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총기 소유 이유로 ‘시민 사살’ 옹호하자
총기 소유주들 “수정 헌법 2조 권리 침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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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24일 이민세관단속국 등의 불법이민 단속 현장에서 시민 알렉스 프리티가 연방요원들에게 제압당해 사살당하기 직전의 장면. 로이터 연합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벌어진 불법이민 단속요원의 시민 사살에 대한 전국적 항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의 핵심 지지 세력인 전국총기협회(NRA) 등 총기소유권 옹호 세력들도 가세했다.

 

전국총기협회는 25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에게 사살된 알렉스 프리티 사망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미국 내에서 가장 막강한 로비단체인 총기협회는 이날 성명에서 “책임 있는 공식적인 목소리들은 법을 지키는 시민들을 일반화하고 악마화하지말고, 책임 있는 수사를 기다려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총기협회의 이런 지적은 이 사건과 관련해 연방검사가 총을 소지한 사람은 법집행 요원들에 의해 사살당한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앞서, 캘리포니아 연방지검의 연방검사 빌 에사일리는 소셜미디어에 “총을 가지고 법집행 요원에게 접근하면, 그들이 당신을 쏘는 것이 법적으로 정당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하지마라!”고 적었다. 이에 총기협회는 소셜미디어에 올린 별도의 논평에서 “모든 경찰관 총격 사건과 마찬가지로, 무력 사용이 정당한지를 가리기 위해서 철저하고 포괄적인 조사가 있을 것”이라며 “사실관계가 밝혀지고 상황이 더 명확해질 때까지, 우리는 정치권이 긴장을 완해 유권자와 법집행요원들의 안전을 확보해주기를 촉구한다”고 지적했다.

 

전국총기협회 등 총기소유권 옹호 세력들은 트럼프와 법무부가 프리티를 사살한 연방요원을 옹호하려다 자신들의 주장하는 정당한 총기소유권인 수정헌법 2조를 부정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전국총기협회 등은 총기를 소지하고 시위에 참가하는 것도 옹호하고 있다.

 

총기소유 옹호단체인 ‘미국총기소유주’(GOA)도 성명에서 “수정헌법 2조는 미국인에게 시위 중에 총기 소유를 허락한다”며 “이는 연방정부가 침해해서는 안 되는 권리이다”고 지적했다. 미네소타 총기소유자 코커스도 성명에서 “현지 당국에 따르면 그는 적법한 총기 소유자이자 휴대 허가증 소지자였다”며 “우리는 무엇이 치명적인 무력 사용의 원인이 되었는지 독립적 설명을 아직 듣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사망자가 요원들을 해칠 의도가 있었다는 그 어떤 증거도 제시된 바 없다”며 “누구나 시위에 참여하거나 참관하는 동안에도 무기를 소지하고 휴대할 권리를 가진다”고 강조했다.

 

공화당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하며, 연방과 주 정부의 합동조사를 촉구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 사건 수사에서 주 당국의 참가를 거부하고 있다.

 

토머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도 “총기 소지는 사형선고가 아니다”며 “이는 헌법적으로 보호되는 신이 부여한 권리이고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법집행이나 정부에서 일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빌 캐시디 상원의원은 엑스에 “미니애폴리스에서 일어난 사건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고 이민세관단속국과 국토안보부의 신뢰성이 위태로워졌다"며 “연방 정부와 주 수사당국의 완전한 합동 조사"를 촉구했다. 톰 틸리스 상원의원도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에 대해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연방과 주, 그리고 지역 법 집행기관 사이의 협력과 투명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성급하게 판단을 내리거나 수사를 무마하려는 행정부 관리가 있다면, 이는 국가와 트럼프 대통령의 업적에 엄청난 해를 끼치는 일”이라고 경고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에사일리 검사는 소셜미디어에 “나는 법을 준수하며 총기를 드러내지 않은 사람을 쏘는 것이 법적으로 정당화된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내 말은 총을 가지고 무장해제를 거부하면서 법집행 요원에게 접근하는 선동자들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정의길 기자 >

