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해협 닫겠다는 이란군…유가 130달러까지?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알리 라리자니가 2025년 8월 13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레바논 국회의장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EPA 연합
 

이란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86)가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이란 국영 텔레비전과 국영 이르나(IRNA) 통신은 1일(현지시각) 하메네이의 사망 사실을 보도했다. 다만 사망 원인을 밝히지는 않았다고 에이피 통신이 전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메네이가 미국과 이스라엘이 대이란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란 쪽이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을 확인하기 앞서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인 알리 라리자니(67)는 28일 오후 엑스에 글을 올려 “시온주의자(이스라엘) 범죄자들과 파렴치한 미국인들이 그들의 행동을 후회하도록 만들어주겠다”고 밝혔다. 라리자니 사무총장은 “이란의 용감한 군인들과 위대한 국민이 폭압적인 국제 악마들에게 잊을 수 없는 교훈을 가르쳐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리자니는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자신의 유고 시에 가동될 비상 후계체제의 중심인물로 지목된 인물로 알려졌다. 이 글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더는 하메네이가 없다는 여러 징후가 있다”며 사망을 암시한 이후에 게시된 것으로 보인다.                                                                                < 정의길 기자 >

 

호르무즈해협 닫겠다는 이란군…유가 130달러까지?

 

“이란군, 선박들에 ‘통항 불가’ 통보”
호르무즈 봉쇄시 유가 ↑ 물가 ↑ 증시 ↓
OPEC+는 더 많은 증산을 검토 중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미사일 등으로 선제공격을 가하고 이란이 중동 각지의 미군 기지에 미사일과 드론으로 맞대응을 하는 등 중동 정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나왔다. 이란군이 선박들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불허된다고 통보했다는 것인데, 만약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현실화된다면 유가가 130달러까지 폭등하고 물가도 뛸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증시 등 자산시장도 타격을 입을 것이고 금리도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이 조속히 종결되어야 할텐데 큰일이다.

 

이란군, 호르무즈 해협 실제로 봉쇄하나?

 

28일(현지시간)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CG)가 선박들에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통보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선박 통행 지원을 위한 유럽연합(EU)의 연합 임무 ‘아스피데스’의 한 당국자는 선박들이 혁명수비대에서 이같은 내용의 초단파송신(VHF)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당국자는 이란이 공식적으로 이를 확인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 역시 걸프 지역을 운항 중인 선박들로부터 호르무즈해협 차단 메시지를 받았다는 보고를 다수 받았다고 밝혔다. UKMTO는 그러면서 이같은 교신은 합법적으로 발효되지 않는 한 국제법상 법적 구속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날 이란 공격 이후 상선들에 걸프 지역을 피하도록 권고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의 입구에 있는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20∼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에너지 요충지다. 이란 정부는 미국, 이스라엘이 자국을 압박할 때마다 이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위협하지만 그간 한 번도 실행한 적은 없다.

 

이 해협이 실제로 군사적으로 봉쇄된다면 전 세계 해운뿐 아니라 에너지 시장이 거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25일 호르무즈 해협의 모습. AFP 연합
 

만약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다면 글로벌 경제에는 재앙

 

파이낸셜타임스(FT),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세계 원유·가스 수송의 핵심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다. 오만과 이란 사이 위치한 이 해협은 지난해 기준 약 1300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31%를 차지한다.

 

이란이 해협 봉쇄에 나서거나 대리 세력을 통해 에너지 인프라를 공격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은 즉각적인 충격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6월 이란-이스라엘 충돌 당시에는 이란의 정권 붕괴 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속에 유가가 금세 안정을 찾았으나, 이번에는 미국이 '정권 교체'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분쟁 장기화와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이전보다 훨씬 커졌다는 평가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분쟁 장기화 시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브렌트유는 전날 장중 3% 상승해 배럴당 73달러로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한 달간 12%가량 상승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 등은 군사 충돌이 확산되고 해협이 막힐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130달러 선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추산해 왔다. 이는 현재 브렌트유 70달러대 중반 수준에서 70% 이상 상승하는 것이다.

 

유가 급등 시,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이 0.6~0.7%포인트(p) 상승하며, 이미 무역 갈등과 경기 둔화 압력에 시달리는 세계경제에 추가 충격을 줄 수 있다. 주요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하 기조를 철회하거나 오히려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글로벌 증시도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글로벌X ETF의 투자전략가 빌리 렁은 이번 사태가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시장에 특히 부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글로벌 증시가 하락 출발할 것으로 예상했고, 특히 변동성이 크거나 경기 민감 업종일수록 하락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 UOB케이하이안의 프라이빗자산관리 책임자 케네스 고는 “달러와 엔화 강세, 금으로의 자금 이동 등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틱시스의 아시아태평양 수석 이코노미스트 알리시아 가르시아-에레로 역시 “위험 회피(risk-off) 장세로 출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글로벌 증시가 1~2% 이상 하락하고, 미국 국채 금리는 5~10bp 하락, 유가는 5~10% 급등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이란의 대응을 지켜본 뒤 판단해야 한다”며 과도한 베팅을 경계했다.
 

미국 텍사스 지역 유전 지대 원유 펌프잭의 모습. [연합]

 

 OPEC+ 대대적인 증산에 나설 것인가?

 

한편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간) 이란을 전면 공습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산유국 모임인 OPEC+ 소속 8개국이 예상보다 큰 폭의 원유 증산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OPEC+ 대표단들은 3개월간의 증산 중단을 끝내고 4월 원유 생산량을 하루 13만 7000 배럴 늘리는 방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여름철 수요 증가에 대비하고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으로 원유 가격이 상승한 데 따른 것이었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OPEC+ 회원국이 오는 29일 회의를 열 예정이라며 이번 회의에서 계획보다 더 많은 원유 증산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OPEC+ 소속 회원국들은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원유 생산 할당량을 전 세계 수요의 약 3% 수준인 하루 약 290만 배럴로 늘렸다가 계절적 수요 감소로 올해 1월부터 3월까지는 추가 증산을 중단한 바 있다.

 

이날 블룸버그 통신도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후 OPEC+ 회원국이 29일 회의에서 증산 규모 확대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이미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이란 공습 가능성에 대비해 원유 생산량을 늘린 상태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소식통은 비상계획의 일환으로 원유 생산과 수출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UAE 무역 소식통들도 UAE가 주력 원유인 무르반 원유 수출량을 4월부터 늘릴 예정이라고 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원유 가격은 공급 과잉 우려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이란 공격 가능성과 생산 차질, 중국의 원유 재고 축적 등으로 인해 올해 들어 19% 상승했다.                                                                                                                               < 이태경 기자 >

 

OPEC 로고. 로이터=연합
 

김정은, 베네수엘라·이란 보며 '핵보유' 수호 다질 듯

당대회서 "미, 주권국 침략·무력 사용 일삼아"
트럼프, 31일 방중…북미 회동은 불투명해져

북, 초강경 대미정책…"조미 관계 미국에"
"제국주의에서 국제법·국제질서는 무의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8일(현지시간) 이란을 불법 공격해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제거하고 이슬람 신정체제 전복에 돌입했지만, 북한은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은 채 상황 전개를 주시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충격과 경계심은 상당했을 걸로 보인다.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 헌장에 명시된 '주권과 영토 존중'이란 전후 자유주의 국제질서도 무시하며 반미 성향의 베네수엘라와 이란을 잇달아 불법 공격했다는 점에서다. 북한도 손꼽히는 반미 국가인 만큼, 언제든 그럴 위험성이 있다고 여길 수 있어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주요간부들에게 저격수보총을 선물하고 사격장에서 저격무기 사격을 한 가운데 김위원장의 딸 주애가 저격총을 조준한 모습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사진은 김주애가 표적지를 망원경으로 확인하고 있는 모습.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2026.2.28 연합뉴스

트럼프, 이란 불법 공격…하메네이 제거
김정은, 침묵하며 상황 전개 예의주시?

