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1월 법률신문 대표 등과 오찬 보도
11명이 52만 5000원 업무추진비 결제 기재
법률신문 이수형 대표 "7명이 식사" 확인해줘

 

가장 싼 메뉴 일인당 6만 5000원으로 알려져
출입처 기자들과 대표라 청탁금지법 위반 분명
법사위, 조 대법원장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

 

본인도 "국감에서 필요하면 공보관 통해 전달"
법원행정처장 "조 원장 격노한 사실 없고
재제청 방안만 골라 보고한 것도 아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28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9.28 연합

 

조희대 대법원장이 업무추진비를 무분별하게 썼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가운데 법률신문사 대표와 기자 등에게 고가의 식사를 제공해 청탁금지법을 위반했다는 의심이 제기됐다. 지금까지는 대법원 직원들이나 재판 연구관들에게 격려 차원의 식사 대접에 업무추진비를 집행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이다. 특히 법원행정처가 조 대법원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심을 사지 않도록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허위로 신고했다는 사실이 28일 뉴스타파 보도로 알려졌다. 

 

조 원장은 지난 1월 15일 법률신문 이수형 대표 등과 오찬을 가졌다. 식사 장소는 ‘미슐랭 가이드’에 오른 서울 강남의 고급 한정식 전문점이었다. 당일 식사 비용은 조 대법원장이 지불했는데 개인 돈이 아니었다. 국민 세금인 업무추진비로 식사 비용을 결제한 것이었다. 

 

뉴스타파는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실을 통해 대법원에서 작성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을 확보했는데 해당 자료에는 11명이 모두 52만 5000원어치의 식사를 한 것으로 기재돼 있었다. 그런데 문제의 한정식 전문점 일인당 식사 비용은 최소 6만 5000원이었다. 이 금액 아래로는 아예 주문할 수 있는 메뉴 자체가 없다.

 

그러니까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자료에 나와 있는 대로 식사 자리에 11명이 참석했다면 최소 71만 5000원을 결제했어야 하는데 52만 5000원으로 기재된 것이다. 

 

 

뉴스타파 화면 갈무리. 모든 지출 내역이 일인당 3만~4만 8500원대에 맞춰져 있다. 

 

동아일보 법조기자 출신이며 2022년 5월 11대 사장으로 취임한 이수형 대표는 뉴스타파 취재기자에게 당시 식사 참석 인원을 직접 확인해줘 눈길을 끈다. 이 대표는 지난 22일 '사실관계 확인해서 답변 보내드립니다'로 시작하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참석 인원은 대법원에서 대법원장 포함해 토론회 행사를 주관한 분 등 4명 참석했고, 법률신문에서 대표이사와 OOO 당시 편집국장, 법원팀장인 OOO 기자가 참석했음. 이상입니다'를 보내왔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확인한 대로 7명이 식사를 해놓고 대법원은 식사 참석 인원이 11명이라고 허위로 적어 넣은 것이다. 뉴스타파는 대법원이 조 원장의 업무추진비 자료를 허위로 작성할 분명한 동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신문은 국내 유일의 법조 전문 언론이다. 대법원과 그 아래 소속된 각급 법원에 대한 기사도 중요하게 다룬다. 조 대법원장이 식사를 제공한 법률신문의 대표, 편집국장, 법원팀장은 대법원장의 직무와 관련된 인사, 즉 청탁금지법의 적용 대상으로 볼 여지가 상당하다.

 

앞서 확인한 것처럼 조 원장이 법률신문 대표 등에게 제공한 식사는 일인당 최소 6만 5000원인데 청탁금지법 허용 기준인 5만원을 벗어난다. 식사 참석 인원을 11명으로 기입하면, 조 원장이 제공한 식사 비용은 일인당 약 4만 7000원으로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벗어난다. 

 

