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잠긴 김민석 대표 =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접견하는 도중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2026.10.15 scoop@yna.co.kr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16일 이른바 재제청 문제로 청와대와 갈등을 빚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관련, "탄핵에 대해서는 광범위한 요구가 이미 나오고 있기 때문에 모든 방법과 어떤 경로를 올려놓고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민주당 유튜브 방송 '민티 07'에 출연, 조 대법원장의 탄핵 문제에 대한 질문을 받고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을 '탄핵의 ㅌ자'라 표현하며 이같이 답했다.
그의 이런 발언은 기존 입장에서 더 나아간 것으로, 당 차원에서 탄핵 추진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관련 논의에 들어갔다는 것을 사실상 공식화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의 발언이 지난 14일 "인내선도 무한대는 아니다"라며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면서 "모든 방안을 실질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한 데서 더 나아갔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그동안 역풍 등을 우려해 지도부 및 당 차원에서는 사법부 수장인 조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추진에 대한 언급에 신중해 왔다.
김 대표도 "어느 시점까지는 저희가 탄핵의 'ᄐ'자도 내지 않고 국민들께 충분하게 설명과 이해 과정을 깊게 또 충분하게 드리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진행해왔다"며 "이제는 '사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는 이유를 종합적으로 정리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기표·박균택 의원도 김 대표 이후에 같은 방송에 나와 조 대법원장의 탄핵 필요성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회가 대법원장의 제청권 행사에 대해 감사하는 것 자체가 위헌'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점 등을 거론하며 "대단히 위헌적인 생각이고 말이고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탄핵의 사유는 차고도 넘친다"며 "무조건 지금, 이번 국면에서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탄핵 추진에 따른 역풍 우려에 대해서는 "여론조사별로 다르긴 하지만 과반의 국민들이 조희대 탄핵에 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사유가 있는데도 민주당이 집권 여당으로서, 과반수 (의석)을 가진 당으로서 탄핵하지 않는다면 헌법 수호의 의지를 의심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풍을 우려한다면 오히려 민주당의 정체성이나 어떤 반헌법적인 태도에 대한 어떤 단죄나 어떤 의지가 약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헌법의 대통령 임명권 조항을 부정하는 것과 (국감) 증인 선서를 거부하는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부분은 탄핵 사유가 충분히 될 수 있다"며 "탄핵해야 한다. 최소한 (탄핵을) 검토할 때는 됐다"고 말했다. < 김정진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를 전부 비공개하자는 일각의 주장에 저는 동의할 수 없다"며 "국무회의 회의록은 (기존에도) 공개돼 왔으며 국정을 포함한 모든 행정은 공개가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국무회의 공개 논란에 대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이같이 밝혔다.
해당 글에서 이 대통령은 최근 일부 언론이 '국무총리 주재 만찬에서 국무회의 공개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는 취지의 보도를 한 것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기사 내용 중) 어떤 장관이 '국무회의 공개로 힘들다'고 한 것 이외에, '공개하지 않도록 건의했다'라거나 'SNS 운운(했다)' 등에 대한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무회의는 공개 회의에 이어 비공개 회의가 따로 있고 보안이 필요하거나 국무위원들의 입장이 난처할 수 있는 사안은 비공개로 논의하고 있다"며 "공개여서 못할 말은 비공개 회의에서 하면 되고, 그래도 하기 어려운 말이 있으면 개별적으로 전화나 메시지를 보내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좋은 친구는 쓴소리해주는 친구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일을 하는 공직자가 다른 공직자의 시정해야 할 문제를 지적하지 않으면 이는 이기심에 기인한 책임회피이거나 국민의 신뢰에 반하는 것"이라며 "최소한 이 정부에서 대통령에게 해야할 말을 못하는 국무위원은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대통령의 의견에 당당하게 반론을 제기하는 경우도 국민께서 직접 보고 있다"며 "회의 공개로 국무위원들의 말을 막고 있다는 허위 주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개회의는 장관들의 열의와 역량을 국민들에게 자랑할 기회이기도 하다. 이를 잘 활용하는 국무위원도 많다"며 "'공개라 말을 못한다'는 것은 회의 공개를 막고 싶은 측의 소망"이라고 일축했다.
