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43위, ‘살인의 추억’ 은 99위에 올라

 
 
뉴욕타임즈 선정 21세기 최고의 영화에 선정된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뉴욕타임즈 누리집 갈무리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뉴욕타임즈가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로 꼽혔다.

27일(한국시각) 뉴욕타임즈는 영화감독과 배우, 소설가 등 영화 관련 예술인들의 투표로 선정한 21세기 최고의 영화 100위를 누리집에 공개했다.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은 99위에,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는 43위에 올랐다. 한국계 미국 감독인 셀린 송의 ‘패스트 라이브즈’도 86위에 올랐다.

 

뉴욕타임즈는 1위에 뽑힌 ‘기생충’에 대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이야기이자, 신자유주의가 초래한 폐해에 대한 맹렬한 반박인 봉준호의 이 불쾌하면서도 기묘하게 즐거운 작품은, 빈곤한 한 가족이 부유한 가정에 서서히 스며드는 과정을 따라간다. 장르의 관습에 얽매이지 않는 거장 봉준호는, 영화 전체에 과장된 코미디와 날카로운 사회 풍자를 능수능란하게 넘나들면서 종국에는 비극적인 폭력의 발작으로 불태워버린다. 그 순간은 충격적일 뿐 아니라,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느껴진다”고 평했다.

 

또 “이 영화가 미국에서 개봉했을 당시, 봉준호는 예술 영화 팬들 사이에서만 잘 알려진 감독이었지만, 종영 시점에는 아카데미 작품상을 포함해 한 움큼의 오스카 트로피를 손에 쥔 세계적인 슈퍼스타가 되어 있었다”고 봉준호 감독을 소개했다.

 

43위를 차지한 ‘올드보이’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 삼부작 중 두번째 작품이라고 소개하면서 “마치 망치에 맞는 듯한 강렬한 충격을 안긴다. 머리, 다리, 팔, 그리고 주인공이 칠 수 있는 모든 곳을 때리며 복도 가득한 깡패들을 뚫고 나아가는 장면에서 특히 그렇다. 널리 회자되는 이 액션 시퀀스는 이 뒤틀리고 비틀린 스릴러가 펼치는 폭력의 오페라를 상징하는 장면이다”라고 평했다. 이어서 “극단으로 치닫는 것은 폭력만이 아니다. 감정 또한 한계까지 밀어붙인다”라며 “‘올드보이’는 관객을 도발하고 불편하게 만들며, 마지막의 불온하고도 모호한 장면까지 긴장을 놓지 않는다”고 찬사했다.

 

‘올드보이’를 뽑은 배우 존 터투로의 추천사 “로맨틱하고 역겹고 즐겁다. 확 끌린다. 주인공 최민식은 정말이지 대단하다. (부스스하게 일어난 극중 최민식의) 머리카락을 손으로 쓰다듬고 싶다”도 덧붙였다.

 

이번 투표에는 존 터투로, 줄리안 무어 등 유명 배우들과 페드로 알모도바르, 소피아 코폴라 등 유명 감독을 비롯해 프로듀서, 극작가, 소설가, 코미디언 등 500여 명이 참여했다.

 

2위로는 올 초 세상을 떠난 데이비드 린치의 ‘멀홀랜드 드라이브’가 선정됐으며 왕가위 감독의 ‘화양연화’가 4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9위에 오르는 등 아시아 감독들의 작품 세편이 10위 안에 올랐다.   < 김은형 기자 >

특검 '관련사건' 이첩 요청에 따라

한덕수 · 김주현 · 심우정 · 지귀연 등 고발사건도

매하기
                        조희대 대법원장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대법원판결과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취소 결정과 관련한 조희대 대법원장, 김주현 전 민정수석 고발 사건을 내란 특검에 이첩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지난 24일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이 윤 전 대통령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조 대법원장과 김 전 수석, 심우정 검찰총장,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조은석 내란 특검팀으로 보내는 이첩 조치를 내렸다.

 

특검팀은 공수처에 12·3 비상계엄과 관련한 내란 사건 등을 이첩해달라고 요청했는데, 공수처는 해당 고발 건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사세행은 지난달 13일 "이들은 서울대·김앤장 출신이라는 연결고리로 내란을 공모하고 이 대통령을 대선에서 낙마시키려 했다"며 공수처에 고발했다.

사건은 공수처 수사3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됐었다.  < 권희원 기자 >

 

공수처, ‘주진우 아들 증여세 탈루 의혹 사건’ 수사2부 배당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질의하는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 연합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시민단체가 고발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의 아들 증여세 탈루 의혹 사건을 수사2부(부장 김수환)에 배당했다고 27일 밝혔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은 지난 23일 “주 의원이 자신의 고교생 아들에게 할아버지가 준 7억4천만원의 증여로 발생한 증여세를 납부할 목적으로 증여세 상당의 돈을 고교생 아들에게 추가로 제공했다면 별개의 증여라서 별도 증여세가 발생한다”며 “억대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하는 고교생 아들에게 증여세 상당의 별도 증여를 했음에도 이에 대한 증여세는 납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주 의원을 고발했다.

 

증여세는 증여를 받은 사람에게 납세 의무가 생긴다. 주 의원 아들의 경우 7억4천만원을 할아버지에게 증여받았다면 2억여원의 증여세를 납부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를 주 의원이 대신 내줬다면 이에 대한 증여세 납부 의무가 또다시 주 의원 아들에게 생긴다. 사세행은 이런 ‘증여세의 증여세’를 주 의원 쪽이 납부했는지를 문제 삼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주 의원이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으로 재직하던 2022년, 2005년생 아들 명의로 7억4천만원의 예금을 신고했는데 증여한 과정에 탈세가 의심된다며 “세무신고 자료를 공개하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주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들 재산은 전액을 증여세 완납하고 할아버지로부터 받아 예금했을 뿐이고 나머지 재산 형성에 문제가 없는데 아무런 객관적 근거 없이 허위 의혹을 제기했다”고 반박했다.

