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변호인, 이하상 감치 관련 법정서 고성
변호인들 "공포스런 분위기로 조력권 침해"
"재판부가 감치 설명해야 자유로운 변론 돼"

법정서 난동 부리는 게 자유로운 변론인가?
판사에게 모욕성 발언하면서 공포 느낀다?
특검팀 검사 "재판 지연시키려고 몽니 부려"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에 대한 구속영장 심문이 진행된 25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김 전 장관의 변호인인 이하상 변호사가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5.6.25. 연합
 

법정에서 난동을 부리고 판사를 모욕한 이하상 변호사에 대해 감치 집행이 이뤄진 가운데,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변호인단과 특검팀 검사들이 언성을 높이며 설전을 벌였다.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감치 집행와 관련, "공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조력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했지만, 이 변호사가 법관에 대해 "이놈의 XX는 죽었어" "뭣도 아닌 XX"라고 협박·모욕성 발언을 하고 법정에서 소란을 피워 감치된 상황을 고려하면 "자유롭게 변론해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변호인 "이하상 감치 결정 설명하라"
특검 "재판 지연시키려고 몽니부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장관의 위계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재판에서,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은 지난 3일 재판이 끝난 직후 감치가 집행된 상황에 대해 설명을 요구했다. 이 변호사와 함께 감치를 선고받은 권우현 변호사는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전 장관 쪽 김지미 변호사는 "이 재판은 (형사합의34부) 재판장님께서 소송 지휘를 하는 곳이고, 감치 명령을 그렇게 재판이 종결된 직후에 들어와서 감치 내용을 집행하는 걸 선례를 본 일이 없다"며 "어떤 통지나 예고도 없이 변호인 중에 한 사람을 이렇게 감지한 것은 사실 의뢰인 이익에도 굉장히 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도 이런 일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에 이진관 부장판사(형사합의 33부)가 직접 감치 집행을 지휘한 데 대해 "알고 있었냐"고 물었다.

 

재판장인 한성진 부장판사는 "재판부가 꼭 답변할 필요는 없는 사안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전 장관 쪽 고영일 변호사는 재판장에게 "권우현 변호사에 대한 감치 명령이 그 전처럼 집행된다면 변호인 입장에서는 피고인에게 조력을 줄 권리, 피고인 입장에서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자체가 심각하게 위협을 받는다"며 "공포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변론을 하는 것 자체가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내지는 변호의 조력할 권리를 완전히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고 변호사도 거듭 "재판장님께서 (감치 집행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해 주시면 저희들이 납득을 하고 자유롭게 변론도 하고 피고인을 변호할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전직 대통령 윤석열과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받는 전직 국방부 장관 김용현 등 내란 관련자들이 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 사건의 결심 공판에 출석해 있다. 2026.1.9. 연합
 

이에 특검팀 검사는 감치 집행에 대해 "본 사건과는 무관한 내용이고, 별도의 재판부에서 진행한 내용"이라며 "저희의 시간도 잡아먹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재판장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재판부는 특별히 답변하실 이유가 없을 것 같다"며 "예정된 증인신문이 진행될 수 있도록 (소송)지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장관 쪽은 특검팀의 발언에 반발하며 "특검에 소명을 요구한 게 아니다, 재판장님께 요구하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특검팀은 "(변호인들의 행위는) 증인 신문을 지연하는 것"이라며 "(감치는) 변호인들의 사정일 뿐"이라고 맞받아쳤다.

 

변호인들의 항의가 계속되자, 특검팀은 "저런 것들이 바로 몽니를 부리는 것이고 재판을 지연하는 것"이라고 재차 지적했다. 고 변호사가 이에  "저것들이라니요!"라며 따지자, 특검팀 검사는 "저런 말들이라는 표현 아니냐"면서 "말꼬리 잡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법정서 난동 부리는 게 자유로운 변론?
판사에게 욕설하면서 공포를 느낀다?

 

다만 변호인들이 헌법과 법률 등에서 보장된 '자유로운 변론'을 주장했지만, 법정 내에서 자유가 어디까지인지는 의문이다.

이 변호사의 감치는 지난해 11월 1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에 대한 공판에서 변호인들이 재판정 내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이 변호사가 김 전 장관 증인 신문에 '동석'을 신청한 데 대해 이진관 부장판사가 "김용현은 범죄 피해자가 아니기 때문에 동석이 허용되지 않는다"며 불허하자, 이 변호사는 "제 권리를 위해서 한 말씀 드리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부장판사가 "나가라. 감치한다. 구금 장소에 유치하겠다"고 잘라 말했지만, 이 변호사는 "직권남용"이라 항의하며 소란을 피워 법원 보안관리대에 의해 끌려 나갔다.

