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없는 사과, 단죄 없는 반성 그쳐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6.1.7 사진=연합
 

  7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발표한 쇄신안 ‘이기는 변화, 새로운 시작’은 제목부터가 현실과 어긋난다. 이것은 변화의 선언이 아니라, 책임을 말로 덮는 정치적 수사이며,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실패한 과거를 세탁하려는 기획에 가깝다. 무엇보다 이 발표문 전체에는 국민 앞에서 반드시 먼저 짊어져야 할 정치적·도덕적 책임의 무게가 보이지 않는다. 사과는 있지만 책임은 없고, 반성은 있지만 단죄는 없다. 이것이 국민의힘 쇄신안의 출발점이라는 점에서, 이는 실패한 선언이다.

 

가장 먼저 짚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은 2024년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에 대한 태도다. 장동혁 대표는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표현은 지나치게 가볍다. 비상계엄은 ‘부적절한 선택’이 아니라 헌정 질서를 직접적으로 위협한 중대한 권력 남용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다. 이를 ‘상황에 맞지 않는 수단’ 정도로 축소하는 언어는 사건의 본질을 회피하는 정치적 언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책임의 주체를 흐리는 방식이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이 부족했다”, “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말하지만, 정작 누가 어떤 판단을 했고, 누가 그 판단에 동조했고, 누가 침묵했는지는 끝내 말하지 않는다. 책임은 집단의 추상적 개념 속으로 흩어지고, 구체적 정치 행위자는 사라진다. 이것은 책임 인정이 아니라 책임 분산이다.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문장은 더욱 위험하다. 이 말은 듣기에 그럴듯하지만, 실제로는 과거를 제대로 정리하지 않은 채 덮고 가자는 선언에 불과하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계엄과 탄핵은 ‘강을 건너면 잊혀질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반드시 규명되고, 평가되고, 책임이 따르는 역사적 사건이다. 이를 사법부와 역사에만 맡기고 정당은 미래로 가겠다는 태도는 정치의 책임을 포기하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장동혁 대표의 쇄신안은 전반적으로 언어는 화려하지만 내용은 공허하다. ‘청년 중심 정당’, ‘전문가 중심 네트워크 정당’, ‘국민공감 연대’라는 세 개의 축은 이미 수년 전부터 보수 정당이 반복적으로 사용해 온 레토릭이다. 문제는 이 구호들이 실패한 이유에 대한 성찰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왜 청년들이 국민의힘을 떠났는지, 왜 전문가들이 이 당의 정책 플랫폼에 신뢰를 보내지 않는지, 왜 국민적 공감이 무너졌는지에 대한 분석이 없다.

 

청년 의무공천제와 2030 위원회 확대는 그 자체로 나쁜 정책은 아니다. 그러나 청년을 ‘주역’으로 만들겠다는 말과 달리, 이 쇄신안 어디에도 청년 세대가 분노하는 구조적 문제, 즉 불평등, 기회 박탈, 주거 위기, 노동 불안정에 대한 보수 정당의 근본적 태도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청년을 전면에 내세우되, 정작 당의 이념과 정책 방향은 그대로 둔 채 얼굴만 바꾸겠다는 발상이라면, 그것은 세대 착취에 가깝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6.1.7 사진=연합

 

전문가 중심 네트워크 정당 역시 마찬가지다. 전문가를 모은다고 정책 정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전문가의 목소리가 실제로 정치 결정에 반영되는 구조가 있는가이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수많은 자문기구와 위원회를 만들었지만, 정작 결정은 소수 지도부와 특정 계파에 의해 이루어져 왔다. 구조는 그대로 둔 채 플랫폼만 늘리는 것은 개혁이 아니라 장식이다.

 

‘국민공감 연대’라는 표현은 더욱 공허하다. 약자 연대, 세대 연대, 정책 연대, 정치 연대를 말하지만, 정작 국민의힘이 그동안 약자에게 어떤 정책을 제시했는지,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를 향해 어떤 언어를 사용해 왔는지에 대한 반성은 없다. 노동 특보를 임명한다고 노동 친화 정당이 되는 것이 아니다. 노동을 비용으로만 인식해 온 정당 문화 자체에 대한 성찰 없이, 위원회와 직책만 늘리는 것은 면피용 개편에 불과하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쇄신안이 ‘이재명 정부의 독재를 막아내겠다’는 구호를 모든 정치 연대의 전제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정책 경쟁이 아니라 진영 대결로 정치를 고정시키겠다는 선언이다. 민주주의에서 야당의 역할은 권력을 견제하는 것이지, 적대적 구호로 정치의 모든 가능성을 닫아버리는 것이 아니다. ‘누구와도 힘을 모으겠다’는 말은 포용처럼 들리지만, 실상은 반대 진영을 설정한 뒤 그 안에서만 연대하겠다는 폐쇄적 사고다.

 

공천 개혁과 당원 권한 강화 역시 말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크다. 공천비리 신고센터 설치, 비리 전력자 원천 배제는 당연한 조치다. 문제는 왜 이런 조치가 이제야 나오는가이다. 그동안 국민의힘 공천에서 반복되어 온 문제는 일부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구조적 부패였다. 이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중앙당 권한 강화가 아니라, 오히려 중앙당의 자의적 개입을 줄이고 투명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당명 개정 추진 역시 본질을 비켜간다. 이름을 바꾸는 것이 가치와 철학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국민의힘이 국민에게 불신을 받는 이유는 이름 때문이 아니라, 권력 앞에서 원칙을 버리고, 위기 앞에서 책임을 회피해 왔기 때문이다. 이 쇄신안 어디에도 “우리는 왜 신뢰를 잃었는가”라는 질문은 없다. 오직 “어떻게 다시 이길 것인가”만 있을 뿐이다.

