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크로비스타 10분 거리 공원서 포착

“내란범이 감옥에 안 가고 산책을 하는 대한민국 대단한 나라”

 

 
 
                         5일 서울 동작대교 부근 한강공원에서 포착된 윤석열 전 대통령.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반려견을 데리고 한강공원에서 산책하는 모습이 시민들에게 포착됐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날 오전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윤 전 대통령 사진과 목격담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윤 전 대통령이) 동작대교 아래서 리트리버 한 마리와 경호원 세 명 정도를 대동하고 한가로이 산책하고 있었다”며 “자유롭게 밖에 나다니는 꼴을 보니 속이 터진다”고 적었다. 

 

촬영된 사진에는 반려견 목줄을 쥔 윤 전 대통령이 편한 운동복 차림을 한 채 동작대교 아래 한강공원 벤치로 추정되는 곳에 앉아 쉬는 모습이 담겼다. 동작대교 아래 한강공원은 윤 전 대통령이 사는 서초동 아크로비스타와 차로 10여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함께 있던 반려견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 2022년 입양한 ‘은퇴 안내견’ 새롬이(래브라도 리트리버)로 보인다.

 

5일 서울 동작대교 부근 한강공원에서 포착된 윤석열 전 대통령. 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앞서 윤 전 대통령은 경기 성남시 판교의 한 보리밥 정식집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돼 이목을 끌기도 했다. 오마이뉴스는 윤 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오후 1시30분께 일행 3명과 함께 해당 보리밥집을 찾아 식사했다고 지난달 28일 보도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만장일치 파면 결정으로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떠나 자택으로 되돌아간 뒤 자택 이외 지역에서 목격된 것은 당시가 처음이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내란범이 감옥에 안 가고 산책을 하는 대한민국 대단한 나라”라고 꼬집었고, 또 다른 누리꾼은 “내란 수괴가 팔자도 좋다”고 적었다. 지난 3월 윤 전 대통령 구속 취소를 결정하며 기존에 ‘날’로 따져왔던 구속 기간을 ‘시간’으로 따지는 새로운 계산법을 적용한 법원을 비판하는 반응도 나왔다. 윤 전 대통령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하면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의도된 노출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6·3 대선을 앞두고 강경 보수 지지층을 상대로 건재함을 과시하기 위한 의도라는 것이다. 실제로 윤 전 대통령은 어린이날 연휴로 인파가 예상되는 상황임에도, 마스크 등을 끼지 않은 모습이었다. 한 누리꾼은 “동작대교면 집 바로 앞도 아니고 일부러 산책을 나갔다는 것”이라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도 “자꾸 얼굴을 보이는 것에 의도가 있다”고 적었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전농 광주전남연맹 6일 무안서 출발
쌀 수입 중단·농산물 최저가격 보장 요구

 

 
 
오미화 전남도의원(왼쪽부터), 전종덕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회의원, 오은미 전북도의원 등 진보당 소속 여성의원 3명은 6일부터 시작되는 트랙터 원정 투쟁에서 4박5일 전 구간을 동행하며 직접 트랙터를 운전할 예정이다. 전종덕 의원실 제공

 

또다시 ‘전봉준 트랙터 투쟁단’이 서울을 향한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광주전남연맹은 6일 전남 무안 전남도청 앞길에서 트랙터 투쟁에 나선다. 지난해 12·3 계엄 내란사태 뒤, 지난해 12월 시민과 함께한 ‘남태령 대첩’과 지난 3월 서울 경복궁 트랙터 입성 이후 세번째다.

 

전농 광주전남연맹은 5일 “트랙터 35대가 참여하는 전봉준 투쟁단이 4박5일 일정으로 무안에서 출발해 광주→전주→공주→평택→수원을 거쳐 10일 서울 광화문에 도착한다”고 밝혔다.

