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 나흘간 모은 서명 헌법재판소에 제출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들윤석열퇴진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소속 대학생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 1만인 서명운동 전달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을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윤석열 대통령 '만장일치 파면'을 바라는 대학생 1만여 명의 서명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됐다. 서명 운동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비상계엄 직후 대학생과 청년·학생의 힘으로 내란 상황을 진압했다"며 "이번에도 대학생의 힘으로 '나의 삶과 미래를 위해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외침이 현실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아래 시국회의)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만장일치 파면을 촉구하는 대학생 1만여 명의 서명을 발표했다. 앞서 시국회의는 윤 대통령 석방 이후인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나흘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전 세계 220개 대학에서 1만 1197명의 학생 서명을 받았다.

기자회견을 마친 직후엔 시국회의 대표자들이 헌법재판소 민원실로 이동해 취합한 대학생 서명을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주변에 있던 윤 대통령 지지자 일부가 언성을 높였으나 경찰의 저지로 충돌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헌재, 흔들리지 말고 파면 선고하라"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들윤석열퇴진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소속 대학생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 1만인 서명운동 전달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을 촉구한 뒤 서명지를 제출하기 위해 헌법재판소로 이동하고 있다. ⓒ 이정민
 


시국회의는 이 자리에서 '내란수괴 윤석열의 만장일치 파면, 대학생의 힘으로 만들 것이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시국회의는 성명에서 "지난해 12월 3일 전국에 선포된 비상계엄은 끝나지 않았다"며 "윤석열의 내란을 성공시키기 위해 '작은 윤석열들'은 권력의 핵심 요직에서부터 아스팔트 광장, 온라인 커뮤니티까지 지금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동 사태와 윤 대통령 석방 등을 언급하고 "이에 맞서 우리는 전 세계 220개 대학에서 1만 1197명의 대학생으로부터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서명을 모았다. 윤석열 석방 소식이 전해지고 나흘 만에 모인 열망이었다"고 알렸다.

부산대학교 학생 이승민씨는 이날 <오마이뉴스>와 만나 "오늘(14일) 탄핵 선고를 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지금은 언제 선고가 날지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현재의 조속한 파면 선고를 촉구하기 위해 부산에서 친구들과 함께 올라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씨는 "들어야 하는 수업도, 가야 하는 아르바이트도 있지만 모든 일상을 내려놓은 채 서울에서 사흘째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우리의 일상을 되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윤석열 파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들윤석열퇴진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소속 대학생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 1만인 서명운동 전달 기자회견'을 마친 뒤 헌법재판소에 제출한 서명지 접수증을 보여주고 있다. ⓒ 이정민
 


또 "계엄 당일 전전긍긍 집에서 유튜브 라이브만 바라볼 수밖에 없어 무력감을 느꼈고, 남태령 아스팔트와 한남동에서 싸우는 동지들을 보며 감사함과 부채감이 공존했다"며 "이제 우리도 모든 걸 걸고 싸움에 나섰다. 헌재는 흔들리지 말고 당장 파면 선고를 내리라"고 강조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학생 박서영씨는 대학가의 민심은 '윤석열 파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나흘간 대학에서 서명 운동을 벌이면서 정말 많은 대학생과 마주했다. 야유를 보내거나 비아냥거리는 이들도 있었지만 '수고한다'며 음료수와 먹을 것을 가져다 주는 학생, 응원하는 학생들이 더 많다"고 했다.

숙명여자대학교 학생 서예진씨도 "윤석열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제가 사랑하는 이들의 목숨이 위태로워지겠다는 생각에 무서워서 서명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서씨는 "억지 논리만 펼치는 극우세력의 눈치를 보지 말자"면서 "'내란수괴는 사라져야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외치는 데 함께 해 달라. 역사 속에서 대학생이 언제, 어디서나 앞장서 왔듯 앞으로도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당당히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들윤석열퇴진 전국대학생 시국회의 소속 대학생들이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촉구, 대학생 1만인 서명운동 전달 기자회견'을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문구에 의사봉을 두드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이정민
 


기자회견 말미 대학생들은 직접 윤 대통령에게 파면 선고를 내리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준비해 온 의사봉 모양 손팻말을 들고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라는 구호를 반복해 외쳤다.

