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내란범 사면 금지토록 법 개정해야”

 

 
 
법원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한 19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재판부의 무기징역 선고에 대해 “미흡한 판결”, “논란을 증폭시키는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19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라의 근간을 뿌리째 뒤흔든 내란 수괴에게 조희대 사법부는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함으로써 사법정의를 흔들었다”며 “국민의 법 감정에 반하는 매우 미흡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에 대한 단죄가 국민들의 열망만큼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도 우리는 결코 사법 정의, 헌법과 민주주의 수호에 대한 정신을 놓을 수 없다”며 “민주당은 2차 종합특검을 통해 노상원 수첩의 진실을 밝히고 내란수괴 윤석열이 법정 최고형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을 내어 “내란수괴도 고령에 범죄전력이 없으면 감경하는 어처구니없는 판결이 대한민국 사법 역사에 남게 되었다”며 “특검의 조속한 항소와 2차 종합특검의 철저한 수사로 엄정한 법 앞에 차별은 없다는 진리가 바로세워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병언 조국혁신당 대변인도 국회 소통관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무기징역이라는 중형을 선고하면서도, 국민적 논란을 오히려 증폭시키는 판결 이유는 매우 부적절했다”며 “즉각 항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국민들에게는 복잡할 것 없던 이 재판이, 논란 끝에 443일이 넘어서야 선고됐다”며 “지귀연 재판장은 책임을 지고 사직해야 한다”고도 했다.

 

사면법을 개정해 내란·외환범에 대한 사면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유튜브를 통해 “국민 여러분의 오랜 인내 끝에 윤석열에 대한 단죄가 내려졌다”며 “이제 내란범에 대한 사면을 금지하거나 국회의 동의를 얻을 경우에만 가능하게 제한하는 사면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내란에 실패한 것이 감경 사유가 된 점은 아쉽다”며 “내란 실패 원인은 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해서가 아니라 국회와 국민이 저항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 최하얀  김채운 기자 >

 

우원식, 윤석열 무기징역에 “내란 실패는 국민 저항 때문…아쉬운 판결”

“이제라도 잘못 뉘우치고 국민께 사죄해야”

 

 
 
우원식 국회의장(왼쪽 두번째)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장실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
 

우원식 국회의장은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자 “어떤 권력도 헌법과 법률 틀 안에서만 행사될 수 있다는 원칙이 더욱 분명해졌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제라도 잘못 뉘우치고 국민께 진심으로 사죄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윤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결과가 나온 직후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라는 법적 판단이 거듭 확인됐다”며 이런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 민주공화국의 기본 질서를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주장으로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심화시키는 일은 멈춰야 한다”고도 했다.

 

우 의장은 다만 재판부가 ‘내란이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 등을 윤 전 대통령에게 유리한 양향 요소로 언급한 점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내란 실패한 원인은 준비가 제대로 되지 못해서가 아니라 국회와 국민이 힘을 합쳐 저항하고 막았기 때문”이라며 “그런 점에서 아쉬운 판결”이라고 말했다.    < 김채운 기자 > 

 

광장에 섰던 ‘응원봉’ 시민들 “윤석열 1심, 권력자 본보기 돼야”

 

 
 
19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죄 1심 선고 생중계 방송을 보고 있다. 김태형 기자 
 

2024년 12월3일 밤 느닷없는 계엄 선포 소식에 국회로 달려갔다.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는 대통령 관저 앞에서 은박 담요를 두른 채 눈보라를 견뎠고, 주말이면 응원봉을 들고 광장에 나가 노래 부르고 호소했다. 그날 밤 벌어진 사태가 ‘위법한 내란’임을 한순간도 의심하지 않았지만, 지지자들의 극단적인 주장과 사법부의 재판 태도에 내내 불안했다. 그런 444일을 지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무기징역’ 선고를 듣게 된 시민들은 19일  “그나마 안도했다”고 전했다. 재판부가 제시한 ‘참작’의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며 더 중한 처벌이 아쉽다는 목소리도 적잖았다.

 

대학생 문지연(24)씨는 윤 전 대통령의 1심 선고를 보며, 국회 앞으로 내달렸던 ‘내란의 밤’을 떠올렸다고 했다. 문씨는 “‘계엄은 말이 안 된다. 봐둬야 한다’는 당위적인 생각만으로 국회에 가서, 증거를 남기려 닥치는 대로 사진과 영상을 찍었다”고 했다. 문씨에게 윤 전 대통령 형량보다 중요한 건 ‘그 밤’에 대한 사법부의 규정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재판부는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문씨는 “결과에 집중하기보다는 ‘계엄은 내란이다’라고 확인한 대목에 더 집중하고 싶다. 내란을 부정하는 이들이 여전히 있는 가운데, 법적으로 수차례 내란임이 입증됐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법원은 앞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전안전부 장관 선고에서도 일관되게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판단했다.

 

지난해 1월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는 윤 전 대통령의 관저 앞을 지킨 ‘키세스단’ 문지현(27)씨도 내란을 인정한 재판부를 보며 “그 추운 날씨에 다 같이 밤을 새웠던 우리 행동이 당연한 결과에 힘을 보탰다는 생각에 그래도 다행”이라고 했다. 다만 판결의 교훈이 ‘윤석열’에 그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문씨는 “계엄을 내란으로 인정한 판결이 모든 권력자의 본보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선고 내용에 아쉬움을 전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12·3 내란 이후 매 주말 광장에 나가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는 자영업자 김현경(52)씨는 “이번 판결은 다시는 내란 친위 쿠데타에 계엄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못박는 것이었어야 하는데, 그에 합당한 처벌인가 의문이 있다”며 “허술하다거나 초범, 고령 같은 점이 (윤 전 대통령 양형 사유로) 참작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했다.

 

2024년 12월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비상계엄 철회를 외치고 있다. 백소아 기자 
 

1심 판결이 시민의 고통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갑갑함도 전해졌다. 내란 사태 이후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꾸준히 응원봉 집회에 나섰던 문가빈(20)씨는 “판사가 (선고 과정에서) 경찰, 군인의 고통을 강조하며 시민들이 겪어야 했던 공포와 고통을 축소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내란 사태에 연루된 공직자의 피해를 구체적으로 부각했지만, 당시 시민이 겪은 공포와 불안은 제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내란 사태 당일 국회에 간 최보근(23)씨는 “법원이 그날 국회에 간 사람들을 얼마나 생각했는지 모르겠다. 총알이 나에게 날아들지 말라는 법이 없었다”며 “인명피해가 없어서 다행인 것이지 (인명피해를 낼) 의지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주변에 모인 윤 전 대통령 지지자 2천여명은 무기징역 선고에 대한 과격한 ‘부정’을 이어갔다. “폭동이 진짜 일어나야 한다”고 소리 지르는가 하면, 방송 카메라나 가로수를 태극기와 성조기 깃대로 내려치기도 했다.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는 집회 무대에 올라 “정치적인 재판이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시민들은 판결 이후로도 남은 숙제를 잊지 않았다. 문지연씨는 “유죄판결도 수긍하지 않는 (윤 전 대통령)지지 세력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계속 고민”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심규원(25)씨는 “444일 동안 주요 과제였던 ‘내란 청산’ 1단계가 이제 조금 정리된 만큼, 이제 정말 사회대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정봉비  김수연  고나린  김효실  정인선 기자 >

 

시민단체, 윤석열 ‘무기징역’에 “지극히 당연한 귀결”

 

 

 
19일 오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죄 1심 선고 생중계 방송을 보고 있다. 김태형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시민사회는 “지극히 당연한 귀결”이라는 환영의 입장을 내놨다. 시민사회는 재판부가 내세운 피고인들의 감형 사유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권력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개헌과 내란 종식 특별법 등 제도적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가 19일 오후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뒤, 주요 시민단체들은 일제히 논평을 내어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법원의 ‘유죄’ 판결은 당연한 결과라고 입을 모았다.

 

참여연대는 “1심 선고는 주권자가 위임한 권력을 남용해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유린하고 대한민국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린 윤석열과 그 일당에 대한 역사적 단죄이며 동시에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시도는 반드시 책임을 묻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도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귀결”이라며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실체가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임을 명확히 했다”고 밝혔다.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촛불행동 집회 참가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지켜보고 있다. 최현수 기자 
 

다만 양형 수준과 이유에 대한 아쉬움도 뒤따랐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법정 최고형은 사형이고 앞서 특검 역시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대부분 계획이 실패로 돌아갔고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등을 들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구형 무기징역, 선고 징역 30년)을 포함해 이날 선고가 내려진 다른 피고인들 역시 검찰 구형보다 낮은 수준의 형량이 나왔다.

