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상봉쇄"…의회에 군사행동 재개 통보
'호르무즈 수호자' 자처 "화물 20% 통행료 내라"
호르무즈 충돌 핵심은 '오만 항로' 허용 여부

이란군, 조율 없이 오만 항로 이용한 상선 공격
혁명수비대, 미 5함대 바레인 기지 집중 타격
후티 반군은 홍해 해협 차단 카드 만지작

 

미국의 해상봉쇄 재개와 이란의 미군 기지 공격이 이어지면서, 어렵게 타결된 미국-이란 간의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가 4주 만에 사실상 효력을 상실하게 됐다.

 

결국 최대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이었다.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5%, 가스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통제권을 주장하며 '통행료'를 받겠다는 이란의 입장과, 이를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는 미국의 입장이 정면으로 맞부딪힌 결과다.

 

13일 이란 반다르아바스 인근 호르무즈 해협의 해안에서 세 명의 소년이 물놀이를 즐기는 가운데, 배경으로 폭발로 인한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고 있다. ISNA 제공. 2026. 07. 13 [AP=연합) [이스라엘 언론 배포 금지; 이스라엘 매체 이용 불가 / 이란 외부에 위치한 페르시아어 TV 방송국 접근 불가 / BBC 페르시아, VOA 페르시아, 마노토 TV, 이란 인터내셔널 TV에 대한 접근 엄격히 금지]

 

트럼프, 의회에 군사행동 재개 공식 통보
"이란과 이란 거래국 선박들 해상봉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이란에 대한 군사행동을 재개했다는 서한을 10일 미 의회에 공식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미국 언론 등의 보도를 통해서다. 1973년 제정된 미국의 전쟁권한법에 따르면,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 없이 군사행동을 했을 때는 개시 48시간 이내에 의회에 이런 사실을 통보해야 한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 선박에 대한 해상봉쇄를 재개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의 즉각적이고 영구적인 종료(제1항)와 30일 내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 완전 종료(제4항) 등 종전 MOU의 핵심 조항을 더 이상 준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어서, 이란의 반발과 함께 전면전 재개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트럼프는 미 의회에 보낸 서한에서 지난 7일 이란군의 상선 3척 공격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해야 한다는 합의를 위반"한 것이며, 그래서 미국이 공격을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미사일 저장고와 방공시스템, 해상 전력, 철교 등을 상대로 7일부터 연일 대대적으로 공습했으며, 최근 3일간은 이란에 대한 야간 공습을 가했다.

 

트럼프는 13일 '휴 휴잇 쇼'에서 종전 MOU에 대해 "일종의 시험"이었지만, 이란이 통과하지 못했다면서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와 군사 공격 병행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밤에도, 내일도 세게 때릴 것"이라고 말해 추가 공격을 예고하기도 했다.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공개한 비디오의 이 스틸 사진은 2026년 7월 12일 미군이 발사한 일방향 공격용 수상 드론인 '코세어(Corsair)' 무인수상정 3척이 이란 반다르아바스 해군기지를 타격하면서 폭발이 일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 제공 [AP=연합]

 

IRGC, 미 5함대 바레인 기지 집중 타격
후티 반군, 홍해 해협 차단 카드 만지작

 

이란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7일과 8일 미국의 대대적 공습에 대한 반격으로 바레인 내 미군 제5함대 사령부와 쿠웨이트의 알리 알 사렘 공군기지를 포함해 걸프 지역 내 85개 미국 군사 기지를 타격했다. 이란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IRGC는 14일 미 제5함대가 주둔한 바레인의 주파이르 해군기지 내 미군 무기 저장고와 위성통신센터, 병력 숙소 건물을 공격했으며 추가 작전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13일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수도 사나의 국제공항을 수차례 공습했다고 주장하고 "반드시 응징하겠다"면서 휴전 종료를 선언해 앞으로 미-이란 전쟁의 여파가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10~12%가 통과하는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으로 번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의 이 모든 사달은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종전 MOU 제5항에 대한 상반된 해석에서 비롯됐다. MOU 제5항의 핵심은 ▲ 이란은 60일에 한해 통행료 없이 상업 선박들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조처한다 ▲ 이란은 적용이 가능한 국제법 및 호르무즈 연안국의 주권에 맞게 호르무즈의 미래 관리 및 해상 서비스를 규정하기 위해 오만과 대화를 진행하고 다른 페르시아만 연안국들과 논의한다는 내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미국 건국 250주년 기념일 하루 전인 7월 3일 워싱턴에서 열린 '신앙과 자유 정상회의'에서 종교 보수주의자들을 대상으로 연설하고 있다.  가디언 7월 7일

