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외국인에 인도인 105명 포함…한국인 8명도 연락 두절


홍수 덮친 네팔 바그마티주  [AFP=연합]

 

히말라야 산악지대에 있는 네팔 중북부 지역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해 19명이 숨지고 외국인 290여명을 포함한 여행객 380명가량이 실종됐다.

 

이곳에서 한국인 8명도 연락이 끊겼으며 또 다른 한국인 10명은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는 상태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19명이 숨지고 외국인 291명과 네팔인 93명을 포함한 여행객 384명이 실종됐다고 네팔 경찰과 관광청은 밝혔다.

그러면서 실종된 외국인 중에는 인도인 105명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수닐 샤르마 네팔 관광청 대변인은 실종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인도, 호주, 네덜란드, 미국, 말레이시아,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여러 국가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외교부도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8명의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또 다른 한국인 10명도 현지에서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으며 네팔 정부는 사고 현장에 헬기를 투입했다.

 

바그마티주 경찰 대변인인 라젠드라 프라사드 다말라는 EFE 통신에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 수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네팔-중국 국경에서 건물을 덮치는 흙탕물  [로이터=연합]

 

사고 지역은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120㎞가량 떨어진 곳으로 히말라야산맥에 있는 중국 티베트 자치구와의 국경 지역이다.

 

이날 라수와 지역에 있는 보테코시강이 범람하면서 인근 여러 마을을 덮쳤고, 도로와 수력 발전 시설 등이 파손됐다.

 

사스미트 포카렐 네팔 정부 대변인은 "(주변국인) 인도와 중국에 구조 활동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라수와 지역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유사한 돌발 홍수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산악 지역 고온으로 인접한 티베트의 빙하 호수가 넘쳐흘렀고 9명이 숨졌다. 또 양국을 연결하는 다리를 비롯한 주요 기반 시설이 파손됐다.

 

카트만두에 본부를 둔 통합산악발전국제센터(ICIMOD) 소속 기후 전문가들은 이날 돌발 홍수가 빙하에서 발생한 눈사태가 원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ICIMOD 소속 한 전문가는 보테코시강의 지류인 렌데 콜라강이 이날 최대 수위를 기록했다며 "렌데 콜라강은 1년 2개월 만에 두 번째 범람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네팔 쪽 빙하에서 발생한 얼음과 바위가 강을 막아 하류로 갑작스러운 물살을 쏟아낸 상황이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 인구 20억명가량의 주요 물 공급원인 히말라야산맥은 온난화로 빙하가 녹아 없어지는 속도가 21세기 들어 2배 이상 더 빨라졌다.

이 지역의 빙하 두께는 2000년 이전에는 연평균 34㎝씩 줄었으나 2000년 이후부터는 연간 73㎝씩 2배 이상 빨리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  손현규 기자 >

 

홍수 일어난 네팔 보테코시강  [AFP=연합. 네팔 경찰 제공]

 

네팔 한인회장 "10년 동안 살면서 이런 규모 홍수는 처음"

"'피해지역'에 등록 한인은 없어…한국인 실종자 더 있는지 파악 중"


네팔-중국 국경에서 건물을 덮치는 진흙과 물  [로이터=연합]

 

"네팔에서 10년가량 살고 있는데 이런 규모의 홍수는 처음입니다."

차승원 네팔 한인회장은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26일(현지시간) 네팔 북중부 바그마티주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를 언급하며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예전에도 중국 티베트 자치구와의 국경 인근에서 홍수가 종종 나기는 했다"면서도 "이런 규모는 그동안 못 봤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바그마티주 라수와 지역에서는 지난해 8월에도 유사한 돌발 홍수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산악 지역 고온으로 인접한 티베트의 빙하 호수가 넘쳐흘렀고 9명이 숨졌다.

 

네팔 홍수  [AFP=연합]

 

라수와 지역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북쪽으로 120㎞가량 떨어진 곳으로 히말라야산맥에 있는 중국 티베트 자치구와 접한 국경 지역이다.