 

3차 투쟁단 원정엔 다수의 여성 농민들과 여성 정치인들이 트랙터를 운전한다. 정치인으로는, 진보당 소속 전종덕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회의원, 오미화 전남도의원, 오은미 전북도의원 등 3명이 4박5일 전 구간을 트랙터를 몰아 서울로 갈 예정이다. 투쟁단은 각 정당의 대통령 후보들에게 오는 10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시국대회에 참석해달라고 초청장을 보냈다. 농민들은 대통령 후보들에게 농민들 요구를 전달하고 답변을 들을 계획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광주전남연합, 전국쌀생산자협회 광주전남본부는 지난달 29일 전남 무안 전남도청 앞에서 ‘전봉준 트랙터 3차 발진 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농 광주전남연맹 제공

 

핵심적인 요구는 쌀 수입 중단과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이다. 농민들은 해마다 겪는 쌀값 하락과 ‘쌀 재고 대란’이 수입 쌀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강광석 전농 광주전남연맹 사무처장은 “한국은 2014∼2015년 쌀 수입을 전면 개방하면서 513% 고율 관세를 물리도록 했지만, 미국·중국·오스트레일리아·베트남·타이 등 5개 나라엔 5% 관세(쌀 저율 할당 관세·TRQ)만 물면 쌀 40만8700톤(국내 생산량 11%)을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의무수입 물량은 2024년 국내 쌀 초과 생산량(5만6000톤)의 약 7배 규모다. 농민단체들은 “쌀 공급 과잉과 쌀값 폭락의 주된 원인이 의무수입 물량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통상 압박을 하는 상황에서 쌀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종덕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회의원이 전봉준 트랙터 3차 투쟁단 원정 때 트랙터를 직접 운전하기 위해 운전 연습을 하고 있다. 전종덕 의원실 제공

 

반면, 정부는 쌀 과잉생산을 쌀값 하락의 원인으로 보고 벼 재배 면적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는 전년의 전국 벼 재배 면적(72만㏊)의 11%인 8만㏊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쌀 생산량의 10∼11%를 감축하도록 시·도별로 사실상 할당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일 벼 재배 면적 조정제 추진 실적 지방자치단체 점검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가 전날 돌연 취소했다. 이 회의엔 시·도 담당 공무원뿐 아니라 감축 실적이 낮은 하위 20곳 시·군 담당자들도 참석하도록 했다. 지자체 한 담당 공무원은 “농식품부에서 처음엔 ‘의무’로 줄이도록 했다가 현장 반발이 거세지자 지금은 자율로 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을 촉구하며 트랙터·화물트럭 등을 타고 상경하던 농민들이 지난해 12월22일 오전 서울 관악구 과천대로 남태령고개 인근에서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농민들은 농산물 최저가격 보장제 도입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쌀·채소·과일 등 주요 농산물의 공정가격을 마련한 뒤 시장 가격이 공정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하락가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정부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양곡관리법 등 ‘농업 4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지만,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거부권 행사로 막혔다.

 

농식품부 쪽은 “2021년부터 4년 연속 과잉생산(쌀 120만톤)으로 2조6천억원이 들었다”며 “벼 재배 면적을 줄이면 예산을 청년농 육성 등에 투입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벼 재배 면적 감축은 지자체별로 타 작물 전환 등 여건에 맞게 추진하고 있다. 벼 재배 면적 감축 추진이 잘되는 우수 사례를 공유하려고 지난 1일 회의를 하려다가, 서면 회의로 대체했다”고 설명했다.   < 한겨레  정대하 기자 >

대법원 아닌 서울고법 단계에서 막겠다는 방침

15일 파기환송 재판…공식선거운동 12일부터
이재명 재판 총 5개, 전부 대선 뒤로 연기 요구
윤호중 총괄선대본부장 "11일 밤까지 답하라"

탄핵안은 미리 준비할 듯…'결정적 순간' 표결
이르면 12일 발의, '72시간' 피해 법사위 회부

상고이유서 제출 기간 20일 둘러싼 논란 분분
'최악 시나리오'도 대비…실패하면 윤석열 귀환

 

조희대 대법원장이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 재판에 참석하고 있다. 2025.5.1 [사진공동취재단] 연합

 

'대법원까지 가기 전에 서울고법 단계에서 선고가 나오는 걸 저지해야 한다. 선고가 강행될 조짐이 보이면 바로 탄핵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을 둘러싼 민주당 대응 방침의 핵심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민주당이 조희대 대법원과 서울고등법원 재판부에 대한 탄핵소추에 사실상 시동을 걸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파기환송심 첫 재판이 대선 이후로 연기되지 않을 경우 탄핵 추진을 본격화하기로 하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12일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했다. 재판부가 연기 신청을 받아들여 일정을 변경할지 여부를 '11일 밤'까지는 기다려보겠다는 것이다.

