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으로 방향 잡고 실무작업 중…해상초계기 P-8, 군수지원함 소양함 거론

호르무즈 교전 중임에도 파병 '가닥'…트럼프 '공개 불만' 표명 영향 준 듯

 


군수지원함 소양함 [방위사업청 제공]

 

정부가 미국의 요청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에 해상초계기와 군수지원함 등 군사적 자산을 파견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달 중으로 국회에 파병동의안을 제출해 정식 파병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4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병력과 자산을 파병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무 작업을 진행 중이다.

 

파병 전력으로는 넓은 해역을 감시하면서 잠수함과 수상함을 탐지·타격할 수 있는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 함대에 유류 및 탄약 등 군수품을 지원하는 대형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1천t급)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방어적 성격의 자산으로, 한반도 대비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면서도 미국의 군사적 지원 요구에 응하고 이란과 외교적 마찰을 피하고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 군 자산을 파병하려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및 국무회의 의결, 국회 동의 절차가 필요하다.

 

정부는 이를 앞두고 국회에 제출할 파병동의안 문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기국회가 시작된 가운데 정부가 이달 중 파병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파병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면서도 "대비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선 운신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국방부는 호르무즈 해협이 안정화되고 우리 장병들의 안전이 보장된 이후에야 파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사실상의 전쟁 상태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파병 준비 구체화에 나선 것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개 압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7일 소셜미디어에서 한국의 이란 관련 기여가 부족하다고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내면서 한미 연합연습 축소를 지시했다. 실제로 하반기 전구급 한미 연합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연습이 반토막났다.

 

직후 청와대는 호르무즈 사태 관련 "군사적 기여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처음으로 공개 언급하며 달래기에 나섰고, 그 후속으로 실무 부처인 국방부가 파병 준비를 구체화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부 내에선 호르무즈 파병 문제에 대해 매우 민감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전날 국방부는 호르무즈에 군 자산을 파병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향후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

 

해당 보도를 부정하지 않으면서 국회 파병동의안 제출 등 시점에 이를 공개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하지만 이후 청와대가 해당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며,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발표하자, 국방부도 기존 입장을 회수하고 청와대와 같이 "결정되지 않았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다.

청와대는 여론의 민감성 등을 고려해 파병 추진을 공식화하진 않았으나, 실질적으로 파병을 준비하는 실무부처 내부에선 물밑으로 파병 준비가 구체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항행과 조속한 평화·안정을 위한 실질적인 기여 방안을 미국 등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면서도 "결정된 것은 현재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 민선희 김철선 기자 >

 

정부, 호르무즈 파병 대비 본격화…트럼프 '전방위 압박'

 

청와대 "한반도 대비태세 큰 손상 없는 범위 내"
전투 참여, 비전투, 수색 등 다양한 선택지
P-8A 초계기·소양함 방어자산 검토 보도도
청와대 "아직은 국회 동의 단계까지 안 가"
연합훈련·안보 협상·반도체 투자 곳곳 시비
이 대통령, 6일부터 나흘 프랑스 국빈 방문
마크롱과 호르무즈 기여, 원자력 협력 협의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 4월 미국의 파병 요구를 받고 실질적 기여 방안을 여러모로 검토해오다가 최근 들어 파병 대비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호르무즈 자유 통항을 위해 '실질적인 기여'가 필요하다는 게 정부의 기본 입장이다. 호르무즈를 통과하는 우리나라의 원유 의존도가 70%에 육박할 정도로 자유 통항은 우리 국익에 매우 중요한 문제고, 이곳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재명 대통령이 4월 17일 프랑스와 영국 주도로 파리 엘리제궁에서 열린 '호르무즈 해협 해상 항행의 자유 구상' 화상 회의에 참석해 국제적 연대에 동참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였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3 연합

 

정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대비 본격화
"대비 태세 큰 손상 없는 범위 내 검토"

 

이란을 선제공격하고도 호르무즈 덫에 걸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월 14일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로 에너지 수급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나라들이라면서 한국, 중국, 일본, 영국, 프랑스 5개국을 지목해 군함 파견을 요구했고, 특히 한국을 콕 집어 수만 명의 주한미군이 북한의 핵무기로부터 한국을 방어해주는데도 동참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4일 호르무즈에 갇힌 각국 상선들의 통항을 위한 미군의 '프로젝트 프리덤(자유)' 실행 과정에서 한국 화물선이 이란군에 의해 "피격됐다"고 주장한 뒤, 한국군의 동참을 요구했지만, 이튿날인 5일 걸프 동맹국들의 비협조로 작전을 돌연 중단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정부는 군사적 기여엔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왔다. 그러나 4일 기자 브리핑에서 밝힌 청와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보면 그 기류가 원칙적으로 군사적 기여는 물론, 한국군의 병력·자산의 파병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 쪽으로 옮겨간 듯한 모양새다.

 

파병 등 실질적인 군사적 기여를 위한 정부의 판단 기준은 한반도 대비 태세와 그에 필요한 국내법적 절차다. 먼저 한반도 대비 태세와 관련해 이 고위 관계자는 "여러 가지 검토하는데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있지 않은 범위 내에서 운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두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내에선 물론 미국과도 협의 중일 공산이 크다. 또한 국내법 절차와 관련해 "결국 국회와의 협의, 국회의 동의를 의미하는 것인데 아직 그 단계까지 가 있지 않다. 검토는 진행하고 있고 필요한 사안들을 계속 어떻게 할지 검토하는 단계에 있기에, 저희가 결정된 바 없다고 말씀드린다"라고 말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의 공습으로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항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 [로이터=연합] 

 

청와대 "아직은 국회 동의 단계까지 안 가"
전투 참여, 비전투, 수색 등 다양한 선택지

 

국방부는 3일 호르무즈에 군 자산·병력을 파병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조만간 파병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내용을 검토한다는 MBC 보도를 부인하지 않은 채 "향후 관련 법령에 따라 절차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고 입장을 냈다가, "사실과 다르며, 결정되지 않았다"란 청와대의 입장에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이 해프닝은 실무부처인 국방부 내부에선 추후 파병 결정 때를 대비한 물밑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인 반면, 청와대는 국내 비판 여론 등을 의식해 공식화하진 않는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이 고위 관계자는 '군 자산 투입 방안을 미국·영국·프랑스와 공유하고 그건 군수지원함과 기뢰탐지 장비 등 비전투 자산'이란 보도에 대해 "우리가 하는 것은 여러 측면을 검토하고 있고 그런 검토 과정에서 필요한 나라들하고 협의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다"라고만 답했다.

 

실질적 군사 기여 방안과 관련해 그는 "전투 참여도 있고 비전투도 있고 여러 가지 다양하다. 수색에 국한하는 경우도 있다. 다양한 옵션이 있을 수 있어서 그걸 종합적으로 지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청와대는 추후 언론 공지를 통해 "전투 참여, 비전투, 수색 등의 언급은 다양한 옵션에 대한 일반적 설명이다. 현재 실질적 기여와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군수지원함 소양함. [방위사업청 제공]. 연합

 

한편 연합뉴스는 파병 전력으로 넓은 해역을 감시하면서 잠수함과 수상함을 탐지·타격할 수 있는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 함대에 유류·탄약 등 군수품을 지원하는 대형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1000t급)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있다고 보도하고 "이들 모두 방어적 성격의 자산으로, 한반도 대비 태세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하면서도 미국의 군사적 지원 요구에 응하고 이란과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풀이했다.

 

한때 미국과 이란은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를 타결했지만, 다시 미국은 대이란 경제 고사 작전과 함께 고강도 군사 공격을 재개하고, 이란도 이에 맞서 호르무즈를 차단하고 걸프 국가 내 미군 기지들을 타격하는 등 전쟁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당초 이란전 종결 후 뒷수습 기뢰 제거 작업 정도를 검토했던 정부가 전쟁 상황이 지속되는 와중에 파병 준비 쪽으로 기우는 건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이 전방위로 진행되는 것과 무관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22일 이란 테헤란의 한 가판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페르시아어로 '제재의 빈 총'이란 제목의 이란 일간지 함샤흐리가 전시돼 있다. 이 신문은 트럼프가 이란에 대해 가한 새로운 가혹한 경제적 위협을 보도했다. 2026. 08. 22 [EPA=연합]

 

트럼프, 호르무즈 파병 한국에 전방위 압박
연합훈련·안보 협상·반도체 투자 곳곳 시비

 

대표적으로 트럼프는 8월 16일 트루스 소셜 포스팅에 이어 17일 백악관 간담회에서 한미 연합연습의 대폭 축소를 지시했다면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이란 작전 동참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그 후에도 유사한 발언을 여러 차례 반복하고 있다.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씀과 우리 검토하는 거는 직접 관련 없다. 그 말씀이 나오기 전부터 실질적 기여를 하기 위해 (미 측과) 협의를 해왔고. 그 이후에도 하고 있다. 직접 관련이 없다"고 거듭 부인했지만, 설득력은 약했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은 한미 간 안보 협상과 반도체 문제 관련 답변에서도 짙게 묻어난다. 이 고위 관계자는 최근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도 없었고 당장은 할 계획도 없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미 안보 협상과 관련해 "조인트 팩트시트(2025년 11월 14일)에 따라서 진행되다가 금년 초에 일시 정체에 이른 적이 있었다...복원을 위한 노력을 많이 했고 다시 복원된 건 5월쯤 된다. (협상이) 진행됐는데 지금 다시 진행이 쉽지 않다. 다른 이슈와 연결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국빈 방한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식 환영장으로 향하고 있다. 2026.4.3. 연합

