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16세 미만 SNS 금지 "아이들 중독 막아야"vs"실효성 없는 통제" 갑론을박


휴대전화 중독 [연합]

 

영국이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막는 법안 추진에 나서자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한국도 도입해야 한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막아도 우회해서 쓸 것'이라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 세계는 지금 '청소년 SNS 금지' 열풍…한국도 법안 발의

 

16일 여러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영국 정부가 15일(현지시간) 'SNS는 어린이들을 중독시키도록 설계됐다'며 청소년 SNS 금지법을 추진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공유됐다.

 

금지 대상에는 엑스(X·옛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 유튜브 등이 포함된다. 다만 왓츠앱과 같은 메시지 앱은 제외되고 유튜브 키즈, 구글 클래스룸 등 일부 서비스에 대해서도 예외가 적용된다.

 

세계 각국에서도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제한하는 입법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했다. 이후 캐나다,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도 유사한 법안을 도입하거나 연령 제한 정책을 발표했다.

프랑스, 그리스, 오스트리아, 덴마크, 스페인도 관련 법안 마련을 검토 중이다.

 

한국내에서도 청소년의 SNS 사용을 제한하거나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내용의 법안 5건이 국회에 계류돼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과 조국혁신당 황운하 의원은 지난 3월 미성년자 계정의 알고리즘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의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개정법을 각각 발의했다.

 

앞서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도 2024년 7월 미성년자의 SNS 이용 시 부모 동의를 받지 않을 경우 알고리즘 기반 게시물 알림을 제한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청소년이 스마트폰과 SNS에 과도하게 몰입할 경우 판단력과 자기 통제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 "사이버 불링 온상"vs"친구들과 소외감"…찬반 '팽팽'

 

그동안 국내에서는 SNS를 통해 폭력적이거나 자극적인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확산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 숨진 병사들의 영상이 별다른 제한 없이 확산했고, 전자담배나 마약 등 유해 물질의 유통 경로로 활용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기 파주의 중학교 교사 장모(34) 씨는 "학교 수업 전 휴대전화를 걷어도 공기계나 세컨드 폰을 쓰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다"며 "쉬는 시간이나 하교 후 자기들끼리 유해 콘텐츠를 공유해도 교사나 가정에서는 알 길이 없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 "표현의 자유를 중시하는 외국도 저런 규제를 하는 것을 보면 문제가 보통 심각한 게 아니다. 우리도 해야 한다" 등 의견이 나오고 있다.

 

SNS가 학교폭력과 사이버 불링(괴롭힘)의 온상지가 되고 있다는 비판도 있다. 친구를 조롱하는 숏폼(짧은 영상)을 제작하거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초대해 나가지 못하게 하며 괴롭히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일부 전문가도 자아가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SNS에 과도하게 몰입할 경우 역기능이 더 많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리진 전북대 아동학과 교수는 "SNS가 자기표현과 소통을 위한 수단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발달 과정에 있는 청소년들은 성인만큼 정보를 취사선택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학교폭력이나 언어폭력 같은 문제들을 막기 위해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SNS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소년들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중학생 이모(14) 군은 "SNS를 안 하면 친구들과 사이가 멀어지고 소외되는 기분"이라며 "하루에 몇 시간 정도만 하면 되는데 아예 못하게 제한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SNS 제한이라는 규제 조처가 도입돼도 우회 방법을 찾아 SNS를 하는 학생들이 나올 것이라는 의견도 많다. 부모의 명의를 빌리거나 ID와 비밀번호를 사고파는 방식 등으로 청소년도 SNS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SNS 이용이 안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을 알지만 이를 제한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강남구 중학생 오모(15) 양은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에 다이어트, 메이크업 등만 뜨고 친구들과 '릴스'나 '틱톡'을 찍으려 밥을 굶는 경우도 많다"면서도 "이미 SNS 사용이 생활이 됐는데 이를 완전히 막을 수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일부 누리꾼도 "폐지된 셧다운제나 게임 중독 질병 코드 등록 논란과 다를 바 없다"라거나 "이렇게 규제해도 결국은 다 SNS 하게 된다" 등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를 내놨다.                                                                          < 정윤주 기자 > 

매하기
스마트폰 과의존 (PG)

 

캐나다 범민주원탁회의  6.15 남북공동선언 26주년 맞이 성명

 

“ 남과 북은 하루빨리 동족의 양심으로 돌아가 겨레의 간절한 염원을 헤아려 화해 화답해야 한다.  특히 북의 지도자들에게 호소한다아무리 눈을 돌려도 피와 물을 속일 수 없는 현실은 진실이다대결과 적대의 피해는 동족과 동포들 외에 누가 부담하는가분단을 즐기는 주변 강국들 외에 누가 웃는가

핵과 무력의 철벽이 아니라평화와 번영의 공동체 보호막이 현명하지 않은가남의 민주정부와 국민들의 진정성을 받아들여 어서 속히 대화의 길에 나서라.

 

 

역사적인 6.15 남북공동선언 26주년이다. 남과 북의 하나됨을 추구하고 선언했던 26년 전의 꿈과 비전은 그저 일장춘몽으로 묻혀야 하는가.