뉴스타파는 대법원에 조 원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심을 감추려는 목적이 있었느냐고 물었지만 대법원은 답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신 “집행 과정에서 관련 규정과 지침에 위반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집행 관련 서류 등에 미비한 점이 있으면 보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가운데 조희대 대법원장이 포함된 국정감사 증인 참고인 명단이 야당 법사위원 자리에 놓여 있다. 2026.9.28 연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조희대 대법원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일방적으로 조 대법원장을 증인 명단에 포함했다고 항의하며 의결 전에 퇴장했다. 통상 대법원장은 대법원 국정감사 때 인사말을 한 뒤 이석하는 것이 관례였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이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경위 등을 질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은 사법부 독립 침해라고 맞받았다. 민주당 김기표 의원은 "법원행정처에서 제청하는 게 맞는다고 하니까 대로(大怒)하면서 재제청을 안 하겠다고 했다는 것"이라며 "대법원장을 불러서 '왜 당신은 거부한 것인지'를 물어보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인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법원행정처장이 (기존) 대법관 후보자들에게 전화해 사퇴를 종용했다"며 "(대법원장을) 불러서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퇴장 전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헌법적 근거와 사유도 없는 재제청을 요구한 것이 문제이기 때문에 이 대통령을 증인으로 신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태규 의원은 "대법원장을 창피 주고 압박 줘서 사직하도록 만들겠다는 의도 외에 명분이 없다"며 "대법원장을 불러 신문하는 선례는 없었고, 명백한 사법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조 대법원장은 오전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앞으로 국정감사 등을 통해서, 꼭 필요한 게 있으면 공보관을 통해 전달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28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안경을 고쳐 쓰고 있다. 2026.9.28 연합

 

노경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이날 법사위 현안질의에 나와 '조희대 대법원장이 재제청을 수용해야 한다는 법원행정처 의견을 격노하며 묵살했다'는 여권발 의혹과 관련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노 처장은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관련 질의에 "대법원장이 저에게 격노하신 적은 없다"며 "화를 내신 적도 없고 행정처에서 어떤 특정한 의견을 보고드린 적도 없다"고 말했다.

 

다만 노 처장은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와 관련해 "여러 의견을 냈다"며 재제청을 하자는 의견도 여러 방안 중의 하나였다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은 당초 법원행정처 내부에서 재제청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는 검토 의견을 마련해 보고했으나, 조 대법원장이 이를 묵살하고 재제청을 거부하는 방향으로 다시 정리하라고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행정처는 재제청 요구와 관련해 여러 방안을 보고했을 뿐, 특정 방안만을 제시했다거나 이를 조 대법원장이 거부한 적은 없다는 게 노 처장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청와대의 요구를 어떤 의미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대법원장의 재제청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는 취지로도 답변했다. 노 처장은 "대통령이 임명 제청을 반려했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제청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대법원장에게 '스스로 제청을 철회하고 다른 분을 제청해달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법원장 스스로 제청을 철회하고 나머지 3명 중 1명을 (제청)하라는 취지로 해석된다면 헌법에 근거가 없어서 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반려했다고 해석이 되면 어떻게 할지는 또 세 가지로 해석이 나뉜다"고 덧붙였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관 후보 제청을 놓고 청와대와 접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달 18일 청와대와 합의 관행을 깨고 손봉기 후보자를 임명 제청했다. 청와대는 열흘 뒤인 지난달 28일 "실질적 협의 없는 일방적인 서면 제청"이라며 손봉기 후보자 서면 제청을 사실상 반려하고 재제청을 요구했다.

 

그러나 조 대법원장은 청와대의 재제청 요구 25일 만인 지난 22일 취재진에 "재제청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 관련 문서에 재제청을 요청하는 구체적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적히지 않았고, 달리 재제청 요청을 정당화할 헌법적 근거와 사유를 찾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 임병선 기자 > 

 

 

조희대 ‘허위 업무추진비’… 올해 상반기에만 최소 13건 확인

 
 
 

대법원이 허위로 작성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이 2026년 상반기에만 최소 13건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은 한 끼 식사 비용으로 많게는 1인당 20만 원을 지출했는데, 대법원이 식사 참석 인원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1인당 5만 원 이하의 식사를 한 것처럼 업무추진비 자료를 허위 작성한 것이다.

 

나아가 대법원은 허위로 작성한 자료를 국회에 국정감사용으로 제출하기까지 했다. 형법상 ‘허위 공문서 작성’ 등의 범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다. 정부 차원의 감사,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희대 대법원장

 

대법원 허위 작성 조희대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추가 확인

 

뉴스타파는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를 취재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의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과 ▲이 의혹이 감춰지는 방향으로 대법원이 자료를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관련 기사: 조희대 청탁금지법 위반 의혹… 대법원이 ‘허위 자료’로 은폐 / https://newstapa.org/article/pfFw-)

 

이게 다가 아니다. 올해 5월 26일 조 대법원장은 ‘국제심의관 전출 기념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한강이 보이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판사들과 점심 식사를 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식사 비용 44만 6,000원을 업무추진비로 결제했다. 대법원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 식사 인원을 15명이라고 적어 넣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거짓말, 허위다.

