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도 코스피 6000' 발언, 언론 보도 홍수


궤변이라면서도 여론 왜곡 우려해 적극 반박
"반도체 사이클 외 각종 시장구조 개혁 작용"
"윤석열 정권은 상법 개정 반대, 거부권 행사"
"당시 나스닥 사상 최고, 코스피는 2000 횡보"

"한동훈, 비반도체 부문의 주가 상승분도 무시"
"시장 재평가 만든 정치·제도 변수 통째로 지워"
욜랑거린다? "몸을 가벼이 놀리며 촐싹거린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의 한 분식집을 찾아 상인들을 만나고 있다. 2026.3.7. 연합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윤석열도 코스피 6000' 발언을 두고 급기야 여당 지도부까지 집중 성토에 나섰다. 거론할 가치도 없는 궤변이라면서도 언론 보도를 등에 업은 한 전 대표의 자극적 선동이 여론에 미칠 파급력을 우려해 최고위원들이 조목조목 사실관계를 들어 반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 7일 부산을 찾아 "코스피 6000은 이재명 정부 정책 때문이 아니라 반도체 사이클 덕분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하지 않고 계속 정치했으면 역시 6000을 찍었을 것이다"라는 요지의 주장을 펼쳤고 언론은 이에 관한 기사를 무수히 쏟아냈다.

 

9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명선 최고위원은 "반박할 가치도 없는 말이지만 사실관계 파악도 못 하고 있는 한동훈 전 대표를 위해 바로 잡을 필요가 있어 한마디 하겠다"라며 "코스피 6000 달성은 반도체 사이클 회복만의 결과가 아니다. 상법 개정, 배당 분리과세 등 시장구조 개혁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 신뢰 회복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다. 1500만 주식 투자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복합적인 원인 중 애써 하나만 보려고 실눈 뜨고 있는 한 전 대표가 참 애처롭기 짝이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은 주식 시장 밸류업을 입으로만 외치다 재벌들이 반대하자 상법 개정 반대로 돌아섰고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거부권까지 행사했다. 그 결과 상법 개정 기대감을 안고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들을 내쫓았다. 한 전 대표는 벌써 잊었나?"라며 "상법 개정이 없었다면 중복 상장 등 지배주주 횡포에 대한 우려가 걷히지 않아 시장의 장기 신뢰는 회복될 수 없었을 것이고, 코스피 6000은커녕 3000도 요원했을 것이다. 올해 2월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AI 관련 11개 종목을 제외하더라도 코스피가 4700을 상회한다고 밝힌 것도 참고하기 바란다. 한 전 대표, 이제 끔찍한 소리 그만하고 정신 차리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기가 막힌 궤변이다. 윤석열 집권 당시 나스닥은 사상 최고였던 반면 코스피는 2000 중반을 횡보했다. 반도체 사이클은 그때도 돌았다. 그때 상법 개정을 어떤 당이 반대했는가. 바로 국민의힘이 막았다"면서 "계엄 당일 주식 계좌를 들여다보며 가슴 철렁했던 국민들이 있다. 계엄 이후 일주일 만에 시가총액이 무려 144조 원 증발했다. '계엄만 안 했더라면'이라는 말은 범죄자가 '검거만 안 됐다면'이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코스피 6000은 내란을 막아내고 고통을 견뎌낸 국민의 승리이고 대한민국의 성과다. 내란 정당의 당시 당 대표가, 그리고 국민의힘이 가로챌 성과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숭어가 뛰니 망둥어도 뛴다. 코스피 5000이 조기에 초과 달성되니, 허황된 목표라고 비난하다 머쓱해진 사람들이 다른 외부 요인 때문이라고 깎아내리고 자신들도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숟가락을 얹는다"라며 한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우리 기업들 중 비반도체 부문이 견인한 절반에 가까운 주가 상승분을 무시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자본시장 개혁에 따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구조적으로 해소된 사실을 외면했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비상계엄의 악영향을 축소·은폐했다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반도체 섹터의 투톱 기업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하다 보니 주가 상승분에서 반도체주의 비중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증시의 현실이기는 하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비반도체 섹터의 기여도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면서 "반도체가 쉬어갈 때는 증권, 건설, 자동차, 금융, 보험 업종이 순환매를 이어받았는데 한 전 대표 발언은 이들 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무시하는 반쪽짜리 설명"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게다가 문제의 발언은 시장 멀티플의 재평가를 만든 정치와 제도 변수를 통째로 지워버렸다는 점에서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상법 개정과 지배구조 개선 기대에 따른 시장 전체의 리레이팅은 수치적으로도 확인된다"며 "반도체뿐 아니고, 반도체를 뺀 나머지 시장도 모두 실적보다 밸류에이션이 더 앞서서 올라갔다. 로이터가 정리한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할인 폭이나,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PBR·PER 수치만 찾아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같은 돈을 벌더라도 주식 가치가 2배, 3배 더 높이 평가받는 현상인데 이런 상황은 업황이나 실적 개선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고 한층 구체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주 충실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을 반대했던 한 전 대표로서는 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정부와 함께 입을 다물어야 할 대목이다. '비상계엄만 없었더라면'이라는 가정 화법 앞에서는 무슨 말을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많은 국민의힘 인사들과 반개혁 세력의 속내일 것으로 짐작된다. 주권자 국민을 대할 때, 마치 주가만 올려주면 윤석열도 지지할 수 있는 그런 개돼지처럼 취급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만 하겠다"고 일침을 놨다.

