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극우 위안부 모욕에 "짐승 격리해야"

2017년 별세한 송신도 님의 처절한 피해 증언
"얼굴 굳은살 박히도록 맞아 때려도 안 아파"
일본 재판소 패소에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윤미향 마녀사냥 전후 위안부 조롱·모욕 본격화
정의연 집회에서 "매춘부" 외치고 소녀상 모욕
친일 부역 과거 덮으려는 극우 기득권이 주도

 

송신도 님의 투쟁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스틸컷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고,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에는 "할머니들의 용기와 증언을 결코 잊지 않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그러나 집권 이후 '실용 외교'를 전면에 내세우며 일본 정부와의 관계 개선에 집중하면서 과거사 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난다는 비판과 불만도 계속 제기돼 왔다.

 

하지만,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위안부 피해자들을 모독하고 역사를 왜곡해 온 친일 극우 인사들과 단체들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한 달 전 이 대통령은 이들에 대해 "역사를 부정하는 얼빠진 행위"이자 "사자명예훼손"이라고 규정하며, 표현의 자유는 결코 무제한일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는 피해자 인권과 역사적 진실을 부정하는 행위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으로 읽혔다. 이어 최근에는 위안부 피해자를 '매춘부'로 규정하고 소녀상 철거를 주장해 온 단체의 행태를 두고 "전쟁범죄의 성노예 피해자를 그렇게 부를 수는 없다. 사람이라면 이럴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얼굴은 사람인데 마음은 짐승"이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분노를 드러냈고, 나아가 "사람을 해치는 짐승은 사람으로 만들든지, 격리해야 한다"는 초강경 메시지를 던졌다. 이러한 발언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한 집요하고 잔인무도한 공격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봐야 한다.  

 

관련 기사 화면 갈무리 

 

실제로 이들은 정의기억연대 수요시위 현장에 나타나 확성기를 동원해 "매춘부", "거짓말쟁이"라는 막말을 퍼부으며 조롱과 방해를 일삼았고, 피해자들을 인간이 아닌 대상으로 취급하는 역겨운 퍼포먼스를 반복해 왔다. 소녀상에 '철거'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씌우거나, 검은 비닐봉지로 얼굴을 덮는 이른바 '챌린지'를 벌인 것도 이들의 행태였다.

 

심지어 일본의 극우 단체들과 연대해 독일까지 원정을 가서 소녀상 철거 시위를 벌이기도 했으며, 국제사회에 "위안부는 허구"라는 허위 정보를 조직적으로 유포하는 데 앞장섰다. 이는 표현의 자유나 학문적 논쟁의 차원을 훨씬 넘어선 행동이었다. 이 모든 행위는 위안부 피해자 전체에 대한 상징적 폭력이자 테러였다.

 

동시에 일제 식민지배와 그로 인한 피해를 기억하고, 문제 해결을 요구해 온 모든 시민과 연대자들에 대한 모욕이기도 했다. 기억을 지우고 역사를 삭제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그 폭력성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들의 목적은 분명하다. 일제 식민지배와 전쟁범죄에 대한 책임을 부정하고,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는 일제에 부역했고 해방 이후에도 한미일 동맹이라는 이름 아래 과거를 덮어 온 한국 사회의 친일 극우적 기득권 세력의 이해관계와 연결돼 있다. 이들에게 과거사는 기억과 반성의 대상이 아니라, 삭제해야할 장애물에 가깝다. 따라서 역사적 진실을 온몸으로 증언해 온 위안부 피해자들은 이들에게 늘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피해자들의 존재 자체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위협하고, 일본 우익 지배층과의 정치적·외교적 결속에 불편한 진실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본심을 쉽게 드러내지 못해 왔다. 식민지배의 기억과, 여전히 반성과 사과를 거부하는 일본 정부에 대한 비판적 정서가 사회 전반에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SNS

 

하지만 이들은 언제든 이 분위기를 뒤집을 기회를 노려왔다. 2020년 일본 극우 세력, 한국의 족벌 언론, 그리고 윤석열 검찰이 맞물려 전개한 윤미향(정의연)에 대한 대대적 마녀사냥은 이들에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노골적인 조롱과 모욕은 바로 이 시기를 전후해 본격화됐다.