북한은 2월 20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제9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 총비서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를 통해 핵보유국 인정과 적대시 정책 철회를 조건으로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리유가 없다. 조(북)미 관계의 전망성은 미국 측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있다"면서 조건부 대화 의지를 밝혔다.

이 발언은 북한 김 위원장과 '재회'를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1일부터 사흘간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것과 맞물려 북미 정상 간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을 다소 높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트럼프의 이란 군사 폭격과 하메네이 제거, 그리고 체제 전복 선동을 보고 북한은 경계 수준을 크게 높일 걸로 보인다. 북한의 시각에서 보면, 과거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네오콘들이 '악의 축'이라고 불렀던 시리아와 이란, 북한 가운데 이제 본인들만 남게 됐기 때문이다.

다음은 작년 6월 이란 핵시설 3곳 폭격과 지난 28일 이란 폭격 모두 트럼프가 '핵 협상 중'에 감행했다는 점이다. 상대인 이란과 중재국인 오만은 협상에 '상당한 성과'가 있다고 안심하는 와중에 불시에 타격한 것이다. 대화고 협상이고 의미가 없고, 북한에 힘이 가장 중요하단 인식을 더 강화할 걸로 보인다.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본인의 트루스소셜에 올린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 발표를 백악관 공식 X 계정이 재게시한 것이다. 2026. 02.28 [AFP=연합뉴스] 

김정은, 당대회서 "조미 관계 미국에 달려"
트럼프, 31일 방중…북미 회동은 불투명

당연히 '핵 보유'에 더 집착할 공산이 크다.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했더라면 과연 미국과 이스라엘이 두 차례나 이란을 선제공격했겠느냐는 생각 때문에 '핵 포기 절대 불가' 입장을 더 견지할 게 확실시된다.

실제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4차 북핵 위기'가 진행 중이던 2017년 '코피 작전'이란 이름 아래 대북 선제타격을 진지하게 검토했다. 그해 김정은은 6차 핵실험(9월) 단행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발사(11월) 직후 '핵 무력 완성'을 선언했고, 이에 트럼프는 "화염과 분노"를 말하며 선제타격을 공언했지만, 이듬해 2월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관을 계기로 상황은 급반전됐다.

그 후 문재인 대통령-김정은 위원장 간의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 트럼프-김정은 간의 두 차례 북미정상회담(2018년 싱가포르·2019년 하노이)이 진행되면서 '빅딜' 가능성도 있었지만, 결국은 성과 없이 끝났다. 1994년 빌 클린턴 행정부도 영변 핵시설 폭격을 검토했다가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방북해 당시 김일성 주석과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에 합의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25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제9차대회 기념 열병식 주석단에서 열병종대 행진을 지켜보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조선중앙TV 화면] 2026.2.26 연합뉴스

북, 리비아·이란 사례 보며 경계 높일 듯
"미국, 주권국 침략과 무력 사용 일삼아"

리비아 사례도 있다.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은 2003년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의 협상을 통해 핵 개발을 자진해서 포기해 핵확산 방지의 성공적 모델로 찬사를 얻었지만, 2011년 리비아 내전이 발발하자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이 개입하면서 카다피는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았다.

과거의 리비아, 현재의 시리아, 베네수엘라, 이란의 사례를 보면서 핵 무력 강화 노선을 체제 수호의 보루로 여겨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더 힘을 쏟을 걸로 보인다. 한동안 빗장을 단단히 잠근 채 이달 9∼19일 실시되는 한미연합훈련인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 연습과 야외 기동훈련 등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을 걸로 예상된다.

사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사업총화 보고를 통해 미국의 이란 공격 관련 입장을 이미 내놓은 거나 마찬가지다. 대미 부문에서 "미국의 패권정책과 전횡으로 세계 도처에서 평화와 안전의 근간이 심히 흔들리고 무력 충돌 사태들이 련발하고 있다"면서 "국가 주권에 대한 공공연한 침해와 국제법의 란폭한 유린"을 비판했다, 이어 "미국은 '미국우선주의'의 간판 밑에 다른 나라들의 주권과 령토완정, 안전리익은 전혀 개의함이 없이 오직 저들의 패권적 야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힘을 통한 평화'를 제창하면서 주권국가들에 대한 침략과 무력 사용을 서슴없이 일삼고 있다"며 '특급 불량배적, 패권적 관습'이라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소방관들이 28일(현지시간) 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텔아비브 주택과 자동차가 불에 타자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텔아비브 로이터 연합뉴스

김정은, 핵 포기 불가·초강경 정책 천명
"제국주의에서 국제법·국제질서 무의미"

여기서 김정은은 현 국제질서를 '제국주의'가 여전히 존재하고 힘이 약하면 그 희생물이 되며, 그래서 북한의 핵 보유가 정당하다는 논리를 폈다. 그는 "힘이 강하면 어떤 조건에서도 생존과 발전이 가능하지만 힘이 약하면 제재와 침략의 희생물이 되여 궁극에는 주권도, 령토도 강탈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정은은 "제국주의가 존재하는 한 국제법과 국제질서는 무의미한 빈 공약에 불과하며 법과 질서에 의한 정의로운 제창만으로는 그 무엇도 지켜낼 수 없다는 것을 세계가 늦게나마 깨닫고 있다"며 "힘은 힘을 존중하며 강력한 힘, 핵 보유야말로 제국주의적 침략야망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목에서 핵 포기 불가를 거듭 천명했다. 그는 "특히 공화국의 핵보유국 지위를 완전히 불가역적인 것으로, 절대 불퇴로 영구 고착시킴으로써 세상이 통채로 변하지 않는 한 우리의 핵 포기란 절대로 있을수 없다는 것을 적수들에게 똑똑히 인식시켰다"고 말했다. 

미국에 대해선 "우리에 대한 미국의 태생적인 적대적 시각과 강권으로 체질화된 불량배적 성질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현재처럼 앞으로도 계속 미국과의 대결에 만반으로 준비하며 최강경 자세를 변함없는 대미정책 기조로 확고히 견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이유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무너진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 주 미나브 마을의 학교 붕괴 현장에서 주민들이 희생자들의 시신과 생존자를 찾기 위해 수작업으로 잔해들을 치우고 있다. 미나브 마을 로이터 연합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 개시

 

트럼프 "중대전투 시작"…핵개발 등 안보위협 주장
하메네이 체제 전복 노려 “정권 탈취” 선동
이란 지도부 주요시설 있는 파스퇴르 거리 등 공격
이란도 바레인의 미군기지 등에 대해 보복공격

미, 안보리 결의, 의회 승인 등 적법절차 없이 감행
이스라엘도 “위협 제거 위해 이란에 선제공격”
하메네이 등 이란 지도부는 테헤란 바깥으로 피신
이란 보복 경고, 원유 20% 지나는 호르무즈 위기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무력공격을 받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폭발과 함께 하늘로 치솟는 연기를 사람들이 놀라움과 두려움 속에 지켜보고 있다. 2026.2.28. AP 연합
 

미국과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각) 이란에 대한 공습과 함께 대대적인 군사작전에 들어갔다. 이란도 이날 바레인의 미 제5함대 사령부 등 미군기지와 시설들에 대한 보복공격을 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번 공격이 이란의 핵 개발을 막고 미사일 산업과 해군을 궤멸시키기 위해 “미국은 이란에서 중대한 전투활동을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전쟁을 피할 수 있었던 미국과의 핵 협상 타결을 거부했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월 27일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국제공항에 도착해 손짓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다. 2026.2.27. AFP 연합
 

이란 국민 향해 “우리 공격 끝나면 정권 탈취하라”

 

그는 이란 국민들을 향해 “우리 공격이 끝나면 정권을 탈취하라”고 알리 하메네이 체제 전복을 촉구했다.

