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당론 채택뒤 법사위 '당일치기' 속도전…공소취소 삭제·수사대상 확대

국힘 "대통령 재판 없애려 위헌적 입법 폭거"…입법·예산국회 초입부터 충돌

 
구매하기
퇴장하는 국민의힘 의원들  =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사진행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2026.11.4 xyz@yna.co.kr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조작기소 특검법안'의 속전속결 처리에 나서면서 입법·예산국회 초입부터 여야간 대치 전선이 4일 가팔라지고 있다.

 

민주당이 3일 당론 채택에 이어 이날 법제사법위 절차를 끝내고 5일 본회의 처리까지 밀어붙이기로 하자 국민의힘은 강력 반발하면서 조작기소 특검법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인 의사진행 방해)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이 조작기소 특검에 이어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 추진도 검토하고 있는 데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놓고도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어 여야간 충돌은 더 격화할 전망이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 회의와 전체회의를 잇달아 열어 국민의힘 반대 속에 특검법을 의결했다.

 

민주당은 지난 4월 특검법 발의 이후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 처리를 미뤄왔지만, 이날 법사위 상정부터 의결까지 상임위 절차를 한 번에 마무리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처리키로 결정했다.

특검법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검찰 등이 당시 야당과 정적에 대한 표적 수사를 통해 조작수사와 조작기소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내용이다.

 

특검 수사 대상은 ▲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관련 배임 ▲ 대장동·백현동 개발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 김진성씨 위증교사 ▲ 쌍방울 대북송금 ▲ 성남FC 후원 관련 뇌물 ▲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법인카드 사용 ▲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을 의도한 허위 보도 등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소다.

 

▲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 서해 공무원 피격과 탈북 어민 강제북송 ▲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취업 관련 뇌물수수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밀 유출 ▲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법사위 심사 과정에서 논란이 된 특검의 '공소취소권'은 삭제됐다.

앞서 4월 발의한 특검법에는 특검이 검사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있었지만, 이를 삭제한 것이다.

 

민주당은 공소취소 권한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항을 최종안에서 삭제한 만큼 국민의힘의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용 특검' 주장은 허위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특검법에서는 이전 법안의 공소 취소 관련 조항은 물론 그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항까지 모두 삭제했다"며 "국민의힘이 억지를 부리며 법안 전체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도 이날 법사위 회의에서 "대통령 공소 취소 내용은 오늘 소위에서 아예 빼는데, 자꾸 공소 취소 법안이라고 말하는 것은 허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여당 법사위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가 아니고 윤석열 정부 때 벌어졌던 조작기소를 비롯한 강압 수사, 표적 수사, 정치 수사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며 "이 대통령 사건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가장 큰 피해자였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론적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매하기
법사위원장에게 항의하는 국민의힘 의원  = 국민의힘 윤용근 의원이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앞에서 동료 의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주도 조작기소 특검법 상정 항의 집회를 하던 중 회의장에 입장하는 서영교 법사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6.11.4 xyz@yna.co.kr

 

이에 국민의힘은 본회의 보이콧과 향후 본회의에 상정될 모든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도 불사하겠다며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일 본회의 안건에 조작기소 특검법이 포함된다면 본회의 자체를 거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민주당은 (법안에) 공소취소 조항만 삭제하면 문제가 없다고 우긴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온갖 우회로가 다 마련되어 있다"면서 "이재명 공소취소보다 이재명 재판 재개가 먼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특검법 의결을 위한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리기 전 법사위 회의실 앞에서 규탄대회도 열었다.

 

법사위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모든 사람이 다 재판받는데 대통령이라고 자기 혼자 재판 안 받고 공소취소하는 것은 명백한 특권"이라며 "자기 사건의 기소를 결정한 검사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특검을 대통령이 고른다(임명한다)"고 비판했다.

 

최은석 원내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 대통령의 재판을 없애려는 위헌적 입법 폭거를 결코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검법을 둘러싼 충돌을 시작으로 여야의 대치 전선은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5일 본회의에서 민주유공자법과 도시정비법, 도시정비촉진법, 용산공원특별법 등 쟁점 법안 처리를 추진 중이지만, 국민의힘은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 저지와 연계해 반대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에 나설 경우 민주당은 하루에 법안 한 건씩 처리하는 이른바 살라미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 등도 검토하고 있어서 법안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는 조작기소 특검법안 처리 이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입법 대치에 이어 국회 예산안 심사에서도 여야 간 충돌이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은 820조9천억원 규모로 편성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원안 유지를, 국민의힘은 대폭 삭감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민주당은 미래성장동력 확충과 불평등·양극화 완화를 위한 확장 재정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재정 건전성을 확보한 예산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일시적 세수 호황에 기대 무분별하게 지출을 확대했다며 대대적인 삭감을 벼르고 있다.                                                        <  최평천   박수윤 기자  > 

 

 

 

김민석 ‘비공개 사과’에 반발…정청래 “피해자에 2차 가해” 반발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민수 최고위원이 김 대표의 8·17 전당대회 당시 신천지 교인 집단 입당 의혹 제기와 관련해 발언하는 것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신천지 의혹을 둘러싼 더불어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김민석 대표의 ‘비공개 의총’ 사과 이후 오히려 격화하고 있다. 정청래 전 대표 쪽 의원(친청계)들은 김 대표의 정당법 위반 여부까지 따져봐야 한다며 압박했다.

