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개신교계 일부의 극우화 현상에 대한 비판 담겨

 
4월20일 울산 병영교회에서 부활절 예배를 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김태선 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갈무리

 

“이재명 후보에게 미안합니다”

‘이재명 후보에게 미안한 개신교인들의 한목소리’ 서명운동이 13일 시작됐다. 이날 개신교계 일부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지 선언을 하는 가운데 나온 다른 목소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받는 부당한 공격에 대한 사죄와 함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뚜렷해진 한국 개신교계 일부의 극우화 현상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서명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한 복음은 사랑과 공의”라고 전제하며 “적지 않은 한국 교회 교인들은 ‘이재명을 혐오하라’는 메시지에 여러 해 노출됐고, 그것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어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재명을 악마화하는 죄악에 빠져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사실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선을 넘은 비방을 해왔다면, 악한 짓을 멈추고 그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12·3 내란사태를 옹호하고, 윤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한 교계 인사들을 비판했다. 서명문은 “이재명을 공격했던 자들은 자신들이 교계의 대표라며 많은 개신교인들의 진심을 호도했다. 우리는 그들을 대표로 세운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민주주의를 비웃으며 내란을 합리화하지만, 우리는 내란 수괴를 지지한 적도, 내란을 지지한 적도 없다. 오히려 깨어 있는 시민들과 한마음으로 밤잠을 설치며 나라를 걱정해 왔다”며 “더는 그들이 교계를 대표한다는 거짓말에 속지 말아야 한다”고 일갈했다.

 

이들은 이 후보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서명문은 “이재명 후보가 꿈꾸는 대동세상은 성경의 하나님 나라와 맞닿아 있다”며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지 않는 나라, 약한 자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나라, 함께 잘 사는 세상,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라고 평가했다. 이어 “교회는 그를 비난했다”고 지적하며 “한국 교회의 교인들이여, 우리와 우리 동료 중 이재명을 괴롭힌 일에 대하여 미안하다고 말합시다”라고 제안했다.

 

서명 운동을 준비한 교인 가운데 한 명인 윤환철씨는 14일 한겨레에 “교회의 이재명 후보 악마화를 그냥 보기만 해야 하는 평범한 교인들의 답답함이 있었다”며 “지지 선언 이전에 미안한 마음을 담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서명 운동은 실명과 소속 교회 또는 단체를 입력해야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소속 교회 목사와는 다른 일반 교인들의 입장이 드러나기도 한다. 윤씨는 “이재명 후보를 비난한 목사가 있는 교회의 신도들도 글을 남겼다”며 “이런 교인들의 내적 갈등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한편, 13일 전국기독교단체연합과 수도권기독교총연합회 등 보수 개신교인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김 후보가 “반성경적·비윤리적 악법들을 저지하는 데 최고의 후보”라며 “차별금지법이나 학생인권법과 같은 반성경적 악법들을 저지할 수 있는 가장 적임자”라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 한겨레 신윤동욱 기자 > 

 

아래는 ‘이재명 후보에게 미안한 개신교인들의 한목소리’ 서명문 전문.

 

“이재명 후보에게 미안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한 복음은 사랑과 공의입니다. 그 복음으로 변화된 사람은 바른 판단도 할 수 있게 됩니다. 적지 않은 한국 교회 교인들은 ‘이재명을 혐오하라’는 메시지에 여러 해 노출됐고, 그것을 SNS에 실어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재명을 악마화하는 죄악에 빠져들기도 했습니다.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사실을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선을 넘은 비방을 해왔다면, 악한 짓을 멈추고 그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합니다.

이재명 후보는 부당한 기득권 구조를 해체하고 공공의 이익을 수호하는데 도전한 보기 드문 행정가이고, 정의로운 정치 구조에 헌신하는 훌륭한 정치인입니다. 그럴수록 그는 더러운 이익을 취하려는 집단의 위협에 시달려왔고, 마침내 살인자의 흉기가 목을 찔렀지만 그 사명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적 살인, 사법적 살인, 물리적 살인 시도를 극복하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우리는 그를 아끼고 보호하는 것이 곧 우리 모두를 위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국 개신교인들은 정치인 이재명을 공격하는데 눈이 멀어서 그 세력들이 이단이든, 무속이든, 사이비종교든 가리지 않고 그들과 손을 잡기까지 했습니다. 진짜 신앙을 가졌다면 과연 그것이 옳은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그런데도 십계명의 첫 계명을 무시하면서 자기들이 옳다고 항변하고 있습니다.

