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비해 성과 의문시되던 종합특검 상찬
민주 "진실 향해 더 나아간 특검팀 수사 환영"
"가장 빛난 성과…내란 전담 영장판사 잘 도입"
수사 기간 30일 연장 법안 지체없이 처리 방침


김태효, HID 포함 극비 TF 가동 등 의혹 수두룩
"윤석열 대통령실 내란 단죄 이제 시작" 지적도
진보 "외교·안보 라인 내란 개입 끝까지 밝혀야"
김태효 계엄 기획·설계 여부 낱낱이 규명 촉구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은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7.10. 연합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과정에서 주요 역할을 하지 않았을 리 없다는 여러 의혹에도 불구하고 유유히 법망을 빠져나가며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직에 복귀했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2·3 내란 이후 1년 7개월 만에 마침내 구속되자 여권에서는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그간 기대에 비해 성과가 의문시되던 권창영 종합특별검사팀에 상찬을 보내는 한편, 윤석열 정권 대통령실 관계자들의 내란 가담 행위에 대한 단죄는 이제 시작이라며 끝까지 발본색원해야 한다는 독려도 빼놓지 않고 있다.

 

김 전 차장은 이번 구속 관련 혐의 외에도 비상계엄을 전후해 여러 미심쩍은 행보, 즉 ▲2023년 6월 강원도 속초 소재 북파공작부대(HID) 방문 ▲2023년 12월부터 국가안보실 내에 HID 출신 현직 군인과 국정원 요원 등이 포함된 극비 태스크포스(TF) 조직 가동 ▲2024년 10월 북한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 관여 ▲2024년 12월 비상계엄 선포 직후엔 윤석열의 내란 행위 적극 옹호 ▲윤석열이 파면된 뒤인 2025년 4월 26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을 방문해 알렉스 웡 국가안보 부보좌관과 '폭넓은 정책 협의' 진행 등으로 인해 많은 의혹을 받았으나 조은석 내란 특검팀에서 소환조사 한 번 받지 않았기 때문에 권창영 종합특검팀의 큰 과제로 남아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내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밤늦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종합특검팀이 청구한 김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윤석열의 외교·안보 라인 최측근이자 '아크로비스타 이웃'이던 김 전 차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안보실과 외교부 공무원들을 통해 미국 등 주요 우방국을 상대로 계엄 정당성을 홍보한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다. 당시 메시지에는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와 기독교적 가치관에 따라 종북 좌파 및 반미주의에 대응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1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구속을 법리와 정의에 부합하는 당연한 귀결로 받아들이며, 진실을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간 특검팀의 수사를 환영한다"면서 김 전 차장이 우방국에 전했다는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이다' '헌법 테두리 내에서 정치적 시위를 한 것이다'는 계엄 정당화 메시지를 두고 "참담하기 이를 데 없다. 헌법기관에 군대를 투입한 행위를 '헌법 테두리 내'라고 강변한 것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이미 대통령 파면이라는 전원 일치의 준엄한 판결을 내린 바 있다. 거짓은 국경을 넘는 순간 외교가 아니라 나라의 수치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안보의 사령탑에 앉은 이가 동맹국을 향해 헌정 파괴의 변호인을 자처한 순간, 실추된 것은 한 개인의 명예가 아니라 대한민국 외교가 쌓아온 오랜 신뢰였다. 계엄 해제 직후 미국 대사에게 전화해 '반국가 세력 척결을 위해 계엄이 불가피했다'고 강변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그는 내란 종사자를 넘어 내란 수출업자였던 셈"이라며 "이번 구속은 진실을 밝히는 여정의 서막에 불과하다. 국가안보실의 계엄 정당화 문건이 국가정보원을 거쳐 미국 정보당국에까지 전달되었다는 의혹이 남아 있다. 누가 지시했고 누가 실행했는지, 외교안보 라인을 타고 흐른 거짓의 물줄기를 발원지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국회에 상정된 특검 수사 기간 연장안은 지체없이 처리되어야 하고 국민의힘도 진실의 길을 가로막지 말아야 할 것"이라며 "헌정을 유린한 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는 것은 무너진 헌정질서를 다시 세우고 실추된 나라의 품격을 되찾는 당연한 과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의 전모가 마지막 한 줄까지 기록되고 단죄되는 그날까지 특검의 수사를 흔들림 없이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권창영 2차 종합특별검사팀 김지미 특검보가 29일 과천 특검 사무실에서 수사 관련 사항 등을 브리핑하고 있다. 2026.6.29. 연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전날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어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을 30일 추가로 연장하는 내용의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민주당 주도로 의결한 상태다.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특검 수사 시한은 오는 24일에서 다음 달 23일로 늘어나게 된다. 특검 파견 공무원 수를 현행 130명에서 15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반발과 상관없이 법사위 전체회의 및 본회의 의결 절차를 서두른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의원들의 개별적인 소회도 잇따르고 있다. 박범계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박성재에 이어 김태효, 법꾸라지·안보꾸라지들의 말로는 징역 25년, 구속"이라며 "이번 권창영 2차 내란 종합특검의 가장 빛나는 수사 성과다. 아울러 내란 전담 영장판사 제도도 아주 잘 도입되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평가했다. 박선원 의원도 "내란의 뿌리, 기획, 실행에 김태효의 역할을 밝히는 것이 종합특검의 가장 중요한 임무 가운데 하나"라면서 "감사드리며 경의를 표한다. 끝을 봐야 한다. 저도 끝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김병주 의원은 '이제 시작'이라는 측면에 방점을 뒀다. 그는 <김태효 구속,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의 구속은 윤석열 대통령실 내란 심판의 시작이다. 법원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증거인멸의 염려까지 인정했다. 이번 구속은 시작일 뿐"이라며 "김태효는 채 상병 수사 외압의 핵심 피의자이기도 하다. 스무 살 해병의 죽음에 책임을 물으려 한 수사를 꺾은 그 외압의 진실, 끝까지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또 "내란 잔당과 채 상병 사건의 책임자들을 한 명도 빠짐없이 법정에 세우는 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의무이다. 끝까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겠다"면서 "군이든 정부든 지자체든 내란의 옷깃만 스쳐도 조사하고 진실을 정의의 법정에 세워야 한다. 꼭 그리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상혁 의원은 "정말 속이 시원하다. 그리고 조금이나마 마음 뿌듯하다"며 김 전 차장이 미국 등에 보낸 계엄 메시지가 있었다는 사실을 국회와 당에 알리는 데 조금이나마 일조했다는 후일담을 소개했다. 그는 "작년 의원단 순방을 가서 현지 공관에서 만찬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12·3 밤 상황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며 "그때 나왔던 얘기가 이런 메시지를 계엄 다음날 미국에 전달하라는 지침이 있었다는 말이었다. 우리 일행은 만찬 후 이 메시지의 심각성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각자 이 사실을 알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는 귀국 즉시 원내수석으로서 김영배 외통위 간사에게 사실 여부를 확인하라고 하고, 국회 운영위에서 공개토록 했다. 그때 확인된 게 (김 전 차장의) '기독교적 세계관' 메시지"라며 "지금 생각해도 팀플레이가 잘됐다. 특검의 오랜 수사 끝에 윤석열의 술친구이자 우리 외교를 철저히 망가뜨린 김태효가 구속돼 참 기분 좋다"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일반이적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변호인단 배보윤 변호사와 대화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이정엽 부장판사)는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을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6.6.12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진보당 역시 종합특검이 김 전 차장의 여죄를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미연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계엄을 일으킨 윤석열을 두고 '미친 줄 알았다'고 진술했던 김태효였다. 그런데 정작 그는 그 '미친 짓'을 앞장서 홍보한 공범이었다"면서 "김태효의 구속으로 윤석열 대통령실이 내란에 조직적으로 가담한 실체는 더욱 선명해졌다. 국가안보실의 책임 인사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구속된 이상, 외교·안보라인이 내란에 어디까지 개입했고 누가 이를 지시했는지 끝까지 밝혀야 한다"고 했다.