 

친청계 한민수 최고위원은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과 지지자 앞에 제기한 의혹을 왜 국회의원들 앞에서만 사과하는가”라며 “당원과 지지자 앞에 공개 사과하시고 발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성윤 최고위원도 “당원들에게 신천지 낙인과 상처를 남기고 자칫 우리 당을 위헌 정당의 위험에 빠뜨리는 행위를 비공개 발언 몇 마디로 덮고 넘어갈 수 없는 것 아닌가”라며 “신천지 의혹을 어떤 목적과 근거로 왜 공표했는지 정당법 위반 여부까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정당법(제52조 2항)에는 당대표 경선과 관련해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방송 등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불리하도록 허위 사실을 공표한 자 등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사실상 김 대표의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거론한 셈이다. 이날 회의에 불참한 최민희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비공개 최고위에서 김 대표로부터 ‘신천지 관련 발언’을 하지 말란 압박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친청계가 요구한 공개 사과를 하지 않았다. 김 대표는 “당내에서 종교의 정치 개입 우려가 사라지도록 당은 자정 노력과 제도 개선 절차를 밟아가겠다”고만 했다. 당원 정비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았던 박선원 최고위원은 “정치인의 이해관계가 민생보다 앞설 수는 없다”며 “우리가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지, 무엇을 위해 가장 먼저 우리가 지켜야 하는지 잊어서는 안 된다”고 김 대표를 엄호했다.

 

정 전 대표는 반발했다. 그는 김 대표를 옹호하는 의원들을 향해 페이스북에 “가해자는 모욕감으로 피눈물 흘리는 피해자의 심정을 진지하게 생각해보라”며 “비공개 사과를 구국의 결단처럼 영웅시하는 실드 치기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다. 2차 가해를 멈추라”고 썼다. 정 전 대표 지지세가 강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김 대표 사퇴를 요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당내에서는 신천지 사태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윤건영 의원은 이날 불교방송(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내 상황이 좀 심각한 것 같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서로 다른 곳을 쳐다보는 것 같다”며 “당분간 상당히 어려운 국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한겨레에 “이런 식으로 가면 갈등이 장기화하고 서로 건널 수 없는 다리를 건너게 될 수도 있다”고 했다.

 

한편에선 갈등을 봉합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이해식 의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에 출연해 “조금 가라앉히고 자중해 나가는 것이 정 전 대표를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좋지 않으냐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중진 의원은 “(김 대표의 사과가) 최선의 대응은 아니었지만 차선책은 택한 만큼 이제는 논란을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한 지도부 의원도 “여기서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예산안과 국정 동력을 만들어내야 된다는 게 대체적인 의원들의 시각”이라며 “여기서 정리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 고한솔 김채운 기자 >

 

“3자 비밀연합 증거 없었다”… 김민석 사과로 끝난 ‘신천지 개입설’

 
 

의총서 밝혀…조사보고는 취소
정청래 “난 무죄, 김 대표 유죄”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 둘째)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서미화 최고위원(맨 오른쪽)과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맨 왼쪽부터 박선원 당원 정비 태스크포스(TF) 단장과 최민희 최고위원. 이승배 기자 photolee@hani.co.kr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8·17 전당대회 과정에서 경쟁자였던 정청래 전 대표를 향해 제기했던 ‘신천지(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집단 입당 및 전당대회 개입 의혹’에 관해 “증거가 없었다”며 전격 사과했다. 그러나 정 전 대표가 “이대로 넘어갈 수 있겠나”라며 공개 사과를 요구하면서 내홍이 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조사 결과 (반이재명·분열주의·신천지) 3자 비밀연합의 증거는 없었다”며 “혹여라도 본의 아니게 피해 입으신 분들께는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사과했다”고 김성회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김 대표는 사과 도중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애초 민주당은 의총에서 ‘당원 정비 태스크포스(TF)’ 단장인 박선원 최고위원이 신천지 교인 집단 당원 가입 의혹에 대한 당 자체 조사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었지만, 김 대표가 예정에 없던 사과를 먼저 하면서 보고가 취소됐다.

 

김 대표는 전대 과정에서 신천지 신도의 조직적인 당원 가입 의혹을 제기하며 “반명·분열주의·신천지 등 3자 비밀연합을 깨는 게 전대의 본질”이라고 주장하고 당선 뒤 티에프를 꾸려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이후 결과 발표를 미루며 두달 넘게 당내 갈등이 이어졌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앞줄 왼쪽)가 3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뒷줄 맨 오른쪽은 지난 8월 전당대회 당시 김 대표와 당권을 두고 경쟁을 벌였던 정청래 의원. 이승배 기자 photolee@hani.co.kr

 

정 전 대표는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의총 직후 기자들에게 “상처받은 당원들에게 비공개 의총에서 숨어서 죄송하다고 하는 게 아니라 공개 사과하기를 바란다”며 “이대로 그냥 넘어갈 수 있겠느냐. 자업자득,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친청계’인 한민수, 이성윤 최고위원도 당원들에 대한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날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를 당론으로 채택하고, 오는 5일 국회 본회의 상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검법에 있던 특검의 공소취소 권한 조항은 삭제하기로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는 추진을 보류하고 당내 의견을 더 수렴하기로 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7일 의원총회에서 조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5일 본회의에 보고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 정혜민  박강수  김채운 기자 >

 

 

 

 

 

 

1심과 같은 징역형 집유…벌금 100만원 이상 확정시 당선무효

 법원 "선거인 선택권 침해"…윤석열 헛웃음·변호인단 상고 예고

"당선무효 효력 판결확정 시점부터…대통령 시절 행위 사라지지 않아"

 


법정 출석한 윤석열 전 대통령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선후보 시절 허위 발언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도 당선 무효형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이 형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윤 전 대통령 측이 판결 직후 "항소심 판결에 부당한 점이 많다"며 상고 의사를 밝혀 대법원이 최종 판단할 전망이다.

