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란 상대 공습 개시"…엿새 만에 공격 재개

● WORLD 2026. 7. 30. 11:53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28일 이란의 중동 미군기지 공격에 대한 강력한 대응"

24일부터 소강 상태였던 양측 무력공방 다시 시작될 듯

 

아라비아해의 미 항공모함 조지 H.W. 부시호 [AFP=연합]

 

미군이 29일(현지시간) 엿새 만에 이란을 상대로 한 공습을 재개했다.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총괄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군은 미 동부시간으로 오늘 오후 8시부터 이란을 상대로 공습을 개시했다"고 밝혔다.

미 동부시간 오후 8시는 이란 테헤란 시간으로 30일 새벽 3시 30분이다.

 

미군의 공식 확인에 앞서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의 바락 라비드 기자는 이날 엑스에 "미군이 이란에서 공습을 수행 중이라고 미 당국자가 나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습이 "어제(28일) 중동에 주둔 중인 미군을 겨냥해 이란이 시도한 공격에 대한 강력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전날 요르단의 미군 기지를 향해 다수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고, 중부사령부는 해당 탄도미사일을 모두 요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중부사령부의 대이란 공습 [미 중부사령부 엑스 계정]

 

미군의 발표 후 게슘섬과 부셰르 등 이란 남부지역 곳곳에서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주요 외신들이 이란 관영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미군의 이날 대(對)이란 공습은 지난 23일 이후 엿새 만에 재개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4일 이란과의 대화가 진행 중이며 협상 타결 가능성이 크다면서 미군의 공습 계획을 승인하지 않았고, 이로써 13일간 이어지던 미군의 공습은 중단됐고, 양측의 무력 공방은 소강상태를 보여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제 우리 차례"라면서 이란의 선제공격에 강력한 응징을 예고했다.

 

미군이 이란 공습을 재개하면서 이란 역시 중동 지역 미국의 동맹국들에 설치된 미군 기지들에 대한 보복 공습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월 28일 발발한 이란 전쟁은 한때 미국과 이란이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대화 국면이 펼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싸고 양측의 갈등이 다시 불거지면서 다시 충돌이 격화하는 분위기다.

 

특히 예멘(후티 반군)이나 이라크(민병대) 등의 친이란 대리세력들이 미군 기지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 및 유조선을 공격하고 이집트 근해의 미국 소유 액화천연가스(LNG) 저장설비가 공격받는 등 전장이 확대되고 있다.

 

여기에 그간 이란의 공격을 받으면서도 반격에 소극적이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주 후티의 석유시설 공격에 강력히 반격하는 한편 전날 미국과 함께 이라크 친이란 민병대 거점 공습에 나서는 등 이번 전쟁에 제한적으로 가담하고 있다.                     <  박성민 기자 >

 

 3명은 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 주장하며 반대표 던져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29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3.50∼3.75%로 동결했다.

 

연준은 이날 종료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를 이같이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동결은 올해 1월, 3월, 4월, 6월에 이어 5차례 연속이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새로 취임한 이후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2연속이다.

 

연준은 이번 금리 동결이 FOMC 위원 12명 가운데 찬성 9표, 반대 3표의 표결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FOMC 회의에서 만장일치로 동결을 결정한 것과는 다르다.

 

연준은 베스 해맥, 닐 카슈카리, 로리 로건 등 3명이 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것을 주장하며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과 이란 사이의 전쟁이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고, 미국 내 물가도 다시 치솟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지난달 FOMC 회의 결과 발표한 기준금리 예상치에서 연내 1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측했는데, 시장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된 만큼 오는 9월 FOMC 회의에서 0.25%P 인상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연준은 “중동 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고조됐음에도 경제 활동은 견조한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며 “생산성 향상과 자본 투자는 강력하다. 일자리 증가는 노동력과 보조를 맞추고 있으며, 실업률은 거의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아울러 “인플레이션은 FOMC의 2% 목표치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부분적으로 에너지 등 특정 부문에서 물가 상승을 유발한 공급 충격에 따른 것”이라며 “위원회는 물가 안정을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을 ‘양대 책무’(dual mandate)로 표현하며 추구하고 있는데, 이란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에너지 공급 충격으로 인한 미국 내 물가 상승을 잡는데 주력하겠다는 취지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그간 꾸준히 금리 인하를 압박해온 만큼 연준의 이번 금리 동결 결정에 만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워시 의장에게 실망하고 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아니다. 케빈은 환상적이다. 뛰어나고 똑똑한 사람”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그(워시)에게는 이사회가 있다”며 “그가 금리 인하를 원할 것이라는 알았지만, 그는 정치적 이사회가 있고, 그들은 금리를 높게 유지하려 한다”고 금리 인하에 반대해온 이사들을 비난했다.

