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서 “3월19일 백악관서 맞이하기를 기대”

니혼게이자이 “이례적” 아사히 “내정간섭”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 중의원(하원) 선거를 앞두고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를 공개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SNS 트루스소셜에 오는 8일 실시되는 일본 중의원 선거를 언급하며 “다카이치 총리는 강력하고 현명한 지도자이며 자기 나라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점을 이미 입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3월19일 다카이치 총리를 백악관에서 맞이하기를 기대한다”며 “내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나와 대표단 전원은 그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과 일본은 국가안보뿐 아니라 양국 모두에 큰 도움이 되는 무역 합의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왔다”며 “다카이치 총리와 그의 연합(연립여당)은 높은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그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와 그가 이끄는 연합에 전면적인 지지를 표명한다”고 적었다.

 

이번 선거에서 일본 주요 언론은 집권 자민당과 연립여당 일본유신회가 다카이치 총리가 내건 과반 목표를 크게 웃도는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파 성향의 다카이치 총리는 평화헌법 개헌과 방위비 증액 등을 통해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발언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 대통령이 일본 선거 직전에 지지 정당을 명확히 밝히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외국 선거 기간 중 특정 입장을 표명하는 것은 내정 간섭”이라고 지적했다.   < 최경윤 기자 >

 
 

 “외교문제와는 별개, 개별 기업 법적·절차적 문제는 분리 대응해 나갈 것”

 

쿠팡 로고. 로이터 연합
 

한국 정부 고위관계자가 5일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쿠팡 문제에 대해 조사에 착수한 것과 관련해 “로비에 의해 제기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이날 워싱턴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한국 특파원단과 만나 최근 미 하원이 조사에 나서며 논란이 된 ‘쿠팡 이슈’는 “로비에 의해 제기된 사안으로 외교 문제와는 별개”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특정 기업이 미국에서 로비 활동을 벌이며 빚어진 일로 봐야 한다”며 “쿠팡 이슈가 한-미 외교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하되, 개별 기업의 법적·절차적 문제는 분리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 하원은 쿠팡 문제에 대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에게 지난 6년간 한국 대통령실·정부·국회와의 통신 기록 일체를 제출하고, 의회에 나와 증언할 것을 명령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장은 5일(현지시각) 로저스 대표에게 소환장(subpoena)을 발부하고, 오는 23일 하원 법사위에 출석해 증언하라고 명령했다. 소환 요구에 불응할 경우 의회모독죄로 기소될 수 있다. 법사위가 출석을 요구한 건 공개 청문회가 아니라 증언 녹취(디포지션·deposition) 절차다. 위원회 소속 변호사들이 비공개로 진행하는 조사로 긴 시간 동안 상세한 사실관계를 캐묻는다. 선서 하에 증언하고, 위증이나 허위진술시 형사처벌 받는다.

 

애초 이번 의회 조사가 성사된 배경에 쿠팡의 로비가 상당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번 서한을 발송한 조던 위원장의 정책·전략 담당 수석을 지낸 타일러 그림은 현재 쿠팡 쪽 로비스트로 등록돼 있다. 그가 소속된 ‘밀러 스트래티지스’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워싱턴에서 영향력이 급부상한 로비 회사로, 대표 제프 밀러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의 직통 채널을 보유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미 하원 법사위는 지난달 2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히자 이를 ‘쿠팡’과 연결짓기도 했다. 당시 하원 법사위 공화당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게시물을 공유하며 “이것은 쿠팡과 같은 미국 기업들을 부당하게 겨냥할 때 발생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쿠팡 본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자료 제출 및 증언 등 미 하원 법사위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은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개인정보 유출 3370만 건’이라는 수치에 맞서, 실제로 유출된 정보는 약 3000개 계정에 불과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쿠팡은 이날 고객 16만5000여명의 계정 정보가 추가로 유출된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 경찰은 피해 규모를 쿠팡의 주장보다 훨씬 크게 보고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26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성명이나 이메일 등이 포함된 자료가 유출된 건수가 계정 기준 3000만 건 이상”이라며 “쿠팡이 주장하는 3000건보다 훨씬 많은 자료가 유출됐다”고 말했다.                                                              < 김원철 기자 >