 

호르무즈 충돌 핵심은 '오만 항로' 허용 여부
이란군, 조율 없이 오만 항로 이용하자 공격

 

이에 중동 전문가인 미 퀸시 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 부소장은 13일 <리스폰서블 스테이트크래프트> 기고에서 "이란이 합의 기간 내내 해협 전체의 안전 통행을 책임지는지, 해협의 북쪽 항로만 책임지는지의 문제다"라고 풀이했다. 파르시는 "표면 아래에는 더 근본적인 전략적 이견이 자리 잡고 있다. MOU가 체결되기 전부터 테헤란은 워싱턴의 목적이 오만 영해를 통과하는 남부 해운 항로를 개척하여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력을 점진적으로 약화하는 것이라고 믿었다"면서 "테헤란이 보기에, 워싱턴은 이 대안 항로를 강화하고자 MOU를 이용했으며, 이란과 조율 없이 상선 호송을 군사적으로 지원한 것은 그 방향으로 가는 중요한 단계였다. 성공할 경우, 이 전략은 이란의 가장 중요한 지렛대를 박탈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란은 추후 통행료 부과를 포함해 호르무즈 통제권을 기정사실로 만들고자 이란에 인접한 항로로 통과하도록 하고, 사전 조율 없이 오만 쪽 남부 항로를 이용할 경우 공격하겠다는 의사를 누차 밝혀왔다는 설명이다. 그런 와중에 지난 7일 상선 3척이 이란과의 사전 조율 없이 오만 쪽 항로를 통해 호르무즈 통과를 시도하자 이란군이 타격을 가한 것이다.

 

호르무즈 통제권 문제는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THE GUARDIAN OF THE HORMUZ STRAIT)라고 자처한 뒤 '호르무즈 통행료'를 받겠다는 폭탄선언을 해 큰 파문을 불렀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미국이 해협 안전 보장을 명분으로 사실상 새로운 형태의 해상 통제권을 주장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에 대한 해상봉쇄 재개와 함께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했다. 2026. 07. 13 [트럼프 트루스 소셜 계정]

 

트럼프 "미국, 호르무즈 해협 수호자"
통행료로 "선적 화물의 20%를 부과"

 

트럼프는 트루스 소셜을 통해 "공정성의 원칙에 따라, 전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이 지역에 안전과 안보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에 대해 미국은 선적 화물 전체의 20%를 환급받을 것이다. 지금 이 시점부터"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이란의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 추진에 유엔해양법협약(UNCLOS)과 국제 관습법을 들어 '불법'이라면서 극구 반대해왔던 미국의 대통령이 '미국은 된다'는 이율배반적 주장을 함으로써 가뜩이나 높아진 대미 불신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JD 밴스 부통령은 6월 18일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 관련 기자회견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6월 25일 바레인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에서, 당시 이란과 오만이 해협 관리 수수료(통행료) 부과 검토 공동 성명에 반대하며 "어떤 국가도 국제 수로에서 통행료나 수수료를 받을 수 없다. 이것이 국제법이다", "어떤 국가의 일방적 통행료 징수도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엔해양법협약에 따르면 해협 내 수로가 특정국의 영해라고 해도 연안국의 주권보다 '통과 통항권'이 우선인 만큼 선박이 통과를 목적으로 중단없이 신속하게 목적을 향해 나아갈 때 방해하면 불법으로 간주된다. 통과를 이유로 통행료를 부과하는 행위는 명시적으로 금지되지만 도선사 안내, 구난 구조, 기뢰 제거 등 구체적 서비스의 대가로 수수료는 받을 수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은 유엔해양법협약에 서명하지 않았고 이란은 서명했지만 비준하지 않아 양국 모두 이 협약에 완전히 구속된 상태는 아니다. 그러나 유엔해양법협약이 1982년 제정되기 전부터 전 세계에는 공해를 자유롭게 항행할 수 있다는 국제 관습법이 존재한다는 게 지배적인 견해다.