 

권 변호사도 재판장의 퇴정을 거부한 채 "이렇게 재판하는 게 대한민국 사법부냐"고 반발하다가 강제로 퇴정 당했다.

 

"공포스러운 분위기" 때문에 조력권이 침해된다는 변호인들의 주장도 그간 이 변호사가 한 행동을 봤을 때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 부장판사의 첫 감치 명령 당시 서울구치소 측이 신원이 불명확하다는 황당한 이유로 감치 집행을 하지 않고 풀어주자, 이 변호사 등은 곧바로 극우 성향 유튜브 방송에 나와 "이진관 이놈의 XX는 죽었어" "뭣도 아닌 XX인데 엄청 위세를 떨더라" 등 욕설과 막말을 퍼부어 파문이 일었다.

 

이하상·권우현 변호사를 비롯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들이 19일 밤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이진관 부장판사를 향한 욕설과 막말을 이어가며 웃고 있다.
 

이러한 발언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문제가 커졌지만, 이 변호사는 멈추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지난해 11월 23일 유튜브에서 또다시 이 부장판사를 '진관이'라고 반말로 부르며, 서울중앙지법을 향해 "판사 나부랭이들"이라고 깎아내렸다.

 

또 이 변호사는 "이진관이라는 황당한 녀석한테 감치를 당하는 바람에 자고 일어났더니 그야말로 유명인사가 된 그런 짝이 됐다"며 "(언론 등에서 나에게 하는) 공격을 즐겁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걔네들 수준으로 저희들 감당하기 쉽지 않죠, 특히 서울중앙지법 판사 나부랭이들 갖고 저희들을 상대하기 어렵죠"라며 자신만만해 했다.

 

당시 변호인의 발언과 행동이 도를 넘어서자, 법원행정처까지 나서서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넘어 모욕 또는 소동 행위로 법원의 재판을 방해하고, 개별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장에 대해 무분별한 인신공격을 하는 행위는 재판과 법관의 독립을 해하고, 재판제도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려 법치주의를 훼손하게 된다"며, 이 변호사와 권 변호사를 경찰에 고발했다.

 

과거에도 법원이 고발 조치를 한 적은 있지만, 법원행정처장이 직접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었다. 그만큼 이 변호사와 권 변호사 등 변호인단의 발언과 행위가 사법부 권위를 침해한다고 본 것이다.

 

그럼에도 변호인의 법정 모독은 계속되고 있다. 이 변호사는 감치 명령을 받고 서울구치소에 구금된 뒤인 지난 5일에도 김 전 장관 변호인단이 임시로 개설한 유튜브 채널 공지를 통해 이 부장판사를 '범죄자'라고 하며 "판사직을 악용해 적들의 내란 행위에 가담하는 내란중요임무종사 범죄"를 저질렀다는 궤변을 늘어놨다.

 

또 그는 "서울구치소에 와 보니 대한민국 교정의 수준을 알게 된다"며 "제가 직접 체험했으니 다음은 이재명과 이진관 차례다"라는 말까지 했다. 변호인들 주장대로 법원의 감치 집행이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했다면 할 수 없는 수준의 발언이었다.

 

이 밖에 이 변호사는 구금 뒤 '식사 거부 투쟁'을 하고 있다고도 홍보했다. 변호인단은 영치금 계좌 번호까지 공개하고 나섰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변호인단의 이하상 변호사는 23일에도 유튜브 채널 '진격의 변호사들'에 출연해 이진관 부장판사를 욕하고 조롱했다. '진격의 변호사들' 화면 갈무리

 

"법치 조롱하는 건 변론 자유 아냐"
법원, 김용현 변호인 항고 모두 기각

 

