母語로 대화하던 두 누이 잃은 슬픔 딛고 사투리로 성경 풀어내

"우리말의 풍성함 생각…엘리트주의 벗어나 머리 낮추자는 마음"


                                                                                      임의진 목사

 

"예수께서는 입서리를 벌쌔듬마(입술을 열더니) 말씀을 허셨재. '예말이요, 성님 동상님덜. 인자부텀 온 천하에 댕김서 몽조리(모조리) 만나는 사램들마다 그간 알캐드린 복음을 전하셔야 쓰겄소."

 

가장 오래된 성서 중 하나인 마가복음 16장 15절에는 예수가 제자들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명하는 장면이 소개돼 있다. '개역개정판 성경'은 "또 이르시되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고 당시 상황을 전한다. 만약 예수가 전라남도에서 태어났다면 위에 쓴 것처럼 구수한 사투리로 얘기했을지도 모른다.

 

임의진(56) 목사는 '공동번역 성경'(1997년)과 '개역개정판 성경'(1998년)을 바탕으로 이처럼 전라남도 방언으로 마가복음을 번역한 '마가복음 전남 방언'(대한기독교서회)을 최근 펴냈다.


'마가복음 전남 방언' 삽화 '가시관을 쓰신 예수' [대한기독교서회 제공]

 

책에는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이나 '아리랑'처럼 사투리에 지역 정서가 맛깔나게 녹아있다. 방언에 익숙하지 않은 독자를 위해 각 페이지 하단에 주석을 붙였고 방언사전도 책 말미에 덧붙였다. 임 목사의 오랜 벗인 홍성담·전정호 화백이 협업해 목판화로 찍은 삽화를 책에 실었다.

 

성경을 표준어가 아닌 사투리로 번역하는 것은 언뜻 생각하면 불경스럽게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임 목사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런 시각이 편견에 불과하다며 예수 이야기를 꺼냈다.

 

"예수님은 당시 표준말을 쓴 분이 아니에요. 아람어라는 갈릴리 지방의 사투리를 썼어요."

 

다양한 언어, 각 지역의 특색이 담긴 말로 성경을 번역하는 것이 낮은 자들의 언어로 가르침을 전한 예수의 정신에도 부합한다는 것이 임 목사의 견해다.


책 표지 이미지 [대한기독교서회 제공]
 

'마가복음 전남 방언'은 지역 언어 연구 자료로 삼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남도 방언을 생생하게 포착해냈다. 이는 기본적으로는 임 목사가 전남 강진군에서 태어나 강진·해남 등에서 성장하고 일대에서 목회 활동을 하는 등 지역 사회와 어우러진 삶을 살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지만 숨은 비결이 더 있었다.

 

"저는 목사의 아들로 자랐는데 권사님들이나 동네 할머니들이 저를 키우다시피 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구수한 강진·해남 사투리를 배우고 자랐어요. 사투리의 영역이 머릿속에서 폭넓게 각인됐죠. 사투리 영재 교육을 받은 셈이죠." (웃음)

 

작가이기도 한 임 목사가 틈틈이 지역 언어를 정리해서 사전처럼 모아놓은 것도 번역 작업에 도움이 됐다.

 

그런 그가 성경을 사투리로 번역하길 마음먹은 계기는 작년 12월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참사로 인해 찾아왔다.

 

누나와 여동생이 목숨을 잃은 것이다. 두 누이는 임 목사가 모어(母語)인 전남 방언으로 자연스럽게 소통하던 혈육이었다.


'마가복음 전남 방언' 삽화 '십자가상 예수' [대한기독교서회 제공]

 

"가족과 전화하거나 만나면 자연스럽게 사투리를 쓰잖아요. 우리는 퍼스트 랭귀지, 그러니까 모어를 서로 썼는데 그런 가족을 잃은 거예요. 슬픔에 잠겨 있었는데 내가 목사라서 그런지 두 누이와 나누었던 사투리로 성서가 떠오르더라고요."

 

임 목사는 표준어의 역할과 기능을 긍정한다. 하지만 표준어만 바른 것이고 방언은 틀렸다는 시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투리는 지역의 언어이고 다만 표현이 다를 뿐인데 표준어가 아니면 안 좋은 것처럼 보는 시각이 아쉽다"며 "우리말의 풍성함에 대해서 고민해보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성경을 굳이 방언으로 번역한 것은 표준어를 제패와 독점의 도구로 인식하는 이들에 대한 일종의 저항인 셈이다.

