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자 허위사실 공표와 낙선자 사건이 같나
같은 공직선거법 사건이지만 본질 전혀 달라
헌법 84조 불소추 특권으로 재판 중지했는데
국힘, 법치 주장하면서 이재명 대통령만 예외

 

윤석열도 84조 적용받아 수사 중단됐었는데
이 대통령 재판 즉시 재개하는 게 공정인가
이 대통령 사건은 선거 당락과도 연관 없어
발언 해석 문제…1심과 2심 판결도 엇갈려

 

 

국힘, 397억 반환 전 정치적 책임부터 져야
12·3 내란 사과도 성찰도 제대로 안하더니
윤석열 사건 물타기부터 하는게 정당한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7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리는 선거소청 심리에 출석하고 있다.이날 제20대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고받은 징역형 집행유예가 확정될 경우 국민의힘은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2026.7.27. 연합

 

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1심 법원이 당선 무효형인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 형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 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그러나 0.73%포인트(p)차 초박빙 승부였던 20대 대선에서 이뤄진 허위사실 공표가 자당 출신 전직 대통령에 의해 이뤄졌음에도,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사과나 유감 표명도 없이 대법원 선고까지 지켜보겠다면서 되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대통령 사건의 경우 헌법상 대통령 불소추특권에 따라 법원에서 중지한 재판이다. 더욱이 선거 결과에 끼친 영향이나 발언 성격, 사실심에서의 무죄 판단 등을 놓고 봤을 때, 윤 전 대통령 사건과는 전혀 성격이 다르다. 그럼에도 동일선상에서 놓고 비교하는 것은 정치적 책임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공세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법원 "유권자 판단 왜곡한 중대한 허위 공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당선 무효형인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 ▲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한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김건희 여사와 그를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 등을 전부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변호사 관련 발언은 윤우진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피고인이 윤우진과의 친분과 신뢰관계 정도에 관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며, 건진법사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피고인이 2013년경부터 친분을 유지하며 개인적, 정치적 처지에 관해 반복적으로 조언받아온 인물과의 관계를 마치 선거 과정에서 우연히 소개받은 것처럼 전면 부인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는 후보자가 국정 운영에서 합리적 판단이 아닌 비공식적 영향력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며 "유권자의 관심이 대단히 컸던 상황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꾸짖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선고 주문을 듣고 있다. 2026.7.27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국민의힘 "이재명 재판도 신속히 재개해야"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공식 논평에서 윤 전 대통령의 선거법 사건에 대해 짧게 언급한 뒤, 이 대통령 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오후 논평을 내고 "아직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남아 있는 만큼, 그 결과를 엄중히 지켜보겠다"면서 "민주당도 결코 예외일 수 없다. 이 대통령 사건의 남은 절차가 마무리돼 형이 확정되면 민주당은 국민 혈세로 보전받은 대선 선거보전금 434억 원을 반드시 반환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의 사건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사안인 반면 이 대통령 사건은 대법 판단이 내려진 만큼 더 이상 지연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한 후속 재판도 신속히 재개해 결론 내야 한다"며 "그것이 법치이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서울 법대 동문이자 검사 출신인 5선 권영세 의원도 페이스북 글에서 "만에 하나 이 판결이 유지된다면 이 대통령의 2025년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도 바로 재개돼야 한다. 그것이 공정한 일"이라고 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방송통신위원장을 지낸 이진숙 의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허위사실 공표'라는 혐의까지 꼭 같지만 법은 한 사람(윤석열)만 단죄를 했다. 대법원에서 유죄취지로 파기환송한 이재명 대통령 사건은 '연기'가 됐다"며 "국민의 거센 분노가 이재명 정권을 향할 것"이라고 했다.

 

같은 선거법 사건이지만 본질 전혀 달라
이재명 재판 즉시 재개 명분 찾기 어려워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1심 선고가 나왔으니 이 대통령 재판도 재개해야 '공정'하다는 국민의힘의 주장은 두 사건의 성격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설득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자신들의 주장과도 배치된다.

 

첫째,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는 헌법 84조 대통령 불소추특권에 따라 법원이 지난해 6월 중지시킨 사건이다. 사법부가 헌법 해석에 따라 내린 재판 중지 결정을 두고 재판을 즉시 재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국민의힘이 스스로 강조한 '법치' 원칙과 충돌한다. 이 대통령에 대해서만 법치의 '예외'를 강요하는 것은 정치적·선택적 사법 정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3일 충남 공주시 금성동 공산성 앞 광장에서 열린 유세에 참석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2.3.3 [공동취재] 연합

 

둘째, 윤 전 대통령 사건과 이 대통령 사건은 대선에 미친 영향부터 다르다. 윤 전 대통령의 경우 허위사실 공표를 통해 0.73%p(24만 7077표)차이로 승리한 당선자의 허위 발언 사건이다. 특검도 구형 과정에서 허위사실 유포 행위가 선거 당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반면 이 대통령의 경우 선거에서 패배했음에도 정치적 논란 속에서 수사·기소가 이뤄진 사건으로, 당락과 관련 없는 발언의 문맥과 해석이 쟁점이었다. 고(故)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 관련 발언과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의 용도 변경 관련 발언을 허위사실 공표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1심은 일부 유죄를 선고했지만 상급심인 2심에서 전부 무죄로 뒤집힌 점은 그만큼 법률상 해석의 여지가 컸다는 의미다.

 

또한 이 대통령 2심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한 대법 결정의 경우, 대선을 한 달 앞둔 상황에서 7만 쪽에 달하는 재판 기록을 단 9일 만에 검토하고 이뤄져 '졸속 재판'이라는 비판이 법원 내부에서 제기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도 '사법부의 정치 개입'이라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선거 당락에도 영향이 없었던 이 대통령의 사건을 신속히 재개하라는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오히려 이 대통령 사건 파기환송의 경우 초유의 '사법부 정치 개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졸속 재판을 진행한 정황들이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를 통해 상당 부분 밝혀진 만큼, 사법부 신뢰 제고 측면에서 재판 재개보다 대법 파기환송심의 사실관계 및 책임 규명이 우선되는 게 타당해 보인다.

 

셋째, 윤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헌법 84조를 근거로 관련 수사가 중단됐던 상황에 대해 아무런 문제 삼지 않았던 국민의힘이, 같은 혐의가 적용된 이 대통령 사건에 대해서만 재판 재개를 요구하는 것은 일관성을 찾기 어렵다.