이 변호사 등 김 전 장관의 변호인들의 판사 모독이 계속되면서, 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내고 "변호인의 책무는 법의 테두리 안에서 피고인의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있지, 법정을 정치적 선동의 장으로 전락시키고 판사를 겁박하는 데 있지 않다"며 "더욱이 내란이라는 중대 범죄를 다투는 역사적 재판을 앞에 두고, 식사 거부와 영치금 계좌 공개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행태는 목불인견이다. 법치를 조롱하는 언행은 결코 변론의 자유로 포장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법원도 변호인들이 감치 선고에 불복해 낸 항고를 모두 기각하며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6일 이·권 변호사가 이 부장판사의 감치 선고에 불복해서 낸 특별항고를 기각하고 감치 15일 선고를 유지했다. 그에 앞서 서울고법 형사20부(홍동기 수석부장판사)가 항고를 기각하자, 변호인들이 대법원에 재차 특별항고를 냈으나 전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징계 요청을 받은 대한변호사협회도 변호인들의 유튜브 발언만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대한변협 조사위원회는 최근 이 변호사와 권 변호사, 유승수 변호사에 대한 징계개시 신청과 관련한 심의를 연 뒤, 이 변호사의 '유튜브 욕설' 부분에 대해 징계개시를 청구하기로 의결했다.

 

다만 조사위는 권 변호사와 유 변호사의 징계개시 신청 건은 기각했다. 법정 내 발언 부분은 변론권 보장 차원에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이에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 김성진 기자 >

 

곽상도의 함박웃음이 보여준 '불멸의 법조 카르텔'

● COREA 2026. 2. 11. 02:14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50억 퇴직금 무죄 판결과 사법 정의의 파산
윤미향 마녀사냥 비롯해 곽상도의 그간 악행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에도 처벌 안 받아

노회찬 비극적 죽음 앞에서조차 악랄한 조롱
'이재명 게이트' 아닌 '법조 게이트'였던 대장동
손영미 피눈물 기억하며 무너진 정의 세워야

 

곽상도 전 의원이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를 마친 뒤 입장을 밝히며 밝게 웃고 있다. 이날 법원은 '대장동 50억 클럽' 관련 범죄 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곽 의원에 대한 공소를 기각했다. 2026.2.6 [공동취재] 연합
 

최근 한국 사회의 법정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은 시민들에게 단순한 실망을 넘어 물리적인 호흡 곤란 수준의 분노를 안겨줄 정도로 참혹하다.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한다는 근대 민주주의의 대원칙은 권력과 돈이라는 거대한 성벽 앞에서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그 폐허 위에는 ‘법조 카르텔’이라는 견고한 성벽이 우뚝 솟아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곽상도 전 의원과 그 아들이 받은 ‘50억 퇴직금 무죄 판결’은 그 정점이자, 한국 사법 체계 내에 존재하는 이른바 ‘불멸의 신성가족’의 성역이 얼마나 공고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부패 스캔들로 얼룩진 과거를 뒤로하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법정을 나서는 곽상도를 보며, 우리는 이 나라의 사법 정의가 파산했음을 목격하고 있다. 

 

곽상도라는 이름은 한국 현대사에서 ‘조작’과 ‘마녀사냥’이라는 단어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특히 빼놓을 수 없는 장면은 2020년부터 벌어진 윤미향 의원과 정의기억연대(정대협)에 대한 전방위적인 ‘마녀사냥’이다. 필자가 공저한 <마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에서도 분석했듯이, 당시 검찰과 언론, 우파 네트워크는 30여년 동안 '위안부' 피해자들과 연대해온 활동가를 파렴치한 범죄자로 몰아세웠다.

 

당시 그들이 윤미향 의원을 공격하며 내세운 명분은 기가 막힐 정도로 비열했다. 평생을 활동가로 헌신하고 퇴직한 윤 의원이 받은 퇴직금 3천여만 원까지도, 그들은 ‘위안부 팔이’, ‘부정 수급’, ‘이중 지급’이라는 자극적인 딱지를 붙여 파렴치범으로 몰아세우는 데 이용했다. 하지만 정작 곽상도의 아들은 ‘화천대유’에서 약 6년을 근무하고 퇴직금으로 50억 원을 챙겼다.

 

30년의 헌신에서 나온 3천만 원은 범죄라고 매도하면서, 유력 정치인의 아들이 받은 50억 원은 ‘정당한 대가’가 되는 이 기막힌 사법적 연금술을 우리가 어떻게 납득할 수 있겠는가. 곽상도는 윤미향 마녀사냥의 선봉에서 가장 악랄하게 칼을 휘둘렀던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불공정이 낳는 분노는 더욱 참기가 어렵다. 

 

 

곽상도의 악질적 행보는 우연이 아니다. 그는 공안통과 특수통을 모두 거친 검찰 권력의 화신이었다. 그의 어두운 과거는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노태우 정권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기획된 ‘강기훈 유서 대필 조작 사건’의 수사 검사가 바로 곽상도였다. 당시 검찰은 가혹한 고문과 조작을 통해 한 젊은이의 삶을 송두리째 파괴했고, 곽상도는 그 책임자의 하나였다.