 

나아가 "더욱이 김태효는 12·3 계엄의 '기획자이자 설계자'라는 의혹을 받아온 인물이다. ​그가 북파공작부대(HID)를 방문한 배경, 국가안보실 내 'HID 출신 극비 TF' 운영 의혹, 무인기 평양 침투 사건의 관여 여부까지 낱낱이 규명해야 한다"며 "내란은 윤석열 혼자 저지를 수 있는 범죄가 아니었다. 내란을 기획한 자, 지시한 자, 정당화한 자, 은폐한 자도 모두 내란의 공범이다. 특검은 그 어떤 성역도 없이 끝장 수사로 내란의 전모를 끝까지 밝혀내고 헌정질서를 유린한 책임자들을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호경 기자 >

 

김태효 내란 584일 만에 구속...'종합특검 연장' 힘 받을 듯

부동식 내란영장전담 "증거인멸 우려" 발부
계엄 정당화 메시지 배포 지시한 혐의
계엄 선포 준비와 국가기관 동원 계획
깊숙이 알고 있을 가능성 높다고 지목

종합특검 수사기간 연장의 명분으로
법사위 소위, 한달 연장 개정안 통과시켜
이시원 전 공직기강 비서관 영장 청구
채 상병 순직 압수수색 정보 흘린 혐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10일 밤 늦게 구속된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0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6.7.10 연합

 

12·3 내란의 많은 것을 알고 움직였을 가능성이 높지만 그 동안 법망을 빠져나갔던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이 10일 밤 늦게 구속됐다. 내란이 발생한 지 584일 만이다. 2차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 라인 실세로 꼽히던 김 전 차장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수사 기간을 연장하는 입법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부동식 내란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내란중요임무종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김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를 벌인 뒤 영장을 발부했다. 부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 전 차장은 2024년 12월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국가안보실·외교부 공무원들에게 설명자료를 주고 미국·일본·영국·유럽연합(EU) 등 우방국에 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하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차장이 전달한 설명자료에는 비상계엄 선포에 대해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것’ ‘국회가 행정부를 마비시키고 대한민국 헌법 질서의 실질적 파괴를 기도한 것에 대응해 헌법 테두리 내에서 정치적 시위를 한 것’ ‘윤석열 대통령은 종북 좌파, 반미주의에 대항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설명하는 내용이 담겼다.

 

종합특검이 김 전 차장의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충분한 수사를 위해 활동 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종합특검 측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현재 종합특검법상 최대 수사 기간은 오는 24일까지다. 더불어민주당은 수사 기간을 30일 추가 연장하는 종합특검법 개정을 추진,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 소위를 통과시켰다. 

 

권영빈 종합특검 특검보는 이날 영장심사에 출석하며 기자들에게 “지금까지 수사가 안 됐던 국가안보실 부분에 대해 수사한 결과 김 전 차장의 행위가 매우 중하다고 판단해 영장을 청구했다”며 “어제 대법원(윤 전 대통령 체포 방해 혐의 상고심)에서 ‘계엄 관련해 정부 입장문 발표는 잘못된 것’이라고 확정됐기 때문에 김 전 차장의 행위에 대해서도 잘못된 행위라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차장은 이날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의 질문에 “다음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며 법정으로 향했다.

 

종합특검은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에 대해서도 계엄 정당화 메시지에 관여한 혐의를 수사했지만 가담 정도가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은 청구하지 않았다.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 직후 신 전 실장과 김 전 차장을 통해 계엄 선포 배경을 설명하도록 지시했다고 의심해 지난 4월 김 전 차장의 자택과 대학 연구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관련 수사를 이어왔다.

 

김 전 실장을 겨냥한 의심은 지난해 1월 정동영 현 통일부 장관의 의혹 제기에서 시작됐다. 김 전 차장이 계엄 해제 직후 당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에게 전화해 '입법 독재로 한국의 사법·행정 시스템을 망가뜨린 반국가 세력을 척결하기 위해서 계엄이 불가피했다'고 강변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전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약 1시간 뒤에 골드버그 대사의 전화를 받은 사실이 있지만 "같이 상황을 지켜보자"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고 해명했다.

 

김 전 차장은 윤석열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실세로 언급된다. 윤 전 대통령의 대선 캠프에 참여한 이력이 있고, 정부 출범 후엔 국가안보실 1차장을 맡아 한미일 협력 등 주요 외교안보 정책·전략을 총괄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이재명 정부 들어선 이후에는 성균관대 교수로 복직해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

 

앞서 국가안보실로부터 계엄 정당화 문건을 전달받은 국가정보원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책임자에게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 조태용 전 국정원장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의 지시가 있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김승원 소위 위원장이 1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의사 진행을 하고 있다. 2026.7.10 연합

 

국회 법사위는 이날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고 이른바 내란·김건희·채 해병 등 3대 특검의 미진한 부분과 새 의혹을 수사하는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을 30일 추가로 연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1소위원장인 민주당 김승원 의원은 이날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고 전했다.

 

법안은 종합특검의 수사 기간을 30일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법안이 최종 개정되면 특검 수사시한은 오는 24일에서 내달 23일로 늘어나게 된다.

