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다시 불붙은 타격전…종전 MOU 최대 위기

● WORLD 2026. 7. 9. 23:35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호르무즈 지배권' 충돌… 미 공습에 이란 반격
트럼프 "3주에 걸친 휴전 끝났다고 생각"
갈리바프 "우리 때리면 너희도 맞을 것"

충돌 핵심은 MOU 제5항 놓고 '동상이몽'
"항행 자유 아닌 주권과 레버리지 싸움"
"통제권 해결 없는 개방은 불안정 재현"

 

7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상선 공격을 계기로 미국의 대대적 보복 공습과 이란의 걸프 지역 내 미군 기지 공격이 이어지면서 3주 전 어렵게 타결된 14개 항의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가 최대 위기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마치고 워싱턴 D.C.로 돌아오는 길에, 8일 영국 동부 서퍽주의 미 공군기지인 RAF 밀든홀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며 손짓을 하고 있다. 2026. 0-7. 08 [AP=연합]

 

트럼프 "3주에 걸친 휴전, 끝났다고 생각"

 

미군 중부사령부는 7일 이란 내 "80개 목표물을 정밀 유도 무기로 타격"한 데 이어 8일에도 "새로운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주에 걸친 휴전은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몇 시간 뒤인 8일 밤 이란을 또다시 공습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에서 상업용 선박을 공격하는 이란의 능력을 약화시키고자 해안가를 따라 위치한 방공 시스템, 드론과 미사일 저장고, 군수 인프라 등 약 90개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측에 따르면, 이란 동남부 해안의 최소 3개 항구 도시에서 폭발음이 들렸으며, 철교 등 동부 지역의 교량 두 곳도 표적이 됐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게슘 섬에서 6차례, 시리크에서 7차례 폭발음이 들렸으며, 항구 도시 반다르아바스에서도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8일, 미국의 공습이 단행된 후 이란 호르모즈간주 쿠헤스타크의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항구에서 화염이 치솟는 모습. 소셜 미디어. 2026. 07. 08 [로이터=연합]

 

갈리바프 "우리 때리면, 너희도 맞을 것"

 

이에 맞서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9일 아침 성명을 통해 바레인 내 미군 제5함대 사령부와 쿠웨이트의 알리 알 사렘 공군기지를 포함해 걸프 지역 내 85개 미국 군사 기지를 공격했으며, 그중 8개 기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추가 공습 시 다른 미군 기지로 공격이 확대될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은 이란을 겨냥한 연이은 공습과 함께, 종전 합의 MOU에 따라 이란산 원유 판매에 대한 제재 면제(제11항)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이란 외무부는 8일 성명에서 MOU 위반이며 "국가의 이익과 안보 수호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조치를 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양측의 군사적 충돌은 MOU 제5항에 대한 상반된 해석이 실제 해상에서 충돌로 이어진 첫 사례다. 이 모든 사단은 이란의 호르무즈 통제권 인정 여부, 관련 MOU의 조항에 대한 상반된 입장과 해석에서 비롯됐다.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인 선박들.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풍경. 2026. 06. 01 [로이터=연합]

 

충돌 핵심: MOU 제5항 놓고 '동상이몽'

 

이 MOU의 제5항은 내용은 이렇다: "이 MOU 서명과 동시에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60일에 한해 통행료 없이 페르시아만에서 오만해로, 그리고 그 반대 방향으로 상업 선박들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조처할 것이다. 상업 선박의 통항은 즉시 시작되며, 기술적·군사적 장애 제거와 이란 이슬람공화국에 의한 기뢰 제거에 따른 필요성을 고려해 30일 안에 복원될 것이다.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적용이 가능한 국제법 및 호르무즈 해협 연안국의 주권에 맞게 호르무즈 해협의 미래 관리 및 해상 서비스를 규정하기 위해 오만 술탄국과 대화를 진행하고 다른 페르시아만 연안국들과 논의할 것이다."

