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리 삭스 "유엔 헌장 포기 여부 결정해야"


중국 "주권, 안보, 정당한 권익 짓밟아"
러시아 "미국 두려워 침략 정당화 말라"
브라질 멕시코 쿠바 콜롬비아 규탄 대열

아르헨 파나마 라트비아, 트럼프지지
미국 "마약 테러 수배자들 체포 작전"

베네수엘라 "불법적 무력 공격 당해"

 

"오늘 문제가 되는 이슈는 베네수엘라의 성격이 아니다. 문제는 어떤 유엔 회원국이 무력, 강압 또는 경제적 옥죄기를 통해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미래를 결정하거나 베네수엘라의 내정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는지다."

 

제프리 삭스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의장이자 컬럼비아대 지속가능발전센터 소장은 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미국의 베네수엘라 불법 침공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 현황 보고자 자격으로 나와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안보리는 어떤 국가의 영토 완전성이나 정치적 독립에 맞서 무력의 위협이나 사용을 금지하는 유엔 헌장 제2조 제4항을 수호할지 아니면 포기할지를 결정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5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사무엘 몬카다 유엔 주재 베네수엘라 대사가 발언하는 동안 사람들이 경청하고 있다. 2026. 01. 05 [AP=연합]

 

이날 회의는 침략 피해 당사국인 베네수엘라가 소집 요청 서한을 콜롬비아가 안보리에 전달함으로써 개최됐다. 이러한 삭스의 '정상적'주장에도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일부는 불법 침공과 주권국가 정상 부부를 납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국제법과 유엔 헌장 위반을 비판하지 않고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독재’에 초점을 맞춰 충격을 안겼다.

 

유엔 공보국 발표에 따르면, 미국은 일단 자국의 불법 침공을 합리화했다. 마이클 왈츠 주유엔 대사는 발언을 통해 "미국은 "마약 테러리스트 니콜라스 마두로와 실리아 플로레스"로 기소된 두 명의 수배자를 체포하고자 "정밀한 법 집행 작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베네수엘라나 그 국민에 대한 전쟁은 없다"면서 이번 작전을 1989년 마누엘 노리에가 체포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마두로를 수배자이자 "악질 외국 테러 조직"의 리더로 묘사하며, "불법 마약을 무기"로 사용하는 마약 밀매 네트워크와의 연계 의혹을 제기했다. 또한 광범위한 인권 문제를 언급하며 초법적 살인, 고문, 자의적 임의 구금 의혹을 주장했다.

 

3일(현지시간)베네수엘라의 체포된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가 미국 마약단속국(DEA) 국장 테리 콜과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두로는 미국 연방 항공기에서 구금된 채 내려 뉴욕주 뉴버그에 위치한 스튜어트 공군 방위군 기지로 이송됐다. 2026.1.3. 로이터 연합
 

파나마의 엘로이 알파로 데 알바 대사는 이중적 스탠스를 취했다. 그는 한편으론 다자주의, 주권 및 유엔 헌장에 대한 자국의 약속을 재확인했으나, 다른 한편으론 베네수엘라의 위기가 지속적인 민주주의 침식에서 기인했다면서 "불법적이고 권위주의적인 정권"에 대한 인정을 거부했다. 그는 베네수엘라 정치범들의 즉각적 석방을 요구한 뒤, 2024년 베네수엘라 선거에서 표현된 의사를 반영하는 평화롭고 민주적인 전환을 촉구했다.

