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기반 전환 중요성 강조하며 "여전히 미비점 많다고 확신"

"주한미군 병력 배치 변화 신호…북이 오해 ·오판할 여지 충분"

 
 
하기
한미동맹 컨퍼런스 환영사하는 주한미군전우회 회장  =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전우회 회장이 1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5-1차 한미동맹컨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2025.9.17 dwise@yna.co.kr

 

전직 주한 미군사령관이 5일 한미 군사당국이 논의 중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과 관련, 조건 충족이 중요하며 시점을 정해놓고 추진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이날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팟캐스트에서 "조건 기반 전환 계획은 연합 방어와 억지력 두 가지를 모두 강화하기 위해 수립됐다"고 말했다.

 

이어 "조건이 충족되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한 연합 군사태세와 억지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그 결과 억지력과 실제 방어 능력이 상당히 향상되면 위험은 줄어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시간 기반 계획은 근본적으로 위험을 증가시킨다. 이 위험은 한국군에 여전히 작전상 미비점이 남아있기 때문"이라며 "임의로 시기를 정했는데 몇 가지 핵심 군사적 역량이 확보되지 않았다면, 그건 허점이 되며 실제 북한에 대한 억지력과 방어력을 약화시킨다"고 밝혔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의 언급은 전작권 전환의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온 미 군사 당국 입장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는 2018년 11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주한미군 사령관을 역임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해 미 의회 청문회에서 2029년 1분기를 전환 조건 충족 목표 시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이르면 내년이나 내후년까지 전작권 전환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내부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주권 확보를 위해 속도를 내는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주권을 강조하는 목소리는 한국 주도 군대의 일방적인 행동에 대한 욕망을 의미한다는 게 내 견해다. 우리는 그러한 움직임이 현재의 양자 협력 과정의 종식을 의미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한국 정부가 2020년에 전작권 전환 조건을 92% 충족했다고 했다면서 "이는 완전히 달성했다는 것인데 분명히 말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당시 그 수치는 92%에 훨씬 못 미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나는 여전히 많은 미비점이 있다고 비교적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에이브럼스 전 사령관은 향후 전작권 전환 및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 이로 인한 북한의 오판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상황이 전개됨에 따라 미국은 앞으로 중요하지만, 제한된 전력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며 "한국 내 (주한미군) 병력 배치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신호가 보내지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어 "적대행위가 재개되는 가장 큰 원인은 3가지 '미스'(mis)이다. 오해(misunderstanding), 오판(miscalculation), 실수(mistake)"라며 "지금은 북한이 잠재적으로 오해를 하거나 오판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작권 전환 결정을 "정치인과 외교관이 내릴 것"이라면서 "현장 지휘관들은 위험을 줄이고 억지력과 방어력을 강화할 방안에 대해 최선의 군사적 조언을 계속 제시해야 한다. 그게 군이 해야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 박성민 기자 >

 

 

 

 
 
 

최종조사결과 발표와 동시에 작전 단행…"MDL 이남 모든 북지뢰 제거할 것"

북 겨냥 첨단 무기체계 시연·불법 사이버 관련 대북 독자제재도 검토될 듯

 

매하기
'폭발 원인된 MDL 이남 북한군 지뢰지대 오늘 제거'  = 양진혁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관련 합동 현장조사 TF 최종 조사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오늘 수행된 MDL 이남 북한군 지뢰 제거 작전의 영상을 공개하고 있다. 2026.10.5 jieunlee@yna.co.kr

 

정부가 지난 21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MDL) 이남에서 발생한 북한군 지뢰 폭발 사건과 관련해 현장 일대에 매설된 북한 지뢰를 제거하는 작전으로 대응조치의 첫발을 뗐다.