 

연준의 이번 금리 동결로 한국(2.75%)과 미국의 금리 차도 상단 기준 1.00%포인트를 유지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 전현진 기자 >

미국 봉쇄로 올해 1월부터 유류발전 사실상 가동 중단

전력난 가속에 에너지 분야 등에 대한 민간 개방 속도

 

               지난 29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한 간호사가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

 

전력난이 가중되는 쿠바에서 또다시 대정전에 근접한 단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전력난이 가속하자 에너지 분야 등에 대한 민간 개방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쿠바전력청은 29일(현지시간) 전력 수요가 가장 몰리는 피크 시간대에 전국 74%에 해당하는 구역이 동시에 단전되는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지 일간 쿠바데바테와 스페인어권 매체 인포바에에 따르면 전력청은 이날 피크 시간대 전력 수요가 3200㎿(메가와트)에 달할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가능한 공급 전력은 850㎿에 불과하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전력망 붕괴를 막기 위해 인위적으로 차단하는 전력 규모만 238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필요 전력의 74%가 공급되지 못하는 셈이다.

 

쿠바는 화력발전소 16곳에서 전력 생산의 40%를 충당하는데, 9곳이 노후화와 정비 문제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특히 핵심 화력발전소 중 하나인 ‘안토니오 기테라스’ 발전소는 올해 들어서만 약 20차례나 고장 나며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전력 생산의 또 다른 40%를 차지하던 디젤 및 중유 기반의 발전 설비 역시 미국의 봉쇄로 올해 1월부터 사실상 가동이 중단됐다. 나머지 20%의 전력만 가스와 중국의 지원을 받은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실정이다.

 

쿠바는 하루 10만 배럴 이상의 원유가 필요하지만, 외부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 자체 생산량은 필요한 양의 40%인 4만배럴에 불과하다.

 

민간 전문가들은 쿠바 전력망(SEN)의 완전한 복구를 위해서는 80억~100억달러(약 11조5000억원~14조500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그러나 극심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쿠바 정부의 재정 능력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불가능한 상황이다.

 

쿠바 정부는 이런 지속적인 에너지난을 극복하고,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민간 개방을 추진하고 있다.                                                                               < 전현진 기자 >

 

이란 상선 공격이 신호탄…파르시 "위험한 도박"
젤렌스키-네타냐후, 미 그레이엄 장례식장 '조우'
양국 정상회담 추진하다 주변 의식 막판에 접어
이란, 카스피해 상선 공격 배후로 이스라엘 지목

 

아라그치 "이스라엘, 유럽을 전쟁에 끌어들이려"
트럼프 딜레마 노린 역발상, 트럼프가 응할까
우크라·이란 '단일 전역 통합' 미국엔 "양날의 검"
대이란 압박 긍정적 vs 광범위한 확전 우려

 

28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장례식을 앞둔 미국 워싱턴D.C.의 국립대성당.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웃음 띤 얼굴로 악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방미한 두 사람의 대면은 3년 만이었다.

 

짧은 조우였지만, 이 장면은 지금까지 별개로 여겨졌던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을 하나의 전략 공간으로 묶는 시도가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사흘 전인 지난 25일 우크라이나(이하 우크라)가 카스피해에서 '러시아로 무기를 운송 중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이란 상선을 타격했던 사건이 그런 관측을 부채질했다. 더구나 이란의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이 사건을 두고 "유럽을 자기 전쟁에 끌어들이려는 이스라엘의 지령에 따른 것"이라고 이스라엘 배후설을 제기한 상황이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6. 07. 28 [AFP=연합]

 

젤렌스키-네타냐후  워싱턴 장례식장서 '악수'
이란, 카스피해 상선 공격 배후 이스라엘 지목

 

29일 이스라엘 일간지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네타냐후는 28일 워싱턴에서 젤렌스키와의 정상회담을 추진했다가 막판에 접고 그레이엄 장례식장에서의 조우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묘한 시기임을 의식한 행보로 풀이됐다. 대신 이스라엘의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이 우크라의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과 통화했다.

