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비자 240일 제한' 등 새 규정 시행 하루 앞 원고측 손들어줘

법원 "교육과 경제 재앙적 결과 가능성"…가처분 이어 내달 추가 심리

 
 

트럼프 대통령 [로이터=연합]

 

미국 연방법원이 14일 유학생과 외국 언론인 등의 미국 체류 기간을 제한하려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새 이민 규정 시행에 제동을 걸었다.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연방법원의 데니스 세일러 판사는 이날 노동조합과 교육·이민 관련 단체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측 요청을 받아들여 국토안보부(DHS)의 새 규정 시행을 잠정 중단하는 예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해당 규정의 시행을 하루 앞두고 나왔다.

이는 규정의 적법성에 대한 본안 판단은 내리지 않은 채 시행을 일단 중단한 것으로, 추가 심리는 다음 달 2일 열릴 예정이다.

 

세일러 판사는 국토안보부가 새 규정을 도입하며 내세운 근거가 "극히 빈약하다"고 지적했다.

국토안보부는 국가 안보와 비자 제도의 사기 방지 필요성을 근거로 들었지만, 세일러 판사는 정책 변경에 따른 문제점을 제대로 살피거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방안을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시행을 중단시킨 새 규정은 유학생(F비자)과 교환·연수방문자(J비자), 외국 언론인(I비자)에게 적용돼온 이른바 '체류자격 유지 기간'(Duration of Status·D/S) 제도를 폐지하고 비자 종류별로 체류 기간에 제한을 두는 것이 골자다.

 

기존에는 학업이나 연구, 취재 등 비자 발급 목적에 맞는 활동을 계속하는 동안 별도의 체류 기간 연장 신청 없이 미국에 머물 수 있었다.

 

그러나 새 규정에 따르면 F·J비자는 최대 4년, I비자는 최대 240일로 체류 기간이 제한되며, 그 이후에도 미국에 머물려면 이민국(USCIS)에 체류 연장을 신청해 허가를 받아야 한다.

 

원고 측은 새 규정이 유학생과 연구자들의 안정적인 학업·연구 활동을 어렵게 하고, 미국 교육기관의 외국인 인재 확보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외국 언론인에게 체류 기간을 정해두고 연장 심사를 받도록 하는 데 대해서는 취재 활동을 제약하고 언론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세일러 판사는 새 규정이 미국이 약 50년간 유지해온 D/S 제도를 뒤집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일러 판사는 아울러 기존 제도를 통해 수천만 명의 외국인 유학생과 연구자가 미국에 들어와 과학·의학·기술 분야의 획기적인 연구와 경제 성장 등에 크게 기여해왔다고 평가했다.

 
매하기
뉴욕 존 F.케네디 국제공항  [AP=연합]

 

현재 미국에는 약 160만명의 F비자 소지자와 약 50만명의 J비자 소지자가 있다. I비자 소지자는 3만7천명 규모로 추산된다.

 

주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에 체류 중인 한국인 가운데 F-1 비자 유학생은 1만1천861명이고 그 동반가족(F-2)은 1천347명, J-1 비자 교환방문자 7천985명과 동반가족(J-2) 3천180명, I비자 소지자 349명으로 집계됐다.

 

세일러 판사는 새 규정이 미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유학생과 교수, 언론인의 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 등 주요 연구 중심 대학의 경우 특히 대학원 과정에서 외국인 학생 비중이 높다며, 새 규정이 시행될 경우 수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하고 등록 학생 수도 줄어들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고등교육 체계와 경제에 미칠 피해가 재앙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는 법원의 이번 결정과 관련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 이유미 기자 >

 

 

 

 
 

프랑스 파리서 팬 3만명과 함께 6년만에 첫 단독 무대

공연 중 '기쁨의 눈물'…"여러분, 나, 삶을 위해 노래하겠다"

 

돌아온 셀린 디옹= 병마를 극복하고 본격적인 음악활동을 재개한 셀린 디옹 [AFP=연합]

 

근육 경직성 신경질환을 이겨낸 셀린 디옹(58)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성공적으로 복귀 콘서트를 치렀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투병 사실을 밝힌 지 4년 만에 진행된 이번 공연에서 디옹은 "예상보다 훨씬 험난한 길이였다"며 힘들었던 투병 과정을 털어놨고 팬들은 그를 다시 보게 됐다는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디옹은 이날 파리 서쪽 외곽 플레니튜드 아레나에서 6년 만에 단독 콘서트를 진행했다.

그는 2020년 월트 투어의 일환으로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콘서트를 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한 차례 연기했고 2022년 근육 경직을 유발하는 희소 질환인 '전신 근육 강직인간증후군'(Stiff-Person Syndrome·SPS)을 앓고 있다고 밝히면서 예정된 공연을 모두 취소했다.

 

디옹은 이날 콘서트 초반부터 깊은 감동에 빠진 듯했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기쁨의 눈물"이라며 "여러분을 만나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무대 위 기쁨의 눈물  [AFP=연합]

 

그는 "저 멀리 산속 깊은 곳에서 보이는 희미한 빛줄기를 붙잡고 버텼다"며 "오늘 밤 여러분을 위해, 나 자신을 위해, 나아가 삶을 위해 노래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콘서트에는 3만명의 관중이 모여 그의 복귀를 환영했다. 프랑스 일간 르피가로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도 이날 공연에 참석했다고 전했다.

 

디옹의 열정에 화답하듯 파리시도 곳곳에서 여러 이벤트를 통해 콘서트 분위기를 띄웠다.

