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일본, 소녀상 설치 방해 즉각 중단하라"

베를린 예술·도시학센터 앞서 22일 제막식
작년 10월 일본 정부 압력으로 강제 철거
'숭일’ 윤석열 정권, 뻔히 보면서도 방치
"역사 부정과 기억 억압은 또 다른 폭력"

 

독일 베를린의 평화의 소녀상 '아리’가 시민의 품으로 다시 돌아왔다. 작년 10월 17일 새벽 기습적으로 베를린 미테구청이 강제 철거한 지 3개월여 만이다.

 

재독단체 코리아협의회는 미테구청이 철거해 보관 중이던 소녀상 '아리’를 돌려받아 22일 베를린 예술·도시학센터(ZK/U) 앞에서 제막식 행사를 진행한다. 기간은 1년이다.

 

2025년 10월 17일 강제로 철거되기 직전 독일 베를린의 소녀상 '아리' 연합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다시 시민 품에
베를린 예술·도시학센터 앞서 제막식

 

예술·도시학센터는 예술가와 도시 연구자들이 거주하며 도시 사회를 주제로 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비영리 레지던시 문화공간이다. 철거 이전 소녀상이 있던 베를린 시내 브레머 거리와 비르켄 거리 교차로에서 걸어서 3분 거리에 있다.

 

센터 측은 연합뉴스에 "과거 설치 장소와 달리 소녀상은 영구적 추모 공간이나 고정된 기념물 아닌 만남과 경청, 토론이 이뤄지는 공간이 된다"며 "센터에 머무르는 동안 국제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아리’는 2020년 9월 28일 코리아협의회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기증을 받아 미테구에 설치했다. 정의기억연대에 따르면, 그러나 2022년 4월 28일 당시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독일 올라프 숄츠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자리에서 소녀상 철거를 요구했다.

 

2017년 6월 10일 서울시 성동구 왕십리광장에서 열린 '성동평화 소녀상 제막식'에서 정원오 성동구청장(왼쪽)과 남기창 건립추진위원회 대표가 헌화를 하고 있다.123cm 높이의 소녀상은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인권과 명예 회복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에게 아픈 과거의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교훈을 주자는 성동구 학부모들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2017.6.10. 연합
 

작년 10월 일본 정부 압력으로 강제 철거
'숭일’ 윤석열 정권, 뻔히 보면서도 방치

 

그리고 2년 후인 2024년 5월 일본을 방문한 카이 베그너 베를린 시장이 가와카미 요코 외무상과 만난 뒤 "더 이상 일방적 표현이 있어서는 안 된다", "논란이 되는 베를린 소녀상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고 말하면서 소녀상 철거 위기가 본격화됐다.

 

당시 일본 정부는 베를린 미테구를 포함해 세계 10개국 35곳에 설치된 소녀상을 철거하기 위해 해당국에 외교적 압력을 넣었던 반면, 철저히 '숭일’로 일관하며 저자세를 보였던 윤석열 정권은 이를 방치했다.

 

일본 정부의 지속적인 철거 압력을 받은 미테구청은 평화의 소녀상 임시 설치기간이 지났다면서 코리아협의회에 철거명령을 내렸지만, 코리아협의회와 미테구 의회, 독일 시민사회는 철거 요구는 부당하다고 맞섰다. 이들은 특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고 인권과 평화를 상징하는 평화의 소녀상 '아리’는 그 자리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사회 시민들은 수천 명의 서명을 미테구에 전달하고, 관련 법적 소송도 벌였다.

 

2019년 3월 9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캘리포니아 클렌데일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위안부 피해자 고 곽예남 할머니 추도 기도를 하는 모습. 2025.09.20. 사진제공 최재영 목사
 

정의연 "일본, 설치 방해 즉각 중단하라"
"역사 부정과 기억 억압은 또 다른 폭력"

 

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정의기억연대는 평화의 소녀상 '아리’가 다시 시민의 곁으로 돌아오게 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이번 재설치는 일본 정부의 지속적인 외교적 압력과 설치 방해에도 불구하고, 코리아협의회 등 독일 시민사회와 예술가, 인권활동가들, 그리고 한국을 비롯한 세계 시민들의 연대와 지지가 함께 만들어낸 소중한 성과이다"라고 평가했다.

