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도지사가 12일 민주화운동희생자 추모제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검찰 개혁 문제와 관련해 내란 세력 등에 대한 단호한 대응을 촉구하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추 지사는 이날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 민주열사묘역에서 열린 '2026년 경기도 민주화운동희생자 추모제'에 참석해 준비된 추모사를 유인물로 갈음한 뒤 즉석 발언을 시작했다.
그는 동학농민운동과 자주독립, 독재타도의 역사를 언급하며 민주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추 지사는 "선거는 우리 손으로 대통령을 뽑을 수 있을 만큼 민주화가 됐다"며 "선거 이후에는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 그래서 민주화는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추 지사는 "민생을 옥죄는, 가로막는 검찰 세력이 모든 권력, 수사권을 쥐고 기소권과 영장청구권을 쥐고 허위자백을 이용하고 증인을 회유하고 진술세미나를 벌이고 술파티를 벌여서 사건을 왜곡하는데, 그 모순을 해결하지 않고 어떻게 민주화가 되겠냐"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의 검찰이 민주화 이후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좋은 보직을 받고 출세한다"며 "윤석열의 검찰이 생존을 위해 더 기승을 부리는데 그들을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민주화가 다 된 것이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한동훈과 한배를 탔던 사람이 초대 중수청장이 된다면 그것이 민주화입니까, 그것이 나라를 바꾸는 겁니까, 그것이 주권자 국민의 뜻을 섬기는 것입니까, 그래서 민주화는 끝난 것이 결코 아닌 것"이라고 김지용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 지명을 비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언급하며 쓴소리를 이어갔다.
추 지사는 "엄동설한이나 땡볕에 자신의 세 끼마저 해결하기 힘든 사람들이 힘을 모아 내란을 극복하고 선거 민주주의를 일으켜 세웠다"며 "하마터면 내란세력이 훔쳐 갈 뻔했던 헌법 질서를 되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대통령은 이들 세력을 징벌해야 하는데 왜 이들 세력에게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것인가, 왜 민주영령들을 과거처럼 취급하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왜 민주영령들을 과거처럼 취급하는 것이냐"며 대통령을 향해 "소임을 다하지 못했다. 이곳에 와야 한다. 빌어야 한다. 다시 서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추모제 참석한 추미애 경기도지사 [경기도 제공]
추 지사는 정치권을 향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아직 완전히 민주화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권력을 가진 엘리트 계층과 부패 카르텔이 민생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추 지사는 "잘 배운 사람들, 가방 끈 긴 사람들이 권력을 차지하고 먹이사슬 꼭대기에 앉아 민생의 땀과 노력을 훔쳐가고 법과 제도를 농락한다"며 "부패 카르텔과 엘리트 카르텔이 점점 힘을 불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부패 카르텔을 몰아내지 않고는 정의로운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없다"며 "민주화란 곧 민생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의 대권 경쟁에 대해서는 "지금의 위정자들이 정신을 차려야 한다. 왜 지금 이 시점에 대권놀음이냐"며 "아직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했는데 자기 권력 누리기 전에 시대 소임을 먼저 챙겨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지사는 이날 자신이 경기도지사 자격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양심으로서 추모제에 참석했다"고 강조하면서 "그 소임을 다하지 못해 무척 송구함을 영령들께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발언을 마쳤다.
추 지사의 이날 발언은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나와 밝힌 입장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추 지사는 이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 원인에 대한 질문에 "검찰개혁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이 내려가는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본다"며 "당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첫 번째 개혁인 검찰개혁에서 역풍을 우려한다고 하면 모든 회의가 몰려오고 그게 지지자들의 마음일 것"이라고 답한 바 있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 지명에 대해서는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 수사라인 이력 등을 언급하며 "왜곡의 왜곡을 능사로 한 사람을 수사 잘해야 하는 자리에 앉힌다는 것은 모순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 최찬흥 최종호 기자 >
추미애 "대통령 지지율, 검찰개혁 때문…중수청장 임명은 모순"
'검사 정원 유지' 공소청 직제 비판…경기도 재정난 재차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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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경기도지사 [연합 자료사진]
추미애 경기도지사는 10일 "검찰개혁 때문에 대통령 지지율이 내려가는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추 지사는 이날 오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나라의 주권을 잃었을 때는 자주독립이 최고의 민생개혁이고 이후에는 민주화가 최고의 민생개혁이었으며 지금은 검찰개혁이 그것이고 저는 개헌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당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첫 번째 개혁인 검찰개혁에서 역풍을 우려한다고 하면 모든 회의가 몰려오고 그게 지지자들의 마음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추 지사는 이외에도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청장 후보자 임명, 공소청 직제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가감 없이 밝혔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지 임명에 대해서는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 수사라인 이력 등을 언급하며 "왜곡의 왜곡을 능사로 한 사람을 수사 잘해야 하는 자리에 앉힌다는 것은 모순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공소청 검사의 정원 유지 등으로 논란이 된 공소청 직제와 관련해서는 "검찰 중심 구조 그대로 조직을 가져간다는 것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통한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적 사법 원리 도입을 허구라고 보는 검찰의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라며 "검사 지원 인력의 경우 검사 3명당 2명이면 충분하다고 본다"고 했다.