 

이 조항의 해석을 두고 이란은 호르무즈를 개방해 두되, 양측이 영구 합의를 협상하는 60일 동안 모든 상업적 통항은 ‘이란과 조율해야' 한다는 걸로 본다. 그러나 미국은 호르무즈 '개방'을 이란이나 오만 측 어느 항로든 ‘이란과의 조율 없이 통항할 수 있다'란 의미로 해석한다. 미국은 이 문안에 호르무즈 통과전 선박이 이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고, 되려 이란에 상업용 선박의 안전한 통과 보장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동 갈등 종식을 위한 합의 진전을 목표로 열리는 회담의 일환으로, 21일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의 뷔르겐슈톡 호화 호텔 단지에서 열리는 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간 4자 회담에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가운데)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이슬람의회(의회) 의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포함한 이란 대표단이 도착하고 있다. 테헤란(이란 정부) 측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폐쇄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협상단이 미국 JD 밴스 부통령보다 몇 시간 먼저 스위스 루체른에 도착하면서 중동 전쟁에 관한 새로운 라운드의 협상이 이날부터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2026. 06. 21 [AFP=연합]

 

"항행 자유 아닌 주권과 레버리지 싸움"

 

중동 전문가인 미 퀸시 연구소 부소장인 트리타 파르시 박사는 8일 자 <리스폰서블 스테이트크래프트> 기고문에서 "이는 테헤란에 기술적 이견이 아니라 전략적인 문제다. 이란 당국자들은 미국이 조율 요구를 거부해 호르무즈에 대한 이란의 통제력을 약화하고, 전쟁이 재개돼도 개방 상태를 유지할 대체 통로를 구축하는 데 MOU를 이용하고 있다고 우려한다"고 풀이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란은 추후 통행료 부과를 포함해 호르무즈 통제권을 기정사실로 만들고자 이란에 인접한 항로로 통과하도록 하고, 사전 조율 없이 통과할 경우 공격하겠다는 의사를 누차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호르무즈에서 ‘자유로운 항행이 보장'돼야 한다면서 선박들에 오만 인접 항로 이용을 권고해왔다.

 

자료: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 연합. 2026. 07. 08

 

이런 와중에 지난 7일 유조선 2척이 이란과의 사전 조율 없이 오만 영해 쪽 항로를 통해 호르무즈 통과를 시도하던 중 이란군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그러자 미군은 상업용 선박 공격에 사용된 이란의 군사자산을 타격한 것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국제 해역에서 무고한 민간인이 승선한 상선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한 데 대해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란의 공격은 위험할 뿐 아니라 휴전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란 협상단 수석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9일 X를 통해 "분명히 말한다. 우리를 때리면, 너희도 맞을 것이다. 헛되이 발버둥 치지 마라.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 뿐이다"라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의 위협이 아니라, 오직 이란이 제시한 조건에 따라 열릴 것이다"라고 썼다.

 

 이란 테헤란에서 사람들이 2월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숨진한 이란의 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장례 행렬에 참석하고 있다.  2026. 07. 06 이란 최고지도자실 제공. 로이터=연합]

 

"통제권 해결 없는 개방은 불안정 재현"

 

파르시 박사는 "양측은 분명 서로의 레드라인을 시험하고 있다. 만약 분쟁이 단순히 상업용 선박의 안전한 통과 보장에 관한 문제였다면, 선박들은 그냥 이란 측 항로를 이용해 통과하면 그만이었을 것이다. 이란은 선박들이 북부 항로를 이용하는 것을 막지 않았다. 대신 이란에 통보하지 않은 채 남부 항로를 고집하는 건 호르무즈에 대한 권한을 주장하는 이란에 도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는 "통항료나 행정 수수료 문제를 넘어, 역내 어떤 국가도 세계에서 가장 전략적으로 중요한 수로 중 하나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을 합법화해 주기를 원치 않는다"라면서 "따라서 현재의 대치는 항행 자체보다는 주권과 전략적 레버리지에 관한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카타르대의 압둘라 반다르 알 에타이비 조교수(국제관계학)는 8일 자 알자지라 기고를 통해 "누가 통제하는지를 해결하지 않은 채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합의는 처음에 해협을 폐쇄하게 했던 것과 똑같은 불안정을 재현할 위험이 있는 반면에, 이란의 통행료 권한을 인정하는 합의는 미국과 해운국들이 거부할 선례를 남길 위험이 있다"며 "그 딜레마가 해결될 때까지, 세계 경제는 어느 쪽도 완전히 폐쇄된 상태를 감당할 수 없고 어떻게 재개방할지 완전히 합의할 수도 없는 호르무즈를 계속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 이유 기자 >

 

 

