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묵적 친중파’ 라는 제2의 친북몰이 논리

● COREA 2025. 12. 11. 04:32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친미 정책 찬성만이 국익일 수는 없다

 

내란수괴 윤석열 정권은 붕괴되었지만, 내란 세력은 여전히 저항하고 있다. 검찰과 언론, 종교 그리고 사법과 정치 등 우리 사회 곳곳에 강고하게 포진되어 있는 극우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하는 이들 내란 세력들의 저항은 현재진행형이다.

 

자주 외교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암묵적 친중파?’

 

내란 세력들이 내건 핵심적 이슈 중의 하나는 바로 ‘혐중’이다. 그런데 얼마 전 시민언론 민들레에 실린 한 기고문에 우려스러운 내용이 들어있다. “‘전환시대의 논리’에 익숙한 70~80년대 운동권의 영향 때문인지, 탈미 자주외교를 주장하는 인사들 가운데는 암묵적 친중파들도 적지 않다”는 내용이다.

 

‘암묵적 친중파’라는 용어에는 이전 군부독재 세력과 보수언론들이 서슬 퍼렇게 몰아붙이던 ‘친북몰이’의 어두운 그림자가 아른거린다. 군부독재 시기 민주화운동 세력은 결코 북한을 찬양하고 옹호하지 않았다. 반대 세력을 친북으로 몰아붙이며 오로지 자신의 독재권력을 정당화하려는 군부독재의 논리와 행태를 비판하고 반대했던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동맹 수탈' 정책에 맞서 주권과 국익을 수호하고자 발족한 시민사회 연대조직인 트럼프위협저지공동행동(준) 주최로 18일 광화문에서 'NO트럼프 범시민대행진'이 열렸다. 참석자들이 주한미대사관 앞에서 'NO 트럼프'를 외치고 있다. 2025. 10. 18 민중의소리 영상 갈무리

 

반대 세력에 붙인 ‘친북’ 딱지

 

어느 나라인들 장점만 있는 나라가 있겠으며, 또한 단점이 없겠는가? 북한이라고 장점이 없겠는가? 북한은 무엇보다도 외세에 의해 강제로 분단된 같은 민족으로서 언젠가는 반드시 통일되어야 할 대상이 아닌가!

 

민주진보 진영은 이러한 북한의 존재를 오로지 독재권력 자신의 정당화를 위해 악마화하는 한편, 비판세력에 대해서는 어김 없이 “북한을 찬양하고 고무하는” 반국가 반체제 집단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군부독재와 보수 언론의 반민주적인 행태를 비판하고 반대했던 것이다.

 

중국 문제 역시 동일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북한 문제와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 사회에서 중국을 전면적으로 찬양하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솔직히 말하면,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한국인들도 우리 한국에는 전혀 약점이 없고 진정 공정한 사회이며 모든 사안에서 민주적 시스템이 철저하게 적용되고 있다고 자신 있게 주장할 사람은 거의 없을 터이다.

 

민주진보 진영의 절대 다수는 중국이 지니고 있을 약점이나 중국 사회에서 잘못 진행되고 있는 현실을 결코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한국 사회의 대다수 언론들이 중국에 대하여 부정적인 측면만을 확대 보도하고, 중국인에 의한 부정선거설처럼 터무니 없는 ‘혐중 선동’ 주장이 난무하고 있는 우리 사회 보수 정치세력과 보수 언론의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인 행태를 비판하고 바로잡으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을 뿐이다. “민주진보 진영 인사들에 암묵적 친중파가 적지 않다”는 논리야말로 우리 사회에 짙게 드리워진 ‘암묵적 편견’이지 않을까?

 

기고문은 미국의 문제점을 중국의 문제점과 함께 언급하면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양비론은 기실 보수 언론이 사실을 은폐하려 애용하는 전형적인 논리다. 기고문은 결국 “미국의 패권은 여전히 강력하며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굴기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세계질서를 재편할 만큼의 패권 전환까지는 아직 요원하다. 우리는 중국 예외주의와 중국발 지정학 리스크에 대비하는 전략적 안목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한반도 평화와 경제교류와 같은 국익을 간과하는 어리석음에 빠져서도 안 된다”는 대목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듯이, 결론은 확고하게 정해진 ‘일방론’으로 읽힌다.

