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7 민주당 전당대회 앞두고 연서명 성명

 

'친민 없는 민주당, 빛의 혁명 욕되게 말라'
시민의 기대, 또 하나의 권력정당이 아니다
'친민' 외의 '친O'은 거짓이고 위선이며 기만

 

'뉴이재명', 계파가 아니라 정책으로 답해야
내란 극복 공로가 정치적 면허가 될 수 없다
민주당의 미래는 정책 경쟁에 달려 있다

 

개신교계 인사 360명이 오는 1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을 향해 공개적인 경고와 당부를 담은 연서명 성명을 11일 발표했다. 빛의 혁명 성취를 염원하는 그리스도인 모임은 내란 정국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시민들의 힘을 민주당이 잊어서는 안 된다며, 당권 경쟁과 계파 갈등에 매몰돼 시민들의 기대를 저버린다면 그것은 “또 다른 내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성명의 핵심은 ‘친민(親民)’이다. 성명은 민주당 내부에서 거론되는 ‘친명’, ‘친청’, ‘친석’ 등을 두고 “권력을 향한 맹목적 줄서기일 뿐, 정작 민중을 사랑하고 두려워하는 ‘친민’은 없다”고 지적했다. 특정 정치인과의 친소 관계가 아니라 시민에 대한 책임과 정책이 민주당 정치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번 성명은 단순히 전당대회 후보들을 비판하는 글이 아니다. 민주당이 지금의 정치적 위치에 오기까지 누구의 힘이 있었는지, 그리고 권력의 최종적인 주인이 누구인지를 되묻는 시민사회의 경고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이 10일 오후 전남광주 서구 KBC에서 열린 TV 토론회에서 양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 후보. 2026.8.10 연합

 

시민이 기대했던 것은 ‘또 하나의 권력정당’이 아니다

 

성명은 “그날 이후 우리는 민주당 정치인들이 ‘그들’, 국힘당 사람들과는 다를 것이라 믿었습니다”라고 말한다. 내란 정국에서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정치세력으로 인식됐다. 그러나 시민들이 기대한 것은 정권교체 자체에 그치지 않았다. 과거의 낡은 정치문화를 극복하고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를 만들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시민들의 실망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 성명의 문제의식이다. 정책과 비전보다 계파와 충성도를 둘러싼 공방이 앞서고, 상대 후보의 과거와 실언을 공격하는 데 정치적 에너지가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다.

 

성명은 “상대를 죽여야 자신이 산(선)다는 생각을 거두십시오”라고 호소한다. 정치인의 과거와 발언에 대한 검증은 필요하다. 잘못이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검증이 상대방을 정치적으로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돼서는 안 된다. 특히 자신의 허물은 감춘 채 상대의 실수만 공격한다면 시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성명은 후보들을 향해 “여러분 모두 예외 없이 허물 많은 정치인”이라며 “자신의 실책과 거짓을 솔직히 인정하십시오”라고 요구한다. 정치인에게 필요한 것은 완벽한 이미지가 아니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고칠 수 있는 용기다.

 

‘친명’보다 ‘친민’이어야 한다

 

성명이 제시한 ‘친민’은 이번 논쟁의 핵심이다. ‘친○○’라는 표현이 정치적 계파와 충성도를 의미하는 한국 정치에서 특정 지도자와의 거리가 정치적 영향력을 결정하는 현상은 오래된 문제다. 성명은 이를 정면으로 비판한다.

 

“‘친민(親民)’이면 족합니다. 그것 외의 다른 ‘친(親)’은 거짓이고 위선이며 자기기만입니다.”

 

정치인이 누구에게 가까운지가 아니라 누구에게 책임지는지를 기준으로 정치해야 한다는 뜻이다. 계파정치가 강해지면 정책보다 사람이 앞선다. 지도자의 생각과 다른 의견은 배신으로 간주되고 내부 토론은 위축된다. 정당이 시민을 위한 조직이 아니라 정치인들의 권력경쟁을 위한 조직으로 변질될 위험도 커진다.

 

민주당이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질문부터 바꿔야 한다. ‘누구의 사람인가’가 아니라 ‘어떤 정책을 가지고 있는가’, ‘시민의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물어야 한다. 1인 1표제라는 제도적 변화도 중요하지만 정치문화가 바뀌지 않는다면 한계가 있다. 계파가 아니라 당원과 시민의 뜻이 당의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뉴이재명’ 논쟁, 계파가 아니라 정책으로 답해야

 

성명은 최근 민주당 내부에서 등장한 ‘뉴이재명’ 논쟁에도 우려를 나타낸다. 이를 과거 보수정당의 ‘찐박’, ‘찐윤’과 비교하며 특정 지도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충성 그룹이 만들어지는 정치문화를 경계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뉴이재명’이라는 세력이 실제 존재하느냐보다 이 논쟁을 민주당의 미래를 위한 건강한 토론으로 발전시킬 수 있느냐이다.

 

이재명 정부가 중도 실용주의를 선택한 것은 정치적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대선에서 민주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얻지 못했고, 내란 이후에도 사회적 갈등과 정치적 대립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정부의 정책 방향과 이유가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되고 있느냐는 점이다. 설명이 부족하면 의문이 생기고, 그 틈에서 계파적 해석과 불신이 커진다. 따라서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친명’과 ‘반명’의 대립이 아니라 정책을 놓고 토론할 수 있는 정치문화다.

 

집권여당은 대통령의 정책을 무조건 옹호하는 조직이 아니다. 잘하는 것은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되 잘못된 부분은 비판하고 수정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대통령의 성공을 진정으로 돕는 길도 여기에 있다. 유시민의 정치평론을 둘러싼 논쟁 역시 그 자체보다 민주당이 불편한 비판을 얼마나 견딜 수 있는지, 내부의 비판을 당의 발전을 위한 토론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계기로 볼 필요가 있다. 성명이 말한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 뺄셈이 아닌 덧셈이 필요하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주당의 미래는 자기편을 얼마나 단단하게 묶느냐보다 얼마나 많은 시민을 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9일 강원도 횡성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강원 합동연설회에서 후보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영호·임미애·최민희·김용·박선원·서미화 최고위원 후보, 김민석 당 대표 후보,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정청래·송영길 당 대표 후보, 한민수·이성윤 최고위원 후보. 2026.8.9 연합

 

‘내란 극복’의 공로가 정치적 면허가 될 수는 없다

 

성명에서 가장 강한 경고는 “내란 극복의 주역이라는 오만을 버리십시오”라는 문장이다. 민주당이 내란 사태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지켜낸 주체를 정치권만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 거리로 나온 시민들이 있었고, 자신의 시간과 일상을 희생하며 민주주의를 지킨 사람들이 있었다. 정치권은 시민의 힘을 제도정치로 연결하는 역할을 했다.