 

서울고법 형사2-1부(백승엽 황승태 김영현 고법판사)는 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시절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이런 결론에 이르기 위해 문제가 된 각 발언의 의미, 관련한 객관적 사실, 허위사실 공표 여부를 각각 따졌다.

 

우선 윤 전 대통령이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은 허위사실 공표가 맞는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여기서 '변호사 소개'란 당사자와 변호사를 단순히 연결해주는 사실적 관점과 두 사람이 법률 사건에 관해 위임계약을 맺도록 주선해주는 법률적 관점으로 모두 해석할 수 있다고 짚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발언의 뜻이 후자, 즉 "두 사람 간 선임 계약을 주선하진 않았다"이기 때문에 허위사실 공표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발언 맥락을 고려하면 윤 전 서장에게 변호인을 연결해주는 행위조차 하지 않았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 발언은 윤 전 대통령이 변호사 소개 사실을 시인한 2012년 언론 인터뷰 내용, 윤 전 서장과의 통화와 문자 메시지 내역 등을 종합했을 때 파악되는 객관적 사실과 배치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랜 기간 검사로서 법률과 언어를 다루는 일을 수행해왔고, 국민의힘 내부 경선 과정에서 수많은 인터뷰와 토론회를 거치며 자신의 발언이 언론을 통해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깊이 이해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변호사 소개 발언이 일반 선거인에게 어떻게 이해될지, 또 그 내용이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구매하기
윤석열 선거법 2심도 징역형 집행유예 유지 = 국민의힘이 보전받은 대통령 선거 비용 397억원의 반환 여부가 달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선고일인 4일 서울역에 관련 방송이 나오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026.11.4 ksm7976@yna.co.kr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김건희 여사와 그를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의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도 성립한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 발언이 "1월 1일 국민의힘 신년 행사에서 전성배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당시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가 동석하지 않았다"는 취지라고 주장하며 역시 혐의를 부인해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발언 당시 상황, 경위, 표현의 전체적 취지,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고려하면 일반 선거인의 관점에선 피고인이 배우자와 함께 전성배를 만난 사실이 없다는 것으로, 배우자를 통해 전성배와 친분을 형성하게 된 게 아니라는 의미로 이해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설령 윤 전 대통령이 특정 시점, 장소에서 김 여사와 함께 전씨를 만났는지 묻는 질문으로 잘못 인식해 답했다고 해도 이는 발언 뜻을 판단할 때 고려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재판부는 "해당 표현의 의미는 그 표현이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표현한 사람의 주관적 사정에 따라 그 표현의 객관적 의미가 좌우된다고 할 수 없다는 게 대법원의 일관된 판례"라며 "이런 피고인의 주관적 사정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이상 표현 해석에서 고려할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은 실제로 2013년 김 여사 소개로 전씨를 처음 만난 이후 여러 차례 김 여사와 함께 그를 만난 사실이 인정된다고 짚었다.

 

이에 "일반 선거인에게 선거운동 과정에서 전성배를 당 관계자 소개로 우연히 만났고, 과거 배우자와 만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이해되는 피고인의 발언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봤다.

 

또 "전성배의 소개 경위와 배우자와 함께 만났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직접 경험한 사실"이라며 윤 전 대통령 본인도 발언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런 판단의 기준점으로 작년 5월 선고된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내용을 제시했다.

 

특정 표현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땐 발언이 이뤄진 당시 상황과 발언의 전체적 맥락을 토대로 일반 선거인에게 어떻게 이해되는지를 기준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부분이다.

 

당시 대법원은 이런 판단을 토대로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1심 때와 같이 2020년 7월 선고된 이재명 대통령의 또 다른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 사건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들어 무죄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판결은 후보자 토론회에서 토론 주제나 맥락과 관계 없이 적극적이고 일방적으로 허위사실을 표명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로 볼 수 없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날 2심 재판부는 "해당 판결은 토론회에서 후보자 간 질문과 답변, 주장과 반론에 의한 공방이 제한된 시간에 즉흥적, 계속적으로 이뤄져 그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음을 감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은 후보자 토론회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기자들과의 문답 내지 인터뷰에서 피고인이 한 발언이 문제된 것"이라고 짚었다.

 

윤석열 선거법 사건 2심,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 = 윤석열 전 대통령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서울고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선고 주문을 듣고 있다. 2026.11.4 [서울고법 제공] photo@yna.co.kr

 

항소심 재판부는 양형 배경을 설명하며"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에서 정당 추천 후보자로서 올바른 판단을 할 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있는 피고인이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며 "선거인의 올바른 선택권이 침해됐고 선거 공정성과 절차 적법성은 훼손됐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허위발언을 할 당시 그와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였다고 짚으며 발언의 파급효과가 작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1심 형이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이 거액의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하는 점을 고려해 항소심에선 형을 낮춰 달라고 요구해왔다.

 

하지만 2심은 "선거 범죄로 형사처벌 받은 자에 대해 어느 정도의 불이익을 가할 것인지는 기본적으로 입법자가 결정할 문제"라며 "법관이 당선 무효 등 중대한 불이익이 가해진다 점을 지나치게 고려할 경우 정치의 영역에서 입법 재량을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를 법치의 영역에서 해결해야 하는 결과가 돼 유무죄 판단이나 양형 판단이 왜곡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선고는 오후 2시부터 40분가량 이뤄졌다. 1심 선고 때와 같이 공판이 생중계됐다.