 

정치는 선거 기술이 아니라 신뢰의 축적이다. 그러나 장동혁 대표의 쇄신안은 신뢰 회복의 언어가 아니라, 선거 전략의 언어로 가득 차 있다. ‘이기는 변화’라는 표현 자체가 이를 상징한다. 국민은 이기는 정당보다 책임지는 정당을 원한다. 변화는 선언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변화는 고통스러운 자기 부정에서 시작된다.

 

이 쇄신안은 국민의힘이 여전히 무엇을 잘못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와 단절하겠다고 말하면서도, 과거를 제대로 직시하지 않는다. 미래로 가겠다고 말하면서도, 과거의 언어와 사고를 반복한다. 그래서 이 문건은 시작이 아니라 반복이다. 국민은 더 이상 말의 정치를 믿지 않는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기는 변화’가 아니라 ‘책임지는 정치’다. 장동혁 대표의 쇄신안은 그 가장 기본적인 요구 앞에서 이미 설득력을 잃었다.

                                                                                              < 박철 기자 >

 

윤.석.열. 3글자는 빼놓고 꼼수 사과  장동혁 

 

윤과 절연 언급 없이…12·3은 "과거의 일" 치부
사과 대상도 모호…쇄신안도 원론적인 수준
계파 갈등은 묻어둔 채로 당명 변경 '꼼수'

"회피하고 돌아가느냐" 당내서도 쓴소리
여당 "철 지난 사과" "지지율 구걸 쇼" 비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한 후 당사를 나서고 있다. 2026.1.7 [공동취재] 연합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5개월 앞두고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내란을 일으킨 윤석열과의 단절에 대해선 단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장 대표는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라면서도, 아직 1심 재판 결과도 나오지 않은 12·3 내란을 "과거의 일"로 치부했다. 그러면서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 내란에 대해 "사과드린다"는 표현은 했지만, 사과의 대상도 구체적이지 않았다. 진정성을 찾아보긴 어려운 쇄신안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아울러 장 대표는 최근 내란에 대한 사과와 당원 게시판 사태 문제 등을 두고 오세훈 시장이나 친한동훈(친한)계 등 비당권파 인사들과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지만, 이에 대해선 묻어두고 넘어갔다. 그러면서 원론적인 수준의 조치들만 나열했다. 과거와의 단절도, 당내 갈등도 어정쩡한 태도를 보인 상황에서 장 대표가 리더십을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사과했지만 고개 숙이지 않은 장 대표

 

장 대표는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이기는 변화'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열고 "먼저 비상계엄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말씀드리겠다"면서 "2024년 12월 3일 밤, 저를 포함한 국민의힘 국회의원 18명이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참석했다. 해제 표결 이후에, 국민의힘 국회의원 전원은 대통령에게 신속한 비상계엄 해제를 건의했다"고 말했다.

12·3 내란 당시 국민의힘 국회의원 108명 중 90명이 불참했지만, 계엄 해제를 위해 여당으로서 역할을 했다고 강조한 것이다.

 

장 대표는 이어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었다"며 "우리 국민께 큰 혼란과 불편을 드렸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를 지켜온 당원들께도 큰 상처가 됐다.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야당으로서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면서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이 점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장 대표는 "사과드린다"는 표현을 썼지만, 윤석열과의 관계 단절에 대해선 일절 언급 없이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사과 대상도 구체적이지 않았다. 내란범을 배출한 정당으로서의 사과나, 내란 자체에 대한 사과라기보다는 여당으로서의 역할론에 대한 사과에 가까웠다. 불법 계엄도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 정도로 치부했다. 장 대표는 사과라는 표현을 쓰면서도 고개도 숙이지 않았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6.1.7 [공동취재] 연합
 

장 대표는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 과거의 잘못된 부분을 깊이 반성하고,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 국민과 당원들께 상처 드리는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 국민의힘이, 부족했다. 잘못과 책임을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며 "과거의 일들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과 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아직 윤석열의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재판도 끝나지 않은 상황이지만, 장 대표는 "과거의 일"로 치부하며,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과감한 변화, 파격적인 혁신으로 국민의힘의 '이기는 변화'를 이끌어 갈 것"이라며 "▲청년 중심 정당 ▲전문가 중심 네트워크 정당 ▲국민 공감 연대를 세 축으로, 당의 외연을 확장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이뤄내겠다"고 했지만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렀다.

 

특히 '청년 중심 정당'을 강조하며 "다가오는 지선에 청년 의무 공천제를 도입하겠다" "2030으로 구성된 쓴소리위를 당의 상설 기구로 확대하겠다" "2030 인재영입 공개 오디션을 실시하겠다"고 백화점식으로 나열했지만, 구체성이 떨어졌다. '청년 의무 공천'이나 '인재영입 오디션'은 재탕·삼탕에 가까웠다. '전문가 중심 네트워크 정당' '국민 공감 연대'도 쇄신이라기보다는 전국 정당이라면 갖춰야 할 기초적인 수준이었다.