 

국민의힘이 이 대통령 재판 재개를 주장하려면 최소한 ▲윤 전 대통령에게 적용됐던 헌법 84조가 왜 이 대통령에게는 예외여야 하는지 ▲장기간 지연된 당선자(윤석열)의 허위사실 공표 사건보다 당락에 관계없는 낙선 후보(이재명) 사건을 먼저 마무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헌법상 재판 중지 결정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요구가 우선해야 하는 근거는 무엇인지부터 국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더 미드웨이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악수하고 있다. 2026.7.25. 연합

 

결국 남는 것은 397억 반환과 정치적 책임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윤 전 대통령의 형이 최종 확정될 경우 현실적인 부담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97억 원의 선거보전금을 반환해야 하지만, 당의 유동자산만으로 이를 마련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올해 2월 기준 총자산은 약 1315억 원이지만 상당수가 토지와 건물, 임차보증금 등 부동산 자산이다. 현금과 예금성 자산은 약 116억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마저도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 고정지출에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범여권은 이날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 직후 일제히 국민의힘을 향해 선거보전금을 반환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국민의힘을 향해 "즉각 국민께 사죄하고 혈세로 보전받은 397억 원의 선거비용 반환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그것만이 내란수괴 윤석열을 배출한 국민의힘이 대한민국 국민과 역사 앞에 지은 죄를 조금이나마 씻을 수 있는 길일 것"이라고 했고, 조국혁신당 정춘생 사무총장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필귀정"이라며 "거짓에 기반한 선거로 지급받은 선거비용 보전금, 이 막대한 국민의 혈세를 국고로 되돌려 정상화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진보당 홍성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내란이라는 참담한 상황까지 자초했던 국민의힘이야말로 응당 그 무거운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며 "윤석열을 앞세워 선거를 문란케하고 끝내 내란까지 자초한 국민의힘이 지금 즉시 해야 할 일은, 397억 원 즉각 반환, 주권자 국민들 앞에 무릎 꿇고 진심어린 사죄, 그리고 내란본당 국민의힘을 스스로 해산하는 것 뿐임을 거듭 분명히 못박아둔다"고 힘주어 말했다.

 

정치권은 397억 원이라는 막대한 선거보전금 반환 여부에 시선이 쏠려 있지만, 그에 앞서 국민의힘에 던져지는 질문은 허위사실 공표로 당선된 후보를 배출한 정당으로서 어떤 정치적 책임을 질 것인지다. 12·3 내란에 대해서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았던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도 사과나 성찰 대신 이 대통령 사건을 끌어와 논점을 흐린다면 정치적 정당성을 갖기는 어려워 보인다.        < 김성진 기자 >

윤 '거짓말' 1심 유죄…"허위사실 공표 선거인 관점서"

 

대법 전원합의체의 이재명 파기환송 법리 적용
조순표 부장판사, 1년 6월형에 집유 3년 선고
"윤우진 변호사 소개·전성배 만남 거짓 주장
올바른 의사 결정 침해했다고 보기에 충분"

 

확정 판결 땐 국민의힘 397억원 토해내야
변호인 곧바로 항소...특검팀 "충실한 심리"
이 대통령 김문기와 골프·대장동 압력 발언
퇴임 후 재판 재개되면 위 판례 기속력 가져

 

 윤석열 전 대통령이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선고 주문을 듣고 있다. 2026.7.27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해 5월 1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대선을 한 달 남기고 내려진 대법의 결정에 엄청난 혼란이 따랐다.

 

당시 전원합의체는 공직선거법의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 '표현의 의미'는 후보자 개인이나 법원이 아닌 일반 선거인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하고, 허위 사실을 판단할 때는 후보자의 공직 적격성에 대한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좌우할 수 없는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부분인지, 아니면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인지를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새로운 판례를 제시했다.

 

전원합의체는 이재명 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항소심)이 허위사실공표에 대해 법리 오해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소수 의견에 동의한 대법관들은 그 전까지 대법원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고 정치적 표현의 자유가 지나치게 제한되지 않도록 허위사실 공표죄의 성립 범위를 제한하고 축소하는 법률을 일관되게 선언해 왔다는 점을 들어 "이러한 선례의 방향성에 역행하여 허위사실 공표죄의 적용 범위를 넓히는 해석 방향을 취하는 것은 민주주의 발전의 역사를 후퇴시키는 퇴행적인 발상이 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대법 전원합의체 판례는 제20대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7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 데 그대로 적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수사와 공소 유지를 맡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앞서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두 가지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우선 그가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 14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에게 (대검 중수부 출신) 이모 변호사를 소개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라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12년 뉴스타파 한상진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변호사 소개 사실을 인정한 점, 이 변호사가 윤 전 세무서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 "윤석열 과장님 말씀 듣고 미리 문자 올렸습니다"라고 적힌 점 등을 고려하면 윤 전 대통령이 실제로 이 변호사를 소개했다는 것이다.

 

피고인 측은 "윤 전 서장의 실제 변호사 선임 과정에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한 적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변호사 소개'를 '변호사 선임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행위'로 해석한다면 허위사실 공표가 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하지만 재판부는 "일반 선거인의 통상적인 언어에 비춰볼 때 '변호사를 소개한다'는 말은 반드시 그 변호사가 정식으로 사건을 수임하는 단계에 이르러야만 성립하는 개념이 아니다"며 "사건 관계인과 변호사 사이 접촉 자체를 주선하는 행위도 통상 변호사 소개로 평가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윤우진의 뇌물 혐의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고, 변호사 소개 여부는 피고인과 윤우진의 친분에 관한 중요 사실로 후보자에 대한 선거인의 공정한 판단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이라며 "토론회 발언은 후보자의 행위에 관한 허위사실의 공표"라고 짚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2022년 1월 17일 불교리더스포럼 출범식 인터뷰에서 한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당 관계자로부터 소개받았고 김건희 씨와 그를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취지 발언도 허위사실 공표로 인정했다. 윤 전 대통령이 2013년부터 전씨와 계속해서 교류해 왔고 김씨와 교류에 참여했는데도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피고인 측은 이 발언이 과거부터 전씨를 안 사실을 부인하는 취지가 아니고, 특정 날짜에 선거 캠프에서 전씨를 김씨와 함께 만난 적은 없다는 뜻에 불과했다며 역시 무죄를 주장해 왔다.

 

하지만 재판부는 "일반 선거인은 이 발언이 피고인이 원래 전씨를 알았는지와 무관하게 '선거 캠프에서도 당 관계자로부터 전씨를 소개받았고 그 자리에서 김씨와 함께 전씨를 만난 적은 없었다'는 취지로 국한해 이해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의 발언은 선거 과정에 당 관계자로부터 처음 전씨를 소개받았고, 현재까지 김씨와 함께 그를 만난 적은 전혀 없다는 뜻으로 봐야 하며 그렇기에 허위사실 공표로 봐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 대해 "변호사 관련 발언은 윤우진의 뇌물수수 혐의 사건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피고인이 윤우진과의 친분과 신뢰관계 정도에 관한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질타했다. 전성배씨 관련 발언에 대해선 "피고인이 2013년경부터 친분을 유지하며 개인적, 정치적 처지에 관해 반복적으로 조언받아 온 인물과의 관계를 마치 선거 과정에 우연히 소개받은 것처럼 전면 부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후보자가 국정 운영에서 합리적 판단이 아닌 비공식적 영향력에 의존할 가능성이 있는지에 관한 것"이라며 "유권자의 관심이 대단히 컸던 상황에 관해 허위 사실을 공표해 죄질이 매우 무겁다"고 꾸짖었다. 재판부는 또 "당시 피고인이 당선된 선거 결과가 이 사건 범행만으로 좌우됐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허위사실 공표죄가 보호하고자 하는 법익인 선거인의 올바른 의사결정이 이 사건 범행으로 침해됐다고 보기에 충분하다"고 질책했다.

 

앞의 대법원 판례가 강조한 “후보자 개인이나 법원이 아닌 일반 선거인의 관점에서 해석해야 하고, 허위 사실을 판단할 때는 후보자의 공직 적격성에 대한 선거인의 정확한 판단을 좌우할 수 없는 부수적이고 지엽적인 부분인지, 아니면 정확한 판단을 그르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인지를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는 점에 정확히 해당한다. 