추 지사는 취임 이후 자신이 줄곧 강조해온 경기도의 재정위기 상황에 대해서도 재차 설명했다.
그는 "경기도는 불교부 단체인 데다 부동산 취득세에 주로 의존하는데 경기도 내 곳곳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현재 정부가 공공주택 정책을 펴고 있어서 세수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그래서 지방세제를 뜯어고쳐야 하는 것이고 이에 대한 필요성을 대통령한테도 얘기했다"고 말했다. < 최종호 기자 >
김민석 “노 대통령 탄핵 전조와 비슷한 상황…추미애 발언 의아”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1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국무총리 서울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인데, 노무현 (전) 대통령 첫 1년 안착(이 필요한 시점)에 안팎의 세력들이 힘을 합쳐 탄핵하려 하던 시기의 전조 비슷한 상황으로 가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근 여권 안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비판이 커지는 것에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는 이날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티비’에 출연해 “밖에 있는 사람들이 그러는 것은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건 좀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지금은 정신 바짝 차리고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 이런 생각도 들었다”고도 했다.
김 대표의 발언은 이날 방송에 출연한 도올 김용옥이 “이재명 대통령은 쉼 없이 노력하는 사람이고 사소한 하자가 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우리가 지금 평가할 시점이 아니다. 여유를 두고 보면서 우리가 하나의 힘을 모아서 화합할 시대, 그런 타이밍이다”라고 말한 것에 호응하며 나왔다. 김 대표는 “(김용옥) 선생님께도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지 비판할 시점이 아니다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힘 모아 밀어주고 신발 끈을 (묶고) 다시 (힘을)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지난 12일 이 대통령 비판 발언에 대해서도 “민주당의 책임 있는 정치인 또는 도지사의 발언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했을 것 같다”라며 “왜 그렇게 말씀했는지는 본인의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일반적으로 민주당 중진의 발언이라고는 사람들이 생각 안 했을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추 지사는 12일 경기 남양주시 모란공원에서 열린 ‘2026년 경기도 민주화운동희생자 추모제’에서 검찰 출신 김지용 변호사가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점을 들어 “대통령이 내란 세력을 징벌해야 하는데 왜 이들에게 업혀 전전긍긍하는가”라고 했다. < 정혜민 기자 >
윤건영 “이 대통령, 국민 이기려 해선 안 돼…공소 취소·연임 개헌 정리해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최근 여론 악화의 본질은 신뢰 기반이 무너진 것이 핵심”이라며 “본질에 해당되는 부분에 대해선 ‘너무 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깔끔하게 정리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연임 개헌 논란에 대해 이 대통령이 논란이 더 확산하지 않을 만큼 분명한 뜻을 밝혀야 한단 뜻으로 풀이된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곧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있을 것 같다고 한다. 잘하시겠지만 괜한 걱정에 몇 자 올린다”며 이렇게 적었다.
그는 “우선 ‘밀리면 안 된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기세는 꺾여서는 안 되지만, 그렇다고 국민을 이기려 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국민의 목소리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첫 번째”라고 했다. 이어 윤 의원은 “‘타협하겠다’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이 정도면 될 거야, 이 정도면 나름 많이 양보했어 등의 생각은 금물”이라고 썼다. 윤 의원은 “찌꺼기를 남기지 말고 털어내야 한다”며 “공소 취소, 연임 개헌 등 국정 운영의 신뢰를 훼손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선 특히 그러하다”고 했다.