 

아울러 법안은 수사 대상에 공무원의 '감사 방해' 행위를 포함하고, 특검 파견 요청 기관에 국방부를 추가했다. 특검 파견 공무원 수를 현행 130명에서 15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아울러 법조 경력 5년 이상인 사람을 공소유지 변호사로 임명해서 특검이 기소한 사건의 공소 유지를 담당하도록 하는 내용도 법안에 담겼다. 이 밖에 종합특검이 수사·기소와 관련, 3대 특검의 결정을 번복하거나 공소 유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에 대해선 기존 특검 측과 협의해야 한다는 내용도 추가됐다.

 

민주당은 법사위 전체회의 및 본회의 의결 절차 등을 오는 24일 이전에 완료할 예정이다.

국민의힘은 종합특검 수사 기간 연장 등에 강력 반발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2차 종합특검 자체가 본질적으로 1차 3대 특검의 연장판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1차 3대 특검 510일, 2차 종합특검 150일에 30일 추가 연장하면 도합 690일인데, 특검이 2년씩이나 가동되는 게 과연 정상인가"라며 "도대체 언제까지 수사 기간을 연장할 건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특검 수사 기한을 '이재명 대통령 퇴임할 때까지'로 개정하는 게 어떻겠나"라고 비꼬았다.

 

그는 또 "특검은 수사 종료가 임박한 시점에 뒤늦게 수사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막판에 야당 국회의원 수사에 집중하면서 정치적 흠집 내기에 몰두하고 있다"며 "지금의 2차 종합특검처럼 매머드급 규모로 무기한 운영하며 야당 정치인을 탄압하는 수사 방식은 사실상 제2 검찰청을 운용하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연합

 

한편 종합특검은 채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이시원 전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이 전 비서관에 대해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 전 비서관은 2023년 9월 고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경북경찰청이 압수수색을 할 예정이라는 보고를 받고 이를 해병대 측에 미리 알린 혐의를 받는다. 당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 직원에게 해병대 1사단 압수수색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이를 보고받은 이 전 비서관이 국가안보실 관계자에게 압수수색 내용을 알렸고 이후 이 사실이 국방부를 거쳐 해병대에 최종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서 의혹을 수사한 해병특검팀은 경북청 수사 상황 보고가 국수본을 통해 대통령실·국방부를 거쳐 해병대에 전달된 정황을 포착하고 이 전 비서관이 윤 전 대통령으 지시로 수사 정보를 받아 보고했을 가능성을 의심했지만 입증하지는 못했다.

 

이 전 비서관의 구속 여부를 결정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르면 다음 주 초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  임병선 기자 >

지 판사, 수사권 다툼 여지 있다며 구속 취소 논란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방해 등 유죄로 인정
대법원 3부, 특검과 피고인 상고 모두 기각
민주화 이후 다섯 번째 유죄 확정된 대통령
윤 측 "충분한 심리 없이 종결, 재판소원 검토"
공수처 "법치주의 원칙을 다시 확인한 결과"


박종준 전 처장과 김성훈 전 차장 법정구속
통일교 공모 수수 전성배·윤영호 실형 확정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체포방해 등 혐의 사건 상고심 선고기일인 9일 서울역에 관련 방송이 생중계되고 있다. 이날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2026.7.9 연합
 

12·3 비상계엄 이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의 실형이 확정됐다. 계엄 선포 583일 만에 나온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대법원 판단이다.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가 지난해 3월 윤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을 날짜가 아닌 시간으로 계산한다는 해괴한 논리를 동원한 것은 물론, 공수처의 수사 권한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구속 취소 결정을 내렸는데 대법원에서 공수처 수사권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못을 박아버린 것이다.

 

대법원 3부(재판장 이흥구·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9일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이날 소부 판결로는 처음 생중계되는 가운데 상고를 기각하는 이유를 이례적으로 설명했다. 상고심은 법률심이라 피고인이 반드시 출석 할 의무는 없다.

 

대법원은 공소사실 가운데 ▲ 공수처 1·2차 체포영장 집행 방해 ▲ 계엄 당시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 사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폐기 ▲ 외신 상대 허위 자료 작성·배포 ▲ 비화폰 기록 제출 거부 지시 등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2심 판단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우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정하는데, 이에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가 직권남용죄 수사를 개시할 수 없고, 관련 범죄로 인지한 내란죄 수사권 역시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그러나 이날 대법원은 "헌법 제84조 불소추 특권의 본질을 고려하면 재직 중 형사상 소추가 금지되더라도 수사까지 전면적으로 금지된다고 볼 수 없다"며 "대통령 직무 수행이나 국가원수로서 권위 확보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의 수사는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나아가 내란죄는 직권남용죄와 배경 사실관계가 중첩되므로, 공수처법에 '직접 관련성'도 인정되고 이에 따라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도 인정된다고 봤다.

 

대법원은 당시 경호처장의 승낙 거부에도 공수처가 수색영장을 집행한 것이 위법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경호처장이 영장 집행 거부 사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았고,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승낙 거부는 부적법하다"며 영장 집행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 밖에 특검이 무죄 부분, 윤 전 대통령 측이 유죄 부분에 대해 각각 문제삼은 쟁점에 대해서도 법리 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귀연 부장판사가 지난 2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2026.2.29 연합 자료사진 

 

윤 전 대통령은 12·3 계엄 수사 초기인 지난해 1월 대통령 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 등)로 지난해 7월 내란 특별검사팀에 의해 구속기소됐다.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외관만 갖추려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도 있다.

 

계엄 해제 후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서명)한 문서에 의해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 이후 폐기한 혐의, '헌정질서 파괴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허위 사실이 담긴 프레스 가이던스(PG, 언론 대응을 위한 정부 입장)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적용됐다.

 

올해 1월 1심은 체포방해 및 직권남용 등 혐의 상당 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2심을 맡은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지난 4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1심보다 늘었지만, 특검팀 구형량인 징역 10년보다는 적은 형량이다.

 

2심은 윤 전 대통령이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 계엄 선포 당시 국무회의 외관을 갖추려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불참한 국무위원 9명의 계엄 심의권을 침해한 혐의를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이 허위 사실이 담긴 PG를 외신에 전파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1심 무죄 판단을 뒤집고 유죄로 봤다. 계엄 해제 후 허위 선포문을 만들고(허위공문서작성), 이후 폐기한 혐의(대통령기록물법 위반, 공용서류손상)도 1심과 같이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이 허위 공문서를 행사한 혐의에 대해선 무죄 판단이 유지됐다. 내란 수사에 대비해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게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신기록 등에 대한 수사기관 접근 제한을 지시한 혐의(대통령경호법 위반 교사)도 유죄로 인정됐다.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측 모두 2심 판결에 불복했으나 대법원은 양측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 1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9.26 연합 자료사진

 

윤 전 대통령은 같은 시간 서울고등법원에서 속개된 내란 우두머리 항소심 공판에 참석 중이었다. 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휴정을 요청해 받아들여지자 다른 곳으로 이동, 윤 전 대통령은 변호인의 휴대전화로 대법 선고 생중계를 지켜보며 헛웃음을 지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통해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 보호를 위해 재판소원 등 헌법재판 절차를 통해 이번 판결의 위헌성을 다툴 예정”이라고 전했다. 변호인단은 대법원 판단을 존중한다면서도 “대법원이 이처럼 중대한 사건을 충분한 심리 없이 종결한 데 대하여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대법원이 전원합의체 심리조차 생략한 채 일반 사건보다 촉박하게 시간에 쫓기듯 상고를 기각한 것은 사실상 사법부 최고심으로서의 기능을 방기한 ‘심리 미진’이자 사법의 정치화”라고 비난했다.

