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는 흩어지지 않았고 내란세력도 살아남아
'주적은 누구냐', '커피의 자유' 함께 외친 우파


청산 의지 부족함과 어정쩡한 정책이 부른 역풍
권력 다툼과 상호 증오 속에 사라진 감동과 연대
내부에서 무너져 내리는 '빛의 혁명' 연합 전선


되살아나는 우파의 성공 방정식과 사냥 프레임
미완의 촛불혁명이 재방송되며 다가오는 재앙?

 

전체적인 수치나 결과를 보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나 극우 세력이 승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서 많은 사람이 찜찜한 기분과 불길한 감정에 빠져들고 있다. 출마가 아니라 당장 처벌받아야 할 내란 공범 피의자들과 '윤 어게인' 극우 후보들이 꽤나 당선되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윤 어게인' 극우와는 좀 다르지만, 그 못지않게 위험하고 기회주의적인 오세훈 후보와 한동훈 후보까지 당선되었다. '이명박근혜'까지 돌아다니던 선거운동부터 충분히 기분이 불쾌하고 이상했는데, 조희대 대법원이 방치하고 조장한 '선거관리 개판 사태'로 이제는 전한길, 황교안 같은 극우 음모론자들까지 설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선거에서 극우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 보수 카르텔은 별로 분열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 박근혜 탄핵 직후의 지방선거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명확하게 갈라섰지만, 이번에는 한동훈의 독자 출마 말고는 큰 분열이 나타나지 않았다. 전광훈당, 황교안당은 국민의힘과 직접 경쟁하는 것을 대부분 피했고 존재감도 약해서 별다른 압박 요소가 아니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장동혁 지도부와 반대파의 갈등이 있었지만, 그들 모두는 '이재명 심판 선거'라는 지점에서는 알게 모르게 힘을 모았다. 장동혁, 오세훈, 한동훈, 황교안까지 모두 한목소리로 민주 진보 후보들에게 '주적이 누구냐'라고 물었고 '커피 한잔의 자유'를 외치며 우파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노력해서 어느 정도 성공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5일 잠실7동 투표함 개표가 진행되고 있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확성기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2026.6.5. 연합
 

방송에 나오는 이들의 선거운동 장면을 보면 소위 '젊고 예쁜' 여성들을 병풍처럼 데리고 다니며 청년 남성들을 겨냥하는 점에서도 비슷했다. 정상적이라면 이번 선거는 내란을 저지르고 전쟁과 학살의 위험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영구집권을 꿈꾸었던 국민의힘과 극우 세력을 완전히 청산하는 시간이어야 했다.

 

단지 주요 정당과 후보들만이 아니라 모든 언론과 방송과 지식인들, 시민사회가 한목소리로 그것을 강조하고 호소하는 것이 당연했다. 그것은 정파, 이념, 정책의 차이를 넘어선 민주주의의 기본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대부분의 언론과 방송, 지식인들은 '내란 척결과 정권 견제' 사이에서 기계적 중립과 양비론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물론 보수적 주류 언론들은 그조차도 아니었고, 이번에도 그들은 노골적인 국민의힘, 오세훈, 한동훈의 선거운동원들이었다. 그래서 선거 기간과 지금까지도 끝없이 문제되는 최고의 정치인 말실수는 '정청래 오빠 발언'이 됐다. 즉각 사과하고 되풀이되지 않았지만, 문제 삼는 이들에게 그것은 어차피 중요하지 않았다.

 

국민의힘과 오세훈, 한동훈 등은 말실수를 넘어서 치명적 문제들이 거듭 드러나도 놀라울 정도로 거의 이슈가 되지 않았다. 검찰과 사법부는 수사와 재판을 중단하고, 언론과 지식인 전문가들은 모르쇠하면서 이들에게 걸려있는 사법적 문제들도 중요한 '리스크'로 발전하지 않았다. 오세훈에게 '명태균과 여론 조작'이라는 리스크가 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26.6.4. 연합
 

가장 큰 문제는 민주당과 진보 정당들조차 이번 선거가 '윤 어게인' 극우와 내란 세력을 완전히 청산할 기회라는 것을 크게 강조하지 않은 데 있다. 설마 싶으면 선거 기간에 붙어있던 벽보와 받아본 공보물을 다시 찾아 확인해보라. 그런 내용은 의례적으로 제시되긴 했지만 별로 눈에 띄지 않거나 공보물 안쪽에서 작게 발견된다.

 

주로 많이 강조한 것은 각 당의 특성과 강점을 내세운 슬로건과 지역 공약들이었다. 또 서로 '일 잘하는 후보'라는 것도 강조했다. 그런데 과연 필요하고 좋은 일이냐의 문제가 있지만 국민의힘과 오세훈, 한동훈도 '일'은 잘한다고 할 수 있다. 내란 세력 청산의 강력한  의지는 '최악의 저질을 막아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트윗에서나 볼 수 있었다. 따라서 '대통령이 SNS를 못하게 막았어야 한다'는 평가는 틀렸다.

 

'공소취소 추진이 역풍을 낳았다'는 평가도 마찬가지다. 윤석열 검찰의 조작 기소를 바로잡는 것은 내란 잔재 청산의 과제와도 연결돼 있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조작된 기소는 취소가 정의'라는 것을 분명히 말하지 않았다. 얼버무리는 태도를 취하면서, 뭔가 나쁜 일을 몰래 하려는 사람 같은 인상만 줬다. 그러니 더욱 궁색해 보였고 공격을 당하기 좋은 타깃이 됐다.

