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 게바라가 참여한 피델 카스트로의 혁명으로 중남미 좌파의 등대와 같았던 쿠바 정권이 카스트로 사망 10년을 맞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이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전 대통령 체포와 압송 이후 쿠바로의 석유와 물자 공급을 차단하며 압박해 심각한 에너지 부족과 관광산업 쇠락, 잇단 대규모 정전사태에 겸제난으로 인도적 위기까지 직면해 있다. 이런 가운데 항의 시위대가 공산당 지방 당사에 불을 지르는 사건도 발생했다.
초유의 반정부 시위, 공산당 사무실 방화
중부 도시 모론(Moron)에서 지난 3월14일 에너지와 식량 부족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공산당 지역 본부에 돌을 던지고 불을 질러 5명이 체포됐다. 공산당 일당체제 쿠바에서 반정부 시위는 이례적이다. 앞서 아바나대학교 학생들은 에너지와 교통난으로 대학 측이 강의 폐쇄 등 수업을 줄이는 것에 항의하며 연좌 농성을 벌였다.
쿠바는 미국의 제재와 봉쇄로 국토의 65% 이상이 동시에 대규모 정전을 겪는 등 극심한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다. 미국은 국제적 비난이 커지자 지난 2월 민수용 석유 유입은 일부 완화했으나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지난 3개월 동안 석유 선적물이 전혀 도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천연가스와 태양열, 화력 발전소를 혼합해 전력을 지탱하고 있다.
차량 연료부족 심화와 전력망 마비 등에 국가경제를 받쳐오던 외국 관광객마저 끊기면서 경제난이 심화돼 국민들이 극심한 생활고와 국가존립에 대한 불안도 커지고 있다.
쿠바는 미국과 대립을 계속하다 2014년 국교를 정상화했다. 하지만 트럼프 집권 이후 반전, 외교단절은 물론 경제제재를 강화하며 에너지 봉쇄라는 최악국면을 맞았다.
쿠바는 2008년 피델 카스트로의 건강악화를 이유로 친동생 라울 카스트로가 최고지도자인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계승했다. 피델 카스트로가 2016년 11월 사망한 뒤 라울 카스트로도 2018년 4월 미겔 디아스카넬에게 국가평의회 의장직을 물려줘 2019년부터 디아스카넬이 대통령직(국가 주석)을 맡고 있다.
멕시코 등 중미우방들 외면, 캐나다 지원나서
쿠바는 혁명 이후 문맹률을 낮추고 공공의료 서비스를 확대하며 평균 수명을 늘리는 등으로 중남미 좌파들에게는 희망이었다. 여러 세대에 걸친 미국 대통령들에 맞서 저항해 온 보루로서 존경도 받았다.
하지만 미국 트럼프 정부출범 후, 특히 베네수엘라 정변 이후 미국의 강력한 봉쇄와 엄포로 브라질, 멕시코, 콜롬비아 전통 우방인 좌파 정권들이 쿠바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카스트로의 망명지이자 쿠바 혁명의 출발지였던 멕시코는 올해 초 쿠바에 대한 최대 석유 공급국으로 부상했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를 위협하자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대 쿠바 석유 수출을 중단하고 대신 식량과 의약품을 보내기로 했다.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멕시코는 미국의 쿠바와의 외교 및 무역 관계 단절 압력에 굴복하지 않은 유일한 중남미 국가였다. 최대 석유 공급국이던 베네수엘라는 쿠바인들이 대통령 경호와 의료진 파견 등 끈끈한 관계 였으나 마두로 피랍 이후 역시 전면 중단됐다.
에콰도르도 쿠바 요원들이 자국 내정에 간섭했다는 이유로 쿠바 외교관을 추방했고, 니카라과는 쿠바인 무비자 입국을 중단했다. 과테말라, 온두라스, 자메이카는 쿠바의 주요 외화 수입원인 의사 파견계약을 종료했다. 브라질 룰라 정권은 최근 식량 2만톤과 구호물자 등을 보냈지만 쿠바를 지원해온 전통과 미국의 보복 위협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1959년부터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캐나다도 구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2월 800만 달러(약 83억 원) 지원을 결정한 바 있다. 캐나다 외교부는 지원금이 유엔세계식량계획(WEP)과 유니세프를 통해 "쿠바 국민에게 직접 전달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니타 아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한 쿠바 국민들에게 캐나다는 연대감을 표한다"며 "긴급한 필요를 해결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량 발길이 끊긴 썰렁한 주유소.
한편 심각한 전력난과 물자 부족을 겪고 있는 쿠바 시민들을 위해 식량, 의약품, 조제분유 등을 전달하려던 유럽 등지의 민간 자원봉사자들이 탑승한 구호선 2척이 멕시코를 출발해 항해 중 실종됐다가 다시 발견돼 곧 아바나에 도착할 것으로 보도됐다.
경제정책 실패 이민 러시…트럼프가 위기 재촉
쿠바의 위기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이전에도 일당 독재체제의 폐쇄적 경제정책 실패와 통제 강화 등으로 내부적인 불안요인이 심화돼 왔다.