미국 관리들은 중동 전역의 미국 기지와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공격기들이 수십 차례 공격을 감행했다며, 이번 공격이 지난해 6월의 이란 핵시설 3곳을 겨냥한 공격보다 훨씬 더 광범위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에게는 국제법이 필요없다”고 공언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공격에 대해서도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유엔은 무력 위협이나 무력 행사를 금하고 있으나, 미국은 이번 공격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회의 결의도, 미국 의회의 승인 절차도 거치지 않았다. 트럼프 정권은 국제여론뿐만 아니라 미국 국민에 대해서도 충분한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대규모 확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군사행동을 감행했다.

 

2월 28일 소셜 미디어에 게시된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이미지에서 캡처한 영상. 파리의 AFPTV 취재팀이 확인한 것으로, 바레인에 있는 미군 기지에 대한 공격 순간을 보여준다. 바레인 정부는 2월 28일, 바레인에 위치한 미 제5함대 사령부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으며,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2026.2.28.  AFP 연합
 

이스라엘 “위협 제거 위해 이란에 선제공격”

 

이스라엘도 이란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고자 이란에 대한 선제 공격을 가했다"고 공격 사실을 발표하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는 이란의 보복 가능성에 대비해 이스라엘 정부는 학교, 직장, 그리고 이스라엘 영공을 즉시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이스라엘 전국에서 공습 경보 사이렌이 울러퍼졌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번 작전을 '사자의 포효'라고 명명했다. 이는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을 전격 공습할 때 붙인 작전명 '일어서는 사자'와 연계된 것이다. 이스라엘 언론은 한 보안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수개월에 걸쳐 이번 공격을 기획했으며, 초기 단계가 4일간 지속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적인 군사 충돌은 지난해 6월 이란의 핵시설과 군사 지도부가 심각한 손상을 입은 '12일 전쟁' 이후 약 8개월 만이다.

 

2월 28일, 이스라엘의 공격 후 테헤란 중심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이스라엘 카츠는 28일 이란을 공격했으며,, 이를 "선제 공격"이라고 밝혔다. 2026.2.28. EPA 연합
 

이란 지도부 주요시설 모여 있는 파스퇴르 거리 등 공격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지도부가 미국의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공격하겠다고 거듭 위협하면서 몇 주간에 걸쳐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감행된 이날 공격은 이란의 평일인 토요일 아침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출근하고 등료하는 시간에 시작됐다. 이란 수도 테헤란의 파스퇴르 거리 등 시내 곳곳에서는 폭발음과 함께 거대한 연기 기둥들이 치솟았다. 파스퇴르 거리 부근에는 대통령 관저와 국가안보 최고평의회, 최고지도자 사무소 등 이란의 핵심 시설들이 모여 있다.뉴욕타임스 등 외신들은 테헤란뿐만 아니라 이스파한과 카라즈 등 이란 전역의 여러 도시들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지난해 공격 표적은 핵시설, 이번 공격은 이란 지도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지난해 6월 공습 당시와 이번의 전쟁 목표를 명확히 구분했다. 지난해의 공격 표적은 지하 깊숙이에 은폐된 핵시설이었고, 대부분 민간인 거주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러나 이번의 공격 대상들은 이란 도시의 중심부와 지도부 본부였다. 이는 이번 공격의 목표가 이란 지도부를 제거하고 체제 전복의 길을 여는 것임을 시사한다. JD 밴스 부통령을 비롯한 미국정부 관계자들은 미 지상군 투입 없이 신속하게 공습을 감행할 계획임을 분명히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역대 미국 정권들의 중동에 대한 군사개입을 “끝없는 전쟁”이라며 줄곧 비판해 왔다. 그랬던 그는 이번 공격에서 지난해 6월의 이란 공격, 올해 1월의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처럼 단기간의 ‘성공적인’ 작전을 상정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그런 의도와 달리 미군의 개입이 장기화하고 경제 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그럴 경우 미 국내 지지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

 

하메네이 등 이란 지도부는 테헤란 바깥으로 피신

 

이날 공격으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 등 이란의 지도부 주요 인사들의 집무실 부근에도 미사일 약 7기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곰, 이스파한, 케르만샤, 카라지 등지에서도 폭음이 관측됐다. 로이터 통신은 이란 관리의 말을 인용해 하메네이가 현재 테헤란 외의 안전한 곳으로 거처를 옮긴 상태라고 보도했다.

 

하메네이는 미국과의 긴장이 고조된 최근 며칠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란 당국자는 로이터 통신을 통해 이란이 보복공격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이란은 공격당할 경우 이스라엘, 중동 내 미군 자산, 미국 우방의 인프라 등을 공격하겠다고 경고해왔다.

 

이란은 경고한 대로 이날 바레인에 있는 미 제5함대 사령부 등 미군기지와 시설들에 대한 보복공격을 가했다. 

 

뽀족한 모양의 오만 위쪽 좁은 바다 길목이 인도양에서 페르시아만으로 이어지는 호르무즈 해협. 세계 석유소비량의 20%가 이곳을 통과한다. 이곳 통행이 막히거나 교란될 경우 석유와 천연가스 가격이 폭등하면서 세계경제 전체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이란 보복공격 경고, 세계 원유소비량 20%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위기

 

이란은 세계 원유의 상당 부분이 지나는 '글로벌 에너지 동맥'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봉쇄 가능성도 거론해왔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격화하면 우크라이나전, 가자지구 전쟁으로 흔들린 글로벌 안보가 추가로 악화할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도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미국 에너지정보국은 세계 석유소비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전쟁으로 통행에 문제가 생길 경우 원유와 천연가스 가격 폭등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한승동 기자 >

 

BBC "공습에 이란 남부 학교 무너져 적어도 108명 참변"

"이란 국영매체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사망 확인"
미-이스라엘군, 이틀째 테헤란 등 로켓 공격
혁명수비대 기지와 600m 떨어진 지점 위치
"40명의 소녀가 첫 희생, 바라던 전쟁이냐?"

"정권과 이슬람 공화국 책임" 돌리는 이란인도
적신월사 "공습으로 201명 사망,747명 부상"
이란군, 이틀째 미군기지 둔 국가들 드론 공격
두바이 7성 호텔 부르즈 알 아랍도 작은 화재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무너진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 주 미나브 마을의 학교 붕괴 현장에서 주민들이 희생자들의 시신과 생존자를 찾기 위해 수작업으로 잔해들을 치우고 있다. 미나브 마을 로이터 연합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 주 미나브 마을의 한 학교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의 여파로 적어도 108명이 숨졌다고 영국 BBC가 1일 현지 검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이 학교에는 세 차례나 미사일 공격이 퍼부어졌는데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한 기지에서 불과 600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방송은 전했다.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번 참변을 "야만적인 행위"라며 "침략자들이 저지른 수많은 범죄 기록에 또 하나의 검은 페이지"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 이 학교가 공격 대상에 포함됐는지 여부를 확인해주지 않고 있다.

