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온타리오 우드바인 경마장에서 열린 대회에서 기염

 

러스터의 경기 모습(맨 왼쪽)  [블러드홀스 홈페이지 캡처]

 

한국마사회의 씨수말인 닉스고의 첫 세대 자마, 러스터가 캐나다 최고 권위 경주인 제167회 킹스플레이트 스테익스(총상금 100만 캐나다달러)에서 우승했다.

 

한국마사회는 20일 "암말인 러스터가 지난 16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우드바인 경마장에서 열린 대회에서 2위와 7과¼마신 차(말 7마리+¼ 몸길이 차이)로 1위에 올랐다"고 전했다.

 

킹스플레이트는 캐나다산 3세마가 성별과 관계없이 출전하는 경주로, 2,000m 인조 주로에서 펼쳐진다.

 

1860년 창설돼 북미에서 가장 오래 연속 시행되고 있는 경주이며, 캐나다 트리플크라운의 첫 관문이기도 하다.

 

통산 6전 5승을 거둔 러스터는 킹스플레이트 역사상 40번째 암말 우승마로도 이름을 올렸다.

 

경주에서는 단승식 배당 1.25배를 기록하며 압도적인 인기마로 평가받았고, 실제 경주에서도 경쟁마들을 큰 격차로 따돌리며 우승했다.

 

러스터는 닉스고의 첫 자마 세대에서 배출된 경주마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닉스고는 한국마사회가 자체 개발한 유전능력 평가 시스템을 통해 발굴한 경주마로, 미국 경마에서 정상급 경주마로 성장한 뒤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미국 테일러메이드 목장에서 씨수말로 활동했다.

 

올해 초엔 국내로 이송돼 현재 제주목장에서 씨수말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 이진우 소장은 "러스터의 킹스플레이트 우승은 닉스고의 씨수말 능력이 북미 무대에서 검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해외종축개발사업으로 확보한 우수 씨수말 자원을 적극 활용해 국내 생산마의 수출까지 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김경윤 기자 >

 

 

트럼프, 캐나다 '50% 관세' 3일 보류…카니 "주요 과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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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오른쪽)과 카니 총리  [AP=연합 자료사진]

 

미국과 캐나다가 타결을 추진 중인 무역합의에 따라 일부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미국 관세가 현행 50%에서 25%로 낮아질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을 인용해 양국의 잠정 합의안에 일부 캐나다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5%로 낮추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도 협상 소식통을 인용해 캐나다산 자동차·트럭에 대한 기본 관세율을 현행 25%에서 15%로 낮추고, 철강·알루미늄 관세율은 50%에서 25%로 절반 인하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자동차, 주류, 유제품 산업에서 캐나다가 무역 차별을 하고 있다며 일부 캐나다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가 협상 진전을 이유로 시행 시점을 사흘 연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 합의를 이뤘고, 모두에게 좋은 합의라고 생각했기 관세를 사흘 연기했다"며 "잘된 일"이라고 말했다.

카니 총리도 양국이 "합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 임수정 기자 >

 

 

 

3월에 의원 112명이 탄핵안 서명했으나 무산
김민석, 대표 취임하자마자 "사퇴"로 몰아치기
'법치 파괴 조희대 물러나야' 전국 현수막 지시
국회의장엔 "대법원장 무법" 단호한 조치 요청

 

그러나 탄핵까진 아직…'자진 사퇴'가 공식 입장
법적·정무적 난점 많아 여론전부터, 시기 저울질
"조희대 씨 충분히 탄핵될만…국민께 더 알려야"
"행동 들어가면 완벽한 100점 맞을 준비 시작"

 

조희대 대법원장이 19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18일 노태악 전 대법관과 이흥구 대법관 후임으로 손봉기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와 김성수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했다. 2026.8.19. 연합

 

이재명 대통령에게 대법관 후보를 '1+1'으로, 그것도 '서면 제청'하고 심지어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후보 추천 결과는 백지화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해 집권여당이 연일 사퇴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다. 이미 지난 3월에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공직선거법 상고심 파기환송 사태와 12·3 비상계엄 관련 헌법·법률 위배 행위 등을 사유로 조 대법원장 탄핵소추안 발의에 범여권 의원이 112명이나 서명했음에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역풍'을 우려해 포기했던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번엔 실제 탄핵까지 밀어붙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관련 기사 "조희대 탄핵 3월에 가능했는데…뼈아픈 실기"

 

민주당 김민석 대표는 20일 당 차원에서 '법치 파괴 조희대는 물러나야 한다'는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전국에 걸도록 지시했다. 김 대표는 20일 오전 세종 은하수공원에서 이해찬 전 국무총리 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제 김남준 홍보위원장을 임명한 후 전국에 현수막 두 개를 필수 게첩하라는 첫 지시를 내렸다"며 "하나는 '법치 파괴 조희대는 물러나야 합니다'이고 또 하나는 '민주의 황금시대를 열겠습니다'이다"라고 밝혔다.

