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 사실을 직전에 먼저 전달받았던 인물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내란특검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외환 혐의를 수사하는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가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을 2일 소환했다. 특검은 이들을 불러 12·3 불법계엄 선포 직전 열렸던 국무회의 상황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다. 한 전 총리는 계엄 해제 이후 작성된 계엄 선포문에 서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전 총리와 안 장관은 이날 오전 9시50분쯤 내란특검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에 조사받기 위해 출석했다. 앞서 특검 수사팀은 두 사람에게 이날 오전 10시에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지했다. 한 전 총리는 ‘국무회의 사후 문건을 작성해 서명한 뒤 폐기했느냐’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한 채 고검 청사로 들어갔다. 같은 시간 출석한 안 장관도 ‘어떤 내용을 조사받으러 오셨느냐’ 등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들어갔다.

 

특검팀은 이날 한 전 총리와 안 장관을 불러 계엄 선포 전 이를 심의하기 위해 열린 국무회의 상황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12월3일 밤 대통령실에 모여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계엄 선포 사실을 직전에 먼저 전달받았던 인물들이다. 앞서 한 전 총리는 윤 전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국무위원들에게 전달했다는 계엄 관련 문건에 대해 “사전에 보지 못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경찰 특별수사단은 국무회의장과 대통령실 폐쇄회로(CC) TV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이런 주장과 배치되는 정황을 파악하기도 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특검팀은 한 전 총리에게는 사후 계엄 선포문 작성에 개입했는지 여부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을 소환 조사하면서 “계엄 해제 이후 김주현 전 대통령실 민정수석으로부터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 해야 하는데 비상계엄 관련 문서가 있냐’는 얘기를 듣고 사후에 비상계엄 선포문을 작성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강 전 실장은 이 사후 선포문에 한 전 총리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의 서명을 받았다가 한 전 총리가 뒤늦게 문제를 삼자 폐기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특검은 지난달 30일 강 전 실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앞서 계엄 선포 국무회의 상황에서 발생한 윤 전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의 불법 행위를 집중 조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내란특검은 조만간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다른 국무위원들도 추가로 소환해 조사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 이창준 김희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