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유동성과 부동산 곡선

 

미국 30%-서울 31%…부동산 치솟아

집값 그래프 06~07년 정점 때와 비슷

작년말부터 상승세 꺾이는 흐름 보여

“감당 못할 가격은 폭락” 경고 맞을까?

 

지난달 12일 미국 플로리다 시민 활동가들과 세입자들이 과도한 주거비용 상승 문제와 관련해 시의원에게 항의하고 있다(왼쪽).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 부동산 중개업체의 매물 게시판. 사진 AP 연합뉴스,

 

미국의 주거용 부동산 가격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가 케이스-실러지수(S&P CoreLogic Case-Shiller Home Price)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에스앤피)가 매달 마지막주 화요일에 두달 전 수치를 발표한다. 뉴욕·시카고·보스턴·로스앤젤레스 등 미국 20개 대도시의 개별지수와, 20대 대도시지수, 10대 대도시지수, 전국지수를 산출한다.

 

지난달 25일 에스앤피는 작년 11월 지표를 발표했다. 미국의 집값 상승세는 무섭게 이어지고 있다. 애리조나주의 피닉스는 1년 전에 견줘 32.2%나 올랐다. 플로리다주의 탬파가 29.0% 오른 것을 비롯해 연간 상승률이 20%를 넘는 도시가 20개 대도시 가운데 10곳이나 된다. 상승률이 10%를 밑돈 곳은 하나도 없었다. 전국지수로 연간 상승률은 18.8%에 이르렀다. 2020년 초부터 1년 11개월간의 상승률은 30%다.

 

코로나와 제로금리, 그리고 집값

 

미국 집값은 2007~2008년 미국발 세계 금융위기 때 급락하면서 2012년 2월까지 하락세를 보인 바 있다. 그 뒤 반등을 시작해 서서히 상승했다. 상승세가 매우 가팔라진 것은 코로나 대유행을 맞아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리면서부터다. 미국 연준은 연 1.75%이던 기준금리 상단을 2020년 3월 0.25%까지 낮췄다. 이를 전후해 집값 상승률이 달라졌다. 케이스-실러지수로 본 전국 집값은 2012년 2월부터 2020년 2월까지 8년(96개월)간 월평균 0.46% 상승했는데, 연준이 코로나 위기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낮춘 때부터 1년9개월(21개월)간 월평균 상승률은 그 3배에 가까운 1.24%로 뛰었다. ‘코로나 유동성’의 힘을 그래프의 가팔라진 기울기가 잘 보여준다.

 

미국만이 아니다. 세계 주요국의 집값 상승세도 무섭게 이어졌다. 영국의 부동산 정보업체 ‘나이트 프랭크’는 파트너사들의 도움을 받아 세계 50여개 국가 및 지역의 주택가격 변동 데이터를 분기별로 공개하고 있다. 나이트 프랭크의 글로벌 하우스 프라이스 인덱스 보고서를 보면 팬데믹 이후 2020년 3분기부터 집값 상승이 시작되고, 4분기부터는 상승 속도가 급하게 올랐다. 세계 주요 7개국(G7)에 스위스, 스웨덴, 벨기에, 네덜란드, 한국 등 5개국을 포함한 12개국의 집값 움직임을 보면, 2019년 9월 말까지 1년간은 2.8%에 그쳤지만, 2020년 9월 말까지 1년간은 5.2% 뛰고, 2021년 9월 말까지 1년간은 13.0%나 뛰었다.

 

물론 국가별 차이는 있다. 이탈리아의 경우 2021년 9월 말까지의 1년간 0.4% 상승에 그쳤다. 2021년 9월 말까지 1년간의 상승률이 두드러지는 나라는 우리나라(26.4%), 스웨덴(20.3%), 미국(18.7%), 네덜란드(18.4%), 캐나다(17.3%) 등이다. 일본(8.9%)이나 프랑스(7.5%)는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세계 주요 도시의 집값을 집계하는 프라임 글로벌 시티 인덱스에서 보면, 코로나 유동성이 집값을 끌어올렸음을 더욱 분명하게 볼 수 있다. 2021년 3분기 말 발표한 세계 46개 주요 도시 집값 상승률(연율)을 보면 2019년 1분기부터 2020년 3분기까지는 1년간 상승률이 2%를 밑돌았다. 그러던 것이 2020년 4분기부터 슬슬 오르기 시작해, 2021년 2분기 말엔 8.3%, 3분기 말엔 9.5%로 뛰었다.