 

미 하원, ‘쿠팡 사태’ 공식 조사 착수…로저스 대표에게 소환장

“한국 정부와 6년치 통신기록 원본 제출하라”
“한국 정부, 차별적 규제에 미 시민 위협”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이사가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동시통역기 착용 요구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가 쿠팡 문제에 대해 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이를 위해 위원회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 대표에게 지난 6년간 한국 대통령실·정부·국회와의 통신 기록 일체를 제출하고, 의회에 나와 증언할 것을 명령하는 소환장을 발부했다.

 

공화당 소속 짐 조던 하원 법사위원장과 스콧 피츠제럴드 규제개혁·반독점 소위원장은 5일(현지시각) 로저스 대표에게 소환장(subpoena)을 발부하고, 오는 23일 하원 법사위에 출석해 증언하라고 명령했다. 소환 요구에 불응할 경우 의회모독죄로 기소될 수 있다. 법사위가 출석을 요구한 건 공개 청문회가 아니라 증언 녹취(디포지션·deposition) 절차다. 위원회 소속 변호사들이 비공개로 진행하는 조사로 긴 시간 동안 상세한 사실관계를 캐묻는다. 선서 하에 증언하고, 위증이나 허위진술시 형사처벌 받는다.

 

소환장에는 2020년 1월 1일부터 현재까지 쿠팡과 한국 공정거래위원회, 국가정보원 등 한국 정부 기관 간에 오간 모든 문서와 커뮤니케이션을 ‘편집되지 않은 원본 형태’로 제출하라는 요구도 담겼다. 한국 정부의 쿠팡에 대한 수사 행태, 과정 등이 적법했는지에 대해 현미경 검증을 하겠다는 뜻이다. 한국 정부의 조사, 제재, 형사 절차가 쿠팡과 임원에게 미칠 법적, 사업적 영향에 대한 문서도 요구했다.

 

법사위는 조사 착수 이유로 “공정거래위원회(KFTC)를 포함한 한국 정부 기관들이 미국 기술 기업을 표적 삼아 차별적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 시민에 대한 형사 처벌 위협까지 제기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법사위는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온라인 플랫폼 규제 입법도 문제 삼았다. 위원회는 서한에서 유럽연합(EU)의 디지털시장법(DMA)을 언급하며, 한국의 규제 구상이 “미국 기업에 과도한 의무와 벌금을 부과하는 반면, 자국 기업과 중국 경쟁사는 사실상 면제하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 공정위는 다른 규제 당국과 비교해도 미국 기업을 상대로 한 집행의 규모와 강도가 두드러진다”며 쿠팡을 대표적 사례로 지목했다.

 

법사위는 한국 수사기관이 로저스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고, 위증 및 증거 인멸 혐의를 적용한 점을 ‘미국 시민에 대한 형사 처벌 위협’으로 규정했다. 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쿠팡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며, “약 3000명의 고객에 대한 제한적이고 비민감한 정보가 일시적으로 보관됐다가 이미 회수된 사건에 불과함에도, 한국 정부가 11개 기관에 걸쳐 400명의 조사관을 투입해 150회의 대면 회의와 200회의 인터뷰를 실시하고 1100건이 넘는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쿠팡에 대해 강력한 제재와 고액의 벌금을 부과할 것을 촉구했고, 공정위는 영업 정지 가능성까지 언급했다”며 “쿠팡이 국가정보원과 협력해 신속히 데이터를 회수하고, 이미 이용자 보상에 합의한 상황에서도 한국 정부는 징벌적 조치를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쿠팡은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개인정보 유출 3370만 건’이라는 수치에 맞서, 실제로 유출된 정보는 약 3000개 계정에 불과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쿠팡은 이날 고객 16만5000여명의 계정 정보가 추가로 유출된 사실을 새롭게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 경찰은 피해 규모를 쿠팡의 주장보다 훨씬 크게 보고 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지난달 26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성명이나 이메일 등이 포함된 자료가 유출된 건수가 계정 기준 3000만 건 이상”이라며 “쿠팡이 주장하는 3000건보다 훨씬 많은 자료가 유출됐다”고 말했다.