 

참여연대는 “재판부가 내란의 궁극적 목표가 윤석열 1인 독재 구축에 있음을 인정하지 않은 것 등은 큰 비판 지점”이라고 지적했고, 시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시민개헌넷)도 “내란 가담자들에게 내려진 관대한 양형과 석연찮은 일부 무죄판결 등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이번 판결은 권력자의 권한 남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는 현행 헌법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한다”고 꼬집었다.

 

시민사회는 제2, 제3의 내란을 막기 위해서 제도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고 짚었다. 시민개헌넷은 “(내란의) 근본적 배경에는 ‘제왕적 대통령’에게 권한을 집중한 87년 체제의 한계가 있다. 국회는 조속히 국민투표법을 개정하고 개헌특위를 구성해 개헌에 대한 논의에 앞장서라”고 촉구했다. 참여연대와 경실련도 각각 내란 종식 특별법 개정과 권력 구조 개편 등 제도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해영 기자 >

 

윤석열 지지자들 탄식, 욕설…성조기로 가로수 내려치기도

황교안 “윤석열 대통령” 부르짖어
전한길 “정치적 재판, 못 받아들여”

 

 

윤석여 전 대통령에 무기징역이 선고된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촛불행동 집회 참가자들이 선고를 지켜보고 있다. 최현수 기자 
 

“피고인 윤석열에게는 내란우두머리죄가 성립합니다.”

 

2024년 12월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범죄 혐의를 인정하는 1심 법원 판단이 전해지자 ‘윤석열 대통령 무죄 정치재판 중단하라’를 내건 지지 단체 집회에 모인 2천여명 사이에 욕설과 탄식이 터져나왔다. 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는 집회 무대 위에 올라 태극기 깃대로 방송 카메라를 내리치다가 끌려 내려가기도 했다. 같은 시각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엄벌을 촉구해 온 시민들은 환호의 크기를 점차 키웠다.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무기징역이 선고된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법원종합청사 주변에서는 선고 결과를 사이에 둔 환호와 비명이 교차했다. 이날 신자유연대와 부정선거방지대 등 윤 전 대통령 지지 단체들이 연 집회에는“공소기각하라”, “내란은 없었다” 등이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 성조기를 든 지지자 1천여명이 이른 오전부터 모여 들었다. 촛불행동이 연 집회에도 시민들이 몰려 도로 2개 차선과 거리를 가득 메웠다. 경찰은 충돌 사태에 대비해 전날부터 법원 주변을 차벽으로 둘러싸고, 기동대 16개부대(1천여명)를 투입했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특히 지지자들 사이 과격한 발언과 행동이 이어졌다. ‘부정선거론’ 등을 주장해 온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가 거리 복판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외치는 사이, 지지자들은 “폭동이 진짜 일어나야 한다”거나 “(지귀연 재판부가) 국민을 배신했다”고 소리 질렀다. 들고 나온 성조기로 가로수를 내리치거나, 눈물을 흘리며 비명을 지르는 이들 모습도 포착됐다.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는 “오늘 재판은 정치적인 재판이다.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엄벌을 촉구해 온 시민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형량이 무기징역에 그친 데 아쉬움을 내비쳤다. 김아무개(70)씨는 “정말 공소기각이 될까봐 걱정했는데 무기징역이 나와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고 뒤 무대에 올라 “군경이 헬기를 타고와서 실탄이 든 총기를 국민에 겨눴는데 어떻게 무기징역일 수 있느냐”며 “높은 자리에서 이런 짓을 한만큼 사형으로 확실히 단죄해야 했다”고 말했다.

                                                                              < 정봉비  정인선 기자 >

 

지귀연, "대통령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주장 

 

 
 
지귀연 재판장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대한 판결 이유를 설명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 생중계 화면 갈무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재판 1심 선고에서 법원은 비상계엄의 실체적 요건 미흡만을 이유로 내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윤 전 대통령이 물리력 행사를 자제시키려 했고 내란에 실패한 점을 감경 사유로 들었다. 윤 전 대통령의 12·3 내란이 장기 독재 계획의 산물이라는 점도 부정해, 향후 항소심에서 치열한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연합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19일 “원칙적으로 계엄의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에 따라 내란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계엄 선포가) 실체적 요건을 갖추었는지 여부에 대한 대통령의 판단은 존중되어야 하고 이를 섣불리 사법심사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은 자칫 필요한 경우 판단을 주저하게 만드는 저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가 실체적·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않았다는 이유로, 곧바로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이 되는 게 아니라는 견해다. 이는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 위반”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당시 상황이 국가비상사태가 아니었으며 국무회의 심의, 계엄 선포, 국회 통고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헌법과 법률 위반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윤 전 대통령이) 물리력의 행사를 자제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이며”, “대부분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는 점을 감경 사유로 거론한 부분도 앞선 재판부와 전혀 다른 판단이다. 지난달 21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이진관)는 “내란 행위 자체는 몇 시간 만에 종료됐으나 이는 무엇보다도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켜낸 국민의 용기에 의한 것”이라며 “내란 가담자에 대한 형을 정함에 있어 피해 발생이 경미하였다거나 짧은 시간 동안 진행되었다는 사정을 깊이 고려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재판부는 이날,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10월 이전부터 장기 독재를 위한 내란을 계획했다는 특검팀의 결론도 일축했다. “(야당의 탄핵, 예산 삭감이 이어지자) 2024년 12월1일 무렵 ‘더는 참을 수 없다.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제압해야겠다’라고 결심을 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이 사건의 실체에 부합한다”는 것이다. 12·3 내란이 오랫동안 계획된 범행이 아니라 우발적 범행에 가깝다는 판단이다.

 

북한과의 충돌 유도를 암시하고 각계각층 인사들에 대한 ‘수거’ 계획 등이 담긴 ‘노상원 수첩’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모양, 형상, 필기 형태, 내용 등이 조악한데다 보관하고 있던 장소, 보관 방법 등에 비춰 보더라도 중요한 사항이 담겨 있던 수첩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며 신빙성이 없다고 보았다.

 

내란 범죄의 동기와 계획성을 둘러싼 쟁점에서 1심 재판부가 ‘관대한 결론’을 내놓으면서 항소심에서 치열한 다툼이 예상된다. 참여연대는 이날 성명을 내어 “‘노상원 수첩’의 내용이 인정되지 않으면서 내란의 최종 목적이 1인 독재 체제 구축이라는 점을 인정하지 않았고, 계엄 선포가 요건의 적법성 여부가 아니라 헌법이 정한 본질적 부분을 침해해야만 내란죄에 해당한다는 등 국가긴급권 행사에 대한 사법심사 영역을 좁게 해석한 것도 문제”라며 “특검은 수사를 보강하고 항소하여 12·3 내란의 실체를 분명히 판결문에 적시하고, 피고인들에게 보다 죄질에 합당한 형량이 선고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 정환봉  이나영 기자 >

 

구속 취소·재판 지연…1년간 논란 자초한 ‘지귀연 재판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 선고 주문을 낭독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2024년 12월3일 비상계엄 선포 뒤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담당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가 지난해 3월 관행을 깨고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고, 재판부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는 재판장인 지귀연 판사의 개인 비위 의혹으로까지 번졌다. 피고인들의 재판 지연 전략에 재판부가 단호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면서 재판은 늘어졌고, 기소부터 선고까지 1년이 넘게 걸렸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월26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지귀연 재판부는 첫 재판이 열리기도 전인 지난해 3월7일 윤 전 대통령 구속을 취소하고 풀어줬다. 체포적부심을 포함해 구속기간 산입에 오류가 생겨 불법 구금이 발생했다는 이유였다. 그동안 법원은 ‘날’을 기준으로 구속기간을 산입했지만 지귀연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 사건에서만 체포적부심에 소요된 시간만큼만 구속기간 연장을 인정해야 한다며 구속을 취소한 것이다.

