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경선 신천지 개입 의혹 반발인가
국힘 "통일교·신천지 수사라 쓰고 표적 수사"
홍준표 "신천지가 도와 윤석열 대선 후보 돼"
"신천지 신도 10만 입당해서 윤석열에 몰표"

신천지 탈퇴자 "이만희 석방했으니 은혜 갚아"
혁신당 "전광훈 등 정교유착 모두 수사해야"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12.30. 연합
 

더불어민주당이 통일교 특검 수사 대상에 '신천지'까지 포함시키자고 밀어붙이는 데 대해, 국민의힘이 연일 "야당 탄압 정치 보복 시도"라고 발끈하고 있다. 윤석열을 대선 후보로 만들었던 2021년 국민의힘 경선에 신천지가 개입했다는 정치권의 의혹 제기와 관련, 사전에 선을 긋는 모습이다.

 

앞서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29일 전남 무안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2차 종합특검과 통일교 특검, 사법개혁안을 약속드린 대로 신속히 마무리 짓겠다"며 "통일교 특검은 기왕 하는 김에 헌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그걸 위반할 소지가 있어 보이는 신천지도 반드시 포함해서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에 신천지를 포함한다'는 발언에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즉각 반발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통일교 금품 로비 의혹의 실체를 규명하자는 특검에 느닷없이 신천지의 야당 당원 가입 의혹을 포함시켰다"면서 "전혀 성격이 다른 사안을 끼워 넣어 노골적인 물타기에 나섰다"고 비판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3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통일교 게이트와 신천지를 갑자기 끌어들이며 특검 도입을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있다"면서 거듭 신천지 수사를 포함하지 못하도록 제동을 걸었다. 그는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에는 국민의힘을 수사 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며 "통일교·신천지 수사라 쓰고 국민의힘 표적 수사라 읽는 노골적인 야당 탄압 정치 보복 시도"라고 했다.

 

홍준표 "신천지 신도 10만 몰표로 윤석열 당선"
신천지 탈퇴자 "이만희 석방시킨 은혜 갚아야"

 

'국민의힘-신천지' 논란은 국민의힘 출신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 2021년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신천지가 조직적으로 가입해 당시 대선 후보였던 윤석열을 지원했다고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홍 전 시장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통일교·신천지 특검하면 이재명 정부가 곤경에 처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이 곤경에 처하게 될 것"이라면서 "윤석열이 국민의힘에 들어올 때 1000원짜리 책임당원이 19만 명 들어왔는데 그 중 신천지 신도가 10만 명이었고, 그들의 몰표로 윤석열이 대선 후보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 8월에도 "대선 경선 당시 윤석열 측 캠프 총괄본부장인 권성동 의원이 당원 투표에서 압승한다고 큰소리친 배경이 신천지·통일교 등 종교집단 수십만 명 책임당원 가입이란 것을 알 사람은 다 안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의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하고 있다. 2025.12.26 연합 [서울중앙지법 제공]

 

신천지 탈퇴자들의 증언도 있었다. 시비에스(CBS)에 따르면, 지난 2022년 1월 16일 윤석열 당시 대선후보와 신천지 신도이자 유력 여성단체 회장 이모 씨가 만난 사진이 한 텔레그램 대화방에 올라왔다. 이 씨는 신천지 이만희 교주와 수시로 독대한 인물이다. 이때 공개된 신천지 고위 간부 녹취에는 "이만희 총회장님은 이 씨를 통해 (윤석열을) 만나보고 싶어하고, 윤석열 라인도 잡고 싶어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었다.

 

또다른 신천지 간부 탈퇴자는 2022년 10월 CBS와 인터뷰에서 "(이만희) 총회장님이 (코로나19 방역업무 방해 등 혐의로 구속됐을) 당시에 편지를 하나 써 주셨는데 한 사람이 나를 도와줬다. 이런 식의 내용이 있었다"면서 "그 사람이 바로 윤석열 검찰총장이고 그 분 덕분에 나올수 수 있게 됐다. 그러니까 우리가 은혜를 갚아야 하지 않겠냐 해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이야기했다"고 했다.

