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공무원처럼 파면, 검사장→평검사 강등도 ”

 

 

문금주·백승아·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오른쪽부터)이 14일 국회 의안과에 검찰청법·검사징계법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민주당이 14일 검사도 일반 공무원과 동일하게 파면 징계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을 ‘조직적 항명’으로 규정하고 대응에 나선 것이다. 여당은 법안 통과 전 법무부가 즉각 감찰에 착수해 인사 조치를 해야 한다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 국회 의안과에 김병기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한 검사징계법 폐지법률안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검사의 징계 사항을 별도 규정한 검사징계법을 없애고, 일반 행정부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국가공무원법 규정을 준용한다는 내용을 검찰청법에 담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이날 법안 제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중범죄를 저지른 검사 파면조차 국회 탄핵 소추로만 가능해서 징계 양정에 있어서도 일반 행정공무원과 비교해 형평성이 어긋난다는 의견이 있다”며 제안 이유를 설명했다.

 

국가공무원법 하위 법령인 공무원징계령은 징계 수위를 파면·해임·면직·정직·감봉·견책 등 6단계로 나누고 있다. 반면 현행 검찰청법에는 ‘검사는 탄핵이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가 아니면 파면되지 않는다’는 신분 보장 규정이 있다. 검사 파면을 위해선 국회의 탄핵소추 의결와 헌법재판소 심판을 거쳐야 하는데, 실제로 파면까지 이루어진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검찰청법 개정안에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았다. 검사에 대한 직위해제와 직권면직이 가능하도록 하되, 그 기준은 국가공무원법을 준용하도록 하는 조항을 신설했다. 또 “검사의 직무 수행 능력이 현저하게 부족하거나 근무태도가 극히 불량한 경우” 보직 해임이 가능하다는 규정도 명시적으로 담았다. 검사장을 평검사로 강등하는 인사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취지다.

 

민주당이 이 같은 법안을 발의한 배경에는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 둘러싼 검찰 내부의 반발이 있다. 민주당은 검사장 18명이 노만석 검찰총장 권한대행에 항소 포기 지시의 경위 설명을 요구하는 집단 성명을 낸 것을 ‘검란’, ‘조직적 항명’으로 규정하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항명 검사와 법 개정이) 무관하지는 않다”며 “어떤 법을 개정할 때는 이그니션 포인트(발화점) 같은 게 있다. 그런 시기가 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법안들에 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논의를 거쳐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의원총회에서 법안 추진 계획과 취지를 설명했고, 법안 마련도 원내 지도부에 위임된 만큼 당론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다만 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더라도 소급 적용은 되지 않는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법안 통과까지 공백 기간에 법무부 장관이 즉각 (항명 검사들에 대한) 감사에 착수해 보직 해임과 전보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 직무대행은 이날 퇴임사에서 “검찰 구성원들이 검찰의 기능과 정치적 중립성 등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를 내부적으로 전한 것임에도, 이를 항명이나 집단행동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마음”이라며 “저 스스로 물러나는 만큼 일각에서 제기되는 검사들에 대한 징계 등 논의는 부디 멈춰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심윤지 기자 >

전한길 “10만 달러 걸고 이재명 남산에 묶으라면…” 강훈식 “조치 취할 것”

 
▲전한길씨가 지난 5일 자신의 유튜브 전한길뉴스에서 10만 달러만 걸고 이재명 대통령을 남산에 묶어 놓으라고 해도 나설 사람 많다는 한 기업인 발언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전한길뉴스 영상 갈무리

 

미국에 체류중인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가 유튜브 방송에서 ‘10만 달러(1억5000만 원) 정도만 걸어놓고 이재명 대통령을 남산에다 묶어두라고 하면 나서는 사람 많을 것’이라는 기업인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재밌는 이야기라고 위해를 선동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국정감사장에서 법적 행정적 조치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오후 국회 운영위원회 소관 대통령실 국정감사에서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가 기업인의 말을 인용하면서 ‘이재명을 잡아다가 남산에 나무에 묶어라, 죽이지는 말고’라고 전하면서 유튜브 쇼츠 채널의 제목을 ‘이재명 현상금 걸어라’로 올렸다”라며 “한 1억 정도 하면 실행에 옮길 사람이 있을 거다라고 하니 ‘현상금 걸면 할 사람 많다’, ‘용감한 자 꼭 실현했으면 좋겠다’라는 댓글들이 수없이 달린다”라고 지적했다.