 

올해 최초로 이사국인 된 동유럽의 라트비아는 한술 더 떴다. 사니타 파블루타-데슬란데스 대사는 마두로 정권이 "대규모 탄압, 부패, 마약 밀매를 포함한 조직범죄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지역과 세계의 안보에 중대한 위협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마두로 정권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 지지해 유엔 헌장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국제법을 약화시켰다는 논리를 폈다. 그러면서 "라트비아는 베네수엘라의 평화롭고 민주적이며 정의로운 전환을 지원하기 위해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도 이중적 스탠스를 보였다. 제임스 카리우키 대사대리는 "마두로의 행동이 극심한 수준의 빈곤, 폭력적 탄압, 기초 서비스의 실패를 초래했으며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이주 위기를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두로의 권력 장악은 사기였다"면서 베네수엘라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는 합법적 정부로의 안전하고 평화로운 전환을 희망했다. 그러면서 국제법과 헌장에 명시된 원칙들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했다.

 

마이클 왈츠 유엔주재 미국 대사가 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사태와 관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 01. 05 [AP=연합]

 

극우 정권이 잡고 있는 아르헨티나는 '역시나'였다. 프란시스코 파비안 트로페피 대사는 트럼프 불법 침공을 "결단력 있는 조치"라고 환영한 뒤 "수백만 명의 베네수엘라인을 빈곤으로 몰아넣고 약 800만 명을 탈출하게 만든 탄압을 종식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불법 침공 규탄은 콜롬비아가 선도했다. 레오노르 잘라바타 토레스 대사는 "유엔 헌장은 자위권과 같은 예외적 상황에서만 무력 사용을 허용할 뿐 다른 국가의 정치적 통제권을 장악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성토했다.

 

러시아가 뒤를 이었다. 바실리 네벤자 대사는 미국이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베네수엘라를 무력 침공했다고 규탄한 뒤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과 그 배우자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안보리 이사국들을 향해 이중잣대를 버리고 "미국이라는 세계 경찰"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토록 지독한 침략 행위"를 정당화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그는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천연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추구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행동이 "신식민주의와 제국주의에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경고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가 변호인 배리 폴락, 마크 도넬리와 함께 미국 연방 법정에 출석해 있다. 이들은 마약 테러, 공모, 마약 밀매, 돈 세탁 등을 포함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이 장면은 2026년 1월 5일 미국 뉴욕시 맨해튼의 대니얼 패트릭 모이니한 연방 법원에서 작성된 법정 스케치에 담겼다. 2026. 01. 05 [로이터=연합]

 

중국의 겅솽 차석 대사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이고 불법적이며 위협적 행위"에 "깊은 충격을 받았으며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다자주의보다 힘을, 외교보다 군사 행동을 우위에 두며 "베네수엘라의 주권, 안보, 정당한 권익을 함부로 짓밟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남미와 그 너머의 평화에 대한 중대한 위협을 경고한 뒤 미국이 국제사회의 "압도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대화로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중남미의 브라질, 멕시코, 쿠바, 칠레도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브라질의 세르지오 프란사 다네지 대사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무력 개입을 단호히 거부하며, 이를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대한 노골적인 위반"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남미는 평화 지대"라면서 베네수엘라 영토에 대한 폭격과 대통령 체포는 "용납할 수 없는 선을 넘은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제 규범이 이익이나 이념에 근거한 어떠한 예외도 허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멕시코 대표는 "미국의 행동은 유엔 헌장 위반이자 다자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용납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안보리가 "단호하게, 이중잣대 없이 행동해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인권을 완전히 존중하는 가운데 "주권적인 국민이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 압송에 분노해 반미시위를 벌이는 수도 카라카스 시민들.  일본경제신문 1월 4일

 

쿠바 대표는 미국의 "패권적이고 범죄적 계획"이 지역 안정에 심각하고 예측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이 일방적 강압 조치, "경제적 질식", 심지어 해상 테러까지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하며, 이러한 행위들이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무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마두로 부부 납치가 "베네수엘라의 영토와 천연자원에 대한 통제권"을 차지하려는 탐욕에 의해 추진되었다면서 "제국주의적이고 파시스트적인 침략"이라고 비난했다.