 
 
▲대법원에서 작성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뉴스타파는 취재를 통해 대법원장 업무추진비의 카드 영수증을 새롭게 확보했다. 여기에는 중요한 정보가 담겨 있다. 바로, 주문 내역이다. 식사 인원이 몇 명인지 정확히 특정할 수 있는 정보다.
주문 내역을 보면 ‘스페셜 코스’ 5개가 찍혀 있다. 식사에 참석한 인원, 실제로는 5명이었던 거다. 그런데 대법원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자료에 식사 인원이 15명이었던 것처럼 인원을 부풀려 적어넣었다. 
 
 
▲뉴스타파가 취재를 통해 새롭게 확보한 조희대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카드 영수증. ‘국제심의관 전출 기념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인원, 실제로는 5명인 것으로 확인된다.
올해 2월 5일 조 대법원장은 퇴직 법관들과 저녁 식사를 했다. 서울 용산에 위치한 고급 한식 레스토랑을 찾았다.
조 대법원장은 업무추진비로 식사 비용 60만 원을 결제했다. 대법원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에 식사 인원을 12명이라고 적어넣었다. 이 역시 거짓말, 허위다.

 

▲대법원에서 작성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뉴스타파가 새롭게 확보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의 카드 영수증을 보면, 주문 내역에 와인 1병과 1인당 16만 원짜리 코스 요리 3개가 찍혀 있다. 식사에 참석한 인원, 실제로는 3명이었던 거다. 그런데 대법원은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자료에 식사 인원이 12명이었던 것처럼 인원을 부풀려 적어넣었다.
 
 
▲뉴스타파가 취재를 통해 새롭게 확보한 조희대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카드 영수증. ‘퇴직 법관 만찬 간담회’에 참석한 인원, 실제로는 3명인 것으로 확인된다.

 

조희대 ‘허위 업무추진비’… 2026년 상반기에만 최소 13건 확인

 

조 대법원장의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은 2026년 자료의 경우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실을 통해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 치만 공개된 상태다. 건수로는 총 59건이다.

 

뉴스타파는 이 가운데 조 대법원장이 ▲서울에 위치한 식당에서 ▲카드로 결제한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26건을 중심으로, 대법원에서 허위로 작성한 내용이 있는지 검증했다.

 

취재는 이렇게 진행했다. ①먼저 식당 한 곳 한 곳에 직접 찾아가 주문 내역이 나오도록 카드 영수증을 다시 발급받았다. ②이 영수증 속 주문 내역을 통해 확인되는 실제 식사 인원과 대법원에서 작성한 자료 속 인원을 대조했다.

 

검증 대상으로 삼은 26건 가운데 13건은 기술적인 문제 등으로 영수증을 재발급받지 못했다. 결제한 날로부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결제 영수증을 다시 발급하는 게 불가능한 식당이 여럿 있었다.

 

카드 영수증을 다시 발급받아 실제 식사 인원을 확인할 수 있었던 나머지 13건. 한 건도 빠짐 없이 전부, 대법원이 식사 인원을 허위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고 4배 넘게 부풀린 식사 인원… 1인당 식사 비용 20만 원 → 5만 원

 

허위 작성의 목적은 분명해보인다. 대법원은 많게는 4배 넘게 식사 인원을 부풀렸다. 그 결과 1인당 최고 20만 원이었던 식사 금액은 전부 5만 원 이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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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만 원, 50만 원 썼는데 그걸 인당 금액 5만 원 이하로 맞추는 방법은 참석 인원을 늘리는, 부풀리는 수밖에 없잖아요.

그거는 결국에는 뭔가 어떤 지침이든 법령이든 뭔가를 좀 회피하기 위한, 그걸 위반했는데 위반을 감추기 위한 그런 거라고 봐야죠."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대법원, 국회에 조희대 ‘허위 업무추진비’ 자료 제출…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 가능성

 
 

심각한 문제, 더 있다. 대법원은 이렇게 허위로 작성한 자료를 다름 아닌 국회에, 그것도 국정감사용으로 제출했다.

 

"국회가 자료 제출 요구를 해 가지고 대법원이 자료를 제출했다면 그거는 공문서라고 봐야죠.

왜냐하면 국회의원의 공식적인 자료 제출 요구에 의해서 보낸 것이기 때문에 다 공문서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형법상 허위 공문서 작성 등 범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다. 이런 일을 다른 곳도 아니고 대한민국 사법부의 정점에 있는 대법원이 벌였다.

 

"공무원이 직무상 작성했기 때문에 만약에 그 참석 인원 같은 것들을 허위로 기재하면 그거는 ‘허위 공문서 작성죄’도 성립될 수 있고요.

고의성이 있느냐에 따라서 형사 처벌 여부는 가려지는 거지만 참석 인원을 허위로 적는다는 걸 인식하면서 적었으면 그 사람이나 또는 그렇게 하도록 지시한 사람, 이런 사람들은 이제 다 고의성이 있다고 볼 수 있죠."