경제 침체로 2020년 이후 약 275만 명이 해외로 떠나 쿠바 현대사에서 가장 큰 인구 감소 상황이다. 쿠바인들은 브라질과 멕시코로 몰려들어 지난해 브라질에서 난민 신청자 수 1위를 차지해 처음으로 베네수엘라인을 넘어섰다. 플로리다대 역사학자 릴리안 게라는 쿠바 이민자 증가는 쿠바 정권과 계획 경제 통치 모델의 실패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설상가상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봉쇄책이다. 트럼프는 마두로 체포 이후 압박 수위를 높이며 군사행동도 암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27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정상회의' 연설에서 베네수엘라와 이란에 이어 쿠바에 대해서도 군사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을 비쳤다. 그는 앞서 지난달 5일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무너지는 정권은 이란이 마지막이 아닐 것이며, 쿠바도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고 7일 중남미 12개국 정상들이 모인 ‘미주의 방패’ 회의에서도 이란 이후에는 쿠바에 관심을 돌릴 것이라고 공언했다. 트럼프는 “쿠바에 곧 큰 변화가 올 것이다. 그들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고 압박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쿠바와 대화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쿠바를 우호적으로 인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관련,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도 앞서 25일 미국과의 갈등 완화를 위한 논의가 진행 중임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한 바 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미국 국무부 관계자들과 쿠바 관리들이 최근 접촉을 가졌음을 확인하면서도, 향후 협상 과정에 대해 신중하고 세밀한 접근이 필요함을 거듭 강조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쿠바의 '백기 투항전 탐색전'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라울 카스트로가 직접 대화 가이드라인을 설정했다는 것은 쿠바가 체제 보장을 조건으로 한 대타협을 준비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쿠바 정권의 앞날에 먹구름에 싸였다.
최장 하루 16시간 인스타그램 붙잡고 살아 우울증에 가족과 연 끊고 외모 강박증까지 두 회사 "중독자가 문제" 항소하겠다 밝혀
뉴멕시코 배심원은 메타에 벌금 5614억원 성적 콘텐츠 차단에 실패했다는 이유 들어 저커버그 두 재판 증언 나섰는데 연속 패소
캘리포니아만 유사 소송 3000건 파급 주목
원고인 소셜미디어 피해자 법률센터(SMVLC) 변호인 로라 마르케스개럿(가운데 회색 싱글재킷)이 25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최고법원 바깥에 모여 있다가 배심원단이 메타와 구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 600만 달러(약 90억 원)를 지급하라고 평결했다는 소식을 듣고 원고 가족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6.3.25 로스앤젤레스 AFP 연합
미국의 스무 살 여성 케일리 G. M.은 여섯 살 때 유튜브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아홉 살 때 처음 인스타그램을 접했다. 어린 아이들의 접근을 막는 시도는 아예 없었다. 그녀는 열 살 때 불안과 우울증을 느끼기 시작해 몇 년 뒤부터 치료사의 진단을 받았다.
외모에 집착하기 시작했고, 코를 작게 하고 눈을 크게 만드는 인스타그램 필터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케일리는 법정에서 "가족과의 교류를 중단한 이유는 모든 시간을 소셜미디어에 쏟았기 때문"이라고 진술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배심원단이 어린 시절 소셜미디어 중독과 관련해 메타와 유튜브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케일리의 손을 들어줬다고 영국 BBC가 25일(현지시간) 전했다. 배심원들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왓츠앱을 소유한 메타와 유튜브를 소유한 구글이 젊은이들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치는 중독성 있는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의도적으로 구축했다는 케일리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두 회사는 케일리에게 600만 달러(약 90억 원)를 손해배상액으로 지급해야 한다. 현재 캘리포니아에만 3000여 건의 비슷한 소송이 계류돼 있어 LA 법원 배심원단의 평결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방송은 전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소송 전략의 변화에 있다. 그동안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플랫폼 에 올라온 ‘콘텐츠’에 대해선 면책해주는 ‘통신품위법 230조’를 근거로 법적 책임을 회피해 왔다. 하지만 원고 측은 이번에 콘텐츠가 아닌 ‘앱 설계’에 집중했다. 즉, 무한 스크롤이나 끊임없는 알림 등 사용자를 앱에 묶어두는 인터페이스 자체에 SNS 중독의 원인이 자리한다는 논리를 펼쳤고, 배심원단은 이를 받아들였다.
메타와 구글은 나란히 판결에 동의하지 않으며 모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타는 "청소년의 정신건강은 매우 복잡하며 단일 앱으로만 연결할 수 없다"면서 "사건마다 다르기 때문에 계속해서 강력히 스스로를 방어할 것이며, 온라인에서 청소년들을 보호한 기록에 대해 자신감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 대변인은 "이 사건은 유튜브를 오해한 것으로, 유튜브는 책임감 있게 구축된 스트리밍 플랫폼이지 소셜미디어 사이트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배심원들은 메타와 구글의 플랫폼 운영 방식에서 "악의, 억압 또는 사기"가 엿보인다고 판단했다며 케일리는 300만 달러의 보상적 손해배상에 300만 달러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얹어 받아내야 한다고 평결했다. 메타는 케일리의 손배액 가운데 70%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되며, 구글은 나머지 30%를 부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일리의 소송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소셜미디어로 인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다른 아이들의 부모들도 이날 법원 밖에 모였는데 5주간의 재판 기간 며칠 동안 죽 그랬다. 에이미 네빌의 부모 등이 다른 부모, 지지자들을 얼싸안으며 서로를 축하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SNS) 중독 소송 증언을 위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1심 법원에 도착하고 있다. 2026. 2. 18 로스앤젤레스 AFP 연합
메타, 뉴멕시코에 이어 2연속 패배
LA 배심원단의 평결은 뉴멕시코 법원 배심원단이 메타가 노골적인 성적 자료들에 어린이들이 노출되게 하고 성적 포식자와의 접촉에 노출되도록 방치한 것에 대한 책임을 인정한 지 하루 만의 일이었다.