 

11일을 넘기면 민주당이 바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할지, 아니면 15일 첫 재판 상황까지 지켜볼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후보가 선거운동을 이유로 불참할 경우 재판부가 어떻게 나올지 좀 더 따져봐야 할 다른 여러 변수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입법부가 행사할 수 있는 모든 권한과 전략‧전술을 총동원해 대선 전에 서울고법에서 파기환송심 선고가 나오는 일은 반드시 막겠다는 각오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총괄선대본부장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5.5.5. 연합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윤호중 총괄본부장은 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5월 1일 조희대 대법원의 사법쿠데타는 극단적 퇴행의 끝판왕이다. 국민의 기본권을 유린하는 사법쿠데타를 일으켰다"며 "선거는 어느 누구도 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지고지성(至高至聖)의 숭고한 주권 행사의 장이다. 그런데 조희대 사법부는 적법 절차의 원칙, 사법 자제의 원칙, 정치적 중립의 원칙을 모두 버리고 국민의 잔치 한가운데로 칼을 휘두르며 난입했다. 이는 관권선거를 넘어선 판권(判權)선거로, 국민 주권에 대한 도전이자 헌법파괴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어 '대통령 선거의 후보자는 후보자의 등록이 끝난 때부터 개표 종료시까지 사형·무기 또는 장기 7년 이상의 징역이나 금고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행범인이 아니면 체포 또는 구속되지 않는다'고 명시한 공직선거법 제11조를 들어 "이는 후보자를 지키기 위한 규정이 아니라 국민의 참정권을 두텁게 보호하라는 헌법 정신의 발현"이라며 "그 어떤 행정 권력과 사법 권력으로도 주권자 국민이 가진 헌법적 기본권을 침해할 수 없음을 선언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5‧1 사법쿠데타는 이재명에 대한 사법 살인을 기도한 것을 넘어 국민의 참정권을 향한 사법 사냥을 시도한 것이다. 민주당은 입법부의 일원으로서 국민이 입법부에 부여한 모든 권한을 동원해 조희대 사법부의 광란의 행진을 반드시 막겠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은 사법부의 법봉보다 국민이 위임한 입법부의 의사봉이 훨씬 강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목청을 높혔다.

 

특히 "조희대 사법부는 앞으로 6월 3일 선거전까지 선거 당사자인 후보를 5번이나 재판에 불러 앉힐 것이라고 한다. 선거 개입을 넘어 사법부에 의한 사실상의 선거 방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에게 요청한다. 이번 대선에 출마하는 후보의 등록이 완료되고 선거운동이 시작되는 5월 12일 이전까지 선거운동 기간 중 잡혀있는 출마 후보들에 대한 공판기일을 모두 대선 이후로 변경하기 바란다"고 직설적으로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5일 경기도 양평군 양평물맑은시장에서 열린 '골목골목 경청투어'에서 어린이들과 인사하고 있다. 2025.5.5. 연합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정한 이번 대선 후보자 등록 기간은 10∼11일이며, 12일부터 대선일 전날인 6월 2일까지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다. 윤 본부장은 명분을 갖춰 '출마 후보들'이라고 포괄적으로 지칭했지만 이재명 후보에게 방점이 찍혀 있음은 물론이다. 이 후보는 대선 때까지 5월 13일(대장동‧백현동 사건 1심), 15일(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20일(위증교사 사건 2심), 27일(대장동‧백현동 사건 1심), 6월 3일(위증교사 사건 2심) 등 무려 5건의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만 3개의 재판 일정이 잡혀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관건은 피선거권 박탈의 명운이 걸려 있는 15일 파기환송심이 대선 뒤로 연기되느냐 여부다. 윤 본부장은 한 기자가 "12일까지 연기를 안 하면 그때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탄핵 절차에 즉각 돌입하겠다는 취지로 이해하면 되느냐'고 묻자 부인하지 않고 "12일까지 연기하지 않으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입법부에 국민이 부여한 모든 권한을 동원해서 사법쿠데타가 진행되는 것을 막겠다"고 거듭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필요 최소한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원칙이다. 확대 해석은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도 "명백히 고등법원의 재판 진행은 막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힌다. 그것을 방해하면 헌법을 파괴하고 국민 주권 행사를 가로막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을 대신해서 입법부가 응징하겠다"고 못박았다. 아울러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서 사법부의 선거 개입을 막을 방법이 이미 다 마련돼 있다"며 "11일 밤까지 기다려보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본부장은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국민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참정권을 유린하는 헌법 파괴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그것이 조희대 사법부가 내란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마지막 방법"이라며 "만약 그렇지 않으면, 본인들의 이력에는 물론이고 대한민국 민주 역사에 씻을 수 없는 치욕적인 인물로 기록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했다.