 

이번 의회 조사가 성사된 배경에 쿠팡의 로비가 상당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서한을 발송한 조던 위원장의 정책·전략 담당 수석을 지낸 타일러 그림은 현재 쿠팡 쪽 로비스트로 등록돼 있다. 그가 소속된 ‘밀러 스트래티지스’는 트럼프 행정부 들어 워싱턴에서 영향력이 급부상한 로비 회사로, 대표 제프 밀러는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의 직통 채널을 보유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미 하원 법사위는 지난달 26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관세를 25%로 다시 인상하겠다고 밝히자 이를 ‘쿠팡’과 연결짓기도 했다. 당시 하원 법사위 공화당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게시물을 공유하며 “이것은 쿠팡과 같은 미국 기업들을 부당하게 겨냥할 때 발생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쿠팡 본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자료 제출 및 증언 등 미 하원 법사위의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 김원철 기자 >

 

‘탈팡’ 뒤 네이버로 유입 늘었다…연매출·영업익 두 자릿수 성장

이달 말 AI 쇼핑 에이전트 선보일 계획

 

 
 
                  경기 성남시 네이버 제2사옥 ‘1784’. 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연 매출 12조원을 돌파했다.

 

네이버는 6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4분기(9~12월)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3조1951억원, 영업이익은 12.7% 늘어난 610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은 전년보다 12.1% 성장한 12조350억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의 연 매출이 12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네이버는 2018년 처음으로 연 매출 5조원을 돌파한 이후 커머스 등 신사업 성장에 힘입어 2024년에는 매출 10조원을 넘어섰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회에서 지난해 12월 쿠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네이버 쇼핑을 ‘쿠팡 대체제’로 선택한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지난해 12월 이후) 네이버의 커머스 거래액과 멤버십 신규 가입 추이에서 유의미한 이용자 유입 흐름이 관찰되고 있다”며 “네이버만의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배송 분야에 대한 투자 역시 계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네이버는 ‘인공지능(AI) 쇼핑 에이전트(비서)’를 다음 주부터 사내 테스트를 거쳐 이달 말 일반 이용자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최 대표는 또 최근 당·정·청이 추진 중인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정책이 네이버 커머스 사업에 긍정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정부 규제 변화의 영향에 대해 현 시점에서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면서도 “이미 오프라인 대형마트들을 주요 파트너로 삼고 있는 만큼, 제3자 물류(3PL)나 광고 수익 모델을 보유한 회사 입장에서는 이커머스 생태계에 다양한 플레이어가 참여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흐름이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네이버는 씨제이(CJ)대한통운 등 11개 물류사와 협업해 배송망을 구축하는 한편, 1시간 내외 배송이 가능한 ‘지금배달’ 서비스를 통해 이마트, 홈플러스 등 입점 업체의 장보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네이버는 이날 새로운 3개년(회계연도 2025~2027년) 주주환원 계획도 발표했다. 네이버는 향후 3년간(2026~2028년 배당 기준) 직전 2개년 평균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의 25~35%를 자사주 매입 후 소각 또는 현금 배당 방식으로 주주에게 환원할 방침이다. 