메타가 물어내야 할 벌금은 3억 7500만 달러(5614억 원)이다. 배심원단은 특히 메타가 플랫폼 내 아동 성 착취 위험성과 정신건강 영향을 알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고, 안전보다는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주 검찰 측의 주장에 동의했다. 재판은 6주에 걸쳐 마크 저커버그 메타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내부고발자, 교사, 심리학자 등의 발언을 청취한 끝에 이런 결론을 내렸다. 역시 메타는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포레스터의 연구 책임자인 마이크 프룰은 법원의 잇단 판결이 소셜미디어 기업과 대중 사이의 "균열점"을 돋보이게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몇 달 동안 오스트레일리아(호주)를 비롯한 여러 나라들은 아이들이 소셜미디어 사용을 중단하거나 제한하도록 제한을 가했다. 영국은 현재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차단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시험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프룰은 "소셜미디어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은 몇 년 동안 쌓여왔고, 이제 마침내 폭발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저커버그는 13세 미만 사용자의 모든 플랫폼 이용 금지라는 회사의 오랜 정책을 배심원들에게 설명했다. 내부 연구와 문서에 따르면 메타가 어린 아이들이 실제로 자사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점이 제시되었을 때, 저커버그는 13세 미만 사용자 식별이 더 빨리 진행되길 "항상 바랐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시간이 지나면서 올바른 위치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구글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의 소유주로서 이 사건의 피고인이기도 했지만, 소송의 대부분은 인스타그램과 메타에 집중됐다. 스냅과 틱톡도 처음에는 피고인이었으나 두 회사 모두 재판 전에 케일리와 비공개 합의에 도달했다.
유튜브 로고 연합 자료사진
스냅과 틱톡은 재판 전 케일리와 비공개 합의
케일리 측 변호인단은 메타와 유튜브가 "중독 기계"를 만들었으며, 아이들이 두 회사 플랫폼에 접근하지 못하게 막는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케일리는 '신체이형장애'(body dysmorphic disorder)를 진단받았다. 누가 봐도 정상적인 자신의 외모를 지나치게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인식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의 집착을 보이는 증세다.
전문가들과 전 메타 임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회사는 젊은 사용자가 플랫폼에 더 오래 머무를 가능성이 높고, 그것을 원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들이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대표에게 케일리가 하루에 최장 16시간까지 사용했다고 말했을 때, 모세리는 중독의 증거가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는 대신 인스타그램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10대를 "문제적"이라고 불렀다.
변호인단은 이번 배심원단 평결이 "어떤 회사도 우리 아이들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명백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지적했다. 변호인들은 “오늘의 평결은 배심원단이 전체 산업에 보내는 국민투표다. 이제 책임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메시지를 담은,”
메타와 다른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이 아동에게 해를 끼친 혐의와 관련해 오는 6월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서 또 다른 사건 재판이 시작된다고 BBC는 전했다. < 임병선 기자 >
미국의 국가안보·정치 컨설턴트인 제임스 웹은 25일 자 퀸시연구소의 <리스폰서벌 스테이트크래프트> 인터뷰에서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기지인 하르그 섬 점령 작전을 포함한 확전 시도에 이렇게 경고했다. 웹은 이라크에서 해병대 보병으로 복무했다.
여기서 '베트남'은 늪에 빠진 것처럼 막대한 자원과 인명만 잃는 지루한 소모전을 뜻한다면, '갈리폴리'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 해군장관 윈스턴 처칠이 주도했던 연합군의 터키 해협 점령 작전으로 해안가에 상륙 즉시 오스만 제국군의 기관총 세례를 받고 막대한 사상자를 낸 채 패퇴한 사건을 가리킨다.