 

지 판사의 느슨한 소송 지휘도 줄곧 도마 위에 올랐다. 내란 사건이라는 무게감에 어울리지 않게 재판 도중 농담을 하거나 변호인의 재판 방해 행위를 제지하지 않아 법원 안팎의 비판을 자초했다. 지 판사는 지난해 10월 기일 지정과 관련해 변호인 불만이 제기되자 “변호사님들 간절한 눈빛에 마음이 약해진다”고 너스레를 떠는가 하면, 지난 1월 재판에선 방청석 기자들을 향해 “기자님들 기사 좀 써줘요. 법정 추워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벼운 태도는 내란 관련 재판들을 병합해 지난해 12월 결심공판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 늦춰진 직접적 원인으로 지목됐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재구속된 뒤 재판을 보이콧하면서 4개월 가까이 ‘피고인 불출석’ 상태로 재판이 진행됐다. 그러는 사이 더불어민주당이 지 판사의 유흥주점 접대 의혹을 제기하면서 개인 비리는 물론 재판부 불신 문제까지 불거졌다.

 

지난달 9일 결심공판에선 재판 지연을 노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들이 ‘방어권 보장’을 내세워 하루 종일 최후변론에 나서면서 이른바 ‘재판 필리버스터’란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결국 지난달 13일 결심공판을 추가로 지정해 자정을 넘긴 끝에야 재판을 마쳤다. 지 판사는 최근 법원 인사 이동에 따라 오는 23일부터 서울북부지법에서 근무한다.

                                                                                                          < 오연서 기자 >

 

지귀연, 전두환 아닌 찰스 1세 거론에…“벌거벗은 세계사냐” 비판

윤석열 무기징역 선고 재판서 언급

 

 
 
지귀연 재판장이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 등에 대한 판결 이유를 설명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재판 생중계 화면 갈무리
 

법원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가운데, 선고 내용 중 17세기 단두대에서 처형된 영국 국왕 찰스 1세를 언급해 화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19일 ‘12·3 비상계엄이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윤 전 대통령 쪽 주장에 대해 법리를 살펴보며 찰스 1세를 거론했다. 지 재판장은 “영국에서 의회가 생기고 왕과 의회가 세금 징수로 갈등을 빚는 일이 생기게 되다가 결국 잉글랜드 왕 찰스 1세는 의회가 자신의 잘못 200가지를 시정해 달라는 취지의 결의문을 내자 이에 분노해서 직접 군대를 이끌고 의회 의사당에 난입해서 그 자리에서 의회를 강제로 해산시키는 일이 있었다는 점을 역사 교과서를 통해서 검찰이나 피고인 측이 다 알고 계실 것”이라며 “이러한 내전을 통해서 결국 찰스 1세는 반역죄 등으로 사형을 선고받고 죽게 되는 일이 있었다. 이때 판결을 살펴보면 왕이 국가에 대해서 반역을 하였다는 사실을 명백하게 인정한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왕이라고 하더라도 의회를 공격할 경우 주권을 침해하는 반역죄가 적용된다는 점을 찰스 1세를 예로 들며 설명한 것이다. 찰스 1세는 국민 뜻을 거스르는 전제적인 통치 방식 때문에 의회와 마찰을 빚었고, 의회와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내전 상황이 초래돼 1649년 단두대에서 처형된 인물이다. 지 재판장은 이밖에 로마 시대와 개발도상국, 선진국 등 다양한 예시를 들며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는 대통령도 저지를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 재판장은 양형 이유에서 “이 사건 범행 이전에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고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해 왔으며 현재 65세의 비교적 고령이다”는 점 등을 유리한 사유로 보고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누리꾼들은 ‘찰스 1세 소환’에 의문을 표했다.

엑스(X·옛 트위터)에서 누리꾼들은 “대한민국 내란죄라는 빌드업을 위해서 17세기 영국 찰스 1세 얘기까지 하는 거냐” “이렇게 선고할 거면 찰스 1세 얘기는 왜 해서 갑분(갑자기 분위기) ‘벌거벗은 세계사’(tvN 역사 예능) 시간을 만든 거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멀리 안 가더라도 전두환이라는 사례가 있었는데 이 얘긴 정말 하나도 안 꺼내더라” 등의 반응도 있었다. 선고 이후 엑스 실시간 트렌드 순위에는 ‘찰스 1세’가 오르기도 했다.

 

엑스(X·옛 트위터) 갈무리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이어졌다.

19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한 김용남 전 새누리당 의원은 “현직 대통령이 내란죄를 저지를 수 있느냐, 내란죄의 주체가 될 수 있느냐는 우리 헌법상 명백하지 않나”라며 “(이를 얘기하는데) 영국의 찰스 1세 반역·처형된 이야기를 왜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판결문에 저런 걸 왜 쓰나 도대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판단하면 되는 건데”라며 “본인이 역사에 대해서 안다는 표시를 내기 위해 저런 건가”라고 말했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이 방송에서 “판사가 기본적으로 너무 현학적이다”라며 “(찰스 1세 등 언급하는 부분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데 제일 길었다”고 말했다.   

                                                                                              < 장현은 기자 >

 

윤석열, 내란죄 인정 판결에 미간 찌푸려…지지자 응원엔 웃음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있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19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 1996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전두환씨가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장소다. 30년의 세월이 흘러 전씨와 같은 법정, 같은 혐의로 피고인석에 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재판장인 지귀연 판사가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순간 전씨와 마찬가지로 웃음기가 사라진 채 담담하게 주문을 들었다. 허리가 구부정한 채 일어서 있던 윤 전 대통령은 미동 없이 법대를 바라만 봤다. 지난달 13일 결심공판에서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사형을 구형하자 헛웃음을 짓던 표정은 온데간데없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된 선고공판에서 지 판사가 판결 이유를 읽어나가는 동안 피고인에게 불리한 내용이 법정 공기를 흔들 때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내 불편한 감정을 표정으로 드러내 보였다. 사실인정에 관한 주요 쟁점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공소사실이 내란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는 지 판사의 말을 듣는 장면에선 얼굴을 살짝 붉히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이 군대를 국회에 보낸 목적이 국회 활동을 저지하기 위함이었다는 대목에선 입꼬리가 점점 내려갔고 급기야 미간을 찌푸렸다.

 

지 판사가 선고를 마치기 무섭게 방청석에 있던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통령님, 힘내세요” “계엄은 옳았다” “윤 어게인”을 외쳤다. 윤 전 대통령은 이에 방청석 지지자들을 향해 희미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판결 직후 “참담한 심정”, “이러려고 재판했나, 한낱 쇼에 불과했다”, “사법부가 선동된 여론과 정적을 숙청하려는 정치권력에 무릎을 꿇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변호인단의 윤갑근 변호사는 “특검이 정한 결론이라면 재판 없이 선고해도 되지 않나”라며 “오늘 법치가 붕괴되는 현실을 보면서 항소해야 할지 회의가 든다”고 말했다.

 

한편 지 판사는 이날 ‘대통령에게 내란죄가 성립될 수 없다’는 윤 전 대통령 주장을 배척하면서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은 대통령도 저지를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군 통수권을 가지는 행정부 수반은 군을 동원해 의회 기능을 못 하게 하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이와 관련해 국헌 문란 목적 내란죄의 각국 규정을 언급할 때, 이례적으로 영국의 왕 찰스 1세가 의회와 세금 징수로 갈등을 빚다가 의회를 강제로 해산해 반역죄로 사형을 선고받은 사례를 들면서 대통령이 가진 강제력 동원의 위험성을 꼬집으려는 듯 윤 전 대통령이 있는 피고인석을 지그시 응시하기도 했다.                          < 이나영 기자 >

 

‘윤어게인’ 집회신고 2천명인데…20명도 안 모인 서울구치소 앞

 

 
 
유튜버와 시민들이 19일 저녁 6시께 서울구치소 앞에서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외치고 있다. 이준희 기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19일 저녁 6시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선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대통령을 석방하라”고 외치는 이들 약 10여명이 모였다. 이들 중 절반은 카메라 등으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고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무기수가 된 윤 전 대통령은 이날 다시 서울구치소로 돌아온다. 이날 신자유연대는 오후 5시부터 밤 10시까지 서울구치소 제1주차장에 인원 2천명짜리 집회도 신고했다.

