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국민 78% "트럼프 불신"…미 대통령 중 역대 최저

 

'불신 69%' 중국 시진핑보다 낮아... 김정은 - 푸틴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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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AP 연합]

 

세계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가운데 80% 가까운 호주 국민이 트럼프 대통령을 불신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4일(현지시간) 호주 싱크탱크 로위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이후인 지난 3월 연구소가 실시한 연례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2천13명 중 78%가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해 "신뢰한다"고 밝힌 21%를 크게 앞섰다.

 

이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이 여론조사 사상 미국 대통령에 대해 가장 낮은 신뢰도를 기록했다.

특히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는 강한 부정적 의견이 60%에 달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우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9%로 신뢰한다는 응답(20%)보다 훨씬 많았지만,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불신 의견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이들을 포함한 세계 주요국 지도자 14명 중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를 신뢰한다는 답변이 66%에 달해 가장 큰 신뢰를 받았으며,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65%),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62%),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62%)도 신뢰 의견이 많았다.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4%),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8%)에 대한 신뢰 의견은 조사 대상 지도자 중 최저 수준을 보였다.

 

국가별로도 미국이 세계에서 책임감 있게 행동할 것으로 신뢰한다는 의견은 31%로 역대 같은 조사 중 가장 적었던 반면, 불신한다는 응답은 68%에 달했다.

 

미국을 신뢰한다는 답변 비율은 2024년 대비 25%포인트, 작년 대비 5%포인트 각각 하락했다.

 

이에 비해 중국을 신뢰한다는 응답 비율은 28%로 작년보다 8%포인트 상승했다.

그 결과 미국과 중국의 신뢰 의견 격차는 2022년 53%포인트에서 이번에 3%로 대폭 좁혀졌다.

 

이 또한 이 연구소 여론조사 사상 강대국 간 신뢰 의견 격차가 가장 크게 좁혀진 사례라고 보고서는 전했다.

 

미중을 포함한 세계 주요 8개국 중 일본을 신뢰한다는 답변이 89%에 달해 가장 많은 신뢰를 받았으며, 독일(83%), 영국(81%)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미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가 지난 2∼5월 영국, 독일, 프랑스, 한국, 일본 등 36개국 4만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3%에 그쳤다.

 

또한 응답자의 57%는 "미국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고 답해 긍정적인 평가(37%)를 앞섰으며, '미국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는 응답은 47%로 '미국을 신뢰하기 어렵다'(50%)에 못 미쳤다.                                                 < 박진형 기자 > 

 
 

프랑스 첫 사례, 민주콩고서 귀국한 의사…"접촉자 파악중"

WHO 총장 "내주 분디부조 치료제 임상시험 시작"

 


민주콩고의 에볼라 치료 센터 [AFP=연합]

 

프랑스에서 에볼라 첫 확진자가 나왔다고 프랑스 보건부가 24일(현지시간) 밝혔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보건부는 "프랑스 국토에서 첫 에볼라 바이러스 양성이 확인됐다"며 유럽 일반 대중의 감염 위험은 낮다고 말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총리실도 "사태를 매우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스 확진자는 최근 에볼라가 확산한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인도주의 활동을 하다가 귀국한 의사다.

 

이번 사례는 프랑스 본토에서 확진됐으며 이번 에볼라 사태 중에 아프리카 대륙 외에서 처음 확진된 사례라고 AFP는 전했다. 앞서 민주콩고에서 감염된 미국인이 독일에서 치료받고 퇴원한 바 있다.

 

2014년 서아프리카 에볼라 확산 당시에 환자 2명이 프랑스로 이송되기는 했으나 프랑스에서 확진된 사례는 아니었다.

 

민주콩고의 에볼라 누적 확진자 수는 1천94명, 사망자는 277명이다. 이웃한 우간다에서도 20명이 확진됐고 2명이 사망했다.

 

프랑스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확진자는 민주콩고 수도 킨샤사에서 민항기를 탔으며 두통을 제외하고는 거의 무증상이었다. 이 환자는 비행 중에 증세가 다소 악화해 파리 착륙 직후 바로 격리됐다.

