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의 시기 놓치면 반드시 반개혁 저항이 제2의 밀물처럼 밀려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정기국회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개혁은 자전거 페달과 같다. 자전거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자전거는 쓰러진다”며 “검찰·언론·사법개혁을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우자”고 했다.

 

정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개혁의 시기를 놓치면 반드시 반개혁의 저항이 제2의 밀물처럼 밀려온다. 추석 전에 끝내자. 아니 끝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의 이런 글은 검찰개혁 각론을 두고 여권 안에서 이견이 불거지자 이 대통령이 “중요 쟁점에 대한 대책과 해법 마련을 위해 국민 앞에서 합리적으로 논쟁하고 토론하라”고 주문한 직후 나왔다.

 

그는 “장시간 논의돼 왔던 검찰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의 과제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개혁의 시대적 상징이 됐다”며 “더 중요한 것은 타이밍,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해치우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정 대표는 언론개혁과 관련해 “언론의 자유와 언론의 횡포는 다른 영역”이라며 “언론의 자유에서 오는 공익이 있다면, 언론의 횡포로부터 받은 피해를 구제하는 것 또한 못지않게 중요한 공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 비단 언론의 개혁뿐만 아니라 검찰개혁, 사법개혁 또한 앞서 말한 개혁의 관점에서 최대 다수의 최대 공익추구의 잣대로 가르마를 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기소의 검찰 권력의 독점과 무소불위의 칼 휘두름으로 공익적 가치보다 부작용이 더 크기에 검찰의 권력을 분산시켜야 하는 것”이라며 “사법부 자체는 누구로부터 견제를 받거나 투명한가. 타인으로부터 제대로 평가를 받는가. 민주적인가. 이런 질문에 답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고 밝혔다.                                                               < 고경주 기자 >

김건희 "가장 어두운 밤 달빛이 밝게 빛나듯, 저 역시…"

윤석열은 궐석 재판…김건희는 특검서 묵비권

재판 제대로 될까?…김건희 "묵묵히 임할 것"
뒤끝 작렬 김건희 "새로운 의혹 피하지 않을 것"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12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서고 있다. 2025.8.12 [사진공동취재단] 연합
 

지난 3년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른 윤석열 정권의 '실세'이자 '브이 제로'(V0)라 불린 김건희가 29일 특검에 의해 구속된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게 됐다. 김건희는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기소된 전직 대통령 부인이라는 기록을 역사에 남기게 됐다. 아울러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이미 구속기소된 남편 윤석열과 함께 역대 대통령 부부 최초로 구속 상태에서 나란히 재판을 받는 신세가 됐다. 다만 권력의 정점이었던 김건희가 법정에 서게 됐지만, 아직 그의 혐의들은 극히 일부만 밝혀졌을 뿐이다.

 

민중기 특별검사팀(김건희 특검팀)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특검은 오늘 오전 김건희씨를 자본시장법 위반(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등), 정치자금법 위반(정치브로커 명태균 공천개입 등),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통일교 연루 고가 목걸이 수수 및 부정청탁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김건희 특검팀이 지난달 2일 현판식을 열고 수사를 정식 개시한 지 59일 만이다.

 

특검팀은 오는 31일까지였던 김건희의 구속 만기를 이틀 앞두고 재판에 넘겼다. 김건희에 대해 수사할 혐의가 광범위해 이미 한 차례 구속 기한 연장에도 수사가 끝나지 않은 만큼, 그동안 집중해 온 사건들을 먼저 재판에 넘기고 다른 혐의는 수사를 해 추가로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김건희가 재판에 서게 됐지만, 제대로 재판에 응할지는 의문이다. 남편인 윤석열은 내란특검에 구속된 뒤 특검팀 수사와 내란 재판 등에 일절 응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은 특검이 구치소에서 강제 구인하려고 하자 속옷 차림 상태로 바닥에 누워 난동을 부려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윤석열과 김건희가 1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 나와 서초동 사저로 향하고 있다. 2025.4.11 [공동취재] 연합
 

김건희의 경우, 윤석열과 달리 6차례 특검 조사에 출석했지만, 대부분의 진술을 거부해왔다. 김건희는 구속 전 한 차례 조사에서만 언론 앞에 서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 외엔 사실상 입을 다물고 있다. 이에 김건희가 재판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적극 부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건희는 그동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주식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주가조작에 가담한 바 없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해왔다.

 

1심에서 피의자의 최장 구속기간은 6개월이다. 선고가 내년 2월 말까지 이뤄지지 않으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된다. 특검팀은 김건희 관련 의혹이 극히 일부만 밝혀진 만큼 구속 만료 전 추가 기소를 통해 새 구속영장으로 붙들어둘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는 이날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앞으로도 그 어떤 혐의에 관해서든 특검 조사에 성실하게 출석할 것"이라며 "제게 주어진 길을 외면하지 않고 묵묵히 재판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이 상황이 참으로 송구하고 매일이 괴로울 따름"이라며 "하지만 저는 어떠한 경우에도 변명하지 않겠다"라고 했다.

 

김건희는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나듯이 저 역시 저의 진실과 마음을 바라보며 이 시간을 견디겠다"며 "지금의 저는 스스로 아무것도 바꿀 수 없고 마치 확정적인 사실처럼 매일 새로운 기사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 또한 피하지 않고 잘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보도되는 자신에 대한 각종 의혹을 부인하는 것으로, 회피하지 않고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2024.1.9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연합
 

영장 기각 난 한덕수,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한편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이날 '내란 2인자'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내란 우두머리 방조 및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허위공문서 행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 했다고 밝혔다. 