 

나아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조희대 대법원장 사이에서 '이재명 죽이기'를 도모하며 파기환송심을 기획한 특정 세력을 겨냥한 듯 "사법쿠데타를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는 내란 세력에게도 경고한다. 6월 항쟁 후 우리 선거사에 관권 개입, 사법 난입 선거는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헛된 망상을 버리고 즉시 선거에서 손을 떼기 바란다"고 일갈했다.

 

 

민주당은 11일 밤까지 기다려본 뒤 이 후보 재판이 연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신속하게 '결행'에 나설 수 있도록 조희대 원장과 대법관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미리 발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법상 탄핵소추안이 발의되면 첫 본회의에 보고가 되고, 24시간 이후부터 72시간 이내에 의원들의 무기명 투표로 표결해야 한다. 제때 표결을 못하면 '일사부재의'(안건이 한번 국회에서 부결되면 같은 회기 중에는 다시 동일 안건을 발의 또는 제출하지 못하는 것)에 걸려 모든 게 물거품이 될 수 있다.

 

발의를 해도 무조건 24시간이 경과돼야 하기 때문에 당장 시급하게 표결해야 할 상황이 닥치면 발만 동동거리게 된다. 그렇다고 너무 일찍 발의했다가 72시간 이내에 표결을 못하면 자동 폐기되는 탓에 '타이밍'이 중요하다. 민주당은 이르면 12일쯤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 보고하고 24시간이 지나면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해서 때를 기다리다가 '결정적 순간'이 오면 곧바로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법사위에 회부해두면 '72시간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탄핵안은 살아 있게 되고 원하는 시점에 본회의에 올릴 수 있다.

 

지난 5월 1일 대법원이 이재명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을 때만 해도 민주당과 시민사회는 경악은 했지만 이 후보가 6‧3 대선에서 당선되는 데는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봤다.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은 상고 제기 기간 7일(제374조), 상고이유서 제출 기간 20일(제379조) 등 최소한 27일을 보장받기 때문에 대선 전에 확정판결이 나온다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게 중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대법원이 상식을 갖고 행동할 것으로 기대한다면 굉장히 안이한 것이다. 상고이유서 제출을 기다리지 않고 7일 만에 바로 판결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상상을 뛰어넘는 대법원의 막무가내 행태를 감안하면 실제 그렇게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 급속히 확산된 것이다.

 

비록 진보적인 법률가들 사이에서조차 "대법원이 법으로 규정된 피고인의 기본적 방어권 행사마저 무시하는 위법을 저지른다는 건 너무 나간 억측이고 극단적인 가정"이라는 반론이 적지 않게 제기된 것도 사실이지만, 최전선에 서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대선을 코앞에 두고 이 후보가 출마 자격을 잃을지 모르는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대비할 수밖에 없다. 한 번 실기하면 그걸로 끝이고 그 결과는 내란수괴 윤석열의 귀환이기 때문이다. < 민들레 김호경 기자 >

 

[여론조사  꽃] 이재명 적합도 47.3%…1.4%p 올라

정권 교체 여론도 여전히 두 배 이상 높아
국힘 후보 확정 컨벤션 효과, 민주당과 동반 상승

 

 

6.3 대통령선거 관련 여론 지형은 국민의힘이 김문수 후보를 확정한 데 따른 약간의 컨벤션 효과 외에, 이재명 민주당 후보에 대한 대법원의 파기환송이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꽃’이 5월 2~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01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면접방식 여론조사(표본오차 ±2.2%p, 95% 신뢰수준, 기타 자세한 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에서 6.3 대선에 대한 인식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64.7%가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답해 정권 교체 여론이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을 연장해야 한다’는 응답은 31.2%에 그쳐, ‘정권 교체’ 의견이 33.5%p 더 높았다. 지난 4월 28일~29일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6.6%가 ‘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답한 반면, ‘정권을 연장해야 한다’는 의견은 29.5%에 그쳤다. 정권 교체 여론과 정권 연장 간 차이가 37.1%p로 이번 조사와 3.6%p 차이에 그쳤다.

 

 

대구·경북, 70세 이상에서만 ‘정권 교체’ ‘연장’ 초접전

 

권역별로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정권 교체’ 응답이 우세했다. 특히 호남권에서는 83.9%가 ‘정권 교체’를 원한다고 응답해 전국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대구·경북은 ‘정권 연장’ 49.6%대 ‘정권 교체’ 45.8%로 조사돼, 유일하게 ‘정권연장’이 오차범위 내 소폭 앞섰다.