 

허 의원은 “전한길이 극우세력들에게 국가원수인 대통령을 위협하고 위해하고 시해하라고 하는 지침과 같다”라며 “이것 가만둬서 되겠느냐”라고 질의했다.

 

이에 강훈식 비서실장은 “법적 행정적으로 조치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미국에 체류 중이면 미 당국과 협의해서 체포해서 처벌해야 된다, 단호히 조치하겠느냐’는 질의에 강 실장은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국정감사장에서 이재명 대통령 현상금 발언을 한 전한길씨를 어떻게 할 거냐는 허영 민주당 의원 질의에 법적 행정적으로 단호하게 조치하겠다고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방송 영상 갈무리

 

전한길 씨는 지난 5일 저녁 자신의 유튜브 ‘전한길뉴스’ <전한길, 이재명에게 충격 제안> 편에서 베네수엘라 마두로 대통령에 현상금 700억 원이 걸려 있다는 뉴스를 소개하면서 돌연 이재명 대통령 현상금 얘기를 꺼냈다. 전씨는 “어제 저녁에 만난 어떤 회장님이 ‘이재명한테 10만 달러, 현상금이 아니라 우리 돈 1억5000 정도만 걸면 이재명 죽이라는 뜻이 아니고 남산 꼭대기에다 이재명을 잡아와서 나무에 묶어 두고, 밥을 줘야 한다고 하면 아마 나설 사람 많을 것 같다’라고 말씀하더라. 되게 재밌는 이야기였다”라고 소개했다.

전 씨는 이를 별도로 쇼츠로도 편집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재 채널에서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 조현호 기자 >

“오월영령에게 부끄럽지도 않냐” 시민들 비난에 묵념만 하고 돌아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당대표 취임 뒤 처음으로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참배에 나섰다. 하지만 지역 시민단체 등의 거센 반발에 밀려 참배도 못 한 채 발길을 돌려야 했다.

 

장 대표와 양향자 최고위원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후 광주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방문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각 지역을 돌면서 예산정책협의회 등을 열며 민심 청취 행보를 하고 있는데, 그 일정의 하나로 호남 지역을 찾은 것이다. 특히 장 대표는 지난 4일 “지금껏 호남에 대해 진정 어린 모습을 계속 보여왔지만, 아직도 부족하다”며 “매월 한차례씩 호남을 방문하려 한다”고 한 바 있다.

 

하지만 장 대표 등이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내란동조범이 어디라고 오느냐”, “오월영령에게 부끄럽지도 않냐”는 광주·전남촛불행동 회원 30여명의 비난이 쏟아졌다. 이들은 장 대표 도착 전에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국민의힘이 왜곡된 역사 인식을 갖고 오로지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사들을 뽑아내기 위해 일회성으로 광주에 왔던 것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며 “진정성 없이 참배하는 사진이나 찍으려 하지 말고 광주를 떠나라”고 밝혔던 터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 어게인’을 외치는 극우 세력에 동조해 선출된 장 대표가 제대로 된 사과도 없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허울뿐인 ‘화합’과 ‘통합’을 외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장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들과 실랑이를 벌이며, 경찰 및 경호에 나선 경력과 함께 5·18민중항쟁 추모탑까지 나아갔지만, 참배단 앞에 제대로 서지도 못하고 5초간 묵념만 하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추모탑 한쪽에 세워졌던, 장 대표 이름이 적힌 근조화한은 금세 땅바닥에 내팽개쳐졌다.

 

장 대표는 이후 기자들과 만나 “현장 사정이 여의치 않아 추모탑 앞에서 묵념으로만 예를 갖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그간 5·18에 대해 여러차례 진정성 있는 사과도 했고, (당) 강령에 5·18 정신을 계승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국민의힘은 진정성을 갖고 저희들의 마음이 전달될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노력하겠다”고 했다.

