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때 인류 역사상 쏜꼽히는 대규모 분화…현재는 안정기

북풍 불 때 터지는 '최악 경우' 초고농도 미세먼지·수십조원 피해

 

 백두산 천지.

 

최근 온라인에 남태평양 통가 화산이 분화할 때 피어난 화산분출물 구름 위성사진을 각국 지도 위에 합성한 사진이 올라왔다.

 

이 사진을 보면 통가 화산 분출물 구름은 한반도 3분의 2를 뒤덮을 수 있다.

 

최근 통가 화산 분화로 한반도 내 활화산 백두산에도 관심이 쏠렸다.

 

31일 기상청에 따르면 900년대부터 현재까지 백두산은 31번 분화했다.

 

위성이 포착한 남태평양 해저화산 폭발 장면=15일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 바다에서 해저 화산이 폭발하는 모습으로, 미국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의 위성이 촬영한 사진이다. 이날 남태평양 해저 화산이 폭발하면서 통가 전역과 일본 남서부 해안, 미국 서부 해안 일대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우주에서도 폭발 장면이 관측됐다.

 

◇ 인류 역사상 손꼽히는 화산…과거 화산폭발지수 '7'

 

백두산이 가장 크게 분화했을 때는 고려 때인 946~947년이다.

 

당시 분화는 규모가 워낙 커서 '천년 분화'(Millennium Eruption)로 불리며 학자마다 계산이 다르지만 화산분출물량이 약 100~170㎦이고 화산재가 동해를 건너 일본 쿠릴열도까지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화산폭발지수(VEI)를 따지면 7에 해당하는 분화로 분석된다.

 

화산폭발지수는 0부터 8까지로 나뉘며 한 등급 사이 폭발 규모는 10배 차이다.

 

기원후 화산폭발지수가 8인 분화는 없었고 7은 946~947년 백두산 분화를 비롯해 1812년 탐보라 화산 분화와 1257년 사말라스 화산 분화 등 세 차례였다.

 

최근 중국과 러시아 학자가 속한 국제연구팀이 지난달 국제학술지 '화산학'(Bulletin of Volcanology)에 946~947년 백두산 분화 분출물량을 40.19~97.90㎦로 낮춰 추산하고 화산폭발지수도 7이 아닌 6으로 추정한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을 두고 중국 등의 이해관계가 반영됐다는 지적이 학계에서 나온다.

 

실제 국내 백두산 화산 권위자로 기상청 화산특화연구센터장인 윤성효 부산대 교수는 최근 이탈리아 지구물리·화산학 연구소와 공동연구에서 946~947년 백두산 분화 화산폭발지수가 7이라는 결론을 도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산폭발지수가 7이든 6이든 946~947년 백두산 분화가 인류 역사상 손꼽히는 큰 규모인 점은 변함없다.

 

 백두산 화산분화 현황. [기상청 홈페이지 갈무리]

 

◇ 2002~2005년 모든 학자가 '분화 가능' 평가…현재는 안정기

 

백두산은 마지막 분화가 1925년으로 100년도 안 된 활화산이라는 점에서 '시한폭탄'을 바라보듯 바라볼 수밖에 없다. 분화 시 최악의 경우 수십조원 규모 피해를 안길 수 있다는 점은 걱정을 키운다.

 

백두산이 분화할 가능성은 얼마큼일까.

 

가장 최근 위기는 2002년부터 2005년 말까지였다.

 

중국 관측 결과 당시 화산성 지진이 달마다 72회 발생해 안정기(월 7회)의 10배에 달했다. 지진 규모도 1 정도였던 것이 3~4로 높아졌다. 모든 화산학자가 백두산 분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하던 시기였다는 것이 윤성효 교수 설명이다.

 

윤 교수는 "2006년부터 화산성 지진이 줄었다"라면서 "현재는 백두산 지하 마그마방에서 마그마가 움직이는 데 따른 통상적 수준의 지진만 발생한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북한의 핵실험이 백두산을 자극해 분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한다. 하지만 핵실험장 위치(함경북도 풍계리) 등을 고려했을 때 백두산을 자극하려면 핵실험으로 규모 7 이상 지진이 발생해야 하나 그런 적 없었다. 2017년 6차 핵실험 때 발생한 지진은 규모 5.6이었다.

 

현재 전문가들은 당장 혹은 가까운 미래에 백두산이 분화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본다.

 

◇ 최악의 경우 11조원대 피해…'초고농도 미세먼지' 몰려와

 

다만 남북 공동연구 추진 등 대비는 충분히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백두산이 분화했을 때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우리나라에 특히 우려되는 피해는 화산재다.

 

기상청은 2011년 '선제적 화산대응 종합대책'에서 백두산이 분화해 화산재가 고도 25㎞까지 치솟으면 편서풍을 타고 일본을 넘어 태평양까지 날아갈 것으로 봤다.

