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정간섭이라고 문제제기하는 것이 언론의 정상적 모습 아닐까”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이재명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선고와 관련해 미국 정부 입장이 보도되는 것을 두고 “근본 문제는 한국의 일부 언론이 국내 문제에 대한 의견을 외국 정부에 물어본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21일 엑스(X·옛 트위터)에 윤 전 대통령 재판에 대한 미 백악관 고위 관계자의 발언과 국무부 입장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며 이같이 썼다.

 

이 대통령이 인용한 기사에는 백악관 고위 관계자가 19일(현지시각) 윤석열 전 대통령 1심 선고와 관련해 ‘한국 사법 문제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며 ‘한국에서 정치적 동기에 의한 공격, 특히 종교계 인사나 미국 기업을 겨냥한 사례에 관한 보도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한국 언론 쪽에 말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런 백악관 메시지 논란을 의식한 듯 미 국무부는 20일(현지시각) “한국 사법 시스템의 사안이며, 미국은 민주적 제도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왜 국내 문제, 그것도 정치와 독립된 사법 판결에 대한 입장을 외국정부에 질의할까”라며 “외국정부가 국내 문제에 관여하면 내정간섭이라고 문제제기하는 것이 언론의 정상적 모습 아닐까”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친위 군사쿠데타 재판에 대한 입장을 미국에만 물었는지 아니면 일본, 중국, 유럽 등 다른 나라에도 물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 곽진산 기자 >

 

 

백악관, 윤 선고엔 “한국 사법 사안”…대신 “미 기업·종교인 표적화 우려” 제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태운 마린원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각) 워싱턴 백악관 잔디밭을 이륙해 메릴랜드주 조인트 베이스 앤드루스로 향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9일(현지시각)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데 대해 “한국의 사법 사안”이라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다만 한국 내에서 미국 기업과 종교 인사가 정치적 동기로 공격받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윤 전 대통령 선고에 대한 한겨레 질의에 “우리는 한국의 사법 문제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면서도 “한국에서 정치적 동기에 의한 공격, 특히 종교계 인사나 미국 기업을 겨냥한 사례에 관한 보도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 선고와 직접 관련 없는 ‘미국 기업과 종교인에 대한 탄압’ 문제를 별도로 거론한 것이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이 지난달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쿠팡 사태와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 목사 관련 사안에 우려를 표한 것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김원철 기자 >

 

 

미 국무부 “한국 사법 존중”…백악관 논란 메시지 하루 만에 ‘수습’

 
미국 워싱턴 백악관. AP 연합

 

미국 국무부가 20일(현지시각)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와 관련해 “한국 사법 시스템의 사안이며, 미국은 민주적 제도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전날 백악관 메시지가 논란을 빚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내놓은 메시지로 보인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한국 언론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미국과 한국은 법의 지배에 대한 헌신을 공유한다”며 “이는 한국 사법 시스템의 문제이며, 미국은 민주적 제도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한미동맹에 대한 헌신은 철통 같다”며 “우리는 동맹인 한국과 함께 미국의 이익과 상호 이익을 계속 증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날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같은 취지의 질문에 “한국의 사법 문제에 대해 어떠한 입장도 취하지 않는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그러면서 뜬금없이 “한국에서 정치적 동기에 의한 공격, 특히 종교계 인사나 미국 기업을 겨냥한 사례에 관한 보도에 대해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제이디 밴스 부통령이 지난달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쿠팡 사태와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담임 목사 관련 사안에 우려를 표한 것의 연장선으로 추측됐다.

