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상무부 “일본 군사력 높일 모든 제품 수출 금지” 관영 매체 “희토류 대일 수출 허가 심사 강화 검토”
EV 등 하이테크 제품에 필수적인 중희토류 대상 중국, 희토류 생산 70%, 희토류 자석 80% 이상 차지
중국 내몽골 자치구의 희토류 광산. 일본경제신문 1월 6일
중국이 일본에 대한 군과 민간 겸용 제품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첨단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등 중요한 광물이나 화학물질 재료들까지 규제 강화 대상에 포함시킬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본이 긴장하고 있다.
일본언론들은 희토류 관련 제품들이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경우, 중국인들의 일본여행 억제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등과는 차원이 다른 영향을 일본 산업이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 “다카이치 총리 대만관련 발언이 이유”
일본 언론들은 6일 중국 상무부가 일본에 대한 군민 겸용(듀얼 유즈)제품의 수출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으며, ‘대만 유사’와 관련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총리의 지난해 11월 7일 국회 발언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무부 대변인이 이날 발표한 담화는 이번의 규제 강화 배경과 관련해 “일본 지도자가 대만에 관해 공공연하게 잘못된 발언을 하면서 대만해협에 대한 무력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면서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현저하게 위배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군사력 높이는데 쓸 모든 제품 수출 금지
이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중국 수출관리법에 따라 “일본의 군사력을 높이는데 활용되는 모든 용도”의 것들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며, 이를 위해 수출처에 대한 심사를 더욱 엄격하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상무부 담화는 “어떤 국가나 지역 조직 및 개인도 규제를 위반해 중국 원산의 군민 겸용품을 일본에 이전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사히는 규제 대상에 군수관련 기기를 제조하는 기업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조치는 발표 당일인 6일부터 바로 실시되는 것이어서, 수출 절차와 관련한 혼란과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군민 겸용제품 대일 수출 규제 강화 소식을 전하는 일본 아사히신문 1월 6일 기사.
아사히는 또 다카이치 총리 국회발언 이후 중일이 충돌하면서 중국이 자국민의 일본여행을 제한하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등의 제재조치를 취해왔으나 “이제까지 경제적인 영향은 한정적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수출 규제 강화로 “중국의 대일 압력이 한 단계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관영 매체 “희토류 대일 수출 허가 심사 강화 검토”
아사히는 중국 국영 중국일보(차이나 데일리)가 이날 정보관련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중국정부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허가심사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은 상무부 발표와 거의 동시에 국영 차이나 데일리(중국일보) 간부가 중국 SNS(인터넷 사회관계망)에 “일본의 열악한 언동에 비추어 중국정부는 중(重)희토류의 수출관리 심사를 더 다잡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또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도 6일 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정부가 특정한 희토류 관련제품의 대일 수출에 대해 수출허가 심사를 강화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EV 등 하이테크 제품에 필수적인 중희토류 대상
닛케이는 중국 상무부가 아직 희토류가 이번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디스프로슘(dysprosium) 등의 중(重)희토류는 전기자동차(EV)에서부터 무기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하이테크(첨단) 제품에 필수불가결한 물질이라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중국이 지난해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도입에 대한 대응책으로 희토류 자석 등의 대미 수출을 대폭 축소했다며, 그때 디스프로슘 등 7종의 희토류를 수출 규제대상에 추가해 허가제로 하고 군민 겸용 제품에 대한 심사를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당시 미국에서는 포드자동차 등이 공장 가동을 중지했다. 그 뒤 미국은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완화했다. 지난해 10월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해 김해공항에서 만난 미중 정상들은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를 유예하고 중국도 대미 희토류 수출 규제를 유예하는 ‘휴전’에 합의함으로써 일단 충돌을 피했다. 중국은 그렇게 해서 미국의 양보를 끌어낸 경험 때문에 일본에 대해서도 외교카드로 희토류를 포함시킨 수출 규제 강화에 나섰다는 지적이 있다.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량 추이. 윗쪽 그래프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감율. 단위:톤. 일본경제신문 1월 6일
중국, 희토류 생산 70%, 희토류 자석 80% 이상 차지
희토류는 세계 생산의 7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희토류 자석 생산도 중국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는 “희토류 중에서도 정말 필요한 중(重)희토류의 일본, 미국에 대한 수출량은 아직 매우 적다”고 말했으나, 대일 수출이 지체되면 일본 제조업에 미칠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닛케이는 걱정했다.