이란 적신월사는 전국적으로 최소 201명이 공습으로 사망하고 747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이란은 이틀째 보복 공격을  공격을 개시한 가운데 두바이 고급 호텔이 공격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의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하메네이가 군 고위 지휘관들 여럿과 함께 있다가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는데, 이란 국영 매체는 1일 오전 10시 30분(한국시간)쯤에야 하메네이가 세상을 등졌다고 보도했다. 

이란 적십자사와 적신월사는 이 학교 피해 현장에 대응팀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BBC는 폭발 직후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확인했는데,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군중이 근처에 모이고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지르는 소리가 들린다고 전했다. 하지만 사망자 수를 독립적으로 확인하지는 못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국제 언론 기관들은 종종 이란에 대한 비자를 거부당해 정보 수집 능력이 크게 제한되고 있다.

이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분노했다. 하지만 그 갈래는 두 방향으로 나뉘었다. 란에 대한 군사 개입에 반대하는 해외 거주 이란인은 "이 전쟁의 첫 희생자는 미나브에서 미사일 공격을 받은 40명의 소녀들이다. 이게 네가 응원하는 전쟁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이란 정권에 대한 깊은 불신 때문에 공식 보고서는 받아들이기 어렵고, 일부 이란인들은 이번 공격의 책임을 정권에게로 직접 돌렸다. 한 사용자는 "정권이 학교를 직접 표적으로 삼지 않았더라도, 미나브 아동들의 사망은 여전히 이슬람 공화국의 책임"이라며 "사람들은 숨을 곳이 없고, 인터넷은 끊겼으며, 전화선은 끊겼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게 하라는 경고도 전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는 최소한 집에 머무르는 것이 맞다"고 당부했다. 

 

이스라엘 소방관들이 28일(현지시간) 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텔아비브 주택과 자동차가 불에 타자 진화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텔아비브 로이터 연합뉴스

한편 이란 군이 이틀째 미군 기지가 있는 중동 국가들에 대규모 드론 공격을 감행해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랜드마크인 부르즈 알아랍 호텔에 1일 새벽 불이 났다. 두바이 정부 공보국은 이날 엑스(X)를 통해 "드론 한 대가 요격됐으며 그 파편이 부르즈 알아랍의 외벽에 부딪혀 작은 화재가 발생했다"며 "소방당국이 신속히 대응해 화재를 진압했고 인명피해는 없다"고 밝혔다.

공보국은 또 이란의 공습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두바이국제공항의 홀에도 작은 피해가 있어 신속히 조처했다며 "피해 당시 공항 이용객은 모두 소개된 상태였고 직원 4명이 다쳐 치료 중"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에서 가장 이용객이 많아 허브 공항 역할을 하는 두바이국제공항은 전날부터 안전상 이유로 전면 폐쇄됐다. 에미레이트항공 등 UAE의 모든 항공사도 운항을 중단했다.

이란은 전날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격 공습하자 중동 내 미군 기지를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을 대규모로 발사했다.

UAE의 알다프라 기지 역시 표적이 됐으며 UAE 군은 방공망으로 격추했으나 파편이 떨어져 피해가 났다. 아부다비에서는 파편에 맞아 아시아계 주민 1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보도도 있다.                                                                               < 임병선 기자 >

 

트럼프 동영상 "이란 핵 못 갖게 완전히 파괴할 것"

 

이란의 미군 겨냥 공격 전력 낱낱이 열거
테러 민병대 무장 훈련시켜 피로 땅 적셔
지난해 6월 핵 프로그램 완전 파괴했는데
핵 야망을 포기할 기회를 모두 거부했고

장거리 미사일 개발해 미 본토 공격 시도
이란인들 무기 내려놔라, 거부하면 죽음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동영상 연설
"이란 국민 모두 폭정의 멍에를 벗어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새벽 이란에 대한 대규모 군사공격에 나선 이유를 설명하는 8분 분량의 동영상을 휴대전화로 보는 모습을 일러스트로 표현했다. 2026.2.28. 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자신의 트루스 소셜에 8분 분량의 동영상을 올려 미국이 "이란에서 대규모 전투 작전"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미국에 도달할 미사일 개발 계획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란 국민에게 "당신들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호소했다.

 

다음은 트럼프의 연설 전문이다.

 

얼마 전 미국 군대는 이란에서 대규모 전투 작전을 시작했다. 우리의 목표는 이란 정권의 임박한 위협을 제거함으로써 미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다. 매우 강인하고 끔찍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잔인한 집단이다. 그들의 위협적인 활동은 미국, 우리 군대, 해외 기지, 그리고 전 세계 동맹국들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47년 동안 이란 정권은 '미국에 죽음'이라고 외치며 끊임없는 유혈 사태와 대량 학살 캠페인을 벌여왔고, 미국과 우리 군인들, 그리고 수많은 나라의 무고한 사람들을 겨냥해 왔다. 정권의 초기 행동 중 하나는 테헤란 주재 미국 대사관을 폭력적으로 점거해 444일간 수십 명의 미국인 인질을 억류한 것이었다. 1983년, 이란의 대리 세력은 베이루트에서 해병대 막사 폭탄 테러를 감행해 241명의 병사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2000년에는 미해군전함 콜 공격을 알고 있었고, 아마도 연루되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란군은 이라크에서 수백 명의 미군을 사살하고 부상을 입혔다. 정권의 대리인들은 최근 몇 년간 중동에 주둔한 미군뿐만 아니라 미국 해군 및 상업 선박, 국제 해운 노선을 상대로 수많은 공격을 계속해 왔다. 대량 테러였고, 우리는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다.

 

레바논에서 예멘, 시리아에서 이라크에 이르기까지, 정권은 테러 민병대를 무장시키고 훈련시키며 자금을 지원해 피와 내장으로 땅을 적셨다. 그리고 이란의 대리인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0월 7일 이스라엘에 대한 끔찍한 공격을 감행해 1,000명 이상의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했다. 그 중 46명은 미국인이었다. 그들은 12명의 우리 시민을 인질로 잡았다. 그것은 잔혹했다, 세상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광경이었다.

 

이란은 세계 1위 국가 테러 후원국이며, 최근 시위를 벌이던 자국민 수만 명을 거리에서 살해했다. 미국, 특히 우리 행정부의 정책은 이 테러 정권이 핵무기를 가질 수 없게 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그들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그래서 지난해 6월 '미드나잇 해머' 작전에서 우리는 포르도, 나탄츠, 이스파한에서 정권의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했다.

 

그 공격 이후 우리는 그들에게 핵무기에 대한 악의적인 추구를 다시 하지 말라고 경고했고, 여러 차례 협상을 시도했다. 우리는 노력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고 싶어했다. 그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 그들은 단지 악을 행하고 싶었을 뿐이다. 이란은 수십 년간 그랬듯 거부했다.

 

그들은 핵 야망을 포기할 모든 기회를 거부했고,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대신 그들은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고, 이제 유럽의 훌륭한 친구이자 동맹국, 해외에 주둔한 우리 군대를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려 했으며, (그것은) 곧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도 있다. 만약 이 정권이 실제로 핵무기를 사용해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얼마나 대담해졌을지 상상해 보라. 