 

아울러 요즘 교회에 퍼진 엘리트주의를 극복하고 어려운 이들, 낮은 곳에 있는 이들과 함께 하자는 메시지도 전하고자 했다.

 

"요즘 교회는 밑바닥 사람들, 빈곤한 사람들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위험천만하게 권력에 줄을 대기도 하잖아요. 가난한 사람들의 처지를 생각하고 머리를 낮추어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사투리로 번역하게 됐어요."


남녘교회 시절의 임의진 목사[연합 자료사진]
 

'마가복음 전남 방언'은 임 목사가 강진에서 출생해 전남 방언을 모어로 지니게 된 우연의 산물이라고 할 수도 있다. 만약 그가 속초에서 태어났다면 '마가복음 강원 방언'을 펴냈을지도 모른다. 임 목사는 "다른 지방 사투리로도 성서가 번역되기를 기대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 이세원 기자 >

중, 비인가 시온교회 목사 30명 체포

펜데믹 시절 온라인으로 1만명 모아

미국 종교의 자유 요구 두고 갈등 예상

 

                  

중국 정부가 조선족 김명일(중국어 발음 진밍르·영어명 에즈라 진) 목사를 비롯해 30여명의 지하교회 지도자들을 전격 체포했다.

 

14일 유권망에 따르면 체포는 지난 9~11일 진행됐다. 시온교회를 이끄는 김 목사는 광시좡족자치구 베이하이시의 자택에서 구금됐다고 미국에 거주하는 딸 그레이스 진이 전했다.

 

베이징, 선전, 상하이 등 전국 각지에서 시온교회의 다른 목사들 30여명이 체포됐다. 이들에게는 온라인을 통한 불법 정보 유포 혐의가 적용됐다고 전해졌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40년 동안 기독교 인사를 대상으로 한 최대 규모의 체포라고 전했다.

 

시온교회는 2007년 설립된 미등록 가정교회다. 현재 중국 내 40여 개 도시에서 주일예배를 운영하고 있으며, 약 5000명이 온라인에 접속해 설교를 듣고 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에서 공식적인 개신교 교회는 삼자교회, 가톨릭은 중국천주교애국회가 존재한다. 공식 통계에서는 이러한 국영교회에 등록된 기독교인이 4400만 명이 넘는다. 그러나 수천만 명이 공산당의 통제 밖 불법 가정교회에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당국에 공식 허가받은 교회 외 가정 등에서 설교·예배 등을 벌이는 종교활동을 불법화하는 종교 지침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발표한 ‘종교 교직원을 위한 온라인 행동 규범’에 따르면 온라인을 통한 예배, 설교는 불법이 된다.

 

개신교계에 따르면 헤이룽장성 출신이며 올해 56세인 김 목사는 베이징대를 졸업했으며 1989년 톈안먼 항쟁을 계기로 입교했다. 중국 공인교회의 옌칭신학교를 거쳐 2007년 미국에서 신학박사를 취득하고 귀국해 복음주의 성향의 시온교회를 이끌었다. 베이징에서 단기간에 600명을 신도를 모아 최대 가정교회를 개척하면서 미국 개신교계에서도 주목받았다.

 

그는 2011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배고픈 사람들이 뭔가를 먹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도 종교적 신념을 가지고 있다”며 “정부는 우리가 무엇을 먹어야 할지, 무엇을 먹지 말아야 할지 결정할 필요도 없고, 그럴 권리도 없다”고 공개 비판했다.

 

김 목사는 중국 공안 당국의 표적이 됐으며 2018년 베이징을 떠났다. 그는 목회자들을 해외로 보내 교회가 지도자 없이 남지 않도록 대비했고, 아내와 자녀들도 미국으로 이주시켜 6년 넘게 가족과 떨어져 지내 왔다. 중국 당국은 2019년 시온교회 베이징 본당을 폐쇄하고 김 목사를 출국금지 대상으로 지정했다.

 

김 목사는 이후 소규모 그룹을 이끌며 목회 활동을 벌이다 펜데믹 기간 온라인을 통해 1만명을 모았다고 전해진다. 코로나19를 거치며 개신교뿐만 아니라 불교, 도교 사원 방문객도 늘어난 바 있다.