피고인석에서 선고를 듣던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말하자 헛웃음을 지으며 변호인에게 말을 건넸다.

 

형량이 공표되자 한동안 재판부를 응시하다 방청석 쪽으로 돌아보며 허탈한 듯 웃음짓기도 했다.

선고 직후 방청석에 있던 윤 전 대통령 지지자 일부는 재판부를 향해 욕설을 내뱉었다.

 

선고 직후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이번 판결은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정치적 의혹에 대한 해명의 맥락과 핵심 증거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발언 일부를 분리해 형사책임을 인정한 부당한 판단"이라며 "대법원에서 실체적 진실과 헌법적 가치를 바로잡겠다"고 상고를 예고했다.

 

수사와 기소, 공소제기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팀 측 김경호 특검보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며 "충실하게 심리한 재판부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 후보자가 당선되거나 15% 이상 득표하면 선관위에서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받는다. 하지만 이후 선거범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돼 소속 정당에서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의 2심 형이 그대로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되고 국민의힘도 선거비용 397억원을 반환해야 한다.

 

다만 당선 무효의 효력은 판결이 확정된 시점부터 발생한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행한 모든 인사 조처 등 법률 행위가 무효가 되진 않는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해석이다.

 

한 변호사는 "형사 판결의 효력은 확정과 동시에 발생한다는 게 형사법의 대원칙으로 당선 무효의 효력도 형 확정 때부터 생긴다고 봐야 한다"며 "이때 재임 당시 행위가 모두 없던 일이 되는지에 대해선 명문화된 이론이나 법 규정은 없지만, 통상적으론 재임 시 권한 행사 효력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 이영섭 이밝음 기자 >

 

 

윤 선거법 2심도 "유죄" 유지... '2025 대법 판례'대로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 인상 기준 허위 판단
징역 1년 6개월 집유 3년 선고 원심 그대로
변호사 소개·건진과의 친분 부인 모두 "허위"
대법 확정 땐 당선 무효, 397억원 반환해야

2020년 판례 적용해달라는 피고 주장 배척
지난해 대법 전원합의체 판결 적용한 것 타당
"이재명 사건은 달라 그대로 적용 안 돼" 중론
양형 과하다는 지적에 "선거권 침해 작지 않아"

 

조작기소 특검법안 민주 주도 법사1소위 통과
법사위 의결 마치면 5일 본회의에서 처리 계획

 

국민의힘이 보전받은 대통령 선거 비용 397억원의 반환 여부가 달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항소심 선고일인 4일 서울역에 관련 방송이 나오고 있다. 서울고등법원은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2026.11.4 연합뉴스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1심판결을 뒤집지 못했다.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과 ‘건진법사’ 전성배씨와의 친분을 부인한 두 발언을 모두 허위로 보고 유죄로 인정한 것이다.

 

서울고법 형사2-1부(백승엽 황승태 김영현 고법판사)는 4일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고 선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순표 부장판사)가 선고한 원심이 그대로 유지됐다. 윤 전 대통령은 법리 오해, 사실 오인, 양형 부당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전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대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당선이 무효가 되고, 국민의힘은 2022년 대선 당시 보전받은 선거비용 394억원과 반환받은 기탁금 3억원 등 모두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돌려줘야 한다. 윤 전 대통령은 선고일부터 7일 안에 상고할 수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부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설명하는 대목에서 헛웃음을 짓고 변호인에게 뭔가 말을 건넸다. 항소 기각 주문을 들을 때는 선 채로 방청석을 한동안 바라보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방청석에서는 “이재명 400억 토해내라”, “대통령님 사랑해요, 건강하세요” 등의 외침이 나왔고, 한 방청객은 퇴정 조치됐다.

 

대법원 판례 2020년 것 아니라 2025년 것으로···이재명과 단순 비교 위험 

 

윤 전 대통령 측이 내세운 대법원 판례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후보자들이 즉흥적으로 공방하는 토론회 발언에 적용된 2020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와 달리,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은 “후보자 토론회와는 전혀 다른 성격의 기자들과의 문답 내지 인터뷰”라고 봤다. 이에 따라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 인상을 기준으로 허위성을 판단한 202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법리를 적용한 1심 판단이 타당하다고 못 박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파기환송심 재판이 재개되면 2025년 판례가 적용돼 유죄가 선고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한다. 이날 방청석에서 터져나온 "이재명 400억 토해내라"는 외침도 이를 반영한 것이다. 

 

제1심은 2025년 선고된 2025도4697 판결의 법리를 적용하여 이 사건을 판단했다. 이에 대해 윤 전 대통령 변호인들은 이 사건에 관해 토론회의 주제나 맥락과 관계없이 일방적으로 허위의 사실을 알리려는 의도에서 적극적으로 허위사실을 표명한 것이라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로 처벌할 수 없다는 취지로 2020년에 선고된 2019도 13328 판결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헸다. 

