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도 검찰개혁도 흔들리는 씁쓸한 "제헌절"

● Hot 뉴스 2026. 7. 17. 01:54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원포인트 개헌도 무산됐는데 내란 세력은 복귀
최소한 합의도 못하는데 7공화국 갈 수는 있나
제헌절 의미 퇴색시키는 보완수사권 폐지 갈등
원칙 흔들린 검찰개혁, 예외가 원칙 파괴 하나
권력투쟁 속 정쟁화…숙의 할 수는 있는 건가

 

14일 서울 광화문스퀘어 대형 전광판에서 대한민국 헌법을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가 나오고 있다. 2026.7.14. 연합
 

 

대한민국 헌법 제정·공포를 기념하고 민주적 기본질서를 되새기는 제헌절이 18년 만에 공휴일로 부활했지만, 2026년 7월 17일 마주한 현실은 국경일이라는 단어에 담긴 '경축'의 의미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파괴한 12·3 내란을 극복하고 시민의 손으로 국민주권정부를 출범시킨 만큼, 헌법 정신을 다시 세우는 일은 새 정부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꼽혔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해 제헌절에 국정과제 1호인 '국민 중심 개헌'을 강조했지만, 새 정부 출범 후 두 번째 맞는 제헌절에도 개헌 논의는 사실상 제자리걸음이다. 그와 더불어 두 대통령의 탄핵을 겪은 6공화국을 넘어 새로운 7공화국에서 살게 될 것이란 기대도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 사회는 여전히 '삐삐'(무선호출기)조차 없었던 1987년 헌법 체제에 머물러 있다.

 

그런 가운데 내란에 책임이 있는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계엄에 대한 국회의 통제 강화, 부마민주항쟁과 5·18 민주화운동 헌법 전문 수록,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균형 발전에 대한 국가 의무 명시 등 정치적 합의가 가능한 최소한의 원포인트 개헌마저 지방선거를 이유로 무산시키더니, 윤석열 내란 정부에 부역했던 인사들을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으로 부활시켰다. 윤석열의 체포를 막기 위해 수사기관의 영장 집행까지 방해했던 정치인들에게 12·3 내란은 이미 과거 한때의 실수쯤으로 취급되는 듯하다.

 

다행히 선관위 투표용지 사태를 계기로 시민들과 청년층 사이에서 개헌 필요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지만, 완전한 내란 청산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올림픽공원 시위를 통해 부정선거 음모론 세력들이 결집하고, 일부 국민의힘 정치인들이 이에 편승하는 현실을 보면 헌정질서를 바로 세우기 위한 최소한의 합의라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지방선거를 계기로 시도됐던 원포인트 개헌은 향후 더 큰 개헌을 위한 '마중물'이자 최소한의 출발점이었지만, 그조차 무산된 상황에서 저출산·고령화, 기후위기, 지역소멸, 선거개혁, 권력기관 개편, 국민 기본권 등 시대적 과제를 담아낼 전면 개헌을 추진이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타임캡슐. 2026.6.25. 연합
 

제헌절을 더 무겁게 만드는 검찰개혁

 

더욱이 윤석열 정부 3년간 조작 수사·기소 등 법비(法匪)들의 만행을 지켜본 민주당 등 제정당과 시민사회가 '빛의 혁명' 광장에서 합의한 검찰개혁의 기본 정신조차 흔들리는 현실은 제헌절의 의미를 더욱 무겁게 만든다.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출범을 불과 3개월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여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보완수사권 '존치' 주장은 수사와 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통한 검찰개혁의 핵심 원칙을 흔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보완수사권이라는 '뒷문'을 열어 수사관이 그대로 남게 되는 공소청이라면, 어렵게 수사·기소 분리를 왜 하는 것이며 중수청·공소청은 왜 나누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수많은 검찰의 조작수사 사례, 보완수사 실패 사례에는 침묵했던 기득권 언론들이 검찰개혁 막바지에 이르러 유독 '장윤기 사건'을 보완수사권 존치의 근거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데에 여당 의원들까지 호응하는 모습은 우려스럽기까지 하다.

 

여성과 사회적 약자에 대한 수사에서 피해자를 보호할 안전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다. 보완수사권 폐지로 우려되는 현장의 공백도 보완수사요구권을 촘촘하게 설계하는 등 제도적으로 보완해야 한다. 그러나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른 검찰의 폐단을 개혁하자는데, 경찰의 수사가 문제라면서 이를 확대하는 것은 논점을 벗어난다.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다면 피해자 보호 절차와 수사 시스템을 보완하는 게 우선이지, 그것이 곧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존치해야 할 이유 자체는 될 수 없다.

 

살인 누명을 쓰고 15년을 복역했던 부녀가 지난해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일명 '청산가리 막걸리 살인 사건'은 이를 잘 보여주는 예시 중 하나다. 이들 부녀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장기 복역한 이유는 검찰의 조작 수사 때문이었다. 검찰은 지적 장애가 있는 딸에게 허위 자백을 강요했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증거를 은폐한 사실이 법원에서 확인됐다. 보완수사권 존치론자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활용하는 '정의로운' 형사부 사건에서도 조작이 이뤄진다는 점은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경찰 수사를 통제하거나 보완하는 절대적인 해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15일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가운데 진보당 손솔 의원이 준비한 '수사 기소 분리 원칙에 따른 형사소송법 개정 방향 검토 및 의견' 문서가 놓여 있다.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현재 법사위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2026.7.15. 연합

 