 

반면 공수처는 "이번 판결을 통해 그동안의 수사 절차와 권한에 관한 사법적 판단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된 것으로 받아들인다"며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형사사법 절차는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작동해야 한다는 법치주의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결정"이라고 반겼다.

 

윤 전 대통령이 받는 8건의 재판 가운데 아직 1심 결론이 나지 않은 재판이 절반이다. 김건희 씨와 공모해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은 오는 13일 1심 선고가 이뤄진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그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1억 3720만원을 구형했다. 

 

오는 27일에는 제20대 대선 과정에 건진법사 전성배 씨 등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가 나온다. 윤 전 대통령이 벌금 100만원 이상을 확정받으면 국민의힘은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 등 397억 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특검팀은 결심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2개 사건은 1심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이다. 각각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을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의혹(범인도피 등) 사건이다.

 

 

비상계엄 본류 사건인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은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에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1심은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그는 지난해 4월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과 이날 첫 징역형 확정으로 기결수 신분이 돼 경호·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 예우를 받지 못한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은 전직 대통령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거나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한 경우 경호·경비를 제외한 예우를 하지 않는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탄핵 결정으로 이미 예우가 박탈된 상태다.

 

윤 전 대통령은 민주화 이후 다섯 번째로 유죄 판결이 확정된 전직 대통령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이 12·12 군사반란과 비자금 혐의 등으로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과 징역 17년을 확정받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21년 1월 징역 20년과 벌금 180억원을, 그보다 앞서 새누리당 공천에 불법 개입한 혐의로 징역 2년을 확정받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뇌물수수와 횡령 등 혐의로 기소돼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됐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박종준 전 경호처장과 김성훈 전 차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에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이날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 전 처장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 전 차장에겐 징역 5년이, 이광우 전 경호본부장에겐 징역 2년 6개월이 각각 선고됐다. 김신 전 가족경호부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 전 처장, 김 전 차장, 이 전 본부장은 도주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법정에서 바로 구속됐다.

 

재판부는 지난해 1월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하던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할 때 관저 진입 등을 방해한 박 전 처장 등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김 전 차장이 윤 전 대통령 지시로 군사령관 3명의 비화폰 정보를 삭제하는 데 관여한 혐의(대통령경호법 위반) 역시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윤석열의 위법한 지시에 따라 경호처 소속 공무원을 이용해 수사기관의 적법한 영장 집행을 저지했다"며 "경호처라는 국가 기관의 조직과 지휘 체계를 이용해 영장 집행을 장시간 차단한 중대 범죄"라고 질책했다. 이어 "윤석열의 내란범죄 수사와 사법절차 진행을 조직적으로 방해해 국가 법질서 기능을 형해화(유명무실하게)했고, 공무원과 물리적 충돌을 야기할 우려를 초래하는 등 범행 동기와 결과에 비춰 죄질과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박 전 처장에 대해선 "경호처 조직 전체를 지휘·감독하는 사람으로 직급상 최종 책임자였다"며 "비록 윤석열의 지시가 있었더라도 이를 거부했어야 한다"고 질타했다.김 전 처장에 대해서는 "윤석열의 위법한 지시를 거부하지 않고 비화폰에 있는 정보를 수사기관이 보지 못하게 지시하거나, 체포영장 집행 저지 과정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강경한 역할을 수행했다"고 했다.

 

김 전 본부장의 경우 일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지만 체포영장 집행 저지 범행 전반에서 나머지 피고인들과 공모하진 않은 점을 양형에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건희 씨와 공모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교단 현안 관련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와 이들에게 금품을 건넨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대법원에서 나란히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이 두 사람의 유죄를 확정하면서 이들에게 금품을 받은 혐의로 하급심에서 실형이 선고된 김건희 씨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상고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3부는 이날 전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에 징역 5년과 1억 8000여만 원 추징, 윤 전 본부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에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두 사건 주심은 각각 노경필·오석준 대법관이다.

 

전씨는 김 여사와 공모해 2022년 4∼7월께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교단 지원 청탁과 함께 샤넬 가방과 그라프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2심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2심은 특히 윤 전 대통령 취임 직전인 2022년 4월 건네진 샤넬 가방 선물에 대해 "단순한 선물이 아닌 묵시적 청탁의 대가"라고 판단했다. 당시 김씨가 향후 대통령 직무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생각할 만한 지위에 있었고, 통일교가 대통령 직무에 관한 알선을 기대하고 준 금품이란 것이다.

 

1·2심은 전씨가 2022년 4∼7월 청탁·알선을 대가로 '통일그룹 고문' 자리를 요구하면서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총 3000만 원을 받은 혐의, 2022년 7월∼2025년 1월 기업들로부터 각종 청탁을 받고 2억원에 달하는 금품을 받은 혐의도 유죄로 봤다. 다만 2022년 5월쯤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창욱 경북도의원(당시 후보자)으로부터 국민의힘 공천을 받게 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는 무죄로 판단했다. 전씨를 정치자금법상 혐의 적용 대상인 '정치하는 사람'으로 볼 수 없고, 박 도의원이 준 돈이 전씨의 정치활동을 위한 '정치자금'으로 볼 수도 없다는 취지다.

 

1심은 김건희 특검팀 구형량(징역 5년)보다 무거운 징역 6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통일교와 관련한 알선 행위로 윤석열, 김건희와 통일교 간 정교유착이란 결과가 발생했다"며 "대한민국이 정교분리를 헌법의 기본원리로 규정하는 취지에 어긋난다"고 질책했다.

 

2심은 1심과 같이 혐의를 대부분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전씨가 일부 혐의를 자백하고 샤넬백 등 증거물을 제출한 행위를 감형 사유로 인정해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윤 전 본부장은 전씨를 통해 김건희 여사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그는 대선 전인 2022년 1월 5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여겨지던 권 국힘 의원에게 교단 행사 지원을 요청하며 불법 정치자금 1억원을 제공한 혐의도 받았다. 1·2심은 윤 전 본부장의 이런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가방과 목걸이를 사기 위해 통일교 자금을 횡령한 혐의는 1심에선 일부 무죄 판단을 받았으나 2심에서 전부 유죄로 뒤집혔다.