 

미네소타 총격 사망자 부모 “트럼프 정부 역겨운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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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숨진 알렉스 프레티(37)를 추모하는 행사에 25일(현지시각) 시민들이 모여 있다. 미니애폴리스/AFP 연합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숨진 알렉스 프레티(37)의 가족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공식 해명을 “역겨운 거짓말”이라며 맹비난했다. 이번 사건은 불과 몇 주 사이 미니애폴리스에서 연방 요원의 총격으로 민간인이 숨진 두 번째 사례로, 연방 정부의 이민 단속 방식과 법 집행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란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콜로라도주에 거주하는 프레티의 부모는 24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깊은 슬픔에 잠겨 있다. 동시에 극심한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행정부가 우리 아들에 대해 퍼뜨린 역겨운 거짓말은 천인공노할 짓이며 구역질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프레티는 트럼프의 살인마 같고 비열한 아이스(ICE·이민세관단속국) 깡패들에게 공격당할 당시 분명히 총을 들고 있지 않았다”며 “그는 오른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있었고, 빈 왼손은 머리 위로 들어 올린 채, 아이스 요원들이 방금 밀쳐 넘어뜨린 여성을 보호하려 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후추 스프레이를 맞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프레티 부모는 “제발 우리 아들에 대한 진실을 세상에 알려달라”며 “프레티는 정말로 좋은 사람이었다”고 성명을 마무리했다. 국토안보부(DHS)와 연방 국경순찰대(Border Patrol)는 프레티가 권총으로 요원을 학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사법 관할권을 둘러싼 유례없는 충돌을 야기하고 있다. 미네소타주 범죄수사국(BCA)은 사건 직후 현장 접근을 시도했으나 연방 요원들에 의해 저지당했다.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검찰총장은 “주 수사기관이 연방 요원에게 현장 접근을 거부당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에릭 토스트루드 연방 지법 판사는 미네소타 당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연방 정부가 이번 총격 사건과 관련된 증거를 파기하거나 변경하는 것을 금지하는 긴급 명령을 내렸다.

 

25일(현지시각) 연방 이민단속국(ICE)을 규탄하는 시위대가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도심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 연합

 

트럼프 ‘미니애폴리스 철수’ 첫 언급…공화당도 독립수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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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각)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도심에서 시민들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발생한 연방 이민 요원 총격에 의한 미국 시민 사망 사건과 관련해 “모든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태 수습을 위한 단속 축소 또는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도 독립 수사 요구와 정책 재검토론이 잇따르는 등 이번 사건이 트럼프 집권 2기 중대 분수령으로 부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과 약 5분간 전화 인터뷰에서 총격을 가한 연방 요원의 행위가 정당했는지 묻는 말에 두 차례 직접적인 답변을 피한 채 “우리는 모든 것을 들여다보고 있으며, 곧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총격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시위 현장에 탄창 두 개가 장전된 강력한 총을 들고 가는 것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피해자인 알렉스 프레티(37)가 무장 상태였음을 지적했다. 피해자를 ‘국내 테러리스트’로 규정한 강경파 참모들의 주장과 일정 부분 맞닿아 있으면서도, 사안의 폭발성을 의식해 요원을 전적으로 두둔하지는 않는 모호한 태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시점엔가 우리가 떠날 것이다. 요원들은 훌륭한 성과를 냈다”며 미니애폴리스에 대규모로 배치된 이민 단속 요원들의 철수 가능성도 처음으로 공개 언급했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복지 사기 수사와 관련된 다른 인력은 남을 수 있다”고 덧붙여, 이민 단속 중심의 작전 규모를 축소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현지 상황이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보수지 월스트리트저널도 사설에서 “알렉스 프레티는 ‘국내 테러리스트’가 아니며, 이번 사건은 아이스(ICE·이민세관단속국) 전술 전반을 재검토해야 할 수준의 정치·도덕적 실패”라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행정부 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이 올해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미네소타주 관계자들로부터 쏟아지는 항의 전화를 직접 받고 있으며, 일부 참모진은 여론 악화를 우려해 시위대와의 충돌을 피하면서 추방을 계속할 방안을 논의 중이다. 반면 ‘반이민 설계자’로 불리는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은 피해자를 “암살자”로 지칭하며 미니애폴리스에서 물러나면 안 된다는 강경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화당 내 반발도 거세다. 상원 국토안보위원회의 빌 캐시디 의원(공화·루이지애나)은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부(DHS)의 신뢰가 걸린 문제”라며 주 정부와 연방 정부의 합동 수사를 촉구했다.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리사 머코스키(알래스카), 수잔 콜린스(메인) 등 상원 중진 의원들도 “철저하고 공정한 조사”를 요구하며 행정부를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인 제임스 코머 하원 감독위원장(공화·켄터키)조차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장과 주지사가 요원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무고한 생명을 잃게 할 가능성이 있다면, 차라리 다른 도시로 이동해 미니애폴리스 시민들이 스스로 결정하게 해야 한다”며 철수론에 힘을 실었다. 하원 국토안보위원장 앤드루 가르바리노(공화·뉴욕) 의원은 이민세관단속국·국경순찰대·국토안보부 고위 관계자들의 의회 청문회 출석을 공식 요구했다.