 

계파 갈등 '뇌관' 묻은 채로 당명 변경 '꼼수'

 

장 대표 쇄신안에는 당내 갈등 해결에 대한 복안도 없었다. 연초부터 오세훈 시장이 지도부를 향해 계엄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비교적 계파색이 옅다고 평가되는 김도읍 의원이 정책위의장 직에서 물러나는 등 친한계나 비당권파의 불만이 확산되고 있지만, 갈등을 해결하고 통합하기 보다는 '봉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에 당 상징색인 빨강이 아닌 주황 넥타이를 매고 나온 장 대표는 "당의 가치와 방향을 재정립하고 전당원의 뜻을 물어 당명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리더십에 대한 비판을 정면 돌파하면서 친윤석열 세력에 대한 인적 쇄신(물갈이)을 추진하기보다는, '간판 갈이'를 통해 쇄신 이미지를 지방선거에 이용하려는 정치 공학적 접근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 쇄신안을 발표하고 있다. 2026.1.7 [공동취재] 연합
 

그간 국민의힘은 낮은 지지율과 당내 갈등 봉합을 위해 간판을 바꿔왔다. 2017년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때는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2017년 2월 당명 변경)으로 바꿨고, 황교안 당 대표 시절엔 총선을 앞두고 보수 야합으로 미래통합당(2020년 2월)으로 고쳐 달았다. 미래통합당 간판으로 바꾼 해에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대패하자 7개월 만에 국민의힘(2020년 9월)으로 간판을 또다시 갈았다.

 

과거와 완전한 단절도, 개혁에 가까운 쇄신도 없는 이번 기자회견으로 당내 갈등이 봉합될지는 의문이다.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와 연대로 당권을 잡았던 장 대표는 최근 당내 갈등 속에서 지난 5일 유튜버 고성국 씨를 당원으로 받아들였다. 전광훈, 황교안 등과 연대를 요구했던 고 씨를 당원으로 받아들인 것은 비당권파와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는 또다른 뇌관이 될 수 있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약 12분 간 일방적으로 발표문을 낭독한 뒤,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당내에서도 장 대표 쇄신안에 쓴소리

 

장 대표의 쇄신안에 대해 당내에서도 쓴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 모임인 '대안과 미래'는 "(장 대표의) 오늘 메시지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옹호해 온 정치 세력,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의 명확한 절연에 대한 분명한 입장이 담겼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기 위해서는 그 강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분명한 판단과 성찰이 먼저 있어야 한다"며 "이를 외면한 채 모호하게 넘어가겠다는 태도는 강이 두려워 회피하고 돌아가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통합과 연대를 이야기했지만 당내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고 화합으로 이끌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 또한 보이지 않는다"면서 "윤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옹호해 온 정치 세력,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의 명확한 단절을 선언하고 당이 앞으로 나아갈 가치와 비전을 분명히 세워달라"고 했다. 아울러 "당내 화합과 당 밖의 합리적 보수 세력과의 연대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했다.

 

민주당 "철 지난 사과" "지지율 구걸 쇼"

 

여당에서는 장 대표의 쇄신안을 두고 "철 지난 사과" "국민 기만" "지지율 구걸 사과 쇼" 등의 원색적이 비판이 이어졌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철 지난 사과, 옷만 갈아입는 혁신으로는 국민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일갈했다. 이어 "윤석열, 김건희와의 절연도 없었다"며 "말뿐인 계엄사과가 과거 윤석열의 개 사과와 다를 것이 무엇이겠냐"고 했다. 또"'정쟁이 아닌 정책으로 전환하겠다' '잘못과 책임을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도 폭정과 독재를 운운하며 국민주권정부를 막아내는데 힘을 모으겠다고 하고 있다"며 "그 속내는 '민생발목잡기'임을 스스로 밝히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지방선거를 앞둔 당명개정 추진은 더욱 황당하다. 옷만 갈아입는다고 씻지 않은 몸이 깨끗해지는 것이 아니듯, 이름만 바꿔본들 진심과 마음까지 깨끗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국민은 알고 있다"면서 "국민의힘이 국민 신뢰를 진정으로 회복하고 싶다면, 진심과 실천으로 보여주기를 바란다. 말뿐인 사과와 옷 갈아입기로는 국민 신뢰 회복의 길은 요원할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7일 서울시 송파구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서 열린 민생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1.7. 연합
 

같은 당 문금주 원내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불법 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이라는 표현은 헌정 질서 유린을 단순한 판단 착오로 축소하는 언어적 기만"이라면서 "이는 사과가 아니라 책임 회피이며, 반성이 아니라 계산된 면피에 지나지 않다"고 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여전히 내란의 책임을 명확히 묻지 않았고, 내란을 옹호하거나 방조한 정치 세력과도 단절하지 않았다"며 "그런 상태에서 추진하는 당명 개정과 당원 투표 확대는, 죄를 인정하지 않은 채 형량 감경만 노리는 정치적 술수일 뿐"이라고 했다.

 

개별 의원들도 페이스북을 통해 가세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철 지난 썩은 사과라도 해라', 하지만 이마저도 안 된 모양"이라며 "여전히 '윤 어게인'인가"라고 했다. 한민수 당대표 비서실장은 "늦어도 너무 늦어 이미 썩어버린 사과"라며 "최소한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윤 어게인 세력,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 절연하고 당내 청소부터 하는 게 먼저"라고 했다.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지지율 구걸을 위한 사과 쇼"라고 했고, 김용민 의원은 "선거 앞두고 고개만 숙인다고 사과가 아니다"라고 했다.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등도 장 대표의 쇄신안에 대해 "정당해산이 최고의 쇄신" "포장지 갈아끼우기" 등 수위 높은 표현으로 비판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이 해야 할 최고의 쇄신은 경제적 파산과 정당 해산"이라며 "내란에 가담하고 동조한 이들이 모여 쇄신을 논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혁신당 박병언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장 대표는, 지방선거를 앞둔 의원들의 비명에 계엄행위 자체에 대한 정무적 사과, 당명 변경이라는 포장지 갈아끼우기를 선택했다"며 "장 대표는 윤석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반납해야 할 425억 원 마련부터 서두르라"고 일갈했다.