더군다나 최근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여성과 사회적 약자 대상 범죄 등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인정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지만, '등'이라는 표현을 남겨 예외를 확대할 여지를 두고 있다. 2022년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윤석열·한동훈 검찰이 시행령을 통해 수사 범위를 사실상 무제한으로 확장했던 사례를 떠올리면 우려가 적지 않다. 윤석열 정권 당시 검사들이 '등' 한 글자만 가지고도 정권에 비판적인 기자의 자택 문을 '빠루'로 뜯어가며 명예훼손 혐의 사건까지 무차별적 수사했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예외를 통한 원칙 파괴가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애초 검찰개혁은 정권의 하수인이 된 검찰이 기소권, 영장청구권, 수사권을 독점하면서 발생한 폐단을 바로잡기 위해 시작됐다. 대통령도 탄핵하는데 검사는 잘못을 저질러도 탄핵은커녕 징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현실에서, 무소불위 검찰 권력을 견제하기 위해 수사·기소를 분리해 상호 견제하고 보완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데 경찰 수사의 일부 문제를 이유로, 개혁 마무리 단계에서 사실상 수사권과 다름 없는 보완수사권을 부여하자는 것은 개혁의 원칙 자체를 흔드는 것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검찰개혁은 원칙과 방향을 지키면서 현실을 놓치지 않는 균형점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과제다. 문제는 지금 여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논의가 그 균형점을 찾기 위한 숙의가 아니라, 정치적 이해관계로 원칙 자체를 흔든다는 점이다. 1987년 헌법을 넘어서는 일도, 검찰 권력을 헌법 정신에 맞게 재설계하는 일도 결국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다. 권력은 분산되고, 서로 견제받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 원칙이 흔들린다면 공휴일이 된 제헌절은 그저 하루 쉬는 날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 18년 만에 공휴일이 된 제헌절이 그다지 고맙지도 반갑지도 않은 이유다.                                                      < 김성진 기자 >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가장 큰 약속 '나라법 만든 날'

[오늘의 토박이말] 나라법 만든 날

 

반갑습니다. 우리말의 결을 살려 마음을 보듬는 '토박이말 결지기'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나라법 만든 날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나라법 만든 날'입니다. 그림 속 국회의사당을 뒤로 한 채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모여 회의하는 모습과 함께 '헌법(나라법)'이라고 쓴 법전이 있습니다. 단단하면서도 굳은 느낌의 글꼴로 된 법전을 보며 "우리가 살아가는 이 땅 위에 온 백성이 평화롭고 공평하게 살아갈 수 있는 단단한 주춧돌을 놓았다"는 든든한 안도감과 뭉클한 자부심이 가슴속 깊은 곳에서부터 가만히 피어오릅니다.

 

제헌절, 다시 돌아온 국경일

 

17일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출발점이자 최고의 약속을 세운 뜻깊은 '제헌절'입니다. 1948년 7월 17일, 나라를 세우고 운영하는 가장 바탕이 되는 법을 만들어 널리 알렸습니다. 올해는 제헌절이 다시 국가기념일이 된 첫 해여서 그 의미가 더욱 큽니다. 나라 곳곳에서는 헌법의 뜻을 되새기는 기념행사와 전시, 교육 프로그램이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를 평화롭게 지켜주는 이 고마운 날을 맞아 오늘 우리가 마음 깊이 새겨볼 토박이말은 바로 '나라법 만든 날'입니다.

 

최고의 법을 가장 쉬운 목소리로 전하는 '나라법 만든 날'

 

아이들이 "제헌절이 무슨 날이야?"라고 물으면 어떻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보통은 "헌법을 만든 날이란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시 묻습니다. "헌법은 뭐예요?" '제헌절'보다 '헌법'이 더 어렵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제헌'을 '헌법을 만들어 정함'이라고 풀이합니다. 그리고 '헌법'은 '국가 통치 체제의 기초에 관한 각종 근본 법규의 총체. 모든 국가의 법의 체계적 기초로서 국가의 조직, 구성 및 작용에 관한 근본법이며 다른 법률이나 명령으로써 변경할 수 없는 한 국가의 최고 법규이다'라고 아주 상세하고 엄숙하게 풀이하고 있습니다. 틀린 설명은 아니지만, 어린이나 우리말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한 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제안해 봅니다. 헌법을 '나라법'이라 풀어 쓰고, 제헌절을 '나라법 만든 날'이라 함께 불러보면 어떨까요? 나라를 어떻게 세우고 다스릴지, 국민 모두가 안전하게 지켜야 할 가장 크고 바탕이 되는 법이라는 뜻이 단번에 환하게 들어오지 않습니까?

 

어려운 이름 곁에 쉬운 풀이를 함께

 

'제헌절'이라는 이름을 바꾸자는 뜻은 아닙니다. 오랫동안 써 온 이름에는 역사와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제헌절(나라법 만든 날)'처럼 쉬운 풀이를 함께 쓰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광복절'을 "나라 찾은 날", '한글날'을 "한글 기림날"이라고 풀이해 주듯, '제헌절'도 '나라법 만든 날'이라고 함께 풀어 쓰면 아이들도 뜻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말은 뜻이 바로 그려질 때 더 오래 살아남습니다.

 

쉬운 말이 더 많은 사람을 이어 줍니다

 

기림날(기념일)은 날짜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왜 그날을 기리는지 함께 이해할 때 비로소 모두의 기림날(기념일)이 됩니다. 올해처럼 제헌절이 다시 국경일이 된 첫 해에는, 쉬는 날이라는 사실보다 나라의 바탕이 되는 법을 세운 날이라는 뜻을 함께 나누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저는 '제헌절'과 함께 '나라법 만든 날'이라는 쉬운 풀이를 함께 써 보기를 권합니다. 어려운 말을 쉬운 말로 풀어 주는 일은 우리말을 바꾸는 일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이 우리말을 이해하도록 돕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마음 나누기]

 

여러분은 아이가 "제헌절이 뭐예요?"라고 묻는다면 어떻게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또 '제헌절(나라법 만든 날)'처럼 어려운 한자말 곁에 쉬운 풀이말을 함께 쓰는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들려주세요.

 

[한 줄 생각]

 

"쉬운 말은 어려운 뜻을 낮추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게 하는 다리입니다."