 

코로나 팬데믹은 아직 진행 중이고, 세계 각국이 경기 후퇴에 대응해 내린 기준금리도 그대로다. 다만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뜻을 내비친 상태다. 케이스-실러지수로 보면, 미국 집값은 아직 상승세가 이어지고는 있지만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 에스앤피는 전국지수 기준 연간수익률이 8월 19.8%에서 9월 19.5%, 10월 19.1%로, 그리고 11월엔 18.8%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밝혔다. 20개 대도시 지수는 4개월 연속 하락했다.

 

미국에선 집값 거품이 엄청나게 커졌다가 터진 적이 있다. 1990년 이후 미국 집값의 장기 추이를 보면 1996년 말까지는 매우 완만하게 상승하다가 1997년 4% 상승한 것을 시작으로 2002년과 2003년에는 9%대, 2004년과 2005년에는 13% 급등했다. 그 뒤 1년가량 옆걸음질하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가 터지며 하락세는 가팔라졌다. 에스앤피 집계를 보면 2006년 7월 고점에서 2012년 2월까지 하락폭은 27.4%다. 10개 대도시 기준으로는 35.3% 떨어진 뒤 반등했다.

 

꺾이기 시작한 집값 그래프

 

2012년 2월 저점에서 시작한 이번 미국 집값 상승은 2021년 11월까지 상승폭이 106.1%에 이른다. 2006년 정점 때에 비해서도 46.1%나 올랐다. 상승률의 흐름을 보면, 2020년 1년간 10.4% 올랐고, 2021년엔 11월까지만 17.8% 올랐다. 마치 축포를 쏘아올리는 듯한 모양새다.

 

미국 연준보다 앞서 한국은행은 2021년 8월부터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세차례 올렸다. 그러나 케이비(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를 보면 2020년 13.0%, 2021년 16.4%나 올랐다. 상승폭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로버트 실러는 2000년에 쓴 <비이성적 과열>에서 미국의 집값 거품이 이미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실러는 과거 수백년의 역사를 돌아보고는 집값이 소비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은 뒤에는 반드시 폭락이 뒤따른다고 설명했다. 딘 베이커 미국 경제정책연구센터 소장은 2002년 8월에, 폴 크루그먼은 2005년 8월에 파국을 경고했다. 이성적인 전문가들의 경고는 때론 너무 빠르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최근 집값 그래프의 가파른 기울기는 2006~2007년 집값이 정점에 이르던 때와 매우 비슷해져 있다. 지금은 과연 어떤 국면일까?   정남구 논설위원

 IMF 올해 ‘특별인출권’ 바스켓 검토 · 조정 예정..추진을

“한국 경제 위상 높고, IMF 목적, 수출규모 조건에 부합”

 

5만원권 지폐.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을 구성하는 통화는 달러, 유로, 엔, 파운드, 위안 등 5개다. 국가 간 무역·자본 거래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돼 넓은 의미의 기축통화로 일컬어진다. 위안화가 여기에 포함된 것은 2015년 11월이었다. 국제통화기금 집행이사회는 대개 5년마다 특별인출권 바스켓 통화 구성 및 통화별 편입 비중을 검토해 조정한다. 애초 2021년 예정이던 집행이사회가 코로나19 사태로 2022년 중반으로 미뤄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 관련 분석자료를 통해 ‘원화가 바스켓에 포함될 수 있는 5가지 근거’를 들어 올해 국제통화기금 집행이사회 때 정부가 나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전경련은 한국이 글로벌 경제대국이며 무역 선진국이라는 위상을 첫번째 근거로 들었다.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1조6천억달러, 교역액 9803억달러로 각각 세계 10위와 9위에 이르고, 국가신용등급(올해 1월 S&P)은 ‘AA’로 유럽연합(EU)·영국과 같고 일본·중국(A+)보다 높다.