                                                                                                < 김해정 김용희 기자 >

 

장동혁, 5·18 참배 5초 만에 쫓겨나…시민들 “내란 국힘이 어딜”

당 대표 당선 뒤 광주 첫 방문
묘역 입구에선 참배 반대 집회
방명록 못 쓰고 근조화환도 못 놓여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광주시민의 반발 속에 묵념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광주시민 저지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국립5·18민주묘지 참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장 대표는 6일 오후 호남 지지세 확보를 위한 첫 번째 행보로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5·18묘지를 방문했다. 2019년 광주지방법원에서 부장판사로 근무했던 장 대표는 당 대표 당선 뒤 처음 광주를 방문하는 자리였다.

 

장 대표는 묘역 도착 직후부터 광주시민의 참배 저지를 받았다. 광주전남촛불행동 회원 30여명은 이날 오전부터 묘역 입구인 민주의 문 앞에서 장 대표의 참배를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장 대표가 국민 통합과 호남에서 당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겠다고 하지만 우리는 내란 정당과 통합할 마음이 없고 그들의 지지율에 관심조차 없다”며 “장 대표는 국회 입성 전 판사로 근무하면서 전두환 재판에 특혜를 줬고 최근 윤석열 면회를 하면서 내란에 대한 죄책감조차 없는 자”라고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그동안 국민의힘이 역사 왜곡된 인식을 갖고 오로지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사들을 뽑아내기 위해 일회성으로 광주에 왔던 것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며 “진정성 없이 참배하는 사진이나 찍으려 하지 말고 광주를 떠나라”고 밝혔다.

 

앞서 광주 81개 시민단체도 성명을 내어 장 대표의 5·18묘지 참배를 반대했다.

 

광주전남촛불행동 회원 등 광주시민들이 6일 오후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참배를 저지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오후 1시36분 장 대표가 탄 버스가 도착하자 단체 회원들은 민주의문을 몸으로 막아서 경찰과 몸싸움을 빚었다. 장 대표는 당직자, 경찰에 둘러싸여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5·18묘지 방문자들이 해왔던 방명록 작성도 하지 못했다.

 

15분에 걸쳐 민주의문에서 180m 떨어진 5·18민중항쟁 추모탑에 도착한 장 대표는 광주시민 저지에 참배단 앞에서 제대로 서지 못한 채 5초간 묵념한 뒤 발걸음을 돌렸다. 장 대표 명의의 근조화환도 일부 시민이 넘어뜨리며 제자리에 놓지 못했다.

 

국민의힘은 당초 장 대표가 박관현·이한열 열사의 묘를 참배할 예정이라고 일정을 공지했지만 광주 시민 반발에 부딪히며 뜻을 이루지 못했다.

 

장 대표가 탄 버스는 오후 1시56분 묘지를 출발하며 장 대표의 5·18묘지 방문은 20분 만에 끝났다.                          < 김용희 기자 >

 

"내가 계엄 막는 데 앞장" "이재명이 계엄할 듯"
연일 무리수로 정치적 활로 모색 '노이즈 마케팅'
"추경호 구속영장 기각돼야"…국힘 환심도 사려

민주 "윤석열 총 맞을 걸 구해줬더니 배은망덕"
박은정 "과연 부역자…목숨 부지에 감사나 하라"
전우용 "금수(禽獸)도 은혜 아는데 금수만도 못해"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만찬에서 한동훈 대표(왼쪽),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 등과 함께 손을 맞잡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4.7.24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뜬금없이 이재명 대통령의 계엄 선포 가능성을 연일 거론하고 나서면서 민주 진영으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보수-극우 진영에서조차 '배신자'로 규정돼 정치적 존재감이 갈수록 작아지는 추세인 한 전 대표는 극단적인 '반(反) 이재명' 발언으로 어떻게든 활로를 모색하며 내란 잔당 세력에게서라도 환심을 사려 애쓰는 것으로 보인다. '노이즈 마케팅'에는 일단 성공했다고 스스로 판단하는 듯하다.