 

2심은 "대통령 취임 전후를 불문하고 당선인이나 대통령에게 청탁하기 위해 그 배우자에게 선물을 제공한다는 명목으로 종교단체 자금을 사용하는 행위는 그 불법성이나 비난 가능성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며 불법영득의사(불법적으로 타인 물건을 자기 소유와 같게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를 인정했다.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원정도박에 관한 경찰 수사 정보를 권 의원으로부터 입수해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에 대해선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공소 기각이 선고됐다.

윤 전 본부장은 1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로 형이 늘었다. 이날 대법원은 특검과 윤 전 본부장 측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김씨와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부정한 금품을 받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2심에서 각각 징역 4년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김씨는 통일교 금품 수수 외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 1000만 원 상당 부당이득을 거둔 혐의,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명태균씨로부터 2억 7000만 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은 혐의도 있다.                                                                                 < 임병선 기자 > 

 

캐나다 총리 "TKMS 결렬되면 한화와 협상…지난 주말 이재명 대통령과 대화"

"한국 실망감 이해…캐나다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인 한국과 협력분야 많아"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 = 지난 4∼5일(한국시간) 캐나다 서부 해상에서 진행된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에서 한국 해군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Ⅲ, 3,000톤급)과 호위함 대전함(FFG, 3,100톤급), 캐나다 해군 잠수함 코너브룩함(SS, 2,200톤급)과 호위함 오타와함(FFH, 4,000톤급)이 전술기동을 하고 있다. [해군 제공]
 

캐나다 차세대잠수함도입사업(CPSP)에서 한화오션이 고배를 마셨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6일(현지시간)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 해군기지에서 CPSP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를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카니 총리는 "만약 (TKMS와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캐나다는 예비 공급업체인 한화오션을 우선 공급업체로 지정하고 그들과 협상을 진행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TKMS와 한화 양사의 플랫폼 모두 캐나다 해군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충족했다"며 수주전이 막판까지 초박빙이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캐나다의 전략적 안보와 경제적 이득을 모두 충족시키는 플랫폼과 파트너십을 선택하는 것이었다고 언급해, 잠수함 자체뿐 아니라 경제적 영향까지 고려한 결정을 내렸음을 시사했다.

 

카니 총리는 경제적 혜택과 관련해 "계약 조건에 따라 투자액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이 캐나다 내에 재투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TKMS가 기존에 독일·노르웨이 해군이 발주한 잠수함 물량 일부를 캐나다에 먼저 배정하기로 제안했다며, 이에 따라 캐나다는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진 2034년에 잠수함 첫 4척을 조기 인도받을 수 있게 됐다고 부연했다.

 

그는 TKMS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잠수함의 3분의 1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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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캐나다 핼리팩스의 HMC 조선소에서 마크 카니 총리가 차세대잠수함도입사업(CPSP) 관련 발표를 하는 모습

[AP=연합]

 

카니 총리는 이날 발표에서 한국과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난 주말 이재명 대통령과 길고 친밀한 대화를 나누며 이 사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며 "24시간 이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만날 예정인 만큼 다른 전략적 현안을 논의하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실망감을 이해한다"면서도 "캐나다와 한국이 협력하는 분야는 이외에도 많고, 한국은 캐나다의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이번 선택으로 캐나다가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후퇴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절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사업은 잠수함 12척을 건조하고 30년간 유지·보수·운영하는 비용을 합해 최대 60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은 이번 수주전을 위해 잠수함 도산안창호함을 현지에 파견하는 등 민군 합동 총력전을 펼쳤지만, 승기를 잡지 못했다.

 

한화오션은 2032년까지 첫 잠수함을 인도하겠다고 제안하는 등 빠른 납기를 보장한다는 점을 내세웠고, 2044년까지 약 700억 캐나다 달러(약 75조원) 규모 경제적 기회 창출을 약속했지만 나토 동맹관계 등을 강조한 독일·노르웨이 연합 전선의 벽을 넘지 못했다.

                                                                                                 < 권영전 기자 >

 

박빙 승부 펼쳤지만…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나토의 벽' 높았나

"국방 조달 넘어 지정학적 선택" 나토 안보 결속 택한 듯


장영실함 앞에 선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김민석 총리 (거제=연합)  = 김민석 국무총리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30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조선소 장영실함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10.30 uwg806@yna.co.kr

 

한국이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전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보 결속 강화를 내세운 독일에 밀려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커졌다.

 

빠른 납기와 장기간 잠항능력 등을 내세워 독일과 접전을 벌였지만, 역시 나토 동맹의 벽이 높았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캐나다 유력 일간지 글로브앤드메일은 캐나다 정부가 차기 잠수함 건조 사업자(우선협상대상자)로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을 선정했다고 소식통 2명을 인용해 6일 보도했다.

 

공식 발표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현지시간 한국시간 7일 오전 5시 10분(현지시간 6일 오후 5시 10분)에 동부 항구도시 핼리팩스에서 할 전망이다. 카니 총리의 7∼8일 튀르키예 나토 정상회의 참가 직전에 발표가 이뤄지는 것이다.

 

CPSP는 캐나다 해군이 1998년 영국 해군으로부터 도입해 2030년대 중반 퇴역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4척)을 대체하는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건조하는 프로젝트다.

 

잠수함 건조 비용에 도입 후 30년간 유지·보수·운영(MRO) 비용까지 포함하면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결선 주자 격인 적격후보(숏리스트)에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과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 올라 경쟁해 왔다.

 

캐나다 정부는 후속 군수지원 및 정비 능력에 50%, 잠수함 성능에 20%, 비용에 15%, 경제적 혜택 및 전략적 가치에 15%의 비중을 두고 제안을 평가했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이 제안한 장보고-Ⅲ 배치(Batch)-Ⅱ와 독일의 '타입 212CD' 잠수함 모두 캐나다군이 요구하는 작전운용성능을 충족하는 만큼 '지정학적 고려'와 절충교역 등 '경제적 혜택'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캐나다 아시아태평양재단(Asia Pacific Foundation of Canada)은 "CPSP는 국방 조달 결정일 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선택 성격도 띠게 됐다"며 이번 수주전이 "범대서양 안보협력을 심화할 것인지, 아니면 인태 지역에서 안보 관여를 강화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짚은 바 있다.

 

한국의 장보고-Ⅲ 배치-Ⅱ는 '공기불요추진장치'(AIP)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적용해 3주 이상 수중 작전이 가능하다. 대서양·태평양·북극해라는 광대한 세 바다에서 장기 잠항하며 작전해야 하는 캐나다군의 필요에 들어맞는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대(VLS)를 탑재하고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혔다. TKMS의 타입 212CD에는 VLS가 없다.