현지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카트만두에서 차로 반나절 넘게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 회장은 "재외 등록 신청을 한 네팔 한인은 총 650명가량"이라며 "이들 대부분이 한인회 회원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라수와 지역은 등록된 한인이 없는 지역"이라면서도 "수력 발전소가 있어 파견된 한국인들이 이번에 실종됐다"고 덧붙였다.

 

네팔 경찰과 관광청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전체 사망자 수는 22명이며 외국인 291명과 네팔인 93명을 포함한 여행객 384명이 실종된 상태다.

 

한국 외교부도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홍수로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한국인 직원 8명의 연락이 두절됐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 소속 또 다른 한국인 10명도 현지에서 고립돼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네팔 홍수  [AFP=연합]

 

카트만두에 사는 교민 문광진 씨는 "현재 집계된 실종자 384명은 여행사 등을 통해 등록된 인원"이라면서 "피해 지역은 여행사를 통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가는 개인 관광객이 적지 않은데, 이 경우에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문씨는 홍수 지역이 히말라야 트레킹을 하는 관광객이 많은 곳임을 감안하면 아직 파악되지 않은 추가 실종자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현지 보테코시강은 가장 긴 폭 500m 수준일 정도로 좁은 데다 이번 홍수 급류 속도가 현지의 콘크리트 다리를 무너뜨렸을 정도로 너무 빨라 실종자가 그대로 물살에 휩쓸려갈 수 있다고 전했다.

 

문씨는 "이번 홍수 물살이 지금 속도대로라면 오늘 밤 (인도로) 국경을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종자도 네팔 안에서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안타까워했다.

 

또 "이번 홍수가 네팔에 비가 많이 와서가 아니라 중국 티베트 쪽에서 빙하 댐 같은 것이 갑자기 터져서 발생한 것이라고 해서 우리도 전혀 예상을 못 하고 있었다"며 "실종자 중에 우리가 아는 분들도 조금 있어서 다들 당황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네팔 한인회는 주네팔 한국 대사관과 함께 한국인 실종자가 더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

차 회장은 "한국대사관과 함께 네팔 지역마다 교민들이 안전한지, 연락 안 되는 분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며 "현재는 뉴스 보도를 보고 파악한 한국인 실종자 8명 외 더 확인한 내용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 박진형 손현규 기자 >

 

 

 

캐나다 '탈 미국' 행보 속 협력 확대 기대…"중국과 무역 상호보완성 상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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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카니(좌) 캐나다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우)  [AP=연합 자료사진]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 갈등이 격화하면서 미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낮추려는 캐나다와 중국 간 경제·무역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중국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다.

 

26일 류펑 중국 중앙재경대 녹색금융국제연구원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현지 경제매체 제일재경 기고를 통해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 갈등에 대해 "중국과 캐나다의 경제·무역 관계를 확대할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이 결렬된 뒤 미국은 지난 22일부터 약 200억달러(약 27조6천억원) 상당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에 캐나다도 같은 규모로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양국 간 무역 갈등은 확전 양상을 띠고 있다.

 

류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갈등이 단순한 관세 분쟁을 넘어 캐나다가 미국 중심의 기존 무역구조에서 벗어나 교역 상대국을 다변화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기고문에 따르면 캐나다의 대미 무역 의존도는 여전히 높지만 최근 하락하는 추세다.

지난해 캐나다의 상품 수출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71.7%로, 2024년의 75.9%에서 4.2%포인트 낮아졌다. 미국산 수입 비중도 같은 기간 62.3%에서 58.8%로 떨어졌다.