 

2015년 대법원에서 강기훈 씨의 무죄가 확정되었지만, 곽상도는 단 한 번도 진심 어린 사과를 하거나 처벌받거나 책임을 지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는 박근혜 정부의 민정수석을 거쳐 국회의원까지 승승장구했다. 이는 한국 사회에서 조작과 탄압의 앞잡이들이 처벌받기는커녕 어떻게 기득권의 핵심으로 편입되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국회의원 시절의 곽상도는 ‘마녀사냥꾼’으로서의 본능과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는 문재인, 이재명 등 정적들과 그 가족들을 향해 끊임없이 의혹을 생산하고 공격을 주도했다. 그중에서도 더욱 잔인했던 것은 고(故) 노회찬 의원을 향한 공격이었다. 노회찬 의원이 누명을 쓰고 벼랑 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때, 대다수 시민은 큰 슬픔에 잠겼다.

 

그러나 곽상도는 그 비극 앞에서조차 “이중성을 드러내도 무방한 곳에서 영면하기 바란다”는 글을 올리며 고인을 조롱했다. 타인의 고통과 죽음마저 자신의 정치적 이득을 위한 소재로 삼는 그의 냉혈한 태도는 훗날 자신의 아들이 받은 50억 원 앞에서 보여준 뻔뻔한 당당함과 본질적으로 맞닿아 있다. 

 

관련 방송 화면 갈무리

 

곽상도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대장동 비리에도 관여해서 이득을 얻었다. 대장동 비리는 언론에 의해 오랫동안 ‘이재명 게이트’로 포장되었지만, 그 실체는 곽상도가 포함된 ‘50억 클럽’이 보여주듯이 ‘법조 카르텔 게이트’였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권순일, 박영수, 김수남, 최재경 등은 모두 판·검사 출신이거나 거대 언론사의 사주들이었다.

 

이들은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부패와 투기의 돈놀이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돕는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 언론은 대장동 비리가 은폐되고 프레임이 전환될 수 있도록 필터링했고, 검찰은 주범들이 법망에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뒤를 봐주거나 부실 수사를 자행했으며, 사법부는 설령 재판에 넘겨지더라도 온갖 억지 법리로 면죄부를 주었다.

 

이 거대 카르텔의 입장에서 공공개발을 주장하며 민간 업자들의 이익을 회수하려 했던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눈엣가시였다. 결국 그들은 자신들의 비리를 감추고 대장동의 진짜 주인들은 뒤로 숨기기 위해서, 사건의 성격을 조작하고 이재명을 마녀사냥의 제단에 올리는 악랄한 보복을 시도한 셈이었다.

 

뉴스타파를 비롯한 일부 양심적인 언론과 법률가들의 끈질긴 추적이 없었다면, 곽상도는 기소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검찰과 사법부는 시민들의 눈을 의식해 수사하고 기소하는 흉내만 냈을 뿐, 재판 과정에서는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무죄의 근거를 만들어냈다. 결국, 이번 판결은 한국 사회의 사법 구조가 뿌리까지 썩어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판사와 검사는 퇴임 후에도 전관예우라는 이름의 카르텔로 묶여 서로를 보호한다. 그들에게 법은 정의를 실현하는 도구가 아니라, 자신들의 성역을 지키는 방패일 뿐이다. 이러한 구조가 유지되고 있기에, 우리는 윤석열의 내란과 김건희의 비리를 둘러싼 여러 재판의 결과에 대해서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마음으로 속을 썩이고 잠 못 이루고 있다.

 

곽상도 무죄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떠오른 얼굴은 정의연 마포 쉼터의 고(故) 손영미 소장님이었다. 곽상도와 검찰-언론 카르텔의 집요한 윤미향 마녀사냥 과정에서 온갖 모욕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생을 마감해야 했던 그분의 고통을 우리는 잊지 못한다. 더욱 지독했던 점은, 곽상도가 손 소장님의 죽음 이후에 보여준 행태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3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정의연 마포구 쉼터 '평화의 우리집' 소장 손영미 씨를 추모하는 액자와 꽃다발이 놓여져 있다. 2020.6.10. 연합뉴스

 

손영미 소장님의 사망 이후에 곽상도가 보여준 행태는 도저히 인간으로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비극적인 죽음 앞에서도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기는커녕, ‘죽음의 배후가 있는 것 같다’라고 기막힌 의혹과 음모론을 제기하며 손 소장님의 죽음을 윤미향 마녀사냥에 다시 한번 악용하는 최악의 악랄함을 보였다. 타인의 삶을 파괴하고 그 죽음의 흔적마저 정치적 공세의 수단으로 소모하는 그의 행위는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저버린 것이었다.

