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민변, 국회에 입법청원…"정부안 오답"
조국혁신·진보·기본소득·사회민주 등 4당 소개


'검찰 포장갈이' 안 되도록 수사-기소 철저 분리
고등공소청 폐지, 공소청-지방공소청 2단계로

'공소청장'으로 명명…공소청연구관 제도 폐지
검사동일체, 검사 특권적 지위 정한 규정 삭제

중수청은 부패, 경제 등 4개 범죄 수사로 한정
공소청에 수사 개시 통보, 검사 입건 요청 삭제

 

진보당 정혜경 의원(왼쪽 다섯 번째)을 비롯한 의원들과 참여연대, 민변 관계자들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중대범죄수사청ㆍ공소청법 입법 청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3.11. 연합
 

이재명 정부가 입법예고한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이 각종 독소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검찰 간판갈이'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각계의 위기의식이 커지는 가운데 주요 시민사회단체와 진보개혁 4당이 나서 "이것만은 고쳐야 한다"며 구체적인 수정안을 제시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법센터는 11일 수사와 기소의 조직적 분리가 실현된 중수청·공소청법 제정을 위한 입법청원을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의 청원소개로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정부안이 기존 검찰의 수직적 구조를 답습하고 변칙적인 수사지휘권을 부활시키려 하는 등 개혁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며 '정답'이 아니라 '오답'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회가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수청을 신설하도록 정부조직법을 개정한 취지에 맞춰 무소불위 권력을 오남용해 온 검찰의 과도한 권력을 바로잡고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 상호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형사사법 체계를 실질적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법청원 취지를 설명하고 국회가 이를 수용해 검찰개혁 본령에 입각한 중수청·공소청법을 제정해줄 것을 촉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참여연대와 민변 사법센터에서 마련한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입법 청원안에 연대와 지지의 말씀을 드린다. 78년 무소불위의 독점적 권한을 휘두른 검찰을 제대로 개혁하라는 국민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며 "주권자 국민의 의지대로 수사-기소를 완전하게 분리하는 검찰개혁을 올바르게 완수하는 길에 저도 언제나 함께하겠다. 민주진보 시민들의 우려를 덜어내면서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검찰개혁 입법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도 "진정한 검찰개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명확히 분리하는 것, (공소청은) 공소 제기와 유지라는 본연의 역할에만 집중하는 것, 그리고 형사사법 권력에 대한 시민의 참여와 투명한 민주적 통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참여연대와 민변 사법센터가 제안한 법안은 바로 이러한 보완점을 담아 국민의 의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한 안이다. 더불어 정부가 제시한 개혁 방향과 취지를 더욱 내실 있게 채운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은 "정부안을 살펴보면 중수청은 '특수부 확대'이고 공소청은 '검찰청의 포장갈이'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오늘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이 제출한 입법청원 의견을 반영한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면서 "수사·기소 분리, 기관 간 견제와 균형, 민주적 통제 방안 마련 등 검찰의 특권과 권한 남용을 걷어내는 제대로 된 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검찰개혁은 검찰을 악마화하자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인권 보장과 정의 실현을 위해 검사와 조직이 악마가 되지 않도록 잘못된 특권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지난 70여 년 동안 검찰은 수사와 기소 권한을 동시에 행사하며 권한 오남용 등 많은 문제를 낳았다. 급기야 스스로 권력이 되어 '수사 통치'까지 서슴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시민사회는 오랫동안 검찰개혁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검찰의 강고한 저항 속에서 개혁이 퇴색되거나, 어렵게 이룬 성과가 다시 후퇴하는 과정을 수없이 지켜봐야 했다. 이번만큼은 결코 뒷걸음질 쳐서는 안 된다. 국회가 청원안을 충실히 검토해 입법에 반영해 주기를 요구하고 기대한다"고 했다.

 

민변 사법센터 김남준 운영위원도 "지금의 법안대로라면 이름만 바뀐 '거대 수사, 기소 기구'가 탄생할 뿐이다. 이는 검찰 권력을 분산하는 것이 아니라 변형된 형태로 온존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검찰공화국이라는 암흑의 시대를 겪었다. 이번에도 검찰에 우회로를 열어주는 어설픈 개혁법안으로 마무리한다면 검찰 권력은 더욱 견고해지고 결국 다시 국민의 통제를 벗어날 것이다. 공소청과 중수청이 또 다른 '통제 불가능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제도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정부안은 전면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법센터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중수청·공소청법 입법청원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참여연대 홈페이지

 

민변 사법센터 박용대 소장이 설명한 공소청법 제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공소청 및 공소청의 직무(안 제2조, 제3조)
공소청이 하는 직무에 관하여 '공소청의 직무'로 정하고 '검사의 직무'로 정하지 않음. 즉, 공소청의 직무는 '검사'라는 신분을 중심으로 정하지 않고 '기관'을 중심으로 정의하는 것이 적절함. 경찰청, 중수청 등 다른 국가기관도 기관 사무를 중심으로 해당 기관을 정의하고 있음.

 

나. 공소청의 직무 조정(안 제3조)
공소청의 직무를 ①공소 제기 여부 결정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②영장 청구에 필요한 사항 ③범죄 수사에 관한 사법경찰관리 및 특별사법경찰관리 협의·지원 ④법원에 대한 법령의 정당한 적용 청구 ⑤ 그 밖에 법률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으로 정함.

 

정부안과 비교해 보면 국가 소송 업무는 공소청 업무에서 법무부 업무로 이관하는 것이 적절함. 정부안의 '범죄 수사에 관한 특별사법경찰관리 지휘·감독'의 내용을 '범죄 수사에 관한 특별사법경찰관리 협의·지원'으로 수정함. 수사-기소 분리의 원칙에 따라 특별사법경찰관리의 경우도 일반사법경찰관리의 경우처럼 지휘·감독의 지위에서 협의·지원의 지위로 정하는 것이 적절함. 정부안의 '범죄수익 환수, 국제 형사사법 공조 등 법령에 따른 검사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형사소송법 등에 규정한 사항'은 '그 밖에 법률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포함되므로 삭제함.

