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 또 정책금리 동결…9월 인하 ‘신호’도 안 줬다

7월 FOMC 다섯 차례 연속 금리 동결 행진
파월 의장, 금리 인하 필요성 크지 않다고 언급
시장, 9월 금리 인하 가능성 63.3%→45.7%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0일(현지시각)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있는 동안에도 ‘정책금리 인하’ 요구를 멈추지 않았다. 1기 트럼프 행정부 때 임명된 2명의 부의장(연준 이사)은 이번 회의에서 트럼프의 주장에 동조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의장은 금리 동결을 결정한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9월 회의에서는 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신호를 전혀 주지 않았다. 연준 통화정책의 독립성을 강조하는 발언도 했다. 시장에선 9월 인하 가능성도 멀어졌다는 전망이 퍼졌다. 통화정책에 직접 영향을 받는 2년만기 국채 금리가 오르고, 뉴욕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29∼30일(현지시각) 이틀간 연 회의에서 현행 연 4.25~4.5%인 정책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연준은 연 5.5%(상단)까지 올렸던 정책금리를 지난해 12월 4.5%까지 내린 이후, 다섯 차례 회의에서 연속 동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예상치를 웃돈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3%)을 거론하며 미국 국채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게 “지금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명의 공개시장위원회 위원 가운데 9명이 동결을 지지했다. 다만 미셸 보먼·크리스토퍼 월러 위원(부의장)이 0.25% 포인트 인하를 주장했고,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위원은 불참했다. 정·부의장을 맡은 7명의 위원 가운데 2명이 통화정책 결정안에 반대한 것은 1993년 12월 이후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준은 성명에서 경기에 대해 ‘견조하다’(solid)는 표현 대신 ‘완만해졌다(moderated)’는 표현으로 수정했다.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2%)로 내려오지 않았고, 노동시장도 견조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17일 한 강연에서 관세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은 장기화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미국의 전년동월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월의 2.4%에서 6월 2.7%로 커졌다.

 

파월 의장은 “선진국은 통화정책 결정에서 정치의 간섭을 멀리하고 있다”며 중앙은행의 독립성도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 2명의 위원이 금리 인하를 주장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9월 회의에서도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약해졌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이 금리 선물 투자자들의 통화정책 전망을 확률로 표시한 페드워치(fed-watcn)자료를 보면 9월 회의 금리인하 확률이 29일 63.3%에서 45.7%(31일 오전 8시)로 떨어졌다.

 

금리 인하 전망이 약해지면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연 3.951%로 0.076%포인트 올랐다. 뉴욕증시는 다우지수가 0.38%,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 지수가 0.12% 떨어졌다. 나스닥지수만 0.15% 올랐다.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동결함에 따라 한미간 금리차이는 연 2.0%포인트를 유지하게 됐다. 연준이 9월 회의에서도 금리를 동결하면 한국은행도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원화가치가 더 떨어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 정남구 기자 >

 

 

 

삼성페이로 가상자산 산다…미국 '코인베이스' 시범 도입

 
구매하기

[연합]

 

앞으로 미국의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삼성페이를 이용해 가상자산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30일 코인베이스와 삼성전자에 따르면 코인베이스는 오는 31일부터 미국과 캐나다에서 삼성페이를 앱 내 결제 및 입금 수단으로 지원한다.

 

코인베이스는 "삼성의 신뢰할 수 있는 모바일 지갑의 편리함과 코인베이스의 안전하고 직관적인 플랫폼을 결합해 북미의 수백만 모바일 사용자들에게 더욱 부드러운 암호화폐 진입 경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기능은 향후 한 달간 미국과 캐나다의 일부 사용자에게 점진적으로 제공되며, 가까운 시일 내에 전체 사용자에게 출시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계좌 송금, 애플페이, 구글페이 등 코인베이스의 기존 충전 방식에 삼성페이가 새로운 옵션으로 추가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박형빈 기자 >  

 

 

태국 · 브라질 등 정부 고위급 나서 미국과 막판 협상

중, 관세유예 추가연장 유력…캐나다 "협상 매우 치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래픽 [로이터 연합]

 

 미국이 무역 상대국에 대해 부과하기로 한 상호관세 발효일인 8월 1일을 앞두고 각국이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고율관세를 계속 치고받는 최악 시나리오인 무역전쟁은 피해야 한다는 게 공통된 노력이지만 협상의 태도는 국가별로 조금씩 다른 양상이다.

 

29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직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각국은 고율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막판 협상에 돌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미국과 협상을 타결하지 못한 국가에 대해선 15∼20%의 상호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미국은 영국을 시작으로 유럽연합(EU), 일본,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과 합의를 이뤘고, 한국을 비롯해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의 주요 무역 파트너인 한국은 이날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2시간 동안 통상협의를 하면서 협상에 속도를 냈다.

 

다른 나라와 달리 8월 11일까지 관세가 유예된 중국의 경우 최근 스톡홀름에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미국 측 인사들과 협상을 벌였다.