이 대통령은 또 "공개 토론 시 국무위원들이 팩트 체크를 위한 대통령의 질문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지만, 주무장관으로서 자기 업무는 손바닥처럼 파악하는 게 당연하다"며 "세부 수치 등은 모를 수도 있다. 그래서 '장관이 모든 것을 알 수는 없다. 모르면서 아는 척하지 말아달라'고 수차 말했다"고 부연했다.
이 대통령은 "중간 유통업자들이 생산자 소비자의 직거래가 불편한 것처럼 선출공직자와 국민의 직접 소통이 불편한 분들도 많을 것"이라며 "충분히 이해하지만 유통 마진을 보장하자고 직거래를 막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자신의 글에 대해 "국무회의가 대통령 잘난 체하는 곳인가. 쓴소리 하는 친구들을 무극파(무책임한 극단주의자)로 몰고 공격하는 자가 할 말인가"라고 비판 글을 남긴 네티즌에도 별도의 엑스 글을 남겨 답장했다.
이 대통령은 "일면 맞는 말씀이지만, 자신들의 사적 이익을 위해 허위에 기초한 억지 주장으로 혹세무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 임형섭 기자 >
코스피, 두달반만에 최대 하락…7거래일간 21%↓ 삼전·닉스, 9∼11%↓…외국인 8거래일 연속 투매 앤트로픽 매출 증가세 둔화…미국 물가 통계 충격 미·일·대만 1.9∼4.9% 하락…코스피 낙폭은 2배 금리 상단 확인되고 종전돼야 본격 반등 가능할 듯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 논란이 다시 부각된 가운데 코스피가 15일 7% 넘게 급락했다. 코스피는 속절 없이 5500대로 밀렸고 코스닥도 초토화상태다. 서킷브레이커와 매도 사이드카가 장 중에 계속 울리는 가운데 외국인들은 줄기차게 매물을 던졌다. 중국 반도체의 추격에 더해 AI대표기업 엔트로픽의 실적이 실망스럽고 미국 소비자물가상승률도 예상을 웃도는 등 악재가 쏟아졌다. 선진국 증시 중 유독 우리나라 증시의 낙폭이 심각한데 메모리 위주의 산업에다 지난 7월의 단일종목레버리지 ETF폭락 사태가 남긴 투심 훼손이 회복되지 않은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증시의 본격적인 반등은 금리 상단이 확인되고 미국-이란 전쟁이 끝날 때가 아닌가 싶다.
피바다가 연상되는 증시…서킷 브레이커와 매도 사이드카 사이에서
1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54.59포인트(7.57%) 내린 5,554.22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의 하락폭과 하락률은 모두 지난 7월 28일(732.09포인트, -10.84%) 이후 약 두달 반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 6일부터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한 코스피는 이 기간 총 1,449.52포인트(21%) 폭락했다.
코스피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지난 2024년 9월 3일부터 11일까지 연일 내렸던 사례 이후 2년여만에 처음이다.
이날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는 지난 4월 7일 (5,494.78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만 보면 지수는 전장 대비 335.80포인트(5.59%) 내린 5,673.01로 출발해 오후 들어 한 때 5,450.81(-9.29%)까지 밀리면서 5,500선마저 이탈했다.
그러나 이후 다시 하락폭을 일부 회복해 5,500선은 사수한 채로 마감했다.
한편 장 초반 급락세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가 차례대로 발동되기도 했다. 양 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같은 날 울린 것은 지난 7월 29일 이후 약 두달 반 만이다.
