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입법 통해 사법부 인사 시스템 바로잡아야
이재명 파기환송심 주심을 법원행정처장 임명

영장 전담법관엔 '기각 자판기' 이정재 · 남세진
"심판이 불공정하면 선수는 이길 수 없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이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정회되자 회의장을 떠나기 위해 일어나고 있다. 왼쪽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 2026.2.4 연합
 

여기 조용히 숨죽인 채로 민주주의를 난도질하는 자들이 있다. 바로 조희대와 수많은 아류들이다. 이제 석 달 후면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믿을 수 없는 파기환송심에 모든 국민이 경악을 금치 못한 지 일 년이 된다.

 

사법부의 권한을 사유화하여 기어이 이재명을 사냥하겠다던 일단의 악당들은 여전히 전성시대를 구가하고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최근 인사 두 개만 보자. 국회의 견제와 지적에 아랑곳 않는 조희대는 지난달 16일 박영재 대법관을 사법부 2인자인 법원행정처장에 앉혔다. 사흘 뒤에는 서울중앙지법은 전체판사회의를 열어 임시 내란영장 전담법관으로 이정재, 남세진을 지정하고야 말았다.

 

내란 관련자들의 영장을 끊임없이 기각해대며 국민들을 낙담하게 만든 이들을 그대로 임명한 것은 끝내 국민들을 개돼지로 본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조희대 사법부의 현실 인식은 처참할 정도다. 박영재 신임 법원행정처장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신이 상고심의 주심이었던 이재명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두고 “헌법과 법률에 따라서 했던, 절차에 맞는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법 개혁에 대해서도 분명한 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박 처장은 '이 대통령의 대법원 판결을 사과하고 법원행정처장직 사퇴까지도 고려해야 한다'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제가 작년 5월1일 전원합의체 판결의 주심 판사로서 법원행정처장으로 보임된 것에 대해 여러 의견을 말씀해주신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1심과 2심에서 최근 하는 여러 재판도 마찬가지로 헌법과 법률, 정당한 절차에 따른 재판 진행과 판결이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저희도 그런 재판 진행과 결과에 대해 국민들의 의혹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처장은 또 민주당 소속인 추미애 법제사법위원장으로부터 '대통령 선거일이 법원행정처장님 때문에 하마터면 사라질 뻔 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그는 "위원장님의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위원장님을 비롯한 여러분이 거기에 대해 질책하고 계시고 사법부도 책임감을 갖고 있다. 앞으로 사법부가 더욱 잘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주말마다 서울 서초동에서는 조희대 탄핵을 외치는 시민들의 행렬을 볼 수 있다. 이호 사진작가 제공
 

그러나 사법개혁을 거부하는 저들이 울부짖는 '사법부 독립'은 미명에 불과하다. 국민주권정부 들어 조희대 사법부가 외치는 삼권분립 타령은 무적의 논리도 아니고 국민들로부터 지지 받는 논리도 아니다. 오히려 왜곡의 논리이자 국민으로부터 지탄받는 자신들만의 방어적 수사에 불과하다.

 

지난달부터 법원 인사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은 고등법원장, 지방법원장, 법원행정처 차장 등의 인사가 실시되었다. 조희대 사법부는 일련의 인사를 통해 법원진용을 짜고 있다. 조희대를 일찌감치 탄핵시키지 못한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고 했다. 국회는 이제라도 기형적인 사법부 인사 시스템을 기초부터 뜯어 고쳐야 한다. 제왕적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의 권한을 대폭 축소, 철폐하고 새로운 평가 시스템을 통한 민주적 인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번에 박영재 신임 처장의 발언을 통해 확인된 한 가지는 ‘조희대에게 남은 것은 결단코 퇴진’뿐이라는 것이다. 조희대에게 명예로운 은퇴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당장  주말마다 대법원 앞을 가보라. 이미 오래 전부터 시민사회에서는 목이 터져라 조희대 탄핵과 법기술자들에 대한 철저 조사를 외쳐 왔다. 지금은 민주당을 비롯한 민주 진영의 정당들이 한 뜻으로 조희대를 탄핵하여 국민의 뜻에 호응할 때다.

 

사법부의 명예에 먹칠을 한 조희대에게 디케의 칼은 너무나 무겁고 버거운 것이다. 내란 이후 일 년, 조희대 사법부에게는 충분히 국민 앞에 반성하고 다시 설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그 모든 기회를 날린 지금, 조희대에게 남은 것은 불명예 퇴진과 국민 참정권 훼손 사건인 이재명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에 대한 수사뿐이다.

 

국민주권정부의 성공은 부동산 안정, 주식시장 활성화, 지방 균형 발전, 공교육 정상화 등에도 달려 있지만, 결국 심판이 공정하지 않은 경기에서 승리할 수 있는 팀은 없음을 알아야 한다.                                                                          < 황의원 기자 >

 

‘파기환송 주심’ 새 법원행정처장, 법사위 데뷔전서 질타…

추미애 위원장 호통...민주당 의원들“대선 사라질 뻔했다”

 

 

박영재 법원행정처장(대법관·오른쪽)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박영재 신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이 4일 처음 출석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로부터 “박 대법관 때문에 하마터면 지난해 6월3일 대통령 선거일이 사라질 뻔했다”라고 질타를 받았다. 천대엽 대법관의 행정처장 후임으로 지난달 취임한 박 처장은 대선을 한 달 앞둔 지난해 5월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이재명 대통령 공직선거법 사건의 주심 대법관이었다.

 

추 위원장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파기환송 판결을 거론하며 “행정처장으로 지명된 대법관님(박 처장) 때문에 대통령 선거일이 없을 뻔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고 물었다. 이를 두고 여야 의원들 간 논쟁이 벌어지자 박 처장은 곧장 답변하지 않았다.