 

보건부는 이 환자가 현재 안정적인 상태이고 바이러스 수치가 매우 낮다면서, 접촉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을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패닉에 빠질 필요는 없다. 세계 나머지 지역에 대한 위험은 여전히 낮다"며 '과잉 반응'을 경계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그동안 80명에 육박하는 보건의료 종사자가 확진됐다"며 "이는 최전선에 있는 보건의료인들이 어떤 위험에 처해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또 민주콩고 및 우간다 확산세가 계속 대응 속도에 앞서고 있다면서 대응 조처를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테워드로스 총장은 두 가지 치료제에 대한 임상 시험이 다음 주 민주콩고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유행 중인 에볼라 분디부조 바이러스에 대해 승인된 백신 및 치료제는 없다.

 

그는 "(단일 클론 항체) MBP134와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가 단독으로 또는 병용해서 환자 사망률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WHO와 파트너들이 에볼라 확산 지역 사회에 임상에 대해 알리고 참여를 끌어내기 위해 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지연 기자 >

실패한 트럼프 이란 침략전쟁이 남긴 5가지 교훈

● WORLD 2026. 6. 18. 04:11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이란 침략전쟁 실패와 미국 패권 몰락의 전환점
통제 불능 사냥개 이스라엘 폭주와 굴욕적 종전
미국 무적 신화의 붕괴와 전략적 자율성의 필요

집단학살 공범들과 단절과 재생 에너지로 전환
압박과 제재 실패가 증명한 평화적 대화 필요성
살상 알고리즘 야만성과 전쟁범죄 중단의 과제

 

트럼프의 미국과 네타냐후의 이스라엘이 함께 손잡고 일으킨 이란 침략 전쟁이 드디어 마무리되고 있다. 이번 전쟁은 아무런 소득도 없었고, 오히려 두 나라뿐 아니라 나머지 전 세계에도 심각한 피해와 손실만 남긴 채 끝나고 있다. 남은 것은 파괴된 이란과 파탄 난 글로벌 경제, 그리고 수많은 무고한 생명의 희생뿐이다.

 

사실 승패는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한 두 달 전에 이미 결정돼 있었다. 필자는 이미 두 달 전에 '트럼프는 준비, 목표, 계획, 전략이 모두 불분명한 상황에서 이란을 침략했다가 전략적 혼수상태에 빠졌다. 이것은 베트남전이나 이라크전에서의 미국의 패배보다도 더 큰 전략적 패배이다. 미국이 이란을 침략한 2026년 2월 28일은 미국 패권 몰락의 세계사적인 전환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결코 이것을 인정할 수 없기에 한사코 '정신 승리'를 고집했다. 그러면서 휴전 기간 동안에 이것을 뒤집기 위한 온갖 꼼수를 시도했다. 호르무즈를 열겠다면서 시작된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은 하루 만에 중단됐고 다시는 시작되지 않았다. 그 다음부터는 '1주일만 봉쇄하면 이란이 항복할 것'이라며 '역봉쇄'에 들어갔지만, 이란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결국 트럼프는 '협상 중에 뒤통수치며 폭격' 카드를 제한적으로 다시 꺼내며 '자위적 공격'이라고 포장했다. 그러자, 이제 이란은 가차 없이 중동 미군기지들을 향해 미사일과 드론을 날려보냈다. 이란의 반격 속에 '이란의 군대는 모두 무너지고 사라졌다'고 했던 트럼프의 허풍은 산산조각 나서 무너졌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의 손에 남은 카드는 전무했다.

 

1일 레바논 남부 티레 외곽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고 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레바논에서의 휴전이 중동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국과의 어떠한 합의에서도 핵심 조건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2026. 06. 01 [AFP=연합]
 

트럼프는 끝없이 오락가락하고 횡설수설하면서 남 탓만 할 수밖에 없었다. 기자들과의 설전, SNS를 통한 막말과 욕설의 배설, 군 장성들의 비겁한 변명은 미국의 무능을 전 세계에 생중계하는 꼴이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트럼프는 두 달간의 방황을 좌절로 끝내면서 그토록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발버둥 치던 현실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이제는 이스라엘이 트럼프에게 반발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은 트럼프가 말리는데도 레바논에서 휴전을 깨고 폭격을 확대했다. 그것은 마치 사냥개가 주인의 손을 물면서 뛰쳐나가 난장판을 만들려는 상황처럼 보였다. 이란도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폭격에 나섰다. 이란은 그동안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때만 반격했었지만, 이제 게임의 규칙이 바뀌었다.

 

트럼프의 이란 침략 전쟁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다시 이란 본토까지 폭격하기 시작했고, 트럼프는 이제 사냥개와 난장판을 통제하는 주인이 아니라 그것에 끌려가는 포로가 됐다. 이스라엘의 광기라는 꼬리가 미국의 중동 정책이라는 몸통을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트럼프가 네타냐후에게 '쌍욕'을 했다는 소식과 이스라엘 첩보기관들이 미국 정부를 도청하고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왔다.