작년 10월∼올해 5월 운용사 통한 매매내역 재산신고 기록에 적시

현재 2개 계좌에 최대 13만달러 보유 추정…쿠팡 주가 하락에 수익률은 '글쎄'

"투자 내용에 관여 않는다"지만…한-미현안 당사기업 주식 보유 논란 여지 커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쿠팡 주식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운용사를 통해 18차례 사고 판 것으로 4일(현지시간)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투자계좌 두 곳에 쿠팡 보통주 주식을 담고 거래해왔으며, 전체 자산 대비로는 미미한 규모지만 현재 남은 주식의 액면가는 최대 13만달러(약 2억원)일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중 주식 거래는 운용사를 통해 이뤄져 왔고, 트럼프 대통령은 투자 계좌 운용에 본인이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한미 외교·통상 분야 중요 현안의 당사 기업에 대해 미국 대통령이 재산상의 이해관계를 가진 상황은 '이해충돌' 논쟁의 여지가 없지 않아 보인다.

 

미 정부윤리청(OGE)이 최근 공개한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신고 자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쿠팡 주식을 거래한 내역이 적시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9일 두 차례에 걸쳐 '1천1달러 이상 1만5천달러 이하', '5만1달러 이상 10만달러 이하' 상당의 쿠팡 주식을 각각 매수한 데 이어 같은 달 16일에 '1천1달러 이상 1만5천달러 이하' 상당을 추가로 매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6일 1만5천1∼5만달러 상당의 쿠팡 주식을 매도한 데 이어 11월 10일 1만5천1∼5만달러와 1천1∼1만5천달러 상당을, 11월 17일 1천1∼1만5천달러 상당을 추가 매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1일 1천1∼1만5천달러와 5만1∼10만달러 상당의 쿠팡 주식을 각각 다시 샀고, 같은 달 18일 1천1∼1만5천달러어치를 더 샀다.

 

올해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1월 12일에 1천1∼1만5천달러와 5만1∼10만달러 상당 쿠팡 주식을 팔았고, 같은 달 21일 1천1∼1만5천달러어치를 더 팔았다.

 

그는 쿠팡 주식을 2월 12일에 다시 10만1∼25만달러와 1천1∼1만5천달러 상당 매수했고, 같은 달 23일 1천1∼1만5천달러 상당을 더 매수했다.

 

마지막 거래 기록은 지난 5월로, 18일에 1만5천1∼5만달러 상당을, 22일에 5만1∼10만달러 상당을 각각 매도했다.

 

최대 금액 기준으로 13만달러 규모의 주식을 지난해 10월부터 사고팔고를 반복한 끝에, 올해 2월 매수(최대 28만달러)와 5월 매도(최대 15만달러)로 최대 13만달러어치 주식이 남은 셈이다.

 

같은 주식의 매수 또는 매도가 여러차례 나눠 이뤄진 것은 투자계좌 두 곳에서 각각 자금을 운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OGE 자료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기타 자산 및 소득' 파트를 보면 투자계좌⑦에 쿠팡 보통주가 5만1∼10만달러(306번 항목) 기재돼 있고, 투자계좌⑧에 1천1∼1만5천달러씩 두 항목(1141번, 1142번) 기재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쿠팡 주식 거래로 얼마나 수익을 올렸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쿠팡 사태'로 주가가 대폭 하락하는 과정에서 매매가 이뤄져 수익률이 높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가장 큰 규모로 매수한 2월 초에 쿠팡 주가가 주당 18달러 안팎이었고, 매도가 이뤄진 5월에 15달러선까지 밀린 만큼 마이너스 수익률일 가능성이 있다.

 

쿠팡 주식을 보유한 투자계좌⑦ 306번 항목과 투자계좌⑧ 1141·1142번 항목은 모두 투자에 따른 '소득 금액이 없거나 201달러 이하'로 표시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주식 매매에서 논란이 된, 행정부 특정 정책과의 이해상충 문제가 쿠팡 주식에도 해당할지는 명확하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쿠팡 주식을 사들였다가 매도한 시점(작년 10월 중순~11월 중순)은 쿠팡의 정보유출 사태의 발표를 앞두고서였으며, 다시 매수한 시점(작년 12월 중순)은 한국에서의 '쿠팡 청문회'가 미국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하던 때였다.