 

추 위원장이 상황을 정리하고 재차 입장을 묻자 박 처장은 “추 위원장님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그는 “추 위원장님을 비롯한 여러분들이 질책을 하고 계시고 사법부도 그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사법부가 더욱 잘할 수 있도록 저도 최선을 다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지켜보겠다”며 “답변은 매우 미흡하고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추 위원장은 특히 법원이 과거 독재정권 시절부터 공안사건 등에 정권편향적 재판으로 억울한 피고인을 양산하고도 전혀 사과나 반성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그에 대해 합당한 생각조차 갖지 않는 것은 법원행정처장 자격이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추 위원장은 선고결과에 승복해야 한다고 답변한 박 처장에게 "잘못된 재판 결과도 승복해야 한다면 재심제도는 왜 있는것이냐" 고 질책, 독재정권 시절 재일교포 간첩단 사건으로 억울한 선고를 받고 평생 고통스런 삶을 산 서 모 재일교포의 가족들이  자료를 모아 20년 만에 재심을 신청했는데, 저 세상에 갔을지라도 그 원한을 풀어줘야 함에도 이를 단호히 기각한 판사가 바로 박 처장과 같이 근무한 적이 있는 판사이고 김건희 재판에서 증거가 있음에도 무죄를 남발한 우인성 판사였다며 "법원이 그런식으로 재판해도 되느냐,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재판을 하면서 사법개혁에는 재판독립만 외치면 되는거냐!"고 언성을 높여 호통쳤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추 위원장 지적처럼 지난해 6월3일 대선 자체가 없거나 국민 의사를 매우 왜곡된 방향으로 치러질 뻔했다”며 “그 당시 (판결) 상황에 대해 먼저 소명하고 사과하고 반성할 것을 반성하는 말이 먼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파기환송 판결을 두고 “오만한 반란 행위를 한 조희대 대법원장의 가장 핵심 역할을 한 분이 지금 행정처장”이라며 “그때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사과해야 하고, 진정 사과한다면 (행정처장직) 사퇴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도 “사법부가 대선에 개입한 명백한 사법 쿠데타라는 국민적 비판이 집중된 판결의 중심에 행정처장이 계셨다”며 “그런 분을 조 대법원장이 뻔히 알면서 임명했는데, 박 처장이 ‘국민들 볼 면목이 없다’며 거절하고 이 자리에 앉지 않는 게 옳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당시 판결이 “헌법과 법률에 따라 했던 절차에 맞는 판결이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1심과 2심에서 최근 하고 있는 여러 재판들도 마찬가지로 헌법과 법률에 따라 정당한 절차에 따른 재판 진행과 판결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천재적인 행정처장님”이라며 “피고인 측 답변서가 (대법원에) 제출되자마자 전원합의체로 번개 같이 넘겼는데, 그 사이에 (기록을) 읽었다고 하니 번갯불보다 더 빠르시다. 존경한다. 대단하시다”라고 비꼬아 말했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렇게 국민 뜻을 내세워 사법부를 조롱하고 압박하는 나라를 독재 국가라고 한다. 북한과 베네수엘라 방식”이라며 “민주당은 자기들한테 불리한 판결이 나오면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내는 적이 없다”고 말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입법부는 행정부·사법부와 함께 삼권분립의 한 축이지 사법부에 군림하는 국가 기관은 아니다”라며 “법사위원들이 언성을 높이거나 무리한 답변을 요구해도 흔들리지 말고, 사법부의 중립성 훼손되지 않도록 당당하게 사실과 진실에 입각해 답변해달라”고 편을 들었다.

 

박 처장은 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는 주요 사법개혁 입법에 반대하는 대법원 입장을 재확인했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이 법왜곡죄에 대해 “전임 처장은 고소 고발로 계속 이어지면서 사법 독립의 침해 소지가 크고, 고의적 법리 왜곡 등 요건이 너무 주관적이라 곤란하다고 했다”라고 하자 박 처장은 “같은 입장”이라고 답했다. 박 처장은 재판소원 도입과 관련해 “4심제로 가는 길”이라며 “국민들을 소송 지옥에 빠뜨리게 한다”고 말했다.  < 박광연 기자 >

 

'세비 반띵' 했는데… 명태균 ·김영선 정치자금법 "무죄"

우려했던 '우인성 판결 영향' 현실로

황금폰 등 증거인멸 교사만 유죄 인정
검찰 5년 구형에 형량은 6개월 집유 1년 달랑
"채무 변제" 명씨와 김영선 전 의원 손 들어줘

창원지법 '면세품 대리 구매' '창원간첩단' 입길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 출석하며 웃고 있다. 2026.2.5 창원 연합
 

총선과 지방선거 공천을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방법원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5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명씨와 김 전 의원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명씨의 증거은닉 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두 사람과 함께 기소된 김태열 전 미래한국연구소 소장, 배모 전 경북 고령군수 예비후보, 이모 전 대구 시의원 예비후보 등에 대해서도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우인성 부장판사(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7부)가 지난달 28일 김건희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일부에서 우 부장판사 판결이 창원지법 판결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는데 현실화한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는 청탁하는 내용을 문서로 작성하지 않는 한, 그리고 녹취와 같은 명확한 물증을 남기지 않으면 법적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로 굳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앞으로는 정치자금법으로 처벌할 수가 없다" 우려 

 

앞서 검찰은 명씨와 김 전 의원에게 모두 징역 5년을 구형했으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그동안 피고인 측은 오간 돈의 성격에 대해 명씨가 김 전 의원 지역구 사무실 총괄본부장으로서 받은 급여이거나 회계책임자 강혜경 씨에게 빌린 돈을 변제한 것일 뿐 공천 대가성 정치자금이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결국 명씨와 김 전 의원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정치자금법상 누구든지 공직 선거에 나서는 특정인을 후보자로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받을 수 없다.

 

재판부는 “명씨가 총괄본부장으로 일한 사실이 명확히 인정된다”며 “명씨가 김 전 의원과 강씨에게 여러 차례 채무 변제를 요구한 점, 김 전 의원도 강씨와 통화 등에서 채무 존재를 시인한 점 등을 종합했을 때 정치자금으로 볼 수 없다”고 무죄를 선고한 이유를 설명했다. 다시 말해 명씨가 2022년 8월부터 2023년 4월까지 김 전 의원의 세비 절반을 챙겨간 것은 총괄본부장 근무에 따른 급여로 봤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들 사이에 수수된 금액은 급여 또는 채무 변제금이고, 나아가 그것이 김 전 의원의 국회의원 공천과 관련해 수수됐거나 명씨의 정치활동을 위해 수수됐다고 볼 수도 없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모두 무죄”라고 판시했다.

 

김 전 의원과 명씨가 대구시의원과 고령군수 예비후보 2명으로부터 공천 대가로 2억 4000만 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김 전 의원과 명씨가 이 부분에 대한 금원을 받은 사실도 없고, 그것이 공천과 관련해 수수됐다고 볼 수 없어 이들 4명은 무죄”라고 밝혔다.