 

사르 장관은 "우리는 이란이 가하는 위협을 포함해 양국이 직면한 과제들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시비하 장관도 이스라엘 측에 "민간 선박과 흑해 해상 항해의 자유에 대한 러시아의 테러 확대와 이것이 수입국인 이스라엘을 포함한 세계 식량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최신 상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위 신문에 따르면, 그동안 젤렌스키가 이란 전쟁에서 러시아가 걸프 지역 내 미군기지 위치 등의 핵심 정보를 이란에 제공하고 있다고 이스라엘에 알려주고,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미사일 방어 체계 구매를 추진했고, 레바논 내 헤즈볼라의 드론 공격 위협 대응에 협조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네타냐후는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고자 이들 제안을 거절했다는 것이다.

 

28일 미국 워싱턴 D.C.의 국립대성당에서 열린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장례식에서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6. 07. 28 [EPA=연합]

 

젤렌스키, 이란·우크라 전쟁 통합 시도하나
파르시, 이란 상선 공격을 그 신호로 해석

 

중동 전문가인 미 퀸시 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젤렌스키의 위험한 도박, 이란 전쟁과 우크라 전쟁 통합 시도'란 28일 자 <리스폰서블 스테이트크래프트> 기고에서 이번 젤렌스키의 방미가 우크라 전쟁에서 미국의 추가 지원 확보를 넘어, 점점 우크라 전쟁과 이란 전쟁을 "단일 전략적 전역"으로 통합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다고 진단했다.

 

파르시는 "두 전쟁이 하나로 합쳐진다면 우크라는 단순히 미국의 군사 지원을 받는 국가에 그치지 않고, 미국의 대이란 전쟁에 직접적 참가국이 된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도 단순히 우크라의 주 무기 공급국에 그치지 않는다. 흑해에서 카스피해까지 이어지는 충돌을 통해 러시아에 맞서는 직접 교전국이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에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침공 이후 계속 모색해 온 전략적 돌파구를 뜻한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마하치칼라 - 2026년 7월 21일: 카스피해 해변에 있는 사람들. [타스=연합]

 

그 상징적 사건을 파르시는 카스피해에서 우크라가 감행한 지난 25일의 이란 상선 공격으로 봤다. 비록 우크라의 시비하 장관이 28일 X를 통해 이란의 아라그치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우크라의 모든 행동은 오로지 러시아의 침략에서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한 것이며, 민간 선박이나 사람들을 표적으로 삼으려는 의도는 결코 없다는 점을 거듭 전달했다"고 했고, 아라그치도 "(시비하가) 이번 공격은 의도적이지 않았고, 우크라는 긴장 고조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실히 했다"고 밝혀 이번 사태는 일단 진정 국면에 들어섰다. 하지만, 재연될 공산이 크다는 게 파르시의 견해다.

 

우크라 외무, 이란 외무와 통화해 진정 시도
"러시아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한 것일 뿐"

 

파르시가 보기에, 우크라가 만약 북쪽인 카스피해에서 이란을 압박하면 미국-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이란의 군사 계획이 복잡해지고 부족한 군사 자원을 다시 배치해야 하며, 어느 전장에서 싸울지를 결정하는 주도권이 약화된다. 파르시는 "이런 역량의 제공은 우크라를 미국의 수혜자에서 구원자로 변모시킨다"며 "그러나 우크라에 더 큰 전략적 전리품은 두 전쟁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렇게 되면, 미군의 인력, 정보 자산, 군수 지원, 작전 계획이 두 전역에 걸쳐 더욱 긴밀히 얽히게 된다. 그 결과, 러시아-이란 군사 협력은 미국이 이들을 별개가 아니라, 단일한 위기로 대처하도록 자극할 걸로 봤다. 파르시는 "이 문턱을 넘는 순간, 우크라 지원과 대러 전투 간의 구분을 유지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8일 백악관에서 회담 중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 07. 29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공보실 제공. [AFP=연합] 

 