 

혁신당도 "신천지 포함은 타당…제한할 필요 없다"

 

민주당뿐 아니라 조국혁신당도 '통일교 특검 신천지 포함'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조국 대표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통일교+신천지 특검으로 국힘(국민의힘)과 종교단체 유착이 확인되면 국힘 해산 사유가 추가된다"면서 "(신천지 포함을) 동의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대변인은 지난 27일 논평을 내고 "애초에 통일교 특검이 제기된 이유는 반헌법적인 정교유착"이라면서 "통일교뿐만 아니라 신천지든, 전광훈이든, 정교유착 혐의가 있는 종교단체라면 모두 수사대상에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신천지까지 포함하기로 한 것은 타당한 일"이라면서 "통일교·신천지로만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핵심은 종교세력의 정치권 부당 개입"이라며 "당마다 차이가 있는 일부 내용을 조율해 신속한 특검법 통과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 김민주 기자 >

거창군 남상면 거창창포원에 핀 백일홍. ⓒ 거창군청 김정중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언론사 칼럼에 자주 등장하는 말 중 하나다. 권력은 쇠하기 마련이라는 얘길 할 경우 많이 쓴다. 그런데 이 말을 남긴 중국 남송시대의 시인 양만리는 그런 뜻이 아니라 '열흘이나 붉은 꽃은 없다는데, 이 월계화라는 꽃은 그렇지가 않네'라는 내용으로 시를 썼다.

애초부터 '열흘 넘게 피는 꽃이 있구나'라는 말을 한 것이므로, 화무십일홍을 문자 그대로 인용하는 것은 맞지 않다. 꽃이 오래 피어 이름이 백일홍(百日紅)인 꽃도 있고, 열흘 넘게 피는 꽃은 수두룩하다.

냄비에 개구리를 넣고 물 온도를 서서히 높이면 그 안에 있는 개구리가 위험을 모르고 가만히 있다가 죽는다는 얘기도 틀렸다. 물이 차갑든 미지근하든 개구리는 가만히 있지 않고 엄청난 점프력을 발휘해 탈출한다. 수사자가 다른 수사자의 새끼를 물어 죽이기는 해도, 자기 새끼를 일부러 절벽에서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새끼 독수리는 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지, 어미 독수리가 둥지 밖으로 새끼를 밀어내진 않는다. 마치 대자연의 법칙인 것처럼 회자되지만, 인간이 자연현상을 오해한 것들이다.

마치 화무십일홍과 대구를 이루는 것처럼 쓰이는 권불십년(權不十年) '권력이 10년을 못 간다'는 말도 현실과 맞지 않다. 박정희가 18년 집권했고, 북한은 절대권력을 3대째 세습했다.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D. 루즈벨트도 12년 넘게 재임했다. 20세기 이후에도 절대왕정이 유지된 나라들이 다수 있고, 21세기 이후에도 10년 넘게 권력을 누린 통치자는 수두룩하다.

구관이 못했어도 '구관이 명관'은 과학이다

이같은 장기집권과도 관련이 있는 인식 경향이 '구관이 명관이다'라는 말에 담겨 있다. 경제학에서는 '엘스버그 역설'이라고 하여 모호성을 회피하고 익숙한 것을 선택하는 심리를 실험으로 입증했다. 현재의 정치·경제 상황에 대한 불만이 과거 정권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정치사회학 연구 결과들도 있다. 뇌과학에서도 과거의 좋았던 기억만을 선택적으로 떠올려 현재의 스트레스를 낮추려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구관'이 실제로 명관은 아닐지 몰라도 '인간은 구관이 명관이다라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는 명제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리 잘못한 구관이라도 실제보다 나아보이게 하는 역설의 출발점은 '신관'에 대한 불만이라 할 수 있다.

내란으로 집권해 시민들을 학살한 전두환 정권은 사회 전 분야에 폭압을 행사하며 통치력을 유지했는데, 이어 집권한 노태우는 이같은 폭압적인 통치를 상당 부분 완화했다. 정치와 사회, 문화 예술이 좀더 자유로운 상황이 되었지만, 사람들은 '물태우'라는 말로 노태우 정권을 희화화했다. 물가가 상승하자 '그래도 전두환은 물가 하나는 잘 잡았다'고도 했다. '구관이 명관' 인식 경향에 대한 적절한 예시라 할 것이다.