 

따라서 시민의 힘으로 만들어진 정치적 성과를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의 공로로 독점해서는 안 된다. 시민이 권력의 출발점이라면 정치인은 시민을 두려워해야 한다. 정권교체에 기여했다는 이유만으로 다음 선거에서도 자동적인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만이다. 시민들은 정치인의 과거 공로뿐 아니라 권력을 얻은 뒤 어떤 정치를 했는지를 평가한다. 성명이 “제3의 위치에서 어부지리를 노리지 말고 오직 정책만으로 승부하십시오”라고 촉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주당의 미래는 정책 경쟁에 달려 있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문제는 계파의 이름으로 해결할 수 없다.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경쟁, 다극화하는 국제질서, 저출생과 고령화, 청년 일자리와 주거, 지방소멸, 기후위기와 에너지 전환 등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런데 전당대회가 이런 문제보다 후보 간 인신공격과 계파 논쟁에 더 많은 시간을 쓴다면 시민들의 실망은 커질 수밖에 없다.

 

성명은 “다극화 시대, AI 생태계 선점을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며 공부하고 있습니까?”라고 묻는다. 민주당이 답해야 할 질문이다. 과거 민주화 경력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미래의 정책능력을 대신할 수는 없다. 특히 젊은 세대가 정치인에게 묻는 것은 과거에 무엇을 했느냐보다 앞으로 어떤 세상을 만들 것이냐에 가깝다. 따라서 전당대회에서 후보들이 경쟁해야 할 것은 상대방의 정치적 흠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에 대한 해법이어야 한다.

 

AI 시대의 산업전략, 청년 일자리, 주거 문제, 지역소멸, 복지와 성장의 균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답을 내놓아야 한다. ‘친민’ 역시 이 지점에서 구체적인 의미를 갖는다. 시민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이 친민이 아니다. 시민의 삶을 개선할 정책을 만들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것이 친민이다.

 

“기대 저버리면 또 다른 내란”… 민주당이 귀 기울여야

 

성명이 민주당에 던지는 가장 무거운 메시지는 마지막 부분이다.

 

“아직 이재명 정부와의 끈을 놓지 않은 시민 다수는 다음 정권이 민주당으로 이어지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그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또 다른 내란’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명심해야 합니다.”

 

‘또 다른 내란’이라는 표현은 문자 그대로의 내란이라기보다 시민들이 어렵게 지켜낸 민주주의의 성과를 정치권 스스로 훼손하는 상황을 경고하는 강한 비유로 읽힌다. 시민들이 민주당에 기대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충성이 아니다. 잘못하면 비판할 수 있는 정당, 대통령에게도 필요한 말을 할 수 있는 정당, 내부에서 다른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 정당, 시민의 삶을 정책의 중심에 놓는 정당이다.

 

그렇다면 8·17 전당대회의 진정한 승자는 특정 후보가 아니라 민주당 전체여야 한다. 광복절 이틀 뒤 열리는 전당대회라는 상징성도 작지 않다. 광복은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걸고 자유를 쟁취한 역사였다. 민주주의 역시 정치인이 시민에게 내려주는 선물이 아니다. 시민이 주인이고 정치권력은 시민으로부터 잠시 위임받은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이 가장 가까이해야 할 대상은 특정 정치인이 아니라 시민이어야 한다. ‘친명’도, ‘친청’도, ‘친석’도 민주당의 궁극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친민’이면 족하다.

 

개신교 360인의 연서명은 민주당을 버리겠다는 선언이 아니다. 오히려 민주당이 제대로 서기를 바라기 때문에 보내는 경고다. 잘할 때 지지하고 잘못할 때 비판하겠다는 책임 있는 지지의 표현이다. 민주당이 이 목소리를 불편한 공격으로만 받아들인다면 시민의 경고를 놓치게 된다. 반대로 쓴소리를 자신을 돌아보는 거울로 받아들인다면 전당대회는 분열의 장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이 선택해야 할 길은 분명하다. 계파보다 시민, 사람보다 정책, 충성보다 책임이다. 8월 17일 전당대회가 누가 누구를 이기는지를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누가 시민 앞에 더 겸손한지를 보여주는 자리가 되어야 한다. 누가 더 좋은 정책을 갖고 있는지, 누가 더 넓은 민주당을 만들 수 있는지, 누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비판과 지지를 함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줘야 한다.

 

그것이 민주당이 과거의 정당과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는 길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에서 밤을 지새운 시민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않는 길이다. ‘빛의 혁명’을 말했던 시민들의 기대를 정치적 전리품으로 만들지 않는 길이다. 정치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경쟁자의 공격이 아니라 시민의 실망이다.

 

민주당이 정말 두려워해야 할 대상은 당내 경쟁자가 아니라 시민의 마음이 떠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친명’의 목소리를 더 크게 만드는 일이 아니다. ‘친민’의 정치를 회복하는 일이다. 그것이 8·17 전당대회를 앞둔 개신교 360인의 연서명이 민주당에 던지는 가장 절박한 질문이다.


- 8·17 민주당 전당대회가 모두가 승리하는 축제의 장이 되기를 바라며

 

그날 이후 우리는 민주당 정치인들이 ‘그들’, 국힘당 사람들과는 다를 것이라 믿었습니다. 죽음의 강을 함께 건넜고 내란 가담자들의 단죄 과정을 지켜봤으며, 그 모든 과정이 오롯이 시민과 민중의 힘에 힘입었다는 것을 알고 감사한 당신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과거의 뭇 오류를 바로잡고 미래로 향하는 정치를 원했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전당대회를 통해 불거진 당권투쟁은 시민들에게 ‘이전’보다 못하며 ‘그들’과 다를 바 없다는 절망감을 안겼습니다. 정치판에서 들리는 ‘친명’, ‘친청’, ‘친석’이라는 굉음은 권력을 향한 맹목적 줄서기일 뿐, 정작 민중을 사랑하고 두려워하는 ‘친민(親民)’은 없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민주당의 권력이 시간과 생명을 바친 민중들 희생에서 비롯한 것을 잊은 처사입니다.

 

내란 정국에서 치러진 대선에서 민주당은 압승하지 못했습니다. 빛의 혁명과 맞서려는 힘들이 곳곳에서 저항한 까닭입니다. 이재명 정부가 중도 실용주의를 택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설명이 부족했고, 이해가 어려웠기 때문에 의심이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이 틈새에서 과거 ‘찐박’, ‘찐윤’과 견줄 ‘뉴이재명’ 세력이 출현했고, 유시민의 정치평론이 시작되었습니다. 민주당의 미래를 위해 뺄셈이 아닌 덧셈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어찌 이의를 제기할 수 있겠습니까? 민주당 앞날을 위해 건강한 토론이 생성될 기회였으나 불행히도 당 대표 선출과 맞물리며 당은 분열로 치닫고 있습니다. 민주 진영 유튜버들마저 가세한 소모적인 여론전은 참담할 뿐입니다. 권력만을 쫒는 불나방 같은 민주당, ‘민(民)’을 배반한 그에게 ‘다음’ 기회는 결코 없을 것입니다.

 

독립을 기념하는 8·15 광복절, 바로 이틀 뒤 전당대회가 열립니다. 독립이란 스스로 서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오롯이 ‘민’을 바탕으로 정치인들이 우뚝 설 때 광복절의 참뜻이 빛날 수 있습니다. 정치판에서 ‘친명’, ‘친청’, ‘친석’이란 말이 사라져야 할 이유입니다. ‘친민(親民)’이면 족합니다. 그것 외의 다른 ‘친(親)’은 거짓이고 위선이며 자기기만입니다. ‘친민’을 ‘씨ᄋᆞᆯ 어뵘’이라 풀어낸 기독교 사상가가 있습니다. ‘민중을 어버이처럼 섬기라’라는 말입니다. ‘민’ 외 다른 것과 ‘친’하려는 정치는 부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이 채택한 1인 1표제는 계파정치를 않겠다는 선언이 아닙니까? 나라를 살리고 성공한 대통령 만드는 길도 오직 ‘친민’에 달려 있습니다.