윤 의원은 신뢰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설명의 필요성을 거듭 언급하며 “그래야 떠난 마음을 조금이라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정책 운용의 잘못이라면, 다시금 이해를 구하고 정책 전환을 통해 새롭게 출발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신뢰 기반의 붕괴라면, 새출발의 동력 자체를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윤 의원은 “다음으로 대통령의 진심을 꾸미거나, 손댈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떠나간 지지층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건 대통령의 진심 이외에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칠고 투박하더라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게 좋을 듯하다”며 “국민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대통령의 언어로 진심을 전달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어 보인다”고 했다.
윤 의원은 아울러 ”글을 쓰다 보니, 잘하고 있는 분들에게 괜한 심려를 끼친 듯하다”며 “하지만, 지금 정말 많은 이들이 걱정하고, 또 걱정한다. 제2의 윤석열이 나타나면 안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윤 의원은 “지금부터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했으면 한다”며 “한참 남았고, 지금 다시 시작해도 충분하다”고 조언했다. < 최하얀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지 2주 만인 자진사퇴 기자회견을 연 용혜인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거취를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는 사실을 밝혔다.
용혜인 후보는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은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뜻을 알기에 저 역시 깊이 고심했다”며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하는 역할이다.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라고 후보 자진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최고위원도 이날 기자회견이 끝난 후 기자들에게 “제가 알기로 청와대와 별도 소통은 없었다”면서도 “(민주당으로부터) 어제 전달을 받았고, 전달받고 난 다음 용혜인 후보가 당 지도부와 상의하자고 요청해 상의 후 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11일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용 후보에 대한 지명 철회 가능성이 열려 있나’라는 질문에 “국민들께 설명을 드릴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는 것이 청와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 날인 지난 12일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 뒤 기자들과 만나 용 후보와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서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이 사안으로 청년 세대의 여론이 들끓고 있고, 이런 부분들을 마냥 좌시할 수 없다. 어떠한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밝히며 13일 고위 당정 협의에서 용 후보 관련 문제를 논의할 것 같다고 했다.
다음은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기자회견 전문.
성평등 장관 후보로 지명된 지 오늘로 딱 2주가 지났다. 대통령께서 30대 야당 국회의원을 국민주권 정부의 국무위원으로 지명하신 뜻은 민주 진보 진영 내에 연대의 정신을 살리고 현장과 호흡한 경험을 살려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기 위한 결단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줄곧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성평등가족부 장관의 역할이 무엇인지 고민했다. 지난 6년 의정활동을 하며 만났던 여성, 성소수자, 청소년, 성범죄 피해자와 유가족을 떠올리며 해내고 싶은 일이 참 많았다. 한 명의 여성도 더 잃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젠더 폭력에 더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함께 돌보고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가족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도록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 누구도 일과 양육 중 한 가지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 청소년이 어떤 환경에서도 마음껏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 싶었다.
무엇보다 국민 주권 정부의 탄생을 위해 앞장서 뛴 사람으로서 그 성공을 함께 책임지는 연대의 정신을 이어내고 싶었다. 비록 작은 정당이지만, 비전과 정책이 분명한 기본소득당과 저 용혜인에게 거는 기대와 함께 새로운 소임을 맡겨준 대통령의 결단에 참으로 감사했다.
그러나 지난 2주 동안 후보자 검증은 포기한 채 소수정당의 어려운 형편을 조롱하고 폄하하는 국힘 의원들의 행태와 사실확인은 뒷전으로 미루고 반론권조차 보장하지 않은 일부 언론들의 악의적인 왜곡보도가 끝없이 이어졌다.
인사청문회를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떳떳하지 않은 것이 없기에 국민 앞에 하나하나 소명하고 싶었다. 그러나 국힘은 끝내 인사청문회 일정 잡기를 거부했다.
일방적으로 쏟아지는 가짜 정보와 억측 속에, 국민께 진실과 또 제 진심을 직접 전하고자 먼저 나설 수밖에 없었다. 기자회견 후에 많은 분으로부터 ‘이제야 사실을 알게 됐다’ ‘오해가 풀렸다’ ‘앞으로도 힘내라’라는 지지와 응원의 말씀을 전해 들었다. 동시에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연 기자회견이 국회의원이 아닌 국무위원 후보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전해 주셨다. 제 부족함이다. 겸허히 수용한다.