하승수 변호사(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감사, 나아가 수사가 필요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뉴스타파는 ▲대법원에서 공개한 ‘대법원장 업무추진비 집행 내역’ 가운데 허위 작성 사실이 확인된 내역의 원문과 ▲취재를 통해 새롭게 확보한 조 대법원장 업무추진비의 카드 영수증(주문 내역) 원본을 공개한다.                                         < 임선응 김규휘 기자 >

 

 

 

 

 

성기홍 "우크라가 먼저 북 포로 송환 비공개 요구"
일방적 공개와 허위 공보에 강력한 유감 표명
추석 연휴 마지막날 밤 11시 이례적 입장 발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김정은 심기 살펴 함구"
민주 한병도 "숭고한 희생 욕보이는 행태 멈추라"

 

로이터, 팩트 위주 전달 "우크라 대사관 답 안해"
AFP "한국은 북한이 적대적 될까봐 '로 키' 대응"
리트빈 고문 "합의 존재하지 않는다" 논란 불러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 실장의 망발
"DMZ 지뢰와 북 전쟁준비, 무력충돌 임박"

 

이재명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6.7.8 연합

 

북한군 포로들이 한국에 송환돼 안전하게 도착한 사실이 공개된 뒤 야댱이 연일 펼치는 '안보 장사'가 우려를 낳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을 두고 두 나라 간 '비공개 합의'가 있었느냐를 두고 엇갈리는 가운데 청와대가 먼저 비공개로 처리할 것을 요청한 것은 우크라이나 쪽이라고 밝히며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청와대가 추석 연휴 마지막날 밤에 우크라이나를 향해 "양국 간 우호관계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라고 비판하는 등 이례적으로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향후 논의가 어떻게 흘러갈지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로이터 통신도 이 소식을 전했고, 미국 CNN은 로이터 기사를 그대로 실었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7일 밤 11시쯤 입장문을 내고 우선 그동안의 협의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북한군 포로 2명의 한국 송환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공개했다. 많이 아쉽다"고 지적했으나,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의 한 소식통이 언론에 "비밀 유지를 약속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며 진실 공방 양상으로 번졌다. 

 

성 수석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오랫동안 치밀하게 협의하는 과정에 우크라이나 정부는 '한국 송환 시 다수의 자국 포로와 교환할 기회를 포기했다는 (자)국내 비난 여론이 나올 수 있는 등 매우 민감한 사안이니 한국 송환 사실을 비공개하자'며 보안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 측 역시 포로 당사자와 가족들의 안전 문제와 외교 안보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하여 비공개에 합의하고 송환 절차를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측이 먼저 요구해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다.  

 

성 수석은 이어 "우크라이나 측이 비공개 합의를 어기고 사전 협의는 물론 통보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한 것도 중대한 문제지만, '비공개 합의가 없었다'는 거짓 사실을 발표한 것은 양국 정부 간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며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이 대통령의 거짓말 논란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양국의 우호 관계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하는 행위"라며 "합의를 위반한 일방적 공개와 '비공개 합의 사실이 없다'는 허위 공보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공식적인 해명과 사과를 요구하며, 이 문제에 대해 추가로 필요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아울러 성 수석은 "이 사안과 관련해 국내 일부 인사들이 우크라이나 정부 측의 잘못을 지적하기보다 국익에 관계된 민감한 외교 안보 사안을 정쟁화하고 있다"며 "부당한 우크라이나 측 행위를 두둔하며 국익을 훼손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 확인되지 않은 허위 주장이나 사실과 다른 주장을 삼가시길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해  1월 11일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포로로 잡힌 것으로 알려진 북한 군인들의 사진을 소셜 미디어 성명과 함께 공유했다. CNN은 그 남성의 얼굴을 흐리게 처리했다. 젤렌스키 X 갈무리

 

로이터는 북한군 병사들이 러시아를 위해 전쟁에 뛰어들었다가 우크라이나군에 포로로 붙잡힌 경위를 간략히 설명하고 이들의 송환을 둘러싼 한국과 우크라이나 측의 상반된 입장을 소개했다. 아울러 성 수석의 입장 발표에 대한 코멘트를 요청했으나 우크라이나 대사관 측은 곧바로 답을 해주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CNN은 로이터 기사를 전재하며 한 북한군 포로의 사진을 올렸는데 얼굴은 흐릿하게 처리했다. 국내 언론 가운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국민일보 등은 포로로 붙잡힌 사실이 처음 국내에 알려졌을 때 이미 공개됐다는 이유로 얼굴 사진을 그대로 공개한 것과 비교된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포로 송환 비공개 합의 여부에 관한 입장은 25일 젤렌스키 대통령의 미디어 고문 드미트로 리트빈의 소셜미디어(SNS) 댓글을 빌려 나왔다. 리트빈 고문은 우크라이나가 북한 전쟁포로들의 이송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한국과의 합의를 위반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영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 발레리 잘루즈니의 미디어 고문 옥사나 토롭의 게시물에 대한 답변 형식을 빌어 부인에 나섰다.  