 

이것은 윤석열 집권 3년 동안 멈추지 않고 지속됐다. 심지어 친위 쿠데타 시도가 실패하고 윤석열이 구속·탄핵된 이후에도 이러한 흐름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극우 세력이 아직 충분히 처벌되거나 청산되지 않았고, 여전히 '윤어게인'을 외치며 결집을 시도하고 있으며, 국회 안에 국민의힘이라는 정치적 기반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친일 극우 세력의 가장 극단적이고 반동적인 행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장면이다. 이에 호응하듯 국회에서도 오랫동안 표류하던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개정안'이 법안소위를 통과했다. 피해자에 대한 모독과 혐오를 규제하고 처벌할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근거가 마련되기 시작한 것이다.

 

아마도 이재명 정부는 우선 국내에서 친일 극우 세력의 역사 왜곡과 마녀사냥을 제어하고, 그 이후 외교적으로 일본 정부와 과거사 문제를 단계적으로 제기하며 풀어나가는 전략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실용 외교'가 과거사를 덮는 명분으로 전락하지 않는 것이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지키는 것이다.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이라는 단체는 전국의 소녀상을 찾아다니며 '소녀상 철거 챌린지'를 벌이고 있다. 사진=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페이스북

 

식민지배와 전쟁범죄의 역사를 가해자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로 연결시키고, 윤미향 마녀사냥의 진실과 정의도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과거를 잊지 않고 기억해야 하며, 끝까지 증언하고 사과를 요구했던 위안부 피해자들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 지난해 말 출간된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는 이러한 기억과 계승에 큰 도움을 주는 책이다.(같은 제목의 다큐 영화는 이미 2009년에 개봉한 바 있다.)

 

이 책은 2017년 일본에서 세상을 떠난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 님의 삶과 투쟁을 기록하고 있다. 책에 담긴 피해 경험과 증언은 처절하고도 구체적이다. 16살의 나이에 중국 무창의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가 상상하기 어려운 폭력과 공포 속에서 살아야 했다.

 

송신도 님은 "가장 괴로웠던 것은 총알이 날아오는 거였지"라고 증언한다. 군인과의 강제적 관계 도중에도 총알이 날아들었고, 관계가 끝나지 않으면 몇 시간이고 군인이 몸에서 내려오지 않았다고 한다. "나는 총알에 맞아죽으면 큰일이니까 ··· 그게 가장 괴로웠어요"라는 말은 당시 상황의 비인간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조금이라도 말을 듣지 않으면 구타와 폭행이 이어졌고, 그 상처는 송신도 님의 몸과 마음에서 평생 지워지지 않았다. "지금도 얼굴에 굳은살이 박혀서 아무리 때려도 아프지 않아요 ··· 북이랑 똑같아. 하도 맞아서", "진심으로 사람을 좋아해 본 적이 없으니까,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몰라"라는 고백은 전쟁범죄가 한 인간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증언한다.

 

7년간의 지옥 같은 성착취 끝에 패전 후 일본으로 가게 된 과정마저 기만으로 이어졌다. 한 일본 군인의 청혼을 믿고 따라갔지만, 일본에 도착하자마자 혼인 증명서는 찢겼고 "미군의 양공주라도 되라"는 말과 함께 버려졌다. 송신도 님은 기차에서 뛰어내려 죽으려 했지만, 죽음조차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아무 연고도 없는 일본 땅에서 평생을 가난과 차별 속에서 살아야 했다. 같은 전쟁을 겪고 돌아온 일본 남성들이 연금을 받으며 살아가는 동안, 송신도 님은 과거를 숨기고 무시당하며 늙어갔다. 그러다 생활보호 신청 과정에서 "나는 중국까지 가서 훌륭하게 싸우고 온 여자야!"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과거가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했다.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 재일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의 투쟁'

 

전쟁터에서 돌아온 남자들은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바로 알아챘다. 이후 증언에 나선 송신도 님은 나아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재판을 제기했고, 이를 돕는 '지원모임'도 만들어졌다. 일본 정부가 책임을 회피한 채 제시한 '아시아여성기금'을 단호히 거부했다. "이런 방식은 믿을 수 없어. 세 살짜리 어린애라면 믿을지 몰라도, 난 안 믿어!"