 

하루 지나 나온 국무부의 입장은 백악관 메시지를 ‘수습’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지난해 6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직후에도 백악관이 “중국이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간섭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우려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자 국무부가 별도 성명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축하한다. 미국과 한국은 상호방위조약과 공유 가치에 기반을 둔 철통 같은 동맹에 대한 약속을 공유한다”는 정제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수습했던 것과 비슷한 패턴이다.                                                                 < 김원철 기자 > 

 

정당해산만큼 무서운 ‘397억원 국고환수’ 카드로 국힘 압박

 
 
지난해 1월15일 조사를 마친 윤석열 대통령이 공수처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사법부에 요청한다. 윤석열의 정치 관계법 위반 혐의 재판을 신속하게 진행해 주시길 바란다. 제20대 대선 당시 허위사실 공표로 유권자를 우롱하고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권을 대가로 준 행위는 엄히 처벌받아야 마땅하다.”(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윤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지 하루가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이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을 서둘러 달라고 사법부에 촉구했다. 선거법 위반 사실이 인정돼 당선무효형을 받으면 2022년 대통령 선거 당시 국민의힘이 보전받은 대통령 선거 비용 397억여원을 반환해야 할 수도 있어서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만약 해당 혐의에 대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된다면 국민의힘은 보전받은 선거비용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반환해야 할 혈세 397억원을 신속하게 국고로 돌려놓겠다”고 했다.

 

한 대표가 언급한 공직선거법 재판은 윤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8개의 재판 중 하나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2월26일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윤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12월14일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인을 소개한 사실이 없다”고 한 발언, 이듬해 1월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고 아내 김 여사와 함께 만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윤 전 대통령의 대통령직 당선은 무효 처리되고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 등을 반환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당시 대선에서 425억6700만원의 선거 비용 가운데 394억5600여만원을 보전받은 바 있는데, 당선 무효형을 받으면 국민의힘이 토해내야 하는 선거보전금은 대통령 선거 기탁금 3억원을 포함해 397억5669만5천원이 된다. 이는 국민의힘 중앙당의 재산 1198억5400여만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2024년 11월 대선 후보 시절 허위발언을 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자 보전받은 선거비용과 기탁금을 포함한 약 434억원을 반환하라고 대대적 공세를 편 바 있다. 주진우 의원은 1심이나 2심 재판에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형이 선고될 경우 형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반환 예상 금액 한도 내에서 해당 정당의 재산을 압류할 수 있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처지가 역전된 셈이다.

 

다만 해당 재판은 공소장이 접수돼 서울중앙지법 형사21부에 배당된 뒤로 아직 한 번도 공판이 열리지 않은 상태다. 법조계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추가 기소한 혐의 중의 하나로 법원 내부 인사이동 기간과 겹쳐서 재판이 늦어지고 있다. 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법조인 출신의 민주당 의원은 “공표된 허위사실이 당시 선거에 미친 영향, 즉 당시 윤석열 후보에 대해 국민들의 평가 지점과 결부된 측면이 인정된다면 100만원 이상도 선고될 수 있다”고 했다.                                       < 고한솔  기민도 기자 >

 

국힘, 공화당 되나…새 당명 ‘미래연대’ ‘미래를 여는 공화당’ 2개 압축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국민의힘 새 당명 후보가 ‘미래연대’와 ‘미래를여는공화당’ 두 개로 압축됐다.

 

21일 정치권 말을 종합하면, 국민의힘 당명 개정 작업을 담당하는 브랜드전략 태스크포스(TF)는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국민의힘은 두 개로 압축된 당명을 22일 최고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새 당명은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거친 뒤 당원 선호도 조사를 통해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티에프가 제시한 두 후보 외 다른 당명이 최종 단계에서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 지도부는 6·3 지방선거를 대비해 이달 안으로 당명 개정 절차를 마무리 지은 뒤 3·1절부터 새 당명을 현수막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국민의힘 당명 변경은 약 5년 6개월여만이다. 2020년 9월 미래통합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당명이 변경된 바 있다.                                            < 김소연 기자 > 

'재판 소원이 반헌법적'이라는 궤변

● COREA 2026. 2. 19. 03:46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판결을 신성불가침으로 여기는 시각에서 비롯
40년간의 모순적 헌법소원 운용 시정하는 것
헌법 효력이 재판에도 미쳐야 법치주의 실현

 

지난 2월 11일 재판소원 도입을 위한 헌법재판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였다. 이에 대하여 국민의힘 법사위 위원들은 재판소원이 제4심제의 도입이라느니, 국민을 소송지옥으로 빠뜨릴 것이라느니 국민을 호도하는 무논리적 주장을 남발하고 있고, 또한 일부 보수 언론들도 이러한 주장들을 기계적 받아쓰기 식으로 반대논리를 편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재판소원을 도입하는 것은 4심제를 도입하는 것이어서 헌법에 위반되는 것인가?

