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다음달 또는 내년 1월에 교체될 듯

 
진영승 신임 합동참모의장이 2025년 9월30일 서울 국방부 연병장에서 열린 제44ㆍ45대 합동참모의장 이·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
 

진영승 합동참모의장(합참의장)이 12·3 내란을 극복하는 인적 쇄신 차원에서 합동참모본부(합참) 소속 장군들을 전부 교체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곧 있을 중장급 군 인사에서 합참 본부장 4명(정보·작전·전략기획·군사지원본부장)이 모두 교체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9월 초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 임기 내 첫 대장(4성 장군)급 인사에서도 12·3 내란 당시 군 지휘부였던 대장 7명을 모두 교체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주 진영승 합참의장이 합참 소속 장군들 전부와 2년 이상 근무한 중령과 대령들을 모두 교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진 의장이 임기 초반에 12·3 내란 극복 차원에서 강한 물갈이 의욕을 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교체되는 합참 근무자들은 국방부나 육해공군으로 옮겨가고, 합참 밖에서 근무하던 이들이 합참에 들어오게 된다.

 

합참은 지난해 12·3 내란 때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군병력 투입 상황을 전혀 통제하지 못해 직무유기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올해 9월30일 취임한 진 의장(공군 대장)은 지난달 14일 국회 국방위원회의 합참 국정감사 때 12·3 내란에 군이 투입된 것을 “군복을 입은 군인임에도 국가와 국민을 지켜야 하는 의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반성한 바 있고, 합참의장 후보자 시절인 9월24일에는 “비상계엄 때 군 투입을 국민께 사죄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합참 소속 장군은 40명 안팎이고, 대령은 100명 안팎, 중령 이하는 600명 안팎이다. 진급 인사가 마무리된 중령들은 이달 말, 대령과 장군들은 이르면 다음달 또는 내년 1월에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2년 이상 근무한 중령과 대령은 전체 대령·중령 근무자의 절반가량이고 합참 근무 주기가 2년이라 원래 교체 대상이었다.

 

진 의장이 합참 소속 장군 전원 교체를 지시했지만, 합참의장이 이들에 대한 인사권이 없어 실제 물갈이 폭은 준장·소장 인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다. 장군 인사는 각 군 참모총장, 국방장관이 협의해 안을 짜고 대통령이 재가한다. 국군조직법상 합참은 군령에 관하여 국방부 장관을 보조하고 전투를 주 임무로 하는 각 군의 작전부대를 작전지휘·감독한다. 군정권에 해당하는 군 인사 업무는 육해공군 총장이 담당한다.

 

합참의장의 ‘장군 전원 교체 지시’와 관련해 합참은 6일 밤 “인사 쇄신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나, 현재 결정된 사안은 아니다”라는 공식 입장을 냈다.   < 권혁철 기자 >

 

강훈식 “내란 당시 공무원 행적·책임 묻는 별도 조직 검토”

국회 운영위 대통령실 등 국감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연합
 

대통령실이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12·3 내란 당시 각 부처 공무원들의 행적과 관련한 책임을 묻는 조직을 발족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국감은 출범 5개월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한 첫 국감이기도 하지만, 내란 이후 ‘윤석열 대통령실’에 대한 국감을 실시하지 못한 만큼 이와 관련한 질의도 쏟아졌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대통령실을 상대로 한 국감에서 “내란 당시 전 부처에 걸쳐서 공무원들이 역할을 한 것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는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내란특검 수사는 핵심 사안에 한정돼 있다. 더 많은 범위에서 더 많은 것들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에 대해서도 행정적인 절차와 책임을 확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와 관련한 별도 조직이 필요하다면 발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수사와 별도로, 공직자들의 내란 과정에서의 역할에 대한 별도 감찰 가능성을 밝힌 것이다.