 

하지만 10년에 걸친 재판 끝에 2000년 도쿄고등재판소는 청구를 기각했다. 송신도 님은 판결 이후 이렇게 말했다. "나는 이대로 바보가 되어서 돌아가도 되는데, 일본이라는 나라가 이렇게 바보같은 짓을 해도 되는지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면 정말로 지나가던 개가 웃어요. 배꼽을 쥐고 웃어요."

 

재판은 패소했지만, 송신도 님은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고 했다. 실제로 그 투쟁은 결코 실패가 아니었다. 그의 증언과 재판은 일본 사회에 위안부 문제를 다시 각인시켰고, 이후 민주당·공산당·사민당 등 야3당이 ‘전시 성적 강제 피해자 문제 해결 촉진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송신도 님은 투쟁과 연대 속에서 비로소 삶의 의미를 찾았다고 했다. "사람을 못 믿고 살아왔지. 속기만 했으니까. 그런데 소송을 제기하고, 내가 당한 일을 말하고 나니까 조금은 마음이 편해졌어. 나도 조금은 인간다워졌지." 증언이 곧 회복의 과정이었다는 말이다. 한국의 '나눔의 집'을 방문해 다른 할머니들과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며 웃고 울던 기억도 남아 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쇠약해진 송신도 님은 결국 2017년 세상을 떠났다. 이재명 정부와 우리 사회는 송신도 님을 비롯한 피해자들의 삶과 투쟁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무엇보다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말라"는 당부를 잊지 말아야 한다. 바로 그것이 ‘짐승 같은 마음’을 가진 이들이 지우고 싶어 하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런 잔혹한 전쟁은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됩니다. '위안소'뿐만이 아니라 중국 사람도, 일본 군인도, 고통받는 처참한 모습을 나는 두눈으로 똑똑히 봤습니다."(2000년 10.19 송신도 최종진술서)

 

"다만 전쟁은 하지말아. 다시는 전쟁을 하지 말라고. 전쟁을 하면 뭐든지 다 끌고가서 나라를 위한다면서 다 죽이지 않느냐고. 그것이 가장 괴로운 것이니까. 그런 짓을 다시는 하면 안돼."                                                                                              < 전지윤 기자 >

 

*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 재일 ‘위안부’ 피해자 송신도의 투쟁>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 (엮은이), 김민화 (옮긴이)/ 보더북

 

50여 년 만에 핵 보유 제한 없어진 미국 · 러시아
중국을 핵군축 협상에 끼워넣으려는 트럼프 계산
핵탄두 수를 90%까지 줄인 핵군축 조약 끝나
트럼프 2.0과 함께 핵군비경쟁도 2.0으로 부활?

 

미국 정부는 6일 중국이 2020년 6월 비밀리에 핵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1996년에 마지막으로 지하 핵실험을 한 이후 지금까지 실제 핵폭발을 수반하는 핵실험을 한 적이 없다고 얘기해 왔다. 토머스 디나노 미국 국무차관은 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군축회의에서, 중국이 2020년 6월 22일 핵실험에 따른 지진 측정 등을 통한 감시효과를 낮추는 ‘디커플링’ 방식으로 몰래 실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새로운 군비관리체제를 수립하기 위한 협상에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중국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0년 4월 8일 프라하 성에서 역사적인 핵 군축 조약 서명 후 기자회견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악수하고 있다. 러시아는 2026년 2월 4일, 미국과의 마지막 핵 조약이 2월 5일 만료될 경우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조약의 파기 가능성은 양국 간 새로운 군비 경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2010년에 체결된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은 각국이 배치할 수 있는 핵탄두 수를 제한했다. 2026.2.5. AFP 연합)
 