 

이러한 이유로 미국군은 이 매우 사악하고 급진적인 독재 정권이 미국과 우리의 핵심 국가 안보 이익을 위협하는 것을 막기 위해 대규모의 지속적인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의 미사일을 파괴하고 미사일 산업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다. 다시 완전히 파괴될 것이다. 우리는 그들의 해군을 전멸시킬 것이다.

 

우리는 이 지역의 테러 대리인들이 더 이상 지역이나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우리 군대를 공격하지 못하게 할 것이며, 그들의 IED, 즉 때때로 도로변 매설 폭탄이라고도 불리는 무기를 사용해 수천, 수만 명, 그중 많은 미국인을 심하게 다치게 하고  죽이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그리고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보장할 것이다. 아주 간단한 메시지다. 그들은 결코 핵무기를 갖지 못할 것이다.

 

이 정권은 곧 미국 군대의 힘과 힘에 도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배우게 될 것이다. 저는 첫 (임기) 행정부에서 군대를 구축하고 재건했으며, 지구상에 그 힘, 세련됨에 근접할 만한 군대는 없다. 우리 행정부는 이 지역 내 미군 인력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고 이 말을 가볍게 하는 것이 아니지만, 이란 정권은 살인을 추구하고 있다. 용감한 미국 영웅들의 생명이 희생될 수도 있고, 희생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전쟁에서는 그런 일이 자주 일어난다.  하지만 지금은 이 일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이걸 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고귀한 사명이다. 우리는 모든 군인들이 이타적으로 목숨을 걸고 미국인과 우리 아이들이 핵무기를 보유한 이란으로부터 결코 위협받지 않도록 하는 것을 위해 기도한다. 우리는 위험에 처한 모든 영웅들을 하느님께 보호해 달라고 기도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의 도움으로 군인들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세계 최고를 가지고 있고, 그들은 승리할 것이다.

 

이슬람 혁명수비대, 군대, 그리고 모든 경찰 구성원들에게 오늘 밤 말한다. 무기를 내려놓아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확실한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그러니 무기를 내려놓아라. 공정하게 대우받으며 완전한 면책을 받거나, 아니면 확실한 죽음에 직면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란의 자랑스러운 국민 여러분께, 오늘 밤 여러분에게 자유의 시간이 다가왔음을 말씀드린다. 보호받아라. 집을 떠나지 마라. 밖은 매우 위험하다. 폭탄이 사방에 떨어질 것이다. 우리(공습)가 끝나면,  당신들의 정부를 장악해.  당신들이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번이 대대로 여러분의 유일한 기회가 될 것이다.

 

(이란인들은) 몇 년 동안 미국의 도움을 요청해 왔다. 하지만 여러분은 그걸 얻지 못했다. 오늘 밤 내가 하려는 일을 하려 한 대통령은 없었다. 이제 당신에게 원하는 것을 주는 대통령이 있다. 그러니 어떻게 반응하는지 지켜보자. 미국은 압도적인 힘과 파괴적인 힘으로 여러분을 지원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당신의 운명을 주도하고, 손이 닿을 듯한 번영과 찬란한 미래를 풀어줄 때다. 지금이 행동할 순간이다. 절대로 놓치지 마라.

 

신께서 미국 군대의 용감한 남녀를 축복하시길. 신께서 미국을 축복하시길. 신께서 여러분 모두를 축복하시길. 감사합니다.

 

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연합
 

미군과 함께 이란 내 군사 표적 수십 곳을 타격한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동영상 연설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은 이란의 테러 정권이 제기하는 실존적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작전에 착수했다"며 "역사적인 리더십을 보여준 우리의 위대한 친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아야톨라 정권(이란)은 47년간 '이스라엘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이라고 외쳐 왔다"며 "그들은 우리가 피를 흘리게 하고 수많은 미국인을 살해했으며 자국민을 학살했다"고 비난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 살인적 테러 정권이 전 인류를 위협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해서는 안 된다"며 "우리의 공동 행동은 용감한 이란 국민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제 이란 국민 모두 폭정의 멍에를 벗어던지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이란을 건설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군사작전을 '사자의 포효'라고 부르면서 "이스라엘 국민은 국내전선사령부의 지시에 귀를 기울이며 인내와 불굴의 의지를 보여달라"고 당부했다.     < 임병선 기자 >

 

 

 

북한 노동당 9차 대회 폐회
영공침범 거론하며 “현 정권 기만극”
미국엔 ‘핵보유 인정’ 전제 대화 여지

 

김정은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노동당 9차 대회 연설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으며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며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 영원한 적으로 다루어나가려는 우리의 결심과 의지는 강고하며 결론적”이라고 밝혔다고 26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총비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으며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며 “한국을 철저한 적대국, 영원한 적으로 다루어나가려는 우리의 결심과 의지는 강고하며 결론적”이라고 밝혔다고 26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25일 끝난 노동당 9차 대회에서 한 연설에서 “한국과의 연계 조건이 완전히 소거된 현 상태를 영구화하고 어떤 경우에도 오도된 과거를 되살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김 총비서가 2023년 12월 노동당 8기 9차 전원회의에서 처음 공개 언급한 ‘반통일 적대적 두 국가관계’ 기조를 바꿀 생각이 없다고 거듭 강조한 것이다.

 

그는 “올해 초에도 한국은 공화국에 대한 영공침범 도발과 같은 엄중한 행위로 신뢰할 수 있고 공생할 수 있는 이웃이 아님을 명백히 보여줬다”며 “한국의 현 집권정권이 겉으로 표방하는 유화적인 태도는 서투른 기만극이고 졸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가장 신성시하는 존엄과 권익에 부합되는 노선상에서 한국을 배제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들은 앞으로 더 명백하고 실천성있게 강구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핵보유국의 문전에서 실행되는 한국의 부잡스러운 행동이 우리의 안전환경을 다쳐놓는 행위로 인정되는 경우 우리는 임의의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며 “그 행동의 연장선에서 한국의 완전붕괴 가능성은 배제될 수 없다”라고 엄포를 놨다.

 

김 총비서는 한국을 적으로 규정하며 대화의 여지를 배제한 반면에 미국을 향해선 대화의 여지를 뒀다. 그는 “조미관계의 전망성은 미국 측의 태도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며 “평화적 공존이든 영원한 대결이든 우리는 모든 것에 준비돼 있으며 그 선택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의 대결에 만반으로 준비하며 초강경자세를 변함없는 대미정책기조로 확고히 견지할 것”이라며 “미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에 명기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조선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핵보유’를 인정한다면 대화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기존 대미 기조의 재확인이다.

 

‘핵능력 강화’ 의지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가핵무력은 나라의 안전과 이익, 발전권을 보장하는 기본 담보이고 안전장치”라며 “국가 핵무력을 더욱 확대하고 핵보유국 지위를 철저히 행사하는 것은 우리 당의 확고부동한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핵무기가 존재하고 미 제국주의와 그 추종무리들의 반공화국 책동이 끝장나지 않는 한 우리의 핵무력 강화노선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우리의 핵무력은 그 어떤 침략전쟁도 물리적으로 강력히 억제하는 자기 사명을 책임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전쟁 그 자체를 억제할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어떤 세력이 우리를 공격한다면 즉시 보복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끝냈다”라고 말했다.