 

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도대체 무엇을 바꾼다는 것이냐"며 "오죽하면 당내에서조차 곧바로 '하나마나한 한가한 소리'라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내란세력은 물론 여전한 내란본당 국민의힘에 대한 우리 국민의 '역사적 평가'는 이미 끝났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튜버 전한길 씨 SNS. 2026.1.7. 온라인 커뮤니티

 

전한길 "윤석열 사형하라고?" 당원들 "배신자" 격앙

 

한편 민주·진보 진영에서 장 대표의 쇄신안에 대해 "사과가 아니"라는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윤석열 지지층과 강성 당원들은 "사과를 왜 했느냐" "퇴출시켜야 한다"면서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쇄신안 발표로 오히려 당 안팎의 혼란과 분열만 가중되는 모습이다.

 

장 대표를 지지하는 유튜버 전한길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장 대표 쇄신안 관련 뉴스를 공유한 뒤, "이거 뭐지? 장 대표님? (윤석열 내란 우두머리 사건) 1심 선고를 앞둔 시점에서 판사들로 하여금 무기징역, 사형을 선고하라고 부추김?"이라고 쓰며, 장 대표를 향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내놨다. 

 

그러면서 "반국가세력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구국의 결단 '대국민 호소용 비상계엄'이 저들의 내란공작과 사기 탄핵이 드러나서 '윤 어게인'이 옳았고, 윤 대통령이 옳았다는 것이 세상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데…지금 이 시점에서 갑자기 왜 계엄 사과?"라고 적었다. 이후 전 씨는 "보수 우파 분열로 전한길의 뜻을 확대 해석 또는 왜곡 보도할 가능성을 일축하기 위해서"라며 해당 글을 삭제한 뒤, 유튜브 방송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장 대표의 페이스북에도 쇄신안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전 페이스북에 "새 날을 엽니다. 당원의 힘으로 국민의힘의 새 날을 엽니다"라며 "이기는 변화"라고 적었다. 강성 지지자들은 해당 글에 "사과를 왜 했느냐" "사과했다니 실망이다" "당신도 다를 게 없다" "배신자" "정계를 떠나라" "제발 내려와라" "퇴출시켜야 한다" 등 항의성 댓글을 달고 있다.                                                      < 김성진 기자 >

 

 

가해권력보다 피해자들에 칼날 들이대는 행위

부분적 오류를 전체의 허위로 확장하는 논리 비약

 

검열을 말하는 비판, 지워지는 책임의 방향 

 

지난 1월 6일 이재명 대통령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 여성으로 비난하며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시위에 대해 “이런 얼빠진 짓은 사자명예훼손”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에 대해 정규재는 6일 밤, 페이스북에 장문의 입장문을 올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하고,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국 사회의 사상 검열과 국가주의적 봉인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그러나 그의 글은 권력 비판의 외형과 달리, 실제로는 역사적 폭력의 구조를 지워내고 피해자의 존엄을 해체하는 방향으로 작동한다. 검열을 비판한다고 주장하면서, 결과적으로는 가장 약한 위치에 있는 존재들의 기억을 다시 한 번 침묵시키는 서사다. 

 

 

정규재 TV 화면 갈무리

 

정규재의 글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비판의 방향이다. 그는 일본 제국이라는 가해 권력의 구조보다는, 이미 고인이 된 위안부 피해자들, 그리고 그 기억을 공적으로 기념하려는 시민사회를 향해 훨씬 더 날카로운 칼날을 들이댄다. 국가 폭력과 군사 제도는 배경으로 물러나고, 개인의 선택과 생활사가 전면에 등장한다. 이 전도된 시선은 위안부 문제를 구조적 범죄가 아니라 개별 여성들의 생계 전략이나 도덕적 판단의 문제로 환원한다. 

 

 

정규재는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을 연상시키는 논리를 사용하지만, 그 개념의 핵심을 정면으로 오독한다.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은 거대한 범죄가 어떻게 일상과 제도 속에서 정상화되는지를 드러내기 위한 개념이었다. 그것은 가해를 무죄화하기 위한 언어가 아니라, 오히려 책임을 더욱 철저히 묻기 위한 분석 도구였다. 그러나 정규재의 글에서는 제도화되었기 때문에 폭력이 아니고, 관리가 있었기 때문에 착취가 아니며, 급여와 저축이 가능했기 때문에 자발성이 성립한다는 식의 논리로 변질된다. 이는 제도의 존재 자체가 폭력성을 상쇄한다는 위험한 주장으로 이어진다. 

 

 

구조적 폭력의 삭제와 ‘자발성’이라는 허구 

 

 

위안부 제도는 단순히 성매매가 이루어졌다는 사실로 설명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전시 상황에서 군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개입하여 여성의 이동, 거주, 성적 자기결정권을 통제한 시스템이었다. 계약이라는 외형이 있었다고 해도, 그 계약을 거부하거나 파기할 수 있는 실질적 자유는 존재하지 않았다. 군사 작전 지역에 배치된 위안소에서 탈출은 곧 생명의 위협을 의미했다. 폭행, 성병, 강제 낙태, 살해에 가까운 학대가 발생해도 이를 제도적으로 구제받을 경로는 없었다. 이러한 구조를 외면한 채 ‘당시의 매춘’이라는 말로 정리하는 것은 역사적 폭력을 개인의 선택으로 축소하는 행위다. 