 

세계 처음으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2009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 가입)으로 도약한 한국의 발전은 국제통화기금의 설립 목적과도 부합한다고 전경련은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빈곤 감소, 국제무역 활성화를 설립 목적으로 삼고 있다. 셋째는 국제통화기금이 제시한 특별인출권 편입 요건 중 수출 조건(세계 5위)을 충족한다는 점이다. 한국의 수출액은 최근 5년간(2016~2020년) 평균 5438억달러로, 통화발행 주체별 기준으로 유로존,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5위였다.

 

전경련은 여기에 더해 원화의 국제거래 비중(한국 수출입 원화결제)이 1992년 0.1%에서 2020년 4.9%로 늘었고, 한국 정부가 원화의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전경련은 원화가 특별인출권 바스켓에 편입될 경우 장·단기 경제 효과는 112조8천억원으로 실질 국내총생산(2021년)의 5.3%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뇨리지 효과 87조8천억원, 환율불안정성 38.5% 감소에 따른 수출 증대 15조6천억원, 국공채금리 0.63%포인트 하락으로 경감되는 이자 부담 9조4천억원 등이다. 여기서 ‘시뇨리지 효과’는 국가가 화폐발행으로 얻는 이득으로 화폐의 액면가치와 제조비용의 차액을 말한다. 기축통화가 될 경우 해외에서 이뤄지는 유통을 위해 추가 발행하는 데 따른 이익을 뜻한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국제통화기금이 제시한 특별인출권 통화바스켓 편입 조건과 한국의 경제적 위상을 고려했을 때 원화의 자격은 충분하다”며 “정부가 원화의 특별인출권 포함 (추진)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지난 2015년 위안화가 바스켓에 포함될 당시 다음번 편입 통화 1순위로 원화를 꼽은 바 있다. 2순위 싱가포르 달러, 3순위는 캐나다 달러였다.

 

현재 특별인출권 바스켓의 통화별 편입 비중은 달러 41.73%, 유로 30.93%, 위안 10.92%, 엔 8.33%, 파운드 8.09%이다. 특별인출권은 기축통화에 대한 교환권이며, 국제통화기금 회원국들의 대외준비 자산으로 활용된다. 새로운 바스켓 구성은 올해 중반 재검토돼 8월1일 발효될 예정이다. 김영배 기자

 원인은 지구온난화…1990년대 이후 급속 변화

"북극곰 버금가는 흉조"…등반위험?

 주변 16억명 눈사태 · 물부족 우려

 

무려 2천년에 걸려 생성된 에베레스트 정상 근처의 빙하가 최근 25년 사이에 없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CNN에 따르면 미국 메인대 연구진을 포함한 과학자들과 등반대원들은 2019년 에베레스트 등반 루트의 하나인 '사우스콜' 일대를 탐험한 뒤 이 같은 결과를 네이처 포트폴리오 저널(NPJ) '기후와 대기과학'에 게재했다.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가 지목됐다.

 

관측 결과 빙원(氷原)의 일부였던 빙하가 거의 눈처럼 변했다.

 

이런 변화는 1950년대 초 시작됐을 수도 있지만 1990년대 들어 가속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2019년 탐험 당시 10m 길이의 빙상코아(오래 묻혀있던 빙하의 얼음 조각)를 파내 분석했다.

 

온도와 풍향, 습도를 측정하는 자동기후관측기(AWS)를 두 곳에 설치해빙하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지를 알아내려 했다.

 

탐험대를 이끌었던 폴 마예프스키 메인대 기후변화연구소 소장은 "그 대답은 분명한 '예스'였고 밝혔다.

 

마예프스키 소장은 특히 1990년대 이후에는 두 말이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 티벳 쪽에서 바라본 에베레스트(2020.04.30.) [신화 연합뉴스]

 

연구진은 인류가 조장한 기후변화가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는 지상 최고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눈 덮인 지표 때문에 유지되는 중요한 균형이 깨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예프스키 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인간이 에베레스트 일대를 점유한 이래 경험했던 상황과 크게 달라지고 있다"면서 "그 변화의 속도도 매우 빠르다"고 강조했다.