 

김 총비서는 “미국은 주권국가들에 대한 침략과 무력 사용을 서슴없이 일삼고 있다”며 “핵보유야 말로 제국주의적 침략 야망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라는 것은 오늘의 세계가 방증하는 진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더욱 강력해진 지상 및 수중 발사형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종합체와 각이한 인공지능무인공격 종합체들, 유사시 적국의 위성을 공격하기 위한 특수자산과 적의 지휘중추를 마비시키기 위한 전자전 무기 채계들, 더욱 진화된 정찰위성들”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총비서가 노동당 9차 대회에서 밝힌 대남·대미·핵 정책 기조는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밝힌 정책 기조의 반복에 가깝다.

 

다만 김 총비서는 대회 연설에서 자신이 직접 정상회담 등을 통해 대외관계 확대에 나설 뜻을 내비쳤다. 그는 “대외활동을 주동적으로, 책락적으로 벌려나감으로써 우리 국가의 대외적 권위와 영향력을 보다 폭넓게 확대강화해나가야 한다”라며 “국가의 대외활동에 대한 당중앙의 직접적 관여는 필수적인 요구”라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의 조선중앙방송은 25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당대회 기념 열병식이 열렸다고 보도했다.                                                                < 이제훈 기자 >

 

‘한국 동족 배제’ 김정은에…청와대 “대결 언행 삼가고 상호 신뢰 만들어야”

 

 
 
       청와대 전경. 한겨레 자료사진
 

청와대는 북한이 제9차 당 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관계’ 입장을 유지한 것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남북이 평화롭게 공존하고 함께 번영하는 상생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26일 밝혔다.

 

청와대는 조선노동당 9차 당 대회 결과가 나온 뒤 이날 오전 입장을 내어 “남북이 서로 적대와 대결의 언행을 삼가고, 상호 존중과 신뢰의 토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전날 당 대회 연설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가장 적대적인 실체인 대한민국과 상론할 일이 전혀 없으며 한국을 동족이라는 범주에서 영원히 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통일 적대적 두 국가관계’ 기조에 변화가 없음을 강조한 것이다.

 

통일부도 이날 “북한이 제9차 당 대회에서 ‘적대적 두 국가’ 입장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우리 정부의 한반도 평화공존 노력에 호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한반도에서의 평화공존은 남북 모든 구성원의 현재와 미래의 안전을 위한 유일한 길”이라며 정부의 평화공존 정책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통일부는 “정부는 북한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일체의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대북 3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하면서, 북한의 태도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인내심을 가지고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장예지 기자 > 

 

 

계엄 모의 시점· 정치인 수거 계획 등 의혹 밝혀야
2차 특검 "법률·증거가 제시하는 방향 따르겠다"

17개 의혹 규명 위해 최장 150일 수사 착수
여러 의혹 중요하지만 핵심은 '노상원 수첩'

내란 특검의 기소 내용에 허술한 점 없는지
"귀찮아서" 다문 노상원의 입 여는 비책 필요

정치인 사찰 방첩사 리스트 실체 규명도 중요
조희대·심우정 기소 필요한지도 결론 내려야

 

12·3 비상계엄을 모의했다는 의혹을 받는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서 증언을 거부하고 있다. 2025.12.8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연합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 특검)이 수사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거나 실체에 다가가지 못한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2차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25일 경기 과천시 우리은행 과천금융센터 건물에서 현판식을 갖고 최장 150일의 수사에 착수했다. 2차종합특검은 17개 의혹을 파헤치게 되는데 그 중 가장 사활이 걸린 것이 '노상원 수첩'의 실체 규명이다. 특검의 사활이 걸렸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권창영 특별검사는 이날 현판식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오로지 법률과 증거가 지시하는 방향에 따라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다짐했다.

 

2차종합특검은 ‘노상원 수첩’과 방첩사령부의 민간인 사찰 및 블랙리스트 작성, 대북심리전에 따른 북한 공격 유도 등 12·3 내란·외환 사건과 ‘김건희 여사 봐주기 수사’ 및 관저 이전 의혹 등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관련 사건 등이다. 

 

당연하게도 권 특검은 일찌감치 내란 사건에 가장 많은 인력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입을 열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8일 변론 과정에 "귀찮아서 답변 안하겠다"고 발언해 많은 국민들의 분노를 샀다. 내란 준비사항 등을 꼼꼼하게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는 ‘노상원 수첩’은 노 전 사령관이 내란 특검 수사 과정에 제대로 진술하지 않아 충분히 진상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동안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보좌해 수거대상 처리, 부정선거 수사 등 구체적인 계엄 실행 계획을 수립한 ‘비선 핵심’으로 지목됐다. 수첩에는 “헌법 개정(재선~3선)” 등 계엄 성공 이후의 구상을 적은 것으로 의심되는 문구나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 등 수거대상으로 체포한 정치인의 처리 계획을 기획한 흔적도 나왔다.

 

이 수첩을 근거로 조은석 내란 특검은 불법계엄의 모의 시기가 최소한 계엄 선포 시점으로부터 1년 전이었다고 주장하며 이를 공소장에 기재했다.

 

'노상원 수첩' 일부. SBS 화면 갈무리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19일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며 1133쪽의 판결문에 “검사는 윤석열이 약 1년 전부터 국회를 제압해 장기독재를 하려는 의도를 갖고 내외적 여건을 조성하다가 여의치 않자 이 사건 비상계엄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나 장기간 준비해 계엄을 선포했다고 보기에는 준비가 지나치게 허술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국민담화 및 포고령 내용, 각종 진술을 종합하면 적어도 12월 1일 무렵 ‘더는 참을 수 없다.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국회를 제압해야겠다’고 결심한 것으로 보는 것이 이 사건 실체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또 ‘여의도 봉쇄’ ‘수거팀 구성’ 등 문구가 기재된 ‘계엄 책사’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이 계엄 선포 1년 전인 2023년 10월 이전에 작성됐다는 주장도 “막연하고 추상적”이라며 배척했다. 공소를 책임진 내란 특검은 그의 수첩에 기재된 ‘박안수’ ‘여인형’이 2023년 10월쯤 장군 인사에서 육군참모총장과 국군방첩사령관에 임명된 점을 감안할 때 수첩이 그 전에 작성됐고,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에까지 개입한 정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비슷한 시점에) 곽종근, 이진우도 육군특수전사령관, 수도방위사령관으로 보직됐는데 이들에 대해 아무런 기재가 없는 점에 관해선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노 전 사령관의 행적에는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계엄 한 달 전인 2024년 11월 8일 서울 방배동에서 딸이 차디찬 주검으로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도 그는 방배동으로 가지 않고 경기 안산시 봉오동으로 갔다. 손에는 수첩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노 전 사령관은 같은 해 8월부터 계엄 당일까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관을 무려 21차례나 들락거렸다. '보안 손님'으로 방문 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이렇게 수상쩍은 노 전 사령관의 행적 역시 지귀연 재판부는 모두 외면해 버렸다. 

 

수첩의 실체를 제대로 규명하기 위해선 내란 특검의 기소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지귀연 부장판사의 안이한 역사인식과 정보기관의 생리에 대한 몰이해도 문제지만, 내란 특검의 기소 내용에 허술한 점이 없었는지를 정밀하게 해부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노 전 사령관의 굳게 다문 입을 열게 할 비책을 다각도로 찾아야 한다.

