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낙청 TV' 21일 박진영과의 대담 큰 파장
어떻게 당내 경쟁을 반명 ‘반란’으로 규정하나
촛불은 특정 정권의 소유물이어선 안 된다
민주주의는 충성 경쟁으로만 흘러선 안 돼

 

원로 지식인의 역할은 끝까지 질문하는 것
다른 목소리를 퇴행으로 규정해서는 안 돼
촛불의 정신은 권력을 의심하는 것이어야
촛불 내세워 새로운 권위주의 만들지 말자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지난 21일 유튜브 채널 <백낙청TV>에서 방영된 박진영 민주연구원 부원장과의 대담이 적지 않은 논란을 낳고 있다. 민주진보 진영의 어론으로 존경을 받아온 백 교수는 ▲지난 17일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가 ‘4기 민주당 정부'이자 '2기 촛불 정부'인 이재명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거의 총궐기한 것이었으며, ▲이 대통령과 지지자들이 당내 '반란'을 진압한 것이며, 특히 호남 유권자들이 압도적으로 집단지성을 발휘해 판세를 결정지었다는 점에서, '정권 교체의 완수'라고 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단체제 변혁을 전제로 광범위한 중도세력이 모여야 한다며, 유시민 작가에 대해  "분단체제 빼고, 촛불혁명 빼고, 시사 논평을 너무 오래 하다 보면, 반드시 바닥이 드러나게 돼 있다"고 비판했으며, ▲'나는 대통령하고 한 몸이다. 끝까지 지켜줄 사람은 나뿐이다' 정청래 전 대표가 이런 식으로 카모플라주(위장)를 했다고 그럴까? 유시민 작가 같은 사람이 그 위장을 터뜨린(폭로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정 전 대표가 40% 득표했다고 해서 당내 40% 가까운 지분을 갖는 비주류가 성립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아래 글은 이와 관련한 박철 시민기자의 글이다. 박 시민기자는 “평소 존경해 온 분의 말씀인 만큼 그냥 지나치기 어려워 적었다”고 밝혔다.  <편집자 주>

 

백낙청 TV에서 갈무리

 

최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유튜브 채널 '백낙청 TV'에서 민주당 당대표 경선과 이재명 정부를 둘러싸고 내놓은 발언을 접하면서 적지 않은 당혹감을 느꼈다. 오랫동안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와 시민운동, 분단체제와 변혁을 고민해 온 원로 지식인의 발언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정파적이고, 자신과 다른 정치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을 너무 쉽게 선악의 구도로 재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백 교수의 정치적 견해 자체를 문제 삼고 싶은 것이 아니다. 지식인이 어떤 정치적 입장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원로 지식인이라고 해서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그가 자신의 정치적 판단을 뒷받침하기 위해 ‘촛불’이라는 역사적 시민운동의 의미를 특정 정권과 정치세력의 정당성과 동일시하고, 정당 내부의 정상적인 경쟁과 이견을 ‘반란’이라는 언어로 규정한 데 있다. 이것은 단순한 표현상의 문제가 아니다. 민주주의를 바라보는 관점의 문제이며, 시민이 주체가 되어 만들어낸 촛불의 역사적 의미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의 문제다.

 

어떻게 당내 경쟁을 ‘반란’이라 부를 수 있는가

 

무엇보다 우려스러운 것은 민주당 당대표 경선 과정에서 나타난 경쟁과 갈등을 ‘반란’으로 표현한 것이다. 정당은 군대가 아니다. 당대표 경선은 상명하복의 명령체계를 확인하는 과정도 아니며, 지도부에 대한 충성도를 시험하는 자리도 아니다.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와 노선이 당원과 시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하는 민주적 절차다. 어떤 후보가 다른 후보보다 더 많은 지지를 받으면 승자가 된다. 패자는 결과를 인정하고 승자는 패자를 존중하면 된다. 그 과정에서 치열한 논쟁과 갈등이 벌어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오히려 아무런 이견도 없고 모든 사람이 한 사람의 지도자를 중심으로 동일한 목소리를 낸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민주주의에서 경쟁은 혼란이 아니라 제도화된 갈등이다. 정당은 서로 다른 이해와 가치, 정책적 지향이 부딪히는 공간이다. 노동자와 자영업자, 청년과 노년층, 수도권과 지방, 진보적 개혁파와 현실적 중도파의 요구가 모두 같을 수 없다. 정당이 다양한 사회적 요구를 담아내려면 내부에 다양한 목소리가 존재해야 한다.