나란히 각종 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김건희 부부. ⓒ 사진공동취재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직 대통령 윤석열도 세월이 흐른 뒤엔 '구관이 명관' 얘길 들을 수 있을까?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되물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구관이 명관' 인식 경향을 갖고 있다는 건 이미 입증되었기 때문에, 이 경우만 예외가 될 순 없다. 다만 그렇게 되냐 안 되느냐는 이재명 정부와 여당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현 집권 세력이 정치를 잘 못하면, 반민주적이고 무능하고 부도덕한 세력이 '명관' 소리를 듣는 세상이 올 수도 있는 것이다.

다만, 새 정부가 출범한 게 반년 밖에 되지 않아 유능하냐 무능하냐를 따지기엔 아직 이르고, 잘 하리라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도덕성에 대한 판단은 그 시기를 가리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지금 집권 세력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도덕적으로 나쁜 평가를 받는 것이다.

'이 놈이나 저 놈이나 다 같아' 소리를 들을 텐가

'이 놈이나 저 놈이나 정치하는 것들은 다 같아'라는 정치혐오가 퍼져나가면 아무리 좋은 정책을 펴도 효능감을 안겨주기가 힘들어진다. 지금 집권 세력이 바로 그 갈림길에 있다.

▲장남 국가정보원 채용 개입 의혹 ▲차남 숭실대 편입 개입 의혹 ▲국정감사 전 쿠팡 대표에게 식사 대접을 받았다는 의혹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을 제공받은 의혹 ▲가족 출국 때 대한항공 공항 의전 요구 ▲지역구 내 공공의료기관에서 가족이 우선 진료 특혜를 받은 의혹 ▲배우자가 구의회 업무추진비 카드 사용 ▲장남 국정원 업무에 국회의원 보좌진 동원 의혹 ▲가상화폐거래소 업체에 차남 취업 청탁 의혹 등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 대해서 제기된 의혹들의 대부분이 국회의원의 지위를 활용해 가족의 이익을 챙긴 일이다. 국회의원의 업무를 보좌해야 할 직원이 가족 보좌에 동원된 것도 문제다.

12·29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1주기인 29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읍 승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김병기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2025.12.29 ⓒ 연합


이런 상황에서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가 그 자리를 지키면서 의혹을 뭉개고 넘어가는 것은 '국회의원이라면 저 정도는 할 수 있다'는 선례가 되고, 이후엔 관례로 굳어질 수 있다. 배우자가 개입돼 있는 의혹들도 있는데, 당장 전 정권에서 '브이 제로'라고 불리운 김건희씨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이 놈이나 저 놈이나 똑같다'는 정치혐오의 조건들이 하나둘씩 채워지고 있는 것이다.

내란을 일으키고 배우자가 국정을 농단한 윤석열·김건희 정권과, 내란을 극복하고 'K-민주주의'를 표방하며 들어선 정권이 같은 반열에서 비교당할 수는 없는 일 아닌가. 수년 뒤 사람들이 윤석열·김건희를 언급하며 '구관이 명관이다'라고 하는 얘길 들을 수는 없는 일 아닌가. 결단은 빨리 내리고 각오는 새롭게 하길 집권 세력에게 촉구한다.               < 안홍기 기자 >



진실 규명에 기여한 곽종근 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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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중장), 이진우 국군수도방위사령관(중장), 고현석 전 육군참모차장(중장),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중장). 연합
 

국방부가 12.3 불법비상계엄에 가담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중장)과 이진우 국군수도방위사령관(중장), 고현석 전 육군참모차장(중장)을 파면하고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중장)은 해임했다.

 

정빛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언론브리핑을 통해 “12·3 불법 비상계엄과 관련해 여인형, 이진우, 곽종근 중장을 법령준수의무위반, 성실의무위반으로, 고현석 중장을 법령준수의무위반으로, 그리고 대령 1명을 성실의무위반으로 각각 중징계 처분했다”고 밝혔다. 3명의 전 사령관 가운데 곽 전 특전사령관은 파면으로 징계위에서 의결했지만 계엄 이후 실체적 진실 규명 등에 기여한 점을 참작해 해임으로 감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임의 경우 군인연금이 정상 지급되지만, 파면되면 원금과 이자만 받게 돼 연금 수령액이 절반으로 줄어든다.