                                                                                                               < 선담은 기자 >

 

트럼프 “조지아 한국인 근로자 체포 몰랐다”

● WORLD 2026. 2. 5. 12:3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백악관 참모진과 이견 드러나

 

 
 
현대차그룹과 엘지(LG)에너지솔루션이 합작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 현장에 4일(현지시각) 미국 국토안보수사국(HSI), 이민세관단속국(ICE), 마약단속국(ICE), 조지아주 순찰대가 투입돼 이민단속을 벌이고 있다. 소셜미디어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한국 300여명 체포 사건과 관련해, 사건 발생 당시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연방 이민당국이 지난해 9월 조지아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을 벌여 한국인 약 300명을 체포한 직후,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이들의 석방을 요청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몰랐던 일”이라며 해당 단속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으로 복수의 행정부 관계자들이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통화 이후 참모들에게 공장과 농장 등 생산 현장에서의 추가적인 대규모 단속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강화를 주도해온 백악관 핵심 참모진과 일정 부분 온도 차를 드러낸 사례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 표명 이후에도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나가서 불법체류자를 체포하라’고 독려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기업들의 불만을 의식해 속도 조절을 주문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급습을 계속 주장해왔다”며 “행정부 내부에서는 단속 전략을 둘러싼 이견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밀러가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공격적인 충동을 부추기며 행정부 내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 경영진들로부터 숙련된 노동자들이 추방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듣고 있으며, 사석에서는 밀러의 과격한 방식에 대해 불편함을 내비치기도 했다”고 전했다.                                    < 김원철 기자 > 

 

유럽, 트럼프 맞서 무역 다변화 · 자주국방 추진
미ㆍ중ㆍ러 규칙 기반 세계 질서 무시 따라
민주주의 중견국들 '유라시아 블록' 구상도

잠재력서 미ㆍ중ㆍ러 능가…문제는 '단결 부족’
미 신뢰 상실땐 자체 핵 억지력 보유 나설 수도
부트 "트럼프 위협을 고려하면 이해할 만 해"

 

"나는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길 원한다. 그린란드는 52번째 주가 될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53번째 주가 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사교모임 알팔파 클럽의 비공개 연례 만찬 연설에서 "우리는 그린란드를 침공하지 않고 구매할 것이다"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1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정‧재계 거물들이 참석하는 이 클럽에선 전통적으로 다양한 농담들이 오갔던 만큼 트럼프의 이번 발언도 '농담성'일 수도 있지만, 작년 1월 백악관 복귀 이후 캐나다 51번째 주 발언과 그린란드 합병 발언을 반복했던 터여서 예사롭지 않다. 특히 베네수엘라를 불법 침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납치, 기소한 뒤 베네수엘라를 직접 '운영'하겠다고 한 적도 있어 그의 이날 발언이 단지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 게 사실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에서 열린 백악관 부비서실장 댄 스카비노와 국무부 에린 엘모어 국장의 결혼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6. 02. 01 [로이터=연합]
 

트럼프 "캐나다, 그린란드, 베네수엘라
미국의 51, 52, 53번째주로 만들고파"

 

트럼프는 2기 행정부 출범 직후부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만들겠다면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주지사"라고 부르고 고율 관세로 위협해 누구보다 가까웠던 양국 관계를 역사상 최악의 국면으로 내몰고 있다. 이에 참다못한 카니 총리가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 포럼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힘'에 의한 일방주의와 약육강식 질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중견국들의 연대'를 통한 새로운 국제 질서의 구축을 호소하고 나서 엄청난 반향을 불렀다.

 

카니는 연설에서 "우리는 전환이 아닌, 파열의 한복판에 있다"며 "지난 20년 금융, 보건, 에너지, 지정학 분야에서 터진 일련의 위기들은 극단적 글로벌 통합의 리스크를 드러냈고, 더 최근에는 강대국들이 경제 통합을 무기로, 관세를 지렛대로, 금융 인프라를 강압으로, 공급망을 착취할 취약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캐나다와 같은 중견국들은 무력하지 않다...인권 존중, 지속 가능한 발전, 연대, 각 국가의 주권과 영토 보전이라는 우리의 가치를 포괄하는 새 질서를 구축할 역량이 있다"면서 "중견국들이 함께 행동해야 한다. 우리가 식탁에 앉지 않으면 메뉴로 오르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역설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9월 1일 중국 톈진의 메이장 컨벤션 및 전시 센터에서 열린 상하이 협력 기구(SCO) 정상회의 2025를 앞두고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과 환담을 하고 있다. 2025.9.1. 로이터 연합
 

"초강대국 미ㆍ중ㆍ러, 규칙 기반 질서 무시"
민주주의 중견국들의 '유라시아 블록" 제안

 

이에 미국의 역사학자이자 외교정책 분석가인 맥스 부트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초강대국이 될 수 있는 세력을 소외시키고 있다'란 2일 자 워싱턴 포스트 칼럼에서 '중견국 연대'를 호소했던 카니의 다보스 연설을 언급하면서 "유럽과 아시아의 민주주의 국가들이 공조한다면, 글로벌 균형을 다시 만들 수 있다"고 동조하고 나섰다.