 

당 대표 후보이던 지난달 30일 이미 페이스북을 통해 "검찰개혁 다음은 사법개혁"이라며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제청은 마냥 미루고 9월 퇴임 이흥구 대법관의 후임 인선은 진행하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직무유기가 도를 넘었다. 후임 제청을 즉각 하지 않고 헌정 수호 차원의 탄핵을 피할 수 있겠는가?"라고 경고했던 김 대표는 전날 취임 후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방 이후 최악의 대법원장 조희대 씨는 물러나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의장 집무실을 찾아 조정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도 "조정식 의장님의 원만한 정치적 리더십과 풍부한 경륜에 기초해 이번 국회가 나라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정치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국회로 기록되었으면 좋겠다"며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한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의 제명을 거론한 데 이어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회 차원의 '단호한 시정' 조치도 요청했다.

 

김 대표는 "국회는 헌법 기관 가운데 국민에 의해서 선출된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조희대 대법원장 관련 사태에 있어서 지난 계엄 내란을 국회에서 막아낸 그런 사명감을 가지고 중심을 잡고 풀어냈으면 좋겠다"며 "대법원장 스스로가 내란 시기부터 씌워져 있는 국민적 혐의를 해소하지는 못하고 오히려 무법에 무법을 더하는 현재의 상황을 국민들이 인내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장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사법부 스스로 자기 정화되고 견제되는 것이 최우선이지만, 제대로 되지 못할 때에는 국회가 사명감을 가지고 한편으로는 사법개혁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잘못된 조치에 대해서 단호하게 시정을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저희 당도 노력할 테니 의장님도 잘 지도해 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사법부의 '자기 정화'에 따라 조 대법원장이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국회에서 탄핵소추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으니 그 경우 국회의장도 협조해달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 과정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26.8.19. 연합

 

원내 사령탑인 한병도 원내대표도 보조를 맞췄다. 그는 이날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이번 대법관 기습 제청을 '대통령 임명권 침해'로 규정한 뒤 "어제 법사위는 제청을 장시간 지연한 연유와 기습 제청한 경위, 추천인 4인 후보 중 특정인을 배제한 채 본인의 이해관계를 고려해 불공정한 임명권을 행사하지 않았는지, 후보자 선정 기준을 철저히 따져 묻기 위해 대법원장의 출석을 요구했으나 끝내 불참했다"면서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강조했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한발 더 나아가 "조희대 대법원장이 대한민국의 근간을 흔드는 인사 농단을 저질렀다. 즉시 대국민 사죄하고 대법원장직을 사퇴하라"며 "단순히 대통령의 인사권에 도전했다는 의미를 넘어선다. 대한민국 사법의 최고 심판 권한을 가진 대법관 자리를 조희대 한 사람 마음대로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못한다면 인사 농단을 해서라도 판을 깨버리겠다는 것"이라고 사안의 중대성을 짚었다.

 

이주희 원내대변인 역시 국회 소통관 브리핑을 통해 조 대법원장의 즉각 사퇴를 당 공식 입장으로 촉구했다. 그는 "대법관 임명 절차를 정치적 충돌의 장으로 만들고도 어떠한 설명도 않는 것은 국민 기만이자 오만의 극치다. 조 대법원장은 더 이상 숨지 말고 법사위에 출석하라"면서 "계엄 당시의 행적부터 대선 직전 파기환송, 대법관 제청 지연과 기습적 서면 제청까지 국민 앞에 책임 있게 답하라. 끝내 답변을 거부하고 사법농단을 계속한다면 그 역할을 책임질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처럼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사퇴를 강도 높게 압박하고는 있으나 김민석 지도부는 아직 탄핵 추진 계획까지 직접적으로 표명하고 있지는 않다. 지난 3월 정청래 지도부 때처럼 전국 단위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수장을 직무 정지시키는 사상 초유의 선택을 한다는 건 엄청난 후폭풍을 감수해야 해 여전히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민생 중심 정치'를 기치로 내걸었는데 취임하자마자 대법원장 탄핵에 나설 경우 중도층을 비롯한 다수 여론이 과연 긍정적으로 반응할지 낙관하기도 어렵다.