 

살얼음 걷듯 조심스레 가꿔온 남북간의 공존과 신뢰의 꽃을 이명박·박근혜가 비틀고 윤석열이 짓밟아 버린 뒤 회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북은 아예 철벽을 세우고 남과 북의 동족개념을 폐기하여 완전히 다른 나라라며 대한민국을 제1의 적국이라고 적의마저 강고히 하고 있다.

 

이재명 국민주권 정부가 다양한 화해의 신호를 보내지만, 저들은 냉담과 조소로 반응할 뿐이다. 핵무장과 러시아·중국 밀착을 강화하며 뒷배삼아 완고한 독주로 기운 상황에서, 언제쯤 남북 간에 다시 훈풍이 불지, 손을 맞잡게 될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민족의 현실이 정말 안타깝고 가슴 아프다.

 

분단 80년의 장벽이 아무리 높아도, 등을 돌려 부정하려 해도, 남과 북은 말이 같고, 얼굴이 같고, 5천년 역사와 문화를 공유한 같은 민족이며, 피를 나눈 겨레요 혈족이다. 언제일지 모르나 하나되고 통일되어야 할 대상이다. 북녘의 동포들은 이를 모를까. 애써 외면해도 결국은 하나일 수 밖에 없다는숙명의 양심이 북의 지도자들 내심에는 없겠는가.

 

남과 북은 하루빨리 동족의 양심으로 돌아가 겨레의 간절한 염원을 헤아려 화해 화답해야 한다.

특히 북의 지도자들에게 호소한다. 아무리 눈을 돌려도 피와 물을 속일 수 없는 현실은 진실이다. 대결과 적대의 피해는 동족과 동포들 외에 누가 부담하는가. 분단을 즐기는 주변 강국들 외에 누가 웃는가. 핵과 무력의 철벽이 아니라, 평화와 번영의 공동체 보호막이 현명하지 않은가. 남의 민주정부와 국민들의 진정성을 받아들여 어서 속히 대화의 길에 나서라.

 

우리는 하루빨리 남북간 소통과 신뢰를 되돌려 평화체제 구축과 통일의 길을 열어 가기를 염원하며 아래와 같이 남과 북의 당국과 지도자들에게 촉구한다.

 

1. 6.15 남북공동선언은 평화롭게 하나 될 것을 기약한 화해와 공존공영의 원리와 원칙을 제시했다. 남과 북은 6.15 공동선언 정신과 약속을 재확인하여 신뢰회복과 교류협력 재개를 위한 소통과 대화 채널을 당장 복구하라.

 

1. 북측은 6.15 공동선언에 입각하여 9.19 군사합의 효력을 원상 회복시키려는 남측 정부에 호응하여 조속히 적대행위 중단과 평화체제 구축에 나섬은 물론, 그동안 다섯 차례의 정상 간 만남에서 합의한 사항들을 재확인, 복원과 이행에 적극 나서라.

 

1. 남과 북은 주변 관련국 및 국제사회와의 협력에 힘쓰고 적극 추동해 나가되, 일부 패권주의와 자국 이기 및 독선적 영웅주의에 경도된 외세 의존을 경계, 탈피하고, 민족 내부 하나됨의 열망을 중시하며 최대한 자주적 역량으로 통일을 향한 해법과 민족 공동번영의 길을 모색하여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실현에 합심 매진하라.

                                                                                                                2026년 6월15일    

           캐나다 범민원탁회의   Korean Canadian Democratic Community Round-table Conference

 

단순한 기념 넘어 현재를 점검하는 작업이기도

박종철, 이한열, 직선제 그리고 인간다운 삶
‘시민’이라는 자각은 이때 구체적인 현실로

 

명동성당과 서울광장이 이끌어낸 6·29선언
변화의 출발점은 여전히 시민의 인식과 행동

 

참여의 폭 넓히며, 공론장 질을 높이는 과제
기억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 그 여름은 살아나

 

1987년 6월 26일 부산에서 열린 국민평화대행진에 참가한 한 시민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달리고 있다.(나무위키)
 

1987년 초여름, 한국 사회는 더 이상 뒤로 물러설 수 없는 경계에 서 있었다. 오랜 억압 속에서 누적된 긴장이 한계에 도달했고, 마침내 거리 위에서 폭발했다. 두려움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으나, 그보다 더 큰 것은 인간다운 삶을 향한 열망이었다. 이 흐름은 특정 집단의 행동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방향을 바꾸는 전환의 순간이었다.

 

그 불씨를 드러낸 사건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었다. 권력은 사건의 진실을 축소하고 왜곡하려 했지만, 그러한 시도는 오히려 체제의 폭력성을 드러내는 결과를 낳았다. 한 개인의 죽음은 더 이상 개인의 비극에 머물지 않았다. 그것은 국가 권력이 어떻게 작동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으로 확장되었고, 시민들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게 되었다.

 

이후 거리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학생들이 먼저 움직였고, 직장인과 노동자, 종교인과 상인들이 뒤를 이었다. 서로 다른 삶을 살던 이들이 공통의 이름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시민’이라는 자각은 이때 구체적인 현실이 되었다.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고 움직이는 주체로서의 의식이 형성된 것이다.