 

토롭은 젤렌스키가 뉴욕으로 가서 포로들의 한국 이송을 공개했다고 쓴 뒤 "하지만 문제는, 두 나라 간에 비밀유지계약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그걸 알고 있다. 쇼, 과대광고, 인상적인 영상에 대한 인상적인 효과"라고 적었다. 리트빈은 댓글을 달아 "그런 합의는 없었다. 그건 사실이 아니다. 그리고 특정 죄수들이 어디로 보내지는지 숨기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적었다.

 

잘루즈니는 우크라이나 차기 대선 주자로, 젤렌스키와 경쟁하는 최대 정적으로 꼽힌다. 그의 언론 참모가 공개적으로 이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하며 젤렌스키의 포로 이송 공개 사실을 “화려한 쇼, 과장된 홍보”라고 비판한 것은 이번 논란이 우크라이나 정치권에서도 쟁점이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크라이나 언론들에 따르면, 리트빈은 대통령실 외신 채팅방에서 연합뉴스의 관련 질의에 “우리는 개방된 나라”라며 “우리 군인들이 포로로 잡은 이들을 어디론가 그저 비밀리에 보내는 것은 이상한 일이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AFP 통신은 뒤늦게 청와대 입장문을 인용 보도하며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의 우려를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일방적 공개가 평양 당국이 남한을 적대적으로 대하게 하는 계기가 될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조건 없는 평양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전임 윤석열 정부 시절 대북 강경 노선에서 전환해 북한이 반발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하는 이른바 '로 키'(low-key) 전략으로 대북 문제에 접근해 왔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선에) 배치된 군인들을 정권 선전의 영웅적 서사에 이용해 왔으며, 한국 정부는 포로들의 남한 귀환을 확인하고 이를 공개하는 것이 서울에 대한 적대감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번 갈등은 한국 내 파장을 넘어, 키이우 당국이 동맹국에 무기 보급을 요청하는 과정을 복잡하게 만들 위험도 있다. 한국은 전쟁 중인 국가에 대한 군사 지원을 막는 헌법 조항을 내세워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치명적인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는 북한이 러시아를 지원하기 위해 병력을 파견한 이후 방어 무기 요청을 한국에 해 왔다. 

 

경남대학 임을출 교수는 AFP에 "이번 사건은 한국과 우크라이나 간 신뢰 관계에 중대한 타격을 입혔다"면서 그 신뢰가 훼손됨으로써 "치명적이든 그렇지 않든 한국 정부는 필연적으로 더 신중한 접근을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9.28 연합

 

그런데 야당인 국민의힘과 보수 언론들의 '안보 우려 장사'는 눈 뜨고 못 봐줄 지경이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군 포로 국내 송환 비공개 논란을 두고 "이미 본인들의 얼굴이 공개됐고 한국행 의사까지 확인된 마당에 송환 사실을 공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숨겨야 할 이유가 있다면 김정은의 불편한 심기뿐"이라고 언급했다. 어쩌면 우크라이나 야당이 젤렌스키를 공격하기 위해 사실과 다른 쟁점을 제기하고 있는데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그걸 그대로 받아다 이재명 정부 흠집내기에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장 대표는 더 나아가 "이 대통령은 나라와 국민을 지킬 생각이 아예 없다. 대한민국 대통령인지 북한 김정은의 비서실장인지 헷갈린다"며 "국민을 지킬 생각이 없다면 대통령 자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 스스로 하야하든지 국민이 끌어내리든지 운명의 날이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북한군 송환을 공개하느냐 마느냐가 국민을 지킬 생각이 있느냐와 없느냐의 문제로 치환되는 것은 그의 뇌 속에서만 벌어지는 일이다. 