 

그런데 당내 이견을 ‘반란’이라고 부르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다. 반란이라는 단어에는 이미 ‘정당한 권력’과 ‘그 권력을 뒤엎으려는 불순한 세력’이라는 구도가 전제되어 있다. 그렇다면 누가 정당한 권력인가. 대통령인가, 당대표인가, 지도부인가. 아니면 그들을 지지하는 지식인인가. 민주주의의 답은 분명하다. 정당의 권력은 당원에게서 나오고 국가 권력의 정당성은 시민에게서 나온다. 당내에서 다른 후보를 지지했다고 해서 반란군이 되는 것은 아니다. 지도부의 정책을 비판한다고 해서 반당 세력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정부의 정책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해서 반촛불이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정치적 경쟁을 죄악시하는 순간 정당 민주주의는 죽기 시작한다.

 

촛불은 특정 정권의 소유물이 아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촛불’에 대한 이해다. 2016년과 2017년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은 어느 한 정치인이 기획한 행사가 아니었다. 어느 정당이 시민들에게 명령해서 일사불란하게 만들어진 것도 아니었다. 수많은 평범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었다. 학생과 노동자, 직장인과 자영업자, 부모와 아이, 청년과 노년층이 함께했다. 그들 가운데는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사람도 있었고 정치에 별다른 관심이 없던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적어도 하나의 공통된 열망을 공유했다. 권력이 국민 위에 군림해서는 안 된다는 것, 대통령도 법과 헌법 아래 있어야 한다는 것, 국가의 주인은 시민이라는 것이었다. 촛불은 특정 정치인의 집권을 위한 운동이 아니었다. 물론 촛불혁명의 결과로 정치권력이 교체되었고 이후의 정치적 변화가 촛불과 연결되었다. 그러나 그 역사적 결과와 촛불 자체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촛불이 특정 정부의 정통성을 영구적으로 보증하는 정치적 면허증이 되는 순간, 촛불은 시민의 역사에서 특정 정치세력의 자산으로 변한다. 나는 이것을 ‘촛불의 사유화’라고 부르고 싶다. 촛불을 들었던 시민들은 어느 정권이든 무조건 지지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그들이 요구한 것은 권력이 시민을 두려워하고, 시민의 감시를 받는 민주주의였다. 따라서 오늘의 정부가 촛불의 정신을 계승한다고 주장한다면 오히려 더 엄격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

 

이재명 정부 역시 예외가 아니다. 이재명 정부를 촛불정신의 계승자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는 사람을 반촛불로 몰아서는 안 된다. 오히려 정부가 촛불의 이름을 내세울수록 시민들은 더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촛불은 권력을 신성화하기 위해 존재한 것이 아니라 권력을 시민의 통제 아래 두기 위해 존재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충성 경쟁이 아니다

 

오늘날 한국 정치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현상은 정책과 가치에 대한 논쟁이 사라지고 정치적 충성심을 겨루는 분위기가 커지는 것이다. 정치인은 정책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정당은 시민의 삶을 얼마나 개선했는지로 평가받아야 한다. 정부는 경제와 일자리, 주거와 교육, 복지와 외교·안보 등 국정의 성과를 통해 평가받아야 한다. 그런데 모든 정치적 판단의 기준이 ‘누구 편인가’로 바뀌면 민주주의는 충성도 테스트로 전락한다. 이재명 정부를 비판하면 반이재명이 되고,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하면 반민주당이 되고, 촛불정부의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면 반촛불이 된다. 그러면 정치인은 시민을 설득할 필요가 없어지고, 지지자에게 충성만 요구하게 된다. 이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동의하는 사람만 존재하는 체제가 아니다. 오히려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체제다. 정치적 반대자는 제거해야 할 적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시민이다.