 

[오늘의 토박이말]

 

▶나라법 만든 날

뜻 : 제헌절을 누구나 알기 쉽게 풀어 쓴 말

쉬운 풀이 : 나라의 가장 큰 법인 나라법(헌법)을 만든 것을 기리는 날

보기: 올해 나라법 만든 날(제헌절)에는 아이들과 함께 우리나라 나라법을 왜 만들어졌는지 이야기해 보았습니다.                                           < 이창수 기자 >

 

'윤 탄핵 반대' 헌법학자들 강단에서 뭘 가르칠까

 

제헌절 앞두고 돌아보는 헌법학자들
'비상계엄은 합법' 윤석열 헌법 제대로 못배워
헌법이론·역사 제대로 못 배우면 '제2 윤석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가 인용됐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알려진 직후 서울 종로구 계동 헌재 앞에모여 탄핵 인용을 염원했던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5.4.4 연합

 

17일은 제78주년 제헌절이다. 1948년 7월 17일, 우리나라가 최고 규범인 헌법을 만들어 공포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헌법이 있어야 국가가 있는 것이고 국가가 있어야 헌법이 있는 것이므로, 대한민국 헌법은 이 나라가 존재하는 법적 기초이다. 따라서 제헌절은 국기(國基)를 세운 것을 기리는 날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제헌절은 1949년 국가기념일로 법제화 되어 1950년부터 공휴일로 시행됐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주40시간 근무제(주 5일제)를 도입하면서 “공휴일이 많으면 경제가 위축된다”는 이유로 법정공휴일에서 제외했으나 민주주의 가치를 되새기고 국민들에게 정당한 휴식권을 돌려주자는 취지에서 올해 법정공휴일로 환원했다. 18년 만에 원상 복구된 것이라 환영할 일이다.

 

더욱이 올해는 ‘재판소원제’가 국회에서 입법돼 시행된 원년(元年)이라는 의미에서 더욱 뜻이 깊다. 재판소원제는 지난 2월 27일 관련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3월 12일 시행된 제도로 확정된 법원 재판이 헌법적 문제점을 지님으로써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재판소가 심사해 재판 취소까지 할 수 있게 한 헌법소원 제도이다. 대법원과 상당수의 정치인·법조인들이 재판소원제 도입을 반대하며 강력히 저항했으나 국회를 통과해 입법으로 실현됐다.

 

필자는 찬반 논란이 한창일 때 “재판소원제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칼럼을 여러 차례 언론매체에 기고했는데, 그 때를 돌이켜보니 감회가 깊다. 당시 반대론자들은 재판소원제가 도입되면 금방이라도 나라가 결딴날듯 호들갑을 떨었지만, 다행히 아직까지 큰 혼란 없이 운영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이 제도가 잘 정착돼 국민의 기본권이 사각지대 없이 ‘실효성 있게’ 보장될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공무원들이 책임감 있게 일해 주기 바란다.

 

헌법은 우리나라 법 중에서 최고의 기본법이므로 법치질서를 세우고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헌법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국법질서를 바르게 세워야 한다는 엄중한 소명의식을 새로이 해야 할 것이다. 이참에 몇몇 헌법학자들을 돌아보자.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들어와 앉는 헌법재판관들. 2026.3.26 연합자료사진

 

필자는 1976년 법대 1학년 때 김남진(1932~2025) 교수(단국대·경희대·고려대)로부터 헌법학 강의를 들었던 기억이 난다. 김 교수는 유신헌법에 실망했다며 나중에는 주로 행정법 강의를 맡았다. 지난해 작고하셨는데 젊은 시절 강단에서 헌법학의 의미, 헌법제정 권력의 개념 등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시던 모습이 아련하다.

 

하지만, 당시 법대생들은 국가고시 합격 등을 목표로 박정희 정권이 만든 유신헌법을 암기 위주로 공부했기 때문에 헌법학의 학문적 본령(本令)과 정수(精髓)를 제대로 공부했다고 보기 어렵다.

 

당시 일부 법학자들은 유신헌법을 적극 지지하는 등 어용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는데, 특히 한태연(1916~2010) 교수(서울대·동국대·한양대)와 갈봉근(1932~2002) 교수(한양대·중앙대·동아대)는 유신헌법의 이론적 기초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며, 유정회 국회의원을 지내기도 했다.

 

당시 법대생들은 주로 문홍주(1918~2008) 교수(성균관대)와 김철수(1933~2022) 교수(서울대)의 저서로 헌법 과목을 공부했는데, 문 교수는 5·16 군사쿠데타 이후 헌법심사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했고, 유신정권에 협력했으며, 제5공화국 헌법을 제정하는 데 참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김철수 교수와 권영성(1934~2009) 교수(서울대), 한상범(1936~2017) 교수(동국대), 계희열(1936~ ) 교수 등은 유신헌법에 비판적 태도를 견지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일부 학자는 중앙정보부에 불려가 고초를 겪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엄혹한 독재체제에서 유신헌법을 비판하면 탄압을 받게 될 것이기에 아예 입을 다무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따라서 당시 헌법학자들이 저술한 헌법 해설서들에는 유신헌법을 비판하는 내용은 찾아보기 어려웠던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의 헌법학자들에 대해서도 보자. 일부 헌법학자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4년 12월 3일 행한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하거나 지지, 또는 묵인하는 입장을 표명하면서, 헌법재판소에서 탄핵 각하 또는 기각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공공연히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허 영 교수(경희대·연세대)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은 ‘사기탄핵’이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는데, 헌법재판관들은 그의 의견을 거의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영수 교수(고려대)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중대한 불법이 아니어서 탄핵이 합당하지 않다면서 헌재 재판관 3~4인이 기각 또는 각하 의견을 선택해 탄핵 소추가 기각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차진아 교수(고려대)도 탄핵이 법적으로 합당하지 않다면서 탄핵 반대론자들의 입장을 대변했다. 또 지성우 교수(성균관대), 이인호 교수(중앙대), 이호선 교수(국민대), 최희수 교수(강원대), 김상겸 교수(동국대), 정현미 교수(이화여대), 김학성 교수(강원대), 황도수 교수(건국대) 등도 탄핵이 부당하다며 반대하는 입장을 취했다고 알려져 있다. 그 밖에도 다수의 헌법학자들이 탄핵 반대의 입장을 취했고, 많은 교수들이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 참여했다.

 

반면 김선택 교수(고려대), 김종철 교수(연세대), 이헌환 교수(아주대), 임지봉 교수(서강대), 전광석 교수(연세대), 정태호 교수(경희대), 황치연 교수(홍익대) 등은 윤 대통령의 탄핵이 법적으로 합당하다는 입장을 취했는데, 헌재가 이들의 견해를 수용해 인용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볼 수 있다.