 

곧 전당대회를 앞둔 지금, 민주당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고언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후보들 간 난무하는 독설과 과장, 때론 거짓은 민주당을 죽이는 암세포와 같습니다. 당의 미래를 위한 축제에서 당을 해치는 망발이 넘치고 있으니 어찌 된 일입니까? 상대를 죽여야 자신이 산(선)다는 생각을 거두십시오. 자신과 당, 대통령, 나아가 나라를 망치는 길입니다. 상대의 과거를 소환하여 그의 오늘을 부정하지 마십시오. 상대의 실언조차 수용할 때 비로소 시민의 마음이 열립니다. 여러분 모두 예외 없이 허물 많은 정치인 아닙니까? 자신의 실책과 거짓을 솔직히 인정하십시오.

 

거짓이 거짓을 부르는 악순환을 끊어내야 나설 자격이 있습니다. 내란 극복의 주역이라는 오만을 버리십시오. 그것으로 현실을 오판해서는 안 됩니다. 제3의 위치에서 어부지리를 노리지 말고 오직 정책만으로 승부하십시오. 다극화 시대, AI 생태계 선점을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하며 공부하고 있습니까? 미래를 이끌만한 정책과 혜안이 있는지 성찰이 우선입니다. 과거 민주화 경력만으로 오늘을 이끌 수 없다고 젊은 세대들이 소리치고 있습니다. 친명을 사칭하지 말고 시민 앞에 정직하게 홀로 서십시오. 그때 비로소 시민들이 여러분 곁에 머물 것입니다.

 

전당대회를 축제로 만들 책임이 온전히 민주당에 있습니다. 광복절에 잇대어 마주할 전당대회에서 ‘과거’와 다르고 ‘그들’과 변별되는 이유를 증명하십시오. 그것이 빛의 혁명을 외치며 거리서 노숙한 ‘민(民)’에 대한 사랑이고 보상입니다. 되돌아올 다리를 파괴할 만큼 어리석은 정치판을 만들지 마십시오. 이재명 정부의 정책을 비판적으로 지지하며 성취를 위해 최선을 다하십시오. 아직 이재명 정부와의 끈을 놓지 않은 시민 다수는 다음 정권이 민주당으로 이어지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그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또 다른 내란’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명심해야 합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민주당이 빛의 혁명, '민'의 기대를 성취할 수 있도록 십자가를 지는 심정으로 비판과 지지를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2026년 8월 11일

빛의 혁명 성취를 염원하는 그리스도인 모임

 

감용우 강문주(류성) 강민성 강성열 강연실 강영수 강원구 강은숙 강현미 강현숙 고경수 고영록 고정애 공인웅 권우칠 권중혁 권해형 권혁건 금희철 김강수 김경희 김광동 김권하 김귀복 김규호 김기선 김기원 김동욱 김동희 김명현 김문곤 김미선 김민전 김민주 김민철 김민혁 김병수 김병수 김봉은 김상영 김상은 김선우 김선주 김성복 김성주 김세정 김수진 김숙이 김아영 김양원 김양현 김연국 김영수 김영호 김영호 김영화 김용진 김우진 김유철 김윤 김윤규 김은곤 김은신 김은옥 김은환 김의종 김익배 김인실 김자옥 김정곤 김정숙 김정택 김정택 김정희 김조년 김종수 김종운 김종화 김주숙 김주용 김준 김지현 김철동 김철용 김태인 김태현 김태환 김판수 김하범 김현수 김현철 김현호 김형국 김혜선 김혜숙 김홍섭 김효식 김희수 나핵집 남기업 남부원 남영숙 노덕호 노영신 노창식 당병선 도윤수 도인호 류재복 류재성 맹완재 문선경 민돈후 민열기 박구연 박규용 박기주 박미경(커숲) 박미라 박병상 박병옥 박상문 박상필 박선희 박성규 박성호 박성훈 박순종 박승남 박신호 박영옥 박영주 박용준 박인환 박정규 박정우 박정인 박종길 박종만 박주석 박준우 박지훈 박진 박진규 박철 박현경 박현홍 방인성 방현섭 백영민 변세종 서덕석 서동욱 서선희 서수미 서장훈 서해성 석태문 설주일 성명옥 성우경 손성원 손은실 손은정 손인수 송은섭 신동렬 신동완 신민주 신선 신연식 신영욱 신은철 신익상 신현희 심선우 심형섭 안성용 안중덕 안하원 안홍택 양재성 양재순 양희창 엄강용 엄상현 여광범 여상범 오서아 오용균 오용식 우규성 우성구 우은정 유금영 유병철 유원영 유재무 유재신 유진국 윤미선 윤병민 윤병희 윤성환 윤여군 윤읏자 윤인중 윤종오 윤치상 윤태일 이강준 이강희 이경덕 이경준 이권명희 이규원 이극래 이남훈 이남희 이동순 이매우 이맹영 이명숙 이문수 이문우 이미일 이병진 이보람 이상길 이상미 이상점 이상진 이상훈 이서휴 이선근 이선호 이섭 이성우 이송우 이순태 이승민 이승완 이영대 이영우 이원희 이은선 이정림 이정배 이정아 이종삼 이중철 이진 이진익 이천우 이철우 이태헌 이택규 이택민 이필완 이한구 이혁 이현기 이형호 이혜경 이혜선 이혜숙 이홍정 이화랑 이회식 이훈 이희환 임대식 임덕진 임병구 임연일 임재항 임홍연 장병기 장석근 장성진 장수연 장영호 장운석 장지숙 장현영 전병생 전상규 전성실 전재범 전종호 정금교 정명성 정민철 정성임 정세일 정숙자 정영주 정원준 정의석 정재동 정종훈 정주일 정준일 정준택 정지은 정태식 정태효 정형주 정호성 정희영 조경철 조규백 조성혜 조신광 조용래 조재형 조진희 조헌정 조현태 지만재 채규방 채수일 채은실 최덕기 최만자 최병학 최성은 최성진 최우혁 최은주 최의팔 최인규 최인석 최장원 최혜자 최희성 하동오 하성주 하은규 하중조 하태용 한국염 한닥균 한명준 한봉철 한석문 한선미 한신 한주희 한현실 현순호 홍덕진 홍만조 홍명자 홍영이 홍인유 홍인태 황명열 황치빈 황현수 (총 360명)

                                                                                  < 박철 기자 >

전당대회 끝난다고 과연…당권주자들 "화합에 최선"

 
 

사생결단 경선에 민주당 지지층도 분열 극심
당대표 후보들 경각심 표출…봉합될진 미지수
정청래 "통 크게 정치했고 김민석 품어 안겠다"
"당선 안 돼도 수용…화합 위해 모든 노력할 것"