‘뉴스타트’ 종결로 “지구 멸망까지 85초”

 

지난 5일 미국과 러시아간 핵군축 조약인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 New 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 ‘뉴스타트’)이 종료됐다. 이로써 1972년 미국과 당시 소련이 제1차 전략무기제한협정(SALT 1/ Strategic Arms Limitation Talks/Treaty) 체결을 통해 핵군축을 시작한 지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보유량에 대한 제한이 없어지게 됐다. 핵무기 경쟁이 다시 시작되고 핵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더 커졌다.

 

미국 과학 학술지 ‘원자력과학자회보(Bulletin of the Atomic Scientists)는 지구 멸망까지 남은 시간은 85초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1945년 최초의 원자탄을 만든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한 시카고대학 과학자들이 핵무기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 창간한 이 학술지가 매년 발표해 온 ’지구멸망까지 남은 시간‘은 미국과 소련(러시아)이 1991년 전략무기감축조약(START)에 서명한 냉전 종결 직후 가장 긴 17분이었으나 점점 짧아지다가, 뉴스타트 종결로 가장 짧은 85초로 당겨졌다.

 

2020년 2월 5일 오전 12시 33분(태평양 표준시)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공군 기지에서 개발 시험 중 발사되는 비무장 미니트맨 III 대륙간 탄도 미사일. 러시아는 2026년 2월 4일, 미국과의 마지막 핵 협정이 2월 5일에 만료될 경우 "책임감 있게" 행동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협정 파기로 인해 양국 간 새로운 군비 경쟁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2026.2.4. AFP 연합
 

중국을 핵군축 협상에 끼워넣으려는 트럼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뉴스타트‘를 1년 더 연장하자고 미국에 제안했으나 트럼프 정권은 무응답으로 뉴스타트 종식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형은 7일 그래도 괜찮으냐는 기자들 질문에 “종료된다면 종료돼도 좋다. 더 좋은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가 말한 ‘더 좋은 합의’란 중국을 겨냥한 말이다. 새 군축조약을 체결한다면 급속히 핵탄두를 늘려가고 있는 중국도 참여시켜야 한다는 애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30일 김해공항에서 시진핑 중국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 직전에 자신의 SNS를 통해 미국도 핵실험을 하도록 국방부에 지시했다면서, 중국 러시아와 “같은 기준”에 따라 그렇게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준’이란, 중국과 러시아가 대외적으로 표방한 공식입장과는 달리 사실은 핵실험을 계속하는 불공정 행위를 해 오고 있다는 주장을 바탕에 깔고 한 얘기다. 그날 김해 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뉴스타트 이후의 새 군축협상에 중국도 참여하라고 요구했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이 뉴스타트 연장을 거부한 데에는 중국을 핵군축협상에 불러들이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핵전력 현대화를 통한 미국의 핵 절대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트럼프 정권은 늘 “힘이야말로 최대의 억지력”이라며 ‘힘에 의한 평화’를 주장해 왔다. 그 힘의 정점이 핵전력이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흘리면서 핵전력 강화 움직임을 보여 왔다. 두 나라는 핵감축조약으로 자국 핵무기 개발이 발목을 잡힌 상황에서 중국만 제헌없이 핵개발을 가속하고 있는 기존 군축체제를 파기하고 싶었을 것이다. 특히 중국을 최대 패권경쟁국으로 지목한 미국이 그러했을 것이라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 발언을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다.

 

중국은 2020년 6월에 핵실험을 했다는 미국 주장을 “사실무근”이라며 정면으로 반박했고, 린젠 외교부 대변인은 뉴스타트 종결에 “국제사회가 우려하고 있다”며 유감의 뜻을 표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군축 협상 참여 요구에 대해 “중국의 핵전력은 미국 러시아와 동등한 규모가 아니어서, 지금 단계에서는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거부입장을 밝혔다.