4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에서 격추된 이란 드론의 파편이 석유 시설에 충돌한 후 연기 기둥과 불길이 치솟고 있다. 2026. 03. 14 [AP=연합]
해병대·공수여단 7000명 병력 중동 향발 "이란 지상전 땐 베트남 아닌 갈리폴리"
그가 보기에, 수많은 산으로 뒤덮인 이란의 지형은 지상군 부대 이동에 필수적인 병참엔 악몽이 될 수 있는데다, 이란인들이 전투 사기도 높다. 웹은 "이란의 지형과 약 9,000만 명의 인구로 말하자면, 그 지형은 공격 작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들의 홈그라운드다. 타국의 홈그라운드에서 싸웠던 사람으로서 (말하건대) 당신은 언제나 불리한 위치에 놓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전쟁 수행 방식을 보면, 그들은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그것을 세밀하게 따져왔다. 그들은 싸울 준비가 돼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2·28 불법 선제공격으로 시작돼 26일째를 맞은 25일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의 종전 협상설을 퍼뜨리는 한편, 해병대에 이어 육군 공수사단을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각각 약 2500명의 해병들을 태운 함정들로 구성된 제11과 제31 해병원정대 병력들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합류할 예정이다. 또한 육군 정예 제82공수사단 의 1개 여단 2000여명의 중동 전개도 명령해 해병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동 병력은 82공수사단의 핵심 전력인 '신속대응군'(IRF) 중에서 차출됐다.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팜비치 국제공항에 착륙한 뒤 손을 흔들고 있다. 2026.3.20 팜비치 AFP 연합
미 지상 작전 목표는 이란 하르그 섬 참전용사 "미국, 큰 전쟁을 준비 중"
뉴욕타임스와 CNN 등 미국 언론들은 이들 미군 병력이 앞으로 며칠 안에 현지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고, 지상 작전 목표지는 하르그 섬이 될 걸로 봤다. 앞서 중동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지난 14일 이 섬의 군사시설 90여 곳을 타격했고, 이에 트럼프는 19일 "우리는 원하면 언제든 그 섬을 제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참전용사들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가 '큰 전쟁'을 준비 중이고, 이란에 지상군을 실제로 투입할 걸로 봤다. 참전용사로 '양심과 전쟁 센터' 전무이사인 마이크 프라이즈너는 군 복무자와 그 가족들을 접촉한 결과, 많은 군부대가 전투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이 깨닫지 못하는 건 미국이 큰 전쟁을 준비 중이란 점"이라며 "모두가 갈 채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년 2월 25일에 쵤영된 하르그 섬 석유시설 위성사진. 아사히신문 3월 14일
이란의 산악 지형 탓에 병참 지원 애로 "일부 참전용사, 자살 임무라고 부른다"
'미국을 걱정하는 참전용사들'의 전략국장으로 참전용사인 존 번스는 "우리가 지상군을 투입할 걸로 확신한다. 더 우려하는 건 장기적 작전"이라며 "단계마다 어느 정도 미국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고, 장군들이 일주일 걸릴 걸로 생각한 일이 갑자기 한두 달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할 전술적 수단과 인력을 갖고 있지만, 부대들은 배치되면 잦은 공격과 사상자, 전략적 패배에 직면할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장기전은 쉽지 않다.
일부 참전용사들은 이란에서의 지상 작전을 "자살 임무"라고 부른다고 했다. 미 정부감시프로젝트 국방정보센터의 선임 국방정책 분석가이자 해병대 참전용사인 버지니아 버거는 "왜 우리가 질질 끌려 들어갈 일에 뛰어드는가?...우리는 진공 상태에 있는 게 아니다. 해병대가 그저 하르그 섬으로 걸어 들어가는 게 아닐 거다"라고 우려했다. 그는 미군 지도부는 "이미 줄어드는 우리의 탄약 비축량을 얼마나 많이 소모하는지를 보고 있으며, 만약 선택하지 않은 전쟁으로 들어가야만 뭘 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인식 부족을 비판했다.
미국과 이스라엘군의 폭격 피해가 발생한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 주 미나브 마을의 초등학교 인근 공동묘지에서 인부들이 수십개의 무덤 구덩이를 파고 있다. 2026.3.4. 로이터 연합
일부 미군 병사, 양심적 병역 거부 고심 "이란 미나브 학교 학살 들어 참전 기피"
당연히 미군 병사들의 사기는 떨어져 있다. 이란에서의 확전 전망이 커짐에 따라, 군 복무자 중 일부가 이란과 전쟁할 이유를 못 찾는 등 사기 저하를 겪고 있고, 그 결과 장기적 신뢰 위기를 부추길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소개했다..
버거는 "우리는 백악관에서 어떤 정당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 국방부 장관에게서도 신뢰도 끌어낼 만한 분명한 메시지를 전혀 받지 못했다"며 "이는 결국 환멸을 낳아 향후 군의 복무 연장과 모병에 문제를 초래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특히 프라이즈너에 따르면, 많은 군인이 2월 말 발생한 이란 남부 미나브 소재 초등학교에 대한 미국의 공격 가능성과 미국 대외 정책에 대한 전반적 환멸을 양심적 병역 거부자가 되려는 이유로 꼽고 있다. 그는 "군인들이 참전을 기피하는 가장 일반적 이유로 미나브 학교 학살 사건을 듣는다"고 말했다.
프라이즈너는 "군인들은 가자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봤다"며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 이후 미국이 착수한 첫 번째 큰 전쟁이...,가자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저지른 최악의 전쟁 범죄 중 하나와 정확히 똑같아 보이는 행동을 미국이 하면서 시작됐다"고 말했다. < 이유 기자 >
이란 ‘물량 승부’에 나토 군사령관 “드론 200대 만들 때 우린...”
션 클랜시 유럽연합(EU) 군사위원회 위원장(아일랜드 공군 장성)이 25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 방위·전략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파리 방위·전략포럼 누리집 제공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 군 수뇌부가 유럽의 무기 생산 능력이 현대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미·이스라엘-이란 전쟁에서 이란이 보여준 폭격량에 견줘, 유럽의 대비 태세가 한참 못 미친다는 것이다.
르피가로는 24∼26일(현지시각) 일정으로 프랑스 파리 군사학교에서 열린 방위·전략포럼에서 이런 우려가 쏟아졌다고 보도했다. 피에르 방디에르 나토 동맹변혁사령부(ACT) 사령관은 25일 연설에서 미-이란 전쟁을 언급하며 “유럽은 자신들이 위기의 시대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유럽은 ‘충격의 시대’에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우리는 새로운 적에 대비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걸프 국가들이 (이란의 보복 공격으로) 겪은 일을 우리도 겪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디에르 사령관은 프랑스군 해군 제독 출신으로, 나토군을 미래 전장에 맞게 개혁하는 역할을 맡는다.