 

부동산 문제도 마찬가지다. 민주당과 후보들은 '부동산 거품은 꺼져야 하고 세금은 정상화해야 한다'고 분명히 말하지 않았다. 어정쩡하게 재개발과 재건축을 약속했고 심지어 재산세를 인하하겠다는 후보까지 있었다. 그러니 국민의힘과 오세훈의 목소리는 더 커졌고 그들의 지지층은 결집했다. 반면에 부동산이 안정되고 주거 정의가 실현되길 바라는 이들은 단단하게 뭉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4일 경기도 평택시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2026.6.4. 연합
 

민주당과 후보들의 눈과 마음이 쏠린 곳은 다른 지점이었다. 윤석열 탄핵과 정권 교체 이후에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권과 차기 대권을 누가 차지할 것인지 싸움이 벌어졌고 갈수록 지저분하게 발전했다. 탄핵 광장 속에 함께한 진보 정당과 사회운동들에 했던 여러 가지 약속들은 뒤로 밀리고 사라졌다. 권력 다툼은 날 선 언어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는 것으로 발전했다. 지방선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족벌 언론과 보수 유튜브들은 그 틈을 파고들며 부채질했다. 민주당은 '빛의 혁명'에 함께한 진보 개혁 정당들에게 조금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민주당 내부에서 줄 세우기가 시작됐고 서로 다른 편에 서 있는 사람들을 매도하며 불신하고 증오하기 시작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도 서로 불신하고 증오하기 시작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도 서로 불신하고 증오하기 시작했다.

 

원래부터 서로를 불신하고 증오하던 진보당과 나머지 진보 정당들의 관계도 더욱 악화하기만 했다. 이런 불신과 증오가 가장 불타오른 곳은 평택을이었다. 어디도 양보하지 않는 민주당 때문에 조국혁신당은 갈 곳을 찾다가 평택을로 내몰렸고, 거기서 이미 밭을 갈고 있던 진보당과 아무 소통도 없이 후보를 냈다. 그러자, 민주당은 국민의힘에서 조국 마녀사냥에 앞장서던 사람을 평택을에 후보로 내려보냈다.

 

결국 그 지역에서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후보들 간의 적대적 경쟁과 감정적 대립은 극에 달했다. 윤석열 검찰과 족벌 언론이 만들어낸 마녀사냥의 프레임을 그대로 가져와 상대를 공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것은 윤석열의 쿠데타를 막으며 민주주의를 지켜냈던 '빛의 혁명' 연합 전선의 와해를 뜻했다. 그러면서 그때 느꼈던 투지, 열정, 감동도 사라졌다.  

 

 

이런 상황과 조건이 이번 지방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다. 지금의 상황은 여러모로 2016년 '촛불혁명' 이후에 촛불 연합이 와해되는 반면, 보수 우파가 다시 힘을 회복하고 결집하던 상황과 비슷하다. 무슨 재방송 같은 느낌까지 든다. 당시에도 박근혜 탄핵 이후에 새로 집권한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매우 높았다.

 

당시 자유한국당의 당대표는 극우적인 홍준표나 황교안이었고 보수 우파의 분열과 위기는 계속됐다. 그래도 황교안은 당 밖에서 매주 광화문 태극기 집회를 하는 전광훈 세력과 협력해서 문재인 정부를 공격했다. 광화문 극우 집회는 4년 내내 거의 매주 계속되며 몸집을 키웠고, 보수 우파 결집과 반격의 기초적 디딤돌이 되었다.

 

반면에 문재인 정부 내부에서는 당권과 대권을 둘러싼 다툼이 갈수록 커졌고, 이낙연 지지 세력과 이재명 지지 세력 간의 불신과 증오는 걷잡을 수 없게 됐다. 윤석열 검찰이나 족벌 언론과 손잡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혁의 약속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면서 정의당과도 완전히 등을 돌리게 됐고, 비슷한 시기에 '조국 사태'도 일어났다.

 

검찰과 언론이 주도한 이 거대한 마녀사냥 속에서 기득권 우파와 권력의 카르텔은 결정적으로 다시 결집하고 부활할 수 있었다. 바로 이 시기에 '민주당과 586은 내로남불의 파렴치한 위선자들'이라는 우파의 프레임과 세계관은 확고히 자리 잡게 됐다. 보수 우파가 전통적인 지지층을 넘어서 청년 남성들로 지지기반을 확대한 것도 이 시기였다.

 

반면에 이 마녀사냥에 대한 대응 방식과 태도, 피해자를 '방어'할 것이냐 '손절'할 것이냐를 두고서 촛불 연합은 심각한 갈등 속에서 와해되기 시작했다. 조국몰이는 윤미향 마녀사냥과 이재명포비아로도 이어졌다. 이런 마녀사냥들에 동조하고 프레임을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공정과 상식' 같은 새로운 구호를 내걸고 이준석 같은 새 얼굴로 간판을 교체한 보수 우파는 그 틈을 파고들었다. 

 

 

그리고 결국 그들은 윤석열 정권을 만들어냈다. 이것은 분명 '성공의 방정식과 경험'이었다. 따라서 이 모든 프레임과 전략, 방식과 요소들은 '빛의 혁명'과 윤석열 탄핵이 낳은 위기와 분열을 극복하려는 국민의힘과 '윤 어게인' 극우의 몸부림 속에서 모두 다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물론 그때와 달라진 점들이 있다. 먼저 검찰과 언론의 힘이 더 약해졌고 비판적 뉴미디어들은 저들의 프레임에 나름 효과적으로 대응해 왔다. 마녀사냥의 피해자였던 조국은 이제 정치인으로 돌아왔다. 동시에 인스타, 게임, 숏폼 등을 통해 극우적 프레임들이 청년들 속에서 더 쉽고 빠르게 전달되는 점도 있다. 트럼프를 중심으로 한 극우의 국제적 네트워크가 강화된 점도 우파의 강점이 됐다.

 

반면 군소 진보 정당들은 그때보다 더욱 분열하고 약화해 있다. 그래서 기본적인 프레임과 메커니즘들은 달라지지 않았다. 청년 남성 보수화(일부 극우화)의 위험도 이미 '이준석 현상'에서 나타났던 문제다. 그것을 설명, 반박하는 논리들도 대부분 다시 반복되고 있다. 이것을 단지 특정 젠더와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우파 결집과 부활의 두드러진 현상으로 봐야 하는 이유다.

 

앞으로 광화문 극우 집회와 행진은 계속 힘을 키워 나갈 것인가? 민주당의 내부 권력 다툼은 계속 파괴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인가? 그 속에서 각종 마녀사냥의 프레임이 다시 등장하고 민주 진보 진영에서도 경쟁자들이 서로를 겨냥하는 무기가 될 것인가? 기득권 우파는 다시 결집하고 부활하면서 오세훈, 한동훈 같은 새로운 얼굴로 간판 교체에 성공할 것인가?