 

이 대통령, 6일부터 나흘 프랑스 국빈 방문
마크롱과 호르무즈 기여, 원자력 협력 협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최근 고강도 관세를 무기로 '미국 내 반도체 투자'를 요구한 것과 관련해선 그는 "한미 간엔 다양한 영역 현안이 있고 그 현안들이 서로 영향을 미쳐서 어떤 것은 정체 요인이 되기도, 저해 요인이 되기도 하고 복잡하다. 이걸 풀어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그중 투자 이슈도 있고 투자 이슈 중 반도체가 논의 대상인 건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미국 내 반도체 투자 요구가 대미 현금 투자 약속액 2000억 달러와는 별개이면 이중청구서 개념인데'란 지적에 "제가 알기론 미 측에서 그런 제기가 있고 논의 대상이 된 거는 현실이다.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귀결될지 정해지지 않았다. 초기 단계에서 미 측에서 제기했기 때문에 논의 대상이 된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핵심 부지인 광주 군 공항 이전 관련 미군과의 협의 상황에 대해 그는 "우리 군 시설도 미군 시설도 있어서 양 갈래로 대처하고 있다. 지금 초기 단계다. 특히 미국과 협의는 아주 1차적 단계다. 일단 서로 협조해서 원만하게 이전되도록 하겠다는 기본적 입장만 있고 세부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14일 경기도 연천군 임진강에서 실시된 한미연합 도하훈련에서 주한미군 장병들이 부교를 건넌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바라보고 있다.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 연습 일환으로 실시된 이번 훈련에는 미2사단/한미연합사단과 한국군 수도기계화보병사단 및 7공병여단이 참가했다. 2026.3.14. 연합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6일부터 나흘간 프랑스를 국빈 방문하고 8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프랑스 방문 기간에 이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과 호르무즈 자유 통항 실질적 기여 방안은 물론 원자력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위 관계자는 특히 "프랑스하고 원전 협력도 많은 가능성을 우리가 알고 있어 구체적 진전을 보려고 지금 협의를 하고 있고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이유 기자 >

 

미국 "대이란 제재 동참하라" vs 이란 "동참하면 우리 적"

 

중국 "불법 일방적 제재 반대"…UAE는 동참
세계 대부분 나라, 침묵하며 사태 전개 관망
트럼프 "호르무즈는 미국 영토" 거듭 주장
이란 대통령 "힘 있는 지금이 전쟁 끝낼 때"
중 관영지 "미국 곤경, 큰 주먹 집착서 비롯"

 

22일 이란 테헤란의 한 가판대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페르시아어로 '제재의 빈 총'이란 제목의 이란 일간지 함샤흐리가 전시돼 있다. 이 신문은 트럼프가 이란에 대해 가한 새로운 가혹한 경제적 위협을 보도했다. 2026. 08. 22 [EPA=연합]

 

"우리는 모든 나라에 선언한다. 미국이 벌이는 경제 전쟁에 가담하지 말라. 우리에 대한 경제 제재 실행에 동참하는 어떤 나라도 적으로 간주할 것이다." 모흐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토요일인 22일 저녁 국영 TV에 출연해 이렇게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에 대한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 전쟁"을 선포하며 전 세계에 대이란 교역 전면 중단을 압박했고, 이에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20일 CNBC 인터뷰를 통해 "우리의 동맹국과 나머지 세계는 이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우리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거나"라면서 '택일'을 강요한 데 대한 이란의 대응이다.

 

레자이는 이란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출신으로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의 군사고문을 맡아오다가 지난 9일 국가 안보 책임자인 SNSC 사무총장에 임명된 대미 초강경파다. 이란의 IRNA와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레자이는 이날 "해상 봉쇄가 지속된다면 우리는 어떤 경로로든 페르시아만의 석유가 단 한 방울도 나가지 못하게 할 것이다. 나아가 우리는 아직 미국의 경제적 이익을 공격하지는 않았지만, 적대적 행위가 지속된다면 그 옵션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행동을 취한다면 우리의 대항은 지진과 같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실용적 협상파로 분류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1일 이란 의사협회 총회 연설에서 60일의 기한이 만료된 미-이란 간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를 "훌륭하고 가치있는 것"이라고 자평한 뒤, 이를 두고 미국에 양보했다고 비난하는 이란 의회 내 강경파를 향해 ""이 합의에서 항복을 뜻하는 단 하나의 조항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의무 사항은 상대방(미국)과 관련된 것이다"라고 맞섰다. 2026. 08. 21. 이란 메흐르 통신 캡처. 시민언론 민들레

 

미국, 24일 대이란 추가적 경제 제재 발표
이란 "제재 실행에 동참하면 적으로 간주"

 

미국은 월요일인 24일 이란에 대한 추가적 경제 제재의 세부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앞서 트럼프는 중국을 포함한 이란의 교역 파트너들을 향해 "자국의 금융기관과 기업, 공항, 혹은 정부 기관이 어떤 형태로든 이란에 생명줄을 허용한다면 어느 나라든 중대한 경제적 결과에 직면할 것이다"라고 썼다. 구체적 사례로 석유 밀수, 통화 스와프, 현금 이전, 환전소, 선박 등록, 위장기업 등을 거론한 뒤 "이 모든 건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는 21일 또다시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의 영토'로 간주한다는 주장을 거듭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머틀비치에서 행한 달린 그레이엄 후보 지원 연설에서 "지금은 호르무즈 해협을 미국의 영토로 여기고 있기에 우리가 승리한 것인지조차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14일에는 종전 이후 "호르무즈를 미국 영토로 선언할 것"이라고 했고, 18일에는 트루스 소셜에 '새 미국 영토'란 표제가 붙은 호르무즈 이미지를 게시했다.

 

레자이 등 대미 강경파의 목소리가 훨씬 우세하지만, 현시점에서 전쟁을 끝내야 한다는 실용적 협상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메흐르 통신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21일 이란 의사협회 제31차 총회 연설에서 "우리가 힘과 존엄을 갖춘 위치에 있는 지금 전쟁을 끝내는 게 올바른 길"이라며 "전 세계가 우리의 승리를 인정하고, 미국이 모든 규칙을 어긴 채 우리의 학교, 병원. 인프라를 공격해 미움을 받고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본인의 트루스 소셜에 '새 미국 영토'란 표제가 붙은 호르무즈 이미지를 게시했다. 2026. 08. 18 시민언론 민들레.

 

트럼프 "호르무즈는 미국 영토" 거듭 주장
이란 대통령 "힘 있는 지금 전쟁 끝낼 때"

 

종전을 주장하는 실용적 협상파로 분류되는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60일의 기한이 만료된 미-이란 간 종전 합의 양해각서(Mou)를 "훌륭하고 가치있는 것"이라고 자평한 뒤, 이를 두고 미국에 양보했다고 비난하는 이란 의회 내 강경파를 향해 "이 합의에서 항복을 뜻하는 단 하나의 조항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모든 의무 사항은 상대방(미국)과 관련된 것이다"라고 맞섰다. 페제시키안은 이란 내부의 모든 불화가 "이기심과 사리사욕"에서 비롯된다면서 "우리는 서로 다른 취향을 받아들여야 하며, 함께하면 강력하고 분열하면 파멸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23일 이슬람 공화국 창시 이념에 대한 충성 서약식에서 그는 "정부는 전쟁, 제재, 다양한 압박, 지속적 암살 행위뿐 아니라, 물과 전기, 가스, 연료, 환경, 금융 시스템 등에서 심각한 불균형 문제에 직면해 왔다"면서 "적들은 자신들의 압박과 행동으로 이란의 붕괴를 상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란 민족의 힘과 단결은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인물은 이란 협상단장을 맡았던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이다. 갈리바프 의장도 "전쟁을 겪은 입장에서 우리는 평화의 진정한 가치를 잘 안다"며 "우리가 아무리 많은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다면, 또 국가에 자금이 돌지 않고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발전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WSJ는 "이란의 최고위 정치인들"은 6개월 된 전쟁을 끝내고 마비된 경제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더욱 강경해지는 매파들에 공개적으로 맞서고 있다"고 풀이했다.

 

 

미국 국방부(전쟁부) 건물인 펜타곤 전경. 2026. 07. 15 [AP=연합]

 

UAE는 이란과 교역 중단, 중국은 동참 거부
세계 대부분 나라, 침묵하며 사태 전개 관망

 

이렇듯 미국과 이란 모두 '적이냐, 파트너냐'를 택일하라고 압박 중인 가운데,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중 가장 친미적이고 이란과 가장 적대적인 아랍에미리트(UAE)가 트럼프의 경제 전쟁 선언 당일인 19일 성명을 통해 이란군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비난하고 "이란과의 모든 무역, 상업 교류, 금융 거래를 무기한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UAE는 이란의 외화 조달과 세계 교역망 접근에 핵심 통로 역할을 하는 바람에 '이란의 허파'라고 불리기도 했다.

 

트럼프의 대이란 경제 전쟁의 성공 여부는 중국, 러시아, 튀르키예, 이라크, 걸프 국가 등 이란의 주요 교역국들의 협조에 달려 있다. 이란의 최대 교역국이자 주요 석유 구매국으로서 이란의 핵심 자금줄 노릇을 해온 중국의 향배가 특히 중요하다. 시장분석업체 케플러 자료를 보면, 중국은 2025년 이란의 해상 수출 원유의 80%를 사들였다. 양국의 교역 규모는 원유를 빼고도 약 100억 달러(약 13조 9000억 원)로 추산됐다. 세계의 대부분 나라들이 침묵을 지키며 사태 전개를 관망하고 있지만, 중국은 제재 동참에 거부 의사를 밝히고 나섰다.