 

또 한반도로 북풍계열 바람이 불어올 때 백두산이 분화하면 화산재가 우리나라로 넘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윤성효 교수는 2015년 '화산재해에 따른 사회·경제적 영향 예측 기술 개발' 보고서에서 백두산이 화산폭발지수 5~7 수준으로 분화하고 산 쪽에 북동풍이 유입돼 화산재가 남서쪽으로 이동하는 등 '최악의 경우'에 직·간접피해 규모가 11조1천895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농림수산업이 가장 큰 피해를 받고 항공운송에도 지장이 생겨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고 각종 제조공단도 조업 중단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다.

 

'초고농도 미세먼지'도 우려된다.

 

재작년 대한원격탐사학회지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2012년 5월 16일' 백두산이 분화했다고 가정한 시뮬레이션에서 분화 31시간 후 초미세먼지(PM2.5)가 서울에 도달하고 38시간 후 농도가 2만4천547㎍/㎡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악의 경우 백두산이 분화했을 때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기준선(76㎍/㎡)의 320배가 넘는 먼지가 몰려온다는 의미다. 백두산 분화로 발생한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서 물러나는 건 분화 50시간 후로 나타났다.

 

정기웅 한국외대 국제지역연구센터 교수는 작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북한환경리뷰' 기고문에서 "(백두산 분화 시) 최악의 상황을 상정하기 위해서라도 예측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방법이 없다"라면서 "백두산 분화 관련 남북협력이 전혀 없다"라고 경고했다.

 

윤성효 교수는 "남북 공동연구가 성사되면 어떤 연구를 할지는 연구자들 사이 이미 준비가 돼 있다"라면서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서) 백두산 분화 가능성을 분석하고 피해를 최소화할 방안을 연구하는 것이 간절한 희망"이라고 말했다.

 

백두산.

연준 1월 FOMC 결과…팬데믹초 정책결정문 ‘위기지원’ 문구삭제

예상넘는 물가상승에 ‘곤혹’ 처지…경기 · 고용 자신감 빠른 금리인상 시사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코로나19 경기 부양책을 종료할 때가 됐다고 공식 선언했다. 정책결정문에는 ‘경제 위기 지원’이라는 문구 대신 ‘강해진 경제와 고용’이라는 표현이 추가됐다. 연준이 오는 3월부터 본격적인 ‘돈줄 조이기’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연준은 지금 상황에서는 금융시장보다 ‘물가 안정’이 우선이라는 단호함도 드러냈다. 빨라질 연준의 긴축을 향한 행보에 ‘안전벨트’를 단단히 매라는 경고가 쏟아진다.

 

강해진 경기, 고용 자신감

 

연준은 25~26일(현지시각)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 정책금리(0.00~0.25%)를 동결하면서도 정책결정문에서 ‘연준은 현 위기를 맞아 미국 경제를 지원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정책수단을 사용할 것이며, 이를 통해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라는 문구를 삭제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3월 정책결정문부터 들어간 문구가 이번에 처음 사라졌다. 그 대신 연준은 ‘경제 활동 및 고용 지표가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는 표현으로 이전 문구를 대체했다. 또 “조만간 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하다”란 문구도 추가됐다. 금리 인상 계획을 명확히 한 셈이다.

 

뒤 이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선 좀더 강한 발언이 쏟아졌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을 위협하지 않으면서 금리를 인상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 “3월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동 시장이 위축될 정도의 금리 수준에 이르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뜻이다. 또한 그는 금융위기 이후 첫 금리 인상에 나섰던 2015년 당시와 같이 점진적으로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냐란 질문에 대해선 “현 경제 상황은 (당시와는) 매우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이를 두고 미 월가에선 오는 3월에 금리가 한꺼번에 50bp(1bp=0.01%포인트) 인상되거나 연내 인상 횟수가 최대 7번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금융시장보다 실물경제”

 

연준은 금융시장보다 ‘실물경제’가 우선이라는 시각도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커진 시장 변동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연준의 궁극적인 관심은 실물 경제, 완전 고용, 물가 안정이다”며 “오늘의 금융시장 상황이 아닌 연준 목표에 맞지 않는 지속적이고 중요한 금융 시장의 변화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시장 불안이 확대되면 통화 정책 메시지로 조절하던 과거와는 달리 단호한 모습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날 낸 보고서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은 금융 시장보다 실물 경제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라며 “연준이 주가 급락 현상에도 당분간 자산 가격보다 물가 안정에 정책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의 이런 태도는 지난해부터 일시적 현상이라고 진단했던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강하고 오래 지속하면서 곤란한 입장에 처한 상황도 관련 있어 보인다. 또 연준은 이번 통화정책 정상화 행보가 금융 시장에 충격을 주겠지만, 전체 금융 시스템을 위협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을 내렸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연준은 지난해 연말부터 시장에 강력한 긴축 신호를 보냈는데, 올해 1월 초 기준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 준비은행이 작성한 금융스트레스 지수는 아직 장기평균(0) 아래에 있다.