이후 시국회의는 대학생 1만여 명의 서명을 모은 박스를 들고 헌법재판소 민원실로 향했다. 김민지 집행위원장 등이 민원실 앞에 도착하자 인근에 있던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이들을 향해 "빨갱이 아니냐", "북한으로 꺼져라" 등 수준 이하의 비난을 가하기도 했다.

성명을 제출하고 나온 김 집행위원장은 <오마이뉴스>와 만나 "대학생들이 모은 요구(만장일치 파면 촉구 서명)를 헌재가 인정해서 윤석열을 파면하면 좋겠다는 마음"이라며 "헌재 주변에 있는 극우 세력의 목소리는 결코 민심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박수림 기자 >

 

"석열이형 편이야?"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윤 대통령을 당장 파면해야 할 또 다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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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 시위를 벌이는 한 지지자가 윤석열 대통령 얼굴을 새긴 태극기를 들고 있다.권우성

올해 3.1절엔 아파트 베란다에 걸린 태극기를 본 기억이 없다. 아무리 국경일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예년만 못하다지만, 그래도 3.1절과 광복절이면 베란다마다 드문드문 태극기가 펄럭이고 있어 순간 가슴이 뭉클해지곤 했다. 국경일엔 태극기를 게양해야 한다는 걸 법 조항처럼 여겨온 세대여서다.

태극기 배지를 가방에 매달거나 붙이고 다니던 아이들도 근래엔 보기 힘들어졌다. 요즘 아이들에게 태극기는 애국심의 표상이라기보다 하나의 패션 아이템이었다. 태극기가 그려진 티셔츠나 가방이 유행이었고, 야외 행사 때 태극기 문양으로 페이스 페인팅을 하는 경우도 흔했다. 말 그대로, 태극기 전성시대였다.

"괜히 오해할까 싶어서 일부러 떼어 냈어요."

가방에 열쇠고리처럼 주렁주렁 달고 다니던 한 아이는 태극기 액세서리들을 얼마 전 죄다 처분했다고 한다. 보통 헐값에라도 친구들에게 팔거나 선물하는데, 사거나 받겠다는 경우가 아예 없었다며 그냥 버렸다는 거다. 개중에는 태극기 문양의 필기구와 호루라기 등 쓸만한 것들이 많다며 아쉬워했다.

요즘 들어 그는 "너 '태극기 부대'냐"라거나 "이왕이면 성조기도 함께 달라"는 조롱을 심심찮게 받는다고 한다. 친구들끼리의 장난 섞인 말이지만, 하도 자주 듣다 보니 여간 찜찜한 게 아니라는 거다. 예전엔 디자인이 예쁘다거나 잘 어울린다며 부러움을 샀지만, 이젠 욕먹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했다.

자유와 애국이라는 말이 오염됐다

한 외국 쇼핑 사이트에서 파는 'ROKA(Republic Of Korea Army) 티셔츠. 티셔츠 뒷면에는 KOREA ARMY라고 적혀 있다.ebay


지난 '12.3 윤석열 내란 사태' 이후로 아이들에게조차 태극기에 대한 이미지가 급격히 나빠졌다. 덩달아 'ROKA(Republic Of Korea Army)-티'까지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까지 전국 고등학생의 평상복이자 체육복으로 불렸던 티셔츠다. 현역 군인들이 입던 생활복이 아이들 사이에서 유행처럼 소비된 것이다.

'ROKA-티'나 얼룩무늬 옷을 입고 다닐라치면, 대번 '석열이 형' 편으로 낙인찍힌다고 했다. 아닌 게 아니라, 탄핵 반대 집회에 가보면 군복 차림의 참가자들이 여럿이다. '전우회'라는 이름을 내건 깃발을 들고 빨간 모자에 선글라스까지 낀 초로의 남성들이 사실상 집회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참고로, '석열이 형'은 요즘 아이들이 윤 대통령을 호칭하는 방식이다. 그들 중 열에 여덟아홉은 그렇게 부른다. 기성세대에겐 비아냥처럼 들릴 테지만, 딱히 그렇지는 않다. '석열이 형'은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서 기획한 웹 예능 프로그램(석열이형네 밥집)에서 등장한 용어다.

이후 극우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사용되면서 아이들에게 익숙한 호칭이 됐다. 그들이 느끼기에 검찰총장 출신이라는 이력에다, 거칠고 투박한 말투와 마초 같은 몸짓에 가장 부합하는 호칭인 셈이다. 적어도 남자아이들에겐 긍정적인 의미에 가깝다.