 

국익은 친미 세력의 독점물일 수 없어

 

기고문은 말미에 “민주진보 진영은 민주당이 야당일 땐 단결하지만, 막상 민주당이 집권하면 대외정책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곤 한다”라고 기술한 뒤 “과도한 비난은 오히려 민주당 정부의 정책 추진 동력을 약화시킨다”면서 “서로의 입장 차이를 인정하며 국익을 위해 협력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렇다면 예를 들어,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나 성주 사드 배치 등의 사안에 있어 민주진보 진영은 언제나 민주당 정부에 협력했어야 한다는 말인가? 그러한 사안들을 반대했다고 하여 과연 그것이 국익을 해쳤던 행위였을까?

 

이 지점에서 우리는 진지한 질문을 던져야만 한다. 과연 무엇이 국익인가? 아무리 양보해도 비합리적이며 비상식적인 친미적인 정책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비판하고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와야 정부의 협상력도 제고될 수 있지 않은가? 필자는 강정마을과 성주에서 전개되었던 투쟁들과 이번 경주 APEC 당시 트럼프에 반대하는 기습 시위가 진정 국익을 위한 충정에서 비롯되었으며 실제로도 우리의 국익에 커다란 공헌을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국익(National Interrest)이란 결코 친미 혹은 친미적 세력만이 독점할 수 있는 그러한 독점물일 수 없다.                                 < 소준섭 전 국회도서관 조사관 >

 

멋진 ‘외교 · 안보 용어’ 속 숨겨진 음흉한 의도

● COREA 2025. 12. 11. 04:29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진실 호도하는 선전술에 더 이상 속지 말아야
 
                                                                               오태규 전 한겨레 논설실장

 

대학교 1학년 때, 미국이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미사일에 ‘어네스트 존(honest John)’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을 비판한 놈 촘스키의 글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무고한 사람을 대량으로 죽일 수 있는 끔찍한 무기에 ‘착한 이웃 아저씨’를 떠올리는 명칭을 붙임으로써 전쟁과 폭력의 모습을 감추고 순화하여 대중의 비판의식을 무디게 하려 한다는 내용입니다.

 

대학 입학 직전까지 줄곧 주입식·암기식 교육만 받고 자란 사람에게 쉽게 소화하기 어려운 글이었습니다. 하지만 덕분에 ‘아,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하고, 주체적인 사고의 중요성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습니다.

 

경계해야 할 ‘언어 세탁’ 통한 여론조작

 

미국의 대표적인 비판적 지성인이자 언어학자인 놈 촘스키는 나이가 90살을 훌쩍 넘었는데도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주요 활동의 하나가, 이 시대의 강자들이 ‘언어 세탁’과 ‘언어 기만’을 통해, 대중이 도덕적 분노나 비판 없이 그들의 폭력적 행위에 순응하도록 여론조작을 일삼고 있다는 사실을 까발리는 일입니다. 미국이 다른 나라를 공격할 때 발생하는 민간인 사상자와 비군사 시설 파괴를 ‘부수적 피해(Collateral Damage)’로, 다른 나라에 대한 공습을 ‘외과적 타격(Sugical Strike)’으로 부르는 게, 그가 제시하는 대표 사례입니다.

 

시기를 거슬러 올라가면, 2차대전 때 일본제국주의를 결정적으로 항복으로 이끈 두 발의 원자폭탄 이름에도 그 파괴적 위력을 숨기는 ‘언어 세탁’이 사용되었습니다. 10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히로시마 투하 원폭의 이름이 ‘리틀 보이(Littie Boy, 꼬마)’였고, 7만 명 이상을 불귀의 객으로 만든 나가사키 투하 원폭의 이름이 ‘팻맨(Fat Man, 뚱보)’이었으니까요.