 

특히 조 대법원장의 '사전 조율 없는' 대법관 제청 행위가 법리적으로 위헌 등 탄핵 사유가 되진 않는다는 점에서 당장의 탄핵소추 계기로 삼기엔 무리가 따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행할 경우 사법부 전반의 강력 반발은 불문가지이고 그에 따른 극한 대치가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도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지점이다. 국민적 지지 여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자칫 민심 이반을 가속화하고 수구·극우 세력의 반동 명분을 키워줄 심각한 정치적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채 한 달이 남지 않은 9월 16∼19일 서울에서 제20차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가 열린다는 점도 현실적으로 조기 탄핵 이행을 힘들게 하는 요소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대표와 한병도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20일 국회에서 전당대회 뒤 처음으로 열린 의원 총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든 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8.20. 연합

 

청와대는 이번 서면 제청 사태를 두고 공개 충돌을 자제하면서 탄핵엔 더욱 신중한 분위기다. 지난 6일 조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 청와대도 공감하고 있다는 취지의 일부 언론 보도가 나왔을 때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즉각 "대법원장의 탄핵 및 거취와 관련해 청와대가 공감한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명확히 선을 그은 바 있다. 김성회 원내대변인도 이날 한병도 원내대표 주재의 정책조정회의 뒤 기자들에게 "사퇴 요구를 당의 입장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탄핵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 없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법리적·정무적으로 난점이 많아 김 대표는 일단 당 내부적으로 탄핵소추안 마련 및 법률 검토 등 준비는 하되, 조 대법원장의 자진 사퇴를 위한 여론전에 주력하면서 공감대를 좀 더 확산시킨 뒤 탄핵 시기를 저울질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 모두발언을 통해 그 같은 구상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저는 조희대 씨가 이미 탄핵 될만한 충분한 자질과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우리가 그것을 아직 충분히 알고 있지 못하는 국민께 충분히 알릴 시간을 조금 더 갖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을 다시금 '조희대 씨'라고 호칭한 김 대표는 "이미 탄핵 문제를 제기하는 의원님들이 계시기 때문에 그 결정을 하는가 아니냐와는 별론으로 하고, 당에서 어떤 행동에 들어갈 경우에 완벽한 100점짜리를 맞을 수 있는 준비는 시작하겠다"면서 "다만 굳이 그렇게까지 않고도 (조 대법원장이) 스스로 물러나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기 때문에 온 국민의 요구로 물러날 수 있도록 하는 충분한 설명을 하는 것도 저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 김호경 기자 >

 

'대법관 후보' 전례 없는 제청 반려카드 부상…후속 시나리오는

 
후보추천위원회 다시 꾸릴 가능성…대법관 장기 공석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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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하는 조희대 대법원장 = 조희대 대법원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고 있다. 2026.8.21 [연합]
 
 

청와대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대법관 '서면 제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재제청 요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법원의 향후 대응 시나리오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법조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조 대법원장의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제청 과정을 두고 "협의를 건너뛴 유례없는 일방 통보"라고 규정하며 재제청 요구 등 후속 방침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손 부장판사에 대한 제청을 반려할 경우 대법원은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에 해당하는 새 후보자를 검토할 전망이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대법관)도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를 제청할 권리가 있고 거기에 따라 대통령과 국회는 임명권과 동의권을 행사하면 된다"고 말했다.

 

대법원 역시 손 부장판사를 서면 제청하는 과정에서 청와대가 헌법상 임명권을 행사해 제청을 반려하는 가능성을 검토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하면서 후보자 천거 작업부터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

 

법원조직법상 추천위원회는 대법원장이 대법관 후보를 제청할 때마다 꾸려지고 후보자를 추천하면 해산된 것으로 간주한다.

 

다만 신속한 후속 인선을 위해 앞서 작년 12월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 추천을 위해 구성된 추천위를 재가동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위원회는 각계에서 천거돼 심사에 동의한 이들 가운데 3명 이상을 후보자로 추천한다. 앞서 추천된 후보들이 다시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과거 사례를 보자면, 지난 2012년 7월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가 각종 의혹 제기로 자진사퇴하자 대법원은 2주 만에 후보추천위원회를 새로 구성했다.