 

이 지점에서 진보의 의미를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 진보는 권력을 비판하는 데서 출발했다. 약자의 편에 서고, 권력의 오만을 견제하고, 기존 질서의 부조리를 질문하는 것이 진보의 기본 정신이었다. 그런데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세력이 권력을 잡았다고 해서 그 권력을 비판하지 못한다면 진보는 자기모순에 빠진다. 권력을 잡기 전에는 비판을 민주주의라고 하다가 권력을 잡은 뒤에는 비판을 반역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진보가 아니다. 권력의 주인이 바뀌었을 뿐 권력에 대한 태도는 그대로인 셈이다. 진정한 진보는 자기편에게 더 엄격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가 잘하면 잘한다고 말하면 된다. 그러나 잘못하면 잘못했다고 말해야 한다. 민주당이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면 지지하면 된다. 그러나 시민의 기대를 저버리면 비판해야 한다. 나는 이것이 오히려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성공을 바라는 사람에게 필요한 태도라고 생각한다. 정권이 실패하면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시민이다. 민주당이 실패하면 민주주의 전체에도 상처가 남는다. 그러므로 비판을 ‘반란’으로 규정하는 것은 지지하는 정부와 정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원로 지식인의 역할은 끝까지 질문하는 것이다

 

백낙청 교수에게 더욱 아쉬움을 느끼는 이유는 그가 단순한 정치평론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는 한국 사회의 민주주의와 시민운동, 분단체제와 변혁을 오랫동안 고민해 온 대표적인 원로 지식인이다. 그의 말에는 일반 정치인의 말보다 훨씬 큰 사회적 무게가 있다. 그래서 원로 지식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정치적 충성이나 진영의 대변이 아니다. 지식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질문하는 것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권력에도 질문하고, 자신이 속한 진영에도 질문하고, 자신이 오랫동안 믿어온 사상에도 질문해야 한다. ‘우리가 옳다’고 말하는 것보다 ‘우리가 혹시 틀릴 수도 있지 않은가’라고 묻는 것이 지식인의 본령이다.

 

특히 권력을 가진 쪽에 가까운 지식인일수록 더 비판적이어야 한다. 권력은 언제나 자기 자신을 정당화하려 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정당은 자신들의 정책이 옳다고 주장할 것이다. 정치지도자는 자신의 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할 것이다. 지지자들은 비판을 정치적 공격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때 지식인은 오히려 한 발 물러서서 질문해야 한다.

‘정말 그런가?’ ‘다른 가능성은 없는가?’ ‘우리 편이 잘못한 것은 없는가?’

이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있어야 민주주의가 건강해진다.

 

유시민 등 다른 목소리를 ‘퇴행’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자신과 다른 견해를 가진 유시민 작가 등을 촛불에 대한 태도나 정치적 수준의 문제로 일괄 평가하는 것 역시 적절하지 않다. 유시민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그의 분석이 틀렸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토론과 논쟁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고 해서 상대를 ‘촛불을 외면한 사람’이나 ‘수준이 떨어진 사람’으로 규정하는 것은 공론장의 폭을 좁힌다. 진보 안에도 다양한 의견이 존재해야 한다. 급진적인 변혁을 중시하는 사람도 있고 제도적 개혁을 중시하는 사람도 있다. 원칙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고 현실적 정책과 타협을 중시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차이는 진보의 약점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자산이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토론하면서 더 나은 길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민주주의다. 자신과 다른 의견을 틀렸다고 말하는 것과 그 의견을 말할 자격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

 

유시민 작가가 7월 15일 매불쇼에 출연해 구조적 다수와 검찰개혁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유 작가는 구조적 다수를 재건축에 비유하며, 이 대통령이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필연적으로 실패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출처: 매불쇼 영상 갈무리   

 

정당에서 자주 사용하는 ‘원팀’이라는 말도 다시 생각해야 한다. 원팀은 모두가 같은 생각을 하는 조직이 아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하는 것이 원팀이다. 민주당이 진정한 원팀이 되려면 당내 비판세력을 제거할 것이 아니라 그들의 목소리를 제도 안에서 보장해야 한다. 경선에서 패배한 후보와 그를 지지한 당원들도 민주당의 구성원이다. 그들의 모든 주장이 옳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의 존재 이유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승자는 패자를 존중하고 패자는 선거 결과를 인정해야 한다. 그 위에서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협력해야 한다. 반대 의견을 없앤 뒤 ‘원팀’을 외치는 것은 통합이 아니라 획일화다. 정당의 힘은 내부에 다른 목소리가 없다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목소리를 민주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능력에서 나온다.