 

악수하는 이재명과 윤석열 [연합뉴스]

 

2019도 13328 판례와 2025도 4697 모두 이 대통령 재판 과정에 나온 것이다. 2020년 대법원 판결은 이 대통령이 2018년 지방선거 TV 토론회에서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한 적이 없다고 발언했다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으로, 대법원이 무죄 취지 판결을 내렸다. 당시 대법원은 후보자 등이 토론회에 참가해 질문·답변하거나 주장·반론하는 것은 토론회 주제나 맥락과 관련 없이 일방적으로 허위 사실을 드러내 알리려는 의도에서 적극적으로 표명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위사실공표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2025년 대법원 판결은 이 대통령이 2021년 민주당 대선후보 시절 방송 프로그램에서 '김문기를 모른다'는 취지로 한 발언이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며 기소된 사건으로, 대법원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당시 대법원은 어떤 표현이 허위사실 공표인지를 따질 때는 전체적인 취지, 객관적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 의미,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반 선거인'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변호인들은 2020년 판결을 윤 전 대통령 사건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2020년 대법원 판결은 후보자가 토론회 과정에서 한 표현이 문제 되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문제 발언을 한 상황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2020년 대법원 판결에 대해 "후보자 토론회의 경우 후보자 사이에서 질문과 답변, 주장과 반론에 의한 공방이 제한된 시간 내에서 즉흥적·계속적으로 이뤄지게 되므로 그 표현의 명확성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는 "명칭이 토론회이긴 하지만 피고인만 후보자로 초청되고 언론인으로 구성된 패널 질의에 답변하는 형식"이라고 했다. 불교리더스포럼 직후 기자 인터뷰 역시 마찬가지라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기자 질문에 특별한 시간적·형식적 제한 없이 발언했고, 불교리더스포럼 직후 인터뷰도 언론에 보도된 전성배 관련 의혹에 대해 기자들 질문에 해명한 것"이라며 "후보자 토론회와 전혀 다른 성격의 문답 내지 인터뷰에서 피고인이 한 발언이 문제 된 것"이라고 짚었다.

 

문제는 이날 항소심 판결이 이 대통령의 파기환송심이 재개될 경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의 두 가지 허위사실 발언과 이 대통령의 두 가지 문제 발언을 수평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반론이 적지 않다. 윤 전 대통령이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전달할 수 있는 기자회견에서 변호사 소개나 전성배씨와 만남 등 사실에 대해 거짓 발언을 한 것과 후보간 토론회에서 이 대통령이 김문기씨를 모른다거나 국토부 등의 요구를 압력으로 받아들였다는 등의 주관적 평가나 판단을 같은 수준에서 비교할 수 없다는 취지다.  

 

‘이남석 변호사 소개’ 부인… 법원 “2012년 인터뷰 신빙성 인정”

 

첫 번째 쟁점은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발언이다. 윤 전 대통령은 2012년 윤우진 전 서장에게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하고도 토론회에서 이를 부인한 혐의를 받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실제 변호사 선임을 도운 적이 없으며 실제로 윤 전 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사람은 윤 전 서장의 동생인 윤대진 전 검사장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변호사를 소개한다고 할 때, 소개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며 당사자를 변호사와 연결하는 ‘사실적 관점의 소개’와 사건 수임을 주선하는 ‘법률적 관점의 소개’를 구분했다.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은 일반 선거인에게 두 의미의 소개를 모두 하지 않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고 봤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2012년 한상진 신동아 기자(현재 뉴스타파 소속)에게 자신이 변호사를 소개한 경위를 자세히 설명한 점과 통화·문자메시지 기록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인터뷰 내용도 매우 상세하고 구체적이어서 이를 허위로 꾸며낸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항소심에 출석한 윤대진 전 검사장이 변호사를 자신이 소개했다고 증언했지만,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윤대진을 보호하려고 2012년 기자에게 거짓말했다는 주장도 배척했다.

 

‘건진법사 친분’ 부인… 법원 “배우자와 과거 교류 인정”

 

두 번째는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행사 후 전씨를 당 관계자에게 소개받았으며 김건희 여사와 함께 만난 적이 없다고 한 취지의 발언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선거 캠프의 특정 행사에서 전씨를 만난 상황만 답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당시 기자들의 관심이 전씨의 선거 캠프 관여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기존 친분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표현한 사람의 내심의 의도, 주관적 사정에 따라 그 표현의 객관적 의미가 좌우된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김건희씨는 2013년 3월 무렵 전씨를 소개받았고, 윤 전 대통령도 그해 12월 무렵 김씨를 통해 전씨를 만나 이후 함께 교류한 것으로 인정됐다. 전씨가 김씨의 회사 코바나콘텐츠에서 고문으로 활동한 정황도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전성배 관련 발언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1심 양형이 과하다는 피고인 측의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전씨와의 관계가 대통령 후보가 “공식적인 정부 기구가 아니라 비선의 영향을 조금이라도 받을 우려가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판단 근거”라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은 수사 당시부터 당심(항소심)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일탈하여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까지 평가하기는 어렵다”며 “선거인의 올바른 선택권은 침해되었고 선거의 공정성과 절차의 적법성은 훼손되었다”고 지적했다. 정당의 선거비용 반환 부담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단지 재판 결과에 따른 중한 제재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지나치게 중시해서 형을 정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사진행에 항의하며 퇴장하고 있다. 2026.11.4 연합

 

한편 윤석열 정부 검찰의 조작기소 의혹을 수사하는 이른바 '조작기소 특검법(안)'이 이날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원회에서 통과됐다. 법안소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처리에 반발하며 소위 회의 도중 퇴장했다.

