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어게인' 세력에 정치적으로 포획돼

● COREA 2026. 3. 12. 04:15 Posted by 시사한매니져

보수정당은 왜 극우 세력과 결별하지 못하는가


정당 노선보다 강성지지층·극우 인플루언서 눈치
보수 지지 기반 재편, 미디어 환경 변화도 작용
‘MAGA–한국 극우’ 수직 계열화 현상도 한 요인
민주주의의 적은 탱크보다 '프레임'형태로 등장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5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손팻말을 들고 청와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6.3.5. 연합
 

6·3 지방선거를 80여 일 앞둔 시점인 2026년 3월 9일, 국민의힘 의원총회는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 복귀에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채택했습니다. 윤석열의 정치 복귀를 요구해 온 이른바 ‘윤어게인’ 주장에 대해 당 차원에서 공개적인 반대 입장이 나온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습니다(YTN, 2026.3.9; 경향신문, 2026.3.9). 그러나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결의를 두고 냉소적인 평가가 적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윤석열은 이미 내란 사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아 정치 복귀 자체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정치 복귀 반대’ 선언이 과연 정치적 결단인지, 아니면 선거를 앞두고 뒤늦게 시도된 거리두기에 불과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국민을 향한 또 하나의 정치적 기만, 다시 말해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의힘이 지금까지 보여 온 정치적 태도입니다. 윤석열이 내란 사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이후에도 국민의힘은 공식적인 사과나 정치적 단절을 분명히 하지 못한 채 ‘전한길·고성국’과 같은 윤어게인 인플루언서들의 눈치를 보는 장면을 반복해 왔습니다(동아일보, 2026.2.11; 시사IN, 2026.2.26). 심지어 국민의힘 내부 인사들조차 장동혁 지도부가 왜 ‘윤어게인’ 세력과 결별하지 못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단순한 리더십 부재나 정치적 혼란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집니다. 어째서 한국의 대표적 보수정당이 특정 극우 집단의 정치적 압력에 이처럼 취약한 모습을 보이게 되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당 지도부가 공식적인 정책 노선보다 강성 지지층과 극우 인플루언서의 반응을 먼저 계산하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과의 정치적 절연 여부조차 독자적으로 결정하지 못하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정당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가 외곽의 극우 동원세력에 의해 제약받고 있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어게인’으로 통칭되는 한국 극우세력이 국민의힘이라는 자칭 보수정당을 사실상 정치적으로 포획한 상태라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한국 보수정당이 강한 극우적 정체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시점은 대체로 2020년대 초반으로 평가됩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정권을 더불어민주당에 넘겨준 뒤, 보수 진영은 환골탈태를 통해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보다 오히려 정치적 극단화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동했습니다. 그 결과 국민적 기반을 갖춘 보수정당이라기보다 특정 극우정파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치 조직으로 성격이 점차 변질되어 갔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에는 몇 가지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첫째, 보수 진영 내부의 지지 기반이 크게 재편되었습니다. 탄핵 이후 중도 보수층의 상당 부분이 이탈하면서 국민의힘 내부에는 상대적으로 강성 지지층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정당 지도부가 극우 세력과의 관계를 쉽게 끊어내지 못하는 이유는 단순한 정치적 계산을 넘어, 현재 당을 실질적으로 지탱하고 있는 동원 기반이 바로 이 강경 지지층과 상당 부분 겹쳐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국내 정치 미디어 환경의 변화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유튜브를 중심으로 형성된 극우 정치 미디어는 단순한 의견 표출 공간을 넘어 여론 형성, 정치 동원, 집회 조직까지 수행하는 독자적 정치 네트워크로 성장했습니다. 전한길, 고성국 등 윤어게인 인플루언서들은 단순한 개인 방송인이 아니라 일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매개자로 자리 잡았고, 정당 지도부는 이들과의 충돌이 곧바로 강성 지지층의 반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셋째, 보수 정치 엘리트 내부의 이념적 재편도 동시에 진행되었다는 점입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신자유주의 경제관과 식민지근대화론적 역사 인식을 공유하는 인사들이 권력 핵심에 포진하면서, 보수 정치의 이념적 중심 역시 이전보다 더 강경한 방향으로 이동했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한국자유회의 계열 인사들인 김태효(1967~ ), 김영호(1960~ ) 등을 정권 핵심에 배치하며 이러한 흐름을 상징적으로 드러냈습니다. 동시에 외교·안보 정책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전략 노선에 깊이 편승하면서 국가의 자율적 판단보다는 한미일 동맹의 하위 추종자 역할을 자처한다는 비판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국내 요인들만으로 현재의 정치적 상황을 완전히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2020년대 이후 한국 극우세력의 성장 과정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변화는 미국 극우, 특히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네트워크와의 연결입니다. 이 연결은 단순한 정치적 공감이나 이념적 친연성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연대와 접촉을 시작으로 정치 전략을 학습하고 조직 방식을 모방하며 네트워크와 자원을 결합하는 단계를 거쳐, 국내 정치에 실질적인 압력을 행사하는 구조로 발전해 왔습니다. 다시 말해 한국 극우세력은 일정한 과정을 거치며 미국 극우 네트워크와의 관계 속에서 ‘연대 → 학습 → 조직화 → 재원 결합 → 정치 압박’이라는 구조적 연결을 형성해 왔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 글에서 사용하는 ‘수직계열화’라는 표현은 단순한 국제 교류나 정치적 공감대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기서 말하는 수직계열화란 정치적 언어와 상징, 그리고 국제적 승인과 정당성은 미국 MAGA 플랫폼에서 공급되고, 그 프레임을 실제 동원과 정당 압박, 거리 정치로 전환하는 역할은 한국 극우 네트워크가 수행하는 상하 결합 구조를 뜻합니다. 다시 말해 상층에서는 미국 극우 미디어와 정치 플랫폼이 정치적 언어와 상징 자원을 제공하고, 하층에서는 한국의 교회·유튜브·거리 정치가 실제 동원을 수행하는 구조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국민의힘이 윤어게인 세력과 쉽게 결별하지 못하는 현상 역시 단순한 정당 내부의 정치 문제로만 볼 수 없습니다. 강성 지지층의 압력, 극우 미디어 환경의 영향력, 그리고 보수 엘리트 내부의 이념적 이동이라는 국내 요인 위에, 미국 극우 네트워크와 연결된 국제적 정치 구조가 겹쳐지면서 형성된 복합적 현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은 바로 그 질문에서 출발합니다. 왜 하필 2020년대 들어 한국 극우세력은 미국 극우 네트워크와 이렇게 긴밀하게 연결되기 시작했는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국 정치의 구조는 어떻게 변화했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윤석열과 그 측근들이 내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실형을 선고받는 현재에도 한국 극우세력은 ‘윤어게인’이라는 집단을 통해 주요 야당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약한 지점을 노리며 언제든 정치적 재기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극우세력의 연원과 구조, 그리고 형성 과정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12·3 내란 사건에 대한 진정한 청산도, 한국 민주주의의 제도적 진전도 결코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극우 정치가 언제나 이성적 논쟁보다 대중의 감정을 자극하는 방식으로 성장해 왔기 때문입니다. 욕망, 혐오, 공포, 굴욕과 같은 감정을 정치적 에너지로 조직하는 전략은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 1891–1937)가 말한 ‘헤게모니 정치’, 곧 문화와 감정, 상징을 통해 정치적 지배를 구축하는 방식과도 일정한 유사성을 보입니다. 이제 2020년 이후 전개된 한국 극우세력의 형성과정과 그 국제적 연결 구조를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 2020년대 한국 극우의 정신적 뿌리