 

촛불의 정신은 권력을 의심하는 것이다

 

나는 촛불의 핵심 정신 가운데 하나를 ‘권력을 의심하는 시민의식’이라고 생각한다. 촛불시민들은 권력을 믿지 않았다. 대통령이라고 해서 무조건 옳다고 믿지 않았고, 정부라고 해서 자동으로 정의롭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권력이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법과 원칙을 무시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에 광장으로 나왔다. 그렇다면 촛불정신을 계승한다는 것은 오늘의 권력에도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을 의미한다. 촛불정부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해서 그 정부의 모든 정책이 촛불이 되는 것은 아니다. 촛불을 들었던 시민이 오늘의 정부를 비판한다면 그 비판 역시 촛불정신의 일부다. 민주당원이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한다고 해서 반민주당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정부를 지지했던 시민이 정부의 정책을 비판한다고 해서 배신자가 되는 것도 아니다. 민주주의는 지지와 비판이 함께 존재할 때 건강해진다.

 

모든 권력에는 자기 정당화의 본능이 있다. 그래서 민주주의에는 야당이 필요하고 언론이 필요하며 시민사회가 필요하다. 그리고 권력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비판할 수 있는 지식인이 필요하다. 지식인이 권력의 자기정당화 논리를 대신 설명하기 시작하면 공론장은 약해진다. 특히 ‘촛불’이라는 역사적 권위를 빌려 특정 정치세력의 정당성을 강화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촛불은 어느 정치인의 것도 아니고 어느 정당의 소유물도 아니다. 촛불은 광장에 나왔던 이름 없는 시민들의 역사다. 그들은 특정 정치인을 위해 촛불을 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과 미래를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되찾기 위해 촛불을 들었다. 따라서 누구도 촛불의 유일한 해석자가 될 수 없다. 백낙청 교수도 예외가 아니다.

 

촛불의 이름으로 새로운 권위주의를 만들지 말자

 

백낙청 교수의 발언을 비판하는 이유는 그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기 때문이 아니다. 지식인이 특정 정치적 입장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그 정치적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민주주의의 원칙과 촛불의 역사까지 하나의 진영 논리 안으로 끌어들이는 데 있다. 당내 경쟁을 ‘반란’이라고 부르는 순간 민주주의적 경쟁은 죄가 된다. 비판자를 ‘반촛불’로 규정하는 순간 시민의 자유로운 판단은 충성심의 시험으로 변한다. 특정 정권과 촛불을 동일시하는 순간 촛불은 시민의 역사에서 특정 권력의 정치적 자산으로 전락한다.

 

그리고 원로 지식인이 이러한 논리를 뒷받침할 때 그 위험은 더욱 커진다. 나는 백낙청 교수가 자신의 발언을 다시 돌아보기를 기대한다. 그가 한국 민주주의에서 차지해 온 역사적 위치가 크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원로 지식인의 위대함은 언제나 옳은 말을 하는 데 있지 않다. 자신이 틀릴 가능성을 인정하고, 자신이 지지하는 진영이 권력을 가졌을 때 더욱 엄격하게 성찰하는 데 있다. 촛불은 우리에게 누구를 무조건 믿으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촛불은 권력을 시민의 통제 아래 두라고 가르쳤다. 촛불은 특정 정치인을 신성화하라고 하지 않았다.

 

촛불은 반대자를 제거하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촛불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하나의 광장에서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러므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특정 정권의 이름이 아니라 촛불의 정신이다. 촛불을 사유화하지 말자. 민주주의를 진영의 소유물로 만들지 말자. 정당 안의 비판을 반란으로 부르지 말자. 그리고 권력을 지지하는 사람일수록 권력에 더 엄격하자. 촛불의 진정한 정신은 권력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편에 서는 데 있다. 촛불의 주인은 대통령도, 정당도, 특정 지식인도 아니다. 촛불의 주인은 시민이다. 그리고 시민에게 촛불을 돌려주는 것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민주주의를 지키는 가장 정직한 방법이다.  < 박철 시민기자 : 샘터교회 원로목사. 시인. 부산예수살기 대표.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전 상임의장. 탈핵부산시민연대 전 상임대표 >