 

열심히 얘기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 뒤에서 미소짓고 있는 시진핑 중국 주석.  영국 이코노미스트 2026년 4월 1일자. 

 

중국 "불법적, 일방적 이란 제재 반대"
GT "미국의 곤경, 큰 주먹 집착서 비롯"

 

중국 정부의 첫 반응은 우회적인 '거절'이었다.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이튿날인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경제 전쟁' 선포와 동참 위협에 대한 중국 입장을 묻자 즉답은 피한 채 "제재와 압박 전술은 해결책이 아니다. 중국은 관련국들이 책임 있게 행동하고 정치적·외교적 접근법을 견지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답변했다.

 

21일 브리핑에선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린 대변인은 "군사적 수단과 제재는 긴장을 악화하고 상황을 격화시킬 뿐이며, 어느 쪽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모든 관련 당사국이 대화와 협의를 통해 이견을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대답했다.

 

뒤이어 미 재무장관의 제재 동참 요구에 대한 중국 입장을 묻자, 린 대변인은 "중국은 국제법적 근거가 없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을 받지 못한 불법적 일방적 제재에 반대하며, 모든 관련 당사국이 책임 있는 조치를 하고 정치적·외교적 수단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선포한 이번 대이란 경제 전쟁은 "불법적이고 일방적 제재"인 만큼 중국은 반대한다고 못 박은 것이다.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아르헨티나 연안을 지나가고 있다. 2024. 05. 30 [AP=연합 자료사진]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GT)의 비판 논조는 더 거셌다. GT는 '중국은 이란 문제에 대한 미국의 무모한 게임에 동조하지 않을 것'이란 21일 자 사설을 통해 "이른바 '경제 D-데이' 작전은 미국의 전략적 곤경이 바로 '큰 주먹'에 대한 집착과 '복종을 거부하는 자들을 굴복시킬 방법은 언제나 있다'는 근거 없는 자만심에서 비롯됐음을 보여준다. 미국이 제멋대로 계속 압박 가한다면, 더 오래 갇히고 더 깊이 빠져들 뿐이다"라고 지적했다.

 

GT는 "단순히 경제적 압박을 확대하는 것은 갈등을 연장하고 모든 측의 손실을 늘릴 뿐이다. 전 세계가 이를 똑똑히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중국이 미국의 '무모한 게임'에 동조하지 않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 역시 워싱턴의 편에 서지 않을 것이다. 도덕적, 법적, 실무적 관점에서 볼 때 일방적 제재를 강화하는 건 정당성도 실현 가능성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 이유 기자 > 

 

트럼프, '한국 천궁-Ⅱ 우크라로' 칼럼 SNS 공유…한국 압박 가능성

 

친트럼프 인사 "한국에 판매 압박해야…관계개선 최고 방법" 칼럼

트럼프 의도 주목…천궁-Ⅱ 아니더라도 한국에 '추가 기여' 압박 계산 관측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

 

한국이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국산 중거리지대공유도무기 '천궁-Ⅱ'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칼럼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한국에 천궁-Ⅱ의 우크라이나 판매를 압박하는 차원일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꼭 천궁-Ⅱ의 판매가 아니더라도 한국이 미국에 더 기여해야 한다는 기본적인 인식 하에 한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담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실린 마크 티센의 칼럼을 공유했다.

'트럼프는 어떻게 우크라이나가 자체 패트리엇 미사일을 만들도록 도울 수 있나'라는 제목의 칼럼으로, 티센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언을 구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한국형 3축 체계 자산 '천궁-Ⅱ'   = 국방부는 건군 77주년을 맞아 국군이 보유한 유·무인 복합체계 신무기를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국군의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공개된 천궁-Ⅱ . 2025.10.1 coolee@yna.co.kr

 

티센은 칼럼에서 우크라이나가 미국에서 패트리엇 생산 허가를 받게 된다 해도 당장 요격미사일이 추가로 필요하다면서 "이 긴급한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트럼프는 일명 '한국판 패트리엇'으로 불리는 M-SAM II(천궁-II)를 자체 비축분에서 우크라이나에 팔도록 한국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티센은 "트럼프는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 지원을 거부한 것으로 이미 정당하게 화가 나 있다"면서 "한국으로서는 관계를 개선할 더 좋은 방법이 없고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요격미사일을 제공해야 하는 미국의 부담을 덜게 된다"고 강조했다.

 

티센은 천궁-II의 판매가 한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공격에 동원된 북한 미사일을 상대로 천궁-II의 성능을 시험할 수 있다는 취지다.

 

티센은 한국이 법적 제한으로 전쟁 중인 국가에 무기를 팔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전쟁 중인 아랍에미리트(UAE)에 천궁-Ⅱ를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UAE가 이란의 공격 방어를 위해 천궁-Ⅱ를 조기 공수한 데 대해 UAE도 전쟁 중이라는 논리를 펴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천궁-Ⅱ 판매를 정당화한 것이다.

티센은 "이는 한국이 나서서 신뢰할 수 있는 동맹임을 입증할 수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티센은 기본적으로는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생산 허가가 부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월 초 허가를 공언했다가 같은달 말 "합의된 것은 아니고 신중해야 한다"며 사실상 입장을 번복했다.

 

티센은 최첨단 기술이 적의 수중에 넘어갈 수 있다는 정당한 우려 때문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엄호하면서 우크라이나와 패트리엇 제조 기술을 공유했다가 러시아와 이란, 북한, 중국까지 기술이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첨단 기능은 갖추지 않은 신형 저비용 패트리엇 PAC-3 ACE의 공동 생산을 우크라이나에 허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티센의 칼럼 제목과 링크를 트루스소셜에 공유하면서 별다른 언급을 덧붙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칼럼 공유에는 한국에 천궁-II의 우크라 판매를 압박하는 의도가 담겼을 가능성이 있어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통 자신에게 유리하거나 마음에 드는 보도와 기고문을 공유한다.

 

꼭 천궁-Ⅱ를 지목한 것이 아니더라도 한국에 '추가적 기여'를 압박하는 일반적인 차원에서 칼럼을 공유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전쟁 비협조를 문제 삼으며 한국과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등을 공개 비판해왔다.

 

미국 보수진영에서도 최근 비슷한 주장에 제기된 바 있다. 1기 트럼프 행정부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는 지난달 우크라이나에 요격미사일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한국 요격미사일 지원을 거론했다.

 

천궁-Ⅱ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핵심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비롯한 공중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됐으며 2024년 전력화가 완료됐다.                    < 백나리 기자 >

 

 

 

 

행안장관, 후보군 중 1인 제청…인사청문회 거쳐 대통령 최종 임명

검사출신 2명 · 판사 1명 · 교수 1명…"추천위 만장일치로 4명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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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 4명 압축  =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군이 4명으로 압축됐다. 중대범죄수사청장후보추천위원회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어 초대 중수청장 후보로 김관정 변호사, 김지용 변호사, 문홍주 변호사, 이윤제 명지대 법학과 교수 등 모두 4명을 선정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추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yoon2@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인스타그램 @yonhapgraphics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군이 4명으로 압축됐다.

중대범죄수사청장후보추천위원회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회의를 열어 초대 중수청장 후보로 김관정 변호사, 김지용 변호사, 문홍주 변호사, 이윤제 명지대 법학과 교수 등 모두 4명을 선정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추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후보추천위는 지난달 19∼26일 진행된 대국민 천거 절차를 통해 접수된 피천거인들을 대상으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중대범죄 수사 전문성, 공정성과 인권 의식, 신설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 리더십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이들 4명을 후보자로 선정·추천했다.

 

이주원 후보추천위원장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라는 검찰 개혁의 취지를 올바르게 구현할 적임자를 찾기 위해 위원 전원이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공정하게 심사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천거를 통해 접수된 다양한 의견과 초대 중수청장에 필요한 자질과 역량 등을 두루 고려해 최적의 후보자들을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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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청장 후보추천위 회의 =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추천위원회 회의에서 이주원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6.9.4 saba@yna.co.kr

 

후보 4명 가운데 김관정·김지용 변호사는 검사 출신이고, 이윤제 교수 역시 검사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문홍주 변호사는 판사 출신이다.

 

김관정 변호사는 대검찰청 형사부장과 서울동부지검장을 지낸 검사 출신으로, 현재 김관정법률사무소 대표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김지용 변호사도 대검 형사부장과 광주고검 차장검사를 지낸 검사 출신이다. 법무법인 에이펙스 대표변호사다.

 

판사 출신인 문홍주 변호사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한 민중기 특검에서 특별검사보로 수사에 참여했다. 서울중앙지법 판사, 대전지법 부장판사를 지냈고, 수원가정법원 부장판사를 끝으로 법무법인 일선에서 변호사로 일해 왔다.

 

이윤제 교수는 검사로 7년간 근무한 뒤 약 20년간 법학 교수로 재직해왔다. 지난해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특검의 특별검사보로 활동했다. 경찰수사개혁위원회 위원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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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추천위원회 회의 결과 브리핑  = 이주원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추천위원회 위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수청장 후보추천위원회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초대 중수청장 후보로 김관정 변호사, 김지용 변호사, 문홍주 변호사, 이윤제 명지대 법학과 교수 등 모두 4명을 선정해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추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2026.9.4 jieunlee@yna.co.kr

 

앞서 대국민 천거절차를 통해 접수된 피천거인은 모두 23명이다.