 

민주당은 곧바로 열리는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특검법안을 의결하고, 5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특검법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검찰 등이 당시 야당과 정적에 대한 표적 수사를 통해 조작수사와 조작기소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수사하는 내용이다. 특검 수사 대상은 ▲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관련 배임 ▲ 대장동·백현동 개발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 김진성씨 위증교사 ▲ 쌍방울 대북송금 ▲ 성남FC 후원 관련 뇌물 ▲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 법인카드 사용 ▲ 윤석열 전 대통령 명예훼손을 의도한 허위 보도 등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기소다. ▲ 문재인 정부 통계 조작 ▲ 서해 공무원 피격과 탈북 어민 강제북송 ▲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취업 관련 뇌물수수 ▲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밀 유출 ▲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도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법사소위는 당초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에서 특검의 '공소취소권'으로 해석되는 조항을 삭제하고, 수사 대상을 조정했다. 발의된 특검법에는 특검이 검사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있었지만, 소위 심사에서 이를 삭제한 것이다. 특검의 직무 범위와 권한 항목에서 특검이 공소 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기존 문구도 삭제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소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공소 취소와 관련된 내용은 말끔히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통령 사건에 대한 특혜"라며 "저희가 지적한 사항은 반영된 것이 하나도 없다"고 비판했다.                                                                            < 임병선 기자 >

 

 

 

 

 

[한국갤럽 5월 ~10월 여론조사 분석]


긍정평가 5월 63%에서 9월 38%로 급락
진보 29%P ·중도 27%P ·보수 21%P 빠져
1차 보수→ 2차 중도→ 3차 진보 순 하락
보수결집·정책불만·진영 갈등 등 원인 복합적
정책 성과는 인정해도 정치적 판단에 실망도
'정상화·합리화·상식'의 초심으로 신뢰 얻어야
대통령과 내각, 민주당 지도부 제 역할 해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 평가(지지율)가 지난 5월 63%에서 9월 38%로 25% 포인트 하락했다. 10월 첫 조사(2주차)에서도 37%, 3주차 조사에서는 39%로 2% 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30%대에 머물고 있다.

 

지지율 하락 원인과 해법을 찾기 위해 한국갤럽(이하 갤럽)의 5~9월 월간 통합자료를 분석하고 10월 두차례 여론조사를 살펴봤다. 원인을 알아야 해법도 찾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기간 동안 여론조사 이념성향 표본 구성비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이념 성향을 가리지 않고 악화됐다. 진보층의 긍정 평가는 29%포인트, 중도층은 27%포인트, 보수층은 21%포인트 하락했다. 40대와 50대 등 핵심 지지 연령층도 예외가 아니었다. 보수층의 결집이나 진보층의 여론조사 불참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변화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긍정 평가) 하락은 한 번의 단일 사건으로 발생하지 않았다. 6·3 지방선거 직후 선거관리 논란과 보수층 결집이 초기 하락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후 중도층의 이탈과 핵심 지지층의 긍정 평가 약화가 순차적으로 이어졌다. 부동산과 경제, 인사 등 국정운영 전반의 불만이 누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부마민주항쟁  47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마민주화 항쟁과 광주민주화 운동을 헌법 전문에 담아야 한다며 국회에 헌법개정을 위한 의견수렴과 토론을 촉구했다.  2026.10.16 연합   

 

특히 8·17 전당대회를 둘러싼 진영 내 갈등이 겹쳤다. 6월 말부터 유시민 작가가 여러 차례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을 비판하고 경고한 것은 겉으로 보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지만 핵심 지지층 내부에 존재하던 의문과 불만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시점으로 이해 할 수 있다.

 

9월 18일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 실망과 우려에 답하고 통합의 메시지를 내놓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인사와 검찰개혁, 여권 내부 갈등을 둘러싼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10월 갤럽 2주차 조사에서 부정평가는 다소 낮아졌지만 긍정 평가의 뚜렷한 반등은 나타나지 않았다. 가장 최근 조사인 3주차 조사 결과는 반등의 조짐이 조금은 보인다. 비록 전주에 비해 2% 포인트 지지율이 상승했지만 표본의 이념성향 구성비를 보면 보수성향 표본이 진보성향 표본보다 6.6% 포인트 더 많았다. 이는 표본이 고르게 표집됐다면 오차범위 내이지만 지지율 상승 여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국정운영의 모든 분야가 똑같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외교와 복지 분야에서는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유지되고 있다. 이는 대통령의 국정 현안 대응 능력을 인정하면서도 정치적 판단에는 실망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시사한다. 개별 정책의 성과와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신뢰가 반드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대통령 지지율을 끌어내린 것은 무엇이며, 회복의 길은 어디에 있을까. 여론조사에서 직접 확인되는 불만은 부동산과 인사, 경제와 안보 등 다양하다. 그러나 서로 다른 불만이 장기간 누적되는 과정에서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식, 검찰 개혁 등 정치적인 색채가 강한 개혁과제에 대한 지지층의 신뢰가 약해진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해법 역시 일회성 인사나 기자회견등으로 여론을 단기에 반등시키기는 현재로서는 어렵다. 정책의 일관성을 회복하고 정치적 갈등을 조정하며 대통령과 참모, 내각과 여당이 제 역할을 하는 국정운영 체계를 갖춰야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연령별 대통령 지지율 변화도 컸다. 5월부터 9월까지 40대의 긍정평가는 75%에서 49%, 50대는 77%에서 47%로 떨어졌다. 각각 26%포인트와 30%포인트 하락했다.

 

18~29세는 50%에서 29%, 30대는 53%에서 32%, 60대는 61%에서 35%, 70세 이상은 54%에서 33%로 낮아졌다. 10월 첫 조사에서는 50대가 긍정평가 55%로 반등했지만 40대는 44%, 30대는 30%, 18~29세는 24%에 그쳤다. 그러나 희망적인 점은 3주차 조사에서는 40대 긍정 평가가 53%로 과반이었다. 반면 50대는 45%였다. 이는 표본 표집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현상으로 여전히 40대와 50대는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연령층이 같은 이유로 대통령에게 실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청년층은 주거와 일자리, 경제 전망에 민감할 수 있고, 40·50대는 경제뿐 아니라 검찰개혁과 정치적 갈등에 대해서도 다른 기대를 갖고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6월부터 드러난 지지기반의 균열

 

지지율 하락의 첫 번째 변화는 6·3 지방선거 직후 나타났다. 5월 셋째 주 64%였던 대통령 긍정평가는 6월 둘째 주 57%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민주당 지지율은 45%에서 41%로 낮아졌고, 국민의힘은 22%에서 29%로 상승했다.

