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관 판사, '명태균 여론조사' 사건에도 엄정
윤석열·김건희 '김영선 공천' 통화, 온국민 들어
그럼에도 우인성 판사는 "계약서 없다" 면죄부
김인택 판사도 "국힘 공관위가 공천 결정" 무죄

상식 부합하는 판결에 목말라…이진관이 '해갈'
"사법부 신뢰 회복, 더도 덜도 말고 이진관처럼"
"대법원, 김건희 무죄 원심 파기해 바로잡아야"
조선일보는 '이진관식 재판' 떨떠름…"비판 상당"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는 13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명 씨에게도 징역 1년 6개월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 결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법정 중계 영상 갈무리

 

내란 관련 사건에서 다른 정치적 고려 없이 법과 양심에 따라 시종일관 추상같은 판결을 해온 것으로 평가받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가 13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명 씨에게도 징역 1년 6개월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 결정을 내리자 "상식의 회복"이라는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을 청탁한 명 씨에게 2022년 5월 9일 전화해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나한테 들고 왔길래 내가 그거는 김영선이를 좀 해줘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 "내가 하여튼 상현이(윤상현)한테 한 번 더 얘기해 놓을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 등의 발언을 한 통화 녹취를 비롯해 여론조사의 대가성을 입증하는 생생한 증거 자료와 구체적 정황들이 만천하에 공개된 상황에서 이번 판결한 당연한 사법적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윤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에게 1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우인성 부장판사와 항소심 서울고법 형사15-2부 신종오·성언주·원익선 고법판사는 ▲윤석열·김건희 부부가 명태균과 여론조사 '계약서'를 작성한 바가 없으며 ▲무상 여론조사를 대가로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는 등의 황당한 이유를 들어 연달아 무죄 선고를 내린 바 있다.

 

아울러 창원지법 형사4부 김인택 부장판사도 명 씨와 김 전 의원에 대해 ▲총액 8000여 만 원에 달하는 이른바 '세비 반띵'이 공천과 관련됐다고 볼 수 없고 ▲국민의힘 공관위에서 토론을 거쳐 다수결로 공천을 결정했다는 등 역시 억지스러운 논리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전부 면죄부를 준 터였기 때문에 시민들 다수가 건전한 법 상식과 사회 정의에 부합하는 판결에 목마를 수밖에 없었다. 그 같은 국민적 갈증을 결국 이진관 부장판사가 '해갈'해준 셈이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일어나 선고 내용을 듣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1396만여원을 선고했다. 2026.7.13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참여연대는 논평에서 이 부장판사의 판결을 두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육성이 공개되었음에도 김건희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우인성 부장판사), 2심(서울고법 형사15-2부 신종오·성언주·원익선 부장판사)을 뒤집은 판단이다. 상식의 회복이 아닐 수 없다"며 "윤석열은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 공천에 개입해 정당민주주의를 훼손했다.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일삼아온 윤석열과 김건희, 명태균은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힘은 명태균 게이트 폭로 당시 '김영선이를 좀 해주라 그랬는데 말이 많네, 당에서'라는 윤석열의 충격적인 육성이 공개되었음에도 2022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당시 공천 과정에서 외압이 없었다고 주장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과 국민의힘의 사실 인정 및 사과가 필요하다. 하급심의 결론이 극명하게 갈린 만큼 대법원은 김건희의 정치자금법 무죄 원심을 파기하고 상식에 맞게 바로잡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국시국회의도 논평을 통해 "법과 증거, 그리고 국민의 상식에 부합하는 이진관 재판부의 판결을 환영한다. 사법부가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결코 어렵지 않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진관 재판부처럼만 판결하면 된다"면서 김건희 씨에 대한 1·2심 무죄 판결에 관해선 "김영선 공천을 둘러싸고 명태균과 윤석열, 김건희 사이의 녹취가 공개돼 국민 앞에 사실관계가 드러났음에도 상식과 동떨어진 판결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법 앞의 평등이 아니라 권력 앞의 관용이라는 의심을 자초한 판결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 김건희 사건은 16일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대법원은 어제 윤석열 사건에서 확인된 법리와 기준을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사법부의 권위는 법복이 아니라 국민이 납득하는 판결에서 나온다.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만이 무너진 사법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이자 국회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이 14일 박주민·염태영·송재봉 의원과 함께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가 전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판결을 환영하며 비슷한 혐의를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에게도 법원이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마이TV 중계 영상 갈무리

 