 

예비후보들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미래한국연구소 명목상의 대표 김태열 씨에 대해서도 “김씨가 공소사실을 자백한다고 진술했지만, 공동정범 관계에 있는 명씨와 김 전 의원과의 공모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없고, 김씨가 당시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의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없어 단독으로 정치자금 수수의 주체가 될 수 없기에 이 역시 무죄”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명씨가 수사를 받는 과정에 처남에게 이른바 ‘황금폰’을 포함한 휴대전화 3대와 이동식저장장치(USB) 1개를 은닉하도록 지시한 혐의에 대해서는 “증거를 은닉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명씨가 처남을 통해 휴대전화를 숨겼고, 수사기관과 언론에 휴대전화 행방에 대해 허위 사실을 말하는 등 혼선을 초래한 점 등을 보면 정당한 방어권의 범위를 넘어섰다”면서 “기소 이후 임의제출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이 5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법에서 열린 1심 재판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후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26.2.5 창원 연합
 

한편 김인택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이른바 '면세품 대리 구매' 의혹과 창원 간첩단 재판 지연으로 입길에 올라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크게 문제가 됐던 법관이다. 그가 지난해 2월과 4월 A씨에게 자신의 여권을 사진으로 전달해 고가의 명품을 할인받아 대리 구매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출석하지 않았고 흐지부지 됐다. 

 

이 의혹이 불거지게 된 배경으로는 창원간첩단 재판이 지연된 것이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국정감사장에서 거론되기도 했다. 창원간첩단 사건은 B씨 등 4명이 창원을 중심으로 자주통일민중전위란 조직을 결성해 2016년 3월부터 북한의 대남공작 총괄 기구 문화교류국 지령으로 공작금을 받고 국내 정세를 북한에 보고하거나 윤석열 정권 퇴진, 반정부 활동을 벌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사건이다.

 

서울중앙지법에서 사건을 맡았으나 관할지 이송 결정으로 2024년 4월 창원지방법원으로 사건이 넘겨졌으며 지난해 8월 창원지법 제4형사부(김인택 부장판사, 강웅·원보람 판사) 심리로 첫 공판이 열렸다.

 

신동욱 국민의힘 의원은 법사위 국감 도중 "창원간첩단 사건이 2년 7개월간 1심만 진행 중"이라며 "김 부장판사가 사건을 맡자 친여 매체인 뉴스타파가 면세점 의혹을 제기했고, 김어준의 유튜브에서 김인택이 지귀연과 똑같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이게 간첩단 사건 때문에 생긴 문제"라며 "창원간첩단, 제주 간첩단 사건 등 공안 사건을 맡은 재판관에 대한 집중적 공격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조직적으로 재판을 연기했다는 게 보인다"며 "법원에서 신속하게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당시 나 의원 본인은 정작 이른바 '빠루 재판'이 6년을 질질 끌던 상황이어서 그런 발언을 할 자격이 있느냐는 핀잔을 들어야 했다.        < 임병선 기자 >

 

창원지방법원 ⓒ 윤성효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검찰 수사의 부실함과 재판부의 소극적인 법리 해석이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관련기사: "정치자금 아냐"... 법원, 명태균-김영선 무죄 선고 https://omn.kr/2gyj9).

'명태균 게이트' 폭로자인 강혜경씨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규현 변호사는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이번 판결을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희한한 논리"에 기반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차용증만 있으면 면죄부? 김건희 재판과 판박이"

재판부는 김영선 전 의원이 명태균씨에게 건넨 세비 절반이 '공천 대가'가 아닌 '채무 변제'라고 판단했습니다. 차용증이 존재한다는 것이 주된 이유입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법조인 입장에서도 의문이 드는 판결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김 변호사는 "검찰에서는 윤석열·김건희씨에 대해서 철저하게 수사를 했어야 되는데 사실 그렇게 이루어지지 못했다"라며 "소극적인 수사를 했고 그리고 이번 재판부에서도 김건희 재판부의 우인성 재판장처럼 굉장히 희한한 논리로 지금 무죄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김건희 재판부의 '계약서가 없으니까 무죄다'라는 식의 논리를 언급하며 "이번에는 계약서나 이런 서류를 쓰긴 했는데 차용증이었다, 빌려준 거 다, 준 게 아니고. 그런 논리를 술술술 받아들였였다"라며 "일반인은 물론이고 이건 법조인의 입장에서도 '이걸 이렇게 판결을 한다고?'라는 의문이 많이 드는 재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형식보다 실질이 중요... 곽상도 50억도 퇴직금 명목이었다"

왼쪽부터 명태균씨,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 오마이뉴스 윤성효/연합뉴스관련사진보기


김 변호사는 돈을 주고받은 명목이 무엇이든 실질적인 대가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이 받은 퇴직금 50억 원을 예로 들었습니다.

그는 "그게 퇴직금 맞습니까? 누가 보더라도 뇌물"이라며 "뇌물이나 정치자금을 수수할 때 명목이 대여금인지 급여인지 퇴직금인지 이런 건 아무 상관이 없는 거고 실질이 중요하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정치자금을 숨기기 위해서 급여나 채무변제라는 외관을 만들어내서 준 거잖아요. 그것도 일종의 은폐 행위인데, 그걸 계좌로 줬다고? 이건 아닌 것 같다, 이렇게 (재판부가)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며 "제가 판단하는 건 명태균씨는 김영선을 위해서 정치 활동하는 자가 아니죠, 해온 걸 보면. 누구를 위해서입니까? 윤석열을 위해서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이죠. 그렇게 보고 이걸(공소사실) 구성해 나가면 사실 다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법원 다른 판단? 엇갈린 '실질 운영자' 판결"

이번 판결의 또 다른 쟁점은 명태균씨가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질적 운영자가 아니라고 본 대목입니다. 이는 앞서 김건희씨 관련 재판을 맡았던 우인성 재판부가 명씨를 실질적 운영자로 판단한 것과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김 변호사는 "그 부분이 제일 좀 어떻게 보면 어이가 없는 부분"이라며 "(미래한국연구소에서 급여 등 명목으로 직접 받은 돈이 600만 원밖에 안 되니)명태균 씨는 직원인 것 같다라고 했다. (중략) 명씨는 그 당시에 신용불량 상태였기 때문에 자기 계좌를 쓸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자기의 채권자나 자기의 가족들, 친척들 명의의 계좌로 바로 이체시키는 방법을 많이 썼고 그것까지 포함을 하면 저희가 계산한 게 거의 1억9천만 원이 갔습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게 무죄를 주기로 작심을 하고 거기에 맞는 증거만 취사·선택해서 끼워 맞추다 보니까 뭔가 사실에도 맞지 않고 다른 판결과도 맞지 않는 판결이 나오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항소심서 다툴 여지 충분"