 

공화당 주지사들의 비판도 나왔다. 케빈 스티트 오클라호마 주지사는 시엔엔(CNN)에 출연해 “연방 정부가 자기 주에 들어오는 것을 반길 사람은 없다”며 “지금 당장 감정이 격화되고 있어 진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필 스콧 버몬트 주지사도 “최악의 경우 고의적인 연방 정부의 위협이자 미국 시민에 대한 선동”이라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예산 투쟁에 돌입했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국토안보부 예산이 포함된 지출법안을 저지하겠다고 선언했으며, 이르면 30일 자정 연방정부 셧다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에 대한 탄핵 논의까지 거론되면서, 이번 사건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김원철 기자 > 

 노르웨이 기반 이란인권(IHR)도 최종 사망자 수가 2만5천명 넘어설 수 있다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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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각) 이란 테헤란 도심 엔겔랍 광장에서 미국의 항공모함과 승선한 전투기가 파괴된 모습의 벽화가 새롭게 걸렸다. 벽화엔 “만약 너희가 바람을 뿌리면, 폭풍으로 거둘 것이다”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AP 연합
 

이란 정부 관계자가 이란 시위 사망자 수를 3만명이라고 밝혔다는 미 매체 타임지 보도가 나왔다.

 

25일(현지시각) 타임지는 이란 보건부 고위 관계자 두 명이 지난 8~9일 시위 도중 최대 3만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21일 이란 ‘참전용사·순교자 재단’은 처음으로 시위 사망자를 3117명으로 2427명이 군경 등 보안 대원과 무고한 시민이며, 690명은 테러리스트·폭도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 수치의 10배가량에 이르는 숫자다.

 

이 매체는 이란계 독일인 의사 아미르 파라스타 박사가 지난 23일까지 병원에서 집계된 사망자 수인 3만304명과 유사하다고 보도했다. 파라스타 박사는 “우리는 현실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실제 수치는 여전히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일 마이 사토 유엔 이란 인권 특별보고관 이란 정권에 의해 살해된 민간인의 숫자가 최소 5천명에 달하며, 민간인 사망자가 2만명 이상일 수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에이비시(ABC) 뉴스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노르웨이 기반 이란인권(IHR)도 최종 사망자 수가 2만5천명을 넘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경제난으로 촉발된 시위는 지난 8~10일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일단 종료된 상황이다.

 

이란 당국은 이날 수도 테헤란 도심 엔겔랍 광장에 미국 항공모함이 파괴된 벽화를 걸어, 이란을 공격하지 말라고 미국에 경고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은 보도했다. 이 벽화는 미국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과 호위 함정들이 중동 지역으로 향하는 상황에 맞춰 새로 제작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 “대규모 함대가 그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데, 어쩌면 사용하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라고 말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시위대를 학살하거나 구금된 사람들을 처형할 경우 이란에 대한 군사 행동을 취하겠다고 위협해온 바 있다.