 

 

정규재는 “헌병의 총칼에 의한 강제연행은 신화”라고 단정한다. 그러나 이는 학계의 논의를 의도적으로 단순화한 주장이다. 오늘날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학적 합의는 ‘모든 피해자가 군인에게 납치되었다’는 도식에 있지 않다. 핵심은 일본 제국과 군이 위안부 제도의 설계, 운영, 이동, 통제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점이다. 사기와 인신매매, 협박과 강요, 구조적 가난과 식민지 지배가 결합된 상황에서 여성들이 처한 조건은 자유로운 선택과는 거리가 멀었다. 강제성은 반드시 물리적 폭력의 형태로만 나타나지 않는다. 선택지가 제거된 상태 자체가 강제다. 

 

2025.1.6 정규재 페이스북 캡춰

 

그럼에도 그는 “그녀들의 아버지와 형제들은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 이 질문은 식민지라는 역사적 조건을 완전히 삭제한 채, 책임을 다시 피해자 가족에게 돌리는 질문이다. 일본 제국의 군사력과 행정 권력 앞에서 가난한 조선 농민이 행사할 수 있었던 실질적 선택지는 무엇이었는가. 이 질문은 역사 분석이 아니라 도덕적 심문이며, 구조적 폭력을 개인 윤리의 실패로 둔갑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기억을 지키는 말이 고발이 되는 사회 

 

이 문제를 둘러싼 ‘검열’ 논쟁이 얼마나 쉽게 법과 고발의 언어로 비화하는지는 나 역시 직접 경험한 바 있다. 나는 2024년 5월 8일, 일본 영사관 앞에서 열린 소녀상 훼손 중단과 소녀상 적극 관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주최 측의 요청으로 발언을 한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서 나는 소녀상이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반복되는 훼손과 모욕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공적 기억의 장소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후 ‘위안부 합의 반대’를 표방하는 한 단체로부터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을 당했다. 소녀상을 지키자는 발언이 형사 고발의 대상이 되는 현실은, 이 문제가 얼마나 쉽게 정치적·법적 투쟁의 장으로 전환되는지를 보여준다. 

 

정규재는 특정 사진 자료의 오류를 근거로 전체 위안부 연구를 불신한다. 그러나 역사 연구에서 개별 자료의 오류는 학문의 실패가 아니라 정상적인 검증 과정의 일부다. 오류가 발견되면 수정되고, 논쟁을 통해 더 정밀한 이해로 나아간다. 한 장의 사진이 잘못 사용되었다고 해서 수많은 피해자 증언, 일본 정부와 군의 내부 문서, 국제기구의 조사 보고서가 동시에 무효화되지는 않는다. 그는 부분의 오류를 전체의 허위로 확장하는 논리적 비약을 반복한다. 

 

또한 그는 박유하 교수와 김병헌 씨를 동일선상에 놓고 ‘사상 검열의 희생자’로 묘사한다. 그러나 이는 서로 다른 사안을 의도적으로 혼합하는 서술이다. 박유하 교수의 무죄 판결은 학문적 논쟁의 자유를 인정한 사법적 판단이지, 그의 해석이 학계의 정설이라는 선언이 아니다. 더욱이 소녀상 훼손과 같은 행위는 연구나 토론이 아니라, 공적 기억 공간에 대한 물리적·상징적 공격이다. 표현의 자유는 타인의 존엄을 침해할 권리까지 포함하지 않는다. 

 

아래로 향하는 진실, 그것은 용기가 아니다 

 

정규재는 위안부 관련 명예훼손 처벌 논의를 ‘진실 봉인’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문제는 법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그 적용의 기준과 범위다. 학문적 토론과 피해자 모욕은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역사적 폭력의 피해자를 집단적으로 거짓말쟁이나 자발적 매춘부로 일반화하는 것은 비판이 아니라 2차 가해라고 생각한다. 

 

정규재의 글이 가장 설득력을 잃는 지점은 결국 윤리의 문제다. 그는 진실을 말한다고 주장하지만, 그 진실은 항상 아래로 향한다. 이미 말할 수 없는 이들, 반박할 수 없는 이들, 고인이 된 피해자들이 그의 논증에서 가장 쉽게 해체된다. 반면 일본 제국이라는 가해 구조는 상대적으로 흐릿해진다. 이것은 용기가 아니라 안전한 공격이다. 

 

역사는 언제나 복잡하다. 그러나 복잡하다는 이유로 폭력의 구조를 지워서는 안 된다. 해석은 다양할 수 있지만, 인간의 존엄은 상대화될 수 없다. 기억을 지키는 일은 과거에 머무르는 일이 아니라, 현재의 윤리를 세우는 일이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은 법이 아니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것은 고통 위에 서서 지적 우월을 과시하고, 제국의 폭력을 생활사로 세탁하며, 피해자에게 다시 침묵을 요구하는 태도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지금 반드시 경계해야 할 진정한 의미의 ‘악의 평범성’이다.

박철 시민기자pakchol@empas.com샘터교회 원로목사. 부산예수살기 대표.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전 상임의장. 탈핵부산시민연대 전 상임대표

 

“중국의 대일 압력 한 단계 더 올라갈 것”

중 상무부 “일본 군사력 높일 모든 제품 수출 금지”
관영 매체 “희토류 대일 수출 허가 심사 강화 검토”

EV 등 하이테크 제품에 필수적인 중희토류 대상
중국, 희토류 생산 70%, 희토류 자석 80% 이상 차지

 

중국 내몽골 자치구의 희토류 광산.   일본경제신문 1월 6일
 

중국이 일본에 대한 군과 민간 겸용 제품 수출 규제를 강화하고, 첨단제품 생산에 필수적인 희토류 등 중요한 광물이나 화학물질 재료들까지 규제 강화 대상에 포함시킬 움직임을 보이면서 일본이 긴장하고 있다.