 

이어 올해 1월부터는 미 정치권에서 한국 정부가 쿠팡에 차별적으로 대우한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고, 2월에는 쿠팡에 대한 미 연방하원 법사위 비공개 증언이 이뤄졌다. 법사위는 지난 1일 한국 정부가 쿠팡을 비롯한 미국 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다만 쿠팡 문제와 관련한 미국 행정부와 의회의 대(對)한국 압박이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쿠팡 주식이 포함된 상황 자체가 큰 틀에서 이해충돌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처럼 주식을 사고 판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외교·통상 당국자들은 쿠팡에 강연이나 자문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보수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쿠팡 문제의 소관 당국자인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법률회사 킹&스폴딩 파트너로 재직하던 2024년 5월 17일 쿠팡에서 1만달러의 강연·자문 사례금(honorarium)을 받은 것으로 신고했다. 그리어 대표는 당시 현대차에서도 2만달러를 같은 명목으로 받았다.

 

트럼프 행정부 대한국 외교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엘리슨 후커 국무부 정무차관은 취임전 쿠팡에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수를 받았다고 신고했다.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재산신고 규정에는 연간 5천달러 이상이면 신고하게 돼 있다. SK, 포스코, 현대차, 삼성전자에서도 같은 명목으로 보수를 받았다.

 

후커 차관은 아메리칸글로벌전략(AGS)의 선임 부회장으로 재직했으며, 한국의 플랫폼 규제를 비판해 온 로버트 오브라이언(트럼프 1기 국가안보보좌관 출신)이 AGS 회장이다. 쿠팡은 AGS의 고객사였다.                                           <  홍정규 김동현 기자 >

 

이란, 폭사 하메네이 장례일 맞췄을 가능성
'미국의 침략 부각' 정치적 메시지 일 수도
미, 에어쇼·불꽃놀이…100만명 운집 예상


"트럼프, 독립기념일 사유화…MAGA 무대"
'은둔' 모즈타바, 장례식 공식 등장할지 주목
장례식때 이스라엘 공격설 나돌아 긴장감

 

2026년 7월 4일. 지구 반대편의 두 수도에서 극적으로 대비되는 장면이 펼쳐진다.

 

워싱턴 D.C.에선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가, 테헤란에선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격에 폭사한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뒤늦은 장례 행사가 시작된다. 선제공격을 감행한 미국은 축포, 공격당한 이란은 조포를 쏘며 각각 '결의'를 다지는 날이다.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스다코타주 비스마르크 시립공항에 도착해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노스다코타 방문 기간 중 미국의 건국 250주년을 기념하는 ‘프리덤 250’ 테마의 차세대 고속열차 ‘넥스트젠 아셀라(NextGen Acela)’에 탑승한 뒤, 테오도르 루스벨트 대통령 기념 도서관 헌정식에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다. 2026. 07. 01 [AFP=연합]
 

워싱턴에선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 축제
대규모 에어쇼, 불꽃놀이, 국제 해군 사열식

 

이날은 현 미합중국의 출발점이 된 미 동부 13개 식민지가 1776년 영국 식민지에서 독립을 선언한 지 정확히 250년이 되는 날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독립 250주년의 표어로는 '프리덤 250'을 내걸고 이번 독립기념일을 '미국에 경의를 표하는 날'(Salute to America day)로 정했다.

 

토요일인 4일 당일에는 오후부터 워싱턴 D.C. 내셔널 몰에서 수백 대 전투기의 에어쇼가 진행되며, 카타르가 선물해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로 개조된 보잉 747 점보 항공기가 공군기들과 편대 비행을 통해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또한 각 군 사열과 군악대 연주, 공연, 그리고 트럼프의 연설, 불꽃축제 등이 진행된다. 폭염의 날씨 속에 100만 명의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밤 포토맥강 일대에서 40분간 약 85만 발의 폭죽을 쏘아 올린다.

 

뉴욕에서는 전 세계 범선들이 모인 '세일 포스'(Sail 4th) 행사가 열리고, 여기에 동맹국 등 32개국의 현대식 군함, 의장 함대, 그리고 각국의 해양 전통을 결합한 국제 해군 사열식이 열린다. 앞서 지난달 14일엔 처음으로 '백악관 잔디밭 UFC 경기'가 열렸고, 24일 '위대한 미국 박람회'가 막을 올렸으며, 워싱턴 도심을 질주하는 경주용 자동차 대회도 예정돼 있다.