 

연령대별로도 7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정권 교체’ 응답이 앞서거나 우세했다. 특히 40대(81.9%)와 50대(72.9%), 30대(70.7%)에서는 10명 중 7명 이상이 교체를 요구했으며, 18~29세에서도 교체 여론이 우세한 흐름을 보였다. 70세 이상에서는 정권 연장(46.4%)과 ‘정권 교체’(46.0%) 응답이 비슷하게 나타나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남녀 모두에서 ‘정권 교체’ 의견이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고, 경제활동층에서도 교체 여론이 뚜렷했다. 자영업층의 63.2%, 화이트칼라층의 73.3%, 블루칼라층의 71.4%가 ‘정권 교체’를 지지했다.

 

정당 지지층 간 입장 차이도 극명해,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97.4%가 ‘정권 교체’를 선택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의 81.7%는 ‘정권 연장’을 지지했다. 무당층에서는 ‘정권 교체’ 58.2%, ‘정권 연장’(17.0%) 보다 41.2%p 높아 무당층에서도 정권 교체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선주자 적합도,‘이재명’(47.3%)과 ‘한덕수’(19.0%) 격차 28.3%p

 

대통령 후보 적합도에 대해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47.3%의 지지를 얻어 독보적인 1위를 기록했다. 전례없는 방식의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파기환송 결정 이후 실시된 조사임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후보는 지난주 조사보다 1.4%p 상승한 지지율을 보여 견고한 지지세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대선 출마를 위해 대통령 권한대행직에서 사퇴한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는 19.0%를 얻으며 2위에 올랐지만, ‘이재명’과는 28.3%p의 큰 격차를 보였다. 이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9.1%로 3위,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6.4%,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3.0%, ‘새미래민주당 이낙연 후보’는 1.7% 순이었다. ‘그 외 다른 인물’은 1.3%, ‘없음’은 10.9%로 집계됐다.(*국민의힘 최종경선 결과 발표 전 여론조사 실시신고를 진행하게 되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포함되어 있음)

 

 

지역별로는 대구·경북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이재명’이 압도적인 선두를 차지했다. 대구·경북에서는 ‘이재명’(32.4%)과 ‘한덕수’(29.3%)가 3.1%p 격차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이며 팽팽하게 맞섰다.

 

연령별로는 30대부터 60대까지 모든 세대에서 ‘이재명’이 뚜렷한 우위를 보였고, 특히 40대와 50대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다. 반면, 70세 이상에서는 ‘한덕수’가 36.7%로 1위를 차지했고, ‘이재명’은 31.3%로 뒤를 이었다. 18~29세에서는 ‘없음’ 응답이 31.7%로 가장 높았고 ‘이재명’은 28.1%였다. 이어 ‘한덕수’(16.6%), ‘이준석’(7.7%), ‘한동훈’(7.5%), ‘김문수’(3.3%), ‘이낙연’(1.3%) 순이었다.

 

정당 지지층별로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 88.9%가 ‘이재명’을 선택하며 절대적인 지지를 보였고, 국민의힘 지지층은 ‘한덕수’(46.8%), ‘한동훈’(23.9%), ‘김문수’(16.9%) 등으로 지지세가 분산되는 양상이었다. 무당층에서는 ‘없음’이 53.2%로 가장 높았고, 이어 ‘한덕수’(17.5%), ‘이재명’(6.8%), 이낙연(5.2%), ‘한동훈’(4.5%), 이준석(3.3%), 김문수(2.3%)순으로 나타났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에서 ‘이재명’이 85.3%의 지지를 받아 압도적인 지지를 확인했다. 보수층에서는 ‘한덕수’(38.5%)가 가장 높았고, ‘한동훈’(15.6%), ‘이재명’(14.5%), 김문수(13.9%)가 근소한 차이로 경합했다. 중도층에서도 ‘이재명’이 50.6%로 과반을 기록하며 선두를 유지했고, ‘한덕수’(14.6%), ‘없음’(12.1%), ‘한동훈’(9.6%), ‘김문수’(4.6%), ‘이준석’(3.4%), ‘이낙연’(2.6%) 순으로 집계됐다. ‘이재명’이 진보층 뿐만 아니라 중도층에서도 독보적인 지지를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적합한 보수 후보 없다’ 56.7%, 지난 주 조사(53.2%)와 비슷

