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가 1/10 연구비로 만든 ‘R1’, 일부 성능 테스트서 오픈AI의 ‘o1’ 제쳐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빅테크 연구비의 10%를 들여 개발한 ‘인공지능’이 실리콘밸리를 위협하고 있다. 딥시크와 마찬가지로 오픈소스형 인공지능을 만드는 메타(옛 페이스북)의 연구팀이 ‘패닉’(공황)에 빠졌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메타는 올해 650억달러(약 9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5일 미국 시엔비시(CNBC) 등 외신을 보면, 2023년 설립한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가 지난 20일(현지시각) 공개한 추론형 인공지능 ‘알원’(R1)은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오픈에이아이(AI)가 지난해 9월 출시한 ‘오원’(o1)을 앞섰다. 딥시크의 기술보고서를 보면, 알원은 미국 수학경시대회(AIME 2024) 문제를 푸는 테스트에서 79.8%의 정확도를 기록해 오원(79.2%)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였다.
앞서 지난달 공개된 이 회사의 거대언어모델(LLM) ‘브이쓰리’(V3)의 경우 메타의 최신 모델인 ‘라마(Llama) 3.1’보다 앞선 성능을 보였음에도 인공지능 훈련에 쓴 비용은 557만달러(약 80억원)에 불과했다. 딥시크는 미국이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고성능 지피유(GPU·그래픽처리장치)칩의 중국 수출을 통제한 탓에 엔비디아의 최신칩(H100)에 한참 못 미치는 저사양 반도체 에이치(H)800을 2000개 활용해 두 달 만에 브이쓰리를 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신문 뉴욕타임스는 딥시크의 개발비에 대해 “빅테크인 메타가 최신 인공지능 기술을 구축하는 데 쓴 비용의 약 10분의 1 수준”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딥시크의 성과를 두고, 미국의 대중국 수출 제재가 중국의 엔지니어들이 보다 효율적인 인공지능 개발에 매달리도록 만든 원동력이 됐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딥시크의 인공지능이 성능 면에서 글로벌 10위권으로 뛰어올랐는데, 이는 워싱턴의 수출 규제가 중국의 급속한 (AI 기술) 발전을 막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인공지능 개발에 거액의 돈을 투자해온 빅테크들도 ‘가성비’를 앞세운 딥시크의 부상에 난감한 분위기다. 얀 르쿤 메타 수석 인공지능 과학자 겸 뉴욕대 교수는 24일 스레드에 올린 글에서 “딥시크의 성과를 보며 ‘중국이 인공지능 분야에서 미국을 앞서고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있는데, 오픈소스 모델이 (오픈AI와 같은) 독점 모델을 넘어서고 있다는 게 적절한 해석”이라고 했다.
하지만 미국 빅테크 직원들이 다수 가입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딥시크가 알원을 공개한 직후 “메타의 생성형 인공지능 조직이 패닉 상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글을 쓴 한 메타 직원은 딥시크의 개발비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는 조직 리더들을 언급하며 “경영진은 생성형 인공지능 조직의 막대한 비용에 대한 해명을 걱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올해는 인공지능에 있어 결정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올해 자본적 지출(CAPEX)을 600억~650억달러 계획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 선담은 기자 >
딥시크가 뭐길래 엔비디아가 대폭락해?…중국 AI 돌풍
엔비디아 -17% 등 기존 AI 관련주 급락
저비용 딥시크 등장에 미 경쟁력 의구심
중국이 인공지능에서도 경쟁력 우위?
중국의 저비용 인공지능(AI) 딥시크(DeepSeek)의 등장에 엔비디아 등 미국의 인공지능(AI) 관련 빅테크 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 딥시크 등장에 기존 인공지능 기업들의 경쟁력이 의심받으며 최악의 주가 폭락이 일어났다. 중국이 값싸고 뛰어난 성능의 인공지능을 개발함으로써, 이 분야에서 미국을 앞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7일 미국 증시에서는 챗지피티(Chat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 출시 이후 증시에서 최대 빅테크 기업으로 성장한 엔비디아가 무려 17% 폭락해, 5890억달러가 증발됐다. 엔비디아 등 미 증시에서 비중이 큰 빅테크 기업들이 일제히 폭락하며 나스닥 지수는 3.1%, 엔스앤피(S&P)500 지수는 1.5%나 떨어졌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이 편입되지 않은 다우존스 지수는 0.7% 올랐다.
특히, 인공지능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9.15%나 폭락해, 지난해 9월3일 7.75% 이후 최대로 떨어졌다. 이 지수가 9% 이상 폭락하기는 코로나19 충격이 가해졌던 지난 2020년 3월18일 이후 처음이다.