 

그는 6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 재판 재개에 대한 민주당 정권의 '플랜B'가 계엄인가"라며 "재판 재개되면 그걸 막을 유일한 수단인 계엄을 선포할 것이라는 저의 예측은 전혀 무리하지 않다. 이재명 민주당 정권은 재판이 재개되면 무슨 짓이든 할 것"이라고 되풀이 말했다. 전날에는 "민주당은 쫄리고 할 말 없을 때마다 자기들이 계엄의 밤 저를 구했다고 거짓말하는데, 여당 대표인 제가 계엄을 막는 데 앞장서서 민주당 정치인들이 체포되는 것을 막았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민주당이 저를 구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를 두고는 "지금까지 알려진 특검 수사 결과를 볼 때 추경호 의원 등 우리당 의원들이 계엄을 사전에 알거나 도왔다는 증거가 없다. 우리당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돼야 한다"면서 '우리당'을 거듭 내세워 국민의힘 측에 구애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앞서 그는 지난 4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어떤 용기 있는 판사가 (이 대통령 관련) 재판을 재개하면 이 대통령이 계엄령을 발동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언론의 무수한 받아쓰기 보도를 끌어내기 시작했다.

 

한동훈 국민의당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가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면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24.12.4. 연합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당연히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정말로 뻔뻔한 사람들이다. 어떻게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불법 비상계엄으로 무너뜨린 사람들이, 거기에 부역했던 사람들이 아직도 반성을 하지 못하고 자기들이 저질렀던 그 일을 거꾸로 이재명 정부에게 덮어씌울 수 있는가"라며 "한 전 대표는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이 잊히지 않도록 계속 무리한 발언들로 주목받고 싶은 모양인데, 정말 나라의 지도자가 되고 싶으면 꼼수보다는 대한민국에 비전을 제시하라"고 질타했다.

 

문진석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BBS 라디오 '금태섭의 아침저널'에서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이재명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다는 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 아닌가?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인다는 얘기가 있듯이 계엄 DNA가 있는 정당 사람들의 눈에는 계엄만 보이는 모양"이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헌정질서를 지키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얘기를 수차례 천명했다. 계엄 운운하는 것은 국민을 불안하게 만드는 정치적 술수 또는 '어그로'를 끌기 위한 발언 아닌가 생각한다"고 했다.

 

김용민 의원은 YTN 라디오 '김준우의 뉴스 정면승부'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계엄 얘기를 저렇게 함부로 꺼내면 안 된다. 잊히기 싫어서 발버둥 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비상계엄 내란을 국민과 함께 극복하고 국민주권 정부를 탄생시켰다. 그러니 내란을 저지른 정권과 동일선상에서 비교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불쾌하고 잘못된 얘기"라고 분노했다. 이어 "당시 여당 대표였는데 내란을 못 막았으면 책임을 져야 하는 거 아닌가?"라면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근거 중의 하나가, 그때 김건희 특검법을 통과시켰으면 내란 함부로 못 했다. 특검이 돌아가 정권의 민낯이 드러나기 시작했다면 비상계엄 못 했을 것이다. 정계 은퇴를 포함해 뭐가 됐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국정 수습 방안을 담은 공동 담화문을 발표하기 위해 회견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12.8. 연합
 

