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올해 ‘특별인출권’ 바스켓 검토 · 조정 예정..추진을

“한국 경제 위상 높고, IMF 목적, 수출규모 조건에 부합”

 

5만원권 지폐.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을 구성하는 통화는 달러, 유로, 엔, 파운드, 위안 등 5개다. 국가 간 무역·자본 거래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돼 넓은 의미의 기축통화로 일컬어진다. 위안화가 여기에 포함된 것은 2015년 11월이었다. 국제통화기금 집행이사회는 대개 5년마다 특별인출권 바스켓 통화 구성 및 통화별 편입 비중을 검토해 조정한다. 애초 2021년 예정이던 집행이사회가 코로나19 사태로 2022년 중반으로 미뤄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3일 국제통화기금 특별인출권 관련 분석자료를 통해 ‘원화가 바스켓에 포함될 수 있는 5가지 근거’를 들어 올해 국제통화기금 집행이사회 때 정부가 나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전경련은 한국이 글로벌 경제대국이며 무역 선진국이라는 위상을 첫번째 근거로 들었다.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1조6천억달러, 교역액 9803억달러로 각각 세계 10위와 9위에 이르고, 국가신용등급(올해 1월 S&P)은 ‘AA’로 유럽연합(EU)·영국과 같고 일본·중국(A+)보다 높다.

 

세계 처음으로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2009년 OECD 개발원조위원회 가입)으로 도약한 한국의 발전은 국제통화기금의 설립 목적과도 부합한다고 전경련은 강조했다. 국제통화기금은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빈곤 감소, 국제무역 활성화를 설립 목적으로 삼고 있다. 셋째는 국제통화기금이 제시한 특별인출권 편입 요건 중 수출 조건(세계 5위)을 충족한다는 점이다. 한국의 수출액은 최근 5년간(2016~2020년) 평균 5438억달러로, 통화발행 주체별 기준으로 유로존,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5위였다.

 

전경련은 여기에 더해 원화의 국제거래 비중(한국 수출입 원화결제)이 1992년 0.1%에서 2020년 4.9%로 늘었고, 한국 정부가 원화의 국제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다.

 

전경련은 원화가 특별인출권 바스켓에 편입될 경우 장·단기 경제 효과는 112조8천억원으로 실질 국내총생산(2021년)의 5.3%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뇨리지 효과 87조8천억원, 환율불안정성 38.5% 감소에 따른 수출 증대 15조6천억원, 국공채금리 0.63%포인트 하락으로 경감되는 이자 부담 9조4천억원 등이다. 여기서 ‘시뇨리지 효과’는 국가가 화폐발행으로 얻는 이득으로 화폐의 액면가치와 제조비용의 차액을 말한다. 기축통화가 될 경우 해외에서 이뤄지는 유통을 위해 추가 발행하는 데 따른 이익을 뜻한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국제통화기금이 제시한 특별인출권 통화바스켓 편입 조건과 한국의 경제적 위상을 고려했을 때 원화의 자격은 충분하다”며 “정부가 원화의 특별인출권 포함 (추진)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지난 2015년 위안화가 바스켓에 포함될 당시 다음번 편입 통화 1순위로 원화를 꼽은 바 있다. 2순위 싱가포르 달러, 3순위는 캐나다 달러였다.

 

현재 특별인출권 바스켓의 통화별 편입 비중은 달러 41.73%, 유로 30.93%, 위안 10.92%, 엔 8.33%, 파운드 8.09%이다. 특별인출권은 기축통화에 대한 교환권이며, 국제통화기금 회원국들의 대외준비 자산으로 활용된다. 새로운 바스켓 구성은 올해 중반 재검토돼 8월1일 발효될 예정이다. 김영배 기자

 원인은 지구온난화…1990년대 이후 급속 변화

"북극곰 버금가는 흉조"…등반위험?