법령상 윤호중 행안부 장관도 후보자를 추천할 수 있지만, 윤호중 장관은 별도로 추천하지 않았다.

 

윤호중 행안부 장관은 이중 심사절차 진행에 동의하지 않은 12명을 제외한 뒤 나머지 11명을 심사대상자로 후보추천위에 제시했다.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을 주장해온 백해룡 경정도 최종 심사 대상자 11명에 이름을 올렸다.

 

이 위원장은 "백해룡 경정도 피천거인 23명 가운데 포함됐고 본인이 심사 절차에 동의했기 때문에 최종 심사 대상자 11명에 포함됐다"며 "백 경정의 중수청장 후보자로서 적격성 여부를 위원회에서 논의한 결과 추천하지 않기로 의결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후보추천위가 최종 후보자 4명에 대해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11명의 심사 대상자를 두고 여러 차례 논의와 표결을 진행한 결과 4명이 압도적인 다수의 지지를 받아 최종 후보자로 선정됐다"며 "검찰경력을 가진 심사대상자라고 해서 추천단계에서 일률적으로 배제하는 건 바람직 하지 않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지역이나 직역 등에서도 일정한 균형이 갖춰졌다"고 덧붙였다.

 

윤 장관은 "국민적 관심 속에 엄정하게 심사를 진행해 준 후보추천위원회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결과를 적극 존중해 조속히 최종 후보자 1인을 대통령께 제청하고, 10월 2일 중수청이 성공적으로 출범할 수 있도록 후속 절차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행안부 장관은 추천된 4명 가운데 1명을 중수청장 후보자로 대통령에게 제청한다. 후보자는 이후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  양정우 차민지 기자 >

 

초대 중수청장 후보중 3인…윤석열 부부 수사했거나 갈등

 
 

4일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로 추천된 4명은 모두 검찰 또는 법원을 거친 법조계, 학계 인사들이다. 이들 중 3명은 검찰, 1명은 법원 출신이다. 또 3명이 공통적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연’이 있다.

 

김관정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6기로 문재인 정부 때 대검 형사부장, 서울동부지검장, 수원고검장을 지낸 검사 출신이다. 김 변호사는 대검 형사부장 때인 2020년 서울중앙지검 차장이었던 한동훈 전 법무장관(현 의원)이 연루된 ‘검-언 유착 사건’ 수사를 지휘한 일로 윤석열 전 대통령(당시 검찰총장)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변호사는 2022년 5월 윤 전 대통령이 법무장관으로 지명한 한 전 장관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그가 사건 처리에 간여했다고 주장하는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렸다. 당시 수사팀이 채널A 기자 집을 압수수색했다는 보고를 하자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하면서 압수수색 필요 사유 등을 보고하도록 지시했다”고도 했다.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로 추천된 김관정 변호사(왼쪽부터), 김지용 변호사, 문홍주 변호사, 이윤제 명지대 법학과 교수. 연합

 

이윤제 명지대 법학과 교수는 사법연수원 29기로 검사 경력을 지녔다. 그러나 평검사로 검사 생활을 접은 뒤 학계에 몸담았고, 유고전범재판소 재판연구관도 지냈다. 그는 지난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발동을 수사한 내란 특별검사팀의 특별검사보를 맡아 윤 전 대통령 쪽을 수사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역시 윤 전 대통령이 연관된 해병대원 순직 사건 특별검사로 이 교수를 추천하기도 했다.

 

사법연수원 31기로 부장판사 출신인 법무법인 일선의 문홍주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의 아내인 김건희씨 사건 특검보로 활동했다. 이 사건 특검팀은 김씨가 연루된 주가조작과 명품 가방 수수 의혹 등을 수사했다.

 

이처럼 초대 중수청장 후보군 4명 중 3명이 윤 전 대통령과 갈등하거나 윤 전 대통령 부부 수사에 직접 참여했다.

 

나머지 한 명인 김지용 변호사(법무법인 에이펙스)는 문재인 정부 때 춘천지검장과 대검 형사부장을 지냈다.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인사에서 광주고검 차장으로 좌천성 인사를 경험했고, 그로부터 1년여 뒤 검찰을 떠났다.                          < 이본영 기자 >

 

 

 

정당들 생산적이고 개혁적인 논의 방향 잡아야
위성정당 세워 비례대표 챙기는 구조 손질해야
젊은이들이 연합비례 고민하도록 놔두면 안 돼

 

비례대표제 왜곡시킨 국힘의 맹공은 '적반하장'
반대하다 어쩔 수 없이 따라한 민주당 엉거주춤
정기국회서 정치개혁특위 발족, 포괄적 논의를

 

진보당 "철지난 색깔론이나 혐오공세 그만 좀"
'심상정 원죄' 모른 척 정의당 비판 성명 '위선적'
지엽말단 이슈 제기하거나 급흥분하는 언론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4  연합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양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이후 좀처럼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용 후보자가 장관으로 임명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다.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비례연합정당을 통해 두 차례 비례대표 의원이 된 그가 장관과 의원까지 겸직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공정과 정의에 부합하느냐고 젊은 세대는 묻고 있다. 이런 논란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거대 정당이 비례대표 의석을 늘리는 수단으로 활용해 온 ‘위성정당’ 문제다. 

 

조국혁신당(신장식 대표)은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어 비례대표직을 챙긴 왜곡된 구조가 용 의원 논란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김준형 원내대표는 3일 최고위원회의 발언을 통해 "이번 논란은 한 정치인의 선택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우리 정치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다시 드러냈다"며 "소수 정당이 위성 정당과 연합비례라는 우회로를 고민해야 하는 구조를 그대로 두면 논란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위성 정당이라는 왜곡된 구조를 만든 책임 역시 소수 정당에만 몰아서는 안 된다. 거대 정당들에 더 큰 책임이 있다"며 "문제는 비례대표 제도에 그치지 않는다. 작금의 선거 제도는 국민의 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비례성과 대표성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에 따라 이번 정기국회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시급히 구성할 것을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위성 정당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고 비례대표 승계 제도의 공백을 메우며 중대선거구제와 결선투표제, 교섭단체 요건(완화)까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 요구한다"며 "용 후보자 거취만 따지다 끝낼 것인지, 소수 정당을 편법으로 내몰고 표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왜곡된 선거 제도까지 고칠 것인지 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갈무리

 

시곗바늘을 2019년 12월로 돌려보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됐고, 그에 따라 위성정당들이 등장했다. 지역구 후보는 모(母)정당이 내고 위성정당은 정당투표를 받아 비례 의석을 확보했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투표 득표율에 비해 지역구 의석을 적게 얻은 정당에 그 부족분의 절반을 비례대표로 보충하는 제도다. 거대 정당이 실제 득표율보다 많은 의석을 차지하는 문제점을 덜어내고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기 위해서였다. 

 

처음에 반대하던 자유한국당은 비례 의석 감소를 피하려 2020년 2월 첫 비례대표 전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만들었다. 이런 작태를 ‘꼼수’라고 비판했던 민주당마저 원내 1당을 내줄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다음달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해 더불어시민당을 위성정당으로 내세웠다. 

 

이렇게 해서 2020년 총선에서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19석, 더불어시민당은 17석을 얻어 전체 비례 의석 47석 중 36석을 차지했다. 2024년 총선에서도 국민의힘의 국민의미래가 18석, 민주당 주도의 더불어민주연합이 14석을 확보했다. 용 후보자는 2020년 더불어시민당 비례 5번과 4년 뒤 더불어민주연합 비례 6번으로 당선된 뒤 각각 제명 형식을 빌어 기본소득당에 복귀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준연동형 비례제와 위성정당 야합이 어떻게 국민의 선택을 왜곡했는지, 제도의 빈틈이 어떤 정치적 특혜로 이어졌는지를 되짚는 계기”라며 인사청문회 과정에 “민주당과 기본소득당의 비례연합 및 공천 협의 과정을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만에 옳은 소리를 한 것처럼 보이지만, 나 의원은 2019년 12월까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였고, 지금까지 죽 국민의힘에 몸담아 준연동형 비례제와 위성정당 야합을 지켜봐온 의원이란 점에서 자당의 모습을 함께 성찰했어야 했다. 

 

그 뒤 숱한 비판을 반영해 위성정당 방지법이 여러 차례 발의됐다. 2023년 심상정 당시 정의당 의원은 지역구나 비례 후보를 내지 않은 정당의 통일기호와 선거보조금을 제한하는 법안을 냈다. 이탄희 당시 민주당 의원은 모정당과 위성정당이 선거 뒤 합당하면 국고보조금을 삭감하는 법안을, 김상희 당시 민주당 의원은 지역구와 비례 후보를 함께 내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병립형 비례대표제로의 복귀를 주장했고 민주당도 위성정당 방지법을 당론으로 채택하지 못했다. 헌법상 정당 설립의 자유와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면서 법안들은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21대 국회 종료와 동시에 폐기됐다.

결국 2024년 총선에서도 문제점들이 바로잡히지 않아 똑같은 행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정점식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2026.9.3 연합

 

이번 용 후보자 논란 과정에 가장 생산적이고 개혁적인 포인트를 찾는다면 위성정당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강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 소수자의 목소리를 제도권에 흡수할 수 있는는 방편으로 비례대표제가 본령을 다하고 여러 직능의 대표성을 좀더 다양하고 충실하게 반영할 수 있는 논의로 확대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노동당·녹색당·정의당 등 원외 진보정당 3당은 전날 <"성평등도 민주주의도 없는 위성정당 편법 정치를 끝내라">는 제목의 공동성명을 통해 "정당이 얻은 득표율만큼 의석을 배분하여 비례성을 높이고 유권자의 사표를 줄이며,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을 확대하겠다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를 무력화한 거대양당의 '편법' 위성정당 창당은 한국 정치를 근본적으로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결과, 소수정당의 독자적인 정치 진출은 더욱 어려워졌고, 거대 양당을 견제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할 독자적 진보 정치는 구조적으로 한층 취약해졌다"며 두 차례 용 후보자의 비례대표 당선도 "거대 정당이 선거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의석을 늘리는 편법에 편승한 결과일 뿐, 결코 연합 정치가 아니다. 소수 정당의 정치적 공간을 잠식하는 종속 정치의 한 단면"이라고 힐난했다.