 

김민석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통합 노력 당연"
"이재명-문재인 청와대 회동, 내가 총리 때 건의"
송영길 "당선자가 포용, 통합해가야…저도 승복"
한병도, 공개 최고위 안 열기로…충돌 노출 차단

 

9일 오후 대구 인터불고 엑스코 호텔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길 후보, 정청래 후보, 한병도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민석 후보. 2026.8.9. 연합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종반전에 돌입한 가운데 당대표 후보들이 저마다 '전당대회 이후 당내 화합 조치'를 천명하고 나섰다. 경선이 사생결단식으로 치달으면서 당원들을 비롯한 일반 지지층까지 극심하게 분열된 채 상대 후보를 악마화하고 수십 년 전 언행까지 '파묘'하는 행태가 지속되자 본격적으로 경각심을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후보들의 다짐은 아직 말뿐이고 지지자들의 적대적 감정과 상처는 곯을 대로 곯은 상태여서 전당대회가 끝난다고 단기간에 단일대오를 구축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정청래 후보는 11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당대표가 되면 김민석 후보와 관계를 복원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김민석을 지지하는 당원들, 정청래를 지지하는 당원들, 이 당원들이 화합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저는 그렇게 쪼잔하지 않다. 통 크게 정치를 해왔고 사적인 감정에 빠지지도 않았다. 제가 선당후사, 대승적 차원에서 김민석 의원을 품어 안겠다"고 답했다.

 

'당대표가 안 돼도 똑같이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당대표가 안 되는 것도 당원들이 선택하고 결정한 문제이기 때문에 겸허히 수용할 것이고 당내 화합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선거에서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문제는 당을 향한, 또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한 단심,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지금까지 20년 넘게 민주당 깃발을 들고 개혁하고 또 개혁하는 국회의원으로서 열심히 살아왔다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또 "당대표가 안 된다면, 당대표가 되신 분들이 내걸고 있는 여러 가지 정책이 있지 않느냐"며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최선의 협력을 다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신천지 의혹 제기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의혹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당대표가 된다면 조치를 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해 당선될 경우 직권으로 김민석 후보에 대한 윤리감찰을 지시하고, 감찰 결과 신천지 관련 의혹 제기에 근거가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 입증되면 김 후보를 윤리심판원에 곧바로 제소해 징계 조치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들이 10일 오후 전남광주 서구 KBC에서 열린 TV 토론회에서 양손을 잡고 있다. 왼쪽부터 송영길, 정청래, 김민석 후보. 2026.8.10 연합
 

앞서 김민석 후보도 당대표가 되면 전당대회 직후부터 민주당 모든 지지자들의 대화합을 위해 진력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바 있다. 김 후보는 지난 6일 같은 방송에 출연해 "선거 결과 또는 투표율, 득표율의 양상과 상관없이 통합을 위한 노력은 당연히 이뤄져야 하고 또 될 거라고 본다. 저는 경선 때 있었던 여러 가지 앙금을 털고 이제 내부의 화합과 미래의 대연대로 가자는 말씀을 드려야겠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주말부터 메시지의 기조를 아주 실용적으로, 상대 이야기를 주로 안 하는 쪽으로 바꿨다"며 "원칙적으로도 그렇고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서도 그렇고 당연히 전체 화합으로 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8월 17일 전당대회에서 만약 당선된다면 8월 18일에 우리 당의 방향을 결정 짓는 기구들을 여섯 가지 발표하고 싶다"면서 그중에는 당의 통합, 화합과 연대에 관한 기구도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아울러 "그냥 '화합합시다' '화합합시다'라는 말로도 되겠지만 정무적인 노력도 하고 제도적으로도 하고 체계적으로 (하려고 한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초청해 청와대에서 오찬 회동을 한 사례를 언급했다.

 

김 후보는 "두 분의 청와대 만남은 사실 제가 (국무총리 시절) 마지막 드렸던 건의 중 하나다. 정 후보께서 말씀하시는 소위 4통(네 명의 민주당 출신 대통령), 김대중·노무현·문재인·이재명 그 지지 그룹이 사실 김대중 지지가 노무현 지지고, 노무현 지지가 문재인 지지고, 문재인 지지가 이재명 지지고, 그게 당의 '코어' 아닌가.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그런 부분을 잘 존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이날 헤리티크 제주와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각각 열린 제주·인천 합동연설회에서도 "당 대표가 되면 당의 모든 경선 갈등을 완전히 '제로'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확실하게 시작하겠다"며 "조국혁신당과의 상생·화합·협력 논의도 시작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정 후보는 "지금까지 갈등을 조장하고 전당대회를 진흙탕으로 몰아넣었던 김 후보가 할 얘기는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는데, 11일 뉴스공장 인터뷰에선 화합에 좀 더 주안점을 뒀다.

 

송영길 후보 역시 10일 뉴스공장에 출연해 "당선된 사람이 포용해서 통합을 시켜 나가야 한다"며 "저도 마찬가지다. 승복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모든 통합은 공정한 당무 운영과, 또 총선 때는 공천 기준을 얼마나 투명하고 공정하게 하는가에 달려 있다"면서 "제가 당대표가 된다면 그런 부분을 투명하게, 공정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송 후보는 이날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도 '만약 당대표가 된 뒤 친청계 최고위원들이 지도부에 함께 들어온다면 당내 갈등을 어떻게 관리할 계획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전당대회 때는 원래 치열하게 노선투쟁을 벌이는 것이다. 그러나 경선이 끝나면 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며 "경선 후유증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지난 2021년 전당대회에서도 그랬다. 민주당의 DNA는 전당대회에서 치열하게 논쟁하더라도 결정되면 승복하고 하나로 통합된다. 이 부분을 잘 고려해 통합 지도부를 이끌 예정"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8.11. 연합

 

한편 민주당은 통상 매주 3회, 월·수·금요일에 열던 공개 최고위원회의를 8·17 전당대회 전까지 개최하지 않고 원내대책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최고위 회의 석상에서 언론에 공개된 모두발언을 통해 최고위원들이 계파로 나뉘어 상대측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내는 장면을 더 이상 노출하지 않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월요일인 10일에 이어 11일에도 한병도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원내대책회의가 연속 열렸다.

 

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는 한다"고 말했다. 친민석계인 강득구 최고위원은 "이견은 있었지만 원내대표가 최종적으로 (공개) 최고위는 열지 않는 것으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전했다. 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박지원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번 주가 사실상 최고위원으로서 임기를 마치는 마지막 주간이다. 월수금 3번 정도 공개 최고위가 열려야 하는데, 아마도 전당대회 격화나 당직자 휴가 등 여러 이유로 열리지 않는 모양"이라며 "지난 1년간 애써주신 언론인 분들께 정식으로 인사드리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텐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고 했다.                                     < 김호경 기자 >

 

 

채 상병 순직 후 박정훈 거짓말쟁이 몰기 정황
김계환-문연철 녹취 "방첩사가 은폐하라더라"
김 "이 XX, 파일이 하나도 없네" 안도하는 모습
문 "(이종섭) 장관님이 이제 막 포즈를 잡으셨다"

 

정훈실장 "쓸데없는 소리 말라는 압박 받았다"
김건희 "영부인에 클러치백 필수" 황당한 증언
종합특검, 2주 안에 50명선 릴레이 기소 시작
허석곤·이영팔·이은우 불구속 상태 재판 넘겨

 

황유성(왼쪽부터) 전 방첩사 사령관,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연합자료사진

 

채수근 해병대 상병이 2023년 7월 20일 새벽에 순직한 뒤 윤석열 대통령이 초기 수사 진행 상황에 격노했다는 사실을 감추려 했다는 의혹을 받는 황유성 전 방첩사령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12일 오전 10시 10분 이종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황 전 사령관과 함께 지난 7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당시 방첩사 소속 해병대 파견부대장이던 문연철 대령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같은 날 오후 2시 10분 열린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미처 해결하지 못한 수사를 이어가는 2차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은 지난 7일 황 전 사령관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 대령에 대해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면담 강요 혐의로 영장이 청구됐다.

