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통일선봉대, 광복 80년 결의대회 열어
관세 압박하는 미국에 맞서 자주 평화 실현 강조
노동자 자주·평화·통일 운동에 함께 힘 모으기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15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8.15 광복 80년 기념 양대노총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2025.8.15. 사진=임석규 시민기자
 

광복 80주년 맞아 ‘통일선봉대’를 출범했던 민주노총·한국노총이 서울에서 함께 모여 노동자 통일운동에 함께 손맞잡기로 뜻을 모았다.

 

양대 노총 통일선봉대는 광복절 80주년인 15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용산역 광장에 모여 '8.15 광복 80년 기념 양대노총 결의대회'를 열었다. 전국을 순회하며 통일운동 일정을 소화했던 양대노총은 함께 광복절 정신을 돌아보며 노동자의 자주·평화 실현에 함께 힘을 모으기로 뜻을 모았다. 통일선봉대 관계자는 "미국 트럼프 정부의 일방적인 관세 협상으로 대한민국의 경제·노동의 자주를 훼손하고 있다"고 규탄하고 사대굴욕외교 청산을 실현하는 것이 자주와 평화의 전제조건임을 강조하며 이재명 정부를 향해 대미 정책의 적극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미국의 강압적 관세 협상 등 자주권 침해에 맞서 노동자들이 자주권을 지키기 위해 함께 힘을 모을 것이라 선언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왼쪽)과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2025.8.15. 사진=임석규 시민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다시는 강대국들에게 자주권을 빼앗기지 않겠단 결심으로 미국의 내정간섭과 경제적 압박, 분단 이데올로기에 맞서 노동자가 앞장서겠다"며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 자주·통일을 말하고, 노동자가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도 "국제사회 강대국의 갈등과 경제적 압박, 지난 윤석열 정권의 굴욕적 외교로 인해 민중이 고통받고 있다"면서 "한미동맹 현대화와 경제적 압력에 맞서 국익을 우선하는 자주·평화 실현을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400여 명의 통일선봉대를 이끌었던 김광창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위원장(오른쪽)과 김대련 한국노총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 2025.8.15. 사진=임석규 시민기자

 

양대 노총 통일선봉대 400여 명은 이날 발표한 결의문에서 "대한민국이 여전히 외세의 영향력 아래 놓여 있고, 미국의 일방적 통상 압력과 한반도의 대중국 전쟁 시도가 외교·안보 주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의문은 이어 "자주와 평화의 실현이야말로 주권과 노동자·민중의 삶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며, 모든 침략적 전쟁 연습과 군사적 긴장 조성을 반대하고 국민과 함께 당당한 자주 외교와 평화의 길에 나서야 한다"고 선언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같은 날 오후 5시 서울 숭례문에서 '노동자의 힘으로 내란 세력 완전청산! 미국의 경제·안보 수탈 저지하자'라는 표어 아래 8.15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린다. 이어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광복 80년, 평화·주권·역사정의 실현 8.15범시민대회'를 하고, 오후 9시부터 참석자들과 함께 숭례문-서울시청-을지로 사거리-종각 사거리-안국 사거리-동십자각-미 대사관-태평로 일대 행진할 예정이다.  

(결의대회 전체실황 : https://youtu.be/TW2wNINmjtU     < 임석규 기자 >

 

 

양쪽 밀착 강조 반면 한 · 미 언급 안 해

 

 
 
14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광복절 80주년 기념 공연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과 악수하는 모습이 스크린에 비치고 있다. 러시아 하원 공보실 제공, 연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국해방의 날’로 부르는 광복 80주년 경축행사 연설에서 “북-러 단결의 힘은 무궁하다”면서 러시아와의 밀착을 강조했다.

 

15일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평양 개선문광장에서 열린 ‘조국해방 80돌 경축대회’에서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 조로(북-러) 친선관계는 력사에 전무한 동맹관계로 발전되고 있으며 신나치즘의 부활을 저지시키고 주권과 안전,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공동의 투쟁 속에서 공고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두 나라는 언제 어느 때나 력사(역사)의 옳은 편에 서 있었으며 오늘도 패권을 반대하고 공평과 정의를 요구하는 인류의 지향과 요구를 견결한 투쟁으로써 대변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조선과 로씨야는 지금 나라의 존엄과 주권,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투쟁의 한 전호(진영)에서 또다시 정의의 력사(역사)를 창조하고 있다”며 “숭고한 리념(이념)과 진정한 우의로 맺어지고 혁명을 피로써 지원하는 력사와 전통을 주추(중심)로 하고 있는 조로 단결의 힘은 무궁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지난해 6월 북-러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맺은데 이어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하면서 혈맹 관계가 된 것을 강조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오늘 국제 무대에서는 주권국가들의 권리와 리익(이익)을 침탈하는 제국주의자들의 극단적인 만용이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해지고 있다”며 미국 등 서방을 에둘러 비판했지만, 미국을 직접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았으며, 한국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

 