주요 희토류의 종류별 용도를 보면, 세륨(Cerium, Ce)은 반도체 제조용 연마제, 자동차용 배기가스 촉매제 등에 두루 쓰여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란타넘(Lanthanum, La)은 니켈 수소전지, 광학 렌즈 등에 쓰인다. 또 네오디뮴(Neodymium, Nd)과 디스프로슘(Dysprosium, Dy)은 전기자동차 모터용 자석에 들어간다. 이트륨(Yttrium, Y)과 태르븀(Terbium, Tb)은 발광다이오드(LED) 등의 형광체로, 프라세오디뮴(Praseodymium, Pr)은 고성능 자석 제작에 쓰인다.
중국은 2010년 오키나와 남쪽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분쟁이 일어났을 때 희토류의 대일 수출 규제 카드를 들고 나와 일본의 양보를 끌어낸 적이 있다.
거리 지키는 콜롬비아 군인들 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콜롬비아 쿠쿠타에서 군인들이 군용차량 앞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하면서 ‘돈로 독트린’(먼로 독트린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합성한 조어)을 본격화하자 좌파 성향의 중남미 지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표적의 하나로 지목한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사진)은 “무기를 다시 잡겠다”고 경고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엑스에서 “콜롬비아 정부에 대한 모든 협박은 불법”이라며 “1989년 정부와의 평화협정 이후 다시는 무기를 들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조국을 위해 원치 않는 무기를 다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페트로 대통령은 좌익 게릴라 반군 ‘M-19’ 대원이었다. M-19는 1989년 콜롬비아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제도권 정당으로 편입했다.
그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은 콜롬비아 대통령을 (미국에서) 체포한다면 ‘민중의 재규어’를 풀어놓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민중의 재규어’는 민중의 대규모 저항을 뜻한다.
그는 또 자신이 국가원수로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코카인 압수를 명령하고 코카인 주산지인 카우카주 플라테아도에서 작물 재배지를 해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마약을 밀매하던 무장단체의 최고위급 지휘관을 사살 및 체포했다면서 자신이 코카인을 수출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콜롬비아에 대해 “아주 병든 나라다.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것을 좋아하는 역겨운 남자가 이끌고 있는데 그는 아주 오래 그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에서도 군사작전을 할 거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콜롬비아는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으로 꼽힌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연합
미 재무부는 지난해 페트로 대통령이 관세, 이민자 추방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을 비판하자 콜롬비아를 약 30년 만에 마약 퇴치 비협력국으로 지정했다. 또 페트로 대통령과 그의 가족, 측근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초기부터 미국의 마약범죄 근절 요청에 협조했던 멕시코도 트럼프 정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자국 내에서 군사행동을 벌일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그러한 위험은 보이지 않는다. 미국 정부와 조율하고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멕시코를 공격할 가능성을 믿지 않으며 그것이 미국이 진지하게 고려하는 사안이라고조차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직범죄는 (외국의 군사적) 개입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멕시코에 미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반복적으로 제안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항상 거절했으며 논의할 가치도 없는 일로 여긴다고 강조했다. <윤기은 기자 >
영·프·독 등 유럽 주요국, 트럼프 ‘그린란드 영토 야욕’에 공동 반대 성명
“그곳의 국민에게 속한다”···주권 옹호 뜻 모아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모습. 신화연합
영국·프랑스·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 지도자들은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영토 야심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영·프·독을 비롯해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정상들은 공동 성명에서 전략적 요충지이자 광물 자원이 풍부한 북극의 섬 그린란드는 “그곳의 국민에게 속한다”고 재천명했다. 유럽 정상들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함께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의 주권을 옹호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성명은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그린란드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한 직후 나왔다. 밀러는 전날 CNN 인터뷰에서 “그린란드의 미래를 놓고 미국과 군사적으로 싸우려는 국가는 없을 것”이라며 “세계는 힘과 권력에 의해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의 부인이자 우파 논객인 케이티 밀러는 전날 성조기로 덮인 그린란드 지도를 ‘곧(SOON)’이라는 문구와 함께 엑스에 게시하기도 했다.