 

황 전 사령관은 채 상병 사망 사건 당시 군 정보기관인 방첩사를 지휘헸다. 그는 채 상병 순직 후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조태용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 등과 잇따라 통화한 사실을 확인한 이명현 순직해병특검팀은 그를 지난해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일이 있다.

 

문 대령이 2023년 8월 김계환 전 해병대사령관에게 '해병대 간부가 VIP 격노 사실을 발설하지 못하도록 보안 교육을 하겠다'는 취지로 말한 통화 녹취가 드러나기도 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종합특검팀은 방첩사가 채상병 순직 처리 과정에 조직적으로 개입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왔다. 김 전 사령관은 휴대전화의 해당 내용을 지웠는데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와 종합특검이 포렌식을 통해 통화 녹취를 복원하는 데 성공했다. 그중에 "방첩사가 VIP에 대해 더 알려하지 말고 있는 것도 다 지우라고 한다"는 내용도 있었다고 JTBC가 10일 보도했다. 해병대 공보실장은 “기자에게 쓸데없는 소리 하고 다니지 말라”는 압박을 받았다. 조직적으로 'VIP 격노설'을 덮으려 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김 전 사령관과 문 방첩부대장이 전화 통화를 한 것은 2023년 8월 18일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채 해병 수사 결과를 듣고 격분했다는 'VIP 격노설'이 퍼지던 시점이다.

 

김 전 사령관은 여러 차례 진행된 국회 출석과 군검찰 조사 과정에 "박정훈 대령에게 VIP 격노설을 언급한 사실 자체가 없다"라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해 왔는데 이날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철저하게 계산된 거짓말이었다.

 

문 전 부대장이 "정훈이가 V(VIP) 내막을 알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면서 "쓴다면 핵폭탄"이라고 우려하자 김 전 사령관은 "근거가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답했다. 박 전 단장이 외압의 실체를 폭로하더라도 물증이 없다면 그를 거짓말쟁이로 몰아가겠다는 모의 정황으로 볼 수도 있는 대목이다.

 

특히 김 전 사령관은 박 전 단장을 가리켜 "이 XX, 녹음 파일이 하나도 없다"라며 안도하는 모습도 보였다. 박 전 단장에게 녹음 파일이 없으니 자기들끼리 입을 맞추면 진실을 덮을 수 있다고 맹신한 셈이다.

 

문 전 부대장은 "(방첩사에서) VIP에 대해 알려하지 말고, 있는 것도 오늘부로 다 지우라, 이런 지시가 저한테 왔다"며 "(이종섭) 장관님이 이제 포즈를 딱 잡으셨다"는 말도 덧붙였다. 방첩사가 조직적으로 'VIP 격노설 지우기'에 나섰고, 이종섭 당시 국방부 장관도 동조하기로 했음을 털어놓은 것이었다.

 

통화 다음날 두 사람은 경기도 화성의 한 참치집으로 이모 당시 해병대 공보정훈실장을 불렀다. 특검은 이 자리에서 문 전 부대장이 이 전 실장에게 "기자들을 만나지 말라", "쓸데 없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압박한 사실도 파악했다. 황 전 사령관은 특검 조사에서 "부적절하게 보일 수 있어 수사와 관련한 첩보활동을 하지 말라고 했을 뿐"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해병대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과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어머니 김봉순씨와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5.1.9 연합 자료사진

 

아울러 종합특검은 방첩사가 박정훈 당시 수사단장의 어머니 김봉순 씨를 불법 사찰한 정황도 포착했다. 김씨가 채 상병의 유족을 만나려 한다는 동향을 파악해 보고한 것인데 민간인 불법 사찰에 해당한다.

 

김봉순 씨는 2024년 4월 “엄마로서 호소를 드립니다. 부디 박정훈 (당시) 대령을 계속 재판에 끌고 나가는 건, 이거는 너무 가혹하지 않느냐”면서 "남들 억울하게 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박 준장이 잘 지켜왔다"며 재판부에 탄원서를 냈고 언론 인터뷰에 나서기도 했다. 이어 “아직까지도 국민의힘 당원이에요. 대통령이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조금이라도 생각하신다면 빨리 이 재판을 취소시키는 일이…”라고 말을 채 맺지 못했다. ]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특검은 방첩사가 박정훈 준장에 대한 동태 파악을 하는 과정에 "박정훈 어머니가 채상병 유족과 접촉 시도 중"이라는 동향보고가 생산된 정황을 확인한 것이다. 실제로 만남이 이뤄지진 않았지만, 박 준장 어머니가 유족들을 위로할 방법을 고민하던 시기에 이런 보고가 올라간 것이다.

 

다만 황 전 사령관이 박 준장 어머니의 동향 파악을 지시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아 이번 구속영장 범죄사실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씨에게 260만원대 로저비비에 가방을 선물한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부부가 13일 속행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6.7.13 연합 자료사진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는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과 배우자 이모 씨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속행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가방을 받았는지를 묻는 민중기 특별검사팀 질의에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인식했다"고 답했다.

 

누구를 통해 받은 것이냐고 묻자 김씨는 "기억이 안 난다"며 "간접적으로 왔는데 그게 어딘지 그런 것을 성격상 잘 안 물어본다. 어딘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성격상 잘 안 물어본다’는 답을 국민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겠다. "영부인에게 클러치백은 필수품"이라거나 "옷 색깔마다 필요해서 제가 짝퉁(가품)을 많이 샀다. 클러치백이 많다"고 덧붙이는 등 황당한 답이 적지 않았다.

 

대통령 관저에서 보유한 가방들을 점검하다가 김 의원 배우자 이모 씨가 건넨 가방을 발견한 것이냐고 되묻자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가방을 확인한 후 답례 인사를 하진 않았다면서도 "(이씨에게)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고 답했다.

 

하지만 가방과 함께 전달된 이씨의 자필 편지에 대해서도 김씨는 가방 발견 당시 본 기억이 없다고 했다. 이씨는 편지에 "긴 여정이었지만 대통령님과 영부인께서 곁에 계셔주셔서 큰 힘이 되었다"고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편지 내용은 더더욱 기억이 안 난다"며 "저런 선물도 사실 관심이 없는 게 제가 아무것도 안 했는데 '줄리'(의혹)부터 시작해 악마화가 지겨울 때였다"고 답했다. 무차별적으로 명품 가방 등을 수수해 놓고 관심조차 없었다고 모순되는 주장으로 일관한 것이다.