 

길이 83m로 타입 212CD(74m)보다 큰 외형, 조기 납품 능력, 이미 1번함(장영실함)이 진수해 시험운항 중이라는 점 등도 한국이 내세운 장보고-Ⅲ 배치-Ⅱ의 강점이었다.

 

반면 타입 212CD는 스텔스 성능을 높인 다이아몬드형 선체, 나토 상호운용성 등을 장점으로 부각했다. 독일과 노르웨이가 북방 해역 작전을 위해 공동 설계한 모델로, 북극 환경 운용에 최적화됐다는 점도 내세웠다.

 

캐나다 아시아태평양재단에 따르면 독일은 나토 잠수함 전력의 70%를 공급하는 국가로, CPSP 수주시 독일·노르웨이·캐나다까지 총 24척의 잠수함 전력을 함께 운용할 수도 있다.

 

미국의 대(對)나토 안보공약이 약화하는 가운데 캐나다가 결국 나토 동맹과의 협력관계, 독일의 안정적인 나토 상대 잠수함 공급 이력 등을 고려해 독일 쪽으로 기운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캐나다가 지난해 12월 비(非) 유럽연합(EU) 회원국으로는 처음으로 EU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 '세이프'(SAFE·Security Action For Europe)에 참여하기로 한 것도 유럽과의 안보 결속 강화 행보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았다. 세이프는 EU 집행위가 무기를 공동구매하는 회원국에 낮은 금리로 대출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나토 비회원국인 한국 입장에서는 '나토의 벽'을 넘는 것이 이번 수주전의 중요 과제로 꼽혀왔지만 결국 녹록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잠수함 기술 선도국이자 나토 핵심국인 독일과 박빙의 승부를 벌인 것은 한국 방산의 경쟁력을 국제적으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지난 5월 한국 해군의 3천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이 태평양을 횡단하는 과정에서 전장 정보를 공유하는 지휘통제 체계인 '연합 C4I 체계'로 캐나다 태평양 사령부와 교신한 것도 나토 상호운용성을 입증하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한편 한국과 독일 모두 이번 수주전에서 전방위적 산업 협력 방안을 캐나다에 제안한 바 있어 이 역시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오션은 CPSP 수주를 지원하기 위해 캐나다자동차부품제조협회(APMA)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지상무기체계 현지개발·생산을 추진한 바 있다. 

                                                                                          < 김효정 기자 >

 

방사청 "아쉽지만 캐나다 선정결과 존중…전략적 불리함 못넘어"

"K방산 역량 글로벌 각인 계기돼…방산 4강 도약 교훈으로"


출항하는 도산안창호함  해군 3,000톤급 잠수함 도산안창호함(SS-III)이 2일(현지시간) 한국-캐나다 연합협력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캐나다 서부 빅토리아에 있는 에스퀴몰트 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2026.6.3 [해군 제공] photo@yna.co.kr

 

방위사업청은 한화오션이 캐나다 잠수함사업(CPSP)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못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이번 수주전이 한국 방산 역량을 국제적으로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방위사업청은 7일 보도자료를 내고 캐나다 정부가 발표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결과를 존중한다며 "정부와 기업이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대응해온 만큼, 이번 결과가 기대했던 성과로 이어지지 못한 점은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거 독일로부터 잠수함 기술을 도입했던 대한민국이 잠수함 원조국과 성능과 납기 등 모든 기술능력 면에서 대등하게 경쟁했다는 점은 우리 방산 기술력의 비약적인 성장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수주전 과정에서 국산 3천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이 태평양을 횡단하며 장거리 항해능력, 작전 지속성·안정성을 입증한 것은 "K방산의 역량을 캐나다를 넘어 글로벌 방산시장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고도 자평했다.

 

'전략적 여건의 불리함'을 넘어서지 못했지만, 이번 사업 경험을 '방산 4강 도약'을 위한 교훈으로 바꾸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방사청은 "신속하게 방산 인공지능(AI) 대전환을 추진해 기술 격차를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획기적인 현지화 전략을 통해 주요 방산시장에 확실히 진입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번 과정을 통해 형성된 캐나다와의 협력관계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불리한 전략적 여건은 캐나다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내 상호운용성을 주요하게 고려해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스(TKMS)를 우선협상대상자로 낙점한 것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된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이번 경쟁과정에서 축적한 경험과 교훈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향후 대형 방산수출 전략을 더욱 발전시키고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6일(현지시간) 캐나다 노바스코샤주 핼리팩스 해군기지에서 CPSP 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독일 TKMS를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CPSP는 2030년대 중반 퇴역 예정인 빅토리아급 잠수함(4척)을 대체하는 디젤 잠수함 최대 12척을 건조하는 프로젝트다.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원팀과 독일 TKMS가 적격후보(숏리스트)에 올라 경쟁해 왔다. 한국은 3천600t급 장보고-Ⅲ 배치(Batch)-Ⅱ를, 독일은 노르웨이와 공동 설계한 '타입 212CD' 잠수함을 제안했다.

 

잠수함 건조 비용에 30년간 유지·보수·운영(MRO) 비용까지 포함해 사업 규모는 최대 6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수주 성공시 한국의 단일 방산 수출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 바 있다.                                 < 김효정 기자 > 

 

 

기득권 카르텔이 노리는 여권 내부의 자중지란
보수언론 유포한 '친명 대 친문' 이간질의 구도
'올드'와 '뉴'의 구도 속에 격화된 내부적 균열

 

정치적 토론을 넘어서는 조롱과 혐오의 악순환
'중도실용주의' 한계와 역사적 트라우마의 기억
갈등 봉합 넘어 개혁 완수로 만들어야 할 미래

 

한국 사회의 진보적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은 민주당의 지지자든 아니든 이 당의 앞날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현재 집권당이고 최대 정당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윤석열의 내란을 막아내고 '빛의 혁명'으로 정권 교체를 이룬 지금 상황에서 민주당 정권이 실패하고 개혁이 좌절된다면, 그것은 더 위험하고 극우적인 국민의힘의 부활과 재집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배경 속에서 요즘 민주당 내부에서 격화하던 갈등에 많은 이들이 우려를 보냈다. 이 현상은 개별 정치인들의 단순한 인간적 불화와 다툼이 아니었다. 이것은 무엇보다 기득권 우파 카르텔의 오랜 작업이 낳은 결과로 보인다. 내란의 실패와 '빛의 혁명' 이후에 분열과 위기에 처한 국민의힘과 극우, 족벌언론, 검찰 등에게 유일한 희망은 민주당 및 지지층 내부에서 자중지란이 벌어지는 것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 속에서 아주 작은 틈만 보여도 소금을 뿌리며 서로 갈라서라고 노래를 부르는 게 지난 1년간 족벌언론, 종편방송, 보수 유튜버들이 한 일이다. 이들은 매일 헤드라인과 프로그램을 통해 야권 내부의 작은 균열들을 회복 불가능한 '갈등'과 '숙청'의 서사로 둔갑시켰다. 이재명, 문재인, 조국, 정청래, 유시민, 뉴스공장, 매불쇼 등을 매도 비난하는 것은 이들이 항상 하는 일이었다.