 

하지만 이날 집회장소인 서울구치소 제1주차장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집회 현장에는 플라스틱 의자 100여개와 무대 등이 설치돼 있었지만, 현장에 있는 사람은 5명이 채 되지 않았다. 구치소로 올라가는 길에도 윤 전 대통령 사진이 들어간 걸개들이 늘어서 있을 뿐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오히려 집회 현장을 관리하기 위해 출동한 경찰이 참가자보다 더 많았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이 재판 출석을 위해 이날 낮 12시30분께 서울구치소를 출발할 때도 구치소 앞은 비교적 한산했다. 일부 참가자들이 꽹과리를 치며 “윤석열 대통령”을 연호하기는 했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이날 경찰은 사람이 주로 서울중앙지법에 쏠릴 것으로 예상해 서울구치소 앞에는 일상적인 경찰 인력만 배치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지만 앞으로도 서울구치소에서 2평대 독방 생활을 계속하게 된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 신분으로 기존과 동일한 수감 생활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날 구치소 복귀 뒤 윤 전 대통령의 첫 저녁 메뉴는 들깨 미역국, 떡갈비, 채소조림, 배추김치, 잡곡밥이다.                                               < 이준희 기자 >

 

CNN "한국 민주적 안전장치 시험한 사건에 마침표"

가디언 "한국 선출 대통령에 최대 구금형"
뉴욕타임스 "특검 구형한 사형에 못 미쳐"
교도 "한국 민주주의 근간 재확인한 결정"

 

AP, 로이터, 교도 등 통신사들과 방송, 신문 등 주요 외국 언론들도 한국의 전 대통령 윤석열이 19일 내란 우두머리 죄로 1심에서 무기징역 형을 선고받은 사실을 앞다퉈 보도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영국 BBC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이 같은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자 '한국의 전 대통령 내란 우두머리 죄로 종신형'이란 제목의 기사를 보냈다. BBC는 65세의 윤석열이 2024년 12월 실패한 비상계엄 선포로 '종신형'에 처해졌다며 "그의 명령은 6시간 지속됐을 뿐이지만 한국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건 정부의 남은 기능을 마비시켰고 그의 정당이 다음 선거에서 패배하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CNBC도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하면서 내란을 주도한 혐의로 특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사형을 구형했으나, 서울중앙지법 지귀연 부장판사가 "사형보다 가벼운 종신형"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방송은 지 부장판사가 윤석열이 범죄 계획을 주도하고 수많은 사람을 끌어들였으며, 여러 차례 법정 출석도 거부하고 뉘우치는 빛이 없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그리고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내란 중요임무종사 죄로 징역 30년 형을 선고받았다고 덧붙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 선고 주문을 낭독하고 있다.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CNN도 같은 내용을 전하면서 "윤석열의 단명한 계엄 선포는 한국을 정치적 혼란에 빠뜨렸고 수십 년 동안의 민주주의를 해체할 위협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판결은 한국 최대의 정치적 위기 중 하나가 막을 내리는 것이자, 한국의 민주적 안전장치를 시험해 온 극적인 우여곡절로 가득 찬 일련의 사건에 마침표를 찍는 것이다"라고 해석했다.

 

영국의 가디언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았던 윤석열이 "무기징역 형"에 처해졌다며 "한국의 민주주의 시대에 선출된 대통령으론 최초로 최대의 구금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 법률에는 내란 우두머리 죄에 관한 형으로는 사형과 무기징역, 무기금고 세 가지만 있다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날 판결은 수십 년의 한국 민주주의에 가장 심각한 위협이었던 내란이 벌어지고 14개월 만에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BBC와 함께 홈페이지 첫 화면에 라이브 창을 띄운 뉴욕타임스(NYT)는 "종신형은 특검이 구형했던 사형에는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지귀연 판사가 윤석열이 내란 주도 행위에 대한 사과를 거부한 점을 고려할 때 일정 부분 중형에 처해야 하지만, 65세로 나이가 많고 계엄 기간에 치명적 무기 사용을 꺼렸다는 점도 같이 언급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가 19일 '한국의 전 대통령 종신형'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2026. 02. 19 [뉴욕타임스 캡처]

 

촛불행동 관계자들이 19일 서울중앙지법 인근에서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연합
 

미국 AP는 "한국의 전 대통령 윤석열이 단명한 계엄 선포로 인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며, 이는 수십 년 만에 발생한 한국의 최대 정치적 위기의 극적인 결말이다"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지귀연 판사는 윤석열이 야당 주도 국회를 장악하고, 정치인들을 체포하며, 상당한 기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구축하기 위해 군과 경찰 병력을 불법 동원한 행위에 대해 내란죄 유죄를 선고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한국 법원이 전 대통령 윤석열을 2024년 12월 계엄 선포 시도와 관련해 직권남용과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유죄를 선고하고 종신형을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AFP도 "재판부는 2024년 12월의 비상계엄 선포를 국회를 마비시키기 위한 음모라고 규정했다"면서 관련 소식을 전했다.

 

아사히신문이 19일 '한국 윤 전 대통령에 무기징역판결'이란 기사를 내보냈다. 2026. 02. 19 [아사히 캡처]

 

일본 교도 통신은 "한국 법원이 2024년 12월 단명한 비상계엄 선포를 통해 내란을 주도한 혐의로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면서 "이번 판결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적 근간을 재확인하는 결정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윤석열이 헌정질서를 전복하려 한 시도의 '우두머리'로서 행동했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아사히신문은 "윤 씨는 전시 등 국가비상사태가 아님에도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과 공모해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한 뒤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채택을 방해하면서 정치가들을 구속하려 했다"면서 "비상계엄 선포와 국회 군 투입 등을 형법상 '내란'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헌법은 대통령에게는 재임 중에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않는 '불소추 특권'이 인정되지만 내란 등의 경우는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전했다.

 

일본경제신문도 무기징역 판결 이유로 "국회에 군을 투입해 상당 기간 국회 기능을 정지, 마비시키려 한 점" 등을 지적했다. 닛케이는 "내란 주모죄의 법정형은 사형이나 무기징역 등이 있다"면서 "특별 검찰은 1월의 구형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으나 한국은 1997년 이후 사형 집행을 하지 않아 사실상 '사형 폐지국'이 됐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특검이 "헌정사에 전례 없는 중대한 헌법질서 파괴"라면서 윤석열에 사형을 구형한 사실과 함께 무기징역 선고 사실을 전했다. 마이니치는 특검이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가 헌법이 정한 "전시나 그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데도 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를 저지하기 위해 국회에 군을 투입했다고 지적하는 한편, "윤 피고 측은 군대 투입 규모는 단시간이고 한정적이어서 국회 기능을 정지시켜 헌법질서를 문란케 할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중앙지법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이유 한승동 기자 >

 

뉴욕타임스 “윤석열 무기징역, 혼란에 지친 한국인에게 종지부”

 

 

 
에이피(AP) 누리집 갈무리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9일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된 가운데 외신들도 이 소식을 긴급 타전했다.

 

미국 시엔엔(CNN) 방송은 이날 ‘긴급 속보’로 선고 결과를 보도하면서 “이번 판결로 한국의 가장 큰 정치적 위기 중 하나였던 사건의 한 챕터가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시엔엔은 12·3 비상계엄을 언급하며 “(이는) 국가를 정치적 혼란에 빠뜨렸고 수십 년 동안 쌓아온 민주주의를 무너뜨릴 위기에 처하게 했다”고 설명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에이피(AP)도 이날 “지귀연 판사는 윤 전 대통령이 군과 경찰을 동원해 진보 성향의 국회 점거와 정치인 체포를 불법 시도하며 ‘상당한’ 시간 동안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구축하려 한 반역죄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에이피는 특검이 사형을 구형한 바 있으나, 대부분의 분석가는 권력 장악 시도가 인명 피해를 초래하진 않은 점 등으로 무기징역을 전망했다고도 덧붙였다.

