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대부’ 요슈아 벤지오, A I위험성 경고
“AI의 위험성은 바이러스 팬데믹, 핵무기급”
아시모프 SF식 ‘AI 3원칙’이라도 만들어야
”AI가 인간 속이는 건 인간처럼 만들기 때문”

 

AI가 더 뛰어난 AI 대량복제하는 순환구조
미국과 중국 뺀 모든 나라 AI 식민지 될 수도
대안은 미들 파워들 연합으로 제3세력 만들기
AI 지능 개발과 안전 투자 비율 100대 1

 

9월 8일, 도쿄에서 일본 인터넷 인프라 회사인 GMO의 기자 회견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가 시연을 하고 있다.2026.9.8. AP 연합

 

지난 4월 최첨단 AI(인공지능) 연구소 앤트로픽(Anthropic)이 자사 최신 모델인 ‘클로드 미토스’(Claude Mythos)가 해킹능력이 너무 뛰어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7월 말에는 경쟁업체인 오픈 AI(Open AI)가 자사의 AI 모델(에이전트) 여러개가 테스트 환경을 벗어나 허깅 페이스(Hugging Face, 세계 AI 개발자와 연구자들이 머신러닝 모델, 데이터셋, 웹 앱을 공유하고 협업하는 세계최대 규모의 오픈소스 AI 커뮤니티 플랫폼)에 침투했다고 밝혔다. 인간의 지시나 조작 없이 AI 스스로 그렇게 움직였다는 얘기다. 이후 앤트로픽, 메타, 영국 AI보안연구소에서도 유사한 발표가 이어졌다. AI가 이미 인간의 지시를 거부하거나 부정하고, 심지어 주어진 미션의 성공이나 자기 행위의 정당성을 위해 인간의 감시를 장애물로 여기고 거짓말까지 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들도 있었다.

 

“위험한 AI 사이버 시대의 시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이번에는 정말 다르지 않을까라는 불안, 그리고 한편으로는 공격과 방어 사이의 불안정한 균형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안도가 교차했다.

 

이는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 인간을 대체하거나 지배할 수 있는 자율적인 주체, 의식을 지닌 존재로 나아갈 것이라는 비관과, 앞으로도 인간의 통제 아래 뛰어난 도구로 존재할 수 있다는 낙관 사이의 긴장으로 치환해 놓을 수도 있다.

 

요슈아 벤지오. 마이니치신문 8월 27일

 

벤지오 “인류는 절멸 위기 지점에 다가가고 있다”

 

일본 마이니치신문이 연재 중인 ‘AI 신세기’의 전문가 인터뷰 시리즈에 등장한 요슈아 벤지오 캐나다 몬트리올대 교수는 전자, 즉 AI의 폭주와 인류의 파멸적 위험성을 걱정하는 쪽이다. 7일 갱신된 지난 8월 27일 벤지오 교수 인터뷰 기사의 제목은 “‘인류 절멸이 다가오고 있다’ AI 연구의 거장 벤지오 씨의 경고”다.

 

벤지오 교수는 1964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캐나다 맥길대에서 컴퓨터과학 박사학위를 받고 1993년에 몬트리올대 교수가 됐다. 같은 해에 퀘벡AI연구소(Mila)를 세웠으며, 2018년에 컴퓨터 과학계의 노벨상이라는 튜링상(Turing Award)을 받은 딥러닝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AI 대부’로도 불리는 사람이다.

 

그가 AI의 위험성에 눈을 뜬 것은 13년 전이었다. 함께 AI연구를 선도했던 딥러닝의 개척자 얀 르쿤(Yann LeCun, 메타 출신)과 제프리 힌튼(Geoffrey Hinton, 구글 출신)이 빅테크 기업들로 옮겨갔을 때다.

 

                                     얀 르쿤.  나무위키

 

AI의 위험성은 바이러스 팬데믹, 핵무기급

 

그는 기업이 AI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광고 발신의 자동화에 보탬이 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AI를 활용하면 개인들에게 각기 적합한 광고를 자동으로 배송할 수 있다. 이건 반드시 좋은 일은 아니라고 그는 느꼈다. 왜냐하면 AI가 영향력을 가지고 인간을 설득해서 의견을 바꾸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건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다.

 

2023년에 그는 “AI에 의한 (인류) 절멸 위험성을 줄이는 것은, 바이러스 팬데믹이나 핵전쟁과 나란히 (대처해야 할) 세계적인 우선사항이 돼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구글에서 퇴사한 힌튼과 오픈AI의 CEO 샘 올트먼 등 전문가와 빅테크 총수들이 연명했다.