 

 

선거관리 과정의 투표용지 부족 논란과 보수층 결집, 서울시장 선거 패배에 따른 진보 진영의 실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6월 하순에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대통령 긍정평가는 둘째 주 57%에서 넷째 주 51%로 다시 6%포인트 떨어졌지만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변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지지율도 29%에서 27%로 낮아졌다. 중도층의 대통령 긍정 평가는 60%에서 51%로 하락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6월 26일 유시민 작가가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외연 확대 방식을 비판했다. 기존 지지 기반을 유지하면서 중도와 보수로 지지층을 넓히는 '증축'이 아니라, 기존 지지 기반을 허무는 '재건축'을 시도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였다.

 

유 작가의 발언이 대통령 지지율을 떨어뜨린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미 지지율은 상당히 하락한 상태였다.

 

오히려 주목할 것은 그의 발언에 공감한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통령의 정치적 판단을 지켜보면서 뭔가 석연치 않다고 느끼면서도 그 이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했던 국민들에게 유 작가의 발언은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9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갈등 수습에 직접 나섰지만 이후 여전히 민주 진보‧개혁 진영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전당대회가 끝나도 해소되지 않은 갈등

 

6월 말부터 드러난 여권 내부의 갈등은 민주당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욱 격화됐다. 정청래 전 대표와 김민석 전 국무총리, 송영길 전 대표 등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당대표 선거는 정치적 주도권을 둘러싼 대결로 전개됐다.

 

특히 대통령이 누구를 지지하느냐는 이른바 '명심'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성까지 쟁점이 됐다.

 

7월 첫째 주 54%였던 대통령 긍정평가는 8월 11~13일 조사에서 44%로 떨어졌다. 부정평가는 46%로, 처음으로 긍정평가를 넘어섰다. 전당대회가 열리기 나흘 전이었다.

 

8월 17일 김민석 후보가 54.08%를 얻어 45.92%의 정청래 후보를 누르고 당대표로 선출됐다. 그러나 전당대회 직후인 18~20일 조사에서 대통령 긍정평가는 45%, 부정평가는 45%였다. 직전 조사와 비교해 거의 변화가 없었다.

 

전당대회가 지지율 반등의 계기가 되지 못한 것이다. 경쟁은 끝났지만 그 과정에서 생긴 불신까지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대통령과 당대표의 관계, 경선 과정에서 갈라진 지지층, 조국혁신당과의 정치적 협력 문제 등이 여전히 과제로 남았다.

 

물론 전당대회 갈등이 지지율을 얼마나 떨어뜨렸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 당시 대통령 부정평가 이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부동산정책이었다. 8월 셋째 주 부정 평가자의 28%가 부동산정책을 꼽았다. 그러나 진영내 갈등은 이 대통령 지지율 하락에 최소한 10%~15%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현재 대통령의 지지율이 37%~39%인 점과 진영내 갈등이 없었더라면 대통령 국정운영 긍정 평가가 50% 초‧중반을 유지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판단에따른 것이다.

 

진영내 정치적 갈등과 민생에 대한 불만이 동시에 진행됐다는 사실을 함께 봐야 한다.

 

부동산·인사·경제 불만…정치적 갈등만으로 설명 못 해

 

한국갤럽의 7월 첫째 주 조사에서 부동산정책 긍정평가는 26%로, 3월의 51%보다 25%포인트 낮았다. 부정평가는 27%에서 46%로 높아졌다.

 

앞으로 1년 동안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55%, 임대료가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65%였다. 부동산정책에 대한 불만은 주택 소유자들의 반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집값과 임대료 상승에 대한 불안은 무주택자와 청년층에도 영향을 미친다.

 

9월 셋째 주에는 앞으로 1년간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27%,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42%였다.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10월 정책 분야별 평가에서도 부동산정책은 긍정 19%, 부정 61%, 공직자 인사는 긍정 20%, 부정 57%였다. 대북정책은 긍정 24%, 부정 55%, 경제정책은 긍정 35%, 부정 47%로 나타났다.

 

반면 복지정책은 긍정 48%, 부정 32%, 외교정책은 긍정 43%, 부정 38%였다. 모든 정책이 똑같이 부정적인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결과는 정부의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다른 분야에서는 불만을 느끼는 사람들이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지율 하락을 정치적 갈등만으로 설명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특히 9월에는 인사 문제가 두드러졌다. 9월 9~10일 조사에서 대통령 긍정평가는 38%, 부정평가는 51%였다. 부정평가 이유는 부동산정책 24%, 인사 16%, 경제·민생 10% 순이었다.

 

검찰개혁 논쟁도 이어졌다. 보완수사권을 남기는 것이 개혁 취지를 약화시킨다는 의견과 수사 공백 및 피해자 보호를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이는 제도 설계의 차이를 넘어 정부가 어떤 원칙을 우선하는지에 대한 논쟁으로 번졌다.

 

9월 15~17일 조사에서 대통령 긍정평가는 37%, 부정평가는 56%였다. 부정평가 이유는 부동산정책 20%, 인사 16%, 검찰 권한 축소 5%였다.