비상계엄 당시 무장한 군인들이 국회로 난입한 장면을 본 뒤, 군이라고 하면 누구든 계엄군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군의 최고 지휘관들의 한심한 수준이 그대로 드러났다며 혀를 끌끌 차기도 했다. 아이들조차 국가의 상징인 태극기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수호한다는 국군을 자랑스러워하기는커녕 조롱을 넘어 회피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태극기와 국군뿐 아니다.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온 가치들조차 봉변을 당하고 있다. 이제 '자유'라는 말은 함부로 사용하기 께름칙한 단어가 됐다. '내란 수괴' 윤 대통령은 지난 2년 반 동안 기자회견과 경축사 때마다 입버릇처럼 자유를 외쳐왔다. 자유라는 단어를 빼면 아예 문맥이 연결되지 않을 정도였다.

이젠 자유가 민주주의라는 말조차 오염시키는 수식어가 됐다. 아직 소수이긴 하지만, 민주주의는 좌파 용어이고, 자유민주주의는 우파 용어라고 단정하는 아이들이 있다. 북한의 공식 명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아니냐며, 그들의 민주주의와 구별 짓기 위해서는 앞에 자유라는 단어를 꼭 붙여야 한다는 어처구니없는 설명까지 덧붙인다.

반면에 자유를 '극우'와 동일시하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가장 많이 듣게 되는 말이 자유라면서, 외국인이 듣는다면 윤 대통령이 '자유의 수호신'처럼 느껴질 법하다고 비아냥거렸다. 유럽의 여러 나라에선 정당의 이름에 자유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대개는 극우 정당이라는 나름의 근거를 대기도 한다.

한 아이는 자유가 '극우의 폭력성을 감추는 가면' 같은 거라고 단언했다. 일단 자유라는 말을 끌어다 붙이면 누구든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는 거다. 민주주의보다 자유민주주의가 훨씬 더 자유로운 것 같고, 폭력적 시위에도 자유라는 수식어를 쓰면 정의롭고 적법한 행동인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언어도단일지언정 그렇다는 거다.

그의 말을 엿듣기라도 한 걸까. 지난 '1.19 서부지법 폭동'을 저지른 폭도들을 대변하는 한 변호사는 폭동을 '자유 운동'으로 명명했다. 사법 기관을 물리적 폭력을 사용해 점거하고 판사를 붙잡아 처단해야 한다고 악다구니 쓴 이들을 자유라는 이름으로 두둔한 거다.

"우연히 탄핵 반대 집회 현장을 지나가다가 '애국 청년'이라는 말을 듣고 순간 당황했어요."

자유와 함께 치도곤당한 대표적인 단어는 '애국'이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반대 집회는 사실상 어르신들의 '독무대'였지만, 지금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얼추 네다섯 명 중 한 명이 청년 세대일 정도로 젊어졌다. 혹자는 탄핵 반대 집회가 인기 극우 유튜버와 기독교 신도를 중심으로 꾸려지다 보니 대폭 늘어난 것으로 분석한다.

느닷없이 '애국 청년'이라는 칭찬을 들은 그는 '탄핵을 반대하면 애국자고, 찬성하면 매국노인가?'라는 삐딱한 생각이 들었단다. 가슴 뭉클하게 하는 애국가마저 순간 초라하게 느껴졌다고 한다. 고작 '내란 수괴를 위한 구명 운동'을 거창하게 애국으로 포장한 저들의 인식이 우스꽝스럽다면서도, 애국이라는 단어 자체가 무척 부담스럽다고 했다.

자유에 이어 애국이라는 숭고한 단어마저 극우 세력이 독점해 악용하는 양상이다. 숫제 두 단어를 동의어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일부 언론에서도 그들의 표현을 그대로 받아 쓰면서 편견을 공고화하고 있다. '애국 청년'을 '자유 청년'과 마구 혼용하면서 자유와 애국의 의미를 왜곡하고 있는 거다.