젤렌스키의 이런 도박은 이란 전쟁을 일으킨 트럼프 미 행정부가 압도적인 군사력 우위에도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무기로 맞선 이란에 전략적 패배를 당하고, 추가적 군사 작전도 외교적 협상도 마땅치 않은 '딜레마'를 겨냥한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파르시는 "트럼프의 취약성은 우크라에 역사적 기회를 제공한다. 우크라는 자국을 미국의 지원에 의존하는 나라에서, 미국의 군사적 참사를 눈부신 승리로 바꾸는 데 도움이 되는 전략적 자산으로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의 드론 전투는 지난 3년간 그 어떤 군사적 혁신보다 빠르게 진화했다. 저렴한 자율주행 체계를 재래식 전쟁에 통합한 우크라이나의 경험은 견줄 데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만큼 중요한 점은 우크라가 현재 미국에 부족한 부분, 즉 분쟁을 완전히 새로운 지리적 전역으로 확대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이란의 수평적 확전을 역이용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7월 24일 새벽, 우크라이나 드론 공격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 인근에 위치한 러시아 전자상거래 대기업 창고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주거 지역 위로 치솟는 가운데 차량들이 도로를 따라 주행하고 있다.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이 화재로 인해 역사적인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연기가 퍼져나갔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몇 주 동안 러시아의 에너지, 군사 및 물류 시설에 대한 장거리 드론 공격을 강화하면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러시아 국방부는 2014년 러시아가 병합한 흑해 반도 크림반도를 포함한 10여 개 지역에서 밤새 571대의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2026.7.24. AFP 연합

 

"우크라, 공격 계속하면 이란 상황 어려워져"
네타냐후와 트럼프 모두에 솔깃한 제안될 듯

 

우크라의 이런 전략적 시도에 대해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의 러시아·이란 전문가 니콜 그라예프스키는 29일 미 RFE RL 방송에서 "우크라가 이러한 공격을 계속한다면 이란과 러시아 모두에게 상황은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크라를 이 갈등에 끌어들이는 건 이란의 최선책이 아니며, 러시아에도 마찬가지라고 본다"고 말했다.

 

미국 채터누가 테네시대의 사이드 골카르 교수는 "테헤란이 분명히 분노하지만, 우크라를 향해 군사력을 투사할 능력은 매우 제한적이다"라면서 "이란이 대응을 결정한다면 재래식 군사 타격보다는 사이버 작전, 정보 활동, 러시아 작전 지원 또는 해외 우크라 이익에 대한 타격과 같은 간접적 방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파르시가 보기에, 우크라의 도박은 이스라엘에도 매력적이다. 우선, 이란 전쟁에 새로 활력을 주고, 우크라 지원을 공약해온 유럽국을 이란 전역으로 끌어들여 분쟁을 더 국제화시키기 때문이다. 또한 이란을 굴복시키는 게 이스라엘 방어에 필수 요소가 아니라, 우크라 방어를 위한 것이라는 정치적 서사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다.

 

27일 이란 테헤란의 한 거리에서 한 여성이 반미, 반트럼프 광고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2026. 07. 27 [EPA=연합]

 

파르시는 "불법 침략의 피해자로서 우크라가 누리는 (세계) 엘리트와 대중의 지지 수준을 고려하면, 그런 프레임은 가자지구의 제노사이드(집단학살)와 대이란 불법 전쟁 개시에 핵심 역할을 하는 바람에 서방 내 입지가 급락한 이스라엘을 중심에 두는 것보다도 훨씬 더 정치적으로 받아들이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자초한 곤경 때문에 이 제안에 솔깃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크라·이란 '전역 통합' 미국엔 "양날의 검"
대이란 압박 긍정적 vs 광범위한 확전 우려

 

보수 성향 미 허드슨 연구소의 루크 코피 선임 연구원은 RFE RL에 우크라의 이란 상선 공격 이 트럼프-젤렌스키 백악관 정상회담 사흘 전에 이뤄진 것과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의 관심을 끌고자 한 의도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점에서 이것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대이란 추가 압박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풀이했다.