김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힐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봤습니다. 다만 "검찰의 공소유지에만 더 이상 기댈 것이 아니라 항소심 재판부에도 저희가 직접 의견서를 내거나 하는 식으로 의견 개진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의 핵심은 명태균 씨가 누구를 위해 정치 활동을 했느냐를 밝히는 것입니다. 김 변호사의 주장대로라면 검찰이 윗선을 덮기 위해 꼬리 자르기 수사를 했고, 법원이 형식논리에 갇혀 면죄부를 준 셈이 됩니다. 항소심에서 실체적 진실이 드러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 임병도 기자 >

 

정청래 “합당 여부 전당원 여론조사 어떠냐”...최고위선 또 공개 충돌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4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를 놓고 또다시 공개적으로 충돌했다. 합당을 제안한 정청래 대표와 합당에 반대하는 위원들은 지난 2일 충돌 때 표정을 붉혔던 것과 달리 이날 서로 웃는 모습을 보였지만 발언 수위는 낮아지지 않았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에 대해 의원들께서 토론, 간담회 등을 제안해주고 있다”며 “저는 국회의원과 토론을 통해 경청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토론 전 과정을 생중계하는 게 맞고, 그 과정을 당원들께서 지켜봐야 한다고 저는 생각한다”며 “의원들께서 전 과정을 공개하는 것을 꺼린다고 하니 의원들께서 비공개를 원한다면 원하는 대로 제가 다 들어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오는 5일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 의원들과 합당 관련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합당에 반대하는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 합당 논란이 벌써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최근 특히 특정 유튜버와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특정 인물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합당이 필요하다는 식의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최근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조국 대표를 거론하며 합당에 찬성하는 뜻을 밝히 유시민 작가를 겨냥한 발언도 했다.

 

그는 “‘대통령이 돼서 나라를 책임질 생각이 있다면 빨리 합쳐야 한다,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 등 마치 민주당을 조국 혁신당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듯한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최고위원은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 주자를 밀어주기 할 시간이 아니”라며 “민주당 지지자들은 벌써 특정인 대권 놀이에 ‘우리 민주당을 숙주로 이용하는 거 아니냐’, ‘차기 (대권 주자) 알박기에 들어간 거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했다.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합당 논의를 멈추는 대표님의 결단을 촉구한다”며 “이제는 더 이상 논쟁을 키우기보다 지도부 차원에서 당원들과 혁신당 측에 양해를 구하고 결자해지의 자세로 합당 논의를 멈춰야 한다”고 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민주당이 합당 논의로 국민의 시선을 돌리고 이재명 정부의 성과를 덮어버리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추고, 혁신당만이 아니라 소나무당까지 합친 진짜 합당을 지방선거 압승 이후 추진할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이에 친정청래계인 이성윤 최고위원은 “사랑하자고 하는데,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뭉쳐 보자고 하는데 ‘지금은 안돼.’, ‘미리 얘기 안 했으니까 안돼’라고 하는 경우가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며 “(합당의) 본질과 가치는 말하지 않으면서, 나한테 미리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식의 주장은 본질을 흐리고, 공론화를 피하겠다는 말로만 들릴 뿐”이라고 했다.

 

이어 “민주적 토론의 장을 마련해 통합행 열차를 이어가자”며 “통합은 필승, 분열은 필패”라고 했다.

 

정 대표는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들은 뒤 추가 발언을 통해 “원래 합당 여부는 전당대회나 수임 기구인 중앙위원회 직전에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게 돼 있다”며 “그런 과정 전이라도 합당 여부에 대한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부분을 최고위원분들과 함께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이 논의에서 지금 당원들이 빠져 있다는 부분을 간과해서는 안 되겠다”며 “국회의원과 당원들이 똑같은 당원이다. 동등한 발언권과 동등한 토론권을 보장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 기민도 기자 >

 

‘반청’ 3인 ”합당, 이재명 민주당을 정청래·조국 당으로 바꾸기”

이언주·황명선·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 합당 공개 반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언주 최고위원, 정 대표, 한병도 원내대표. 연합
 

‘반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대표가 제안한 조국혁신당과 합당에 공개 반대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번 합당 제안을 “민주당 주류 교체 시도이자 이재명의 민주당을 정청래·조국의 민주당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보인다”고 했다. 합당 이슈를 ‘친명’(친이재명) 대 ‘친청’(친정청래) 갈등으로 프레이밍하려는 의도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들이 이재명 정부의 중도·실용 노선을 신뢰하고 압도적 지지를 보내고 있는데 자꾸 당이 독자 노선을 추구하거나 당내 노선 갈등이 심각히 벌어진다면 당과 대통령의 지지율 계속 디커플링되다 결국 대통령 국정 지지까지 흔들리게 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하늘 아래 2개의 태양 있을 수 없단 게 진리”라며 “이 사안의 정치적 본질은 대통령 지지율이 매우 높고 대통령의 권한이 강력한 임기 초반에 2·3인자들이 판을 바꿔 당권·대권에 대한 욕망이 표출된 결과임을 부인하기 어렵다”고도 주장했다.

 

이 최고위원은 “다음 지방선거도 이재명 정부 국정지지 정도로 치르면 충분하다”며 “정부 출범 1년이 안 된 상태서 조기 합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이재명 정부를 뒷받침해 입법 정책에 집중하기보다 차기 정부 구성 위한 논쟁으로 갈 가능성 높다”고도 했다.