 

헌법재판소가 재판소원 사전 심사를 통해 26건을 각하했다. 2026.3.25 연합 자료사진

 

학자들은 학문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학문적 소신에 따라 견해를 밝힐 자유를 지닌다. 우리 헌법 제22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지 않은가. 그렇지만, 일부 헌법학자들이 12·3 비상계엄을 옹호·지지 또는 묵인하면서 윤 대통령 탄핵을 정면으로 반대했던 것에는 합리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본다. 사회법 전공인 내가 보기로는 그렇다.

 

2025년 4월 4일 헌재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일치로 탄핵을 인용한 것도 비상계엄 선포의 위헌·위법성이 명확하고 윤 대통령의 행위가 충분히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비상계엄을 옹호·지지 또는 묵인하면서 윤 대통령 탄핵을 정면으로 반대했던 헌법학자들은 자신들이 내세운 논리의 합리성 여부를 심각하게 뒤돌아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아직껏 이들 가운데 판단 오류를 인정하고 사과한 사람은 없는 듯하다. 이들이 교단에서 법학을 공부하는 제자들에게 헌법학을 왜곡·편향되게 가르치고 있지는 않을지 염려되는 바 크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재판정에서 “계엄선포권은 대통령의 절대적·전속적 권한이므로 12·3 비상계엄 선포는 합법이다”라고 줄곧 강변하는 태도를 보이는 배경에는 아마도 그가 고시공부를 하며 헌법을 공부할 때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에 대해 잘못 배운 것이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말하자면 ‘한국적 민주주의 토착화’, ‘대통령의 영도자적 지위’, ‘통치행위론’ 등 오도된 궤변에 치중해 헌법을 잘못 배운 탓이라고 생각한다.

 

선생이 잘못 가르치면 학생을 망치게 되고, 그 학생은 장래에 나라를 망치게 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헌법학자들은 젊은 학생들에게 헌법의 의미와 내용에 대해 정도(正道)와 정론(正論)을 가르쳐 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학생들이 헌법을 학문으로서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엉터리 궤변적 이론을 배우게 되면 나중에 사회지도층이 됐을 때 ‘제2의 윤석열’이 나오지 않을까 두렵다.                                                              < 이선신 기자 >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서 1년 동안 이루어진 일을 보면

 두 차례의 입법예고는 대통령 승인 없이는 나올 수 없다”

 

 

“대통령이 원치 않는다 확신하는 사람들이 미디어 공론장에서도

 보완수사권이란 이름으로 검찰에 수사권 남기는 걸 본격적 옹호”

 

                유시민 작가. 유튜브 채널 매불쇼 갈무리

 

유시민 작가가 15일 “검찰개혁이 1년 넘도록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이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 작가는 이날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서 “이 대통령이 원치 않는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이 미디어 공론장에서도 보완수사권이란 이름으로 검찰에 수사권을 남기는 걸 본격적으로 옹호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 작가는 “이 대통령이 수사·기소 완전 분리 공약을 2022년때도 했고 이번(2025년 대선)에도 했다”면서 “대통령이 되고 나서 보니 ‘경찰이 너무 비대해지고 다른 견제 수단이 별로 없으니 일부라도 남겨놨으면 좋겠다’라고 판단할 순 있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그러면서 “그러면 국민들한테 양해를 구하고 책임성 있게 풀었어야 한다”면서도 “그런데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시키고 총리 시키며 지금까지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욕먹을 일은 밑에 사람 시키고, 인기를 얻을 일은 내가 한다’는 마키아벨리적으로 이 문제를 처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이 대통령 생각이 바뀌었다고 보는 것인가’라고 묻자 유 작가는 “생각이 없으면서 공약을 그렇게 한 건지 공약은 진심으로 했는데 대통령이 되고 나서 생각이 바뀐 건지는 제가 안 따지겠다”면서도 “대통령에 취임하고 나서 1년 동안 이루어진 일을 보면 두 차례의 입법예고는 대통령의 승인 없이는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그러면서 “대통령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매우 위험한 선택”이라며 “저는 그 선택이 실패로 끝날 거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대통령의 지배를 받으면 당이 망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권력 가진 대통령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순간 그 당은 해체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 이후 ‘보완수사권을 원칙적으로 폐지하되 예외적으로는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왔지만, 당내 검찰개혁 강경파를 중심으로 반발이 이어지자 “결과는 국회에 맡길 생각”이라며 한발 물러선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19일에도 당내 검찰 보완수사권 논의를 두고 “정치적 슬로건으로 활용되는 측면이 없지 않다”고 말했다.                                                        < 심윤지 기자 >

 

유시민 "이 대통령, 실패 · 참혹한 결과 가능성"

민주당 친명계 "망상 · 저주, 고사지내나" 반발

 
 
도올과 대담하는 이재명 후보 [연합]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가 유시민 작가, 도올 김용옥 선생과 새 정부의 과제 등을 주제로 대담한 영상이 15일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2025.4.15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유튜브 화면 캡처, 

 

이른바 재건축론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외연 확장 통합 기조를 비판했던 범여권 논객 유시민 작가가 15일에 재차 "이 대통령의 선택이 실패로 끝날 것이라고 본다"며 비판했다.

 

유 작가는 이날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서 "이 대통령이 선택한 노선을 존중하는데 그것은 매우 위험한 선택"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 대통령은 매우 잘못된 판단을 하고 있고, 본인에게도 나라에도 해가 되는 방식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사실로 받아들이고 대처해야만 국민이 뭔가를 할 수 있다"며 "결국은 국민이 나서서 뭔가를 바로잡지 않으면 길이 없다"라고도 했다.

 

앞서 유 작가는 지난달 26일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다"면서 이 대통령이 포용·통합 기조를 강조하며 중도·보수 확장에 나선 것을 '재건축'에 비유하며 비판한 바 있다.