 

피해 당사국인 베네수엘라의 사무엘 몬카다 대사는 자국의 주권뿐만 아니라 "국제법의 신뢰성"과 유엔의 권위가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수엘라가 지난 3일 미국에 의해 어떠한 법적 정당성도 없고 유엔 헌장, 제네바 협약 및 주권 평등의 원칙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불법적인 무력 공격"을 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 원수의 납치"와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묵인하는 것은 "법이 선택 사항"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번 침략이 베네수엘라의 천연자원과 지정학적 위치에 의해 추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이유 기자 >

미국 눈에 중남미는 '주권국' 보다 '관리 대상'

● WORLD 2026. 1. 5. 15:16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미 이권에 도전한 베네수엘라 '실패 국가'로 낙인

강대국 판단이 정의가 되면, 약소국은 불안과 체념뿐

 

3일(현지시간)베네수엘라의 체포된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가 미국 마약단속국(DEA) 국장 테리 콜과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마두로는 미국 연방 항공기에서 구금된 채 내려 뉴욕주 뉴버그에 위치한 스튜어트 공군 방위군 기지로 이송됐다. 2026.1.3. 로이터 연합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과 개입 논의는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오랜 제국의 기억, 자원의 유혹, 그리고 ‘자유’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권력의 문법이 켜켜이 쌓여 형성된 결과다. 이 글은 찬반의 감정적 대결을 넘어서, 그 내면을 구성하는 구조와 논리를 차분히 해부하고자 한다. 무엇이 미국을 베네수엘라로 향하게 만드는가. 그 과정에서 어떤 언어가 동원되고, 무엇이 가려지는가. 그리고 우리는 이 사태를 어떤 눈으로 바라봐야 하는가.

 

1. 제국은 왜 남쪽을 내려다보는가: 미국 외교의 구조적 습관

 

미국의 대(對)중남미 정책에는 일관된 습관이 있다. 그것은 이 지역을 ‘주권적 타자’라기보다 ‘관리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시선이다. 먼로 독트린에서 시작된 이 인식은 냉전 시기를 거치며 반공의 이름으로 강화되었고, 탈냉전 이후에는 ‘민주주의 수출’과 ‘안보 안정화’라는 언어로 재포장되었다. 표현은 바뀌었지만 구조는 유지되었다.

 

베네수엘라는 이 구조적 시선의 한복판에 놓여 있다. 자국의 정치적 선택이 미국의 이해와 어긋날 때, 그것은 곧 ‘불안정’, ‘위협’, ‘실패국가’라는 낙인으로 번역된다. 이때 중요한 것은 실제 현실의 복잡성이 아니라, 워싱턴의 정책 프레임에 얼마나 부합하는가이다. 제국은 타자의 삶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기보다, 자신이 다루기 쉬운 이야기로 단순화한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 이후 파손된 건물. 이 공습 과정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가 베네수엘라 카티아 라 마르에서 체포됐다. 2026.1.4. 로이터 연합
 

군사적 개입 논의 역시 이러한 단순화의 산물이다. 외교적 실패, 제재의 부작용, 국제 질서의 균열은 스스로의 책임으로 성찰되기보다, ‘개입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결론으로 미끄러진다. 그 결과, 무력은 언제나 마지막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호출되는 선택지가 된다. 이것이 제국 외교의 구조적 습관이다.

 

2. 석유, 제재, 그리고 권력의 경제학: 이해관계의 맨얼굴

 

베네수엘라를 둘러싼 문제를 도덕의 언어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불충분하다. 그 밑바닥에는 냉정한 경제학이 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수준의 석유 매장량을 보유한 나라다. 에너지 전환이 진행 중이라 해도, 석유는 여전히 국제정치의 핵심 변수다. 특히 에너지 안보가 다시 전략적 이슈로 부상한 국면에서, 베네수엘라는 결코 주변부가 아니다.