그런 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8% 이상 폭락하면서 양 시장에 연이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 각각 매매가 20분간 일시 중단됐다. 이 또한 지난 7월 29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지수는 63.06포인트(7.65%) 내린 760.82로 마감했다. 이런 하락폭은 지난 6월 23일(76.88포인트) 이후, 하락률은 지난 7월 28일(-7.72%) 이후 최대다.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간 코스닥은 총 159.10포인트(17%) 급락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기준가보다 6.3원 오른 1,344.6원을 나타냈다.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및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6008.81) 대비 335.8p(5.59%) 내린 5673.01로 개장했다. 2026.10.15. 연합
외국인들의 투매는 대관절 언제 멈출까?
정규장 마감 시점,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3조 6340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하며 8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조 2886억원과 1조 6906억원 매수 우위였다.
외국인은 코스피200 선물시장에서는 3280억원을 순매수했다.
일별 순매도 규모는 지난 2일 1080억원에서 6일 1조 7577억원으로 껑충 뛰었고, 13일 4조 5789억원, 14일 1조 1791억원, 이날 3조 6463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날 38.29%로 집계돼(한국거래소 기준) 지난 5월 4일(38.17%)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우리나라 증시를 이끄는 투톱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폭락세가 기록적이다.
최근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약진과 증설에 따른 공급 확대, AI 인프라 투자 자금조달 병목 우려에 이어 미 증시 내 기술주와 반도체주의 약세 지속까지 겹친 탓이다.
삼성전자(-9.48%)는 21만원으로 거래를 마쳤으며 장중 한때 20만 4500원(-11.85%)으로 ‘20만 전자’를 위협받기도 했다. SK하이닉스(-11.06%)는 126만 2000원으로 매매를 종료했으며 한때 123만 8000원(-12.76%)까지 출렁이기도 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하락률은 지난 7월 28일(-13.39%) 이후 최고 수준이며, SK하이닉스 역시 같은 날(-14.65%) 이후 하락률이 가장 높다.
지난 7거래일 동안 삼성전자는 6만 6000원(24%), SK하이닉스는 57만 9000원(31%)씩 하락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 주식 4조 8156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SK하이닉스는 9조 290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 자료사진]
엔트로픽 기고, 물가 뛰고
가뜩이나 체력이 떨어진 국내 증시를 강타한 건 예상을 웃돈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기대에 못미친 엔트로픽 실적이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9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해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휘발유 가격이 전월 대비 9.1% 오른 영향이 컸지만, 에너지 이외 품목도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광범위한 물가 압력이 확인됐다.
미 아칸소주의 한 월마트 매장. AFP 연합
한편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2026년 약 1조 달러에 이어 2027∼2030년 추가로 6조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른 투자비용과 금융비용, 투자자본수익률을 달성하려면 2030년까지 8조 5000억 달러의 매출이 필요하나 실제 데이터센터 관련 매출은 최대 3조 600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추산했다.
미래에셋증권 서상영 상무는 “이는 AI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더라도 대규모 설비투자가 충분한 수익으로 연결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를 확대했다”고 짚었다.
아울러 이날 개장 전 발표된 앤트로픽 3분기 실적은 시장의 높아진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앤트로픽 3분기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45% 성장했지만, 매출 증가 속도는 둔화하고 있다는 점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앤트로픽의 분기별 매출은 1분기 47억달러, 2분기 115억달러, 3분기 168억달러다.
앤트로픽 로고[로이터 연합 자료사진]
유독 우리나라 증시가 낙폭이 큰 까닭은?
한편 앤트로픽의 실적 실망감 등을 계기로 인공지능(AI) 산업 수익성 논란이 재점화하면서 15일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동반 하락했다.
하지만 유독 한국 증시의 낙폭이 두드러진 모양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88%와 4.30% 급락했고 대만,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주식시장도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55 지수는 4.90% 내린 64,425.95, 대만 가권지수는 3.41% 내린 46,969.87로 거래를 마쳤다.