 

이란의 메흐르 통신은 14일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바레인에 있는 미군의 무기 저장고와 막사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2026. 07. 14 [메흐르 통신 캡처} 시민언론 민들레

 

이란, 트럼프 '통행료' 부과 선언 '환영'
인남식, 미국을 보안업체 '세콤'에 비유

 

이란을 막겠다는 명분으로 미국이 20%의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를 실행에 옮긴다면 석유와 가스를 수출해야 하는 걸프 국가들은 물론, 중동 원유에 의존하는 한국, 일본, 유럽 등 동맹국들도 불가피하게 큰 타격을 받게 된다. 그럴 경우 세계 안보 수호자가 아니라, '보호비' 명목으로 막대한 통행세를 요구하는 '폭력적 행위자'로 비칠 수 있다.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이고 통행료를 걷겠다는 트럼프의 '폭탄선언'이 나오자 이란은 조롱이 섞인 환영 메시지를 내놨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이날 X를 통해 "미국 대통령의 말이 절대로 옳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안전한 통항을 제공하는 누구든 이 서비스에 대해 보상받아야 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면서 "이란은 언제나 그 해협의 수호자였고 영원히 그럴 것이다. 물론 20%는 너무 많다. 우리는 공정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21일 중동 갈등 종식 합의를 위한 4자(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회담이 열리는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 뷔르겐슈톡 리조트에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가운데)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오른쪽에서 두 번째) 등 이란 대표단이 도착하고 있다. 이란 당국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대응해 호르무즈 해협 재폐쇄를 선언하며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서도, 이란 협상단이 JD 밴스 미 부통령보다 수 시간 앞서 스위스에 도착하면서 중동 전쟁 해결을 위한 새로운 협상이 이날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26. 06. 21 [로이터=연합] 

 

이에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이날 페북 글을 통해 "(트럼프의) 뜬금없어 보이는 발언은 그동안 공동운명체로 동맹과 협력하며 국제 질서를 유지하던 이익의 공유자로서의 미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어쩌면 미국은 이제 보안업체 세콤처럼 계약 관계에서 수수료를 받고 싶다는 속내를 밝힌 셈이다"라고 논평했다.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번 충돌이 단지 미국과 이란의 분쟁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 에너지 공급망의 핵심 요충지를 둘러싼 통제권 경쟁이 본격화할 경우, 전후 국제 해양 질서 자체가 새로운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                     < 이유 기자 > 

 

부상자는 1만6천740명, 구조된 인원은 6천462명, 실종자는 5만명 선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에서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속을 11일(현지시간) 수색하는 사람들 [로이터=연합]
 

지난달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4천3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1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지난달 24일 발생한 두차례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4천333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전날 발표보다 215명 증가한 수치다.

부상자는 1만6천740명, 구조된 인원은 6천462명으로 파악됐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실종자 수를 언급하지 않았으나, 유엔은 여전히 5만 명이 실종 상태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광장, 경기장 등에 마련된 임시 거처에서 생활하는 이재민은 1만9천 명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장에서는 국내외 자원봉사자들이 공터에 텐트를 치고 의료 지원 및 식량 배급을 이어가고 있다.