 

이어 황명선 최고위위원은 “(정청래 대표 체제가 본격 시작한) 지난 8월3일 이후 우리 민주당은 당무 갈등에 너무 많은 시간을 소모했다”며 “이제 소모적 합당 논의를 멈추고 국정을 뒷받침해야 한다. (합당 논의는) 당내 분란만 키우고 우당인 혁신당과 불필요한 갈등만 키운다”고 말했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정 대표와 조국 혁신당 대표 사이에 알려지지 않은 약속이 있는 것 아니냐는 ‘밀약설’에 다시 불을 붙였다. 강 최고위원은 “(합당논의가) 밀실합의로 시작해선 안 된다”며 “이번 합당 제안은 전적으로 대표 개인의 제안이이다. 최고위 논의도 없이 일방적 통보 전달만 있었다. 심한 자괴감을 지금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 최하얀 기자 >

 

조국 “민주 내부 논쟁, 예의 찾아볼 수 없어“…이언주 “숙주” 폄훼 직격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5일 부산 동구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부산현장최고위원회에서 민주당과 합당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5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당이 작다고 자존심까지 없는 것은 아니”라고 반발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합당 찬반 논란이 격화하면서 자신과 혁신당을 폄훼하는 듯한 발언이 나오자 불편한 심경을 드러낸 것이다.

 

조 대표는 이날 부산 동구 부산항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님의 공개 (합당) 제안 후, 혁신당은 차분하고 질서 있게 내부를 정리하고 다음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런데 제안을 한 민주당 내부의 파열음이 격렬하다. 노선과 정책을 둘러싼 생산적 논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특히 “(민주당) 내부 논쟁 과정에서 혁신당과 저에 대한 비난과 조롱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우당에 대한 예의는 찾아볼 수가 없다. 상상에 상상을 더한 음모론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날 이언주 민주당 최고위원이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특정인의 대권 놀이에 우리 민주당을 숙주로 이용하는 게 아니냐’”며 “민주당을 ‘조국 대표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듯한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한 것에 반발한 것이다.

 

그는 “당이 작다고 자존심까지 없는 것은 아니”라며 “신속히 내부를 정리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민주당원들의 집단지성을 믿는다”고도 했다.

 

한편, 조 대표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부산 유권자들을 향해 “극우와 과거만 바라보는 국민의힘 후보가 또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장악하면 부울경의 미래는 없다”며 “무능·무지·무책임한 이들을 언제까지 짝사랑하실 것이냐. 더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지방선거에서 ‘국힘 제로’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조 대표는 “민주개혁진보 후보가 부울경 정치에 진출해야 달라진다”며 “국민주권 정부와 함께 미래로 뻗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격적인 재정 지원과 권한 이양을 받게 될 것”이라며 “거대 단일 경제권에서 청년이 선망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내야 한다”고 했다.

                                                                                     < 기민도 기자 >

 

혁신당, 이언주 향해 “당적 7번 바꾼, 숙주 정치 원천 기술자”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은 5일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향해 “이 의원이야말로 2012년 정치 시작할 때부터 숙주 정치를 하지 않았느냐”고 비판했다. 이 의원이 전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혁신당과 합당 제안을 두고 ‘특정인(조국 혁신당 대표) 대권 놀이에 민주당을 숙주로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민주당 지지자들 말이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조국 대표와 조국혁신당에 대한 모욕, 이제 그만 하라”며 “합당, 혁신당이 제안했냐”고 했다. 전날 이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특정인의 대권 놀이에 우리 민주당을 숙주로 이용하는 게 아니냐’, ‘차기 알박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민주당을 ‘조국 대표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듯한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한 것을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언주 의원이야말로 2012년 정치 시작할 때부터 숙주 정치하지 않았냐”라고 썼다. 이 의원이 ‘민주통합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전진당→미래통합당→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으로 당을 옮겨 다닌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이 정도면 정당 쇼핑을 다니셨다. 좌우를 넘나들어 어질어질하다”고 쓰기도 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정체성이 도대체 뭐냐. 이언주 의원의 다음 숙주는 어디냐”며 “단언컨대 민주당은 아닐 것 같다”고도 했다.

 

혁신당 수석최고위원인 신장식 의원도 이날 시비에스(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나와 “혁신당을 모욕하는 방식으로 당(민주당)내 투쟁을 하는 것은 조금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 의원 역시 이 의원을 향해 “죄송합니다마는, (이 의원이야말로) 정당을 숙주 삼아서 정치하는 데는 가장 능숙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분이 아마 당적이 한 7번, 8번 바뀌었죠”라며 “정당을 숙주 삼는 원천 기술 보유자가 그런 말씀을 하시니까 상당히 이례적이고 당황스럽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과 조신당(혁신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감정의 골이 계속 깊어지는 것 같아서 저는 사실은 그게 가장 걱정”이라고 했다.

 

신 의원은 민주당과 혁신당 합당 논의 전망을 사회자가 묻자, 이에 대해선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설 전에 가능하면 민주당이 입장을 좀 정리를 해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신 의원은 이와 관련해 “설 전까지 저희들도 당원 간담회 17개 광역 시도당에서 다 진행하고 있다”며 “저희들은 이번 주 정도면 당원 의견 수렴이 끝난다”고 말했다.                                                                                   < 최하얀 기자 >

 

유시민 “민주당·혁신당 합치는 게 이해찬 기획에 가까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 갈무리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문제와 관련해 “합당에 반대하는 사람은 합당에 반대하는 이유를 얘기해야 한다. 절차를 가지고 시비를 걸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2일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방송에 나와 “자기가 찬성하면 절차를 가지고 시비를 걸겠는가. 내심 반대하는 데 반대하는 이유를 말할 수 없을 때 절차 가지고 시비를 거는 거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합당이 바람직한가, 바람직하다면 어떤 식으로 해야 하는가, 두 가지 문제가 섞여 있다”며 “두 개를 섞어놓으면 해법이 없다”고 말했다.

 

유 전 이사장은 “우선 각자는 ‘민주당이 중도 좌부터 중도 우까지 아우르는 민주적 국민 정당으로서 전적으로 대한민국을 책임지는 이 기획이 좋은가’, ‘아니다, 그건 너무 위험 부담이 크다, 지금처럼 중도 보수까지 포괄하는 중도 정당으로 가고 왼쪽에 다른 정당이 한두 개 더 있으면서 연합해 가는 게 좋지 않냐, 혁신당이 싫어서가 아니고 그것이 우리나라에 더 좋기 때문에 나는 반대한다’ 이렇게 이야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이사장은 “혁신당이 민주당과 따로 존재하면서 연합 정치를 하는 게 한국 정치에 좋은가, 아니면 두 당을 합쳐서 한꺼번에 가는 게 좋은가. 합쳐서 한꺼번에 가는 게 이해찬(전 국무총리)의 기획에 가깝다”며 “이 전 국무총리의 답은 합칠 수 있으면 빨리 합치고 합치는 게 어려우면 공존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이사장은 검찰개혁과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겨냥해 “정 장관이 상임위에 나와서 ‘모든 검사가 다 나쁘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이야기한 게 모욕적이었다”고 했다. 유 전 이사장은 “지금까지 검찰개혁 주장한 사람들이 검사가 다 나쁜 놈이기 때문에 검찰 권한을 뺏으라고 해서 검찰 개혁을 주장한 게 아니잖나”라며 “그런 인식으로 이 검찰 개혁 문제를 계속 다루게 되면 이재명 대통령이 굉장히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직면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  고한솔 기자 > 