그가 미-이란 전쟁에서 ‘충격’ 받은 건 이란의 막대한 물량 공습 탓이다. 이란은 전쟁 이전까지 ‘샤헤드’ 자폭 드론을 최대 6000대 확보했으며, 전쟁 중에도 이를 계속 생산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샤헤드는 사거리가 1800∼2500km에 이르는 장거리 드론이다. 이란은 음속 15배 속도의 ‘파타흐’ 극초음속 미사일, 1t(톤) 넘는 탄두를 달고 2000km를 날아가는 케이바르 셰칸 등 비대칭 미사일 전력도 갖췄다.
걸프국과 중동 주둔 유럽군은 대공 미사일로 이들을 쏘아 맞히고 있다. 그러나 요격 미사일 가격이 적 미사일보다 비싼 데다, 생산 속도도 느리다. 방디에르 사령관은 서방이 패트리엇-3 지대공 미사일 하나를 만들 때, 이란이나 러시아는 탄도미사일 4발을 늘린다고 지적했다.
또 드론 요격용 공대공 미사일 AIM-120이나 AIM-9 한 발이 생산될 때, 샤헤드는 200기씩 쌓인다. 양쪽이 물량전을 주고받으면 서방 무기가 먼저 바닥날 수 있는 셈이다.
방디에르 사령관은 “유럽 대륙 영공을 방어하려면 패트리엇 포대가 지금보다 10배 더 필요하다”면서도, 지금 주문된 물량의 납품만 7년 걸린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12일 이란 테헤란에 있는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 공군 박물관에서 이란산 탄도미사일이 전시되어 있다. WANA 로이터 연합
나토군은 이번 전쟁에서 이란이 선보인 무기가 향후 전쟁에선 유럽을 향해 날아올 수 있다고 본다. 러시아가 이란과 장거리 무기 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이미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며 이란으로부터 샤헤드 드론 수천대를 수입한 바 있다. 이후 러시아에 전용 공장을 지어, 매일 밤 우크라이나에 최대 800대를 날려 보내고 있다.
러시아·이란군은 드론 기술도 나눈다. 지난해 6월 우크라이나에서 발견된 러시아군 샤헤드 잔해에선 이전 1년 내 이란에서 제작된 재밍(전자 신호 방해) 방지 장치가 탑재됐다. 지난 1일 키프로스의 영국 공군 기지에서 요격된 이란군 샤헤드엔 러시아산 위성 수신기가 달렸다. 방디에르 사령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러시아가 폴란드 영공에 드론을 날려 도발한 이후로만 러시아군 드론은 다섯 차례의 성능 업그레이드를 거쳤다.
러시아는 드론을 더 멀리, 정확하게 날릴 지상 통제 기지도 짓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동유럽 우방인 벨라루스에 이런 기지 4곳을 확충했다고 최근 엑스(X)를 통해 전했다. 그는 “러시아가 벨라루스는 물론 우크라이나 점령지에도 지상 통제 기지를 추가로 배치할 계획이라는 명확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 정보국장) 올레흐 이바셴코에게 공개 가능한 데이터를 파트너 국가들에 전달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들 기지는 드론을 목표 지점까지 정확히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조종자가 실시간으로 영상을 보며 드론을 날리도록 인터넷을 연결할 수도 있다.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샤헤드를 쏘면 프랑스 동부까지 사거리가 닿는다. 방디에르 사령관은 “적들은 다음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4년 전의 러시아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라팔 전투기를 실은 프랑스군 샤를 드골 항공모함이 지난달 25일 스웨덴 말뫼에 정박해있던 모습. 이 항모는 현재 유럽연합 회원국인 키프로스 등의 영공 방어를 위해 동부 지중해에 배치됐다. 로이터 연합
이에 유럽 군 수뇌부는 유럽의 무기 생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션 클랜시 유럽연합(EU) 군사위원회 위원장은 “(방위산업의) 속도가 충분히 빠르지 않다. 지원·생산·유지 능력이 전쟁 억지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에바 하슬룸 스웨덴 해군 중장은 “우리는 지금 당장 준비돼야 한다. 이는 산업뿐 아니라 사회 전반에 해당한다”고 거들었다.
다만 이는 국방비만 늘려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 록히드마틴 같은 미국 공룡 방산기업과 달리 유럽 회사들은 정부 발주에만 맞춰 생산설비 등을 투자하는 데다, 유럽 군의 관료주의가 심해 의사결정 속도도 느리다고 르피가로는 꼬집었다.