 

여기에 제재라는 도구가 결합된다. 제재는 명목상 정권을 겨냥하지만, 실제로는 민중의 삶을 직접 타격한다. 경제가 붕괴되고 생활이 피폐해질수록, 그 책임은 외부의 압박보다 내부의 무능으로 전가된다. 이때 제재는 단순한 압박 수단이 아니라, 체제 변화의 촉매로 기대된다. 문제는 이 기대가 현실에서 얼마나 잔혹한 결과를 낳는가이다.

 

군사적 개입 논의는 종종 제재의 ‘다음 단계’로 등장한다. 제재로 충분한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을 때, 힘의 직접적 사용이 검토된다. 이는 도덕적 분노의 결과가 아니라, 계산된 선택의 연장선이다. 석유, 금융, 지정학적 영향력—이 모든 것이 얽힌 권력의 경제학 앞에서, ‘인권’은 진정성 있는 목표이기보다 설득을 위한 언어로 소환되기 쉽다.

 

3. ‘자유’와 ‘인권’이라는 이름의 수사학: 누가 말하고 누가 침묵하는가

 

미국의 군사적 개입 담론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자유와 인권이다. 이 단어들은 강력하다. 반대하기 어렵고, 질문하기조차 부담스럽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단어들이 사용되는 방식이다. 자유는 보편적 가치이지만, 그것을 정의하고 집행하는 권한이 특정 국가에 독점될 때, 자유는 무기가 된다.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과 그의 부인 실리아 플로레스가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시 웨스트사이드 헬리포트에 도착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마약 테러 혐의로 뉴욕의 미국 연방 법원에 기소돼 출두할 예정이다. 2026. 1. 3 AFP 연합
 

베네수엘라의 현실은 복잡하다. 정치적 갈등, 경제적 실패, 사회적 분열이 뒤엉켜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복잡성은 군사적 해결의 논리 안에서 삭제된다. 대신 ‘독재 대 민주’, ‘선 대 악’의 이분법이 자리를 차지한다. 이분법은 판단을 쉽게 만들지만, 책임을 흐린다. 폭격 이후의 삶, 붕괴된 사회의 재건, 민중의 상처는 담론의 중심에서 밀려난다.

 

또한 질문해야 할 침묵이 있다. 왜 어떤 인권 침해에는 즉각적인 분노가 쏟아지고, 어떤 침해에는 전략적 침묵이 유지되는가. 왜 동맹국의 폭력은 ‘안보 상황’으로 설명되고, 비동맹국의 폭력은 ‘개입의 명분’이 되는가. 이 선택적 도덕성은 인권 담론의 신뢰를 갉아먹는다. 인권이 진정 보편이라면, 적용 역시 보편이어야 한다.

 

4. 침공 이후의 세계를 묻다: 평화는 폭력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가

 

군사적 개입을 논할 때 가장 자주 빠지는 질문이 있다. “그 다음은 무엇인가?” 침공은 시작일 뿐이며, 끝이 아니다. 역사적으로 보았을 때, 외부의 무력 개입이 안정과 민주주의를 가져온 사례는 드물다. 오히려 권력 공백, 내전, 장기적 불안정이 뒤따른 경우가 더 많다. 베네수엘라도 예외일 것이라는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개입이 국제 질서에 남기는 상흔이다. 힘이 규범을 대체하는 순간, 국제법과 주권의 개념은 공허해진다. 강대국의 판단이 곧 정의가 된다면, 약소국에게 남는 것은 불안과 체념뿐이다. 이는 특정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가 어떤 규칙 위에 서 있을 것인가의 문제다.

 

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은 단순하다. 평화는 폭력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가. 정의는 미사일의 궤적 위에 세워질 수 있는가. 베네수엘라의 미래는 베네수엘라 사람들의 선택과 회복 속에서 만들어져야 한다. 외부의 역할이 있다면, 그것은 압박과 위협이 아니라, 제재의 재검토, 대화의 중재, 인도적 지원의 확대여야 한다.