 

사세행은 “주 의원은 증여세를 납부했다고 했지만, 정작 억대의 증여세를 고교생 아들이 어떻게 마련했는지는 전혀 해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곽진산 기자 >

 

특검수사 김홍일·송진호 변호사 입회 예정

김건희 퇴원 ... “출석요구 성실 응하겠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사건 8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전 대통령 쪽이 지하주차장을 통한 출입 요구가 거부되더라도 28일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 출석 요구에 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윤 전 대통령 쪽은 한겨레와 통화에서 “(특검에 출석하기로 한 28일) 당일 출석할 것이고, (현장에서) 문을 열어주느냐, 안 열어주느냐는 특검이 결정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비공개 출석은 어렵다는 특검팀 쪽에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예정된 시각 지하주차장을 통해 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조사 당일 양쪽의 대치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앞서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쪽은 28일 오전 10시 출석 조사를 하기로 시간을 조율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쪽은 비공개 출석을 요청하며 서울고검 지하주차장을 통해 조사실로 향하겠다는 입장이고, 특검팀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히면서 양쪽이 맞서고 있다.

 

윤 전 대통령 쪽은 한겨레에 “최종적으로는 비공개 조사를 원하고, (서울고검) 지하주차장에서 조사실로 올라갈 수 있는 출입문 열어주면 언제든지 올라가서 조사받겠다는 문자를 보내뒀다”고 전했다.

 

특검팀이 윤 전 대통령 조사 방식과 관련해 브리핑을 열어 ‘특혜를 제공할 수 없다’고 밝힌 뒤 전한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특검팀이 앞으로 윤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불러 조사하겠단 뜻을 밝힌 만큼, 첫 조사부터 공개 출석에 응하면 안 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 쪽은 지하주차장을 통한 출석 외에 어떠한 절차도 문제 삼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는 등 특검팀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하겠다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된 뒤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윤 전 대통령 쪽은 “대통령께서 있는 그대로, 기억나는 대로, 꾸밈없이 얘기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대통령의 특검 대면 조사에는 김홍일·송진호 변호사가 입회하기로 했다. 윤 전 대통령 쪽은 27일 “내일 윤 전 대통령 특검 대면 조사에는 김홍일·송진호 변호사 두 분이 입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김가윤 기자 >

 

김건희, 27일 퇴원…“정당한 출석 요구엔 성실히 응할 것”

 
김건희씨가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구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공동취재사진

 

서울아산병원에 입원 중인 김건희 여사가 27일 퇴원한다.

김 여사 쪽은 이날 “김 여사가 오늘 퇴원 수속을 할 것”이라며 “아직 특검의 소환 요구를 받지 않았지만 법규에 따른 정당한 출석 요구에는 성실히 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는 지난 16일 우울증 등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여사 쪽은 “아직 호전되진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앞서 김 여사 쪽은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재수사한 서울고검의 소환 요구에 건강 문제와 특검 중복 수사 우려를 이유로 불응했다.

 

한편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아직 김 여사에게 출석을 요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비공개 소환 여부를 논의한 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 배지현 기자 >

“12·3 불법 내란 계엄 인해 상처받은 군 자존심과 자긍심 회복, 최대 과제”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27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육군회관으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27일 취임 후 가장 힘쓸 과제로 “12·3 불법 내란 계엄으로 인해 상처받은 군의 자존심과 자긍심을 회복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안규백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 육군회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 후보자로 이 자리에 섰다”며 “12·3 불법 내란 계엄으로 군심이 흐트러져 있고, 사기가 땅에 떨어져 있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모든 역량을 쏟아부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가장 시급하고 본질적인 문제는 군의 정신력과 상실된 자긍심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자는 “2008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을 해왔고, 40여 년 정치권에 몸담으면서 익혔던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서 우리 군을 참 국방, 진정한 국방, 국민의 군대로 재건하는 데 온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그는 12·3 불법 계엄에 관여한 군 관계자 엄중 문책 방침도 밝혔다. 안 후보자는 일제 강점과 5·16 쿠데타, 12·12 군사반란을 거론하며 “과거에 대한 청산이 없었기 때문에 이런 일이 계속 반복돼서 일어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12·3 불법계엄 문제를 척결하지 않고 간단하게 소독약만 뿌리고 덮고 가면 또 다른 아픔이 있을 것이기 때문에 도려낼 부분을 도려내서 새살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군대가 예전 군대하고 달랐고, 달랐기 때문에 결국은 12·3 내란 계엄이 실패한 것 아니겠냐”며 “신상필벌의 원칙에 의해서 잘한 사람들은 상을 주고, 잘못한 사람들은 죗값을 치르게 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의 국방비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요구에 대해선 “국익 관점에서 접근하되, 더 당당하고 더 자신감 있게 대미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가 전면 효력 정지시킨 9·19 군사합의와 관련해선 “합의 복원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했다. 안 후보자는 “지금 바로 복원하는 것보다는 상황과 여러 가지 여건 등을 종합해 보면서 어떤 것이 가장 평화로운 방법인지, 어떤 것이 남북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방법인지를 찾아보겠다”고 했다.

 

12·3 내란사태로 미뤄진 군 장성 인사와 관련해서는 “군에 몸담은 분들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여러 구성원의 의견을 들어보고 거기서 최적의 방안을 판단해 보겠다”고 말했다.   < 권혁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