 주변 16억명 눈사태 · 물부족 우려

 

무려 2천년에 걸려 생성된 에베레스트 정상 근처의 빙하가 최근 25년 사이에 없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 CNN에 따르면 미국 메인대 연구진을 포함한 과학자들과 등반대원들은 2019년 에베레스트 등반 루트의 하나인 '사우스콜' 일대를 탐험한 뒤 이 같은 결과를 네이처 포트폴리오 저널(NPJ) '기후와 대기과학'에 게재했다.

 

원인으로는 지구 온난화가 지목됐다.

 

관측 결과 빙원(氷原)의 일부였던 빙하가 거의 눈처럼 변했다.

 

이런 변화는 1950년대 초 시작됐을 수도 있지만 1990년대 들어 가속화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2019년 탐험 당시 10m 길이의 빙상코아(오래 묻혀있던 빙하의 얼음 조각)를 파내 분석했다.

 

온도와 풍향, 습도를 측정하는 자동기후관측기(AWS)를 두 곳에 설치해빙하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지를 알아내려 했다.

 

탐험대를 이끌었던 폴 마예프스키 메인대 기후변화연구소 소장은 "그 대답은 분명한 '예스'였고 밝혔다.

 

마예프스키 소장은 특히 1990년대 이후에는 두 말이 필요 없었다고 말했다.

 

 중국 티벳 쪽에서 바라본 에베레스트(2020.04.30.) [신화 연합뉴스]

 

연구진은 인류가 조장한 기후변화가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는 지상 최고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눈 덮인 지표 때문에 유지되는 중요한 균형이 깨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마예프스키 소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인간이 에베레스트 일대를 점유한 이래 경험했던 상황과 크게 달라지고 있다"면서 "그 변화의 속도도 매우 빠르다"고 강조했다.

 

빙하가 사라지면 더는 햇볕을 반사할 수 없어 얼음이 녹는 속도는 더 빨라진다.

 

모의실험 결과 태양광에 심하게 노출되면 약간의 습도 저하나 강풍 등 스무 가지가 넘는 요인들로 인해 해빙이나 증발이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에베레스트에 있는 빙하가 빠르게 유실되면 눈사태가 잦아지고 그 주변 16억 인구의 식수나 관개, 수력발전 등 용수가 고갈되는 등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당장은 에베레스트 등반이 위험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마예프스키 소장은 "북극곰이 지구온난화의 상징이 됐지만, 에베레스트 꼭대기에서 일어나는 일도 또 하나의 경고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2019년 에베레스트 탐험 당시 지상 최고 높이(해발고도 8천20m)에서 빙상코아를 굴삭했고, 의복이나 텐트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미세플라스틱을 가장 높은 곳(8천440m)에서 발견했으며, 소위 '데스 존'(죽음의 지대·8천430m)에 자동기후관측기를 설치했다는 세 가지 기록을 세워 기네스북에 올렸다.

 

사람이 산소를 제대로 호흡할 수 없는 해발 8천m 이상 고지대를 가리키는 '데스 존'에 자동기후관측기가 설치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아마존. AP 연합뉴스

 

글로벌 전자상거래 회사 아마존닷컴(이하 아마존)이 1년 새 순이익이 두배 불어난 깜짝 실적을 내놨다. 아마존이 투자한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이 나스닥에 상장하며 생긴 ‘일회성 이익’이 컸다. 다만 클라우드 서비스 등 자체 신사업에서도 의미 있는 실적을 냈다. ‘마마’(MAMAA·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로 불리는 글로벌 빅테크들 중 메타(옛 페이스북)를 제외한 모든 회사들이 호실적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3일 아마존은 지난해 4분기(10∼12월) 순이익이 143억2300만달러(약 17조원)로 전년 동기(72억2200만달러) 대비 98.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1374억1200만달러(약 165조원)로 같은 기간 9.4% 늘었다. 매출만 놓고 보면 시장조사 회사 리피니티브의 예상치(1376억달러) 등에 못 미쳤다. 하지만 주식 1주당 순이익은 28.21달러로 예상치(3.63달러)를 7배 이상 웃돌았다.