 

김정환 변호사는 이날 유튜브 채널 ‘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대법 전원합의체가 이재명 대통령을 옭아매기 위해 급하게 했던 판례 변경 '선거인의 관점'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거짓말이 비공식적 의사 결정에 해당해 유권자의 잘못된 판단을 불러왔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 조희대 대법원이 제 발등을 찍은 격”이라며 "향후 대법 상고심에 가도 뒤집히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욱 진행자도 그의 발언에 손뼉을 마주 치며 좋아라 했는데 그럴 일만은 아니다. 윤 전 대통령에 적용된 대법 판례는 이 대통령이 퇴임 후 속개되는 파기환송심에 그대로 적용될 것이기 때문이다. 

 

특검법은 신속한 재판을 위해 1심은 6개월, 2심과 상고심은 각각 3개월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6·3·3' 원칙이 있다. 이 원칙대로라면 내년 1월 말에 대법원 판결이 나온다. 이 형이 확정되면 국민의힘은 대선 때 보전받은 선거비용 397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환해야 한다. 

 

이날 선고 후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입장문을 내고 "1심 판결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사실 인정과 법리 적용에 중대한 오류가 있다고 본다"며 굉장히 이례적으로 이날 곧바로 항소했다. 변호인단은 또 "이번 판결로 국민의힘이 400억원에 이르는 선거보전비용 반환이라는 중대한 불이익을 부담할 가능성이 있는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2020년 이재명 경기도지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대법원 판결을 제시했는데 2018년 경기도지사 후보자 TV토론회에서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강제입원에 관여한 사실을 빼고 답변한 것이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하는지를 따지는 것이었다. 1심 판단은 무죄였는데, 항소심은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벌금 300만 원의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2명의 대법관 가운데 '무죄 취지 파기 환송' 다수의견 7명, '상고 기각·항소심 판결 확정' 소수의견 5명으로 사건을 무죄 취지로 수원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방어 수단으로 내세운 것이 이 대통령을 구한 법리였던 셈인데 조순표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 부장판사는 해당 대법원 판결 법리를 두고 "후보자 사이에서 질문과 답변, 주장과 반론에 의한 공방이 제한된 시간 내에서 즉흥적·계속적으로 이뤄지게 됨으로써 그 표현의 명확성의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변호사 관련 발언은 피고인만이 후보자로 초청되고 언론인으로 구성된 패널들 질문에 피고인이 답변하는 형식이었으며, 전성배 관련 발언이 이뤄진 기자들과의 인터뷰는 애초에 상대 후보자와의 공방 구도를 전제로 하는 후보자 토론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특검팀의 김경호 특검보는 취재진에 "충실히 심리해준 재판부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판결을 환영했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5월 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과 관련한 전원합의체 선고를 하고 있다. JTBC 화면 갈무리

 

한편 이 대통령 사건을 파기환송한 대법 전합은 "피고인이 고(故) 김문기와 해외출장 동행은 인정하면서도 하위직이라서 몰랐다는 얘기는 일반 선거인들에게 충분히 허위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골프 관련 발언을 제외한 나머지는 허위사실은 아니지만 골프 발언은 피고인이 해외 출장 기간에 김씨와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피고인은 해외 출장 기간 중 김문기와 골프를 쳤으므로 이는 후보자의 행위에 관한 허위사실의 공표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후보가 김씨와 골프를 쳤다는 의혹에 관해 '사진이 조작됐다'는 취지로 발언한 부분은 허위사실 공표가 맞는다고 판단하면서 "2심 판단에는 공직선거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백현동 관련 발언은 피고인이 국토부로부터 혁신도시법 제43조 제6항의 의무 조항에 근거한 용도지역 변경 압박을 받고 어쩔 수 없이 용도지역 상향을 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국토부로부터 직무 유기를 문제 삼겠다는 협박까지 받았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이는 후보자의 행위에 관한 허위사실의 공표에 해당한다"며 "이러한 죄 의심의 판단에는 공직선거법 제250조 1항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고법은 대법원의 판단 취지에 기속되므로 이 대통령이 퇴임해 재판이 재개될 경우 판결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항소심 재판부가 어떤 양형을 정하느냐에 따라 민주당은 20대 대선과 관련해 보전받은 434억원을 반환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 임병선 기자 > 

 

윤 입만 열면 거짓말, 지켜본 대가 397억

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민주주의는 거짓말을 용인하는 순간 무너진다. 거짓으로 권력을 쥐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거짓은 언제나 손쉬운 정치 전략으로 남을 뿐이다.

 

공직선거법은 허위사실 공표를 단순한 거짓말이 아닌 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로 규정하고 있다. 이번에 법원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유죄를 선고함으로서 이 법의 엄중함을 다시 한번 각인시켜 주었다. 이번 재판부가 유죄를 이끌어낸 논리를 살펴보면 쉽게 네 가지 단계로 요약된다.

 

첫째는 발언의 성격이 '의견'이 아닌 '사실'인지의 여부다. "만난 적이 없다"거나 "관련이 없다"는 발언은 객관적 증거로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있는 사실이므로 심판 대상이 된다. 둘째는 그 사실이 실제로 거짓이었는지다. 재판부는 통화기록, 일정, 관계자 진술 등 여러 증거를 종합해 발언이 객관적 사실과 다름을 입증했다. 셋째는 고의성 여부다. 단순한 기억의 오류나 착오가 아니라, 사안을 충분히 인식한 상태에서 알면서도 사실과 다르게 말했다고 판단했다. 마지막은 선거에 미친 영향이다. 후보자의 도덕성과 능력은 유권자의 핵심 판단 정보이므로, 허위 사실은 결국 국민의 선택권을 왜곡하고 민주주의 자체에 피해를 줬다고 판단했다. 이 네 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되어 윤석열의 공소사실 전부가 유죄로 인정된 것이다.

 

이번 판결이 각별한 이유는 선거에서 후보자의 말이 개인의 사적인 발언이 아니라, 유권자가 한 표를 행사하는 근거가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점이다. 의도적인 거짓 전달은 상대 후보와 경쟁을 넘어 국민의 선택권을 훼손하는 기만 행위다. 아직 항소와 상고 등 사법 절차가 남아 있으나, 법원이 허위사실 공표의 책임을 엄중히 물었다는 점에서 범죄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이번 판결에 당사자 이상으로 깊은 타격을 입고 긴장하는 쪽은, 윤석열을 후보로 내세웠던 국민의힘이다. 그의 숱한 거짓말을 그저 지켜보기만 했기 때문이다. 정당은 단순한 공천 조직이 아니라 후보를 검증하고 추천하는 정치적 공동체다. 국민의힘이 윤석열을 후보로 선택해 정권을 잡은 이상, 사법적 판단의 도마 위에 오른 허위사실 공표 문제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특히 공직선거법상 당선 무효 시 국가가 지급한 선거보전비용을 환수하도록 규정한 것은 국민의 세금을 보호하기 위한 마땅한 법적 장치다. 국민의힘이 제20대 대선 이후 선관위로부터 보전받은 금액만 약 397억 원에 달하며, 이는 정당의 재산이 아닌 국민의 혈세이므로 예외 없이 환수되어야 마땅하다.