이재명을 공격했던 자들은 자신들이 교계의 대표라며 많은 개신교인들의 진심을 호도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대표로 세운 적이 없습니다. 그들은 민주주의를 비웃으며 내란을 합리화하지만, 우리는 내란 수괴를 지지한 적도, 내란을 지지한 적도 없습니다. 오히려 깨어 있는 시민들과 한마음으로 밤잠을 설치며 나라를 걱정해 왔습니다. 더는 그들이 교계를 대표한다는 거짓말에 속지 말아야 합니다.

이재명 후보가 꿈꾸는 대동세상은 성경의 하나님 나라와 맞닿아 있습니다. 강자가 약자를 억압하지 않는 나라, 약한 자도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나라, 함께 잘 사는 세상,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 나라입니다. 그러나 교회는 그를 비난했고, 언론은 그의 등에 ‘인격파탄자’라는 칼을 꽂았습니다. 검찰은 폭압적 수사로 그와 그 동료들까지 괴롭혔고, 법원은 혼란과 악의에 찬 판결문으로 사법을 가장한 폭력을 휘두릅니다. 국민들과 유권자들을 속이기 위한 것임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입니다. 우리는 이재명 후보가 자랑스러운 시대의 일꾼으로 남기를 원하기에, 괴롭힘을 그만두라고 엄중하게 요구합니다.

우리는 성도 이재명이 자신이 속한 개신교는 물론, 어떤 종교도 정파적 행동에 끌어들이지 않은 것을 고맙게 여깁니다. 그러나 이재명이 자기 교인이 아니라며 버린 목사는 회개해야 합니다. 부끄러운 한국교회의 또 다른 민낯입니다.

법비들과 싸우는 이재명은 우리 모두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법비들은 정의로운 시민들의 철퇴를 맞을 것입니다. 선출되지도 않았으면서 알량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기소권으로 장난을 쳤던 검사들, 시민들을 기만하며 부당한 판결을 해왔던 판사들, 낯 두꺼운 언론인의 이름은 응분의 반성이 있을 때까지 거명할 생각입니다.

대한민국은 깨어 있는 시민들의 민주적인 행동으로 내란을 극복해 가고 있습니다. 어지러운 세계의 민주주의에 등불이 되고 있습니다. 반면, 내란을 획책하고 동조하는 공동체의 적들은 지속된 패배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교회의 교인들이여, 우리와 우리 동료 중 이재명을 괴롭힌 일에 대하여 미안하다고 말합시다. 그것이 한국 교회를 진리로 돌아오게 하는 중요한 걸음이고, 미래에 더욱 훌륭한 정치인들을 불러내는 필요조건입니다.

우리의 사명은 기독교 국가를 만드는 데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독교의 가치입니다. 사랑과 공의, 악행에 대한 철저한 심판과 처벌, 그 후에 용서와 화해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일방적인 추종이 아닌 그동안의 상황을 보면서 그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표시하기 위하여 작성되었음을 밝히는 바입니다.

“이 시대의 교인들이여, 이재명에게 미안하다고 말합시다”

2025년 5월 13일, 연명인 일동

※이 글에 서명하시는 한 분 한 분이 발의인이자 연명인 입니다.