 

수많은 선량한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도 법의 비호 아래 웃고 있는 곽상도의 모습은 정의의 실종을 상징한다. 이러한 사법 카르텔의 횡포는 단순히 특정 정파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우리 공동체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힘없는 노동자가 초코파이 하나를 가져가도 ‘법 질서’를 외치면서 권력자의 아들이 받은 50억 원에는 눈을 감는 나라에는 미래가 없다.

 

손영미 소장님은 지금 저 하늘에서도 이 기막힌 현실을 보며 피눈물을 흘리고 계실 것이다. 이 분노를 잊지 말아야 한다. 법이 더 이상 권력자의 방패가 아닌 시민의 보루가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곽상도라는 괴물을 낳고 방치한 이 뒤틀린 시대를 끝내는 일, 그것이 바로 손영미 소장님과 수많은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유일한 길이다.           < 전지윤 기자 >

[올림픽의 지정학 ⑦] 정치적 의사 표현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대표 헤라스케비치
본인은 통보 받았다는데 IOC 확인 안해

올림픽 헌장 50조 2항 시대에 뒤떨어져
독도 세리머니, 욱일기, 이순신 현수막
1968 '검은 주먹' 주역 폐지 주장하기도

트럼프, 자신 비판했다고 "진짜 패배자"
클로이 김 등 "선수도 의견 밝힐 권리"

 

우크라이나 스켈레톤 대표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가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담페초에 있는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에서 연습 주행을 갖고 있다. 그의 헬멧에는 러시아와의 전쟁에 스러진 운동 선수 등 여러 명의 얼굴들이 새겨져 있다. 코르티나담페초 로이터 연합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스켈레톤에 출전하는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27·우크라이나)는 헬멧에 러시아와의 전쟁에 스러진 동료 선수 등 여러 명의 얼굴을 새겼다. 무고하게 희생된 이들의 넋을 달래고 조국의 전쟁 참상을 전 세계에 알리겠다는 뜻에서였다.

 

세 번째로 올림픽 무대에 나서는 헤라스케비치가 9일(현지시간)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에서 이 헬멧을 쓴 채 연습 주행에 나서자 많은 매체들이 주목했다. 그는 연습 주행을 마친 뒤 로이터 통신에 "헬멧에 그려진 사람들 중 일부는 내 친구들이었다"고 밝혔다.

 

헬멧에 새겨진 이들은 10대 역도 선수 알리나 페레후도바, 복싱 선수 파블로 이셴코, 아이스하키 선수 올렉시이 로기노프, 배우이자 운동선수 이반 코노넨코, 다이빙 선수이자 코치 미키타 코주벤코, 사격 선수 올렉시이 하바로프, 무용수 다리아 쿠르델 등이다. 헤라스케비치는 "올림픽을 통해 전쟁에 대한 관심을 계속 고취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헬멧이 국제적 관심사로 떠오르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논의해보겠다고 했고, 밤늦게 문제의 헬멧 착용을 허용할 수 없다는 뜻을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10일 전했다. 영국 BBC는 헤라스케비치가 선수들, 국가 올림픽위원회들, IOC의 소통을 담당하는 IOC 대표 츠루나가 도시오가 선수촌에 찾아와 올림픽 헌장 50조에 근거해 헬멧을 금지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지만, IOC는 아직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이어 IOC의 확인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올림픽 헌장 제50조 2항은 '어떤 종류의 시위나 정치적, 종교적, 인종적 선전도 올림픽 경기장, 시설이나 기타 지역에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어 IOC가 헬멧 착용을 불허한다면 이 규정을 근거로 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우크라이나 선수단 기수로 지난 6일 개회식에 참가했던 헤라스케비치는 인스타그램에 "IOC가 공식 훈련과 대회에서 내 헬멧 착용을 금지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결정이다. IOC가 올림픽 운동의 일원이었던 선수들을 배신하고 있다는 느낌, 그들이 다시는 설 수 없는 스포츠 무대에서 기려지는 일을 허용하지 않는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나아가 "IOC가 이런 추모를 허용했던 전례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우크라이나만을 위해 특별한 규칙을 정하기로 결정했다"고 개탄했다.