 

 

한국인 55% "미국 비호감"…20여 년만에 '첫 역전'

● COREA 2026. 8. 25. 11:30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트럼프 관세 반대 85%, 이란 대응 반대 약 75%
호감도, 2018년 80%에서 작년 61%, 올해 45%
'신뢰할 만' 비율 바이든 때 83%에서 57% 추락
'세계 평화·안정 기여'는 3년 전 74%에서 47%로
주한미군 현역 병력, 올 3월 기준 약 2만3400명

 

20여 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인의 과반이 미국에 비호감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퓨리서치 센터는 4일 공개한 올해 봄 여론조사에서 한국인의 55%가 미국에 '비호감'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의 39%에서 16%포인트 급등한 수치다. 또한 작년에 9%에 그쳤던 '매우 비호감' 비율은 올해엔 18%로 크게 증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교육정책 홍보를 위해 마련한 ‘개학’ 주제의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 08. 24 [로이터=연합뉴스]

 

한국인 55% "미국은 비호감"…20여 년만

 

반면, 미국에 '호감'을 표명한 한국인은 작년에는 61%였지만, 올해는 45%로 절반 미만으로 떨어졌다. 트럼프 1기 행정부의 2년 차였던 2018년의 80%에 비하면 35%포인트 폭락했다. 퓨리서치는 이번 조사가 지난 17일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한미 연합군사연습 축소 지시가 있기 전에 진행된 것이라고 설명해 지금은 대미 호감도가 더 떨어졌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퓨리서치는 "미국을 신뢰할만한 파트너로 인식하는 한국인의 비율도 크게 낮아졌다"고 밝혔다. 한국 성인의 57%가 여전히 미국을 신뢰할만한 파트너로 봤다. 그러나,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인 2022년의 83%에서 26%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미국이 국제 정책을 결정할 때 한국 같은 국가들의 이익을 고려한다고 보는 한국인의 비율도 줄었다. '상당히' 또는 '어느 정도' 고려한다고 답한 한국인은 21%에 그쳤다. 동일한 문항을 갖고 마지막으로 조사했던 2023년엔 38%였다.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상당히' 또는 '어느 정도' 기여한다고 응답한 한국인의 비율도 2023년 74%에서 올해 47%로 추락했다.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와 비호감도. 2026. 08. 24. [출처., 퓨리시처] 시민언론 민들레

 

트럼프 관세 반대 85%, 이란 대응 반대 75%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인 관세 정책엔 한국인의 대다수인 85%가 비판적이었다. 이 중 63%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답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 찬성 비율은 14%에 그쳤다. 퓨리서치는 "올해 초 트럼프는 한국 국회가 제안된 무역 협정을 승인하지 않는다면 한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겠다고 위협했고, 그 후 국회는 해당 협정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이란 대응 방식엔 한국인의 약 4분의 3이 비판적이었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47%는 '강력히 반대한다'고 대답했다. 퓨리서치는 "트럼프는 연합군사훈련의 축소를 요구하면서 미국이 이란과 군사적 충돌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지원을 꺼린 듯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고 소개했다. 한편 선제공격을 시작으로 6개월의 대규모 군사 작전을 벌이고도 이란에 고전을 면치 못하자, 트럼프 행정부는 24일 일단 군사 작전을 뒤로 물리고 이란과 거래하는 모든 국가에 '2차 제재'를 가한다고 발표했다. 미 재무부가 밝힌 대표적인 제재 품목에는 디지털 자산(가상화폐), 기술, 금, 항공, 해운 관련이다.

 

한국군과 미군 병사들이 파주에서 진행 중인 한미 군사연습 도중 군용 헬기에서 내리고 있다. 2025년. 연합뉴스

 

주한미군 병력, 3월 기준 약 2만3400명

 

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대미 호감도가 낮아졌지만, 한국인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미국을 압도적으로 꼽았다. 그러나 그 비율은 84%로 작년(89%)보다 소폭 줄었다. 2025년 조사에서 24개국 중 미국을 가장 중요한 동맹국으로 꼽은 비율이 한국보다 높은 국가는 이스라엘뿐이었다. 또한 한국인은 계속 북한을 가장 큰 위협으로 인식하는 걸로 조사됐다.

