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민변, 국회에 입법청원…"정부안 오답"
조국혁신·진보·기본소득·사회민주 등 4당 소개
'검찰 포장갈이' 안 되도록 수사-기소 철저 분리
고등공소청 폐지, 공소청-지방공소청 2단계로
'공소청장'으로 명명…공소청연구관 제도 폐지
검사동일체, 검사 특권적 지위 정한 규정 삭제
중수청은 부패, 경제 등 4개 범죄 수사로 한정
공소청에 수사 개시 통보, 검사 입건 요청 삭제

이재명 정부가 입법예고한 중수청법과 공소청법이 각종 독소조항을 포함하고 있어 '검찰 간판갈이'로 끝나는 게 아니냐는 각계의 위기의식이 커지는 가운데 주요 시민사회단체와 진보개혁 4당이 나서 "이것만은 고쳐야 한다"며 구체적인 수정안을 제시했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법센터는 11일 수사와 기소의 조직적 분리가 실현된 중수청·공소청법 제정을 위한 입법청원을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 진보당 정혜경 의원,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의 청원소개로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은 정부안이 기존 검찰의 수직적 구조를 답습하고 변칙적인 수사지휘권을 부활시키려 하는 등 개혁의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며 '정답'이 아니라 '오답'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국회가 검찰청을 폐지하고 공소청과 중수청을 신설하도록 정부조직법을 개정한 취지에 맞춰 무소불위 권력을 오남용해 온 검찰의 과도한 권력을 바로잡고 수사와 기소를 완전히 분리해 상호 견제와 균형이 작동하는 형사사법 체계를 실질적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법청원 취지를 설명하고 국회가 이를 수용해 검찰개혁 본령에 입각한 중수청·공소청법을 제정해줄 것을 촉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은 "참여연대와 민변 사법센터에서 마련한 공소청법과 중수청법 입법 청원안에 연대와 지지의 말씀을 드린다. 78년 무소불위의 독점적 권한을 휘두른 검찰을 제대로 개혁하라는 국민의 열망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라며 "주권자 국민의 의지대로 수사-기소를 완전하게 분리하는 검찰개혁을 올바르게 완수하는 길에 저도 언제나 함께하겠다. 민주진보 시민들의 우려를 덜어내면서 시민들의 의견이 반영된 검찰개혁 입법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도 "진정한 검찰개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이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명확히 분리하는 것, (공소청은) 공소 제기와 유지라는 본연의 역할에만 집중하는 것, 그리고 형사사법 권력에 대한 시민의 참여와 투명한 민주적 통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참여연대와 민변 사법센터가 제안한 법안은 바로 이러한 보완점을 담아 국민의 의사를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한 안이다. 더불어 정부가 제시한 개혁 방향과 취지를 더욱 내실 있게 채운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은 "정부안을 살펴보면 중수청은 '특수부 확대'이고 공소청은 '검찰청의 포장갈이'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오늘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이 제출한 입법청원 의견을 반영한 보완 입법이 필요하다"면서 "수사·기소 분리, 기관 간 견제와 균형, 민주적 통제 방안 마련 등 검찰의 특권과 권한 남용을 걷어내는 제대로 된 개혁안이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검찰개혁은 검찰을 악마화하자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인권 보장과 정의 실현을 위해 검사와 조직이 악마가 되지 않도록 잘못된 특권 구조를 바꾸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지난 70여 년 동안 검찰은 수사와 기소 권한을 동시에 행사하며 권한 오남용 등 많은 문제를 낳았다. 급기야 스스로 권력이 되어 '수사 통치'까지 서슴지 않는 상황에 이르렀다"며 "시민사회는 오랫동안 검찰개혁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검찰의 강고한 저항 속에서 개혁이 퇴색되거나, 어렵게 이룬 성과가 다시 후퇴하는 과정을 수없이 지켜봐야 했다. 이번만큼은 결코 뒷걸음질 쳐서는 안 된다. 국회가 청원안을 충실히 검토해 입법에 반영해 주기를 요구하고 기대한다"고 했다.