 

빙하가 사라지면 더는 햇볕을 반사할 수 없어 얼음이 녹는 속도는 더 빨라진다.

 

모의실험 결과 태양광에 심하게 노출되면 약간의 습도 저하나 강풍 등 스무 가지가 넘는 요인들로 인해 해빙이나 증발이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에베레스트에 있는 빙하가 빠르게 유실되면 눈사태가 잦아지고 그 주변 16억 인구의 식수나 관개, 수력발전 등 용수가 고갈되는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당장은 에베레스트 등반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마예프스키 소장은 "북극곰이 지구온난화의 상징이 됐지만, 에베레스트 꼭대기에서 일어나는 일도 또 하나의 경고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2019년 에베레스트 탐험 당시 지상 최고 높이(해발고도 8천20m)에서 빙상코아를 굴삭했고, 의복이나 텐트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미세플라스틱을 가장 높은 곳(8천440m)에서 발견했으며, 소위 '데스 존'(죽음의 지대·8천430m)에 자동기후관측기를 설치했다는 세 가지 기록을 세워 기네스북에 올렸다.

 

사람이 산소를 제대로 호흡할 수 없는 해발 8천m 이상 고지대를 가리키는 '데스 존'에 자동기후관측기가 설치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아마존. AP 연합뉴스

 

글로벌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닷컴(이하 아마존)이 1년 새 순이익이 두배 불어난 깜짝 실적을 내놨다. 아마존이 투자한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나스닥에 상장하며 생긴 ‘일회성 이익’이 컸다. 다만 클라우드 서비스 등 자체 신사업에서도 의미 있는 실적을 냈다. ‘마마’(MAMAA·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로 불리는 글로벌 빅테크들 중 메타(옛 페이스북)를 제외한 모든 회사들이 호실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3일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순이익이 143억2300만달러(약 17조원)로 전년 동기(72억2200만달러) 대비 98.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374억1200만달러(약 165조원)로 같은 기간 9.4% 늘었다. 매출만 놓고 보면 시장조사 회사 리피니티브의 예상치(1376억달러) 등에 못 미쳤다. 하지만 주식 1주당 순이익은 28.21달러로 예상치(3.63달러)를 7배 이상 웃돌았다.

 

큰 폭의 순이익 증가는 스타트업 지분 투자 덕분이었다. 아마존은 지난 2019년부터 리비안에 13억달러(1조5600억원)를 투자해 이 회사 지분 22.4%를 갖고 있다. 지난해 11월 리비안이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최대주주인 아마존도 120억달러(14조4000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 금액이 지난해 4분기 순이익으로 잡혔다.

 

신사업들도 성장했다. 지난 분기 클라우드 서비스(AWS) 매출은 1년 새 39.5% 뛴 177억8000만달러(약 21조원)였다. 광고 매출은 97억1600만달러(약 12조원)로 같은 기간 32.2% 늘었다. 아마존이 실적 발표 때 광고 부문을 ‘기타 매출’에 포함하지 않고 별도 항목으로 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경제 매체 <시엔비시>(CNBC)는 “현재 아마존은 미국 광고 시장에서 구글, 페이스북에 이은 세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여러 악재 속에서도 빅테크들이 호실적을 이어간 데 주목한다. 금리인상 기조와 물가 상승 등 거시경제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은 잇따라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코로나19 유행 2년째에 재택근무 등 비대면 생활패턴이 보편화 되면서 온라인 광고와 소프트웨어 시장 등의 규모가 커진 결과다. 마마(MAMAA) 기업들 중 주당 순이익이 1년 전보다 꺾인 곳은 메타 뿐이었다.

 

한편 이날 실적발표 뒤 나스닥 시장의 아마존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했다. 이날 아마존의 정규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7.8% 내린 2776.91달러였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는 14.3% 오른 3173달러에 장을 마쳤다. 천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