현행 87년 헌법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여·야합의에 의하여 헌법을 개정하면서 헌법재판소제도를 도입하였고, 지금까지 약 40년 가까이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의 입헌주의와 법치주의를 확립하는 데 가장 커다란 공을 세웠을 뿐만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국가기관이 되었다.

 

국민의힘 당이나 법원에서는 마치 헌법재판소가 재판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하게 되면 제4심제를 도입하는 것이며, 법원의 사법권을 침해하기라도 한다는 듯이 헌법상 권력분립원칙에 위반된다고 하는 반헌법적 궤변을 주장하고 있다.

 

법원 재판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재판소원법'이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사진은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의 모습. 2026.2.12 연합
 

현행 헌법은 입법권은 국회에(헌법 제40조),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하는 정부에(헌법 제66조 제4항), 사법권은 법원에 속한다(헌법 제101조)고 규정하고 있지만, 동시에 위헌법률심판, 탄핵심판, 정당해산심판, 권한쟁의심판,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심판과 같이 헌법적 사법권은 헌법재판소가 관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헌법 제111조 제1항). 다시 말해서 일반 사법권은 법원에, 헌법적 사법권은 헌법재판소에 분장을 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에 의해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헌법재판소에 제기할 수 있는 헌법소원의 종류에 대해서는 일단 입법자에게 일임하는 차원에서 “법률이 정하는 헌법소원”(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이라고 규정한 것이고, 이에 따라 국회는 헌법재판소법을 제정하면서 법원의 극렬한 저항에 부딪쳐 결국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은 제외한 나머지 공권력 행사 또는 불행사에 대해서만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아 지금까지 운용해 왔던 것이다.

 

그런데 이 헌재법 제68조 제1항 단서는 “다만 다른 법률에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모두 거친 후가 아니면 청구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단서를 소위 ‘보충성의 원칙’ 조항이라고 부른다. 다시 말해서 행정소송 등과 같이 다른 법적 구제절차가 있는 경우에는 그 절차를 반드시 거친 후에 비로소 헌법소원을 하지 않으면 적법하지 아니하여 각하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공권력행사에 대한 법적 구제절차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행정소송이다. 행정소송은 재판이기 때문에,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에 의하여 권리침해를 받은 자는 일단 행정소송을 제기하지 않으면 원칙적으로 처분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만일 이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다가 승소한 경우에는 굳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필요가 없게 될 것이고, 패소한 경우에 헌법소원을 해야 하는데, 이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려고 하니, 바로 이 “재판을 제외하고는”이라고 하는 재판소원배제조항에 걸려서 부적법한 헌법소원청구가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하여 행정소송을 거친 원래의 처분들도 대부분 헌법소원대상에서 제외되는 뜻하지 않은 결과가 야기되어 왔고, 이 재판소원배제와 소위 보충성의 원칙의 상승작용으로 인하여 국민은 재판은 물론 처분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으로 더이상 다툴 수 없게 되는 불합리하고도 위헌적인 권리구제의 사각지대가 계속 잔존하여 왔던 것이다.

 

결국 재판으로 인하여 아무리 억울하게 기본권침해를 당하였다 하더라도 이 재판은 물론, 원래의 처분에 대해서조차 더 이상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없게 되는 모순적 헌법소원의 운용이 지난 40년 가까이 지속되어 왔었던 것이 재판의 실제였다.

