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물가상승에 관세전쟁 중 캐나다 관광객도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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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폐장한 라스베이거스 미라주 호텔&카지노 [EPA=연합]

 

 '유흥 도시'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를 찾는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다. 관광 수입에 의존해온 현지의 노동자들이 그 직격탄을 맞고 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관광국에 따르면 올해 1∼5월 라스베이거스 관광객 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5% 감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6일 보도했다.

 

부동산업체 코스타 자료에 따르면 현지 호텔의 6월 객실 가동률은 작년 같은 달보다 14.6% 하락했고, 호텔 객실당 매출액도 19.2% 떨어졌다.

 

휴대전화 이동 데이터에 따르면 카지노 밀집 지역을 도보로 이동하는 관광객 수도 감소세다.

 

그 결과, 바텐더, 쇼걸, 도박장 딜러 등 관련 직종에서 생계를 이어가야 할 노동자들의 시름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팁을 받는 직종에 일하는 노동자는 18만 명에 이른다. 전체 접객산업 노동자 수는 30만 명으로, 1990년 이후 약 3배로 늘었다고 한다.

관광객이 줄어들면 이들의 소득은 당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라스베이거스에서 관광객들에게 '주사위 2개 모양' 같은 기념 문신을 새겨주는 한 타투이스트는 WSJ에 최근 월 소득이 1천500달러 수준에 그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라스베이거스에 관광 호황이 불었을 때는 팁과 고정 소득을 합쳐 월 3천∼6천 달러를 벌었는데 최근 관광객 감소세에 소득도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진한 대규모 감세법이 통과되면서 팁 소득의 경우 연간 2만5천 달러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현지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이 타투이스트는 WSJ에 "팁 비과세, 끝내주는 일이다. 하지만 팁을 줄 사람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WSJ은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 확대, 물가 상승 등을 관광객 감소의 요인으로 꼽았다. 라스베이거스 전체 관광객의 약 30%를 차지했던 캐나다 관광객 수 감소도 또 다른 요인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경합주인 네바다주가 백악관의 무역전쟁, 감세 정책 등이 미국 경제를 어떻게 바꿔놓고 있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연구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라스베이거스 지역의 호텔, 음식점, 카지노 등 업장 6만 곳의 노동자를 대표하는 요식업노동조합 관계자는 "(국가) 경제가 '재채기'할 때 베가스는 앓아눕는다는 옛말이 있다"며 "호텔, 카지노의 일자리가 더욱 드물어지고 있다. 정리해고를 걱정할 판"이라고 우려했다.                                              < 전명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