 

정의연은 "비록 '임시 설치’라는 한계를 안고 있지만, '아리’의 이번 귀환은 역사를 지우려는 정치적 억압이 거셀수록 기억하고 저항하며 지켜내려는 시민들의 힘과 연대가 더욱 단단해진다는 사실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정의연은 "평화의 소녀상을 눈앞에서 사라지게 만들면 역사 또한 지워질 것이라는 일본 정부의 태도는 명백한 오판이며, 이제는 버려야 할 망상이다"라며 "일본 정부는 일본군 성노예제라는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책임을 회피하며,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방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역사 부정과 기억의 억압은 국제사회의 신뢰를 훼손할 뿐 아니라, 피해자들의 존엄을 또다시 침해하는 폭력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하루 앞둔 13일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 세워진 고인이 된 피해 할머니들 흉상 앞에 꽃이 놓여 있다. 2025.8.13. 연합
 

끝으로 정의연은 "베를린 미테구의 평화의 소녀상 '아리’의 영구 설치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역사 정의를 지키고, 인권과 평화의 가치를 더욱 널리 확산시킬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 이유 기자 >

일본 원자로 15기 재가동, '멜트다운 악몽' 잊은 듯

● WORLD 2026. 1. 23. 13:03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세계에서 가장 큰 원자력 발전소
가시와자키 원자로 6호기 재가동

안전 기준 강화로 가동 비용 급증
"생각했던 것보다 비싸지고 있다"

"과거 경험한 사고에는 대비하지만
'100년 만의 대지진'에 준비 안돼"

 

지난 2024년 8월 5일에 촬영한 일본 니가타현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자력발전소. 단일 원자력 발전소로 세계 최대 규모인데 21일 원자로 6호기가 재가동됐다. AFP 자료사진 연합
 

"그들은 과거에 본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지만, 다가오는 일은 준비하지 않는다."

 

일본 도쿄전력이 21일 혼슈 중부 니가타현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자력발전소의 6호기 원자로를 재가동한 가운데 독일 뮌헨 공과대학의 플로렌틴 코펜보르 박사는 영국 BBC에 이런 경고를 남겼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 '멜트다운'(meltdown, 원자로 중심부에 있는 핵연료 다발이 녹아내리는 현상) 됐던 후쿠시마 제1원전의 운영 주체인 도쿄전력이 원자로를 재가동한 것은 15년 만에 처음이다. 교도통신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이날 오후 7시쯤 핵분열을 억제하는 제어봉을 빼내 원자로를 기동시켰다.

 

일본이 원자력 발전 야망을 되살리려 하면서 원자로 가동 비용이 급등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발전소 재가동을 시도하는 기업들이 새롭게 안전 점검에 나서 막대한 투자를 요구하게 됐기 때문이다. 코펜보르 박사는 "원자력 발전은 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비싸지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 안전 관련 고위직을 지낸 네이는 "새로운 안전 기준에 따르면, (일본의 원자력 발전소는) 2011년에 겪었던 것과 비슷한 지진과 쓰나미도 견딜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런 정책들이 기후 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이나 100년에 한 번 일어나는 대지진을 충분히 계획하지 못했다고 우려한다. 코펜보르그는 "과거가 반복된다면 일본은 매우 철저히 준비돼 있다"면서도 "만약 우리가 정말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나고, 예상보다 큰 쓰나미가 온다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가시와자키 원전의 6호기 원자로는 하루 전에 재가동할 계획이었으나 시험 과정에 경보 장치 오류가 발견돼 확인 작업을 거쳐 원자력규제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재가동했다. 세계 최대 규모의 이곳 원전에는 원자로 7기가 들어서 있으며 합계 출력은 821만 2000㎾다. 다만 이날 재가동한 것은 6호기 하나뿐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를 계기로 자국 내 모든 원전의 운전을 중단했다가 차츰 재가동 원자로 수를 늘려 왔다. 당시 일본 원자로는 모두 54개였다. 2015년 이후 일본은 33개의 가동 가능한 원자로 중 15기를 재가동했다. 2024년 12월 시마네 원전 2호기가 재가동됐다. 따라서 가시와자키 원전 6호기는 15번째다. 이곳은 도쿄전력이 소유한 발전소 가운데 처음으로 재가동됐다.

 

도쿄전력은 재가동한 6호기 원자로의 출력을 서서히 올려 다음달 26일쯤부터 상업 운전을 재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7호기는 2030년에나 재가동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머지 다섯 기는 영구 폐쇄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도쿄전력은 원전 사고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불신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해 지역 주민 동의 절차에 난항을 겪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전력 수급이나 탈탄소 전력 확보 관점에서 원전 재가동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BBC는 에너지 수입에 크게 의존해 일찌감치 원자력 발전을 받아들였던 일본 원전의 현주소를 점검해 눈길을 끈다.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220km 떨어진 해안가에 들어선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발생한 멜트다운은 방사능 누출을 초래했다. 주민들은 대피했으며, 안전하다는 공식 확답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돌아오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발전소 소유주인 도쿄전력이 준비돼 있지 않았고, 정부와의 대응이 잘 조율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독립적인 정부 보고서는 "인재"라며 도쿄전력을 질책했다. 법원은 임원 셋을 무죄로 판결했다.