 

유 작가는 이날도 재차 재건축론을 거론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재건축을 해야 할 정도로 문제가 많은 정당이 아니다"라며 "대통령도 상처받고 민주당도 엉망이 되고 진영은 폭파되고 아주 참혹한 결과로 귀착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재건축인지 재개발인지는 모르겠지만, 정계 개편을 머릿속에 둔 것 같은데 옳다, 그르다를 떠나 필연적인 실패의 길로 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대통령이 말하지 않은 '재건축', '재개발' 구상을 뒷받침하는 팀의 기획 수준이 형편없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재건축(외연 확장)' 구상의 예로 '5·18은 성역이 됐다'고 발언했다가 사퇴한 이병태 전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국민의힘 출신으로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임명된 인요한 전 의원 등을 꼽았다.

 

유 작가는 특히 검찰개혁 문제를 두고는 "1년 넘게 개혁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대통령이 수사·기소의 완전한 분리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정부안도 대통령이 못 내게 한 것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보완수사권 일부를 검찰에 남겨 놓는 게 좋겠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국민에게 양해를 구해야 한다"며 "욕먹을 일은 밑에 사람을 시키고 인기를 얻는 일은 자기가 하는 '마키아벨리' 식으로 문제를 처리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이 이렇게 지체되는 데 이 대통령이 진짜 해명 한마디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또 6·3 지방선거 당시를 언급하며 "대통령이 SNS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정원오 씨를 띄운 것은 불공정 경선"이라며 "'명픽'(이 대통령의 선택)을 못하게 해야 하는데 그런 식으로 개입한 게 많다"고 지적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의 이재명 대통령일 때 대통령도, 민주당도 강한 것"이라며 "대통령의 지배를 받는 당은 망하고, 그 당은 해체가 시작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 친명(친이재명)계에서는 유 작가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최고위원 도전에 나선 이건태 의원은 페이스북에 "근거도 논리도 없는 개인 망상일 뿐"이라며 "필연적으로 실패할 것은 유시민 정치다. 대한민국의 성공보다 자신의 정치적 고집이 더 중요하다면, 이제는 국민도 등을 돌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장철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유 작가가 결국 금도를 넘었다"며 "어떻게 동지라 불렀던 입으로 저주의 언어를 토해낼 수 있나. 이재명 정부의 필연적인 실패를 바라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송재봉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 실패하라고 아예 고사를 지낸다"며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적었다.       <  박경준 오규진 기자 >

 

이진관 판사, '명태균 여론조사' 사건에도 엄정
윤석열·김건희 '김영선 공천' 통화, 온국민 들어
그럼에도 우인성 판사는 "계약서 없다" 면죄부
김인택 판사도 "국힘 공관위가 공천 결정" 무죄

상식 부합하는 판결에 목말라…이진관이 '해갈'
"사법부 신뢰 회복, 더도 덜도 말고 이진관처럼"
"대법원, 김건희 무죄 원심 파기해 바로잡아야"
조선일보는 '이진관식 재판' 떨떠름…"비판 상당"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는 13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명 씨에게도 징역 1년 6개월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 결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법정 중계 영상 갈무리

 

내란 관련 사건에서 다른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양심에 따라 시종일관 추상같은 판결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가 13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명 씨에게도 징역 1년 6개월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 결정을 내리자 "상식의 회복"이라는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청탁한 명 씨에게 2022년 5월 9일 전화해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내가 하여튼 상현이(윤상현)한테 한 번 더 얘기해 놓을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 등의 발언을 한 통화 녹취를 비롯해 여론조사의 대가성을 입증하는 생생한 증거 자료와 구체적 정황들이 만천하에 공개된 상황에서 이번 판결한 당연한 사법적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에게 1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우인성 부장판사와 항소심 서울고법 형사15-2부 신종오·성언주·원익선 고법판사는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명태균과 여론조사 '계약서'를 작성한 바가 없으며 ▲무상 여론조사를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는 등의 황당한 이유를 들어 연달아 무죄 선고를 내린 바 있다.

 

아울러 창원지법 형사4부 김인택 부장판사도 명 씨와 김 전 의원에 대해 ▲총액 8000여 만 원에 달하는 이른바 '세비 반띵'이 공천과 관련됐다고 볼 수 없고 ▲국민의힘 공관위에서 토론을 거쳐 다수결로 공천을 결정했다는 등 역시 억지스러운 논리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전부 면죄부를 준 터였기 때문에 시민들 다수가 건전한 법 상식과 사회 정의에 부합하는 판결에 목마를 수밖에 없었다. 그 같은 국민적 갈증을 결국 이진관 부장판사가 '해갈'해준 셈이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일어나 선고 내용을 듣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1396만여원을 선고했다. 2026.7.13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이 부장판사의 판결을 두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육성이 공개되었음에도 김건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우인성 부장판사), 2심(서울고법 형사15-2부 신종오·성언주·원익선 부장판사)을 뒤집은 판단이다. 상식의 회복이 아닐 수 없다"며 "윤석열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공천에 개입해 정당민주주의를 훼손했다.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일삼아온 윤석열과 김건희, 명태균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명태균 게이트 폭로 당시 '김영선이를 좀 해주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윤석열의 충격적인 육성이 공개되었음에도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공천 과정에서 외압이 없었다고 주장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과 국민의힘의 사실 인정 및 사과가 필요하다. 하급심의 결론이 극명하게 갈린 만큼 대법원은 김건희의 정치자금법 무죄 원심을 파기하고 상식에 맞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시국회의도 논평을 통해 "법과 증거, 그리고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이진관 재판부의 판결을 환영한다. 사법부가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결코 어렵지 않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진관 재판부처럼만 판결하면 된다"면서 김건희 씨에 대한 1·2심 무죄 판결에 관해선 "김영선 공천을 둘러싸고 명태균과 윤석열, 김건희 사이의 녹취가 공개돼 국민 앞에 사실관계가 드러났음에도 상식과 동떨어진 판결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법 앞의 평등이 아니라 권력 앞의 관용이라는 의심을 자초한 판결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김건희 사건은 16일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대법원은 어제 윤석열 사건에서 확인된 법리와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사법부의 권위는 법복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하는 판결에서 나온다.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만이 무너진 사법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이자 국회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이 14일 박주민·염태영·송재봉 의원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가 전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판결을 환영하며 비슷한 혐의를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도 법원이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마이TV 중계 영상 갈무리