 

다. 대공소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공소청으로 명명함(안 제11조)
경찰청, 병무청 등 다른 국가기관도 대경찰청, 대병무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음. 경찰청-지방경찰청, 병무청-지방병무청의 명칭을 사용함. 특히 고등공소청을 둘 필요성이 없으므로 대공소청이라는 명칭은 적절하지 않음.

 

라. 공소청의 장은 공소청장으로 명명함(안 제11조)
공소청의 장을 공소청장으로 명명함. 검찰총장으로 명명하지 않음.

 

마. 공소청연구관 제도를 폐지함(검찰청법 제15조)
공소청연구관 제도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헌법재판소의 헌법연구관을 본떠 만든 것인데 행정부 소속 공소청은 법원 또는 헌법재판소가 아니어서 그 필요성이 크지 않으므로 연구관 제도는 두지 않는 것으로 함.

 

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등공소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지방공소청의 2단계 조직으로 함(안 제16조 이하)
중수청도 중수청-지방중수청, 경찰청도 경찰청-지방경찰청, 병무청도 병무청-지방병무청의 조직을 둠. 공소청을 다른 중앙행정기관과 다르게 정할 필요성은 크지 않음. 또 종전 고등검찰청의 역할과 지위 등을 고려할 때 기소 업무를 전담하는 공소청에서 고등공소청이 유지될 필요성은 크지 않음.

 

사. 검사동일체로 기능하는 규정은 삭제함(검찰청법 제7조의2)
검찰총장, 각급 검사장, 지청장이 가진 검사 직무의 위임·이전 및 승계 규정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검사동일체로 기능하는 규정이어서 현실에 맞지 않으므로 삭제함.

 

아. 검사의 특권적 지위를 정한 규정은 삭제함(검찰청법 제37조)
검사의 신분보장을 정한 제45조를 삭제함. 검사의 지위에 대해 과도한 특권을 부여한 것을 정상화하는 것이 바람직함. 검사는 법관이 아니고 행정부 내 공무원이므로 행정부 내 다른 일반직 국가공무원과 구별하여 그 신분을 특별하게 보장할 필요성이 크다고 할 수 없음.

 

자. 법무부 탈검찰화에 역행하는 규정을 폐지함(검찰청법 제44조, 제51조)
법무부와 그 소속 기관의 직원에 관해 검사를 겸임할 수 있도록 한 검찰청법 제44조(정부안 제52조) 및 공소청 직원의 겸임을 규정한 검찰청법 제51조(정부안 제59조)를 각각 삭제함. 법무부의 탈검찰화에 역행하는 규정이어서 공소청법에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

 

차. '사법경찰관리 등과의 관계'를 규정한 제7장을 삭제함(검찰청법 제54조)
법률 체계상 조직법인 공소청법에 둘 내용이 아니고 작용법인 형사소송법에서 정할 사항임. 또 그 내용에 있어서도 지방공소청에게 수사중지권,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배제권을 두는 것은 수사-기소 분리를 통하여 기소기관과 수사기관이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구현하고자 하는 제도 원리에 비춰 적절하지 않음.

 

카. 위법·부당한 불기소 결정의 심의를 위해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기소심의위원회를 설치함(안 제41조)
기소심의위원회는 불기소한 사건에 대해서 관계자들이 불복하여 기소심의를 신청하면 검사의 불기소 결정의 적법성 및 적정성을 검토·심의하도록 함으로써 기소의 오남용을 통제하는 기능을 함. 기소심의위원회는 외부인원으로 구성함. 기소심의는 항고 제도와 병존하도록 하되, 기소심의위원회의 기각 결정에 관해서는 항고의 기각 결정과 마찬가지로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함. 기소심의 신청인으로는 고소인·고발인·그 변호인이나 대리인 외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수사관을 포함시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수사관도 검사의 불기소 결정의 적법성·적정성에 관하여 심의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함. 기소심의위원회가 기소를 결정하면 검사는 그 결정에 따라 기소해야 함. 기소심의위원회에서 심의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에 대하여 불복하는 신청자는 항고사건과 마찬가지로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피해자의 권리 구제 기회를 보다 두텁게 보호하고자 함.

 

4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중수청·공소청 법안 관련 참여연대와 민변 사법센터 기자설명회가 열리고 있다. 2026.3.4. 연합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유승익 소장이 설명한 중수청법 제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패, 경제 범죄 등 4개 범죄로 수사대상 범죄를 한정한다. 정부안의 마약범죄, 사이버범죄는 삭제했다.

 

둘째, 중수청-지방중수청의 2단 조직 형태로 구성한다.

 

셋째, 중수청에 중수청장, 차장, 수사관을 둔다. 수사관 조직은 일원적으로 구성한다.

 

넷째, 다른 수사기관과의 협력 관계를 명시했다. 정부안과 달리 중수청의 우선수사권, 이첩권 등을 두지 않았다. 수사 경합시 별도의 기구에서 협의를 통해 해결하도록 했다.

 

다섯째, 공소청과 대등한 협력 관계를 명시했다. 공소청 검사의 우월적 지위를 전제하는 정부안의 수사 개시 검사 통보 제도나 검사의 입건 요청 제도 등을 두지 않았다.