 

이 흐름의 분수령에는 이한열 열사 사망 사건이 놓여 있었다. 최루탄에 맞아 쓰러진 청년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내면을 흔들었다. 슬픔은 행동으로 이어졌고, 행동은 연대로 확장되었다. 개인의 희생은 공동체의 결단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었으며, 거리의 분위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1987년 7월 9일 이한열 열사를 추모하는 시민들이 서울광장과 소공로, 서소문로 등을 가득 메우고 있다. (나무위키)
 

명동성당은 그 시기 중요한 공간으로 기능했다. 시위 참가자들이 몸을 피하고 숨을 고르며 다시 나설 힘을 얻던 장소였다. 이곳은 신앙의 영역을 넘어 사회적 양심이 머무는 자리로 자리 잡았다. 침묵을 강요받던 시대에, 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지켜주는 울타리 역할을 수행했다.

 

거리에서 형성된 힘은 점차 거대한 흐름으로 성장했다. 각자의 목소리는 하나의 요구로 모였고, 그 요구는 정치적 변화를 압박하는 힘으로 작용했다. 권력은 더 이상 기존 방식으로 상황을 통제할 수 없었으며, 결국 양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로 나타난 것이 6·29 선언이었다. 대통령 직선제 수용과 기본권 확대 약속은 분명 중요한 전환점이었지만, 그것은 완결이 아니라 새로운 국면의 출발이었다.

 

이 지점에서 드러나는 핵심은 민주주의가 단일 사건으로 완성되는 체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제도는 마련될 수 있지만, 그것이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는 이후의 시간 속에서 결정된다. 1987년 이후 한국 사회는 이러한 과정을 압축적으로 경험해 왔다. 정기적인 선거를 통한 권력 교체, 다양한 정치 세력의 등장, 표현의 자유 확대 등은 외형적 변화를 보여주는 지표다. 그러나 외형의 안정이 곧 내용의 충실함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권력은 형태를 바꾸며 영향력을 유지하기도 한다. 노골적인 강압 대신 행정, 자본, 정보가 결합된 방식으로 작동하면서 새로운 지배 구조를 형성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문제의식이 흐려지기 쉽고, 시민의 참여 역시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일상 속에서 공공의 문제에 관여하는 경험이 축소될 경우, 민주주의는 형식만 남고 실질은 약화될 수 있다.

 

연세대 학생 이한열이 1987년 6월 9일 학교 정문 앞에서 박종철 변사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던 중 경찰의 최루탄에 머리를 맞고 피를 흘리며 의식을 잃자 친구가 일으켜 세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후유증에 시달리던 이한열은 다음달 5일 세상을 떠났다. (나무위키)

 

경제적 조건 역시 중요한 변수다. 삶의 격차가 커질수록 정치적 권리의 실질적 행사 능력은 불균등해진다. 생존의 부담이 클수록 공적 참여는 뒤로 밀려나고, 그 결과 일부의 목소리만이 공론장을 주도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는 다시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순환으로 이어진다.

 

정보 환경의 변화 또한 새로운 도전을 제기한다. 과거에는 검열이 문제였다면, 오늘날에는 과잉과 왜곡이 문제로 등장한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방대한 정보가 유통되지만, 사실과 해석을 구분하는 일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감정적 반응이 이성적 판단을 압도하거나 특정 시각이 반복적으로 확산되는 현상은 공론장의 균형을 흔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화의 출발점은 여전히 시민의 인식과 행동에 있다. 1987년의 경험은 개인의 선택이 사회를 움직일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각자의 자리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공적인 행동으로 연결할 때 제도는 살아 있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러한 감각이 유지될 때 민주주의는 형식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로 작동한다.

 

서울광장과 같은 공간은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다양한 집회와 토론, 문화적 표현이 이루어지는 장소로서 시민이 공공의 문제를 공유하고 확장하는 장이 되어 왔다. 과거와 같은 긴박함은 아닐지라도, 의견을 모으고 사회적 방향을 모색하는 과정은 다른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다.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 초기 수사 결과를 전한 1987년 1월 19일 동아일보 1면. (나무위키)

 

남아 있는 과제는 분명하다.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줄이고, 참여의 폭을 넓히며, 공론장의 질을 높이는 일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과 언론, 시민사회 전반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정 집단의 노력만으로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주체가 각자의 위치에서 책임을 나눌 때 균형 있는 발전이 가능해진다.

 

이 시기를 돌아보는 일은 단순한 기념을 넘어 현재를 점검하는 작업이다. 과거의 경험은 완결된 답을 제공하지 않지만, 방향을 설정하는 기준을 제시한다. 무엇이 부족했는지, 무엇이 가능했는지를 성찰할 때 새로운 선택의 근거가 마련된다.

 

결국 남는 것은 공동체의 방향에 대한 물음이다. 어떤 사회를 지향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특정 시기에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계속 수정되고 보완되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참여하고, 서로의 차이를 어떻게 조율하느냐다.

 

1987년의 여름은 하나의 출발점이었다. 그 이후의 시간은 그 출발이 어떤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연속된 과정이었다.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자리 역시 그 흐름 위에 놓여 있다. 과거의 경험을 단절된 기억으로 남겨 둘 것인지, 현재의 선택으로 이어갈 것인지는 우리의 몫이다. 기억이 행동으로 이어질 때, 비로소 그 여름은 현재 속에서 살아 있게 된다.