 

반면 미국 이외 국가에 대한 캐나다의 수출은 지난해 17.2%, 수입은 12.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류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의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캐나다의 무역 다변화 과정에서 중국이 주요 대안 시장 가운데 하나로 부상할 수 있으며, 양국 무역구조가 상당한 상호보완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은 캐나다가 강점을 가진 에너지와 광물, 농산물을 필요로 하고 캐나다는 중국산 제조업 제품의 주요 시장이 될 수 있어 양국의 주요 교역 품목은 상당 부분 겹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중국의 캐나다산 주요 수입품은 귀금속 793억위안(약 16조3천억원), 광물성 연료 767억위안(약 15조8천억원), 광석·슬래그 342억위안(약 7조원), 목재펄프 152억위안(약 3조1천억원), 유지종자 138억위안(약 2조8천억원) 등이었다.

 

반대로 중국은 캐나다에 기계류와 전기·전자제품, 가구, 플라스틱 제품, 자동차 등 제조업 제품을 주로 수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지난 1월 중국을 방문해 중국 측과 경제·무역 협력 로드맵을 체결하는 등 양국 관계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당시 캐나다 총리의 중국 방문은 2017년 이후 처음이었다.

 

캐나다는 이후 중국산 전기차와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 조치를 조정했으며, 양국은 농산물과 전기차 등 주요 교역 현안에 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류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협력 확대를 위해 캐나다 측의 지속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며, 중국도 캐나다산 농산물의 시장 접근과 투자 편의 등의 분야에서 실질적인 조치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캐나다 간 산업·에너지 공급망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만큼, 전면적인 경제적 단절보다는 캐나다가 미국 의존도를 점진적으로 낮추는 '관리된 거리두기'가 진행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 캐나다의 마찰 상황에 대해 '대화'가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캐나다의 관세 맞대응에 대해 중국은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에 대응할 다른 국가들에 조언해줄 말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즉답 없이 "중국은 각국이 평등한 대화와 협상으로 각자의 경제·무역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고 말했다.           < 김현정 기자 >

 

 

미 화장품 시장 2위 수출국인 캐나다 타격…수출 1위 한국 영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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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티로더  [AP=연합]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전쟁이 화장품 업계에도 영향을 주면서 북미에서 판매되는 화장품 가격과 공급망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미국 뷰티·스킨케어 시장에서 캐나다는 한국에 이어 2위 수출국이었던 만큼 한국 화장품 업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지난 22일부터 화장품 등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가운데, 캐나다도 오는 9월 8일부터 미국산 일부 화장품에 50%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양국의 화장품 생산·유통망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제품 상당수가 미국으로 수출되는 데다 글로벌 뷰티 업체들도 캐나다를 주요 생산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로레알은 캐나다에 공장과 물류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에스티로더 역시 캐나다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에스티로더가 보유한 브랜드 맥(M.A.C)과 스킨케어 브랜드 '디 오디너리' 등도 관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관세가 부과된다고 제품 가격이 곧바로 오르는 것은 아니지만, 기업들이 50%라는 높은 관세율을 장기간 감당하기는 쉽지 않아 가격 조정이나 생산·유통망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화장품은 10달러(약 1만4천원) 안팎의 가격대에서 소비자가 큰 고민 없이 구매하는 제품이 많아 관세 부담으로 가격이 오르면 '충동구매'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김연숙 기자 >

 

미 · 캐나다 관세전쟁에 일 자동차업계도 비상…공급망 재조정

 

도요타 · 혼다 등 캐나다 진출업체 파장…미국 생산 이전 가속

 

미국과 캐나다의 관세전쟁으로 캐나다를 대미 수출 거점으로 활용해 온 일본 자동차 업계의 북미 사업 전략에 경고등이 켜졌다.

26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캐나다의 보복 관세에 맞대응해 "2027년 1월부터 캐나다산 승용차와 트럭, 자동차 부품, 철강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서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을 전제로 현지 생태계를 구축해 온 일본 완성차 및 부품 업체들은 거센 파장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FP=연합 자료사진]

 

이는 일본 기업들이 그동안 USMCA에 따른 무관세 혜택을 기반으로 완성차뿐 아니라 주요 부품사까지 캐나다에 동반 진출시켜 탄탄한 공급망을 형성해 왔기 때문이다.