 

이란의 메흐르 통신은 14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바레인에 있는 미군의 무기 저장고와 막사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2026. 07. 14 [메흐르 통신 캡처} 시민언론 민들레

 

그러나 그라예프스키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두 전쟁의 전역을 하나로 엮으려는 우크라의 시도는 미국의 입장을 더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두 전쟁을 분리하여 다루기를 원한다"며 "두 전쟁이 더 긴밀히 얽힐수록 우크라이나를 향한, 그리고 이란과 연계된 일부 정책들을 정당화하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골카르 교수는 "양날의 검"이라면서 "한편으론 이란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을 방해하는 것이 미국의 직접적 개입 없이도 더 넓은 차원의 미국 전략적 이익에 부합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또 다른 복잡성을 더한다. 워싱턴은 이제 더 광범위한 지역적 확전을 막으려 노력하는 동시에 우크라, 이스라엘, 걸프 지역 파트너 및 이란과의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물론 두 전쟁이 실제로 하나의 전장으로 통합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카스피해에서 시작된 우크라의 대이란 군사 행동과 워싱턴에서 이뤄진 네타냐후-젤렌스키의 조우는, 그런 쪽으로 양국이 전략의 방향을 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첫 신호로 읽힌다.  < 이유 기자 > 

 

우크라 드론 집중 타격에 러 크림반도 장악력 흔들

 

러시아 본토 연결하는 주요 보급로·방어망 파괴
우크라 드론들, 국경 넘어 러시아 본토까지 침투
되살아난 소련 붕괴 때 사재기와 주유소 줄서기
페도로프 국방 해임으로 고비맞은 드론 전략

 

4년 전인 2022년 7월 29일, 러시아가 통제하는 도네츠크 동부 올레니우카 교도소 폭격으로 수십 명의 우크라이나 군인이 사망한 지 4주년을 기념하는 추모 행사가 2026년 7월 28일,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 키이우의 성 미카엘 황금돔 대성당 앞에서 열렸다. 2026.7.29. AFP 연합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드론 공격으로 2014년부터 이 지역을 점령해 온 러시아의 장악력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발전소, 러시아 본토와 연결되는 다리, 석유 저장 및 정제시설, 비행장 등 크림반도의 전략적 기반시설들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러시아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대우크라이나 전쟁 교두보 역할을 해 온 크림반도의 보급과 방어망을 흔들어 놓으면서 전체 전쟁 양상에도 중요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드론 공격으로 육지의 도로와 철도뿐만 아니라 바다의 수로 등 러시아와 연결되는 통로들을 차단하면서 크림반도를 완전히 고립시키는 전략을 감행하고 있다. 이는 향후의 종전협상을 염두에 둔 또 다른 포석일 수 있다. 크림반도가 고립될 경우 러시아는 종전협상에서 매우 불리한 처지가 될 것이다.

 

벨랴코프 일리야 수원대 교수도 지적했듯이(‘경제 침체·연료 배급제…전쟁 승패 떠나 러시아는 몰락 중’ 민들레 7월 21일), 5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전쟁은 초기의 깜짝 ‘호황’ 이후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 경제와 사회 전반의 침체를 날로 심화시키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이달 중순에 전한 크림반도 상황(‘러시아가 크림반도 장악력을 잃고 있다’ 7월 16일)도 그런 사정의 일단을 선명하게 보여 주고 있다.

 

지난 4월 13일부터 7월 13일까지 3개월간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에 가한 드론 공격. 검은 동그라미는 발전소, 빨간 동그라미는 석유 관련 시설, 회색은 기타 공격지점들. 동그라미의 크기는 공격 횟수에 비례. 오른쪽에 케르치와 러시아 본톨ㄹ 연결하는 케르치 다리가 보인다. 크림반도 바로 위쪽은 러시아가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의 헤르손 주 일부.  이코노미스트 7월 16일 

 

최근 급증한 우크라의 크림반도 드론공격

 

이코노미스트 보도가 인용한 분쟁감시 비정부기구 ACLED(무력분쟁 위치 및 사건 자료 수집 프로젝트)와 이코노미스트 자체의 전쟁추적 자료에 따르면, 크림반도 전역에 대한 우크라이나 공격이 최근 급증하고 있다. 전쟁이 시작된 2022년 2월 이후 수행된 692건의 공격 중에서 절반 이상이 지난 12개월 동안 이뤄졌으며, 5분의 1(20%)은 지난달인 6월 이후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크림반도와 러시아를 연결하는 케르치 다리가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고, 이 때문에 연료와 같은 위험물질을 운반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다리가 돼 대형 트럭 통행이 전면 금지됐다.