 

                               제프리 힌튼.  마이니치신문 8월 27일

 

최근 3년 상황은 훨씬 더 악화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훨씬 더 악화됐다. 우리는 절멸 위험에 상당히 접근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인간보다 똑똑한 기계의 개발이 큰 진전을 이루면서 완전자율형 AI도 개발되고 있다. AI가 의도를 지닌 인간의 뜻에 반하는 행위를 할 것이라는 우려는 3년 전에는 이론상의 걱정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3년간 AI가 거짓말을 하고, 사람을 속이고, 우리의 관리를 피해 셧다운(시스템 정지)을 거부하며, 나아가 인간을 협박해 오는 실험적인 증거들을 봐 왔다. 그들(AI)은 셧다운을 피하는, 우리 인간이 부여하지 않은 목표를 지니고 그 목표달성을 위해 우리의 지시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 상황은 3년전보하 훨씬 더 나빠졌다.”

 

벤지오 교수는 그러나 절멸 위험을 자초한 것은 우리 인간 자신이라며, 인간보다 똑똑하고 자율적이며 독자적인 목표를 지닌, 우리가 제어할 수 없는 기계를 만들 정도로 인간이 어리석은 것인지도 모른다고 했다.

 

왜 AI는 인간을 속일까? “인간처럼 만들기 때문”

 

왜 AI가 인간을 속이는 일이 일어나는가. 과학적으로는 이 물음에 대한 완전한 답은 아직 없지만 합리적인 가설은 있다.

벤지오 교수는 먼저, AI시스템의 훈련에는 ‘사전(事前)학습’과 ‘사후(事後)학습’이라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했다.

 

사전학습에서 AI는 인간을 모방하는 훈련을 한다. 인간에게는 “죽고 싶지 않다”는 본능적인 욕구가 있다. 중요한 목표 달성이 위태로워지면 인간은 거짓말을 하거나 다른 사람을 속이기도 한다. 따라서 인간과 같은 기계를 만들면 때로는 악행을 하게 될 것이라 것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훈련의 두 번째 단계인 사후학습에서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배운다. 목표 자체는 우리 인간이 선택한 것이라 하더라도 AI는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거짓말을 하고 부정한 짓을 하는 등 필요할 경우엔 무슨 짓이라도 하게 될 것이다.

누군가를 속이거나 부정한 짓을 하는 것은 종종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 우리 인간도 같은 짓을 한다.

 

악의를 지닌 자가 AI를 활용할 위험성은 바로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라고 벤지오 교수는 말했다.

 

“우리는 앤트로픽의 AI 클로드 미토스나 다른 최첨단 AI모델이 사이버 공격에서 강력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목도해 왔다. 악의를 지닌 인간이 병원이나 은행 시스템 등의 중요 인프라를 공격할 때 AI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 아마도 그것이 미토스 등의 모델 사용을 제한하고 일반에 공개하지 않은 이유일 것이다. 이것은 매우 강력한 경고 사인이라고 생각한다. AI가 더 많은 지식을 갖게 되면 더 높은 기술과 지능을 획득하게 될 것이라는 점도 알아야 한다. AI가 새로운 팬데믹을 일으키는 생물무기가 될 바이러스를 만들려는 인간을 도울 가능성이 있다는 걱정들을 하고 있다. 고도의 지식이나 지능은 의료에 보탬이 되지만 악용되면 생물무기가 되기도 한다.”

 

                       잼 올트먼 오픈AI CEO.  2026.9.2. [AFP 연합]

 

AI가 더 뛰어난 AI 만들어 대량복제하는 순환구조

 

AI는 이미 AI연구를 기속시키는데 활용되고 있다. AI 성능이 좋아질수록 다음 세대의 AI 개발을 AI가 이어받게 된다. 하나의 AI는 데이터센터 내에서 100만 개체로 자기복제를 할 수 있고, 그 각각이 다음 세대의 AI를 개발하게 된다. 각 세대의 AI가 전보다 더 똑똑해져 더 뛰어난 AI를 설계할 수 있는 연쇄고리(순환)에 들어간다. 문제는 AI를 제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이 (순환)가속이 시작되면 걷잡을 수 없이 위험해진다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 빼고 모든 나라가 위험한 상황

 

또 한 가지 문제는, 사회적인 가드레일(일탈을 막는 울타리)이 없다는 것이다. 초고도의 지능을 지닌 AI가 일부 사람들이나 기업, 국가가 세계를 지배하기 위한 도구로 동원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AI의 능력이 강력해질수록 그 힘이 남용될 때의 위험은 더 심각해질 것이다.