이름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빠르게 파면돼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십자각터 윤석열 즉각퇴진 사회대개혁 비상행동 단식 농성장 앞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촉구! 금융-사무노동자 시국선언대회'를 하고 있다.이정민


헌법 질서를 위협한 사법부 침탈을 '국민 저항권 행사'로 제멋대로 규정하고, 폭동을 '항쟁'으로 높여 부르는 이들에게 '언어'를 빼앗겼다. 우리말로도 모자라 영어까지 그 의미를 훼손하고 있다. 탄핵 반대 집회의 이름부터 'Save Korea'다.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는 뜻인데, 기실 그들이 구하려는 건 윤 대통령이며, 나아가 그들의 기득권이다.

'공정'과 '상식'의 개념이 더럽혀진 건 이미 오래고, '자유'와 '애국'의 가치조차 훼손되어 말 꺼내기조차 민망한 시절이다. '아닌 밤중 홍두깨' 같았던 비상계엄으로 군의 명예는 실추됐고, 국경일에 태극기를 게양하는 것도 주변의 눈치를 봐야 하는 지경이 됐다. 이 모든 게 2년 반 남짓의 윤 대통령의 재임 기간에 벌어진 일이다.

요컨대, 난맥상인 단어들의 '정명(正名)'을 위해서라도 윤 대통령은 서둘러 파면되어야 한다. 계엄령을 옹호하기 위해 '계몽령'이라는 신조어까지 지어내는 기괴한 현실에서, '이름을 바로잡는' 일만큼 시급한 건 없다. 이러다 국어사전을 새로 만들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아이들의 낯 뜨거운 조롱에 기성세대로서 얼굴이 화끈거린다. < 서부원 기자 >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울산시당위원장에서 사퇴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상욱 의원은 “울산 당협의 실질적 추대가 철회된 것은, 제가 비상계엄해제와 대통령 탄핵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저는 이를 후회하지 않는다”라며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는 비상계엄을 해제하고,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려는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국회의원이라면 정당을 떠나 행동해야만 하는 최소한의 당위이자 자격이다”라고 말했다. ⓒ 유성호


"무리 속에 있으면서 배타 당한다는 게 좀 힘들다."

김상욱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당 안에서 본인이 지속적으로 공격당하고 있는 데 대해 '힘들다'라고 토로했다. 12·3 비상계엄을 명확히 반대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안에 찬성 표결에 나선 이후 그를 향한 당내 주류의 비난과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이미 권성동 원내대표가 탈당을 공개적으로 권유할 만큼 분위기가 험악한 상황이다(관련기사: 탈당 권유했지만 '탈당 권유'가 아니라는 국민의힘 https://omn.kr/2bsw6).

특히, 김 의원이 지난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만에 하나라도 탄핵 기각이 된다면 저는 국회에서 죽을 때까지 단식 투쟁에 들어갈 것이다"라고 말한 게 기폭제가 됐다(관련기사: 국힘, 헌재에 '윤석열 탄핵 각하' 탄원... "압박 아니라 읍소" https://omn.kr/2cjri).

강민국 의원은 13일 당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 "이재명의 민주당과 민(주)노총의 의견과 같이하는 이 발언에 대한 뜻을 말해달라"라고 날을 세웠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양수 사무총장을 향해서도 "한 개인 의원의 발언으로 치부하기에는 너무 중대한 사안"이라며 당 지도부가 명확한 방침을 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내란 사태 이후에도 친윤계가 당의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가운데, 소수에 불과한 소신파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모양새이다.

"탄핵 인용되면 화풀이 대상 찾을 것, 아마 제가 될 것"

김상욱 의원은 14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혼자인 게 아무래도 고립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무리 속에 있으면서 배타 당한다는 게 좀 힘들다"라고 밝혔다. "아무래도 무리 속에서는 철저하게 혼자임을 느끼고 있는데"라는 이야기였다.

그는 "비상계엄 직후만 하더라도 '잘못되었다, 탄핵은 할 수밖에 없는 일이 아닌가' 그리고 '어떻게 하면 국가의 혼란을 최소화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분들이 많았다"라며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런 분들이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런 목소리를 내던 분들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도 생각을 표출하기가 힘들다. 또 내부 분위기는 더 강성으로 간다"라며 "그러다 보니 더 점점 고립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이야기였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정치라는 한자어가 바르게 다스려 간다는 뜻이지 않느냐?"라며 "지금 우리가 반드시 회복해야 되는 것, 지켜야 하는 것은 민주주의이다. 또 헌정질서이다. 또 법치주의이다"라고 강조했다. "지금 탄핵 선고가 어떻게 보면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와 법치주의를 지키고 훼손한 것을 되돌리는 첫 단계"라고 본인의 소신도 재확인했다. "바른 방향, 우리 누구나 다 알고 있다"라며 "대통령에 대한 탄핵 파면이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하루빨리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라는 이야기였다.