 

여당에서도 이번 판결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법 앞에 성역이 없음을 증명해준 사법부의 판결을 환영한다. 늦었지만 반드시 도착해야 했던 정의가 마침내 국민 앞에 당도했다"며 "민심의 척도여야 할 여론조사가 권력 획득을 위한 도구로 밀거래되고, 그 대가로 정당의 공천권이 사유화됐던 참담한 실상에 법원이 철퇴를 가한 것이다. 국민의 상식과 정의가 법정에서 승리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나아가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를 받아보고 그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로 특검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 원을 구형받고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사건의 구조도, 등장인물도, 적용된 법 조항도 판박이"라면서 "이번 판결이 세운 엄정한 잣대가 오세훈 시장 재판에서만 무뎌질 이유는 없다. 사법부의 일관되고 준엄한 판단을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사실상 오 시장에 대한 유죄 선고를 촉구했다.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이자 국회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의원과 박주민·염태영·송재봉 의원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서울의 윤석열'인 오 시장에게도 법의 철퇴가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재판부는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쟁점마다 명확한 판단을 내렸다"면서 "그렇기에 우인성 재판부가 김건희에게 무죄를 선고했던 판결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우인성 재판부는 여론조사 관련 계약서가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은밀한 뒷거래를 '계약서'로 증명한다는 재판부의 비현실적인 인식이었다"며 "그 결과 같은 여론조사를 함께 제공받고 활용한 윤석열은 유죄이고 김건희는 무죄라는 모순된 결론이 만들어졌다. '봐줄 결심'이라는 국민적 비판을 자초했던 판결은 사법부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어제 판결은 그 오점을 조금이나마 바로잡는 상식적인 판결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역시 법 앞에 예외일 수 없다. 윤석열과 같은 명태균 게이트이고, 같은 불법 여론조사 사건이며, 같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다. 더욱이 오세훈 사건은 여론조사 비용을 제3자를 통해 대납하게 한 혐의"라면서 "법원은 오직 법과 증거, 그리고 국민의 상식에 따라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보수 진영의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명태균 여론조작 1심 판결을 보면서 김건희 재판 때는 1심, 2심 판사들이 정치 현실을 전혀 모르고 무죄 선고했다고 포스팅한 일이 있었는데 이번 이진관 판사는 정확히 그걸 알고 유죄판결을 했다"고 호평한 뒤 "명태균, 신천지의 경선 개입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대한민국의 혼란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사익을 위해서 한국 사회를 그렇게 혼돈으로 몰고 간 족벌 언론 카르텔과 틀튜버(노년층을 주요 대상으로 장사하는 극우 유튜버)들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도 통탄할 일"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가 13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데 대한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가 13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데 대한 조선일보 관련 기사. 조선일보 홈페이지 갈무리

 

반면 일부 '족벌 언론 카르텔'은 이진관 부장판사가 못마땅한 듯한 기색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준엄한 판시와 함께 내란 특검의 구형량보다 많은 징역 23년과 징역 25년을 각각 선고하고, 법정에서 소란을 일으키며 재판부를 모욕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이하상·권우현 변호사에게는 감치를 선고하는 등 연이어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이진관식 재판'이라고 떨떠름하게 표현하며 개인적인 성향으로 '튄다'는 식의 흠집을 내려는 의도가 읽힌다. 이 부장판사의 서릿발 같은 사법적 응징이 보수 진영에 지속적으로 타격을 준다는 시각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의 경우 <정반대로 간 이진관 판사…명태균 사건 첫 유죄 선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사건에서 특검 구형을 웃도는 중형을 잇달아 선고했던 이진관 부장판사의 성향이 이번 판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이 부장판사의 재판 성향을 다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재판 방식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엄정한 소송 지휘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재판장이 유죄 심증을 지나치게 드러내며 재판을 이끌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기사 소제목 또한 <내란 재판서도 구형 웃도는 중형…이진관식 재판>이라고 달아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尹 '여론조사 무상 수수' 징역 2년 선고 후 "사법부 미래 걱정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도 따로 작성해 "재판부가 너무 지엽적인 사실관계를 확대해석한 것 같다" "명 씨가 일방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카카오톡으로 몇 번 보내준 게 다" "특검의 정치 기소를 재판부에서 있는 그대로 다 받아들인 '정치 재판'으로 본다" 등 윤석열 변호인단의 거센 반발도 자세히 소개했다.                                                                      < 김호경 기자 >

 

기대에 비해 성과 의문시되던 종합특검 상찬
민주 "진실 향해 더 나아간 특검팀 수사 환영"
"가장 빛난 성과…내란 전담 영장판사 잘 도입"
수사 기간 30일 연장 법안 지체없이 처리 방침


김태효, HID 포함 극비 TF 가동 등 의혹 수두룩
"윤석열 대통령실 내란 단죄 이제 시작" 지적도
진보 "외교·안보 라인 내란 개입 끝까지 밝혀야"
김태효 계엄 기획·설계 여부 낱낱이 규명 촉구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은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7.10. 연합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하지 않았을 리 없다는 여러 의혹에도 불구하고 유유히 법망을 빠져나가며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직에 복귀했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2·3 내란 이후 1년 7개월 만에 마침내 구속되자 여권에서는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그간 기대에 비해 성과가 의문시되던 권창영 종합특별검사팀에 상찬을 보내는 한편, 윤석열 정권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내란 가담 행위에 대한 단죄는 이제 시작이라며 끝까지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독려도 빼놓지 않고 있다.