 

지난 5일 신전략무기감축조약(NEW START)이 종료됨에 따라 미국과 러시아는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핵무기 보유에 제한이 없어진 상태에서 핵군비 경쟁으로 치닫게 될 수도 있다.  가디언 2월 5일
 

50여 년 만에 핵무기 보유 제한 없어진 미국과 러시아

 

지금 미국이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핵탄두는 5100~5200발(배치돼 있는 것과 예비 탄두, 해체 대기 중인 탄두까지 포함)이며, 러시아의 보유 핵탄두는 5400~5500발로 미국보다 약간 더 많다. 세계 핵탄두의 90%를 미국 러시아 두 나라가 갖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약 600발이지만 증가 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도 50발에서 최대 150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핵군비 경쟁이 한창이던 시절 미국과 소련이 보유한 핵탄두 수는 7만 발이 넘었고, 두 나라

는 1700회가 넘는 핵실험을 하면서 자국뿐만 아니라 지구 대기와 토양 전체에 막대한 양의 방사능 오염물질을 뿌렸다.

 

에드워드 마키 미국 매사추세츠 주 상원의원(민주당)은 “5일 미국과 러시아 간에 남아 있던 마지막 핵무기 감축조약이 종료된다. 신전략무기감축조약(뉴스타트)이 사라지면 50여 년만에 처음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핵무기 보유량에 대한 제한이 없어진다”면서 “우리는 바로 군비경쟁 2.0으로 향하고 있다”고 경고했다.(가디언 2월 5일)

 

마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수조 달러를 들여 구축하려는 미사일방어체제 ‘골든 돔’계획을 이루어질 수 없는 “허황된 꿈”이라며, “핵무기 보유량을 약 90%나 줄인” 핵군축 조약 쪽으로 가야 하며, 그럴 경우 “골든 돔이 전혀 불필요하며 그린란드를 점령할 필요도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핵무기 및 군비통제 실무그룹 공동의장을 맡고 있는 그는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쳐 주듯이, 핵무기 경쟁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길은 경쟁에 뛰어들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

 

핵탄두 수를 90%까지 줄인 핵군축 조약

 

그가 말한 ‘50여 년’은 미국과 소련이 1972년에 제1차 전략무기제한협정(START 1)과 탄도탄요격미사일(ABM/ Anti-Ballistic Missile Treaty) 제한협정을 체결한 것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한때 7만 발을 넘겼던 핵탄두 감축을 본격화한 것은 1980년대 냉전 말기부터다. 핵위협의 제거라는 이상을 실현하기 위한 결단에서가 아니라, 양국 모두 그렇게 하는 것이 자신들의 생존과 안보를 위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결과였다. 게다가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핵군비 경쟁을 더는 지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1987년에 두 나라는 사거리 500~5500km의 중거리핵전력(INF/ 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전면폐기 조약을 체결했으며, 1991년에는 양국이 각기 핵탄두 수를 6천 발 이내로 제한하는 제1차 전략무기감축조약(START 1)에 서명했다. 전략무기(핵탄두)의 약 80%를 없애기로 한 START 1이 발효된 것 1994년 12월이었다.

 

2010년 4월에는 뉴스타트가 체결됐고 2011년 2월 5일 발효됐다. 2021년 2월에 연장된 뉴스타트는 5년씩 더 연장할 수 있었으나 2026년 2월 5일의 협정 만료일까지 연장에 합의하지 못함으로써 자동 종료됐다. 배치 가능한 핵탄두 수를 각기 1550발로 제한하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폭격기 수도 제한했던 뉴스타트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남은 유일한 핵군축 조약이었다.

 

그에 앞서 미국은 2002년에 ABM 제현협정을 일방적으로 탈퇴했고, 거기에 반발한 러시아는 신형 핵무기 개발을 시작했다. 2019년엔 트럼프 1기 정권이 중거리미사일 보유를 금지한 중거리핵전력(INF) 폐기 조약을 파기했다.