 

검찰개혁의 정치적 파장은 컸지만 자유 응답에서는 부동산과 인사에 대한 불만이 훨씬 많이 나타났다. 정책 불만과 진영내 갈등 등 정치적 신뢰의 문제를 구분해 분석해야 하는 이유다.

 

9월 18일 대통령 통합약속, 뚜렷한 반등은 아직

 

대통령은 9월 18일 기자회견을 열고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 실망과 걱정에 직면해 당황했다고 밝혔다. 개혁과 진보의 가치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국정에 반영하는 통합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통합을 위한 인선과 정책이 오히려 갈등과 균열을 초래하지 않도록 더 깊이 숙고하겠다고 약속했다. 지지율 하락을 단순히 경제나 부동산 문제로만 보지 않고 정치적 갈등과 소통의 문제로도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발언이었다.

 

기자회견 이후에는 친노·친문 세력과의 연대, 지지층 내부의 혐오 중단을 강조하는 메시지도 내놓았다.

 

지넌달 1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이 질문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2026.9.18 연합

 

그러나 기자회견이 지지율 회복의 전환점이 됐다고 평가하기는 아직은 이르다. 10월 첫 갤럽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37%로 여전히 낮고, 3주차 조사도 39%로 사실상 변화가 없는 상황이다.

 

기자회견 이후에도 인사와 검찰개혁, 대통령의 SNS 발언을 둘러싼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실제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는 행동으로 연결되고 있는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여권 내부 갈등이 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지지율 하락이 갈등을 격화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정치적 신뢰가 약해지면 과거에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던 대통령의 말과 행동도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강한 추진력은 독단으로, 세밀한 국정 관리는 지나친 개입으로, 직접적인 SNS 소통은 불필요한 논쟁으로 받아들여진다.

 

해법은 초심으로,정상화·합리화·상식의 실천

 

지지율을 회복하기 위한 특별한 묘책이 있는 것은 아니다. 부동산정책을 바꾼다고 모든 국민이 만족하는 것도 아니고, 인사를 몇 명 교체한다고 정치적 신뢰가 곧바로 회복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해온 정상화·합리화·상식이라는 원칙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상화는 경제와 행정뿐 아니라 정치적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에도 적용돼야 한다. 합리화는 대통령이 모든 문제의 답을 갖고 있다고 전제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뤄진다. 상식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사람뿐 아니라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에게도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우선 부동산과 인사처럼 부정 평가가 높은 분야부터 정책의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 단기적인 여론 변화에 따라 방향을 바꾸기보다 무엇을 목표로 하고 어떤 비용과 부작용을 감수할 것인지 솔직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국정운영 방식도 점검해야 한다. 이 대통령은 개별 현안에 빠르게 판단하고 직접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국무회의 생중계와 SNS를 통한 직접 소통도 이러한 방식의 연장선에 있다. 공개성과 투명성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대통령이 모든 현안에 직접 개입하면 장관과 참모들의 자율성과 책임이 약해질 우려도 있다.

 

개별 현안을 해결하는 능력과 정부 전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능력은 반드시 같은 것은 아니다. 대통령에게 필요한 것은 지시를 충실히 수행하는 참모만이 아니다. 정책의 부작용을 검토하고 대통령에게 불편한 의견도 전달하며, 정부와 여당의 갈등을 조정할 수 있는 참모들이 필요하다.

 

국무회의 역시 대통령의 지시를 전달하는 자리에 그치지 않고 정책을 놓고 실질적으로 토론하는 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 장관은 자신의 정책에 책임지고, 참모는 대통령에게 이견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여당 지도부도 정치적 갈등을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대통령의 뜻을 앞세워 주도권 경쟁을 벌이기보다 정부 정책을 국민에게 설명하고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하는 데 힘써야 한다.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진영내 다른 정치세력과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통합과 연대를 말하면서 실제로는 상대를 배제하거나 불신을 키운다면 협력은 어려워진다. 정치적 연대가 필요하다면 그에 맞는 원칙과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대통령의 메시지 관리 역시 단순히 SNS 사용을 줄이는 문제는 아니다. 국민에게 직접 설명해야 할 사안과 정부의 공식 절차를 통해 조정해야 할 사안을 구분하고, 대통령의 발언이 국정운영의 방향과 일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기존 지지층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과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일을 대립적인 과제로 봐서는 안 된다. 이 대통령이 말한 '구조적 다수' 역시 기존 지지 기반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계층과 세대의 동의를 넓혀가는 과정이어야 한다.

 

갤럽 조사에서 확인되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집권 2년 차가 되면 지지율 하락 압력은 커질 수 밖에 없다. 부동산 때문에 실망한 사람과 검찰개혁 때문에 실망한 사람은 서로 다른 판단으로 대통령을 평가한다. 여전히 정책 성과를 인정하면서도 정치적 판단에는 비판적인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서로 다른 불만이 누적되면서 대통령의 여러 가지 판단에 대한 신뢰가 약해졌다면 개별 현안의 해결만으로 지지율을 올릴 수 없다.

 

대통령이 강조해온 정상화·합리화·상식이 정책뿐 아니라 정치적 판단과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일관되게 적용됐으면 한다. 지지율의 숫자보다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그 숫자 뒤에 쌓여 있는 국민의 불만과 불신이라고 생각한다.

 

갤럽 10월 3주차 조사는 13일부터 15일까지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조사(CATI)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3.1% 포인트, 응답률은 10.4%였다. 가중치 적용 후 이념성향 진보 표본은 231명,보수 표본 297명,중도표본 344명,의견유보는 131명이었다.

(여론조사의 보다 상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강동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