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연 1.00% 금리 0.25%p 올려

기준금리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가

 

 이주열 한은 총재. 

 

기준금리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25%까지 올라갔다.

 

한국은행은 14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열어 현행 연 1.00%인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한은은 코로나19 경기 충격을 보완하기 위해 2020년 5월 역대 최저인 0.50%까지 금리를 내렸는데, 지난해 8월부터 이를 정상화하기 시작했다. 한은이 이날까지 0.25%포인트씩 세 차례 올리면서 기준금리는 연 1.25%가 됐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10월(1.25%) 수준으로 복귀한 것이다.

 

한은은 경기, 물가, 금융 불균형, 주요국 통화정책 전환 등을 고려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한은은 한국 경제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발생에도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한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우리 경제는 연간 3%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은의 안정목표인 2.0%를 웃돌면서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은 입장에서는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통해 물가가 더 치솟을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또 한은은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채 및 자산시장 과열을 진정시켜야 한다고 본다. 여기에 한은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금리 인상과 양적긴축 속도가 빨라지는 것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 한국 금리보다 미국 금리가 높아지면 수익을 좇아 국내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으며, 이 과정에서 환율 급등 등 금융시장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은 향후 기준금리를 추가로 더 올릴 가능성이 크다. 다만, 이전보다 인상 속도는 느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코로나19 이전 수준까지 기준금리를 정상화시키는 과제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도 오는 3월31일 끝난다. 차기 대통령 선거와 맞물리면서 후임 총재 임명이 지연될 가능성도 존재한다.

 

시장에서는 추가 인상이 이어지면서 최종 기준금리가 1.50~2.00%에 도달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올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총 8번 열리며, 다음 금통위는 2월24일이다. 전슬기 기자

상원 은행위 인준 청문회 출석 “높은 인플레, 심각한 위협”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AP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은 11일 물가 상승이 높게 지속되면 기준 금리를 더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위원회가 연 인준 청문회에 출석해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오래 지속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금리를 더 많이 인상해야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미국 경제에 최대 위협으로 꼽으면서, 코로나19 팬데믹에 대처하기 위해 사용한 재정 확대를 축소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높은 인플레이션은 최대 고용 달성에 심각한 위협”이라며 “경제와 강력한 노동시장을 지원하고 더 높은 인플레이션이 고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단들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정말로 우리가 팬데믹 비상 상황에서 더 정상적인 수준으로 움직이기 시작할 때”라며 “현재 우리가 있는 곳에서 정상으로 가기까지는 먼 길”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시장 유동성을 줄이기 위해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에 속도를 내 기존에 예고했던 6월보다 앞당겨 3월에 끝내겠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 연준은 지난 5일 공개한 ‘2021년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오는 3월 테이퍼링 종료 뒤 곧바로 현재 0.00~0.25% 수준인 금리를 인상하기 시작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인 2018년 2월 취임한 파월 의장은 지난해 11월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4년 임기 의장으로 재지명받아 이날 청문회에 출석했다. 미 언론은 대체로 파월 의장이 민주당과 공화당의 초당적 고른 지지를 받고 있고 이날 청문회도 우호적 분위에서 진행됐다며 연임에 성공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OECD “지난해 11월 회원국 물가상승률 5.8%…25년 만에 최고”

1996년 5월 이후 최고치…미국은 11월 6.8%까지 치솟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 평균 상승률이 5.8%로 집계됐다. 1996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오이시디는 11일 미국의 지난해 11월 물가상승률이 6.8%로 치솟는 등의 내용을 담은 회원국 물가상승률을 공개했다. 회원국 평균 물가상승률 5.8%는 25년여 만에 최고치로, 직전 달인 2021년 10월 5.2%보다 높고 전년 같은 달 1.2%를 크게 웃돈다. 특히 미국은 6.8% 올라 1982년 6월 이후 가장 높았다. 한국도 3.7% 상승해 2011년 12월(4.2%) 이후 최고치를 보인 바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이 27.7% 급등해 전달(24.3%)보다 3%포인트 넘게 올랐다. 이는 1980년 6월 이후 최고치다. 식품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4.6%에 이어 11월 5.5%로 더 올랐다. 오이시디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상승률은 3.8%로, 주요 선진국에서 더 크게 올랐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애니멀피플]