여러 나라가 모인 유럽연합 특성상 너무 다양한 무기 체계를 운용하는 점도 신속한 생산에 발목을 잡는다. 주세페 카보 드라고네 나토 군사위원장은 “유럽은 여전히 170종의 무기 체계를 운용하는 반면 미군은 30종뿐”이라며 “이렇게 분절되면 (생산·운용) 비용이 증가하고 합동 운용이 어려우며, 납기를 지연시킨다”고 지적했다. < 천호성 기자 >
달러 지배력 약화 ‘내부 요인’은 정부 부채 정부 부채 이자 지불액 이미 국방비보다 많아 달러 약화 ‘외부 요인’은 중국 위안화 대두 ‘플라자 합의’로 일본 1인당 GDP 20% 낮아져 유럽이 러에 취약한 것보다 한·일이 중에 더 취약
미국 달러 지폐. 2015년을정점으로 기축통화로서의 달러 지위는 쇠퇴하고 있다. 자료자신. 로이터 연합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지위는 2015년 정점에 도달한 뒤 쇠퇴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정권 등장 이후 그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 4~5년 내에 장기금리 급상승을 수반하는 금융 쇼크(위기)가 올 수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들 중 한 사람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21일 일본경제신문(닛케이)에 실린 인터뷰 기사에서, 따라서 “일본은 미국 국채에 편중된 투자에서 벗어나고, 은행 시스템 등 금융 인프라를 쇄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이 직면하고 있는 외부상황도 일본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로고프 교수는 트럼프 2기 정권이 시작된 지난해(2025년)에 달러 자산 이탈이 시장의 주요 관심사가 됐을 때 단기적인 시장동향과 거리를 두면서 배경에 있는 큰 흐름에 주목하라고 했다. 지난해에 출간된 그의 새 책 <달러 패권이 끝날 때>(Our Dollar, Your Rroblem)에서 그는 5~10년 안에 금리 상승을 동반하는 ‘쇼크’가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인도의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시발릭호가 2026년 3월 16일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인도 구자라트 주 문드라 항에 도착하고 있다. 2026.3.16. 로이터 연합
4~5년 안에 금융위기 가능성
“지금은 4~5년 안으로 더 앞당겨졌다고 본다. 트럼프 정권 아래서 정부채무 수준이 높아지고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독립성은 낮아졌다. 쇼크에 대한 내성이 약해지고 있다.”
그는 “쇼크는 ‘이란 전쟁’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형태로 이미 와 있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중요한 것은 이 세계경제의 혼란이 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리먼 위기(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이 촉발한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화 등에 따른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와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 때는 금리가 내려갔다. 만일 이런 상황(금리 상승)이 계속 이어진다면 쇼크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3월 21일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 혁명수비대 대변인 알리 모하마드 나에이니 장군과 그의 동료 아미르 호세인 비디의 관이 실린 트럭을 따라가는 장례 행렬. 2026.3.21.AP 연합
트럼프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 완화를 생각하면 “5년 안에 거대한 금융위기가 일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면서, 로고프 교수는 그것이 금리 상승 형태를 띨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달러 지배력 약화 ‘내부 요인’은 정부 부채
5년간 3배로 급증, 2035년까지 최대 예산항목
그렇다면 10년 뒤 달러는 어떻게 될까?
“주요 통화로서의 지위는 유지하겠지만 지배력은 계속 떨어질 것이다. 중국 위안이나 유로, 그리고 암호자산(가상 통화)이 훨씬 큰 시장 점유율을 갖게 될 것이다. 역사적으로 기축통화의 변천은 수십년간 진행되는 완만한 과정으로, 다극체제라는 중간단계를 거치게 될 것이다.”
달러의 지배력이 떨어지는 ‘내부 요인’은 미국의 정부부채다. 이에 대한 이자 지불 부담은 최근 5년간 거의 3배로 급증했다.“미 의회 예산국(CBO)에 따르면 2035년까지 최대 예산항목이 될 것”이란다. 미국 연방예산에서 최대 항목은 의무지출(Mandatory Spending)인 사회보장/의료 부문이 가장 크고, 그 다음이 국방비인데, 재량지출(Discretionary Spending) 중에는 국방비가 가장 큰 항목이다. 미국은 예산에서 이미 1조 달러에 육박하는 국방비(2027년까지 1조 5000억 달러로 늘릴 예정)보다 더 많은 예산을 정부 부채 이자 갚는 데 쓰고 있다. 2035년까지는 사회보장/의료 부문 예산보다 더 많은 돈을 정부 부채 이자로 지불해야 한다는 얘기다.
팽창하는 정부 부채 이자 지불로 압박을 받는 미국정부 재정. 2020년대 전반기에 이자 지불액(짙은 선)이 국방비(옅은 회색선)를 넘어섰다. 단위:조 달러, 자료 출처"미 의회예산국(CBO) 일본경제신문 3월 21일
‘외부 요인’은 중국 위안화의 대두
‘외부 요인’은?
시진핑 중국 주석은 최근 (중국공산당의 정치이론지에서) “위안을 국제적인 준비통화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가) 그렇게 명확하게 말한 것은 처음”이리고 로고프 교수는 말헸다. 위안화에는 자유롭게 자본이동을 할 수 없다는 문제가 있으나 “중국이 단기 국채시장을 단계적으로 개방하면 중요한 전진이 이뤄져, 중국 투자가가 자금을 해외로 빼돌리는 것에 대한 우려도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지금의 중국 최우선 과제는 대만이다. 침공하거나, 봉쇄하거나, 또는 편입으로 가는 장기적인 합의를 모색할 것이다. 미국은 (달러 결제 동결 등의) 대규모 경제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 위안을 국제적인 준비통화로 만들겠다는 시 주석의 뇌리에 있는 것은 바로 그 점(경제 제재)일 것이다.”
미국정부의 AI규제 철폐는 “역사적 과오”
미국정부는 인공지능(AI)을 통한 고성장을 주장한다. AI패권이 달러의 지위를 지켜 줄까?
