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 애니메이션상 이어 ‘골든’ 주제가상

 

16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상을 탄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을 레이 아미(왼쪽부터), 이재, 오드리 누나가 부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골든’이 오스카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케데헌’은 장편 애니메이션상에 이어 2관왕을 차지했다. 

 

16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케데헌’의 ‘골든’이 ‘씨너스: 죄인들’, ‘기차의 꿈’ 등 쟁쟁한 후보를 물리치고 주제가상을 수상했다.

 

“이 노래는 성공 아닌 버티는 힘에 관한 노래”

 

‘골든’을 만든 한국 작곡가들과 함께 무대에 올라간 작곡가 겸 가수 이재는 눈물을 흘리며 “어린 시절 내가 케이(K)팝을 좋아한다고 사람들이 놀렸지만 지금은 모두가 케이팝을 부른다”며 “이 노래는 성공이 아니라 버티고 회복하는 힘에 관한 노래”라고 소감을 말했다.

 

주제가상 시상 직전에는 ‘케데헌’ 속 걸그룹 헌트릭스의 노래를 부른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무대에 올라 ‘골든’ 무대를 선보였는데, 이는 케이팝 공연의 완벽한 재현이었다. 리어내도 디캐프리오도, 스티븐 스필버그도, 에마 스톤도 응원봉을 들고 ‘골든’을 따라 불렀다. 특히 가수들의 노래에 더해 한국 전통문화와 케이팝 문화의 아이콘이 등장해 극장 전체를 빛냈다. 

 

16일(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레이 아미, 이재, 오드리 누나가 '골든'을 부르는 모습. 로스앤젤레스/AP 연합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가 등장하기 전 한복을 차려입은 소리꾼이 등장해 한국 전통 소리를 들려줬고, 이에 맞춰 사자 보이즈처럼 갓을 쓴 남성과 전통 의상을 입은 여성 무용수로 구성된 무용단이 전통 춤을 췄다.

 

짧은 공연이 끝나자 흰 옷을 입은 가수 셋이 무대에 등장해 노래를 시작했다. 자리에 앉아있던 시상식 후보들과 참석자들은 노래에 맞춰 일제히 응원봉을 힘껏 흔들었다. 한국 아이돌 공연 문화이자 지난해 내란사태라는 국가적 위기를 물리치며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상징물이 된 응원봉이 아카데미 시상식장을 뜨겁게 달군 것이다.             < 김은형 기자 >

 

그래미 거머쥔 케데헌 ‘골든’…K팝, 벽을 넘다

작곡 참여한 이재·테디·투애니포·아이디오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수상

 

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68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골든’으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상을 받은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팀이 프레스룸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EPA 연합
 

케이(K)팝이 마침내 그래미의 벽을 넘었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오에스티(OST) ‘골든’이 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68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케이팝 작곡가·프로듀서가 그래미 트로피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로스앤젤레스 피콕 시어터에서 열린 그래미 사전 행사 시상식에서 ‘골든’ 작곡에 참여한 이재(EJAE), 테디, 투애니포(24), 아이디오(IDO, 이유한·곽중규·남희동)는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해당 부문은 영화·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 가운데 송라이터의 성과를 평가해 수여하는 상이다. 비록 주요 부문이 아닌 사전 행사 시상이지만, 곡을 만든 작곡가와 프로듀서에게 돌아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거 엔지니어 황병준과 성악가 조수미가 그래미상을 받은 바 있으나, 케이팝 창작진이 그래미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로듀서 투애니포는 수상 직후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한 스승이자 동료인 테디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고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팀이 1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피콕 시어터에서 열린 68회 그래미 어워즈 사전 행사 시상식에서 ‘골든’으로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을 수상한 뒤 무대에 오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
 

‘골든’을 만든 주요 창작진은 블랙핑크의 프로듀서 테디가 독립해 세운 ‘더블랙레이블’ 소속이고, 작곡과 가창에 참여한 이재는 케이팝 연습생 출신이다. 미국 자본으로 만든 애니메이션 주제곡이지만 ‘케이팝 유전자’를 갖고 있는 셈이다. ‘골든’은 애니메이션 흥행과 함께 글로벌 차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케이팝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과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톱 100’ 1위를 같은 시기에 동시에 차지하며 세계적인 반향을 일으켰다.