 

김씨는 지금까지의 재판 태도와 아주 다르게 이날은 목소리를 높이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검 측이 "여당 당 대표 내지 부인한테 명품을 선물 받고 자필 편지도 받는 게 이례적으로 보인다"고 하자 김씨는 "검사님, 그간 영부인들 수사를 다 해봤나. 저만 (수사를) 했죠. 그런데 어떻게 이례적이라고 얘기하나"라고 따졌다.

 

검사가 "국민들이 바라보기에 이례적이라는 것"이라고 하자 김씨는 "국민들이 정말로 알까요?"라며 "검사님도 모른다. 대통령 관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지 않느냐"고 맞섰다. 대통령실 관계자 혹은 친인척 등 구체적인 전달 경로를 추궁하자 김씨는 "범죄를 확장하지 말라"고도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대통령 배우자의 뇌물 수수 혐의 처벌 규정이 없는 만큼 증언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고지했다. 그러자 김씨는 "제가 모르는 것도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말해야 되나"라며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판사님께선 한쪽 편만 들지 마시고 조금 정확하게 들어주시길 바랍니다"라거나 "특검의 질문이 너무 강압적이에요. 저를 무조건 죄인으로 모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가요"'라거나 "오늘은 자발적으로 나왔으니 과태료를 좀 깎아주세요"라고도 했다.

 

지난달 재판부는 증인 소환에 응하지 않은 김씨에게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했는데 이날 신문에 스스로 출석함에 따라 취소됐다. 재판부는 다음달 28일 김 의원 부부에 대한 변론을 종결할 계획이다.

 

김 의원 부부는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통일교 신도들을 동원해 지원해준 대가로 같은 달 17일 김씨에게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김 의원 배우자가 가방을 전달했고, 결제 대금은 김 의원 세비 계좌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팀은 김 의원 부부가 대통령 직무와 관련한 일로 가방을 선물했다고 보고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김 의원은 배우자가 가방을 선물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부정한 청탁은 없었고 사회적 예의 차원이라고 주장해 왔다. 김 의원 변호인들은 특검팀이 김씨 자택에서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압수한 과정이 위법하다는 주장도 펼쳤다.

 

일부에선 김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한 상고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것이 기를 살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법정에 출석한 김건희씨. AP 연합자료사진

 

한편 종합특검은 11일 언론사 단전·단수 의혹과 관련해 허석곤 전 소방청장과 이영팔 전 소방청 차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허 전 청장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24시께 MBC, jtbc,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경찰이 진입하니 협력해 단전·단수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받고 이 전 차장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차장은 이후 서울소방재난본부에 전화를 걸어 "포고령과 관련해 경찰에서 협조 요청이 오면 협력해 달라"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특검은 또 이은우 전 한국정책방송원(KTV) 원장을 비상계엄 관련 내란 선전 혐의로 역시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이 전 원장은 KTV의 뉴스특보와 스크롤 뉴스 편성·송출 권한을 이용해 2024년 12월 3일부터 같은 달 13일까지 비상계엄과 포고령 등 내란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정보를 반복·집중적으로 전파한 혐의를 받는다. 반대로 내란 행위를 비판하거나 저지하는 내용의 정보는 선별적으로 차단·삭제해 불특정 다수 시청자가 내란 행위에 동조하도록 선전한 혐의도 적용됐다.

 

이처럼 종합특검은 오는 23일 활동 종료를 앞두고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기소 모드로 전환했다. 특검팀이 공소 제기를 검토 중인 피의자는 50명 안팎으로, 내란특검(24명)의 곱절 수준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진을종 특검보 수사팀은 현재까지 재판에 넘긴 5명(김대기·이상민·윤재순·김오진·유병호)을 포함해 10명 안팎을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21그램 부당 선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과 김태영 21그램 대표, '봐주기 감사'에 관여한 감사원 관계자 등이 추가 기소 대상에 포함됐다.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김씨도 당연히 추가 기소할 방침이다.

 

'도이치 모터스 수사 무마',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노선 변경'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지미 특검보 수사팀은 6~7명의 피의자를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수사팀은 지난 5일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을 재소환해 약 14시간 동안 고강도 조사를 벌였으며 기소 여부를 막판 검토 중이다.

 

검찰·해경·국정원 등의 내란 가담 의혹, 국민의힘 의원들의 윤 전 대통령 체포 방해 의혹 등을 수사하는 권영빈 특검보 수사팀은 15~20명을 기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종합특검은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등을 받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조성현 전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도 기소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두 사람은 앞서 내란특검이 입건하지 않았던 인물들로 종합특검이 정반대의 법리를 적용해 입건하면서 '모험'이란 뒷말이 나왔다. 

 

앞서 종합특검은 지난 7일 유병호 감사원 감사위원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을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등 이날까지 11명을 피의자로 재판에 넘겼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해 지난 6월 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대통령실 김대기 전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을 구속기소하고, 김오진 전 관리비서관과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불구속기소 했다. 특검팀 출범 104일 만의 첫 공소제기였다.

 

지난달 2일에는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를 받는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불구속)과 정진팔 전 합참차장, 이재식 전 합참 전비태세검열과장, 김흥준 전 육군본부 정책실장 등을 구속기소했다. 같은 달 29일에는 계엄 선포 직후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미국 등 우방국에 계엄 선포를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발신한 혐의(내란중요임무종사 등)를 받는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구속기소했다.                  < 임병선 기자 >

 

 

 

"실패가 예상되는 개혁"이라는 비관 타당한가
정권 교체 시 검찰 복원될 것이라는 경고까지
검찰 수술 왜 필요했는가 잊지 않는 것부터 필요

 

 

일단락 된 검찰 개혁에 대해 우려가 많다. 특히 범죄 피해자가 충분히 보호받을 수 있을지, 피의자 또한 억울함을 제대로 호소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주장, 그래서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필요한데도 형사소송법 개정은 이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높다. 10월 출범 예정인 공소청과 중수청이 제대로 작동할지에 대해서도 많은 의구심을 제기한다. 한마디로 '실패가 예상되는 무리한 개혁'이라는 데 다수의 언론들이 비슷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디지털 타임스의 지난 9일자 <‘검수완박’에 침묵한 검사들… ‘집단반발’ 안 한 이유 있었다> 기사는 이번 검찰개혁에 대한 검찰 내부의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과거 형사사법 체계 개편이나 조직 내부의 작은 인사 갈등만 불거져도 전국 검찰청은 평검사 회의가 소집되고 간부들의 항명성 성명이 이어지는 등 집단 반발한 것에 반해 검찰의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 '검수완박'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 국면에선 극히 이례적으로 검찰은 침묵했다면서 평검사 회의도, 집단 성명도 없었고 내부 게시판에 비판 글이 올라오기는 했으나 강력한 집단 반발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 이유는 저항의 주축 검사들이 이미 검찰을 떠났으며, 정치적·법률적 리스크, '고된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이 기사대로 검찰 내부는 조용할지 몰라도, 그 공백은 언론들이 대신 메우며 검찰을 위한 변론을 활발히 펴고 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국면에서 보수와 진보 언론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한목소리를 내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조선일보는 10일자 <미술관 옆 은행나무의 비극>이라는 칼럼에서 “검찰 해체와 육사 폐교, 나라 곳곳에서 ‘숨 가쁜 도끼질’이 이어지고 있다. 꿈이 어쩌구 정의가 저쩌구 화려한 말잔치 끝에 멀쩡한 재목을 쓰러뜨린다”며 멀쩡한 나무를 찍어내는 도끼질에 비유하고 있다. 조선일보의 이 같은 비판은 친 검찰 논리를 지속적으로 펴온 신문이라는 점에서 새삼스러울 게 없는 것이다.