미국 국토안보부 행정소환으로 시민 압박

 

 
 
 
                        2021년 11월17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구글 매장. 로이터 연합
 

미국 필라델피아에 사는 은퇴 고령자 존(67)은 지난해 10월 미군에 협력했던 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가 추방 위기에 놓였다는 기사를 읽고, 기사에 나온 검사 조셉 던바흐에게 이메일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4월 아프가니스탄인들에게 제공했던 임시신분보호(TPS) 프로그램을 종료해버린 뒤, 국토안보부는 이 이민자를 아프가니스탄으로 송환하려 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할 때 미군 쪽 통역사였던 형과 함께 망명한 이 이민자는 돌아가면 자신은 탈레반 정권에게 죽을 거라고 했다.

그래서 존은 이렇게 메일을 보냈다.

 

“던바흐씨, ㄱ씨(이민자)의 목숨으로 러시안룰렛을 하지 마십시오. 신중하십시오. 미국 정부를 비롯해 많은 정부가 탈레반을 인정하지 않는 데엔 이유가 있습니다. 상식과 도덕의 원칙을 적용하십시오.”

 

자신의 성과 이름을 밝히고 서명한 뒤, 전송 버튼을 눌렀다.

존이 메일을 보내고 5시간 뒤, 구글 계정에 메일이 도착했다. “구글은 법 집행 기관으로부터 귀하의 구글 계정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적 절차를 요청받았습니다”라고 쓰인 이 메일엔 법적 절차의 종류로 ‘소환장’이, 요청한 기관에는 ‘국토안보부’가 명시돼 있었다.

 

평범한 시민이었던 존은 처음에는 가짜이거나, 실수로 발송된 게 아닌지 의심하면서도 두려움에 휩싸였다. 링크를 클릭해 보니 개인 정보 제출을 거부하려면, 7일 내에 이의 소송을 제기하라고 했다. 하지만 소송을 하려면 필요한 소환장 사본을 받지 못했고, 법원에 문의해도 소환장 발부 기록이 없었다. 메일은 회신 불가였고, 국토안보부로 전화를 걸어도 신호음만 듣기 일쑤였다.

 

알고보니 이것은 법원을 거치지 않고 연방 기관이 보낸 ‘행정 소환장’이었다. 3일 워싱턴포스트는 존의 사례를 보도하며, 판사 승인 없이도 긴급하게 테러 용의자나 마약밀매범의 전화, 금융, 인터넷 기록 등을 확보하는 데에 쓰였던 행정 소환장이 이제는 시민들을 압박하는 데 쓰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필라델피아의 집에서 존이 인쇄한 이메일과 기사들을 훑어보고 있다. 신원 유출을 우려해 성은 밝히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 갈무리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구글과 메타는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시작된 2025년 상반기 역대 최대 규모의 소환장을 받았다. 구글이 2025년 상반기 받은 소환장은 2만8622건으로, 직전 분기 대비 15% 상승했다. 다만 정보기술 기업들은 사용자 데이터를 요청받는 건수를 매년 집계하면서도, 이 소환장이 판사의 정식 승인을 받은 사법 소환장인지, 행정 소환장인지는 구분하지 않고 있다.

 

특히 국토안보부는 행정 소환장을 이민 단속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향한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는 정황이 엿보인다. 2025년 9월 국토안보부는 인스타그램에 이민단속 요원을 비판하는 글을 쓴 사람과 그 글을 공유한 사람들의 계정을 지목해 개인 정보를 제출하라는 행정 소환장을 메타(인스타그램의 모회사)에 보냈다. 최근에는 미네소타에서 의료진들이 병원에 침입한 이민단속 요원들에게 항의한 뒤, 국토안보부가 이 병원에 직원 7000명의 고용 정보를 제공하라는 행정 소환장을 보낸 사실이 알려졌다. 국토안보부에서 매년 발부하는 행정 소환장의 수는 적게는 수천건에서 많게는 수만건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토안보부에선 중간관리자급 이상이면 누구나 행정 소환장을 승인할 수 있는 권한이 부여돼 있다고 전직 국토안보부 관계자는 전했다.

 

11월엔 존의 집 앞으로 국토안보부 소속 연방 요원들이 찾아와 “던바흐 검사의 이메일 주소는 어떻게 알았느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구글 쪽이 아직 소환장에 따른 개인 정보를 넘기지 않았는데도, 따로 집 주소를 알아내어 찾아온 것이다. 워싱턴에 있는 국토안보부 본부에서 필라델피아 지부로 연락해 존을 찾아가라고 했다고 한다. 존은 자신이 온건하게 의견을 표현하는 이메일을 쓴 것이며, 법적으로 문제되는 바도 없다고 소명해야만 했다.

 

존의 사연을 들은 비영리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움직인 뒤에야, 존은 문제의 행정 소환장 사본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 행정 소환장에서 국토안보부는 9월 1일부터 존의 모든 온라인 접속 기록(날짜, 시간, 지속 시간), 관련된 모든 아이피(IP) 주소와 실제 주소, 사용한 모든 서비스 목록, 사용자가 쓰고 있는 모든 이름과 이메일 주소, 계정 개설일, 신용 카드 번호, 운전면허증 번호, ​​사회 보장 번호를 요청했다. 소환장 요청 사실을 존에게 알리지 말라는 당부도 포함돼 있었다. 존은 그 뒤로 휴가를 떠나면서도 당국의 검문 대상이 될까 두려워하며 살고 있다.