 

대법원은 당시 신속한 인선을 위해 기존 추천위를 재가동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위원회를 처음부터 다시 꾸렸다. 이후 추천위가 후보자 3명을 새로 추천하기까지는 약 한 달 반이 걸렸다.

 

대법원이 앞서 추천위에서 추천된 후보들 가운데 1명을 다시 제청하는 방법도 검토될 수 있다.

 

손 부장판사를 제외한 김민기·박순영 서울고법 고법판사와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다.

다만 이들 후보를 놓고 청와대와 대법원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서 이번 사태가 불거진 만큼 후보를 바꿔 제청하더라도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어떤 방식이 되든 대법관 장기 공백 상황은 불가피하게 됐다.

대법원은 지난 3월 노태악 전 대법관이 퇴임한 뒤 5개월 넘게 1명이 공석인 상태다.

 

청와대가 이흥구 대법관 후임 후보로 제청된 김성수 서울고법 부장판사에 대해선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보낼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이 경우 대법관 2명이 장기간 공석인 상태는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이미령 기자 >

 

 

대북전략 선회… “11월 중간선거 겨냥한 카드”
이란 공격 실패로 인한 실점 만회 나선 듯
'비핵화 전제 대화'전략 포기한 현실적 접근

 

"김정은과 만나게 될 것" 구체 일정은 안밝혀
한미 연합훈련 축소 발표 등 일관된 행보
한국 핵추진 잠수함 개발 인정과도 연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월 19일 워싱턴 D.C. 백악관 루즈벨트 룸에서 암호화폐 업계 임원들과의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19.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북한이 “매우 강력한 핵무기를 57발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지 않았던 이제까지의 미국정부 공식입장과 배치되는데다 구체적인 보유 핵무기 수치까지 밝혔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그가 이번 가을에라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측근들을 독려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18일 보도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이 신문은 북미 두 정상의 만남을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에 맞춰 성사시키려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덧붙였다.

 

미국 의회조사국은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미 최대 90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핵분열성 물질을 생산했고, 그 중에서 약 50발은 제조를 끝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민간단체의 추산을 소개했지만, 미국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적은 없다. 스웨덴의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 6월 세계 핵무기 보유 현황을 정리한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탄두 수를 약 60발로 추정했다.

 

실패한 비핵화 전제 대화전략 포기한 현실적 접근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사실상 인정함으로써, 비핵화를 전제한 이제까지의 대북 정책으로는 북한과의 어떤 대화도 불가능하다는 현실적 판단의 토대 위에서 어떤 식으로든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북한이 현상태에서 더는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동결한 토대 위에서 먼저 대화를 시작하고 종국적으로 비핵화를 이뤄낸다는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전략과도 충돌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안에 김 국무위원장을 만날 예정인지 묻는 기자들 질문에 “만나게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그런 답신을 받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 축소 발표 이후 일관성 지닌 발언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미국에 비적대적인 북한’에 대한 한미 연합훈련 ‘자유 방패’를 대폭 축소시키라고 피터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에게 지시했다는 사실을 자신의 트루스 소셜을 통해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올해 안에, 어쩌면 11월 초 중간선거 전에 만나려 하고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날인 17일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자신의 대화 제의에 응해 왔다고 기자들에게 얘기했으나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공격 실패로 인한 실점 만회할 유력 카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일련의 발언들에 대해 외신들은 대체로 교착상태에 빠진 이란과의 종전협상으로 인한 정치적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외교적 성과를 보여 주려는 중간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이란의 신정체제 붕괴 및 체제 전환, 핵무기개발계획 폐기를 노렸던 미국의 지난 2월 말 이란 선제공격은 실패로 끝나고, 오히려 호르무즈 해협 봉쇄까지 자초함으로써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끼쳐, 트럼프 정권은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비판을 받아 왔으며 지지율은 바닥상태다. 로이터 통신 등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3%로, 트럼프 2기 정권 들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란과의 전쟁으로 한층 더 불리해진 상황에서 예고된 11월 중간선거에서의 패배를 피해 갈 돌파구로 북한과의 대화 재개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한국 핵추진 잠수함 개발 인정과도 연결

 

