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혁명수비대 "전쟁 언제 끝낼지 우리가 결정"

이란 '경제적 압력 극대화' 전략…장기전 준비
트럼프 "호르무즈 봉쇄하면 20배 타격" 경고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중심 결집
"더 많은 미사일 배치, 1톤 넘는 탄두 탑재"
한국 배치 미군 사드 일부, 중동으로 이동

 

"더는 외교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는 남들을 속여왔고 약속을 지키지 않았으며, 우리도 협상 중에 이를 두 번이나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리가 협상에 임하는 동안 우리를 타격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실의 카말 하라지 외교정책 고문은 9일 CNN 인터뷰에서 미국·이스라엘과의 '휴전'을 위한 외교 협상 가능성을 이렇게 일축했다. 하라지 고문은 "다른 국가들이 개입해 이란에 대한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 종식을 보장할 정도까지 경제적 압력이 축적되지 않는 한 (외교의)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쟁은 인플레와 에너지 부족 측면에서 다른 나라들에 많은 압력, 경제적 압력을 가하고 있다. 전쟁이 지속되면 이 압력은 더 축적될 것이며, 그래서 다른 나라들은 개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국민들이 9일 수도 테헤란의 혁명 거리에 모여 이슬람 공화국의 새로운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2026. 03. 09 [UPI=연합]

 

트럼프 "전쟁 곧 끝날 것" 조기 종전 시사
이란 '경제적 압력 극대화'…장기전 준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플로리다주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매우 결정적으로 승리하고 있다. 계획보다 훨씬 앞서 있고 전쟁은 곧 끝날 것"이라고 '조기 종전'을 시사했지만, 핵 협상 중 '불법 공격'을 받고 최고지도자도 잃은 이란은 현재로선 그럴 뜻이 없고 장기전 각오를 밝힌 것이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도 하라지의 '장기전' 발언을 뒷받침했다. 연합뉴스와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우리가 결정한다"라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이 계속된다면 이 지역에서 단 1리터의 석유 수출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도 미 PBS 방송 인터뷰에서 "세 차례의 협상 후 미국 협상단 스스로 우리가 큰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는데도, 그들은 우리를 공격하기로 결정했다. 더는 미국과의 대화가 우리 의제에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 공격'을 당하고 지난 10일간 이란은 보복 차원에서 이스라엘은 물론, 걸프 국가를 포함한 중동 지역 내의 미군 기지와 외교공관, 그리고 공항과 석유 인프라 등 민간 시설들에 타격하는 한편,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을 금지하는 등 사실상 봉쇄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플로리다주 트럼프 내셔널 도럴 마이애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 03. 09 [AFP=연합]

 

트럼프 "호르무즈 봉쇄하면 20배 타격"
IRGC "미국·이스라엘 외교관 내보내라"

 

IRGC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국과 이스라엘 외교관을 자국 영토에서 내보내는 어떤 유럽, 아랍 국가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 완전한 자유와 권한을 얻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는 이날 트루스 소셜을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원유 수송선 통과를 막는다면 "지금까지보다 20배 더 가혹하게" 타격하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는 "그에 더해 우리는 쉽게 파괴할 수 있는 목표물들을 제거해 이란이 사실상 다시는 하나의 국가로서 재건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다. 죽음, 화염, 분노가 그들을 지배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러나 나는 그런 일이 없길 바라고 기도한다"며 "이건 호르무즈 해협을 많이 이용하는 중국과 다른 모든 국가에 미국이 주는 선물이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위의 플로리다 회견에서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열흘 만에 이란 함정 51척을 격침하고 미사일 시설 등 5000개 넘는 표적을 타격했으며, 이란의 미사일 능력이 10% 이하로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에 이란의 IRGC는 자국의 미사일 프로그램이 파괴됐다는 트럼프의 주장을 일축하고, 더 많은 수의 미사일을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 미사일들이 1톤 이상의 탄두를 탑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9일 영국 글로스터셔주의 RAF 페어퍼드 기지에서 미 공군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전략폭격기가 주차된 B-1B 전략폭격기들 근처로 착륙하고 있다. 2026. 03. 09 [로이터=연합]

 

이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중심 결집
"더 많은 미사일 배치, 1톤 넘는 탄두 탑재"

 

한편, 이란은 8일 미국·이스라엘 공습에 목숨을 잃은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후임 최고지도자로 차남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선출했으며, 그에 따라 이란의 군부와 정치인, 종교 권위자들이 모즈타바를 중심으로 결집하며 장기전을 시사하고 있다. 이슬람혁명수비대가 맨 먼저 충성을 맹세했다. IRGC는 모즈타파 하메네이의 "신성한 명령에 전적으로 복종하고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고, 이란 정규군과 경찰 최고 사령부, 국방위원회 또한 충성을 서약했다.

 

특히 IRGC는 신임 총사령관 모즈타바에게 바친다며 '라바이크 야 하메네이(하메네이여, 내가 여기 있나이다)'라는 작전명으로 초중량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으며, 예멘의 후티 반군, 레바논의 헤즈볼라 등 친이란 무장 세력들도 충성 서약을 했다. 수도 테헤란의 한 광장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쏟아져 나와 "미국에 죽음을"을 외치며 하메네이 부자의 초상화를 흔들었다. 같은 날 오후 미국과 이스라엘 전투기들은 이란의 테헤란과 이스파한을 폭격했다.

 

한국 배치 미군 사드 일부, 중동으로 이동
이 대통령 "우리 의견 전적 관철 어려워"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조현 외교부 장관에게 질문하고 있다. 2026.3.10 연합
 

미국은 이란의 드론과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해 공격에 대한 방어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한국에 배치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중 일부를 포함한 주한미군 자산을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은 10일 국무회의에서 "주한미군이 자국의 군사적 필요에 따라 일부 방공무기를 반출하는 것에 대해 우리는 반대 의견을 내고는 있지만, 우리 의견대로 전적으로 관철할 수 없는 것도 엄연한 현실"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 이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