 

로드리게스 의장은 건물 잔해가 무분별하게 수거돼 시신이 훼손될 것을 우려하는 유족들의 불안감을 고려해, 정부 차원의 시신 수색 작업을 중단 없이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 김연숙 기자 > 

 

이란 혁명수비대 키프로스 선적 공격에 맞대응
모즈타바 “복수”…트럼프 “미사일 1000발 장전”

 

10일(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 아지만 해안 앞을 한 선박이 지나고 있다. AFP 연합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던 상선에 대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공격에 대응해 11일(현지시각)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시작했다. 이번 주 들어 세 번째 대이란 공습이다. 이란 최고지도자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서로 복수와 대규모 보복을 위협하면서 미국-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에 올린 성명에서 “오후 7시15분(한국시각 12일 오전 8시15분)부터 군통수권자의 지시에 따라 이란에 대한 이번 주 세 번째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던 키프로스 선적 컨테이너선을 공격한 데 따른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민간 선원 1명이 실종됐으며, 선박에서는 화재가 발생하고 기관실이 크게 파손됐다. 선박은 더 이상 운항할 수 없는 상태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은 앞선 상선 공격에 대한 책임을 추궁받은 뒤 양해각서(MOU)를 준수할 기회를 다시 부여받았지만 또다시 실패했다”며 “민간 선원과 해협을 자유롭게 통과하는 상선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능력을 계속 약화시켜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혁명수비대는 이날 호르무즈해협을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전면 봉쇄한다고 선언했다. 이란과 오만이 해협의 안전한 통항 방안을 논의하고 여러 중재안을 검토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온 조처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외세의 간섭과 호르무즈해협 항로의 불법적 지정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사전에 경고했는데도, 외세의 선동으로 여러 선박이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선박들에 승인된 항로로 이동하라고 지시했지만 따르지 않았다며 “호르무즈해협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그리고 역내 미국의 개입이 종료될 때까지 전면 봉쇄된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승인되지 않은 항로로 통항하려던 선박 한 척에 경고 사격을 가했으며 실제로 선박에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도 액시오스에 이란군이 해협에서 상선 한 척에 발포해 명중시켰다고 확인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선언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전날 오만 무스카트에서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교장관과 만나 호르무즈해협의 안전한 선박 통항 방안을 협의한 직후 나왔다. 아라그치 장관은 양쪽이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 제5조에 따라 안전 통항을 보장할 “적절한 메커니즘”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만 국영통신도 양쪽이 실무·정치적 차원의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이 요구한 모든 항로의 자유롭고 통행료 없는 통항을 공개적으로 약속하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는 해협의 관리 주체와 항로, 비용 부과 방식을 둘러싼 여러 절충안이 검토됐다. 시엔엔(CNN)은 오만이 해협을 이란과 오만이 각각 관리하는 두 개의 항로로 나누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오만 영해의 ‘남부 항로’는 전쟁 이전처럼 별도 허가 없이 자유롭게 운항하도록 하고, 이란 영해의 ‘북부 항로’는 이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되 어느 항로에도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는 내용이다.

 

액시오스는 카타르 당국자들도 중재에 참여해 국제수역에 해당하는 해협 중앙부의 ‘중간 항로’를 상선에 전면 개방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도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협상단은 무스카트 회담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지만, 미국 실무진은 오만·카타르 쪽과 협의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별도로 오만이 이란과 해협을 공동 관리하면서 통항 선박에 항행 관련 서비스 비용을 부과할 수 있는 또 다른 내용의 제안서도 회람시켰다고 전했다.

 