집권 1기부터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취임한 이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특히 최근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군 공습 이후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 박은경 기자 >
▲지난 3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소재 마라라고 클럽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체포 관련 기자회견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UPI/연합
세계에 충격을 안긴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은 트럼프식 국제 정치의 성격을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힘을 이용한 압박 정치다.
이런 방식에 기대는 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외교의 규범을 벗어나고 결국 자국의 품위와 신뢰, 그리고 국제적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정치와 외교의 규범 및 상식을 모두 무시하고 경제력, 군사력을 이용해 자국의 이익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선택을 해왔다.
때로는 상대국을 조롱하거나 노골적으로 협박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세계를 동시에 당혹감에 빠뜨리는 트럼프식 압박 정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적인 전략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기자들에게 즉흥적으로 답하는 말들을 보면, 그것이 전략적 계산인 동시에 그의 본 모습이기도 하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인이 됐지만 사업가 기질, 그것도 자기 이익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공격적인 사업가의 기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를 유감 없이 정치에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트럼프식 접근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규범이 무너지고 나아가 세계 평화가 위협 받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국제무역 질서를 깨면서 전 세계 국가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한 건 '미국의 이익'이라는 수사에 숨어 국제정치와 외교를 국가 사업 확장의 기회로 삼은 상징적인 일이었다. 유럽 국가들은 물론 미국과 군사적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에게 국방비 대폭 인상을 압박한 것 또한 자국의 군비 부담 축소와 함께 무기 산업의 확장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전쟁을 사업 확장의 기회처럼 이용하고 있는 트럼프
그중에서도 최악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사업 확장의 기회처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기 후에는 이런 사업들이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사업과 이익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이용한 이익 추구를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낸 첫 번째 사례는 가자지구 전쟁 휴전 관련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2월 4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한 백악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전쟁 후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는 미국 대통령이 아닌 재개발업자가 할 만한 생각이고 발언이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지자 더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포기한 건 아니었다.
지난해 8월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대로 가자지구를 '가자 리비에라(Gaza Riviera)'로 개발하는 계획과 이미지가 담긴 38쪽의 청사진이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처음 보도됐다. 이는 행정부 차원에서 고려 중인 계획이었고 여기에는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개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중동지역의 친미 무역 중심지로 만드는 구상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가자지구 재건을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10월 10일 발효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이끈 20개 항목의 '가자지구 휴전안'에도 그대로 담겼다. 휴전안에는 "트럼프 경제개발 계획"을 수립해 가자지구를 중동의 현대적 기적의 도시(modern miracle city) 중 하나로 만든다는 내용과 이를 위한 투자 제안이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가자지구를 주민이 아닌 투자자들과 부자들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라는 점에서 비윤리적이고 기존의 국제규범을 벗어나는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규범을 모두 깨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초강대국 대통령이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이 중재 중인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휴전 협상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적 구상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지난해 11월 21일 < AP >는 28개 항으로 이뤄진 미국과 러시아 간 합의된 휴전안 초안을 보도했다. 여기에는 휴전을 중재하고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가로 미국이 원하는 경제적 대가가 노골적으로 명시돼 있었다.
초안에는 유럽 국가들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 중 1천 억 달러(약 145조 원)가 미국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재건에 투자될 것이며 거기서 발생하는 이익의 50%를 미국이 가진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나머지 동결 러시아 자산은 미국-러시아 공동 프로젝트에 투자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크라이나와의 추가 협상을 통해 초안이 수정되면서 이 내용은 사라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12월 24일 기자들에게 설명한 20개 항의 미국-우크라이나 합의안에는 여전히 미국과 미국 기업이 우크라이나 재건과 개발, 그리고 천연가스 기반시설 운영에 공동 투자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우크라이나 재건 투자에 대한 별도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얻어낸 결과다.