 

이밖에 로이터, 데페아(dpa), 교도, 신화 등 세계 주요 통신사들도 선고가 나온 직후 일제히 속보를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군사 통치 이후 커다란 희생을 통해 얻은 수십년간의 민주주의를 위협”했다고 설명하며, 이번 판결로 “(비상계엄) 선언 이후 혼란스러운 시기에 지친 많은 한국인들에게 종지부를 찍어줄 것”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여전히 상당한 지지층을 보유한, 극심하게 양극화된 나라에서 분열을 치유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 송경화 기자 > 

 

 

"원칙적으로 계엄은 내란 아니"라는 지귀연

"성경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 훔칠 수 없다"?
'경고성 메시지 계엄' 주장 정당화할 여지 줘

'사후 비상계엄 포고문 작성' 등 드러났지만…
"절차 위반 어디까지 문제 삼을지 어렵다"

이진관 "친위쿠데타 독재 됐다"고 했는데…
지귀연은 장기독재 계획 공소사실 인정 안해

79세 한덕수도 사실상 정상 참작 안했는데
"65세 비교적 고령"이라며 기계적 양형 판단

김용군·윤승영 등 국헌문란 인식 없다고 무죄
부작위 등 지적한 앞선 재판부 판단보다 후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 선고 주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연합
 

전직 대통령 윤석열에 대해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12·3내란 발생 443일 만에 첫 사법 판단이 이뤄졌지만, 지귀연 재판부의 선고에서 드러난 현실 인식은 향후 내란을 정당화할 수 있는 여지를 준 것 아닌지 우려를 낳는다. 앞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강하게 질타하며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한 같은 법원 이진관 재판부의 판단과도 차이가 컸다.

 

"원칙적으로 계엄 자체는 내란 아니다"
사후 비상계엄 포고문 등 드러났지만…
"도대체 어디까지 절차 위반인 것이냐"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5부의 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윤석열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선고 공판에서 대통령의 비상계엄 권한 행사가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에 해당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원칙적으로는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자체는 내란죄에 해당할 수 없다"며 "사법 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또 계엄 선포의 형식적·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 형법 91조 2호에 따라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된다는 견해에 대해서도 "일단 실체적 요건을 갖췄는지 여부에 대한 대통령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며 "이를 섣불리 사법심사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은 자칫 필요한 경우 판단을 주저하게 만드는 저해 요소가 될 수 있으며, 절차적 요건을 따지는 것도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의 절차 위반을 문제로 삼을 수 있는지 (따지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다만 지 부장판사는 "비상계엄의 선포로도 할 수 없는 권한의 행사, 그것이 헌법이 설치한 기관의 기능을 상당 기간 저지하거나 마비시키려는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헌법이 정한 권한행사라는 명목을 내세워서 실제로는 이를 통해 할 수 없는 실력 행사를 하려는 것에 다름 아니"라며 "형법 91조 2호가 적용되는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저녁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밤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계엄군이 국회 본청으로 진입하고 있다. 2024.12.4. 연합
 

지 부장판사의 설명을 종합하면, 윤석열이 일으킨 12·3내란은 국회나 사법부 등 헌법기관의 기능을 침해하는 목적의 비상계엄 선포이기 때문에 내란죄가 성립한 것이지, 원칙적으로 계엄의 요건을 갖췄는지 여부에 따라 내란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12·3내란 당시 대통령실에서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을 만드는 등 절차적 정당성을 뒤늦게 갖추려고 한 행위 자체가 스스로 실체적·형식적 측면에서 계엄의 불법성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재판부는 그 자체로는 문제 삼을 수 없다고 인식한 셈이다.

 

또한 계엄법에서 정한 전시·사변이나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가 아님에도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선포한 데 대해 "일단 대통령의 판단은 존중돼야 한다"고 한 부분은 지 부장판사의 현실 인식이 평범한 국민들의 인식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준다. 

 

"성경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 훔칠 수 없다"?
'경고성 메시지 계엄' 주장 정당화할 여지 줘
"정당성에 대해 별도 논의하자"며 단서 남겨

 

아울러 지 부장판사는 야당의 줄탄핵·예산삭감 등에 따른 국가위기를 타개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해 한 계엄이었다는 윤석열 쪽의 주장을 배척하면서, "국가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이를 바로잡고 싶어 했던 것은, 그 정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은 별론(별도논의)으로 하더라도, 동기나 이유, 명분에 불과할 뿐이지, 이를 군을 국회에 보내는 등의 목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나 목적이 정당하다고 하더라도 수단이 위법적이면 안 된다는 비유로 사용한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 없다"는 표현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자칫 계엄의 목적이 '경고성 메시지 계엄' '계몽령'이었다는 윤석열 쪽 주장을 정당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 부장판사가 남긴 "(내란의) 정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은 별론(별도논의)으로 하더라도…"라는 단서는 향후 내란을 일으킨 목적에 대해 재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긴 것처럼 읽힌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이진관 "친위쿠데타 독재 됐다"고 했는데…
지귀연은 장기독재 계획 공소사실 인정 안해

 

윤석열이 장기 독재를 위해 1년 전인 2023년쯤부터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국회를 제압할 의도로 내외적 여건을 조성했다는 공소 사실을 받아들이지 않고, 장기 독재 계획의 증거로 제출된 '노상원 수첩'을 증거로 인정하지 않은 점도 지 부장판사의 안일한 인식을 보여준다. 이는 '세계사적으로 친위 쿠데타는 독재가 됐다'는 이진관 부장판사의 판단과 비교했을 때도 차이가 크다.

 

앞서 이 부장판사는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하며 "세계사적으로 살펴보면 '친위 쿠데타'는 많은 경우 성공하여 권력자는 독재자가 됐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과 같은 기본권은 본질적으로 침해됐으며, 국가의 경제와 외교는 심각한 타격을 받았고, 독재자의 권력이 약해지는 시기가 되면 내전과 같은 전쟁이나 정치 투쟁으로 국가와 사회 전반이 회복하기 어려운 혼란에 빠지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79세 한덕수도 사실상 정상 참작 안했는데
"65세 비교적 고령"이라며 기계적 양형 판단

 

또한 이 부장판사가 만 79세인 한 전 총리에 대해 양형에 참작하지 않고 강하게 질타하며 중형을 선고한 것과 비교하면, 내란 우두머리인 윤석열에게 ▲ 65세로 비교적 고령인 점 ▲이전에 범죄 전력이 없고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한 점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 ▲물리력의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점 ▲실탄 소지나 직접적인 물리력 폭력을 행사한 예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점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점 등 여러 이유를 들어 사형에서 무기징역으로 감경한 것 역시 사법부의 기계적이고 안이한 판단을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윤석열이 내란을 주도해 대한민국의 정치적 위상과 대외 신인도를 하락시키는 등 막대한 피해를 입혔음에도 별다른 사과도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지지자에게 "싸우자"며 계속해서 체제 전복을 꾀한 점이나, 여러 차례 재판에 불출석한 점 등을 고려하면 강하게 질타했어야 마땅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이진관 부장판사가 발언하고 있다. 2026.1.21. 연합
 

이와 함께 지 부장판사는 양형과 관련해 "수많은 군과 경찰 관계자들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라며, 윤석열 등에 의해 내란에 동원된 군인·경찰·공무원의 고통에 대해 길게 언급하기도 했다. 소극적으로 행동하며 내란에 동참하지 않았던 군인과 경찰 등을 고려했을 때 납득이 되는 지적이지만, 일반 국민들이 받은 정신적 고통이나 트라우마 등에 대해 평가가 없었다는 점은 내란의 직접적인 영향을 일부 관료 사회에만 국한한 것처럼 보인다.

 

이 부장판사가 "12·3 내란 과정에서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고 내란 행위 자체는 몇 시간 만에 종료되긴 했으나, 이는 무장한 계엄군에 맨몸으로 맞서 국회를 지킨 국민 용기에 의한 것"이라며 한동안 목이 멘 듯 말을 잇지 못했던 장면과도 비교되는 대목이었다.

 

김용군·윤승영 등 국헌문란 인식 없다고 무죄
부작위 등 지적한 앞선 재판부 판단보다 후퇴

 

이 밖에 지 부장판사는 이날 전직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 김용군과 전직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윤승영에 대해서는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지 부장판사는 김용군에 대해 "피고인 노상원의 계획에 공모 가담한 사실 자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고, 윤승용에 대해선 "방첩사, 체포조 지원 등의 행위가 국회 활동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가 사실상 상당 기간 그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려는 목적 하에 이루어지는 행위임을 (피고인들과) 공유하거나 인식하겠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국헌 문란의 목적에 대해 인식이 부족했다는 판단이다.

 

이는 이 부장판사가 적극적으로 내란 중요임무 종사에 가담했는지 여부보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상황에도 권한을 적극 활용하지 않는 행위(부작위)가 결과적으로 과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막대한 국가적 피해를 입혔다는 점을 강조한 것과 비교된다.