 

여섯째, 중수청의 수사를 내부적, 외부적으로 통제하는 장치로서 중수청위원회, 수사심의위원회, 수사인권보호관 제도를 두었다.
-중수청 위원회를 행안부에 두고 인사, 예산 등에 관한 주요 정책을 심의 의결하도록 했다.
-수사심의위원회를 법제화해 수사의 적법성 및 적정성을 심의하도록 했다.
-수사인권보호관 제도를 둬 수사 과정의 인권 침해 및 수사 공정성에 관한 민원을 처리하도록함으로써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도록 했다.                 < 김호경 기자 >

 

 

“개혁다운 개혁요구를 강경파라니, 용두사미 검찰개혁 시도 규탄한다!” 강조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주권정부 "초심을 저버리지 말 것"과 철저한 개혁 촉구

 

 

캐나다 범민주원탁회의(Korean Canadian Democratic Community Roundtable Conference)가 “국내외 민주 동포들의 초미의 관심사이며 최대 개혁과제 중 하나인 검찰개혁이 본말전도와 용두사미로 끝날 위기에 처한 상황을 개탄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면서 ‘검찰개혁 공약 제대로 이행’을 촉구하는 성명을 10일 발표했다.

 

범민주원탁회의는 성명에서 “최근 국무총리 산하 검찰개혁 TF는 2차 개혁안을 냈으나, 국회 법사위 의원들과 법률전문가, 법학자들, 민변과 참여연대 등 주요 시민단체들까지 ‘개혁이 아닌 개악’이 될 것이라고 강력 경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정부여당은 ‘일부 강경파’의 반발이라고 치부하며 곧 본회의 처리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일부 언론까지 “대통령 뜻을 거스르는 일부 강경파” 운운 편들며 압박하는 작태를 보이고 있다.”면서 “‘개혁다운 개혁’,‘약속한 개혁’의 요구가 ‘소수 강경파’주장이라니, 검찰개혁을 목청 껏 외친 촛불 응원봉 시민들과 다수 국민이 소수 강경파란 말인가! 그러면 ‘온건파’의 정체는 무엇인가.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구태적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성명은 “정부의 ‘검찰개혁안’은 우선 개혁대상인 검사들이 안을 만든 것부터 어불성설인데, 핵심 내용도 무늬만 개혁으로 지적된다.”면서, ▲간판만 바꿔달아 검찰과 검사의 기득권 유지, 나아가 권한 확장과 장차 권토중래의 저의를 ‘공소청’과 ‘중수청’ 설계에 교묘히 숨겨뒀다는 분석과, ▲수사-기소 분리와 기소전담 원칙을 무시하고 오히려 수사와 감독의 상위 기관화를 노린데다, ‘검찰 중수부’확대 부활의 꼼수로 포장한 의심도 나온다고 사례를 들면서, “얼마나 음흉한 반개혁적 안(案) 인지를 확인할 진대, 이에 눈감으면 온건파, 지적하면 강경파요 ‘반명’ 아니냐는 기괴한 편가르기 논리까지 난무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범민주원탁회의는 이어 이같은 상황에 이른 인과(因果)를 짚으며 “TF를 산하에 둔 감독자인 김민석 총리의 진심과 노림수가 무엇인지 강한 의구심을 갖는 한편, 그 배후가 누구인지, 설마하니 ‘검찰개혁의 기수’로 확신해 온 이재명 대통령이 이런 개악안을 용납하고 추인한 것인지, 이른바 ‘거래설’까지 나도는 전혀 믿고싶지 않은 현실에 당황하게 된다.”고 이 대통령의 뜻에 의한 것으로 의심하게 되는 현실을 들었다. 이어 성명은 “이 대통령은 검찰의 최대 피해자 중 한 명이라는 사실에 앞서, 선거공약으로 국민 앞에 약속한 철저한 검찰 개혁론자임은 삼척동자도 안다.”고 상기하며 “그런데, 그가 진짜로 ‘변심’한 것이 맞다면, 기가 막히고 충격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 “ “개혁하려다 초가삼간 태운다”“외과수술적 개혁” 등의 묘한 언급으로 검찰개혁에 혼선을 주고 동력을 떨어뜨려 갈등과 분열이 커진 탓”이라고 의심의 배경을 전했다.

아울러 ”청와대 민정라인에 검찰론자들이 포진하고, 법무장관의 잇단 검찰개혁 제동 발언이 나온 터에 국회가 아닌 정부주도 개혁안 추진과 모호한 보완수사권 태도 등을 수상히 여긴 전문관찰자들의 우려와 예고가 역시나 적확했단 말인가.”고 검찰개혁 추진 과정에 대해 제기해온 의문점들이 사실로 드러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덧붙였다.

 

이에 성명은 “우리는 윤석열 검찰정권의 내란획책에 맞선 의로운 시민들 힘으로 세운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주권정부가 초심을 저버리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초심’을 지킬 것을 강력 주문하면서 ▲대통령이나 어느 개인을 위한 것도, 통합 대상일 수도 없는 개혁공약의 철저한 이행을 강력히 요구한다! ▲개혁다운 제대로 개혁의 외침을 ‘강경파’로 모욕하지 말라! ▲일제 잔재요 80년 적폐인 검찰의 해체적 혁파, 완벽한 수사-기소분리 개혁을 주저말고 이행하라! 고 거듭 강하게 촉구했다.

 

범민주원탁회의는 성명을 마무리하면서 “우리 국내외 동포들은 사회대개혁의 요체인 검찰개혁을 방해하는 무리, 검찰 개악을 시도하는 어떤 세력도 규탄하며 미련없이 지지와 기대를 철회할 수 있음을 역사 앞에 엄중히 경고하는 바”라고 거듭 철저한 검찰개혁을 요구하며 이에 반할 경우 지지와 기대를 접을 수 있다는 단호한 경고도 발했다.

 

캐나다 범민주원탁회의는 과거 모국의 반독재·민주화운동 지원활동을 했던 캐나다의 한인 민주 인사들의 민주의지와 행동가치를 뿌리삼아 민주·정의·평화의 공동선 구현을 비전으로 활동하는 진보적 시민연대단체로 2016년 11월12일 출범했다.