 

하지만 헤라스케비치의 주장은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전쟁 반대'의 뜻을 표명한 것을 과연 정치적 의사 표현으로 봐야 하는지도 경계가 모호하기도 하다.

 

2018년 평창 대회를 통해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은 헤라스케비치는 2022년 베이징 대회 중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반대한다'(No War in Ukraine) 문구를 들어 보인 일이 있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며칠 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로 진격하는 '특수작전'에 들어갔다. 당시 IOC는 '평화를 호소하는 일반적 메시지'로 판단해 그를 제재하지 않았다.

 

그는 경기장 안에서 정치적 시위를 금지하는 올림픽 규정을 준수한다면서 대회 기간 우크라이나가 처한 비극적인 상황, 전쟁은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어쩌면 그가 IOC와 숨바꼭질하며 전쟁 참상을 알리려는 노력을 할 수도 있겠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헬멧을 준비한 헤라스케비치가 "우리 투쟁의 대가(무고한 희생)를 세계에 알렸다"고 찬사를 늘어놓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을 통해 "이 진실은 불편하지도 부적절하지도 않고, 스포츠 행사에서의 정치적인 행위로 불릴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는 평화와 생명을 존중하는 올림픽 운동의 역사적 사명에 충실하다. 러시아는 그 반대"라고 말했다.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이후, 러시아와 벨라루스 선수들은 대부분 국제 스포츠에서 제외됐으나, 이후 점진적으로 대회에 복귀하고 있다. IOC는 러시아 출신 13명의 선수를 개인 중립 선수(AIN)로 출전하도록 허용했다.

 

이탈리아계 아이티 디자이너 스텔라 장(가운데)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주재 아이티 대사관에서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아이티 선수단 단복을 소개하고 있다. 설원이나 빙상에서 아주 돋보일 단복이다. 왼쪽 모델은 리비아 오데인, 오른쪽 모델은 메건 토머스. 로마 AP 연합
 

IOC "아이티 선수단 단복에서 독립 영웅 그림 빼"

 

IOC는 동계올림픽에 두 번째로 참가하는 아이티 선수단 단복 디자인을 바꾸도록 압력을 넣었다. 아이티계 이탈리아 디자이너 스텔라 장이 단 두 명의 이 나라 선수를 위해 핸드 페인팅이란 가장 아날로그 방식으로 화려하기 이를 데 없는 단복을 꾸렸다.

 

그런데 화려한 그림 속 한 인물이 문제가 됐다. 18세기 말 프랑스 식민지였던 아이티의 농민 반란을 이끌어 최초의 흑인 공화국을 수립한 건국 영웅 투생 루베르튀르의 얼굴을 문제 삼았다. 옥신각신 끝에 루베르튀르의 얼굴을 빼기로 했다.

 

우리로 얘기하자면, 유관순이나 김구 얼굴을 넣었다고 일본 눈치를 보며 빼라고 압력을 넣은 셈이다. 그런데 스텔라 장이 루베르튀르의 얼굴 대신 그가 타던 붉은 말을 그렸는데 오히려 '주인 잃은 말'이 '영웅이 지워진 조국'을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되레 단복이 아이티가 처한 참담한 상황을 방증하게 됐다는 것이다.

 

2012년 런던올림픽 축구 남자 대표팀의 박종우가 '독도 세리머니'를 펼쳤다가 국제축구연맹(FIFA)로부터 A매치 두 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순신 현수막'과 욱일기 반입을 놓고 한국과 일본 측이 날카롭게 충돌했던 일도 있었다.

 

정치적 의사 표현의 원조 격은 1968년 멕시코시티 올림픽에서 있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스프린터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는 육상 남자 200m 1위와 3위를 차지한 뒤 시상대 위에서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높이 치켜들었다. 이들의 ‘검은 주먹’은 미국 흑인의 차별받는 현실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은메달을 딴 호주의 백인 선수 피터 노먼도 둘에게 동조했다는 이유로 국가대표가 되지 못하는 등 셋 모두 불이익을 받았다. 반 세기가 지난 지금도 올림픽 역사에 가장 용기있는 행동으로 여겨진다.