 

김 목사의 체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 관계의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은 중국 공산당이 최근 저명한 진밍르 목사를 포함, 중국내 미등록 가정교회인 ‘시온교회’ 지도자 수십명을 구금한 것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의 종교 정책은 점점 더 엄격해지고 있다. 비교적 안전한 전통 종교로 여겨져 온 불교와 도교 사원을 상대로는 염주판매 등 상업화에 제동을 걸고 있으며, 티베트 불교나 이슬람교에서는 ‘중국화’를 강조하고 있다.                   < 박은하 기자 >

토론토 영락교회서, 새 임원선출과 내년 계획 논의 

 

 

온타리오 한인목사회(회장 김석재 순복음영성교회 담임목사)는 제52회 2025 정기총회를 오는 10월21일(화) 오전 11시 토론토 영락교회(담임 전대혁 목사: 650 McNicoll Ave. Toronto, ON, M2H 2E1)에서 개최한다.

 

한인목사회는 이번 총회에서 임원을 새로 선출하고 올해 사업 결산과 함께 내년도 사업계획을 논의한다. 총회 후에는 점심을 함께 하며 친교의 시간도 갖는다.

 

김석재 목사회장

목사회 김석재 회장과 임원진은 “지난 한해 기도와 후원으로 함께해 주신 모든 목사님들과 사모님들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정기총회는 회원 목사님들이 권리를 행사하는 날인 만큼, 이번 총회에 많은 회원 목사님 사모님들이 참석해 친교도 나누고 목사회 발전을 위한 관심과 격려와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 문의: 647-994-7669. >

 

온주 한인목사회는 10월6일 보먼빌 골프클럼에서 친선 골프대회를 가졌다. 사진은 경기에 참가한 회원 목사들.

 

10월17일-19일 "어떤 말씀 속에 사십니까?" 주제로

송민호 목사

 

본 한인교회 (담임 고영민 목사: 200 Racco Parkway, Thornhill L4J 8X9)는 오는 10월17일(금)부터 19일 주일까지 송민호 목사(토론토 영락교회 원로:사진)를 강사로 초청해 2025 가을 말씀사경회(Fall Bible Conference)를 개최한다.

 

‘어떤 말씀 속에서 사십니까?’(눅 12: 16~21)라는 주제로 여는 이번 사경회는 송 목사가 첫날인 17일 저녁 7시30분에 사경회 주제말씀인‘어떤 말씀 속에서 사십니까?’라는 제목으로 설교하는 것을 시작으로, 18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는 선교세미나를 진행하며 ‘왜 선교적 교회로 가야하는가?’(요 20:21)라는 말씀을, 그리고 저녁 7시30분에는 ‘바나바에게서 배운다’(행 11:19~26), 주일인 19일 오전 8시30분 1부와 11시30분 2부 예배 시간에는 ‘우리를 택하신 이유’(요 15:4~5,15)라는 제목으로 각각 사경회를 인도할 예정이다.

 

강사 송민호 목사는 밴쿠버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교(UBC)를 졸업(BA)하고 Regent 신학교(M.Div, Th.M)에 이어 Trinity 복음주의 신학교에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1988년 토론토 영락교회 영어목회 담당 교역자로 부임해 필리핀 선교사와 Asian Theological Seminary 의 선교학 교수로 강의도 했으며, 2004년 토론토 영락교회 제3대 담임목사로 취임, 시무해오다 지난해 말 은퇴하고 원로목사로 추대됐다.

‘선교적 교회’를 소신으로 캐나다에서 가장 큰 교회 목회를 20년 동안 감당한 그에게 은퇴식에서 ‘선교적 선지자’ ‘Man of PISTOS (충성된 사람)’이라는 평가와 칭송이 나오기도 했다. Tyndale 신학교 객원교수이기도 한 송 목사는 ‘선교적 교회로 가는 길’ ‘세상이 이기지못한 사람들’ 등 저서를 냈다.

 

본 한인교회는 이번 사경회에 많은 성도들이 참석해 말씀의 은혜와 믿음이 업그레이드 되는 축복을 누리시기 바란다”고 권했다.         < 문의: 905-881-299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