 

트럼프 2.0과 함께 핵군비경쟁 2.0으로

 

1970년에 발효된 핵확산금지조약(NPT)은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등 핵무기 보유 5대국 이외의 핵보유를 금지하는 대신 핵보유국들의 핵군출 노력을 의무화했다. 뉴스타트의 종료에서 보듯 그 ‘노력할 의무’를 강제할 수 있는 어떤 장치도 없는 현실에서, 핵전쟁을 막고 있는 것은 핵무기를 사용하면 쌍방 모두 공멸한다는 상호확증파괴(MAD/ Mutually Assured Destruction)의 공포뿐이다.

 

만일 어느 한쪽이 핵 선제공격을 해서 상대를 절멸시키고 자신은 살아남을 수 있다고 확신하는 순간 핵전쟁은 언제든 터질 수 있다. AI(인공지능)시대에는 그런 정밀한 계산을 통한 승리의 환상이 촉발할 핵전쟁 가능성이 더 높아질 수도 있다. 핵군비 경쟁이 무서운 것은 상대적 핵우위를 서로 다투는 것보다 상대에게 뒤지면 멸망할 수 있다는 공포 때문에 지지 않으려는 경쟁이 끝없이 가속될 수밖에 없는 그 구조 때문이다.

 

에드워드 마키 의원이 지적했듯이 SALT와 START와 ABM, INF 폐기 조약을 거쳐 NEW START로 제동이 걸렸던 핵군비경쟁 1.0이 트럼프 2기 정권(트럼프 2.0) 출범 뒤 되살아나 핵군비 경쟁 2.0을 향해 가고 있다.                                          < 한승동 기자 >

 

 

 
 

사실상 현지 자동차 공장 설립 요구…"수십년 이어질 파트너 찾고 있다"

"한국 조선 능력 세계적으로 비교 대상 없어…납기 일정도 핵심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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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 (서울=연합) =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이 서울 중구 주한 캐나다 대사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2.8 kjhpress@yna.co.kr
 

 "잠수함 입찰 제안 때 우리가 겪는 문제 중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해법이 포함되기를 기대합니다."

방한 중인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은 지난 5일 주한캐나다대사관에서 가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퓨어 장관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한국 완성차 업체가 캐나다에 공장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하면 한국 방산업체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수주하는 데 유리할 것이라는 의미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퓨어 장관의 이번 방한은 캐나다가 추진하는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참여를 희망하는 한국 방산업체의 건조 역량을 확인하고, 주요 당국자들과 대화하기 위해 이뤄졌다.

 

이번 사업에서 한국의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과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가 최종 결선에서 경쟁 중이다.

 

퓨어 장관은 현대자동차가 수소 분야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협력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과 관련해 "캐나다는 여러 산업에서 미국 영향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자동차 산업이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흥미로운 건 최종 후보국(한국과 독일) 모두 완성차 제조국이라는 점"이라며 "자동차 산업은 협력의 아주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며, 이번 제안서에 어떤 형태로든 그 부분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캐나다가 한국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현지 완성차 공장 설립은 현실화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차그룹이 1989년 캐나다 부르몽에 연간 10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세웠지만 4년 만에 철수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퓨어 장관은 이에 대해 "그건 수십 년 전 이야기다. 지금 세상은 12개월 전보다 완전히 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기업과 국가 스스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가장 잘 안다고 생각한다. 매력적이라고 느낄 만한 제안을 만들어오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현지 자동차 공장 설립을 요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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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 (서울=연합)  =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이 서울 중구 주한 캐나다 대사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2.8 kjhpress@yna.co.kr
 

퓨어 장관은 이번에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해 한화오션·HD현대중공업 컨소시엄이 후보 기종으로 제시한 장영실함(3천600t급)에 직접 승선하기도 했다.

그는 "잠수함의 모든 요소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지만 특히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눈이 부실 정도였다"며 "한국 조선 능력은 세계적으로 비교 대상이 없을 정도이다. 매우 강력한 경쟁 우위"라고 치켜세웠다.