김 위원장이 광복절 계기로 공개 연설을 한 것은 처음이다. 이날 경축행사에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초청으로 방북한 뱌체슬라프 볼로딘 러시아 하원(국가두마) 의장 대표단과 안드레이 말리쉐프 러시아 문화성 차관 등이 자리했다. 볼로딘 의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보낸 축전을 북한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독했다. 이어진 경축 공연의 마지막에는 러시아 국가가 연주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광복절 80주년을 맞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축전도 교환했다. 15일 북한 관영라디오 조선중앙방송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축전에서 80년 전 북-러가 함께 일본의 식민통치를 끝냈다며 “중요한 것은 오래전 전화의 나날에 굳건해진 전투적 우의와 친선 호상(상호) 원조의 유대가 오늘도 공고하고 믿음직한 것으로 남아 있다는 것”이라면서, “조선 군인들이 우크라이나 강점자들로부터 쿠르스크주 영토를 해방하는 데 영웅적으로 참전한 것이 이를 충분히 확증해주었다”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언급하면서 “조약의 철저한 이행이 모든 영역에서의 호혜적인 로조(러-북) 협조 강화를 계속 추동하리라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김 위원장은 답전에서 “훌륭한 역사와 전통, 혈연의 유대는 오늘날 조로 친선협조관계를 가장 공고한 전후관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승화시킨 근본 초석으로, 두 나라의 강국건설과 다극화된 새 세계 창설을 추동하는 무진한(무한한) 원동력으로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조국해방 80주년을 기념해 이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또 독립운동가들이 묻힌 대성산 혁명열사릉을 찾아 오진우, 오백룡, 김일, 최춘국, 강건, 김책, 안길, 류경수, 최현, 림춘추의 반신상에 헌화했다.

                                                                 < 박민희 선임기자 >

 

“이재명 정부 성공 위해 힘 보탤 것”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돼 풀려난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15일 0시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를 나서고 있다. 김태형 기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수감 242일 만에 광복절 특별 사면·복권으로 15일 0시 출소했다. 조 전 대표는 출소 직후 “저의 사면복권과 석방은 검찰권을 오남용한 검찰 독재가 종식되는 상징적 장면”이라며 “극우정당 국민의힘 심판과 민주진보 진영 연대라는 두 가지 과제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이날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교도소를 나와 조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결정한 이재명 대통령과 사면·복권을 탄원했던 이들에게 감사의 말을 한 뒤 이렇게 말했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일당은 내란이라는 반헌법적 폭거를 일으켰지만 국민에 의해 격퇴되었다”며 “이재명 정부는 국민들의 투쟁·저항의 산물이자 주권행사의 산물이다.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미력하나마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지난 8개월간 이곳에서 깊은 성찰과 넓은 구상을 했다”며 “저에 대한 비판과 반대, 비방을 모두 받아안으면서 정치를 하겠다”는 말도 남겼다. 조 전 대표가 출소와 동시에 ‘정치 일선’ 복귀를 선언한 것이다.

 

조 전 대표 지지자들이 교도소 앞 곳곳에 모여 환호했고, 석방을 환영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흔들었다. 혁신당 지도부도 현장을 찾아 출소하는 조 전 대표를 직접 맞이했다.

 

조 전 대표는 주말을 가족과 보낸 뒤 이르면 18일 혁신당에 복당을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혁신당은 앞서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한 지도부 전원이 임기 단축을 결의하고 당 지도부를 새로 뽑는 전당대회를 열기로 하는 등 조 전 대표 복귀 준비에 한창이다. 혁신당 정기 전당대회는 오는 10월 추석 연휴와 국정감사 기간을 지나 11월 초·중순께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조 전 대표 앞에는 사면·복권에 대한 부정적 여론 극복과 민주당과 합당설이 제기되는 혁신당의 부실한 체력을 키우는 것 등의 과제가 놓여 있다. 2년 형기의 절반도 채우지 않은 그의 사면·복권을 놓고 야당뿐 아니라 시민사회에서도 비판 성명을 내는 등 여론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상태다. 혁신당 소속의 한 의원은 “현실 감각을 최대한 빠르게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며 “다양한 사람의 의견을 듣고 당의 미래 비전을 구상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 전 대표도 “복당 조처가 이뤄지면 더욱 겸허한 마음으로 낮은 자세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는 조 전 대표의 정치력과 혁신당의 존속 가능성을 검증받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혁신당이 수권을 생각하는 독자 세력이 될지, 민주당을 보조하는 세력이 될지는 (차기 주자로서) 조 전 대표의 향후 진로와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말했다.                       <  최하얀  고한솔 기자 >

 

주 회장  ”윤석열이 임명한 이재명 정권의 ‘이물질’ 같은 극우반동
              잘못된 상대 만나러 가 욕 먹은 것은 대만관료 자업자득”

 

 
 
대만 린밍신 장관 일행의 진실화해위 방문 취소 소동을 다룬 대만 언론 ‘팡옌’의 보도. 박선영 위원장에 대해 “전환기 정의를 우습게 만드는 극우반동”이라고 한 주리시 지한문화협회 회장의 페이스북 글 내용을 제목으로 뽑았다. ‘팡옌’ 누리집 갈무리

 

대만의 ‘과거사 분야’를 담당하는 장관 일행이 방한 중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방문과 면담 약속을 취소해 박선영 위원장이 강하게 불쾌감을 드러낸 일에 대해 대만의 한국 전문가가 “잘못된 상대를 만나러 갔다가 욕을 먹는 것은 자업자득”이라는 글을 올렸다. 대만 언론들은 이를 인용해 이번 소동을 보도하며 박선영 위원장의 정치적 성향과 배경을 조명하기도 했다.