“그럴 수 있지만 AI의 어두운 면을 무시할 수 없다. 화이트칼라 층의 대규모 실업을 부를 가능성이 높다. AI가 만들어내는 이익은 실제로는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 층에게로 흘러간다. 이익의 많은 부분이 투자자에게 회수돼 경제가 성장하더라도 세수가 늘어나기 어렵다. 전쟁의 생산성도 비약적으로 높아져 매우 파괴적인 것으로 될 수도 있다. 중국과의 경쟁을 이유로 삼은 미국정부의 (AI)개발 규제 철폐는 역사적 과오다.”
‘플라자 합의’ 없었다면 일본 1인당 GDP 20% 높을 것
1985년의 플라자 합의는 달러 강세를 약화시켜 기축통화의 지위 저하를 피한 반면, 그로 인한 엔 강세가 일본경제의 침체를 불러 엔의 국제화도 멀어졌다. 미국의 기축달러 체제가 흔들리는 지금 일본은 어떻게 될까? 일본의 경제, 금융 정책은 어떻게 될까?
“물가 상승을 가미한 일본의 실질금리는 앞으로 5~10년간 계속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낮아서, 놀라울 정도의 엔 약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조정 프로세스로 금리인상이 진행될 것이다. 새 정권(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은 성장률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예산에서 점하는 방위비(국방비) 비율도 올라갈 것이다. 지금은 1% 이하인 일본의 실질 장기금리가 2% 가까이로 상승하더라도 로고프 교수는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엔의 국제적인 지위를 향상시킬 수 있을까?
“일본은 역사적으로 해외 투자자가 엔 자산을 보유하거나 이용하는 것을 억제하는 정책을 취해 왔는데, 그런 방침은 재고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1980년대의 컴퓨터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금융 인프라를 쇄신하는 일이다.“
플라자 합의가 없었다면 엔은 더 국제화돼 있을까?
”단기간에 환율이 100% 가까이 상승한 것은 대참사였다. 그것이 없었다면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지금보다 20%는 더 높아졌을 것이다. 플라자 합의는 대단히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만일 그때 연착륙을 할 수 있었다면 오늘날 일본 상황은 크게 달라져 있을 것이다.“
유럽이 러에 취약한 것보다 한·일이 중에 더 취약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 위키피디아
로고프 교수는 일본은 미국의 안보 우산 아래에 있지만 ”일본과 한국은 (경제규모가 큰) 중국으로부터도 다양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유럽이 러시아에 대해 경제, 안보 등의 면에서 취약한 것 이상으로 한국과 일본은 중국에 더 취약하다“며 이는 향후 몇 년간 일본(그리고 한국)이 생각해 봐야 할 일이라고 했다. < 한승동 기자 >
멀어진 연준의 금리 인하…치솟는 단기채금리
중동전쟁으로 연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 인하는커녕 인상 가능성 높아진 미국 금리 인플레이션과 중동전쟁 여파로 불안 부채질 파월 연준 의장 “전쟁 경제영향 아무도 몰라” 글로벌 경제 최대 위협은 트럼프와 네타냐후
인플레이션이 끈적끈적하게 달라붙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시작된 중동전쟁이 확전일로로 치닫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사실상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사라진 가운데 심지어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급부상 중이다. 만약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다면 금융시장과 외환시장도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제가 여의치 않은 가운데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글로벌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
사실상 매우 희미해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능성, 영국도 매파적 금리동결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이어 영국 중앙은행 잉글랜드은행(BOE)이 19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를 제기하며 금리를 동결하면서 연준이 연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시장 기대가 사실상 사라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이날 잉글랜드은행의 금리 동결 결정 직후 오는 12월까지 미 연준이 현 3.50∼3.75% 금리 수준을 유지할 확률을 약 76%로 반영했다. 나아가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확률을 3%로 새로 반영했다.
시장은 전날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을 때만 해도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약 47%로 반영했는데, 불과 하루 새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이 거의 소멸된 것이다.
한편 잉글랜드은행은 이날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제기하며 매파적(통화긴축 선호)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앤드루 베일리 잉글랜드은행 총재는 “영국 소비자물가에 미칠 더 지속적인 영향에 (통화정책이) 대응해야 한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는 것이 우리의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금융시장 및 경제 전문가들은 잉글랜드은행이 기준금리를 연내 2차례 추가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다가 전쟁 발발 직후 연내 금리 인상 관측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미슐러 파이낸셜 톰 디갈로마 매니징디렉터는 “이 모든 게 잉글랜드은행의 금리 결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시장은 이제 올해 (잉글랜드은행의) 50bp 금리 인상을 기대하고 있다”며 “유럽 채권시장이 자유낙하 중이며, 미국 채권 금리도 끌어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성 작가 제인 오스틴 타계 200주기인 2017년 영국중앙은행은 새 10파운드짜리 지폐에 그의 얼굴과 그 아래에 그의 작품 '오만과 편견'에 나오는 글귀 "결국 독서 같은 즐거움은 없다고 선언하노라"(I declare after all there is no enjoyment like reading)를 새겨넣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단기물 국채금리도 폭등하는 중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고개를 들면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이날 장중 3.9%대까지 오르며 금리 인상 기대감을 반영했다. 미국채 2년물 수익률이 전쟁 발발 직전 3.4%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3주 새 금리가 0.50%포인트 오른 셈이다. 미·이란 전쟁으로 고유가가 장기화하고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따를 것이란 우려가 미국채는 물론 글로벌 채권 금리를 밀어 올렸다.