 

혹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정치적 꼼수를 부리는 행위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과거 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 등 권력자들의 범죄에 대해 법의 규정대로 추징해 온 역사나, 2004년 '차떼기 불법 대선자금' 당시 한나라당이 천막당사로 이전하며 쇄신을 약속했던 태도를 상기해야 할 것이다. 당시의 조치가 모든 과오를 완전히 씻을 수는 없어도, 최소한의 정치적 책임을 지려는 상징적 행동만큼은 분명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거짓말을 용인하는 순간 무너진다. 거짓으로 권력을 쥐고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거짓은 언제나 손쉬운 정치 전략으로 남을 뿐이다. 이번 1심 판결은 진실을 요구하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재확인한 출발점이며, 이제 남은 것은 선거라는 국민과의 엄중한 약속 앞에 국민의힘이 어떤 결단을 내놓느냐 하는 것이다.           < 홍순구 시민기자 >

 

 

조국혁신당,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
수사 미진할 경우 특검 추진…여당 공조 전망
"여전히 썩은 검찰…영장 '접수 거부' 추태까지"
기각 사유 등 해명 전부 '새빨간 거짓말'로 규정

 

"범죄자 비호…명백한 수사 방해이자 직무유기"
"영장청구권 독점할 자격 없다" 폐지까지 거론
김진모 전 검사장 주목, 압력 또는 청탁 의구심
법무부·검찰 자체 조사도 촉구…"비위 검사 단죄"

 

조국혁신당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백선희 의원 등이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아동 성범죄 혐의를 받는 최영중 전 국민의힘 청주시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를 방해한 청주지검 소속 검사와 검찰 공무원들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한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황운하 의원 페이스북

 

아동 성범죄 혐의를 받는 최영중 전 국민의힘 청주시의원에 대한 경찰 수사를 방해한 의혹을 사고 있는 청주지검 소속 검사와 검찰 공무원들이 조국혁신당에 의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직무유기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됐다. 혁신당 측은 청주지검 수사팀에 대한 검찰 고위 관계자 등의 외압을 강하게 의심하며 공수처 수사가 미진할 경우 특별검사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서영교 의원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번 사건을 둘러싼 검찰의 축소·은폐 문제를 연일 공론화하고 있기 때문에 '특검 공조'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백선희 의원 등은 2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은 여전히 썩은 검찰이었다. 범죄자 비호를 위해 영장 단계부터 막는 검찰의 작태는 여전했다. 아니 더 뻔뻔해졌다"면서 "검찰은 최 씨에 대한 구속영장 '접수 거부'라는, 듣도 보도 못한 추태까지 벌였다. 언론을 활용해 본질을 호도하며 국민을 속이려 드는 패악질도 여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검찰의 주요 해명이 전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규정했다.

 

-검찰은 통신영장에 기재된 조회 기간이 길어 '별건 수사'로 볼 수 있기에 통신영장을 기각했다고 선전한다. 경찰이 이미 확보한 증거에는 다른 피해자가 있을 정황이 뚜렷했다. 하지만 검찰은 추가 피해자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통신영장을 기각했다. 조회 기간이 길다는 것은 영장 기각 사유에 적혀있지도 않았다. 새빨간 거짓말이다.

 

-검찰은 경찰의 구속영장이 '제목만 있는 한 장짜리'라고 모함했다. 그러더니 지금은 경찰이 구속 사유를 명확히 소명하지 못했다고 한다. 자신들이 반려 취지 의견을 전달하자 경찰이 접수를 취소했다고 선전한다. 경찰은 수 쪽에 이르는 구속 사유를 상세히 붙여 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이미 킥스(KICS·형사사법정보시스템)에 등록돼 있음에도 구속영장을 접수할 수 없다고 우겼다. 구속영장 접수 거부에 대한 검찰의 해명은 처음부터 끝까지 새빨간 거짓말이다.

 

혁신당 의원들은 "검찰의 새빨간 거짓말을 넘어 진실을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추가 피해자를 확인하기 위한 통신영장을 "추가 피해자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기각했는데, 검찰의 논리라면 범죄 증거 확보를 위한 통신영장은 청구될 수 없어 '형용모순'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검찰은 형용모순의 논리로 통신영장을 막았다.

 

의원들은 "통신 기록은 시간이 지나면 소실될 우려가 큰 휘발성 증거이다. 검찰이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 최소한의 절차조차 막았다면 단순한 재량 행사라 볼 수 없다. 범죄자를 비호하기 위한 수사 차단"이라며 "검찰은 구속영장이 시스템에 등록돼 즉시 청구가 가능했지만 반려도 아닌 해괴한 접수 거부를 했다. 검찰은 온몸으로 영장 접수를 거부한 것 외에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검찰의 파렴치한 작태는 명백한 수사 방해이자 직무유기"라고 단언했다.

 

검찰이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를 받는 최영중 전 청주시의원의 통신영장을 반려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국회의원 등이 22일 오전 청주지검을 항의 방문하고 있다. 2026.7.22 연합
 

이미 보도된 대로 최영중 전 시의원은 청주 서원구 당원협의회 사무차장이었다. 서원구 당원협의회 위원장은 이명박 정권에서 민정비서관을 지낸 김진모 전 검사장이었다. 최영중의 부친과 김진모는 막역한 관계로 알려져 있다. 이번 수사 방해 사건이 모종의 압력 내지 청탁을 통해 이루어졌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의원들은 "최영중 아동성착취범 수사 방해 사건은 채 해병 수사 외압 사건과 유사하다. 중대 사건 수사를 힘 있는 기관이 막았다. 수사를 방해한 기관 뒤에는 검은 청탁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면서 "사건의 구도는 비슷하지만, 최영중 수사 방해 사건은 채 해병 수사외압 사건의 결말보다 정의로워야 한다. 이재명 정부이기 때문이다. 최영중이 응분의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고, 수사를 방해한 자들도 엄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특히 "영장청구권을 아동성착취 중대범죄자를 비호하기 위해 쓰는 것이라면, 검찰은 영장청구권을 독점할 자격이 없다"며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진실 발견을 위한 통로가 아니라 검찰과 전관의 사욕에 따라 수사를 막기 위해 쓰이는 독점적 영장청구권이라면 폐지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에서 더 나아가 검찰(공소청) 영장청구권 폐지까지 거론한 것이다. 그러면서 공수처에 다음과 같이 촉구했다.

 

첫째, 공수처는 본 고발 사건을 성역 없이 신속하고 철저하게 수사하라. 피고발인의 신원을 특정하고 영장 기각 및 접수 거부 경위, 내부 보고 및 결재 과정, 관련 기록과 통화 내역, 시스템 로그를 전면적으로 확인하라.

 

둘째, 공수처는 검찰의 이례적 통신영장 기각 및 해괴한 구속영장 접수 거부 등을 사주 혹은 청탁한 자가 있는지 즉시 수사하라. 수사 지연과 증거 확보 지장으로 실체 규명에 어려움을 겪은 채 해병 특검의 우를 범하지 말라. 만약 공수처가 최영중 씨와 수사 방해 사주 인물을 수사 대상이 아니라 판단한다면 우리는 특검법에 의한 특검을 추진하겠다.