                                                                         < canadaminju@gmail.com >

 

이슬람혁명수비대 "전쟁 언제 끝낼지 우리가 결정"

이란 '경제적 압력 극대화' 전략…장기전 준비
트럼프 "호르무즈 봉쇄하면 20배 타격" 경고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중심 결집
"더 많은 미사일 배치, 1톤 넘는 탄두 탑재"
한국 배치 미군 사드 일부, 중동으로 이동

 

"더는 외교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는 남들을 속여왔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며, 우리도 협상 중에 이를 두 번이나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가 협상에 임하는 동안 우리를 타격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실의 카말 하라지 외교정책 고문은 9일 CNN 인터뷰에서 미국·이스라엘과의 '휴전'을 위한 외교 협상 가능성을 이렇게 일축했다. 하라지 고문은 "다른 국가들이 개입해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종식을 보장할 정도까지 경제적 압력이 축적되지 않는 한 (외교의)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쟁은 인플레와 에너지 부족 측면에서 다른 나라들에 많은 압력, 경제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 전쟁이 지속되면 이 압력은 더 축적될 것이며, 그래서 다른 나라들은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국민들이 9일 수도 테헤란의 혁명 거리에 모여 이슬람 공화국의 새로운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2026. 03. 09 [UPI=연합]

 

트럼프 "전쟁 곧 끝날 것" 조기 종전 시사
이란 '경제적 압력 극대화'…장기전 준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플로리다주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매우 결정적으로 승리하고 있다. 계획보다 훨씬 앞서 있고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고 '조기 종전'을 시사했지만, 핵 협상 중 '불법 공격'을 받고 최고지도자도 잃은 이란은 현재로선 그럴 뜻이 없고 장기전 각오를 밝힌 것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하라지의 '장기전' 발언을 뒷받침했다. 연합뉴스와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우리가 결정한다"라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이 지역에서 단 1리터의 석유 수출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도 미 PBS 방송 인터뷰에서 "세 차례의 협상 후 미국 협상단 스스로 우리가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는데도, 그들은 우리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 더는 미국과의 대화가 우리 의제에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공격'을 당하고 지난 10일간 이란은 보복 차원에서 이스라엘은 물론, 걸프 국가를 포함한 중동 지역 내의 미군 기지와 외교공관, 그리고 공항과 석유 인프라 등 민간 시설들에 타격하는 한편,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을 금지하는 등 사실상 봉쇄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플로리다주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 03. 09 [AFP=연합]

 

트럼프 "호르무즈 봉쇄하면 20배 타격"
IRGC "미국·이스라엘 외교관 내보내라"

 

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 외교관을 자국 영토에서 내보내는 어떤 유럽, 아랍 국가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유와 권한을 얻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원유 수송선 통과를 막는다면 "지금까지보다 20배 더 가혹하게"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는 "그에 더해 우리는 쉽게 파괴할 수 있는 목표물들을 제거해 이란이 사실상 다시는 하나의 국가로서 재건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죽음, 화염, 분노가 그들을 지배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러나 나는 그런 일이 없길 바라고 기도한다"며 "이건 호르무즈 해협을 많이 이용하는 중국과 다른 모든 국가에 미국이 주는 선물이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위의 플로리다 회견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열흘 만에 이란 함정 51척을 격침하고 미사일 시설 등 5000개 넘는 표적을 타격했으며, 이란의 미사일 능력이 10% 이하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에 이란의 IRGC는 자국의 미사일 프로그램이 파괴됐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일축하고, 더 많은 수의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미사일들이 1톤 이상의 탄두를 탑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9일 영국 글로스터셔주의 RAF 페어퍼드 기지에서 미 공군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전략폭격기가 주차된 B-1B 전략폭격기들 근처로 착륙하고 있다. 2026. 03. 09 [로이터=연합]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중심 결집
"더 많은 미사일 배치, 1톤 넘는 탄두 탑재"

 

한편, 이란은 8일 미국·이스라엘 공습에 목숨을 잃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임 최고지도자로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했으며, 그에 따라 이란의 군부와 정치인, 종교 권위자들이 모즈타바를 중심으로 결집하며 장기전을 시사하고 있다. 이슬람혁명수비대가 맨 먼저 충성을 맹세했다. IRGC는 모즈타파 하메네이의 "신성한 명령에 전적으로 복종하고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고, 이란 정규군과 경찰 최고 사령부, 국방위원회 또한 충성을 서약했다.

 

특히 IRGC는 신임 총사령관 모즈타바에게 바친다며 '라바이크 야 하메네이(하메네이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라는 작전명으로 초중량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으며, 예멘의 후티 반군,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 세력들도 충성 서약을 했다. 수도 테헤란의 한 광장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쏟아져 나와 "미국에 죽음을"을 외치며 하메네이 부자의 초상화를 흔들었다. 같은 날 오후 미국과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이란의 테헤란과 이스파한을 폭격했다.

 

한국 배치 미군 사드 일부, 중동으로 이동
이 대통령 "우리 의견 전적 관철 어려워"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2026.3.10 연합
 

미국은 이란의 드론과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해 공격에 대한 방어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중 일부를 포함한 주한미군 자산을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에서 "주한미군이 자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 일부 방공무기를 반출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반대 의견을 내고는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 이유 기자 >

미국과 이란 전쟁, 어느 쪽이 더 오래 버틸까

● Hot 뉴스 2026. 3. 10. 01:58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하메네이 차남 후계체제 정비 이란 장기전 태세

약점 지닌 양쪽 승패 가를 ‘누가 더 잘 버티나’

유가 배럴당 20% 오른 100달러대로 급등
출구전략 없는 미국, 전쟁목표도 불분명

베네수엘라 ‘성공’ 사례에 너무 고무돼 있었나
베네수엘라와 전혀 다른 이란

모즈타바 단기간에 무너뜨리든지 철수하든지
이란도 약점…가자지구처럼 변해가는 테헤란

 

8일 하메네이 후계자로 선출된 그의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코노미스트 3월 8일
 

이란 최고 성직자들 88명으로 구성된 ‘전문가회의’가 미국-이스라엘 공격으로 살해당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후계자로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56)를 선출했다고 9일 새벽(현지시각) 발표했다. 전쟁 발발 9일 째에 내려진 이라크 지도부의 이런 결정은 하메네이 체제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타협없는 항전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다.

