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키프로스 선적 공격에 맞대응
모즈타바 “복수”…트럼프 “미사일 1000발 장전”

미국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던 상선에 대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공격에 대응해 11일(현지시각) 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을 시작했다. 이번 주 들어 세 번째 대이란 공습이다. 이란 최고지도자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서로 복수와 대규모 보복을 위협하면서 미국-이란 간 군사 충돌이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에 올린 성명에서 “오후 7시15분(한국시각 12일 오전 8시15분)부터 군통수권자의 지시에 따라 이란에 대한 이번 주 세 번째 공습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혁명수비대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던 키프로스 선적 컨테이너선을 공격한 데 따른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민간 선원 1명이 실종됐으며, 선박에서는 화재가 발생하고 기관실이 크게 파손됐다. 선박은 더 이상 운항할 수 없는 상태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은 앞선 상선 공격에 대한 책임을 추궁받은 뒤 양해각서(MOU)를 준수할 기회를 다시 부여받았지만 또다시 실패했다”며 “민간 선원과 해협을 자유롭게 통과하는 상선을 공격할 수 있는 이란의 능력을 계속 약화시켜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혁명수비대는 이날 호르무즈해협을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전면 봉쇄한다고 선언했다. 이란과 오만이 해협의 안전한 통항 방안을 논의하고 여러 중재안을 검토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온 조처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외세의 간섭과 호르무즈해협 항로의 불법적 지정에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사전에 경고했는데도, 외세의 선동으로 여러 선박이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이용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해당 선박들에 승인된 항로로 이동하라고 지시했지만 따르지 않았다며 “호르무즈해협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그리고 역내 미국의 개입이 종료될 때까지 전면 봉쇄된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승인되지 않은 항로로 통항하려던 선박 한 척에 경고 사격을 가했으며 실제로 선박에 명중했다고 주장했다. 미국 고위 당국자도 액시오스에 이란군이 해협에서 상선 한 척에 발포해 명중시켰다고 확인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 선언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전날 오만 무스카트에서 바드르 알부사이디 오만 외교장관과 만나 호르무즈해협의 안전한 선박 통항 방안을 협의한 직후 나왔다. 아라그치 장관은 양쪽이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 제5조에 따라 안전 통항을 보장할 “적절한 메커니즘”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오만 국영통신도 양쪽이 실무·정치적 차원의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이 요구한 모든 항로의 자유롭고 통행료 없는 통항을 공개적으로 약속하지 않았다.
이번 회담에서는 해협의 관리 주체와 항로, 비용 부과 방식을 둘러싼 여러 절충안이 검토됐다. 시엔엔(CNN)은 오만이 해협을 이란과 오만이 각각 관리하는 두 개의 항로로 나누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오만 영해의 ‘남부 항로’는 전쟁 이전처럼 별도 허가 없이 자유롭게 운항하도록 하고, 이란 영해의 ‘북부 항로’는 이란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되 어느 항로에도 통행료를 부과하지 않는 내용이다.
액시오스는 카타르 당국자들도 중재에 참여해 국제수역에 해당하는 해협 중앙부의 ‘중간 항로’를 상선에 전면 개방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는 방안도 논의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협상단은 무스카트 회담에 직접 참석하지 않았지만, 미국 실무진은 오만·카타르 쪽과 협의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이와 별도로 오만이 이란과 해협을 공동 관리하면서 통항 선박에 항행 관련 서비스 비용을 부과할 수 있는 또 다른 내용의 제안서도 회람시켰다고 전했다.
이란은 선박들이 별도의 허가가 필요 없는 오만 쪽 남부 항로로 몰릴 경우 호르무즈해협에서의 영향력과 대미 협상 지렛대를 잃을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이에 따라 해협 전체를 이란과 오만이 공동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2개 항로·별도 관리’ 방안에 반대해왔다. 액시오스는 이란 대표단이 오만의 제안을 즉각 받아들이지 않고 테헤란으로 돌아가 추가로 검토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혁명수비대의 봉쇄 선언으로 이 같은 검토와 후속 협의가 계속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해졌다.
미국은 이란에 호르무즈해협의 모든 항로가 통행료 없이 열려 있으며 상선을 더는 공격하지 않겠다는 공개 성명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기자들과의 전화 브리핑에서 이란이 최근 선박 공격을 두고 “체제 내부의 일탈한 일부”가 벌인 일이라고 해명했다고 밝혔다. 미국 쪽은 이란이 비공개 협의에서 “우리가 잘못했고 실수했다. 대화를 계속하자”고 말했다고 주장했지만, 이란은 미국에 협상 재개를 요청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미국 당국자는 이란이 공개 성명을 내놓지 않을 경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 지도부의 위협도 이어졌다. 이란의 신임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1일 부친인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의 장례 절차가 끝난 뒤 발표한 서면 메시지에서 “복수는 우리 국가의 요구이며 반드시 실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을 겨냥해 “순교자들의 피에 복수할 것을 맹세한다”며 복수가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자신을 암살하거나 암살을 시도할 경우 “이란을 완전히 초토화하고 파괴하라”는 명령을 미군에 내렸다고 밝혔다. 그는 “미사일 1000발이 장전돼 이란을 겨냥하고 있으며 수천 발이 추가로 뒤따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이스라엘 정보당국이 최근 이란의 트럼프 대통령 암살 모의 정황을 미국 쪽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시엔엔(CNN)은 이 사안에 정통한 미국 소식통 두 명을 인용해, 최근 미 정보당국의 자체 평가로는 새롭고 구체적인 암살 모의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란 내 여러 세력이 암살을 원한다는 산발적 첩보 수준에 그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이란이 새로운 암살 계획을 세웠다는 것과 이스라엘이 관련 정보의 출처라는 것 모두를 부인했다. < 김원철 기자 >
이란군 "호르무즈 해협, 추가 공지까지 전면 봉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12일(현지시간) 선박들이 불법 항로로 통항을 시도했다는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다고 밝혔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낸 성명에서 "외세의 간섭과 호르무즈 해협 항로의 불법적 지정에 대해 단호히 대응하고 통항량 증가 흐름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사전에 발표했다"며 "그런데도 불과 몇시간 전 이런 경고가 무시됐고 외세의 선동으로 여러 선박이 승인되지 않은 항로로 통항을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들 선박에 항로를 수정해 승인된 항로로 이동하라고 경고했으나 무시했다"며 "외세의 불법 개입으로 인한 불안정이 발생했으므로 호르무즈 해협은 추후 공지 때까지, 그리고 역내 미국 개입이 종료될 때까지 전면 봉쇄한다"고 발표했다.
승인되지 않은 항로를 지나려던 선박 1척에 대해서는 "선박 시스템을 끄고 해상 안보를 위태롭게 했다"며 경고 사격을 가해 멈춰 세웠다고 혁명수비대는 설명했다.
혁명수비대는 또 "자신들이 원인을 제공한 이번 사건을 빌미로 적이 실수를 범하거나 우리를 향해 새로운 침략을 감행하면 강력히 대응하고 역내 적의 새로운 기지들이 표적이 될 것"이라며 "이런 개입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미국, 시온주의자(이스라엘) 적들과 이런 위협을 위해 기지를 제공한 국가들에 있다"고 경고했다. < 강훈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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