 

미국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적 개입 논의는 한 나라의 정책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어떤 세계를 용인할 것인가에 대한 시험지다. 제국의 언어를 그대로 받아들일 것인가, 아니면 그 언어의 이면을 묻고 다른 길을 상상할 것인가. 깊이 들여다볼수록 분명해지는 것은 하나다. 침공은 해답이 아니다. 그것은 질문을 더 깊은 비극으로 밀어 넣을 뿐이다.  < 박철 기자 >

NYT “현대적 제국주의의 첫째 희생양”
WP “의심의 여지 없는 전술적 성공작전”
WP 사설엔 “백악관 선전부인가” 비판도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공개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체포 사진.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것을 놓고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가 상반된 사설을 냈다. NYT는 “트럼프의 공격은 불법이고 현명하지 못하다”라고 비판했지만 WP는 “의심의 여지 없는 전술적 성공”이라며 “좋은 일(good news)”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WP 독자들은 “백악관이 쓴 선전 문구인 줄 알았다”는 비판적 반응을 보였다.

 

NYT “아무리 최악이어도, 축출하려 들면 사태 악화”

 

NYT는 3일(현지시간) 사설에서 부정선거, 독재 등의 행태를 보여온 “마두로에 동정심을 느끼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도 “지난 세기 미국이 외교에서 얻은 가장 중요한 교훈은, 아무리 최악의(deplorable) 정권이라도 축출하려 들면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이라크 등 미국의 개입이 사실상 실패했던 사례를 나열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타당한 이유 없이 미국을 국제적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 미국 헌법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드시 했어야 할 일을 명시하고 있다. ‘의회에 상정하라’, 의회 승인 없이는 그의 행동은 미국 법률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공습 전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 3일자 NYT 사설.
 

NYT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의 승인을 구하지 않은 이유를 의회 내 일부 공화당원들조차 그가 이 나라를 이끌고 있는 방향에 대해 깊은 의구심을 품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트럼프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국제법도 위반했다. 마약 밀수선이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소형 선박을 폭파시켰고 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만으로 사람들을 살해했다. 1949년 제네바 협약과 이후 체결된 모든 주요 인권 조약은 이러한 사법 절차 없는 살해를 금지한다. 미국 법률 역시 마찬가지”라고 했다.

 

베네수엘라 공습의 대외적 명분은 ‘마약 소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몇 달간 카리브해에 항공모함 등을 배치하며 마약 운반선으로 보이는 소형 선박들을 공격해왔다. 하지만 NYT는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마약 문제를 주도하는 펜타닐의 주요 생산국이 아니다. 생산하는 코카인도 대부분 유럽으로 유입된다”라고 지적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선박을 공격하는 동안 거대한 마약조직을 운영했던 후안 오를란도 전 온두라스 대통령을 사면했다”라고 비판했다.

 

베네수엘라 공습의 실제 의도는 남아메리카 지역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NYT는 “베네수엘라는 이 현대적 제국주의의 첫 번째 희생양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국제적 정당성이나 합법적 권한, 국내적 지지 없이 일방적으로 (공습을) 추진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러시아 그리고 옆나라를 지배하고자 하는 권위주의자들에게 침략의 명분을 제공하고 있다”라고 했다.

 

WP “미국 국익에 있어 중대한 승리”

 

WP는 3일 <베네수엘라의 정의>(Justice in Venezuela)라는 제목의 사설을 냈다. WP는 “전 세계, 특히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독재자 마두로의 몰락을 축하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체포하기로 한 결정은 수년간 대통령들이 취한 가장 대담한 조치 중 하나였으며, 작전 자체는 의심의 여지없는 전술적 성공”이라고 했다.

 

WP는 “이번 사건은 미국의 군사력, 정보력, 사이버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분명히 상기시켜주었다. 150대 이상의 항공기가 육군 델타 부대의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을 지원했다”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는 미국으로 송환돼 무기 및 마약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될 예정이다. 일부 미군 병사가 부상당했지만 미국인 사망자는 없었다”라고 했다.