페이스북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의 성토가 봇물을 이루는 중이다. 박정 의원은 "2025년 한동훈의 '플랜B' 주장은 '망상과학소설'이다. 이재명 정부에는 윤석열 같은 대통령도, 김건희 같은 영부인도, 한덕수 같은 총리도, 김용현과 박성재 같은 장관도 없기 때문"이라며 "나라가 APEC을 통해 정상화하고 회복해가는 이 시점에 다시 계엄 타령을 하면서 국기문란을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인가? 형님이자 정치적 동지인 내란 수괴한테 총 맞아 죽을 뻔했는데도 그 상처 위에 또 거짓을 얹는 모습이 참담하다"고 개탄했다. 아울러 "검찰총장과 법무장관을 지낸 검사 출신의 대표적인 사람들이 이 정도 수준이라는 게 부끄럽다"면서 "국민 여러분이 왜 강력하게 검찰개혁을 원하는지 돌아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득구 의원은 "윤석열이 총까지 쏴서 죽이려 했다는 험담을 들었는데, 그런 말을 듣고도 도대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내란 세력을 옹호하는 건지 모르겠다. 거기에다 '간염 수괴'이자 '일베 검사' 주진우는 여전히 내란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 두 사람, 저는 대표적인 폐족(廢族)이라고 생각한다"며 "수많은 증거가 쏟아져 나오는 김건희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못 하면서 윤석열과 김건희가 망쳐놓은 대한민국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재명 정부만 비난하고 있다. 본인들이 폐족임을 인정하고 깨끗하게 정계를 떠나는 것이 대한민국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도부의 공개 발언도 이어지고 있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전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동훈 전 대표는 조금 정신을 차렸으면 좋겠는데 느닷없이 헛된 망상을 떠들고 다닌다. 그러니까 친했던 형님(윤석열)이 '총으로 쏴 죽이겠다'고까지 이야기한 것이 아닌가?"라며 "한 전 대표가 계엄 트라우마가 매우 심한 것 같은데, 계엄 당일 본회의장에 진입도 못하고 하얗게 질렸던 모습이 오버랩 돼서 상당히 안쓰럽다. 대한민국 계엄의 역사를 이어왔던 그 집안 단속이나 잘하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망조 든 정당 국민의힘이 갈수록 가관이다. 현직 대표 장동혁은 대국민 선전포고로 체제전복 내란을 선동하고, 전직 대표 한동훈은 계엄 발발 유언비어로 국민 불안을 유포하니, 권커니 잣거니 나라 말아먹을 환장을 뛰어넘는 '한장'할 듀엣"이라며 "한동훈은 윤석열 보고 놀란 가슴을 왜 이재명 대통령에게 들이대나? 내란의 밤 기껏 윤석열 총구에서 구해줬더니 은혜도 모르고 뒤통수를 치는 배은망덕 병증은 정권을 가리지 않는다. 못된 인간은 결코 고쳐서 쓸 수 없음을 또 한 번 여실히 증명했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호경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저서 중 이재명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발동할 가능성을 거론하는 부분. 사진=한 전 대표 페이스북

 

조국혁신당에서는 특히 같은 검사 출신인 박은정 의원이 '한동훈의 천적'으로서 다시 직격탄을 날렸다. 박 의원은 <목숨을 부지한 것에 감사나 하십시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에서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하여야 한다'는 헌법 제77조 5항을 들어 "한동훈 비(非)국회의원이 내란의 밤 계엄 해제하러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왔다는 헌법에도 맞지 않는 아무 말에 웃음이 난다"며 "본회의장 바로 앞까지 쳐들어온 무장 계엄군이 무서워서 숨어 들어온 거 아닌가? 본회의장에 본인 좌석이나 있나?"라고 따져 물었다.

 

또 "그 밤에 당장 나가라고 하지 않고 목숨이 불쌍해서 두었더니 과연 내란을 저지른 윤석열 정권의 부역자답다. 지금이라도 검찰에 가서 본인 휴대폰 비밀번호나 풀고 채널A 검언유착 사건 재수사 받으라"면서 "폐문부재로 송달 안 되는 증인출석요구서나 제때 송달받아 내란 재판에 성실하게 증인으로 출석하기 바란다. 살아있는 게 고맙다면 그 도리를 다하는 게 인간"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전우용 역사학자의 비평도 눈길을 끈다. 그는 "윤석열이 한동훈을 총으로 쏴서 죽이겠다고 한 건 그가 '배은망덕'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계엄 당일 밤, 국회의원도 아닌 한동훈이 본회의장에 들어와 벌벌 떨던 모습을 온 국민이 기억하고 있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의원들을 국회로 소집하고 국민들에게 국회 앞으로 달려와 달라고 부탁했기에 가까스로 계엄령을 해제할 수 있었다. 그때 계엄령이 해제되지 않았다면 지금 한동훈 이름 앞에는 한 글자(故)가 더 붙어야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지간한 금수(禽獸)도 은혜는 안다. '배은망덕'한 인간을 '금수만도 못한 놈'이라고 하는 이유"라고 일갈했다.   < 김호경 기자 >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계엄 관련 주장을 풍자해 페이스북에서 회자되고 있는 박성호 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