 

 

그보다는 같은 날자 한겨레의 선임기자 칼럼 <정치 막전막후: 이재명 정부가 택한 ‘손쉬운’ 개혁, 나쁜 개혁으로 끝나지 않으려면>도 조선일보와 크게 다를 게 없는 논지를 펴는 것이 눈길을 끌었다. 이 칼럼은 검찰 수사권 기소권 분리에 대해 큰 우려를 표하면서 2004년 열린우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을 때의 4대 개혁 입법이 야당인 한나라당의 강한 반대와 열린우리당 당내 갈등 때문에 거의 실패했던 일을 환기시킨다. 그때의 실패는 개혁이란 요란하게 구호를 앞세우면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겼는데, 그 같은 교훈을 제대로 새기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 경험에 비해 정치 경험은 별로 없는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야당과의 대화와 타협을 포기하고 개혁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손쉬운 길’을 선택했다면서 사법부와 국민의힘이 반대했지만 민주당은 당론으로 보완수사권 폐지를 밀어붙였는데 이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른 것이며 이 대통령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칼럼은 ‘손쉬운 길’에는 반드시 부작용이 따른다면서 사법 개혁과 검찰 개혁은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있다고 한다. 나아가 “만약 2028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하고 국민의힘이 승리한다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한 사법개혁과 검찰개혁을 뒤집을 것”이라고까지 해 검찰 복원 가능성까지 예상하기도 한다.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개혁은 총선에서 1당이 바뀌면, 대선에서 정권이 바뀌면,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이 칼럼은 자사 논설위원의 지난 7일 ‘검수완박, 슬로건의 감옥’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인용하며 ‘검수완박’도 따져 보면 대중에게 복잡한 사법개혁 담론의 요체를 직관적으로 전달하고 목표 지점을 선명하게 제시하기 위한 인지 프레임에 불과했지만 어느 순간 ‘완박’이란 기표가 일체의 절충과 타협을 단죄하는 현실의 교리 지침으로 작동하기 시작해 ‘슬로건의 감옥’에 갇혀버렸다고 지적했다. 

 

같은 날자에 실린 자사 지면의 <쇼츠 정치로 변질된 개혁의 카리스마>라는 제목의 칼럼, 경향신문의 <정의에는 절제가 필요하다> 중앙일보의 <정치가 경제 해결 못 할 때, 극단세력이 틈새 파고든다>는 칼럼들까지 인용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진정한 개혁은 굳어진 ‘명분’이 아니라 끊임없이 스스로를 돌아보고 쇄신하는 ‘순례자적 태도’, 신념의 순수성에만 갇히지 않고 현실적 결과에 책임을 지는 ‘책임 윤리’의 회귀가 필요하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 진실을 담담하게 말하는 용기,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끝내 포기하지 않는 절제다.”

“정당이 극단에 치우친 강경파의 요구에 맹목적으로 따르는 조직이 되어서는 안 된다.”

 

반면 자사의 오피니언면에 실린, 검찰개혁에 대해 긍정 평가하는 칼럼들은 인용되지 않는다. 7월 30일자 <검찰개혁 너머>라는 대기자 칼럼은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은 검찰권 오남용의 흑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일체의 검사 수사권을 폐지한다는 역사적·논리적 귀결을 담은 것으로 그동안의 대논쟁은 보완수사권을 주느냐 마느냐는 하나의 '앙상한 결론'으로만 치달은 것도 아니며, 검찰개혁이라는 틀에만 머물지도 않았다고 한다.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비대하고 견제받지 않는 검찰권력이 70년간 이어져온 전근대성을 탈피하는 것은 물론, 형사사법체계 전체의 합리화·현대화를 향한 풍부한 논의로 확장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7월 15일자 <수사권 없는 공소청이 ‘경찰 통제’ 더 잘한다>는 논설위원 칼럼은 경찰의 부실수사와 사건 암장을 이유로 한 검찰에의 보완수사권 부여 주장에 대해 사실은 그 반대라는 실증적인 반론을 편다. 검찰은 수사기관의 수사를 법적으로 심사하고 통제하는 기소기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으므로 더 유능한 게이트키퍼가 될 수 있다는 것, 공소청의 엘리트 검사들이 수사에 한눈 팔지 않고 수사기관의 수사를 들여다보며 협조하고 견제한다면 국가 차원의 수사의 질은 월등하게 높아질 것이라는 점을 얘기한다. 보완수사권이 없어야 가능한 미래이며 수사·기소 분리를 통한 선진형 형사사법시스템 도입은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내란과 관계없이 검찰개혁 세력이 지향해온 일관된 방향이었다고 주장한다.

 

무엇보다 이 칼럼은 “검찰개혁 논의만 시작되면 우리 사회는 습관적으로 마치 집단 건망증에 걸린 것처럼 과거를 잊는다”고 개탄했는데 그같은 망각이 정작 이 신문에서 보인다. 장윤기 관련 증거인멸 및 축소 수사는 이른바 ‘제 식구 봐주기’라는 권력기관 범죄의 전형인데, 검찰이 이 분야의 ‘끝판왕’이라는 사실, ‘김학의 사건’이나 ‘김건희 봐주기’로 대표되는 부실수사와 사건 암장도 규모와 강도에서 검찰이 경찰을 압도한다는 것에 대한 망각이 같은 신문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검찰개혁은 다수 국민의 호응 속에서, 다수 국민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정교하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얘기하는 것에는 그른 점이 없다. 그러나 이번 개혁이 특정 진영의 열광 속에서 단기간에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것이며, 그 때문에 실패가 예정된 것이라는 경고는 이번 개혁에 대한 과도한 비관, ‘저주’에 가까운 예언으로까지 들린다. 소통과 설득의 과정이 정치에서 중요하다는 원론적인 지적 자체는 틀릴 게 없고 협의와 합의의 강조는 언론으로서 충분히 제기할 만한 주장이다. 그러나 합의를 주문하는 이들 언론이 놓치는 중요한 것이 있다. 협의 자체를 일체 거부하는 국민의힘과의 합의가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할지 의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더욱 중요한 ‘합의’가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짧게는 지난 1년간 길게는 6년간 혹은 수십 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해 온 검찰을 정상화하는 것에 대한 범국민적 합의, 검찰 권력의 분산과 통제라는 사회적 합의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개혁이 완벽한 것일 수는 없다. 72년 켜켜이 쌓인 적폐가 단시간에 정리되기는 어렵다. 정답이 아닌 현실적 해법을 찾는 과정일 뿐이다. 개혁에 비판적인 이들이 “진정한 평가는 앞으로 시작될 법 집행 과정과 그 과정에서 국민이 실제로 겪게 될 불편과 혼란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고 얘기하는 그 말대로 진정한 개혁은 한 번의 법 개정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현실'에 맞게 추가 입법과 보완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으로 요구된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언론에 우선 필요한 것은 검찰 개혁이 결코 단기간에, 갑작스러우며, 일방적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 그 점을 망각하지 않는 것이다. 과도한 비관과 경고보다는, 검찰에 보완수사권 부여라는 논쟁에 갇히기보다는, 검찰개혁이라는 사회적 대합의에 따른 작업이 더욱 제대로 이뤄질 수 있는 '현실'을 만들어가는 것에 언론 자신도 한 몫,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망각하지 않는 것이다.                                      < 이명재 기자 > 