 

미국 외교의 위신은 바닥으로 추락했고, 행정부 내부의 혼란은 극에 달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트럼프는 이란과 종전에 합의하게 됐다. 14개 항으로 구성된 합의 내용에 대해서는 지금 미국과 이란이 서로 다른 내용과 해석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좀 더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미국의 이란 침략 전쟁이 패배로 끝났다는 큰 틀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미국과 함께 이스라엘도 패배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패배는 '연쇄 학살 전쟁 범죄자 2인조' 사이에 심각한 균열과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것인지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이미 반복되는 측면이 있으니, 이번에는 이번 사태가 우리에게 어떤 교훈과 과제를 던지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필리핀 활동가들이 미국과 이란 간의 휴전 중인 9일, 마닐라 소재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이란 전쟁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초상화가 그려진 포스터를 불태우고 있다. 2026. 04. 09 [로이터=연합]
 

첫째, 이번 전쟁과 결과는 우리가 '한미 동맹'이라는 낡은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우리 사회의 주류 세력과 보수 언론은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으로서 국제사회를 지도하고 있고 무적에 가까운 막강한 군사력을 가지고 있기에, 한미 동맹은 우리의 안보와 안전을 지켜줄 뿐 아니라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을 절대 불변의 진리처럼 지켜왔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은 군사적으로도 '종이호랑이'에 가깝다는 것을 스스로 드러냈다. 고비용 저효율의 미군과 장비들은 강대국도 아닌 이란을 상대로도 맥을 못 추었다. 미군기지들은 중동의 친미 동맹국들의 안전을 지켜주기는커녕 거꾸로 그것을 가장 위협하는 요소가 됐다. 미군 기지가 이란의 최우선 타격 목표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토(NATO) 회원국들은 미국의 독단적인 침략 행위에 동참하기를 거부하며 거리 두기에 나섰고, 중동의 친미 국가들조차 미국과 동맹 관계를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시대에 들어서 미국의 동맹국들은 관세 폭탄을 받거나, 트럼프가 일으킨 불장난 같은 전쟁에 파병을 강요받거나, 그 뒷바라지로 돈을 갖다 바칠 것을 강요받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는 동맹을 대등한 파트너가 아닌 자국의 이익을 위한 방패막이나 총알받이로 취급하는 조폭적 외교와 다름없었다. 따라서 미국과의 동맹 관계는 이익보다는 손해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다극화된 국제 질서 속에서 낡은 동맹 관계를 벗어나 전략적 자율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둘째, 이번 전쟁은 우리가 이스라엘과 모든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에 전쟁의 나팔 소리를 울리며 침략의 앞잡이 노릇을 했고, 심지어 트럼프보다도 더 막가파 같은 행태로 전쟁 범죄를 저지르며 전선을 확대했으며, 지금도 어떻게든 휴전을 깨뜨리고 종전을 가로막기 위해 온갖 시도를 하고 있다.

 

가자지구행 구호선에 탑승했다가 이스라엘군에 나포됐던 활동가 김아현씨와 김동현씨가 28일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나포 당시 가혹행위 증언 및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5.28. 연합
 

이스라엘의 이런 행태는 이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반복돼 온 일이다. 민간인 거주 구역에 대한 무차별 폭격, 병원과 학교를 겨냥한 군사 작전, 구호물품 차단을 통한 인위적 기아 유도는 우발적인 실책이 아닌 체계적이고 의도적인 집단 학살이었다. 즉, 이스라엘은 오늘날 국제 질서와 평화를 위협하는 핵심 국가이다.

 

이런 행태가 앞으로도 더욱 강화되고 확대될 것이라는 판단 속에서 국제적으로 이스라엘과 관계를 단절하는 국가들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남미와 아프리카의 수많은 국가가 이스라엘과의 외교 관계를 중단하거나 대사를 소환했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이스라엘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하는 등 국제적 고립은 심화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 정부와 일부 방산 기업들이 왜 이스라엘에 무기 수출을 하고 자원 수탈에 동참하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는 커질 수밖에 없다. 단기적인 경제적 이익을 위해 이스라엘과 교류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의 피 묻은 돈을 벌어들이는 행위는 전 세계적인 지탄의 대상이 될 뿐이며, 즉각적으로 중단되어야 마땅하다.