선체 붙어 홍합·게 등 유입돼 고유생태계 교란 가능성기후변화도 천연 방벽 약화

 

영국 남극조사단의 연구선 어니스트 섀클턴 호가 남극에 정박해 있다. 선체 표면에는 수많은 생물이 부착해 이동한다. 로이드 페크 제공.

 

남극해는 아직 단 하나의 외래종도 발붙이지 못한 마지막 손때 묻지 않은 자연이다. 그러나 선체에 외래생물을 부착한 선박이 세계 거의 모든 곳에서 남극해에 드나들어 외래종 유입이 우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극지조사단과 케임브리지대 연구자들은 20142018년 사이 남위 60도 이하로 항해한 선박의 기항 통지와 위성관측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세계 항구의 15%에 해당하는 1581개 항구에서 선박이 남극해로 항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남극은 세계와 연결돼 있다는 뜻이라며 외래생물이 어디서든 남극 바다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11일 미 국립학술원 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 적었다.

 

남극을 항해한 선박의 기항지와 항로. 북유럽, 남미 남부, 동아시아가 가장 잦다. 알리 매카시 외 (2022) PNAS 제공.

 

남극해에 외래종이 침입하지 못한 것은 대륙붕을 통해 다른 대륙과 연결되지 않은 유일한 대륙인 데다 남극 대륙 주변을 빙빙 도는 차가운 해류가 자연 방벽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수천만년 동안 고립된 결과 남극해에는 다른 바다에서 볼 수 없는 고유한 생물이 다수 서식한다.

 

데이비드 알드리지 교수는 남극해의 고유종은 지난 15003000만년 동안 고립돼 있었기 때문에 침입종이 가장 큰 위협이라며 이들이 어장 붕괴 같은 경제적 타격을 입힐 수 있다고 이 대학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예컨대 선체에 붙어 옮겨온 홍합은 경쟁자가 없는 남극해 바닥을 뒤덮을 수 있고 게가 유입된다면 남극 생물이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포식자가 될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우려했다. 또 세계적으로 양식장의 사료나 건강식품의 기름 추출용으로 수요가 늘어난 크릴 어장이 망가질 수도 있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남극을 방문한 연구선에서 발견된 게. 유럽 해안에 서식하는 종으로 남극 환경에 적응하면 새로운 포식자로 군림할 수 있다. 알리 매카시 제공.

 

남극에서는 외래종 유입을 막기 위해 엄격한 검역을 한다. 선박 평형수 교체도 철저히 관리한다. 평형수는 화물을 싣기 전에 물을 버리면서 문제가 되지만 남극은 화물을 부리는 곳이어서 거의 문제가 안 된다. 연구자들은 장기간 항해 동안 선체에 들러붙는 홍합, 따개비, , 조류 등 부착생물이 남극에서 오래 정박하면서 떨어져 나갈 우려가 큰데 이에 대한 규제는 전혀 이뤄지지 않아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로 온대바다에서 떠나 열대를 거쳐 남극해로 도달하는 여정을 대부분의 부착생물은 적응하지 못하지만 일부는 견디기도 한다. 연구자들은 선박을 통해 남극으로 유입된 생물이 지금까지 10종이 기록돼 있다고 밝혔다.

 

아직 남극에 정착한 종은 없지만 기후변화가 급속하게 진행되면 찬 바닷물이 이루던 천연 방벽이 허물어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연구자들은 외래종 위험이 가장 큰 20곳이 모두 남극해에서도 가장 기온이 높고 기후변화도 빠르게 진척되는 곳이라고 밝혔다.