 

외교·안보·군사 분야에서 흔히 벌어지는 이런 언어 세탁과 언어 기만은 남의 나라에만 있는 일이 아닙니다. 한국과 관련한 사안에서도 자주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힘의 격차가 심한 한미 관계에서 두드러집니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리틀보이 원자폭탄.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미동맹 현대화’는 ‘한미동맹 종속 심화’의 다른 말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타결된 한미 경제·안보 협상의 팩트 시트에는 ‘한미동맹 현대화’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한미동맹 현대화의 표면적인 의미는 21세기 안보 환경에 맞게 동맹을 개선하고 강화하자는 것입니다. 내세우는 명분만 바라보면 누구도 쉬이 반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파는 것’과 진배없습니다. 그럴듯한 표현과 달리 미국이 한국에 안보 비용을 전가하고 군사 종속을 심화시키는 게 핵심입니다. 팩트 시트의 한미동맹 현대화 부분에 나오는 “한미 양국은 북한을 포함한 동맹에 대한 모든 지역적 위협에 대응하여”라는 문구는 미국이 관여하는 분쟁에 한국이 빨려 들어갈 여지를 한층 넓혀 놨습니다. 이전에 한미 간 큰 쟁점이었던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도 일반 사람은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2006년 이후 관련 양해각서’라는 암호로 부활했습니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이란 쉽게 말해 주한미군을 마음대로 대만 등 다른 분쟁 지역으로 빼내어 쓰겠다는 미국 쪽 구상입니다. ‘2006년 이후 양해각서’라는 것은 “한국은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존중하고, 미국은 한국이 한국민의 의지와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 분쟁에 개입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한국의 입장을 존중한다”라는 두루뭉술한 타협이 담긴 양국 외교 수장의 공동성명을 말합니다. 한미 정상회의 팩트 시트, 그 뒤 나온 제57차 한미 군사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을 아울러 보면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에 관한 한국의 입장이 2006년보다 훨씬 미국 쪽으로 기울어졌음이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2025 호국훈련'이 진행 중인 20일 경기도 여주시 연양동 남한강에서 열린 '한미 연합 도하 훈련'에서 육군 제11기동사단 K2 전차가 육군 제7공병여단과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예하 다목적 교량중대가 함께 구축한 부교를 도하하고 있다. 2025.11.20 연합
 

심지어 5일 공개된 트럼프 행정부의 2025년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는, 주한미군뿐 아니라 한국군도 대만 분쟁을 비롯한 중국 억제에 미국과 함께 직접 개입할 것을 까놓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미동맹 현대화라는 말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합니다. 한미동맹 현대화는 ‘한미동맹 종속 심화’로,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은 ‘한반도의 미군 해외 발진 기지화’로 부르는 게 정명(正名)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일 관계에서도 언어 세탁을 통한 의미 왜곡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일본 쪽이 만들어 퍼뜨리고 한국의 먹물들이 그대로 옮기는 ‘사과 피로증’이란 용어가 좋은 예입니다. 이 말은 일본이 과거사를 거듭 사과했는데도 한국이 집요하게 사과를 요구하는 바람에 일본 쪽이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인상을 줍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 때 외교·안보 정책을 주물렀던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1965년 한일 국교 수립 이후에 수십 차례에 걸쳐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과거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가 있었고, 그러한 사과로 인한 피로감이 많이 쌓여 있다”라고 대놓고 일본 논리를 앞장서 선전했습니다.

 

한일 관계의 ‘사과 피로증’ ‘골대 이동’도 기만적 수사

 

사과 피로증이란 용어는 가해자를 피해자로 바꿔치기하는 교묘한 언어 조작입니다. 가해자의 관점을 마치 보편적인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사과가 미흡했다는 본질적 비판을 피하기 위한 기만적 언사입니다. 일본 안에서는 한국이 무리한 요구를 계속한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한국에는 과거사 청산 노력을 중단시키려는 일본 쪽의 노림수가 들어 있습니다. 사실 인정과 책임이 동반하지 않는 사과는 제대로 된 사과가 아니라는 점만 봐도 이 용어의 허구성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

 