한편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이런 발언들을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과 보유를 인정한 미국의 결정과도 연결시켜,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 인정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사실상 인정했을 경우 피하기 어려운 미국과 한국 내의 반발을 완화하기 위한 방편으로 보기도 한다. 핵추진 잠수함 개발 및 보유는 핵무기의 개발 보유가 아니라는 점에서 핵무기 개발 보유에 대한 국내외적 반발을 피해가면서, 언제라도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잠재적 핵보유국 지위를 부여함으로써 까다로운 대북 대화조건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고, 그것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는데도 유효할 수 있다는 지적들이 있다.   < 한승동 기자 >

 

북미협상의 한국 패싱 극복할 북방경제론

 

트럼프가 던진 북한 김정은과의 회담 가능성
한국에는 외려 외교적 압박 카드 활용할 수도
우린 버티면서 평화협정 당사자 자격 요구해야
최근 확대 강화된 북중러 경제협력 움직임
정치보다 경제 이익 앞세워 접근하면 안될까?

 

트럼프 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동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과 우크라이나 양대 전쟁으로 코너에 몰린 트럼프의 위기돌파용이라는 분석이 설득력 있다. 그런데 왜 하필 김정은 회동인가. 이란전쟁 명분은 이란 핵프로그램 중단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석유에너지 통제와 전쟁특수, 즉 미 군수자본이 개입된 경제이익이라는 건 불문가지이다. 문제는 호르무즈해협 통제력을 이란이 가져간 사실상 패전 상태로는 핵프로그램 폐지라는 명분도 공중분해 되고, 전쟁 장기화로 인한 물가상승과 서민생활 악화, 경기침체, 그에 따른 민심이반(트럼프 최저 지지율 33%, 로이터)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참에 핵프로그램 폐지 이슈로 모양이 비슷한 북한의 김정은을 소환해 화제를 돌릴 수만 있다면 꽤 괜찮은 낚시밥이 되지 않을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회동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15일 이 사진을 본인의 트루스 소셜에 올렸다. 2026. 08. 15 시민언론 민들레

 

북미회담 의제 될 가능성 거의 없는 북핵

 

트럼프-김정은 회동이 성사된다고 해도 북핵은 더 이상 의제가 될 수 없다. 트럼프의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대한 참수작전 실행으로 북핵 폐기 운운은 물 건너간 것이다. 만약 그래도 핵 의제가 올라온다면 현재핵 최소화, 미래핵 동결 정도는 가능할 지도 모른다. 이미 넉넉한 핵 보유상태에서, 기술적 진화라면 모를까 공격적 핵 추가란 별 의미없는 일이라는 낙관적 생각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실제 가능한 의제가 궁금해진다. 2026년 미국과 북중러 동북아 국가들간 일련의 회담 과정과 두만강 북중러 3각 물류 라선특구화가 답이 될는지 모른다. 5월 중미 정상회담(베이징)에서는 무역 투자 불균형 완화, 핵심 광물과 기술 수출 통제, 외교안보 국제 현안 등이 주 의제였던 바, 양국간 주요 수출입품목(농산물 에너지 항공기 등) 구매 확대, 희토류와 반도체 등 상업마찰 완화 등이 부분 협상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핵심 의제인 이란·우크라이나 전쟁, 대만문제, 북한 비핵화 등은 무합의, 심지어 의례적인 공동성명도 없었다. 정상회담 정례화 정도가 그나마 다행이라고나 할까.

 

대폭 확대 강화된 북중러 북방경제권

 

한편 6월 북중 정상회담은 ‘북중 전략적 혈맹’, 당·정·군 전방위 실질 협력 공조체계 확대, 대만 등 중국 핵심이익 지지 및 다자(UN 등)무대 공조 등을 채택하였다. 북측 관련 핵심 포인트는 비핵화 개념 배제 및 양국 핵심이익 상호지지 및 경제밀착 가속이다. 즉 초점은 그간 대북 제재에 암묵적으로 동의하던 중국이 경제 밀착 단계로 공공연히 방향 전환했다는 것이다. 이는 2024년 북러 신조약(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 조약 ; 유사시 상호 자동 군사개입)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북러 밀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며, 핵심이익 지지란 그간 북중관계를 소원하게 했던 북핵을 잠재 승인(UN 제재 불참)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이의 회담이 지난 8일 금수산 영빈관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9일 보도했다. 2026.6.9 연합

 

사실 북중회담 이전에도 중국은 이미 신의주-단둥 교류를 조심스럽게 확대하고 있었지만 이번 북중회담은 그 조차도 제낀 것으로 보인다. 즉 아직은 교역량이 대단치 않으나 북중러라는 북방경제의 새로운 교역권이 성립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수준은 두만강 일대 3국 접경지대 동북아 물류 거점화에 따른 신두만강대교 및 철도 도로 확장, 라진항 이용 및 동해 출해권, 라진선봉특구화(원자재 공급 및 가공) 가동 정도다. 다만 두만강을 통한 동해 진출, 러시아 일본 유럽 북미로 직접 이어지는 중국의 북방경제권 확대가 눈에 뜨이는 데 세계 경제 2위 중국의 잠재력 평가가 관건이다.