       < 박철 : 샘터교회 원로목사. 시인. 부산예수살기 대표.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전 상임의장. 탈핵부산시민연대 전 상임대표  >

 

6월 항쟁, 작은 목소리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운김'

 

여럿이 함께할 때 우러나오는 힘과 따뜻한 분위기
[오늘의 토박이말]   운김

 

[오늘의 토박이말] 운김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입니다.

그림 속, 푸른 하늘 위로 평화의 흰 비둘기들이 날아오르는 광장에 수많은 사람이 빈틈없이 모여 있습니다. 서로의 손을 맞잡고 어깨를 나란히 한 채 한목소리로 무언가를 외치는 이웃들의 얼굴에는 더 나은 내일을 향한 굳센 다짐과 열정이 가득 배어 있네요. 그들 위로 '운김'이라는 글씨가 뜨겁게 타오르는 불꽃처럼, 혹은 힘차게 피어나는 새싹처럼 단단하고 아름답게 새겨져 있습니다. 나이와 성별을 가리지 않고 한마디씩 보탠 목소리가 광장 가득 퍼져나가며 따뜻한 온기를 만들어내는 이 정경을 보고 있으면, 한 사람의 힘은 작을지라도 그 마음들이 모여 만들어내는 거대한 물결이 얼마나 위대하고 감동적인지 가만히 깨닫게 됩니다.

 

여러 사람의 마음이 한데 모여 이루어지는 큰 힘 '운김'

 

온여름달 열흘(6월 10일)은 우리 역사에서 시민의 힘이 민주주의의 큰 물줄기를 바꾼 날인 '6·10 민주항쟁 기념일'입니다. 온나라 곳곳에서 그날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기념식과 학술행사, 사진전이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오네요. 1987년 6월, 대통령을 내 손으로 직접 뽑을 수 있는 권리와 참된 자유를 바라는 마음으로 거리로 나섰던 평범한 이웃들을 기억하며, 오늘 우리가 가슴 깊이 새겨볼 토박이말은 '운김'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 말을 '남은 기운', '여럿이 한창 함께 일할 때에 우러나오는 힘', '사람들이 있는 곳의 따뜻한 기운', 그리고 '집안의 분위기나 기운'이라고 여러 가지로 깊이 있게 뜻풀이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를 '많은 사람의 마음이 모여 이루어지는 큰 힘'이라고 쉽게 풀이하고 싶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서로서로 운김에 쌓여 모를 척척 심었다"라거나 "사람 운김과 술기운으로 실상은 선선치도 않은 데다가"라는 홍명희의 소설 '임꺽정' 속 문장처럼, 이 말에는 단순히 물리적인 힘을 넘어 사람들이 함께 어우러질 때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에너지와 인간미 넘치는 온기가 가득 담겨 있습니다.

 

 외롭고 쓸쓸한 하루를 채워주는 우리들의 따뜻한 온기

 

1987년 6월의 눈부신 역사는 어느 위대한 한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학생들이 먼저 용기 내어 외쳤고, 평범한 시민들이 그 곁을 함께 걸었으며, 노동자와 종교인, 그리고 머리가 하얗게 샌 어르신들까지 기꺼이 뜻을 보태었습니다. 서로 다른 일터를 가지고 다르게 살아오던 사람들이었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단 하나의 마음으로 뭉친 것이지요. 혼자의 목소리는 촛불처럼 작고 가냘플지라도, 그 마음들이 모이고 포개어져 거대한 운김을 이루었을 때 비로소 단단한 벽을 허물고 민주주의를 향해 활짝 열린 길을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오늘날의 삶도 그렇습니다. 때로는 직장에서, 혹은 학교와 가정에서 혼자서만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것 같아 "어쩐지 집안의 운김은 전과 같지 않고 쓸쓸하였다"라는 이기영의 소설 '고향' 속 대목처럼 외로움과 막막함이 밀려올 때가 있습니다. 나 혼자의 노력으로는 세상의 거찬 벽을 바꿀 수 없을 것 같아 자존감이 쪼그라들기도 하지요.

 

하지만 너무 마음 아파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혼자서 애쓰던 외로운 자리에 다정한 이웃과 가족이 손을 얹고 함께 발을 맞추기 시작할 때, 그곳에는 세상 그 어떤 것보다 강력하고 따뜻한 운김이 피어납니다. 혼자서는 힘에 부쳐 쓰러질 것 같던 모내기도 이웃과 함께라면 즐거운 잔치가 되듯, 우리의 힘든 삶도 서로의 온기를 나누며 함께 걸어갈 때 비로소 든든하게 이겨낼 수 있습니다. 오늘 내가 누리는 소중한 자유와 권리가 그날의 운김이 남긴 값진 열매인 것처럼, 오늘 내가 곁에 있는 이에게 건네는 따뜻한 웃음과 격려 한 자락도 내일의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가장 아름다운 운김이 될 것입니다.