 

또한 같은 법원 형사합의 32부의 류경진 부장판사는 "피고인이 평균적 법 감정을 가진 사회 일반인으로서도 윤석열, 김용현 등의 비상계엄 선포 및 그에 따른 후속 행위에 위헌, 위법적인 요소가 있었음은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며,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헌 문란 목적을 알고도 가담했다는 취지로 판단했는데, 이와 비교해도 지 부장판사의 판단은 크게 후퇴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가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국방부 장관 김용현에게는 징역 30년을, 같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국군정보사령관 노상원에게는 징역 18년을 각각 선고했다. 왼쪽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징역 3년). 괄호 안은 이날 선고받은 형량. 2026.2.19.

 

"내란 우두머리 '최저형' 무기징역 선고"
"엄중한 심판 내리라는 국민 명령 외면"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윤석열 무기징역 선고 직후 국회에서 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 우두머리 법정형은 최고 사형, 최저 무기징역밖에 없다"며 "내란 우두머리에 해당하는 '최저형' 무기징역"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나라의 근간을 뿌리째 뒤흔든 내란수괴에게 조희대 사법부는 사형이 아닌 무기를 선고함으로써 사법 정의를 흔들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법 감정에 반하는 매우 미흡한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사형이 아니라 무기로 양형을 고려한 이번 지귀연 재판부가 말했던 '범행이 치밀하게 계획된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시도가 실패로 끝난 점, 전과가 없고, 공직을 오래 수행하고, 비교적 65세의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무기를 했다'는 것은 이미 이진관 재판부에서 탄핵 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귀연 재판부가 이런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내란 세력에 엄중한 심판을 내리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은 끝내 외면당했다"고 토로했다.

 

정 대표는 "2심, 대법원까지 남아있는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불꽃 같은 눈동자로 감시할 것"이라며 "내란의 티끌 하나까지 법의 심판대로 모두 세우고 우리 곁에서 우리를 괴롭혔던 과거와 결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차 종합특검을 통해서 노상원 수첩에 대한 진실도 밝혀내고 윤석열 내란 수괴가 법정 최고형을 받을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김성진 기자 >

 

윤석열, 1심 무기징역…"국헌문란 내란죄 인정"

 

중요임무 종사 김용현 전 국방장관 징역 30년
노상원 18년 · 조지호 12년 ·김봉식 10년 선고

재판부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죄 인정된다"
야당 때문에 계엄했다는 주장은 배척했지만…
"정당성에 대해 별도 논의하자"며 단서 남겨

윤석열 장기독재, 노상원 수첩 등도 인정 안해
"정치적 양분 돼 어마어마한 피해 발생" 질타
특별히 고통받는 군·경, 공무원 등 고통 언급

내란의 밤 막았던 일반 국민들 평가는 없어

 

전직 대통령 윤석열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윤석열은 이날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026.1.16. 연합
 

헌정사 초유의 12·3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불법적인 비상계엄 선포 443일 만에 이뤄진 첫 사법 판단이다. 내란특별검사팀이 구형한 사형은 선고되지 않았지만, 한국이 사실상 사형제 폐지 국가인 점을 감안하면 법정 최고형 수준의 선고가 이뤄진 셈이다.

 

다만 재판부는 야당의 줄탄핵과 예산삭감 등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수호하기 위한 '경고성 계엄'이었다는 윤석열 쪽의 주장에 대해 배척하면서도 "그 정당성에 관한 판단을 별론(별도 논의)으로 하더라도…"라고 단서를 달아, 향후 내란을 일으킨 원인에 대해 재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또한 재판부는 윤석열 등 내란범들의 양형과 관련해 내란에 동원된 군인과 경찰, 공무원 등의 고통에 대해서 언급했지만, 내란을 막기 위해 늦은 밤 국회에 달려간 국민 등의 트라우마나 고통에 대해선 별도로 평가하지 않았다.

 

영국 국왕 찰스 1세 사례 언급하며
"국헌 문란 목적의 내란죄 인정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윤석열 등이 12·3 불법계엄은 내란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데 대해, 17세기 영국 국왕 찰스 1세 재판과 다른 나라 사례 등을 언급하며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 반박했다. 이전 내란죄 관련 판결에서 법리를 통해 죄를 따진 것과 비교하면, 매우 독특한 장면이었다.

재판부는 "영국에서 의회가 생기고 왕과 의회 사이에 세금 징수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는 일이 생기게 되다가 결국 잉글랜드 왕 찰스 1세는 의회가 자신의 잘못 200가지를 시정해 달라는 취지의 결의문을 내자 이에 분노해서 직접 군대를 이끌고 의회 의사당에 난입해서 그 자리에서 의회를 강제로 해산시키는 일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때부터 왕에 대한 범죄라는 생각이 점차 바뀌어서 국민으로부터 주권을 위임받은 의회에 대한 공격을 하는 것은 왕이라 하더라도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 되어 반역죄가 성립한다는 개념이 널리 퍼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후부터는 18~19세기를 거쳐 내란죄는 국가 존립을 침해하는 죄로 각국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판결 선고 주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연합
 

또 다른 나라의 내란 사례와 관련해선 "아프리카나 남미 등 이른바 개발도상국의 경우에서는 선거로 당선된 대통령이 의회와 갈등을 일으켜 군부를 동원해서 의회의 기능을 정지시키는 사례 등이 여러 언론을 통해서 전해지고 있다"며 "(다만) 실제 이로 인해 내란, 반란, 역모 등 유사한 형법 규정에 의해 처벌받은 사례를 찾아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재판부는 선진국의 경우에도 "대통령이 의회와 갈등을 일으켜 군부를 동원해서 의회의 기능을 정지시키는 사례 등을 찾아보기가 마찬가지로 어려웠다"며 "이유는 조금 달랐다. 선진국에서는 이러한 정도의 갈등까지 가지 않도록 제도적으로 설계를 치밀하고 꼼꼼하게 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 내란죄의 연혁, 다른 나라의 헌법 규정, 판례 등을 종합한 뒤 "형법 제91조 제2호가 적용되는 이른바 국헌문란 목적 내란죄는 대통령도 저지를 수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윤석열의 행위가 구체적으로 형법상 내란죄의 성립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형법 제91조 제2호의 국헌문란 목적이 인정된다"며 "군을 보내 국회를 봉쇄하고 주요 정치인들을 체포하는 등의 방법으로 국회 활동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가 사실상 상당 기간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들려는 목적을 내심으로 가지고 있었음을 부정하기는 어렵다고 보인다"고 했다.

 

또 다른 내란죄 성립 요건인 '폭동'에 대해서도 "군대를 보내서 폭동을 일으킨 사실도 인정된다"며 "비상계엄 선포, 폭언행위 공고, 국회 봉쇄행위, 국회의원 및 정치인 등 체포조 편성 및 운영, 중앙선관위 등 점거 서버 반출 및 직원 등 체포 시도 등은 모두 다 합쳐서 그 자체로 폭동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폭동이 한 지방의 평온을 해할 정도의 위력이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대한민국 전역(에 위력이 있었다), 그렇지 않더라도 국회와 선관위 등이 위치한 서울과 수도권 등의 평안을 해야 할 정도의 위력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했다.

 

윤석열 등이 줄곧 주장해온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명분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국가 위기 상황을 바로잡고 싶었다는 건 동기나 명분에 불과하며, 실체는 무력으로 국회 진압을 시도한 폭동"이라면서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고 꾸짖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또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권한에 대해 모두 "인정된다"고 했다. 특히 윤석열 쪽이 반발했던 공수처의 수사권한과 관련 "일률적으로 제한적 해석을 하지 않아야 한다"며 "피해자의 방어권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가 되지 않는다면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죄라는 문헌에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군사기밀과 관련된 증거에 대해 위법 수집 증거라는 윤석열 등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재판부는 검찰과 특검팀의 주장처럼 윤석열이 장기 독재를 위해 1년 전인 2023년쯤부터 비상계엄 선포하고 국회를 제압할 의도로 내외적 여건을 조성했다는 공소사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비상계엄 후 이뤄진 각종 조치를 보면 장기간 마음먹고 선포했다고 보기엔 지나치게 준비가 허술하고, 국회를 무력화시킬 (장기)계획 등에 관해 별다른 증거나 자료,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다"고 했다.