벤지오 교수는 그럴 경우 예컨대 일본과 같은 독자적 최첨단 AI모델을 갖지 못한 나라들은 그것을 지닌 다른 나라에 의해 경제와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식민지적 상태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주체성도 물론 위협받게 될 것이다. 수 세기 전에 유럽이 세계의 광범위한 지역들을 식민지화했던 시절을 생각해 보라. 그들이 지배를 확대할 수 있었던 것은 인구가 많았기 때문이 아니라 군사기술을 비롯해 더 높은 기술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타국이 갖고 있지 않은 고도의 지능을 지닌 AI를 일부 국가가 갖게 되면 먼저 경제를 지배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다. 다음에 군사력, 그리고 여론, 즉 선거 등 민주주의 프로세스까지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 AI개발을 선도하지 못하고 있는, 프런티어 모델(최첨단 모델)을 만들 수 없는 모든 나라들에게 이런 상황은 대단히 위험한 게임이다. 지금 프런티어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나라는 사실상 미국과 중국 두 나라밖에 없다고 벤지오 교수는 말했다.

 

미국과 중국이 협력해서 악의를 지닌 이용자가 이런 모델에 손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해서 안전성을 확보하려 하고 있는 것 자체는 좋은 일이라고 벤지오 교수는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자체가 그것을 악용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벤지오 교수는 AI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최고도의 모델은 결국 누구나 접근할 수 없는 것이 되고, 그 모델에 접근할 수 있는 기업만이 은혜를 받게 될 것이라며, 그런 상황은 “일본과 같은 나라에겐 심각한 경제적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말하자면 고도의 소버린 AI 모델을 개발하지 못하는 나라들은 다 비슷한 상황, 주체성 상실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대안은 미들 파워들의 연합으로 제3세력 만들기

 

국가의 주체성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들 파워(중견국)들의 연합”을 제창했다. 주권 상실 위기를 걱정하는 나라들이 협력하면 ‘제3세력’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실현하려면 연합에 참가할 나라들이 대규모 투자를 해야 한다. 오픈AI와 같은 기업이 최첨단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자금을 조달하는지를 생각하면, 개별 국가들이 단독으로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벤지오 교수는 AI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 인간의 지능이 지성의 정점이라는 과학적인 근거는 없다. 실제로 많은 과제를 처리하는 능력은 AI가 인간을 추월했다.

 

AI 지능 개발과 안전 투자 비율 100대 1

 

다만 언제 AGI(자율성을 지닌 인공일반지능, 범용인공지능)에 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과학자들 사이에 아직 합의된 것은 없다. 실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연장선상에서는 몇 년 안에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정책적인 관점에서 생각하면 그럴 경우에 대비해 준비작업을 해야 한다.

 

하지만 국가도 기업도 그런 준비를 제대로 하고 있는 곳은 없어 보인다. AI의 지능 개발과 안전성 확보에 투입하는 노력과 자금이 100대 1이 비율로, 큰 돈을 벌기 위한 지능 개발 쪽에만 올인하고 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다.

 

                                                아이작 아시모프.  나무위키

 

아시모프 SF식 ‘AI 3원칙’이라도 만들어야

 

벤지오 교수는 지난해 6월에 AI의 안전성을 연구하는 비영리조직 ‘로제로’(LawZero)를 설립했다. 아이작 아시모프의 SF 소설에 등장하는 ‘로봇공학 제로법칙’(“로봇은 인류 전체에게 해를 가하거나, 행동하지 않음으로써 인류 전체가 해를 입도록 방관해서는 안 된다”)에서 착안한 이름이다. 제로법칙은 기존 1, 2, 3원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최상위 개념의 법칙이다. 기존 3원칙은 다음과 같다. 제1 원칙: 로봇은 인간에게 해를 입혀서는 안 되며, 위험에 처한 인간을 방관해서도 안 된다, 제2 원칙: 로봇은 제1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이 내리는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 원칙: 로봇은 제1원칙과 제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자신의 존재(신체)를 보호해야 한다.