 

1일 시민들이 노스다코타주 메도라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탑승한 ‘프리덤 250’ 열차가 들어오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테오도르 루스벨트 대통령 기념 도서관 개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2026. 07. 01 [AP=연합]
 

"트럼프, 독립기념일 사유화…MAGA 무대"
AP "자랑스런 순간이 분열‧의심으로 얼룩"

 

그러나 지난해 백악관에 복귀한 트럼프 대통령은 강압적인 관세 정책과 폭력적인 반이민 정책을 강행했다. 올해 들어선 베네수엘라 침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납치와 기소, 그리고 비핵화 협상 도중 이스라엘과 합동으로 이란을 '선제공격'하면서 국제적 비판이 거세졌다. 이런 상황에서 맞는 독립 250주년 기념일을 바라보는 상당수 미국 국민의 시선도 곱지 않다.

 

특히 민주당 진영과 역사학계, 시민단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의 기념일을 사유화하고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정치 무대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하고 있다. 미 의회는 초당적 준비 기구인 '아메리카 250'을 만들었지만, 트럼프가 백악관 주도로 별도 민관 협력 기구인 '프리덤 250'을 만들어 행사 준비를 주도했다.

 

이에 매사추세츠, 펜실베이니아, 워싱턴, 오레곤, 코네티컷 등 최소 11개 민주당 성향 주정부들이 "정파적 행사"로 변질됐다면서 '위대한 미국 박람회'를 보이콧했다. AP 통신은 2일 자 기사에서 "미국인들이 국가의 250주년을 맞이하고자 나서고 있지만, 이 자랑스러운 순간은 분열과 의심으로 얼룩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트럼프는 민주당 주정부를 겨냥한 수사와 지원 예산 삭감, 정적 보복, 의회‧사법부 무시, 언론 재갈 물리기 등 독립선언 이후 250년간 쌓아 올린 민주 공화정과 연방제라는 미국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2일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한 여성이 이란의 초대 최고지도자 고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 최근 사망한 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그리고 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초상화가 담긴 포스터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6. 07. 02 [로이터=연합]

 

테헤란에선 폭사한 알리 하메네이 장례
7월 4일 택일, 미국 대외 군사 개입 부각?

 

같은 날 이란 수도 테헤란에선 2월 28일 미‧이스라엘의 공습 과정에서 폭사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 행사가 시작된다. 사망한 지 126일 만이다. 최근 며칠간 다시 무력 공방을 주고받고는 있지만, 일단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 서명과 1차 미-이란 스위스 고위급회담이 이뤄졌고, 간접 실무협상도 진행 중인 완화된 정세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미국의 250주년 독립기념일에 맞춰 의도적으로 택일했을 공산이 크다. '자유와 민주주의의 역사'란 미국의 서사에 맞서, 미국의 대외 군사 개입 역사를 부각하려는 정치적 메시지가 담겼을 것이란 해석이 가능하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1일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2월 28일 토요일, 적대 세력인 미국과 이스라엘 정권이 감행한 계획적인 테러 공격으로 인해 순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순교자' 하메네이의 영결식은 4일부터 이틀간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모살라(예배당)에서 열린다. 장례 본식과 행진은 6일 테헤란의 이맘 호세인 광장에서 아제디('자유') 광장까지 약 10㎞ 구간에서 진행된다. 이를 위해 테헤란 주는 4~6일 3일을 공휴일로 선포했다. 7일엔 이슬람 시아파 성지인 콤, 8일에는 이라크의 카르발라와 나자프, 9일 하메네이 고향인 마슈하드에서 각 장례 행진이 이어지고, 이맘 레자의 성지에 안치된다.

 

1989년 6월 11일, 이란 테헤란에서 약 70km 떨어진 베헤시테 자하라 공동묘지에서 수천 명의 조문객들이 고(故) 아야톨라 호메이니의 무덤 주위로 추모객들이 몰려 있다. [AP=연합]
 

'은둔' 모즈타바 장례식에 공식 등장하나
장례식 기간 이스라엘 공격설에 긴장 고조

 

이란 보훈재단의 야쿠브 솔레이마니 부대표는 IRNA에 "이번 행사는 이슬람 공화국 이란의 기억 속에 역사적 순간이자 국가적 서사시로 기록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테헤란 시장은 이번 장례 행사에 최대 2000만 명의 조문객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 조문 사절로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을 포함해 40개국 대표단이 장례 및 추모식에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유럽 국가들이 이번 전쟁에서 미국‧이스라엘 편에 섰다는 이유로 유럽 국가들을 공식 초청하지 않았다고 에스마일 바가이 외교부 대변인이 밝혔다.