 

트럼프-김정은 회동에서 기대되는 최대치와 최소치

 

이제까지 미국 아시아태평양전략의 관례에 따르면 중국은 잠재 주적, 북한은 핵보유 돌출 행동대 변수(부시 정부 시절 ‘4대 악의 축’) 쯤으로 평가될 것이다. 이쯤 되면 트럼프의 김정은 회동이 시사하는 윤곽은 이렇다. 핵보유국을 회담에 끌어들여 핵프로그램 관리에 대한 트럼프의 지속적 관심사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키고 미국의 대 중국 및 북러 협약 견제, 나아가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NDS전략이 환기되며, 한일 등 동맹국의 방위비분담 독촉과 대 이란전 동맹국 협조 불참 지탄이 종합적으로 결부되는 그림이 읽힌다. 회담 성사 여부에 관계없이 이것은 동아시아 외교군사 패턴에 슬쩍 파문을 던지는 일종의 ‘잽’이라면 적정할까. 방위분담 독촉과 2026년 미군사전략 재편, 이란전 환기 정도의 의미라면 실 성사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즉 던져두는 것만으로도 일거양득, 방위비 갹출 독촉과 다른 한편 국제 인지전 환기라는 최소치의 회동 시사 가치가 성립한다.

 

시레 회담이 성사되면 여기에 몇 가지 선심성 경제협력, 댓가 또는 유명무실한 대북 제재 해제를 밑밥으로 추가할 수는 있다. 대개 비군사적 의제로 인도적 지원, 관광 교통 문화예술, 경제적 의제로서는 희토류 등 자원개발 합작 등이 고려될 법한 범주다. 종합하면 현재핵 동결과 미래핵 차단, 그 대가로 1990년대 핵감시 대가 수준 이상의 대북지원 또는 북한 자원개발 합작이 북미 회담 성사시 가능한 최대치 의제가 아닐까 싶다.

 

패싱 당할 위기를 전화위복 기회로 삼을 수 없을까?

 

문제는 이 회담에서 한국은 2019년 트럼프-김정은 회동 때처럼 소외(패싱)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덧붙여서 방위분담 GDP 3.5% 증액의 지지부진과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의 한 지구 단위로써의 역할(동맹현대화)을 질책당하는 것도 문제다. 한국은 이른바 트럼프의 동맹약탈 프로그램의 만만한 호구로 남아 있어야 할까.

 

그러나 접근을 달리하면 이것도 기회다. 언제는 전작권이 없어서 개성공단이 개척된 것도 아니지 않는가. 지금은 두 개의 전쟁으로 미국의 국력이 가장 쇠진되었을 시기이고, 그들의 아시아태평양 전략은 미국 본토 수호로 축소되어 있다. 대북 제재는 더 이상 무의미하고 미국의 주력 제조업들은 국내용 고립주의로 쪼그라들거나, 다른 탈출구를 찾아야 한다.

 

대세적으로 보면 미국이 외면한 기후문제는 지구 공동의 대응이 아니면 점차 더 심화될 것이고 슈퍼엘니뇨가 내년쯤 울트라슈퍼엘니뇨로 확대되면 미국이 지난 상호관세 파동을 넘어 더 큰 국제적 지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정도라면 방위비 분담 독촉시 대가성 요구, 즉 북미회담의 이해관계 당사자, 전작권 주권 반환 당사자 자격으로 유명무실 대북 제재 대폭 완화, 한반도 평화협정 등을 의제로 하는 회담 동참권을 요구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면 돈 못 낸다는 자세로 적극 버티는 것도 방법이다. 33% 지지율 트럼프 임기래 봐야 이제 2년 남짓, 레임덕이 코앞이다.