 

2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변호인 접견불허 위헌확인 헌법소원 선고기일에 김상환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착석해있다. 2026.1.29. 연합
 

그런데 법원의 재판 역시 공권력의 행사 중 하나이다. 입법권의 행사인 법률도 헌법소원의 대상이 되고 있는 마당에 무슨 신성불가침의 공권력행사라고 법원의 재판이 헌법소원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말인가?

 

재판소원제도를 잘 운용하고 있는 독일과 스페인을 비롯한 수 많은 나라들은 다 뭐라는 말인가? 우리의 경우 헌법 제111조 제1항 제5호는 헌법소원의 대상을 분명히 입법자에게 위임을 하였고, 이번 내란사태를 계기로 사법부에 대해서도 재갈을 물려야 하겠다고 하는 입법자의 명백한 의지로 이번에 바로 이 “재판을 제외하고는”이라고 하는 재판소원배제조항을 삭제하는 개정을 단행한 것인데 늦었지만 천만 다행이다.

 

지금까지 국민의 기본권을 아무리 침해하는 재판을 하더라도 마치 신성불가침의 결정인 것처럼 그 어떠한 통제도 받지 않아 왔던 공권력 행사가 바로 재판이었다. 여기에다가 박근혜 정부하에서 그 민낯이 드러났었던 사법농단과 제왕적 대법원장체제 하에서 법관 줄세우기, 그리고 경향 교류에 의한 정기 법원인사, 소위 ‘돌출판결’을 하는 ‘승포판’(승진을 포기한 판사)에 대한 인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의 소집·제재 등 대법원장을 비롯한 법원행정처의 직권남용과 위헌적 행태에 대해서 아직까지 제대로 된 법원의 유죄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다.

 

이러한 법원의 위계질서와 관료주의 하에서 법관은 물론 법관 출신들은 하나같이 재판소원은 4심제를 도입하는 것이라며 위헌이라고 하는 논리를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을 뿐인 것인데, 사실은 재판소원은 4심제가 아니며 오히려 헌법은 사법살인 등 수많은 인권침해를 자행해 왔던 법원 재판에 대하여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삼을 것을 엄중하게 명령하고 요청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법부 구성원들과 또한 국민의 기본권보호보다는 사법부의 조직 이기주의를 대변하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이나 일부 보수언론들은 더 이상 헌법논리를 호도하고 궤변을 주장하지 말고, 무엇이 국민의 기본권을 진정으로 보호할 수 있는 제도인지를 헌법조문을 직접 확인하면서 똑똑히 주장하기를 바란다. 헌법조문을 한번만 확인하면 바로 알 수 있는 사실을 호도하면서 그때그때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국회는 이번에야 말로 재판소원제도를 반드시 도입하여 87년 헌법 하에서 법치주의의 꽃으로 우뚝 섰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헌법재판소의 통제하에 법원을 비롯한 모든 공권력행사를 반드시 포함시키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법관이 하늘 아래 자신보다 높은 기관은 없다고 하는 오만에 빠지지 않고 겸손히 국민의 기본권과 인권을 존중하며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법권의 진정한 독립이며, 헌법적 사법부에 의한 일반적 사법부에 대한 통제가 될 것이고 그렇게 될 때 헌법의 효력이 재판에까지 제대로 미치는 진정한 법치주의가 수립되게 될 것이다.                                             < 방승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돈봉투 의혹 불거졌을 때 송영길에 집중포화
1심 유죄까지 선고되자 “당에 부담” 더욱 냉랭

2심 무죄에 분위기 급변…“당의 소중한 자산”
정치적 단죄 서두르는 태도, 부메랑으로 돌아와

동지라는 말 무겁게…유불리에 따른 소비 안 돼
계산이 아닌 신뢰가 중심되는 정치 출발점 되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과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소나무당 송영길 대표가 13일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2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법원 청사 앞에 서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2.13. 연합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13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소나무당 대표)에 대한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및 ‘돈봉투 의혹’과 관련한 항소심에서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의 직접 수수나 공모를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진술의 신빙성과 자금 흐름의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핵심 이유였다. 형사재판의 기본 원칙, 즉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법리가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이다.