여당에서도 이번 판결을 적극 지지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법 앞에 성역이 없음을 증명해준 사법부의 판결을 환영한다. 늦었지만 반드시 도착해야 했던 정의가 마침내 국민 앞에 당도했다"며 "민심의 척도여야 할 여론조사가 권력 획득을 위한 도구로 밀거래되고, 그 대가로 정당의 공천권이 사유화됐던 참담한 실상에 법원이 철퇴를 가한 것이다. 국민의 상식과 정의가 법정에서 승리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나아가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명태균 씨의 여론조사를 받아보고 그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납하게 한 혐의로 특검으로부터 징역 1년 6개월과 추징금 3300만 원을 구형받고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사건의 구조도, 등장인물도, 적용된 법 조항도 판박이"라면서 "이번 판결이 세운 엄정한 잣대가 오세훈 시장 재판에서만 무뎌질 이유는 없다. 사법부의 일관되고 준엄한 판단을 끝까지 지켜보겠다"고 사실상 오 시장에 대한 유죄 선고를 촉구했다.

 

민주당 '명태균 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이자 국회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의원과 박주민·염태영·송재봉 의원은 1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판결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서울의 윤석열'인 오 시장에게도 법의 철퇴가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재판부는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쟁점마다 명확한 판단을 내렸다"면서 "그렇기에 우인성 재판부가 김건희에게 무죄를 선고했던 판결은 더욱 납득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이어 "우인성 재판부는 여론조사 관련 계약서가 없다는 이유 등을 들어 무죄를 선고했다. 은밀한 뒷거래를 '계약서'로 증명한다는 재판부의 비현실적인 인식이었다"며 "그 결과 같은 여론조사를 함께 제공받고 활용한 윤석열은 유죄이고 김건희는 무죄라는 모순된 결론이 만들어졌다. '봐줄 결심'이라는 국민적 비판을 자초했던 판결은 사법부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어제 판결은 그 오점을 조금이나마 바로잡는 상식적인 판결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세훈 역시 법 앞에 예외일 수 없다. 윤석열과 같은 명태균 게이트이고, 같은 불법 여론조사 사건이며, 같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다. 더욱이 오세훈 사건은 여론조사 비용을 제3자를 통해 대납하게 한 혐의"라면서 "법원은 오직 법과 증거, 그리고 국민의 상식에 따라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보수 진영의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명태균 여론조작 1심 판결을 보면서 김건희 재판 때는 1심, 2심 판사들이 정치 현실을 전혀 모르고 무죄 선고했다고 포스팅한 일이 있었는데 이번 이진관 판사는 정확히 그걸 알고 유죄판결을 했다"고 호평한 뒤 "명태균, 신천지의 경선 개입이 없었다면 지금처럼 대한민국의 혼란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 보기도 한다. 사익을 위해서 한국 사회를 그렇게 혼돈으로 몰고 간 족벌 언론 카르텔과 틀튜버(노년층을 주요 대상으로 장사하는 극우 유튜버)들이 여전히 건재하다는 것도 통탄할 일"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가 13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데 대한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 재판장 이진관 부장판사가 13일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데 대한 조선일보 관련 기사. 조선일보 홈페이지 갈무리

 

반면 일부 '족벌 언론 카르텔'은 이진관 부장판사가 못마땅한 듯한 기색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준엄한 판시와 함께 내란 특검의 구형량보다 많은 징역 23년과 징역 25년을 각각 선고하고, 법정에서 소란을 일으키며 재판부를 모욕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 이하상·권우현 변호사에게는 감치를 선고하는 등 연이어 단호한 모습을 보이는 것을 '이진관식 재판'이라고 떨떠름하게 표현하며 개인적인 성향으로 '튄다'는 식의 흠집을 내려는 의도가 읽힌다. 이 부장판사의 서릿발 같은 사법적 응징이 보수 진영에 지속적으로 타격을 준다는 시각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의 경우 <정반대로 간 이진관 판사…명태균 사건 첫 유죄 선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12·3 비상계엄 관련 사건에서 특검 구형을 웃도는 중형을 잇달아 선고했던 이진관 부장판사의 성향이 이번 판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이 부장판사의 재판 성향을 다시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재판 방식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엄정한 소송 지휘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재판장이 유죄 심증을 지나치게 드러내며 재판을 이끌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기사 소제목 또한 <내란 재판서도 구형 웃도는 중형…이진관식 재판>이라고 달아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겼다.

 

<尹 '여론조사 무상 수수' 징역 2년 선고 후 "사법부 미래 걱정이다">라는 제목의 기사도 따로 작성해 "재판부가 너무 지엽적인 사실관계를 확대해석한 것 같다" "명 씨가 일방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카카오톡으로 몇 번 보내준 게 다" "특검의 정치 기소를 재판부에서 있는 그대로 다 받아들인 '정치 재판'으로 본다" 등 윤석열 변호인단의 거센 반발도 자세히 소개했다.                                                                      < 김호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