 

장기집권 계획 등이 담긴 이른바 '노상원 수첩'에 대해서도 "작성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일부 내용은 실제 이뤄진 사실과 불일치하며 모양, 형상, 필기 형태, 내용 등이 조잡한 데다가 보관하고 있던 장소와 방법 등에 비춰봐도 그렇게 중요한 사항이 담겼다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며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야당의 줄탄핵과 예산삭감 등으로 계엄을 했다는 윤석열 쪽의 주장을 배척했지만, 이에 대해 "국가 위기 상황으로 판단하고 바로잡고 싶어 했던 것은 그 정당성에 관한 판단을 별론(별도 논의)으로 하더라도…"라고 단서를 달아 향후 내란을 일으킨 원인에 대해 재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정치적으로 양분 돼 어마어마한 피해 발생"
특별히 고통받는 군·경, 공무원 등 고통 언급
내란의 밤 막았던 일반 국민들 평가는 없어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선 "피고인들의 내란 행위는 합법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결국은 폭력적인 수단을 통해 국회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한 것으로써, 민주주의 핵심 가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하였다는 데서 비난의 여지가 크다"며, 이전 내란죄 관련 재판과 마찬가지로 12·3 불법계엄을 내란으로 인정했다.

 

이어 "비상계엄 선포와 그에 따른 군과 경찰의 활동으로 인해서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정치적 위상과 대외 신인도가 하락했고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는 지금 정치적으로 양분돼서 극의 대립 상태를 겪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내란으로 인해)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렀고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 후속 조치와 관련된 수많은 사람들, 어마어마한 사람들에 대해서 대규모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고 있고 이 법정에 나온 수많은 사람들이 눈물까지 흘려가며 그 피해에 대해서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회적 비용은 이 재판부가 보기에도 산정할 수 없는 정도의 어마어마한 피해라고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시나 관여에 따라서 이 사건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조치들을 실제로 수행한 군인, 경찰관, 공무원들이 사회적으로 많은 비난을 받게 됐다. 법적인 책임도 져야 된다"며 "다수의 공직자들이 모두 어마어마한 고통을 겪고 있다는 사정은 우리 사회에 큰 아픔이 될 것 같고, 지금 진행되고 있는 여러 사정을 살펴보더라도 그러한 상황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9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공판 TV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연합
 

다만 재판부는 양형과 관련해 군인, 경찰, 공무원 등이 내란으로 인해 겪는 고통에 대해 강조했지만, 일반 국민들이 겪은 트라우마나 고통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의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되레 "(피고인 윤석열이)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물리력의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사정 정도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탄 소지나 직접적인 물리력 폭력을 행사한 예는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점 ▲대부분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간 점 ▲이전에 범죄 전력이 없고 장기간 공무원으로 봉직한 점 ▲현재 65세로 비교적 고령인 점 등을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으로 감경한 이유로 들었다.

 

이날 재판부는 윤석열과 함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국방부 장관 김용현에게 징역 30년, 전직 국군정보사령관 노상원에게 징역 18년, 전직 경찰청장 조지호에게 징역 12년, 전직 서울경찰청장 김봉식에게 징역 10년, 전직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 목현태에게 징역 3년을 각각 선고했다.

 

전직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 김용군과 전직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윤승영에 대해서는 각각 무죄가 선고됐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가 전직 대통령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왼쪽부터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징역 30년),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징역 18년), 조지호 전 경찰청장(징역 12년),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징역 10년),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징역 3년). 2026.2.19.
 

재판부는 김용군에 대해선 "피고인 노상원의 계획에 공모 가담한 사실 자체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고, 윤승용에 대해선 "방첩사, 체포조 지원 등의 행위가 국회 활동을 저지하거나 마비시켜 국회가 사실상 상당 기간 그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만드려는 목적 하에 이루어지는 행위임을 (피고인들과) 공유하거나 인식하겠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내란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은 전직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에 이어 윤석열이 세 번째다. 12·12 군사반란과 5·18 내란을 일으킨 전두환은 윤석열과 같은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1996년 8월 1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고, 범행에 함께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노태우는 징역 22년 6개월이 나왔다.                                                          < 김성진 기자 >

 

“지귀연 판결, 윤석열의 이해만 구하려 했다”

무기징역 선고했지만 어이없었던 판시
‘노상원 수첩’ 조악해 따질 것도 없다?
우발적 계엄 선포, 절차 따질 필요 없다?
절차 따지면 긴급조치권 제한된다고?
“군대만 국회 안 보냈으면” 왜 그렇게 강조?
“긴급조치권 사법심사 대상 안돼”에 경악
추미애 "사법 세탁" 박구용 “국민이 없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앉아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국민 모두가 조마조마했던 한 시간 남짓이었다. 저러다 내란 우두머리에게 징역 20년형쯤 선고하고 끝내지 않을까 걱정하던 참에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부장판사는 19일 오후 내란 우두머리 1심 선고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형,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징역 30년형, 노상원 전 정보사 사령관에게 징역 18년형, 조지호 전 경찰청장에게 징역 12년형,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게 징역 10년형을 언도했다.

 

판결문을 입수해 차분하고 냉철하게 분석해야 하지만, 급한 대로 평가해 보기로 한다.

 

지 부장판사의 이날 선고 내용 중 가장 치명적이고 핵심적인 문제점은 ‘노상원 수첩’의 중요성을 의도적으로 축소하려 한 것이다. ‘노상원 수첩’은 내란 일당이 의견을 교환해 메모하고 개인 컴퓨터에 옮겨 놓은 것인데 “너무 조악해 개인적 감정을 하소연하고 격정을 토로한 것”으로 증거 능력을 사실상 배제해 버린 것이다. 그냥 “메모”에 불과하다고 본 것이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 재판장의 이날 판결 내용을 “사법 세탁”이라고 규정했다.

 

지 부장판사는 또 내란의 목적과 범행 동기를 최대한 축소하려 한다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안겼다. 당시 야당이 탄핵 소추를 남발하고 예산을 삭감하는 행태를 보인 데 격분해 우발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식이었다. 그가 의도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판결문 요지를 들으면,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려 했던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군대를 국회에 보냄으로써 절차적 요건을 위배했다고 본 것이었다.

 

내란의 피해가 극심해 엄벌에 처해야 한다면서도 국가의 위상 추락이나 일 년 넘게 혼란이 이어졌고 극심한 사회 분열과 갈등을 초래했다는 것은 슬쩍 언급만 하고, 계엄에 가담한 군인들이 수사를 받고 있고, 지금 진행 중인 국무총리실 산하 태스크포스 등으로 일부 공무원들이 시달림을 받고 있는 것에 아련한 마음을 표했다. 지 부장판사 스스로가 불만을 갖고 있으며,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지 않느냐는 의심까지 살 만했다.

 

비상계엄 선포가 대통령 긴급조치권의 일환이기 때문에 사법 심사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며 형식적, 실체적 요건을 따지면 대통령의 긴급 조치권이 제한될 것이라는 상식 밖의 판단도 내놓았다.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인식을 드러냈는지 납득이 안 됐다. 내용을 듣는 모두가 기함할 만했다. “국회에 군인들을 보내지만 않았으면”이란 말을 누누이 강조했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이 그런 잘못만 저지르지 않았으면 내란 행위로 처벌받지 않았을 것이란 인식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대통령이 영구 집권 획책 등 개인적 야욕을 채우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더라도 “국회에 군인만 보내지 않았으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어하는 것 같았다. 아울러 야당과의 갈등을 제도적으로 중재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우리 민주주의 절차와 제도에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대통령이 그 허점을 파고들어 긴급조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식으로 인식하는 것처럼 보였다. 만약 정말로 판결문이 이렇다면 지 부장판사 역시 윤 전 대통령과 같은 현실 인식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을지 모른다.

 

더욱 문제는 윤 전 대통령이 이렇게 중차대한 잘못을 저질렀는데 사형을 선고하지 않은 감경 사유로 제시한 것들이었다. 내란 행위가 좌절된 것이 윤 전 대통령 일당이 물리력 행사를 자제하려 했기 때문이라고 본 것이었다. 이런 판단은 이진관 부장판사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 대해 23년형을 선고하면서 국민들의 저항, 군인과 경찰 등의 소극적 대처가 이유였다고 판시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많은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계엄을 저지한 우리 국민 모두를 국내외 정치학자들이 지난달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한 것도 이런 인식에 근거하고 있는데 내란 일당과 지 부장판사는 가해자들이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했다고 높이 평가한 것이다. 한 마디로 어처구니없는 ‘가해자 인식’이다.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유튜브 팟캐스트 ‘매불쇼’에 출연, “재판 내용을 들으며 가장 혼란스럽고 놀라웠던 것은 재판의 진정한 주체인 국민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없고, 윤 전 대통령에게 왜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밖에 없는지 설명하려 했다는 점이었다”고 지적했다. 주권자인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권한을 남용하고 오히려 인권을 제한하고 기본권을 침해하려 했는지를 엄정하게 따졌어야 했는데 그 대목은 슬쩍 넘어가고 엉뚱하게도 4세기 전 영국 왕 찰스 1세 얘기로 빠졌던 것도 문제였다.