 

무엇보다 12.3 쿠데타를 막아내고 윤석열 탄핵에 성공하면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광장의 힘과 '빛의 혁명' 연합 전선은 끝내 갈라지고 무너져 내릴 것인가? 지금의 갈등과 분열 요소가 계속 발전해 나간다면 전망은 어두울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된다면 윤석열 검찰 정권의 집권과 12.3 내란보다 더 크고 가공할 재앙이 우리에게 다가오게 될지도 모른다. 

                                                                     < 민들레 -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

「한눈에 보는 토론토 한국어 강좌」 온라인 안내 페이지 개설

 

광역토론토 지역 한국어 강좌, 한눈에 찾을 수있게 모든 정보 망라

한국어 학습 목적맞게 지역별·연령대별 정리 종합 안내... '학습성장 경로'도

 

 

토론토 총영사관(총영사 김영재)과 한국교육원(원장 이지은)이 한국어를 배우기 원하는 광역토론토 지역의 학습자들을 위해 연령과 지역, 수준 등에 맞는 과정을 찾는데 도움을 줄 「한눈에 보는 토론토 한국어 강좌」온라인 안내 페이지를 개설했다.

 

이 온라인 가이드는 지역의 학습 희망자들이 한국어 교육기관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공공 영역의 기관별 교육정보를 표준화하여 제공하고, 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한 경우에는 각 기관의 공식 홈페이지로 바로 연결되도록 만들었다.

 

 

한국교육원은 「한눈에 보는 토론토 한국어 강좌」온라인 가이드는 “내 나이와 목적에 맞는 한국어 수업은 어디서 들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누구나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든 한국어 학습경로 안내 페이지라고 설명하고 있다.

 

가령 토론토에 사는 한 학부모가 아이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싶어하는 경우, 막상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한글학교가 어디에 있는지, 주말 수업인지, 집에서 가까운지, 아이 나이에 맞는지 등을 하나하나 찾아봐야 한다.

 

또 고등학생과 학부모에게는 한국어 학점반도 중요한 정보다. 고교 학점으로 이수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대학 진학시 성적 산정에 활용되는 12학년 과목 선택과도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느 교육청에서 한국어 학점반을 운영하는지 궁금해 한다.

 

대학생과 성인 학습자의 경우에도 한국어 학습의 목적은 다양해서 한국어 전공이나 교양 수업을 위해, 혹은 회화, TOPIK, 한국문화 수업을 찾는 등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은 같아도 필요한 정보는 나이와 목적에 따라 모두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 가이드가 만들어지게 됐다.

 

이같은 관점에서 토론토 총영사관은 한국어와 한국문화 확산을 위한 K-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가이드를 기획해 관계기관 협력을 총괄하고, 한국교육원은 교육청 한글학교, 세종학당, 대학 한국어 교수진 등과 함께 토론토와 주변 광역권의 한국어 학습 정보를 지역별·연령대별로 정리해 종합 안내 페이지를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 온라인 가이드의 특징은 단순히 강좌 이름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습자가 대상 연령, 지역, 학습목표, 수준, 수업방식, 수업료, 일정, 거리 등을 비교해 자신에게 맞는 과정을 찾을 수 있게 했다. 이에 좀더 자세한 정보가 필요한 경우 각 기관의 공식 홈페이지로 연결되도록 하고 있다.

 

가이드는 특히 한국어 학습을 ‘한 번 듣는 수업’이 아니라 ‘학습 성장경로’로도 뒷받침 할 수 있게 만들어 효용감을 높인 것도 특징이다. 어린이는 한글학교에서 한국어와 정체성 교육을 시작하고, 청소년은 고등학교 한국어 학점반으로 학습을 이어갈 수 있으며, 대학생은 대학 한국어 과정을 통해 학문적 관심을 넓히고, 성인 학습자는 회화, TOPIK, 한국문화 등 자신의 목적에 맞게 다시 한국어를 배울 수 있음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도록 했다.

 

김영재 주 토론토총영사

 

김영재 총영사는“한국어에 대한 관심은 계속 커지고 있지만, 학습자가 자신에게 맞는 과정을 찾기 위해 여러 기관의 정보를 따로 확인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안내 페이지는 기관별로 흩어져 있던 정보를 학습자 중심으로 다시 연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지은 교육원장은 “이번에는 공공영역의 한국어 교육 정보를 우선 안내하고, 향후 2.0 버전에서는 지역사회가 운영하는 커뮤니티 기반의 한글학교도 포함할 계획”이라고 후속버전을 예고하고 “한인 차세대와 한국어·한국문화에 관심 있는 다양한 학습자 모두가 자신의 연령과 목표에 맞는 강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안내를 더욱 충실하고 세심하게 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눈에 보는 토론토 한국어 강좌」 온라인 가이드는 캐나다 한국교육원 홈페이지(https://www.cakec.com/koreancourseguide)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문의: 416-920-3809, ex 242 >

 

 

 

 

35년 후배 정재인 검사 직접 쓴 논고로 20년 구형

"검사들이 다시 검사 선서 읽어 볼 필요"
박 전 장관의 취임사 대목 소환해 돌려줘

영부인의 부정한 청탁 거리낌 없이 실행
반성은커녕 갖은 거짓말로 국민을 속여

"법의 이름으로 법을 파괴하는 법 기술자
경종 울리기 위해 엄중한 법의 심판" 주문

박성재 "후배들 얘기 들으니 매우 참담"

 

내란특검의 정재인 검사가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 법정에서 열린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중요임무 종사 혐의 결심 공판 도중 구형 논고문을 낭독하고 있다. JTBC 법정 생중계 화면 갈무리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결심공판에서 울먹인 것이 화제가 됐다. 그런데 내란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의 최종의견 진술 가운데 박 전 장관의 무려 35년 후배인 정재인 검사의 '징역 20년' 구형 논고문이 더욱 큰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

 

2020년 9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6년차 검사인 정 검사는 논고문을 직접 쓰고 법정에서 낭독했다. 1993년에 태어나 광주지방검찰청에서 근무하다 특검팀에 합류했다는 정도만 알려져 있다. 1985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을 거쳐 법무부장관까지 지낸 '35년 검찰 선배' 박 전 장관의 입장에서는 '새파랗게 젊은' 후배에게 준엄한 질타를 받은 셈이었다. 