 

주한미군 병력 규모와 관련해, 퓨리서치는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인적자원데이터센터(DMDC)를 인용해 2026년 3월 기준 약 2만3400명의 미군 현역 병력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한미군 규모는 10년 이상 수천 명 안팎의 변동을 보이며 약 2만5000명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돼왔다. 2014년 3월 당시엔 주한미군 현역 병력은 3만 명이 넘었다.                                                                                             < 이유 기자 >

 

 

 

"미, 올바른 태도로 나오면 협상"…트럼프 추가관세 위협에 "놀랍지 않아"

"국익 최우선 지킬 것".. 11조원 투입, 쇄빙선 건조 계획…경제 자립 가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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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레비의 다비 조선소에서 신형 쇄빙선 건조 계획을 발표하는 마크 카니 총리 [AP=연합뉴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미국과의 무역 협상 결렬 및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추가 관세 위협과 관련해 캐나다 주권과 국익을 최우선으로 지키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24일 재차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퀘벡주 레비의 다비 조선소에서 열린 조선업 투자 행사에서 "미국과의 무역 협상 목표는 언제나 캐나다 국민에게 최선의 합의를 얻기 위한 것이었지, 결코 어떠한 대가를 치르거나 특정 시간 프레임에 맞춰 합의하는 게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이 제시한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그들이 요구한 것을 줄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협상 테이블에서 캐나다가 미국의 자회사라거나 캐나다 산업이 미국 산업에 비해 불리해질 것이라는 (미국의) 태도, 시간이 갈수록 캐나다 산업이 역풍을 맞을 것이라는 태도는 우리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이 우리 산업에 대한 올바른 태도와 진정한 파트너십을 갖고 먼저 협상 테이블에 나온다면, 당연히 우리도 협상 테이블에 나올 것"이라고 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부터 캐나다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철강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들이 제시한 조건들로 우리가 확인했던 바를 그대로 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갑작스럽거나 의외의 조치가 아니라 이미 지난주 결렬된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이 제시한 조건들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는 취지다.

그는 "우리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캐나다 정부는 이날 자국 경제 자립 및 인프라 강화를 위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카니 총리는 신형 쇄빙선 6척을 건조에 110억 캐나다달러(약 11조원)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퀘벡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캐나다 해경의 노후한 중·대형 쇄빙선들을 대체하기 위한 것으로, 6척 모두 퀘벡주 다비 조선소에서 캐나다산 철강 등 국내 자재를 활용해 건조된다.

 

이는 건설 단계에서만 약 5천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매년 약 6억5천만 캐나다달러를 국내총생산(GDP)에 기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투자는 캐나다의 경제적 자립과 북극해 안보를 강화하고, 핵심 무역 경로와 해양 항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국가 조선 전략'의 일환이라고 캐나다 정부는 설명했다.

쇄빙선은 2027년 건조가 시작돼 첫 선박은 5년 뒤 인도되며, 전체 선단은 2038년까지 배치될 예정이다.                                                      < 김연숙 기자 >

 

캐나다, 미 중간선거 전 협상재개 가능성 낮다 판단…장기전 대비

 

"국내 장기 지원 패키지 마련 중"…양국 소통은 계속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로이터=연합뉴스]

 

캐나다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갈등이 조기에 해소되지 않고 미국 중간선거 이후까지 장기화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비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 카니 캐나다 내각은 최근 미국과의 무역협상 결렬 이후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 이전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관련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 캐나다 정부가 미국의 관세 조치로 타격을 입은 자국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 장기적인 지원 패키지를 마련 중이라고 전했다.

이 지원책은 양국 분쟁이 지속되는 동안은 물론, 필요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전반에 걸쳐 유지되도록 설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국 소통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다.

도미닉 르블랑 캐나다 대미 무역 담당 장관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연락을 하고 있다고 캐나다 관계자가 24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에린 오툴 캐나다·미 경제 관계 자문위원은 이날 현지 방송 C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두 이번 협상이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진행될 수 있기를, 그리고 소통 채널을 계속 열어둘 수 있기를 여전히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마크 와이즈먼 주미 캐나다 대사도 23일 "미국과 매일 대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에 관세 부과를 경고한 후 협상을 이어오던 양국은 지난 21일 밤 협상을 중단했다.