 

일본언론들은 희토류 관련 제품들이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경우, 중국인들의 일본여행 억제나 일본산 수산물 수입금지 등과는 차원이 다른 영향을 일본 산업이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상무부 “다카이치 총리 대만관련 발언이 이유”

 

일본 언론들은 6일 중국 상무부가 일본에 대한 군민 겸용(듀얼 유즈)제품의 수출규제를 강화한다고 발표했으며, ‘대만 유사’와 관련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총리의 지난해 11월 7일 국회 발언을 그 이유로 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상무부 대변인이 이날 발표한 담화는 이번의 규제 강화 배경과 관련해 “일본 지도자가 대만에 관해 공공연하게 잘못된 발언을 하면서 대만해협에 대한 무력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면서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현저하게 위배했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군사력 높이는데 쓸 모든 제품 수출 금지

 

이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는 중국 수출관리법에 따라 “일본의 군사력을 높이는데 활용되는 모든 용도”의 것들에 대한 수출을 금지하며, 이를 위해 수출처에 대한 심사를 더욱 엄격하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상무부 담화는 “어떤 국가나 지역 조직 및 개인도 규제를 위반해 중국 원산의 군민 겸용품을 일본에 이전할 경우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사히는 규제 대상에 군수관련 기기를 제조하는 기업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조치는 발표 당일인 6일부터 바로 실시되는 것이어서, 수출 절차와 관련한 혼란과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군민 겸용제품 대일 수출 규제 강화 소식을 전하는 일본 아사히신문 1월 6일 기사.

 

아사히는 또 다카이치 총리 국회발언 이후 중일이 충돌하면서 중국이 자국민의 일본여행을 제한하고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등의 제재조치를 취해왔으나 “이제까지 경제적인 영향은 한정적이었다”면서, 그러나 이번 수출 규제 강화로 “중국의 대일 압력이 한 단계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관영 매체 “희토류 대일 수출 허가 심사 강화 검토”

 

아사히는 중국 국영 중국일보(차이나 데일리)가 이날 정보관련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중국정부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 허가심사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를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경제신문(닛케이)은 상무부 발표와 거의 동시에 국영 차이나 데일리(중국일보) 간부가 중국 SNS(인터넷 사회관계망)에 “일본의 열악한 언동에 비추어 중국정부는 중(重)희토류의 수출관리 심사를 더 다잡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또 관영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도 6일 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중국정부가 특정한 희토류 관련제품의 대일 수출에 대해 수출허가 심사를 강화하는 쪽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EV 등 하이테크 제품에 필수적인 중희토류 대상

 

닛케이는 중국 상무부가 아직 희토류가 이번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으나, 디스프로슘(dysprosium) 등의 중(重)희토류는 전기자동차(EV)에서부터 무기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하이테크(첨단) 제품에 필수불가결한 물질이라고 지적했다.

 

닛케이는 중국이 지난해 4월 미국의 상호관세 도입에 대한 대응책으로 희토류 자석 등의 대미 수출을 대폭 축소했다며, 그때 디스프로슘 등 7종의 희토류를 수출 규제대상에 추가해 허가제로 하고 군민 겸용 제품에 대한 심사를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당시 미국에서는 포드자동차 등이 공장 가동을 중지했다. 그 뒤 미국은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 규제를 완화했다. 지난해 10월 30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해 김해공항에서 만난 미중 정상들은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를 유예하고 중국도 대미 희토류 수출 규제를 유예하는 ‘휴전’에 합의함으로써 일단 충돌을 피했다. 중국은 그렇게 해서 미국의 양보를 끌어낸 경험 때문에 일본에 대해서도 외교카드로 희토류를 포함시킨 수출 규제 강화에 나섰다는 지적이 있다.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량 추이. 윗쪽 그래프는 전년 동기 대비 증감율. 단위:톤.  일본경제신문 1월 6일

 

중국, 희토류 생산 70%, 희토류 자석 80% 이상 차지

 

희토류는 세계 생산의 7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으며, 희토류 자석 생산도 중국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관련 전문가는 “희토류 중에서도 정말 필요한 중(重)희토류의 일본, 미국에 대한 수출량은 아직 매우 적다”고 말했으나, 대일 수출이 지체되면 일본 제조업에 미칠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닛케이는 걱정했다.

 

주요 희토류의 종류별 용도를 보면, 세륨(Cerium, Ce)은 반도체 제조용 연마제, 자동차용 배기가스 촉매제 등에 두루 쓰여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린다. 란타넘(Lanthanum, La)은 니켈 수소전지, 광학 렌즈 등에 쓰인다. 또 네오디뮴(Neodymium, Nd)과 디스프로슘(Dysprosium, Dy)은 전기자동차 모터용 자석에 들어간다. 이트륨(Yttrium, Y)과 태르븀(Terbium, Tb)은 발광다이오드(LED) 등의 형광체로, 프라세오디뮴(Praseodymium, Pr)은 고성능 자석 제작에 쓰인다.

 

중국은 2010년 오키나와 남쪽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중일 분쟁이 일어났을 때 희토류의 대일 수출 규제 카드를 들고 나와 일본의 양보를 끌어낸 적이 있다.