 

[마음 나누기]

 

그림 속 광장에 가득 모여 서로의 손을 잡은 사람들처럼,  여러분의 나날 속에서 여러 사람과 마음을 모아 힘을 냈거나 사람들의 따뜻한 온기(운김) 덕분에 외로움을 이겨냈던 정겨운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웃들과 함께 동네를 청소하며 보람을 느꼈던 일"이나 "힘든 시기에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를 토닥여주었던 일" 등 나만의 운김 이야기를 댓글로 소중하게 나누어 주세요. 여러분의 다정한 공감과 공유가 모여, 지친 이 세상을 한층 더 구순하고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가장 거대한 운김이 됩니다.^^

 

[한 줄 생각]

 

"역사는 몇몇 사람이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사람들의 운김이 모여 바꾸어 갑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운김

뜻: 여럿이 한창 함께 일할 때에 우러나오는 힘. 

보기: 이웃들이 품앗이로 힘을 보태주니 잔치 준비가 운김에 척척 끝났다.

 

                                                                                              < 이창수 기자 > 

 

한인사회 각계동포 130여명 참석, 희생 기리며 오월정신 되새겨

 

기록사진전도...제5회 ‘자랑스런 민주한인상’ 민주원로 한장환 님 수상

5.18정신 헌법적 가치로 뿌리내려 민주 정의 평화의 대동세상 이루고

 K-민주 역사문화자산, 우리 삶 속에 기억하며 인류 공동선 비전 삼길~

 

국민의례

 

모국 국가기념일이며 세계 기록유산인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 캐나다 동부 기념식이 5월18일 오전 11시 토론토 한인회관 대강당에서 한인동포 각계인사 등 1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5.18 영령들을 추모하고 항쟁정신을 기리며 감동을 나눴다.

 

이날 참석자들은 5.18 정신의 조속한 헌법전문 수록을 촉구하고, 국가변란과 민주파괴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유야무야 덮고 뭉개기 폐습을 단절해 진상규명과 단죄, 발본색원의 관행을 세워나가야 한다면서 “국내외 동포들 DNA에 내장된 5.18 민주열정의 결집으로 민주 정의 평화의 대동세상을 이루자”고 강조했다. 이날 기념식장에는 5.18 항쟁 당시의 생생한 현장 기록사진들도 전시됐다.

 

5.18항쟁 기록사진전

 

‘오월의 꽃, 오늘의 빛’ (The Flowers of May, The Lights of Today) 이라는 주제로 캐나다 범민주원탁회의가 주최해 열린 이날 기념식은 영상 ‘다시 만난 오월- 세계인이 주목하는 5.18 민주화운동’ 상영으로 시작해 정현정 씨가 국악 해금 기념공연으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애절하게 연주해 기념식 분위기를 숙연케 했다. 이어 국민의례를 하고 캐나다에서의 5.18 항쟁기념 약사를 범민주원탁회의 유미숙 위원이 전했다. 기념사는 김영재 토론토 총영사가 이재명 대통령 기념사를 대독했고, 김정희 한인회장과 김종천 범민주원탁회의 의장이 각각 추념사를 했다.

 

유미숙 위원의 캐나다 항쟁기념 약사보고

 

캐나다 기념약사 소개에서 유미숙 위원은 “캐나다의 5.18 기념행사는 1981년 5월31일 Sunnybrook 공원에서 열린 ‘광주의거 1주년 추도회’로 부터 시작됐다”며 “1986년 5월26일 한맘성당에서 거행된 6주년 추도회에는 6백여명이 참석하고 현장에서 8천여 달러의 성금을 모아 광주 피해 유족에게 전달하는 등 당시 동포들 참여와 열정이 대단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 때 한인회가 장소사용을 거부해 한인회관 앞 야외에서 기념식을 가진 적도 있다“고 돌아보고 “캐나다 범민주원탁회의는 민주열사들의 고귀한 뜻과 희생을 기리고, 민주, 정의, 인권, 대동평화의 오월정신을 우리들 가슴에 새기며 공동체의 가치와 비전으로 승화되어 가기를 소망하면서 올해로 10번째 기념식을 주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 기념사를 대독하는 김영재 토론토총영사
추념사를 하는 김정희 토론토한인회장

 

추념사에서 김정희 회장은 “5.18 민주화운동은 우리에게 자유와 민주의 소중함을 깨우쳐 주었다”면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화합하고 번영하는 조국과 동포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5.18정신을 살리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캐나다 범민주원탁회의 김종천 의장이 추념사를 하고 있다.

 

범민주원탁회의 김종천 의장은 “46주년에 5.18정신이 헌법전문에 수록된다고 믿었으나 어깃장을 놓는 세력들로 인해 무산됐고, 재외동포들의 첫 국민투표도 묵살 당했다”고 비판하고 “유야무야 덮고 뭉개는 악습 때문에 동학혁명도, 일제청산도, 4.19도 무위에 그쳤는데, 5.18 학살만행도 제대로 단죄하지 못해 12.3 내란을 획책한 것”이라며 “또 다시 민족의 아픔과 고통을 당하지 않으려면 5.18 정신이 헌법적 가치로 뿌리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K-민주 역사문화 자산인 5.18 정신을 공동선의 비전으로 추구해 나가기를 소망한다” 며 캐나다에서 조국의 민주주의와 민권신장을 위해 헌신한 민주 원로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제5회 자랑스런 민주한인상을 수상한 한장환 님

 

이어 특별순서로 제5회 ‘자랑스런 민주한인상’을 한장환 씨가 수상했다. 범민주원탁회의는 “캐나다에서 민주와 정의와 평화를 위해 진실되고 의롭게 살아오신 분들에게 드리는 ‘명예의 훈장’”이라고 시상의의를 전하며 기념패와 기념품, 꽃다발을 전해 헌신의 삶을 칭송했다.