 

이에 미국은 22일부터 약 200억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했고, 캐나다도 9월 8일부터 같은 규모의 보복 관세를 예고한 상태다.

 

여기에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1월 1일부터 캐나다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철강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추가로 위협하면서 양국 갈등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 김연숙 기자 >

 

캐나다인 4명중 3명 "나쁜 거래 중단 옳다"… 대미 무역전쟁 지지

온타리오 포드 주 수상 "레이건이 무덤서 뒤척일 판"…트럼프 맹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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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반(反) 트럼프 시위 [AP=연합 자료사진]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캐나다 국민 대다수가 정부의 대미 무역 협상 중단과 강경 대응 기조를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여론조사기관 앙거스 리드 연구소가 23일 발표한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6%가 '캐나다 정부가 미국과의 나쁜 거래를 받아들이지 않고 무역 협상을 중단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잘못된 결정'이라는 응답은 13%에 그쳤고,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정부의 협상 중단 조치는 캐나다 전 지역에서 고르게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으며, 특히 퀘벡주(85%)와 브리티시컬럼비아주(85%) 등에서 지지세가 높았다.

 

특히 2025년 연방 총선에서 보수당에 투표했던 응답자의 53%도 현 마크 카니 자유당 정부의 결정이 옳았다고 답했다.

 

마크 카니 총리의 협상 태도에 대해서도 전체 응답자의 69%가 '국가 이익에 반하는 조건을 거부함으로써 지도자의 강인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또 64%는 이번 일을 계기로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가 더욱 강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응답자의 38%는 이번 무역 갈등으로 자신의 일자리에 미칠 영향이 걱정된다고 답했으며, 이 중 13%는 '매우 걱정된다'고 했다.

 

향후 협상 타결에 대한 전망은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미국과 새로운 무역협상을 체결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응답은 39%였고, 48%는 '확신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22∼23일 캐나다 성인 1천46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이뤄졌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이다.

 

여기에 캐나다 내 인구가 가장 많은 온타리오주의 더그 포드 주수상은 24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며 단결을 강조했다.

 

포드 수상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무실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초상화를 걸어두고 있는 점을 언급하며 "그(레이건)가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안다면 사진 속에서 구토하고 무덤 속에서 몸을 뒤척였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혐오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 수상은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우리는 전력을 다할 것(We're all in)"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 분위기는 절정에 달해있고, 모두가 경제 전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그들은 자신들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 김연숙 기자 >

 

트럼프, 보복관세 캐나다에 "내년부터 자동차 관세 50%로" 반격

 

자동차부품·철강 관세도 50%로 인상…"캐나다가 오랫동안 미 갈취"

"우린 캐나다 필요 없다"…무역전쟁 기름 부으면서 협상 여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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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내년부터 캐나다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철강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통해 "2027년 1월 1일부터 자동차와 소형·대형 트럭, 자동차 부품, 철강 관세가 50%로 인상될 것"이라며 "미국에서 제조하면 관세는 부과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는 오랫동안 미국을 갈취해왔고 무역과 각종 분야에서 캐나다는 가장 다루기 나쁜 나라 중 하나"라며 "우리는 캐나다가 필요 없고 캐나다가 우리를 필요로 한다. 캐나다 무역의 95%는 미국과 이뤄지지만 우리는 정반대"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농산물과 농가에 터무니없이 높은 관세가 부과돼 위대한 애국자들의 삶이 불가능해졌고 600억 달러의 적자가 발생했다"면서 "더는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맞서 캐나다가 보복관세 방침을 밝히자 자동차 등의 관세를 50%로 인상하겠다며 재차 맞불을 놓은 셈이다.

 

국경을 맞댄 최우방국 간 무역전쟁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시점을 내년 초로 설정해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 백나리 기자 >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타당하지 않아"…사설서 비판

"소비재 등에 타격…전략 없는 무차별 전쟁에 지지율 저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로이터=연합 자료사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 캐나다 관세전쟁을 "가장 어리석은 무역 전쟁"이라고 부르며 강하게 비판했다.