글로벌 차원의 ‘AI 3원칙’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 한승동 기자 >

 

 

 
 

"이란 실무선에서 입장 물어와…정해진 것 없다고 설명"

매하기
청와대  [연합]

 

청와대는 8일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 및 이에 대한 한국의 대응 방안과 관련해 "국제공조에 있어 어떻게 할지 큰 방향은 나와 있지만 세부 사항은 검토 중이고, 정해진 바는 없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프랑스 국빈 방문에 동행 중인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파리 시내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언급했다.

 

그는 국방부가 현지 조사단을 파견한 것에 대해서도 '검토 과정의 일부'로 봐야 한다며 파병이 결정되거나, 파병을 전제로 한 조사단 파견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1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에서 파병안이 논의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구체적 방향이) 정해진 바가 없는 만큼 일정을 소개하기도 어렵다"고만 말했다.

 
매하기
손잡은 한-프랑스 정상  =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2026.9.8 superdoo82@yna.co.kr

 

이 관계자는 이날 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 및 지역 안정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면서도 이를 '파병 논의'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파병 여부를 포함해 한국 정부의 입장은 결론이 아직 나지 않았으며 다양한 가능성이 열려 있음을 거듭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이 대통령은 특히 해협 안정이 중요하다는 인식 하에, 국익과 국민의 공감대에 기반해 기여 방안을 구체화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안에 있어 국익 및 국민 여론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원칙을 내비친 셈이다.

 

한편 이 관계자는 파병 문제와 관련해 이란 측과 실무 단위에서 소통한 바가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란에서 언론 보도를 보고 실무선에서 우리에게 (파병 관련 입장을) 물어왔다"며 이에 '검토를 하고 있으며 정해진 것은 없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구매하기
손잡은 한-프랑스 정상  =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2026.9.9 superdoo82@yna.co.kr

 

앞서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7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직접 한글로 작성한 입장문에서 "다른 국가가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서 군사적으로 주둔하거나 작전에 참여하는 것은 침략 행위의 당사자를 직접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밖에 없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한국의 파병 가능성을 겨냥한 경고성 발언으로 볼 수 있다.   < 임형섭  고동욱 기자 >

 

이 대통령 "한-불,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자유 회복에 긴밀히 공조"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불영 주도 회의 참여" 파병문제 맞물려 주목

"방산협력 사업 적극 발굴…민간 원자력 협력 고위급 대화 채널 개설"

 

구매하기
이재명 대통령, 한-프랑스 공동언론발표  = 이재명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6.9.8 superdoo82@yna.co.kr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대한민국과 프랑스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의 자유와 글로벌 공급망 안정이 조속히 회복되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제 사회에서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논의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양 정상은) 양국의 긴밀한 협력을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공동 노력으로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 저는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한 호르무즈 해협 회의에 참여해 해협의 안정과 항행의 자유를 위한 대한민국의 기여 의지를 밝혔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현재 호르무즈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압박으로 인해 한국 정부의 파병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 대통령은 미국이 원하는 대로 항행 자유를 위한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동시에, 비단 미국만이 아닌 프랑스와 영국 등 다양한 국제사회 구성원들과 사안을 논의할 수 있음을 열어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통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도 "대한민국도 그간 다양한 분야에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왔다.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평화 회복과 재건을 위해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에 있어서는 "마크롱 대통령님은 우리의 한반도 정책에 대해서도 변함없는 지지를 보여줬다"며 "양국은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기
이재명 대통령, 한-프랑스 공동언론발표  = 이재명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6.9.8 superdoo82@yna.co.kr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논의한 양국 협력 강화방안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의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내실 있게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 국제질서의 불확실성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 국방·안보 협력의 실질적 도약을 이뤄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국은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개정의정서에 서명함으로써 정보교환 체계를 더 정교화하기로 했고, 군 협력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한 상호군수지원협정도 협의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며 "다음 주 서울에서 실시되는 양국 공군의 '페가스' 합동훈련이나 올해 하반기 양국 해군의 상호 기항도 공조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이 대통령은 "유럽을 대표하는 방산 강국인 프랑스는 한국군의 역량강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에 참여해왔다"며 "앞으로도 호혜적인 협력 사업을 적극 발굴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경제 분야에 있어서는 "2030년까지 교역액 2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산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인공지능(AI)·양자·우주·원자력·바이오 등 양국 협력의 핵심축인 첨단산업과 과학기술을 시장으로 연결하기 위한 협력도 구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관심을 끄는 원자력 분야에 있어서는 "프랑스와 지난 4월 합의한 원자력 전 주기 협력을 한층 발전시킨 원자력 연구개발과 연료 공급 분야의 협력 문건을 추가로 체결해, 차세대 원자로 개발과 중장기적인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협력을 더욱 심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과의 합의를 토대로 민간 원자력 협력을 위한 고위급 대화채널도 개설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하기
공동언론발표하는 한-프랑스 정상  =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2026.9.8 superdoo82@yna.co.kr