이란은 선박들이 별도의 허가가 필요 없는 오만 쪽 남부 항로로 몰릴 경우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영향력과 대미 협상 지렛대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이에 따라 해협 전체를 이란과 오만이 공동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2개 항로·별도 관리’ 방안에 반대해왔다. 액시오스는 이란 대표단이 오만의 제안을 즉각 받아들이지 않고 테헤란으로 돌아가 추가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혁명수비대의 봉쇄 선언으로 이 같은 검토와 후속 협의가 계속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미국은 이란에 호르무즈해협의 모든 항로가 통행료 없이 열려 있으며 상선을 더는 공격하지 않겠다는 공개 성명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이란이 최근 선박 공격을 두고 “체제 내부의 일탈한 일부”가 벌인 일이라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미국 쪽은 이란이 비공개 협의에서 “우리가 잘못했고 실수했다. 대화를 계속하자”고 말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은 미국에 협상 재개를 요청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미국 당국자는 이란이 공개 성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 지도부의 위협도 이어졌다. 이란의 신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1일 부친인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 절차가 끝난 뒤 발표한 서면 메시지에서 “복수는 우리 국가의 요구이며 반드시 실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겨냥해 “순교자들의 피에 복수할 것을 맹세한다”며 복수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자신을 암살하거나 암살을 시도할 경우 “이란을 완전히 초토화하고 파괴하라”는 명령을 미군에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미사일 1000발이 장전돼 이란을 겨냥하고 있으며 수천 발이 추가로 뒤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최근 이란의 트럼프 대통령 암살 모의 정황을 미국 쪽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시엔엔(CNN)은 이 사안에 정통한 미국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최근 미 정보당국의 자체 평가로는 새롭고 구체적인 암살 모의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란 내 여러 세력이 암살을 원한다는 산발적 첩보 수준에 그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이란이 새로운 암살 계획을 세웠다는 것과 이스라엘이 관련 정보의 출처라는 것 모두를 부인했다.                                        < 김원철 기자 >

 

이란군 "호르무즈 해협, 추가 공지까지 전면 봉쇄"

 
 

호르무즈 해협을 순찰하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고속정 [혁명수비대제공/EPA 연합]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12일(현지시간) 선박들이 불법 항로로 통항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낸 성명에서 "외세의 간섭과 호르무즈 해협 항로의 불법적 지정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고 통항량 증가 흐름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사전에 발표했다"며 "그런데도 불과 몇시간 전 이런 경고가 무시됐고 외세의 선동으로 여러 선박이 승인되지 않은 항로로 통항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 선박에 항로를 수정해 승인된 항로로 이동하라고 경고했으나 무시했다"며 "외세의 불법 개입으로 인한 불안정이 발생했으므로 호르무즈 해협은 추후 공지 때까지, 그리고 역내 미국 개입이 종료될 때까지 전면 봉쇄한다"고 발표했다.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지나려던 선박 1척에 대해서는 "선박 시스템을 끄고 해상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며 경고 사격을 가해 멈춰 세웠다고 혁명수비대는 설명했다.

 

혁명수비대는 또 "자신들이 원인을 제공한 이번 사건을 빌미로 적이 실수를 범하거나 우리를 향해 새로운 침략을 감행하면 강력히 대응하고 역내 적의 새로운 기지들이 표적이 될 것"이라며 "이런 개입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미국, 시온주의자(이스라엘) 적들과 이런 위협을 위해 기지를 제공한 국가들에 있다"고 경고했다.                            < 강훈상 기자 >

 

미-이란 다시 불붙은 타격전…종전 MOU 최대 위기

● WORLD 2026. 7. 9. 23:35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호르무즈 지배권' 충돌… 미 공습에 이란 반격
트럼프 "3주에 걸친 휴전 끝났다고 생각"
갈리바프 "우리 때리면 너희도 맞을 것"

충돌 핵심은 MOU 제5항 놓고 '동상이몽'
"항행 자유 아닌 주권과 레버리지 싸움"
"통제권 해결 없는 개방은 불안정 재현"

 

7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상선 공격을 계기로 미국의 대대적 보복 공습과 이란의 걸프 지역 내 미군 기지 공격이 이어지면서 3주 전 어렵게 타결된 14개 항의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가 최대 위기에 놓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를 마치고 워싱턴 D.C.로 돌아오는 길에, 8일 영국 동부 서퍽주의 미 공군기지인 RAF 밀든홀에서 비행기를 갈아타며 손짓을 하고 있다. 2026. 0-7. 08 [AP=연합]

 

트럼프 "3주에 걸친 휴전, 끝났다고 생각"

 