 

그는 또 비무장지대(DMZ) 지뢰 추정 폭발 사고에 대해 "고의적인 조사 지연, 사고 축소, 은폐 모두 대통령 지시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결국 대통령이 북한 도발의 진상을 덮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6월 북한군의 군사분계선(MDL) 침범 이후부터 지금까지 대통령에게 어떤 보고가 있었고 대통령은 어떤 지시를 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밝혀야 한다. 만약 대통령이 사고 은폐를 지시했다면 이야말로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말했다. 안보 사안을 다루며 갑자기 김정은 얘기를 하다 '하야'와 '탄핵' 같은 자극적인 단어들로 건너 뛰는 논리적 비약이 신기할 따름이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최근 지뢰 추정 폭발 사고에 대한 국민의힘 공세에 "(장병의) 숭고한 희생을 욕보이는 행태를 당장 멈추시기를 바란다"고 28일 촉구했다. 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어떻게든 대통령을 물고 늘어지는 것은 장병의 희생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추석) 연휴 마지막 날까지 쏟아진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막말도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지경"이라며 "장 대표는 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가정에 가정을 더해 대통령이 고의로 조사를 지연시켰다면 외환죄에 해당한다며 탄핵까지 거론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현장은 안전 확보가 먼저 필요한 곳"이라며 "합참은 현장 조사 일정 등 작전 계획이 공개될 시 장병과 조사단의 안전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은폐 시도라고 한다"며 "장병을 위험한 곳에 투입했다고 비판하면서 조사단의 안전 확보 노력은 은폐라고 몰아붙인다는 게 말이 되느냐"라고 지적했다.

 

한 원내대표는 "합동 조사와 감정 결과까지 끝까지 확인하고 진상을 엄하게 따지겠다"며 "사고 원인을 한 점 의혹 없이 밝히고 국군 장병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신속한 민생 수습과 인사를 촉구하며 "국민의힘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컸다"며 "DMZ 폭발 사고와 포로 송환을 두고 단순한 정쟁을 넘어 음모론까지 양산하면서 국민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키릴로 부다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이 지난달 18일 키이우 인근 국립군사추모묘지에서 예우헨 코노발레츠의 유해를 재안장하는 의식 중 경례하고 있다. 2026.8.18 AFP 연합 자료사진

 

우크라이나에서는 대신 키릴로 부다노우 대통령실장이 나섰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한 북한이 군사력을 증강해 한반도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27일(현지시간) 주장했다. 그는 특히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도 언급하며 남북한 무력충돌이 임박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RBC-우크라이나’는 부다노우 실장이 온라인 매체 뉴스포스와의 인터뷰에서 발언한 내용을 인용해 보도했다.

 

부다노우 실장은 “북한은 우크라이나전 참전 경험을 활용해 자국 무기를 개량하고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동시에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을 증진시키고 있다”며 “북한이 새롭게 도입한 무기 가운데 일부는 러시아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는 이런 움직임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북한의 무인기(드론) 기술과 관련해 “이미 자폭형 공격 드론의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했다”며 “이는 한반도 지역의 안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의 이런 행보가 “한반도에서 실제 전투를 수행할 준비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DMZ에서 발생한 지뢰 추정 폭발 사고를 언급하며 “최근 남북한 군사분계선 부근에서 또 다른 사건이 발생했다”며 “상황은 날로 악화되고 통제 불가능한 (무력 충돌의) 도화선이 터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군사력 증강으로 이어져 한반도 무력 충돌 가능성을 높였다는 부다노우 실장의 주장은 우크라이나가 그간 한국의 무기 지원을 정당화하며 언급했던 논리와 일맥상통한다.

 

북한이 최근 본격적으로 시험에 나선 드론과 미사일을 결합한 전술이 한반도의 군사 균형을 바꿀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안보 전문가들의 평가를 토대로 “북한이 우크라이나전과 이란전에서 사용된 전술을 채택해 재래식 무기에 드론을 결합한 벌떼 공격 훈련을 시작했다”며 “이는 미국과 동맹국의 방공망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지난 12일 공격용 드론과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방사포 등 4가지 무기를 한꺼번에 발사했다. 20일에는 극초음속미사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두 발 발사했다. WSJ는 “북한은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진전시키는 동시에 소련 시절에 만들어진 재래식 무기를 현대화하는 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러시아와의 긴밀한 군사 협력은 이런 노력을 가속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 임병선 기자 > 

 

 

 

 
 

한국교회 트렌드 2027, 직분은 꺼리고 관계는 느슨하게…교회 의존 줄어드는 ‘DIY 신앙’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가 28일 서울 중구 서울YWCA 대강당에서 열린 ‘한국교회 트렌드 2027’ 출판기념회에서 책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

 