 

큰 폭의 순이익 증가는 스타트업 지분 투자 덕분이었다. 아마존은 지난 2019년부터 리비안에 13억달러(1조5600억원)를 투자해 이 회사 지분 22.4%를 갖고 있다. 지난해 11월 리비안이 나스닥에 상장하면서 최대주주인 아마존도 120억달러(14조4000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 금액이 지난해 4분기 순이익으로 잡혔다.

 

신사업들도 성장했다. 지난 분기 클라우드 서비스(AWS) 매출은 1년 새 39.5% 뛴 177억8000만달러(약 21조원)였다. 광고 매출은 97억1600만달러(약 12조원)로 같은 기간 32.2% 늘었다. 아마존이 실적 발표 때 광고 부문을 ‘기타 매출’에 포함하지 않고 별도 항목으로 집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경제 매체 <시엔비시>(CNBC)는 “현재 아마존은 미국 광고 시장에서 구글, 페이스북에 이은 세 번째로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여러 악재 속에서도 빅테크들이 호실적을 이어간 데 주목한다. 금리인상 기조와 물가 상승 등 거시경제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은 잇따라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냈다. 코로나19 유행 2년째에 재택근무 등 비대면 생활패턴이 보편화 되면서 온라인 광고와 소프트웨어 시장 등의 규모가 커진 결과다. 마마(MAMAA) 기업들 중 주당 순이익이 1년 전보다 꺾인 곳은 메타 뿐이었다.

 

한편 이날 실적발표 뒤 나스닥 시장의 아마존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급등했다. 이날 아마존의 정규 거래 종가는 전날보다 7.8% 내린 2776.91달러였지만, 시간 외 거래에서는 14.3% 오른 3173달러에 장을 마쳤다. 천호성 기자

원전 5기 설비결함 발견으로 멈춰 세워

전기값 폭등시킨 가스발전비중 낮지만

주변국들보다 되레 더 전력 수급 불안

부족 전력 ‘탈원전’ 독일서 수입해 충당

 

지난해 12월 가동이 정지된 프랑스 아르덴 지역의 슈즈 원전. 프랑스 전력공사(EDF)는 누벨-아키텐 지역 시보 원전의 비상 냉각시스템에서 결함이 발견되자 같은 설계로 지어진 슈즈 원전도 안전을 위한 예방적 조처로 가동을 정시시켰다.

 

유럽이 지난해 가을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난 전력수급 불안으로 전기값이 크게 올라 힘든 겨울을 보내고 있다. 유럽의 선진국 가운데 전기 때문에 특히 불안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은 ‘원전 대국’ 프랑스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달 발표한 ‘전력시장 보고서’를 보면, 프랑스·독일·스페인·영국 등의 지난해 4분기 전기 도매가격은 2016~2020년 같은 분기 평균 가격보다 3배에서 4배 이상 올랐다. IEA는 같은 보고서에서 전기 도매가격을 급등시킨 요인으로 전력 수요 증가와 천연가스 가격 급등을 지목했다. IEA 자료를 보면, 유럽의 발전원에서 천연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기준 21%로, 원자력(22.6%) 다음으로 높다. 이런 전원 구조에서 천연가스 수급 불안이 전력 수급 불안과 전기값 급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프랑스는 주변 다른 나라들보다는 천연가스 가격 급등의 영향을 덜 받는 나라다. 원자력 발전 비중이 2020년 기준 66.5%나 되다 보니 천연가스 발전 비중은 6.6%에 불과하다. 독일(17.1%)·스페인(26.5%)·영국(36.5%)의 18~39%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번 겨울 주변의 다른 나라보다 더 전기 걱정을 하게 만든 주범은 바로 원전이다. 겨울에 접어들어 전기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원전 5기가 안전 문제로 잇따라 발전을 중단해야 했기 때문이다. 56기에 이르는 프랑스 원전 가운데 5기는 계획된 예방정비 일정에 따라 멈춰 서 있다. 이런 상태에서 추가로 5기가 예기치 않게 전력망에서 빠져나간 것은 전력 수급에 큰 불안 요인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프랑스 중부 누벨-아키텐 지역에 있는 시보 원전에서 일상 안전점검 중 원자로 2기의 비상 냉각시스템 용접부에서 균열이 발견되면서 시작됐다. 비상 냉각시스템은 원자로의 주 냉각시스템이 고장났을 때 원자로 노심을 냉각시켜 원전의 안전을 확보하는 핵심 설비다. 이에 따라 프랑스전력공사(EDF)는 두 원자로의 가동을 무기한 연기하고, 동일 기종인 아르덴 지역의 쇼즈 원전 2기까지 안전을 위해 정지시켜야 했다.

