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는 물론 신천지도 국힘 집단 입당 의혹
홍준표 "교주 이만희 만나 윤석열 지원 확인해"
"지금도 신도 상당수 국힘 책임당원으로 활동"
'정교유착' 전담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 구성
이재명 "특검만 기다릴 수 없어" 지시 1주일만
총 47명 파견…"모든 의혹 신속 명확하게 규명"
본부장 김태훈 남부지검장, 검찰 내 개혁 성향
'대장동 항소 포기' 검사장들 반발 때 동참 안 해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와 신천지(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를 비롯한 특정 종교단체가 정치권과 밀착해 청탁과 선거 개입 등 부정한 거래를 일삼았다는 내용의 '정교유착' 사례를 수사하게 될 검찰·경찰 합동수사본부가 6일 출범했다. 특히 통일교는 물론 신천지 측도 교인들을 국민의힘에 집단 입당시켜 제20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 윤석열 후보를 지원했다는 등의 의혹이 구체적으로 불거진 상태여서 수사가 어디까지 파고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김태훈 서울남부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합수본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부본부장에는 검찰에서 대검 임삼빈 공공수사기획관(차장검사급)이, 경찰에서는 전북경찰청 수사부장 함영욱 경무관이 각각 임명됐다. 총 47명 규모로 꾸려지는 합수본 사무실은 서울고검 청사에 설치될 예정이다.
대검은 "최근 통일교와 신천지 등 특정 종교단체가 교단 조직과 자금,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다수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정교유착은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을 침해할 소지가 있고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검·경이 협력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수사함으로써 의혹을 철저하게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출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합동수사본부는 서울중앙지검 관련 사건 전담검사와 통일교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 소속 경찰들을 포함해 공공 및 반부패 수사 분야 전문성을 갖춘 우수 자원들을 발탁했다. 통일교와 신천지 등 종교단체의 정관계 인사에 대한 금품 제공, 특정 정당 가입을 통한 선거 개입 등 정교유착과 관련된 의혹 일체를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하겠다"면서 "수사 역량을 집중해 관련된 모든 의혹을 신속하고 명확하게 규명하는 한편, 범죄에 엄정하게 대응해 헌법과 민주주의를 수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합수본을 이끌 김태훈 남부지검장은 검찰 내 엘리트 코스를 거친 대표적 기획통이자 개혁 성향으로 분류된다. 사법연수원 30기로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평검사 때 법무부 검찰국에서 일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요직인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발탁돼 박범계 당시 법무부 장관을 보좌했다.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축소하는 내용의 직제개편안을 주도했고 이후 서울중앙지검에서 특수수사를 총괄하는 4차장으로 영전했다.
4차장 재직 중 윤석열 부인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수사를 지휘했지만, 이듬해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부산고검 검사로 좌천됐다. 김 지검장은 윤석열의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검찰 내부망에 "포고령은 명백한 위헌"이라며 "즉각 수사가 필요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 검사장으로 승진했으며, 지난해 11월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이후 일선 지검장 18명이 반발하면서 공동 입장문을 냈을 때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과 함께 동참하지 않았다.

합수본에는 검찰에서 김태훈 본부장과 임삼빈 제1부본부장, 부장검사 2명, 검사 6명, 수사관 15명 등 25명이 파견된다. 경찰에서는 함영욱 제2부본부장과 총경 2명(임지환 용인서부경찰서 서장과 박창환 경찰청 중대범죄수사과장), 경정 이하 수사관 19명 등 총 22명이 합류한다. 수사관 대다수는 그간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수수 의혹을 수사해온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전담수사팀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특별전담수사팀은 이미 여야 정치인들에게 이른바 '쪼개기 후원'을 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혐의로 통일교 한학자 총재와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정원주 전 총재 비서실장, 송광석 전 천주평화연합 회장 등을 검찰에 송치하는 성과를 냈다. 최근엔 통일교의 한일 해저터널 사업 청탁과 관련해 세계피스로드재단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재단 관계자들을 조사하는 데 주력했다. 특별전담수사팀이 축적해온 사건 기록은 합수본에 넘기게 된다.
합수본은 통일교뿐만 아니라 신천지 등 유사 종교단체들이 정계 인사들을 상대로 교단의 사업 및 각종 민원 사항에 관한 청탁을 하며 금품을 제공하거나 선거에 개입했다는 정교유착 의혹을 전반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경찰은 수사와 영장 신청, 사건 송치를 맡고 검찰은 송치 사건 등에 대한 수사·기소와 법리 검토 등을 진행한다.

신천지와 국민의힘의 유착과 관련해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해 7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21년 10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때 신천지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대구시장 재직 시절인 2022년 8월경 신천지 교주 이만희 씨를 경북 청도 이만희 교주 별장에서 만난 일이 있었다"며 "많은 이야기를 들었는데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 신천지 신도 10여만 명을 국민의힘 책임당원으로 가입시켜 윤석열 후보를 도운 것은 윤 후보가 검찰총장 시절 코로나 사태 때 신천지 압수수색을 두 번이나 청구 못 하게 막아줘 그 은혜를 갚기 위해서'라고 했고, 지금도 그 신도 중 상당수는 그 당의 책임당원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고 폭로한 바 있다.
홍 전 시장은 최근에도 "통일교·신천지 특검하면 이재명 정부가 곤경에 처하는 게 아니라 국민의힘이 곤경에 처하게 된다. 2021년 7월 윤석열이 국민의힘에 들어올 때 1000원짜리 책당(책임당원)이 19만 명 들어왔는데 그중 신천지 신도가 10만이었고 그들의 몰표로 윤석열이 후보가 된 것"이라며 "유사 종교집단의 몰표로 경선판을 뒤집어 본 윤석열 경선 총괄위원장 권성동 의원이 그 경험을 바탕으로 통일교도 끌어들여 자신이 직접 당대표 선거에 나가려고 했다는 것이 정설이기 때문에 통일교·신천지 특검을 하면 국민의힘은 정당 해산 사유가 하나 더 추가될 뿐이다. 전재수 의원 하나 잡으려고 시작한 국힘의 단견이 결국 역공을 당하는 자승자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합수본 구성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첫 국무회의에서 특별수사본부 또는 합동수사본부라는 구체적 방식을 거론하며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하도록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보수 야당이 요구해온 '통일교 특검'을 더불어민주당이 전격 수용했지만 특검 수사 대상에 신천지를 포함시키는 방안을 두고 국민의힘이 극렬 반대하면서 논의가 지체되자 대통령 지시 일주일 만에 검경 합수본이 발족하게 된 것이다.
당시 이 대통령은 "통일교, 신천지 정교유착 사안은 이미 오래전에 나온 의제인데 (수사가) 너무 지지부진하다. 정교 분리, 헌법 원리를 어기고 종교가 정치에 직접 개입해 유착한 부분은 우리 사회 민주주의의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 사안"이라며 "여든 야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수사해서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어야 이런 일이 다시는 안 생긴다. 특검만 기다릴 수 없으니 특수본을 (만들거나) 경찰과 검찰이 같이 합동수사본부를 만들든 따로 하든 검토하라"고 강하게 주문했다. < 김호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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