민변 사법센터 김남준 운영위원도 "지금의 법안대로라면 이름만 바뀐 '거대 수사, 기소 기구'가 탄생할 뿐이다. 이는 검찰 권력을 분산하는 것이 아니라 변형된 형태로 온존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우리는 검찰공화국이라는 암흑의 시대를 겪었다. 이번에도 검찰에 우회로를 열어주는 어설픈 개혁법안으로 마무리한다면 검찰 권력은 더욱 견고해지고 결국 다시 국민의 통제를 벗어날 것이다. 공소청과 중수청이 또 다른 '통제 불가능한 괴물'이 되지 않도록 제도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정부안은 전면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민변 사법센터 박용대 소장이 설명한 공소청법 제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 공소청 및 공소청의 직무(안 제2조, 제3조)
공소청이 하는 직무에 관하여 '공소청의 직무'로 정하고 '검사의 직무'로 정하지 않음. 즉, 공소청의 직무는 '검사'라는 신분을 중심으로 정하지 않고 '기관'을 중심으로 정의하는 것이 적절함. 경찰청, 중수청 등 다른 국가기관도 기관 사무를 중심으로 해당 기관을 정의하고 있음.
나. 공소청의 직무 조정(안 제3조)
공소청의 직무를 ①공소 제기 여부 결정 및 그 유지에 필요한 사항 ②영장 청구에 필요한 사항 ③범죄 수사에 관한 사법경찰관리 및 특별사법경찰관리 협의·지원 ④법원에 대한 법령의 정당한 적용 청구 ⑤ 그 밖에 법률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으로 정함.
정부안과 비교해 보면 국가 소송 업무는 공소청 업무에서 법무부 업무로 이관하는 것이 적절함. 정부안의 '범죄 수사에 관한 특별사법경찰관리 지휘·감독'의 내용을 '범죄 수사에 관한 특별사법경찰관리 협의·지원'으로 수정함. 수사-기소 분리의 원칙에 따라 특별사법경찰관리의 경우도 일반사법경찰관리의 경우처럼 지휘·감독의 지위에서 협의·지원의 지위로 정하는 것이 적절함. 정부안의 '범죄수익 환수, 국제 형사사법 공조 등 법령에 따른 검사의 직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형사소송법 등에 규정한 사항'은 '그 밖에 법률에 따라 그 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포함되므로 삭제함.
다. 대공소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공소청으로 명명함(안 제11조)
경찰청, 병무청 등 다른 국가기관도 대경찰청, 대병무청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음. 경찰청-지방경찰청, 병무청-지방병무청의 명칭을 사용함. 특히 고등공소청을 둘 필요성이 없으므로 대공소청이라는 명칭은 적절하지 않음.
라. 공소청의 장은 공소청장으로 명명함(안 제11조)
공소청의 장을 공소청장으로 명명함. 검찰총장으로 명명하지 않음.
마. 공소청연구관 제도를 폐지함(검찰청법 제15조)
공소청연구관 제도는 대법원 재판연구관, 헌법재판소의 헌법연구관을 본떠 만든 것인데 행정부 소속 공소청은 법원 또는 헌법재판소가 아니어서 그 필요성이 크지 않으므로 연구관 제도는 두지 않는 것으로 함.
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등공소청을 폐지하고 공소청-지방공소청의 2단계 조직으로 함(안 제16조 이하)
중수청도 중수청-지방중수청, 경찰청도 경찰청-지방경찰청, 병무청도 병무청-지방병무청의 조직을 둠. 공소청을 다른 중앙행정기관과 다르게 정할 필요성은 크지 않음. 또 종전 고등검찰청의 역할과 지위 등을 고려할 때 기소 업무를 전담하는 공소청에서 고등공소청이 유지될 필요성은 크지 않음.
사. 검사동일체로 기능하는 규정은 삭제함(검찰청법 제7조의2)
검찰총장, 각급 검사장, 지청장이 가진 검사 직무의 위임·이전 및 승계 규정은 검찰총장을 정점으로 한 검사동일체로 기능하는 규정이어서 현실에 맞지 않으므로 삭제함.