특히 '단식'을 언급했던 본인의 발언에 대해서는 "제가 '결연하게 이렇게 할 것이다' 이런 의미가 아니라, 저는 만약에 탄핵 기각이 이루어진다면, 그럴 리는 없겠지만,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께서 그렇게 움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주주의가 무너졌는데 헌법을 지키기로 선서한 국회의원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것"이라며 "탄핵이 기각되는 순간이 민주주의가 멈추는 순간"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다만 "저도 그런 결연한 마음이지만 광장에 나가고 있지 않다. 왜냐하면 정치인이 자꾸 광장에서 국민들을 선동하고, 본인들이 해야 될 일을 국민들께 짐을 자꾸 지우면 이 사회의 갈등이 깊어진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치인들이 선동하고 이용하려고 하고 자신의 힘으로 삼으려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정치인들은 이럴수록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정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타협하고 본연의 할 일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이 얘기를 하는 과정이었는데 뒷얘기는 사라지고 앞 얘기만 (주목을 받았다)"라고 당시 단식 발언의 맥락을 설명했다.

김 의원은 본인을 향한 탈당 압박에 대해 "계속 있었던 것"이라며 "탄핵이 인용이 되든 기각이 되든 저는 매우 큰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인용이 되면 동료들이나 아니면 저희 당의 강성 지지층들은 뭔가 화풀이 대상이 필요하겠다. 아마 제가 될 것"이라면서도 "제가 옳음을 추구한 데 따른 값을 치러야 된다면 값을 치를 수밖에 없는 것"이라는 태도를 보였다.

"그거는 제가 정치를 하는 이상 당연한 귀결"이라며 "감당해야 될 몫"이라는 말이었다.

권성동 "그 친구한테 관심이 없다"라며 즉답 피해

권성동 원내대표 대면한 김상욱 의원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오른쪽)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권성동 원내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 남소연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권 원내대표는, 당 일각의 김 의원 징계 요구에 대해 "그 부분 대해서는 원내 사안이 아니고 당무 사안이라 제가 입장 밝힐 처지에 있지 않다"라고 거리를 뒀다. "우리 당 당헌·당규상 중앙윤리위원회는 당 지도부와 독립된 지위에서 업무를 하게끔 돼 있어서, 윤리위의 독자적 판단에 따라 징계 개시나 이런 게 결정되리라고 보고 있다"라며 칼자루를 윤리위에 넘긴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앞서 12일 백그라운드 브리핑 당시에도 김 의원의 발언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노 코멘트' 하겠다"라며 "이제 김상욱 의원의 발언과 행동에 대해서는 저도 포기했다"라고 말했다. "저 관심이 없다, 그 친구한테"라고도 꼬집었다.

김 의원은 징계 요구에 대해 공식 입장문을 통해서도 "국민을 위해 정치를 시작했다면 감당해야 하는 일이라 위안하며 겨우 버티고 있다"라며 "저의 언행이 당의 이익에 반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라고 밝힌 바 있다. < 오마이 곽우신 기자 >

 

 
                               ▲마크 카니 캐나다 신임 총리 취임을 보도하는 AP통신 
 

마크 카니 캐나다 자유당 대표가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캐나다 신임 총리로 취임했다.

카니 신임 총리는 14일(현지시각) 오타와의 캐나다 총독 집무실인 리도홀에서 메리 사이먼 캐나다 총독의 주재 아래 새 내각 구성원들과 함께 취임 선언을 했다.

영연방 국가인 캐나다는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국가원수이며, 캐나다 총독이 대리해 국가 주요 행사를 주재한다.

지난 9일 집권 여당인 자유당의 새 대표로 선출된 카니 총리는 취임식을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무역 전쟁과 주권 위협에 맞서겠다고 강조했다.(관련 기사: 트럼프의 횡포...'창고 굴욕'이 떠오른 이유 https://omn.kr/2cj40 )

그는 "캐나다는 절대, 절대로 어떤 방식이나 형태로든 미국의 일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캐나다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합병하겠다고 밝히면서 트뤼도 전 총리를 미국의 주지사로 부르기도 했다.