 

기형적인 비례대표제가 탄생하는 데 원인 제공을 했던 국민의힘이 용 후보자의 겸직 의지에 맹공을 퍼붓는 것은 일종의 적반하장으로 비친다. 국민의힘은 속물적인 공격을 퍼붓고 있다. 용 후보자의 속내에 '돈'이 있다고 날을 세운다.

 

장동혁 대표는 "뻔하다. 배우자는 물론 조직의 월급이 끊기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은 용 후보자의 남은 의원 임기 21개월 동안, 보좌진 인건비 등 11억 원, 정당 경상보조금 19억 원 상당, 2년 뒤 총선 보조금 10억여 원 등 모두 43억 원가량의 세금이 지원된다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기본소득당 전략기획부총장인 용 후보자의 배우자가 당직자 급여로 매달 300만원 안팎을 받는 것을 두고 "당의 주요 보직도 나눠 맡는 가족정당"이라고 주장했다. 한 발 더 나아가 기본소득당 창당 전, 용 후보자 부부가 노동당과 사회단체 등에 몸담았다며 운동권의 지하 비밀조직을 일컫는 '언더 조직'에서 활동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장동혁 대표는 "조선공산당 후계자를 자처하며 공산주의 혁명을 목표로 하는 노동당의 '언더 조직' 활동 의혹이 제기됐다"며 "조직 내에서는 성차별을 일상화하면서 밖으로는 '불꽃 페미(페미니스트)' 활동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진보당(김종훈 대표)은 기본소득당을 향한 철 지난 색깔론을 비롯한 혐오 공세가 도를 넘고 있다며 검증을 빌미 삼은 혐오를 중단하라고 논평했다. 노정현 수석대변인은 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페미 논란', '꼴페미·자폭 카드 논란' 같은 자극적 낙인이 언론의 제호로 버젓이 내걸리고 있다"며 "일부 패널들과 유튜버들은 성평등가족부를 서열에서 밀리는 하위 부처 취급하는가 하면 '성별 갈등 유발' 프레임을 씌워 폐지론을 다시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보당은 특히 정치인들이 더욱 문제라고 짚었다. 브리핑은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이번 인선을 두고 법무부 장관 이슈를 덮기 위한 '썩은 미끼'라며 동료 정치인과 주무 부처를 싸잡아 폄훼했고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한술 더 떠 '꼴페미 겨우 정리했더니 왜 또 건드리냐, 차라리 종북을 하라'며 철 지난 색깔론과 혐오 표현을 쏟아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구조적 성차별이 뿌리 깊은 한국 사회에서 성평등가족부는 오히려 그 위상과 역할을 대폭 강화해야 할 필수 부처가 아닌가"고 반문하고 "성평등의 가치와 주무 부처의 존립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자 백래시"라고 강조했다.

 

정의당 양경규 신임 대표 [연합 자료사진]

 

마지막으로 노동당·녹색당·정의당 세 소수 정당의 논평과 관련해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다고 했다. 세 정당은 "만약 이번 장관 임명이 철회되지 않는다면, 편법 정치의 수혜자가 다시 그 정치의 중심에 선 정부에서 장관직을 맡게 된다. 편법으로 원내에 진입한 인사가 행정부 부처의 수장까지 맡는 것은 '편법을 쓰더라도 결과만 좋으면 된다' '무슨 수를 써서든 경쟁에 이기면 된다'는 잘못된 선례를 남긴다"라며 "이는 민주적 절차와 사회적 공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민주진보진영 일각에서는 기형적인 위성정당 출현에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의 역할이 작지 않았음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어 왔다. 'Justnlaw'는 지난달 31일 정의당 양경규 대표의 성명에 대한 댓글을 달아 "위성정당을 양산한 소위 연동형비례대표제가 심상정이 나서서 도입한 제도라는것만 잊는다면 할말 한거지. 원래 좌파의 본성은 내로남불이니까"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4일 슬로우 뉴스의 슬로우 레터 가운데 구독자 의견 둘을 소개한다. 소수 진보정당을 지지하고 희망을 품는 이들의 진지하고 애정어린, 깊이 있는 댓글이나 반응을 찾아보기 힘든 시점이라 귀하고 소중하게 여겨진다.                                       < 임병선 기자 >

 

"같은 1990년대 생으로 태어나 아이를 키우는 여성으로서 20-30대 여성 민심을 적극 반영하리라는 기대감에 용혜인의 후보자 선정에 내심 기뻐했습니다. 소수 정당이 살아남기 어렵고, 거대 양당이 아닌 정당에서 의원 배지 달기가 어려운 냉혹한 현실에서 후보자에 대한 비난이 너무 과합니다. 위성정당과 비례후보 등록까지 민주당이 후보자와 합의하고 저지른 일 아닌가요? 후보자만 십자포화를 맞는것도 우습고 책임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발빼는 민주당도 비겁합니다. 저번 슬로우 레터에서 지적했지만 지역구 의원은 장관-의원 겸직이 가능하고 비례는 안되는 관행도 웃깁니다. 용혜인의 사퇴 후 민주당 비례후보자가 승계받는다구요? 이쯤되면 의석수 욕심으로까지 비춰집니다."

"용혜인의 입각에 ‘분명히’ 찬성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해당 논란을 소개하면서 굳이 중앙일보 안혜리의 글을 인용해야 했는지 의문입니다. 이 글은 ‘후안무치라는 사실 말이다’, ‘내로남불은 필수다’, ‘그들만의 덕목을 두루 갖춘 맞춤형 인재 그 자체라 놀랍다’, ‘세금 안 내기 신공이다’, ‘경이롭기 까지 하다’ 등 아무리 표현의 범위가 넓은 칼럼 형식이라고 해도 언론 지면에 싣기 부적절한 감정적 표현이 가득합니다. 논설위원의 글이 네티즌 댓글처럼 조롱과 흥분으로 가득하다니요. 그리고 흥분하기에는 그 근거가 너무 약해 어이없는 대목도 많습니다. 1억 68만 원이던 재산에 대출 5억 4000만 원을 받아 지금은 5억4383만 원이 된 것을 ‘기막힌 신공’급 재테크라고 흥분하는 게 적절한가요? 중국인에게 집 팔아 이득봤다고 주장한 주진우(국민의힘 의원)는 재산이 70억 원이고 보유한 상가에 유흥업소가 있었지요. 인사 검증 시즌에 쏟아지는 각종 의혹 보도를 보면 과연 객관적인 기준을 언론이 가지고 있는지, 그것이 왜 사람에 따라 혹은 시기에 따라 달라지고 언론은 비판의 정도를 고무줄처럼 바꾸는지 답답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이번 슬로우 뉴스에서 의원 겸직과 위성정당 문제 등 중요한 문제들은 정치인의 주장을 인용하면서 유독 하나의 언론 칼럼으로 안혜리의 글을 인용하신 이유가 납득이 가지를 않습니다.”

 

용혜인이 아니라 겸직특권을 향해 돌을 던져라

의원 사퇴 요구하려면 겸직 장관 다 사퇴시켜야
겸직제, 박정희 유산이자 대통령 권력의 제왕화
국힘 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 주장 완전 빗나가
이번 기회에 위성정당 방지법을 만들어야
겸직 허용여부 당사자 아닌 '시민의회'에 맡겨야

 

며칠 전 이재명 대통령은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을 성평등가족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용 의원이 비례대표 의원직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커졌다. 법으로 보면 시비를 걸 자리가 없다. 헌법은 국회의원의 겸직 문제를 법률에 맡겼고, 국회법은 국무총리나 국무위원 겸직을 허용했다. 비례대표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입각 시 의원직 사퇴는 법적 의무가 아니다.

 

다만 비례의원에게는 사퇴가 정치관행인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비례의원을 하다 장관직을 제안받은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2000년),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2009년), 강은희 여성가족부 장관(2015년)은 모두 비례대표 의원직을 내려놓았다. 강은희는 겸직을 유지하려다 여론에 밀려 물러섰다. 지역구 의원은 겸직하고 비례대표는 사퇴한다는 비대칭 관행이 20년 넘게 굳어진 셈이다. 근거는 간단했다. 비례대표는 지역구 의원과 달리 선거를 치르지 않고 명부의 다음 순위자가 승계하니 소속 정당의 의석에 손실이 없고 본인도 장관이 되니 훗날을 도모하기가 쉽다는 계산이었다.