 

주목할 대목은 아버지 알리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지난 3월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이번 장례식에 모습을 드러낼지다. 그 이후 모즈타바는 육성이나 영상을 통해 전혀 존재를 드러내지 않고 있고 틈틈이 메시지를 발신했을 뿐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28일 X를 통해 "강제 전쟁으로 이란 국민에게 가해진 신체적·정신적 피해, 미나브와 라메르드에서의 아동 살해 및 전쟁 범죄부터 의료 시설 공격에 이르기까지 모든 행위는 국내외 법원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할 법적 문제"라면서 "확실한 점은 이런 범죄자들을 반드시 체포해 그들의 범죄 행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부 외신에서는 하메네이 장례식 기간 중 최고지도자 모즈타바를 포함한 이란 지도부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추가 군사행동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 이유 기자 > 

 

 
 

6년 만기 도래하자 개정 요구하며 종료 카운트다운 시작

 

북미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회원국 국기.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북미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의 연장을 거부했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는 1일 성명을 통해 “미국은 현재 형태 그대로 미국·멕시코·캐니다협정을 갱신하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며 “이에 따라 협정은 갱신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이 협정의 결함과 이들 국가와의 무역 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멕시코, 캐나다와 계속 협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제조업 일자리를 미국으로 다시 불러들이고, 멕시코 및 캐나다와의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협정 개정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USMCA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집권 시절인 2018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대체해 서명한 새 무역협정으로, 나프타의 무관세 혜택의 기본 뼈대는 유지하면서도 원산지 규정을 강화했다. 2020년 7월 발효한 이 협정은 유효기간은 16년(2036년)이며, 6년마다 공동 검토를 통해 협정 유지 여부를 검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날이 협정 발효부터 첫 6년이 도래해 각국이 연장 여부를 정해야 하는 기한이었는데 미국이 협정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앞으로 남은 10년 동안만 효력이 유지된다. 따라서 이 기간 안에 3국이 갱신에 합의하지 않으면 협정은 2036년 자동 종료된다.

 

그리어 대표는 오는 20일 멕시코시티에서 멕시코와 양자 협상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번 회담이 자동차 등의 북미 지역 원산지 규정을 강화하고, 중국 등 제3국이 이 협정의 무관세 혜택을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경제 안보’ 확립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협정은 연간 약 1조6천억달러에 달하는 세 나라 사이의 무역을 지탱하는 거대 통합 경제권의 기반이다. 미국의 이번 조처는 예견됐다. 그리어 대표는 2025년 기준 각각 1970억달러와 483억달러에 달하는 대멕시코, 대캐나다 상품 무역 적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공언해 왔다. 캐나다와의 무역 적자는 대부분 원유 수입에서 발생하며, 멕시코와의 적자는 미국의 대중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기업들이 공급망을 중국에서 멕시코로 이전하면서 급격히 늘어났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계자는 멕시코 및 캐나다와 각각 별도의 무역 의정서에 “가능한 한 신속히” 합의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기자들에게 전하면서도 구체적인 일정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멕시코 및 캐나다산 자동차에 25%, 금속에 50%, 목재에 10%의 관세를 부과하며 이 협정을 뒤흔든 트럼프 대통령이 그 어떤 타협안에도 회의적인 시각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0년 이 협정 출범 당시 “역대 최고의 협정”이라고 자찬한 바 있는, 최근에는 "미국은 이 협정 없이 각자도생하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말을 거듭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멕시코와의 두 차례 협상에서 북미에서 조립되는 차량에 미국산 부품 비율을 최소 50% 이상 의무화하고, 전체 북미산 부품 비율을 82%까지 끌어올리라는 요구를 지속해 왔다.

 

완성차 업계를 대변하는 산업 단체들은 아시아 및 유럽의 경쟁국에 맞서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무관세 혜택이 유지되는 3국 간의 이 협정 체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미국 농산물 수출의 3분의 1 이상을 멕시코와 캐나다가 소화하고 있는 만큼, 미국 농업계 역시 이 협정의 유지를 원하고 있다.                       < 정의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