실향민인 한장환 (89) 수상자는 제약회사 고위직을 지내면서도 조국의 민주화와 민권 및 통일을 위한 활동은 물론, 전두환 정권 퇴진과 박근혜·윤석열 탄핵시위 등 시민운동에도 적극 참여해 왔다.

한장환 수상자는 소감을 통해 “과분한 상에 감사드린다”며 “여러분 모두가 받아아 할 상”이라고 기념식 참석자들 열의를 북돋웠다.

 

추모 창작시를 낭송하는 정봉희 시인

 

기념식은 기념영상 상영에 이어 시인인 정봉희 한인문인협회 전 회장이 창작 추모시 ‘꽃들의 지문’을 낭송해 감명을 전했고, 기념 전통무용으로 한국무용연구소(예술감독 김미영) 회원들이 ‘Joyful through Agony’(고통을 넘어 환희) 진혼무로 5.18 영령들을 위무했다. 사월의꿈 합창단(단장 이동환, 지휘 김재준)은 ‘님이 오시는지’와 ‘그날이 오면’를 부른 뒤 참석자들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 힘찬 휘날레를 장식했다.

 

기념 국악 해금공연 장면
기념 전통무용 진혼무 공연 장면
사월의꿈 합창단의 기념공연

 

이날 참석자들은 기념식장에 전시된 5.18 항쟁 기록사진 등을 관람하며 당시의 참상에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는데, 주최측이 마련한 점심을 함께 한 뒤 정봉희 시인 해설을 곁들여 ‘시에 저며든 5.18, 빛고을의 광채’라는 특별영상으로 감동을 나눈 뒤 행사를 마무리 했다.

 

한편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기념식을 주최한 캐나다 범민주원탁회의는 이번 46주년 기념행사를 후원하고 십시일반·물심양면으로 도운 각계 동포와 단체들에게 깊은 감사를 표했다.                                                        < canadaminju@gmail.com  416-625-2315 >

 

임을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참석자들.


● 이재명 대통령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 기념사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광주시민과 전남도민 여러분,

그리고 귀한 자리를 함께하고 계신

5·18민주화운동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국가폭력의 짙은 상흔을 딛고 상생과 통합의 정신으로 자라난

마흔여섯 번째 맞이하는 오월입니다.

 

46년 전, 신군부 세력은 독재의 군홧발로

민주화의 봄을 무참히 짓밟으며,

국민을 지키라고 우리 국민이 준 총칼로

주권자 국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했습니다.

 

잔혹한 만행을 은폐하기 위해

진실을 틀어막던 무도한 독재정권 때문에,

수많은 희생자들은 눈을 감지 못했고,

유가족과 피해자들은 통한의 세월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끝내 빛을 찾아 고개를 드는 봄꽃들처럼,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광주의 열망은 결코 꺾이지 않았습니다.

 

감추려 할수록 진실은 더욱 선명해졌고,

숨기려 할수록 오월 정신은 더 넓게 더 멀리 퍼져 갔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월은 진실과 정의의 편에 서고자 하는

수많은 양심들로 되살아났습니다.

 

그렇게 다시 태어난 오월의 영령들이

2024년 12월 3일 밤, 오늘의 산 자들을 구했습니다.

 

산자가 죽은 자의 부름에 응답했고

먼저 떠난 이들이 절망 앞에 선 현재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분연히 떨쳐 일어나 계엄군에 맞섰던 80년 오월의 광주시민들처럼,

2024년 위대한 대한국민들도 무장한 계엄군들을 맨몸으로 막아냈습니다.

 

1980년 5월, 불의한 권력이 철수했던 그 찰나의 공간에서

광주가 온 힘을 끌어모아 꽃피웠던 ‘대동세상’은

2024년 12월, 그 혹독한 겨울밤에 서로의 체온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빛의 혁명’으로 부활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민주주의를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던졌던

오월 민주 영령들의 고귀한 넋 앞에 머리 숙여

무한한 존경과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합니다.

 

마르지 않는 눈물로 시대의 등불을 밝혀오신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진심 어린 경의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참혹한 폭력 앞에서도 끝내 인간의 존엄을 지켜낸

5·18 정신의 굳건한 토대 위에서,

우리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번영의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여러분이 계셨기에,

굴곡진 현대사의 갈림길마다

우리의 민주주의가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그 숭고한 정신과 그 희생, 헌신을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12월 3일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은 오월의 질문이었습니다.

 

저절로 오는 민주주의도,

저절로 지켜지는 민주주의도 없습니다.

 

민주주의를 완성하는 힘은 오직

주권자의 간절한 열망과 실천으로부터 나온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 한번 뼈저리게 현장에서 확인했습니다.