 

현재 도요타자동차는 캐나다에서 주력 SUV인 'RAV4' 등을 연간 50만대 생산해 일부를 미국으로 보내고 있으며, 혼다도 연간 약 40만대를 생산해 역시 미국 등에 수출하고 있다.

 

캐나다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건비와 에너지 비용 덕분에 효율적인 생산 기지 역할을 담당해 왔다.

 

하지만 고율 관세가 현실화하면 기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져 북미 공급망의 근본적인 재편이 불가피한 과제로 떠올랐다.


                                       도요타  [AP=연합]

 

이에 따라 대형 부품업체인 덴소는 캐나다산 관세 폭탄을 피하고자 미국 내 현지 부품 조달 비율을 늘리기로 하는 등 발 빠르게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도요타 역시 멕시코 공장의 픽업트럭 생산 일부를 2030년까지 미국 텍사스 공장으로 옮기기 위해 36억달러(약 5조원)를 투입하기로 하는 등 미국 중심 생산 체제로의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혼다 또한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고 신규 공장입지를 포함한 경영 전략을 다각도로 재검토하고 있다.                                               <  최이락 기자 >

 

 
 

미국 50% 관세에 '달러 대 달러' 맞불… 내달 8일부터 적용

양국 무역전쟁 격화…캐나다, 관세 피해 기업·근로자 대상 지원 패키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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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반(反) 트럼프 시위 [AP=연합 자료사진]

 

캐나다 정부가 25일 약 2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최고 50%의 보복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국경을 맞댄 채 경제·사회·문화적으로 긴밀한 협력을 유지해온 최우방국 간 '무역 전쟁'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캐나다 재무부는 이날 미국산 제품 약 700개 품목에 15%, 25%, 50%의 보복관세를 차등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보복관세 대상 수입액은 276억캐나다달러(미화 약 200억달러) 규모다.

이번 관세 조치는 오는 9월 8일부터 적용된다.

 

이는 미국이 지난 22일부터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 대한 맞대응 조치다.

 

캐나다는 미국의 관세 조치에 금액과 세율을 맞추는 이른바 '달러 대 달러, 세율 대 세율' 방식으로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일부 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과 가구, 의류 등에 50% 관세가 적용된다.

가전제품과 치즈 등 유제품, 생선·해산물, 일부 철강·알루미늄 파생 제품에는 25% 관세가 부과되며, 산업용 공구 등에는 15% 관세가 적용된다.

 

캐나다 정부 당국자들은 이번 조치의 목적이 관세 수입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캐나다 기업을 보호하고 미국산 제품의 수입을 줄이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프랑수아 필립 샹파뉴 캐나다 재무장관은 "우리가 이 갈등을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 통합이 상생 파트너십의 토대가 아니라 무기로 이용될 때는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캐나다에 강요된 전례 없는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22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타와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중단한 뒤 취재진에게 발언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캐나다 정부는 무역 갈등으로 피해를 보는 기업과 근로자를 대상으로 75억캐나다달러(약 54억달러) 규모의 지원 패키지도 발표했다.

 

지원책에는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과 관세 피해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 피해 업종 근로자를 위한 고용보험 프로그램 확대 등이 포함됐다.

 

이번 보복 조치는 지난주 양국 간 무역협상이 결렬된 뒤 미국이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하면서 양국 간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한 가운데 나왔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앞서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캐나다에 지나치게 많은 것을 요구하면서 그 대가로는 너무 적은 것을 제시했다며 미국 측 요구를 수용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 임수정 김연숙 기자 >

 

캐나다 보복관세 9월 발효…미 선거 앞두고 '공화당 압박' 포석

 
 

관세로 미 선거 격전지 타격 노려…산업장관 "특정 주 겨냥 전략적 접근"

국경 맞댄 미북부, 선거판도 촉각…메인주 공화 상원의원, 트럼프 공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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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산 제품들   [AP=연합]

 

캐나다가 미국산 제품에 대한 보복관세를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두 달 앞둔 오는 9월부터 발효하기로 하면서, 이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겨냥한 정치적 압박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부각되는 모양새다.