유가가 급등하더라도 단기에 안정될 것으로 기대될 경우 중앙은행은 이를 일시적 충격으로 보고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유가가 굳어질 경우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긴축 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다.
다코다 웰스매니지먼트의 로버트 파블릭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로이터에 “시장에 인플레이션 압력 탓에 연준이 연내 금리를 올릴 것이란 기대가 생겼다”며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재개돼야 유가 상승 압력이 경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2년 만기 미국채 수익률 추이, 자료=연합인포맥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도 버거운데 중동전쟁까지 덮쳐
한편 연준이 18일(현지시간) 통화정책 결정 회의체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미국·이란 전쟁으로 인한 국제 유가 급등으로 미국의 성장 둔화 및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동시에 커짐에 따라 향후 경제 여건 변화 추이를 좀 더 기다리며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다수 위원 견해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FOMC 결정에 앞서 시장은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과 경제 불확실성 확대로 연준이 기준금리를 현 3.50∼3.75%로 동결할 것을 기정사실로 예상해 왔다.
전쟁 개시 후 세계 원유 해상운송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국제유가 기준인 브렌트유 가격은 이날 배럴당 107달러에 마감해 전쟁 시작 직전보다 47% 올랐다.
유가 상승은 주유소의 휘발윳값은 물론 각종 석유화학 제품, 비료, 운송요금 상승으로 곧바로 반영되고 있다.
연준이 통화정책의 준거로 삼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근원지수 기준 1월 3.1%로, 연준의 물가 목표 수준(2%)을 크게 웃돌고 있는 가운데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더욱 밀어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상황이다.
11일 이란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태국 국적 화물선 마유리 나리호에 화재가 발생한 모습. 2026. 03. 11 태국 왕립 해군 제공. [EPA=연합]
지난 2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한 달 전보다 0.7%나 오른 것으로 나타나 전쟁 발발 이전부터 이미 미국에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임을 보여줬다.
경제 전문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 수준에서 장기간 유지될 경우 미국과 세계 경제의 성장률도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작년 4분기 미국의 성장률은 0.7%(전기 대비 연율 기준)로 작년 3분기 성장률(4.4%)에 비해서 크게 둔화한 상태다.
지난 2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9만 2천명 감소,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0년 12월(18만 5000명 감소)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이는 등 시장에서는 고용 약화에 대한 경계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성장세 약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간 이어질 경우 성장률 하락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물가가 일차적으로 관세 탓에, 이제는 전쟁 탓에 상승하고 있는 반면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며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현 경제 환경은 통화정책 당국인 중앙은행을 딜레마 상황에 놓이게 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를 더욱 위축시킬 수 있고, 성장 및 고용 촉진을 위해 금리를 내리면 인플레이션 상승을 가속화할 수 있는 탓이다.
중동 전쟁이 언제까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점도 연준의 정책 변화를 신중하게 하는 요인이다.
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PG)[권도윤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글로벌 경제를 절벽으로 몰고 있는 트럼프와 네타냐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동결 후 기자회견에서 중동 전쟁의 영향에 대해 “강조하고 싶은 점은, 아무도 모른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SEP)은 올해 말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작년 12월 전망에서와 같은 3.4%로 유지했지만, 파월 의장은 이 같은 수치가 위원들이 확신을 가지고 적어낸 결과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전망에 대해 “뭔가는 적어야 하니까 위원들이 적어낸 것”이라며 “지속 기간이나 경제 영향의 규모에 관해 토론할 수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상반기는 물론 연내 금리 인하를 하지 못할 것이란 기대를 이미 크게 높인 상태다.
파월 의장은 “지난번 회의와 마찬가지로 오늘 회의에서도 다음번 조치가 금리 인상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논의됐다”며 “어떤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대다수 참석 위원들은 금리 인상을 기본 시나리오로 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경제 환경 불확실성 속에 이날 FOMC 결정은 투표권을 보유한 12명 위원 중 1명의 제외한 다수의 찬성 속에 이뤄졌다.
1월 회의에서 금리 동결에 반대해 인하 의견을 냈던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이번 회의에서 동결 결정으로 돌아섰다.
이날 FOMC 결정을 앞두고 일각에서는 1월에 금리 인하 의견을 냈던 마이런 이사와 월러 이사 외에 추가로 미셸 보먼 이사까지 인하 의견에 가세해 연준 내 균열이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전쟁으로 증폭된 경제 불확실성을 앞두고 내부 균열은 오히려 좁혀진 모습이다.
제임스 불러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기본 인플레이션 지표가 3%를 웃돌고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 표를 행사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용인한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며 “논리적으로 정당화하기 어려운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 팬데믹 당시 풀린 천문학적 유동성이 덜 회수된 상태에서 글로벌 벨류체인 공급망이 예전만 못하다보니 인플레이션이 심화됐고 여기에 트럼프발 관세전쟁 여파까지 겹쳐 인플레이션이 여전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이란을 불법침공해 유가를 천정부지로 밀어올리고 있다. 게다가 중동전쟁이 어디까지 전개될지 누구도 모른다. 이쯤되면 글로벌 경제의 최대 위협 요인은 트럼프와 네타냐후라 할 것이다. < 이태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