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즈' 애니스턴 "당신 딸은 난임 시술 고려할 필요 없길" 일침

체외수정 지원법 반대 이력도 도마여성들 해리스 지지 결집 효과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 [AFP=연합]

 

미국 공화당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연방 상원의원이 과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을 겨냥해 "자식이 없는 여성"이라고 공격한 발언이 온라인에서 확산하면서 거센 역풍을 일으키고 있다고 미 언론이 25일 전했다.

인기 시트콤 '프렌즈'의 주인공 '레이첼'로 유명한 스타 제니퍼 애니스턴은 전날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밴스 의원의 3년 전 인터뷰 내용을 올리고 "미국의 부통령이 될 수 있는 사람에게서 이런 말이 나온다는 것을 정말 믿을 수 없다"고 썼다.

문제가 된 발언은 밴스 의원이 2021년 7월 폭스뉴스에 출연했을 때 언급한 내용이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해 몇몇 민주당 인사들을 "자기 삶에서 비참한, 자식이 없는 캣 레이디들"(childless cat ladies who are miserable at their own lives)이라고 지칭하면서 이들이 자녀가 없기 때문에 "국가의 미래와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캣 래이디는 고양이들과 함께 사는 중년의 독신 여성을 일컫는 표현으로, 비하적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할리우드 스타 제니퍼 애니스턴 [AP 연합]

 

애니스턴은 2022년 한 인터뷰에서 난임으로 체외수정(IVF) 등을 시도하며 큰 어려움을 겪은 사실을 고백한 바 있다.

애니스턴은 밴스 의원을 비판한 게시물에서 "밴스 씨, 당신의 딸이 언젠가 자력으로 아이를 가질 수 있을 만큼 운이 좋길 기도한다"며 "그녀가 두 번째 옵션으로 IVF에 의지할 필요가 없길 바란다"고 썼다.

그러면서 "당신은 그녀에게서 그것도 뺏으려 하고 있으니까"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달 미국에서 체외수정 시술에 대한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해 민주당이 제안한 법안을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반대하며 심의를 막은 일을 꼬집은 것이다.

할리우드 원로배우 우피 골드버그도 전날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어떤 이유로든 아이를 갖지 않기로 결정한 사람들이 있고, 아이를 갖길 원해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이 있다"며 간접적으로 밴스 의원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어떻게 감히. 당신은 아기를 낳은 적이 없고, 당신의 아내가 아기를 낳았다. 당신은 이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고 일침을 놓았다.

플로리다 출신의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전 위원인 니키 반스는 지난 23일 엑스(X·옛 트위터)에 "'해리스 2024'를 위한 자식 없는 여자들"이라는 문구 아래에 한 여성이 고양이들과 함께 와인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그린 이미지를 올리고 "움직임이 있다"(There's a movement)라고 썼다.

이 게시물은 이틀도 채 되지 않아 조회수 200만회를 넘겼으며, 1만3천여회 리트윗됐다.

또 앞서 다른 엑스 사용자가 지난 22일 올린 밴스 의원의 해당 인터뷰 영상은 약 사흘 만에 2천850만여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로이터=연합]

 

밴스 의원에 대한 비판에는 인기 절정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들까지 가세했다.

스위프트는 결혼한 적이 없지만, 고양이 3마리를 키우며 혼자 사는 여성으로 유명하기 때문이다.

틱톡에는 스위프트가 거대한 고양이의 등에 올라타고 어디론가 이동하는 모습을 합성한 이미지와 함께 "11월에 해리스에게 투표하기 위해 투표소로 가는 '자식 없는 고양이 여성들'"이라는 문구를 담은 동영상이 게시돼 인기를 끌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밴스의 발언에 대한 이런 격렬한 반응은 낙태와 피임, 체외수정 등 여성의 생식권 문제가 이번 대선의 주요 동력이 될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은 생물학적 자녀는 없지만, 남편이 전처 사이에서 낳은 자녀 둘을 키워낸 바 있어 자녀가 없다는 공격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 로스앤젤레스=연합 임미나 특파원 >

대국민연설 통해 사퇴 배경으로 '대(對)트럼프 경쟁력 저하' 시사

"퇴임 때까지 동맹 강화 등 대통령직에 집중"…사퇴 요구 일축

 트럼프 "부패 바이든·거짓말 해리스, 미국에 거대한 골칫거리"

 

                대국민 연설하는 바이든 미국 대통령 [워싱턴 AP=연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4일 자신의 재선 도전 포기에 대해 "새 세대에 횃불을 넘기는 것이 전진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고 판단했다. 그것이 우리나라를 통합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앞으로 (퇴임까지) 6개월 동안 나는 대통령으로서 내 일을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공화당 일각에서 대통령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것을 일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행한 대국민연설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자신의 용단이 젊은 정치인에게 리더십을 넘기고, 국민을 통합하기 위한 것임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주의 수호는 어떤 타이틀(직책)보다 중요하다"면서 "개인적인 야망을 포함한 그 어떤 것도 민주주의를 구하는 일을 방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나는 이 자리(대통령직)를 존중하지만 내 나라를 더 사랑한다"며 자신의 충심을 역설했다.

이는 자신이 자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지목해온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을 막는다는 목표 아래, 자신보다 더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우기 위해 재선 도전 포기를 결정했음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밀워키서 첫 대선 유세하는 해리스

(밀워키 AFP=연합)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첫 대선 유세를 하고 있다. 이날 로이터통신이 여론조사업체 입소스와 공동으로 실시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 부통령이 양자 가상대결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오차범위 내에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4.07.24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이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하며 후임 대통령 후보로 지지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경험 있고 터프하며 유능하다"고 평가했다.