 

이 판결은 단순히 한 정치인의 사법적 운명을 뒤집은 사건이 아니었다. 그것은 정치가 사람을 어떻게 대하는지, 권력의 흐름 앞에서 얼마나 빠르게 태도를 바꾸는지를 드러낸 장면이었다. 동시에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우리가 얼마나 쉽게 감정과 진영 논리에 휘둘리는지를 보여주는 거울이기도 했다.

 

처음 사건이 불거졌을 때를 떠올려 보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이 수면 위로 떠오르던 순간, 정치권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언론은 연일 속보를 쏟아냈고, 검찰 수사는 전광석화처럼 진행됐다. 그리고 한 사람의 이름이 집중 포화를 맞았다. 송영길 전 대표였다.

 

그때 당 안에서 울려 퍼진 목소리는 무엇이었는가. “당에 부담을 줘선 안 된다”, “수사에 성실히 임하라”는 원론적 발언이 대부분이었다. 공개적으로 그를 감싸는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그는 어느새 ‘리스크’가 되었고, ‘거리두기 대상’이 되었으며, 정치적 계산의 저울 위에 올려진 존재가 되었다. 권력의 무게추가 기울어질 때 정치인들의 발걸음은 놀라울 만큼 빠르다. 그들은 누구보다 민감하게 바람의 방향을 읽는다.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자 분위기는 더욱 냉혹해졌다. 법원의 판단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1심이었지만, 정치권과 일부 언론은 이미 종결된 사건처럼 다루었다. 유죄는 곧 낙인이 되었고, 낙인은 곧 퇴장을 의미했다. 전화는 줄었고, 만남은 끊겼다.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던 이들은 침묵했다. 그 침묵은 중립이 아니라 사실상의 단절이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상황은 급변했다. 1심을 뒤집는 판결이 나오자, 정치판의 공기도 순식간에 달라졌다. 그를 멀리하던 사람들이 다시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고생 많았다”, “정의가 살아 있다”, “당의 소중한 자산이다”라는 말들이 쏟아졌다. 언론 앞에 서는 의원들의 표정은 밝았고, 마치 처음부터 그를 신뢰하고 있었던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이 장면은 질문을 던진다. 그들이 지지하는 것은 사람인가, 판결인가. 동지인가, 정치적 자산인가. 정치는 현실이다. 이해관계와 세력 균형, 권력의 흐름 위에서 움직인다. 이상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최소한의 도리마저 포기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유죄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동료를 ‘정리 대상’으로 분류하고, 무죄가 나오자마자 다시 ‘동지’로 복권시키는 태도는 과연 정치적 현실주의라는 말로 정당화될 수 있는가.

 

정당은 가치 공동체라고 말한다. 같은 노선과 비전, 철학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결사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그 공동체의 구성원이 법정 다툼 속에 있을 때, 최소한 절차적 존중과 신뢰는 보여야 하지 않는가. 정치적 책임을 묻는 것과 사람 자체를 지워버리는 것은 다르다. 직을 내려놓게 하는 것과 인간적 관계를 끊어버리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이번 사건은 정치가 얼마나 빠르게 사람을 소비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권력의 중심에 있을 때는 환호가 넘치지만, 위기에 빠지면 적막이 흐른다. 그리고 다시 힘을 회복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사람들이 돌아온다. 그 과정에서 가장 크게 훼손되는 것은 신뢰다.

 

국민은 이 장면을 지켜본다. “동지”라는 말이 얼마나 가벼워졌는지, “원칙”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지 기억한다. 정치가 신뢰를 잃는 순간 민주주의의 토대도 함께 흔들린다. 민주주의는 단지 선거로 권력을 교체하는 제도가 아니다. 그것은 절차와 원칙에 대한 공동의 신뢰 위에 서 있는 체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더 넓은 문제로 시선을 돌려야 한다. 최근 정치권과 지지자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장면들이다. 어떤 이는 특정 인물을 미워한다는 이유로 오랜 정치적 동지였던 세력을 떠나 다른 진영으로 이동한다. 또 어떤 이는 새롭게 권력을 잡은 인물을 옹위한다는 명분 아래, 다른 인물에 대한 혐오를 조직적으로 선동한다. 겉으로는 서로 반대편에 서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작동 방식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다.