 

하지만 이란 당국은 시위대에 대한 신속한 엄벌을 주장하고 있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골함호세인 모흐세니 에제이 사법부 수장은 이날 “국민은 폭동과 테러, 폭력의 주범과 피고인들이 신속하게 재판을 받고 유죄일 경우 처벌받기를 당연히 요구하고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최대한의 엄정함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이란 사법부 산하 미잔통신에 말했다.

 

이에 앨리스 루포 프랑스 국방장관은 이날 프랑스 에르테엘(RTL) 방송에 출연해 “군사 개입은 프랑스가 선호하는 선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정권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은 이란 국민 자신의 일”이라며 “우리는 가능한 모든 방식으로 이란 국민을 지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유엔 인권이사회는 23일 (현지시각 ) 열린 긴급회의에서 2022년 설립된 이란에 대한 독립 국제 진상조사단의 활동을 연기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 애초 진상조사단의 임기는 오는 3월까지였는데 이를 2028년까지 2년간 연기한 것이다 . 지난 2022년 ‘ 여성 , 생명 , 자유 ’ 시위 (히잡 시위) 당시 유엔 인권이사회는 독립 국제 진상조사단을 설립해 조사 활동을 벌여온 바 있다 .         < 김지훈 기자 >

 

자민당 투표 응답, ‘선거 참패’ 이시바 시절과 유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운데)가 지난 23일 도쿄 국회에서 중의원(하원) 해산 발표 전 의원들 발언을 듣고 있다. EPA연합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이끄는 일본 내각 지지율이 중의원(하원) 해산 및 조기 총선 계획 발표 후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정 선거에서 잇달아 패배한 전임 이시바 시게루 총리 때보다는 여전히 높지만, 집권 자민당에 대한 투표 의향은 그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67%로 지난달 75%에서 8%포인트 하락했다. 이 매체 조사에서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이 70% 미만으로 나타난 것은 처음이다.

 

요미우리신문이 이날 공개한 조사에서도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69%로 지난달 조사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요미우리 조사는 지난 23∼25일 1034명(응답자 기준)에 대해 전화로 진행됐다. 마이니치신문이 24~25일 20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이 57%로 전달(67%) 대비 10%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치는 전임 이시바 내각이 2024년 10월 중의원 선거를 앞두고 보인 지지율보다는 높은 편이다. 당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40∼50% 수준이었다.

 

다만 닛케이 조사에서 자민당에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40%로 이시바 전 총리 시절인 2024년 10월 총선 직전에 실시한 조사 결과와 같았다. 요미우리가 비례대표 투표 정당을 물은 결과에서는 자민당에 표를 던지겠다는 응답자 비율이 36%로, 이시바 내각 당시 총선을 앞두고 실시한 조사 결과(39%)보다 오히려 낮았다.

 

앞서 이시바 총리 시절 중의원 선거는 자민당·공명당 연립여당이 15년 만에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다카이치 총리가 이 시점에 중의원 해산을 결정한 데 대해선 ‘평가하지 않는다’는 부정 취지 답변이 52%로 ‘평가한다’의 38%를 웃돌았다. 마이니치 조사에서도 부정적 견해가 41%로 긍정 평가(27%)를 웃돌았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공명당이 창당한 중도개혁연합에 투표하겠다는 답변 비율은 요미우리 조사에서 9%로 나타났다. 입헌민주당 또는 공명당에 투표하겠다고 답한 유권자 비율 합계(16%)보다 낮은 수치다.

 

닛케이 조사에서도 중도개혁연합에 투표하겠다는 응답 비율은 13%로 지난 총선 때 양당에 투표 의향을 밝힌 유권자 비율(19%)보다 낮았다. 국민민주당은 9%, 참정당과 일본유신회가 각각 7%로 뒤를 이었다. 중도개혁연합은 지난 22일 창당해, 유권자에게 아직까지 당 이름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해설했다.             < 조문희 기자 >

 

60년만에 정기국회 첫날 해산…해산부터 총선까지 16일,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최단

60∼70%대 지지율 발판 삼아 정권기반 강화 노려…'새 연정 신임' 명분 내세워

야당들 '중도'신당 만들어 대항…식품소비세 감세·정치자금 문제 등 쟁점 될듯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도쿄 로이터=연합)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3일 국회에 들어서고 있다.