 

2011년의 재앙이 덮치기 전, 원자력 발전이 일본 전력의 거의 30%를 차지했으며, 2030년까지 이를 50%까지 늘릴 계획이었다. 지난해 에너지 계획에 따르면 일본은 2040년까지 원자력 발전 비중을 20%로 낮추기로 했다. 그것을 충족하는 일도 쉽지 않아 보인다.

 

2024년 8월 6일 촬영된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자력발전소 원자로 7호기 내부 (AFP 자료사진 연합)

 

뜨거운 돌 위에 한 방울'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2050년까지 세계 원자력 발전 용량이 곱절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는 등 많은 나라들이 원자력 발전소를 짓겠다고 나서고 있다. 2023년 기준 일본에서는 원자력 발전이 전기의 8.5%에 불과했다.

 

지난해 10월에 취임한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에너지 자급에 원자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종종 강조해 왔다. 특히 데이터 센터와 반도체 제조에 에너지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본 지도자들과 에너지 기업들은 오랫동안 원자력 발전을 추진해 왔다.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보다 더 믿음직한 데다 산악 지형에 더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비판하는 이들은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강조가 재생에너지 투자와 배출 감축을 희생했다고 반박한다. 

 

정부는 발전 비용을 보조금으로 지원하거나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데, 수십 년 동안 원자력 발전이 저렴하다고 목소리를 높여 온 일본의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비싼 에너지 요금은 가계들이 비용 상승에 항의하는 시기 정부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코펜보르그는 "정부가 주요 판매 포인트 중 하나를 번복하지 않는 한 원자력 재정 지원에 손이 묶여 있다"면서 "(일본의 원자력 부흥은) 뜨거운 돌 위의 물 한 방울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일본 내 원자력 발전 쇠퇴라는 더 큰 그림을 바꾸지 않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두려움 말고도 일련의 스캔들이 대중의 신뢰를 흔들었다. 특히 가시와자키 발전소는 몇 가지 문제에 휘말렸다. 2023년에는 직원 중 한 명이 자동차 위해 발전소 서류 뭉치를 올려놓았다가 분실한 사고가 있었다. 지난해 11월에는 또 다른 사람이 기밀 문서를 부적절하게 다룬 사실이 밝혀졌다. 도쿄전력 대변인은 이 사건들을 원자력 규제기구(NRA)에 보고했으며, 보안 관리를 계속 개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 달 초, NRA는 중부 하마오카 발전소 가동을 중단시켰다. 회사가 지진 데이터를 조작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회사는 사과하며 "우리는 NRA의 지시와 지침에 대해 진심으로, 그리고 가능한 한 최대한 온전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자력 안전 관련 고위직을 지낸 네이 히사노리는 BBC에 "전력 회사들은 (데이터를 조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당국이 문제를 일으키는 기업들을 "거부하고 처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일 일본 도쿄의 도쿄전력 본사 앞에서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자력발전소의 재가동에 반대하는 집회가 열려 한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다. 도쿄 AFP 연합
 

후쿠시마 원전은 '멜트다운' 이어 오염수 유출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일은 저렴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 평가 받던 원자력 발전소 건설에 반대하게 만들었다. 수천 명의 주민들이 도쿄전력과 일본 정부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며 방사선 노출과 관련된 재산 피해, 정신적 고통, 건강 문제에 대한 보상을 요구했다.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2011년 3월 참사 이후 몇 주 동안 일본인의 44%가 원자력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수치는 이듬해 70%로 급증했다. 하지만 2022년 일본 경제지 닛케이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전이 보장된다면 50% 이상이 원자력 발전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전히 두려움과 불신이 있다. 2023년,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처리된 방사능 오염수가 유출되면서 국내외에서 불안과 분노가 일었다. 여전히 많은 이들이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가시와자키-가리와가 위치한 니가타현 청회 앞에 모여 원전 안전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만약 발전소에서 무슨 일이 생기면, 그 책임을 우리가 감당해야 한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가시와자키-가리와 원자로 재가동을 앞두고 지난 19일 도쿄전력 본사 앞에서 반대 집회가 진행됐다. 후쿠시마 이후 원자력 안전 기준이 강화됐다. 2012년에 내각 산하로 설립된 NRA는 현재 이 나라 원자력 발전소 재가동을 감독하고 있다. 가시와자키-가리와에는 대형 쓰나미를 방지하기 위해 높이 15m의 방파제가 건설됐으며, 방수문이 시설의 주요 장비를 보호하고 있다.                                                         < 임병선 기자 >