 

2020년대 한국 극우의 뿌리는 가까이는 1990년대 뉴라이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뉴라이트는 올드라이트의 극단적 반공주의에 더해 신자유주의적 인간관·경제관·세계관, 그리고 식민지근대화론이라는 역사관을 결합한 사상적 흐름입니다. 2008년 뉴라이트전국연합이 창립될 당시 대표는 김진홍 목사(1941~ )였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뉴라이트의 대중화와 전국적 확산을 가능하게 만든 실질적 조직 기반은 극우 개신교 세력이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보수 교계의 대부로 평가받는 김장환 목사(1934~ )는 윤석열 부부와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온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윤석열 내란 사건이 발발하자 전면에 나서 광장집회와 극우 발언에 앞장선 손현보 목사(1962~ )와, ‘아스팔트 예배’ 정치로 알려진 전광훈 목사(1956~ ) 역시 한국 극우 동원 정치의 대표적 인물들입니다. 이처럼 한국의 극우 개신교 세력은 사상적으로는 뉴라이트와 결합하고, 조직적으로는 교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동원을 수행하며, 정치적으로는 거리 집회와 유튜브를 통해 여론 압박을 가하는 세 축을 동시에 형성하며 2020년대 한국 극우 정치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습니다.

 

■ 한국의 극우세력은 왜 미국과 손을 잡았는가

 

2020년대에 들어 한국의 극우세력은 급격히 미국 극우, 곧 MAGA와의 연계를 추진합니다. 이들은 ‘미국형 극우 인프라’와 본격적으로 결합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극우는 더 이상 국내 여론전만으로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미국의 극우 행사와 미디어, 로비와 후원 네트워크 속으로 직접 들어가 ‘국제적 정당성’을 조달하고, 그 정당성을 다시 국내 정치에 역수입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때 한국 극우와 미국 극우를 연결시킨 핵심 매개는 부정선거 프레임, 반중(反中) 국가안보 프레임, 복음주의 동원, 그리고 유튜브·팟캐스트형 선동 채널이었습니다(한겨레21 영문판, 2025.9.15; MBC, 2025.2.22).

 

여기서 중요한 질문이 생깁니다. 왜 2020년대 들어 이렇게 급속히 가까워졌는가. 누가 누구와 어떤 경로로, 무엇을 매개로 결합했는가. 그 결합은 왜 ‘수직계열화’로 굳어졌는가. 마지막으로 윤어게인은 그 구조의 대표 조직인가. 그리고 그 근거는 무엇인가. 물론 이러한 분석에 대해 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국민의힘이 윤어게인과 쉽게 결별하지 못하는 이유는 국제 극우 네트워크 때문이 아니라 단순한 국내 선거 계산의 결과일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또한 일부 한국 극우 인사들이 미국 보수 행사나 미디어에 등장한 사실만으로 양측이 구조적으로 결합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확인되는 여러 사례를 종합해 보면 이러한 접촉은 단순한 교류를 넘어 정치 프레임과 조직 기술, 상징 자원을 공유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한국 극우 정치가 미국 MAGA 플랫폼의 승인과 영향력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 역시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미국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정치 집회 현장. 붉은 MAGA 모자와 대형 성조기, 강한 정치 구호 중심의 집회 문화는 트럼프 정치의 상징적 장면으로 자리 잡았다. 이 정치 스타일은 이후 여러 나라 극우 정치의 동원 방식에 영향을 주었다.

 

첫째는 부정선거 음모론의 동질성과 효용성, 그리고 연대를 통한 확장성입니다. 한국 극우가 미국 MAGA와 급속히 가까워진 이유는 여러 요인이 겹친 결과인데, 그 가운데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이 이 지점입니다. 미국의 트럼프(Donald Trump, 1946~ )와 MAGA 세력이 외친 “Stop the Steal!” 구호는 자신들의 권리를 빼앗겼다는 대중적 분노를 조직하는 동시에 기존 국가 질서와 규범에 대한 도전을 정당화하고, 강력한 극우 정치집단에 대한 열망을 결집시키는 효과적인 정치적 무기였습니다. MAGA는 이 구호를 통해 미국 의사당 점령 사건을 정당화하는 서사를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한국 극우세력은 박근혜 정부 탄핵 이후 수세에 몰린 상황을 만회하는 수단으로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말하자면 양측은 ‘정서의 동형성’을 발견한 것입니다. MAGA가 “도둑맞은 선거”를 외치며 민주적 절차 자체를 불신의 대상으로 만들었듯, 한국 극우 역시 2020년 총선 이후 부정선거 프레임을 장기적으로 확산시켰습니다. 이 프레임은 증거의 유무보다 지지층 결속과 정당성 전복에 유용한 정치 기술로 기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국경을 쉽게 넘습니다. 한국의 부정선거론자들이 미국 극우와 연대하려는 가장 직접적인 동기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한겨레21 영문판, 2025.9.15).

 

둘째는 동원에 필요한 조직의 문제입니다. 2020년대 한국 보수정치가 중도 확장에 실패하고 강성 지지층에 대한 의존이 커지면서 거리 동원과 온라인 선동을 상시화하는 ‘선동형 정치’가 정당을 압박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당이 선동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선동이 정당을 인질로 잡는 형태입니다. 이는 사무엘 헌팅턴(Samuel Huntington, 1927–2008)이 『변화하는 사회의 정치질서』에서 지적한 것처럼 정당의 제도적 안정성이 약화될 때 조직화된 대중동원이 정당을 압도하게 되는 정치적 불안정의 전형적인 모습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러한 선동정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에 새로 가입한 극우세력의 가세로 더욱 강화되었습니다. 동시에 중도적 성향의 인사들이 각종 선거 과정에서 배제되면서 당의 정체성과 추진력 자체가 극우적 대세론에 영합하는 방향으로 이동했습니다. 그 결과 4년여 만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독자 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보다 특정 극우 정치세력의 압박과 협조에 발목이 잡히는 형국으로 변해 갔다는 것이 대체적 평가입니다. 2026년 현재 윤석열 내란이 법원에 의해 확인되었음에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여전히 윤석열 무죄와 석방을 주장하는 윤어게인과 절연하지 못하는 이유를 당 내부에서도 “강성 지지층의 입김”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시사IN, 2026.2.26). 이 구조에서 당 지도부는 거리와 유튜브 동원체계를 ‘자원’으로 보게 되고, 결국 그 자원 공급자에게 종속됩니다.

 

셋째는 종교 네트워크의 결합입니다. 한국의 극우 개신교는 오래전부터 반공·친미·안보를 신앙 언어로 번역해 왔습니다. 2020년대 들어 그 동원은 ‘청년 보수 운동’과 결합하면서 더욱 공격적으로 변했습니다. 동시에 미국 복음주의 우파의 콘텐츠와 강연자, 행사 포맷을 그대로 수입하는 방식으로 전개되었습니다. ‘Build Up Korea’가 미국의 Turning Point USA(TPUSA)를 모델로 삼았다는 보도는 이러한 결합이 단순한 교류가 아니라 사실상 ‘복제’에 가깝다는 점을 보여줍니다(한겨레21 영문판, 2025.9.9).