이전 사례와 다른 베네수엘라 공습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배우자 실리아 플로레스가 5일(현지시각) 맨해튼의 다니엘 패트릭 모이니한 미국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
전쟁을 통해 미국의 경제적 이익과 사업 확장을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식 접근이 정점을 찍은 것은 지난 3일 베네수엘라 공습 및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 사건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직접 무력 공격을 하고 전쟁 위험을 높였다는 점에서 이전의 사례와는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이것이 마약과의 전쟁이며, 체포된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을 위협하는 마약범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유입되는 마약의 주요 유통 경로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정작 베네수엘라 공격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세계 최고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베네수엘라 공격과 마두로 체포를 밝힌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석유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진출해 무너진 석유 기반시설을 고치고 미국을 위해 돈을 벌 것"이라며 석유가 공격의 주요 이유 중 하나임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정치와 군사력을 사업 확장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런 이유로 세계에 트럼프식 압박 정치에 대한 우려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세계의 우려와 공포가 확산하는 보다 큰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사용이 베네수엘라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공격 직후부터 미국은 덴마크 영토이지만 자치권을 가진 그린란드에 대한 욕심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이었던 2024년 12월부터 미국이 그린란드를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보를 위해서라는 주장이지만 다른 한편 석유, 가스, 희토류 등 그린란드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노린 것이기도 하다.
취임 이후에는 합병을 위한 군사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면서 덴마크와 그린란드를 압박해왔다. 베네수엘라 공격 이후인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의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다시 강조했고 이런 발언은 무력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이에 대해 5일 젠스 프레데릭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이제 충분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시도를 "환상(fantasy)"라고 일갈했다. 같은 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또한 방송을 통해 "미국은 그린란드를 합병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이 나토 동맹국을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선택을 한다면 나토는 물론 2차 세계대전 이후 만들어진 안보 체계는 멈추게 된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에 대한 트럼프의 선전포고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전 세계에 대한 선전포고와 같다. 미국의 이익을 방해하고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국가는 무력으로 응징하고 지도자는 제거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다른 한편으로 민주주의 세계를 선도해온 국가의 지도자가 세계를 상대로 협박을 하고 무력 사용을 경고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 이전까지는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트럼프식 이익 추구와 압박 정치가 계속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런 방식이 유효할지는 알 수 없다. 세계의 비난이 높아지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고립이 강화되면 트럼프 대통령 또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 미국이 남긴 선례가 러시아, 중국 등 다른 강대국들에게 참고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미국이 훼손하고 무너뜨린 국제사회의 질서와 규범이 세계인의 평화로운 삶을 위협하고 있다. < 정주진 평화학 박사 >
지난 4일(현지시각) 친정부 민병대 ‘콜렉티보’의 한 조직원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행진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
미국으로 압송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재판이 시작된 날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비상사태를 선포한 베네수엘라 정부는 시민사회와 언론을 겨냥한 내부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각) 카라카스에 있는 베네수엘라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미국에 인질로 잡힌 우리의 영웅들 때문에 깊은 고통을 느낀다”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언급했다. 그는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베네수엘라가 자유롭고 주권적인 국가로서 정당한 지위를 되찾을 때까지 모든 것을 걸고 싸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국 정부에 국제법 틀 안에서 협력 의제를 함께 추진하고 평화 공존을 제안한다”며 협력할 뜻도 내비쳤다. 그는 재공격을 위협하는 미국과 국내 강경파들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
5일(현지시각)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있는 국회의사당에서 이동 중인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 국방장관(왼쪽부터),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축출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 니콜라스 마두로 게라 국회의원, 그리고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 로이터 연합
베네수엘라 내부에서는 수도 카라카스에 친정부 민병대가 배치되고 언론인들이 구금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언론노조인 전국언론노동자연합(SNTP)은 5일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국회 개원 회의가 진행된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기자 등 언론 종사자 14명이 구금됐다”며 “현재까지 13명은 법적 절차에 회부되지 않은 채 석방됐고, 1명은 추방됐다”고 지적했다. 이 중 13명은 국제 통신사 등 외신 소속, 1명은 베네수엘라 언론 소속이라고 덧붙였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리기 전까지 기자들의 국회의사당 출입은 허용됐지만, 취임식이 시작되자 출입은 전면 차단됐고 사진 촬영도 금지됐다.