개신교 신앙을 가지고 있지만 교회에는 다니지 않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개신교 비영리 연구기관인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28일 서울 중구 YWCA 대강당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흥미로운 현상은 교회 출석자 수는 감소하는데 개신교인 수는 소폭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지 대표에 따르면 한국갤럽의 ‘한국인의 종교’ 조사에서 개신교인 비율은 감소 추세를 보이다가 2023년 16%를 저점으로 지난해엔 18%로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연구소가 담임목사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예배 참석자들의 숫자가 코로나19 이전 대비 94% 수준으로,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가나안 성도’(‘안 나가’를 거꾸로 한 말로, 개신교인의 정체성은 유지하지만 교회에는 가지 않는 신자를 가리키는 말)가 늘어나는 ‘크리스천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 대표는 “왜 사람들이 신앙을 버리지 않으면서 교회와는 거리를 두게 되었는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 교회는 계속해서 사람을 떠나보내게 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연구소가 지난 5~6월 두 달 동안 목사와 신자 37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현재 교회 문화의 문제점과 시대적 변화상을 짐작할 수 있다. 교회 내에서 장로나 권사, 집사 등 직분이 주어지면 맡고 싶지 않다는 응답이 53.7%로 맡고 싶다(38%)는 응답을 훌쩍 넘어선다. 가장 큰 이유는 직분이 없어도 충분히 신앙생활과 봉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직분 기피 현상은 30대에서 두드러졌다.

 

또 목회자(73.8%)와 성도(63.6%) 모두 과거에 비해 성도 간 관계가 느슨해졌다고 인식했으며, ‘서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과도하게 얽히지 않는 느슨한 관계를 선호한다’는 응답률도 목회자와 성도 모두 70% 가량이었다. 다니는 교회에 신앙생활을 전적으로 의존하는 대신 자기주도적 신앙생활을 하는 ‘DIY 신앙’ 현상도 확인된다.

 

조사에서 교회 출석 신자의 73.3%가 교회 외부의 설교를 듣고 있으며 62.4%는 신앙 강의나 성경공부를 위해 외부 콘텐츠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 활용 역시 목회자와 신자 모두에게서 증가했다.                                           < 박경은 기자 >

 

직분보다 은사, 유튜브보단 현장…멀어진 성도 잇는 길

 
‘한국교회 트렌드 2027’ 출판기념회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가 28일 서울 중구 서울YWCA에서 한국교회 트렌드 2027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직분을 맡기면 손사래를 치고, 교회 안에서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싶어 하는 성도들. 이들을 다시 교회 공동체로 잇기 위해서는 직분의 문턱을 낮추고 현장 예배와 소그룹의 깊이를 되살려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대표 지용근)와 희망친구 기아대책(회장 최창남)은 28일 서울 중구 서울YWCA에서 ‘한국교회 트렌드 2027’(규장) 출판기념회를 열고 이 같은 대안을 제시했다. 책은 지난 5~6월 담임목사와 성도, 청년부 사역자 등 37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집필됐다.

대표저자인 지용근 대표는 교회 출석자는 줄어드는데 스스로를 기독교인으로 여기는 이들은 소폭 늘어나는 ‘크리스천 디커플링’ 현상을 짚었다. 그는 “신앙을 내려놓지 않았는데 왜 교회엔 나오지 않는지 한국교회가 답해야 한다”며 “그러지 못하면 계속 성도들을 떠나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지 대표는 책에 정리된 10가지 키워드 가운데 ‘노 타이틀 성도’와 ‘아날로그 영성’을 조사 데이터와 함께 소개했다(그래픽 참조).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교회가 직분을 맡겨도 받지 않겠다는 성도는 10명 중 5명 이상(53.7%). 직분을 기피하는 이유로는 ‘직분이 없어도 신앙생활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인식이 가장 많았다. 지 대표는 “직분과 상관없이 모든 성도가 은사에 따라 예배와 교육, 상담, 지역 봉사 등 여러 사역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회가 문을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성도들의 참여를 넓히는 일은 또 다른 키워드인 아날로그 영성과도 연계됐다. 아날로그 영성이 필요하다고 답한 성도들은 이를 위해 교회가 해야 할 일로 현장 예배의 깊이와 집중도 강화(55.6%), 소그룹 활성화(35.1%), 이웃 봉사와 섬김(28.7%)을 차례로 꼽았다(1·2순위 합산).