 

북한이 MDL 이남에 매설한 지뢰로 우리 장병이 큰 부상을 당했다는 최종 결론을 제시하는 동시에 지뢰제거 작전을 공개하며 대북 대응조치를 본격화한 것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5일 최종 조사 결과 브리핑에서 "이번 지뢰 폭발의 원인이 되고 유엔사가 정전협정 위반으로 인정한 MDL 이남의 북한군 지뢰 지대를 오늘 (낮) 12시 51분경 제거했다"고 공개했다.

 

군은 작전에 사용한 장비나 제거 반경 등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두 차례 폭음과 함께 불꽃이 일고 검은 연기가 퍼지는 현장 영상을 공개했다. 폭파 방식으로 제거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합참 관계자는 현장에서 장병들이 목격했다는 미폭발 지뢰가 있는 곳까지 포함해 제거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고 당시 수색로를) 최초 개척할 때 좌, 우측에 지뢰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데 그 지역의 지뢰를 제거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국경선 요새화 작업이 2024년 4월 시작된 이래 우리 군 당국이 MDL 이남 북한 지뢰에 대한 제거 작전을 벌인 것은 처음이다.

 

우리 당국이 대북 대응 신호탄으로 북한군 지뢰 폭파에 나선 것은 사건의 원인인 북한의 MDL 이남 지뢰를 제거하는 '물리적 행동'을 통해 단호한 대응 의지를 보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그간 전문가 등에선 우리 군이 MDL 이남 북한 매설 지뢰에 대한 제거 작전에 나서기 쉽지만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 바 있다.

 

남북의 MDL 기준선에 차이가 있고, 지뢰 매설 의심 지대가 MDL에서 10여m 거리로 매우 인접한 상황에서 아무리 MDL 이남이라 하더라도 북한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전 체제의 안정적 관리에 무게를 두는 유엔군사령부(유엔사)가 지뢰제거 장비 반입 등 작전 수행에 동의하느냐가 관건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그러나 유엔사도 이미 지난달 29일 MDL 이남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북한군 수지(플라스틱) 반(反)보병지뢰 1발이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명확히 판단했기 때문에 작전 실시에 공감대가 마련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MDL 이남에서 한국 측이 취하는 방어적 조처로 유엔사도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작전 현장에는 유엔사 군사정전위원회(군정위) 관계자도 참석해 작전 시행에 제한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양진혁 합참 작전부장은 밝혔다. 그는 "작전 준비 및 시행 전 과정에서 유엔사와 긴밀히 협의했다"고 강조했다.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과 강신철 국방부 장관 사이에서도 이번 작전과 관련해 긴밀한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유엔사는 정전협정에 따른 절차에 따라 필요한 출입과 조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국군과 긴밀히 협력해 왔다"며 "이번 사안에서도 한국군이 적절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유엔사는 필요한 출입과 조율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미 여러 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 북한의 MDL 이남 지뢰 매설 의심 지대에 대해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MDL 이남에 북한군 지뢰가 계속 있으면 우리 군의 DMZ 작전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다만 이번 지뢰제거 작전이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당시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격 재개했던 것보다는 덜 공세적이라고 볼 여지가 있다. 문제의 원인을 제거하는 데 집중하면서 나름대로 상황관리의 필요성도 감안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정부는 이번 지뢰제거 작전을 시작으로 추가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

우선적으로는 북한이 MDL 이남 지뢰지대를 자발적으로 제거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제거 작전을 펼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국방부 당국자는 "다양한 조치를 할 거고, MDL 이남에 넘어온 모든 지뢰를 제거할 것이다. 이게 시작이라고 보셔도 된다"고 말했다.