미군 중부사령부는 7일 이란 내 "80개 목표물을 정밀 유도 무기로 타격"한 데 이어 8일에도 "새로운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군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3주에 걸친 휴전은 "끝났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몇 시간 뒤인 8일 밤 이란을 또다시 공습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호르무즈에서 상업용 선박을 공격하는 이란의 능력을 약화시키고자 해안가를 따라 위치한 방공 시스템, 드론과 미사일 저장고, 군수 인프라 등 약 90개의 이란 군사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측에 따르면, 이란 동남부 해안의 최소 3개 항구 도시에서 폭발음이 들렸으며, 철교 등 동부 지역의 교량 두 곳도 표적이 됐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게슘 섬에서 6차례, 시리크에서 7차례 폭발음이 들렸으며, 항구 도시 반다르아바스에서도 여러 차례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8일, 미국의 공습이 단행된 후 이란 호르모즈간주 쿠헤스타크의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항구에서 화염이 치솟는 모습. 소셜 미디어. 2026. 07. 08 [로이터=연합]

 

갈리바프 "우리 때리면, 너희도 맞을 것"

 

이에 맞서 이란의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9일 아침 성명을 통해 바레인 내 미군 제5함대 사령부와 쿠웨이트의 알리 알 사렘 공군기지를 포함해 걸프 지역 내 85개 미국 군사 기지를 공격했으며, 그중 8개 기지를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추가 공습 시 다른 미군 기지로 공격이 확대될 것이라고도 했다.

 

미국은 이란을 겨냥한 연이은 공습과 함께, 종전 합의 MOU에 따라 이란산 원유 판매에 대한 제재 면제(제11항)를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이란 외무부는 8일 성명에서 MOU 위반이며 "국가의 이익과 안보 수호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모든 조치를 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양측의 군사적 충돌은 MOU 제5항에 대한 상반된 해석이 실제 해상에서 충돌로 이어진 첫 사례다. 이 모든 사단은 이란의 호르무즈 통제권 인정 여부, 관련 MOU의 조항에 대한 상반된 입장과 해석에서 비롯됐다.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인 선박들. 오만 무산담에서 바라본 풍경. 2026. 06. 01 [로이터=연합]

 

충돌 핵심: MOU 제5항 놓고 '동상이몽'

 

이 MOU의 제5항은 내용은 이렇다: "이 MOU 서명과 동시에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60일에 한해 통행료 없이 페르시아만에서 오만해로, 그리고 그 반대 방향으로 상업 선박들의 안전한 통항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 조처할 것이다. 상업 선박의 통항은 즉시 시작되며, 기술적·군사적 장애 제거와 이란 이슬람공화국에 의한 기뢰 제거에 따른 필요성을 고려해 30일 안에 복원될 것이다. 이란 이슬람공화국은 적용이 가능한 국제법 및 호르무즈 해협 연안국의 주권에 맞게 호르무즈 해협의 미래 관리 및 해상 서비스를 규정하기 위해 오만 술탄국과 대화를 진행하고 다른 페르시아만 연안국들과 논의할 것이다."

 

이 조항의 해석을 두고 이란은 호르무즈를 개방해 두되, 양측이 영구 합의를 협상하는 60일 동안 모든 상업적 통항은 ‘이란과 조율해야' 한다는 걸로 본다. 그러나 미국은 호르무즈 '개방'을 이란이나 오만 측 어느 항로든 ‘이란과의 조율 없이 통항할 수 있다'란 의미로 해석한다. 미국은 이 문안에 호르무즈 통과전 선박이 이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명시적 규정이 없고, 되려 이란에 상업용 선박의 안전한 통과 보장 책임을 지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동 갈등 종식을 위한 합의 진전을 목표로 열리는 회담의 일환으로, 21일 스위스 루체른 호수 인근의 뷔르겐슈톡 호화 호텔 단지에서 열리는 미국·이란·파키스탄·카타르 간 4자 회담에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가운데)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이슬람의회(의회) 의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을 포함한 이란 대표단이 도착하고 있다. 테헤란(이란 정부) 측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폐쇄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란 협상단이 미국 JD 밴스 부통령보다 몇 시간 먼저 스위스 루체른에 도착하면서 중동 전쟁에 관한 새로운 라운드의 협상이 이날부터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2026. 06. 21 [AFP=연합]