 

부트 연구원은 초강대국들이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를 무시하는 최근의 사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뿐 아니라, 트럼프 미 행정부의 그린란드 합병 위협과 유럽, 한국, 일본 등 가장 가까운 동맹국들에 대한 고율의 징벌적 관세 등을 들었다.

 

카니의 호소의 연장선에서 부트는 "강력한 중견국들의 집단적 잠재력은 거의 무한하다"며 동서양의 민주주의 중견국들이 참여하는 '유라시아 블록'을 제안했다. 그 대상으로 미국의 동맹인 나토 회원국들(유럽과 캐나다), 동아시아와 오세아니아의 거대 민주주의 국가들인 호주, 일본, 뉴질랜드, 한국, 대만을 지목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관점엔 강력한 중첩이 있다. 이들 나라가 함께 행동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하나의 초강대국이 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부트가 보기에, 이 '유라시아 블록'의 잠재력은 엄청나다. 인구 약 9억 명, 국내총생산(GDP) 39.5조 달러, 국방비 8300억 달러, 병력 310만 명이다. 미국의 인구 3억3800만 명을 압도하고 GDP 31조 달러를 넘어서며, 국방비도 올해 미국의 8500억 달러에 육박한다. 중국의 경우 인구가 더 많지만 다른 모든 부분에서 뒤처져 있고, GDP는 유라시아 블록의 약 절반 수준이다. 러시아는 훨씬 더 뒤처져 있으며, GDP 2.5조 달러에 불과하다. 세계를 '삼분'하려는 미‧중‧러에 견주어 볼 때 잠재력 면에선 또 다른 초강대국의 체급을 갖출 수 있다는 얘기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6. 01. 20 [AFP=연합]
 

유라시아 블록, 잠재력서 미ㆍ중ㆍ러 능가
유일한 문제는 중견국들 간의 '단결 부족'

 

이는 어디까지나 잠재력이고, 실현 가능성은 별개의 문제다. 부트는 이런 방향으로 가는 데 중견국들을 가로막는 유일한 요인으로 '단결의 부족'을 꼽았다. 러시아, 중국, 미국은 모두 단일 국가인 데 비해,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는 32개국, 유럽연합(EU)은 27개국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유럽의 자원은 느슨하게 결집해 있을 뿐이며, 아시아 민주주의 국가들과 조율도 거의 없다.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 역시 미국과 동맹으로 연결돼 있지만 서로 간에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지정학적 현실이 곧 바뀌지는 않겠지만, 이들 나라가 더 광범위한 협력 속에서 행동할 수 있도록 취할 작지만 실질적인 조치들이 있다"고 썼다.

 

'작지만 실질적인 조치들'과 관련해 그는 ▲ 영국의 EU 재가입 ▲ 정신적으로는 유럽의 일부인 캐나다와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허용 ▲ 헝가리나 슬로바키아 같은 소국들의 의사 결정 방해를 막기 위한 '만장일치 폐지' ▲ 나토의 세계화 또는 아시아판 나토 창설로 이어질 유럽‧호주‧일본‧한국 간 새로운 '쿼드(4자)' 대화체 창설 ▲ EU의 '유럽군' 창설 노력 등을 제안했다. 현재 노르딕-발틱 8개국인 덴마크, 에스토니아, 핀란드, 아이슬란드,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노르웨이, 스웨덴이 추진 중인 '국방 통합' 작업이 그 선례가 될 수 있다고 그는 봤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합병에 반대한 유럽 지도자들. 1월 6일 베를린에서 촬영. (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총리,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이들은 6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의 북극 자치령 그린란드에 대한 영향력을 다시 한번 언급하자 덴마크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들은 주권, 영토 보전, 그리고 국경 불가침은 "보편적인 원칙이며, 우리는 이를 수호하는 것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2026.1.6. AFP 연합
 