 

셋째, 이번 전쟁은 우리가 더 이상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에 의존해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 구조가 가진 취약성이 지정학적 위기와 결합했을 때 얼마나 치명적인 경제적 재앙으로 다가오는지가 이번 사태를 통해 똑똑히 드러났다. 석유는 원래도 환경 파괴와 지구온난화를 통해서 우리의 삶과 미래를 망쳐왔다.

 

그런데 이번에 미국의 침략에 대응해 이란이 호르무즈를 봉쇄하면서 석유의 공급과 수송 자체가 차단되면서 심각한 위기가 나타났다. 한국은 석유와 천연가스의 거의 전부를 수입에 의존하는데, 특히 중동발 석유에 대한 의존도는 70%에 달했기 때문이다. 호르무즈가 막히자 에너지 수급에 직접적 차질이 발생했고, 곧바로 우리의 장바구니 물가를 위협했다.

 

미국과 이스라엘군의 폭격 피해가 발생한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 주 미나브 마을의 초등학교 인근 공동묘지에서 인부들이 수십개의 무덤 구덩이를 파고 있다. 2026.3.4. 로이터 연합
 

앞으로도 이런 사태가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도, 그것이 단기간에 해결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중동이 아니라 다른 지역의 석유를 수입하는 것으로 바꾼다고 될 문제도 아니다. 호르무즈만이 아니라 글로벌 해상 수송로는 언제나 지정학적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다. 결국 지구 환경에 해가 되는 에너지를 먼 곳에서 수입해 써야 하는 구조 자체가 문제다.

 

에너지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혁신하지 않는 한, 한국 경제는 영원히 외부 충격의 인질로 남을 수밖에 없다. 태양과 바람의 힘으로 우리 땅에서 스스로 생산할 수 있는 깨끗한 에너지로 한시바삐 전환해야 한다는 과제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이제 환경 운동의 차원을 넘어서는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됐다.

 

넷째, 이번 전쟁은 북한의 핵과 인권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반면교사처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의 역대 정권을 이어서 트럼프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막고 민주주의를 짓밟는 독재정권을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에 오랫동안 경제 제재를 가하고, 군사적 압박을 하다가, 결국 침략 전쟁을 일으켜 초토화 폭격까지 가했다.

 

우리는 지금 그 결과를 목격하고 있다. 이란의 독재정권은 교체되기는커녕 더욱 폭압적이고 강력해졌다. 외부의 침략 앞에서 내부의 비판은 철저히 억눌렸고, 전시 체제를 빌미로 권력 기반은 더욱 단단해졌다. 반면에 이란의 민주주의와 인권을 외치던 사람들은 더욱 힘든 조건으로 내몰리고 있다. 자생적인 시민사회와 민주화 운동의 싹은 더욱 더 짓밟혔다.

 

더구나 이번에 이란 정권은 '우리도 북한처럼 핵무기가 있었다면 침략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교훈을 얻었다. 그래서 뭐라고 합의하든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할 가능성은 더 줄어들었다. 사실 핵무기를 가장 많이 가진 나라들인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의 있지도 않은 핵무기를 문제 삼는 것부터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KBS '세계는 지금' 방송 화면 갈무리 

 

이 모든 것은 북한 핵과 인권 문제에도 고스란히 적용된다. 이미 경제 제재와 군사적 압박의 결과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낳았을 뿐이다. 압박과 고립은 북한 정권에게 핵 집착의 명분과 동기를 제공했을 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오로지 평화와 화해를 위한 대화를 통해서만 북한 핵과 인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다섯째, 이번 전쟁은 인공지능(AI) 개발과 발전의 가장 어두운 측면을 다시 확인시켜 주었다. 인공지능의 전면적인 군사적 활용은 인류를 통제 불가능한 파멸적 위험으로 몰고 갈 수 있음이 드러났다. 이미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집단 학살에서 보여준 것이지만, 인공지능은 이란에서도 민간인 시설을 표적으로 지목하는 치명적 문제점을 반복했다.

 

존재하지 않는 위협을 계산해서 선제 타격을 유도했고, 지휘관들은 인공지능이 선별한 타격 목록을 기계적으로 승인했다. 그 결과는 대규모 민간인 학살이라는 전쟁범죄였고, 미국 정부와 군 지휘부는 '알고리즘의 문제'로 책임을 돌리며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바로 이것이 이번 침략 전쟁 초기에 이란 미나브 지역의 '좋은나무' 초등학교에서 벌어진 일이다.