 

 

김용민 “구체적 제보를 받았다. 그 판사가  지귀연 부장 판사”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왼쪽)에게 질의를 하고 있다.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을 맡은 재판장이 유흥주점에서 여러 차례 향응을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어떤 판사가 룸살롱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매우 구체적인 제보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1인당 100만원에서 2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나오는 룸살롱에서 여러 차례 술을 마셨고, 단 한 번도 그 판사가 돈을 낸 적이 없다. 접대를 받았다는 구체적 제보를 받았다”며 “그 판사가 (윤 전 대통령 재판을 하는) 지귀연 부장 판사”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구체적이고 신빙성 있는 제보이고 사진까지 제보가 들어왔다”라고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최소 100만원이 넘는 사안이기 때문에 뇌물죄가 성립되거나 청탁금지법 8조 1항은 무조건 위반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직무배제와 감찰 등을 요구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돌아가서 상황을 확인해보고 검토하겠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명예를 생명처럼 여기는 법관에 대해서 의혹 제기를 하려면 기본적으로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어떤 방식으로 로비가 이뤄졌고 그것에 대한 증거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런 것 없이 좌표 찍기를 하는 것은 예전에 베네수엘라에서 법관을 압박할 때 쓰던 수법”이라고 반박했다. < 한겨레 정환봉 기자 >

 

‘서부지법 난동’ 남성 2명, 징역 1년6개월·1년 실형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 영장이 발부되자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기물과 유리창 등을 파손한 1월19일 오후 건설업자가 깨진 창문의 블라인드를 제거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에 침입해 난동을 부린 남성 2명이 징역 1년6개월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서부지법 난동 사태 이후 법원이 내린 첫 선고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진성 판사는 14일 오전 10시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김아무개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김씨는 1월19일 새벽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듣고 서부지법에 들어가 벽돌 등으로 법원 건물 외벽을 부수고 법원에 들어갔으며, 이를 막던 경찰관들을 몸으로 밀어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소아무개씨에겐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소씨는 당시 법원 1층까지 들어갔으며, 법원 건물 외벽을 부순 혐의를 받는다.   < 임재희 기자 >

 

‘서부지법 난동’ 실형 선고 판사 “시민들 계속 관심 가져주시길”

 

 
 
14일 오전 법무부 차량이 서울서부지법을 나오자,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 등이 태극기를 흔들며 소리치는 모습. 장종우 기자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건에서) 대한민국 법원과 경찰 모두가 피해자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우리 모두가 수습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어려운 시기 시민들께서 사법부뿐 아니라, 검찰, 경찰, 법원, 정치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14일 오전 10시 서울서부지법 407호, 형사6단독 김진성 판사는 서부지법 난동 사건의 첫 선고를 내리기 전에 이렇게 소회를 밝혔다. “중요 사건이라 긴장이 된다”며 입을 연 김 판사는 “어제 딸 아이와 산책하면서 ‘아빠 내일 어려운 사건 선고한다’고 얘기하니 ‘이재명 사건인가요, 윤석열 사건인가요’라고 물어보더라”며 “절차와 사정이야 그 사건이 더 어렵고 복잡하겠지만 결단과 선고 순간에 어느 사건이 더 어렵고 쉬운 사건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판결문을 여러번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다. 오늘 선고가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이 선고가 피고인 이전 인생과 남은 인생을 좌우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남은 인생 피고인 본인답게 살아가시길 바란다”고 했다.

 

김 판사는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아무개(35)씨에게 징역 1년6개월, 소아무개(28)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1월19일 새벽 3시께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영장 발부 소식을 듣고 서울서부지법 건물 외벽을 부수고, 법원 안으로 난입한 혐의(특수공용물건손상·특수건조물침입)를 받는다. 김씨는 법원 진입을 막는 경찰관들을 몸으로 밀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까지 추가됐다.

 

김 판사는 이날 “사법부의 영장 발부를 정치적 음모로 해석·규정하고, 그에 대한 즉각적인 응징·보복을 이뤄야 한다는 집념·집착이 이뤄낸 범행”, “범행의 결과는 참혹하다”며 이들에게 실형은 선고했다. 그러나 이들이 초범이며 반성의 태도를 보이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3년과 2년을 구형했다.