 

해상 연결망도 차단됐다. 통상적으로 세바스토폴에 주둔하던 러시아 흑해감대는 더 먼 항구로 이동했으며, 7월 13일에는 러시아 곡물 수출물량의 4분의 1(25%)이 통과하는 주요 수로인 아조프해의 통행을 중단했다.

 

크림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월별 드론 공격 횟수. 올해 들어 급증하다 지난 6월에 특히 집중됐다.  이코노미스트 7월 16일

 

우크라 드론들, 국경 넘어 러시아 본토까지 침투

 

그 다음날 우크라이나는 하룻밤 사이에 선박 11척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헤르손 주 일부 등 점령당한 우크라이나 땅을 통과하는 육로들도 우크라이나 드론들의 공격을 받고 있다.

 

러시아군은 크림반도에 연료와 식량을 비축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급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민간인들은 장기보관 식품을 사재기하고 주유소에서 기름을 구하기 위해 밤새도록 줄을 서야 한다. 석유자원 부국 러시아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석유 저장 및 정제시설과 운송로를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드론공격 피해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은 크림반도 훨씬 너머까지 확대되고 있다. ACLED는 지난 6월 한 달 동안 러시아 국경 깊숙한 곳에서 100건이 넘는 드론 공격을 확인했는데, 이는 전쟁 발발 이후 월간 최고기록이다. 러시아 당국은 7월 13일에 926대의 드론을 요격했다고 밝혔으나, 영상자료에 따르면 적어도 그 중 일부는 국경을 넘어 러시아 영토 안으로 침투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드론의 러시아 본토 공격 월별 횟수. 빨간색은 석유 관련시설, 검은색은 항구, 회색은 기타 지점들. 지난해 중반부터 석유 시설을 비롯한 러시아 본토 시설들에 대한 공격이 크게 늘었으며, 특히 지난 6월에 공격횟수가  급증했다.  이코노미스트 7월 16일

 

되살아난 소련 붕괴 당시의 주유소 줄서기

 

우크라이나 드론이 주로 민간인 목표물을 타격하는 러시아의 정기적인 미사일 및 드론 연속공격에 필적할 만큼의 파괴력은 없으나, 새로운 방식으로 전쟁을 러시아 내부까지 확산시키고 있다. 정유시설과 연료 유통망에 대한 드론 공격은 러시아 수출 수입에 타격을 가하고, 러시아 전역에 연료 부족사태를 야기했다. 러시아인들이 주유소에 긴 줄을 설 수밖에 없게 된 것은 1991년 소련 붕괴 당시 상황 이후 처음이다.

 

페도로프 국방장관 해임으로 고비맞은 드론 전략

 

우크라이나가 이처럼 놀라운 드론 공격을 펼치게 된 데에는 지난 15일까지 국방부장관을 지낸 미하일로 페도로프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페도로프는 봉급용으로 책정된 예산을 전용해 지휘관들이 사용할 수 있는 드론의 종류와 수량을 늘렸다. 드론전략 중심으로 우크라이나군 현대화를 이끈 페도로프 장관은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총사령관과 갈등을 빚어 온 것으로 알려졌는데, 문제가 커지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5일 민간에서 발탁된 페도로프를 경질했으나 거센 여론의 역풍을 맞게 되자 수도 키이우 방어와 하르키우 반격작전을 지휘한 시르스키 총사령관도 21일 해임했다.

 

페도로프의 해임으로 우크라이나의 드론 중심 전략이 유지될지 불확실해졌으나 미국 정보기관도 드론 전략을 지원하고 있다고 이코노미스트는 썼다.

 

러시아군은 이미 우크라이나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의 계산에 따르면, 러시아는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점령했던 땅을 도로 빼앗기기 시작했다.(“러시아가 점령한 땅 잃고 있다”…우크라전 흐름 바뀔까. 민들레 5월 20일)

 

그리고 2022년 2월부터 2026년 7월 13일까지 36만 7000명~60만 2000명의 러시아군 병사들이 전사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전쟁 전의 전투가능 연령대 남성인구의 1~2%에 해당한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러시아는 매달 약 2만 7000명의 병력을 충원하고 있으나 매달 약 3만 명을 잃고 있다. 보충받는 병력보다 전사상자가 더 많다는 얘기다.

 

크림반도를 통과하는 주요 보급로의 차단은 이처럼 곤경에 처한 러시아의 전쟁 지속능력을 더욱 떨어뜨리게 될 것이다.                                                   < 한승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