 

 

'대장동 항소 포기' 둘러싸고 지휘부와 갈등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에 무력감 느꼈을 수도
박영수 특검, 조국 수사 이어 대장동 2기 수사

윤석열 사단의 행동대장으로 국정조사 반발
대선 여론조작 수사도…수사 역량 회의적 시선
대장동 재판, 국정조사 어떤 영향 미칠지 주목

 

전문가들  "감찰 결과 나온 뒤 징계해야 마땅"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가 16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및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6.4.16 연합 자료사진

 

“설명을 드리려고 하는 겁니다. 왜 설명을 못 하게 합니까!” (강백신 증인)
“국민 여러분, 검사들의 민낯을 보시는 겁니다. 국정조사를 받는 이 자리에서도 위원장에게 소리를 지르는 모습을 보십시오.” (서영교 국정조사특위 위원장)

 

지난 4월 16일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에서 열린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및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청문회에서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가 서영교 위원장과 충돌한 장면은 많은 이들에게 또렷이 각인돼 있다. 강 검사는 재판이 진행 중인 대장동 사건 담당 검사들을 국회가 불러 수사와 기소 경위를 따지는 것은 “수사나 재판에 관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위헌, 위법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로부터 4개월 가까이 흐른 10일, 대장동 2기 수사팀을 이끌어 1기 수사팀의 결론과 완전히 다른 결론을 내리는 데 앞장섰던 강백신 검사가 이날 오전 대구고검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강 검사는 사직서를 제출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여러 갈래 해석이 나온다.

 

가장 먼저 법무부의 감찰에 압박을 느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법무부는 현재 대장동 2기 수사팀 검사 9명 전원에 대해 감찰을 진행 중이다. 대장동 수사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기소 적절성을 확인하려는 목적이지만, 수사팀 내부에서는 이를 수사 동력을 떨어뜨리려는 의도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았다.

 

아울러 검찰의 수사와 기소 분리를 관철한 형사소송법 개정안 통과 및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제 살 길을 찾아 나선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지난해 9월 검찰청 폐지를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검찰 내부망에 “2025년 9월 26일은 검찰청 폐지가 아닌 헌법 폐지의 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여러 차례 검찰 수사권 폐지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내 왔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검찰 지휘부와의 갈등이다. 지난해 11월 검찰이 대장동 사건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자 강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일부 무죄가 선고된 부분에 대해 법리 오해 및 사실 오인을 항소 이유로 상급심 판단을 구하는 것은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수사팀과 지휘부의 갈등이 밖으로 드러난 것이다.

 

강 검사는 이재명 대통령을 사법처리하기 위해 투망 던지기식 수사에 누구보다 앞장섰던 '윤석열 사단'의 '행동대장'이었다. 그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참여했고, 그 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비리 의혹 수사와 공소 유지 등을 담당했다. 2022년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 3부장으로 부임한 뒤에 엄희준 당시 반부패수사 1부장과 함께 대장동 2기 수사팀을 지휘했다.

 

당시 수사팀은 대장동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을 수사해 김용 전 부원장과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을 잇따라 구속기소했다. 그 뒤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를 소환조사하고,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한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강백신(왼쪽) 대구고검 검사와 엄희준(오른쪽) 광주고검 검사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26.4.7 연합 자료사진

 

이런 이력 때문에 민주당과는 계속 충돌했다. 민주당은 2024년 강 검사가 대선 개입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고 수사권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탄핵소추안을 발의했으나 국회에 계류된 상태다. 청문회를 열려 했으나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따질 계제가 없었다.

 

서울중앙지검 ‘대선개입 여론조작 특별수사팀'을 이끈 강 검사는 같은 해 3월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수사 때 조우형 씨의 혐의를 은폐했다고 보도한 봉지욱 뉴스타파 기자를 정보통신망법(명예훼손)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같은 해 8월 5일, 민주당은 통신자료 조회를 실시한 주체로 지목받은 강 검사 관련 탄핵소추 사건 조사에 해당 의혹을 포함하고, 검찰 수사 과정의 법률 위반 혐의 여부도 살피기로 했는데 강 검사는 “합법적인 통신 가입자 조회에 불법 사찰 프레임을 씌워 탄핵 사유로 삼는 건 위헌적이고 부당한 공격”이라고 맞섰다.

 

강 검사는 또 2023년 12월과 이듬해 1월 허재현 리포액트 기자 쪽에 ‘전자정보 삭제·폐기 또는 반환 확인서’를 두 차례 교부했는데 각각 압수한 허 기자 노트북과 데스크톱 SSD 카드에 있는 정보 전체를 검찰 디지털수사망(D-NET)에 올리겠다는 취지로 해석돼 논란이 됐다. 이들 자료에는 압수영장이 허용하지 않은, 혐의와 관련 없는 정보가 대량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다.

 

검찰 내부에서도 강 검사가 정치적으로 민감할 수 있는 사건을 수사하면서 갈등과 마찰만 일으키지,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수사 역량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이 엄존하는 상황이다.

 

결론적으로 강 검사의 사직서 제출은 법무부 감찰에 대한 압박감, 대장동 항소 포기에 따른 좌절과 갈등, 정치권의 국정조사 압박과 검찰 개혁에 대한 반발과 무력감 등 여러 이유가 겹쳐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신이 수사한 사건이 정치적 도구로 이용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사직서 제출 소식을 알린 기사에 달린 댓글들을 보면 “사직서를 수리하지 말고 현직에서 수사를 받아라. 어딜 도망가려고!”, “윤석열의 XX 아냐? 사직이 아닌 파면해야” 등이 주류를 이뤘다.

 

법조 전문가들은 그의 사직이 향후 대장동 재판과 국정조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주목한다. 특히 검찰이 대장동 사건 항소를 포기한 상황에 수사팀장이었던 강 검사가 사직함으로써 공소 유지에 차질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이들이 있다. 항소심에서 검찰의 주장이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 검사의 사직서 수리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대구고검은 법무부에 사직서를 보고한 상태이며, 보통 검사 사직은 법무부 장관의 승인 후 대통령 재가를 거쳐 최종 수리된다. 사직서 제출 후 번복하는 사례가 과거에도 없지 않았기 때문에 강 검사 사직서의 수리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유튜브 채널 '주기자 라이브'를 진행하는 주진우 기자는 이날 저녁, 법무부 감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표 수리를 하지 않고 그를 징계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 임병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