 

넷째는 자금과 로비의 문제입니다. 미국 극우는 선거·로비·후원 인프라가 발달해 있습니다. 그 인프라와 연결되는 순간 국내 선동세력은 ‘외부 신용’을 얻게 됩니다. 한국 극우가 미국 CPAC 같은 상징적 플랫폼에 등장해 “한국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그 배후에 중국 공산당이 있다고 선동하는 장면은 국내 선동세력이 미국 보수 권력장에 ‘진입’하려 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MBC, 2025.2.22). CPAC 부스에 수만 달러가 든다는 언급은 한국 조직이 이미 상당한 재정 동원력을 확보했거나 해외 후원 인프라와 연결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CPAC(미국 보수정치행동회의) 행사 장면. CPAC(Conservative Political Action Conference)는 미국 보수 진영 최대의 정치 행사로, 전 세계 극우 정치 네트워크가 모이는 상징적 플랫폼이다. 한국 극우 인사들이 이 행사에 참여해 ‘부정선거’ 주장을 제기하면서 한미 극우 네트워크 연결 논란이 제기되었다.

 

■ 한미 극우 결합의 주역과 연결고리

 

그렇다면 누가 누구와 어떻게 접촉했고, 무엇이 연결고리였는가. 이제부터는 이름과 조직, 그리고 경로를 분명히 놓고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표면상 등장하는 한국 측 극우 교계 인물들, 즉 김장환(1934~ ), 손현보(1962~ ), 전광훈(1956~ ), 재외 한국계 인물들인 애니 챈(Annie Chan, 김명혜), 김민아(Mina Kim), 그리고 미국 MAGA권 인물들인 스티브 배넌(Steve Bannon, 1953~ ), 잭 포소비엑(Jack Posobiec, 1985~ ), 고든 창(Gordon Chang, 1951~ ), 모스 탄(Morse Tan, 1966~ ) 등이 있습니다. 이들이 어떤 구조로 맞물렸는지를 시계열로 살펴보겠습니다.

 

이 연결 구조는 단순한 개인적 접촉의 인상이 아닙니다. 2020년 이후 행사와 채널, 프레임, 그리고 조직 인프라의 변화를 따라가 보면 그 흐름이 훨씬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아래의 타임라인은 한국 극우와 미국 극우 네트워크의 접촉과 결합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는지를 연도별로 압축해 정리한 것입니다. 이 과정은 한국 극우 세력이 미국 MAGA 정치권의 행사와 미디어, 그리고 정치 프레임과 점차 결합해 가는 흐름을 보여줍니다.

 

 

이 타임라인이 보여주는 핵심은 한국 극우가 처음부터 미국 극우 네트워크와 결합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부정선거 프레임의 공명에서 출발해 행사 참여, 미디어 연결, 승인 플랫폼 편입을 거치며 점차 구조화되었다는 점입니다.

 

이 타임라인에서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2025년이 분기점이라는 사실입니다. 국내에서만 떠돌던 부정선거론이 미국 CPAC 현장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한국 정치로 역수입되는 순간이 바로 이 시기입니다. 이것은 단순한 교류가 아니라, 한국 극우 조직이 국제 극우 플랫폼에 편입되는 단계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수직계열화’의 목적과 이유는 무엇인가

 

한국과 미국 극우의 이러한 밀착은 대등한 국제 교류라기보다, 미국 극우의 플랫폼과 정치 프레임을 상층에 두고 한국 극우의 동원 정치가 그 아래에 결합하는 수직적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됩니다. 이러한 수직적 결합구조는 MAGA 운동의 핵심 전략가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Steve Bannon, 1953~ )이 추진해 온 전 세계 극우 네트워크 확장 전략과도 일정한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수직계열화’란 단순한 국제 교류나 이념적 친연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정치적 언어와 상징, 그리고 국제적 승인과 정당성은 미국 MAGA 플랫폼에서 공급됩니다. 그리고 그 프레임을 실제 정치 동원과 정당 압박으로 전환하는 역할은 한국 극우 네트워크가 수행합니다. 즉 상하가 결합된 정치 구조가 형성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상층에서는 미국 극우 미디어와 정치 플랫폼이 정치적 언어와 상징 자원을 제공합니다. 하층에서는 한국의 교회·유튜브·거리 정치가 실제 동원을 수행합니다. 수직계열화의 핵심은 바로 ‘상층의 승인’과 ‘하층의 동원’이 결합하는 데 있습니다. 상층에서는 미국 극우 플랫폼과 미디어가 정치적 언어와 정당성을 제공하고, 하층에서는 한국의 교회·유튜브·거리 정치가 실제 동원을 수행하는 구조입니다. 그렇다면 한국 극우가 미국 MAGA와 결합함으로써 얻는 이점은 무엇일까요. 대략 세 가지에서 그 배경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는 정당성의 외주화입니다. 국내에서 이미 반박되거나 주변화된 주장, 곧 부정선거론과 친중 침투론이 미국 보수 플랫폼인 CPAC와 MAGA 미디어에서 반복되면 한국 극우는 이를 “국제사회도 주목하는 문제”인 것처럼 포장할 수 있습니다. MBC가 지적한 CPAC 현장의 장면이 바로 이 기능을 보여줍니다(MBC, 2025.2.22).

 

둘째는 조직 운영 기술의 수입입니다.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운동형 보수’의 포맷, 연례 컨퍼런스, 강연자 네트워크, 유튜브 채널 성장 전략 등은 미국 MAGA 생태계의 전형적인 정치 기술입니다. Build Up Korea가 Turning Point USA(TPUSA) 모델을 참고하고 미국 MAGA 인사들을 초청하는 방식은 이러한 조직 기술의 이전을 보여주는 사례로 거론됩니다(한겨레21 영문판, 2025.9.9).

 

셋째는 자금·후원·로비 네트워크의 결합 가능성입니다. 미국 보수 정치에서는 정치 후원과 로비가 제도화되어 있습니다. 그 네트워크에 연결되는 순간 국내 정치 운동도 재정적 기반을 얻게 됩니다. CPAC 부스에 수만 달러가 든다는 언급은 한국 조직이 이미 상당한 재정 동원력을 확보했거나 해외 후원 인프라와 연결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MBC, 2025.2.22).

다음 표는 한국과 미국 극우 네트워크의 연결을 ‘누가’, ‘어떤 무대에서’, ‘어떤 채널을 통해’, ‘어떤 정치 프레임을 반복하며’, ‘어떤 인프라 신호를 남겼는가’라는 기준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 ‘윤어게인’은 미국 극우에 수직계열화된 한국 극우의 상징인가

 

앞에서 살펴본 한미 극우 네트워크의 구조를 한국 정치의 구체적 사례로 적용해 보면, 윤어게인이라는 현상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도 보다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윤어게인은 하나의 단일 조직이라기보다, 2024년 12월 이후 계엄 사태를 전후하여 형성된 거리 정치·유튜브 정치·종교 동원이 결합한 느슨한 연합체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정치적으로는 하나의 조직처럼 기능합니다. 왜냐하면 국민의힘 지도부가 실제로 윤어게인 인플루언서들의 압박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반복되고 있으며, 당 지도부가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선거 리스크로 계산하면서 결단을 미루고 있기 때문입니다(시사IN, 2026.2.26; 동아일보, 2026.2.11). 고성국의 입당과 당내 영향력 확대 보도 역시 이러한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됩니다(서울신문, 2026.1.7). 그렇다면 윤어게인이 미국 극우에 수직계열화된 상태라고 볼 수 있을까요. 다음 세 가지 조건을 기준으로 보면 일정 부분 그렇게 평가할 수 있습니다.