 

정 검사의 논고문 가운데 백미는 박 전 장관의 취임사 가운데 "검사들이 '검사 선서'를 다시 읽어볼 필요가 있다"라고 한 대목을 소환한 것이었다. "피고인이 새삼 강조한 검사 선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이다.(중략) 그러나 정작 자신은 윤석열의 내란 범죄를 목도하고도 눈을 질끈 감은 채 '한 배'를 탔다. '정의와 인권',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 같은 것은 피고인의 안중에 없었던 것이다."

 

정 검사는 재판부를 향해서는 "검찰 사무를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의 소임을 망각한 피고인의 공소제기 범죄사실과 같은 행태는, 작금의 검찰청 폐지에 이른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될 것"이라면서 "피고인과 같이 법의 이름으로 법을 파괴하는 법 기술자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내려주시길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완규 전 법제처장에 대해서도 "엄중하고 추상같은 판단으로 법 지식과 전문성을 내세운 피고인의 이중성을 단죄하고, 무너뜨린 정의를 바로 세워주실 것을 요청한다"면서 징역 3년을 구형했다.

 

박성재 전 장관은 최후진술을 통해 "오늘 이 자리에서 서게 된 사실과 저의 인생을 깡그리 부정하는 특검 측 후배 검사들의 의견을 듣고 있으니, 개인적으로 매우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또 앞서 피고인 신문 때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그 상황을 막지 못하고 대통령 설득에 실패한 데 대해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께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사과하며 눈물을 쏟았다.

 

정재인 검사가 이렇게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게 된 이유로는 젊고 소신있으며 무엇보다 35년 차 '검찰 선배'의 면전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 당당함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시선과 당당한 태도, 논고문을 미리 충분히 읽고 다듬어 호흡과 속도 조절에 흠이 없었다. .

 

더욱이 박상용 검사나 엄희준 검사 등 최근 뉴스에 부정적인 이미지로 도배된 선배들과 다른 젊은 검사의 이미지를 보여줬다는 점도 화제를 키우는 요인이다. 그런 점에서 검찰 불신이 만연한 요즈음에 대중에게 색다른 검사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는 해석도 나온다.   

                                                                                             < 임병선 기자 >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3부(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 신문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서울중앙지법 법정 생중계 화면 갈무리

 

다음은 정재인 검사의 구형 논고문 전문이다. 

 

본격적인 논고에 앞서, 이 사건과 관련하여 장기간에 걸친 심리와 다수의 공판기일을 통하여 실체적 진실의 규명에 최선을 다하여 주신 재판부의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아울러 이 사건의 수사와 재판 과정을 엄중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먼저 피고인 박성재에 대한 구형 의견을 진술하겠습니다.

 

법무부 장관은 국가의 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최고 책임자입니다. 이와 같은 권한은 오직 헌법과 법률의 테두리 안에서만 행사되어야 하며, 그래야만 정당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윤석열이 비상계엄의 허울을 쓰고 내란을 일으킨 2024년 12월 3일 밤, 자신에게 부여된 그 막중한 권한을 헌법 수호에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도리어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범죄가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부화뇌동하면서, 내란을 정당화하고 절차적으로 뒷받침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첫째, 윤석열의 내란 범죄에 적극 동조하여 '합법'의 외피를 씌우고 정당화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윤석열이 이른바 '2분 국무회의'를 마치고 비상계엄 선포를 위해 나간 뒤 참석자 명단을 적고 서명을 받아야 한다고 가장 먼저 말한 사람이 바로 피고인입니다. 이날 국무회의는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은 물론,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적, 법률적 요건을 철저히 결여한 불법적 행위임을 인지하고 있던 피고인은 그럼에도 사후적으로 합법의 외양을 갖추어 국민을 기망할 수 있도록 '법 기술적 아이디어'를 제공하였습니다.

 

나아가 피고인은 법무부 실무진에 지시하여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가 불가피할 뿐 아니라 정당한 것이라고 강변하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하도록 하였고, 이를 비상계엄 선포 다음 날인 12월 4일 이른바 '안가 모임'에 앞서 보고받았습니다. 내란의 사후 정당화를 위해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세탁하는 데 주도적으로 나선 것입니다.

 

둘째, '성공한 내란'을 위하여 반대·저항 세력을 탄압할 인적, 물적 기반을 준비하였습니다.

 

피고인은 이른바 '2분 국무회의'가 끝나자 신속히 과천 법무부 청사로 이동하는 차량에서 출국금지팀을 비상대기하도록 지시하는 등 윤석열의 지시사항을 조치하면서 간부회의를 소집하였습니다. 그 자리에서 피고인은 전국 교정시설의 수용 여력을 파악하고, 곧 꾸려질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도록 하였습니다.

 

내란은 비상계엄 선포만으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저항하는 반대 세력의 물리적 격리와 사법시스템을 통한 처리가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격리를 위해서는 도피를 차단하고 체포하여 수용하고, 수사와 공소제기를 위해서는 전문인력 지원이 필요합니다.

 

즉 피고인의 행위는 윤석열의 불법 비상계엄에 저항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정치인과 시민·학생 등의 출국을 통제하면서 체포·구금하여 조기에 제압하고, 나아가 탄압과 공포에 기반한 법적 실행력으로 지속되고 증대할 저항세력을 억제함으로써 내란의 성공을 공고히 하려는 사전 조치였음이 명백합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은 일련의 행동을 통해 법 집행의 최후 보루여야 할 법무부를 하루아침에 내란 집행 기구로 불법 전환하여 윤석열의 내란 행위를 인적, 물적으로 뒷받침할 만반의 채비를 갖춘 것입니다.

 

또한 법무부 수장의 권한을 남용하여 국민에게 봉사하고 인권 보호에 충실해야 할 법무부 소속 공무원들을 불법적인 내란 행위에 강제로 동원한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 행위를 저지른 것입니다.