 

용 의원은 그 계산이 통하지 않는 자리에 서 있다. 그는 지난총선에서 민주당이 주도하고 소수정당이 합류한 연합위성정당(더불어시민연합)의 명부에 올라 당선됐다. 연합위성정당의 비례명부에는 민주당과 소수정당의 후보들이 섞여 있어서 용 의원의 사퇴 시 차순위 승계권자는 기본소득당 사람이 아니고 민주당 사람이다. 그 결과 원내의원이 용 의원밖에 없는 기본소득당은 원외정당이 되고 국고보조금과 유급 보좌진이 함께 사라진다. 이렇듯 당의 존립이 걸린 특수한 상황에서 관행대로 하라는 요구는 가혹하다. 양해를 구하는 쪽이 이상하다고 보기 어렵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3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3 연합

 

거대양당은 용혜인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용 의원의 처지를 만든 것은 위성정당이다. 위성정당은 소수정당에게 갈 연동형 비례의석을 가로채기 위해 미래통합당(지금의 국민의힘)이 먼저 만들었다. 상대가 반칙을 하는데 혼자만 당할 수 없다며 민주당도 뒤따랐다. 다만 국힘과 달리 연합위성정당을 만들어서 소수정당을 배려하는 시늉을 했다. 거대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원내 진입 통로가 통째로 막힌 소수정당은 울며 겨자 먹기로 그 껍데기에 얹혀 갈 수밖에 없었다. 지금 벌어지는 이례적인 상황은 민주당이 연합위성정당을 만들면서 기본소득당에 둥지 한 귀퉁이를 내주고 알을 품어준 결과다.

 

나경원 의원은 용혜인 사례를 들어 준연동형 비례제 자체를 손보자고 주장한다. 자신들이 위성정당을 먼저 만들어 제도를 무너뜨려 놓고, 무너진 자리에서 생긴 딜렘마적 상황을 근거로 제도를 없애자고 하는 논법이다. 방화범이 화재를 못 막았다는 이유로 소방서를 폐지하자는 격이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위성정당 반칙에 앞장선 나경원 의원 등 국힘당 사람들과 소수정당에 4석만 내주고 실리를 크게 챙긴 민주당 사람들이 용 의원의 사퇴를 종용하며 핏대를 올리는 건 부끄러움을 모르는 행태다.

 

비례대표 무용론은 과녁을 잘못 잡았다

 

더욱이 용혜인의 비례의원 사퇴 거부를 계기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폐지하자는 국민의힘의 주장은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이번 기회에 해야 할 일은 위성정당 방지법이지 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법이 아니다. 그런데도 국힘당과 보수언론의 논조는 곧장 비례대표 축소론과 2020년 연동형 선거법 폐기론으로 미끄러진다. 소선거구제 중심의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이것이 주류 정치 담론의 현 수준이다. 거꾸로다.

 

한국의 소선거구제는 표의 대표성과 등가성, 투표결과의 비례성과 다양성에서 모두 낙제점이다. 지역구 투표의 50% 안팎이 어김없이 사표가 된다. 절반 남짓 득표한 정당이 지역구 의석의 3분의 2 가까이를 가져가는 일이 반복된다. 전체 300석에서 비례대표는 46석, 15%를 겨우 넘는다. 비례성을 보정할 장치가 이 정도로 작은 나라는 민주주의 선진국에서 찾기 어렵다.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나라는 미국과 영국, 캐나다와 인도 등 소수다. 번갈아 집권하는 거대양당이 서로의 기득권을 손대지 않기로 담합한 결과다. 영국의 2011년 선거제 개혁 국민투표가 그 전형을 보여준다. 보수당과 자유민주당의 연립정부 합의에 따라 치러진 이 투표의 선택지는 소선거구 최다득표제와 대안투표제였다. 대안투표제는 한 선거구에서 한 명을 뽑되 선호 순위로 과반 득표자를 가려내는 방식이라 비례성과 무관하다. 자유민주당이 요구해온 단기이양식 비례제는 연립 협상 단계에서 투표용지에 오르지도 못했다.

 

결과는 반대 67.9%, 찬성 32.1%, 투표율 42.2%였다. 반대 진영은 보수당과 노동당 의원 다수가 함께 꾸렸다. 선거 때는 서로를 비난하던 두 정당이 선거제를 지키는 일에서는 한 몸이 됐다. 영국 국민 앞에 비례대표제라는 진짜 선택지가 놓인 적은 없다. 부결된 것은 양대 정당이 미리 걸러낸 절충안이었다. 제도를 바꿀 권한을 그 제도의 최대 수혜자에게 맡겨두면 무엇을 국민에게 물을지부터 그들이 정한다.

 

비례성을 갖춘 나라들의 성적표는 우리와 다르다. 독일은 지역구와 비례의석을 비슷한 규모로 두고 최종 의석수를 정당 득표율로 결정한다. 2023년 선거법 개정으로 총 630석에 지역구 299석 구조가 됐고 논란이 컸던 초과의석 보정장치를 없앴다. 뉴질랜드는 왕립선거제개혁위원회의 권고를 받아 1993년 국민투표로 소선거구제를 버리고 독일식 혼합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채택해서 1996년 총선부터 다당 연립을 정착시켰다. 스웨덴과 덴마크는 대선거구 비례대표제를, 네덜란드는 전국을 하나의 선거구로 삼는 비례대표제를 100년 넘게 운영해왔다. 이들 나라에서 여성과 노동자, 청년과 소수자의 의회 진출 비율이 높은 것은 우연이 아니다. 명부를 짜는 정당이 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반영해야 표를 얻기 때문이다. 소선거구제는 지역의 최다 득표자 한 사람만 남기므로 그 압력이 작동하지 않는다.

 

시민은 이미 답을 내놓았다

 

우리나라에서도 비례대표제 강화 지지 증거는 이미 나와 있다. 2023년 국회의장 직속으로 열린 선거제도 공론조사에서 무작위 추출된 시민참여단 500명이 이틀에 걸쳐 16시간을 학습하고 토론했다. KBS가 전 과정을 생중계했다. 숙의 전에 비례대표 확대에 찬성한 비율은 27%였다. 숙의 후에는 70%로 올라갔다. 비례대표 축소에 반대하는 비율은 46%에서 10%로 떨어졌다. 선거제 개편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84%에 이르렀다.

 

이 결과가 말하는 바는 분명하다. 비례대표 무용론은 정보가 부족한 상태의 여론이지 숙의를 거친 시민의 판단이 아니다. 16시간 학습토론으로 27%가 70%가 됐다면 30시간을 학습하고 숙의할 경우 합의수준이 더 높지 않겠는가. 홍준표나 나경원 같은 정치인이 시민의회에 나와 비례대표를 아무리 비난하고 축소폐지론을 외쳐도, 국힘당이 내세우는 최고의 전문가를 모두 받아줘도, 결론은 바뀌지 않는다. 붙어보면 될 일이다.

 

정치관계법 여야합의주의? 여야담합주의이자 셀프입법주의다

 

문제의 뿌리는 정치관계법을 여야 합의로만 바꾼다는 관행이다. 이 관행은 공정해 보이지만 실상은 양당 카르텔을 보장할 뿐이다. 국회의원과 거대양당의 권리의무와 제3당의 진입장벽을 국회의원과 거대양당이 정하는 순간 그것은 자기대리 입법, 즉 셀프입법이 된다. 선거법과 정당법, 정치자금법과 국회법이 가장 전형적인 이해충돌 셀프입법의 산물이다. 어떤 법 영역에서도 규율 대상이 규율 내용을 스스로 정하고 그 개정에 거부권까지 갖도록 허용하진 않는다. 정치관계법 여야합의주의의 실질은 국회의원과 거대 양당의 자기대리 입법권을 100% 난공불락의 특권으로 전환한 것과 다르지 않다.

 

여야합의주의가 모든 경우에 불공정한 것만은 아니다. 과반수 여당이 숫자의 힘으로 여당의 독과점 유지나 강화 입법을 밀어붙이는 경우에는 여야합의주의를 내세워 막아야 한다. 공정경쟁을 구조적으로 침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양당 카르텔의 한 당사자인 과반수 여당이 다른 당사자인 야당의 카르텔 고수 입장에도 불구하고 독과점 완화나 해소 입법을 밀어붙이는 경우에는 야당이 여야합의주의를 내세워 거부권을 행사할 명분이 전혀 없다. 그것은 담합특권을 보장하라는 불법적 요구이기 때문이다. 2020년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을 민주당이 180석이 넘는 4당 연합을 구축해서 밀어붙인 것이 바로 그런 경우였다.

 

법적으로 판단할 때 4당의 담합 해소 목적의 선거법 개정입법엔 아무런 잘못이 없었다. 잘못은 오히려 국민의힘의 담합 고수 몽니와 위성정당 꼼수를 법적, 정치적으로 응징하지 못한 것이었다. 무차별적으로 잘못 적용된 정치관계법 여야합의주의의 대가는 지긋지긋한 비토크라시와 적대적 공생이다. 두 정당은 서로를 악마화하면서 실제로는 같은 규칙 위에서 번갈아 집권한다. 정치 불신과 혐오는 시민의 심성 문제가 아니라 이 구조가 매년 생산해내는 산물이다. 우리 정치담론은 이 지점을 제대로 짚지 않는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

 

셀프입법이 쌓아 올린 장벽은 촘촘하다. 비례대표 의석 배분에는 3% 봉쇄조항이 걸려 있고 정당 등록에는 중앙당과 시도당 요건, 즉 지역정당 금지가 붙는다. 정당에 주는 경상보조금과 선거보조금은 총액의 50%를 교섭단체 구성 정당에 먼저 균등 배분하고 나머지 배분도 의석수가 정당득표율에 우선한다. 이 모든 제약이나 요건이 새 정당의 원내 진입 확률을 체계적으로 낮춘다. 소수정당 진입장벽의 설계자가 바로 거대 양당인데 여기에 무슨 정의가 들어있겠는가.