언론노조는 “(구금 이후) 취재 장비에 대한 검사, 휴대전화 잠금 해제 강요, 통화 및 메시지 기록 추적, 메신저·소셜미디어 계정 조사가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현 상황에 대해 “매우 우려스럽다”며 언론 활동의 자유 보장과 언론인 박해 중단을 요구했다.
5일(현지시각)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국회의사당 밖에서 열린 집회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그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이날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 뉴욕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다. UPI 연합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비상사태 명령을 관보에 게재하고 “미국의 무력 공격을 조장하거나 이를 지지한 모든 인물에 대해 즉각적인 수색과 체포를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수도 카라카스의 한 인권운동가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당국이 “사람들의 휴대전화를 뒤져 미국의 행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친정부 민병대인 ‘콜렉티보’가 동원돼 카라카스 곳곳에 검문소가 설치됐다고 덧붙였다. 콜렉티보는 경찰을 관할하는 강경파 인사인 디오스다도 카베요 내무장관의 실질적 통제 아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베네수엘라 대통령궁 인근에서 총성이 울렸다는 보도도 나왔다. 아에프페(AFP)는 정부와 가까운 한 소식통을 인용해 대통령궁 상공에 정체불명의 드론이 비행했고, 이에 대응해 보안군이 현지시각 저녁 8시께 발포했다고 전했다. 이는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의 취임 선서가 이뤄지고 몇 시간 뒤 벌어진 일이다.
미국 당국자 2명은 “이번 사안에 미국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미국 방송 엔비시(NBC)는 보도했다. < 윤연정 김지은 기자 >
중국은 일본에 대해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용도 물자의 수출 금지라는 초강경 보복 조처를 내리면서 ‘대만 문제’와 일본의 ‘재무장’ 문제에 대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6일 중국 상무부는 올해 1호 공고로 ‘일본에 대한 이중용도 물자 수출 통제 강화에 관한 고시’를 발표해 군사 용도로 쓰일 수 있는 모든 물자의 일본 수출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해당 규정은 이날부터 적용된다. 이중용도 물자는 첨단 제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비롯한 전략광물, 첨단 반도체, 드론(무인기), 항공기 엔진 등을 포함한다. 특히 중국이 세계 가공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희토류는 자동차, 반도체, 배터리, 모터 등 제조에 빠질 수 없어 일본 산업에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이번 ‘이중용도 품목’ 수출 전면 금지는 과거보다 수위를 한층 강화한 것이다. 중국은 16년 전인 2010년에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에서 일본과 영토 갈등이 벌어지자 희토류 수출 통관 절차를 지연시키는 방식으로 보복했다. 당시는 ‘통관 지연’이었지만, 이번에는 수출 ‘전면 금지’를 공언하고 있다. 일본은 2010년 희토류 수출 통제를 겪으면서 공급망 다변화를 도모했지만, 여전히 중국산에 절반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 또 희토류에 제한하지 않고 이중용도 물자 전체로 제재 품목을 확대했다.
중국이 일본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중국이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사안인 ‘대만 문제’에 대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중국은 지난 11월 초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집단적 자위권 행사 가능’ 시사 발언이 중국에 대한 ‘내정 간섭’이라며 발언 철회를 요구해왔다. 대만 문제는 중국에 있어 물러설 수 없는 ‘레드라인’(한계선)이라는 것이다. 이에 중국인의 일본 방문 자제 방침, 일본 문화콘텐츠의 유입 제한 등에 나섰지만 중국은 “더 쓸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압박했고, 초강경책으로 여겨졌던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 금지 카드까지 꺼냈다.
