 대법원장 체제에 근본적인 불만을 제기한 것을 개별 재판 결과를 두고 악마화한다고 엉뚱하게 둔갑시켜 버린 것이다. 

 

 노태악 대법관이 3일 서초동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사를 하고 있다. 2026.3.3 연합
 

후임 없이 물러난 노태악 대법관 "정치의 사법화, 사법부 불신 이어질 것"

 

한편 조 대법원장이 무능하거나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들을 수 있는 사안 중 하나가 대법관 공백 사태다. 후임 대법관이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날 임기를 마치고 퇴임식을 가진 노태악 대법관이 퇴임 메시지를 통해 “정치의 사법화는 결국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노 대법관은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고, 그렇게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안을 사법부로 가져오는 현상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치의 사법화는 결국은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며“사법의 결론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어느 한쪽의 비난과 공격을 피해 나가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 가운데서도 법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내야 한다”며 “법관에게 용기라는 덕목이 점점 더 크게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법관은 “사법부의 디딤돌은 사법권의 독립과 국민의 신뢰라고 생각한다”며 “‘설마’ 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상황을 마주하며 마음이 무겁지만, 사법부가 국민 신뢰를 회복할 때까지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3월 취임한 노 대법관의 발언은 듣기에 따라 조 대법원장 등을 겨냥한 '뼈있는' 지적으로도 들린다. 

 

한편, 노 대법관 후임에 대한 임명 제청이 늦어지면서 대법관 공백은 현실이 됐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21일 노 대법관 후임 후보 4인을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추천했지만, 40일 넘도록 이재명 대통령에게 제청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청와대와 사법부가 견해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어느 쪽이 누구를, 다른 쪽은 다른 누구를 선호해 의견 차이가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데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다.  

 

법원조직법에 따르면,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대법관 총원의 3분의 2 이상으로 구성되면 운영은 가능하다. 그러나 대법관 13명 중 한 자리가 공석이 되면서 쟁점이 첨예하게 맞붙는 사건에서는 의견이 6-6으로 첨예하게 맞설 경우 심리가 쉽지 않을 수 있다.     < 임병선 기자 >

 

조희대, 거취 압박에 사퇴 거부…“헌법 부과한 사명 다하겠다”

민주 "스스로 돌아볼 줄 몰라, 거취 속히 결정해야" 압박 지속

 

 
 
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
 

 

조희대 대법원장이 3일 “사법기관은 어떤 경우에도 헌법이 부과한 사명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법 3법’(법왜곡죄, 재판소원, 대법관 증원) 국회 본회의 통과와 맞물려 여권의 사퇴 압박까지 받는 상황에서 ‘중도 사퇴’ 가능성을 일축하며 대법원장 직무를 흔들림 없이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사법 3법’의 국회 본회의 통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세상에 완벽한 제도는 없다.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은 동의를 얻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회의 입법 활동을 존중한다”면서도 “다만 갑작스러운 대변혁이 과연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해가 되는 내용은 없는지 마지막까지 한번 더 심사숙고해주시길 국민께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조 대법원장은 “일부에선 사법개혁 이유가 국민 신뢰도가 낮아서라는 평가도 있다”고 언급한 뒤, 한국갤럽·세계은행·월드저스티스프로젝트(WJP) 등의 사법 신뢰도 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한국이 미국·독일보다 뒤처지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우리 제도를 근거 없이 폄훼하거나 법관들에 대해 개별 재판을 두고 악마화하거나 이런 식으로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도 조 대법원장 사퇴 압박을 이어갔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스로 돌아볼 줄 모르는 조 대법원장은 거취를 속히 정해야 한다”고 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한국방송(KBS) 라디오에서 “(조 대법원장이) 자진 사퇴하는 게 모양새가 좋다”고 말했다.                                   < 오연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