 

국무위원 겸직은 제왕적 대통령제의 기둥이다

 

용혜인 사태가 열어준 더 큰 질문이 있다. 국회법이 허용하는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이 과연 국민에게 이로운가? 대통령에게는 장관 자리가 여당 중진의원을 줄 세우기에 더없이 좋은 제도다. 여당 중진의원에게는 장관 자리가 경력 사다리이자 다음 선거의 자산이다. 대통령은 장관 자리를 노리는 여당 중진의 쓴소리를 듣지 않아서 좋고 중진 의원은 장관 자리로 다음 기회가 생겨서 좋다. 거대 야당도 정권을 잡으면 같은 혜택을 누리므로 불만이 없다.

 

그렇지만 장관 겸직 합의는 대통령 권력에 대한 내부 통제를 지워버리고 대통령을 견제받지 않는 제왕으로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관점에서는 독약이자 재앙이다. 대통령제의 기본 설계는 입법부와 행정부의 인적 분리에 있다. 미국 헌법이 연방 공직을 맡은 사람이 의원직을 겸하지 못하도록 못 박은 이유다. 의원과 장관의 겸직은 의회와 행정부를 하나로 묶는 내각제의 특징이다. 한국 대통령은 대통령제에 고유한 국가원수와 행정수반, 군통수권자의 3중 권한에 더해 내각제 총리가 누리는 의회 장악력까지 손에 쥐는 셈이다.

 

겸직 허용규정은 대통령의 검경, 국정원 등 권력기관장 인사권과 함께 제왕적 대통령제를 떠받치는 중요한 기둥의 하나다. 여당의 고유역할은 대통령을 입법과 예산으로 지원하되 대통령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하는 데 있는데 바로 그 역할을 못 하게 한다. 장관직을 기대하거나 겸직하는 의원은 국정감사와 예산심사의 주체이지만 행정부 감시와 견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상임위에서 소관 부처를 향하는 날카로운 질문이 그만큼 사라지고 청와대의 의중이 그 빈자리를 채운다. 현직의원의 장관 겸직 허용은 대통령 인사권이 국회 안까지 뻗치게 만들어준다.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2 [공동취재] 연합

 

겸직 허용 조항은 박정희 시대의 3선 개헌 당근책으로 도입됐다

 

1962년 제3공화국 헌법은 국회의원이 대통령, 국무총리, 국무위원을 겸할 수 없다고 명문으로 못박았다. 미국형 대통령제에 맞춰 입법부와 행정부의 인적 분리를 세운 조항이었다. 겸직 허용은 그 조항을 걷어내면서 시작됐다. 무대는 박정희의 장기집권을 획책한 1969년 3선 개헌이었다. 박정희 대통령의 3선을 가능하게 하려면 개헌안이 국회 재적 3분의 2를 넘어야 했는데 여당인 공화당 안에도 반대가 적지 않았다. 이들을 돌려세우기 위해 제시된 유인책이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겸직 허용 개헌이었다. 의원 신분을 유지한 채로 총리나 장관을 할 수 있게 하겠으니 3선 개헌에 협조하라는 거래였다.

 

3선 개헌이 만들어낸 제왕적 대통령제의 유산은 1972년 유신헌법과 1980년 전두환 헌법은 물론이고 1987년 민주화 개헌을 거치면서도 그대로 계승됐다. 대통령과 국회의원, 여야 어느 쪽에도 손해가 아닌 조항이었기 때문이다. 거대 양당은 야당시절에는 눈만 뜨면 제왕적 대통령제를 비난하지만 정작 그 기둥의 하나인 겸직 허용에 대해선 이해관계가 일치해서 입을 닫았다. 요컨대 겸직 특권은 3선 개헌에서 태어나 유신헌법과 전두환 헌법을 거쳐 지금까지도 살아남은 대표적인 악법의 하나다.

 

겸직 금지는 개헌이 필요하지 않다. 단독 과반을 가진 민주당이 마음만 먹으면 오늘이라도 국회법의 겸직 근거조항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모두가 쉬쉬하며 그 폐단을 모른 척한다. 여론이 나빠져도 정치관계법 여야합의주의라는 잘못된 핑계를 합창하면 그만이었다. 일반시민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고 겸직 특권을 놔둘지 물어보라. 겸직을 없애라는 쪽으로 압도적 결론이 나올 것이다. 대통령의 제왕화를 부채질하는 비정상적 겸직 특권을 스스로 쳐내는 정권이 위대한 개혁 정권이다.

 

여기서 시점을 구별해야 한다. 겸직 허용 조항은 앞으로 없애는 것이 맞지만 조항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모든 의원에게 똑같이 적용해야 한다. 의원의 장관 겸직은 대통령제 아래서는 비례의원뿐 아니라 지역구 의원에게도 허용돼선 안 되는 특권이다. 비례대표에만 사퇴를 요구하는 지금의 관행은 법적 근거도 없다. 용혜인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려면 지금 겸직 중인 장관 전원의 사퇴를 함께 요구해야 앞뒤가 맞다.

 

용혜인에게 물을 것과 거대 양당에 물을 것

 

용 의원에게 물을 것은 따로 있다. 성평등가족부를 이끌 준비가 돼 있는지, 여성계가 반대해온 정책에 찬성한 이력을 어떻게 설명할지다. 이것이 인사청문회의 본령이다. 겸직 여부 논란은 그가 만들지 않은 제도가 그에게 떠넘긴 딜레마다. 용혜인을 몰아세워 사퇴시킨다 해도 딜레마를 만들어낸 연합위성정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대폭 늘리고 위성정당 방지법을 제정하지 않는 이상 다음 총선에서도 다시 등장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거대 양당에 물을 것은 이런 것들이다. 위성정당 방지입법을 왜 안 하고 있으며 언제 어떻게 할 생각인가. 국민의 70%가 넘게 요구하는 비례대표 확대는 언제 할 생각이며 왜 안 하는가. 대통령제에 맞지 않는 국무위원 겸직 독소조항을 도대체 언제까지 껴안고 있을 것이며 언제 폐기할 것인가. 독과점 타파 목적의 정치관계법 개폐마저 여야 합의로 해야 한다는 잘못된 입법관행을 언제까지 싸고돌 것이며 언제 셀프입법특권을 내려놓을 것인가. 이 질문들에 답하지 않는 작금의 비판은 용혜인 개인을 소모하는 데서 끝날 뿐이다.

 

시민의회로 결론을 내자

 

겸직 허용 여부를 누가 결정해야 맞는지 생각해보자. 직접 이해당사자인 대통령이나 국회의원, 거대양당은 적격자가 아니다. 겸직 허용 여부 등 정치규칙 제정 권한은 일단 이해당사자에게서 떼어내어야 한다. 아일랜드는 시민의회를 통해 헌법 개정 의제를 정리했고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와 온타리오 주는 시민의회에 선거제 설계를 맡겼다. 무작위 추출로 구성된 시민이 충분한 정보를 받고 숙의한 뒤 권고안을 내면 국회 표결이나 국민투표로 그것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2023년의 선거제 개혁 공론조사는 한국 시민도 얼마든지 같은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제는 선거제와 국회법 겸직 조항 등 셀프입법특권을 두루 다루는 시민의회를 열어야 할 때다.

 

요컨대, 이번 사태를 용혜인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소비하거나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결함으로 다루는 것은 난센스다. 이번 사태에서 우리 사회가 배워야 할 것이 있다. 장관 겸직 조항이 박정희 독재체제의 유산이자 대통령 권력의 제왕화를 불러오는 주범의 하나라는 사실이다. 또 하나는 그 특권을 없앨 권한을 쥔 사람들이 곧 그 특권의 수혜자라서 손대지 못했을 뿐 그 조항은 독소이자 재앙이라는 사실이다. 만약 시민의회에 겸직 허용 여부를 물으면 답은 이미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다. 용혜인에게 돌을 던지는 국회의원들은 가슴에 손을 얹고 스스로 물어보기 바란다.                                   <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 > 

 

용혜인과 거리 두는 여당…당내서 커지는 '자진 사퇴 결단'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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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원은 총력 방어하며 분리 대응…"정당한 의정활동을 부정 청탁으로 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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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용혜인 장관 후보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서대문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9.4 cityboy@yna.co.kr
 

 

더불어민주당이 8·30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 정국의 핵인 김승원 법무부·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놓고 4일 사실상 분리 대응 모드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이른바 "벼락 출세·이중삼중 특혜"(송영길 의원) 논란으로 2030의 민심 이반이 눈에 띄게 가속하는 상황과 맞물려 용 후보자에 대한 공개적인 엄호는 거두는 모습이다.

반면 신약 청탁 의혹으로 야권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김 후보자에 대해서는 전방위적인 방어에 나서고 있다.

 

이날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는 한병도 원내대표 등이 김 후보자를 공개적으로 지원 사격한 것과 달리 용 후보자에 대한 공개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용 후보자에 대한 별도 논평도 내지 않았다.

 

민주당이 용 후보자와 '거리 두기'를 하는 것은 소속 정당이 다르기도 하지만, 그만큼 용 후보자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날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40%)은 인사 논란 등과 맞물려 취임 후 최저치를 경신했다.

나아가 20대 지지율은 25%로 첫 20%대를, 30대 지지율도 31%를 각각 기록하는 등 급하락세를 보였다.

 

용 후보자가 진보 진영 통합용 카드였으나 실제로는 정의당 등 진보 진영은 물론 여성계에서 비판이 계속되는 것도 민주당으로는 곤혹스러운 부분이다.

 

한 중진 의원은  "빨리 (장관 후보직에서) 자진 사퇴하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며 "장관으로 임명되면 2030 지지율이 어떻게 되겠느냐"라고 우려 목소리를 냈다.