 

"항행 자유 아닌 주권과 레버리지 싸움"

 

중동 전문가인 미 퀸시 연구소 부소장인 트리타 파르시 박사는 8일 자 <리스폰서블 스테이트크래프트> 기고문에서 "이는 테헤란에 기술적 이견이 아니라 전략적인 문제다. 이란 당국자들은 미국이 조율 요구를 거부해 호르무즈에 대한 이란의 통제력을 약화하고, 전쟁이 재개돼도 개방 상태를 유지할 대체 통로를 구축하는 데 MOU를 이용하고 있다고 우려한다"고 풀이했다.

 

이런 맥락에서 이란은 추후 통행료 부과를 포함해 호르무즈 통제권을 기정사실로 만들고자 이란에 인접한 항로로 통과하도록 하고, 사전 조율 없이 통과할 경우 공격하겠다는 의사를 누차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호르무즈에서 ‘자유로운 항행이 보장'돼야 한다면서 선박들에 오만 인접 항로 이용을 권고해왔다.

 

자료: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 연합. 2026. 07. 08

 

이런 와중에 지난 7일 유조선 2척이 이란과의 사전 조율 없이 오만 영해 쪽 항로를 통해 호르무즈 통과를 시도하던 중 이란군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그러자 미군은 상업용 선박 공격에 사용된 이란의 군사자산을 타격한 것이다. 미 중부사령부는 "국제 해역에서 무고한 민간인이 승선한 상선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한 데 대해 막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기 위한 조치"라며 "이란의 공격은 위험할 뿐 아니라 휴전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란 협상단 수석대표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9일 X를 통해 "분명히 말한다. 우리를 때리면, 너희도 맞을 것이다. 헛되이 발버둥 치지 마라.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 뿐이다"라면서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의 위협이 아니라, 오직 이란이 제시한 조건에 따라 열릴 것이다"라고 썼다.

 

 이란 테헤란에서 사람들이 2월 28일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습으로 숨진한 이란의 고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장례 행렬에 참석하고 있다.  2026. 07. 06 이란 최고지도자실 제공. 로이터=연합]

 

"통제권 해결 없는 개방은 불안정 재현"

 

파르시 박사는 "양측은 분명 서로의 레드라인을 시험하고 있다. 만약 분쟁이 단순히 상업용 선박의 안전한 통과 보장에 관한 문제였다면, 선박들은 그냥 이란 측 항로를 이용해 통과하면 그만이었을 것이다. 이란은 선박들이 북부 항로를 이용하는 것을 막지 않았다. 대신 이란에 통보하지 않은 채 남부 항로를 고집하는 건 호르무즈에 대한 권한을 주장하는 이란에 도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는 "통항료나 행정 수수료 문제를 넘어, 역내 어떤 국가도 세계에서 가장 전략적으로 중요한 수로 중 하나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을 합법화해 주기를 원치 않는다"라면서 "따라서 현재의 대치는 항행 자체보다는 주권과 전략적 레버리지에 관한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카타르대의 압둘라 반다르 알 에타이비 조교수(국제관계학)는 8일 자 알자지라 기고를 통해 "누가 통제하는지를 해결하지 않은 채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합의는 처음에 해협을 폐쇄하게 했던 것과 똑같은 불안정을 재현할 위험이 있는 반면에, 이란의 통행료 권한을 인정하는 합의는 미국과 해운국들이 거부할 선례를 남길 위험이 있다"며 "그 딜레마가 해결될 때까지, 세계 경제는 어느 쪽도 완전히 폐쇄된 상태를 감당할 수 없고 어떻게 재개방할지 완전히 합의할 수도 없는 호르무즈를 계속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 이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