▲ 지난 3일자 WP 사설.
 

WP는 “이는 미국의 국익에 있어 중대한 승리”라며 “수백만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누가 자신들의 억압자를 지지했는지, 누가 억압자의 축출을 이끌어냈는지 분명히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마두로의 축출은 전 세계의 졸렬한(tin-pot) 독재자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트럼프는 약속을 지킨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제재 완화를 약속했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이에 부정선거로 응답했다”라고 했다.

 

이번 공습의 불법 여부는 간략하게만 언급됐다. WP는 “트럼프 행정부는 정보 유출 우려로 입법부 관계자들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으며 공습을 ‘법 집행 조치’로 설명했다. 군대가 광범위가 (베네수엘라에) 개입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는 억지스러운 주장이다. 민주주의의 건전성을 위해 이 결정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했다.

 

독자들은 이번 WP 사설이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독자는 “이 글은 WP 편집위원회가 쓴 것인가, 아니면 백악관 선전부(White House Ministry of Propaganda)가 쓴 것인가?”라는 댓글을 달았고 4일 기준 홈페이지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그 다음으로 추천을 많이 받은 댓글은 “이 트럼프 옹호 사설엔 국제법이나 미국 헌법에 대한 언급이 단 한 마디도 없다. 한때 대통령을 권력 남용으로 끌어내렸던 신문이 새 기록을 세웠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 박재령 기자 >

 

공습 2주 전 베네수엘라 이민자 방송 취소한 CBS

 ‘테러범수용센터’ 수감된 베네수엘라 이민자 관련 방송 취소

“편집상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 내부 반발

 
 
▲ 온라인상에 유출된 CBS 시사프로그램 '60'분 삭제본.
 

새롭게 임명된 미국 CBS 편집국장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추방된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보도를 방송 직전 취소시켰다. 반론을 충분히 담지 않았다는 이유였는데 내부에선 신임 편집국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CBS는 지난달 21일 트럼프 행정부에 의해 엘살바도르 ‘테러범수용센터’(CECOT)로 추방된 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보도를 CBS의 간판 프로그램 ‘60분’ 방송 3시간 전 취소시켰다. 뉴욕타임스(NYT)는 “매우 이례적인 막판 변경이었다”라고 했다. CBS는 공식 성명을 통해 해당 보도가 추후 방송될 예정이며 추가 취재가 필요해 연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해당 보도를 기획한 특파원 샤린 알폰시 기자는 사내에 공개한 성명에서 “저희 보도는 다섯 차례 시사(방송이 나가기 전 구성원들과 영상을 보며 검토하는 과정)를 거쳐 CBS 변호사들과 편집기준위원회 승인을 받았다”며 “사실관계는 정확하다. 모든 엄격한 내부 검증을 통과한 후 지금 방송을 취소하는 건 편집상 결정이 아니라 정치적 결정”이라고 반발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샤린 알폰시가 취재한 방송분은 지난달 12일 사내에 처음 공개됐다. 그 후 일주일 동안 열린 네 차례 추가 시사에 바리 와이스 편집국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지난달 18일 밤 와이스 국장은 처음 의견을 냈고 지난달 19일 방송을 홍보할 수 있도록 최종 승인을 내렸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자정 무렵, 와이스 국장이 다시 구체적인 추가 취재를 지시하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설계한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에게 반론을 구하라는 것이었다.