 

오늘의 대한민국을 구한 80년 광주가

앞으로도 대한민국의 미래를 끊임없이 구해낼 수 있도록,

국민주권정부는 5·18을 끊임없이 기록하고 기억하며 보상하고 예우할 것입니다.

 

오월 영령과 국민 여러분 앞에,

이를 위한 세 가지 다짐과 약속의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첫째, 5·18 정신이 반드시 헌법 전문에 수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4·19혁명과 부마항쟁, 그리고 5·18 민주화운동은

6월 항쟁을 거쳐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으로 이어졌습니다.

 

국민 주권을 증명한 원동력이자,

대한민국 현대사의 자부심인 5월 정신이

우리 사회에 더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5·18 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을

대한민국 헌법 위에 당당하게 새겨야 할 것입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한,

모든 정치권의 지속적인 국민과의 약속이었던 것인 만큼,

여야의 초당적 협력과 결단을 간곡하게 요청드립니다.

 

광주시민과 전남도민을 넘어, 대한국민 여러분의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도 당부드립니다.

 

둘째, 오늘 정식 개관하는 이곳 전남도청을

세계시민들이 함께 배우고 기억하는

K-민주주의의 살아있는 성지로 만들어 내겠습니다.

 

전남도청은 불법적 국가폭력에 맞선 최후의 시민 항쟁지였습니다.

벽면 곳곳에 새겨진 총탄의 흔적들이

그날의 참혹함과 시민군의 담대한 용기를 말없이 이렇게 증언하고 있지 않습니까.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 등재,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를 통해서

오월의 광주는 이제 세계시민들이 함께 기억하는

인류 보편의 가치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 오롯이 새겨진 희생과 연대의 정신이

대한민국 공화정의 자부심이자 미래 세대의 가치로 계승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습니다.

 

셋째, 단 한 분의 희생도 놓치지 않도록

‘5.18 민주유공자 직권등록 제도’를 마련하겠습니다.

 

이곳에 오기 전 들렀던 ‘국립 5·18민주묘지’에는

계엄군의 총탄에 쓰러진 故 양창근 열사가 잠들어 계셨습니다.

 

짓밟힌 조국의 정의에 누구보다 아파했을 그 오월의 소년은,

등록신청을 대신할 직계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아직 5·18 민주유공자로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부가 국가폭력 희생자 한 분 한 분의 가족이 될 것입니다.

 

불굴의 투지로 민주주의와 조국을 지켜낸 분들이

단 한 명도 외롭게 남겨지지 않도록,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성장 잠재력의 약화, 불평등의 심화, 국제질서의 격변, 지방소멸 등

다방면에 겹겹이 쌓인 복합위기가

우리 대한민국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위협하고 있습니다.

 

국민과 함께 격랑의 파고 한복판을 지나고 있지만,

저는 광주가 걸어온 그간의 길에서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 희망을 봅니다.

 

총칼을 앞세운 독재 권력의 잔인한 폭압 속에서도

80년 오월의 광주는 함께 사는 기쁨을 나누었고,

금남로에는 사랑과 연대의 물결이 출렁거리지 않았습니까.

 

외로움의 한복판 속에서도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졌고

절망의 한복판에서도 서로를 부축하며,

마지막 온기를 모아 희망의 씨앗을 틔워냈습니다.

 

시민들이 만들어 낸 공존과 배려, 평화의 광장에서

광주는 진정한 민주공화국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빛나는 5·18 정신이 역사의 굽이굽이마다

우리 대한민국을 새로운 변화와 희망의 길로 이끌었고,

이제 광주와 전남의 통합이라는 새로운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광주와 전남이 함께 맞잡은 손이

상생과 공존의 새로운 이정표로 우뚝 서고,

균형발전이라는 희망의 역사를 다시 써 내려갈 것으로 믿습니다.

 

그렇기에 오월의 기억과 5·18 정신은 결코 과거의 유산이 아닙니다.

 

불의에 단호하게 맞서는 용기이자,

위기를 함께 넘어서는 연대이며,

더 나은 내일을 향한 희망의 이름입니다.

 

국민주권정부는 5·18 정신을 충실하게 이어받아,

광주가 그토록 절절하게 꿈꾸었던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향해 담대하게 나아가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산 자’의 책임을 다하고,

오월 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이라 믿습니다.

 

오월 광주가 남긴 자유와 평등, 통합의 힘으로

지금의 위기를 이겨내고,

더 영광스럽고 더 빛나는 미래를 물려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캐나다 범민주원탁회의 김종천 의장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 추념사


존경하는 동포 여러분,
뜻깊은 5.18 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하신,  깨어있는 뜨거운 가슴의 여러분 한분 한분께, 감사와 존경과, 환영의 말씀을 드립니다. 


어느 덧  5.18 민주항쟁의 그 날이 46년이 흘렀습니다. 
민주주의와 정의 평화, 대동세상을 위하여 산화한 꽃다운 청춘들이 독재의 총칼과 군홧발에 희생되지 않았다면,  이제 고희와 팔순을 넘나드는 흰머리 노년에 이를 세월입니다.
산천이 4번 바뀌고도 6년이 흐른 지금까지 무엇이 변했는지를 돌아봅니다. 
망월동 민주묘지를 맴도는 혼백들의 피와 눈물과 절규가, 이제는 천국의 환희로 바뀌었을까. 이 땅의 우리들을 내려다보며 심히 애통해 하지는 않을지 되짚어 봅니다.