 

셋째, 법무부와 검찰은 이 사건에서 제기된 통신영장 반려 및 구속영장 접수 거부에 대해 자체 조사에 나서라. 검찰이 왜 이런 판단을 했는지, 그 판단이 과연 적정했는지 국민과 국회는 알아야한다.

 

의원들은 마지막으로 "검찰 왕국의 두목 윤석열이 감옥에 있고, 정치검찰의 최대 희생자가 대통령이 됐고, 검찰개혁이 코앞인 상황에서도 검찰은 하던 버릇을 고치지 못한다. 검사는 한 번도 단죄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라며 "국민과 검찰 모두가 실감할 수 있는 검찰개혁의 첫걸음은 비위 검사의 단죄이다. 이제 그것을 할 때"라고 역설했다.   < 김호경 기자 > 

 

국가정보원 요원 · 국방부 무관 정보도 유출

 

21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 전경. 연합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의 온라인 교육 시스템 서버가 약 10개월 동안 해킹당해 외교부 직원 등 최대 1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해킹이 지속되는 동안 이를 파악하지 못했고 직원들에게도 피해 사실을 뒤늦게 통보하는 등 외교부의 사이버 보안 역량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 초까지 국립외교원 온라인 교육 시스템이 해킹당한 정황을 올해 2월 관계기관으로부터 통보받고 조사에 착수했다. 서버에는 국립외교원에서 교육받은 인원의 이름과 아이디, 이메일 주소, 암호화된 비밀번호가 저장돼 있었다. 외교부 본부와 재외공관에서 일하는 외교관 전체를 비롯해 해외 파견 전 교육을 받은 국가정보원 요원이나 국방부 무관 등의 정보도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외교부 당국자는 21일 “해당 시스템에 약 1만건의 데이터가 저장돼 있었다”며 이번 유출은 “유례가 없는 경우”이고 “국가안보와도 무관하지 않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북한이나 중국 당국이 해킹의 배후에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하고 있지만, 아직 정확한 공격 주체는 밝히지 못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재까지 주체를 단정할만한 기술적 분석은 부족한 상태”라며 “여타 국가 등 배후의 해커 조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관 등의 민감한 개인정보는 악의적으로 활용될 우려가 있다.

 

해킹 공격을 받은 시스템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교육이 어려웠던 2022년부터 운영됐다. 외교부는 개통 이후 수시로 사이버 보안 점검을 했지만, 이번 공격은 올해 2월 초 관계기관의 통보를 받고서야 인지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번 공격은 소프트웨어 제조사도 당시 인지하지 못했던 미공개 보안취약점(제로데이 취약점)을 악용해 접속한 후 정상적인 소프트웨어 권한을 이용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탐지가 어려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신종 해킹 기법이더라도 해킹을 10개월이나 방치한 점, 국가안보와 관련한 민감한 개인 정보를 다루면서 해킹에 대한 대비가 충분치 않았다는 점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외교부는 정확한 정보 유출 규모와 피해 상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조사 착수 5개월 만인 지난 20일에야 해킹 피해 사실을 보도자료로 처음 공개했고, 직원들에게도 누리집을 통해 공지하는데 그쳤다. 피해 직원에 대한 개별 통보는 준비 중이다. 외교부 장관과 청와대 국가안보실 보고 시점도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번 사안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관계기관과 협력해 사건의 철저한 규명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부 사이버 보안 체계를 정밀하게 점검해 미비점을 보완·개선하고 관련 관리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 박민희 기자 >

 

조형우 부장판사 "다섯 차례 여론조사 의뢰 인정"

 

2100만원 대납 보고 1000만원 벌금형 선고
"죄질 좋지 않다" "책임 인정 않는 태도 일관"
"오세훈, 명씨 사기꾼 프레임 씌워야 할 상황"

 

"기존 입장 뒤집거나 번복하기 어려운 처지에"
국민의힘, 예상과 다른 중형 선고 당황한 기색
김건희씨 명씨 여론조사 수수 24일 대법 선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2026.7.22 [공동취재] 연합

 

22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 1심에서 벌금 1000만원 형을 선고받아 시장직 상실 위기에 몰린 오세훈 시장은 시장직은 물론 정치생명을 걸고 항소심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오 시장은 항소심과 상고심에서 어떤 전략으로 나서야 할까. 조심스럽지만, 오 시장 측이 1심 결과를 뒤집을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번 사건은 김건희 특검이 기소한 사건이라 김건희 특검법에 따른 6-3-3 원칙에 따라 내년 1월에는 모든 절차가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에 기소됐기 때문에 1심 결과도 지난달 안에 나왔어야 했는데 6.3지방선거를 앞두고 재판 결과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까 재판부가 의도적으로 이달로 선고를 늦춘 상황이었다.

 

보궐선거 시기는 시장직 상실형이 내년 2월 말까지 확정되면 4월 7일, 3월 이후면 내년 10월 6일로 정해져 있다.

 

박성배 변호사는 이날 보도전문채널 YTN에 출연, "1심 재판부가 상당히 상세한 판결 이유를 설시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세훈 시장은 그동안 오고가던 증언들을 방어하는 입장을 넘어서 1심 증인들을 다시 불러내 공격적으로 허점을 찾아내고 자신과 김한정 씨가 명태균 씨로부터 속았다는 식으로 프레임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에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같은 자료를 두고도 재판부에 따라 다른 판단을 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열려 있어 그 프레임을 적극적으로 짜고 관련된 정황을 제시해 준다면 항소심, 상고심에서 결론이 뒤바뀔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임주혜 변호사는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오 시장은 의뢰를 한 바도 없으며 김한정 씨가 개인적인 용도로 의뢰를 하고 이에 대한 비용을 지급한 것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일관적으로 해 왔기 때문에 1심 판단이 있었다고 해서 갑자기 그 입장을 뒤집거나 번복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지 않은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이어 "항소심에서 상세한 부분 하나하나를 공격할 여지도 충분히 열려 있다고 보이지만 완전 무죄를 주장해야 하는 어려움은 있을 것 같다"며 "비용 대납이 한 건이라도 인정된다면 벌금 100만 원 이상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 1심 판단을 완전히 뒤집어야 되는 위치에 있다"고 오 시장 측의 입증 책임이 무척 무겁다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이날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과 2100만 원 추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사업가 김한정 씨에겐 각각 벌금 300만 원,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다.

선출직 공직자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징역형이나 100만 원 이상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공직선거법에 따라 당선이 무효가 된다. 