 

국경을 넘나드는 북방경제에 대한 기대

 

트럼프-김정은 회동은 이런저런 경로로 한반도 유화국면에 일조할 또 하나의 기회라면 기회다. 그 실속은 자원과 인구, 영토가 풍부한 북방경제에 대한 기대라고 본다. 한국의 주 교역처는 중국(20%), 미국(18%), 아세안(30% ; 베트남 9% 포함)이지만, 남방과 북미 시장은 사실상 이미 포화상태다. 확장 가능성은 같은 문화전통, 언어, 지역, 핏줄이 일치함에도 교역이 중단된 북측, 러시아의 신흥시장, 세계의 공장인 중국과의 국제분업이다. 유럽까지 북방항로는 주교역로인 싱가폴 수에즈 항로의 70% 수준인 13000km에 불과해서 이 통로의 수익성은 이미 충분히 검증된 것이다. 최근 중국은 전역 오지를 고리로 잇는 황금대외곽순환망(2만7천km)을 2030년 계획으로 추진 중이다. 그간 일대일로 철도망이 한계에 봉착한 대신으로 대륙간 내수용 건설경기를 도모한다. 성공여부는 몰라도 솔직히 그 자유로움은 부럽다.

 

강화된 북중러 경제협력 체계에서 북한의 역할을 들러리 정도로 과소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 북한은 시장사회주의가 본격화된 지 오래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북한이 성장하는 동안 한국은 완전 소외될 것이다. 남북 합작 개성공단이 폐쇄된 동안 북한의 대체 교역, 즉 대중국 교역은 UN 대북 제재 전 수준을 회복하거나 훌쩍 넘어섰다(2025년 30억 달러 수준), 우리가 손 놓고 있는 동안 임가공 형태의 제조 무역 유통, 대중국 무역의존도가 급증(98%), 고전적 자립 계획경제 수준을 간단히 넘어서 나름 국제분업의 한 축(2024년 북한 성장률 3.5% 추정)을 담당한다.

 

중요한 사실은 북중러 간 경제교류는 저임금에 기초한 단순 제조 임가공 수준을 넘어서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은 주요 광물자원 매장량이 세계적 수준(최소 3000조 원∼1경 원 이상, 마그네사이트 세계 3위, 철광석 50억 톤, 희토류, 텅스텐 등)이다. 이를 익히 아는 중국은 대북 제재 시절에도 접경지역 광산(무산 철광산, 혜산 동광산 등) 합작사업을 대대적으로 진행, 러시아 역시 대북자원 협력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다.

 

11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오른쪽). 북한의 철거작업으로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 건물의 저층부만 남아있다. 왼쪽 사진은 지난해 11월에 찍은 센터 건물. 2026. 1. 11 연합

 

정치·외교로 어려우면 경제적 잇속으로 뚫자

 

우리는 대륙 진출 육로가 막힌 80년 분단, 절름발이 구조다. 최고수준 기술과 풍부한 자본의 남과 세계적 지하자원을 갖춘 북이 통일도 포기하고 협력도 포기할 건가. 두 개의 국가론이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거론도 안 되던 개념이다. 국경이란 지리상의 경계에 불과하다. 장사란 수지가 맞으면 어제의 적도 오늘의 동지가 되는 법이다. EU를 보라, 국경과 정치·외교는 분리되어도 경제통합으로 자유롭게 넘나들며 실익을 확장하지 않는가. 압록강 하구 단둥과 신의주를 왕래하는 주민이 적어도 10만이고, 몽골에 이마트와 CJ가 대세이고, 카자흐스탄 블라디보스톡의 고려인, 조선족 자치주 연길 직항로로 백두산 탐방 인파가 하루에 수만 명이다. 우리도 신두만강 대교 북중러 경제협력에 슬쩍 끼어들면 안 되나.

 

휴전선만 말이 없다. 훗날 우리 후대가 현재의 경직된 남북관계를 두고 시대변화를 못 따라가는 우매함이라고 욕해도 할 말 없다. 유연성이 필요하다. 우리는 그간 미국이 먼저 움직이고 북한이 응해야 그에 맞춰 겨우 기동하는 경제외적 시스템에 너무 길들여 있는지 모른다. 좀 손해보면 어떤가. 개성공단이 그랬던 것처럼 경제적 이해부터 맞춰보면 안 되나. 시간이 가면 결국 민족의 공통이해로 통일된다는 대승적 생각이 필요한 시절이다. 지금 당장 필요한 것은 한미동맹에 연연하지 않을 배짱과 실속 챙기기라는 생각이다. 첫째, 둘째, 셋째도 독립이고 통일이라는 백범 김구 선생이 생각나는 8월이다.    < 백일 전 울산과학대 교수 >