 

다만 케이팝의 바람이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본시상식 수상까지 이어지지는 못했다. ‘골든’과 블랙핑크 로제·브루노 마스의 ‘아파트’ 모두 ‘올해의 노래’ 등 본상은 수상하지 못했다. ‘골든’, ‘아파트’와 하이브의 미국 현지화 걸그룹 캣츠아이의 ‘가브리엘라’가 후보에 오른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도 영화 ‘위키드’ 오에스티 ‘디파잉 그래비티’를 부른 신시아 이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에게 돌아갔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그래미는 기본적으로 미국 음반 산업 종사자들이 투표하는 로컬 시상식 성격이 강하다”며 “이번 케이팝 후보작들은 제작·유통·마케팅 측면에서 그간 가장 미국적인 형태로 진입했지만, 본상 수상까지는 여전히 벽이 존재했다”고 짚었다.

 

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68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블랙핑크 로제가 브루노 마스와 함께 ‘아파트’를 열창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EPA 연합
 

그래도 케이팝 가수들은 이날 시상식 무대를 빛내며 존재감을 떨쳤다. 로제는 케이팝 가수 최초로 그래미 오프닝 무대를 장식했다. 브루노 마스와 함께 하드록으로 재편곡한 ‘아파트’를 열창하며 행사의 시작을 알렸다. 케이팝 가수 최초로 신인상 후보에 오른 캣츠아이는 신인상 후보 릴레이 무대에 올랐다.

 

이날 그래미 최고 영예인 ‘올해의 앨범’ 상은 푸에르토리코 출신 가수 배드 버니의 앨범 ‘데비 티라르 마스 포토스’에 돌아갔다. ‘올해의 레코드’는 켄드릭 러마와 시자의 ‘루서’, ‘올해의 노래’는 빌리 아일리시의 ‘와일드플라워’가 각각 수상했다. 신인상은 영국 싱어송라이터 올리비아 딘이 받았다.

 

1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68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하이브의 현지화 걸그룹 캣츠아이가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연합
 

이 밖에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오디오북·내레이션 부문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한편,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공식 엑스(옛 트위터)에 “케이팝의 새로운 역사를 썼다. 모든 음악인이 꿈꾸는 세계 최고 권위의 무대에서 이뤄낸 값진 성과에 뜨거운 축하를 전한다”고 올렸다.                                                    < 이정국 기자 >

 

‘저처럼 생긴 사람들’에 오스카 바친 매기 강 “‘케데헌’ 너무 오래 걸려 미안”

 
 
16일(한국시각)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 로스앤젤레스/EPA 연합
 

“‘저처럼 생긴 사람들’에게 이 작품이 나오기까지 너무 오래 걸린 것에 대해 미안합니다. 다음 세대는 더 이상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이 영화는 한국인과 전세계의 한국인들을 위한 작품입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았다. ‘케데헌’은 16일 오전(한국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토피아2’, ‘아르코’, ‘리틀 아멜리’, ‘엘리오’ 등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수상했다.

 

수상작으로 호명되자 주제곡 ‘골든’의 연주를 배경으로 무대에 올라간 매기 강 감독은 떨리는 목소리로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면서 이 작품은 한국인들과 한국계 이민자들을 위한 작품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케데헌’은 지난 1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을 받았고, 지난달 그래미 시상식에서는 ‘베스트 송 리튼 포 비주얼 미디어’(시각매체용 최우수 노래) 부문에서 케이(K)팝 장르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아카데미에서는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두 부문의 후보에 올랐다. 

 

‘케데헌’은 악령 사냥꾼(데몬 헌터스)인 걸그룹 헌트릭스가 사람들의 영혼을 노리는 악령 보이그룹 사자 보이즈에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애니메이션으로, 지난해 6월 공개된 이후 글로벌 누적 시청 5억회를 넘기며 역대 넷플릭스 콘텐츠 가운데 최고 흥행을 기록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걸그룹 헌트릭스의 보컬을 맡은 이재, 오드리 누나, 레이 아미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주제가 ‘골든’ 무대도 선보일 예정이다.                          < 김은형 기자 >

 

정보통신망법·집시법 위반,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인근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에 빗물이 고여 있다. 최현수 기자
 

