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교단 차원 무더기 당원 가입 의혹 국민힘당 압색

김건희 여사가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13일 윤석열 정부 시절 관저 이전과 통일교의 국민의힘 지원 의혹 규명을 위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전날 김 여사를 구속한 특검팀이 쉼 없이 주요 혐의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검팀은 14일엔 구속된 김 여사를 처음으로 소환 조사한다. 김 여사는 재구속 뒤 특검 조사는 물론 재판까지 거부하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달리 14일 오전 10시 특검팀 조사에 응하기로 했다.
민중기 특검팀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과 대통령 관저 이전 관련자들에 대한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나섰다. 특검팀은 증축 공사를 맡았던 인테리어업체 21그램의 서울 성동구 사무실과 김태영 대표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했다. 김 여사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후원 업체였던 21그램은 증축과 구조보강 공사 면허가 없는데도 대통령 관저 시공업체로 선정돼 특혜 의혹이 일었다. 특검팀은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다. 김 전 차관은 2022년 윤석열 정부 출범 뒤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에 임명돼 대통령실·관저 이전 사업을 총괄했고 2023년 6월에는 국토부 1차관으로 영전했다. 특검팀은 또 감사원 행정안전국을 압수수색해 관저 공사 감사 결과 보고서를 확보했다. 윤석열 정부 시절 감사원은 관저 이전 사업을 감사했지만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종결했다.

특검팀은 이와 동시에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2023년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단 차원의 무더기 당원 가입 의혹을 밝혀내기 위해서다. 특검팀은 통일교 쪽의 당원 가입이 의심되는 명단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이재명 정부가 파렴치범 사면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리자 정권의 충견인 특검을 통한 국면 전환용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라며 반발했다.
한편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특검팀에 제출한 자수서에는 2022년 3월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지하 식당에서 김 여사에게 ‘당선 축하 선물’로 6천만원짜리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를 전달한 데 이어, 그해 4월 김 여사를 다시 만나 3천만원짜리 브로치와 2천만원짜리 귀걸이를 추가로 건넸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이날 확인됐다.
2022년 4월 만남에서는 사위인 박성근 변호사의 인사 청탁을 한 사실도 인정했다고 한다. 목걸이를 돌려받은 시점은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디올 가방을 건네는 영상이 공개(2023년 11월)될 무렵인 2023년 말에서 2024년 초로 자수서에 기재됐다. 당시 김 여사는 이 회장에게 “잘 썼다”고 말했다고 한다. < 곽진산 배지현 기자 >
‘V0 위세’ 김건희의 몰락…명품 받고, A그룹 비화폰, 공천 입김까지

지난 12일 밤 구속된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정권의 최대 ‘리스크’로 평가돼왔다.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던 대통령선거 당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3년 내내 ‘그림자 권력’으로서 국정 운영 전반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절대적 비호 아래 누구에게도 제어받지 않았고, 결국 이는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수감이라는 헌정사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예고편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1년 1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서 대선 국면이 본궤도에 올랐을 때 김 여사는 이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코바나컨텐츠 후원 △모친 요양급여 부정수급 등 의혹에 △무속 △허위 이력 등 논란이 불거진 상황이었다. 김 여사 문제가 선거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자, 김 여사는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허위 학력·수상경력 등을 사과하며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다.
하지만 정권 출범과 함께 김 여사는 각종 구설과 논란의 중심에 섰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 방문 때 코바나컨텐츠 직원을 대동한 데 이어, 첫 대통령 해외 순방인 2022년 6월 스페인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 당시 민간인인 이원모 인사비서관의 부인을 임의로 수행단에 포함시키며 비선 논란을 자초했다. 현지 교민 간담회 당시 착용한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고가의 장신구가 재산신고에서 누락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이 목걸이는 최근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이 선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듬해에는 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리투아니아에서 경호를 받으며 명품 쇼핑에 나선 모습이 현지 매체에 포착되기도 했다. 김 여사를 통제할 제2부속실 설치 요구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빗발쳤지만 윤 전 대통령은 묵살했다.
권력형 비리 의혹도 끊이지 않았다. 취임 초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업체 선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2023년 5월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이 기존안과 달리 김 여사 일가 토지가 있는 강상면으로 변경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같은 해 9월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300만원짜리 명품 가방(디올백)을 선물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브이 제로’(V0)로 불리던 김 여사의 권력이 확인된 것은 이른바 ‘명태균 사태’가 터지면서다. 명씨가 지난 20대 대선 때 3억7천만원을 들여 실시한 여론조사 81차례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당사자는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다. 김 여사는 그 대가로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힘을 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 수사 과정에서 김 여사는 대통령·경호처장 등 단 5명만이 속한 비화폰 권한을 부여받아 대통령실·정부 전 조직에 직접 연락이 가능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12·3 비상계엄 전날과 당일, 조태용 당시 국가정보원장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는 사실이 윤 전 대통령 탄핵 재판에서 확인되기도 했다.
김 여사 문제가 국정 운영의 ‘블랙홀’이 됐지만,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를 끝까지 두둔했다. 지난해 1월 한국방송(KBS) 특별대담에서 디올백 수수를 “박절하지 못해” 벌어진 일이라고 했고, 지난해 11월 기자회견에선 “(김 여사 의혹은) 침소봉대는 기본이고 없는 것까지 만들어서 제 처를 그야말로 악마화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통과된 ‘김건희 특검법’에는 세차례 거부권을 행사했다.
윤석열 정권의 성역으로 군림하던 그는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을 거치며 특검의 수사 대상이 됐다. 김 여사는 지난 6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하며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주장했지만, 결국 헌정사상 최초로 구속된 전직 대통령 배우자가 됐다.
< 하어영 기자 >
'● Hot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정기획위 "3축 체계 발전, 임기 내 전작권 환수, 방첩사 폐지" (0) | 2025.08.14 |
---|---|
김건희특검, 국민의힘 압수수색…통일교 당원가입 의혹 등 수사 (0) | 2025.08.13 |
‘윤건희 부부 구속’ 세계 언론 주목…창피는 국민 몫 (0) | 2025.08.13 |
윤삭열 부인 김건희 구속…전직 대통령 부부 첫 동시 수감 (0) | 2025.08.13 |
한 · 미 정상회담 25일 확정…이 대통령, 24일부터 사흘간 방미 (0) | 2025.08.12 |
김건희 구속심사 4시간 여만에 종료, 남부구치소서 결과 기다려 (0) | 2025.08.12 |
조국 · 윤미향 광복절 특사···이 대통령, '범여권 연대' 택해, 정치인 대거 포함 (0) | 2025.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