 

우리는 폭격으로 사라진 170여 명의 어린 학생들이 남긴 피에 젖은 가방, 공책, 필통을 보면서 피눈물을 흘렸다. 이제 설사 전쟁이 끝나더라도, 우리는 이런 희생자들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하고, 그 가해자들을 결코 용서하지 말아야 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범죄를 단죄하고, 가자와 레바논에서 계속되는 전쟁, 폭격, 학살을 멈추는 것이 우리 모두의 다음 과제다. 

                                                                 < 민들레 전지윤 사회운동가·연구평론가 >

 

 

 
 

미 패권 떠받치던 동맹 · 미군기지 · 해로 침식
‘외과수술적 타격 독트린’도 파산…국력 취약이 배경
미국 패권의 구조적 수축 가운데 군사력도 한계

 

15일(현지시각)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을 하고 있다. 에비앙레뱅/AP 연합
 

 

미국-이란 간 합의로 107일간 이어진 전쟁이 종전의 길에 들어섰다. 이번 전쟁은 단순한 중동 분쟁을 넘어 반세기 넘게 이어진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큰 변동을 가져왔다. 미국의 패권 체제에 가해진 균열과 중동 세력 판도의 변화, 서방 동맹 체제의 분열 등을 살펴본다.

 

베트남·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미국의 전략적 판단 실패를 보여줬다면, 107일 동안 이어진 이란 전쟁은 차원이 다르다. 전략적 판단 실패에 더해 미국이 누리던 패권과 초격차를 가진 국력·군사력이 침식되는 모습이 전장에서 증명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집권 때인 2018년 이란 핵 개발을 규제하는 국제 협정인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을 일방적으로 탈퇴했고, 2기 집권 2년차인 지난 2월 말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 전쟁을 감행했다. 100일 넘는 전쟁 기간 동안 미국은 이란을 군사적으로 굴복시키지 못했고,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이란에 뺏기면서 끌려가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긴 협상 끝에 지난 14일 이란과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에 합의했지만, 이는 ‘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협정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에서 “왜 전쟁을 했느냐”는 질문이 비등하고, 이란 전쟁 역시 베트남·이라크·아프간 전쟁을 잇는 미국의 실패한 전쟁 계보로 분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베트남전 등 세차례의 지상전 수렁을 겪은 미국은 이번 이란 전쟁에서 지상군 없이 첨단 해·공군력만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외과 수술적 타격’ 독트린을 수립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빌 클린턴 행정부 때 본격화한 이 독트린을 충실하게 집행했다. 두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난해 1월 이후 이란·이라크·나이지리아·소말리아·시리아·베네수엘라·예멘 등 7개국에 군사 타격을 가했고, 카리브해에서는 지금도 마약 소탕을 명분으로 작전을 지속한다.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고 단기간에 첨단 정밀유도 무기로 전쟁을 끝내는 방식이다. 이란 전쟁은 그 독트린의 확장판이었다. 지상군 투입 없이 대규모 해·공군력을 동원해 이란 지도부를 제거하고 단기간에 정권 교체를 달성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정권 교체는커녕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을 상실한 채 이란과의 휴전 협상에 나섰다.

 

이란 전쟁이 개전된 첫날인 지난 2월28일 미국 해군 5함대의 바레인 본부 기지가 이란의 폭격으로 불타고 있다. 로이터 연합
 

더 심각한 것은 미국의 패권을 떠받쳐온 동맹과 해외 미군 기지, 항행의 자유 체제 등에 균열이 갔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월14일 “중국, 프랑스, 일본, 한국, 영국 등이 함정을 보내 호르무즈해협이 더는 위협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사실상 파병을 요구했지만, 호응한 국가는 없었다. 유럽의 미국 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일부 국가들은 미군에 기지 사용과 영공 통과를 불허하는 저항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배신으로 규정하며 유럽에서 미국의 안보 기여를 줄이겠다고 위협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및 세계 정세의 주요 버팀목이었던 미국과 유럽의 동맹에 적지 않은 균열이 간 것이다.