 

재판부는 오 시장이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씨로부터 여러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에게 비용을 대신 내게 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민중기 김건희 특별검사팀은 오 시장이 의뢰한 조사가 10건, 김씨가 대납한 비용이 3300만원이라고 보고 기소했는데 이 가운데 재판부는 다섯 건만 유죄로 인정하고 2100만원을 김한정씨가 대납하게 했다고 봤다. 나머지 다섯 건은 오 시장이 명씨에게 조사를 의뢰했다거나 그 비용을 김씨가 대신 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재판부는 오 시장의 당시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당내 경선 주요 경쟁자인 나경원에 대한 당내 지지를 의식하면서, 자신의 강점인 일반 시민들의 지지도 부각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명태균에게 나경원보다 자신이 앞서는 여론조사를 기대하는 한편 당시 잘 알지 못했던 명태균을 (여론조사 의뢰로) 검증한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낸 김씨의 행위는 불법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한다고 봤다. 오 시장 측은 당시 선거자금이 충분해 굳이 정치자금법을 위반하면서까지 명씨가 운영하던 무자격 여론조사 업체에 의뢰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직선거법은 후보자 명의로 여론조사를 실시해 보도할 수 없도록 하기에 당시 피고인은 자기 명의를 내세울 수 없던 상황"이라며 "여론조사를 은밀하게 실시할 수밖에 없었음을 고려하면 조사 업체의 자격 여부는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대납을 판단하는 데 결정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죄로 인정하지 않은 나머지 다섯 건에 대해선 오 시장이 명씨에게 이를 의뢰했다거나 그 비용을 김씨가 대신 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밝히며 "오 시장의 여론조사 의뢰와 비용 납부에는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한 '후보자 명의 여론조사'를 실현하려는 목적이 결부돼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질타했다. 이어 "국회의원과 서울시장을 역임하며 정치자금법에 대해 잘 알면서도 재판에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공직 자격 상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2026.7.22 연합
 

그러나 오 시장은 선고 직후 취재진에 "판결에 납득할 수 없다. 천하의 거짓말쟁이 명태균의 진술과 간접 증거만으로 선고됐다"며 "항소심에서 다툴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노수 특검보는 "그간 피고인들은 아무 증거도 없는 상태에서 이뤄진 정치적 기소라고 주장했는데, 전혀 사실이 아님이 밝혀져 매우 의미 있는 판결"이라며 "판결문을 세밀하게 분석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특검 측에서는 일부 무죄 판결이 나온 대목에 대해서 항소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 과정을 지켜보며 무죄를 확신했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예상 밖 무거운 판결이 나오자 당황한 기색이다. 율사 출신인 정점식 원내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각급 법원의 판단은 존중한다. 하지만 전적으로 명태균의 진술에 의존한 판사의 예단만으로 유죄 판결을 내릴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법원도 '명태균이 수사 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진술한 내용이 일관되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판결은 엄밀한 증거와 사실을 바탕으로 이뤄져야지, 정황과 예단을 바탕으로 이뤄져선 안 된다"면서 "항소심에서 보다 면밀한 검증과 판단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 캠프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조은희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납득하기 어렵다. 직접 증거 없이 신뢰하기 어려운 증인의 주장만으로 유죄를 선고하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면서 "1심 판결이 곧 진실은 아니다. 사법정의는 상급심에서 바로 세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강준헌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오세훈 시장을 겨냥해 "자신의 죄를 겸허히 인정하고 법적, 정치적 책임을 다하기를 바란다"면서 "정치 브로커에게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시킨 명백한 범죄에 대한 '사필귀정'의 결과"라고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오 시장이 정치 브로커에 의뢰한 여론조사를 선거에 활용했고 그 비용을 후원자에게 대납시켰다는 사실이 법원에서 입증된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정치자금법 위반이자 민주주의 근간인 선거제도 자체를 훼손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은 선고 직전까지도 특검과 민주당이 억지 유죄를 강요한다고 주장하면서 반성은커녕 뻔뻔한 태도를 일관해왔다"며 "사법부의 엄중한 판결 앞에 구차한 변명은 설 자리가 없다"고 덧붙였다.

 

올해 6·3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을 이끌었던 정청래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구형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봐주기식 선고"라며 "2심에서는 죗값에 맞는 더 무거운 판결이 내려지길 바란다. 시장직 상실형은 다행스럽지만 좀 더 엄벌에 처하길 바란다"고 썼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도전했던 민주당 의원들도 일제히 입장을 내고 시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왜곡된 여론조사, 대납된 3300만 원. 그 위에 세워진 시장직"이라며 "오세훈은 시장 자격이 없다. 서울에 거짓 시장이 설 자리는 없다"고 비판했다.

 

전현희 의원도 페이스북에 "민심을 돈으로 왜곡하고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한 중대한 선거범죄라는 점에서 유죄 판단은 당연한 결과"라며 "시민의 신뢰를 저버린 시장이 서울시정을 책임질 명분은 없다"고 강조했다. 김영배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오세훈 시장의 일관된 거짓말이 법정에서 확인됐다"며 "오 시장은 공직자로서의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조용히 물러가는 것이 도리다. 흔들리는 서울시정은 다시금 천만 서울시민의 피해로 돌아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국혁신당의 임명희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하루빨리 서울시정을 정상화하는 것만이 오 시장이 국민과 서울시민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리"라며 "오시장은 더 이상 무의미한 시간 끌기로 시민들을 기만하지 말고, 즉각 시장직에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각종 고가 귀금속과 함께 인사·이권 청탁을 받은 이른바 '매관매직' 혐의로 기소된 김건희 씨가 26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사건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순표 부장판사)는 김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2026.6.26 [서울중앙지법 제공] 연합

 

한편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통일교 금품수수·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의혹 사건의 대법원 상고심 선고가 24일 이뤄진다. 대법원 2부(재판장 권영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24일 오후 2시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사건을 선고한다.

 

이른바 '3대 의혹'으로 불리는 사건으로,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작년 9월 김 여사를 기소한 후 약 11개월 만에 내려지는 상고심 선고다. 선고 공판은 대법원이 자체 장비로 촬영한 뒤 방송사에 실시간 송출하는 방식으로 생중계된다.

 

1심은 통일교 금품수수 혐의만 일부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2심은 이를 전부 유죄로 뒤집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혐의도 일부 유죄로 봐 형량을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 원으로 늘렸다. 다만 명태균 여론조사 수수 혐의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단했다.

 

대법원 선고는 당초 지난 16일로 잡혔다가 특검팀의 연기 신청이 받아들여져 24일로 미뤄졌다. 특검팀은 김씨의 여론조사 수수 혐의 공범인 윤 전 대통령에게 유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 판결문을 검토해달라며 대법원에 선고 연기를 신청했다.                                                                                < 임병선 기사 >

 

정치자금법 위반 벌금 100만원,  '오세훈법'에 제 발등 찍힌 오 시장

 

깨끗한 정치인 이미지 얻고 22년 뒤 족쇄로
'차떼기당' 오명 씻으려 법안 발의 앞장
개인 기부 활성화, 선관위 계좌로 관리
'벌금 100만원 이상 공직 상실' 법안 주도

 

'오 의뢰·강철원 검증·김한정 대납' 뚜렷
명태균 전화번호 먼저 물어본 건 오 시장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여도 혐의 성립
"정치적 이익 실현까지 요구되지 않아"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2026.7.22 [공동취재] 연합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나라당 의원이던 2004년 17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후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간사를 맡아 기업의 정치자금 후원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정치개혁3법(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정당법), 일명 오세훈법을 주도해 통과시켰다. 2002년 대선을 치르며 한나라당이 이른바 '차떼기'로 대선자금을 기업 등으로부터 뜯었다는 국민적 지탄을 받은 것을 되돌리기 위한 카드였다.