저는 모두를 위한 성평등 실현과 연대의 정신으로 장관 후보 지명을 수락했고, 인사청문회를 통해 남은 의혹들을 해소해 나가겠다는 입장에는 지금도 변함이 없다. 다만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은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 그 뜻을 알기에 저 역시 깊이 고심했다.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하는 역할이다.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한 지금 여기서 멈추는 게 더불어민주당과 기본소득당 민주 진보 진영 내에 연대 정신을 이어가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저 용혜인은 이재명 정부 성평등 장관 후보자로서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만들어내고자 했던 저의 결심과 함께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 대통령께서 저를 믿고 큰일을 맡겨주셨던 믿음에 감사드린다. 그 소임을 다 하지 못해 송구하다는 말씀 전한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응원과 격려에 깊이 감사드린다. 끝까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하다. 제 부족함에 대한 지적도 하나하나 겸허하게 새기겠다.
후보자로서 약속드렸던 모두를 위한 성평등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길, 그리고 이재명 정부와 함께 기본소득 대한민국을 만들어 가는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는 점도 분명히 약속드린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저를 돌아보고, 겸허하고 성숙한 자세로 의정 활동에 매진하겠다. 진심을 담은 정치, 그리고 미래를 향한 희망으로 국민께 보답하기 위해 성심을 다해 나가겠다. 감사합니다. < 박서연 기자 >
용혜인 후보, 대통령 지지율 하락속 민주 결단 촉구에 ‘백기’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마친 뒤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후보자 지명 2주 만에 자진 사퇴한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불가’ 입장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용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가파른 지지율 하락 속에 현 정부 들어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못한 채 낙마한 첫 장관 후보자가 됐다.
용 후보자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한 장관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내야 하는 역할인데,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그 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주말인 12일 비서실장인 김태선 의원을 직접 용 후보자에게 보내 자진 사퇴를 권유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용 후보자 기자회견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비례대표 겸직 문제가 법적 위반은 아닐지라도, 국민적 눈높이와 정서에 온전히 부합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며 “민심을 종합한 김 대표의 자진 사퇴 권유를 비서실장인 제가 후보자에게 전달했다”고 썼다. 신지혜 기본소득당 최고위원은 취재진에 “어제 (민주당으로부터 사퇴 권유를) 전달받고 당 지도부와 상의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지난주 초부터 용 후보자와 교류해온 의원들을 중심으로 비공개 접촉을 이어가며 의원직 사퇴나 후보직 자진 사퇴 등을 권유했다. 그러나 용 후보자는 긍정적인 답을 내놓지 않았다. 오히려 그는 지난 10일 청와대나 민주당과 사전 조율 없이 기자회견을 열어 의원-장관 겸직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정면 돌파’ 의지를 밝혔다. 이 회견 뒤 여권 내 기류는 급속히 더는 기다리기 어렵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엄중히 바라보겠다”(11일 박성준 수석대변인), “청년 세대 여론이 들끓고 있어 마냥 좌시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12일 조계원 대변인)는 발언을 잇달아 내놨다.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용 후보자 본인은 기자회견으로 억울함을 호소하려 했을 테지만 의도와 다르게 역효과가 난 것 같다. 민주당 내 여론도 급속도로 안 좋아졌다”고 했다.
용 후보자 비토 기류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용 후보자에 대한 비판 여론이 2030 청년 세대는 물론 여당 지지층 사이에서도 높았던데다 이 문제가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가파르게 끌어내리는 원인으로 꼽힌 점이 주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8~10일 진행된 갤럽 여론 조사(전화면접)에서 용 후보자에 대해 ‘적합하다’는 응답은 13%에 그쳤지만 ‘부적합하다’는 응답은 61%였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적합 26%, 부적합 51%로 부정 평가가 갑절이나 우세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청년과 진보 지지층을 포괄하려는 목적의 인사였는데 오히려 그쪽에서 민심 이반이 나타나니 계속 끌고 가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지명을 철회할 경우 정치적 부담을 떠안을 수 있는 만큼, 추석 민심 여론이 더 악화되기 전에 김 대표가 용 후보자에게 자진 사퇴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출구를 마련한 셈이다. < 고한솔 김채운 손지민 기자 >
‘국면 전환’ 개각 역효과, ‘김승원 공세’로 이어져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장관직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운식 기자 yws@hani.co.kr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3일 후보자 지명 14일 만에 자진 사퇴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것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 강선우 여성가족부(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이어 네번째다.