 

미국과 중국은 관세 유예 조치를 90일간 추가로 연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시점에 대한 세부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협상 진행 상황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승인할 수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이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 완화에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협상의 최종 타결까지는 해결해야 할 이견이 여전히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관영 언론을 통해 양국이 관세 유예를 추진키로 합의했다고 밝힌 상태다.

관세 유예 조치가 연장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8월 12일부터 중국에 30%의 관세를 부과한다. 중국도 보복 조치로 미국에 10%의 관세를 부과할 예정이다.

 

중국과의 협상 진행 상황을 설명하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로이터 연합/TT News Agency 제공]

 

대만의 경우 조만간 무역 협상 타결이 발표될 수 있을 정도로 진전을 이룬 상황이다.

다만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 타결에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에 대만이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대만이 자국의 일부라는 주장을 펴고 있는 중국은 미국과 대만 간의 공식 교류에 반대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남미를 순방하는 과정에서 미국 뉴욕을 경유하겠다는 라이칭더 대만 총통의 요청을 불허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은 미국의 7번째 교역 대상국으로, 32%의 관세를 부과받은 상태다.

 

36%의 관세율이 적용된 태국도 미국과의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특히 태국은 국경분쟁으로 무력 충돌한 캄보디아와 서둘러 휴전에 합의할 정도로 미국과의 협상에 신경을 쓰고 있다.

품탐 웨차야차이 태국 총리 권한대행은 "휴전을 계기로 매우 좋은 협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캐나다도 미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난관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과의 협상이 매우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캐나다에 최선이 되는 조건이 아니라면 우리는 협정을 체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캐나다와의 협상 전망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캐나다는 협상이 아닌 단순한 관세 부과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캐나다에 적용을 예고한 관세율은 35%다.

 

세계 최대 커피 수출국인 브라질은 미국과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50%라는 고율의 관세율이 적용된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세계의 황제가 되기 위해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것은 아니다"라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물밑에선 활발하게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라우두 아우키밍 브라질 부통령 겸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이끌고 있다.

 

아우키밍 부통령은 최근 러트닉 장관과 전화로 이견 해소에 나섰고, 이후 러트닉 장관은 커피 등 미국에서 풍부하지 않은 천연자원은 관세가 면제될 가능성도 있다고 시사했다.   

                                                                                             < 고일환 기자 >


브라질의 반(反)트럼프 시위 [로이터 연합]
 
 

한국, 152.2점으로 최고…작년대비 상승 폭도 1위

EU 집행위 발표 '2025 유럽 혁신 스코어보드'


EU와 글로벌 경쟁국 혁신 성과 = 2018년 EU 평균값을 100으로 해 비교한 수치로, 컬러 막대는 2025년, 세로 막대는 2024년 국가별 성과. [EC 유럽 혁신 스코어보드 2025 캡처]

 

우리나라가 전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국가라는 분석이 나왔다.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EU 회원국과 인접 유럽국, 글로벌 주요 경쟁국의 혁신 성과를 비교 분석한 '유럽 혁신 스코어보드(EIS) 2025'를 최근 발표했다.

 

혁신 성과는 혁신 여건, 투자, 혁신 활동, 파급 효과 4개 부문, 32개 지표를 통해 평가하며 올해는 정책적 맥락을 반영해 5가지 지표가 업데이트됐다.

 

한국은 올해 혁신 성과가 152.2점(2018년 EU 평균값 100점 기준)으로 올해 EU 평균인 112.6점을 크게 상회하며 최상위 국가로 분석됐다.

 

한국에 이어 캐나다와 중국이 각각 133.4점으로 공동 3위를 차지했고 미국, 호주가 120점을 웃돌며 EU를 능가했다.

 

한국은 작년에도 유일하게 140점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은 작년 대비 혁신 성과 상승률 면에서도 6.3%포인트로 가장 높았다.

중국(6.0%포인트)과 호주(3.8%포인트)가 상승률에서 뒤를 이었으며 대부분 국가의 혁신 성과가 개선됐다.

 

반면 캐나다와 EU,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감소세를 보였다.

EC는 "한국은 상표 출원, 디자인 출원, 기업 부문의 연구개발(R&D) 지출에서 상대적인 강점을 보였다"고 평가하고, 중소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 도입, 제품 혁신 도입, 과학 논문 발표를 상대적인 약점으로 분석했다.

 

한국의 혁신 성과는 2018년 이후 8년 연속 EU를 앞섰다.

2018년 대비 혁신 성과 상승률의 경우 중국이 44.7%로 가장 많이 증가했고 한국이 25.8%포인트로 뒤를 이었다.

 

EC는 중국이 EU와 미국을 추월하고 2025년에는 한국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며 "중국의 성과 향상은 2017년부터 2022년까지 기업 R&D에 대한 정부의 직간접 지원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가 공개되면서 크게 상승한 데 기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최현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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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이후 한국과 EU 혁신 지수 추이

[EC 유럽 혁신 스코어보드 2025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