카니 총리는 "우리가 조금 전 치른 의식(취임식)을 미국에서 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에서는 이런 내각을 가질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근본적으로 다른 나라"라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존중하고, 그가 우리를 존중하길 기대한다"라며 "여러 측면에서 내 경험의 일부는 그의 경험과 겹치며, 우리 둘 다 조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랜 경험에서 알고 있듯 우리는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협상을 통해 갈등을 풀고 싶다는 의지를 보였다.

미국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인 카니 총리는 2008년 2월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를 지내며 글로벌 금융위기를 잘 버텨냈다는 평가를 받았고, 2013년에는 외국인 최초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 총재를 맡았다.

85.9% 압도적 득표율

현직 의원이 아닌 데다가 정치인으로서의 인지도도 낮았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전쟁에 대응할 수 있는 '경제통'임을 내세우며 85.9%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 대표에 선출됐다.

AP통신은 "수십 년간 금융계에서 일하며 글로벌 위기와 격변의 시기를 헤쳐 왔던 카니가 이제 캐나다 총리로서 그 경험을 활용할 때가 왔다"라고 전했다.

카니 총리는 "부당한 외국의 무역 조치에 맞서 캐나다 노동자와 가족을 보호하는 것이 새 정부의 우선순위"라며 "부정적인 태도로는 무역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뤼도 전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성명을 통해 "지구상에서 가장 훌륭한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특권을 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작별 인사를 전했다.   < 윤현 기자 >

러시아 “모든 방면에서 포위했다” 주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크렘린풀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4일(현지 시각)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에 있는 우크라이나군이 항복한다면 생명을 보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군인들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요청한 것에 답한 것이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국가안보회의 화상회의에서 “그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면 국제법과 러시아 연방법에 따라 생명과 적절한 대우를 보장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공감한다”며 “우리는 이 군인들에 대해 인도주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효과적으로 실행하기 위해 우크라이나군과 정치 지도부가 군에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라는 적절한 명령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에서 민간인을 상대로 범죄를 저질렀으며 러시아는 이를 테러리즘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재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 군대가 러시아군에 포위돼 매우 취약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나는 푸틴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군인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어제 푸틴 대통령과 매우 생산적이고 좋은 대화를 나눴다. 이 끔찍하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이 마침내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종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8월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를 기습 공격해 일부 지역을 점령 중이다. 8월 말에는 1300㎢까지 점령지를 늘렸으나, 하반기 이후 러시아의 공세에 밀리며 점령지를 상실해왔다. 러시아는 지난 11일 쿠르스크주 수자 지역에 대한 공세를 시작했으며, “모든 방면에서 포위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수자를 탈환하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에서 사실상 물러나게 된다.   < 장현은 기자 > 

 

푸틴 “휴전 옳다”면서도…협상 입지 다지려 시간 끌기 전략펴는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크렘린에서 의장대 옆을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 연합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우크라이나 전쟁 30일 휴전안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휴전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논의할 문제가 많다”는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시간 끌기를 통해 러시아 쪽 요구를 더 반영하게 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크렘린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13일(현지시각) 열린 기자회견에서 “휴전 자체는 옳고 우리는 이를 확실히 지지하지만 논의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면서 “최소 30일간 휴전하는 것은 우크라이나에 매우 유리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군이 서부 쿠르스크를 완전히 탈환했다고 주장하며, 쿠르스크를 침공한 우크라이나군이 “완전히 고립됐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8월 러시아 영토인 쿠르스크를 전격 침공해 일부 지역을 점령했으며 러시아와 휴전 협상 때 이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생각을 내비쳐왔다. 하지만, 러시아군은 최근 쿠르스크 대부분을 탈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의 미국 동료이자 파트너들과 논의할 필요가 있으며 아마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할 것”이라며 전쟁을 끝내기 위해선 분명히 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의 이 발언은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가 모스크바에 도착해 크렘린 관료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평화 계획에 대해 설명한 뒤 몇 시간 만에 나온 것이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며 “푸틴 대통령이 매우 희망적인 발언을 했지만 완전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세부 사항을 구체화하길 원하고 있다. 휴전 상황을 어떻게 검증할지, 휴전에 대한 통제는 어떻게 가능할지, 우크라이나가 일부 영토를 점령하고 있는 쿠르스크에서 벌어질 일 등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휴전이 성립되면 우크라이나 군인 모든 사람이 싸우지 않고 나올 것인가” 반문하며 “우크라이나 지도부가 무기를 내려놓고 항복하라고 명령할지도 의문이다”고 말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의 보좌관도 미국의 휴전 제안에 부정적 의견을 미국에 전달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13일 러시아 국영 언론에 “나는 이것이 우크라이나 군대를 위한 일시적 휴식일 뿐 그 이상은 아니라는 우리 입장을 (미국에) 설명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의 입장에 대해 “교묘하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저녁 영상 연설에서 “푸틴 대통령은 이 전쟁을 멈추길 원한다고 직접 트럼프 대통령에게 말하길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모스크바에서는 휴전이란 아이디어에 조건을 부과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거나 가능한 한 오랫동안 휴전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푸틴 대통령은) 종종 이런 식으로 행동한다. 대놓고 ‘안 된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전쟁이 계속돼 정상적 해결책이 불가하도록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구 언론들은 전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러시아가 시간 끌기 전략을 취하는 것이란 분석을 내놓다. 이날 비비시(BBC)는 ‘푸틴은 휴전을 원하나 시간 끌기를 원하나’란 기사에서 “쿠르스크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러시아가 강자의 위치에서 협상하고 강자의 위치를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이 휴전에 충족하기 거의 불가한 조건이 산재해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 김미향 기자 >