경찰이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한 혐의 등을 받는 김병헌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관계자는 16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를) 지난 13일 정보통신망법·집시법 위반,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소녀상이 설치된 서울 서초구와 성동구의 중·고등학교 정문 앞에서 단체 회원들과 사전 신고 없이 ‘신성한 교정에 위안부상 세워두고 매춘 진로지도하나’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시위한 혐의를 받는다. 김 대표는 서울 등 전국을 돌며 평화의 소녀상에 마스크나 검은 천을 씌우는 방식으로 철거 시위를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지난1월 이재명 대통령이 이들의 소녀상 훼손 행위를 비판한 뒤, 경찰은 김 대표와 회원들에 관한 사건을 서초경찰서로 병합해 수사해왔다.

 

한편 경찰은 ‘모텔 약물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소영(20)의 추가 피해자 3명을 확인해, 김씨를 상해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3명의 모발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정한 결과에 대해 “1명은 동일성분을 확인했고, 1명은 미검출 됐고, 1명은 회신 대기 상태”라고 밝혔다.                                < 임재우 기자 > 

“검찰개혁이 원칙이 지켜지도록 당·정·청이 심도 있게 조율하고 있다.

당·정·청 원보이스(한목소리)로 시대 정신과 역사적 책무를 다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6일 “검찰개혁이 원칙이 지켜지도록 당·정·청이 심도 있게 조율하고 있다. 당·정·청 원보이스(한목소리)로 시대 정신과 역사적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초선의원들과 비공개 만찬에서 여당 내 검찰개혁 이견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개혁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개혁 의지는 언제나 그랬듯이 늘 변함 없이 강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이 대통령과) 검찰과 악연 때문이 아니라 국정 마인드, 민주주의 원칙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검찰개혁 방안을 두고 여권 지지층 일각에서 ‘공소취소 거래설’까지 제기되자, 이 대통령이 국가 운영 차원에서 견지해 온 검찰개혁 원칙을 의심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내놓은 것이다.

 

전날 이 대통령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열린 민주당 초선 의원 34명과의 만찬 자리에서 “국민이 정말 바라는 개혁을 해야지 이를 넘어선 지나친 개혁은 과유불급이 되고 오히려 부작용이 나올 수 있다”며 “정교하고 치밀한 개혁”을 언급했다고 한다.

 

정 대표는 “검찰개혁은 70년간 수사권, 기소권, 영장청구권, 수사개시권, 수사지휘권 등 검찰이 무소불위 휘둘렀던 권력을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칙에 맞게 재배치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개혁을 입에 올리면 자연스럽게 우리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이 떠오른다. 여타 다른 개혁과는 질적으로 다른 상징성을 가진다”며 검찰개혁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 최하얀  김채운 기자 >

 

초선의원과 만찬 발언…당내 노선 정리될지 관심

선명성보다 통합-개혁 균형감 있는 추진 강조
"검사가 모두 나쁜 것 아냐"…당정 협력 당부
"직접수사권 박탈돼…검찰 더 강해지지 않아"
민주당 40% 수준인 초선의원 회동 오늘까지

정청래 " 당정청 원팀 원보이스 개혁" 강조

 

이재명 대통령. 연합 자료사진
 

이재명 대통령이 여당 초선 의원들과 만나 개혁과제 추진과 관련, 정부·여당의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검찰개혁 정부안을 두고 당 안팎에서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이재명 키즈'라 불리는 여당 초선 의원들에게 직접 개혁 관련 메시지를 전달한 점은 주목된다. 과거 야당 시절에 보인 선명성 경쟁보다 집권 여당으로서 균형감 있는 추진을 당부한 것으로 읽힌다.