 

이 대상들은 개혁 진영의 서사와 상징, 그리고 대중적 소통을 지탱하는 미디어 인프라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보수 언론과 기득권 세력은 여기가 민주당과 지지세력의 중요한 토대이면서 동시에 약한 고리라고 봤다. 최근 들어 이들의 전술에서 달라진 것은 민주당 내부에서 편을 갈라서 한쪽이 다른 한쪽을 비난하고 적대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에 있었다. 
 

관련 방송 화면 갈무리

 

민주당 전체를 싸잡아 공격하는 방식보다는 내부의 분파 의식을 자극하는 정교한 이간책으로 나아간 셈이다. 그래서 무조건적인 '친명 대 친청', '친명 대 친문'의 구도 적용과 온갖 조롱과 혐오의 용어들도 바로 이곳들에서 본격적으로 퍼트려지기 시작했다. 보수 언론이 프레임을 짜고 유포하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타고 곳곳으로 급속히 퍼지고 스며들었다.

 

'진보(개혁) 언론'과 그들이 새로 시작한 유튜브 방송들이 이것을 뒤따라가면서 여기에 일부 기름을 부은 것도 사실이다. 이들은 보수 언론이 던진 프레임을 해체하기보다, 중계하고 재생산하는 방식으로 조회수를 챙겼다. 정치공학적 관점의 한계 때문만이 아니라, '싸움 구경'이 뒤늦게 시작한 유튜브 방송의 구독자와 시청자를 늘리는 효과적인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뉴미디어 플랫폼의 알고리즘은 자극적인 갈등과 진영 간의 싸움으로 더 많은 트래픽을 부여하며 '제목 장사'를 하도록 유도한다. 급성장을 넘어서 포화 상태에 다다른 정치 유튜버 시장에서 군소 유튜버들은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최강 빅스피커들을 향해 디스전을 벌이며 손쉽게 인지도를 높이고 열성 구독층을 확보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쉬웠다.

 

그런 방송들에는 흔히 윤석열 시대에 기계적 중립의 양비론을 펴며 설 자리를 못 찾던 이들이 출연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들은 엄혹했던 윤석열 시대에는 몸을 사리다가, 뒤늦게 '이재명 지지자'로 포지션을 잡고서, 민주당의 전통적 가치나 개혁의 과제보다는 '중도 실용의 뉴이재명'을 강조하며 민주당 내부의 온갖 현상을 '올드'와 '뉴'의 충돌로 해석하곤 했다.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6.3 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에서 정청래 당 대표와 김민석 총리가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2026.6.21 연합
 

함께 출연한 보수 우파적 평론가들은 거기에 맞장구를 쳤다. 보수 평론가들의 입장에서 민주당이 역사적 정체성에서 멀어져 우클릭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었다. 더구나 실제로 국민의힘이나 이준석당에 있다가 민주당으로 건너온 '뉴이재명' 정치인들이 존재했다. 민주당 지지기반의 외연적 확장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그것은 나쁜 일만은 아니었다.

 

모든 정당은 더 넓은 대중적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부단히 스펙트럼을 넓혀야 한다. 하지만 이들은 '올드'와 '뉴'의 차이를 강조하는 평론가들의 관점과 해석을 반기면서, 민주당의 전통적 가치와 정체성을 낡고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나아가 일부는 '올드 민주당'적 요소에 대한 멸칭과 조롱까지 따라 하면서 그것을 퍼나르는 태도를 보였다.

 

그것이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을 넓히며 당내 주도권을 강화하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민주당의 기존 지지자들에게는 자신들의 자부심을 모욕하며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받아들여졌다. 민주당의 전통적 가치와 과제들을 중시하는 지식인이나 평론가들도 감정을 담아 거친 표현으로 대응하기 시작했고, 주고받기 속에 감정과 표현은 갈수록 격해졌다.

 

온라인 공간과 미디어 플랫폼에서 상호 비판의 수위는 이성적 토론의 한계를 넘어섰다. '문0000유'라고 던지니 '한00000길'이라고 받았다. 양쪽 모두에서 조롱, 혐오, 낙인까지 이용해 상대방을 물어뜯는 일부 극단적인 지지자들이 발견됐다. 이것이 지난 반년간 벌어진 일이다. 한쪽이 기득권 언론의 프레임을 빌려 전통적 가치를 '올드'하다고 조롱하면, 다른 한쪽은 이들의 과거를 문제삼고 정체성 결여를 비난하며 낙인을 찍었다.

 

갈등의 기저에는 단순한 감정의 앙금을 넘어, 개혁의 방향성과 과거 역사에 대한 평가를 둘러싼 인식의 차이가 존재한다. 따라서 선후, 맥락, 원인과 결과를 빼놓고 단순히 '양쪽 다 책임이 있고 문제'라고 하기는 어렵다. 언제나 모든 것은 맥락에 따라 달라진다. 예컨대 윤석열 시대에도 '검찰 개혁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난하는 사람들은 많았다. 이는 개혁의 철저함을 요구하는 비판이었다.  

 

지난 6월 5일 국회에서 열린 바람직한 검찰개혁을 위한 ‘시민 주도 신형사소송법 개정’ 촉구 기자회견, 김용민 의원실

 

하지만 지금 '뉴이재명'의 지지자들은 '검찰 개혁은 이제 그만 좀 하자'라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난한다. 개혁의 과제 자체를 청산하고 실용의 영역으로 넘어가야 한다는 타협의 맥락에서 과거를 깎아내린다. 과거에 '사법리스크'와 '비명횡사'를 말하며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욕하던 평론가들이 지금은 '이재명의 뜻과 어긋난다'며 민주당의 전통적 가치와 과제를 옹호하는 이들을 욕한다.

 

따라서 비슷한 입장과 주장처럼 보이는 것도 누구의 편에서 어떤 맥락으로 제기하는지를 봐야 한다. 대다수 언론이 이런 다툼을 '노선 경쟁과 무관한, 공천권이나 차기 당권을 둘러싼 밥그릇 싸움'이라고 깎아내리는 것도 맞지 않다. 어디서든 모든 권력 다툼은 노선 다툼과 분리될 수 없다. 지금의 권력 다툼은 검찰 개혁과 보완수사권에 대한 논쟁, 민주당 및 조국혁신당의 합당에 대한 찬반, 정당 민주주의와 1인 1표제에 대한 입장 등과 연결돼 있다.