          

"그린란드, 사실상 북극 전체 관련한 미래 합의틀(framework) 마련했다”

미·유럽 갈등 일단 숨 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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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기간 중,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왼쪽)과 회담하고 있다. 다보스/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미국의 그린란드 병합 구상에 반발해 병력을 파견한 유럽 8개국에 다음 달 1일부터 관세를 부과하겠다던 계획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인 마르크 뤼터와의 회담을 통해 그린란드, 나아가 사실상 북극 전체 지역과 관련한 미래 합의틀(framework)을 마련했다”며 이렇게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해결책이 최종 성사된다면 미국은 물론 모든 나토 회원국에 매우 유익할 것”이라며 “이 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2월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던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7일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다음달 1일부터 10%, 오는 6월1일부터는 25%의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들 국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해 군사력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하자, 나토 차원에서 그린란드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유럽 동맹국 간 긴장이 급격히 고조됐다.

 

이번 관세 철회 결정으로, 그린란드를 둘러싼 미·유럽 갈등은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뤼터 사무총장은 이날 다보스 현지에서 회담을 갖고 최소한 관세와 군사적 충돌을 피하는 선에서 출구 전략을 마련하는 데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미래 합의틀’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백악관 역시 추가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미래 합의틀’이 마련됨에 따라, 그린란드와 북극권의 안보·경제적 권리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 간 후속 협상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그린란드에 적용되는 ‘골든돔(Golden Dome·미국 차세대 공중·미사일 방어체계)’과 관련해 추가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 “논의가 진전되는 대로 추가 정보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제이디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윗코프 특사가 협상을 맡게 되며, 필요할 경우 다른 인사들도 참여해 나에게 직접 보고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그린란드는 미국의 국가안보에 매우 중요하다”며 소유권 확보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군사력을 사용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덴마크 정부는 “무력 사용을 배제하겠다는 발언은 환영한다”면서도, 그린란드의 주권 문제는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발표 직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미국과 유럽 증시는 동반 상승했고, 국채 금리는 하락했다. 

                                                                                               < 김원철 기자 >

 

트럼프 “그린란드 획득 위해 무력은 안 써…즉각 협상 원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각)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에서 특별 연설을 하고 있다. 다보스/AF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문제와 관련해 “즉각적인 협상을 원하지만 무력을 사용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란드 인수 구상이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에 대한 위협이 아니며, 나토 안보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우리는 그들을 위해 100%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설에서 그린란드를 언급하며 “나는 무력을 사용하고 싶지 않으며,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미국이 그린란드를 다시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즉각적인 협상에 나설 것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유럽 국가들 또한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사용권이 아니라, 방어를 가능하게 하는 명확한 권리와 지위”라며 “(그린란드 인수 요구에 대해) 선택지가 있다. ‘예’라고 말하면 우리는 깊이 감사할 것이지만, ‘아니오’라고 하면,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는 미국·러시아·중국 사이에 위치한 전략적 요충지”라며 “사실상 북아메리카의 일부이자 서반구 북부 전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국제 안보 환경에서 이처럼 광대하고 거의 무방비 상태인 지역은 미국의 핵심 국가 안보 이익과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제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희귀 광물 확보 목적’ 주장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그린란드에는 희귀한 원소들이 존재하지만, 진짜 문제는 광물이 아니라 가공 기술”이라며 “(그린란드 광물 개발을 위해) 수백 피트의 얼음을 뚫어야 하는 상황에서 광물 확보가 핵심 이유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덴마크가 독일에 빠르게 점령됐던 사례를 언급하며 “당시 미국이 그린란드를 방어하지 않았다면 적대 세력이 서반구에 거점을 마련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막대한 비용을 치르며 그린란드를 방어했고, 전쟁 뒤 이를 덴마크에 반환했다”며 “얼마나 어리석은 결정이었나. 그런데 지금 그들은 얼마나 배은망덕한가”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인수 논의가 나토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오히려 동맹 전체의 안보를 강화하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린란드 문제는 미국뿐 아니라 유럽과 나토 전체의 안전과 직결된다”며 “강하고 안전한 미국은 곧 강한 나토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덴마크가 2019년 그린란드 방어 강화를 위해 2억 달러 이상을 지출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지출한 금액은 그 금액의 1%도 안 됐다”며 “그린란드를 보호·개발·관리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밖에 없다”고 말했다. < 김원철 기자 >

 

‘트럼프 성토장’ 된 다보스포럼…“함께 행동 안 하면 잡아먹힐 것”

마크롱 “유럽 종속시키려 끝없이 관세 동원…용납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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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연설 중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오른쪽 눈 충혈로 선글라스를 쓴 채 연단에 올랐다. AFP 연합
 

올해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규탄하는 성토장이 됐다. “폭력배보다 존중이 낫다”, “괴물이 될지 말지 스스로 택하라” 등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날 선 비난이 쏟아졌다.