 

‘미군 기지 주둔은 안전 보장’이라는 등식도 이란 전쟁에서 뒤집혔다. 미국은 80여개국에 있는 750여개 기지·시설망과 이를 거점으로 운용되는 대양 해군력을 통해 군사 패권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이란 전쟁 기간 중동 내 미군 기지는 ‘안보 우산’이 아니라 ‘공격의 표적’이었다.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전역에 흩어져 있는 미군 기지들은 이란의 공격에 노출돼 상당 부분 파괴됐다. 미 해군 5함대 본부가 있는 바레인은 개전 첫날 이란의 드론과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미군이 기지를 떠나 호텔과 민간 사무실을 빌려 근무하는 초유의 장면이 연출됐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군 기지가 이렇게 대규모 피해를 본 것은 처음이다. 막대한 돈을 들여 미군 기지를 마련해준 중동 국가들은 전쟁 상황에서 이 기지가 자신들이 아닌 이스라엘을 지키는 데 활용되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다.

 

미국 패권의 또 다른 상징으로 전세계 바다를 통제하며 공공재처럼 제공해온 ‘항행의 자유’ 원칙도 이번 전쟁에서 빛이 바랬다. 미국은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이란을 밀어붙였지만, 값싼 드론과 재래식 무기로 무장한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끝내 풀지 못했다. 호르무즈해협의 봉쇄로 원유·가스값이 급등하면서 세계 각국이 물가 불안에 시달렸고, 미국 국민들의 마음도 싸늘하게 식었다. 미국에 쫓긴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날카로운 부메랑으로 돌아온 것이다. 미국이 더는 전세계에 항행의 자유를 보장할 수 없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2기 트럼프 행정부는 패권국의 의무는 회피하면서 그 편익만 취하려는 ‘아메리카 퍼스트’를 내건 채 대외·국방 정책의 무게 중심을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동시켰다. 패권의 구조적 수축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국의 글로벌 투사력을 지탱하는 해외 기지망과 대양 해군력이 침식되고 있음을 이란 전쟁은 보여줬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해 발표한 2024년 군비 지출을 보면 이란은 미국의 120분의 1에도 못 미친다. 이란 전쟁에서의 미국의 고전은 전략 경쟁의 라이벌인 중국과의 대결에서 먹구름을 드리운다. 중국은 군사비와 제조 능력, 기술 역량, 핵전력, 반접근·지역거부(A2/AD) 체계 모두에서 이란과 비교되지 않는 초강대국이다. 이번 전쟁은 미국 패권 침식의 예고편으로, 본편은 훨씬 가혹할 수 있다.      < 정의길 기자 >

독립 250돌 미국…미국인 5명 중 2명 “250년 더 못 버틸 것”

 
 

64%는 “미국 민주주의 무너질 위험”
‘미국은 세계 최강’에 동의 30% 불과

 

 

올해 독립 250주년을 맞는 미국인 5명 중 2명은 미국이 앞으로 250년을 더 버티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명 중 6명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실패할 위험에 처했다고 보고 있다.

 

오는 7월4일 미국 독립 250주년 기념일을 맞아 로이터/입소스가 조사해 16일 발표된 여론 조사를 보면, 응답자 중 38%는 미국이 지금으로부터 250년 뒤에도 단일 국가로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자 중 40%, 공화당 지지자 중 26%, 무당파 중 46%가 이 비관적 전망에 동의했다. 미국의 존속을 긍정한 응답자는 62%였다.

 

응답자의 3분의 2가 미국 민주주의가 실패할 위험에 처해 있다고 봤다. 응답자의 64%가 미국 민주주의가 무너질 위험에 있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 5월의 57%에 비해 더 늘어난 수치이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자의 85%, 공화당 지지자의 50%가 이런 견해를 보였다. 응답자의 77%는 향후 5년 안에 정치적 폭력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응답했다.

 

미국을 세계 최고의 나라로 꼽는 응답자 비율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30%만이 미국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나라라고 답했다. 도널 트럼프 집권 1기 첫해인 2017년 11월 같은 조사에서는 38%였다.

 

민주당 지지자 중 이 견해를 가진 비율은 26%에서 11%로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반면 공화당 지지자 중에서는 약 10명 중 6명이 여전히 미국을 세계 최강으로 꼽았다. 응답자의 48%는 미국이 단지 강대국 중 하나라고 답했고, 13%는 강대국도 아니라는 입장이었다.

 

이번 조사는 미국인 사이에서 국가적 위기 인식이 초당파적으로 퍼졌음을 보여줬다. 민주주의가 실패 위험에 처했다는 인식이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지난해 대비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이는 민주당의 ‘트럼프 위협론’과 공화당의 ‘좌파 위협론’이 각자의 방향으로 같은 공포를 증폭시키는 구조로 작용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 정의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