 

이 대통령은 휴일인 15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7명 중 34명을 청와대 관저로 초청해 만찬 회동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여당의 개혁 작업에 대한 협조를 부탁했다고, 박지혜 민주당 대변인이 기자들에게 전했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정부·여당이 안정적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산적한 개혁 과제들을 잘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여당에 협조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당이 진짜 잘해주고 있다"며 "초심을 지켜서 우리 당이 진정한 의미의 개혁을 완수하고 그를 통해 평가받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그런 일들을 함께하자"고 강조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당 안팎에서 격론이 오가는 검찰개혁 정부안(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법 정부안)과 관련해 언급을 했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검사들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정부안으로) 검찰이 더 강해졌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다. 사실상 직접수사권이 박탈됐는데, 이는 상식과 맞지 않는 주장"이란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안이 공소청장 수장의 명칭을 검찰총장으로 둔 것과 관련해서도 "검찰총장 명칭이 무엇이 문제인 것이냐"고도 언급했다고 한다. 실질적인 개혁이 중요하지 명칭에만 매달려선 안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민이 원하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과제들을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가는 게 중요하다"며 너무 서두르거나 과하게 밀어붙여선 안 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의원들은 검찰개혁을 잘 마무리하자는 취지로 공감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12. 연합
 

이 대통령의 발언은, 과거 야당 시절 보였던 선명성 경쟁보다는 집권 여당이 된 만큼 국민통합과 개혁을 고려해 균형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과거 검찰개혁 좌초 이후 다른 개혁과제들까지 후퇴했던 경험 등으로 전통적인 여권 지지층에선 그간 강한 검찰개혁 드라이브를 요구해왔지만, 이러한 개혁 요구와 함께 다른 쪽의 목소리도 균형 있게 고려하며 추진해야 제대로 된 개혁을 할 수 있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양쪽 이야기를 듣고 균형있게 (개혁) 하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다른 관계자는 "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가 이 대통령"이라며 "국민들이 원하는 개혁 결과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 참석자도 "(대통령이) 선명성 경쟁이 아닌 국민 삶을 바꾸고 국민이 바라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김남희 의원도 만찬 회동 뒤,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이 "개혁은 몰아세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 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해온 개혁 기조의 연장이기도 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일에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개혁은 외과시술적 교정이 유용할 때가 많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공직사회에 문제가 많다지만 구성원 모두의 문제는 아니"라며 "문제를 제거하고 문제 인사에게 엄정한 책임을 묻되, 무관한 다수 구성원의 의욕을 잃거나 상처 입게 하는 것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한 바 있다.

 

또한 이 대통령은 같은 글에서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대상으로 몰아,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 태우는 결과가 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며 "국민통합과 개혁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과제를 모두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한 제 나름의 고심의 결과임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정이) 지난하고 번거롭고 복잡하다고 (개혁이 아닌) 혁명을 할 수는 없다"며 "더디고 힘들더라도, 시간이 걸리고 조금 마뜩치 않더라도 서로 믿고 격려하며 든든하게 함께 가 주시면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개혁에 대해 "대통령이 국가를 운영하려면 여러 제도적 수단은 필수다. 각종 기능을 한번에 다 없애버린 다음, 새롭게 시작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그건 혁명이다. 정부·여당은 혁명이 아닌 개혁을 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정 장관이 논란이 되고 있는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과 관련해 "증거를 보완하라고 하지 못한다는 것은 수사 과정을 아무도 지켜보지 못한다는 의미"라며 "그렇게 되면 사건을 누군가 돈 받고 덮어버리는 것도 해결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한 것 역시, 이러한 개혁기조를 반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다만 일부 참석자들은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원론적 발언을 한 것이라며, 검찰개혁안과 관련해 특정 메시지를 낸 것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기도 했다. 한 참석자는 "이 대통령이 검찰개혁안에 대한 당정 갈등을 얘기한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 특정 사안이 아닌 개혁 전반에 있어서의 어려움을 얘기한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참석자도 "대통령의 메시지를 참석자들이 본인의 평소 생각에 따라 각자 해석을 다르게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자의적인 해석을 경계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16. 연합
 