또 "그녀는 내게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은 파트너였고, 우리나라를 위한 리더였다"면서 "선택은 여러분, 미국 국민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위대함은 왕과 독재자가 통치하지 않고 국민이 통치한다는 데 있다"면서 "역사가 여러분의 손에 있고, 권력이 여러분의 손에 있으며, 미국의 이상이 여러분의 손에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리가 지금 내릴 결정이 나라와 세계의 미래를 결정할 역사상 드문 변곡점에 와 있다고 믿는다"며 "앞으로 다가올 수십 년에 걸친 미국의 전진과 퇴보, 희망과 증오, 통합과 분열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향후 자신의 역할과 관련, "앞으로 (퇴임까지) 6개월 동안 나는 대통령으로서 내 일을 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레임덕에 빠지지 않고 대통령으로서 소임을 다할 것임을 약속하고, 공화당 일각에서 대통령직 사퇴까지 요구하는 것을 일축했다.

그는 자신의 구체적인 소임으로 "열심히 일하는 가정들을 위해 (생활) 비용을 계속 낮추고 우리의 경제를 계속 성장시킬 것"이라며 "나는 투표권부터 선택권까지 우리의 개인적 자유와 시민의 권리를 계속해서 수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울러 총기 폭력으로부터의 아이들 보호, 연방 대법원 개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종식 및 인질 귀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및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 강화 등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대선후보 TV토론에서 고령(81세)에 따른 인지력 및 건강 저하 의혹을 증폭시킨 뒤 당 안팎에서 후보 사퇴 압박을 받다 지난 21일 전격적으로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현직 대통령이 재선 도전을 포기한 것은 지난 1968년 린든 존슨 당시 대통령 이후 56년만이며, 특히 당내 경선에서 승리해 전당대회에서 공식적인 후보 선출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직에서 사퇴한 것은 미국 역사상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과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부패한 조 바이든의 오벌오피스 연설은 겨우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었고, 매우 나빴다"면서 "부패한 조 바이든과 거짓말하는 해리스는 미국에 대한 거대한 골칫거리"라고 적었다.     < 워싱턴=연합 조준형 특파원 >

미 민주당 대의원 과반 확보

‘검사 vs 범죄자’ 구도 굳히기

 

대권 행보 시작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 다음날인 22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열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우승팀 축하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임신중지권·중산층 강화 부각…트럼프는 “국경 차르” 반격
유권자 4001명 여론조사…해리스 45%·트럼프 47% ‘박빙’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선거운동에 나섰다. 이날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을 확보한 해리스 부통령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포식자’ ‘사기꾼’ 등에 비유하며 공세를 펼쳤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선거캠프를 방문했다. 남편인 더그 엠호프도 동행했다. 그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바이든 정부의 부통령으로 봉사한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업적을 높이 평가했다. 또한 “여러분과 함께 민주당과 이 나라를 단결시켜 선거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특히 검사 시절 경력을 강조하며 “나는 모든 범죄 행위자들을 추적했다. 트럼프 같은 유형을 잘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여성을 학대하는 ‘포식자’ ‘사기꾼’ 등으로 표현하며 그의 사법리스크를 부각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우리는 생식의 자유를 위해 싸울 것”이라면서 “만약 트럼프가 기회를 얻으면 그는 모든 주에서 임신중지를 불법화하는 임신중지 금지법에 서명할 것”이라며 임신중지권 보호를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산층 강화, 총기 규제 등도 집권 목표로 강조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인했지만 공화당 집권플랜으로 불리는 ‘프로젝트 2025’(보수 싱크탱크의 트럼프 2기 대비 정책 제언집)도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전화로 캠프 직원들에게 “여러분이 내게 줬던 마음과 영혼의 모든 조각을 해리스에게 주기를 바란다” “해리스가 최고이며, 그를 포용하라”고 당부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부통령 후보인 J D 밴스 상원의원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며, 끔찍하고 무능한 국경 (담당) 차르인 해리스는 더 나쁠 것”이라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 후보는 이날 자신의 고향인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에서 개최한 첫 단독 유세에서 민주당 엘리트들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바이든 대통령을 버렸다고 비판하면서 “그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말했다.

한편 여론조사기관 모닝컨설트가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발표한 이후 유권자 400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45%의 지지율로 트럼프 전 대통령(47%)을 2%포인트 차이로 따라붙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발표 전에 실시한 이 기관의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의 양자 대결 시 지지율 격차는 6%포인트였다.

< 워싱턴= 김유진 특파원 >

 

 

 상·하원 의원 등 접촉 지지호소 돌입…바이든 캠프 명칭 변경

"해리스, 바이든 공식 사퇴 발표 전 바이든과 수차례 통화"

 

                                        해리스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에서 사퇴한 것과 관련, 당 대선 후보가 돼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저는 민주당을 단결시키고 미국을 통합시키는 한편 도널드 트럼프와 그의 극단적인 프로젝트 2025 어젠다를 물리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한 것에 대해 "저는 대통령의 지지를 받게 돼 영광"이라면서 "당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 제 의도"라고 말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는 "미국 국민을 대표해 미국 대통령으로 탁월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수십년간 국가를 위해 봉사한 바이든 대통령의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후 미국 하원 흑인 의원 모임 및 히스패닉 의원 모임, 하원 내 우군 및 상원 의원 등과 접촉하고 지지를 호소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대선캠프도 캠프 명칭을 '해리스를 대통령으로'로 이름을 변경했으며 민주당 전국위도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출마를 반영해 관련 서류를 변경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재선 도전을 공식 포기하고 해리스 부통령을 당 대선 후보로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의 공식적인 사퇴 발표 전에 바이든 대통령과 수차례 통화를 했다고 소식통들은 언론에 전했다.    <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