 

푸틴, ‘30일 휴전’ 수용 뜻 없어…트럼프 손에 쥔 카드는?

 

 
 
영상에서 캡처된 이미지.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군사 본부를 방문하는 동안 연설하고 있다. 영상에서 캡처한 이미지다. 러시아 대통령실 제공/AP 연합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30일 휴전 제안을 수용하면서 공은 러시아에 넘어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수용할 뜻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관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푸틴 대통을 압박할 수 있는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휴전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매우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재정적 조처를 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실효성 있는 제재가 가능한지 의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크렘린 고위 인사는 로이터 통신에 “푸틴 대통령은 현재 입장에서 휴전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러시아는 현재 전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러시아군은 막대한 손실을 보면서도 쿠르스크 지역에서 최근 점진적으로 전진하고 있다. 러시아는 이를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중요한 카드로 보고 있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에 강력한 경제 제재를 부과했다. 유럽정책분석센터(CEPA)의 알렉산더 콜리안드르는 가디언에 “러시아의 지난해 대미 수출은 전쟁 이전과 비교해 80% 이상 감소해 약 30억 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이는 1992년 이후 최저치”라고 말했다. 제재가 추가되어도 러시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미국이 실질적으로 러시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유일한 금융 제재는 러시아 은행들이 에너지 수출 대금 결제를 받을 수 있도록 허용한 예외 조항을 철회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큰 파문을 일으킬 수 있어 쉽게 결정할 수 없는 카드다.

 

트럼프 대통령의 카드는 채찍 아닌 당근이다. 러시아의 서방 금융 시스템 접근 제한 완화, 일부 서방 기술에 대한 제한 해제 등이다. 다만 미국이 결심해도 유럽 동맹국들의 자체 제재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푸틴 대통령이 가장 경계하는 미국의 유일한 채찍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강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줄여왔기 때문에 미국이 군사 지원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가입 포기 △우크라이나의 군사력 축소(비무장화) △러시아가 점령한 4개 지역(크림반도 포함)의 완전한 통제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유럽 국가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다. 가디언은 “러시아가 30일 휴전을 받아들이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도적인 ‘카드’가 없는 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협상은 장기전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 한겨레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

소기천 전 장로회신학대 교수 페이스북 글 파문

 

 
 