 

다른 국방부 관계자는 수동적 지뢰제거에 그치면 안 되고 비례적 군사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지뢰제거가 소극적이라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군이) 물리적으로 지뢰지대를 제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우리 군이 보유한 첨단 무기체계 시연 등 추가 군사적 조치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지난 1일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선 외교부가 DMZ 지뢰 폭발 사고 대응을 비롯한 대북 안보 조치로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겨냥한 한국의 독자 제재안을 제시해 격론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는 야권에서 강하게 요구하는 대북 확성기 재개에 대해서는 효과성을 판단해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일 국군의 날 기념사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천명한 이상 확성기 재개를 택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방부 당국자는 "확성기가 효과가 있던 적도 있고 지역주민들 어려움을 유발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확성기가 현시대에도 좋은 효과가 있을지도 고려해 현실적이고 다양한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효정 민선희 기자 >

 

 

 
 

개표 99.99% 진행…보우소나루 47.03% vs 룰라 45.16%

25일 결선투표서 양자 대결…초박빙 승부 날 것으로 예상

 

                                     보우소나루 상원의원 [AP=연합]

 

4일(현지시간)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선거 1차 투표에서 우파 성향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자유당(PL) 후보가 깜짝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개표가 99.99% 진행된 가운데 보우소나루 후보는 47.03%의 득표율로 45.16%에 그친 노동자당(PT) 소속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을 제치고 1위로 결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과반(50% 초과) 득표에는 실패하면서 오는 25일 치러지는 결선투표에서 룰라 대통령과 또 한 번의 대결을 벌이게 됐다. 브라질 선거법상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결선 투표를 치러야 한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앞서나갔다. 자신의 강세 지역인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등 도시 지역에서 개표가 먼저 이뤄지면서다. 보우소나루 후보는 주로 도시에서, 룰라 대통령은 농어촌 지역에서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룰라가 1위를 차지할 것이라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와는 달리 보우소나루의 기세는 중후반까지도 꺾이지 않았다.

 

전통적 자유당 강세 지역인 남동부는 물론 중부와 북서부 대부분의 지역에서 룰라에게 앞서 나갔다. 룰라의 텃밭인 북동부를 제외하고 대다수 지역에서 승기를 잡으면서, 한때 보우소나루와 룰라의 격차는 10%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룰라는 북서부 지역을 탈환하는 등 막판까지 끈질기게 추격했으나 단 한 차례도 앞서지 못한 채 보우소나루에게 완패했다.

 

                              투표를 마친 룰라 대통령  [로이터=연합]

 

이번 선거에서 룰라 대통령이 예상외로 고전한 것은 고물가, 가계부채 증가, 재정 적자 확대, 치안 불안 등 누적된 경제·사회 문제에 대한 유권자 불만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반면 보우소나루 후보는 룰라 정부의 경제 실정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불만을 파고들어 긴축과 재정 건전성 회복을 공약하며 표심을 끌어모았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우호적 기류 역시 보수층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데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에는 13명의 후보가 난립했으나, 룰라와 보우소나루를 제외하고 3%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한 이가 없을 정도로 양강 구도가 공고했다. 3주 뒤 치러지는 결선투표는 양자 대결 구도로 좁혀지는 만큼 양 진영의 사활 건 총력전이 펼쳐지며 지난 대선보다도 더 치열한 역대급 초박빙 승부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대선에서 룰라 후보는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의 부친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상대로 1.8%포인트 차의 신승을 거뒀다. 이는 역대 브라질 선거 역사상 가장 적은 표 차의 승부였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당시보다 좌·우 양극화가 한층 심화한 데다 결선투표 여론조사 추이도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어, 1%포인트 미만의 극단적인 초접전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브라질 정치학자 헤수스 마제이는 결선 투표에 대해 "극도의 접전이 이뤄질 것"이라며 "중도층이 사실상 좌·우 양측 세력에 완전히 흡수되었기 때문에 최종 승부는 종이 한 장 차이로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송광호 기자 >


                                 보우소나루 상원의원과 룰라 대통령 [AP=연합]

 

 

'국감서 밝히겠다' 던 조희대…나흘만에 증언 거부

● COREA 2026. 10. 6. 05:41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삼권분립의 취지와 사법권 독립에 반해" 의견서
출석하되 증언 안할 듯…국민 앞에 한 약속 저버려
서영교 "국회의 견제와 검증 거부하는 문제 반복"