인공지능 산업 수혜주인 브로드컴도 17.4% 폭락해 시총이 1조달러 아래로 내려갔고, 마블테크놀로지도 -19.1%,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11.71% 급락했다. 오라클도 14%나 포락했다.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대만의 티에스엠시(TSMC)도 -13.33%, 반도체 장비 회사인 네덜란드 에이에스엠엘(ASML)은 -5.75%, 영국 반도체 설계회사 에이아르엠(Arm)은 -10.19% 급락했다.
다만, 인공지능 노출이 적은 빅테크 기업들은 선방했다. 애플은 3.18%, 메타는 1.91%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13%, 구글의 알파벳은 4.03%, 테슬라는 2.32% 하락에 그쳤다.
이날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의 대폭락은 중국이 개발한 딥시크가 저렴한 비용으로 우수한 성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기존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의 경쟁력에 의문이 생겼기 때문이다.
중국이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인 딥시크는 지난주 출시된 이래 미국에서만 애플스토어에서 가장 다운로드가 많은 앱으로 올라섰다. 딥시크 쪽은 자신들의 인공지능 모델을 훈련시키는 비용으로 단지 560만달러만 썼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선두주자인 오픈에이아이(OpenAI)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은 자신들의 최신 인공모델인 지피티-4의 훈련에 1억달러 이상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공지능 관련 조사회사인 앤스로픽의 최고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는 지난해 방송에서 일부 기존 인공모델의 훈련에 10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딥시크는 엔비디아이가 개발한 인공지능 관련 고가 반도체를 사용하지 않고도 우수한 성능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딥시크가 거대언어모델(LLM) 훈련에 사용한 그래픽처리장치(GPU)의 규모와 비용이 미국 빅테크들과 비교해 훨씬 적어 효율성을 보여줬다고 미국 언론들을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인공지능에 첨단 및 고가 반도체를 공급하며 최대 수혜주로 떠올랐던 엔비디아 등 인공지능 관련 기업들이 갑자기 경쟁력을 의심받게 돼 주가폭락으로 이어졌다.
딥시크 돌풍과 기존 인공지능 기업들 주가 대폭락은, 미국의 인공지능 등 첨단분야에서의 기술 규제를 중국이 극복해냈음을 보여줬다는 분석도 있다. 오히려,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술규제 및 공급망 분리인 디커플링이나 디리스킹 정책이 중국의 자급자족적인 기술굴기를 야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정의길 선임기자 >
딥시크는 규제를 먹고 자랐다…저가 반도체로 패러다임 전환
미국의 대중 기술규제 압박 속에서
싸고 뛰어난 인공지능 개발에 성공
기존 AI기업·미국에는 위기일 수도
중국·유럽 등엔 AI 도약 계기 될듯
중국 인공지능(AI) 개발 스타트업인 딥시크(DeepSeek)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이 전세계 인공지능 산업을 크게 뒤흔들고 있다.
고작 600만달러 미만 비용으로 첫 생셩형 인공지능 챗지피티에 필적하는 성능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 딥시크의 인공지능 챗봇들은 전세계 인공지능의 패러다임을 다시 바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자본가 마크 앤더슨은 딥시크가 인공지능에서 “가장 놀랍고 인상적인 혁신 중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딥시크는 2023년 5월 중국 항저우에서 량원펑(40)에 의해 설립됐다. 광둥성 출신인 그는 저장대에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대학 졸업 뒤인 2015년 대학 친구 2명과 함께 '하이-플라이어'(High-Flyer)라는 헤지펀드를 설립했다. 컴퓨터 트레이딩에 딥러닝 기법을 선구적으로 적용해 돈을 모은 뒤 딥시크를 창업했다.
량원펑은 하이-플라이어의 자산을 80억달러로 불린 뒤 소규모 인공지능 연구소를 만들어 운영하다 독립적인 회사로 딥시크를 창업했다. 량원펑은 자신을 펀드트레이더보다는 엔지니어로 인식하고 있다.
딥시크는 2023년 11월 첫 번째 오픈소스 인공지능 모델 ‘딥시크 코더’를 시작으로 여러 모델을 출시하고, 지난 10일 본격적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최신모델인 딥시크 V-3 및 R-1이 새해 들어 공개되면서 본격적으로 돌풍을 일으켰다. 딥시크는 현재 애플스토어에서 다운로드 1위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딥시크의 새로운 모델을 보면 추론 연산을 수행하는 오픈소스 모델을 효과적으로 만들면서, 슈퍼 컴퓨팅 효율성도 뛰어나다는 점에서 엄청나게 인상적이다”라고 평가했다.
중국에 대한 미국의 첨단기술 규제가 오히려 딥시크의 부상을 부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이 인공지능 등 첨단분야에서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고 첨단 반도체 대중국 수출을 금지하자, 딥시크는 기존의 저가 반도체 등을 이용해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딥시크 쪽도 첨단고가 반도체 대신 혁신적인 인공지능 훈련 기술을 조합해 인공지능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회사 쪽은 딥시크-V3 개발에 들인 비용이 557만6천달러(약 78억8천만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는 메타(페이스북 모회사)가 최신 인공지능 모델 라마(Llama) 3을 엔비디아의 고가 칩 'H100'을 이용해 훈련한 비용의 10분의 1 수준이다.