 

셋째, 공사 분별력을 잃고 대통령 부인의 부정한 청탁을 거리낌 없이 수용하고 실행하였습니다.

 

법무부 장관을 흔히 법 집행의 최후 보루라고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은 일반 국민은 물론 여타 어느 공직자보다 더 엄격하게 법을 준수해야 할 법적, 도의적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인은 검찰총장이 대통령 부인 김건희에 대한 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2024. 5. 3. 직후 5. 5. 김건희로부터 텔레그램으로 '지시성' 청탁 메시지를 받고, 그에 따라 수사 상황을 점검하였습니다.

 

피고인은 2024. 5. 1.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검찰은 국민 위에 군림하는 기관이 아니고 특정 인물이나 단체를 위해 일하는 기관도 아닙니다"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피고인은 특정 인물의 사적 이해관계를 위해 법 집행 권한을 자의적으로 행사하였습니다.

 

김건희로부터 지시성 청탁 메시지를 수신한 7일 후 5. 13. 인사 시기가 아님에도 검찰청법에 따른 검찰총장과의 협의도 없이, 김건희를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지휘부를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하고, 교체된 지휘부는 검찰총장에 사전 보고도 없이 검찰총장의 명령에 반하는 방식으로 김건희를 조사한 후 무혐의 처리함으로써, 결국 김건희가 의도한 수사결과가 도출되도록 한 것입니다.

 

일반 국민은 물론 하위 공직자라 해도 이런 행동은 엄두조차 낼 수 없습니다. 그런데 법 집행의 최고 감독자라는 피고인이 앞장서 관련 법률을 위반하고, 외풍을 막아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검찰과 후배 검사들에게 태풍이 되어 검찰 기능을 파괴한 것입니다.

 

대통령 부인은 대통령이 아닙니다. 사인에 불과합니다. 당연히 법무부 장관에게 사사로이 연락해 지시하거나 부탁할 법적 권한이 있을 리 없고, 법무부 장관 또한 응할 의무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저지른 일련의 행위는 소통이 아니라 적극적인 '권력형 유착'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는 피고인이 후배 검사들에게 하던 언행과 달리, 공적인 법 집행의 기준을 사적인 인연이나 권력의 향배에 따라 자의적으로 운용해 왔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징표입니다. 윤석열의 내란에 대한 피고인의 적극적인 가담 행위 또한 그 연장선에 있다고 봐야 합니다.

 

넷째, 피고인은 위헌, 위법한 행동에 대한 반성은커녕 갖은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

 

피고인은 2024년 1월 윤석열(당시 대통령)에 의해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뒤 다음과 같은 소감을 밝혔습니다.

"임명된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공정한 법 집행과 국민의 생활 안전, 인권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피고인은 법무부 장관 취임사에서 법무부 본연의 임무가 "법과 원칙에 따른 법치주의의 실현"이라고 역설하였습니다.

 

'법치주의'는 국가의 모든 권력 작용이 국민의 뜻을 반영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권력자의 자의적이고 독단적인 권한 행사는 허용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헌법 아래에 있다"라는 찰스 휴즈 전 미국 연방대법원장의 말처럼,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라고 해도 헌법과 법률 위에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됩니다. 이것이 법치주의의 본질입니다. 그 법치주의 실현의 최전선에서 가장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은 사람이 바로 법무부 장관입니다.

 

피고인은 법무부 장관으로서 윤석열이 정치적 반대 세력을 척결하고 국회 무력화를 위해 계엄을 선포하겠다고 말하는 현장에 임해 있었습니다. 검사 경력 26년을 자랑하는 노련한 법조인으로서 윤석열로부터 설명받은 계엄의 사유가 어떤 헌법적, 법률적 근거도 갖추지 못했다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습니다.

 

피고인은 "대통령을 만류했다"라고 주장합니다. 그것이 진심이었다면 피고인은 윤석열의 면전에서 장관직을 사퇴하거나, 국무회의가 산회한 뒤 비상계엄의 불법·부당성을 공표했어야 합니다. 법무부 장관은 헌정질서 문란 행위가 발생했을 때 이를 저지해야 할 법적 책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피고인에겐 그럴 시간과 기회가 충분히 있었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에서 조태열이 강하게 반대할 때 피고인을 비롯한 누구도 이에 동조하거나 부응하지 않았습니다. 반대할 의사가 있었다면 조태열에 의탁하여 반대하는 태도를 보였을 것입니다.

 

반대하거나 조태열에 동조하는 사람이 없었기에, 윤석열과 한덕수가 정족수를 채워 국무회의를 하더라도 찬성이 과반이 된다는 것을 확인하였기에, 정당성 구비를 위해 국무회의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할 것입니다.

 

피고인은 대접견실에 대기하면서 최상목과 조태열이 강하게 반대하는 의견을 윤석열에게 개진할 때 어떠한 동조나 부응하는 태도를 보인 사실이 없고 오히려 최상목과 조태열의 반대 발언에 비아냥대며 '경제와 외교가 걱정이 되는 모양이죠'라고 말하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도착하여 자신의 옆에 앉은 송미령에게 반대하는 발언을 하도록 제안하는 등 반대를 위한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윤석열의 지시를 충실히 메모까지 합니다.

 

피고인은 법무부 장관 취임사에서 "검사들이 '검사 선서'를 다시 읽고, 검사의 직에 나서며 약속했던 마음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라면서 "저는 오래전부터 공직자는 투철한 사명감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통찰력과 옳은 내용을 설득하고 추진할 줄 아는 용기를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라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피고인이 새삼 강조한 검사 선서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있습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법무부의 영문 표기가 '정의부'(Department of Justice)라는 사실을 피고인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후배 검사들에게 검사 선서를 다시 읽어 보라고 각별히 당부하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윤석열의 내란 범죄를 목도하고도 눈을 질끈 감은 채 '한 배'를 탔습니다. '정의와 인권',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 같은 것은 피고인의 안중에 없었던 것입니다.