 

하메네이의 차남 모즈타바는 평생 은둔생활을 해 왔으나 아버지가 37년을 장악했던 최고지도자 사무실인 ‘베이트’를 지난 20년간 운영해 온 실세였다. 겸손하고 수줍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란혁명수비대 산하 민병대인 ‘바시즈’를 지휘했고 혁명수비대 정보부서를 이끈 성직자 호세인 타에브의 정치적 동맹자였으며, 2009년 대통령선거 때는 강경파 아흐마디네자드를 지원해 당선시켰다. 모즈타바는 이란 헌법이 최고지도자에게 요구하는 성직자 및 정치가로서의 자격을 온전히 갖주진 못했다. 공식적인 고위 공직을 맡은 적이 없고 종교적 권위의 원천인 무스타히드(최고 수준의 이슬람 법학자)에게 요구되는 논문을 발표한 적도 없다. 그리고 팔레비 왕정을 무너뜨린 이슬람 ‘혁명정부’로서는 모양새가 좋지 않은 ‘부자 세습’ 형태로 권력을 물려받았다.

 

이런 약점들은 이란 내부 개혁파 세력이 수용하기 어렵겠지만, 지금 이란 실세로 알려진 혁명수비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다 ‘부정한 침략자’에 대한 응징을 부르짖는, 가족을 거의 모두 잃은 그의 ‘정통성’에 도전할 세력은 적어도 당분간은 없어 보인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에서 살아남은 모즈타바는 종교적, 정치적 권위를 지니게 됐을 뿐만 아니라 혁명수비대를 비롯한 군 조직의 최고사령관 역할도 맡게 됐다.

 

3월 9일,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교외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는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이란 분쟁 속에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긴장이 고조된 데 따른 것이다.2026.3.9. 로이터 연합
 

미국과 이란, 어느 쪽이 더 오래 버틸까?

 

중동 전역으로 전투가 더욱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미국 외교관들에게 사우디아라비아를 떠나라고 지시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직 미국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후계자 후보로 거론되고 있던 모즈타바를 겨냥한 듯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전의 그 사람과 마찬가지로 악한 사람이 권력을 장악하는 것”이라고 했고, 8일에도 모즈타바를 “용남할 수 없는 인물”이라고 비난했다. 미국의 승인 없이는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미국과 이란 어느쪽이 더 오래 버틸 수 있을지 가늠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4~5일” 등 며칠이면 끝날 것이라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은 몇 주로 길어지고 9월까지 갈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오더니, “영원히 전쟁을 수행할 수 있다”고 큰소리 치기에 이르렀다. 초기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 급진파를 대표했다가 이스라엘 지원을 둘러싼 이견으로 떨어져 나가 ‘배신자’로 찍힌 전 하원의원 마저리 테일러 그린은 지난해 말 “권력자가 권력에 집착할 때 무슨 짓을 하는가. 전쟁이다. 이제 많은 전쟁이 일어날 것이다”고 했는데(뉴욕타임스), 그의 ‘예언’이 실현되고 있다.

 

원래 트럼프는 2017년 대선 유세 때 조지 부시 정권이 시작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없는 전쟁”이라 비판해 표를 얻었다. 그랬던 그가 그 10년 뒤 스스로 ‘영원한 전쟁 수행’을 입에 올리고 있다. 그를 대통령직에 올려 놓은 MAGA 운동이 대두된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는 미국이 중동에서 장기간 강행했던 태러와의 전쟁으로 인한 미국사회의 피폐와 피로였다.

 

다시 이란과의 전쟁이 길어지면 전쟁비용이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고 유가까지 급등하면 미국 내 여론은 악화될 것이다. 개전 뒤 닷새만에 미국이 쓴 전쟁비용이 약 50억달러(약 7조 5000억 원)였다. 11월에 중간선거를 치러야 하는 트럼프 정권에게 장기전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오래 버티지 못할 쪽”이 미국일 수도 있다.

 

3월 9일, 런던 동부의 BP 주유소 밖에 무연 휘발유와 경유의 리터당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 간의 이란 전쟁이 2주째 이어지면서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아 중동 지역의 공급 차질 우려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하자 월요일 증시는 폭락했다. 2026.3.9. AFP 연합
 

유가 배럴당 20% 오른 100달러대로 급등

 

전쟁의 장기화 조짐 속에 유가는 10% 이상 급등하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인 그해 7월의 급등 뒤 거의 4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대를 기록했다. 세계 증시 주가는 일제히 폭락했다. 8일 밤(한국시각 9일 오전) 미국 서부텍사스산 고급 경질유(WTI) 선물가격은 배럴당 110엔대까지 급등해 영업일 전까지의 가격에 비해 20%나 뛰었다. 세계 원유 운송량의 20% 이상이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돼 있는 가운데 쿠웨이트 석유공사는 7일 이란의 공격 등을 이유로 원유 생산과 정제를 예방적으로 줄인다고 발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대변인은 8일 “배럴당 200달러가 넘는 유가를 용인(tolerate)할 수 있다면 이 게임을 계속하라”고 말했다. 그들의 노림수가 무엇인지 짐작하게 한다. 트럼프 정권은 유가 급등으로 불안정한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이란의 에너지 기반시설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미국의 그런 약점을 잘 알고 있는 이란은 인근 산유국들을 공격하고 호르무스 해협을 봉쇄했다. 에너지 비용 인하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폭등이 “단기적”일 뿐이라며 “미국과 세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지불해야 할 아주 작은 대가”라고 주장했으나, 전쟁이 길어지면 애초에 이란 공격을 60% 이상이 반대했던 미국인들이 그의 말을 믿을 것 같지 않다.