 

김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 직후인 지난해 12월5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게 계엄 선포 경위를 설명하는 문서를 전달했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내란 당시 공무원들의 역할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제기했다. 그는 “(문서) 결재 라인에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이 있다. 제2의 내란을 획책한 게 아닌가 하는 유력한 근거”라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게 이 문서가 전달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지만, 제보가 사실이라면 비상계엄 해제 직후에도 공무원들이 여전히 내란을 지속시키려고 했다는 취지다.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윤 전 대통령에게 ‘국가비상입법기구 예산을 편성하라’는 계엄 문건을 받은 직후 “한국투자공사를 통해 비상 자금을 마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도 새로 제기됐다. 허영 민주당 의원이 이러한 제보를 소개하자 강 비서실장은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처를 통해 확인해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감에서 대통령경호처는 업무보고 도중 “작년 비상계엄 상황과 영장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부적절한 처신으로 인해 국가적 혼란과 국민 여러분께 마음의 상처를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 무척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내란 당시 윤 전 대통령을 불법적으로 경호한 데 대해 처음으로 공식 사과했다. 경호처는 “(앞으로) 법적 절차를 준수하며 낮은 경호를 실천하는 등 국민의 신뢰를 받는 대통령경호처로 거듭 태어날 것임을 이 자리를 빌려 약속드린다”고도 했다.

 

야당은 이 자리에서 대통령실이 여당에 ‘재판중지법’(현직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중지하는 내용) 추진을 중단하라고 밝힌 것을 되레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당이 여러 ‘대통령 구하기’ 입법을 추진하는데 배임죄 폐지를 하면 이 대통령의 재판은 면소로 끝나고 대북송금 사건도 아예 공소 취소를 하려고 법무부에서 작업하고 있다. 면소나 공소 취소를 하면 퇴임 이후에도 편히 지낼 수 있으니 재판중지법을 중단한 것 아니냐”(곽규택 국민의힘 의원)는 것이다. 곽 의원은 “산신령과 도끼 설화 같다. 낡아빠진 새 도끼 대신 금도끼, 은도끼를 내놓으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비서실장은 이에 대해 “법적 판단은 법원의 몫이고 국민의 판단은 선거(대선 승리)로 증명됐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 엄지원 고경주 기민도 기자 >

 

궁능유적본부로부터 주칠함 - 백동 촛대 등 9점 공예품 실제 '대여'

 
김건희 여사와 경복궁 건청궁 옥호루. 한겨레 자료사진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2023년 3월 사전 연락 없이 경복궁 건청궁을 방문해 둘러본 다음 날, 대통령비서실이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장에게 전화해 건청궁 안에 있던 왕실 공예품 대여를 직접 문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설명을 종합하면, 대통령비서실 관계자는 2023년 3월6일 당시 궁능유적본부장에게 전화해 ‘건청궁의 공예품을 빌릴 수 있냐’고 물었다. 건청궁의 공예품들은 진본을 대신해 전시할 목적으로,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와 이수자 등 전승자들이 제작한 재현품이다. 전승공예품 선정·대여 업무는 통상 대통령비서실에 파견된 학예연구사들이 전담하는데, 이렇게 대통령비서실이 나서 특정 궁궐의 공예품 대여를 요청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대통령비서실의 요청을 받은 궁능유적본부 쪽은 ‘건청궁 생활상 재현 전시용을 제외한 일부 공예품에 한해 대여가 가능하다’고 회신했다. 이후 대통령비서실은 2023년 3월14일 궁능유적본부로부터 △보안 2점 △보함 2점 △주칠함 2점 △백동 촛대 1점 △사방 탁자 2점 등 9점의 공예품들을 대여했다.

 

보안은 어좌(용상) 앞에 두는 탁자로 의례용 인장인 어보를 올려두는 용도로 쓰였고, 보함은 왕실에서 옥새 등의 중요 물품을 보관하기 위해 만든 공예품이다. 주칠함의 경우 붉은색, 즉 왕을 상징하는 색으로 칠한 상자로 궁궐에서만 사용하던 물건이라고 김 의원은 설명했다.