용 후보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하여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장관 후보직을 오늘로써 내려놓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무위원은 국회와 정부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며 협력을 이끌어야 하는 역할”이라며 “여당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에서 국무위원직을 수행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금 여기서 멈추는 것이 민주당과 기본소득당 그리고 민주진보진영 내 연대의 정신을 이어나가는 데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인 김태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민심을 종합한 김 대표의 자진 사퇴 권유를 제가 용 후보자에게 (지난 12일)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후보자로 지명된 용 후보자는 비례 의원-장관 겸직 논란 속에 지난 10일 ‘사퇴 불가’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비판 여론이 이어지자 사흘 만에 사퇴를 발표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인사청문회가 열리기 전 낙마한 인사는 용 후보자가 처음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용 후보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인사를 위해 검증과 인선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로서는 인사 검증 부실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국민의힘은 당연한 귀결이라며 공세의 초점을 ‘코로나19 신약 로비 의혹’을 받는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옮겼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사필귀정’이다. 상식과 공정을 요구하는 국민의 준엄한 목소리가 만들어낸 당연한 결과”라며 “다음은 역대급 기득권 카르텔과 불법 의혹의 정점에 서 있는 김 후보자 차례”라고 논평했다. < 고한솔 기자 >
용혜인 낙마 다음날…기본소득당 “왜 비례만 사퇴, 지역구 의원도 장관 겸직 막자”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3일 국회 소통관에서 후보직 자진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비례대표 의원-장관 겸직’ 논란 끝에 성평등가족부 후보자 자리를 스스로 내려놓은 가운데, 오준호 기본소득당 대표가 비례 의원뿐만 아니라 지역구 의원들도 장관을 겸직하지 못 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오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기본소득당 중앙당사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의원과 국무위원의 겸직 문제를 이제 제도로 해결하자”며 이같이 말했다.
오 대표는 “장관직을 지역구 의원에게는 허용하고 비례대표 의원만 사퇴를 요구할 이유는 없다”며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구분하지 않고, 국회의원이 국무위원을 겸직하지 못 하게 하는 국회법 개정 방안을 공론장에 올리자”고 했다. 이어 “국민이 입법자로 선출한 사람은 국회에서 행정부를 견제하고, 국무위원으로 임명되는 의원은 의원직을 내려놓도록 원칙을 정하자”고 덧붙였다. 오 대표는 “기본소득당은 장관직 제안을 받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다당제 연합정치라는 대의와 원칙에 서있다”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비례 의원인 용 의원은 장관 후보자 지명 2주 만인 13일 자진 사퇴했다. 용 후보자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당으로부터 ‘후보자와 기본소득당이 처한 상황을 존중하지만,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을 두고 국민적 공감대가 넓지 못한 상황을 고려해 후보자가 결단해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난달 30일 후보자로 지명된 용 의원은 지난 10일 ‘사퇴 불가’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비판 여론이 이어지자 사흘 만에 사퇴했다. < 송경화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여온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 연안의 주요 도시 모카를 접수하면서, 홍해 입구의 전략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장악을 눈앞에 뒀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이란의 대리세력 중 하나로 꼽히는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하고 홍해 선박 통항을 통제하게 될 경우 글로벌 해상 물류는 물론 중동전쟁 판도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은 10일(현지시간) 4명의 예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후티가 모카를 장악, 전략적 요충지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제권 확보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후티 반군이 모카를 장악한 뒤 홍해의 전략 도서인 하니시 제도를 겨냥해 공격을 개시했다고 전했다.
이후 복수의 정부군 소식통은 후티 반군이 이미 하니시 제도에 도달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는 정부군과 동맹군은 마윤 섬 맞은편 해협에 인접한 두바브 지역으로 병력을 재배치하고 있다.
AFP 통신도 예멘군 소식통을 인용해 같은 소식을 전했다.
이 소식통은 "후티 반군이 모카를 장악했으며 현재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향해 진격 중"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로켓 공격과 전투원을 태운 보트를 이용한 지상 강습 끝에 홍해 남부의 주카르 섬까지 장악했다.