 

기고만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24일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 국회의사당 하원 회의장에서 두 번째 임기 첫 국정 연설을 하고 있다. 그의 뒤에는 J.D. 밴스 부통령과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공화당, 루이지애나주)이 앉아 있다. 2026.2.24. 로이터 연합
 

출구전략 없는 미국, 전쟁목표도 불분명

 

무기와 장비 조달 면에서도 미국은 이란에 비해 불리하다. 저가의 이란 미사일이나 드론을 그 몇 배 또는 몇십배로 비싼 고가의 미국제 무기들로 대응해야 하는데다 미국의 생산 및 조달에는 한계가 있다. 지난해 ‘12월 전쟁’ 때 미국-이스라엘의 집중 공격에도 거의 무대응으로 일관했던 이란은 이미 그때부터 이런 식의 본격 전쟁에 대비해 무기 생산체제를 강화하고 다량의 중단거리 미사일과 드론 등을 비축해 온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란이 비축한 중단거리 미사일을 2500기 정도로 추산하고 그 중에서 지금까지 500기 정도가 발사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일부에서는 이란의 대응이 시간이 지나면서 약화되고 있다며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발사시설 파괴와 비축무기 고갈, 31개 지역단위로 분산시킨 지휘체제사의 문제 등을 그 이유로 들기도 하지만, 확인할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트럼프 정권에겐 ‘출구전략’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약점일 수 있다. 출구전략을 짜려면 먼저 전쟁의 목표가 분명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전쟁 기간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이 왔다갔다 하는데서도 볼 수 있듯이, 언제까지 무엇을 목표로 전쟁을 하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베네수엘라 ‘성공’ 사례에 너무 고무돼 있었나?

 

트럼프는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하기 전에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전격 체포한 뒤 마두로체제를 온존시킨 채 미국과 거래할 수 있는 온건파와 손잡고 친미 체제를 만들어낸 베에수엘라의 ‘성공’사례에 고무돼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베네수엘라 침공 때처럼 몇 개월에 걸쳐 남중국해의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을 중동지역으로 이동시키는 등 이란 포위를 위한 전력을 그곳에 집중시킨뒤 하메네이 등 이란 지도부가 모이는 회의시간을 노려 미사일로 그들을 한꺼번에 제거하고 방어체제를 무력화시키려 했다. 그런 뒤 하메네이 체제 잔존세력 중 온건파나 체제 외의 개혁파와 손잡고 베네수엘라의 델시 로드리게스 체제와 유사한 친미 과도체제를 만들어 간접통치하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란은 베네수엘라가 아니었다.

 

모즈타바뿐만 아니라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을 비롯한 이란 고위층들 다수가 살아남았고, 혁명수비대 조직도 살아남았다. 하메네이 집권 말기에 반체제 운동 등으로 약화됐던 이란 정권은 미국-이스라엘 공격 뒤 오히려 결속력이 높아졌다. 혁명수비대 대원들 중에도 이탈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5일의 ‘걸프 정보보고서’(Gulf intelligence report)는 “초기 정보에서 추정한 것과는 달리 이란 군 지도부의 상당부분이 여전히 활동 중”이라고 지적했고, 이는 전쟁 시작 직전에 작성된 미국 정보보고서의 결론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당시 보고서는 이란에 대한 공격으로 정권을 전복시키긴 어려울 것이라고 결론지었다”고 이코노미스트가 8일 보도했다.

 

모즈타바 단기간에 무너뜨리든지 철수하든지

 

모즈타바가 최고권력을 장악하면서 가장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와 마주친 트럼프는 아직 향후 대응방침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델시 로드리게스’가 출현할 수 없는 상황에서 미국은 단기간에 모즈타바 체제를 무너뜨리든지, 적당한 명분을 내세우며 일단 사태를 수습하고 철수하는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나마 하메네이 후계체제가 온전할 때 ‘딜’(협상)을 해서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되는 것을 막고, 이란이 은닉한 농축 우라늄이 유출되지 않도록 한 뒤 서둘러 철수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얘기들도 나오고 있다.

 

3월 9일, 이란 테헤란의 베헤슈트-에-자흐라 묘지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한 메흐디 호세이니의 장례식에서 조문객들이 울부짖으며 기도하고 있다. 2026.3.9.AP 연합
 

이란도 약점…가자지구처럼 변해가는 테헤란

 

하지만 상황이 이란 모드타바 체제에게 유리하기만한 것도 아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개전 9일째에 접어들면서 공격목표를 바꾸고 있다. 전쟁 초기 1단계 공격에서는 이란의 군사시설 파괴에 초점을 맞췄으나, 2단계인 지금은 통치기반인 정부기관과 주요 기반시설들 파괴로 목표를 바꾸고 있다. 이란 내부 봉기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그 때문에 기본적인 서비스체제가 위협받고 있다. 아직까지는 테헤란에서 식료품을 구할 수 있고, 환경미화원들은 거리를 청소하고 있다. 하지만 상황이 점점 이스라엘군의 집중공격을 받은 가자지구와 비슷해지고 있다고 현지인들은 얘기한다. 8일의 석유시설들에 대한 공격으로 테헤란의 배수로들은 마치 불의 강처럼 흘러내리며 타오르는 기름이 상점과 주택을 불태웠고, 끈적끈적한 검은 비가 쏟아졌다.

 

항구가 공습으로 파괴되고 국경이 폐쇄돼 수입이 차질을 빚으면서 경제도 휘청거리고 있다. 공장이 파괴돼 생산이 마비되고 있다. 비축 식량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란 남부의 해수 담수화 시설들에 대한 공격으로 전쟁 전부터 심각한 부족상태였던 물 공급이 더 큰 위협을 받고 있고, 연료는 배급제로 운영되고 있다. 만약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유전과 가스전, 하르그 섬에 있는 이란 유일의 주요 가스터미널까지 타격할 경우 전력생산과 취사에 필수적인 가스공급이 중단될 수도 있다.