 

연준의 속내를 좇는 시장 분석가들은 올해 4차례 이상 금리 인상을 투자자들이 준비해야 한다고 전망을 내놓기 시작했다. 투자은행 제이피모건은 “정책결정문 첫 문구 삭제는 더는 비상 상황의 통화정책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중 연준의 4회 이상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전슬기 기자

작년 매출 74조7천억 역대 최대…프리미엄 가전 등 많이 팔려

원자재값 등 원가 상승탓 영업이익 3조8천억 1년새 1.1%↓

 

 서울 여의도 엘지(LG)트윈타워. 연합뉴스

 

엘지(LG)전자 지난해 매출이 74조원을 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그동안 세계 최대 가전업체 자리를 지켜온 미국 월풀을 제치고 세계 가전업계 1위로 올라섰다.

 

엘지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74조7216억원의 매출을 올려 3조863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27일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28.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1% 감소했다. 엘지전자 연 매출이 70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엘지전자는 “프리미엄 가전과 올레드 티브이(TV) 판매 호조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며 “매출의 약 60%(44조3283억원)가 생활가전(H&A)과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생활가전과 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는 영업이익 방어에도 크게 기여했다. 각각 2조2223억원과 1조99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에선 생활가전 매출이 6조5248억원에 달했으나 영업이익은 1571억원에 그쳤다. 매출 기준으로는 역대 4분기 중 최대지만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8% 감소했다. 엘지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증가 등 원가 인상 요인이 컸다”고 설명했다.

 

이날 월풀은 지난해 219억85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월풀은 세계 가전시장 1위 자리를 놓고 엘지전자와 경쟁해온 미국 전자업체이다. 월풀의 지난해 매출을 평균 원-달러 환율(1144.6원)을 적용해 한화로 계산하면 25조1640억원이다. 엘지전자의 지난해 생활가전 매출 27조1097억원보다 2조원가량 적다.

 

엘지전자 전장(VS)사업과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도 각각 7조1938억원과 6조9625억원으로 전년보다 23.97%, 15.78% 늘었다. 하지만 전장사업은 9329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완성차 생산이 차질을 빚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합의한 볼트 전기차 배터리 리콜 비용 분담금(총 1조4천억원·이 중 엘지전자 분담금은 미정)을 선 반영한 결과이다. 엘지전자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볼트 전기차 리콜 관련 충당금은 지난해 2·3분기 실적에 반영됐고 4분기 재무제표에는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선담은 기자

워싱턴디시 검찰 등 4곳서 제기

과태료 부과 · 데이터 회수 요구

구글 “이용자에 통제권 있어” 반박

전문가들 “다른 기술 동원땐 가능”

 

구글 로고.

 

구글이 앱 이용자 위치 무단 추적 혐의로 미국 지방정부 4곳의 검찰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이용자가 앱의 위치정보 기록 기능을 꺼놓은 상태에서도 구글이 다른 기술적 방법을 동원해 계속 이용자 위치를 추적했다는 것이다. 이용자 위치 정보는 사생활을 드러내는 민감한 개인정보라는 점에서 소송 결과가 주목된다.

 

24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 내용을 종합하면, 이날 미국 워싱턴디시(DC)와 워싱턴·텍사스·인디애나주 검찰총장은 이용자들의 위치를 동의 없이 수집한 혐의로 구글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칼 라신 워싱턴디시 검찰총장은 소장에서 “구글이 지난 2014∼2019년 스마트폰과 웹브라우저의 ‘위치정보 이력’(Location History) 설정을 통해 위치 수집 기능을 꺼놓은 이용자들의 위치를 추적했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위치 정보 기록 설정을 해제하면 이용자들이 어느 장소에 갔는지 저장하지 않겠다’고 안내했지만, 실제로는 위치 정보를 수집·저장해왔다는 것이다. 지방정부 검찰은 구글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불법 수집한 위치 정보 데이터에 대한 회수 조처를 내릴 것을 각 지방법원에 요구했다.

 

지방정부 검찰은 구글이 이용자 위치 추적을 위해 검색엔진·지도·유튜브 등 자사 앱 뿐 아니라 와이파이 접속 정보 등까지 활용했다고 주장한다. 라신 총장은 소장에서 “이용자 기기가 구글 앱의 위치정보 접근을 거부하도록 설정됐더라도, 구글은 이용자 위치를 특정할 방법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스마트폰 앱의 이용자 동의 없는 위치 추적이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 단말기의 지피에스(GPS·위성항법장치) 기능을 끄더라도 블루투스·와이파이 접속 정보 등으로 위치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권헌영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지피에스 외에도 이들(블루투스·와이파이 접속 등) 정보를 동시에 활용하면 이용자가 건물 내 몇 층에 있는지 등 구체적인 위치 정보까지 알아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이어 “운영사가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위치정보를 수집하는 경우 스마트폰 전원 자체를 끄는 것 이외에는 이를 차단하기 어렵다”며 “법률적 제재와 이용자들의 지속적인 문제제기 등으로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고발에 대해 구글은 “틀린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호세 카스타녜다 구글 대변인은 “우리는 항상 자사 제품에 프라이버시 기능을 탑재했으며, (이용자들에게) 위치 정보에 대한 철저한 통제권을 제공해왔다”고 주장했다. 천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