 

피고인은 국무회의가 끝나기 무섭게 과천 법무부 청사로 곧장 달려가 심야 간부회의를 소집하고, 내란의 구체적 실행을 뒷받침할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라고 조목조목 지시하였습니다. 12월 3일 밤 피고인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비상계엄 후속 조치에 발 벗고 나선 것입니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범죄 행위를 직접 목도한 후 지휘·감독 대상인 검찰총장과 3회에 걸쳐 통화하면서도, 범죄 대응을 지시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부인할 뿐 윤석열로부터 받은 지시를 이행하기 위한 통화였음이 자명합니다.

 

검찰총장은 12. 5. 비상계엄에 대한 수사 개시를 공표합니다. 12. 3. 과 12. 5.의 차이는 비상계엄을 수단으로 한 내란이 실패했느냐 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계엄선포를 적극 만류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표리부동이나 언행 불일치, 이중성이나 책임 회피를 넘어, 국민의 신뢰와 기대를 정면으로 배신한 범죄 행위일 따름입니다.

우리 국민은 암울한 현대사를 통해 국가권력을 무력으로 찬탈한 권위주의 정부가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파괴하면서도 법의 외피만 빌려 독재를 민주정인 양 정당화한 사례를 익히 보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때마다 이를 정당화하고 국민을 속인 노련한 '법 기술자'들이 있었음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피고인도 윤석열의 내란 과정에서 충실한 '집행관'이 되기를 자청하였습니다.

 

피고인이 실행에 옮긴 일련의 행위는 윤석열의 내란 범죄에 '합법의 가면'을 씌워주기 위한 대국민 기망 행위입니다. 법을 내란의 도구로 전락시킨 전형적인 권력 남용이며, 우리 국민이 수십 년간 피땀 흘려 쌓아 올린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입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일말의 반성조차 내보인 바 없습니다. 그 대신 "법령에 따른 정상적인 장관의 업무"라는 부끄럼과 염치도 없는 파렴치한 변명으로 일관하였습니다.

 

검찰사무를 관장하는 법무부 장관의 소임을 망각한 피고인의 공소제기 범죄사실과 같은 행태는, 작금의 검찰청 폐지에 이른 요인 중 하나로 평가될 것입니다.

 

피고인과 같이 법의 이름으로 법을 파괴하는 법 기술자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해 엄중한 법의 심판을 내려주시길 요청합니다.

이에 피고인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특검, 박성재 전 법무장관 징역 20년 구형…‘내란 가담’ 혐의

 
 

이완규 전 법제처장엔 징역 3년 구형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왼쪽)과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완규 전 법제처장이 지난 1월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류우종 기자 공동취재사진
 

12·3 비상계엄 때 수용시설을 점검하는 등 내란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내란사건을 수사한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조은석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의 심리로 27일 열린 박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박 전 장관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12·3 비상계엄 다음날 윤석열 전 대통령 측근들이 모인 이른바 ‘안가회동’에 대해 국회에서 위증을 한 혐의를 받는 이완규 전 법제처장에게는 징역 3년을 구형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은 12·3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 뒤 참석자 서명을 받아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라며 “계엄이 사후적으로 합법의 외양을 갖추어 국민을 기망할 수 있도록 ‘법 기술적 아이디어’를 제공했다. 내란의 사후 정당화를 위해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세탁하는 데 주도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실행에 옮긴 일련의 행위는 윤석열의 내란 범죄에 ‘합법의 가면’을 씌워주기 위한 대국민 기망 행위다. 법을 내란의 도구로 전락시킨 전형적인 권력 남용이며, 우리 국민이 수십 년간 피땀 흘려 쌓아 올린 법치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밝혔다.

 

박 전 장관이 받고 있는 ‘김건희 디올백 수사 무마’ 의혹에 대해선 “법 집행의 최고 감독자라는 피고인이 앞장서 관련 법률을 위반하고, 외풍을 막아준 것이 아니라 오히려 검찰과 후배 검사들에게 태풍이 되어 검찰 기능을 파괴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안가회동’에서 계엄 관련 논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를 받는 이 전 처장에 대해선 “자신을 임명한 윤석열의 권력 유지를 통한 자신의 권력 유지를 위해, 계엄을 정당화하는 대책을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하고, 모임의 진상에 대해 거짓을 일관했다”며 “이는 그 자체로 국민을 기망한 행위일 뿐 아니라 법치주의의 근간을 명백히 훼손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이날 특검의 구형 전 이뤄진 피고인 신문을 마치며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계엄) 상황을 막지 못하고 대통령 설득을 실패한 데 대해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재판이 끝난 뒤 특검팀을 향해 “당신들은 검사 선서를 다시 해야 한다”라며 “나는 당신들처럼 안 살았다”라고 말했다.           < 오연서 기자 > 

 

박성준 의원, 국조 청문회서 5쪽 문건 공개해
"검찰 수사 내용, 대검·법무부 거쳐 용산 전달"

대통령실이 제1야당 대표 사건 공유 받았나
권력개입, 하명수사, 수사독립성 논란 불가피

이화영·이해찬 주변인 별건수사 정황도 담겨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28일 공개한 5쪽짜리 대북송금 사건 수사 보고 문건. 박 의원은 해당 문건이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통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보고됐고 윤석열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그림은 문건 1쪽. 2026.4.28. 박성준 의원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실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검찰의 수사 상황을 매일 보고 받은 정황을 담은 문건이 28일 국회 국정조사에서 공개됐다.

 

대통령실이 당시 제1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개별 형사사건 수사 상황을 일상적으로 공유받았다는 의미여서, 수사 독립성과 권력 개입, 하명 수사 등을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또 해당 문건에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와 이해찬 전 국무총리 주변 인물들에 대해 별건 수사를 하며 사건 관계자들을 압박한 정황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검찰 조작수사와 관련한 추가 파장이 예상된다.