전날 파리 튈르리 공원 상공에 떠오른 열기구에는 그가 2024년 파리 올림픽 개막식 당시 불렀던 에디트 피아프 '사랑의 찬가' 노래 구절 일부와 '셀린'이 새겨졌다. 공연장 인근 철도역 이름은 일시적으로 '셀린'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디옹은 다음 달까지 총 16회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며 내년 5월에 10회 공연을 추가로 개최할 계획이다.

 

캐나다 퀘벡 출신인 디옹은 40년간 영어와 프랑스어로 발매된 앨범 약 2억 6천만장을 판매했으며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곡 '마이 하트 윌 고 온' 등을 불러 그래미상을 5차례 받은 세계적 가수다.                                                                      < 오수진 기자 >

 


[AFP=연합]

 

 

"참석인사들 전 세계 자본 중 86조달러 이상을 움직이는 인물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AP=연합 캐나다프레스 제공]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로 촉발된 무역 전쟁으로 미국과 거리두기에 나선 캐나다가 민간 부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캐나다 투자 정상회의'를 연다고 AFP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 버크셔 해서웨이 등 미국의 주요 투자금융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아프리카 최대 부호인 알리코 단고테, 주요 걸프 지역 투자기관 대표 등도 초청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이번 회의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 등의 투자를 유치하고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기회로 삼으려 하고 있다.

 

프랑수아 필리프 샹파뉴 캐나다 재무장관은 이번 회의와 관련해 AFP와 인터뷰에서 불확실한 세상에서 캐나다는 안전한 투자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회의에 참석할 인사들이 전 세계 자본 중 86조달러(약 11경6천조원) 이상을 움직이는 인물들이라며 "캐나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회의"라고 강조했다.

 

캐나다가 최근 몇 년간 관료주의적인 승인 절차 지연 등으로 민간 투자자들 사이에 달갑지 않은 평가를 받아온 것과 관련해서는 정부에서도 "절호의 기회를 잡기 위해 속도와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절차적 문제가 해소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어 캐나다가 핵심 광물과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캐나다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에 대한 대안 투자처로 내세울 것인지에 관한 질문에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오늘날 가장 중요한 자산은 신뢰"라고 강조했다.

 

카니 총리는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 유럽연합(EU)과의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투자회의가 끝난 직후 프랑스로 날아가 유럽의회에서 연설하고 유럽 정상들과도 잇따라 만날 예정이다.                                                        < 이신영 기자 >

 

 

 

 
 

카니 총리, 취임 후 유럽 돌며 EU와 통합 위해 정상외교

경제여견 변화에 역풍 위험…"양측 준비됐는지 아직 불분명"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후 관세 전쟁으로 관계가 한껏 틀어진 캐나다가 수십년간 유지된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유럽연합(EU)과 정회원급 밀착을 추진할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이를 추진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공개적인 면박을 더는 참지 않겠다는 선언적 측면을 넘어서 EU에 정식으로 가입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EU와의 관계 강화 방법을 찾으라는 구체적인 지시까지 내렸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 카니 총리의 행보에 대해 "미국과의 이혼에서 오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캐나다의 축을 유럽으로 돌리는 방향을 가속화 중"이라며 "그 결과 유럽 지도자들은 반쯤 농담조로 캐나다를 EU의 '최신 회원국'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카니 총리는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EU 정회원 자격을 얻지 못했지만 EU와 여러 협정을 맺고 있는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 등의 사례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그는 지난 수개월간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지도자를 공개적으로 만난 것 이외에도 유럽의 소국 지도자와 왕족들까지도 거의 빠짐없이 만났다. 양측의 주요 논의 내용 중 하나는 캐나다와 EU간 밀착 방안이었다.

 

카니 총리는 유럽 지도자들에게 'EU 준회원국'이라는 새로운 명칭을 사용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양측 관계자는 회원국 규정을 유연하게 적용하는 것을 탐탁지 않아 하는 EU도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다고 전했다

 
매하기
캐나다와 미국 국기 [AP=연합]

 

WSJ은 수개월간의 노력 결과 유럽과 캐나다 관리들이 에너지, 인공지능, 배터리, 반도체에 필요한 핵심 광물과 국방 분야와 같은 전략적 공급망 분야에서 캐나다가 유럽 시장에 비공식으로 진입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한 캐나다 고위 관료는 "캐나다인들은 미국인처럼 말하고, 미국인처럼 옷을 입지만, 사회적으로는 훨씬 더 유럽적"이라며 EU와 밀착이 수월할 것으로 내다봤다.

 

카니 총리의 구상은 난관에 부딪힐 수도 있다. 그가 캐나다와 미국 간 관계 악화 후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으나 캐나다 국민들이 EU 시스템에 재편된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면 입지가 좁아지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EU와 자유롭게 무역하는 국가들은 대부분 EU 예산에 분담금을 내거나 EU 노동자를 수용하고 EU 규정을 준수한다. 이는 분리주의 운동이 활발한 퀘벡주와 앨버타주의 반발을 살수도 있다.

 

한 미국 관계자는 "미국이 '최후의 글로벌 소비자'로서 역할을 축소하는 가운데 캐나다와 EU가 서로의 생산품을 흡수할 준비가 됐는지 불분명하다"고 꼬집었다.

 

EU 내부의 의심도 존재한다. 관계자들은 EU 관리들이 캐나다 측을 만나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EU를 단순히 도구로 이용하고 있는 것인지 파악하려 애썼다고 전했다.

 

내외부에서 제기되는 일부 우려에도 불구하고 카니 총리는 오는 16일 유럽의회 연설을 통해 EU와 캐나다 연계 방안에 대한 비전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양측은 이를 바탕으로 조만간 열리는 양자 정상회담에서 여러 실무그룹 출범을 발표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 오수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