                                                                                               < 한승동 기자 >

 

세계 최대 코카인 주산지 꼽혀,  트럼프 군사작전 가능성 언급

페트로 대통령 민중 저항 경고... 멕시코 대통령도 미국 동향 촉각

 

거리 지키는 콜롬비아 군인들 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와 인접한 콜롬비아 쿠쿠타에서 군인들이 군용차량 앞에 서 있다. 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생포하면서 ‘돈로 독트린’(먼로 독트린과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합성한 조어)을 본격화하자 좌파 성향의 중남미 지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표적의 하나로 지목한 콜롬비아의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사진)은 “무기를 다시 잡겠다”고 경고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엑스에서 “콜롬비아 정부에 대한 모든 협박은 불법”이라며 “1989년 정부와의 평화협정 이후 다시는 무기를 들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조국을 위해 원치 않는 무기를 다시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페트로 대통령은 좌익 게릴라 반군 ‘M-19’ 대원이었다. M-19는 1989년 콜롬비아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제도권 정당으로 편입했다.

 

그는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은 콜롬비아 대통령을 (미국에서) 체포한다면 ‘민중의 재규어’를 풀어놓는 결과를 맞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민중의 재규어’는 민중의 대규모 저항을 뜻한다.

 

그는 또 자신이 국가원수로서 전 세계 최대 규모의 코카인 압수를 명령하고 코카인 주산지인 카우카주 플라테아도에서 작물 재배지를 해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마약을 밀매하던 무장단체의 최고위급 지휘관을 사살 및 체포했다면서 자신이 코카인을 수출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콜롬비아에 대해 “아주 병든 나라다.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것을 좋아하는 역겨운 남자가 이끌고 있는데 그는 아주 오래 그러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콜롬비아에서도 군사작전을 할 거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콜롬비아는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국으로 꼽힌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 연합

 

미 재무부는 지난해 페트로 대통령이 관세, 이민자 추방 등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정책을 비판하자 콜롬비아를 약 30년 만에 마약 퇴치 비협력국으로 지정했다. 또 페트로 대통령과 그의 가족, 측근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초기부터 미국의 마약범죄 근절 요청에 협조했던 멕시코도 트럼프 정부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자국 내에서 군사행동을 벌일 가능성은 없다고 일축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그러한 위험은 보이지 않는다. 미국 정부와 조율하고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멕시코를 공격할 가능성을 믿지 않으며 그것이 미국이 진지하게 고려하는 사안이라고조차 생각하지 않는다”며 “조직범죄는 (외국의 군사적) 개입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멕시코에 미군을 투입하는 방안을 반복적으로 제안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항상 거절했으며 논의할 가치도 없는 일로 여긴다고 강조했다.                            <윤기은 기자 >

 

영·프·독 등 유럽 주요국, 트럼프 ‘그린란드 영토 야욕’에 공동 반대 성명

 

“그곳의 국민에게 속한다”···주권 옹호 뜻 모아

 

그린란드 수도 누크의 모습. 신화연합

 

영국·프랑스·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 지도자들은 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에 대한 영토 야심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영·프·독을 비롯해 이탈리아, 폴란드, 스페인 정상들은 공동 성명에서 전략적 요충지이자 광물 자원이 풍부한 북극의 섬 그린란드는 “그곳의 국민에게 속한다”고 재천명했다. 유럽 정상들은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와 함께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의 주권을 옹호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번 성명은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꼽히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그린란드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언급한 직후 나왔다. 밀러는 전날 CNN 인터뷰에서 “그린란드의 미래를 놓고 미국과 군사적으로 싸우려는 국가는 없을 것”이라며 “세계는 힘과 권력에 의해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의 부인이자 우파 논객인 케이티 밀러는 전날 성조기로 덮인 그린란드 지도를 ‘곧(SOON)’이라는 문구와 함께 엑스에 게시하기도 했다.

 

집권 1기부터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혀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취임한 이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특히 최근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군 공습 이후 그린란드에 대한 야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 박은경 기자 >

 

 
지난 3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소재 마라라고 클럽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체포 관련 기자회견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UPI/연합
 


세계에 충격을 안긴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습은 트럼프식 국제 정치의 성격을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미국의 힘을 이용한 압박 정치다.

이런 방식에 기대는 건 국제사회에서 통용되는 외교의 규범을 벗어나고 결국 자국의 품위와 신뢰, 그리고 국제적 이미지를 훼손하는 일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정치와 외교의 규범 및 상식을 모두 무시하고 경제력, 군사력을 이용해 자국의 이익을 최대치로 끌어내는 선택을 해왔다.

때로는 상대국을 조롱하거나 노골적으로 협박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세계를 동시에 당혹감에 빠뜨리는 트럼프식 압박 정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적인 전략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가 기자들에게 즉흥적으로 답하는 말들을 보면, 그것이 전략적 계산인 동시에 그의 본 모습이기도 하다는 걸 짐작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인이 됐지만 사업가 기질, 그것도 자기 이익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공격적인 사업가의 기질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이를 유감 없이 정치에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트럼프식 접근으로 인해 국제사회의 규범이 무너지고 나아가 세계 평화가 위협 받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국제무역 질서를 깨면서 전 세계 국가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한 건 '미국의 이익'이라는 수사에 숨어 국제정치와 외교를 국가 사업 확장의 기회로 삼은 상징적인 일이었다. 유럽 국가들은 물론 미국과 군사적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에게 국방비 대폭 인상을 압박한 것 또한 자국의 군비 부담 축소와 함께 무기 산업의 확장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전쟁을 사업 확장의 기회처럼 이용하고 있는 트럼프

그중에서도 최악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사업 확장의 기회처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기 후에는 이런 사업들이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사업과 이익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을 이용한 이익 추구를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낸 첫 번째 사례는 가자지구 전쟁 휴전 관련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25년 2월 4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한 백악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으로 폐허가 된 가자지구를 전쟁 후 휴양지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는 미국 대통령이 아닌 재개발업자가 할 만한 생각이고 발언이었다. 국제사회의 비난이 이어지자 더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포기한 건 아니었다.