 

다보스포럼 사무국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오늘날의 세계가 “국제법이 짓밟히며 유일하게 의미 있는 법이란 가장 강한 자의 법인 무규범 상태로 들어서고 있다”며 “제국주의적 야심들이 수면 위로 다시 떠오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날 오른쪽 눈 충혈 탓에 선글라스를 쓴 채 연단에 올랐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러한 징후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함께 “미국이 무역 협정을 통해 벌이는 분쟁”을 콕 집어 언급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발 무역 전쟁이 “우리(유럽)의 수출 이윤을 갉아먹고 최대의 양보를 요구하며, 유럽을 공공연히 약화·종속시키려 한다”며 “여기에는 끝없이 쌓이는 새로운 관세가 동반된다. 이는 근본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며, 특히 그것이 영토 주권을 침해하기 위한 지렛대로 쓰일 때 더욱 그렇다”고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에 반대하는 유럽 8개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일방 통보한 점을 꼬집은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이 ‘무역 바주카포’로 불리는 통상위협대응조치(ACI)를 발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해 “우리는 폭력배보다 존중을, 음모론보다 과학을, 적자생존보다는 규범을 선호한다”며 연설을 맺었다.

20일 다보스포럼 패널 토론에서 발언 중인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 로이터 연합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 역시 유럽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받는 압박을 ‘노예 상태’에 비유하며 수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패널 토론에서 “(미국에 대해) 불행한 노예가 되는 건 행복한 신하가 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일”이라며 “지금 양보하면 존엄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미국-유럽 간) 동맹을 지켜낼 책임은 미국 대통령에게 있다”며 “괴물이 될지 말지는 트럼프의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나토(NATO) 회원국인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는 덴마크의 그린란드 영유권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약속했다. 그는 “우리는 세계질서의 ‘전환’이 아닌 ‘균열’ 한가운데 있다”며 “강대국의 지정학이 어떤 제약도 받지 않는 잔혹한 현실의 시작”이라고 짚었다. 이어 “중견국들은 함께 행동해야 한다. 우리가 테이블에 앉지 못하면, 우리는 (잡아먹히는) 메뉴가 된다”며, 미국·중국·러시아 등 열강의 ‘파워 게임’에 맞서 다른 나라들이 한 목소리를 내자고 했다.

 

다보스포럼은 65개국 정부 수반이 모인 가운데 오는 23일까지 열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연설을 앞두고 있다. 그린란드 영유권과 유럽 8개국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 등에 대한 입장을 재차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이날 다보스포럼 회의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그린란드 문제를 두고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덴마크 정부는 다보스포럼에 대표단을 보내지 않겠다며 미국 쪽과의 대면 접촉을 피했다.                     <천호성 기자 > 

AI 합성사진으로 도발적 북극권 병합의지 재확인

대통령 체포·압송한 베네수엘라에도 '미국령' 표시


'그린란드 - 미국령 EST. 2026'  [트럼프 트루스 소셜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덴마크령 그린란드와 캐나다, 베네수엘라에까지 성조기를 내건 도발적인 이미지들을 잇달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 소셜 자신의 계정에 그린란드로 표시된 지역에 대형 성조기 깃발을 들고 서 있는 가상의 그림을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 옆에는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JD 밴스 부통령이 서 있고, 사진 속 표지판에는 '그린란드 - 미국령 EST. 2026' 이라고 적혀있다.

 

이미 여러 차례 그린란드 병합 야욕을 드러냈던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를 기점으로 그린란드를 미국의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올린 사진. 대형 패널 속 지도에 캐나다와 베네수엘라 영토까지 성조기 표시된 것을 볼 수 있다. [트럼프 트루스 소셜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또 별도의 포스팅에서 캐나다, 베네수엘라 영토까지 미국령으로 표시한 것으로 보이는 가상의 사진을 올렸다.

 

이는 지난 8월 유럽 정상들이 워싱턴DC를 방문했을 당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회담하던 사진을 변형한 이미지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책상에 앉아있고,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이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며 책상 없이 의자에 부채꼴 모양으로 앉아있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 옆에 놓인 대형 패널 지도에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베네수엘라 영토로 추정되는 지역까지 성조기로 표시된 것을 볼 수 있다.                 < 김연숙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