‘골대 이동’이라는 용어는 또 어떻습니까. 일본이 한국이 요구하는 조치를 다 취했는데도 한국이 만족하지 않고 또 다른 요구를 들고 나온다는 뜻으로 쓰는 일본 쪽 언어입니다. 1965년 한일 협정으로 과거사가 모두 정리됐는데 일본군 ‘위안부’와 강제 노동 문제를 계속 제기하는 건 축구 경기에서 골대를 움직이듯이 규칙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거죠. 이 말 역시 한국의 일부 지식인과 언론인들이 무비판적으로 수입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위안부나 강제노동 등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거나 관점의 변화로 나온 문제를 봉쇄하기 위한 선전술에 불과합니다. “사실이 바뀌면 생각이 바뀐다”라고 한 저명한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고, 1965년 당시 다루지 못했던 사실이나 인권 의식의 발달에 따른 새로운 해석이 등장하면 새로운 요구를 하는 건 너무 당연합니다. 따라서 일본 쪽이 말하는 사과 피로증은 ‘사과 거부증’으로, 골대 이동론은 ‘가해자 심판론’으로 고쳐 불러야 마땅합니다.

 

외교·안보 다루는 언론인들 책임 더욱 막중해

 

독일의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말했습니다. 언어가 인간의 존재와 세계를 이해하는 방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렇기에 더욱 더 국가의 존망을 다루는 외교·안보 분야에서 어떤 용어를 사용하느냐는 아주 중요합니다. 상대방이 자신의 국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만든 용어를 아무런 비판과 성찰 없이 그대로 옮겨 사용하는 것은, 협상이나 대결에서 이미 반쯤 지고 들어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운동경기에서 항상 상대방 응원단이 활개 치는 원정경기를 치르는 것과 비슷한 꼴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런 점에서 특히, 대외관계를 다루는 한국 언론인들의 책임이 막중합니다. 미국이나 일본이 만들어 퍼뜨리는 용어를 생각 없이 그대로 옮겨쓰는 일이 바로 그들 나라의 이익에 부역하는 이적 행위가 되는 것입니다. 그들 나라의 용어를 한국 중심의 용어로 바로 바꿔 쓰지는 못할지언정 그 말이 품고 있는 의도와 배경, 맥락이라고 정확하게 드러내도록 최대한 힘을 기울이는 게 필요합니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말 한마디가 나라를 살리고 죽일 수 있습니다.

10일 지명파업으로 쟁의행위 돌입...

“박장범이 KBS 사장으로 앉아 있는 하루하루가 KBS 업무방해”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쟁의행위 돌입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10일 파업에 돌입했다. KBS 본부 중앙위원과 대의원 130여 명이 참여한 부분·지명파업을 시작으로 쟁의행위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KBS본부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파괴와 붕괴의 박장범 1년-단체협약 체결로 공정방송 사수하고 KBS 지켜내자’ 제목으로 쟁의행위 돌입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언론노조 산하 MBC·SBS본부, KBS비즈니스지부, EBS·CBS지부 등이 연대차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김서련 KBS본부 강원영서지부장은 “계엄 사태와 탄핵 이후 대한민국은 제자리를 찾아가는 거 같은데 KBS는 그렇지 못한 거 같다. ‘파우치’ 박장범 사장이 KBS 정상화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공정방송 협약을 담은 단체협약도 555일 째 체결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오늘 기자회견은 KBS가 다시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아가기 위한 투쟁의 출발선”이라고 했다.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 출입문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부착한 유인물. 사진=노지민 기자

 

KBS본부 조합원들은 이날 결의문을 통해 지난 1년 KBS가 처한 상황을 “보도와 제작을 책임지는 주요 간부들에 대한 임명동의제는 파기됐으며 그렇게 임명동의제도 거치지 않고 뽑힌 보직자들은 공정방송에 힘쓰기는커녕 12·3 내란을 비판하는 보도와 프로그램을 틀어 막고, 탄핵과 내란심판을 축소하는데 급급했다”라며 “공정방송위원회 개최마저 거부하며 부당한 간섭과 제작 자율성 침해를 감추는 등 KBS의 공정방송 시스템을 망가뜨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더 이상 공영방송 KBS 붕괴를 이끄는 박장범 체제를 두고 볼 수 없다. 공정방송과 공영방송 KBS의 생존을 위해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처절한 투쟁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뒤에는 진실과 국민 알권리를 위해 여전히 현장에서 땀 흘리는 KBS 구성원의 압도적 지지가 있으며 파우치 사장에 점령된 KBS라는 오명을 벗고 공영방송 KBS가 국민의 방송으로 되살아나길 기대하는 국민이 있다”라며 “공영방송 KBS가 국민에 복종하고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는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바로 설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는다”라고 결의했다.