 

예컨대 이재명을 미워한다는 이유로 등을 돌려 이낙연을 따라간 사람들과, 이제는 이재명 대통령을 옹위한다는 명분 아래 조국에 대한 혐오를 선동하는 사람들은, 방향만 다를 뿐 감정의 정치에 기대고 있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그들의 판단 기준은 일관된 민주적 원칙이 아니라, ‘좋아함’과 ‘싫어함’이라는 감정의 축이다. 신념보다는 동일성의 위협 여부가 우선한다.

 

민주주의는 사람을 따르는 체제가 아니라 원칙을 따르는 체제다. 특정 정치인을 사랑할 수는 있다. 그러나 그 사랑이 다른 사람에 대한 증오로 전환되는 순간, 민주주의 토양은 황폐해진다. 특정 정치인을 비판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비판이 공적 가치와 정책적 논쟁이 아니라 개인적 반감과 감정의 배설에 머문다면, 그것 역시 민주적 태도라 할 수 없다.

 

정치적 부족주의는 늘 매혹적이다. 나와 같은 편을 무조건 지지하고, 다른 편을 무조건 악으로 규정하는 방식은 단순하고 강렬하다. 그러나 그 단순함은 민주주의를 좀먹는다. 법적 판단이 나오기도 전에 정치적 단죄를 서두르는 태도, 자신이 싫어하는 인물에게는 최소한의 절차적 정의조차 허락하지 않으려는 태도는 결국 자신이 지지하는 인물에게도 되돌아온다.

 

이번 송영길 무죄 판결이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첫째, 법적 판단 이전에 정치적 사형선고를 내리지 말라는 것이다. 형사재판은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하는 절차다. 여론의 크기나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입증의 엄격함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 둘째, 동지라는 말의 무게를 가볍게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어려울 때 함께 서지 못하는 연대는 유리할 때의 연대와 다르지 않다. 셋째, 사람을 유불리에 따라 소비하는 정치를 반복하지 말라는 경고다.

 

더불어민주당이라는 이름에는 ‘민주’와 ‘연대’라는 단어가 담겨 있다. 연대는 이길 가능성이 높을 때만 작동하는 장치가 아니다. 오히려 패배와 위기의 순간에 시험받는 가치다. 무조건적인 옹호를 하라는 뜻이 아니다. 다만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최소한의 절차적 존중과 인간적 신뢰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권의 집단 심리는 냉혹하다. 한 사람의 정치적 생명이 흔들릴 때 많은 이들은 계산기를 두드린다. 그와 가까이 서는 것이 이익인지 손해인지 따진다. 그러나 정치가 계산의 기술에만 머무를 때, 국민은 등을 돌린다. 정치가 신뢰의 예술이 되지 못한다면, 민주주의는 형식만 남는다.

 

바람은 언제든 바뀐다. 오늘의 무죄가 내일의 위기를 보장하지 않는다. 오늘의 권력이 영원하지 않듯, 오늘의 고립도 영원하지 않다. 그렇기에 더욱 원칙이 필요하다. 바람에 따라 움직이는 태도가 아니라, 바람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기준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이 단지 한 사람의 정치적 복권으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이 우리 정치의 성찰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감정과 진영 논리를 넘어, 절차와 원칙을 존중하는 문화로 나아가기를 바란다. 동지를 쉽게 버리지 않고, 적을 쉽게 악마화하지 않는 정치. 유불리를 넘어 인간의 존엄과 법적 추정을 지키는 정치. 그럴 때에야 비로소 국민은 정치의 말을 다시 들을 것이다. 바람이 아니라 원칙이 기준이 되는 정치. 계산이 아니라 신뢰가 중심이 되는 정치. 이번 판결이 그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 박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