한국시간 오후 3시 50분 현재 중국 상해종합지수와 심천 종합지수는 각각 1.91%와 2.81%씩 하락했으며, 홍콩 항셍지수 낙폭은 1.42%에 그치고 있다.
주요국 증시 하락률, 자료 : 연합인포멕스
직접적인 방아쇠는 엔트로픽의 실적 저조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코어위브 회사채 금리 급등에 더해 앤트로픽 매출 성장세 둔화가 확인되면서 AI 산업의 수익성과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산업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은 작년 하반기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던 재료이지만, 선두주자로 꼽히는 앤트로픽의 매출 성장 속도가 예상보다 느린 것으로 드러나자 시장이 이를 받아들이는 무게감이 달라진 셈이다.
가뜩이나 이란 전쟁의 여파로 미국 국채금리가 치솟으며 빅테크의 자본조달 부담이 커진 가운데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약진과, 주요 반도체 기업의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확대 우려 등이 시장을 억누르던 상황에서 이런 이슈까지 재점화하자 글로벌 반도체주 주가는 급락을 면치 못했다.
이날 한국 증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9.48% 내린 21만원으로 정규장 거래를 마무리했다. SK하이닉스도 11.06% 폭락한 126만 2000원으로 마감하면서 7월 말 이후 처음으로 시가총액이 1000조원 선 아래로 내려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날 장 마감 기준으로 46.92%에 이른다. 이 두 종목 주가만 흔들려도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구조인 셈이다.
다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TSMC를 위시한 반도체 업종의 비중이 큰 대만 증시의 이날 낙폭은 3.41%로 코스피 낙폭(-7.57%)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는다는 점에 비춰볼 때 한국 증시의 낙폭이 유독 큰 데는 다른 문제도 있어 보인다.
대만과 비교해 한국은 메모리 중심 실적 성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약점으로 거론된다. 아울러 7월 급락장의 후유증으로 악재에 대한 저항력이 크게 약해진 상태란 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을 수 있다.
당시 여파로 개인 투자자 상당수가 손실 구간에 있고, 연기금을 비롯한 기관도 매수 여력이 제한되면서 외국인이 매물을 쏟아낼 때마다 증시가 크게 흔들리는 상황이 반복 중이어서다.
삼성전자, 세계 최초 HBM4 양산 출하, [연합 자료사진]
글로벌 금리의 상방이 확인되고 전쟁이 종식되어야 반등이 본격화 될 가능성 높아
지난 두 달여 간 7,000선 부근에서 등락했던 코스피는 이달 들어 박스권 탈피를 위한 반등 모멘텀을 기다리고 있었다.
특히 지난 8일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 발표가 새 활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107조원대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 역대급 실적에도 셀온 매물 출회 등의 영향으로 지수는 오히려 하락했다.
이정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가 금방 비둘기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워졌다”"며 “에너지 가격 상승의 파급 효과가 더 커지는 것이 확인된다면 최종금리 수준은 기존 예상보다 더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호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외국인 공백을 메울 개인과 기관투자자의 여력도 부족하다.
통상 지수 하락이 거셀 때 구원투수로 등장했던 국민연금은 상반기 상승장에서 국내 주식 비중을 조정하지 않은 탓에 현재 매수 여력이 다소 제한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도 점차 마무리되며 지수 방어선이 사라지자 반발매수세 유입에 따른 기계적 반등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달 말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와 삼성전자의 컨퍼런스콜이 그나마 기대할만한 일정”이라며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주고 여기에 추가 주주환원책도 발표한다면 안도 시그널로 작용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증시는 지난 7월 단일종목 반도체 레버리지ETF사태로 투심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정부의 명백한 실책이었다. 그런 마당에 글로벌 금리 상승과 중국반도체의 추격, 인플레이션의 습격과 AI기업들의 실적 우려가 동시에 터지고 있다. 본디 악재는 혼자 오지 않고 장이 나쁠 땐 작은 악재도 과대평가하는 법이다.