 

미국시민자유연맹 소속 변호사인 네이선 프리드 웨슬러는 “소환장 발부나 연방 요원의 방문은 사람들이 말하기를 주저하게 만든다. 꼭 누굴 가두지 않고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게 할 수 있다. 연방 정부의 권력이 워낙 막강하게 때문이다”며 비판했다. 해당 소식을 보도한 워싱턴포스트 기사에는 “이거야말로 빅 브라더의 극치” “읽어본 기사 중 가장 소름끼친다” “이런데 도널드 트럼프나 제이디 밴스가 유럽을 방문해 표현의 자유가 부족하다고 큰소리칠 수 있겠느냐” 등 댓글이 달리고 있다.                                   < 정유경 기자 > 

 

내란 때 국회 난입한 군대, 미 ICE요원과 닮은꼴


한국 시민들 핸드폰으로 기록 남겨 내란 극복
미국 ICE 예산 대폭 증액, 국가 폭력 산업화
미 '그림자 용병' 일상화 돼 회복 힘든 늪으로

 

아직도 12·3 내란의 실체가 은폐되어 충분히 단죄되지 못한 채 내란 재판은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이 시점에 필자는 이 쿠데타에 이상한 점이 있다는 점을 직시하고자 한다. 재작년 12월 3일 내란의 밤, 국회와 선거관리위, 언론사를 향해 출동한 수도방위사령부·특전사령부·방첩사령부·정보사령부의 계엄군은 예외 없이 ‘익명화’되어 있었다. 부대 마크와 개인 명찰은 제거되었고, 안면 마스크와 두건이 착용되었다.

 

그날 계엄군은 왜 복면 쓰고 부대 마크 제거했을까?

 

그 주된 사례를 보면, 계엄 전에 이진우 수방사령관이 남긴 휴대폰 메시지는 부대 마크를 제거하고 태극기를 부착한다는 계엄군의 복장을 예고하고 있다. 실제 계엄이 선포되자 수방사 군사경찰단의 김창학 단장은 경찰단 정보작전과장인 노 모 소령에게 부대원들의 신원 은폐를 지시하며 “두건을 준비하라”고 지시한다.

출동 직전에 군사경찰단 엄 모 대대장은 “복면을 쓰고 개인 명찰을 제거하라”고 선발대 손 모 상사에게 재차 강조한다.

특수전사령관 곽종근 중장의 계엄 선포 직후 지시는 더 구체적이다. 곽 사령관은 예하 부대와의 화상회의에서 “전투용 안면 마스크를 착용하라”, “작전 보안을 위해 개인 휴대폰은 소지하지 말고 비화폰만 휴대하라”고 지시한다.

이 지시는 계엄 업무가 비밀리에 수행되어야 하되, 임무에 투입된 특전사 요원이 기록을 남기지 못하도록 휴대폰을 소지하지 말라는 지시로 읽힌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가운데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 무장한 계엄군이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2024.12.4. 연합
 

개인 휴대폰이 없으면 중요한 통신이 불가능하다. 그런 작전상 차질에도 불구하고 휴대폰 사용 금지 지시가 내려왔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후 국회에 출동한 특전사 병력의 영상을 보면 부대 마크와 명찰이 보이지 않고, 모두 복면을 착용하고 있다.

정치인 체포를 위해 출동하는 방첩사령부의 방첩수사관 복장은 더 특이하다. 1년 중 한 번도 착용한 바 없는 대테러 임무 수행용 흑복을 착용하고 있고, 역시 부대 마크나 명찰은 없다. 원래 이런 복장은 방첩사에 존재한 적이 없었는데 계엄 전에 여인형 사령관의 지시로 예정에 없이 구입해 둔 복장이다.

한편 선관위에 난입한 정보사 요원들 영상을 보아도 부대 마크가 없어 어느 부대 소속인지 식별이 불가능하다. 이들도 역시 익명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상한 일이다. 국가의 정상적 계엄 사무가 질서 유지와 공공 안전을 위한 것이라면, 공권력은 신분을 드러내야 한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경찰이 명찰과 배지를 달고 보디캠을 착용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시민이 권력을 식별하고 사후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만일 소속과 신원이 가려진 공권력이라면 이는 불법적인 ‘비밀경찰’이라고 할 수 있다. 그날 밤 계엄군은 경찰과 정반대의 선택을 했다. 신분을 숨기고, 얼굴을 가리고, 기록을 지웠다. 이 선택은 우발적이거나 즉흥적인 대응이 아니었다. 사전 모의 단계부터 일관되게 준비된 ‘익명화 전략’이었다. 과거 5·16, 12·12, 5·17 같은 계엄 사태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은폐 전략이다. 과거 군사정변 때도 복면을 쓴 적은 없다.

 

미국의 그림자 군대에서 찾은 한국 계엄군 복면의 이유

 

왜 이런 식의 익명화가 추진되었는지, 어떤 수사 기관에서도 이를 충분히 살펴보지 않은 것 같다. 필자는 이 질문 -왜 그들은 자신을 숨겼는가- 에 대한 답을 의외의 장소에서 찾았다. 오늘날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경순찰대가 보여주는 모습에서다. 이들은 소총(AR 계열), 산탄총, 권총, 섬광탄·최루탄 발사기(M79, M203 등)까지 포함되는 고강도 무장이 허용되고, 고무총과 테이저건, 포박용 장비를 휴대한다. 이들은 올리브색/세이지 그린 전술복, 방탄 헬멧, 플레이트 캐리어(방탄판 조끼), 장갑, 무릎보호대 등 군 특수부대와 유사한 전술장비를 착용한다.

 

이런 모습은 한국의 12·3 계엄 당시 계엄군과 상당히 유사하다. 사회학자와 정치학자들은 이들 준군사조직을, 정당성 위기에 빠진 형사·사법 체계에 군사적 폭력 논리가 침투한 사례로 분석한다.

핵심은 군사화와 익명화의 결합이다. 정작 더 심각한 문제는 이들이 최근 복면을 착용했다는 점이다. 최근 미국 내륙 도시에서 벌어지는 이민 단속 현장을 보면, 요원들은 복면이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기관 식별이 어려운 전술복이나 평상복과 방탄조끼 차림으로 시민을 검문하고 제압한다.

LA에서도 발라클라바(전면 복면), 넥게이터를 코·입·턱까지 올린 형태, 마스크·고글·야구모자 조합 등으로 얼굴 대부분을 가린 ICE 요원들이 포착되어 큰 논란이 됐다. 이때 시민이 느끼는 공포는 단순히 무장 때문이 아니다. “저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장 권력과 마주했다는 감각에서 비롯된다.

 

총을 쏜 자를 은폐하는 전략

 

익명화는 단순한 보호 장치가 아니라 책임을 지우는 기술이다.