 

독일은 캐나다와 함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안보 협력 체계에 들어가 있고, 두 나라가 북극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독일 업체는 아직 건조 중인 잠수함을 후보 기종으로 제시해 약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퓨어 장관은 "한국은 캐나다의 중요한 파트너다. 나토 회원국 여부는 결정 요인이 아니다"라며 "또 두 회사 모두 2032년까지 잠수함을 인도할 수 있다고 신호를 보내왔지만, 이제는 실제 제안서로 증명해야 한다. 납기 일정도 핵심 평가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독일 모두 캐나다 해군이 요구하는 '상위 수준의 필수 요구사항'을 충족했기 때문에 현재 확률은 50대 50이며, 가장 큰 결정 요인은 캐나다에 가장 큰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는 쪽이 될 것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퓨어 장관은 "이번 잠수함 사업은 워낙 큰 규모라 군사 안보뿐 아니라 '경제 안보'를 달성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한다. 우리는 단순한 잠수함 공급자가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이어질 상호 호혜적 파트너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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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 (서울=연합) =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이 서울 중구 주한 캐나다 대사관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2.8 kjhpress@yna.co.kr

 

그는 이번에 20여 개 기업과 동행한 이유도 잠수함 외에 한화가 제안한 지상 전투 체계 등 다른 군사 분야, 나아가 우주·항공·광물·에너지·목재·농업 등 더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퓨어 장관은 "마크 카니 총리는 미국이 과거처럼 국제무대에서 역할을 하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중견국들이 힘을 합쳐 공백을 메워야 한다고 한 바 있다"며 "그렇게 되면 중견국들은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협력해야 하고, 가장 좋은 방법은 이미 함께해온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과 캐나다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지 10년이 넘었고, 최근에는 국방·안보 협정도 체결한 점을 언급했다.

 

퓨어 장관은 잠수함 사업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기존 일정은 2028년 계약 체결 후 2035년 잠수함 투입이었지만 훨씬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3월 첫째 주에 제안서가 제출되면 올해 안에는 결정이 날 것이다. 제안서를 신중하게 검토하겠지만 불필요하게 더 시간을 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이정현 기자 >

 

60조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 '비밀병기'는 K-배터리 소재사

 
 

현지 생산기지 확장 박차…광물 · 전력 등 입지 장점

배터리 공급망 안정 기여…캐 전기차 육성전략 부합

 


솔루스첨단소재, 캐나다 퀘벡서 1500억 인센티브 확보 (서울=연합) 솔루스첨단소재는 해외 자회사인 볼타에너지솔루션 캐나다가 캐나다 퀘벡주 산하 퀘벡 투자공사와 캐나다 최초의 전지박(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 대한 인센티브 계약을 체결, 1억5천만 캐나다 달러(약 1천500억원)의 인센티브 지원을 확보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솔루스첨단소재 캐나다 전지박 공장의 모습. 2024.10.4 [솔루스첨단소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최대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 잠수함 프로젝트(CPSP) 수주전이 우리나라와 독일의 국가 대항전 양상으로 전개되는 가운데 조선·방산과 자동차업계뿐만 아니라 배터리 소재 기업들까지 지원군으로 나섰다.

 

캐나다 정부가 요구하는 전기차 산업에 대한 투자와 관련해 이들 소재사의 가세가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공급망 구축의 '화룡점정'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캐나다 잠수함 수주전이 민관 총력전으로 펼쳐지는 상황에서 국내 배터리 소재 기업들도 캐나다에 생산 기지를 구축하며 현지 공급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캐나다 퀘백주에 북미 유일의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공장을 건설 중으로, 연내 완공 및 내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헝가리 공장에서 생산한 동박을 북미 지역 배터리 및 완성차 고객사에 공급 중이지만, 캐나다에 공장이 완공되면 현지에서 직접 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생산 능력은 2만5천t으로 시작해 시장 수요에 따라 총 6만3천t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포스코퓨처엠, 캐나다 합작법인 핵심인력 한국서 직무 교육 실시 (서울=연합) 포스코퓨처엠이 지난 6월 10일부터 한 달간 캐나다 현지 합작법인인 '얼티엄캠'의 핵심 인력 21명을 대상으로 포항 인재창조원, 양극재 공장 등에서 직무 교육을 실시했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얼티엄캠 직원이 중간 소재인 전구체와 리튬을 결합하는 소성 공정에 대해 설명 하고 있다. 2024.7.4 [포스코퓨처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포스코퓨처엠 역시 퀘백주에 제너럴모터스(GM)와 양극재 합작사 얼티엄캠을 설립하고, 연간 생산 능력 3만t 규모의 생산기지를 짓고 있다.