 

서울 도심에서 열린 보수·극우 성향 집회. 태극기와 정치 구호를 중심으로 한 거리 정치와 유튜브 중계 방식은 2020년대 한국 극우 정치 동원의 주요 특징으로 자리 잡았다.

 

첫째, 핵심 정치 프레임이 미국 MAGA의 언어와 유사합니다. 부정선거, 중국 공산당 침투, 좌파가 국가를 장악했다는 서사는 미국 MAGA 정치에서 핵심적으로 사용되는 프레임입니다. 한국에서도 KCPAC, Build Up Korea, 일부 극우 개신교 동원에서 유사한 프레임이 반복됩니다(한겨레21 영문판, 2025.9.9; 2025.9.15; MBC, 2025.2.22).

 

둘째, 승인 플랫폼이 미국에 존재합니다. 국내에서 제기된 주장과 동원이 CPAC 같은 상징적 플랫폼을 통해 국제적 주목을 받는 순간, 상층과 하층의 관계가 형성됩니다. MBC 보도는 KCPAC가 CPAC 현장에서 부스를 차리고 한국 부정선거론을 선전했다고 전합니다(MBC, 2025.2.22).

 

셋째, 미디어 공급망이 미국 MAGA 채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스티브 배넌의 ‘War Room’ 같은 채널이 한국 정치를 세계적 음모론 서사 속에 편입하고, 그 메시지가 다시 한국 극우 커뮤니티에서 재유통되는 구조가 확인됩니다(Media Matters, 2025.9.4; 한겨레21 영문판, 2025.9.9).

 

이 세 조건이 맞물리면, 윤어게인은 국내 동원 기반을 유지하면서도 정치적 프레임과 상징적 권위를 미국 극우 플랫폼에서 조달하는 구조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

 

이 수직계열화 구조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힘은 탱크보다 먼저 ‘프레임’의 형태로 등장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그 프레임은 언제나 국경을 넘어 복제됩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부정선거’ 서사는 단순한 정치 구호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선거 제도 자체에 대한 불신을 조직하는 정치 기술이었습니다. 그 서사는 인터넷과 플랫폼을 통해 여러 나라로 확산되었고, 한국에서도 거의 동일한 방식으로 반복되었습니다. 선거 제도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면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합의가 흔들립니다. 민주주의는 선거 결과를 서로 인정한다는 최소한의 정치적 신뢰 위에서 작동하는 체제이기 때문입니다. 그 신뢰가 붕괴되면 정치 경쟁은 더 이상 제도 안에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정치 경쟁은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불신은 다시 “비상조치”나 “체제 수호” 같은 이름으로 제도 파괴를 정당화하는 명분으로 전환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극우 정치가 성장한 과정은 대체로 이와 유사한 경로를 따라왔습니다.

 

한국 사회 역시 이미 그 위험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2026년 2월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은 12·3 내란 사건 1심에서 윤석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연합뉴스, 2026.2.19; Reuters, 2026.2.19). 이 판결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 한 행위가 법적으로 단죄된 역사적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가 반드시 확인해야 할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한 정치 지도자가 법적 처벌을 받았다고 해서 극우 정치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극우 운동이 단순한 개인 숭배나 일시적 정치 현상이 아니라 하나의 정치 인프라이기 때문입니다. 교회 조직을 통한 상시적 동원, 유튜브 기반의 수익 구조, 해외 정치 플랫폼과의 연결, 그리고 정치권 내부의 계산이 결합된 정치 인프라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특정 지도자가 사라지더라도 쉽게 해체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정치적 사건이나 위기를 계기로 다시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극우 정치의 문제는 단순한 인물 문제나 일시적 정치 갈등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민주주의 체제 자체의 안정성과 직결되는 문제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러한 현실은 민주주의가 단순히 선거 제도만으로 유지되는 체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확인하게 합니다. 민주주의는 스스로를 파괴하려는 세력에 대해 일정한 방어 능력을 갖추지 못하면 내부로부터 붕괴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이론적으로 설명한 인물이 칼 뢰벤슈타인(Karl Loewenstein, 1891–1973)입니다. 그는 1930년대 유럽에서 파시즘이 민주주의 제도를 이용해 권력을 장악하는 과정을 관찰했습니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스스로를 방어하지 못할 경우 제도 자체가 파괴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가 제시한 개념이 바로 ‘방어적 민주주의(militant democracy)’입니다. 민주주의가 민주주의를 파괴하려는 세력에 대해 일정한 제도적 방어 장치를 갖추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오늘 한국 사회가 마주한 과제 역시 이 문제와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단순한 정치 구호나 정권 교체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극우 정치가 작동하는 구조 자체를 이해하고, 그 구조에 대응할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오늘날의 극우 정치는 국내 정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국제적 네트워크 속에서 작동한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습니다.

 

결국 대응의 핵심은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국제적 극우 네트워크의 연결 구조를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공개할 수 있는 연구와 감시 능력입니다. 오늘날 극우 정치의 상당 부분은 국경을 넘어 형성되는 정치 네트워크 속에서 작동합니다. 주요 극우 행사, 국제 회의, 해외 미디어 플랫폼, 그리고 자금과 후원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공개할 수 있는 전문적 연구 기반이 필요합니다. 민주주의 역시 이러한 국제적 정치 환경을 이해하고 대응할 능력을 갖추어야 합니다.

 

둘째는 헌법이 규정한 정교분리 원칙을 분명히 관철하는 일입니다. 종교의 자유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반드시 보호되어야 할 기본권입니다. 그러나 종교 조직을 통한 정치 동원과 헌정 질서에 대한 공격은 민주주의 질서를 흔드는 행위입니다. 종교 조직과 정치 동원이 결합하는 구조는 MAGA 정치에서 확인되었듯이 전체주의적 정치 동원의 토양이 될 수 있습니다. 종교의 자유는 보호되어야 하지만 종교 조직을 통한 정치 선동과 헌정 공격은 민주주의 질서를 파괴하는 행위로 엄격히 다루어져야 합니다.

 

셋째는 국내에서 작동하는 극우 정치 인프라에 대한 체계적 대응입니다. 극우 운동은 단순한 의견 집단이 아니라 플랫폼, 자금, 조직, 정치권 계산이 결합된 정치 생태계 속에서 작동합니다. 특히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 기반 미디어, 정치 후원 네트워크, 조직화된 집회 동원 구조 등이 결합하면서 하나의 정치 인프라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대응 역시 개별 발언이나 사건에 대한 비판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극우 정치가 작동하는 기반, 곧 플랫폼·자금·조직·정치권 계산을 동시에 분석하고 대응하는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전략이 필요합니다.

민주주의는 완성된 제도가 아니라 끊임없이 지켜내야 하는 질서입니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은 언제나 제도의 바깥이 아니라 제도의 내부에서 등장합니다.

 

따라서 오늘 우리가 마주한 문제는 단순히 특정 정치 세력의 극단화를 비판하는 차원을 넘어 민주주의를 잠식하는 새로운 정치 인프라가 어떻게 형성되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 살펴본 ‘MAGA–한국 극우’ 수직계열화 구조는 단순한 정치적 현상이 아닙니다. 그것은 민주주의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형태의 권력 구조입니다. 이 구조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같은 위기를 다시 반복하게 될 것입니다.

                                                                                        < 이병권 인문연구가 >

 

 

<참고문헌>

1. 정치·사회 이론

● 안토니오 그람시 (Antonio Gramsci, 1891–1937)

• 『옥중수고 (Prison Notebooks)』.