아. 검사의 특권적 지위를 정한 규정은 삭제함(검찰청법 제37조)
검사의 신분보장을 정한 제45조를 삭제함. 검사의 지위에 대해 과도한 특권을 부여한 것을 정상화하는 것이 바람직함. 검사는 법관이 아니고 행정부 내 공무원이므로 행정부 내 다른 일반직 국가공무원과 구별하여 그 신분을 특별하게 보장할 필요성이 크다고 할 수 없음.
자. 법무부 탈검찰화에 역행하는 규정을 폐지함(검찰청법 제44조, 제51조)
법무부와 그 소속 기관의 직원에 관해 검사를 겸임할 수 있도록 한 검찰청법 제44조(정부안 제52조) 및 공소청 직원의 겸임을 규정한 검찰청법 제51조(정부안 제59조)를 각각 삭제함. 법무부의 탈검찰화에 역행하는 규정이어서 공소청법에 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음.
차. '사법경찰관리 등과의 관계'를 규정한 제7장을 삭제함(검찰청법 제54조)
법률 체계상 조직법인 공소청법에 둘 내용이 아니고 작용법인 형사소송법에서 정할 사항임. 또 그 내용에 있어서도 지방공소청에게 수사중지권, 사법경찰관리의 직무배제권을 두는 것은 수사-기소 분리를 통하여 기소기관과 수사기관이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구현하고자 하는 제도 원리에 비춰 적절하지 않음.
카. 위법·부당한 불기소 결정의 심의를 위해 외부위원으로 구성된 기소심의위원회를 설치함(안 제41조)
기소심의위원회는 불기소한 사건에 대해서 관계자들이 불복하여 기소심의를 신청하면 검사의 불기소 결정의 적법성 및 적정성을 검토·심의하도록 함으로써 기소의 오남용을 통제하는 기능을 함. 기소심의위원회는 외부인원으로 구성함. 기소심의는 항고 제도와 병존하도록 하되, 기소심의위원회의 기각 결정에 관해서는 항고의 기각 결정과 마찬가지로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함. 기소심의 신청인으로는 고소인·고발인·그 변호인이나 대리인 외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수사관을 포함시킴.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수사관도 검사의 불기소 결정의 적법성·적정성에 관하여 심의청구를 할 수 있도록 함. 기소심의위원회가 기소를 결정하면 검사는 그 결정에 따라 기소해야 함. 기소심의위원회에서 심의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에 대하여 불복하는 신청자는 항고사건과 마찬가지로 법원에 재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피해자의 권리 구제 기회를 보다 두텁게 보호하고자 함.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유승익 소장이 설명한 중수청법 제정안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부패, 경제 범죄 등 4개 범죄로 수사대상 범죄를 한정한다. 정부안의 마약범죄, 사이버범죄는 삭제했다.
둘째, 중수청-지방중수청의 2단 조직 형태로 구성한다.
셋째, 중수청에 중수청장, 차장, 수사관을 둔다. 수사관 조직은 일원적으로 구성한다.
넷째, 다른 수사기관과의 협력 관계를 명시했다. 정부안과 달리 중수청의 우선수사권, 이첩권 등을 두지 않았다. 수사 경합시 별도의 기구에서 협의를 통해 해결하도록 했다.
다섯째, 공소청과 대등한 협력 관계를 명시했다. 공소청 검사의 우월적 지위를 전제하는 정부안의 수사 개시 검사 통보 제도나 검사의 입건 요청 제도 등을 두지 않았다.
여섯째, 중수청의 수사를 내부적, 외부적으로 통제하는 장치로서 중수청위원회, 수사심의위원회, 수사인권보호관 제도를 두었다.
-중수청 위원회를 행안부에 두고 인사, 예산 등에 관한 주요 정책을 심의 의결하도록 했다.
-수사심의위원회를 법제화해 수사의 적법성 및 적정성을 심의하도록 했다.
-수사인권보호관 제도를 둬 수사 과정의 인권 침해 및 수사 공정성에 관한 민원을 처리하도록함으로써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도록 했다. < 김호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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