국힘 지지층에서도 ‘한덕수’(55.0%)가 ‘김문수’(22.5%) 32.5%p 차 앞서

 

보수 진영의 단일 후보 적합도를 묻는 양자 가상대결 방식의 전화면접조사에서, ‘무소속 한덕수 후보’가 25.9%의 지지를 얻어 13.3%를 기록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12.6%p 차이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7%는 ‘적합한 인물이 없다’고 답해, 보수 후보군 전반에 대한 회의적 인식도 여전히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 다른 인물’응답은 2.7%였다. 지난 4월 28~29일 조사에서도 보수 후보로 한덕수 26.4% 대 김문수 12.8%, 적합한 인물 없음 53.2%였다.

 

권역별로는, ‘적합한 인물 없음’을 제외하면 ‘한덕수’는 모든 권역에서 우위를 점했다. 특히 대구·경북에서는 36.5%를 기록해, ‘김문수’(15.0%)를 21.5%p 차이로 크게 앞섰고, 부·울·경에서도 16.7%p 격차로 앞섰다.

 

연령별로는 60대 이하 전 연령층에서 ‘적합한 인물 없음’ 응답이 가장 많았고, 70세 이상에서는 ‘한덕수’(42.7%)가 최다 응답을 기록했다. 이어 ‘인물없음’ 37.6%, ‘김문수’ 14.7% 순이었다. ‘인물 없음’을 제외하면 4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한덕수’가 우위를 보였으며, 40대에서는 ‘한덕수’ (13.2%)와 ‘김문수’(12.5%)가 팽팽한 경쟁을 벌였다. 성별로는 남녀 모두 ‘한덕수’가 ‘김문수’보다 높은 지지를 얻었다.

 

정당 지지층별로는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한덕수’가 55.0%를 얻어 ‘김문수’(22.5%)를 32.5%p 차이로 크게 앞섰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에서는 80.7%가 ‘적합한 인물 없음’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김문수’(9.3%)와 ‘한덕수’(6.4%)는 비슷한 수준이었다. 무당층에서도 ‘적합한 인물 없음’이 65.6%로 과반을 넘었으며, ‘한덕수’(25.9%)가 ‘김문수’(3.6%)를 크게 앞섰다.

 

이념 성향별로도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응답은 진보층과 중도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진보층에서는 ‘인물없음’이 최다 응답이었고, 이를 제외하면 두 후보가 나란히 7%대의 지지율을 보이며 팽팽한 양상을 보였다. 보수층에서는 ‘한덕수’가 46.4%를 기록해, ‘김문수’(20.5%)를 크게 앞섰으며, ‘인물 없음’은 29.4%로 집계됐다. 중도층 역시 ‘적합한 인물이 없다’는 응답이 60.8%로 과반을 넘었고, ‘한덕수’는 22.7%, ‘김문수’는 11.9%를 기록해 한덕수가 10.8%p 앞섰다.

 

‘민주당’ 중도층 지지율 54.1%로 ‘국힘’(26.0%) 압도(격차 28.1%p)

 

정당지지도 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지난 조사 대비 1.7%p 상승한 49.7%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3.2%p 상승한 34.5%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는 15.2%p였으며,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산 지지율은 51.8%로 ‘국민의힘’(34.5%)보다 17.3%p 앞섰다.

 

연령대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 30대~50대 응답층에서 우위를 점했고, 18~29세와 60대는 양 당이 팽팽하게 접전을 벌였다. 70세 이상에서는 ‘국민의힘’이 강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은 40대에서 8.9%p 상승했고, ‘국민의힘’은 50대(7.7%p↑), 30대(6.0%p↑), 18~29세(5.0%p↑) 그리고 60대(4.9%p↑)등에서 지지율이 상승했다. 성별로는 여성층에서 ‘더불어민주당’이 5.4%p 상승했고, 남성층에서는 ‘국민의힘’이 5.1%p 상승했으나, 전체적으로는 남녀 모두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우위를 유지했다.

 

이념 성향별로는, 진보층에서 ‘더불어민주당’이 4.2%p 상승했고, 보수층에서 ‘국민의힘’은 5.0%p 상승했다. 중도층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3.3%p 오른 54.1%를 기록했고, ‘국민의힘’도 3.4%p 상승한 26.0%를 기록했으나 양당 간 격차는 28.1%p로 나타났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중도층 내에서 안정적인 지지 기반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민들레 강기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