● 사무엘 헌팅턴 (Samuel Huntington, 1927–2008)

• 『변화하는 사회의 정치질서 (Political Order in Changing Societies)』, Yale University Press, 1968.

● 칼 뢰벤슈타인 (Karl Loewenstein, 1891–1973)

• “Militant Democracy and Fundamental Rights I”,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Vol. 31, No. 3, 1937.

• “Militant Democracy and Fundamental Rights II”,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Vol. 31, No. 4, 1937.

2. 민주주의와 극우 정치 연구

● 제이슨 스탠리 (Jason Stanley)

• How Fascism Works: The Politics of Us and Them, Random House, 2018.

● 스티븐 레비츠키 (Steven Levitsky) · 대니얼 지블랫 (Daniel Ziblatt)

• How Democracies Die, Crown Publishing, 2018.

● 얀-베르너 뮐러 (Jan-Werner Müller)

• What Is Populism?, University of Pennsylvania Press, 2016.

● 웬디 브라운 (Wendy Brown)

• In the Ruins of Neoliberalism, Columbia University Press, 2019.

3. 미국 극우 네트워크 관련 자료

● Media Matters for America

• “Steve Bannon’s War Room and Global Far-Right Networks”, 2025.9.4.

● Conservative Political Action Conference (CPAC)

• 공식 행사 프로그램 및 관련 자료.

● Turning Point USA (TPUSA)

• 조직 소개 및 활동 자료.

4. 한국 극우 네트워크 관련 언론 보도

● 동아일보, 2026.2.11., 「국민의힘 지도부와 윤어게인 논란」

● 시사IN, 2026.2.26.,「윤어게인과 국민의힘 내부 갈등」

● 서울신문, 2026.1.7., 「고성국 입당 논란」

● MBC, 2025.2.22., 「CPAC 행사에서 제기된 한국 부정선거 주장」

● 한겨레21 영문판, 2025.9.9., Build Up Korea와 미국 극우 네트워크」

● 한겨레21 영문판, 2025.9.15.,「한국 극우와 미국 MAGA의 연결」

● 한국일보, 2025.2.9.,「재미 보수 로비 네트워크 관련 보도」

● 연합뉴스, 2025.9.1.,「김장환 목사 ‘한미동맹 대상’ 수상」

● 연합뉴스, 2026.2.19,「윤석열 내란 사건 1심 무기징역 선고」

● Reuters, 2026.2.19., “South Korean Court Sentences Former President

Yoon to Life Imprisonment.”

 

'절윤'도 꺼내지 않고…장동혁 "결의문 진심만 봐달라"

 

4일 만에 꺼낸 '알맹이 없는' 공식 입장
"내부 갈등 끝내고 지선 승리해야 한다"
오세훈, 지도부에 가시적 변화 거듭 요구
조경태 "살 도려내는 뼈아픈 실천 필요"
전한길 탈당 취소…또 다른 갈등 불씨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오른쪽)가 11일 국회에서 열린 지역발전 인재 영입 환영식에 조정훈 인재영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2026.3.11. 연합
 

국민의힘 '윤석열 정치 복귀 반대' 결의문에 대해 그간 침묵을 유지했던 장동혁 대표가 나흘 만에 입을 열었지만, 알맹이 없는 입장뿐이었다. 당내에선 윤 어게인 세력에 대한 인사 조치 등 가시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장 대표는 "의총 결의가 마지막 입장"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며 논란 확산을 차단하는데 급급한 모습이었다.

 

장 대표는 11일 오전 국회 지역발전 영입 인재 환영식에 참석한 후 취재진을 만나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서는 그날 의총에서 밝힌 우리의 입장이 마지막 입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더 이상의 논란은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9일 긴급 의원총회을 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확히 반대한다"는 내용 등을 담은 결의문을 낸 바 있다. 

 

장 대표는 "그날 입장이 나오기까지 당 지도부와 원내지도부는 여러 차례 걸쳐서 여러 협의를 했고, 지도부의 여러 의견을 모아서 의총을 하고 결의문을 채택했던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어떤 논의와 절차를 거쳤는지 세세하게 말씀드리는 것 또한 또 다른 논란의 시작이 된다. 분명한 것은 107명 전원의 이름으로 밝힌 입장이 국민의힘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우리가 국민을 향해 보여 드려야 할 것은 계속된 논쟁이 아니라 결의문을 우리의 마지막 입장으로 하고, 어떻게 변화된 모습으로 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인지, 결과로 보여 드릴지 고민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의문에 담기지 못했지만 여러 다른 논의들도 있었다"라며 "당대표로서 얼마만큼 수용하고 당을 어떻게 이끌어갈지에 대해 고민하고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당대표로서 입장을 정리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 대표는 "결의문 채택은 내부의 갈등을 끝내고 지선에 승리해야 한다는 107명 의원과 당원, 지지하는 분들의 마음이 담겨진 결과"라면서 "결의문에 담긴 내용, 그 과정에서 저를 포함해 107명의 의원들이 보여준 진심, 그것만 봐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장 대표의 입에서 '절윤'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2026년 서울시 유공납세자 표창장 수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3.11. 연합
 

당내에서는 의원총회 이후 윤 어게인 세력과 가까운 인사들에 대한 조치가 필요한 때라는 의견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관련 기사☞ 국힘이 '절윤'했다고?…"윤 어게인 인적 청산부터"), 장 대표는 이번에도 결의문 후속 조치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당의 노선 변경을 요구했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장 대표에게 가시적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의원총회에서 '절윤'을 천명하는 결의문이 공식 채택된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하며 우리 당 의원들의 결단에 깊이 감사드린다"면서도 "이번 결의문이 올바른 변화의 시작임은 분명하지만 선언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국민들이 기다리는 것은 가시적 변화"라며 "그래야만 수도권 후보들이 승리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지금 우리 당 안팎으로 승리를 위한 혁신적인 제안이 분출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이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면, 이제 그 길로 가는 실천의 주체는 당 지도부"라며 "지도부의 실천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덧붙였다.

 

당내 중진인 조경태 의원도 국회 소통관에서 "결의문 한 장 읽었다고 고개 한번 숙였다고 해서 싸늘하게 얼어붙은 국민들의 마음을 녹일 수 없다"며 "말로만 하는 사과는 매우 공허하다. 지금 국민들께서 국민의힘에 원하는 것은 종잇장 위에 다짐이 아니라 살을 도려내는 뼈아픈 실천"이라고 말했다.