 

CBS 제작진은 취재 과정에서 행정부에 반론을 구했지만 공식 논평을 거부당했다. 형식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에서 특정인을 콕 집어 방송 직전 추가 인터뷰를 지시하는 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아첨’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NYT는 “신문 기자에게는 전화 한 통이면 되는 간단한 작업이겠지만 카메라와 조명팀이 필요한 방송 뉴스에서는 사실상 실행하기 어려운 일이었다”라고 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지난달 24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CBS 제작진들이 “‘괴물들’(베네수엘라 출신 이민자들)에 동정심을 느끼게 만들려고 한다”며 “(방송 취소 결정에 반발한) 반란에 가담한 ‘60분’ 제작자 전원을 해고하라. (CBS는) 집안 청소를 해야 한다”라고 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출신의 와이스 편집국장은 방송 경력이 없다. CBS 편집국장 임명 전에는 온라인 매체 ‘프리 프레스’를 운영했다. CBS의 모회사 파라마운트는 와이스 국장이 운영하던 ‘프리 프레스’를 인수한 뒤 지난해 10월 와이스 국장을 CBS의 신임 편집국장으로 임명했다.

▲ 온라인상에 유출된 CBS 시사프로그램 '60'분 삭제본.
 

와이스 국장은 급하게 방송을 취소시켰지만 원본이 인터넷에 유출돼 각종 소셜미디어에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와이스 국장이 방송을 취소시키기 전 이미 한 캐나다 방송국(글로벌TV)에 CBS가 방송을 송출했고 캐나다 방송국이 영상을 스트리밍 앱에 그대로 게시했다가 삭제해 온라인에 사본이 빠르게 확산됐다. 파라마운트는 유튜브 등 플랫폼들에 영상 삭제 요청서를 보낸 상태다.

 

파라마운트는 지난해 영화사 스카이댄스 인수·합병을 놓고 연방통신위원회(FCC) 승인이 필요해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본다는 비판을 줄곧 받았다. 파라마운트는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1600만 달러의 합의금을 지불하기로 하며 CBS ‘60분’에 제기된 손해배상 소송도 마무리했다. CBS ‘60분’이 지난 대선 때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후보에 우호적으로 방송을 편집했다며 제기한 소송이었는데 전문가들은 CBS의 승소가 확실시된다고 평가했는데도 합의가 이뤄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브렌던 카 FCC 위원장에 의해 파라마운트와 스카이댄스의 합병이 승인됐다.

 

파라마운트는 영화사 워너브라더스의 인수를 놓고도 넷플릭스와 경쟁하고 있어 트럼프 행정부의 지지가 필요하다. NYT는 “파라마운트의 소유주 데이비드 엘리슨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얻기 위해 노력해왔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60분’을 통해 CBS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내가 CBS의 새 소유주들과 친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께 알려드린다. 소위 ‘인수’ 이후 CBS의 ‘60분’은 그 어느 때보다도 나를 더 심하게 대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취소된 방송분에서 샤린 알폰시 기자는 테러범수용센터에 수감된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의 절반이 범죄 이력이 없었으며 정부 기록에 따르면 약 3%만이 폭력 또는 잠재적 폭력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인터뷰에 응한 베네수엘라 남성들은 센터에서 성폭행 등 고문을 당했으며 교도관이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라고 하며 구타를 가했다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별도 성명을 통해 “‘60분’이 불법 이민자에 의해 자녀가 살해된 ‘천사의 부모들’(Angel Parents)에 대해 더 많이 보도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베네수엘라 이민자 관련 방송이 취소된 지 약 2주가 지난 시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를 공습했다. 지난 3일 베네수엘라를 공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체포한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서 안전하고 적절한 정권이 이양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당분간이 이 나라를 통치하겠다”며 “베네수엘라 국민을 위한 평화, 자유, 정의를 원한다”라고 했다.  < 박재령 기자 >

 

루이지애나 지사를 그린란드 담당 특사 임명
“그린란드를 미국 일부로 만드는 역할, 영광”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 “용납 못한다” 분개
베네수엘라·쿠바 정권 붕괴 노린 연안 봉쇄도

 