다만 당 지도부는 용 후보자를 선택한 이 대통령의 인사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용 후보자 본인이 결단하지 않는 이상 당이 나설 공간이 없다는 점에서 답답함을 느끼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사퇴를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후보자 본인이 의원직을 내려놓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당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이 결정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용 후보자가 청문회와 관련해 당에 협조를 구한 바 없다고 밝히며 "(용 후보자 관련 내용은) 후보자와 청문회 준비단에 질의하면 좋겠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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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연합 자료사진]

 

반면 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을 '야당의 정치공세'로 규정하고 김 후보자를 엄호하고 있다.

사건이 기소유예 처분으로 종료된 데다 금품 수수 등 대가성이 확인되지 않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충분히 소명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김 후보자가 자당 소속인데다 형사사법 체제 개편을 통해 검찰 개혁을 마무리해야 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는 점도 같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충남 현장 최고위에서 "검찰이 이미 민원 전달 자체를 위법한 청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김 후보자는 기소유예 처분마저 부당하다며 헌법 소원을 제기한 상태"라고 김 후보자를 적극 옹호했다.

 

국민의힘과 장동혁 대표를 향해서는 "청문회 전에 이미 (김 후보자를) 범죄자로 낙인찍고 '답정너'식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제1 야당 대표가 확인되지 않는 의혹을 근거로 뇌물죄와 감옥을 운운한 것이 한심할 따름"이라고 각각 비판했다.

 

한민수 최고위원은 연일 김 후보자에 대한 공세를 펼치는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겨냥해 "정당한 의정 활동을 부정 청탁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소도 하지 못했던 사안을 이제 와 마치 새로운 범죄라도 발견한 양 꺼내 드는 것은 정치 검사 시절의 나쁜 버릇을 여전히 버리지 못했음을 스스로 입증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건태 의원은 국회에서 김 후보자를 향한 국민의힘 공세를 반박하는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이 의원은 윤석열 정권 당시 이뤄진 김 후보자의 청탁 의혹 수사를 "전형적인 정적 죽이기 수사"라고 규정한 뒤 "(국민의힘이) 술집, 룸살롱 같은 자극적 표현을 동원해 정상적인 민원 전달을 부적절한 사적 청탁으로 몰아가고 김 후보자에게 도덕적 흠결이 있는 것처럼 낙인을 찍으려 한다"며 "전형적인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도 김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은 충분히 돌파할 수 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대단한 대가성이 없지 않으냐"며 "문제가 될 것 같지 않다"고 생각을 밝혔다.

 

기사에 인용된 한국갤럽 여론조사는 지난 1∼3일 만 18세 이상 1천1명을 대상으로 했다.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접촉률은 47.4%, 응답률은 10.9%다. 

                                                                  <  김정진 오규진 최주성 정연솔 기자 >

 

 

공수처, 1년여 만에 술접대 혐의 불구속 기소

 

택시 기록 확인…"주점서 4~5시간 후 승차"
지귀연 "사진만 찍고 귀가" 해명과 정면 배치
같은 주점서 416만 원 술자리도 추가 확인

 

대법원 작년 "징계사유 판단 어렵다" 결론
지귀연 징계 이뤄질까…"중징계 내려져야"
지귀연 측 "무리하게 법률 적용" 즉각 반발

 

19일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선대위 대변인이 공개한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와 지인들이 룸살롱 안에서 찍은 사진. 2025.5.19. 민주당 제공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룸살롱 접대 의혹'을 받는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를 409만 원 상당의 술 접대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기면서, 접대 받은 주점에서 4~5시간가량 머무른 것으로 파악했다. 앞서 지 부장판사는 대법원에 '술자리 시작 전 귀가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에서 지 부장판사의 해명이 사실과 다른 점을 확인한 만큼, 대법원이 비위행위에 대해 징계 조치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지난해 9월 '징계 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수처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는 이날 지 부장판사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지 부장판사는 2023년 8월쯤 변호사 2명으로부터 서울 강남구 청담동 예약제 주점에서 409만원 상당 술값을 결제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가 동일인으로부터 한 차례에 1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이나 향응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과 관계없이 처벌하도록 돼 있다.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가 본인이 냈다고 주장하는 15만 5000원가량의 술값을 제외한 금액을 3명으로 나눠도 향응을 제공 받은 금액이 100만 원을 초과한다고 판단했다.

 

공수처는 특히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지 부장판사의 택시 승차 기록 등을 토대로 해당 주점에서 4~5시간가량 머문 것으로 파악했다. 이대환 부장검사는 "택시 호출 기록을 확인한 결과 택시 승차 시간은 주점에 들어간 뒤 4∼5시간 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 부장판사는 지난해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에 '후배들의 제안으로 주점에 들러 사진만 찍고 술자리 시작 전 귀가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는데,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한 것이다. 지 부장판사는 공수처 조사 과정에서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주점에서 장시간 술을 먹은 것 같지 않다. 술에 취해 잠이 들었던 것 같다"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공수처는 지 부장판사가 주점에서 일행들과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토대로 수사한 결과, 이들이 같은 주점에서 모인 2차 사례가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공수처는 2024년 9월 지 부장판사를 포함한 5명이 같은 주점에서 약 416만 원 상당 술값을 지출한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1인당 향응액이 83만 원으로 100만 원 미만이고, 직무 관련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추가로 밝힌 사례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지귀연 부장판사가 지난 2월 19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2026.2.29 연합 자료사진 

 

또 향응 제공자들이 변호사인 점을 고려해 재판 편의 제공 청탁 등 대가성이 있었는지도 수사했지만, 접대 당시 지 부장판사가 속한 재판부에 이들이 수임한 사건이 없었던 점 등을 근거로 뇌물죄는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지 부장판사가 2013년 수원지법 민사합의부에서 근무할 당시 일행이었던 변호사가 수임한 1심 패소 사건의 항소심에서 승소 판결을 선고한 사례도 있었지만, 접대 시점과 10년 정도 차이가 있어 과거 직무에 대한 대가로도 보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룸살롱 접대 의혹'은 지난해 5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지 부장판사가 서울 강남 유흥주점에서 직무 관련자들로부터 술 접대를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민주당은 지 부장판사가 주점에서 후배들과 찍은 사진을 입수해 공개하기도 했다. 공수처는 같은 달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지 부장판사에 대한 뇌물수수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고발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30일 대법원 윤리감사관실은 지 부장판사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도 "현재 확인된 사실관계만으로는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윤리감사관실은 "관련자들 진술에 의하면 대상 법관(지귀연)과 ○변호사는 다음 장소로 이동할 때 어디로 가는지 듣지 못했고, 이 사건 술집에 들어가니 내부는 큰 홀에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라이브 시설이 갖춰져 있어 소위 말하는 룸살롱 같은 곳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지 부장판사 측 주장을 그대로 인용했다.

 

'룸살롱 접대 의혹'이 제기될 당시 지 부장판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도 확인됐지만, 이에 대한 윤리감사관실의 판단도 없었다. 다만 당시 대법원은 지 부장판에 대해 징계사유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수사기관의 조사결과를 기다려 향후 드러나는 사실관계가 비위행위에 해당할 경우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했다. 이에 지 부장판사가 기소된 만큼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 조치가 이뤄질지 관심이다.

 

지 부장판사 측은 이날 공수처 수사 결과 브리핑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무리한 사실인정과 법률 적용에 당혹감을 금할 수 없다"며 즉각 반발했다. 지 판사 측은 "후배들과의 모임에 잠시 참석했다가 바로 이석해 나왔다"며 "설령 공수처 주장대로 끝까지 모임에 남아있었다고 해도 동일인으로부터 제공받은 금품 등 액수가 100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모임의 비용은 두 후배가 서로 다른 시간대에 각각 자신의 자금으로 각자 계산한 것"이라며 "두 사람을 하나의 동일인으로 취급하는 것은 법률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난 해석"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노종면 선대위 대변인이 1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사건 재판장인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가 유흥업소에서 접대받았다"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2025.5.19. 연합

 

정치권에서는 지 부장판사에 대한 중징계 요구가 나오고 있다. 조국혁신당 임명희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과거 사법부는 전·현직 법관의 비위 문제에 대해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벌이나 흐지부지한 내부 징계로 국민적 불신을 자초해 왔다. 사법 당국과 법원이 '봐주기식 기소'와 '가벼운 처벌'로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된다"면서, 대법원을 향해 "법관이라는 신분이 면죄부가 되어서는 안 되며, 일반 국민보다 더욱 엄격한 법의 잣대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법원은 형사 재판과 별개로 지귀연 판사에 대한 즉각적이고 엄중한 징계 절차에 착수해야 한다"며 "사법부의 도덕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법관 직무 배제 및 법이 허용하는 최고 수준의 중징계가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귀연 판사에게 법복은 '자기과시용'에 불과했다"며 "엄정한 법적 단죄와 윤리적 책임을 통해 훼손된 사법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 부장판사는 지난해 3월 구속 기간을 날짜가 아닌 시간으로 계산한다는 전대미문의 논리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대통령 윤석열을 구속 중 석방시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올해 3월 법왜곡죄로 이병철 변호사 등으로부터 고발당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그에 앞서 조은석 내란특검팀은 지난해 12월 지 부장판사의 구속취소에 대해 수사를 했지만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권영창 2차 종합특검팀도 지 부장판사를 기소하지 못했다. 다만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20일 지 부장판사의 구속취소 직후 즉시항고 포기로 윤석열 석방을 도운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내란중요 임무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 김성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