 

9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규환 최고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델리민주 중계화면 갈무리

 

특히 박규환 최고위원은 작심한 듯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한동훈 전 대표의 기행(奇行)과 기언(奇言)에 대해 한마디 하겠다. 당원 게시판에 가족들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불명예 제명되면서 정치생명이 끊어질 위기에 처하자 어떻게든 대중에게 잊히지 않으려는 그 절실한 마음이야 알 것도 같다"며 "윤석열 정권의 법무부 장관, 여당 비대위원장, 당 대표 하면서 누렸던 무소불위의 황태자 권력이 물거품처럼 사라지니 그 금단현상이야 오죽하겠는가"라고 신랄하게 질타했다.

 

경북 영주·영화·봉화 지역위원장을 지낸 그는 "그래도 그렇지, 돈 더 내는 사람에게 더 가까운 자리 배정하는 티켓 판매형·수익형 정치 공연을 여는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팬클럽 대동하고 대구·부산 돌며 재보궐선거 출마지 탐색하는 간 보기 정치, 쇼핑 정치를 하지 않나. 왜 이리 욜랑거리나?"라면서 "급기야 부산 구포시장에서는 윤석열이 계엄 하지 않고 정치 계속했으면 코스피 6000 찍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기언까지 늘어놓았다. 그럼, 윤석열이 계엄 선포하지 않고 정치했던 2년 동안은 왜 2000밖에 못 찍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 "외신조차도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행정 역량이 한국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는 마당에 이게 무슨 해괴한 요설인가? 윤석열의 계엄 선포로 3일 만에 시가총액 75조 원이 증발하고 환율이 폭등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전폭 심화되는 와중에 우리 국민이 느꼈던 그 엄청난 충격과 불안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디다 대고 윤석열 정치 운운하는가?"라며 "더구나 12·3 계엄 당시 여당 당 대표로서 불법 계엄과 내란의 공동 책임자여야 할 사람이 윤석열 정치를 운운하다니, 후안무치한 건가, 철딱지가 없는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나아가 "게다가 한동훈 씨는 내란의 와중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통치권을 나누어 갖겠다는 초헌법적, 위헌·위법적 공동 국정운영을 시도했던 제2차 내란의 주범 아닌가? 윤석열과 함께 감옥에 있어야 할 사람이 어디 감히 윤석열 정치를 들먹이며 욜랑거린단 말인가?"라면서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며, 그 결과에 대해 대통령과 함께 국민에게 책임을 진다'고 규정한 국민의힘 당헌을 제시한 뒤 "그쪽 당헌대로라면 국민의힘과 한동훈 씨는 내란에 대해 윤석열과 함께 국민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의힘은 자진 해산, 한동훈은 정계 은퇴, 그래서 내란 수괴 윤석열과 함께 국민 눈앞에서 깔끔하게 사라지는 것이 바로 최소한의 책임지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헌대로, 장동혁 대표는 지금이라도 '장동혁 손바닥 뒤집듯' 말 바꾸지 말고, 정당 해산 절차 밟기를 바란다. 한동훈 씨 또한 더 이상 '한동훈 욜랑거리듯' 하는 정치 그만하고 이만 여기서 정치에서 손 떼기를 충고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결국 국민의 심판으로, 법의 심판으로 강제 퇴출당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전했다.

 

자신이 세 차례나 반복해 쓴 '욜랑거리다'라는 단어의 뜻을 다른 회의 참석자들이 궁금해하자 박 최고위원은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몸을 가벼이 놀리며 촐싹거린다' 이렇게 설명돼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몸의 일부를 가볍게 흔들며 자꾸 움직이거나 촐싹거리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라고 정의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3.9. 연합
 

정청래 대표도 이 말을 받아 "(한동훈의) 욜랑거리는 발언을 제가 접하면서, 이게 무슨 개그콘서트 대사인가 그런 생각을 했다. '윤석열이 계엄만 안 했으면 코스피 5000~6000 찍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이승만이 3·15 부정선거만 안 했으면 쫓겨나지 않았을 것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만 안 했으면 비극적 최후가 없었을 것이고, 전두환이 12·12 군사 쿠데타와 광주 학살만 아니었으면 훌륭한 대통령이었을 것이고, 이명박 대통령이 부정부패만 없었다면 감옥 안 갔을 것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만 없었으면 탄핵 안 되었을 것이다. 하나 마나 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두고 선수들이 경쟁한다. 100m를 뛰는데, '조금만 빨리 뛰었으면 금메달을 땄을 텐데' 뭐 하나 마나 한 이야기 아닌가? 그리고 가정 자체도 틀렸다. 그러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임할 때 왜 코스피 3000도 못 찍었나?"라며 "임오경 의원이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 금메달 출신인데, 핸드볼 골대에 상대편보다 한 골이라도 더 많이 넣으면 금메달 따고 안 그러면 지는 것이죠? 하나 마나 한 이야기를 (한동훈이) 뭘 욜랑거리면서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별 의미 없는 이야기인데 제가 너무 길게 다뤄줘서 그렇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 김호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