 

경복궁 건청궁 곤녕합 내부. 연합

 

당시 대통령비서실이 궁능유적본부에 보낸 공문을 보면, 대통령비서실은 ‘한국 문화의 우수성 홍보’를 대여 목적으로, ‘대통령실 주최 국가 주요행사용 물품 전시’를 활용 계획으로 기재했다. 전시 장소는 대통령실 청사 등이라고 했으나, 실제 어떤 장소에 비치했는지는 관련 기록이 삭제돼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통령비서실은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인 지난 4월15일 9점을 모두 궁능유적본부에 반환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비서실의 대여 요청 하루 전 건청궁을 방문했던 김건희 여사의 입김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과 함께 2023년 3월5일 경복궁 관람 마감 시간인 오후 5시께 사전 연락 없이 경복궁을 방문해 일반인 통제구역인 근정전, 경회루 2층, 향원정, 건청궁을 차례로 들렀다.

 

건청궁은 경복궁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 잡은 곳으로 조선 26대 임금 고종과 명성황후의 집무·생활공간이다. 특별 관람을 제외하면 내부 관람이 제한돼 문이 닫혀있다.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김교흥 의원(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건청궁 앞에 도착해 “문을 열라”고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윤 전 대통령 부부는 명성황후의 침전인 곤녕합에 단둘이 들어가 10분 정도 머물렀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2022~2025년 재임 기간에 총 12번에 걸쳐 궁능 유산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부부가 함께 참석한 공식행사 일정도 있었으나, ‘건청궁 방문’처럼 비공식 방문도 있었다. 특히 김 여사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등과 함께 휴궁일인 2023년 9월12일 경복궁을 방문해 국보 223호인 근정전에 들어간 뒤 어좌에 앉은 게 뒤늦게 드러난 바 있다.

 

김 의원은 “김건희씨가 윤석열과 함께 건청궁을 방문한 직후, 대통령비서실에서 건청궁 물품을 빌려달라고 요청했다”며 “이런 사람이 대한민국을 3년 동안 좌지우지하며 잘못 되도록 만든 일을 국민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지금이라도 관련된 진실을 모두 밝혀내야 된다”고 말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건희씨가 주요 문화재에 함부로 들어가 국민들의 역린을 건드린 사태에 대해서 발본색원하고 내용들을 다 확인해서 보고를 드리겠다”고 밝혔다.                        < 심우삼 기자 >

 

김영배, 대통령실 국정감사서 제보 문서 공개

"외교담당자 거부하자 장관 명의로 보낸 듯"
트럼프 쪽에 보낸 문건엔 "종북에 대항" 설명
김영배 "제2 내란 획책 근거…특검에 넘겨야"

"결재라인 보니 김태효 1차장 지시처럼 보여"
강훈식 "조사 조직이 필요하다면 발족 검토"
운영위 퇴장하던 이기헌-송언석 몸싸움도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내란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4일 외교부장관 명의로 주미대사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장의 문서가 전달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025.11.6. 국회방송TV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석열이 12·3 불법 비상계엄이 해제된 뒤인 지난해 12월 5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 쪽에 계엄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문서가 전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여당 의원은 "제2 내란을 획책한 것이라는 유력한 근거"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은 6일 대통령비서실·국가안보실·대통령 경호처에 대해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12월 5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 이름으로 당시 조현동 주미대사한테 공문을 보내서 미국 백악관과 트럼프 당선자 측에 문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를 보고받은 적이 있느냐'는 김 의원의 물음에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은 국회가 계엄을 해제하고 나서 본인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11개월 이상 숨겨온 것이 제보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트럼프 쪽에 전달한 문서는 두 장이다. 발신자 외교부 장관, 수신자 주미대사로 적힌 한 장은 백악관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문서에는 "국회는 22건 정보관료 탄핵 소추를 발의하고 판사를 겁박하고 검사를 탄핵해 사법 업무를 마비시켰다"며 "윤 대통령은 (이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신념에 따라 헌법의 테두리 내에서 정치적 시위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윤 대통령은 평소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기독교적 가치관에 따라 종북 좌파 및 반미주의에 대항하고자 하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적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5.11.6. 연합
 

또 다른 문서는 트럼프 쪽에 보내는 것으로, "미국의 신(新)정부하고도 이런 입장에 기초해서 관계를 맺어가겠다"고 적혀 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국가 운영에 관한 트럼프 당선인의 철학을 지지하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기독교적 가치관에 입각해 대한민국을 운영해 왔다"는 내용도 담았다.