▲박상현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장이 10일 쟁의행위 돌입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기자회견에서 박상현 언론노조 KBS본부장은 “딱 1년 전 파우치 박장범은 무엇이 무서웠는지 새벽 4시 ‘도둑 출근’해서, 취임하는 사장이면 의례 해왔던 현충원 참배도 생략하고 취임식도 취소했다”라며 “명백한 내란 이후 눈치라도 볼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시사기획 창’을 검열하고, ‘추적60분’ 편성 삭제를 감행했다. 이어진 탄핵 소추와 내란 수사 과정에서 주요 사항을 누락하고 축소하는 보도가 이어졌다. 취임하자마자 사규인 편성 규약이 정한 임명 동의제 무시는 기본이었다”라고 했다.

 

박 본부장은 이어 “내란 정권은 윤석열 파면으로 막을 내렸지만 윤석열이 수신료 분리징수를 추진하고 박민을 통해 시행했던 KBS 파괴는 파우치 박장범이 끝까지 진행하고 있다”라며 “단체 협약 체결을 위해 2년 동안 두 번의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KBS를 국민의 방송, 공영방송 이름에 부끄럽지 않은, 자랑스럽게 나의 직장으로 말할 수 있는 KBS로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전준형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지난 4월 헌법재판소가 내란수괴 윤석열을 파면한 지 8개월이 흘렀다. 여전히 내란의 세월을 살고 있는 대표적인 두 방송국이 바로 KBS와 YTN”라고 했다. 전 지부장은 “YTN은 200일 넘게 싸웠다. 다섯 차례 총파업을 했다. 내란 세력의 부역자 김백을 쫓아냈다. 중간대장 몰아내고 끝판왕 유진그룹과 싸우고 있다”라며 “KBS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박장범이 KBS 사장 자격이 없다는 건 너무 명백하다”고 비판을 더했다.

 

▲1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쟁의행위 돌입을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한 뒤 본관 출입구에 피켓을 부착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이호찬 언론노조 위원장도 발언에 나서 “사회 전분야에서 내란 청산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대표방송 KBS에는 여전히 내란 세력이 또아리를 틀고 KBS를 장악하고 있다”라며 “박장범이 KBS 사장으로 앉아 있는 하루하루가 KBS에 대한 업무방해이고 배임”이라고 주장했다.

 

언론계 원로인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명예 이사장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윤석열 내란을 물리치고 탄핵을 하고 헌법재판소 판결이 있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서 오늘에 이르렀다. 그런데 아직도 윤석열과 내란세력이 이 사회를 자기들 쪽으로 돌려놓겠다고 준동을 그치지 않고 있다”라면서 “특히 KBS를 보면 너무 답답하다. 윤석열이 지명한 이른바 ‘파우치 사장’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쓴 박장범씨가 그대로 여길 깔아뭉개고 앉아 있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 이사장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를 빨리 정상화 궤도에 올려 놓는 것이 KBS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데 꼭 필요한 일”이라며 “KBS가 언론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다른 어느 미디어보다도 크다. 지역에서도 그렇다. 언론으로서 KBS가 제대로 일을 해내는 일이 언론의 정상적 활동의 꼭지를 따는 일이다. 더 미룰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 노지민 기자 >

윤석열은 병원엘 가야"  방가 조선일보의 뒤늦은 발견?