우리나라 증시가 본격적으로 반등하기 위해서는 결정적인 계기들이 필요하다. 물가 상승을 이끌고 있는 미국-이란 전쟁의 종식과 글로벌 금리의 상단 확인이 그 계기들이 아닐까 싶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인내심이 필요하다. < 이태경 기자 >
인공지능(AI) 산업 수익성 논란 재점화 등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폭락한 1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코스피·코스닥 종가가 표시돼있다. 2026.10.15.연합
영화 한 편 빌려 띄우는 공세와 어젠더 언론의 편향이 시계 거꾸로 되돌리려 해 자본·권력 벗어나 시민중심 언론개혁 필요
우연히 TV 채널을 돌리다 종편을 봤다. 거의 하루 종일 영화 ‘암살자(들)’ 얘기다. 하루 이틀 정도면 참으려고 했다. 영화를 개봉한 9월 23일 이후 연일 떠들어댄다. 무슨 큰일이 난 줄 알았다. 잠깐 들어보니 이 영화가 역사를 왜곡했다고 한다. 역사 왜곡? 역사 교과서나 다큐 영화라면 무슨 얘긴지 들어보려고 했다. 도대체 영화나 드라마를 갖고 왜 역사 왜곡을 거론하지?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다. 영화는 실화에 바탕을 두더라도 상상력을 가미해 창작한 예술 작품이라는 것을. 자세히 들어보니 의도가 보였다. 먼저 극우 성향 정치인들의 막말을 보도한다. 패널들이 맞장구를 친다. 내란 직후 방송에 나와 계엄을 옹호했던 자들이다. 그리고 우국 시민들이 배우 유해진 집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는 뉴스가 이어진다. 옳커니. 마침내 본심을 털어 놓는다. 촛불 2기 정부인 이재명 대통령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이 영화에 정부 출자금이 투입됐다며 정부의 부동산 실책과 농지 전수조사 등을 실책이라고 비난한다.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앵커의 말투. 너무나 듣기 거북했다.
영화 '암살자(들)' 포스터. 하이브미디어코프 제공
역사왜곡이란 주홍글씨로는 성에 차지 않았던 모양이다. 연합뉴스는 한술 더 떴다. 연합뉴스는 지난 10일 ‘[살아보니] 1974년 현역기자들의 영화 ’암살자(들)‘ 팩트체크’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팩트체크는 언론 보도의 사실 여부, 정치인이나 공직자의 발언, 온라인에 유포되는 허위정보를 대상으로 한다. 예술 창작품인 영화를 팩트체크한 언론은 연합뉴스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팩트체크도 영화 내용이 아니라 극적 효과를 내기 위한 편집국 분위기나 소품 등에 집중했다. 그것도 당시 언론 자유를 위해 싸운 해당 신문사 기자들을 인터뷰한 것이 아니었다. 보수 성향 원로 언론인들의 일방적 기억을 세심하게 보듬었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보수의 대변지임을 선언한 사건이다.
연합뉴스와 거대언론의 요즘 보도 행태를 보노라면 개화기 때가 떠오른다. 일본은 조선을 식민지로 집어삼키기 위해 언론을 이용했다. 영국이 로이터를 이용해 식민지를 쟁탈하는 것을 보고 배운 것이다. 그래서 1894년 말 설립한 것이 한성신보였다. 우리나라 최초의 격일제 한글 신문이다. 일본은 한성신보를 통해 조선 백성들에게 일본의 영혼을 심기 시작했다. 대원군과 중전 민씨의 알력을 왜곡 과장 보도하며 여론 분열 공작을 펼치고 정치 혐오증을 유발했다. 이에 맞서 개화파 지식인들이 1896년 설립한 언론사가 독립신문이다. 백성들에게 진실을 알리고 자주 의식을 고취하고자 했다. 지금 우리 언론은 진실을 보도하며 권력이나 자본이 아닌 백성을 섬기고 있을까? 아니면 과장 왜곡 보도를 일삼으며 사회 분열과 혐오를 유발하고 있을까?