다만 느슨한 관계를 원하는 성도가 많은 만큼 소그룹을 서둘러 밀어붙이면 실패하기 쉽다는 게 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3~5년 단위의 장기 계획을 세우고, 신앙 훈련 의향이 높은 중직자와 소그룹 참여자를 먼저 세워 이들을 중심으로 사역을 넓혀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목데연과 기아대책은 다음 달부터 12월까지 목회자와 교회 리더를 대상으로 세미나를 열고, 이번 조사 결과를 실제 사역에 적용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최창남 회장은 “변화의 시대에 가장 중요한 전략은 변하지 말아야 할 복음이라는 본질을 정의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변화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회 트렌드 2027 기획책임을 맡은 박재범 기아대책 부회장은 “한국교회가 다시 함께하는 선교적 공동체로 서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책을 준비했다”며 “AI 시대가 되고 신앙이 개인화돼도 답은 결국 교회 공동체 안에 있다”고 강조했다.                                         < 이현성 기자 >

 

 

 

 

“동포들이 겪는 어려움을 제도 개선의 출발점으로 삼고,

 좋은 제안은 정책과 예산으로 이어져 반드시 실행되도록 하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20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이 ‘세계한인의날’인 28일 동포들을 만나 “동포 여러분의 삶은 대한민국의 역사와 한몸”이라며 동포사회를 위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인천에서 열린 제20회 세계한인의날 기념식에 참석해 “대한민국의 성취는 동포 여러분의 피나는 노력이 함께 했기에 가능한 결과”라며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항상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대한민국과 세계를 하나로 이어오신 700만 동포 여러분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부가 동포사회를 지원하는 것은 해외에 사는 누군가에게 주는 일방적인 혜택이 아니다. 대한민국과 동포사회가 서로 힘이 되고, 세계 곳곳에 형성되어 있는 네트워크를 다음 세대까지 이어가기 위한 투자”라며 “동포들이 겪는 어려움을 제도 개선의 출발점으로 삼고, 좋은 제안은 정책과 예산으로 이어져 반드시 실행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 고경주 기자 >

이 대통령 "재외동포, 700만개 현지 거점…동포사회 지원은 투자"

 
 

"차세대 교육 지원·디지털 플랫폼 구축…재외국민 선거제도 개선"

세계한인의 날 기념사…"동포·국민 연결 '대체불가 한국' 함께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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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세계한인의 날 기념사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20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9.28 superdoo82@yna.co.kr

 

이재명 대통령은 28일 "정부가 동포사회를 지원하는 것은 일방적인 혜택이 아니다"라며 "대한민국과 동포사회가 서로 힘이 되고, 세계 곳곳에 형성된 네트워크를 다음 세대까지 이어가기 위한 투자"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20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 참석, 기념사를 통해 "전 세계 181개국에 살아가는 700만 재외동포는 대한민국이 세계와 연결되는 700만개의 현지 거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낯선 땅에서 편견과 차별을 견디며 성실함과 책임감으로 현지 사회의 신뢰를 얻어온 동포 여러분이 계셨기에 대한민국은 짧은 기간 세계인의 인정을 받으며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었다"며 "그렇기에 동포 여러분의 삶은 대한민국 역사와 한 몸"이라고 격려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성장하는 만큼 동포 여러분의 삶이 성장하고, 동포 여러분이 성장하는 만큼 대한민국의 위상도 높아진다"며 "이런 관점에서 국민주권 정부는 동포 정책을 새롭게 만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우리 아이들이 어디에 살든 한국인으로서 뿌리를 자랑스러워하도록 차세대 교육에 대한 지원을 더욱 두텁게 하겠다"며 "세계 어디서나 보다 편리하게 정부 서비스를 이용하고 정책 정보와 동포사회가 하나로 연결될 수 있도록 '재외동포 디지털 통합 플랫폼'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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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세계한인의 날 기념사  =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20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6.9.28 superdoo82@yna.co.kr

 

또 "주권자로서 권리를 더 쉽게 행사하도록 재외국민 선거제도 개선에 힘쓰겠다"며 "동포의 귀환과 정착을 더 세심하게 지원하고 입양 동포 등의 삶과 기억도 대한민국의 역사로 소중히 품고 살피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동포사회의 목소리는 모든 정책의 출발점"이라며 "목소리가 단지 '건의'로 끝나지 않도록, 좋은 제안은 반드시 실행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세계 한인의 날'은 어느 때보다 특별하다"며 이날부터 시작된 '세계 한인 주간'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우리는 지역별로, 분야별로, 세대별로 만나왔지만 이제 그 만남을 하나로 이어보려 한다"며 "여러분이 가진 그 모든 경험과 역량을 서로 연결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한 첫걸음이 올해 세계 한인 주간"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700만 동포와 5천200만 국민이 하나의 더 큰 대한민국으로 연결된다면 우리는 세계가 더욱 신뢰하는 나라, 인류의 더 나은 미래에 기여하는 나라로 나아갈 수 있다"며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함께 만들자"고 당부했다.     < 고동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