 

뒤늦게 쓸데없이 수선을 떠는 것을 ‘뒷북 친다’라고 한다.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외면하다가 막상 결과가 임박하거나 위기가 해소 되어 위험 부담이 사라졌을 때 슬그머니 끼어드는 행위를 말한다. 스스로 언론임을 내세우는 자들이 일부러 뒷북을 친다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비겁하거나 잇속을 챙기려는 속셈을 드러낸 것으로 의심해야 마땅하다. 발행 부수가 제일이라고 떠벌리는 '방가조선일보'가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해 굳이 뒷북을 쳐대는 까닭은 무엇일까? 일본 제국주의자들에게 아부하고 전두환 살인마 집단에서 보였던 고약한 버릇을 재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감옥 아닌 병원에 가야 할 사람들’. 방가조선일보 양상훈 씨가 쓴 자극적인 칼럼 제목이다. ‘사람들’이란 복수를 썼다. 제목과 관련하여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둘이다. 그들은 한때 대한민국 대통령과 그의 아내였다. 둘 중 누가 더 마음이 아픈 사람인지는 수사를 통해 드러날 것이다. 더러는 윤석열 내란수괴가 김건희에게 가스라이팅을 당했다고 한다. 또 다른 사람들은 윤석열이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고도 한다. 두 환자에겐 잔인하게 들릴 테지만 여전히 호사가들의 궁금증을 잠재우기는 어려우리라. 전세계를 휘젓고 있는 K 문화를 탄생시킨 실력이 이들을 그냥 놔둘 리는 만무할 듯도 하다.     

 

12월 4일자 조선일보 양상훈 칼럼.

 

양 씨는 굳이 한국학 연구에 평생을 바친 외국인이 “윤석열은 감옥이 아니라 병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고 했다고 전한다. 굳이 한국학을 연구하지 않아도 윤석열뿐 아니라 그의 아내 김건희 씨까지도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었다. 방가조선일보가 열심히 가리고 있었을 따름이다. 그런 위인이 대통령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대한민국에는 큰 치욕이며 불행이었다. 양 씨는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기 이전에도 그에겐 치유가 필요한 것은 아니냐고 생각했다고 뒤늦게 털어놓는다. 언론의 역할을 저버리고 윤석열 대통령 만들기에 광분했던 자들이 할 말은 절대 아니다. 

 

양 씨는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한 사람으로부터도 “윤 전 대통령은 질환이 의심된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고 전한다.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었다는 말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양 씨는 겨우 ‘독불장군’이란 너그러운 진단을 내린다. 눈여겨보지 않았을 뿐이지 그의 사람됨을 보여주는 징후는 많았다고도 썼다. 그중에 손에 왕(王)자를 새긴 것과 다른 사람 의자에 구두 신은 자신의 발을 올려놓았을 때도 ‘이럴 수가 있나’라고 했지 결격 사유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뒷북을 요란하게 쳐댄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했다고 하니 일단 믿어볼 도리밖에 없다. 

 

양 씨가 언론에 종사하는 사람이기에 한마디는 묻고 넘어가야겠다. 민주국가의 대통령 선거에 나오려는 자가 공공연히 왕(王) 자를 드러내 보이는 것이 결격 사유가 아니었다고 생각했단 말인가? 다른 사람 의자라고 표현했지만 시민들이 매일 이용하는 기차의 좌석에 구둣발을 올려놓은 사실에도 별문제는 아닌 것으로 생각했다니 기가 막힌다. 만일 같은 일이 양 씨 혹은 방가조선일보가 증오하는 진영의 후보에게서 발생했다면 그저 ‘이럴 수가 있나’라고만 했을까? 당장 물어뜯어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만들었을 것이 뻔하다.   

 

이미 갇힌 몸이 된 사람에게 감옥이 아니라 병원에 가라는 극단적이고 모욕적인 언사는 야비한 공작으로 보인다.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들인 공을 가려보고자 하는 얄팍한 술책일 뿐이다. 이른바 손절을 하려는 짓거리다. 그래도 한때 윤석열이 자랑해 마지않던 사법 시험 9수까지 비정상이었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지나치다. 방가조선일보가 비상식적인 언사로 자신들의 책임을 모면해 보려 버둥거리지만 정작 자성의 태도는 찾아볼 수 없다. 혹시 그가 병원에 갈 사람이라 하더라도 언론이 책임을 다했다면 이런 비극적인 사태에는 이르지 않았을 수도 있으니 하는 말이다. 