 

절박한 트럼프, 11월 중간선거 전 북미대화 재개 성과 서두르나

 
 

유력 계기 중 APEC은 중간선거 이후…'옥토버 서프라이즈' 노릴지 주목

핵보유국 용인 원하는 김정은, 초조한 트럼프 처지 활용해 주도권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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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판문점에서 만난 북미 정상  [연합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내 북미대화 재개에 대한 의지를 확인하면서 11월 초 중간선거 이전에 외교적 성과를 확보하려 서두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간선거 직전인 10월에 터트려 판세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옥토버 서프라이즈'를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북미대화가 전격 재개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절박한 처지가 북한에 훨씬 유리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미국의 중간선거는 11월 3일이다. 한국의 총선과 비슷한데, 현직 대통령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탓에 국정 심판의 성격을 갖는다.

 

대체로 현직 대통령에게 불리한 선거다. 이란전쟁 장기화에 따른 민심 악화의 부담을 진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중간선거 패배에 따른 국정 동력 상실을 크게 우려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격적인 한미연합훈련 대폭 축소 지시를 통해 북미대화 재개를 추진하는 것도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면 전환의 의도가 크다는 게 대체적 분석이다.

 

문제는 시간이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중간선거까지 70여일밖에 남지 않은 시점이라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가급적 신속하게 외교적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결과물을 받아 들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호응을 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아시아를 방문하는 김에 김 위원장과 회담을 하는 쪽에 무게가 실려있다.

 

그러나 APEC은 중간선거 이후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김 위원장의 대면 회담 성사와 외교적 성과 도출의 극적인 효과를 중간선거 전에 연출하고 싶을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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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AP=연합]

 

일각에서는 북미정상회담을 '옥토버 서프라이즈'로 삼으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한다. 미국의 중간선거와 대선은 11월 초에 고정돼 있는데 선거를 앞두고 예기치 못하게 벌어져 판세를 뒤흔드는 사건을 옥토버 서프라이즈라고 한다.

 

통상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정이지만 외교정책의 기존 문법에 전혀 구애받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가능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가장 극적인 효과를 줄 수 있는 방식은 '현직 미 대통령의 역사상 첫 방문'으로 기록될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지만 경호와 보안은 물론 당국 간 사전 준비라는 측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고집하지 않는 한 쉽지 않은 선택지다.

 

중간선거 전에 김 위원장과 대면 회담을 성사시키지 못하더라도 최대한 미국 유권자들에게 성과로 내놓을 수 있도록 외교적 진전을 도모하려는 시도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6개월 가까이 이란전쟁의 출구가 보이지 않아 절박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김 위원장이 호응할지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조한 처지를 최대한 활용해 북한의 핵심 이익을 관철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상당한 수준의 핵역량을 갖춘 이상 비핵화는 논의 대상이 아니라는 게 김 위원장의 입장이다. 비핵화 논의를 배제하고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수 있다면 김 위원장으로서는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용인되는 엄청난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지난해 9월 중국 베이징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톈안먼 망루에 올라 열병식을 지켜본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논의 없는 회담까지 관철한다면 강대국이 너나없이 손을 내미는 핵보유국 지도자로서 국제적 위상을 크게 끌어올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2018년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명시된 데 이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와 제재완화를 포함한 미국의 상응 조치 교환이 핵심 의제였던 것에 비하면 지금은 북한의 요구 수준 자체가 다른 상황이다.

 

북한은 제재를 한미연합훈련과 함께 대북적대시 정책의 대표적 조치로 보고 폐기를 요구해왔고 제재완화는 여전히 북한에 중요한 문제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지원으로 숨통이 트이면서 예전만큼 절실하지는 않다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북미대화 재개의 목표가 비핵화인가'라는 질문에 "말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비핵화를 질색하는 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에 끌어내려고 즉답을 피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 비핵화 목표에서 후퇴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미국과 동맹의 이익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기보다 개인적 친분을 토대로 한 협상을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이란과 종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을 때도 항복이나 다름없는 수준의 양보를 했다는 비판이 쇄도할 정도로 합의에만 급급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특히 김 위원장과의 회담이 성사된다면 실무협상이 거의 없는 채로 정상 간 담판에 집중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톱다운' 방식이 주를 이룰 가능성이 크다. 북한의 '선언적 선물'에 트럼프 대통령이 더 큰 '선물 보따리'를 안겨주고 성과와 치적으로 포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  백나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