 

상황이 악화되고 모즈타바 체제가 이런 문제들을 제대로 풀어가지 못할 경우 반체제 운동이 되살아나 격화될 수도 있다.

 

미국, 전쟁 계속이냐 타협하고 철수하느냐

 

하메네이 생전에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이란 전역을 31개 지역으로 나누어 각 지역이 중앙정부나 부처의 승인없이 모든 결정을 내리고 실행할 수 잇는 권한을 부여한 것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집중공격을 피해 전투력을 유지하는데에는 유리했으나, 중앙의 일사분란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어렵게 만드는 약점이 될 수도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인근 산유국들에 대한 공격을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사과한 직후에 혁명수비대가 다시 아랍 산유국들에 드론 공격을 감행한 것을 이런 분산된 지휘체계상의 문제 탓일 수 있다고 저적했다. 분산은 심할 경우 체제 해체의 원심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내부 반체제 세력이나 쿠르드족과 같은 소수민족을 지원해 내부 붕괴를 꾀할 가능성이 높지만, 지금으로선 성공 가능성이 매우 낮아 보인다. 그럼에도 모즈타바 체제 역시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전쟁을 계속할 것인가, 타협하고 일단 전쟁을 끝낼 것인가? 누가 더 오래 버틸 수 있을까?                               < 한승동 기자 >

 

 

이란의 '수평적 확전' 전략…'정치적 인내'의 전투로 바꿔

 

트럼프 전략적 갈림길…공중 작전 강화냐 철수냐


장기전 가면 미국·걸프·유럽에 큰 '정치적 비용'
페이프 "이란에 필요한 건 오로지 인내뿐"
이란, 2·28 공격 책임 '친미 질서'로 확대

"이스라엘 증오 무슬림 대중 직접 겨냥"
"결정적 국면, 지역 위기와 함께 시작돼"
압도적 공군력에도 베트남 전쟁서 패배

 

"이란의 타격들은 지리멸렬한 보복이나 죽어가는 정권의 마구잡이 행동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되려 그건 분쟁의 범위를 넓히고 기간을 늘림으로써 판을 바꾸고자 하는 '수평적 확전'(horizontal escalation) 전략이다."

 

미국의 군사 역사가인 로버트 페이프 시카고대 교수(정치학)는 '확전이 이란에 유리한 까닭'이란 9일 자 <포린 어페어즈> 기고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2‧28 '불법 공격'과 최고 지도자 암살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이 지난 9일간 이스라엘과 걸프 지역 내의 미군기지와 외교공관들은 물론, 공항과 석유 인프라 등 민간 시설들을 타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고 유조선을 타격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속에서, 바레인 시트라 섬의 밥코 정유소에 가해진 타격으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 03. 09 [로이터.=연합]
 

"이란의 타격들, 지리멸렬한 보복 아냐"
'수평적 확전' 통해 '인내의 전투' 전환

 

페이프 교수는 약한 교전국이 더 강한 적의 '계산'을 바꾸게 하는 이 전략은 과거 베트남과 세르비아가 활용해 압도적 공군력을 지녔던 미국과 동맹국을 패배시켰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수평적 확전은 약한 국가가 분쟁을 단일 전역에 국한하지 않고 그 지리적, 정치적 범위를 확대할 때 일어난다. 약자는 강자와 정면으로 맞붙는 대신에 추가로 다른 나라들, 경제 부문, 역내 대중들을 분쟁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위험의 무대를 다각화한다.

 

페이프는 "이란은 재래식 군사 대결에서 미국이나 이스라엘을 이길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이란의 목표는 더 큰 정치적 지렛대를 얻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등 최고지도부에 대한 '참수 작전'이 이 전략을 활용하도록 강력한 유인을 제공했다고 봤다. 그는 "지도자를 잃고도 정권이 살아남았다면, 분쟁 확대를 통해 신속하게 회복력을 과시해야 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그가 보기에 이란은 먼저 회복력을 과시했다. 이란 군대 마비를 겨냥한 미국의 참수 작전에도 불과 몇 시간 만에 대규모 보복을 개시해 지휘 체계의 연속성과 작전 능력을 보여줬다. 둘째, 분쟁을 이란 영토 너머로 크게 확장했다. 보복을 이스라엘에 국한하지 않고, 미군이 주둔한 바레인, 요르단,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최소 9개국의 목표물을 타격하거나 겨냥했다. 페이프는 "메시지는 명확했다. 미군 수용 국가는 가혹한 대가를 치르고, 이스라엘과 미국이 시작한 전쟁은 확산할 것이란 점이다"라고 짚었다.

 

11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 혁명 47주년 기념행사 도중(2026년 3월 9일 배포), 한 이란 남성이 암살당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의 아들인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국영 매체에 따르면, 이란 전문가 회의는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부친의 뒤를 잇는 국가의 새로운 최고 지도자로 임명했다. 2026. 02. 11 [EPA=연합]
 

이란, 2‧28 공격 책임 '친미 질서'로 확대
"이스라엘 증오 무슬림 대중 직접 겨냥"

 

이란 외무부가 미군 기지가 있는 걸프 국가 등에 대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두고 "지역 내 모든 '적대 세력'에 대한 정당한 대응"으로 규정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페이프는 "이 표현은 대이란 공격의 책임을 이스라엘과 미국을 넘어 걸프 지역의 광범위한 친미 질서로 확대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이란의 수평적 확전은 정치적 전략이다. 이는 이란이 설득하려는 대상, 이란과 이념적으론 일치하지 않아도 대체로 이스라엘을 증오하는 역내 무슬림 대중들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셋째, 이란의 보복은 공항 폐쇄, 상업 시설 화재, 외국인 노동자 사망, 에너지‧보험 시장 혼란을 초래함으로써 분쟁을 '정치화'했다. 걸프 지도자들은 외국인 투자자와 관광객을 안심시켜야 하는 처지가 됐고, 이란 전쟁은 회의실과 의사당으로 옮겨갔다. 그는 "이제 수많은 행위자가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며 갈등으로 들어섰으며, 전혀 조율되지 않은 채 모두가 워싱턴의 통제를 벗어나 확전의 경로를 바꿀 수 있게 됐다"고 경고했다. 끝으로 시간이다. 여러 나라가 압박을 느끼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역내 국가와 그 너머에서 정치적 갈등이 깊어질 수 있다.