현지 목격자들은 반군 병력이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시내로 진입하는 모습을 봤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유포된 영상에는 반군 대원들을 태운 픽업트럭이 모카 시내를 질주하는 모습이 담겼다.
모카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북쪽으로 약 70~80km 떨어진 곳에 있는 전략적 항구도시다.
후티 반군이 이곳을 장악했다는 것은 해협으로 향하는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뜻이다.
모카에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직접 맞닿은 두바브와 셰이크 사이드 곶(아라비아반도의 남서쪽 끝)이 나온다.
이 해안을 장악해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을 육안으로 감시하고 지상군과 단거리 무기 등을 직접 배치할 수 있다.
또 바브엘만데브 해협 한가운데 위치해 해협을 두 갈래로 가르는 마윤 섬까지 장악하게 되면 해협의 선박 통항까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 다만 이 섬은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의 지원을 받는 예멘 남부 분리주의 세력(남부 과도위원회) 등 반(反) 후티 진영이 활주로와 군사기지를 구축해 통제하고 있다.
두바브나 마윤 섬을 물리적으로 완벽히 점령하지 못했다고 해도, 후티 반군은 모카를 장악함으로써 해협 통행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
모카는 후티 반군이 보유한 지대함 미사일, 자폭 드론, 고속정 등이 출격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지나는 상선이나 군함을 직접 타격하기에 충분히 가까운 거리다.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완전히 통제하게 될 경우, 후원국인 이란은 미국과의 전쟁에서 결정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해 걸프지역에서 생산된 석유와 가스 등 에너지의 수출이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가운데 우회로인 홍해까지 막힐 경우 최대 산유국 사우디의 석유 수출은 수에즈 운하와 희망봉을 돌아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우디는 이란 전쟁으로 전 세계 석유의 5분의 1이 통과하던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이후 홍해 수송로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왔다.
후티 반군 대변인이자 협상단장인 모하메드 압둘살람은 성명을 통해 "홍해 연안의 군사 작전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국가적 조치로, 국내 평화를 위협하는 도전과 야욕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멘 공화국은 주변국이나 아랍 및 이슬람 국가, 나아가 전 세계 어떤 국가에 대해서도 야욕을 품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압둘살람 대변인은 또 "해당 해역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국제 무역은 안전하고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는 불필요하다"면서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항행 및 국제 무역은 예멘으로부터 어떠한 위협도 받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다만, 후티 산하 인도주의작전조정센터(HOCC)는 전세계 국제 해운사에 "기존에 발령된 사우디 선박 운항 금지 조치를 제외하고 모든 선사의 홍해 항행은 안전하다고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그동안 핵심 해운 항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과 맞닿은 홍해 연안 지역으로의 진격을 시도하며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과 치열한 교전을 벌여왔다.
아시아와 유럽을 홍해와 수에즈 운하로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석유 등 에너지 자원의 주요 수출로로 중요성이 급격히 커졌다. < 김상훈 기자 >
'속전속결' 후티의 바브엘만데브 장악전…중동전쟁 판도 흔드나
휴전 파기 한 달 만에 홍해 입구 통제 눈앞
전문가들 "호르무즈 · 홍해 '이중 병목' 위기…사우디 원유 우회로도 위협"
미국 중간선거 앞두고 유가 100달러 돌파…이란 '비대칭 반전 카드' 되나
후티 반군 대원들 [EPA 연합]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홍해 남부의 핵심 해상 회랑을 빠르게 장악하며 중동 분쟁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장기 대치에 빠져든 사이, 후티가 아라비아해와 홍해, 수에즈 운하를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조여오며 중동 전쟁의 균형을 크게 흔드는 형국이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지난달 휴전 종료를 선언한 지 불과 한 달 만에 홍해 거점 항구도시 모카를 함락하고 전략 요충지인 하니시 제도까지 전격 장악했다.
예멘 정부군과 사우디아라비아 동맹군이 해협을 굽어보는 두바브와 페림 섬(마윤 섬) 일대로 급히 병력을 보내 방어선을 쳤지만 후티의 공세를 막아내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 남서부 공군기지 일대에 하루 네 차례나 비상경보가 울릴 만큼 후티의 사우디 본토 타격 화력이 거세 전선 유지에 큰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 전문가들은 후티의 이번 공세를 이란의 치밀한 '비대칭 연합 전략'으로 보고 있다.