 

골자는 법인과 단체의 모든 정치자금 기부를 전면적으로 막고,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된 계좌로만 정치자금을 모으고, 소액 다수의 개인 후원을 활성화하며, 불법 정치자금의 온상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지구당을 폐지하는 것이었다. 당시 오 의원은 그 해 1월 30일 국회 정치개혁특위 발언을 통해 "모든 후원회에는 기업 및 법인, 단체의 후원을 금지하고...모든 정치자금의 수입은 복수 계좌를, 지출은 단일 계좌를 이용하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초선 의원이었던 오 시장은 깨끗하고 돈 안 드는 선거문화와 투명한 정치제도를 정착시키자는 취지의 이 법으로 깨끗한 정치인의 이미지를 내세워 단숨에 유력 정치인 반열에 들었다. 2006년 역대 최연소 서울시장으로 당선되는데 큰 디딤돌이 됐으며 5선 서울시장의 기반을 다질 수 있었던 것도 이 법 덕분이었다. 

 

22년 전 얘기를 새삼 꺼낸 것은 오 시장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돼 22일 1심에서 공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는데 자신이 초선 의원 시절 입법을 주도한 '오세훈법'에 제 발등을 찍힌 셈이기 때문이다. 

 

이날 1심 선고 내용과 맞물려 가장 주목받은 것은 '벌금 100만원 규정'이다. 오세훈법으로 신설된 정치자금법 33조의6(정치자금범죄로 인한 공무담임 등의 제한)을 보면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에 해당하는 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자는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간 공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고, 이미 취임·임용한 경우 그 직에서 퇴직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조항은 현행 정치자금법 57조에 그대로 살아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 원과 2100만 원 추징을 선고하면서, 오 시장이 명씨에게 여론조사 5개(비공표 3개·공표 2개)를 의뢰했고 오랜 후원자로 알려진 김한정씨가 여론조사 비용을 대납한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낸 김씨의 행위가 불법 정치자금 기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조형우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 부장판사가 이날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다년간 국회의원, 서울시장 등을 역임하면서 정치자금법의 입법 취지나 내용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범행을 주도했고 이 사건 재판 과정에서 선뜻 수긍하기 어려운 여러 주장을 펼치면서 재판에서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했다"며 "공직 자격 상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상당히 강하게 질타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였다. 

 

오 시장이 항소 의사를 밝힌 가운데, 2심과 상고심을 각각 3개월 안에 마무리해야 한다는 특검법 원칙을 고려하면 대법원 판결은 내년 1월 말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대법원에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오 시장은 오세훈법에 따라 시장직을 잃게 되고,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다소 늦어져 2월 말까지만 확정 판결이 나오면 4월 7일에 치러지며, 그 뒤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10월 중에 보궐선거가 치러진다.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깨끗한 정치를 표방하며 금권선거를 방지하는 법안의 취지는 좋았다.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자신의 서울시장직을 위태롭게 하는 부메랑이 돼서 돌아온 측면이 있다"며 "정치자금법 규제가 지나치게 강화돼 선거운동의 자유를 옥죄는 역기능을 하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오 시장도 자신의 이름과 이미지를 널린 오세훈법을 상당히 자랑스러워했다. 대표적으로 2020년 3월 22일 유튜브 채널 '오세훈TV' 발언 내용이 있다. 그는 "수천만 원 거둬 쓸 수 있는 걸 1인당 500만원 줄 수 있도록 맥시멈(상한선)을, 한계를 설정해 놓으니까 처음에는 거의 패닉 상태였죠. 정치하는 사람들이…"라고 기꺼워했다. 불과 6년 뒤 그 법이 자신의 발등을 찍을 줄 꿈에도 몰랐던 것이다.

 

'명태균 리스크'가 제기된 이후에도 오 시장은 여론조사비 대납은 말도 안되는 일이라는 취지로 이날 선고 공판이 열리기 직전까지 여러 차례 주장했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3월 17일 종합편성채널 TV조선 '뉴스9'에 출연, "정치를 한 지 한 25년이 됐는데 이런 류의 스캔들에 휘말린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큰소리를 쳤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참석해 있다. 2026.7.22 [서울중앙지방법원 제공] 연합

 

그런데 판결문에 따르면 오 시장 주도로 이뤄진 여론조사 의뢰 및 비용 대납 정황과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꽤 구체적이라고 재판부는 판단했다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오 시장은 2021년 1월 8일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에게 '명씨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요청해 연락처를 받았다. 같은 달 1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정식 출마 선언을 했고, 사흘 뒤인 20일 명씨를 만나 선거전략과 여론조사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명씨에게 첫 여론조사를 의뢰한 것은 이틀 뒤인 22일이었다.

 

재판부는 당시 오 시장의 정치적 입지, 미래한국연구소의 활동 추이 등을 근거로 그가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했다고 인정했다. 당시 오 시장이 9년이 넘는 공백으로 정치적 입지가 위축된 상태였던 점, 여러 여론조사에서 나경원 의원이 앞선 결과가 나온 점 등을 토대로 오 시장에게 유리한 여론조사를 의뢰할 동기가 상당하다고 봤다.

 

나아가 명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미래한국연구소가 자금 조달 문제로 여론조사를 사실상 중단한 상태였다가 오 시장을 만난 직후 조사를 재개한 점도 고려됐다. 명씨는 오 시장을 만난 직후 1차 여론조사를 시작으로 2차 여론조사(1월 25일 실시), 3차 여론조사(1월 29일 실시)를 잇달아 실시했다.

 

재판부는 "한 달 동안 돈이 없어서 아무런 여론조사를 못 하다가 오 시장과 연락한 단기간에 세 차례 여론조사를 실시한 건 그에 관해 의뢰받고 비용에 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1차 여론조사가 실시된 당일 오 시장이 명씨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증거가 있는 점, 미래한국연구소 실무자 강혜경씨가 '여론조사를 해야 해 늦게 퇴근한다'는 메시지를 지인에게 보낸 점 등도 오 시장의 의뢰로 갑작스럽게 조사가 이뤄진 정황 증거로 제시됐다.

 

오 시장의 지시를 이행하는 위치에 있는 강철원 전 부시장이 여론조사에 대해 계속 지적하며 명씨를 검증한 것도 오 시장의 의뢰가 있었다는 판단 근거가 됐다. 대표적으로 2차 여론조사 경우 강 전 부시장이 통계표를 받아본 뒤 표본 수에 관해 문제를 제기했으며 이후 실제로 표본 수가 축소됐다.

 

재판부는 "명태균이 했던 많은 여론조사 중 표본 수가 축소된 건 해당 여론조사가 유일하다"며 "표본 수 축소는 강철원의 의문 제기에 따른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강 전 부시장이 4차 여론조사 의뢰자에 모 언론사를 추가하도록 힘썼으나 정작 여론조사 결과가 오 시장에게 불리하게 나오자 그 뒤 의뢰자에서 해당 언론사가 제외된 정황도 있다.

 

재판부는 "강철원은 오세훈에게 유리한 결과를 기대하고 명태균에게 언론사를 소개했다"며 "결과가 불리하게 나오자 이에 항의하며 의뢰자에서 언론사를 제외하고 공표도 최대한 늦게 함으로써 그 공표 효과가 최소화될 수 있게끔 조치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결국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의뢰하고, 강 전 부시장을 통해 검증했으며 후원자 김한정이 비용을 대납한 구도가 인정된다는 뜻이다. 

 

 

명씨 진술에 대한 신빙성도 일부 인정됐다. 그는 수사 단계부터 법정까지 오 시장의 혐의를 뒷받침하는 핵심 진술을 다수 내놓았다. 오 시장이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살려달라", "나경원을 이기는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으며 여론조사 대가로 자신에게 아파트를 약속했다는 주장이다.