 

'여인형 리스트' 일부. SBS 화면 갈무리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지시로 국민의힘 강선영 의원 등 군 출신 의원들의 성향을 파악해 문건을 작성했다는 정치인 사찰 의혹이 있다고 JTBC의 이날 보도가 눈길을 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해당 문건을 입수해 내란특검으로 넘겼고, 내란특검은 수사를 미처 마치지 못했지만 의미있는 진술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나승민 전 방첩사 신원보안실장은 지난해 2월 4일 재판 증언에 나서 "12·3 계엄 당일까지 여 전 사령관의 지시로 군판사 4명의 동향을 파악했다"고 진술했다.

 

여 전 사령관을 육군참모총장으로 임명하는 방안에 대한 보고서를 방첩사가 작성해 지난해 4월 윤 전 대통령에게까지 보고했다는 의혹을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폭로한 일도 있었다. 이런 일 모두 계엄에 대비해 차근차근 진행된 일이었음은 물론이다. 

 

2차종합특검의 수사 대상에 방첩사 블랙리스트가 포함된 만큼 특검은 해당 문건들이 왜 만들어졌는지, 윤 전 대통령에까지 보고된 과정에 다른 인물이 개입됐는지 등을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 특검이란 특성 때문에라도 여러 갈래의 수사를 제한된 시간 안에 마무리해야 하기에 상당한 압박감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사활이 걸린 '노상원 수첩'에 모든 역량을 투입해 돌파구를 찾는 노력이 더욱 강조될 수 있다. '수첩'을 가리려는 이들과 그 세력을 찾아내야 한다. 모든 수사를 완벽하게 마무리하겠다는 욕심보다 어떤 의미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일부 언론은 앞선 특검 수사에 미진했거나 기소 여부를 판단하지 않은 사건, 예를 들어 조희대 대법원장과 심우정 전 검찰총장 사건 등에 우선하는 것도 좋겠다고 주문하고 있다. 조은석 특검팀은 12·3 내란 당시 대법원 수뇌부가 진행한 심야 긴급회의에 대한 수사를 벌여왔다. 조 대법원장이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졸속 심리하고 윤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 결정에 관여했다는 혐의 등도 수사했으나 한 차례도 소환 조사하지 않고 불기소로 처분했다.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하지 않은 심 전 총장에 대한 수사는 종결하지 않았다. 심 전 총장은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명품백 수사를 부실하게 한 의혹으로도 수사 대상에 올랐다.

 

언론들은 이미 3대 특검 수사로 핵심 피의자들이 구속돼 재판이 진행 중인 만큼 종합특검이 중복수사 우려를 안고 출범하는 점을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런 취지에서 새로운 수사에 욕심을 부리지 말고, 기존 특검이 규명하지 못한 사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기도 한다. 

위 두 가지 주문과 조언에 대해선 2차종합특검도 충분히 인식하고 유의할 것이다. 

                                                                                                             < 임병선 기자 >

 

내란전담재판부, 헌법이 살아있음을 보여줘야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원칙 세우는 계기로
'내란사범 과도한 배려' 1심 문제 바로 잡고
내란의 본질 꿰뚫고 법리의 정합성 취하길
헌정 질서 침해한 행위에 단호한 응징 필요

 

윤석열 전 대통령이 19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사진=연합
 

12·3 내란 관련 사건의 항소심을 담당할 서울고법 내란전담재판부가 23일 사건을 배당받으며 본격 업무를 시작했다. 윤석열의 체포방해 사건과 이상민의 단전단수 지시 사(형사 1부 윤성식 부장판사)과 한덕수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사건(형사 12-1부 이승철-조진구-김민아 대등 재판부)이 이 재판부에 배당되었고,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된 윤석열의 내란우두머리 사건 2심 역시 이 재판부에서 다뤄진다. 

 

이 재판부의 출범은 단순한 사법 행정의 조정이 아니다. 그것은 대한민국 헌정 질서가 입은 상처의 깊이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다.

 

12·3 내란은 특정 정치인의 일탈이나 돌발적 충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헌법 질서를 무너뜨리고 국가 권력을 사유화하려는 집단적 시도였으며,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흔든 중대한 범죄였다. 국민은 지난 1년 넘게 분노와 불안 속에서 사법적 판단을 기다려 왔다. 그 기다림은 단순한 처벌의 욕구가 아니다. 그것은 헌법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권력자 역시 법의 심판을 피할 수 없는지를 확인하고자 하는 절박한 물음이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사법부에 대한 신뢰는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다. 조희대 체제의 사법부는 스스로의 독립성과 권위를 지켜내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일부 판결과 재판 운영은 국민에게 혼란을 안겼다. 특히 지귀연 재판부의 1심 판단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어설픈 법리 해석이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내란의 구성 요건을 인정하면서도 그 의미와 위헌성을 충분히 천명하지 못한 채, 피고인의 주장과 요구를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는 듯한 논리를 전개함으로써 판결의 설득력을 스스로 약화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형사재판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절차다. 그러나 방어권 보장은 곧 피고인의 주장에 논리적 균형 없이 기울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법원은 증거와 법리에 기초해 공정하게 판단해야 하며, 특히 헌정 질서를 침해한 중대 범죄에 대해서는 더욱 엄밀한 논리 구조와 치밀한 법 해석이 요구된다. 만약 법리가 일관성을 잃고, 판단의 기준이 명확히 제시되지 않는다면, 판결은 형식적 결론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신뢰를 얻기 어렵다.

 

내란전담재판부는 바로 이러한 한계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자신의 존재 이유가 기존 재판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것임을 직시해야 한다. 판결은 단지 결과가 아니라 과정과 논리의 산물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 법리 구성, 결론을 정해 놓고 이유를 끼워 맞춘 듯한 서술, 피고인의 주장에 과도하게 기대는 해석은 또 다른 분열과 불신을 낳을 뿐이다.

 

12·3 내란의 본질과 법리의 정합성

 

12·3 내란은 윤석열 개인의 문제를 넘어선 집단적 헌정 유린이었다. 국가 권력을 구성하는 여러 요소가 얽혀 있었고, 명령과 실행, 방조와 침묵, 선동과 정당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항소심은 단순히 1심의 형량을 조정하는 절차가 아니라, 내란의 본질을 더욱 명확히 규명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특히 체포방해 사건은 법치주의의 핵심을 건드린 사안이다. 적법하게 발부된 영장의 집행을 조직적으로 방해한 행위는, 국가 권력의 정당한 행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원칙은 민주공화국의 출발점이다. 그 원칙을 훼손한 행위에 대해 모호하거나 이중적인 법리 해석이 제시된다면, 그 자체가 또 다른 왜곡을 낳는다.

 

1심에서 드러난 문제는 바로 그 지점이었다. 내란의 중대성을 인정한다고 겉으로 내세우면서 그 의미를 축소하거나 피고인의 정치적 동기와 상황을 과도하게 참작하는 듯한 논리는 판결의 일관성을 해쳤다. 법리는 감정이나 정치적 고려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 법률의 적용은 동일한 기준과 원칙 위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특히 최고 권력자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해야 한다.