 

"너무 계획이 허술했고 결과적으로 실패한 점, 올해 65세로 비교적 고령이며 장기간 공직에 복무"한 점을 정상 참작 사유로 든 것도 선뜻 이해하기 힘들었다. 

 

박 교수는 결론적으로 지 부장판사가 판결문 요지를 낭독하며 주권자인 국민은 안중에 없고, 윤 전 대통령과만 얘기를 나누고 그의 이해를 구하려고만 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판결은 내란범에 대한 사면 금지 법안의 필요성, 전담재판부가 왜 필요한지, 윤 전 대통령과 다른 중요 임무 종사자들의 내란 계획 공모 여부를 철저하게 규명하기 위한 2차 종합특검의 필요성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사면법 개정안을 법사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 임병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내란 중요 종사자 혐의를 받는 이들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9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내란 인정했지만 '정상 참작' 사유 많다?

지귀연 재판부 ''내란죄 최소화' 이상한 논고
"불가피한 계엄발동이나 처벌은 불가피" 결론?
최고위 공무원의 책무 배반을 감경 사유로 들어
판단할 건 하지 않고, 할 필요 없는 것은 판단
대한민국 현대사, 헌법에 대한 이해 부족 드러내

 

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무기징역 판결을 간략히 요약하자면 내란임은 인정되지만 ‘경미한 내란’이었다는 것이다. 내란은 분명하지만 정상 참작할 사유들이 많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의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가 읽어내린 선고 이유는 형식적으로는 공소사실을 거의 모두 유죄로 인정한 것이었다. 특검의 구형량인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이라고 해도 중형인 것은 분명하지만 내란 우두머리의 법정형인 사형과 무기징역(금고) 중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형량이니 ‘최소 형량’의 선고다. 유죄를 인정하되 그 죄의 크기는 ‘최소’로 판단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 등이 계엄 선포 후 군을 국회에 보낸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보고 형법 제91조 2호가 정한 국헌문란의 목적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군을 국회로 보낸 것을 결정적인 내란 판단의 이유로 제시하는 재판부의 논리는 내란죄 인정 요건의 문턱만을 간신히 넘어간 것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026.2.1. 연합
 

재판부의 결론은 단순화하자면 ‘불가피한 사정’에 의한 계엄 발동으로 다소 수긍이 가나 처벌은 불가피하다는 것쯤으로 읽힌다. 지 판사는 “성경을 읽는다는 이유로 촛불을 훔칠 수는 없다“는 말을 인용했다. 흔히 목적은 정당했으나 수단이 위법적이라는 논리로 해석되는 이 말은 이날 재판정에 난데없이 등장한 것이 아니었다. 재판부의 판단의 배경을 한마디로 요약해 준 것이자, 이 사안을 어떻게 보는지에 대한 재판부의 인식을 자신도 모르게 고백한 것이었다.

윤석열 측이 주장한 비상계엄 선포의 이유인 '국가 위기 상황 타개와 자유민주주의 체제 수호'에 대해 법원이 분명히 그 정당성을 인정한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이 비유로써 윤석열 측의 내란 모의와 실행이 최소한 "성경을 읽는” 것과 같은 불가피한 구국의 결단의 심경이었음을 객관적 사실로서 전제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단해야 할 일을 판단하지 않는 반면 판단할 필요가 없는 것을 판단했다. 지귀연 판사는 로마 시대와 영국 찰스왕까지 인용하며 ‘방대한 역사 지식’으로 판결의 배경을 설명하려고 했다. 찰스 1세가 의회 동의 없이 세금을 거두고 군대를 이끌고 의사당에 난입해 의회를 해산시키려 했다가 내전 끝에 반역죄로 기소돼 사형을 선고받은 것을 장황히 ‘강의’하려 했다.

찰스 1세가 당시 재판에서 “누구의 권한으로 나를 재판하느냐”고 반발하자 재판부는 “국민의 이름으로”라고 답했다는 이 역사적 사실의 인용으로써 지 판사는 “최고 권력자라 하더라도 헌정 질서를 침해하면 반역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을 하려 한 듯하다.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는 원칙을 설명하려 한 듯하다. 그러나 500년 전 영국의 민주정체가 본격 확립되기도 전의 일, 왕권신수설의 절대왕정체제를 인용해 지금의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의 민주 파괴와 헌법 유린을 설명하려 한 그 논리는 대통령을 일종의 ‘절대 통치자’로 보는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

 

군주라도 헌정 질서를 침해하면 반역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법리가 자리 잡았다는 설명이 드러내는 것은 ‘대통령이라는 통치자일지라도’라는 인식이다. 그리고 그같은 '비상한 통치자 대통령'에 의한 계엄 발동은 대통령 긴급비상 권한이라서 법원 판단이 필요 없다는 설명으로 연결됐다. 그 결과 헌법과 법률에 분명히 명시하고 있는 계엄 선포 조건과 절차의 위법성에 대한 판단을 재판부는 스스로 포기해버리고 말았다.

 

재판부는 나아가 해외 사례에 대한 검토도 했다면서 선진국의 경우 의회 분할 구조, 임기 교차제, 의회 해산권 등 제도적 장치를 통해 권력 충돌을 예방하고 있다고 들었다. 정치적 갈등을 대화와 타협으로 풀지 못한 선진적이지 못한 대한민국 정치 현실에 비상계엄이 초래될 만한 사정이 있었다는 논리라도 펴고 싶었던 것인가.

 

재판부는 형의 감경 사유로 초범이고 인명의 살상은 없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재판부는 “아주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는 보이지 않고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자제시키려 했던 사정도 보인다”며 “실탄 소지나 직접적인 물리력·폭력 행사한 예는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대부분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내란에 과연 초범이 성립할 수 있느냐가 의문이지만, 그 점을 인정하더라도 계엄 발동 그 행위는 처음일 수 있으나 그 계엄의 준비는 누적적이며 여러 행위들의 집합이라는 점은 무시됐다. 계엄을 장기간 준비했다는 공소장의 주장을 증거 부족이라고 해 1년여 전부터 세밀하게 준비한 것은 물론이고, 계엄의 실패라기보다는 계엄의 성공을 좌절시킨 것이며, 유혈살상의 자제라기보다는 유혈사태의 저지였다는 점에 대한 재판부의 인식은 없었다.

 

재판부는 또 공무원으로 오래 복무한 것이 감형의 사유가 된다고 하는 논리를 폈다. 최고권력의 공무원인데도 불구하고 공무원으로서의 책무를 정면으로 배반한 행위에 대한 가중처벌의 이유가 됐어야 할 것을 오히려 경감의 사유로 전도시켰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판사로서 내란 범죄를 심판하는 그에게 무엇보다 부족했던 것은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의 헌법과 법률에 대한 이해였다. 계엄 조건과 절차를 헌법에 분명히 명시한 대한민국의 현대사 헌정의 역사에 대한 몰이해다. 이진관 판사가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중형 선고를 하면서 분명히 정리했던 위로부터의 내란의 치명적인 면에 대한 고려는 보이지 않았다. 이진관 판사의 논리를 따르지 않아서 문제가 아니라 그 같은 숙고 자체를 포기했던 것이 문제다. 로마와 영국사에 대한 이해는 있었는지 모르지만 한국 현대사에 대한 깊은 이해는 보이지 않았다. 대한민국의 헌법이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의 굴절과 파란을 거치면서 이뤄진 산물이라는 것에 대해 살펴보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1심 선고 형량의 경중과 그 타당성에 대한 판단을  떠나 선고 이유가 분명히 드러낸 것은 내란에 대한 단죄라는 중대 재판에는 매우 미치지 못하는 재판부의 실상이었다.

                                                                                                      < 이명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