이번 조처는 일본의 군사력 강화에 대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공고는 명확하게 일본의 군사력 증대에 중국의 물자가 쓰일 수 없다는 점을 명시했다. 이날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안보 정책의 근간인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통한 방위력 강화에 의욕을 나타낸 것을 비판했다. 그는 “일본의 재군사화를 가속하는 위험한 동향”이라며 “중국은 일본의 군국주의가 부활하는 것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희토류와 흑연 등 전기차·반도체 산업에 필수적인 주요 원자재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노무라종합연구소에 따르면 2012년 일본 정부의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를 계기로 중국이 대일 희토류 수출을 규제하기 전까지 일본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90%에 달했다. 이후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했지만 지금도 수요의 약 6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특히 이중용도 물자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희토류 중에서 네오디뮴 자석에 사용되는 중희토류 디스프로슘과 테르븀은 중국 의존도가 거의 100%에 이른다. 네오디뮴 자석은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모터에 필수적이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과거 이들 희토류 공급 차질로 일부 차종의 생산을 중단한 사례도 있다.
흑연 역시 주요 변수다. 일본무역진흥기구에 따르면 2023년 일본의 중국산 흑연 수입액은 103억8590만엔(약 962억원)으로 전체의 90.1%를 차지했다. 흑연은 배터리와 반도체 공정에 꼭 필요한 소재다.
이번 공고에는 제3국을 통한 우회 수출까지 처벌하겠다는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이 명시됐다. 중국은 다른 나라나 지역의 조직·개인이 중국산 이중용도 물자를 일본에 이전하거나 제공할 경우에도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조치의 종료 시점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본의 태도 변화나 중·일관계 전반을 압박하는 중장기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본 외무성 고위 관계자는 “무엇이 통제 대상이 되는지, (일본에) 어느 정도의 영향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대만과 관련해 어떤 움직임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왜 이 타이밍에 금수 조치를 했는지도 알 수 없다”고 아사히신문에 말했다. 이 관계자는 수출 통제 대상에 희토류가 포함될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중국의 조치에 분통을 터뜨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일본 산업계에 문제를 일으킴으로써 다카이치 총리에 대한 국내 비판 여론을 조성하려는 목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는 다카이치 총리와 대화를 앞둔 이재명 대통령에게도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다음주 일본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인 5일 이재명 대통령과 한 정상회담에서 “80여년 전 중·한 양국은 거대한 민족적 희생을 치르며 일본 군국주의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며 양국의 역사를 소환했다. 시 주석은 또한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게 서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내려야 한다”고도 말했다.
< 이정연 박은경 기자 >
일본, 한국과의 대일 “공동투쟁” 시 주석 발언에 신경
“방일 앞선 방중 초청, 한일관계 쐐기 박으려는 것”
환구시보 “가장 중요한 건 대규모 경제사절단 참여”
국빈관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허리펑 부총리 참석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한중 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2026.1.5. 연합
일본은 5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중국주석이 대일 정책에서 한국과의 ‘공동투쟁’을 요청했다는 데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일본언론들은 이번 중국의 이재명 대통령 국빈 초청이 확정된 것은 지난해 12월 하순이었다며, 중국이 1월 중순으로 일정을 조정하고 있던 이 대통령의 일본방문 전에 이를 성사시켰다면서, 이는 “한일관계에 쐐기를 박고 싶어하는 저의를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경제신문(닛케이)는 시 주석이 “80여년 전, 중한 양국은 민족의 큰 희생을 치르면서 일본 군국주의와 싸워 이겼다”고 지적하면서 “지금이야말로 서로 손을 잡고 제2차 세계대전 승리의 성과를 지키고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중국 중앙텔레비전(CCTV) 보도를 인용해 5일 전했다.
닛케이 이 대통령 중국에 “동조”, 요미우리 “중립” 보도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도 “한국과 중국은 일찍이 함께 일본 군국주의 침략에 맞서 싸웠다”면서 “중국이 한국 독립운동 관련 사적지를 보호하고 있는 데에 감사한다”고 “동조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회담 모두에서 “국권을 빼앗긴 시기에 회복을 위해 서로 손을 잡고 함께 싸운 관계”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대만유사' 관련 발언 이후 "중일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한국에 대해 역사문제에서 대일 공동투쟁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아사히는 중국 외교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해 말 왕이 중국공산당 정치국원 겸 외교부장이 한국의 조현 외교장관과의 전화협의에서 “일본의 정치세력 일부가 역사를 역행해 침략과 식민지배의 죄를 덮으려 하고 있다”며 “한국이 올바른 입장을 취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대만문제에서도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해 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왕이 외교부장의 그런 발언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총리의 ‘대만유사’ 관련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중국방문 전에 서울에서 한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쪽 편을 드는 것은 대립을 격화시키는 요인이 된다”면서 신중하게 대처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요미우리신문도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유사 관련 국회 답변 이후 일본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이 대통령은 중일 대립과 관련해 “중립 입장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5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을 전하는 일본경제신문 1월 5일 기사.