5월 9일 저녁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언론개혁 시민문화제에 내걸린 구호.
공영언론과 거대언론은 촛불 2기 정부 출범 이후 몸을 납작 엎드렸다. 내란 부역자로 몰려 처벌받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란특검팀의 수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어떤 수사도 받지 않았다. 게다가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까지 급락했다. 이제 반격에 나설 때가 왔다고 판단했는지 모른다. 기성언론은 내란세력을 등에 업고 한 달 가까이 영화 한 편을 사회적 쟁점으로 띄우고 있다. 그 저의는 뻔하다. 바로 어젠더 주도권을 장악하려는 것이다. 영화 ‘암살자(들)’ 역사왜곡이 사회적 어젠더로 부상하는 가운데 내란청산이란 화두는 자치를 감췄다. 내란 수괴를 지지했던 정치인과 지식인들이 뉴스의 전면에 등장하고 태극기 부대가 힘을 얻고 있다. 사법부가 내란세력에 대한 1심 판결을 뒤집는가 하면 대통령의 인사권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사회 곳곳에 움츠리고 있던 내란세력이 기지개를 펴고 목소리를 높이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그래서 학자들은 정치를 어젠더 주도권 쟁탈전이라고 규정한다. 정치의 목적은 권력 쟁취고 권력 쟁취를 위해서는 민심을 장악해야 한다. 민심은 어젠더 주도권을 쥔 자가 얻게 된다. 이는 권투 시합에 비유한다. 링위에 오른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공격해야 한다. 주먹이 강하면 강할수록 좋다. 케이오 승리를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 공격의 무기가 바로 어젠더다. 약은 정치인들은 상대를 공격하는 와중에도 다음번 퍼부을 어젠더를 구상한다. 상대가 반격할 틈을 줘서는 안 된다. 일단 기선을 잡으면 절대 공세의 고삐를 늦춰서는 안 된다. 이 어젠더 주도권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언론이다.
언론에는 거대언론, 공영언론, 시민언론이 있다. 거대언론은 영향력이 막강하다. 하지만 자본이나 족벌의 통제를 받고 있다. 그래서 어젠더 주도권 전쟁터는 보수가 이길 수밖에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그나마 공영언론이 역사의 주체인 시민들을 섬길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참담하다. 이재명 정부가 집권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KBS나 연합뉴스 경영진은 아직도 윤석열 측근들로 채워져 있다. 반면 보수는 아주 영악하다. 집권하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영언론을 접수한다. 그렇다면 민주화 진영이 다음 총선이나 대선에서 지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언론개혁이다. 촛불시민들이 검찰개혁과 함께 그렇게 애타게 외쳤던 구호다.
언론개혁의 핵심은 무엇일까? 시민들이 거대언론의 어젠더에 세뇌당하지 않게 하자는 것이다. 시민들이 언론의 주체가 되어 뉴스를 생산하고 어젠더를 주도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정권이 바뀌어도 불가역적인 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세 가지 과제를 실천해야 한다. 먼저, 지배 권력이 공영언론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법을 가다듬어야 한다. 만의 하나 내란세력이 집권하게 되더라도 공영언론을 집어삼킬 수 없게 해야 한다. 둘째, 거대언론은 시장 논리에 맡겨야 한다. 죽으라고 두들겨 팰 필요는 없다. 서서히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응급실로 옮겨 소생시킬 필요도 없다. 정부가 세금으로 광고비를 지원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시민언론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 국민들이 낸 세금을 국민을 위해 쓰자는 것이다. 권력과 자본이 지배하는 언론은 서서히 종말을 고할 것이다. 이제 시민언론의 시대를 꽃피워야 할 때다. < 권영석 언론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