서방국들, 대미 의존도 낮추고자 동분서주
경제무역 다변화, 자주국방 역량 구축 모색

 

관세와 군사 행동 등 종잡을 수 없는 트럼프의 제국주의 위협에 특히 동맹인 서방 국가들은 미국 아닌 나라들과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 적극적으로 다변화를 시도하며 대미 의존도를 낮추려고 동분서주하고 있다. EU는 인도, 남미 5개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했고, 캐나다는 다소 제한적이긴 하지만 중국, 카타르와 무역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 합의는 캐나다에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트럼프의 위협을 불렀다.

 

부트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EU 사이에 다리를 놓아 15억 인구의 새로운 무역 블록을 만들고 싶어 한다"고 했던 카니 총리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유럽과 아시아 간 무역 강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훨씬 더 많다"고 했다.

 

국방 분야에서도 이들 유라시아 국가가 대미 의존 축소 차원에서 국방 역량을 확대하는 게 급선무라고 부트는 지적했다. 물론 트럼프의 압박 등에 따른 것이긴 하지만, 유럽의 국방비 지출은 지난 10년간 약 두 배로 늘어났으며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그는 "조만간 한 독일 기업은 미국 전체보다 더 많은 155mm 포탄을 연간 생산하게 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2.3 연합
 

유럽의 한국산 무기 구매, 대미 의존 탈피?
"트럼프 위협을 고려하면 이해할 만하다"

 

이 대목에서 부트는 유럽의 한국산 무기 구매 확대를 대미 의존 탈피 측면에서 해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유럽은 선진적인 방위 산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럽 국가들은 한국의 공장에도 크게 의지하고 있다"며 "폴란드는 한국산 탱크, 자주포, 전투기를 구매하고 있으며, 노르웨이는 1월 30일 한국 다연장 로켓포 구매에 20억 달러를 쓰기로 결정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캐나다는 미국의 F-35 구매를 줄이고 스웨덴의 그리펜 전투기를 더 많이 구매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노르웨이 국방물자청(NDMA)은 이재명 대통령의 전략 경제협력 특사인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마르테 게르하르센 노르웨이 국방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다연장 로켓포인 한국산 천무 16문과 유도미사일, 종합군수지원 등을 포함하는 풀패키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움직임들을 두고 부트는 "트럼프의 위협을 고려하면, 미국의 동맹국들이 미국산 무기 체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건 이해할 만하다"고 촌평했다. 물론 스텔스기, 장거리 미사일, 위성 정찰 등 동맹국들이 미국에 크게 뒤처지는 핵심 역량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그 중 가장 중요한 건 핵무기이지만, 만일 미국이 동맹국들로부터 신뢰를 완전히 상실하게 된다면, 더 많은 나라가 자체 핵 억제력 보유 쪽으로 나아갈 우려도 있다고 봤다.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이 열린 1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다연장 천무가 이동하고 있다. 2024.10.1 연합
 

유럽과 아시아의 미국 동맹국들이 '각자의 길'을 간다면 미국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부트는 "미국 우선주의자들은 개의치 않을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의 동맹국들이 무역과 안보 면에서 미국에 덜 의존하게 된다면, 그들을 마음대로 휘두르기 훨씬 어려워질 것이고 미국과 비즈니스를 할 가능성도 낮아질 것이다. 미국은 힘을 투사하기 위해 사용하는 해외 기지들을 잃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적 영향력 축소와 해외 기지 상실의 대가를 치를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부트는 "만약 '강력한 중견국들'이 뭉칠 수 있다면, 그들은 미국의 지배 시대를 그리워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아마 그리워하게 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 이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