 

일본 중의원(하원)이 23일 해산돼 다음 달 8일 조기 총선이 실시된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중의원 해산을 결정했다.

이어 누카가 후쿠시로 중의원 의장이 오후 본회의에서 조서를 읽는 것으로 해산이 선포됐다.

 

일본 중의원 해산은 전임 이시바 시게루 내각 시절이던 2024년 10월 9일 이후 약 1년 3개월 만이다. 중의원 의원 임기는 본래 4년이다.

 

중의원 해산에 따라 오는 27일 선거 시작을 알리는 공시를 거쳐 내달 8일 조기 총선이 치러진다.

 

중의원 해산은 일본 총리가 권력 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전가의 보도'로 일컬어지지만, 이어지는 총선에서 여당이 패하면 구심력을 급격히 잃을 수 있어 '양날의 검'으로도 불린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결정은 해산 시기, 중의원 임기 등을 감안했을 때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일본에서 정기국회 첫날 해산은 1966년 이후 60년 만이다. 2월에 총선을 실시하는 것은 1990년 이후 36년 만이다.

아울러 해산부터 총선까지 기간은 16일로,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가장 짧다.

 

중의원 재임 일수는 454일로 전후 세 번째로 짧다. 재임 일수가 이보다 짧았던 1953년과 1980년에는 모두 내각 불신임안이 통과돼 해산이 불가피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불신임안이 가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의원을 해산했다.

 

작년 10월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는 60∼70%대에 달하는 높은 내각 지지율을 고려해 전격적으로 중의원 해산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총선에서 여당이 의석수를 늘리면 다카이치 총리는 국정 주도권을 더 강하게 쥘 수 있지만, 목표로 내세운 여당 과반 의석수 확보에 실패하면 퇴진 위기에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해산 명분으로 집권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작년 10월 새로 수립한 연립정권에 대해 국민 신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그는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총리직을 걸겠다"며 각오를 드러낸 뒤 "다카이치 사나에가 총리여도 좋은가를 주권자인 국민이 정해주기를 바란다"며 이번 총선이 사실상 정권을 택하는 선거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책임 있는 적극재정' 방침에 따라 양적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방위력 강화와 개헌 등 보수적 안보 정책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겠다고 예고했다.

 

중도개혁 연합 [AFP 연합]
 

야권에서는 자민당에 맞서 제1야당 입헌민주당과 제3야당 공명당이 '중도개혁 연합'이라는 신당을 만들어 선거전에 임한다.

 

공명당은 자민당과 오랫동안 협력 관계를 유지했으나, 강경 보수 성향인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불만으로 연정에서 이탈했고 중도 성향 입헌민주당과 손을 잡았다.

 

중도개혁 연합은 다카이치 정권의 보수화를 비판하며 중도는 물론 온건 보수·진보 성향 유권자를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중의원 의석수는 지역구 289석과 비례대표 176석을 합쳐 465석이며, 과반은 233석이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일본유신회는 회파(會派·의원 그룹) 기준으로 233석을 차지하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가 제시한 목표인 '여당 과반'은 사실상 실현된 상태여서 자민당과 유신회는 실제로는 더 많은 의석수를 노릴 것으로 관측된다.

 

여당이 261석을 얻으면 상임위원장 자리를 모두 여당이 차지하고, 모든 상임위원회에서 여당이 과반이 된다. 310석 이상이 되면 개헌안 발의도 가능하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의 해산 명분, 식품 소비세 감세, 자민당 '비자금 스캔들'과 정치자금 문제, 외국인 정책, 부부가 다른 성(姓)을 쓰는 것을 허용하는 선택적 부부별성 제도 등이 총선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 박상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