게다가 이번에 발표된 첨단 R1 모델은 오픈소스로 출시돼, 누구라도 이 모델을 사용해 적용할 수 있다. 다른 회사들도 딥시크의 방식을 이용해 값싸고 대안적인 인공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딥시크의 등장으로 기존 인공지능 기반 산업이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딥시크가 인공지능 훈련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공지능 출현의 최대 수혜 기업인 엔비디아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엔비디아 등은 타격을 받더라도 전체 인공지능 관련 산업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딥시크 등장으로 인공지능의 대중화가 가속돼 관련 분야 전반이 더 성장한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성명에서 딥시크를 “탁월한 인공지능의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질문에 대답하는 인공지능의 작업인 ‘추론’에는 많은 엔비디아 반도체 및 고도의 네트워킹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딥시크의 성공은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에서 엔비디아의 우위가 생각보다는 크지 않고, 새로운 인공지능 개발에 결정적이지도 않을 수 있음을 드러낸 점만은 확실하다.
딥시크의 성공은 또 인공지능 개발에서 미국의 독주를 막고, 이른바 각국 사이에서 개발력의 평균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딥시크 성공으로 당장은 중국이 미국에 필적할 수 있겠으나, 유럽이나 다른 개발도상국들도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프랑스 대통령궁인 엘리제궁의 한 관리는 월스트리트저널에 컴퓨터 능력이 더는 인공지능 개발에 결정적 요소가 아니라며 “그 메시지는 우리도 경쟁할 수 있고, 대안을 만들 기회가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한겨레 정의길 기자 >
중국 “AI 반도체 수출 통제, 미국 기업 손해”…엔비디아도 반발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요한 반도체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하기로 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했다. 인공지능 관련 반도체 제조사인 미국 엔비디아도 자국 정부를 비판했다.
중국 상무부는 13일 밤 누리집에 대변인 명의 성명을 내어 “바이든 정부는 합리적인 목소리를 외면하고, 무리한 조처를 했다”며 “이는 국가 안보 개념을 남용하고 수출 규제를 오용한 사례로, 국제 다자간 경제무역 규칙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다. 이에 대해 중국 쪽은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어 “바이든 정부의 수출 규제 남용은 각국의 정상적인 경제무역 교류를 엄중하게 저해하고, 시장 규칙과 국제 경제무역 질서를 엄중하게 훼손하며, 글로벌 기술 혁신에 엄중한 영향을 미치고, 미국 기업을 포함한 전 세계 기업의 이익에 엄중한 손해를 끼친다”며 “중국 쪽은 정당한 권익을 단호히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350여자의 입장문에서 ‘엄중하게’라는 단어를 4차례 반복하며 미국 쪽 조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중국으로의 인공지능 반도체 유입을 더욱 차단하는 조처를 내놨다. 중국·북한·러시아 등 20여개 ‘우려 국가’는 미국 기술이 들어간 첨단 그래픽 처리장치(GPU) 등 인공지능 반도체를 계속 구입할 수 없도록 하고, 한국 등 18개 동맹·파트너 국가는 제한을 두지 않으며, 동맹이나 우려국가가 아닌 국가들에는 구입 수량에 한도를 설정하는 내용이다. 임기를 일주일 남긴 바이든 정부가 막판에 대중국 반도체 견제의 고삐를 강하게 당긴 것이다.
인공지능 관련 반도체 제조의 선두 주자인 미국 엔비디아도 즉각 반발했다. 네드 핀클 엔비디아 정부부문 담당 부사장은 “이번 조치는 시장 결과를 조작하고 경쟁을 억압함으로써 미국이 어렵게 얻은 기술적 이점을 낭비할 위험이 있다”며 “미국은 혁신과 경쟁, 그리고 전 세계와 기술을 공유함으로써 승리하는 것이지, 정부의 과잉개입이라는 벽 뒤에 숨어서 후퇴하는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엔비디아는 이미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 등 통제를 받고 있지만, 이번 조처로 수출 통제국가와 사전 수출 승인이 필요한 국가가 확대되면서 추가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챗 지피티(GPT) 개발사인 오픈에이아이(AI)는 중국과 경쟁에 앞서기 위해 정부의 투자와 통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픈에이아이는 이날 ‘경제 청사진’이라는 제안서를 통해 “글로벌 펀드에는 인공지능 프로젝트에 투자될 약 1750억달러(257조원)가 대기 중”이라며 “미국이 이를 끌어들이지 못하면 중국이 지원하는 프로젝트로 흘러 들어가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픈에이아이는 인공지능 모델에 대한 수출 통제안을 제시하며 “동맹국과 파트너에게 첨단 인공지능 모델을 제공해, 중국이 아닌 미국 기술에 기반한 인공지능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한겨레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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