 

WSJ은 23일(현지시간) 사설에서 "캐나다와 관세 싸움을 격화하기로 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전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작년 자신들이 대 캐나다·멕시코 관세를 "역사상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고 평가했던 사실을 상기하면서 "중간선거를 불과 10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캐나다 수입품에 또다시 국경세(관세)를 부과하면서 더욱 어리석어졌다"고 진단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관세 부과의 근거들을 거론하며 구체적으로 비판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로 든 1930년 제정된 관세법 제338조와 관련, "역대 대통령 중 이 권한을 행사한 사례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미 주류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를 보류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캐나다가 미국산 주류를 계속 배제할수록 미 업체들이 점유율을 되찾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문제 삼은 캐나다의 미국 기술기업에 대한 대우와 디지털세 문제 등은 미국·멕시코·캐나다무역협정(USMCA) 재협상에서도 다룰 수 있는 사안들이라고 덧붙였다.

 

WSJ은 캐나다에 대한 무역적자 문제를 제기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특히 아이러니하다"며 이는 미 정유시설에 최적화된 중질 원유 수입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산 원유 수입을 제외하면 미국은 캐나다와의 교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겠지만, 미 정유시설의 가동률 역시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국경세 조치는 다양한 소비재, 건축 자재, 제조용 부품에 타격을 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저조한 이유 중 하나는 유권자들이 그가 전략 없이 무차별적인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며, 무역에 있어선 그들이 옳다"고 말했다.                                                                                                       < 김연숙 기자 >

 

데이터센터로 부딪힌 트럼프 - 공화… 캐나다 관세도 이견

 
 

선거 앞두고 공화당 일각 입장 변화…"데이터센터 기업, 스스로 무덤 판 것"

미 · 캐나다 무역 협상 결렬에도 "기업 불확실성 초래" 내부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설립과 미국·캐나다 간 무역 협상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사이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일각에서 데이터센터 지원에 선을 긋고 무역 협상 결렬에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긴장감이 나타나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전 측근 마이클 코언과의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를 받아들이지 않는 지역사회는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라며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양의 일자리와 자금을 창출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터센터가 전력망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며 "그들은 자체 발전소를 짓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화당 일각에서는 데이터센터에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악시오스는 짚었다.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이날 ABC 방송 인터뷰에서 데이터센터를 짓는 기업들이 지역사회의 지지를 얻는 데 실패했다며 "그들이 스스로 제 무덤을 팠다"고 말했다.

공화당에서도 핵심 경합주인 미시간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하는 마이크 로저스는 지역에서 1년간 데이터센터 건설을 유예하는 조치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일부 공화당원들은 이제 '데이터센터'라는 단어를 멸칭(epithet)으로 사용하며 무분별한 데이터센터 건설의 반대자를 자처하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텍사스주에서 데이터센터 설립 반대 시위를 벌이는 시민들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는 최근 지역사회에서 데이터센터 설립 반대 여론이 거세진 데 따른 움직임이다.

지난달 애넌버그 공공정책센터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1%가 자기 거주 지역 내 데이터 센터 신설에 반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49%)과 비교해 11%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반대 의견은 민주당원(69%) 사이에서 더 높았지만, 공화당원 가운데도 과반(54%)이 데이터센터 설립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에 실시된 갤럽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1%가 반대 의견을 밝히면서 원전보다 데이터센터 건설에 대한 반대가 더 극심하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도 데이터센터를 고리로 공화당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NYT에 따르면 하원 주요 경합 지역인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 지역 민주당 후보들은 최근 데이터센터를 비판하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지난주 공화당 상원 선거위원회(NSRC)에서 "데이터센터가 오하이오주 상원의원 후보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요인"이라고 분석한 문건이 공개되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공화당 일각에서는 미국과 캐나다의 무역 협상 결렬을 두고도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캐나다와 국경을 맞댄 메인주의 공화당 상원의원 수전 콜린스는 미국과 캐나다 간 무역 협상 결렬과 관련해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과 캐나다의 오락가락하는 무역 협상은 메인주 기업에 더 높은 비용과 위험, 불확실성을 초래한다"며 "양측 모두 협상 테이블로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 곽민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