 

'일보 문건'에 담긴 대북송금 수사 상황
별건수사·주변압박 정황도 문건에 적시
수사 상황, 대검·법무부 거쳐 용산 전달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2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국조특위) 종합 청문회에서 이른바 '일보(日報·매일 보고)'라고 불리는 제보 문건을 공개하며 "윤석열 정권 당시 (대통령실이) 매일 수사 상황을 점검 받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을 통해 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입수한 5쪽짜리 '쌍방울 그룹 횡령 등 사건 수사 상황' 문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주요상황 4월 28~30일'이라는 작은 제목 아래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 송민경·고두성 검사 등이 이 전 부지사와 그 주변 인물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사한 내용이 상세히 적혀 있다. 문건에는 이 전 부지사의 출석 여부나 경기도 관계자가 검찰에서 진술한 내용뿐 아니라 향후 적용될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까지도 적시돼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28일 공개한 5쪽짜리 대북송금 사건 수사 보고 문건. 박 의원은 해당 문건이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통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보고됐고 윤석열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그림은 문건 2쪽. 2026.4.28. 박성준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28일 공개한 5쪽짜리 대북송금 사건 수사 보고 문건. 박 의원은 해당 문건이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통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보고됐고 윤석열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그림은 문건 3쪽. 2026.4.28. 박성준 의원실 제공

 

특히 문건에는 수원지검이 이 전 부지사를 압박하기 위해 이해찬 전 총리 쪽 인사와 이 전 부지사 지인에 대해 별건 수사를 벌인 정황들도 드러났다. 문건은 이 전 부지사 지인인 문아무개 씨의 범죄수익 은닉 등 혐의 관련 수사 내용과 함께, 이 전 총리 재단 후원자인 장아무개 씨에 대한 재단 임대료 지원 혐의 수사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이는 앞서 서민석 변호사가 공개한 박상용 검사와의 통화 녹취 내용과도 맞물린다. 통화 녹취에 따르면 서 변호사는 2023년 5월 25일 박 검사와의 통화에서 "우리가 입장 변화를 하면 여러 가지들은 이제 다른 것들은 다 그냥 안 하시는 거냐"며 문아무개 씨와 장아무개 씨를 콕 집어 언급했다. 이에 박 검사는 "그런 부분은 구체적으로 한번 상의를 하자"고 답했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에 따르면 이 전 부지사는 2023년 대북송금 수사 당시 이 전 총리나 자신의 주변인 등을 수사하는 데 대해 상당히 괴로워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 변호사가 박 검사에게 이 전 총리나 이 전 부지사의 주변인들 이름을 언급하고, 이들의 이름이 그대로 문건에 등장하는 것은 이 전 부지사 주장대로 실제 별건 수사가 이뤄졌음을 보여준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28일 공개한 5쪽짜리 대북송금 사건 수사 보고 문건. 박 의원은 해당 문건이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통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보고됐고 윤석열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그림은 문건 4쪽. 2026.4.28. 박성준 의원실 제공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28일 공개한 5쪽짜리 대북송금 사건 수사 보고 문건. 박 의원은 해당 문건이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통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보고됐고 윤석열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그림은 문건 5쪽. 2026.4.28. 박성준 의원실 제공

 

아울러 문건 4쪽에는 '예정 상황 5월 1일'이라는 제목 아래 향후 수사 계획과 공판 상황까지도 상세하게 설명돼 있었다. 해당 주간에 수원지검 박상용 검사는 쌍방울 그룹의 경찰 인사 청탁 유무 관련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보고돼 있었으며, 이화영 전 부지사 측근이었던 신명섭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에 대해선 ▲정보통신망법 위반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적용 혐의와 수사 방향까지 적혀 있었다.

 

해당 문건에 나온 수원지검의 수사 내용은 검찰과 법무부를 통해 대통령실까지 보고된 것으로 파악된다. 박 의원은 워치독과 통화에서 해당 문건의 보고 라인과 관련해 "윤석열에게 까지 보고된 것으로 확인했다"며 "수원지검에서 대검찰청, 법무부, 공직기강비서관실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박상용 검사도 지난 14일 국민의힘 단독 청문회에서 "그때(대북송금 수사 당시) 저는 평검사였기 때문에 부장검사 차장검사 검사장에게는 당연히 다 보고 했고 그러고 나서 대검의 반부패부, 그 다음에 총장 이렇게가 주로 보고 라인이었다"며, 해당 수사가 '윗선'까지 보고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기관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4.28. 박성준 의원 페이스북

 

워치독은 지난해 쌍방울과 '경제 공동체'인 케이에이치(KH)그룹의 고위관계자가 대통령실 인사와 만나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 논의했다는 의혹을 최초 보도한 바 있다(☞관련 기사 : 2025년 6월 30일자, [단독] "KH그룹 배상윤 회장 구명, 용산과도 논의해").

 

이번에 공개된 문건까지 종합해보면, 대통령실 인사들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에 개입하거나 사건 진행 상황을 지속적으로 공유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답변 못한다"
일반적이지 않은 형태의 수사 보고 문건
구자현 "대통령실에 사건 보고 하지 않아"

 

이날 국정조사에서 박 의원은 "일보(매일 보고)를 통해서 공직기강비서관에게도 보고가 됐다고 볼 수가 있다"며, 증인으로 출석한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게 해당 문건을 보고 받았는지 추궁했다. 이 전 비서관은 대북송금 사건에 적극 개입한 인물 중 한 명이다(☞관련 기사 : 8일자, '찐윤' 이시원은 왜 대북송금 사건에 적극 개입했을까).

 

이 전 비서관은 박 의원의 질의에 "답변드리기 어려움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짧게 답했다.

 

이에 박 의원은 "일별로 해서, 특히 이재명 대표 사건과 관련된 것은 일보 형태로 일주일에 두 번씩, 아니면 하루에 두 번씩 계속 보고를 했다"면서 "비공개로 이런 경우가 있었느냐"고 질타했다.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 비서관이 21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서해 공무원 피격·통계조작·'윤석열 명예훼손' 허위보도 조작기소 의혹 사건에 대한 청문회에서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4.21. 연합
 

이번에 공개된 문건은 검찰과 법무부에서도 매우 보기 힘든 형태의 보고 문건으로 추정된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국정조사에서 박 의원의 관련 질의에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대검에서 대통령실(현 청와대)에 사건에 관한 보고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그 당시 상황은 제가 정확히 알 수는 없다"면서도 "법무부 장관으로서 일선에서 일어난 사건들에 관련해서 가끔 보고는 오지만, 제가 어떤 특정 사건에서 보고하라고 지시한 적은 단 한 건도 없다"고 말했다. 