 

김 의원은 "제2 내란을 획책한 것이라는 유력한 근거라고 본다"며 "당시 외교비서관이 외교부에 문서를 보내라고 지시했는데 담당자가 거부했다. 옷 벗겠다, 사표 내겠다고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담당자가 거부하니) 장관한테 직접 지시한 것 같다"며 "장관 이름으로 이걸 보내고 장관을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 누구겠냐. 내가 보니 결재라인에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까지 되어 있었다. (안보실 실세였던) 김 전 1차장이 지시한 것 같다"며 "민정수석실에서 즉시 조사하고 특검에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거듭 "지난해 12월 4일 날 새벽에 국회가 계엄을 해제했지만 대통령실과 외교부가 (이런 내용의) 공문을 미국과 신정부까지 보낸 것은 명백하게 내란을 지속하겠다는 것 아니냐"면서 "이것보다 명확한 증거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 비서실장은 "더 많은 범위에서 더 많은 것들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부인하기 어렵고, 그것에 대해서도 행정적인 절차와 책임을 확인하고 맡도록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조만간에 그것(내란)과 관련된 별도의 조직이 필요하다면 발족하는 것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기헌 의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의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 설전으로 정회된 직후 이른바 '배치기'를 하며 충돌하고 있다. 2025.11.6. 연합
 

운영위, 59분 만에 정회…이기헌-송언석 몸싸움

 

한편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국감 시작 뒤 신상 발언에서 "제가 김현지 부속실장 관련된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니 민주당이 조직적으로 '입틀막' 하는 것에 대해 항의한다"고 했다.

여야 간 고성이 오가 회의 진행이 불가능해지자 김병기 운영위원장은 "이렇게 계속 정쟁으로 감사가 진행되는 게 옳냐"며, 감사 개시 59분 만에 정회를 선언했다.

 

정회 이후 국감장을 퇴장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이기헌 의원과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간 몸싸움도 벌어졌다. 송 원내대표는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정회 후 회의장 문을 나오는 상황에서 이 의원이 다가오더니 그대로 몸을 부딪쳤다. 국회선진화법 이후 어떤 물리적 접촉이나 폭력 행위도 금지됐으나, 불행히도 오늘 대통령실에 대한 국감이 있는 운영위 회의장에서 폭력행위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야당 원내대표에 대해 대낮에 테러와 유사한 폭력 행위가 발생한 데 대단히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이 의원도 기자회견을 열어 "국감을 방해하는 건 국민의힘 당신들이라고 했더니 (송 원내대표가) 뒤돌아서서 제게 몸을 던지다시피 했다"며 "피해자는 저인데 폭력배라고 하는 것 등에 대해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당시 상황을 다시 설명했다. 그는 "송 원내대표는 내 앞을 걸어가면서 '국감 무산시키려고 작전 세운 거야 뭐야'라고 소리를 질렀고, 저도 '왜 소리를 질러'라고 맞섰다"고 했다.

 

이어 이 의원은 "그 순간 송 원내대표가 뒤를 돌아 저에게 돌진하며 몸으로 밀쳤다. 잠시 소란이 있었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다녀왔다. 이게 전부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의힘은 제가 육중한 몸으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억지 주장을 펼치고 있지만, 실제 배치기 피해자는 바로 저다. 저에게 죄가 있다면 배가 나왔다는 것뿐"이라고 했다.                                                                             < 김민주 기자 >

심사위원회 “5·18 아픈 역사 되풀이하지 않고 계엄군의 방해와 위협에도 상세한 기록 남겨”

우원식 국회의장 “총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현장 전한 분들의 용기와 연대에 깊은 경의”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국회 현장. ⓒ연합
 

12·3 불법 비상계엄 당시 긴박했던 국회 현장을 카메라에 담은 국회 출입 영상기자들이 2025년 힌츠페터 국제보도상 뉴스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공동 주최자인 5·18기념재단과 한국영상기자협회는 5일 뉴스상 부문에 ‘한밤의 계엄령-2시간 38분의 기록’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상자인 국회출입 영상기자 48인은 KBS·MBC·SBS·YTN·MBN·OBS·JTBC·연합뉴스TV·KBC·G1·아리랑TV 등 국내 방송사와 일본 방송사인 NHK·TV아사히·후지TV 소속이다.