 

조 의원은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 절윤과 사과는 국민의 불신만 키운다. 당 지도부 결의가 진정성을 발휘하도록 후속 조치를 즉각 실행해 달라"며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그는 먼저 "장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의 1심 판결 당시 단호하게 절연해야 할 대상은 절윤을 주장하는 세력이라고 망언에 가까운 발언을 했다"며 "당이 공식적인 절윤 결의를 했다면, 절윤을 외친 동지와 국민을 향한 비난부터 거둬들이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인 조경태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당원들을 향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8.18. 연합
 

아울러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조치를 즉각 철회 후 복당시켜야 하고 ▲당내 극우 인사인 고성국, 전한길 등을 즉가 제명 출당시켜야 하며 ▲탄핵 반대 당론을 즉각 철회하고 ▲국민의힘 의원 전원이 12·3 비상계엄 당시 군 헬기가 착륙했던 국회 운동장에 모여 국민들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국민의힘의 결의문 채택에 불만을 제기하며 탈당을 예고했던 극우 유튜버 전한길 씨가 탈당을 돌연 취소하면서 또다른 갈등으로 번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 씨는 전날(10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11일 오전 10시, 국민의힘 중앙당사에 가서 탈당계를 제출하고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예고 했지만, 2시간 뒤인 이날 새벽 2시 "탈당계 제출을 취소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탈당 극구 만류 요청에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윤 어게인 세력의 '대형 스피커'인 전 씨가 당내에 남으면서 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세력과의 갈등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장 대표와 그간 밀착해 온 전 씨가 당에 잔류하면서 결의문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김민주 기자 >

 

"비상계엄 미리 알고 대비" 주장에 명예훼손 고소
“황대일 사장, 휴대전화 급폐기...행적 밝혀야”
 KBS와 함께 양대 국가기간언론사 연루 의혹 확산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사전 인지하고 이에 대비했다는 의혹과 내란 선전·선동을 준비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연합뉴스 현직 사장이 이런 의혹을 제기한 언론인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황대일 연합뉴스 사장은 최근 페이스북 게시글에서 12.3 계엄 전후 연합뉴스 송고 기사에 대한 조사를 주장한 권영석 전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장을 정보통신망법과 형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황 사장은 고소장에서 “연합뉴스 사원들이 사장과 그의 육사 선배인 김용현의 관계에 의혹을 제기하며 내란 전후 연합뉴스 송고 기사를 전면 조사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표현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연합뉴스 사장은 육사에 다니다 퇴학당하고 고대를 나온 극우파’라는 표현은 그 진위 여부를 떠나 연합뉴스 사장의 사회적 평가를 현저히 저하시키는 명예훼손적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내란과 관련한 황 사장의 행적에 대해서는 계엄 직후 휴대전화 폐기 교체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해 10월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12.3 비상계엄 당일 일정과 계엄 직후 휴대전화 폐기 의혹이 일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황 사장은 “휴대전화를 교체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한 바 있다.

 

연합뉴스 사옥. 

 

연합뉴스 내부와 언론계에서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를 대표하는 황 사장이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 주도세력으로부터 계엄 선포 관련 사전 통보를 받았는지, 받았다면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돼 왔다.

 

내란 주도세력이 일부 비판언론에는 단전·단수 조치를 내려 기능을 무력화시키는 대신 KBS와 연합뉴스 등 공영언론을 이용해 비상계엄 선포를 전파한 뒤 이를 정당화하는 여론을 조성하려 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KBS의 경우 2024년 12월 3일 밤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를 10시 23분에 맞춰 방송했으며 박장범 사장 내정자가 사전에 대통령실로부터 연락을 받고 최재현 보도국장에게 비상계엄 선포 방송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KBS 노조에 의해 제기된 바 있다. KBS 보도국장은 12월 3일 저녁 퇴근 후 돌연 보도국으로 복귀해 특별방송 송출 이상 여부를 점검한 사실도 드러났다.

 

황 사장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권영석 전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장은 “내란 성공을 위해서는 공영언론의 선전선동이 필수”라며 “KBS는 물론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와 자회사인 연합뉴스TV가 어떤 협력을 했는지도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 전 소장은 “언론은 보통 큰 사건이 일어나고 1주년이 되면 기획기사를 쓰는 게 관례인데 박장범 사장의 KBS도 추적 60분을 통해 윤석열의 장기집권 야욕을 보도했지만 친정인 연합뉴스는 아무런 기사도 나오지 않아 이에 실망해서 올린 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황 사장이 12월 3일 당시 자신의 행적을 밝히면 될 일인데도 계엄 직후 휴대전화를 폐기하는 등 누가 봐도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사장으로서 무책임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는 12.3 비상계엄이 시민과 야당의 노력으로 해제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계엄군이 실탄을 소지하지 않았고 소극적으로 움직였다’는 허위보도로 비상계엄 물타기를 시도해 비판을 받아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보도에 대해 ‘명백한 허위보도’라고 지적하고 계엄군의 실탄소지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또한 보도채널 자회사인 연합뉴스TV는 비상계엄 직후 친(親) 국민의 힘 성향의 패널만을 출연시켜 비상계엄을 옹호하는 발언을 보도하는가 하면 내란을 옹호하는 극우세력의 발언을 받아쓰기 보도 하고 극우세력 집회를 비중 있게 보도해 비판 여론이 일었다.

 

특히 황대일 사장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육사 선후배 사이로, 윤석열 정부에서 연합뉴스 사장으로 내정되기 전 극우적인 언론단체로 알려진 '공정언론국민연대(공언련)’ 기관지 ‘미디어엑스(X)’에 기명칼럼을 연재하는 등 친(親) 정부 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왔다.

 

공언련은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 김백 전 YTN사장 등이 관계를 맺어온 단체로, 한국기자협회는 황대일 사장 내정 당시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에 윤석열 정권 언론장악 카르텔인 공언련의 검은 그림자가 뒤덮였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 이명재 기자 >

 

"참혹한 현실 외면…일방 무력 사용을 자위 조치로"
"생명의 가치 국적따라 차별, 전쟁을 게임처럼 소비 "
 미국 ·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 언론 보도 비판 성명

 

미국 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으로 시작된 중동 전쟁에 대한 한국 언론의 보도가 침략 전쟁의 논리에 기울어져 있다는 비판이 언론인들에 의해 제기됐다.

 

중견 전현직 언론인들의 모임인 ‘언론탄압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한 시국회의(언론시국회의)'는 11일 ‘침략전쟁을 부추기는 언론은 이미 언론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상당수의 한국 언론은 침략자의 언어를 비판 없이 받아쓰면서 전쟁 도발을 사실상 ‘축하’하는 듯한 태도마저 보이고 반면 그 과정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참혹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성명은 “가장 큰 문제는 침략의 언어를 세탁하는 보도”라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부르는 대로 이번 군사행동을 ‘선제 타격’ 또는 ‘예방 공습’이라고 받아 써서 명백한 무력 사용을 자위적 조치로 포장해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언론의 역할은 이런 언어가 어떤 의도를 감추고 있는지 분석하고 검증하는 것이지만 일부 주류 언론은 심지어 ‘37년 철권통치의 종식’ 같은 승전 서사를 덧붙여 전쟁을 미화했다. 비판적 검증이 사라진 자리에 선전이 들어선 꼴이다.”

 

성명은 또 “생명의 가치를 국적에 따라 구분하는 보도를 하고 있다”면서 “이란의 한 초등학교가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170여 명의 여학생이 목숨을 잃은 비극은 상당수 한국 언론에서 단신 처리되거나 구석으로 밀려난 반면 미군 병사의 사망 소식은 크게 보도, 미국 사회의 ‘분노’를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전쟁을 마치 게임처럼 소비하는 보도’에 대해서도 규탄했다. “일부 언론은 B-2 폭격기를 ‘침묵의 암살자’라며 그 위력을 ‘찬양’했고, 이번 전쟁을 ‘K-방산 수출의 기회’라는 경제 기사로 연결했다”면서 “사람이 죽어가는 현실을 무기의 성능, 해당 산업의 수익성으로 환원하는 이런 보도는 저널리즘이라기보다 군수 산업 홍보에 가깝다”고 질타했다.