                                   <  허재현  김성진  김시몬 기자(권력감시 탐사보도그룹 워치독) >

 

이원석 '위증' 논란…"이재명 사건, 윤석열에 매일 보고"

 

"윤석열과 연락 안했다" 증언 흔든 5쪽 문서

대검·법무부·용산 보고 문건…증언과 '충돌'
언론 팩트체크·별건수사·향후혐의까지 담아
한동훈·이시원·윤석열 등 수사 보고 받았나
민주당 국조특위, 내일 이원석 위증죄 고발
정청래 "조작기소 특검 신속하게 추진할 것"

 

16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8차 전체회의에서 열린 대장동·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위례신도시 조작기소 의혹 사건 청문회에서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증인으로 선서하고 있다. 2026.4.16. 연합
 

윤석열 대통령실이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수사 상황을 매일 보고 받은 정황이 담긴 문건이 공개되면서,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윤석열과 연락한 적 없다'고 한 이원석 전 검찰총장의 위증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작성자 이름도 없는 이른바 '정보보고' 성격의 문건은 대검찰청, 법무부,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을 거쳐 대통령에게까지 전달된 것으로 여당은 보고 있다.

 

이에 이 전 총장을 비롯해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전직 대통령 윤석열 등 당시 보고 라인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석열과 연락 안했다" 증언 흔든 5쪽 문서
대검-법무부-용산 보고 문건…증언과 '충돌'
한동훈·이시원·윤석열 등 수사 보고 받았나

 

이 전 총장은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 증인으로 출석해 "총장으로 취임한 이후에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단 한 차례도 만나거나 통화, 문자, 메신저를 한 적이 없다"며 "이 사건은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돼서 저희한테 넘어온 잔여 사건이었지 새로운 수사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총장) 재임 중에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을 만난 적도 없고, 퇴임하고도 만난 적이 없다"고 했다. 총장 재임 당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수사와 관련해 윤석열 등으로부터 외압을 받은 적이 없고 논의한 적도 없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전날(28일) 국조특위 종합청문회에서 공개한 문건은 이 전 총장의 증언과 정반대의 정황을 보여준다. ☞ 28일자, "윤석열, 이재명 수사 매일 보고 받았다"…문건 공개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28일 공개한 5쪽짜리 대북송금 사건 수사 보고 문건. 박 의원은 해당 문건이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통해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보고됐고 윤석열도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그림은 문건 1쪽. 2026.4.28. 박성준 의원실 제공

 

박 의원이 공개한 5쪽짜리 '쌍방울 그룹 횡령 등 사건 수사 상황' 문건은 이 대통령 구속영장 청구와 기소를 주도한 수원지검 형사 6부 박상용·송민경·고두성 검사 등의 수사 관련 사안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이른바 '일보(日報·매일 보고)'라는 이름으로 보고된 문건에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찰청 출석 현황, 이 전 부지사 주변 인물들에 대한 별건 수사 내용, 경기도 관계자의 진술 내용, 향후 적용될 혐의까지 적시돼 있다. 이뿐 아니라 예정된 수사 상황, 공판 진행 상황, 언론보도 팩트 체크, 압수물 분석 상황 항목도 있었다. 문건만 놓고도 수사 진행 상황 파악은 물론 향후 수사 방향까지 가늠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문건은 윤석열에게까지 보고된 것으로 민주당은 파악하고 있다. 박 의원은 "수원지검 형사6부, 대검 반부패부, 법무부 형사기획과 그리고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을 통해서 대통령에게 보고됐다"며 "이재명 대표 사건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하루에 두 번씩 수사 상황을 보고했다. 그것도 비공식 형태로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박상용 검사도 지난 14일 국민의힘 단독 청문회에서 "그때(대북송금 수사 당시) 저는 평검사였기 때문에 부장검사 차장검사 검사장에게는 당연히 다 보고 했고 그러고 나서 대검의 반부패부, 그 다음에 총장 이렇게가 주로 보고 라인이었다"며, 해당 수사가 '윗선'까지 보고됐다는 취지로 언급한 바 있다.

 

일일 단위 보고 작업은 주말에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공개된 5쪽 문건의 경우 ▲2023년 4월 28일~30일 주요 상황 ▲5월 1일 예정 상황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진다. 2023년 4월 28일은 금요일이고 30일은 일요일이다. 날짜로만 따져본다면 주말에 벌어진 수사 상황을 정리해서 5월 1일 월요일에 예정된 수사 내용과 함께 보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성자나 보고자 이름, 작성 날짜, 표지 등도 없이 상세한 피의 사실을 담고 있는 '정보보고' 형식의 문건은 대검이나 법무부에서도 매우 보기 드문 형태로 추정된다. 전날 국정조사에서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국정조사에서 박 의원의 관련 질의에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대검에서 대통령실(현 청와대)에 사건에 관한 보고를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2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전입신고를 마친 뒤 주민들과 사진을 찍고 있다. 2026.4.14. 연합
 

법정 절차 밖의 불법적인 '정보보고' 형태로 개별 형사사건 상황이 매일 보고됐다면, 당시 제1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상대로 정권 차원의 표적 수사가 이뤄진 것인 만큼 윤석열과 이시원 전 비서관, 한동훈 전 장관, 이원석 전 총장, 김영남 전 수원지검 형사 6부장 등 보고 라인에 있는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사실관계에 따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나 공무상비밀누설죄 등이 적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 전 비서관은 전날 청문회에서 박 의원이 "(대통령실 재직 당시) 일보 문서를 받았느냐"고 추궁하자, "답변드리기 어려움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짧게 답했다. 다만 그는 문건 자체에 대해 부정하지는 않았다.

 

민주당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오는 30일 이 전 총장을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국회증언감정법)상 위증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국회 국정조사 활동이 끝나는 대로 특검도 추진된다. 정청래 대표는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조특위에서 실체적 진실에 접근한 만큼 이후에는 특검에서 바통을 이어받아 모든 의혹의 전말을 밝혀내고 책임자들을 처벌해야 할 것"이라며 "국민께 약속드린 대로 국회 국정조사 특위 활동이 마무리되는 즉시 특검을 신속하게 추진하여 모든 진실을 남김없이 밝혀내고 모든 책임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