미국 안보 분석기관 이글 인텔리전스 등은 현 상황을 중동의 양대 물류 동맥이 동시에 위협받는 '이중 초크포인트'(Dual-Chokepoint·해상 병목 구간) 위기로 규정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차질과 홍해의 안보 불안이 맞물리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을 옥죄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사우디의 안보·경제적 타격이 치명적이다.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0%를 차지하던 호르무즈가 위협받자, 사우디 등 걸프 산유국들은 원유 수출 물량을 홍해 쪽 동서 송유관(페트로라인)으로 대거 우회시켜 왔다.
2026년 9월 9일 공개된 배포 영상 캡처 사진. 예멘 알자우프로 알려진 지역에서 사우디의 지원을 받는 군과의 교전 중 후티 반군의 공격을 받은 차량이 불타고 있다. [로이터 연합]
그러나 후티가 홍해 남쪽 출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마저 실질적으로 틀어쥐면, 아라비아반도 동서 양쪽의 수출로가 모두 막히는 초유의 포위 상태에 놓이게 된다.
예멘 안보 전문 연구소 아바드 스터디는 "후티 반군은 해협을 완전히 점령하지 않더라도 모카항 장악과 드론·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만으로 통항로를 사실상 마비시킬 역량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해군력이 호르무즈 해협에 집중된 틈을 타, 이란과 대리 세력이 중동의 양대 에너지 회랑을 동시에 쥐고 흔들 강력한 전략적 지렛대를 확보한 셈이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도 최근 "후티 반군은 이란의 대리 세력이며 이번 사태 배후에는 분명히 이란의 손길이 있다"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이란은 파키스탄을 통한 사우디의 항의에 "후티는 독자적으로 행동한다"고 선을 긋고 후티 역시 "국제 상선의 항행은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직접적인 개입 책임을 피하려는 외교적 수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두 번째 핵심 수송로마저 봉쇄될 수 있다는 공포에 이날 브렌트유 가격은 단숨에 3.5% 급등해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 도시 현황 [AI 생성 이미지]
위험 해역을 피해 글로벌 선사들이 아프리카 희망봉으로 뱃머리를 돌릴 경우, 운항 일수가 열흘 이상 늘어나고 운임과 보험료가 치솟아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
특히 후티의 바브엘만데브 진격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대형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반면 제재와 해상 봉쇄, 군사 타격 등 미국의 '질식 작전'에 몰렸던 이란 정권에는 역내 긴장을 통제 불능 수준으로 끌어올려 미국의 양보를 압박할 수 있는 회심의 반전 카드가 될 수 있다. < 김상훈 기자 >
이란 혁명수비대 "호르무즈서 미 스파이 무인정 타격"
혁명수비대 연계 매체 세파 뉴스가 8일 공개한 미국의 무인 잠수정.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 [세파뉴스 텔레그램 캡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의 무인 정찰정을 타격했다고 주장하며 해협 봉쇄와 추가 공격을 경고했다.
10일(현지시간) 이란 국영 IRIB 방송 등에 따르면 알리 아즈마에이 혁명수비대 해군 사령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체 번호 5838번을 단 미군의 스파이 무인 함정을 표적 타격했다"고 밝혔다.
아즈마에이 사령관은 "호르무즈 해협은 현재 봉쇄됐으며 혁명수비대의 정보 감시와 스마트 통제 아래에 있다"며 "어떠한 적대적 움직임도 타격 대상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앞서 혁명수비대 해군은 지난 8일에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의 최신형 무인 잠수함을 나포했다고 주장했다. < 김상훈 기자 >
지난 2024년 제76주년 국군의 날 미디어데이 리허설에서 전투기 호위 받으며 비행하는 해군 해상초계기(P-8A) [연합 자료사진][2026.09.08 송고]
'호르무즈 파병' 여건 파악 등을 위해 중동에 파견됐던 국방부 현지조사단이 10일 귀국했다.