 

미국이 지난 22일부터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한 데 맞서 캐나다는 25일 같은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보복관세를 오는 9월 8일부터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11월 3일 미 중간선거를 불과 두 달가량 앞둔 시점부터 관세가 적용되는 셈인데, 선거전이 본격화하는 시기에 관세 충격을 집중시켜 정치적 압박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계산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캐나다 정부도 이번 보복관세를 자국 기업 보호뿐 아니라 미국 내 정치적 압력을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은 이날 보복관세의 주된 목적은 캐나다 기업을 보호하는 것이지만,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압력을 가하려는 목적도 있다고 밝혔다.

 

졸리 장관은 "미국 내 특정 주를 겨냥할 수 있는 제품들도 관세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정치적 압력을 가하기 위해 현명하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으며, 지금 이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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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니 졸리 캐나다 산업부 장관이 발언하는 모습  [AP=연합/Justin Tang]

 

앞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보복관세 시행을 예고하면서 그 시점을 "9월 8일"이라고 말하는 대신 "노동절(9월 7일) 다음 화요일"이라고 표현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노동절이 전통적으로 미 선거 전 '최종 스퍼트'의 시작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보복관세 품목을 들여다보면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는 지역을 겨냥한 흔적도 엿보인다.

 

캐나다는 이번 보복관세 대상에 가공치즈와 수산물, 세탁기·건조기 등 미국산 소비재를 대거 포함했는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캐나다가 선거 경쟁이 치열하거나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의 생산업체들을 겨냥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압력을 가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WSJ은 위스콘신주의 가공치즈, 메인주의 수산물, 제너럴일렉트릭(GE)이 대규모 사업장을 운영하는 켄터키주의 세탁기·건조기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카니 총리도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한 추가 관세 위협을 비판하면서 미국 내 지역과 노동자들을 직접 거론했다.

 

카니 총리는 "미시간, 오하이오, 켄터키, 앨라배마의 노동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이 노동자들은 최대 소비시장인 캐나다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와 경제적으로 밀접한 미 북부 지역의 정치권과 산업계에서는 이미 우려가 표출되고 있다.

메인주에서 재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공화당 수전 콜린스 상원의원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대캐나다 관세를 "실수"라고 공개 비판했다.

 

미시간주에서 자동차·관광·농업 부문 기업단체 연합을 대표하는 존 셀렉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우리 회원들은 대부분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면서도 최대 교역 상대인 캐나다와의 관세전쟁이 자신들의 사업에 피해를 주고 비용을 증가시켜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 임수정 기자 >

 

'관세' 넘어 '주권'으로 번진 쟁점…미·캐나다 협상 결렬 내막

 

미, 제3국 무역 · 산업지원 · 프랑스어 콘텐츠까지 문제 삼아

키스톤XL 재개 카드도 무산…러트닉 강경론에 USTR 내부서도 불만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FP=연합]

 

최근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이 전격 결렬된 데에는 자동차와 철강 관세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대외 무역 정책과 프랑스어 보호정책 등 '주권'과 관련된 사안까지 얽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달 가까이 이어진 협상에서 양국은 한때 타결에 가까워진 듯했지만, 막판 미국이 캐나다의 제3국 무역과 국내 산업정책 등에 대한 요구를 내놓으면서 협상은 결국 무산됐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양국 당국자와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 지난 21일 밤 협상이 결렬되기까지의 과정을 자세히 전하면서 양국의 '레드라인'이 애초부터 상당한 거리를 두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양국 협상단은 백악관 인근에서 합의문 초안을 계속 수정했지만, 캐나다 측에선 이미 정리된 것으로 여겼던 쟁점들이 막판에 다시 등장했다.