이 대통령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초선 의원 30여 명과 만찬 회동을 갖는다. 민주당 전체 162석 중 약 40%에 달하는 초선의원들이 회동을 갖는 만큼, 정치권에선 초선 의원을 중심으로 검찰개혁과 관련된 당내 노선이 이전보다 정리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개혁을 두고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정부가 추진하는 검찰개혁을 막지 말라"는 목소리와 "검찰개혁 정부안을 철회하라"는 목소리가 공존하는 만큼, 갈등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 지도부는 '잡음 없는 개혁' '당·정·청 원보이스'를 강조하는 모습이다. 정청래 당대표는 16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통해 "검찰개혁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개혁의지는 언제나 그랬듯이 변함없이 강하다. 이는 이 대통령과 검찰과의 악연 때문이 아니라 공적 마인드, 민주주의 원칙 때문에 그렇다"며 "검찰개혁 역시 당·정·청 원팀 원보이스로 시대 정신과 역사적 책무를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정 대표는 지난 12일 의원총회에서도 검찰 개혁과 관련,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대원칙 검찰개혁은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깃발이고 상징이다. 이 깃발이 찢어지지 않도록 상징이 얼룩지지 않도록 하겠다"며 "요란하지 않게 긴밀하게 물밑에서 조율하겠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린다"고 한 바 있다. 그러면서 "불필요하게 이 부분에 대해서 너무 소모적인 논쟁은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저와 원내대표, 당지도부에서 이 문제를 국민적 열망이 실망으로 가지 않도록 또 검찰개혁의 기조가 훼손되지 않도록 다각도로 노력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인수 '저널리스트' 기자의 발언으로 시작된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은 만찬 자리에서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변인은 "전혀 근거 없는 낭설"이라며 "그런 얘기를 올릴 시간이 없을 정도로 현안·민생에 관한 얘기가 많았다"고 전했다.

 

일부 참석자는 골목 경제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며 추가경정예산안을 꼭 했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대주주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누르는 행위를 막는 일명 '주가 누르기 방지법'(상속세 및 증여세법 일부개정안) 등 개혁 추진도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실상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군함 파견을 요청한 데 대한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 김성진 기자 >

 

'검찰총장'은 헌법기관 아니다…이 대통령 잘못된 견해

법률로 명칭 바꿀 수 있는 국가행정기관일 뿐
단순한 명칭에 구속돼 헌법정신 일탈 안 돼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3.12.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여당 초선의원 34명과의 만찬에서 “헌법에 ‘검찰총장’이라는 명칭이 있는데, 어떻게 검찰총장을 공소청장으로 바꿀 수 있느냐”의 취지로 발언했다고 한다. 헌법학적 시각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견해는 학설상 '다른 견해'로 존립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틀린 의견으로서 교정되어야 할 견해이다.

 

검찰총장은 법률로 그 명칭을 개정할 수 없는 헌법기관인가? 아니다. 검찰총장은 검찰청법상 설정된 법률기관으로서 국가행정기관일 따름이고, 헌법기관이 아니다. 즉, “검찰청법에 따라” 구성된 검찰청의 수장으로서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검찰청의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법률기관이다. 헌법상 행정각부의 하나로서 법무부 산하에 설립된, 중앙행정기관 부·처·청 중에서 “청”의 기관일 뿐이다. 검찰개혁으로 검찰청법이 폐지되고, 공소청법이 제정된다면, 검찰총장이라는 국가행정기관은 없어지고, 공소청장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다.

 

헌법상 보다 상위기관인 행정각부도 정부조직법이 개정되면, 기존에 있었던 일개 행정부의 장이라는 명칭도 없어지는데, 행정각부의 하나인 법무부 관할의 검찰청법이 폐지되고 공소청법이 제정된다면 “청”의 장이라는 명칭이 사라진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헌법은 기본적으로 헌법소송법의 준거가 되는 실체법이지만, 헌법에도 실체법의 규정이 있고, 절차법의 규정이 있다. 헌법에서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임명하는 절차에서, 그 임명 사안을 국무회의의 심의사항으로 하고 있다(헌법 제89조 제16호). 단순히 임명절차의 한 과정으로서 국무회의의 심의사항 중에 거명된 검찰총장을 헌법기관으로 한다면, 헌법 제89조 제16호에서 거명된 국립대학교 총장과 대사 및 국영기업체관리자도 헌법기관이라 해야 할 것이다. 검찰총장은 국무회의의 구성원도 아닐 뿐만 아니라, 국무회의 규정상 필수적 배석자의 지위도 가지지 아니한다.

 

개별 헌법규정을 체계적인 헌법학을 통하여 이해한다면, 검사와 달리 검찰총장은 헌법실체법을 구성하는 헌법기관이 아니다.

