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요원 · 국방부 무관 정보도 유출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의 온라인 교육 시스템 서버가 약 10개월 동안 해킹당해 외교부 직원 등 최대 1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킹이 지속되는 동안 이를 파악하지 못했고 직원들에게도 피해 사실을 뒤늦게 통보하는 등 외교부의 사이버 보안 역량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 초까지 국립외교원 온라인 교육 시스템이 해킹당한 정황을 올해 2월 관계기관으로부터 통보받고 조사에 착수했다. 서버에는 국립외교원에서 교육받은 인원의 이름과 아이디, 이메일 주소, 암호화된 비밀번호가 저장돼 있었다. 외교부 본부와 재외공관에서 일하는 외교관 전체를 비롯해 해외 파견 전 교육을 받은 국가정보원 요원이나 국방부 무관 등의 정보도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해당 시스템에 약 1만건의 데이터가 저장돼 있었다”며 이번 유출은 “유례가 없는 경우”이고 “국가안보와도 무관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북한이나 중국 당국이 해킹의 배후에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공격 주체는 밝히지 못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주체를 단정할만한 기술적 분석은 부족한 상태”라며 “여타 국가 등 배후의 해커 조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관 등의 민감한 개인정보는 악의적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
해킹 공격을 받은 시스템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교육이 어려웠던 2022년부터 운영됐다. 외교부는 개통 이후 수시로 사이버 보안 점검을 했지만, 이번 공격은 올해 2월 초 관계기관의 통보를 받고서야 인지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공격은 소프트웨어 제조사도 당시 인지하지 못했던 미공개 보안취약점(제로데이 취약점)을 악용해 접속한 후 정상적인 소프트웨어 권한을 이용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탐지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종 해킹 기법이더라도 해킹을 10개월이나 방치한 점, 국가안보와 관련한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다루면서 해킹에 대한 대비가 충분치 않았다는 점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외교부는 정확한 정보 유출 규모와 피해 상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조사 착수 5개월 만인 지난 20일에야 해킹 피해 사실을 보도자료로 처음 공개했고, 직원들에게도 누리집을 통해 공지하는데 그쳤다. 피해 직원에 대한 개별 통보는 준비 중이다. 외교부 장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보고 시점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건의 철저한 규명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사이버 보안 체계를 정밀하게 점검해 미비점을 보완·개선하고 관련 관리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박민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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