 

박지영 특검보는 "피고인은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계엄을 막을 수 있었던 최고의 헌법기관이었다"며 "대통령이 국민 기본권을 침해하고 헌법 질서를 유린할 것을 알면서도 오히려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행위를 하며 동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12·3 비상계엄도 기존의 친위쿠데타같이 성공할 것이란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료된다"며 "다시는 이러한 역사적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이 (법원에서)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특검팀은 지난 27일 한 전 총리에 대해 내란 우두머리 범죄의 방조범인 만큼 혐의가 중대하고 증거 인멸과 재범의 우려도 있다며, 내란 방조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중요한 사실관계 및 피의자의 일련의 행적에 대한 법적 평가와 관련해 다툴 여지가 있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도 크지 않다고 봤다.

 

이에 박 특검보는 "법의 엄중함을 통해 다시는 이런 역사적 비극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관점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다른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청구할 것인지에 대해선 "영장 기각 사유를 보면 죄명의 문제가 아닌 것으로 사료된다. 범죄사실로 기재한 행위 자체는 다 인정이 됐고, 이에 대한 평가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검팀이 이날 구속영장 재청구 없이 불구속 기소하기로 결정한 것은 '혐의'나 '입증' 문제가 아닌 법원 차원의 '해석' 문제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법원에 영장을 재청구해도 실익이 전혀 없는 만큼 재판에서 다투기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 김성진 기자 >

 

 

“한국서 일어나는 숙청 걱정하고 있냐” 질문에
트럼프 “우리는 저런 사람을 가짜뉴스라 불러”

 

 
 
미국 워싱턴 백안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환영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백악관을 찾은 이재명 대통령을 환대하는 과정에서 귓속말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시작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선 ‘한국에서 숙청이 일어나는 상황 같다’고 주장했으나, 정작 귓속말의 내용은 정반대였다.

 

인도 영어 뉴스 채널 ‘위온’이 26일(현지시각) 페이스북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입구에 도착한 이 대통령과 악수하며 반갑게 맞았다. 이 과정에서 한 취재진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한국에서 일어나는 숙청을 걱정하고 있냐”고 큰 소리로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에게 귓속말로 “우리는 저런 사람들을 가짜뉴스라고 부른다(We call them the fake news)”고 속삭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들은 이 대통령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인도 영어 뉴스 채널 ‘위온’ 페이스북 갈무리

 

이 여성이 ‘숙청’을 언급한 것은 정상회담을 2시간30여분 앞두고 올라온 트럼프 대통령의 에스엔에스 글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인가. 숙청 혹은 혁명같이 보인다. 우린 그것을 수용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고, 이 때문에 한미 극우 세력 사이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구속, 특검 수사 등을 비판한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감돌았다. 이 여성의 질문도 트럼프의 의중을 재확인하기 위한 차원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오히려 이를 ‘가짜뉴스’로 치부하며 호응하지 않았다. 이 취재진은 연신 “숙청”이라며 고함쳤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좋은 회담을 할 것이다”, “위대한 회담을 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는 회담 직전 열린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과 수지 와일스 미 대통령 비서실장 간 면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미국으로 향한 강 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에스엔에스 글이 올라온 지 약 1시간 뒤 와일스 비서실장을 만났다. 강 실장은 40분간 진행된 면담에서 “한국 정치 상황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말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 문제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다시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소동의 시발점으로 지목된 미국 극우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의 음모론이 이 과정에서 바로잡혔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뒤이어 열린 정상회담에서 에스엔에스 글의 취지에 관한 질문을 받고 “분명 오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심우삼 기자 >

오후 법사위 전체회의 상정
‘김건희·내란’ 최장 180일
‘채 상병’ 최장 150일까지

 

 
 
더불어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 특별위원회 위원들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안과에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제출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미화·김현정·장경태·김기표 의원. 연합
 

더불어민주당은 26일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 특검)의 수사 범위와 기간을 확대하기 위한 특검법 개정안을 당론 발의하고, 이날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법안심사소위에 바로 회부될 예정이다.

 

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의안과에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특위 간사인 장경태 의원은 개정안 제출 뒤 기자들을 만나 “특검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추가 수사 범위와 인력 규모 등을 종합 검토해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 연루된 사람들이 진술 거부·국외 도피를 하거나 시간 끌기로 대응하고 있다. 3대 특검도 피혐의자들의 비협조 등을 이유로 입법부에 여러 요청 사안을 전달한 바 있다”고 개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범행을 자수·신고 시 형을 감경·면제하는 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고 한다.

 

이날 발의된 법안이 국회에서 처리되면 각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이 기존 두 차례에서 세 차례까지 가능해진다. 현재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의 수사 기간은 90일(준비 기간 20일 제외)이고 채 상병 특검 수사 기간은 60일이다. 이 기간 수사했는데도 공소제기 여부 판단이 어렵다고 인정되면 30일씩 최대 2차례 연장이 가능한 구조다. 장 의원은 여기에 더해 “개정안은 연장 가능한 차수를 하나 더 부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각 특검에) 30일의 여지를 더 줘서 국외도피 등 시간 끌기로 (피혐의자들이) 범죄혐의를 피할 수 없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수사 기간 연장을 3차례 모두 할 경우 내란·김건희 특검 수사는 최장 180일, 채 상병 특검 수사는 최장 150일까지 가능하다.

 

특검법 개정안에는 수사 인력 증원과 수사 범위 확대도 담겼다. 장 의원은 “특별수사단, 파견 검사, 파견 공무원 등의 일손이 부족하다. 또 김건희 특검의 경우 김예성 집사 게이트, 통일교, 캄보디아 게이트 등으로 혐의가 늘고 있다”며 개정 필요성을 설명했다. 민주당은 다음달 1일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3대 특검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 최하얀  김채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