 

관광객이나 연구자를 태우고 북극의 여름을 보내고 곧바로 남극의 여름으로 향하는 선박이 적지 않다. 선체에 붙은 생물은 추위에 적응해 남극에서 쉽사리 침입종이 될 수 있다. 픽사베이 제공.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연구나 관광 목적으로 북극과 남극을 오가는 선박이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연구자들은 북극의 여름을 보내고 대서양을 횡단해 곧바로 남극으로 항해하는 배의 부착생물은 남극해에 올 때 이미 추위에 적응한 상태여서 살아남을 확률이 커진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가장 많은 배가 남극으로 출항한 지역은 북유럽과 남미 남부 그리고 동아시아로 나타났다. 남극까지 직항 항로를 갖춘 항구는 23개국 58곳에 이르렀다. 배는 주로 연구, 어업, 관광, 보급 목적이었다.

 

주저자인 알리 매카시 케임브리지대 연구원은 선체를 세척하는 등 남극의 생물 안전성을 위한 규제는 현재 몇몇 관문 항구에서만 이뤄지고 있다기후변화로 해양온도가 계속 오르고 있는 만큼 외래종이 남극해에 침입하지 못하도록 생물안전과 환경보호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홍섭 기자

2030년까지 미국 현대차·제네시스 판매량 절반 친환경차로

지난해 기아 포함 그룹 판매대수는 혼다 제치고 5위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 현대차 제공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일본 혼다를 제치고 현지 자동차 판매량 5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 쪽은 전기차 아이오닉5 본격 판매 등을 통해 2030년까지 미국 내 친환경차 판매 비중을 전체의 절반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북미권역본부장(사장)은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리조트월드호텔에서 가진 한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재 현대차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동차의 10% 정도가 친환경차”라며 “2030년까지 이 비중을 40∼50%까지 끌어올리기 위한 충분한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시장에서 9년 안에 현대차와 제네시스 브랜드의 전기차·수소차·하이브리드차 등의 판매 비중을 전체의 절반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무뇨스 사장은 “지난해 현대차의 순수 전기차 판매량이 1년 전보다 130% 이상 증가했다”면서 “미국에 전기차 아이오닉도 본격적으로 론칭(판매)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의 현대차 딜러가 아이오닉을 판매하려면 충전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기준을 정했다”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기 위해 일렉트리피 아메리카(독일 폴크스바겐 자회사인 전기차 충전 사업자)와 협업을 진행 중이며, 아이오닉5 구매 고객이 2년간 저렴하게 차량을 충전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 쪽이 제공한 ‘오토데이터’를 보면, 현대차그룹(현대차·제네시스·기아 포함)의 지난해 미국 시장 완성차 판매 대수는 149만대로 1년 전보다 약 22%(26만대) 늘어났다.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이다. 시장 점유율은 2020년 8%에서 지난해 11%로 올라갔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자동차 10대 중 1대가 범현대차였다는 의미다.

 

판매량 순위도 일본 도요타(233만대), 미국 제너럴모터스(220만대), 포드(189만대), 스텔란티스(178만대) 등에 이어 5위로 올라섰다. 특히 2020년 5위였던 일본 혼다를 제친 게 눈에 띈다. 일본 도요타는 미국 시장 부동의 1위였던 제너럴모터스를 앞지르며 사상 최초로 미국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그룹이 혼다를 넘어서며 미국 시장에서 도요타 다음으로 큰 아시아 브랜드로 성장했다”며 “앞으로도 계속해서 성장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난해까진 본사에서 공급망 관리와 생산 최적화를 잘 해줘 경쟁사 대비 물량 손실이 적었지만 차량용 반도체나 물류 쪽이 여전히 어렵다”면서 “현지에서 생산한 반도체 부품을 적용하는 등 안정적인 공급망을 갖추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하며 미국에서 전기차를 직접 생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박종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