지난 주말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한 현지조사단은 조사 활동을 마치고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현지조사단은 공항에서 대기 중인 취재진을 피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귀국했다.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 문제를 그만큼 민감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조사단은 우리 전력이 현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군사 거점과 기항지를 확인하고, 정비·보급 등 현지 지원 여건과 작전 환경을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
호르무즈 해협과 인접한 UAE에는 미군의 대표적인 중동 내 기지인 알다프라 공군기지가 있다. 정부가 호르무즈에 파견할 수 있는 자산으로 해상초계기 P-8 포세이돈을 유력하게 검토해 온 만큼 알다프라 기지 내 P-8 운용 여건 등을 확인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사단에는 국방부 관계자뿐 아니라 외교부 실무진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의 '국군의 해외파병업무 훈령'에 따르면 파병 후보지에 파견되는 현지 조사단은 복귀 후 조사활동 보고서를 작성해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 보고하는 절차를 밟게 된다.
다만 조사단 활동이 현지 상황 파악 등 일종의 '초벌 검토' 차원에서 이뤄진 만큼 파병 여부에 대한 정책적 결정 절차로 곧바로 이어지는 수순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이두희 국방부 차관은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현지조사단 방문은 파병을 전제로 한다거나 파병을 준비한다기보다, 전반적 상황을 평가하고 검토하기 위한 단계"라고 말했다.
이 차관은 파병과 관련해선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면서 "국가적 차원에선 국민의 안전이나 국가의 경제적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프랑스 국빈 방문 일정을 마무리하고 이날 귀국한 만큼, 조만간 파병 여부를 둘러싼 방향성이 구체화할 가능성도 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전날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대통령이 의사 결정의 최종 책임자로, NSC에서 모든 게 논의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논의가 진척된다면 파병 관련 안건이 내주께 NSC에 올라갈 가능성도 일각에선 거론되지만, 정부는 현재 파병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신중한 기류를 보이고 있다.
성 수석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에 대한 책임 있는 기여 방식을 놓고 다양한 옵션이 있는데, 구체적 방식은 아직 최종 결정된 바 없다"고 거듭 말했다.
그는 '다양한 옵션'에 파병 외에 어떤 것이 있느냐는 진행자 질문에 "파병 옵션이 아니라면, 기술적 지원도 있을 수 있겠다"며 "파병이라는 방식으로 전투병이나 비전투병 같은 부분을 고민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고 다른 방식의 기여 방안도 한번 지혜롭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실제 우리 병력이 투입되는 데는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무인 장비 등 다른 방식의 지원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검토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호르무즈 해협 [AFP=연합 자료사진]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의 호르무즈 관련 기여 수준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는 등 압박을 가하는 점은 한국에 외교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란의 비핵화 노력에 동참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으나 '사양하겠다!'(No thanks!)는 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해당 게시글 이후 미국 측으로부터 각급 채널을 통해 호르무즈 기여를 요청하는 움직임도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의 압박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을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미측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염두에 두고 그때까지 파병해달라고 요청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으나, 국방부는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한 바 있다.
최근 정부 내에서는 과거보다 더욱 검토가 신중해진 기류도 감지된다.
이미 정부가 미국과 수개월간 전력 등을 포함해 실질적 기여방안을 협의해 온 상황에서 미국이 압박 수위를 높인 셈인데, 오히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정부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예정된 한미간 고위급 접촉 등에서 호르무즈 문제가 어떻게 논의될지도 관심이다.
한미 국방당국은 다음 주 부산에서 하반기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기여는 전통적으로 KIDD에서 다뤄지는 동맹 사안은 아니지만, 미국 측이 제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김효정 김지헌 김철선 기자 >
국민 45% "호르무즈 파병 반대"… 여 지지층은 55%가 반대[NBS]
진보층 60% '파병 반대'…보수층선 53%가 '파병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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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미국 요청에 호르무즈 군사적 자산 파병안 구체화 = 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해상초계기, 군수지원함 등 군사적 자산을 파병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4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병력과 자산을 파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파병 전력으로는 바닷속 잠수함을 찾는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 함대에 유류 및 탄약 등 군수품을 지원하는 대형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1천t급)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 2018년 취역식 당시 소양함 모습. 2026.9.4 [연합 자료사진] photo@yna.co.kr
국민 10명 중 4명 이상이 군을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0일 나왔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7∼9일 만 18세 이상 남녀 1천2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공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해상초계기·군수지원함 등을 파병하는 방안에 대해 응답자의 45%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파병에 '찬성한다'고 답한 비율은 36%, 모름 또는 무응답은 19%였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와 50대에서 '반대한다'는 응답이 각각 54%와 59%로 과반이었다. '찬성한다'는 여론은 20대 이하(40%), 60대(42%)에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