 

대만 주리시 지한문화협회(知韓文化協會) 회장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에 “정말 이렇게 거칠고 무례한 한국 정부 관료는 처음 봤다! 또 이렇게 준비가 안 된 대만 관료도 정말 처음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주리시 회장은 “행정원이 사전에 조사도 하지 않고, 상황 파악 후 갑자기 방문을 취소해서 논란 많은 위원장을 화나게 한 것이다. 그 위원장은 윤석열이 지난해 12월 계엄 내란 뒤 임명한 인물로, 극우 성향이자 거의 정신분열적으로 보일 정도다. 그는 이재명 정권의 ‘이물질’에 가까운 사람이다. 잘못된 상대를 만나러 간 것 아닌가? 대만이 그녀에게 욕을 먹은 것도 자업자득이다!”라고 썼다. 사전에 박 위원장 성향을 파악하지 못하고 면담 약속을 잡았다가 뒤늦게 취소한 대만 방문단의 준비 부족을 꼬집은 것이다.

 

공영방송 시티에스(CTS) 부사장과 연합보신문 서울 특파원 등을 지낸 언론인 출신인 주리시 회장은 대만과 한국의 현대 정치와 역사, 전환기 정의에 관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서울 특파원 때 6월항쟁을 목격한 그는 대만에서 ‘1987 국민의 각성: 한국 민주주의 산증인의 사진전’을 연 적도 있다.

 

한국학자 주리시의 페이스북 글. “대만이 문을 잘못 두드려 욕을 먹은 것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고 썼다. 주리시 페이스북 갈무리

 

앞서 대만 행정원 린밍신 무임소장관과 리옌푸 전환기정의처 선임위원 등은 8일 오전 9시30분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를 방문해 면담하기로 약속을 잡았다가 전날 저녁 취소해 박 위원장의 반발을 샀다. 박 위원장은 11일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무례하고 모욕적인 외교적 결례”라고 대만 방문단을 비판했다. 이들은 에이펙(APEC) 장관급 회의 참여차 방한했는데, 에이펙 관련 일정을 취소 사유로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같은 날 11시부터 진실화해위 근처인 서울 중구 명동 포포인츠 쉐라톤호텔 회의실에서 예정됐던 과거사 연구자와 진실화해위 노조 지부장과의 면담은 예정대로 이어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진실화해위 한 관계자는 “대만 쪽이 전날 박 위원장의 극우성향 등에 대한 정보를 듣게 되면서 급히 취소해야 한다는 판단을 한 게 아니겠냐”고 추측했다.

 

주리시 회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또 “2005년 출범한 1기 진실화해위가 2010년 해산됐지만 2020년 법 개정 뒤 2기가 시작됐다”며 한국 과거사 조사기구의 역사를 설명한 뒤 송기인·안병욱·정근식 등 역대 위원장과의 친분을 밝히기도 했다. 이어 “정근식 위원장 이후 윤석열이 임명한 두 명의 위원장은 논란이 많아서, 나는 그들과는 더는 교류하지 않는다”고 했다. 두 명의 위원장 중 한 명은 김광동 전 위원장을 이르는 말이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행기 정의는 반드시 자유·진보진영이 주도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이번에 대만을 호되게 비난한 박선영 위원장 같은 사람이 과거사 정의를 다룬다는 것 자체가 우스운 일이다! 대만이 문을 잘못 두드려 욕을 먹은 것도 충분히 이해된다”고 썼다.

 

‘팡옌’(放言)과 ‘자유시보’(自由時報) 등 대만 언론들은 12일 주리시의 페이스북 글을 인용해 대만 장관 방문단 일행의 진실화해위 방문 취소 소동을 자세히 소개했다. ‘팡옌’은 13일 보도에서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이 최근 대만 행정원 고위 관료들이 예정된 면담을 임시로 취소한 것에 대해 ‘대만이 앞으로 그녀의 마음속에 오만하고 무례한 이미지로 남을 것’이라고 표현한 사건과 관련해, 한국 내에서 박선영 위원장의 정치적 성향과 배경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했고, ‘자유시보’도 “이번 일로 박선영 위원장의 과거 논쟁적 행적까지 재조명되고 있다”고 적었다. 대만 관리들의 외교적 실례를 지적하면서 박 위원장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과정과 극우성향 등을 조명하는 분위기다.

 

한편 주한 타이베이 대표부 치우가오웨이 대표는 13일 오전 진실화해위를 방문해 린밍신 장관 일행이 면담 일정을 취소한 일에 대해 사과했다.        < 고경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