 

8일 미국 중부사령부 공보실이 배포한 미 해군 제공 사진.  '에픽 퓨리 작전'을 지원하며 항해 중인 알레이 버크급 유도 미사일 구축함 토마스 허드너함(DDG 116)이 토마호크 지상 공격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2025. 03. 09 [AFP=연합]
 

장기전, 미국‧걸프‧유럽에 '정치적 비용'
페이프 "이란에 필요한 건 오로지 인내뿐"

 

이런 이란의 '수평적 확전' 전략에는 명확한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봤다. 우선 세계적 금융‧ 투자‧관광‧물류의 허브인 걸프 지역의 '절대 안전' 평판에 구멍을 내는 것이다. 그건 물리적 피해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다음은 알우데이드, 알다프라, 프린스 술탄 등 미군 기지와 그 주변을 타격해 미군 기지 수용에 드는 걸프 국가들의 정치적 비용을 높였다. 페이프는 "테헤란은 워싱턴과의 동맹이 공격에 대한 노출을 뜻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걸프 지도자들은 동맹의 약속과 국내 경제적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셋째는 중동 질서 관련 서사를 만드는 것이다. 자신들의 행동이 지역 패권을 노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으로 묘사함으로써, 걸프 국가의 지도자와 대중 사이를 벌려 놓으려는 것이다. 끝으로,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등 경제적 요충지를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미사일 공격, 해상 사고나 보험료 상승 같은 부분적 혼란만 이어져도 즉각 글로벌 파급 효과를 일으키며, 미국과 유럽의 인플레 우려와 국내 정치적 압박에 기름을 붓는다. 페이프는 "이들 목적 달성엔 전장에서의 승리가 필요 없다. 이란에 필요한 건 오로지 인내뿐이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전쟁 속에서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사이의 확전에 뒤이어,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외곽에 가해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6. 03. 09 [로이터.=연합]
 

트럼프 행정부, 전략적 갈림길에 서
공중 작전 배가 vs 군사 개입 종료

 

이란의 '수평적 확전' 전략이 먹혀 장기전으로 넘어갈 때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페이프는 먼저 그동안 미국의 지원 아래 이스라엘과 '조용히' 안보 협력을 확대해온 걸프 정부들의 행보가 밖으로 노출될 걸로 봤다. 아랍 대중은 여전히 이스라엘의 공격적 군사 행동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는 점에서 걸프 통치자들엔 상당한 국내 정치적 부담을 안길 수 있다.

 

미국 정치에도 큰 영향을 줄 걸로 예상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 미군 사상자 발생, 불확실한 목표로 점철된 지루한 중동 전쟁은 미국 내 불만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 이미 트럼프의 지지 기반인 '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에서 대선 공약을 어기고 중동 문제에 개입하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꽁무니를 따른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많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하면 그 균열은 더 확대될 개연성이 크다.

 

또한 확전을 원하는 미국과 그렇지 않은 유럽 간의 갈등도 확대될 수 있다. 무엇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불법 침공에 대한 제재 차원에서 유럽이 러시아산 가스와 석유의 수입 중단을 입법화한 상황에서 중동산 석유와 가스 수입마저도 어려워진다면 유럽 경제는 이중으로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럽 내 기지들의 미군 사용 문제를 놓고도 미국과 갈등이 확대될 수 있다. 장기전 속에서 기존 또는 신생의 무장 단체나 테러 단체들이 고개를 들 위험성도 작지 않다.

 

1960~70년대 베트남전쟁 당시 작전 중인 미군. 나무위키

 

"결정적 국면, 지역 위기와 함께 시작돼"
압도적 공군력에도 베트남 전쟁서 패배

 

분쟁을 확대하고 정치화하는 이런 이란의 장기전 전략에 맞서 트럼프 행정부가 취할 대응과 관련해 페이프는 "전략적 갈림길에 섰다"라면서 추가로 공중 자산을 투입해 공중 작전을 배가하던가, 아니면 "목표가 달성됐다"고 선언하고 이 시점에서 군사 개입을 끝내는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트럼프는 미국이 지금 당장 짧고 제한적인 정치적 비용을 감수할지, 아니면 추후 더 길고 불확실한 정치적 비용을 감수할지를 판단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페이프는 "지리적으로 넓고, 경제적으로 파괴적이며, 정치적으로 계산된 이란의 보복은 분쟁의 구조 재편을 목표로 한다. 전역을 넓히고 전쟁을 장기화함으로써 테헤란은 대결의 성격을 군사적 능력의 싸움에서 정치적 인내의 싸움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쟁의 결정적 국면은 첫 번째 타격이 아니라 뒤이은 지역적 위기와 함께 시작됐다. 여러 수도에서 방공망이 가동되고, 공항이 폐쇄되고, 시장이 요동치고, 동맹 정치가 긴장 상태에 빠진 지금 말이다"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플로리다주 팜 비치의 마러라고 클럽에서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도중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2025. 12. 29 [로이터=연합]
 

한편, 베트남 전쟁과 관련해 페이프는 1965년부터 미국이 압도적 공군력을 바탕으로 제2차 세계대전 전체 기간에 사용한 것보다 3배나 많은 양의 폭탄을 북베트남에 투하하고, 1967년 가을 무렵엔 주요 통신, 군사, 산업 센터와 간선 도로들을 폐허로 만들었지만, 북베트남이 분쟁을 시골과 남베트남의 주요 도시, 정치 영역으로 확대하고 워싱턴의 국내 정치적 계산도 바꿔냄으로써 결국은 장기전에서 승리했다고 설명했다.                           < 이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