 

이용우 "예외 요구는 특권의식과 제왕적 행태"
김의겸 "국감 통해 말하겠다던 발언 스스로 번복"
최은석 "민주당 입맛대로 증인 골라 세우는 국감

 

겁박하기 전에 막아 세운 증인들부터 세우라”
임명권과 제청권 어느 쪽 앞서는지 견해 갈려
6일 국감 시작 …김현지·DMZ 지뢰·ETF 등 쟁점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9.28 연합
 

"요청 자체가 재제청하라고만 왔다. 답변도 결론만 드려서 여러분들이 궁금한 게 많다고 들었다. 그런 내용들을 앞으로 국정감사나 그런 것을 통해서 이야기할 것이고, 꼭 필요한 것이 있으면 공보관을 통해서 여러분한테 전달해 드리겠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달 28일 출근길에 두 손을 공손하게 모은 채 취재진에 밝힌 입장이다. 대법관 재제청 거부 논란에 대해 국정감사에서 입장을 밝히겠다던 그가 나흘 만에 국감 증언대에 서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혀 국민들 앞에 한 약속을 저버리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권은 사흘 연휴의 한중간에 다시 격렬한 공방에 휩싸였다. 

 

조 대법원장은 6일 국감을 나흘 앞둔 지난 2일에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앞으로  증인 출석은 어렵다는 의견서를 국회에 냈다. "헌법과 법률을 준수할 의무가 있고 수사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는 상황임을 고려할 때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드리기는 어렵다. 국회가 대법원장의 헌법상 독립적 권한인 제청권 행사에 관해 증언하도록 하는 것은 대한민국 헌법 제104조 제2항에 반영된 삼권분립의 취지와 사법권 독립에 반한다. 국정감사의 권력분립 상 한계를 벗어날 뿐 아니라 대법원장에게 국회 출석·답변 의무를 부과하지 아니한 국회법 제121조의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다"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가능성’은 시민단체가 조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해 국감에서도 일반 증인으로 채택됐지만 결국 사법권 독립 등을 내세우며 증언하지 않았고, 관례대로 인사와 마무리 발언만 했다. 이번에도 조 대법원장은 출석은 하되 증언은 거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도행 대법원 공보관은 이날 오후 조 대법원장이 국감 증인 불출석 의견을 낸 것이 맞는지, 서영교 위원장과 민주당 법사위 간사, 민주당의 비판을 어떻게 보는지를 묻는 미디어오늘의 소셜미디어(SNS) 질의에 “출석요구에 대한 의견서가 국회에 제출됐다고 들었고, 저희가 언론에 공지한 내용은 없다”고 답했다.

 

이 시점에 돌아보니 앞의 조 대법원장 출근길 발언에 주어가 빠져 있어 빠져나갈 구멍은 마련돼 있었다. 국회의 국정감사를 '국정감사나 그런 것을 통해서"라고 낮춰 보는 모습까지 드러냈다. 한마디로 농락당한 느낌을 갖는 이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일제히 들고 일어났다.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가 사법부 현안에 대한 설명을 요구할 때마다 (조 대법원장이) 사법부 독립을 앞세워 출석을 거부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국회 출석 요구를 계속 거부하는 것은 국회의 견제와 검증을 거부하는 문제"라고 비판했다. 법사위가 기관 증인이 아닌 일반 증인으로 조 대법원장의 출석을 요구한 점을 들어 현행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라 조 대법원장은 출석 의무가 있다며 "출석하지 않겠다는 것은 국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서 의원은 또 "조 대법원장은 성역이 아니고 사법부 독립은 위헌행위에 대해 침묵을 허용하는 방패가 아니다"며 조 대법원장을 향해 "증인석에 앉아 국민 앞에 직접 답하라"고 촉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서영교 위원장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3일 조희대 대법원장 대법관 재제청 거부 관련 서울 서초구 대법원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2026.9.23 연합
 