 

힌츠페터 국제보도상은 민주주의·인권·평화 발전을 위해 싸우는 현장에서 역사를 기록하는 영상기자를 발굴하는 국제보도상으로, 1980년 5월 계엄군의 시민 학살 참상을 영상으로 기록해 세계에 알린 위르겐 힌츠페터 영상기자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만들었다.

 

심사위원회(위원장 마리오 슈미트)는 뉴스 부문 심사평에서 “‘계엄’을 내세운 쿠데타 상황에서 용기를 내어, 민주주의의 위기를 현장에서 기록하고, 세상에 알린 한국영상기자들의 기자정신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사회가 직면한 민주주의의 위기, 자유사회의 붕괴 위기를 현장에서 신속하게 취재 보도해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 알림으로써 시민과 정치인, 쿠데타에 동원된 군인들에게 급박한 민주주의의 위기 상황을 올바로 인식하고 판단해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심사위는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한국의 영상기자와 언론인들이 제대로 취재 보도하지 않은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진실의 전달자, 역사의 기록자로서 자기 사명을 다한 점 등을 들어 뉴스상의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일 밤 10시23분,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국회 출입 영상기자들은 즉시 국회로 향했다. 경찰 봉쇄를 피해 국회 담을 넘고, 동료가 붙잡히는 상황도 겪었다. 이들은 국회 내에 도착한 후 영상기자실 열쇠를 찾아 카메라와 장비를 챙겼고, 단체 채팅방을 통해 상황과 진입 경로를 공유했다.

 

국회영상기자단은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초유의 상황에 공동 취재를 결정했다. 취재 영상은 모든 풀단의 송출망을 개방해 동시에 송출했고, 기자들은 본관 안팎으로 흩어졌다. 밤 11시, 계엄사령부가 포고령을 통해 강압적 언론 통제를 예고했다. 국회 취재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고, 영상기자들은 계엄군을 막아선 시민과 보좌진, 동료들과 현장을 지켰다.

 

12월4일 자정을 넘어 계엄군의 본관 진입 시도가 본격화되자, 기자들은 현장을 놓치지 않았다. 국회방송 중계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본회의장에는 단 한 명의 영상기자가 남아 긴박한 상황을 전 세계에 생중계했다. 새벽 1시3분, 참석 의원 전원 찬성으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되었고 이 소식은 실시간으로 세상에 전해졌으며 계엄군은 철수했다.

 

심사위원회는 “기자들은 군 헬리콥터와 무장한 계엄군을 마주하며 극도의 공포를 느꼈지만, 사명감으로 카메라를 놓지 않았다. 계엄군의 방해와 위협에도 불구하고 상세한 기록을 남겼으며, 이는 추후 계엄 사태를 분석하는 중요한 자료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5일 2025 힌츠페터국제보도상 시상식 축사에서 “수많은 힌츠페터 키즈들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 산증인이 되어서 12·3 비상계엄을 막아냈다”며 “만약에 12·3 비상계엄이 성공했더라면 이재명 대통령도 저도 그리고 여기 와 있는 국회의원들도 그리고 많은 기자님들도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수상자들을 향해 “비상계엄이라는 초유의 상황에서도 국민의 알 권리를 지키기 위해 헬기와 탱크, 총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현장을 전한 분들의 용기와 연대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보도 현장에 선 카메라는 가장 강력한 무기이자, 민주주의의 마지막 방어선”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 언론의 자유가 위협받고, 많은 언론인이 목숨을 잃고 있다. 그들의 희생을 잊지 않고 뜻을 이어가는 길은, 우리가 언론의 자유를 지키고 민주주의·인권·평화를 더 넓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 정철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