 

아울러 이 대통령은 약국 수교 140주년을 맞아 국민 간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으며, 항공협정을 개정해 하늘길을 통해 왕래하는 국민들에게 더 확대된 항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 참여 대상 확대, 프랑스에 한국인 보조교사 시범 파견, 양국 차세대 연구자 간 네트워크 활성화, 문화분야 공동투자 활성화 등도 대표적 협력 사례로 거론했다.

또 "양국 경찰 간 체결하는 치안협력 합의문을 토대로 초국가범죄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 임형섭  고동욱 기자 >

 

마크롱 "호르무즈 평화해결 협력"…이 대통령에 '다국적임무' 언급

 
 

미 파병요구 속 "평화적 · 다국적 대응' 거론…"초강국 패권 의존 안 돼" 언급도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해 북도 비판…"한불, 국제법질서 기반 공동인식"

 
구매하기
손잡은 한-프랑스 정상 = 이재명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파리 엘리제궁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인사하고 있다. 2026.9.9 superdoo82@yna.co.kr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국과 프랑스가) 중동 문제에서도 협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의 자유 문제에 대해 평화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파리 엘리제궁에서 진행된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를 갖고 이같이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 양국은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재개를 위해 영국을 포함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한 바 있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지난 4월 방한 당시 한-프랑스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한 일이나, 영국과 프랑스가 주도한 호르무즈 해협 사태 해결을 위한 화상회의에 이 대통령이 참여한 일 등을 가리키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 지역에서 평화를 되찾기 위해 협력을 할 것"이라며 "그 다국적임무에 대한 (각 나라들의) 동의가 구해지는 대로 협력을 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 다국적임무는 평화적인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근 미국 측의 파병 압박에 대해 한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 시선이 쏠린 상황에서, 마크롱 대통령이 영국까지 포함한 '다국적 대응', '평화적 임무' 등을 거론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에 더해 국제관계에 있어서도 특정국이 흐름을 주도하는 것 보다는 다양한 국가들의 연대가 중심이 되는 접근이 중요하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그는 "양국 모두 각자의 주권을 수호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공동의 프로젝트와 협력을 이행하고자 한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전략적 자율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준다"며 "또 이는 초강국의 패권적 성향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고, 독자적인 길을 모색하도록 해 준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북한에 대한 비판적 발언도 내놨다.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대해 서슴없이 지원을 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우리(한국과 프랑스)는 국제법 질서에 기반한 공동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 문제에 대해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대한민국은 프랑스의 변함없는 지지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 임형섭  고동욱 기자 >

 

 

 

 
 

영국, 상품 · 일부 서비스 금지… "테러리스트들이 인종청소 자행" 비판 수위 높여

마크롱 · 버넘 · 카니 "두국가 해법이 우리 국익…수입금지 등 조처할 것"

 

서안 마을 [AFP=연합 자료사진]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를 포함한 12개 국가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촌과 교역에 대한 제재를 도입하거나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영국 외무부는 8일 영국과 캐나다, 덴마크, 핀란드, 프랑스,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노르웨이, 폴란드, 포르투갈, 스페인, 스웨덴은 국제법상 불법인 정착촌과의 상품 교역에 국가 차원의 제한을 두거나 범유럽 차원의 조치를 도입 또는 지지하거나 이같은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공동 성명에서 서안에서 이스라엘 정부의 행동이 두 국가 해법의 가능성을 훼손하고 있으며 전례 없는 수준의 정착민 폭력과 서안 E1 구역 정착촌 추진을 포함한 정착촌 확장으로 상황이 급격하게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별도로 공동 성명도 내 이스라엘 정착촌을 거듭 비판했다.

 

세 정상은 중동과 세계의 안정 및 안보에 중대한 두 국가 해법을 지키는 게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의 근본적 국익'이라며 "정착촌 확장은 평화를 향한 그 비전을 직접적으로, 긴급하게 위협한다"고 밝혔다.

이어 "영국과 프랑스, 캐나다는 정착촌산 상품 수입을 금지하고 정착촌이 운용되게 하거나 그로부터 이익을 얻는 이들을 겨냥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AFP 통신과 BBC 방송에 따르면 아일랜드와 스페인은 이미 이스라엘 정착촌과의 교역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했으며, 프랑스도 유럽연합(EU)에 비슷한 조치를 촉구하고 있다. 다만, EU 내에서 일부 회원국은 이에 반대하고 있다.