그린란드 담당특사에 임명된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지사. 2025년 3월 24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청하는 가운데 루이지애나 주지사 제프 랜드리가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월 21일 랜드리를 그린란드 특사로 임명했고, 랜드리는 그린란드의 미국 편입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특사직을 수락했다.2025.12.21. EPA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 지사를 덴마크령 그린란드 담당 특사로 임명했다. 이는 덴마크 정부의 강력한 항의와 반대에도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적 차원으로한층 더 구체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랜드리 “그린란드를 미국 일부로 만드는 역할, 영광”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랜드리 지사가 “미국의 국가안전보장에 그린란드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이해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국익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고 썼다. 트럼프의 정치적 동지(political ally)인 랜드리 지사는 X(예전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그린란드를 미국의 일부로 만들기 위해 이 볼런티어(자원봉사)직을 맡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받았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정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분개

 

이에 대해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덴마크 외교장관은 22일 덴마크의 TV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그린란드 특사 임명과 랜드리 지사의 발언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으로, “매우 분개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라스무센 장관은 이날 덴마크 코펜하겐 주재 미국 대사를 불러 설명을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린란드 자치정부의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총리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우리의 장래는 우리가 결정한다”고 강조하면서 “그린란드는 그린란드인들의 것이며, 영토의 완전성(영토 보전)은 존중돼야 한다”며 미국의 움직임을 견제했다.

 

트럼프 정권을 비롯한 미국 역대 정권들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침공계획을 비난하고 경계하면서 영토에 관한 ‘현상 변경’에 반대해 왔다.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과 특사 임명은 그런 미국의 공식 입장과 미국이 주장해 온 ‘규칙에 입각한 국제질서’ 존중 원칙에도 어긋난다.

 

트럼프는는 2019년 1기 정권 때 처음으로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2024년 11월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뒤 다시 이 문제를 끄집어내 그린란드가 미국과 세계의 안보와 전략적 이익에 매우 중요하므로 미국이 그린란드를 소유,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나아가 필요하다면 이를 위해 경제적 압박을 가하거나 군사력까지 동원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

 

캐나다 북쪽 섬들과 아이슬란드 사이에 있는 세계최대의 섬 그린란드(216만 ㎢)는 동토대에 위치한 불모의 섬으로 간주돼 왔으나, 최근 지구 온난화가 가속되고 북극해를 지나는 ‘북극항로’ 이용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국제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 등도 눈독을 들이는 그린란드의 안보 군사적 중요성도 부각되면서, 트럼프 정권의 자국 영토 편입 시도도 구체화되고 있다.

 

12월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드나드는 모든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봉쇄"를 발표한 지 며칠 후, 파나마 국적의 유조선 센추리스호가 미국 해안경비대에 의해 나포된 가운데, 미군 헬리콥터가 카리브해 바베이도스 동쪽 해상에서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2025.12.20.로이터 연합
 

트럼프, 베네수엘라ㆍ쿠바 ‘반미’정권 축출 위해 연안 봉쇄

 

한편 미국은 최근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실은 유조선들을 나포하는 등 베네수엘라 연안 해역을 미군 함정들로 봉쇄하고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퇴진을 노골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석유산업 붕괴를 노린 트럼프 정권의 베네수엘라 해역 봉쇄와 군사적 압박이 마두로 대통령 축출을 위한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트럼프는 22일 마두로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영리한 선택(smart)”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석유사업 봉쇄로 베네수엘라로부터 석유를 수입해 온 쿠바 경제도 큰 어려움에 빠졌다. 쿠바 수입석유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베네수엘라산 석유의 차단은, 트럼프 정권이 베네수엘라의 마두로 정권뿐만 아니라 쿠바 사회주의 정권 붕괴까지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유대인 정착촌 불법 건설도 묵인

 

트럼프 정권은 이스라엘이 21일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지치구인 ‘유대와 사마리아’ 땅에 19개의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새로 승인하는 등 최근 2년간 69곳에 건설됐거나 건설 예정인 불법적인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묵인하고 있다.

이 또한 미국이 대외적으로 공식 표방하는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 존중과 ‘현상 변경 반대’ 원칙에 반하는 것이다.                                           < 한승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