 

언론인들은 한국 언론에 대해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언어를 그대로 복제하는 보도를 중단하고 전쟁의 참화가 인간에게 어떤 고통과 상흔을 남기는지 균형 있게 보도할 것, 강대국의 국익보다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우선하는 보도를 할 것을 촉구했다.     < 이명재 기자 >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침략전쟁을 부추기는 언론은 이미 언론이 아닙니다

 

한국 언론이 최소한의 사명마저 내던졌습니다. 최근 미국의 이란 공격을 둘러싼 일련의 보도는 그 적나라한 실상을 드러냈습니다. 언론은 권력의 행위를 감시하는 게 본령으로, 시민의 판단을 돕는 공론장이어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 상당수의 한국 언론은 침략자의 언어를 비판 없이 받아쓰고 있습니다. 전쟁 도발을 사실상 ‘축하’하는 듯한 태도마저 보입니다. 그 과정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의 참혹한 현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침략의 언어를 세탁하는 보도입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번 군사행동을 ‘선제 타격’ 또는 ‘예방 공습’이라고 부르는 건 명백한 무력 사용을 자위적 조치로 프레이밍하는 정치적 언어입니다. 정작 언론의 역할은 이런 언어가 어떤 의도를 감추고 있는지 분석하고 검증하는 것입니다. 일부 주류 언론은, 그대로 받아쓰는 데 그치지 않고 심지어 ‘37년 철권통치의 종식’ 같은 승전 서사를 덧붙여 전쟁을 미화했습니다. 비판적 검증이 사라진 자리에 선전이 들어선 꼴입니다.

 

둘째, 생명의 가치를 국적으로 구분하는 보도입니다. 단적으로 이란의 한 초등학교가 미국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170여 명의 여학생이 목숨을 잃은 비극은 상당수 한국 언론에서 단신 처리되거나 구석으로 밀려났습니다. 반면 미군 병사의 사망 소식은 크게 보도, 미국 사회의 ‘분노’를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저널리즘의 기본 원칙은 인간의 죽음 앞에서 국적이나 정치적 이해관계를 따지지 않는 것입니다.

 

셋째, 전쟁을 마치 게임처럼 소비하는 보도입니다. 일부 언론은 B-2 폭격기를 ‘침묵의 암살자’라며 그 위력을 ‘찬양’했고, 이번 전쟁을 ‘K-방산 수출의 기회’라는 경제 기사로 연결했습니다. 사람이 죽어가는 현실을 무기의 성능, 해당 산업의 수익성으로 환원하는 이런 보도는 저널리즘이라기보다 군수 산업 홍보에 가깝습니다.

 

더욱이 ‘일등신문’을 자처하는 <조선일보>는 자사의 김수경 기자가 쓴 전문가 칼럼을 통해 “미국은 그럴 수 있고 그래도 된다”고 주장해 많은 사람들을 경악케 했습니다. 국제법이 아니라 힘의 논리가 국제 사회의 규범이라는 인식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겁니다. 문제의 조선일보가, 언론은 과연 권력을 비판하는 존재인지, 아니면 정당화하는 존재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 셈입니다.

 

평생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싸워온 언론인으로서 우리는 한국 언론에 요구합니다.

 

1.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언어를 그대로 복제하는 보도를 당장 중단하십시오.

 

2. 전쟁의 참화가 인간에게 어떤 고통과 상흔을 남기는지 균형 있게 보도하십시오.

 

3. 강대국의 국익보다 생명과 평화의 가치를 우선하는 보도를 하십시오.

 

한국 언론이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침공을 어떻게 기록하는지 우리는 국민과 함께 지켜볼 겁니다. 지금 한국 언론이 어느 편에 서는지 후세의 역사는 기억할 겁니다.

 

2026년 3월 11일

 

언론탄압 저지와 언론개혁을 위한 시국회의(언론시국회의)

 

 

 

'윤석열도 코스피 6000' 발언, 언론 보도 홍수


궤변이라면서도 여론 왜곡 우려해 적극 반박
"반도체 사이클 외 각종 시장구조 개혁 작용"
"윤석열 정권은 상법 개정 반대, 거부권 행사"
"당시 나스닥 사상 최고, 코스피는 2000 횡보"

"한동훈, 비반도체 부문의 주가 상승분도 무시"
"시장 재평가 만든 정치·제도 변수 통째로 지워"
욜랑거린다? "몸을 가벼이 놀리며 촐싹거린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7일 부산 북구 구포시장의 한 분식집을 찾아 상인들을 만나고 있다. 2026.3.7. 연합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윤석열도 코스피 6000' 발언을 두고 급기야 여당 지도부까지 집중 성토에 나섰다. 거론할 가치도 없는 궤변이라면서도 언론 보도를 등에 업은 한 전 대표의 자극적 선동이 여론에 미칠 파급력을 우려해 최고위원들이 조목조목 사실관계를 들어 반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 7일 부산을 찾아 "코스피 6000은 이재명 정부 정책 때문이 아니라 반도체 사이클 덕분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을 하지 않고 계속 정치했으면 역시 6000을 찍었을 것이다"라는 요지의 주장을 펼쳤고 언론은 이에 관한 기사를 무수히 쏟아냈다.

 

9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황명선 최고위원은 "반박할 가치도 없는 말이지만 사실관계 파악도 못 하고 있는 한동훈 전 대표를 위해 바로 잡을 필요가 있어 한마디 하겠다"라며 "코스피 6000 달성은 반도체 사이클 회복만의 결과가 아니다. 상법 개정, 배당 분리과세 등 시장구조 개혁에 대한 기대감과 정부 신뢰 회복이 함께 만들어낸 성과다. 1500만 주식 투자자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인데 복합적인 원인 중 애써 하나만 보려고 실눈 뜨고 있는 한 전 대표가 참 애처롭기 짝이 없다"고 개탄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은 주식 시장 밸류업을 입으로만 외치다 재벌들이 반대하자 상법 개정 반대로 돌아섰고 국회를 통과한 법안에 거부권까지 행사했다. 그 결과 상법 개정 기대감을 안고 들어온 외국인 투자자들을 내쫓았다. 한 전 대표는 벌써 잊었나?"라며 "상법 개정이 없었다면 중복 상장 등 지배주주 횡포에 대한 우려가 걷히지 않아 시장의 장기 신뢰는 회복될 수 없었을 것이고, 코스피 6000은커녕 3000도 요원했을 것이다. 올해 2월 골드만삭스 보고서는 AI 관련 11개 종목을 제외하더라도 코스피가 4700을 상회한다고 밝힌 것도 참고하기 바란다. 한 전 대표, 이제 끔찍한 소리 그만하고 정신 차리기 바란다"고 꼬집었다.

 

강득구 최고위원도 "기가 막힌 궤변이다. 윤석열 집권 당시 나스닥은 사상 최고였던 반면 코스피는 2000 중반을 횡보했다. 반도체 사이클은 그때도 돌았다. 그때 상법 개정을 어떤 당이 반대했는가. 바로 국민의힘이 막았다"면서 "계엄 당일 주식 계좌를 들여다보며 가슴 철렁했던 국민들이 있다. 계엄 이후 일주일 만에 시가총액이 무려 144조 원 증발했다. '계엄만 안 했더라면'이라는 말은 범죄자가 '검거만 안 됐다면'이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코스피 6000은 내란을 막아내고 고통을 견뎌낸 국민의 승리이고 대한민국의 성과다. 내란 정당의 당시 당 대표가, 그리고 국민의힘이 가로챌 성과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숭어가 뛰니 망둥어도 뛴다. 코스피 5000이 조기에 초과 달성되니, 허황된 목표라고 비난하다 머쓱해진 사람들이 다른 외부 요인 때문이라고 깎아내리고 자신들도 할 수 있었던 일이라고 숟가락을 얹는다"라며 한 전 대표의 주장에 대해 ▲우리 기업들 중 비반도체 부문이 견인한 절반에 가까운 주가 상승분을 무시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자본시장 개혁에 따라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구조적으로 해소된 사실을 외면했다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비상계엄의 악영향을 축소·은폐했다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어 "반도체 섹터의 투톱 기업이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하다 보니 주가 상승분에서 반도체주의 비중이 부각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 증시의 현실이기는 하다. 하지만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는 비반도체 섹터의 기여도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면서 "반도체가 쉬어갈 때는 증권, 건설, 자동차, 금융, 보험 업종이 순환매를 이어받았는데 한 전 대표 발언은 이들 기업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무시하는 반쪽짜리 설명"이라고 짚었다.