실제로 1월 25일에 미니애폴리스에서 살해 당한 알렉스 프레티 사건이 일어난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총격을 가한 복면 쓴 요원이 누구인지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다. 복면, 무명찰, 희미한 패치. 이 조합은 사후 책임 추궁을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든다. 이는 우발적 남용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용인된 무책임의 구조다.

 

지난 1월 13일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알렉스 프레티를 체포하려 하고 있다. 프레티는 며칠 뒤 다른 이민 단속 현장에서 ICE 요원들이 쏜 총격에 사망했다. 2026.1.13. 영상캡쳐. 로이터. 연합
 

악명화된 비밀경찰 문제는 의회로 논란이 확산되었다. 리처드 블루멘탈(민주당, 코네티컷주) 미국 상원의원은 패티 머레이(민주당, 워싱턴주), 알렉스 파딜라(민주당, 캘리포니아주), 코리 부커(민주당, 뉴저지주) 상원의원과 함께 이민 단속 요원이 대면 단속 활동 시 신분증을 명확하게 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새로운 법안을 발의했다.

2025년 이민 단속을 위한 신분증 제시 의무화 법안(VISIBLE Act of 2025)은 코네티컷주를 비롯한 미국 전역의 지역 사회에 공포를 조성해 온 트럼프 행정부의 무분별하고 불안정한 이민 단속 전술에 대한 감독, 투명성 및 책임성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다.

 

윤석열의 계엄군과 미국 이민단속 요원 사이에는 또 하나의 결정적 공통점이 있다. 행적의 철저한 비밀화, 곧 기록의 부재다. 한국의 계엄 부대들은 계엄의 밤에 작전의 기본이라 할 작전일지를 남기지 않았다. 휴대폰 통화기록도 삭제했다. 현장 지휘관의 보디캠은 “깜박 잊었다”는 이유로 작동하지 않았고, 합참의 전술지휘통제체계에도 계엄군의 이동은 기록되지 않았다. 국가 권력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발자국을 지운 것이다. 사라진 기록 속에서 한국군 계엄 부대는 ‘유령 군단’이었다.

 

미국에서도 상황은 닮아 있다. 이민 단속 과정에서 벌어지는 폭력 장면이 세상에 드러나는 경우는 거의 예외 없이 시민이 촬영한 휴대전화 영상 덕분이다. 단속국 요원들이 착용한 보디캠 영상은 이상할 정도로 존재하지 않는다. 단속 현장에서 충돌이 발생하는 순간, 일정한 패턴이 반복된다. 시민이 촬영을 시도하면 요원들은 위협을 느끼고 폭력적으로 반응한다. 기록을 남기려는 시민과 기록을 두려워하는 국가 권력의 충돌이다.

 

미네소타에서 항의 시위하는 시민들과 맞서고 있는 주방위군. 연합뉴스TV 화면 갈무리

 

국가 권력의 은폐를 이긴 시민들의 기록의 힘

 

이 장면은 낯설지 않다. 계엄의 밤, 국회 앞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계엄에 반대하는 민간의 수적 우위도 압도적이었지만, 결정적이었던 것은 시민과 기자들이 들고 있던 수백 대의 휴대폰이었다. 기록은 계엄군의 폭력성을 억제했고, 익명화된 권력을 다시 현실의 책임 구조 안으로 끌어냈다.

한국에서 계엄이 좌절된 이유는 군이 약해서가 아니라 시민의 기록 능력이 더 강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한국과 미국의 길은 갈라진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위태로운 순간에 시민의 힘으로 회복되었다. 반면 미국의 민주주의는 훨씬 더 절망적인 국면에 들어서 있다. 미국에서는 시민을 향한 준군사적 폭력이 이미 구조화되었고, 제도화되었으며, 예산과 인력 확충을 통해 더욱 확대되고 있다.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한 4일 새벽 국회 앞에서 시민들이 국회 출입을 통제하는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024.12.4 연합
 

거대한 산업으로 진화한 이민 단속

 

그 실상은 보면 2024년까지 연간 예산이 약 96억 달러 수준이던 ICE(이민세관단속국)은 2025년 7월 의회가 통과시킨 새로운 법령에 의해 4년 간 가용한 예산 750억 달러를 추가 배정받았고, 이와 별도로 2026 회계연도 기본 예산 약 40억 달러가 더해져, ICE의 이론적 총예산은 약 770~790억 달러에 이른다. 만약 750억 달러를 4년에 걸쳐 균등하게 쓴다고 가정하면, ICE의 실질 연평균 예산은 약 220억 달러로, 이전 대비 3배 가까이 급증한 수준이다. 750억 달러 중 450억 달러는 구금시설 확충(하루 최대 11만 6천 명 수용 목표), 나머지 300억 달러는 인력 채용·훈련·장비·운영에 배정된다.

 

CBP(세관국경보호청, 국경순찰대 포함)의 경우 2024 회계연도 전체 예산은 약 196억 달러였으나 2025년 법령 개정 후에 배정된 추가 예산은 약 640억 달러(4년간)이며, 이 중 470억 달러는 국경 장벽 건설에 투입된다.

2026년 CBP의 이론적 총예산은 약 780억 달러로 추산된다. 2025년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ne Big Beautiful Bill) 하나만으로 1700억 달러 이상(국경+내륙 단속 통합)이 추가되어, 미 전체 주·지방 경찰 예산을 합친 것보다 많은 규모의 재정이 이민 단속에 투입되었다.

 

2025년 1월 트럼프 취임 당시, ICE 현장 요원·요원 수는 약 1만 명이었으나 2025년 법령 퉁과 이후에 단 4개월 만에 1만 2천 명을 신규 채용해, 12월 기준 현장 요원이 약 2만 2천 명으로 120% 증가했다. 이제 이민 단속은 거대한 산업이자 미국의 새로운 제도라고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미국의 국가적 위기를 상징하는 거꾸로 선 성조기

 

우리 국민이 막은 내란의 지옥도, 미국은?

 

한국의 계엄이 성공하여 제도화 됐다면 바로 미국과 같은 양상이 펼쳐졌을 것이다. 익명화되고 군사회된 새로운 무력이 미국인의 일상 속으로 들어온 지금, 미국의 정치와 사회 규범은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 이런 치명적 변화를 멈출 수 있는 수단도 없다. 한국은 그 위기를 극복했으나 미국은 절망의 늪에 더욱더 깊이 빠져드는 중이다. 

                                                                          < 김종대 전 국회의원, 국방전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