 

항소심은 이러한 법리의 정합성을 회복해야 한다. 내란의 구성요건, 공모 관계, 실행 행위의 구체성, 헌정 질서에 미친 영향 등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그 결론이 왜 도출되는지 명확히 설명해야 한다. 판결문은 논리적 구조를 갖추어야 하며, 판단의 기준과 전제가 분명히 드러나야 한다. 그래야만 사회는 그 결론을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피고인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듯한 인상을 주는 재판 운영은 지양되어야 한다. 방어권 보장은 철저히 이루어져야 하지만, 그것이 공정성의 균형을 깨뜨려서는 안 된다. 법정은 정치적 협상의 장이 아니라,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하는 공간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원칙을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사법 신뢰 회복과 헌법 수호의 결단

 

이번 항소심은 사법부 전체의 신뢰 회복과 직결된다. 정의가 지연되고, 판결의 논리가 설득력을 잃을 때 사회적 갈등은 증폭된다. 법원이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면, 그 빈 틈은 정치적 선동과 왜곡된 서사가 채운다.

 

내란전담재판부는 엄정함과 신속함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충분한 심리와 치밀한 검토는 필수지만, 불필요한 지연은 또 다른 불신을 낳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판결의 일관성과 설득력이다. 앞뒤가 맞는 법리 해석, 증거에 기초한 사실 인정, 헌법적 가치에 대한 분명한 선언이 결합될 때, 비로소 사법부는 권위를 회복할 수 있다.

 

내란을 방조·옹호해 온 세력에 대해서도 헌법적 책임의 경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관용을 전제로 하지만, 스스로를 파괴하려는 시도까지 허용하지는 않는다. 헌정 질서를 침해한 행위에 대해서는 단호한 법적 평가가 필요하다. 그것이 자유와 권리를 지키는 길이다.

 

‘내란 단죄’는 복수가 아니다. 그것은 민주공화국의 자기 방어다. 법 앞의 평등은 특히 권력자에게 더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권한이 클수록 책임도 크다는 원칙이 분명히 확인될 때, 공화국은 건강해진다.

 

서울고등법원 내란전담재판부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기존 재판이 보여준 어설픈 법리 해석과 균형을 잃은 논리를 반복할 것인가, 아니면 헌법 수호의 책무에 따라 정합성과 엄정함을 갖춘 판결로 새로운 기준을 세울 것인가. 국민은 그 답을 기다리고 있다. 헌법은 추상적 선언이 아니라, 구체적 판결을 통해 살아 움직인다. 이번 항소심이 그 사실을 분명히 증명해야 할 것이다.                                                         < 박철 기자 >

 

권창영 종합특검, ‘3대 특검·국수본’ 만나 수사 협조 논의한다

 

권창영 2차 종합특검이 26일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팀과 경찰 국가수사본부를 방문한다.

 

권 특검은 이날 오전부터 내란 특검팀과 김건희 특검팀, 채 상병 특검팀 및 경찰 국가수사본부에 각각 방문할 예정이다. 권 특검은 각 특검팀에게 수사 관련 협조 및 수사 방향 등과 관련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 특검 출범 전 3대 특검 잔류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 국가수사본부에는 수사 진행 상황 및 사건 이첩, 경찰 인력 파견 요청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2차 특검팀은 전날 경기 과천 특검팀 사무실에서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수사 개시를 알렸다. 권 특검은 현판식에서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오로지 법률과 증거가 지시하는 방향에 따라 성역 없이 철저히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2차 특검 수사 대상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수첩 등과 관련한 내란 기획 의혹, 김건희 여사의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및 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 17가지다.                    < 강재구 기자 >

 

3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팀의 미진한 수사 부분과 새로운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에 임명된 권창영 변호사가 6일 서울 중구 소속 법률사무소로 출근해 소감을 밝히고 있다. 연합

 

권창영 ‘2차 종합’ 특검 “내란 가담, 못 밝힌 사실 많아…성역 없이 조사”

 

 
3대(내란·김건희·채 상병) 특검의 미진한 부분과 새로운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에 임명된 법무법인 지평 소속 권창영 특검이 6일 서울 중구 소속 법률사무소로 출근해 취재진의 질문을 경청하고 있다. 연합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이후 이른바 2차 종합특별검사로 임명돼 약 반년간 수사를 지휘할 권창영 특검이 “3대 특검이 출범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으나 여전히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2차 특검을 통해) 철저한 사실 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특검은 6일 서울 중구 법무법인 지평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란이나 계엄에 가담한 행위에 대해 밝히지 못한 사실이 많다”며 “공소제기가 아니라 공소유지를 통해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서 정의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2차 종합특검은 3대 특검이 규명하지 못한 부분을 수사하게 된다.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을 보면, △노상원 수첩 △평양 무인기 침투 △방첩사령부 블랙리스트 등 사건(이상 내란 특검 관련) △불법 선거사무실 운영 △김건희 관저 이전 개입 △양평고속도로 특혜 △김건희 수사 무마 등 사건(이상 김건희 특검 관련) △구명 로비 의혹(채 상병 특검 관련) 등이 주요 수사 대상이다.

 

권 특검은 “수사기관에서 확보된 증거 자료를 통해 수사가 미진했던 것인지 아니면 수사가 진행되다가 도중에 멈춘 것인지 아니면 애초에 개시조차 되지 않은 것을 면밀하게 판단해서 수사를 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수사에 성역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지위나 직무에 상관없이 범죄에 가담했다면 가리지 않고 철저히 조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2차 재탕 특검 아니냐’는 지적에 권 특검은 “부적절한 표현이다. 이번 특검은 독립된 특검이고 기존의 가치판단 결과를 답습하지 않고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검토해서 새로운 기준을 통해서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권 변호사(사법연수원 28기)를 2차 종합특검에 임명했다. 민주당 추천이자 검찰 출신인 전준철 변호사(연수원 31기)가 아닌, 판사 출신인 데다가 조국혁신당 추천 인사를 특검으로 지명했다는 점에서 예상을 깬 선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권 특검은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으로 18년 동안 판사로 일했다. 법무부 고위직 출신 한 인사는 “전·현직 검사 수사를 고려해 검찰 출신이 아닌 사람을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며 “권 특검은 내부에서 무난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서울대 법대 출신도 아니라서 (법조계 관계를 고려해) 수사를 망설일 가능성도 적다”고 평가했다.

 

권 특검 본인도 ‘수사 경험이 없다’는 우려에 대해 “형사재판만 8년을 담당했고 형사 관련 판결문만 4천건에 달한다. (수사) 경험이 없다고 얘기할 필요는 없다”며 “특검보나 파견 검사들이 수사능력이 출중할 테니 그들이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지휘·감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 특검은 전날 저녁 9시께 임명이 결정된 직후부터 몇몇 인사들에게 연락을 돌리는 등 곧바로 특검보 인선에 나섰다. 권 특검이 6~10명의 특검보 후보자를 추천하면 5일 이내에 대통령은 5명의 특검보를 임명해야 한다. 2차 종합특검은 특검보 5명을 비롯해 파견 검사 15명, 파견 공무원 130명 규모로 꾸려진다. 특검은 준비 기간 20일을 보낸 이후 이달 중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으로 수사를 개시할 것으로 보인다. 준비 기간을 뺀 수사는 총 90일이고 30일씩 두 차례 연장이 가능해 최대 150일 수사가 가능하다.

 

수사 기간 동안 완료하지 못한 사건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넘겨야 한다. 다만, 권 특검은 “혐의가 없다면 무혐의 처분도 해야 하고 그게 특검의 목적”이라며 “공소제기가 가능한 부분에 대해서만 처리하고 부득이하게 인력이나 시간 문제 때문에 처리하지 못한 사건에 대해서 국수본에 이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곽진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