 

아울러 "게다가 문제의 발언은 시장 멀티플의 재평가를 만든 정치와 제도 변수를 통째로 지워버렸다는 점에서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출범 뒤 상법 개정과 지배구조 개선 기대에 따른 시장 전체의 리레이팅은 수치적으로도 확인된다"며 "반도체뿐 아니고, 반도체를 뺀 나머지 시장도 모두 실적보다 밸류에이션이 더 앞서서 올라갔다. 로이터가 정리한 한국 증시의 밸류에이션 할인 폭이나,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PBR·PER 수치만 찾아봐도 쉽게 알 수 있다. 같은 돈을 벌더라도 주식 가치가 2배, 3배 더 높이 평가받는 현상인데 이런 상황은 업황이나 실적 개선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고 한층 구체적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주 충실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안을 반대했던 한 전 대표로서는 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정부와 함께 입을 다물어야 할 대목이다. '비상계엄만 없었더라면'이라는 가정 화법 앞에서는 무슨 말을 더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많은 국민의힘 인사들과 반개혁 세력의 속내일 것으로 짐작된다. 주권자 국민을 대할 때, 마치 주가만 올려주면 윤석열도 지지할 수 있는 그런 개돼지처럼 취급하지 말아 달라는 부탁만 하겠다"고 일침을 놨다.

 

9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박규환 최고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델리민주 중계화면 갈무리

 

특히 박규환 최고위원은 작심한 듯 "점입가경으로 치닫는 한동훈 전 대표의 기행(奇行)과 기언(奇言)에 대해 한마디 하겠다. 당원 게시판에 가족들을 동원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로 불명예 제명되면서 정치생명이 끊어질 위기에 처하자 어떻게든 대중에게 잊히지 않으려는 그 절실한 마음이야 알 것도 같다"며 "윤석열 정권의 법무부 장관, 여당 비대위원장, 당 대표 하면서 누렸던 무소불위의 황태자 권력이 물거품처럼 사라지니 그 금단현상이야 오죽하겠는가"라고 신랄하게 질타했다.

 

경북 영주·영화·봉화 지역위원장을 지낸 그는 "그래도 그렇지, 돈 더 내는 사람에게 더 가까운 자리 배정하는 티켓 판매형·수익형 정치 공연을 여는 것도 모자라, 최근에는 팬클럽 대동하고 대구·부산 돌며 재보궐선거 출마지 탐색하는 간 보기 정치, 쇼핑 정치를 하지 않나. 왜 이리 욜랑거리나?"라면서 "급기야 부산 구포시장에서는 윤석열이 계엄 하지 않고 정치 계속했으면 코스피 6000 찍었을 것이라는 취지의 기언까지 늘어놓았다. 그럼, 윤석열이 계엄 선포하지 않고 정치했던 2년 동안은 왜 2000밖에 못 찍었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또 "외신조차도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행정 역량이 한국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는 마당에 이게 무슨 해괴한 요설인가? 윤석열의 계엄 선포로 3일 만에 시가총액 75조 원이 증발하고 환율이 폭등하면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전폭 심화되는 와중에 우리 국민이 느꼈던 그 엄청난 충격과 불안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디다 대고 윤석열 정치 운운하는가?"라며 "더구나 12·3 계엄 당시 여당 당 대표로서 불법 계엄과 내란의 공동 책임자여야 할 사람이 윤석열 정치를 운운하다니, 후안무치한 건가, 철딱지가 없는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나아가 "게다가 한동훈 씨는 내란의 와중에 한덕수 국무총리와 통치권을 나누어 갖겠다는 초헌법적, 위헌·위법적 공동 국정운영을 시도했던 제2차 내란의 주범 아닌가? 윤석열과 함께 감옥에 있어야 할 사람이 어디 감히 윤석열 정치를 들먹이며 욜랑거린단 말인가?"라면서 '당은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며, 그 결과에 대해 대통령과 함께 국민에게 책임을 진다'고 규정한 국민의힘 당헌을 제시한 뒤 "그쪽 당헌대로라면 국민의힘과 한동훈 씨는 내란에 대해 윤석열과 함께 국민에게 책임을 져야 한다. 국민의힘은 자진 해산, 한동훈은 정계 은퇴, 그래서 내란 수괴 윤석열과 함께 국민 눈앞에서 깔끔하게 사라지는 것이 바로 최소한의 책임지는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헌대로, 장동혁 대표는 지금이라도 '장동혁 손바닥 뒤집듯' 말 바꾸지 말고, 정당 해산 절차 밟기를 바란다. 한동훈 씨 또한 더 이상 '한동훈 욜랑거리듯' 하는 정치 그만하고 이만 여기서 정치에서 손 떼기를 충고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결국 국민의 심판으로, 법의 심판으로 강제 퇴출당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전했다.

 

자신이 세 차례나 반복해 쓴 '욜랑거리다'라는 단어의 뜻을 다른 회의 참석자들이 궁금해하자 박 최고위원은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몸을 가벼이 놀리며 촐싹거린다' 이렇게 설명돼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몸의 일부를 가볍게 흔들며 자꾸 움직이거나 촐싹거리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라고 정의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6.3.9. 연합
 

정청래 대표도 이 말을 받아 "(한동훈의) 욜랑거리는 발언을 제가 접하면서, 이게 무슨 개그콘서트 대사인가 그런 생각을 했다. '윤석열이 계엄만 안 했으면 코스피 5000~6000 찍었을 가능성이 있었다.' 이승만이 3·15 부정선거만 안 했으면 쫓겨나지 않았을 것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만 안 했으면 비극적 최후가 없었을 것이고, 전두환이 12·12 군사 쿠데타와 광주 학살만 아니었으면 훌륭한 대통령이었을 것이고, 이명박 대통령이 부정부패만 없었다면 감옥 안 갔을 것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만 없었으면 탄핵 안 되었을 것이다. 하나 마나 한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또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두고 선수들이 경쟁한다. 100m를 뛰는데, '조금만 빨리 뛰었으면 금메달을 땄을 텐데' 뭐 하나 마나 한 이야기 아닌가? 그리고 가정 자체도 틀렸다. 그러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재임할 때 왜 코스피 3000도 못 찍었나?"라며 "임오경 의원이 국가대표 핸드볼 선수 금메달 출신인데, 핸드볼 골대에 상대편보다 한 골이라도 더 많이 넣으면 금메달 따고 안 그러면 지는 것이죠? 하나 마나 한 이야기를 (한동훈이) 뭘 욜랑거리면서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 별 의미 없는 이야기인데 제가 너무 길게 다뤄줘서 그렇다"고 헛웃음을 지었다.                                                                              < 김호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