 

퀘백주에는 에코프로비엠도 SK온, 포드와 함께 양극재 생산 기지를 준비 중으로, 일시 중단된 작업이 내년에는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같은 현지 사업 확대는 전기차 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캐나다 정부의 정책 목표와 맞물려 한국의 잠수함 수주전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캐나다는 이번 잠수함 프로젝트를 고리로 전기차 관련 기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에 따라 수주전에 참여한 국가들에 기술 이전이나 부품 제작 수출 등 반대 급부를 받는 절충교역 형식의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 조달 특임장관도 최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양국 자동차 산업 협력과 관련, "잠수함 사업보다 훨씬 더 큰 사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필두로 꾸려진 캐나다 방산 특사단에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합류한 것도 자사 모빌리티 포트폴리오와 캐나다의 협력 범위를 넓힘으로써 한국의 잠수함 사업 수주를 지원하기 위한 행보였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방문한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 (서울=연합) 스티븐 퓨어 캐나다 국방조달 특임장관이 2일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 관계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2.2 [한화오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런 상황에서 한국 배터리 소재사들이 캐나다에 구축 중인 생산 기지는 북미에 진출한 국내 및 글로벌 전기차 관련 기업들의 공급 안정을 지원하는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 배터리 소재 기업들도 리튬, 니켈, 코발트, 흑연 등 풍부한 핵심 광물과 저렴한 전기료라는 캐나다의 입지 장점을 토대로 북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으로 미국 중심의 친환경차 공급망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캐나다가 새로운 북미 전략 거점으로 부상 중"이라며 "이 같은 트렌드와 캐나다의 정책 목표가 부합하는 점을 잘 활용한다면 한국의 잠수함 수주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조성흠 기자 >

'미 우선주의'속 캐나다-중국 관계개선 움직임 영향 주목


                                마약사범인 캐나다인 로버트 로이드 셸렌버그 [AFP=연합]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에 직면한 캐나다가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선 가운데,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캐나다인 마약사범에 대해 내려졌던 사형 판결을 뒤집은 것으로 전해졌다.

 

AFP통신은 7일 익명의 캐나다 당국자와 마약사범 측 변호인을 인용해 중국 최고인민법원이 전날 이러한 결정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캐나다 외교부에 해당하는 글로벌부(GAC) 대변인도 법원의 이러한 결정을 알고 있다면서 "계속 영사 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마약 밀매조직에서 활동한 로버트 로이드 셸렌버그는 2014년 필로폰(메스암페타민) 222㎏을 중국에서 호주로 밀반출하려다 검거됐다.

 

셸렌버그는 2016년 11월 재판에서 15년 징역형과 개인 재산 몰수형을 선고받았지만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캐나다 관계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1기 때인 2018년 캐나다가 미국의 요청으로 밴쿠버에 머물던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하면서 급격히 얼어붙었다.

 

2018년 말 항소심 재판부는 하급심 판결이 너무 가볍다며 재심을 명령했고, 2019년 1월 재심 결과 셸렌버그는 사형을 선고받았다.

 

변호인은 최고인민법원의 이번 결정으로 랴오닝성 다롄에서 수감 중인 셸렌버그가 재심을 받을 예정이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AFP는 이번 결정이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방중 이후 양국관계 해빙의 신호일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카니 총리는 지난달 14∼17일 캐나다 총리로는 8년 만에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으며, 양국은 경제·무역 관계 개선을 진행 중이다.    < 차병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