 
 구매하기
E1 구역의 팔레스타인 주택들  [UPI=연합]

 

이번 공동 성명을 주도한 영국은 이날 서안 정착촌 상품 수입 금지를 발표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에드 밀리밴드 외무장관은 의회에서 영국이 정착촌에서 생산된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금융과 건설, 인프라, 부동산, 광고 등 부문에서도 정착촌 확장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한 기업 및 개인에 대해서도 조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밀리밴드 장관은 "서안에서 정착민 테러리스트들이 자행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인종 청소(ethnic cleansing)가 있다는 데 영국 정부는 동의한다"며 "주택을 밀어버리고 도로와 공공 인프라를 파괴하며 가족들이 자기 집에서 쫓겨나는 일이 있다"고 강도 높게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 정부가 이를 자주 외면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밀리밴드 장관은 이날 공동으로 목소리를 낸 국가 가운데 캐나다와 프랑스가 정착촌에서 생산한 상품에 대한 거래 금지를 발표할 예정이고, 덴마크와 핀란드, 아이슬란드, 폴란드, 포르투갈, 스웨덴은 '추가 조치 지지'를 약속했다고 전했다. 나머지 국가들도 이미 상품 거래 금지를 했거나 이를 위한 절차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이 가자지구에서 사용될 무기 수출을 금지했던 것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점령지에 대한 '점령에 실질적 기여하는' 무기를 포함하는 것으로 강화한다고 밀리밴드 장관은 덧붙였다.

 

영국은 전통적으로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국가이지만, 가자지구 및 팔레스타인 문제와 관련해 갈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출범한 버넘 총리의 노동당 정부는 이스라엘을 향해 좀 더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구매하기
밀리밴드 장관  [AP=연합 자료사진]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이같은 제재는 "중대한 오판이며 역사의 그른 편에 서게 될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이 오는 10월 총선을 앞둔 점과 관련해서도 "주권 국가의 민주적 선거에 대한 심각한 개입이 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동예루살렘 주재 영국 영사관 폐쇄 등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 김지연 기자 >

 

 

 

 
 

8월 대비 11%p 오른 62%…캐나다인 73%, '대미 강경론' 지지

 


지난달 22일(현지시간) 대미 무역협상 중단 지시 후 연설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로이터=연합]

 

미국에 맞서 관세 전쟁을 선포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의 지지율이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타격을 감수하더라도 미국의 강압적인 양보 요구에 굴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여론 역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캐나다 여론조사기관 앵거스 리드(ARI)가 8일 공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캐나다인 62%가 카니 총리의 국정 운영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난달 대비 11%포인트(p) 상승한 수치로,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 직후 기록한 역대 최고치 63%에 바짝 다가섰다.

당시 카니 총리는 중견국들이 '강대국의 전횡'에 맞서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주장해 국내외에서 호평받은 바 있다.

 

카니 총리의 지지율은 서스캐처원주(州)를 제외한 캐나다 대부분의 주에서 과반을 기록하며 초당적인 호응을 얻었다.

 

총리에 대한 지지와는 별개로, 미국과의 무역 갈등 속에서 자국의 협상력에 대해서는 불안감도 여전했다.

'캐나다가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응답자는 31%에 그쳤고, '불리하다'는 응답이 34%로 더 많았다. 양국이 대등한 수준이라고 본 응답자는 22%로 집계됐다.

 

그러나 대가를 치르더라도 물러서면 안 된다는 강경 기조는 더 강해졌다.

향후 무역 협상에서 캐나다가 유연한 접근 방식을 택해야 한다는 응답은 27%에 불과했다.

73%는 '미국과의 무역 관계가 악화하더라도, 어려운 양보는 거부해야 한다'는 강경론을 택했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 발발 이후 역대 최고치이다.

 

무역전쟁으로 인한 개인적·경제적 고통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도 뚜렷했다.

식료품·의류 등으로 가계 비용이 10∼20% 상승하는 시나리오에서도 응답자의 60%는 캐나다가 기존 협상 전략을 고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시점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41%가 '미국 중간선거(11월) 이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답변, 즉각적인 복귀(26%)보다 많았다.

 

이번 조사는 ARI가 지난 3∼4일 캐나다 전역의 성인 남녀 1천49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P이다.                        < 김연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