 

2020년 12월 미국올림픽·패럴림픽위원회(USOPC)는 선수들의 정치적 의사표시에 대해 징계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선수들의 정치적 의사 표시를 제한한 올림픽 헌장 50조 3항과 배치되는 결정이다.

 

뉴욕 타임스에 따르면 USOPC는 선수들이 메달 세리머니 때 ‘무릎꿇기’, ‘주먹 쥐어 올리기’ 등 평화적 저항을 표시하는 행동에 대해 징계를 내리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앞서 USOPC 선수위원회 소속 선수들이 제도 변화를 요구했고, USOPC가 오랜 고민 끝에 받아들였다. 이 과정에 한참 선배들인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도 기꺼이 함께 했다. 

 

한국계 미국인 스노보드 대표 클로이 김이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기자회견을 통해 2026 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출전을 앞둔 소회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동료 대표 공격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리비뇨 AFP 연합
 

선수들은 입도 벙긋 하지 말라는 거냐

 

이번 대회에 출전 중인 미국 선수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선수 공개 비난에 잇따라 반응하며 선수의 발언권과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의 간판이자 올림픽 2연패 금메달리스트인 한국계 클로이 김은 9일 리비뇨 기자회견 자리에서 “이런 순간일수록 더 많은 사랑과 연민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을 대표하는 것이 자랑스럽지만, 우리가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대해 의견을 말할 권리도 있다”고 강조했다.

 

논란은 미국 프리스타일 스키 선수 헌터 헤스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헤스는 최근 “국기를 달고 뛴다고 해서 미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며 자국 내 강경한 이민 단속과 정치적 긴장 상황에 대해 복잡다단한 감정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헤스를 “진짜 루저(loser)”라고 지칭하며 공개 비난했다.

 

클로이 김은 한국계 이민자 부모를 둔 자신의 배경을 언급하며 “이 사안은 개인적으로도 매우 가깝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우리 가족에게 많은 기회를 줬지만, 동시에 우리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차세대 한국 스노보드 기대주 최가온을 언급하며 세대와 국적을 넘는 연대를 주장했다. 그는 "최가온 같은 젊은 선수들이 자유롭고 안전한 환경에서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가 지금 내는 목소리가 다음 세대 선수들에게도 중요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스노보드 대표팀 동료들 역시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매디 마스트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외면할 수 없다”며 “자비와 연민이라는 가치 아래 미국을 대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수 베아 김은 “다양성이야말로 미국의 힘”이라며, 서로 다른 배경의 선수들이 한 무대에 서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 대표로 출전 중인 미국 태생 프리스타일 스키 스타 에일린 구도 헤스 지지를 표명했다. 그는 “헤스가 처한 상황은 이길 수 없는 언론전처럼 보인다”며 “초점은 정치가 아니라 스키에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선수 안전 문제로도 이어졌다.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메시지를 게시한 뒤 위협을 받았다고 밝힌 미국 태생의 영국 프리스타일 스키 대표 거스 켄워디 사례까지 더해지며, 미국 선수단에서는 온라인 공격과 정치적 압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켄워디는 이번 대회 개막을 일주일 앞둔 시점에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설원 위에 소변으로 'F*** ICE'라고 새긴 듯한 사진과 함께 "무고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더는 참을 수 없다. ICE가 우리 사회에서 아무런 견제 없이 권한을 행사하도록 방치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살해 협박이나 극단을 선택하라느니, 경기 중 목이나 무릎이 부러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느니 등등 온갖 얄궂은 메시지들이 쏟아졌다는 것이다.              < 임병선 기자 >

“대통령에 누 끼쳐 대단히 죄송, 제 책임”

최고위원들도 지도부 공동책임 통감 입장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차 특검 추천 논란’을 ‘인사 사고’로 규정하고 “최종 책임은 제게 있다. 대통령께 누를 끼쳐 드린 점, 대단히 죄송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앞으로 특검 추천은 당내 국회 추천 공직자 후보 추천위원회를 거치게 하는 등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도 밝혔다.