국빈방중 초청은 “한일관계에 쐐기 박으려는 노림수”
닛케이에 따르면, 시 주석 또 대만문제를 염두에 두고 “상호 핵심적 이익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했고, 이 대통령도 “중국의 핵심적 이익과 중대한 관심을 존중하며, ‘하나의 중국’(에 대한 기존입장)을 견지한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를 두고 중국 쪽이 항일운동 역사문제를 한중 양국 제휴에 활용하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중국이 이 대통령의 일본방문에 앞서 중국방문을 성사시킨 것은 “한일관계에 쐐기를 박고 싶어하는 노림수도 내비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언론들은 중국 매체들이 한국의 항일운동 상징이자 상하이 망명정권인 ‘대한민국 임시정부’ 간부였던 김구 탄생 150주년 등을 거론하고 있고, 이 대통령이 7일 상하이 방문 때 임시정부 사적을 방문하는 등 기념행사에도 참석한다는 사실을 전하고 있다는 점에도 관심을 보였다.
닛케이는 2016년 미군의 한국 사드(THAAD, 고고도 탄도미사일 요격체제) 배치를 계기로 한중관계가 얼어붙었으며, 그 뒤 윤석열 정권이 일본 미국과의 협력을 중시하고 중국과의 관계개선에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 대통령은 “균형을 지키면서 각국과 양호한 관계를 구축하는 ‘실용외교’를 내세우고” 일본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도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썼다.
5일 베이징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 소식을 전하는 일본 아사히신문 1월 5일 기사
댜오위다오 국빈관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허리펑 부총리 참석
이 신문은 이 대통령은 한중관계 회복도 강조했다면서 정상회담 모두에 “이번 회담은 2026년을 한중관계의 전면적인 회복 원년으로 삼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맞춰 한중관계 발전의 새로운 국면을 열어 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경제분야에서도 한중 두 나라는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중국 국영 신화통신 보도를 인용해 “5일 오전에 베이징 댜오위타이(조어대) 국빈관에서 중한 비즈니스 포럼이 열렸으며, 시 주석 측근으로 경제정책을 담당하는 허리펑 부총리가 참석했다”고 전했다. 허 부총리는 그 자리에서 “한국기업을 포함해서 각국 기업들이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환영하며, 발전 기회를 공유해 가자”면서 한국기업의 중국 투자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 포럼에는 이 대통령 외에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LG 등 한국 4대 재벌 회장들을 비롯해 기업경영자 등 200명이 동행했으며, 한중 참석자는 모두 400명에 이르렀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환구시보 “가장 중요한 건 대규모 경제사절단 참여”
한편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6일 ‘떨어질 수 없는 중요한 이웃들’이 실용적인 협력의 새로운 출발점을 마련했다‘는 제하의 사설에서 이번 이 대통령 방중을 언론들은 새해 ’실용외교‘의 중요한 시작으로 평가하고 있다면서 “한중관계의 완전한 복원과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이 대통령의 이번 방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대규모 경제 사절단의 참여”라면서 “한국의 수소 기술 스타트업들이 광둥-홍콩-마카오 대만구에 진출하고, 한중 협력 녹색 기술이 세계로 진출하는 것은 실질적인 ’교류‘의 생생한 사례”라고 했다. 또 “한국 경제계가 이번 중국 방문에 보여준 높은 관심은 한중 관계를 건전한 방향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양쪽 모두의 합리성과 실용주의에 기반한 필연적인 선택임을 보여준다”고도 했다.
환구시보는 “현재 세계는 급변하는 시기를 겪고 있으며, 일부 역내 국가들의 역사적 잔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국제 정세는 더욱 혼란스러워지고 있다”면서 일본 다카이치 정권을 간접적으로 비판한 뒤 “이는 역내 평화와 발전에 새로운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한승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