 

김 전 차장은 이번 구속 관련 혐의 외에도 비상계엄을 전후해 여러 미심쩍은 행보, 즉 ▲2023년 6월 강원도 속초 소재 북파공작부대(HID) 방문 ▲2023년 12월부터 국가안보실 내에 HID 출신 현직 군인과 국정원 요원 등이 포함된 극비 태스크포스(TF) 조직 가동 ▲2024년 10월 북한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 관여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 직후엔 윤석열의 내란 행위 적극 옹호 ▲윤석열이 파면된 뒤인 2025년 4월 26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해 알렉스 웡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폭넓은 정책 협의' 진행 등으로 인해 많은 의혹을 받았으나 조은석 내란 특검팀에서 소환조사 한 번 받지 않았기 때문에 권창영 종합특검팀의 큰 과제로 남아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내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밤늦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종합특검팀이 청구한 김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석열의 외교·안보 라인 최측근이자 '아크로비스타 이웃'이던 김 전 차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안보실과 외교부 공무원들을 통해 미국 등 주요 우방국을 상대로 계엄 정당성을 홍보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다. 당시 메시지에는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기독교적 가치관에 따라 종북 좌파 및 반미주의에 대응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1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구속을 법리와 정의에 부합하는 당연한 귀결로 받아들이며, 진실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간 특검팀의 수사를 환영한다"면서 김 전 차장이 우방국에 전했다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이다' '헌법 테두리 내에서 정치적 시위를 한 것이다'는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두고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헌법기관에 군대를 투입한 행위를 '헌법 테두리 내'라고 강변한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이미 대통령 파면이라는 전원 일치의 준엄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거짓은 국경을 넘는 순간 외교가 아니라 나라의 수치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안보의 사령탑에 앉은 이가 동맹국을 향해 헌정 파괴의 변호인을 자처한 순간, 실추된 것은 한 개인의 명예가 아니라 대한민국 외교가 쌓아온 오랜 신뢰였다. 계엄 해제 직후 미국 대사에게 전화해 '반국가 세력 척결을 위해 계엄이 불가피했다'고 강변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는 내란 종사자를 넘어 내란 수출업자였던 셈"이라며 "이번 구속은 진실을 밝히는 여정의 서막에 불과하다. 국가안보실의 계엄 정당화 문건이 국가정보원을 거쳐 미국 정보당국에까지 전달되었다는 의혹이 남아 있다. 누가 지시했고 누가 실행했는지, 외교안보 라인을 타고 흐른 거짓의 물줄기를 발원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국회에 상정된 특검 수사 기간 연장안은 지체없이 처리되어야 하고 국민의힘도 진실의 길을 가로막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헌정을 유린한 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은 무너진 헌정질서를 다시 세우고 실추된 나라의 품격을 되찾는 당연한 과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의 전모가 마지막 한 줄까지 기록되고 단죄되는 그날까지 특검의 수사를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 김지미 특검보가 29일 과천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 관련 사항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6.6.29. 연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어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을 30일 추가로 연장하는 내용의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민주당 주도로 의결한 상태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특검 수사 시한은 오는 24일에서 다음 달 23일로 늘어나게 된다. 특검 파견 공무원 수를 현행 130명에서 15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발과 상관없이 법사위 전체회의 및 본회의 의결 절차를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의원들의 개별적인 소회도 잇따르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박성재에 이어 김태효, 법꾸라지·안보꾸라지들의 말로는 징역 25년, 구속"이라며 "이번 권창영 2차 내란 종합특검의 가장 빛나는 수사 성과다. 아울러 내란 전담 영장판사 제도도 아주 잘 도입되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박선원 의원도 "내란의 뿌리, 기획, 실행에 김태효의 역할을 밝히는 것이 종합특검의 가장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라면서 "감사드리며 경의를 표한다. 끝을 봐야 한다. 저도 끝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김병주 의원은 '이제 시작'이라는 측면에 방점을 뒀다. 그는 <김태효 구속,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의 구속은 윤석열 대통령실 내란 심판의 시작이다. 법원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증거인멸의 염려까지 인정했다. 이번 구속은 시작일 뿐"이라며 "김태효는 채 상병 수사 외압의 핵심 피의자이기도 하다. 스무 살 해병의 죽음에 책임을 물으려 한 수사를 꺾은 그 외압의 진실, 끝까지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또 "내란 잔당과 채 상병 사건의 책임자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법정에 세우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이다. 끝까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다"면서 "군이든 정부든 지자체든 내란의 옷깃만 스쳐도 조사하고 진실을 정의의 법정에 세워야 한다. 꼭 그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상혁 의원은 "정말 속이 시원하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마음 뿌듯하다"며 김 전 차장이 미국 등에 보낸 계엄 메시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국회와 당에 알리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했다는 후일담을 소개했다. 그는 "작년 의원단 순방을 가서 현지 공관에서 만찬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12·3 밤 상황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며 "그때 나왔던 얘기가 이런 메시지를 계엄 다음날 미국에 전달하라는 지침이 있었다는 말이었다. 우리 일행은 만찬 후 이 메시지의 심각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각자 이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귀국 즉시 원내수석으로서 김영배 외통위 간사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하라고 하고, 국회 운영위에서 공개토록 했다. 그때 확인된 게 (김 전 차장의) '기독교적 세계관' 메시지"라며 "지금 생각해도 팀플레이가 잘됐다. 특검의 오랜 수사 끝에 윤석열의 술친구이자 우리 외교를 철저히 망가뜨린 김태효가 구속돼 참 기분 좋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일반이적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변호인단 배보윤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이정엽 부장판사)는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6.6.12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진보당 역시 종합특검이 김 전 차장의 여죄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미연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계엄을 일으킨 윤석열을 두고 '미친 줄 알았다'고 진술했던 김태효였다. 그런데 정작 그는 그 '미친 짓'을 앞장서 홍보한 공범이었다"면서 "김태효의 구속으로 윤석열 대통령실이 내란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실체는 더욱 선명해졌다. 국가안보실의 책임 인사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된 이상, 외교·안보라인이 내란에 어디까지 개입했고 누가 이를 지시했는지 끝까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더욱이 김태효는 12·3 계엄의 '기획자이자 설계자'라는 의혹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가 북파공작부대(HID)를 방문한 배경, 국가안보실 내 'HID 출신 극비 TF' 운영 의혹, 무인기 평양 침투 사건의 관여 여부까지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며 "내란은 윤석열 혼자 저지를 수 있는 범죄가 아니었다. 내란을 기획한 자, 지시한 자, 정당화한 자, 은폐한 자도 모두 내란의 공범이다. 특검은 그 어떤 성역도 없이 끝장 수사로 내란의 전모를 끝까지 밝혀내고 헌정질서를 유린한 책임자들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호경 기자 >