            < 한겨레 임재희  장종우 기자 >

김문수 국민힘 대통령 후보는 윤 전 대통령 출당 조처는 없다고 못 박아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3차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스스로 국민의힘에서 탈당하게끔 최측근들이 설득하고 있으며 14일이 변곡점이 될 것이라는 전언이 나오고 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이날 와이티엔(YTN) 라디오 ‘뉴스파이팅, 김영수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결단이 오늘쯤에 나오지 않을까 (한다)”며 “윤석열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측근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그런 말을 들어서, 이번 선거에서의 하나의 변곡점이 오늘 일어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조 대표는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출당 조처는 없다고 못 박은 데 대해 “김 후보 입장에서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그런데 김용태 비대위원장 (내정자) 입장은 또 다른 입장이고, 투트랙 전략으로 가는 것도 김문수 후보가 그렇게 꼼수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결국은 윤 대통령하고의 관계 설정을 윤 대통령 스스로가 정리해 나가는 과정들이 모양도 낫지 않느냐”라며 “저는 그렇게 보고 그것이 오늘내일 하나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보수 성향 유튜브를 운영하는 서정욱 변호사도 전날 와이티엔 라디오 ‘이익선 최수영의 이슈앤피플’과의 인터뷰에서 “저는 조만간 빠르면 내일(14일)이라도 대통령의 희생적, 선제 탈당(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대통령이 ‘나를 밟고 가라. 내가 알아서 그 당을 나가겠다. 그리고 김문수 후보 중심으로 모아서 대선 반드시 승리해라’ 이런 식으로 대통령이 먼저 희생적인 결단을 하면서 단합이 되면 어느 정도 반명 빅텐트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 변호사는 “당이 요구를 먼저 해서 밀려나듯이 하면 공멸한다”며 “먼저 요구하고 대통령이 쫓겨나는 모양새로 나가면 친윤, 강하게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분들이 많이 돌아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그런 모양(으로) 하면 안 된다”며 “그러면 이게 어떤 모양이 좋으냐? 대통령이 희생적인 결단을 먼저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향자 국민의힘 공동선거대책위원장도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이라도 저는 윤석열 대통령이 스스로 판단해서 스스로 사죄하고 스스로 사법적 판단을 받을 동안만이라도 그냥 조용히 계셨으면 좋겠고 스스로 나가셔야죠”라고 말했다. < 한겨레 송경화 기자 >

 

‘마이 웨이’ 김문수 “윤석열 탈당하란 건 옳지 않아”…절연 요구 일축

김  “출당·제명도 생각 안 해”
비대위원장 김용태와 엇박자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1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 및 임명장 수여식에서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윤석열 전 대통령을 보고 탈당하라고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13일 말했다.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용태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이날 “당은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는 지점에서 여러 가지를 논의할 수 있다”고 하는 등 당내에서 나오는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요구에 선을 그은 것이다.

 

김 후보는 이날 대구에서 열린 대구·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 뒤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탈당하는 건 본인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잘못한 점이 있다고 판단해 탈당하라고 한다면, 우리 당도 책임이 있다”며 “자기가 뽑은 대통령을 탈당시키는 방식으로 책임이 면책될 수 없고, 그렇게 하는 건 도리도 아니”라고 했다. 김 후보는 ‘자진 탈당 안 하면 출당이나 제명 조치도 검토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현재로선 그런 건 생각한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는 김용태 위원장이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목요일에 (전국위원회를 거쳐 제가) 비대위원장에 정식 임명이 되고 조금 더 지켜봐 주시면 그 부분(윤 전 대통령 탈당·제명 등)을 김 후보가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다. 김 후보는 선거 지원의 전제 조건으로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절연을 요구하는 한동훈 전 대표를 두고는 “저는 윤 전 대통령과 검찰을 오랜 기간 같이 한 전 대표처럼 윤 전 대통령과 깊은 인연은 없다”며 “한 전 대표 말씀이 무슨 뜻인지, 만나서 구체적으로 들어보고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이 탄핵소추된 데 대해서도 (사과나) 진전된 생각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경제가 어렵고, 민생이 어렵다는 것은 시장에 가보면 많이 느낄 수 있다. 이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우리가 계엄과 탄핵의 파도를 넘어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만 했다. 김 후보는 전날 채널에이(A) 인터뷰에서 “진심으로 계엄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국민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선대위 쪽에선 얼마 지나지 않아 “계엄보다는 (계엄 이후 초래된) 고통을 겪는 국민께 사과하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고 설명했다. < 한겨레  서영지  전광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