소기천 전 장로회신학대 교수. 유튜브 갈무리
 

신학대 교수 출신 목회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암살 계획의 성공을 빈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내란죄 피고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극우 개신교계의 선동이 도를 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소기천 전 장로회신학대(장신대) 교수는 12일 페이스북에 “암살 계획의 성공을 빈다”며 이 대표를 사형시키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같은 날 민주당이 최근 이 대표에 대한 신변 위협 제보가 많아 경찰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으로 풀이된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의원들을 통해 많은 제보가 있었는데, 러시아 권총을 밀수해 암살할 계획이 있다는 등 여러 문자를 받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소 전 교수의 극단적 발언은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야권을 적대시하는 극우 개신교계의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이재명이 죽어야 문재인도 죽고, 임종석도 죽는다”, “이재명 사형시켜라”, “국민의힘 자폭하라”와 같은 섬뜩한 주장들로 가득하다. 다만 14일 오후 5시 기준 암살 관련 글은 페이스북에서 찾아볼 수 없다. 언론 보도 등으로 논란이 확산하자 글을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소 전 교수는 이 대표뿐만 아니라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사형 대상으로 거론했다. 그는 12일 장신대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 직접 참여해 기도하기도 했다. 소 전 교수는 1998년부터 장신대에서 목사 후보생을 가르쳐왔고 2023년 은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에선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반응이 나왔다. 극단적 주장이 확대 재생산돼 실제 폭력적 행동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유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몇몇 목사들이 이 대표에 대해 험한 말을 할 때 ‘미친 소리다’ 정도로 넘어가서는 안 되는 문제”라며 “이 미친 시그널이 누군가한테는 명령어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고 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목사가 아니라 악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십계명에 살인하지 말라고 분명히 쓰여 있다. 십계명을 안 지키는 목사는 목사가 아니”라고 질타했다. “무슨 종교가 암살과 사형을 외치나”, “목사 입에서 나올 소리냐”는 등의 반응도 나왔다.

 

소 전 교수는 이날 교계 전문 언론 ‘뉴스앤조이’와 인터뷰에서 “시민으로서의 반응이었을 뿐이다. 목사는 욕 못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 한겨레 심우삼 기자 >

 

                        ▲탄핵반대 시국선언 집회에서 기도 중인 소기천 은퇴교수 ⓒ 평화나무 제공관련사진보기

                           ▲시국선언 집회에 참석해 기도 중인 장신대 김태섭 교수(신약학) ⓒ 평화나무 제공
 

지난 11일(화), 장로회신학대학교 정문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장신대 학생들과 전·현직 교수 3명, 동문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특히 극우 성향의 활동으로 알려진 김철홍 교수와 소기천 은퇴 교수와 달리, 상대적으로 정치적 입장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김태섭 신약학 교수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자신의 시국선언 참여 이유를 묻는 학생들에게 "집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 몹시 불편했다"라며 "윤 대통령 지지 여부를 떠나 탄핵 반대 집회에 나가기로 했다. 교수 단톡방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라는 말이 있었기에 나도 지도하러 나갔다"고 밝혔다.

"이건 선을 넘어선 행동" ...당혹감 감추지 못하는 장신대

그러나 해당 집회에서 기도를 맡았던 소기천 은퇴 교수가 SNS에 야당 대표 살해를 부추기는 극단적인 글을 올리며 논란이 크게 확산됐다. 그는 "암살계획 성공을 빈다. 전과 5범 이재명 내란선동 법치파괴 국기문란 입법독재 사형시켜라"는 게시글을 올린 데 이어, "이재명이 죽어야 문재인도 죽고 임종석도 죽는다"는 등의 거친 표현을 연이어 게재했다.

소기천 교수가 이재명 대표 암살 성공을 빈다며 올린 글 ⓒ 소기천 교수 SNS 갈무리


이 사실이 알려지자 누리꾼의 반발 댓글이 빗발쳤다. 누리꾼들은 "목사를 떠나 사람도 아닌 듯" "처벌할 방법이 없나"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이 사람이 제정신인가 싶다"고 지적했고, 변상욱 전 기자도 "장신대의 전설... 전공 필수 과목임에도 학생들이 수강을 보이콧하던 수준"이라며 과거 논란을 언급했다.

장신대 내부에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A교수는 "동문들에게 많은 전화를 받고 있다"라며 "학교 명예를 위해 본인이 직접 글을 내려줬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임성빈 전 총장 역시 "이건 선을 넘어선 행동"이라며 "은퇴 교수라 학교 차원에서도 행정적 조치를 취하기 어려워 더욱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동문 역시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송선호 목사는 "장신대가 공작원을 배출하는 것이냐"라며 개탄했고, 정희국 목사는 "나라가 미쳐가니 이런 자들이 나오는 것이 이상할 것도 없지만, 그래도 욕이 나온다"라며 분노를 표출했다. < 오마이 정병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