 

정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특검 추천 관련 최종 책임은 제게 있다. 이번 특검 추천 사고를 보면서 그동안의 관행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는 “저도 특검 추천을 한 적 있습니다만, 좋은 사람이 있으면 원내지도부에 추천하고 원내지도부에서 그 사람을 낙점하고 추천하는 방식이었다. 여기에 빈틈이 많이 있었던 것 같다”며 “특검은 당에 설치된 인사추천위원회 절차를 생략하고 (추천이) 이뤄졌던 관행이 지금까지 있었는데, 앞으로는 특검 또한 철저히 인사추천위에서 검증하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한번 점검해 이번 같은 인사 사고를 막도록 시스템을 정비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특검 추천 논란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던 ‘반정청래계’(반청계) 최고위원들은 이날 특검 추천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지도부로서의 공동 책임을 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번 추천은) 제2의 체포동의안 가결 시도와 다름없다는 게 당원과 지지자들의 시각”이라며 “합당 이슈도 마찬가지지만, 이 건도 최고위·법제사법위원회 패싱이 있었다. 대표께서 재발 방지를 확실하게 약속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이런 사고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저도 결과적으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당원들과 대통령께 정말 죄송하다”며 “이 일뿐만 아니라 그간 합당 강행, 지나치게 성급한 당헌·당규 개정, 입법 속도의 안이함 등 당 운영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었는데, 제대로 해결하지 못해서 죄송하다”고 밝혔다.

 

황명선 최고위원도 이번 논란이 “분명한 사고”라며 “변명으로 덮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정중하고 진솔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다만 “지난 몇 개월 동안 우리 당은 대통령을 돕기보다 부담을 드리고 때로는 대통령을 외롭게 만든 순간이 적지 않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저부터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다시는 이런 기막히고 부끄럽고 미안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깊은 자성과 함께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 대책을 즉각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3대(내란·김건희·순직해병) 특검에서 미진했던 부분을 추가 수사하는 2차 종합 특별검사 후보자로 지난 2일 검사 출신의 전준철 변호사(법무법인 광장)를 추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전 변호사 대신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창영 변호사를 특검으로 임명했다. 이 대통령은 전 변호사가 자신이 연루된 대북송금 사건 수사 당시 쌍방울 쪽 변호인단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여당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걸로 알려지면서, 당내 반청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천 과정에 대한 비판이 나온 바 있다.                                < 김채운 기자 >

 

9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모습. 왼쪽부터 강득구·이언주 최고위원, 정청래 대표, 이성윤 최고위원.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쌍방울 변호인’ 특검 추천 이성윤 “있지도 않은 의혹 확산, 안타까워”

“전준철 변호사, 대북송금 사건과 무관
윤석열에 핍박받고 압수수색까지 받아”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차 종합특검 후보자 추천을 둘러싼 논란과 관련해 “좀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있지도 않은 의혹이 확산되는 게 매우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9일 오전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준철 변호사가 대북송금 의혹 사건의 변호인이 아니었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린다”며 이렇게 말했다. 자신이 2차 종합특검 후보자로 추천한 전 변호사가 대북송금 의혹 사건에서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변호인단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진 뒤 거센 비판이 일자 해명에 나선 것이다.

 

그는 “전 변호사가 법인 소속 변호사로서 ‘쌍방울 사건’에 이름을 올린 건 동료 변호사의 요청 때문이었고, 담당도 횡령·배임 관련이었지 김성태 본인이나 대북송금 의혹과는 무관한 부분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마저도 중간에 (변호를)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제가 전 변호사를 추천한 건 ‘윤건희’(윤석열·김건희 부부)를 수사할 때 (전 변호사가) 서슬 퍼런 윤석열 검찰총장 하에서도 강직하게 수사했고 적임자로 판단돼 원내대표실에서 추천하게 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그럼에도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대북송금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그를 추천해 마치 정치적인 음모가 있는 것처럼 있지도 않은 의혹이 확산되는 게 매우 안타깝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다만 “한편으로는 소통이 부족했음을 느낀다”며 “좀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더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참석에 앞서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서도 전 변호사 추천 경위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방송에서도 “(전 변호사는) 친윤(친윤석열계) 검사도 아니고 윤석열한테 핍박받고 (검사를) 그만둔 다음에 압수수색까지 받았다”며 “김성태 변호인이 아닌 건 확실하고, 대북송금 조작 의혹사건의 변호인이 아닌 것도 확실하다고 안다”고 강조했다. 다만 “초기에 쌍방울 사건에 소속된 변호사인지를 제가 체크 못 했다”고 했다.

 

진행자 김어준씨는 이런 설명에 “전 변호사한테 직접 해명을 듣지 않으면 (부적절한 추천이라고) 그렇게 생각할 수는 있다. 열 받은 쪽은 열 받을 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고, 문제 없다는 쪽은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있던 것”이라며 “결과를 알고 보니 해도 됐던 인사 같긴 하다”고 말했다.                                      < 고한솔  김채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