이용우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도, 대통령도, 국회도 뭉개는 대한민국의 제왕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감사에 나오지 않으려면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국회증언감정법 제2조는 증인으로 출석 요구를 받으면 다른 법률에도 불구하고 누구든지 따라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며 "조 대법원장의 예외 요구는 특권의식과 제왕적 행태"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증인 불출석은 감추고 싶은 것이 있다는 자기 고백이자 증인 선서 없이 국회를 조 대법원장 개인의 거짓 주장의 놀이터로 삼겠다는 선전포고"라며 "조 대법원장은 6일 국정감사에 출석해 국민 앞에 소명하십시오"라고 거듭 압박했다.

 

법사위의  여당 간사인 김의겸 민주당 의원도 입장문에서 “사법행정에 관한 사항이 감사 대상에 당연히 포함된다”라며 “국회의 헌법상 권한 행사를 거부하는 것이야말로 의무에 반하는 것”이라고 썼다. 조 대법원장이 직접 “국정감사를 통해 이야기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김의겸 의원은 “정작 국정감사 일반증인 출석 요구를 받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것은 자신의 발언을 스스로 번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적반하장이라고 받아쳤다. 최은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조 대법원장을 국회법 위반으로 몰아붙이고 있다며 “적반하장도 유분수”라고 비판했다. 특히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에서 핵심 의혹을 검증할 증인 한 명조차 제대로 세우지 못했고, '단일종목레버리지 ETF' 대참사 진실규명을 위해 1월 13일 청와대 회의 참석자들을 증인으로 세우려 했지만, 민주당이 끝내 막았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최 수석대변인은 “불리한 증인은 빼고, 공격할 사람은 불러 세우고, 민주당 입맛대로 증인을 골라 세우는 것이 국정감사”라고 허점을 파고 들었다.

 

최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이후 틈만 나면 대법원장에게 정치적 책임을 뒤집어씌우고, 인신공격과 모욕에 가까운 공세를 퍼부어 놓고 이제 와서 증인석에 앉으라고 윽박지르고 있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을 겁박하기 전에, 자신들이 막아 세운 증인들부터 국민 여러분 앞에 세우라”고 촉구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비롯한 11명의 대법관들이 2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전원합의체 선고기일에 참석하고 있다.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은 5일 현재 216일째 공석이다. 2026.9.29 연합
 

앞서 민주당은 지난 2일 국회에서 ‘대법관 임명 관련 헌법전문가 긴급 좌담회’를 열어 조 대법원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김민석 대표는 “제청이 권한으로 봤을 때 과연 임명권보다 더 큰 권한인가”라며 “국민의 신속한 재판받을 권리가 이렇게 침해되도록 행사될 수 있는 것인가가 오늘 질문의 본질”이라고 했다. 좌담회에 참석한 진보 성향 헌법학자인 이준일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이 제청을 반려하거나 거부한 경우 대법원장은 다시 제청할 의무가 있다”며 “상당한 기간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탄핵 사유에 해당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대법원장은 이날 신임 법관 임명식에서 “어떠한 변화 속에서도 사법의 독립성과 공정성, 청렴성이라는 근본 가치는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사법부 독립을 거듭 강조했다.