 

◇ 미  '북미 공동관세' 요구…캐나다는 주권 침해로 인식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는 당초 미국과의 협상에서 양국을 낮은 관세로 묶고 역외 국가에는 공동의 관세 정책을 적용하는 '북미 요새'(Fortress North America)를 구상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캐나다가 다른 국가와 무역협정을 체결할 때 미국의 통상정책과 보조를 맞추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철강의 경우 미국이 제3국에 대한 관세를 올리면 캐나다도 같은 수준의 관세를 적용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미국으로서는 제3국산 저가 철강이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캐나다에는 자국의 통상정책에 미국이 사실상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는 요구였다.

 

이는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중남미 등으로 교역을 다변화하려는 카니 총리의 정책과도 충돌했다.

 

미국은 이와 함께 캐나다가 지난해부터 미국의 관세 피해를 본 자국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한 '캐나다산 구매' 정책을 축소할 것을 요구했다.

 

캐나다는 미국에 합의사항을 갑자기 파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요구했지만, 미국은 관세 정책 변경 권한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 '공용어' 프랑스어로 된 콘텐츠도 협상 테이블에

 

캐나다의 프랑스어와 문화 보호 정책도 문제가 됐다.

영어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쓰는 캐나다에서 프랑스어 보호는 특히 퀘벡주의 정체성과도 맞닿은 문제다.

 

캐나다는 협상 과정에서 프랑스어 프로그램 보호 등 온라인 콘텐츠 규정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미국은 스트리밍 플랫폼이 캐나다산 영화·프로그램, 특히 프랑스어 콘텐츠를 더 눈에 띄게 배치하는 규정 등을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으로선 플랫폼의 자유를 제한하는 규제로 여겼지만, 캐나다에는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보호할 정책 결정권의 문제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FP=연합 자료사진]

 

◇ '키스톤 XL 송유관' 카드도 무산

 

캐나다가 미국에 제시할 수 있는 주요 양보 카드였던 키스톤 XL 송유관 사업 재개도 협상 막판에 사라졌다.

 

키스톤 XL은 캐나다산 원유를 미국으로 수송하기 위한 대형 송유관 사업으로, 2021년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사업 허가를 취소하면서 중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 사업의 재개를 오랫동안 요구해왔다.

 

이를 부활하자는 것은 카니 총리의 아이디어로, 그는 이번 협상에서 적절한 관세 합의가 이뤄진다면 캐나다 측이 사업 재개에 협력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지만, 협상 막판 캐나다는 이 제안을 거둬들였다.

미국이 요구하는 수준의 양보를 전제로 할 경우 송유관 사업을 재개할 경제적 타당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였다.

 

◇ 자동차·철강 관세에  미 내부 이견도

 

자동차와 철강 관세도 협상을 무너뜨린 직접적인 요인이었다.

미국은 캐나다산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캐나다는 자동차 관세 하한을 더 낮추고 철강·알루미늄을 사용해 만든 제품에도 더 유리한 조건을 요구했다.

 

특히 미국이 중·대형 트럭을 관세 인하 대상에서 제외하려 한 것이 문제가 됐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미국 시장용 대형 픽업트럭이 생산되고 있어 캐나다 자동차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더 강경한 조건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흔들린 것은 앞서 미 언론 보도들로 알려진 내용이다.

 

NYT에 따르면 러트닉 장관의 개입은 그동안 캐나다와 협상을 진행해온 미국 무역대표부(USTR) 안에서도 좌절감을 불러왔다.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는 러트닉 장관의 요구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캐나다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카니 총리는 협상 시한을 1시간 30분 앞둔 밤 10시 30분 협상단에 철수를 지시했다.

이후 미국은 22일부터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관세 50%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 1일부터 자동차와 트럭, 자동차 부품, 철강 관세를 50%로 인상한다고 예고했다.

 

이에 맞서 이날 캐나다도 9월 8일부터 약 2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약 700개 품목에 15%, 25%, 5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하며 양국 갈등은 계속해서 고조되고 있다. 

                                                                                                   <  김연숙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