학살의 진상을 덮고 깔아뭉개던 주모자들은, 가까스로 법의 심판대에 세웠습니다. 그러나 하나 둘 풀려나 천수를 누리고 호의호식하다, 참회없이 세상을 떠나갑니다. 
진상규명 작업은 몇 차례 의욕을 보였으나, 매번, 강고한 벽에 막히며 찜찜한 용두사미로 끝나곤 했습니다. 
행방불명, 암매장, 성폭행 피해자, 유족들의 트라우마, 아직도 미결 투성이입니다.

항쟁 17년만에 국가기념일, 민주화운동의 위상이 주어졌고, 
31년만인 2011년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 유산으로 영예로운 반열에 올랐습니다.  
41년만인 2021년에는 왜곡 날조와 폄훼를 처벌할 특별법도 시행되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5.18을 사시적으로 대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납니다. 
5.18 항쟁 기념일이 ‘탱크데이’입니까? 비열한 장사치들입니다.
이 곳에서도 해마다 기념식을 준비할 때면, 벌써 10년째 인데도 이상한 반응과 눈초리들이 변함이 없는데서 당황하게 됩니다.

46주년인 올해 드디어 헌법전문에  5.18 정신이 수록된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합의해 놓고도 어깃장을 놓는 세력들로 인해, 또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사상 처음하는 국민투표를 5.18 개헌안에 행사하게 됐다고 기뻐한, 우리들 재외동포 참정권도 허망하게 묵살 당했습니다.

46년이 지나서도 이처럼 원점을 맴도는 현실은, 왜 그럴까요?  
따져보면 개혁을 싫어하는 고질적인 덮고 뭉개기 악습 때문은 아닐까요?

132주년을 맞는 동학혁명이, 아직도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제청산 반민특위가 좌절되면서, 친일세력이 오히려 주류로 자리잡았고, 군대위안부 할머니들 고통과, 독도 도발이 지금도 이어집니다.  
4.19 정신을 살리지 못해 군사독재, 어둠의 천하가 되었습니다.  
5.18의 학살만행을 제대로 단죄하지 못했기에, 12.3 내란을 획책한 게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5.18 영령들의 살아 숨쉬는 의분과 생생한 외침은 우리 민초들의 행동하는 양심을 일깨웠습니다.  
“국가 폭력의 잔재를 청산하지 못해 무너지는 정의와 평화, 거꾸로간 역사, 민주의 위기!, 이를 좌시하는 것은 불의요 어둠 뿐이라, 새 날을 향해 앞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는, 
5.18에 스러져간 꽃들의 준엄한 항전가가, 
6.10 항쟁과 촛불혁명, 그리고, 12.3 독재망령을 제압한 응원봉 빛의 혁명까지, 
오늘의 불빛들로 찬란하게 부활한 저력을 우리는 똑똑히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사이 12.3 내란 청산이 지지부진 명쾌하지 못하자, 벌써 공범과 동조세력들이 뻔뻔한 얼굴들을 쳐들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유야무야 덮고 뭉개는, 폐습의 단절과 분명한 진상규명, 책임자 단죄로 말끔히 발본색원하여, 국가변란과 민주파괴의 재발을 차단해야 합니다. 
다시 또 쓰라린 민족의 아픔과 고통을 당하지 않으려면, 5.18 정신을 헌법적 가치로 확고히 뿌리내려야 한다고 믿습니다.  

우리 국내외 동포들 DNA에 내장된, 5.18의 민주 열정들이 결집할 때 다시는 국가폭력과 헌정유린이 없는, 민주 정의 평화의 대동세상이 이뤄지리라 믿습니다.

존경하는 동포 여러분,   
‘임을 위한 행진곡’이 요즘 세계각지 시민운동의 주제가가 된 것을 아십니까?.
5.18은 민족사에 정말 자랑스럽고 영예로운 K-민주주의 역사문화 자산인 것입니다.

아무쪼록 오늘 이 뜻깊은,기념식을 통하여 5.18 민주항쟁 정신을 우리들 삶속에서 기억하고, 온 인류와 함께 추구해야 할 공동선의 비전 임을 다짐하며, 행동으로 실천해 나가게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46주년을 맞은 오늘도 다시한번 감사하고 자랑스러운 것은, 
우리 캐나다의 이민사 초기부터 민주원로 선배님들이 엄혹했던 조국의 독재타도와 민주주의 민권 신장을 위해 헌신해 오셨고, 5.18 항쟁의 실상을 전하고 성원하는데 앞장 서 오셨다는 사실입니다.  
그 선배 원로들의 용기와 귀한 발자취를 뿌리로 삼은 저희 범민주원탁회의를 대표하여  캐나다의 민주 선열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존경과 찬사를 올려 드립니다.

오늘 이 뜻깊은 기념식에 함께 해주시고, 도움을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기개와 열정에도, 다시한번 존경을 표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