 

재판부는 명씨 진술이 일관되지 않은 점, 다른 형사 사건 피고인으로서 유불리를 의식해 사실과 다른 진술을 했을 가능성이 있긴 하지만 모든 진술의 신빙성을 배척하긴 어렵다고 봤다. 대표적으로 '여론조사 비용을 후원자 김씨가 지원했다'는 명씨의 진술은 오 시장 선거캠프 내부 인물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통해서도 확인된다고 짚었다.

 

4차 여론조사 당시 오 시장의 선거캠프 일정관리팀장은 지인에게 "우리 돈 써서 남 좋은 일 시킨…"이라는 메신저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는 "오세훈의 비용을 들여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나 그 결과가 오세훈이 아닌 다른 후보에게 좋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이는 명씨 진술과도 일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법리에 따라 여론조사 결과를 통한 이익의 실현까지 요구되진 않는다고도 강조해 눈길을 끈다. 비용을 대납했더라도 불리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만큼 이는 정치자금 수수 미수에 해당한다는 오 시장 측 주장을 배척한 것이다. 재판부는 "정치자금법 위반죄는 정치인의 정치활동을 위한 비용의 기부 행위와 기부를 받는 행위가 있으면 성립하고, 달성하려 한 정치적 목적이나 이익을 실현할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못 박았다.

 

22일 판결 직후 진영 논리에 따라, 또는 제식구 감싸기로 판결 내용을 따지지도 않은 채 "여당 무죄 야당 유죄" "이재명 대통령 재판은 진행하지 않고..." 운운한 국민의힘과 정치인들은 판결문부터 구해 읽어보았으면 한다.                                      < 임병선 기자 >

 

명태균 그림자에 갇힌 5선시장 오세훈

홍순구 만평작가의 '동그라미 생각'

 

정치는 법정의 유무죄 판결보다 국민의 신뢰를 잃는 순간 더 큰 치명상을 입는다.

 

명태균의 여론조사 비용 대납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1심 재판부가 정치자금법 위반을 인정하며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민중기 특검이 구형한 징역 1년 6개월보다 형편없이 낮은 형이지만, 형량의 많고 적음보다 법원이 '불법 정치자금'이라는 범죄의 성격 자체를 명확히 인정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물론 항소심과 대법원 절차가 남아 있고 상급심에서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재판의 향방과는 별개로, 이번 사건은 오세훈 정치가 마주한 근본적인 균열을 드러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오세훈 시장 개인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명태균을 둘러싼 여론조사 의혹은 윤석열 및 김건희 관련 의혹과도 거미줄처럼 얽혀 수사와 재판이 진행됐다. 한 인물과 하나의 여론조사 네트워크를 둘러싼 사건들이 각각 다른 법정에서 다뤄지는 만큼, 한 사건의 진술과 증거는 다른 사건의 검토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오세훈 시장이 마주한 법적 문턱은 단지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는 것을 넘어 명태균의 진술과 비용을 대납한 김한정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증언, 자금 흐름, 여론조사 진행 과정 등 복잡하게 얽힌 사실들을 밝혀내며 설득력 있게 증명해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정치는 궁여지책의 생리에 따라 또 다른 활로를 모색할 것이다. 항소와 상고가 이어지는 법적 공방 속에서도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장으로서의 직분을 유지하며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존재감을 키우려 몸부림을 칠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 몸집은 언론 노출과 허드렛 행사 참석만으로 커지지 않는다. 국민의 신뢰가 뒷받침되지 않는 외형 확대는 중심이 비어 있는 모래성일 뿐이다. 시민들이 진정으로 우려하는 지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 서울시정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보다 차기 대권을 위한 이미지 관리가 앞서 있다는 인상을 주는 순간, 서울시는 시정의 공간이 아니라 대권을 위한 디딤돌로 소비될 뿐이며 시민은 그 배경으로 전락하게 된다.

 

정치는 법정의 유무죄 판결보다 국민의 신뢰를 잃는 순간 더 큰 치명상을 입는다.

사법적 결론이 언제, 어떤 방향으로 내려지든 간에 오세훈 정치가 지금 직면한 가장 매섭고도 두려운 법정은 법원이 아니다. 국민 앞에서 스스로 증명해야 할 도덕성과 정치적 신뢰의 문제다. 이 질문에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남은 임기와 시간은 도약을 향한 전기가 아니라 지리멸렬함만을 확인하는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다.                 < 홍순구 시민기자 >

 

오세훈 ‘유죄’ 당일, 개발·규제완화 6건 통과…사법 리스크에도 시정 속도

 

강서구 가양동 CJ 공장 부지 개발 등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선고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고 있다. 법원은 오 시장에게 벌금 1천만원을 선고했다. 연합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은 22일, 서울시는 대형 개발과 규제 완화 안건 6건을 한꺼번에 통과시켰다. 시장의 사법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도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라는 오세훈표 도시정책은 속도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서울시는 22일 열린 제13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에서 태릉입구역 주변과 도봉역세권 지구단위계획, 용산전자상가와 나진10·11동 일대 개발계획, 가양동 씨제이(CJ)공장부지 개발계획 등 4건을 수정가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어 제7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수권분과위원회에서는 61개 지구단위계획구역의 공동주택 규제 폐지와 156개 구역의 ‘서울형 시니어주택’ 용적률 인센티브 도입안을 수정가결했다.

 

가장 상징적인 안건은 강서구 가양동 씨제이공장부지 개발계획이다. 서울시는 지식산업센터로 계획됐던 부지 1곳을 공동주택 용지로 바꿔 약 96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나머지 부지에는 지식산업센터와 업무·판매시설을 기존 계획대로 조성해 준공업지역의 산업·일자리 기능을 유지한다. 지식산업센터 공급 증가와 부동산 시장 변화로 수요가 줄어든 현실을 반영해 산업시설 일변도의 계획을 주거와 일자리, 여가가 결합된 ‘직주락’ 복합개발로 바꾼 것이다. 오 시장이 추진해온 ‘서남권 대개조’ 구상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가양동 씨제이(CJ)공장부지 조감도. 서울시 제공

 

태릉입구역 일대에서는 획지와 최대개발규모, 공동개발 지정 등을 폐지하고 용적률과 높이 기준을 완화한다. 청년 창업·문화·교육시설을 도입하면 최대 80%포인트의 용적률 인센티브도 준다. 도봉역세권 역시 높이제한과 최대개발규모, 공동개발 지정을 없애 민간의 자율 개발 폭을 넓혔다.

 

서울 전역의 주택 공급 규제도 일괄 손질한다. 회현 등 61개 지구단위계획구역에서는 공동주택 불허 규정과 비주거시설 의무비율, 준주거지역 주거용적률 제한을 폐지한다. 상봉생활권중심 등 156개 구역에서는 서울형 시니어주택을 지을 때 기준용적률의 1.1배까지 허용한다. 서울시는 별도의 지구단위계획 변경 없이 건축 인허가 단계에서 인센티브를 적용해 공급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용산전자상가 일대에서는 공공기여 방식을 조정해 취·창업지원센터와 1인가구 지원센터 등이 들어서는 공공지원시설을 마련한다.    < 신형철 기자 >