 

국무회의에 상정되는 의안은 의결사항과 보고사항으로 구분되는데, 검찰총장 임명안은 국립대학교 총장과 대사 및 국영기업체관리자와 같이, 차관회의나 차관회의의 개회일 3일 전까지 행정안전부에 제출하여야 할 의안도 아니다.

 

만약에 검찰총장이라는 법률기관을 법률의 개폐로서도 그 명칭을 폐지할 수 없는 헌법기관이라는 입장을 견지한다면 국회가 공소청법을 제정하면서 공소청장은 “기존의 검찰총장으로 본다”라는 간주규정을 두어,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가진 입법권자가 해결하면 된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2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청사를 나서며 차량에 오르고 있다. 2025.7.2. 연합
 

‘검찰총장’의 명칭에 대한 논란처럼, 단순한 명칭 단어에 구속되어 헌법정신를 일탈해서는 안 된다. 예컨대 '사형' 조항을 보자. 헌법 제110조 제4항에는 비상계엄하의 군사재판에서도 '사형'을 선고하는 경우에는 단심으로 할 수 없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다. 이는 우리 헌정사를 성찰하여 얻은 헌법규정으로 우리 헌법에서 유일하게 '사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헌법해석론에서는 사형합헌론과 사형위헌론이 대립하고 있다. 사형합헌론이 "헌법이 사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는 이상, 사형제도가 합헌이라는 전제를 깔고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설득력이 높지 않은 논리의 비약이다. 헌법에서 사형을 합헌의 형벌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비상계엄하의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한 경우에는 단심으로 할 수 없다는 서술문에서 한 단어로 언급되고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하물며 헌법정책론에서 사형존치론과 사형폐지론에서는 헌법상에 언급되고 있는 '사형'이라는 단어에 더더욱 얽매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헌법 제12조 제3항 본문은 체포·구속·압수 또는 수색을 할 때에는 "검사의 신청에 의하여" 법관이 발부한 영장을 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상의 기본권 규정은 헌법실체법 중의 실체법이다. 따라서 헌법이 정지되는 비상의 경우가 아닌 한, 검사의 존재 자체와 검사의 영장청구 독점권은 헌법개정 없이는 변경을 가하기 어렵다.

 

그러나 검찰총장은 헌법 제89조에 따라 대통령이 검찰총장을 임명할 때, 그 절차규정으로서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 대상으로서 언급되고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검찰총장은 헌법기관도 아니고 국가행정기관 중에서도 법무무 산하 검찰청의 수장에 불과하다. 따라서 검찰총장은 헌법상 필수 기관이기 때문에 상설기관으로서 설치하도록 되어 있다거나, 이를 임의로 폐지할 수 없다는 것이 헌법학계의 통설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혀 타당하지 않다.

 

대통령의 국군통수권의 예를 들어보자. 군통수권 직무지시체계에서는 군정권과 군령권이 분리되어 있다. 또한 헌법상 군령권을 해석하는 데 있어서 검찰총장을 언급하고 있는 동일한 헌법 조항 제89조 제16호에서 합동참모의장과 각군참모총장이 동시에 규정되어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이는 헌법이 합동참모의장과 각군참모총장의 용어를 동시에 사용함으로써 대통령-> 합동참모의장-> 각군참모총장으로 이어지는 군령권의 계통을 상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헌법상 문민통제의 국방체제에서 대통령이 국군통수권을 가지지만, "군사전문가로서" 구체적인 군사작전을 지휘•감독하는 군령의 최고책임자는 합동참모의장이고, 합동참모의장의 군령지시계통은 각군별로 참모총장에게 하달된다는 취지가 헌법상 명시돼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국방통합군 체제를 현행 헌법상 도입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따라서 합동참모본부의 합동참모의장을 국방참모의장으로 변경하는 법률안이 좌절된 것을 검찰폐지안에 원용하는 것은 잘못된 비유(false metaphor)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대통령의 검찰총장의 명칭에 관한 헌법적 소신은 교정되어야 한다. 응원봉에 의한 빛의 혁명으로 이루어낸 검찰개혁에 대한 기대가 이같이 잘못된 해석에 의해 왜곡돼서는 안 된다. 정밀한 헌법이해에 근거하자면 공소청법 문제의 요체는 '헌법 적합성'이 아니라 철저한 '개혁 적합성'이다.     <   황치연 홍익대 교수, 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