 

김태효 내란 584일 만에 구속...'종합특검 연장' 힘 받을 듯

부동식 내란영장전담 "증거인멸 우려" 발부
계엄 정당화 메시지 배포 지시한 혐의
계엄 선포 준비와 국가기관 동원 계획
깊숙이 알고 있을 가능성 높다고 지목

종합특검 수사기간 연장의 명분으로
법사위 소위, 한달 연장 개정안 통과시켜
이시원 전 공직기강 비서관 영장 청구
채 상병 순직 압수수색 정보 흘린 혐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10일 밤 늦게 구속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7.10 연합

 

12·3 내란의 많은 것을 알고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 동안 법망을 빠져나갔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0일 밤 늦게 구속됐다. 내란이 발생한 지 584일 만이다. 2차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라인 실세로 꼽히던 김 전 차장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수사 기간을 연장하는 입법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내란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내란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김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벌인 뒤 영장을 발부했다. 부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 전 차장은 2024년 12월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국가안보실·외교부 공무원들에게 설명자료를 주고 미국·일본·영국·유럽연합(EU) 등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차장이 전달한 설명자료에는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 ‘국회가 행정부를 마비시키고 대한민국 헌법 질서의 실질적 파괴를 기도한 것에 대응해 헌법 테두리 내에서 정치적 시위를 한 것’ ‘윤석열 대통령은 종북 좌파, 반미주의에 대항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종합특검이 김 전 차장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충분한 수사를 위해 활동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종합특검 측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현재 종합특검법상 최대 수사 기간은 오는 24일까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 기간을 30일 추가 연장하는 종합특검법 개정을 추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 소위를 통과시켰다. 

 

권영빈 종합특검 특검보는 이날 영장심사에 출석하며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수사가 안 됐던 국가안보실 부분에 대해 수사한 결과 김 전 차장의 행위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해 영장을 청구했다”며 “어제 대법원(윤 전 대통령 체포 방해 혐의 상고심)에서 ‘계엄 관련해 정부 입장문 발표는 잘못된 것’이라고 확정됐기 때문에 김 전 차장의 행위에 대해서도 잘못된 행위라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차장은 이날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에 “다음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며 법정으로 향했다.

 

종합특검은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서도 계엄 정당화 메시지에 관여한 혐의를 수사했지만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은 청구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신 전 실장과 김 전 차장을 통해 계엄 선포 배경을 설명하도록 지시했다고 의심해 지난 4월 김 전 차장의 자택과 대학 연구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관련 수사를 이어왔다.

 

김 전 실장을 겨냥한 의심은 지난해 1월 정동영 현 통일부 장관의 의혹 제기에서 시작됐다. 김 전 차장이 계엄 해제 직후 당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화해 '입법 독재로 한국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망가뜨린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서 계엄이 불가피했다'고 강변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약 1시간 뒤에 골드버그 대사의 전화를 받은 사실이 있지만 "같이 상황을 지켜보자"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해명했다.

 

김 전 차장은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실세로 언급된다. 윤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참여한 이력이 있고, 정부 출범 후엔 국가안보실 1차장을 맡아 한미일 협력 등 주요 외교안보 정책·전략을 총괄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이재명 정부 들어선 이후에는 성균관대 교수로 복직해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앞서 국가안보실로부터 계엄 정당화 문건을 전달받은 국가정보원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책임자에게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김승원 소위 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의사 진행을 하고 있다. 2026.7.10 연합

 

국회 법사위는 이날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이른바 내란·김건희·채 해병 등 3대 특검의 미진한 부분과 새 의혹을 수사하는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을 30일 추가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1소위원장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이날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법안은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을 30일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법안이 최종 개정되면 특검 수사시한은 오는 24일에서 내달 23일로 늘어나게 된다.

 

아울러 법안은 수사 대상에 공무원의 '감사 방해' 행위를 포함하고, 특검 파견 요청 기관에 국방부를 추가했다. 특검 파견 공무원 수를 현행 130명에서 15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울러 법조 경력 5년 이상인 사람을 공소유지 변호사로 임명해서 특검이 기소한 사건의 공소 유지를 담당하도록 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겼다. 이 밖에 종합특검이 수사·기소와 관련, 3대 특검의 결정을 번복하거나 공소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선 기존 특검 측과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민주당은 법사위 전체회의 및 본회의 의결 절차 등을 오는 24일 이전에 완료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종합특검 수사 기간 연장 등에 강력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2차 종합특검 자체가 본질적으로 1차 3대 특검의 연장판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1차 3대 특검 510일, 2차 종합특검 150일에 30일 추가 연장하면 도합 690일인데, 특검이 2년씩이나 가동되는 게 과연 정상인가"라며 "도대체 언제까지 수사 기간을 연장할 건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특검 수사 기한을 '이재명 대통령 퇴임할 때까지'로 개정하는 게 어떻겠나"라고 비꼬았다.

 

그는 또 "특검은 수사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 뒤늦게 수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막판에 야당 국회의원 수사에 집중하면서 정치적 흠집 내기에 몰두하고 있다"며 "지금의 2차 종합특검처럼 매머드급 규모로 무기한 운영하며 야당 정치인을 탄압하는 수사 방식은 사실상 제2 검찰청을 운용하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연합

 

한편 종합특검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이 전 비서관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비서관은 2023년 9월 고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경북경찰청이 압수수색을 할 예정이라는 보고를 받고 이를 해병대 측에 미리 알린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직원에게 해병대 1사단 압수수색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이를 보고받은 이 전 비서관이 국가안보실 관계자에게 압수수색 내용을 알렸고 이후 이 사실이 국방부를 거쳐 해병대에 최종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의혹을 수사한 해병특검팀은 경북청 수사 상황 보고가 국수본을 통해 대통령실·국방부를 거쳐 해병대에 전달된 정황을 포착하고 이 전 비서관이 윤 전 대통령으 지시로 수사 정보를 받아 보고했을 가능성을 의심했지만 입증하지는 못했다.

 

이 전 비서관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다음 주 초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  임병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