제청권과 임명권 중 어떤 권한이 우선인지를 두고 헌법학자들의 해석도 갈린다고 뉴스1은 5일 보도했다. 김선택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대법관 제청권과 임명권은 우열 관계는 아니다"면서도 "임명 절차 안에 제청 절차가 있는 것이어서 제청은 대통령의 인사 절차 중 한 파트"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장이 일방적으로 제청하면 대통령이 (제청된 자를) 무조건 임명해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우열을 가리는 것은 무의미하다"며 "시간상으로 분업 체제이고, 어느 하나만 빠져도 대법관이 임명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물론 국회 동의를 받지 못하면 마찬가지이지만, 국회의 동의는 보조적인 견제 장치이고 실질적으로는 제청권과 임명권이 2단계로 나뉘어 있는 시간적 분업 체제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헌환 아주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대법원장의 제청권보다는 대통령의 의사가 더 존중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대통령은 국민이 직접 선거를 통해 선출한 정치적 대표로서, 민주적 정당성을 가지는 지위"라며 "대법원장은 민주적 정당성에 관해선 대통령보다 약하다"고 말했다. 이어 "임명 권한이 있다면 그 임명 권한 행사에 있어 제청을 거부하는 이유를 제시할 의무가 대통령에게는 헌법적·법률적으로 없다"며 "순수한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에 헌법적 근거의 유무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부연했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제청이라는 말 자체가 '대법원장 쪽이 설득하는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이 했던 것처럼 물밑 교섭을 하다가 여의치 않으면 서면으로 A 후보를 제청하고 '임명하려면 하고, 말라면 마는 식'은 헌법적으로 이야기하면 제청권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재체청 요구 자체가 위헌이라고 보긴 어려우나 헌정사에서 대법관 임명에 있어 대통령이 마음대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한 적은 없다"며 "오히려 법원이나 대법원장에게 주도권을 갖고 그 사람(대법관)을 고르는 역할을 부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신헌법 때에는 대법원장과 사전 협의해 '코드 인사'로 손쉽게 임명했다"며 "사전 협의의 관행은 없어져야 할 관행"이라고 덧붙였다.

 

헌법 학자들은 현재 상황을 타개하려면 청와대와 대법원의 협의가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선택 교수는 "그동안 항상 청와대와 대법원이 사전 협의를 충분히 했고, 조율해 왔다"며 "일본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최고재판소 재판관을 임명할 때도 유사한 절차를 거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정부에서 20명 이상의 대법관을 임명하게 되는데 지금 상황으로 인해 내년 조 대법원장 퇴임 전까지 대법관 임명에 문제가 돼 공백이 이어질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지봉 교수는 "제청되지 못한 나머지 3명의 후보 중에서 한 명에 대해 대법원과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협의해야 한다"면서도 "새로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할 경우 앞선 후보추천위의 추천권을 무시하게 돼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법원장도 대법관처럼 후보추천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차진아 교수는 "노골적으로 코드인사가 될 수 있는 부분을 막기 위해서는 필요할 것 같다"면서도 "후보추천위 구성은 정치적 편향성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당원들이 3일 서울 숭례문 앞 세종대로에서 열린 국민의힘 '이재명 정권 심판, 민생회복·안보수호 국민행동대회'에서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2026.10.3
 

한편 민주당은 이번 국감에서 국민의힘 공세 방어에도 당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재명 정부 첫해였던 지난해 국감은 윤석열 정부의 문제를 캐내는 데 집중한 것과는 다른 전략을 펴겠다는 것. 원내 핵심 당직을 맡은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 지지율을 상승시켜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인 만큼 의원들이 정부와 같이 철벽 방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위원회에서는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출석 여부가 최대 뇌관이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을 비롯한 이른바 ‘경기·성남 라인’의 인사·국정 개입 의혹을 파고들 계획이다. 용혜인·김승원 전 성평등가족부·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의 잇단 낙마를 고리로 인사 검증 실패에 대한 청와대 책임론도 제기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김 실장의 국감 증인 채택을 요구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근거 없는 정치 공세라고 반박하고 있다.

 

외교통일·국방위원회에서는 비무장지대(DMZ) 북한 지뢰 폭발 사고와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 등 안보 현안이 쟁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한 정부의 초기 판단과 대응을 따져 물을 예정이다. 호르무즈 해협 군사 작전 참여 수위를 두고도 공방이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북한 포로 송환을 둘러싸고도 입씨름이 벌어질 것이다. 

 

경제·금융 분야에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논란과 부동산 정책 등이 도마에 오른다. 국민의힘은 김용범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을 정무위 증인으로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 임병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