 

이것은 모두 중요한 노선적 경쟁이기도 하다. 이는 정당의 운영 철학과 개혁의 우선순위를 다투는 노선적 대립이다. 물론 지금 민주당과 지지층이 확실한 두 개의 편으로 갈라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김민석과 정청래 같은 정치인들이 이렇게 나누어진 두 개의 세력과 노선 중에서 어느 하나를 분명히 대변한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또한 검찰, 사법, 언론 개혁이나 1인 1표제, 조국혁신당 합당 문제 등을 넘어서 다른 경제, 외교, 부동산, 청년 정책 등에서 '중도 실용주의'를 넘어서는 특별한 차이점은 보이지 않는다. 전임 대통령, 노무현 재단, 뉴스공장과 매불쇼 등 민주당의 정치적 영향력을 가능하게 만들었던 핵심 토대들을 허물고 '뉴이재명'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해서 중도층을 기반으로 새로운 건물을 짓자는 게 최고 권력자인 이재명 대통령의 확실한 뜻인지도 분명하지 않다.

 

다만 '검찰 출신이든, 국민의힘 출신이든 일만 잘하면 된다', '이념과 가치보다 실질적 성과가 중요하다'는 '중도 실용주의'가 지금의 갈등과 대립을 촉발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재명 정부는 "공직 사회는 로보트 태권브이와 비슷해서 조종석에 철수가 타면 철수처럼 행동한다"는 생각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단순하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6.29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연합
 

역사적으로 증명되었듯 국가 기구, 특히 검찰이나 관료 집단은 선출직 권력의 의도대로 쉽게 통제되는 수동적인 도구가 아니다. 이들은 그 자체로 고유한 계급적 이익과 이데올로기를 가진 거대한 권력 블록이다. 문재인 정부가 바로 그렇게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검찰총장 윤석열과 감사원장 최재형은 나중에 촛불에 대한 반혁명의 지도자와 앞잡이들이 됐다.

 

이재명의 경험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이재명이 '실질적 성과'를 위한 도시개발의 능력을 인정해서 옆에 두었던 유동규는 지금 검찰의 '이재명 죽이기 조작수사'의 핵심 조력자이면서 나팔수로 변신해 있다.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은 이런 위험을 걱정하는 듯하다. 역사적 트라우마가 이들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과제와 이런 위험에 대한 생산적인 토론은 중요하다.

 

하지만 정치적 토론이 아니라 서로 간의 감정과 불신만 부추기는 평론가나 유튜버들이 양쪽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자극적이고 거친 표현과 과도한 음모론을 바탕으로 일부 인신공격까지 나타나는데, 이것은 각자의 존재감이나 조회수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겠지만 건강한 토론에는 아무 도움이 안 됐다. 과장된 해석과 억측, 넘겨짚기와 사소한 오해들이 쌓이며 서로 간의 불신과 감정은 계속해서 격해졌다.

 

이 상황과 조건에서 작은 불씨만 던져지면 외부 세력이 개입해서 순식간에 2019년 '조국몰이'나 2020년 '윤미향 사냥' 같은 걷잡을 수 없는 산불로 번지면서 증축이나 재건축이 아니라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될 것은 뻔해 보인다. 내부의 균열이 극에 달했을 때, 검찰-언론 카르텔이 특정 인물이나 사안을 고리로 마녀사냥의 포문을 열면 내부에서부터 연대의 끈이 끊어지며 동조자가 속출하게 된다. 지금 기득권 카르텔과 극우 세력이 흐뭇한 마음으로 이 상황을 지켜보며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과 만나서 화합의 장면을 연출하고 '내부 단합과 외연 확장, 모두가 중요하다'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이런 위기 의식 때문일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상층부의 제스처만으로 바닥에서부터 곪은 감정과 불신이 쉽게 가라앉기는 어렵다. 따라서 '그만 싸우고 사이 좋게 지내라'고 하는 것은 별다른 해법이 되기 어렵다. 실컷 기름을 붓고 부채질하며 싸움을 부추기던 이들이 태도를 바꾸며 그러는 것도 좀 어처구니가 없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오찬 회동을 위해 청와대를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6.7.1. 연합
 

꼬인 실타래들을 풀어야 문제가 해결된다. 갈등을 유발하는 현실의 모순을 풀어내고 역사적 개혁 과제들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먼저 검찰과 언론의 끈질긴 방해를 뚫고서 이제는 더 미루지 말고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한 분리를 비롯한 검찰 개혁의 마지막 돌을 놓아야 한다. 아울러 언론, 사법 개혁의 과제들도 흔들림 없이 이어져야 한다. 검찰 정권과 마녀사냥의 피해자였던 이들이 지금도 여전히 같은 프레임 속에서 고통받는 장면들도 사라져야 한다.

 

1인 1표제의 강화와 당원 주권의 제도화로 엘리트 정치인들이나 명망가가 아니라 보통 사람들에게 정당의 주인 자리를 주겠다는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중도 실용'이라는 이름으로 민주주의, 사회정의, 평등, 평화의 가치와 어긋나는 인사와 정책이 정당화되는 일도, 잘못된 과거를 제대로 성찰도 않는 보수 인사들이 쉽게 높은 자리로 올라가는 일도 없어야 한다.

 

진보 정당이나 사회운동을 거쳐 온 능력 있고 믿을 만한 진보 인사들이 더 많이 중요한 자리로 올라가야 한다. 이를 통해 민주당의 정책적 지평을 넓히고, 탄핵 광장에서 시민들이 기대하던 더 많은 진보적 정책과 과제들이 더 늦지 않게 실현되어야 한다. 촛불을 들었던 대중이 요구한 것은 정권의 교체를 넘어서 한국 사회의 구조적 전환이었다.

 

무엇보다도 반도체 초호황의 막대한 초과 수익이 소수에게 독점되며 불평등이 더 커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국가의 정책적 지원과 노동자들의 헌신으로 이룬 산업적 성과는 모두의 인간답고 행복한 삶을 위한 밑거름으로 쓰여야 한다. 초과 이윤과 세수를 사회적으로 재분배하는 과감한 정책이 실행되어야 한다.

 

이런 길을 통해서 이재명 정부의 개혁이 실패하지 않아야만, 윤석열을 넘어서는 더 끔찍한 반동적 절망의 대안이 등장하는 것을 막으며, 더욱 진보적인 다음 정권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개혁의 성공으로 기득권의 복귀를 막는 방파제를 쌓고, 한국 사회가 더 평등하고 정의로운 미래로 전진하기 위한 디딤돌을 놓아야 한다.   < 민들레=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