 

방가조선일보는 윤석열의 정신질환 의심으로부터 전혀 자유롭지 않다. 윤석열이 주는 김치찌개와 계란말이를 받아먹으며 자신들의 입을 틀어막는 ‘제틀막’의 결과로 윤석열과 김건희라는 괴물 같은 자들이 나타났음을 인정해야 한다. 여러 차례 지적했지만 계엄을 가장한 내란을 꿈꿀 때조차 계엄령을 걱정하는 사람들을 바보라 몰아치며 내란 세력에 동조한 자들이 방가조선일보다. 특히 대북 전단이 표현의 자유라는 등의 허튼 주장을 하며 윤석열 정권이 꾀하려던 외환에도 적극 기여했음은 분명하다. 접경 지역의 국민이 고통을 호소할 때도 대북 전단 살포나 대북 방송이 북의 인권 상황에 큰 도움이 되는 것처럼 헛소리를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는 집단이 방가조선일보다. 

 

다행히 국민은 윤석열이 대통령 후보가 되기 이전부터 꾸준히 그의 정신 상태를 의심해 왔다. 그중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10.29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을 때다. 당시 그와 그의 아내가 보인 기괴한 행태는 무엇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웠다. 굳이 핼러윈 참사를 고집하며 희생자와 유족의 가슴에 대못질하면서도 무안 참사라는 말을 반복하는 방가조선일보의 정신 상태도 병원에 가야 할 수준임은 틀림없다. 많은 민주 시민이 윤석열 집권 이전부터 촛불을 들고 광장을 지키며 윤석열의 퇴진을 외쳤다. 방가조선일보는 철저하게 외면했지만 그 외침은 퇴진에서 탄핵, 그리고 파면으로 진화했고 결국 윤석열은 12.3 내란이란 자폭을 하게 되었다. 자폭 당시에도 그가 정상적이었다고 믿는 사람은 드물었을 것이다. 

 

양상훈 씨가 빠뜨린 게 있다. 내란수괴 윤석열의 아내 김건희 씨 말이다.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찾아내야 한다. 윤석열이 자폭 내란에 이르게 된 배경에는 김건희 씨가 있었다. 비정상적으로 말하자면 김 씨의 행적을 따를 자가 없을 정도다. 손바닥 왕 자를 무색하게 하는 용상에 앉기라든가 왕실 공예품을 대여해서 쓴 사람이 김건희 씨다. 드러난 것만 해도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여기저기서 명품이나 보석 등을 챙기며 청탁도 함께 받은 것으로 보도되는 사람도 김건희 씨다. 방가조선일보야 침묵하지만 그야말로 ‘만사건통’이었던 셈이다. 그러면서도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말하는 김건희 씨를 빼고 윤석열만 병원에 보낸다면 가혹하다.  

 

양 씨가 마음먹고 하고 싶었던 얘기다. ‘감옥 아닌 병원에 가야 할 사람들’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단다. 주로 민주당 인사들이라니 새겨들어야 할 일이다. 감옥이든 병원이든 가는 것을 즐길 수 있을 사람은 없을 테니 말이다. 다시는 망상에 빠져 대한민국을 지키려는 군대를 동원해 대한국민의 가슴에 총부리를 겨누는 미친 짓은 없어야 한다. 자신과 아내의 야욕만 채우면 된다며 전쟁까지 불사하는 정신병자가 있다면 막고 나서야 한다. 그래서 언론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주위에는 ‘병원에 가야 할 사람’이 적지 않다. 바로 내란을 내란이 아니라고 떠들어대는 세력이다. 대한민국과 대한국민을 일거에 소거할 대역 범죄에 대해 눈을 감는 자들은 병원에 가야 한다. 내란을 청산하기 위한 지난한 노력을 ‘내란몰이’라고 몰아치는 방가조선일보도 당연히 빼놓을 수 없다. 언론을 가장하여 비겁한 뒷북이나 쳐대며 내란을 척결하려는 세력을 겨냥하는 음흉한 자들이기 때문이다. 오늘의 내란범를 용서하는 것은 또 다시 내일의 내란을 부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다시 방가조선일보는 폐간만이 답이다.

                                         <  이득우 조선일보폐간시민실천단장, 언소주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