 

여인형·이진우·곽종근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관위로 병력을 출동시켜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고 전 참모차장은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육군참모총장)의 지시에 따라 육군본부 참모들이 탑승한 이른바 ‘계엄버스'를 국회의 계엄 해제 의결 이후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 3시쯤 출발시키는 데 관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징계위가 애초 ‘징계사유 없음’ 결정을 내렸다가 ‘징계권자의 재심사 요청’으로 다시 심사를 받은 방첩사 소속 유아무개 대령에게는 최종적으로 ‘정직 2개월'의 중징계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 대령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후 ‘선관위 출동 명령'을 실행했고, 부하가 위법성을 이유로 만류했음에도 출발한 점 등이 고려됐다.

 

앞서 계엄사령부 기획조정실장을 맡은 이재식 전 합동참모본부 전비태세검열차장(준장)과 계엄버스에 탑승했던 김승완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준장)는 각각 파면과 강등 처분을 받았다. 이에 따라 지난 19일 열린 징계위에 회부됐던 장성 7명과 대령 1명 가운데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육군 소장)을 제외한 7명에 대해 중징계 조처가 내려졌다. 정 대변인은 문 전 사령관에 대해서는 “아직 관련 절차가 진행 중이며, 추후 결정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 박민희  장예지 기자 >

“현대판 매관매직” 김건희 특검 수사 종료…20명 구속·66명 기소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케이티(KT)광화문빌딩 웨스트 브리핑실에서 열린 최종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29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핵심 의혹을 밝혀내지 못하고 경찰에 넘기면서 ‘수사 기간이 부족했다’거나 ‘언론 보도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해명을 반복했다. 180일이라는 역대 최장 수사 기한을 보장받고도 핵심 의혹 규명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특검팀은 김 여사나 그 일가가 개입해 국가계약 등에 영향을 미쳤던 사건으로 거론되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관저 이전 의혹의 ‘윗선’ 규명에 실패했다. 양평 고속도로 종점을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양평군 강상명으로 변경한 사건은 윤석열 정부 초기 원희룡 당시 국토교통부 장관도 강하게 추진해, 원 전 장관의 관여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지만 특검팀은 국토부 담당 서기관을 별건 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하는 데 그쳤다.

 

특검팀은 이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관계자의 노선 변경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그 ‘인수위 관계자’가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관련 질의가 잇따르자 사건을 담당한 문홍주 특검보는 “국민 그 누구도 ○○(구속기소된 국토부 서기관)가 그 모든 걸 결정했을 거라 믿지 않을 거다. 그 위에 누군가 특정된 사람이 있고 수사 기간이 좀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위 관계자가 국토부 서기관에게 종점 변경 검토를 지시했다’는 보도를 거론하며 “(보도 뒤) 이틀 만에 자료들이 다 없어져, 되게 어려움을 겪었다”며 언론 보도 탓을 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관련 배포 자료에 “김건희가 소위 ‘윤핵관’으로 불리는 윤한홍 의원을 통해 국가계약 사안에 부당하게 개입한 사실을 밝히는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했는데, 발표문에선 “인수위 고위 관계자도 피의자로 인지했으나 수사 기간상의 제한으로 수사를 마무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청와대 이전 티에프(TF) 팀장이었던 윤 의원의 역할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하고 이름만 거명하고 끝낸 셈이다. 대통령실·관저 수사는 현대건설의 우회 지원과 영빈관 수주 청탁,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로도 확대할 수 있는 사안이었지만 특검팀은 김오진 전 국토부 1차관(전 청와대 이전 티에프 1분과장) 등을 구속 기소하는 데 그쳤다.

 

특검팀은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의 ‘김건희 사건 봐주기’ 의혹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고 경찰로 사건을 넘겼다. 특검팀은 지난 10월 말에야 별도 전담수사팀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해 자료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이 뒤늦게 이뤄졌다. 수사 기한 종료 일주일여를 남기고 당시 지휘계통에 있던 검사들을 소환했고, 이들이 불응하자 사실상 아무런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수사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김형근 특검보는 “김건희씨 관련된 비리 의혹에 대해서 수사력을 집중했고 후반부엔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을 진행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어서 처음부터 그 수사는 계획상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 여사 관련 수사가 먼저였기 때문에 검찰의 수사 무마 의혹은 구조상 마무리하기 어렵다는 점이 예견돼 있었다는 설명이었다. 검찰의 수사 무마 의혹을 경찰이 수사하기는 더더욱 어렵기 때문에 특검이 최대한 수사에 속도를 냈어야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김 특검보는 특검팀이 인지해 수사했던 종묘 차담회나 해군 선상파티 등 직권남용 사건에 대해서도 “영부인 지위가 아무런 법적 고려 대상이 아니었단 점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는 데) 상당한 법적 한계가 있어 저희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묘 차담회나 해군 선상파티 의혹은 처벌 조항이 마땅치 않아 특검이 대중의 관심에 부합하는 사안에 수사력을 불필요하게 집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특검팀도 결국 이런 부분을 인정한 셈이다.