지난해 8월 29일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대로 가자지구를 '가자 리비에라(Gaza Riviera)'로 개발하는 계획과 이미지가 담긴 38쪽의 청사진이 <워싱턴포스트>를 통해 처음 보도됐다. 이는 행정부 차원에서 고려 중인 계획이었고 여기에는 가자지구를 휴양지로 개발하는 것 뿐만 아니라 중동지역의 친미 무역 중심지로 만드는 구상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가자지구 재건을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활용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10월 10일 발효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을 이끈 20개 항목의 '가자지구 휴전안'에도 그대로 담겼다. 휴전안에는 "트럼프 경제개발 계획"을 수립해 가자지구를 중동의 현대적 기적의 도시(modern miracle city) 중 하나로 만든다는 내용과 이를 위한 투자 제안이 이뤄지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가자지구를 주민이 아닌 투자자들과 부자들의 땅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라는 점에서 비윤리적이고 기존의 국제규범을 벗어나는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규범을 모두 깨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초강대국 대통령이기 때문에 이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이 중재 중인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휴전 협상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적 구상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지난해 11월 21일 < AP >는 28개 항으로 이뤄진 미국과 러시아 간 합의된 휴전안 초안을 보도했다. 여기에는 휴전을 중재하고 우크라이나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가로 미국이 원하는 경제적 대가가 노골적으로 명시돼 있었다.

초안에는 유럽 국가들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 중 1천 억 달러(약 145조 원)가 미국이 주도하는 우크라이나 재건에 투자될 것이며 거기서 발생하는 이익의 50%를 미국이 가진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나머지 동결 러시아 자산은 미국-러시아 공동 프로젝트에 투자될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크라이나와의 추가 협상을 통해 초안이 수정되면서 이 내용은 사라졌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12월 24일 기자들에게 설명한 20개 항의 미국-우크라이나 합의안에는 여전히 미국과 미국 기업이 우크라이나 재건과 개발, 그리고 천연가스 기반시설 운영에 공동 투자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또한 우크라이나 재건 투자에 대한 별도의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지속적으로 압박해 얻어낸 결과다.

이전 사례와 다른 베네수엘라 공습

체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그의 배우자 실리아 플로레스가 5일(현지시각) 맨해튼의 다니엘 패트릭 모이니한 미국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 로이터/연합


전쟁을 통해 미국의 경제적 이익과 사업 확장을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식 접근이 정점을 찍은 것은 지난 3일 베네수엘라 공습 및 마두로 대통령 부부 체포 사건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직접 무력 공격을 하고 전쟁 위험을 높였다는 점에서 이전의 사례와는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이것이 마약과의 전쟁이며, 체포된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을 위협하는 마약범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가 미국에 유입되는 마약의 주요 유통 경로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는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정작 베네수엘라 공격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세계 최고의 매장량을 자랑하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자원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도 베네수엘라 공격과 마두로 체포를 밝힌 직후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석유기업들이 베네수엘라에 진출해 무너진 석유 기반시설을 고치고 미국을 위해 돈을 벌 것"이라며 석유가 공격의 주요 이유 중 하나임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정치와 군사력을 사업 확장의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이런 이유로 세계에 트럼프식 압박 정치에 대한 우려와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세계의 우려와 공포가 확산하는 보다 큰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무력 사용이 베네수엘라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공격 직후부터 미국은 덴마크 영토이지만 자치권을 가진 그린란드에 대한 욕심을 가감 없이 드러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이었던 2024년 12월부터 미국이 그린란드를 차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보를 위해서라는 주장이지만 다른 한편 석유, 가스, 희토류 등 그린란드의 풍부한 천연자원을 노린 것이기도 하다.

취임 이후에는 합병을 위한 군사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면서 덴마크와 그린란드를 압박해왔다. 베네수엘라 공격 이후인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에게 "미국의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다시 강조했고 이런 발언은 무력 공격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이에 대해 5일 젠스 프레데릭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이제 충분하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의 시도를 "환상(fantasy)"라고 일갈했다. 같은 날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 또한 방송을 통해 "미국은 그린란드를 합병할 권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이 나토 동맹국을 군사적으로 공격하는 선택을 한다면 나토는 물론 2차 세계대전 이후 만들어진 안보 체계는 멈추게 된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에 대한 트럼프의 선전포고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전 세계에 대한 선전포고와 같다. 미국의 이익을 방해하고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는 국가는 무력으로 응징하고 지도자는 제거할 수 있다는 경고를 보낸 것이다. 미국이라는 초강대국의, 다른 한편으로 민주주의 세계를 선도해온 국가의 지도자가 세계를 상대로 협박을 하고 무력 사용을 경고하는 건 트럼프 대통령 이전까지는 상상하지 못한 일이다.

트럼프식 이익 추구와 압박 정치가 계속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런 방식이 유효할지는 알 수 없다. 세계의 비난이 높아지고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고립이 강화되면 트럼프 대통령 또한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한편 미국이 남긴 선례가 러시아, 중국 등 다른 강대국들에게 참고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미국이 훼손하고 무너뜨린 국제사회의 질서와 규범이 세계인의 평화로운 삶을 위협하고 있다.   < 정주진 평화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