 

설비 결함으로 가동하지 못하게 된 이들 원전 4기의 설비용량은 약 6기가와트(GW)로 이번 겨울 가용한 프랑스 원전설비 용량의 약 13%를 차지한다. 이번 겨울 안에 이들 원전이 전기를 다시 생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DF는 정지된 이들 원전의 재가동 일정을 밝히지 않고 있으나 외신에는 올가을이나 늦게는 연말까지도 가동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EDF가 이달 중순 올해 원전 발전량 전망을 기존의 330~360테라와트시(TWh)에서 300~330TWh로 하향 조정한 것은 이런 전망을 뒷받침해 준다.

 

1월21~27일 일주일 동안의 프랑스와 독일·벨기에 사이 전력 수출입 현황. 가운데 흰 선을 중심으로 상단이 프랑스가 수입한 전력, 하단이 수출한 전력을 나타낸다. 1월25일 오후 잠시 프랑스가 독일·벨기에 쪽으로 전력을 수출했을 뿐 일주일 내내 두 나라로부터 전력을 수입한 것을 알 수 있다. 프랑스 송전공사(RTE) 누리집

 

이것이 끝이 아니다. 시보 원전 원자로에서 처음 발견된 것과 같은 냉각시스템 용접부 결함은 이달 들어 노르망디 지역에 있는 1300메가와트(㎿)급 펜리 원전 1호기에서도 발견됐다. 결국 프랑스 원전 56기 가운데 5기가 안전과 관련된 같은 결함으로 가동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프랑스에서는 이번 겨울을 견디는데 충분한 전력을 확보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는 불안감이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프랑스 송전공사(RTE)에서는 작년 말 4기가 가동하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이미 올해 1~2월 일 평균기온이 영상 4도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예측을 한 바 있다”며 “안전을 위해서는 펜리 원전 1호기와 동종 원전 10기도 모두 가동을 중단해야 하지만 전력난 앞에 그렇게 하지 못하고 가동 중 점검 방식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원자력계는 원전을 다른 어떤 발전원보다도 대량의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수 있는 발전원이라고 강조해 왔다. 실제 국내에서 원전은 18개월마다 계획 예방정비와 핵연료 부분 교체를 위해 멈출 때를 빼고는 24시간 최대 출력으로 전기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언제든 전력 수급의 불안 요인이 될 가능성도 안고 있다. 예상 못한 한파가 오거나 다른 원전에서 비슷한 결함이 발견돼 추가 정지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야 하는 원전 대국의 상황이 그 점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프랑스는 부족한 전력을 주변국에서 수입해 충당하고 있다. 전력수요 변동에 따라 수출도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수입이 훨씬 많다. 프랑스는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벨기에와 전력망을 연결해 실시간으로 전력을 주고받는다.

 

프랑스 송전공사(RTE)가 30분 간격으로 제공하는 전력 수출입 현황을 보면, 최근 1주일(1월21일~27일) 프랑스의 최대 전력 수입국은 독일과 벨기에였다. 나머지 나라와는 송전되는 방향이 자주 바뀌어 수출·수입이 번갈아 이뤄졌다. 하지만 프랑스-독일·벨기에 송전 라인에서는 1월25일(현지시간) 오후 3시와 3시30분을 제외하고는 일주일 내내 전기가 프랑스 쪽으로 흘렀다. 독일은 올해 말까지, 벨기에는 2025년까지 모든 원전을 폐쇄하기로 한 나라다. 원전에 다걸기 하다시피 한 나라가 재생에너지 투자에 집중해 탈원전을 앞둔 나라의 도움으로 겨울 전력 부족을 넘기고 있는 것이다. 김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