 

형사 사건 경험이 많은 변호사는 “수사 인원과 기간은 충분히 제공됐고 인사 청탁 문제나 주가조작 이런 부분은 성과가 있었지만, 양평 고속도로 사건이나 검찰 수사 무마를 밝히지 못한 점이 있어 아쉽다”고 말했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특검이) 풍문으로 돌던 얘기들을 확인하지 않고 무혐의도 안 하고 그냥 경찰에 넘겨서 경찰이 무혐의하게 만드는 모양새 자체가 수사가 미흡한 것”이라고 말했다.                            < 김가윤  곽진산 기자 > 

 

V0 겨눈 특검 180일…잡음 이어지며 되레 수사 대상 처지에

주식거래 의혹부터 강압 · 편파수사 논란까지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서울 종로구 케이티(KT)광화문빌딩 웨스트 브리핑실에서 열린 최종 브리핑에 참석해 있다. 연합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권력을 능가한다는 의미로 ‘V0’로 불리던 김건희 여사를 구속하고 법정에 세우는 데는 성공했지만, 도덕성 문제부터 강압·편파 수사 의혹까지 겹치면서 ‘바람 잘 날 없는’ 수사 기간을 보냈다.

 

특검팀은 지난 8월12일 김 여사를 구속하고 같은 달 29일 그를 재판에 넘겼다. 9월부터 본격적으로 통일교 수사를 시작하면서 잡음이 일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소환을 일주일여 앞둔 9월 초 민 특검이 단독으로 한 총재 변호인을 면담해 수사 정보를 누설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9월30일에는 파견 검사 40명이 정부의 검찰청 폐지 방침에 반발하며 검찰청에 원대 복귀시켜 달라는 입장문을 언론에 공개했다. 조은석·이명현 특검팀 소속 파견검사들과 달리 유독 민중기 특검팀에서만 터져 나온 공개 반발이었다.

 

10월10일엔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으로 특검의 조사를 받았던 양평군청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고인의 유서에는 특검의 강압 수사로 괴로워하는 심경이 담겼고 특검팀은 6주 동안 자체 감찰을 실시했지만 “(수사관들의) 규정 위반을 단정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장시간 조사를 하고, 불리한 진술을 지속해서 강요했으며 회유한 정황을 확인했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와 정반대의 결론이어서 ‘봐주기 요식 행위 감찰에 그쳤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10월 중순에는 민 특검의 비상장주식 거래 의혹이 불거져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다. 특검팀은 “주식을 잘 모른다”고 주장하는 김 여사를 상대로 비상장사 네오세미테크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한 사실을 따져 물었는데, 민 특검도 그 회사의 주식을 사들인 투자자였다. 민 특검은 고등법원 부장판사 시절인 2010년 이 회사 주식을 사들인 뒤 상장폐지 직전에 팔아 1억6천만원의 수익을 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네오세미테크의 대표가 민 특검의 고교·대학 동문이었고 민 특검이 상폐 직전 매도로 수익을 챙긴 사실이 확인되면서 내부자 정보 거래 의혹까지 일었지만 민 특검은 “증권사 권유”로 매도했다는 석연찮은 해명만 남겼다. 10월 하순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수사를 담당했던 한문혁 부장검사가 김 여사의 주식계좌 관리인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사적으로 만난 사실이 알려져 특검팀 파견이 해제됐다.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등에게도 불법 자금을 건넸다’는 통일교 쪽 진술을 확보하고도 이를 방치한 사실이 한겨레의 보도로 12월 초에 드러나면서 특검팀은 ‘불공정 수사’ 논란에 직면했다. 특검팀은 8월에 진술을 받아낸 이 사건을 지난 9일에야 뒤늦게 경찰로 넘겼다.

 

각종 논란이 이어지면서 민중기 특검은 되레 본인이 수사 대상이 될 처지가 됐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사건 은폐 혐의로 지난 26일 특검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고, 국민의힘은 민 특검 의혹을 통일교 특검의 수사 대상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곽진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